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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엔 치유의 힘 있어… 남도 요리와 젊은 명장 키우고 싶어”[월요인터뷰]

    “음식엔 치유의 힘 있어… 남도 요리와 젊은 명장 키우고 싶어”[월요인터뷰]

    요리 금수저? 일식 흙수저!고깃집 막내아들로 요리에 눈떠대학 진학 실패 후 일식 요리 올인조리장 땐 월급까지 털어 고객 관리 상추튀김 텐동·김치식초 등 연구‘7전 8기’ 대한민국 명장의 철학청년 상인에 기회 주는 명장의 거리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상권 꿈꿔무안참사 땐 음식봉사 동참 이끌어시대에 맞는 전문 요리학교 만들 것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년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 선정해 ‘대한민국명장’이란 칭호를 부여한다. 대통령 명의의 명장패와 장려금 등이 주어지는 이 자리에는 기술만 좋다고 오를 수 없다. 15년 이상의 현장 경험과 입상, 논문 실적, 봉사활동 경력까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통해 큰 명성을 얻은 안유성(53) 셰프는 2023년 선정된 16번째 대한민국 요리명장이다. 7전 8기 끝에 명장이 된 그는 이미 지역에선 유명 인사였다. 한국바다셰프협회장, 한국조리기능장협회 호남지회장 등 직함만도 수두룩하다. 연예인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이 광주 방문 시 그의 식당에 꼭 들렀던 덕에 ‘대통령의 요리사’라고도 불린다. 그의 요리 인생은 얼핏 ‘금수저’처럼 보인다.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가 전남 나주에서 ‘장수회관’이란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음식에 눈을 떴다. 어머니는 3남 3녀 중 막내였던 그에게 종종 심부름을 시켰다. 젓갈, 천일염, 고춧가루 등 좋은 식재료를 찾는 안목을 키운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럼에도 어머니와 달리 일식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건 고교를 졸업한 1990년 무렵이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그는 1만원만 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조그마한 횟집에서 기본기부터 배웠던 소년은 이제 어엿한 사업가가 됐다. ‘가매일식’을 비롯해 장수회관, 곰탕집 ‘장수나주곰탕’, 평양냉면집 ‘광주옥1947’ 등을 운영 중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편의점 세븐일레븐 도시락과 밀키트도 냈다. 지난해 말엔 전복죽과 곰탕을 싸 들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은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 요리사의 동참이 이어졌다. 요리명장, 사업가를 넘어 교육자가 될 꿈이 더 남았다고 하는 안 셰프의 인생철학이 궁금해 지난 21일 광주 서구 농성동 가매일식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머니의 고깃집을 이어 갈 수도 있었는데 왜 일식을 택했나.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식업이 크게 성장하던 때였다. 한식당, 중식당은 많아도 일식당은 드물었다. 어머니가 큰 식당을 운영하셨는데 단체 손님만 받던 2층이 비어 있었다. 그곳에 일식당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낚시를 좋아해 참치 잡는 원양어선의 선장이 되고 싶었다. 한국해양대에 가고 싶었지만 성적이 안 됐다. 대학 진학을 못 하면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었다. 그저 일식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가족에겐 말도 하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어떻게 일을 배우기 시작했나. “아는 분의 소개로 서울 구로의 조그마한 횟집 모퉁이에서 먹고 자면서 배웠다. 운 좋게 훌륭한 스승님 두 분을 만났다. 웨스틴 조선 서울 출신의 김진국 셰프와 서울신라호텔에서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모셨던 김영주 셰프였다. 그분들이 호텔에서 나와 차렸던 서울 강남의 초밥집에서 일했다. 스승님 밑에서 일본으로 단기 연수도 수차례 다녀왔다.” -스승에게서 가장 크게 얻은 건 뭐였나. “고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기술은 연마하면 되지만 마음가짐은 그렇지 않다. 항상 일찍 일어나 새벽 시장에서 하루치 재료의 신선도를 확인하며 고르는 눈을 길렀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재료 손질처럼 날마다 반복하는 일에 빨리 지친다. 사실 일을 반복하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성장해 있는 것이다. 똑같이 매일 밥을 지어도 기온과 습도, 햅쌀이냐 묵은쌀이냐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성장은 반복되는 일 속에 있다는 것을 배웠다.” -광주에는 언제 다시 왔나. “서울에서 일하던 1997년쯤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총조리장 스카우트 제의가 왔다. 서울 유명 초밥집에서 부주방장까지 하며 탄탄대로가 열릴 수 있었는데 나의 ‘꿈의 궁전’을 만들겠다고 왔다.” -안유성만의 ‘꿈의 궁전’에선 무얼 했나. “그때부터 고객 관리를 하기 시작했다. 난 월급 받는 만큼 일한다는 생각을 멍청하다고 여겼다. 총조리장으로 있는 동안 ‘여기는 내 가게’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고객에게는 내 월급을 털어 선물을 주기도 하고, 바다낚시를 가서 잡은 생선 사진을 단골 고객에게 보여주며 회를 대접했다. 광주의 유명 정재계 인사는 거기서 다 만났다. 그러나 2002년 호텔이 문을 닫으면서 진짜 내 식당을 열게 됐다.” -오너 셰프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빌린 돈으로 작은 식당을 인수했는데 인테리어는 포기하되 음식 질에 신경 썼다. 처음엔 직원 월급도 못 줬지만 입소문이 나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역세권임에도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었다. 주변에 매물이 나오면 하나씩 매입했다. 현재 식당 4곳, 카페 1곳을 운영 중이다. 조만간 막걸리 주점도 하나 열 계획이다. 이 중 2016년 냉면집을 연 것은 이북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북의 맛을 제대로 살린 냉면집을 내고 싶었다. 처음엔 장사가 안됐는데 2년 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평양냉면 열풍이 불면서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는 말이 맞더라.” -대한민국 명장이 꼭 되고 싶었던 이유는 뭐였나. “명장이 꿈 그 자체는 아니었다. 명장은 꿈을 이루는 데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명장의 거리를 만들고 싶었다. 상권이 활성화되면 거대 자본이 원주민을 밀어내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고 다른 청년 상인들도 들어와 장사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런 상권을 만들고 싶었다. 청년 상인에게 팝업스토어 형태로 장사할 기회를 주고 싶다. 현재 운영하는 카페 1곳은 청년 상인에게 운영을 맡긴 수수료 기반의 매장이다. 명장이 되기까지 여태 사랑받았으니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다.”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대통령 명장 텐동’은 안유성만의 요리로 알려졌다. 메뉴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일본 도쿄에 있는 140년 전통의 텐동점 ‘텐쿠니’에서는 튀김에 소스가 발라져 나와 눅눅하다. 광주는 각종 튀김에 초절임을 넣어 상추에 싸 먹는 ‘상추튀김’의 기원지다. 한국인은 바삭한 걸 더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광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상추튀김 텐동’을 만들게 됐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메뉴 아이디어는 내가 필요한 것을 찾다가 나오기도 한다. 평양냉면에 곁들일 고급 식초를 쓰고 싶은데 시중의 식초가 맘에 안 들어 완도 다시마를 발효한 식초를 만들었다. 음식은 계속 진화하는 것이다. 내 음식이 최고라고 고집하기 전에 고객 수요에 맞춰 발전시키는 것 또한 셰프의 능력이다.”(안 셰프는 물김치를 이용한 김치식초 제조법 등 특허 6건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에도 미슐랭 가이드 식당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일본 후쿠오카는 작은 도시임에도 미슐랭 식당이 많아 미식 관광을 가는 곳이 됐다. 광주는 젊은 인재 유출 문제가 심각하다. 미슐랭 식당이 있다면 요리 분야 인재들이 남도 음식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광주시에서 (미슐랭 유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내게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초밥은 일본에서 기원했지만 나는 남도에서 나는 식재료로 섬세한 기술을 발휘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하우가 축적되면 나중에 남도 초밥이 꽃을 피울 날도 올 것이다.” -무안국제공항에 봉사하러 갔던 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힘을 좀 보탰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더니 컵라면은 있어도 음식을 해 줄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주위의 외식업 하는 분들도 함께했던 거고 나 혼자 한 것은 아니었다. 기사가 많이 나면서 음식을 기부하겠다는 연락도 많이 왔고 현장과 모두 연결해 드렸다. 조금이나마 유가족과 관계자들께서 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음식엔 마음을 고치는 치유의 힘이 있다. 이번 현장에서 그걸 더 절실히 느꼈다.” -요리사로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는. “일본 초밥 전문점 ‘스키야바시 지로’의 오노 지로 셰프는 1925년생인데 아직도 현역이다. 내 건강만 허락한다면 오랫동안 고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종 꿈은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나 일본 ‘쓰지 조리사 전문학교’와 같이 시대에 맞는 전문 요리 학교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내 아들이 쓰지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학의 요리학과는 현장과의 연결성이 부족하다. 실무를 가르친 후 1년가량은 오너 셰프로 일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육성 기관) 역할을 하고 싶다. 부지는 충분히 확보했고 10년 안에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이혜정 “며느리가 이혼 요구? 뒷조사할 것…흠 없는 사람 없다”

    이혜정 “며느리가 이혼 요구? 뒷조사할 것…흠 없는 사람 없다”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며느리가 아들에게 이혼을 요구하면 뒷조사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이혜정은 “얼마 전에 우리 사위가 ‘아내가 조용한 줄 알았는데, 성격이 급하다’고 하더라. 사실 내 딸 (성격) 급한 게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딱 잘라서 ‘걔가 급해? 걔가 클 때 우리 집에서 제일 굼떴다’고 했다. 100% 거짓말이다”고 덧붙였다. 이혜정은 “속으로 뜨끔하더라”며 딸의 잘못을 알고 있으나 사위 앞에서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이광민 정신과 전문의는 “이 말은 (자식의 잘못을) 더 이상 나에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고 짚었다. 이혜정은 “아들 가진 엄마로서, 기본적으로 결혼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내 아들이 아깝다”며 부족한 것이 있더라도 부모한테는 최고 귀한 존재가 ‘자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내 아들이 같이 살겠다고 온 며느리보다는 아까운 거다. (며느리와) 식구가 되고 보면 미안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정은 “아들의 단점을 왜 모르겠나. 며느리에게 미안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며느리가 ‘반품’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나는 며느리 뒷조사를 다 할 것 같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이어 “흠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 이게 부모 마음이라는 뜻이다. (모두가 흠이 있지만) 다 순화하고 이성으로 눌러가면서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이 지나서 며느리가 정말 내 식구처럼 보일 때, 내 아들의 단점을 먼저 며느리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세월이 가장 모든 걸 해결해 준다. 나는 아들, 며느리 둘이 만나서 결혼하겠다고 해서 허락해준 죄 밖에 없으니까 둘이 잘 살면 좋겠다는 게 지금의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혜정은 산부인과 전문의 고민환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 “日 차별에도 끝까지 한국인” 91세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日 차별에도 끝까지 한국인” 91세 파친코 사업가, 거액 기부

    “제 기부를 보고 깨우침을 받아 저처럼 기부하려는 사람이 더 나오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태어나 파친코로 사업을 키운 성종태(91) 알라딘홀딩스 회장이 신한지주 주식 약 5만주를 ‘한국교육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가 약 25억원 규모다. 재일교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국교육재단은 동포 사회의 기부와 한국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돼왔다. 성 회장의 기부는 1963년 설립된 재일한국인교육후원회가 전신인 한국교육재단 역사상 최대 규모다. 성 회장은 1980년대 초 재일교포의 자금 지원에 힘입어 설립된 신한은행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출자자로 참여했다. 그는 파친코 사업으로 번 돈으로 보유 주식을 늘려왔다. “당시는 한국인이라는 국적이 드러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어요.” 성 회장은 젊은 시절 여러 군데 취업도 해봤지만 한국 국적이 드러나면서 직장 생활을 계속하지 못했다. 이후 많은 재일 교포 사업가들처럼 파친코 사업에 뛰어들었다. 1956년 후쿠시마현에서 최다 인구를 보유한 도시인 코오리야마에서 첫 점포를 연 그는 파친코 사업을 하면서도 지역사회나 장학사업 등을 위한 기부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1992년 경북 청도초등학교에 ‘성종장학회’를 설립하고 약 5억원을 출연한 것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잠시 한국에 머물 때 청도초등학교에 몇 개월 다닌 인연이 있다고 한다. 성 회장은 사업 출발점인 파친코를 현재도 ‘알라딘’이라는 상호로 10곳 운영하고 있지만 파친코 인기의 쇠락에 대응하며 2000년대 후반부터는 부동산 임대업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호텔이나 쇼핑센터 등 사업용 부동산 약 60개를 보유하며 임차하고 있다. 회장 이름은 쓰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운영은 셋째 아들한테 넘긴 상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종활(終活)로, 죽기 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며 “아들과 딸은 스스로 생활할 수 있고 그전부터 가족들에게는 조금만 남기면 된다는 생각을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종활은 끝내는 활동이라는 뜻으로, 일본 노인들이 인생을 잘 마무리하기 위하여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이르는 말이다. 성 회장이 이번에 한국교육재단에 보유 주식을 쾌척하기로 한 이유는, 재단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들처럼 재단과 인연을 쌓게 됐는데 기금이 넉넉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2005년부터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이미 11억원가량을 기부해왔다. 성 회장은 일본에서 태어나 차별도 경험하면서 회사 경영에 유리하지 않은 한국인 국적을 굳이 계속 유지해온 이유에 대해 “학교 다닐 때도 사업할 때도 일본 이름을 써왔지만 뿌리는 한국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한국교육재단은 기부받는 신한지주 주식을 팔지 않고 별도 기금으로 분류해 연간 1억원 규모인 주식 배당금으로 한일 교류, 한국학 등 분야의 연구지원 사업 재원 등 용도로 쓸 계획이다.
  • 닭뼈, 비닐봉지…찬란한 문명의 인류, 영원히 남길 ○○이 고작

    닭뼈, 비닐봉지…찬란한 문명의 인류, 영원히 남길 ○○이 고작

    인류가 지구상에서 생존의 흔적으로 남길 비닐봉지, 값싼 옷, 닭뼈는 그리 영광스러운 유산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대 기술문명의 산물 중 어떤 것들이 향후 수백만 년 동안 화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은지 연구한 두 과학자는 아이러니게도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패스트푸드와 패스트패션이 우리 시대의 영원한 지질학적 ‘유산’이 될 전망이다. “플라스틱은 확실히 ‘기술 화석’의 대표주자가 될 것입니다. 엄청나게 내구성이 강하고, 우리가 엄청난 양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전 세계 곳곳에 퍼져있기 때문이죠.” 화석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 레스터 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사라 가봇 교수의 말이다. “미래 문명이 어디를 파더라도 플라스틱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지구를 감싸는 플라스틱의 흔적이 남겨질 거예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스트푸드 용기와 함께, 알루미늄 음료캔도 화석으로 남을 전망이다. 순수 금속은 쉽게 다른 광물로 변하기 때문에 지질학 기록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되지만, 캔은 특별한 흔적을 남길 거라는 전망이다. 현대 인류가 지구에 미친 영향을 반영하는 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 개념을 주도하고 있는 지질학자 얀 잘라시에비치 교수는 오랫동안 지층에 남는 캔이 있던 자리에 점토 광물이 채워지면서 새로운 종류의 화석으로 남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현대 인류의 또 다른 특징적인 유산으로는 닭뼈도 있다. 현대의 육계 닭은 아직 성체가 되기도 전에 살이 찐 채 도살되기 때문에 뼈가 아직 약하므로 원래라면 화석으로 남기 어렵지만, 엄청난 수량 때문에 많은 뼈가 지질학적 기록으로 남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가봇과 잘라시에비치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약 250억 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다. 이는 야생조류보다도 훨씬 많으며, 조류로서는 지구 역사상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의류 역시 인류의 독특한 화석 기록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천 년 동안 옷은 면, 린넨, 실크와 같이 쉽게 부패하는 천연 소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날 증가하는 세계 인구는 대량 생산된 합성 의류를 착용하고 빠르게 폐기한다. 가봇 교수는 “우리는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연간 약 1000억 벌로, 20년 전의 두 배가 되는 양이죠. 레스터시의 강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데, 수거물의 약 4분의 1이 의류입니다. 우리는 또한 이것들을 거대한 미라 무덤과 같은 매립지에 버리고 있죠”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주요 화석 후보는 콘크리트다. 본질적으로는 암석에 가깝기 때문에 쉽게 보존되며, 엄청난 양이 존재한다. 매년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4t씩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콘크리트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5000억t 재고에 추가되는 양이다. 화석이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운’도 필요하다. 보통 호수나 바다의 퇴적물 아래에 묻혀야 한다. 따라서 뉴올리언스와 같은 침수되는 도시들이 거대한 콘크리트 화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미 도시의 절반이 해수면 아래에 있다. 가봇과 잘라시에비치는 이를 두고 ‘좀비 도시’라고 일컬으며 이번 세기 말 즈음 물에 잠기며 화석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층 건물, 건물 기초, 포장 슬래브, 하수도 라이닝, 도시의 방조제 모두가 화석처럼 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컴퓨터 칩은 수는 많지만 매우 작고, 실리콘은 산소와 반응성이 매우 높아 화석이 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전자기기의 배선은 구리가 형성하는 광물이 아주리트에서 공작석, 보나이트에 이르기까지 밝고 아름다운 색을 띠기 때문에 눈길을 끌 수 있다. 태양광 패널도 그 독특한 형태와 엄청난 생산량 덕분에 불멸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미래 화석에 대한 이들의 연구는 몇 가지 결론으로 이어졌다. 그 중 하나는 인간의 폐기물이 어떻게 화석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환경에 쌓이는 쓰레기를 막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잘라시에비치는 “화석 형성에서 첫 몇 년, 수십 년, 수백 년, 수천 년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는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겹칩니다”라고 말했다. 가봇은 “여기서 큰 메시지는 우리가 지금 만들어내는 물건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1950년까지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의 총량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질량의 작은 부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모든 식물, 동물, 미생물의 질량을 초과했으며 2040년까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마지막으로 심각한 질문을 던졌다. “이 물건들은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될 것이고, 일부는 독성물질과 화학물질을 자연으로 방출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필요한가요? 정말로 더 사야 할까요?”
  • 전만권 아산시장 후보 “부동산 투기 등 어떤 부정에도 타협하지 않았다”

    전만권 아산시장 후보 “부동산 투기 등 어떤 부정에도 타협하지 않았다”

    오는 4월 2일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 도전하는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는 22일 “정직한 행정, 투명한 시정으로 신뢰받는 아산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 후보는 이날 온천동 일원에서 선거사무실 개소식 및 비전선포식을 열고 “본인은 부동산투기나 권력 청탁 등 그 어떤 부정에도 타협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산의 새 미래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변화와 혁신의 힘으로 아산시정을 바로 세우고, 시민이 행복한 아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문고 줄을 바꿔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 자세로 낡은 관행을 과감히 타파하고 새 시작을 준비하겠다”며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말이 아닌 결과로 시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전 후보는 ‘역동적인 아산 시민과 함께 미래로’를 제시하며 △균형발전특례시 추진(세금감면 등)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아산으로 확장·신교통혁명 추진 △미래 먹거리 산업·지역 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날 김영석 국민의힘 충남도당 위원장은 “전 후보는 도시정책 전문가, 안전 전문가로 아산을 다시 한번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성일종 국회의원은 “다시는 보기도, 구하기도 어려운 유일무이한 후보”라며 “아산의 경제와 미래를 발전시켜서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 출신인 그는 천안시 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22년 아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 “독도는 일본 땅”… 日 산케이 또 ‘망언’ 도발

    “독도는 일본 땅”… 日 산케이 또 ‘망언’ 도발

    일본이 지방자치단체인 시마네현이 제정한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을 맞아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우익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22일 사설에서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기념일을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제정할 것을 주장했다. 산케이는 “한국이 불법 점거한 지 70년 이상 경과했다”며 “명백한 주권 침해로 결단코 용납될 수 없다”고도 했다. 산케이는 “북방영토의 날(2월 7일)은 일본 정부가 제정했는데 다케시마의 날은 아직도 시마네현이 제정한 날인 것은 어찌 된 일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올해 “불법 점거를 외면하고 우호친선만 심화하려 한다면 본말이 전도돼 국익을 해칠 뿐”이라고 했다. 다케시마의 날은 시마네현이 2005년 일방적으로 제정, 2006년부터 매년 기념행사를 여는 날이다. 시마네현은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행정구역에 편입하는 공시(고시)를 발표했는데 이날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일본 정부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발족 직후인 2013년부터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한국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정무관을 파견해왔다. 올해도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이마이 에리코 정무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13년 연속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이날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이 행사를 즉각 폐지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즉각 중단하고, 겸허한 자세로 역사를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청사로 주한일본대사관 미바에 다이스케 총괄공사를 불러 ‘다케시마의 날’ 행사 주최에 대한 항의 뜻을 표했다.
  • 오세훈, 경기 침체 장기화에 “절박한 심정으로 조기 추경 준비할 것” 거듭 강조

    오세훈, 경기 침체 장기화에 “절박한 심정으로 조기 추경 준비할 것” 거듭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 장기화한 경기 침체와 관련해 “절박한 심정으로 조기 추가경정예산을 준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곳곳에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절절하게 들려온다. 자영업이건, 기업이건 매출은 떨어지고 일자리도 줄고 있다”며 “특히 청년들은 ‘취업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심지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지원을 강화하겠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어려운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며 “AI(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장기적인 경제 회복 발판도 마련하겠다. 시의 조기 추경이 시민의 삶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9일 열린 시의회 제328회 임시회에서도 “어려운 민생경제를 고려하고 정부의 조기 추경에 발맞춰 시의 추경을 당기는 것도 논의 중”이라며 “원래대로라면 5월 말, 6월 초 추경을 생각하지만 경기 상황이 워낙 안 좋고 시민들이 힘들어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한 바 있다.
  • [CES 2025]<5>혹 하는 인테리어 기술 “사고 싶네” [노승완의 공간짓기]

    [CES 2025]<5>혹 하는 인테리어 기술 “사고 싶네” [노승완의 공간짓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 박람회(CES)에서는 기술 자체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주택이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준 경우가 많았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중에 “이 제품 하나 사고 싶다”거나 “집에 하나 들여놓으면 좋겠다”는 말이 불쑥불쑥 나왔던 걸 보면 적극적인 마케팅의 효과는 확실했던 듯하다. 한 몸에 들어간 여러 기술프랑스 회사 Life-01이 개발한 천장 조명기구 ‘엘리먼트‘(Element)는 공기청정기가 내장돼 있다. 실내에 적합한 밝기로 조절하고 각종 유해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을 제거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소음은 35dB(데시벨) 수준으로 매우 조용한 편이다. 밝기는 자동차 전조등 수준인 2500루멘까지 낸다. 또한 앱을 연동하면 집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온습도도 확인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나무토막인데 디스플레이 패널로 쓰는 제품도 나왔다. 무이랩(Mui Lab)의 무이 보드는 터치하면 메뉴 픽토그램이 은은하게 떠오른다. 이 메뉴로 조명·냉난방 제어, 시간과 날씨 확인 등이 가능하고 손가락이나 펜으로 메모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 내용을 디지털 텍스트로 전환해 PC나 핸드폰으로 공유도 가능하다. 침대 머리맡에 설치하면 아늑한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빛으로 숙면을 방해하는 일도 없을 듯하다. 메모 기능이 있으니 현관 앞에 두고 그날의 일정과 챙길 물건 등을 챙길 수도 있겠다. 그야말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좋은 컬래버레이션 사례가 아닐까 한다. 필립스가 내놓은 ‘스마트 데드볼트’(Smart Deadbolt)는 세계 최초로 손바닥 정맥을 인식하는 도어록으로, 손바닥을 대지 않고 좌우로 움직이기만 해도 작동한다. 내장형 와이파이(Wi-Fi)를 탑재해 앱으로도 잠금 해제가 가능하며 열쇠와 비밀번호 등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20㎝ 정도 거리에서도 손바닥을 인식해 1초 만에 실행됐다. 소비자 가격은 미화 360달러(약 51만원) 정도로 책정됐다고 한다. 에너지 저장장치(ESS)는 생산된 전기를 리튬이온 배터리 등에 저장한 후 필요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전력 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용이해지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VIB 에너지 타일’이란 이름으로 타일 모양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선보였다. 화재에 강하고 열 발생이 거의 없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활용하여 실내에 특화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지원한다. 단순 기계 장치라고 생각했던 에너지 저장장치를 각형 타일로 제작해 실내뿐 아니라 지하주차장 벽체 마감용 자재로도 활용하도록 했다. 에너지 절감과 실내 디자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농기계 전문업체 대동과 LG전자는 실내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인공지능(AI) 플랜트박스(Plant Box)를 공개했다. 대동은 작물의 고유한 특성을 분석해 재배 기능을 높인 AI 재배기를 가정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미 시장에 출시한 ‘틔운’ 제품을 전시했다. 플랜테리어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제품으로 식물과 채소를 기호에 맞게 키우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노렸다. 개인적으로 이번 CES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제품은 바로 LG의 투명 디스플레이, 올레드 TV였다. TV 화면의 투명도를 조절해 마치 수족관 위에 영상을 투사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거나 실내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시청하기 좋은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홍보부스 관계자는 이 제품을 인테리어에 접목했을 때 공간을 분할하는 파티션으로도, 창문 쪽에 두고 블라인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 제품은 올해 CES에서 비디오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LG는 또 화면을 휠 수 있는 ‘벤더블’ 모니터를 선보이고, 삼성전자는 일정 부분을 늘릴 수 있는 ‘스트레처블’ 모니터를 내놓으면서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눈앞에서 확인시켜줬다. 오늘과 미래의 모습을 망라한 올해 CES를 보면서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술개발에는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는 법. 최근에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불러온 파장을 통해 AI 시장의 패권 경쟁과 함께 이러한 솔루션이 가진 부정적인 측면 또한 부각됐다. 스마트 기술이 우리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 또한 함께 개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규제, 개선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 내년에는 또 어떤 신기술들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미래 기술에 대한 희망을 심어줄지 몹시 기대된다.
  • 홍준표, 명태균 향해 “쓰레기 난무해도 당당하게 내 길 간다”

    홍준표, 명태균 향해 “쓰레기 난무해도 당당하게 내 길 간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1일 이른바 ‘명태균 의혹’에 대해 “아무리 쓰레기들이 난무해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당당하게 앞만 보고 내 길을 간다”고 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를 바라지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철이 다가올 것 같으니 온갖 쓰레기들이 준동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사를 양산하다 보니범죄인을 대신해 방송에 나가서 거짓말이나 퍼트리는 가짜 변호사들이 난무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명태균씨와 명씨의 법률대리인 남상권 변호사를 향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그래서 영국 언론에서 옛날 한국 민주주의를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장미라고 했던가”라며 “언론도 속보 경쟁으로 팩트 확인도 없이 무차별 보도하는 세상이 됐고, 가짜 인생과 범죄인이 의인화되는 희한한 세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 “장마철이 되면 온갖 쓰레기들이 한강으로 떠내려온다”며 “그러나 해가 개이면 그 쓰레기들은 말끔히 청소된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이어 올린 글을 통해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을 언급하며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홍 시장은 “박근혜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엉겁결에 대선에 임했다가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며 “탄핵이 우리의 염원과 달리 인용되면, 탄핵대선은 불과 두 달 밖에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선을 준비없이 두 달 만에 치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그래서 평소 최악에 대비해서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끝으로 “결코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걸 당원과 국민께서는 이를 혜량(惠諒)해 주셔야 한다”며 글을 맺었다.
  • 명태균 ‘대우조선 하청 파업 개입’ 의혹 재점화…보고서 공개에 진상규명 요구 거세

    명태균 ‘대우조선 하청 파업 개입’ 의혹 재점화…보고서 공개에 진상규명 요구 거세

    2022년 6·7월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선박 건조장인 독을 점거하는 등 파업을 벌였을 때 민간인 명태균(55·구속)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대우조선해양 보고서’가 공개됐다. 노동계는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공개된 보고서를 보면, 두 페이지 분량의 해당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파업으로 말미암아) 10만명이 생계를 위협받고, 하청지회 조합원 수는 3.6%에 불과하다는 점이 담겼다. 보고서가 작성된 7월 13일 기준 회사 피해액은 누계 4994억원이라고 돼 있다.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지급, 전임자 인정 등 노조활동 보장, 21개사의 개별교섭이 아닌 중앙교섭 요구 등 주요 요구 사항도 담겼다.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조직화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으로 확대하면 조선 산업 와해가 우려된다며 정부 차원의 중재와 조치를 요청하는 내용도 있다. 이 보고서는 애초 명씨의 지인 A씨에게 전달됐고, A씨는 이를 명씨에게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가 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창구로 명씨가 활용됐다거나, 하청 노동자 파업 투쟁에 대한 비선 개입했다는 의혹, 보고서 전달·명씨 개입 이후 정부의 강경 메시지가 나왔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대우조선해양 파업이 진행된던 2022년 7월 20일 명씨가 지인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통화에서 명씨는 지인에게 “거기(옛 대우조선해양) 문제가 심각한데 저번 주에 대통령한테 내가 보고를 했다”며 “이영호 부사장인가? 대우조선해양 보고서를 내가 만들어 달라고 했지. 만들어주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보고하고 한덕수 총리가 긴급 (회의를) 소집한 거 아니야”라고 말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그리고 (대통령에게) 또다시 보고했다. 강경하게 진압하라고”라며 “하여튼 내가 (이 사안에 대해) 뭘 압니까. 나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데 사모님하고 다 보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씨는 윤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파업에 개입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도 했다. 명씨는 “대통령이 보고해달라고 해서 보고했고, 보고하니까 그날 바로 (회의를) 긴급 소집을 했다”며 “아래(그제·7월1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하고 다 불러다가”고 말했다. 또 “데모하는 놈은 150명이고 거기 하청 일하는 놈은 만명인데 150명 때문에 만명이 다 죽게 생겼던데”라며 “(피해 규모가) 그게 지금 5700억원 해가지고 이래저래 하면 7000억원이 된다는데 말이 7000억원이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여튼 내가 대통령하고 사모님한테 이야기한 게 있어서 보고를 올렸으니까 내가 가서 눈으로 쳐다보기라도 해야지”라며 “갔다 와야 나중에 할 말이라도 있지”라고 말했다. 회사가 언급된 의혹에 한화오션 측은 앞서 ‘보도에서 언급된 옛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한화오션 인수와 함께 퇴직했기에 당시 정확한 상황이나 경위 파악은 어렵다’는 견해를 냈었다. 한화오션은 “당시 대우조선해양 파업은 지역 정·재계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관심사였기에 기자·정치인 등 포함해 여러분이 현장을 방문했다”며 “혹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태균씨도) 그 여러 사람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방문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설명회 같은 것을 연 적은 없다”며 “당시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오가는 중에 구두로 상황 설명은 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성명“보고서 온통 거짓...거짓말에 놀아 나”‘특검법에 파업 불법개입 문제 포함’ 주장노동계는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성명을 내고 “해당 보고서(명태균 보고서)는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며 “2022년 7월 13일 기준 4994억원이라는 피해액, 독 점거가 42일째라는 말, 과도한 인건비 인상과 조선 산업 기반 와해 초래 등의 표현은 모두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7월 13일 기준 4994억원에 달했다던 피해액은 이후 4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그마저도 아무런 근거 자료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지회는 또 보고서에서는 7월 13일 독 점거가 42일째라고 했지만 실제 당시 독 투쟁은 22일째였고, 파업 원인이자 핵심 요구는 ‘불황기에 삭감된 임금의 회복과 하청노동자 저임금 문제 해결’이었지 과도한 인건비 인상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보고서는 ‘요구조건 일괄 수용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교섭 불가 입장과 점거 농성 지속을 주장’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되풀이하며 정부 차원의 중재·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여기서 정부 차원의 중재·조치란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강제진압 해달라는 요청”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거짓으로 가득찬 명태균보고서에 그야말로 놀아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회는 명태균 특검법에 하청노동자 파업 불법 개입 문제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태균 특검법 통과 이전이라도 국회가 먼저 나서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개최해 진실을 밝히려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2022년 6월 51일간 파업하며 선박 건조장인 독을 점거하는 등의 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은 최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파업의 공익 목적을 인정했지만 개별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9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2단독 김진오 판사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또 파업 기간 1㎥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31일간 농성한 유최안 전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20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 지회장 등 조선하청지회 소속 22명은 2022년 6월 당시 원청인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에서 임금 원상회복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파업 과정에서 교섭에 진전이 없자 조선소 1독을 점거했고 이 때문에 선박 건조는 중단됐다. 파업은 그해 7월 22일 임금 4.5% 인상 등이 합의되면서 일단락됐다. 하청 노동자들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이번 유죄 판결이 거액의 민사소송을 앞둔 노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업 직후 대우조선은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재판은 지난해 6월 잠정 중단됐는데, 재판부는 형사재판 결과를 보고 속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신라 화랑이 경치에 반해 눌러앉은 ‘그 곳’

    신라 화랑이 경치에 반해 눌러앉은 ‘그 곳’

    어느 도시이든 경관을 살리는 랜드마크가 있다. 강원 속초에서는 영랑호가 랜드마크로 꼽힌다. 사시사철 빼어난 경관을 뽐내며 이름값을 한다. 속초시는 영랑호에 친환경 관광단지를 만들어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물위에 둥둥 떠있는 설악산영랑호는 바닷물이 갇혀 만들어진 자연 호수인 석호(潟湖)다. 오래전 육지로 안으로 들어온 바닷물이 모래가 쌓인 긴 사주(砂洲)에 의해 바다와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국내에는 영랑호를 포함 총 18개 석호가 있는데 모두 동해안에 분포해 있다. ‘서·남해안에 갯벌이 있다면 동해안에는 석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석호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린다. 영랑호도 다른 석호와 마찬가지로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어 다양하고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면적은 1.21㎢, 둘레는 7.8㎞에 달한다. 잔잔해 보이는 수면에서 바닥까지 수심은 8m에 달한다. 큰 덩치만큼 볼거리도 많다. 호수길을 따라 이어지는 갈대숲과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엽서나 달력에서 볼법한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봄철에는 영산홍과 벚꽃이 활짝 펴 장관을 이룬다. 지난해부터 영랑호에서는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호랑이처럼 생긴 범바위는 속초 8경 중 하나다. 영랑호에서는 설악산과 울산바위, 금강산 제1봉인 신선봉도 한눈에 들어온다. 지명 유래에서도 뛰어난 풍광을 엿볼 수 있다. 신라시대 유명한 화랑이었던 영랑(永郎)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무술대회장인 금성(현 경주)로 가는 도중 이 호수에 들렀는데, 맑고 잔잔한 호수와 설악의 울산바위에 도취해 자신의 본분을 잊고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영랑호의 맑고 투명한 수면에 비친 설악산의 비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관광지도 바꿀 ‘1조 프로젝트’속초시가 지난달 발표한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7년간 1조원이 넘는 거액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을 제안한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사업비 전액을 내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랑호 일대 131만 8436㎡에 호텔과 콘도, 빌라, 스포츠센터, 수영장, 뮤지엄, 스포츠&조각공원, 야외식물원, 전망대, 잔디광장, 생태공원 등을 짓는 게 사업의 골자다. 또 산불에 탄 뒤 장기 방치된 건축물이 철거되고, 호수 주변 보행로와 차도는 분리된다. 진출입로는 1곳에서 4곳으로 늘어나고, 주차장도 4곳으로 확대한다.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을 통해 관광이 활성화하고, 시민 편의도 증진할 것으로 속초시는 기대하고 있다. 속초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영랑호의 녹지를 최대한 보전해 시민에게 돌려주고, 북부권 경제를 활성화하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속초시가 다음 달부터 차례로 강원도에 신청할 관광단지 지정, 조성계획이 받아들여지면 2027년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은 2040 속초시 도시기본계획에도 반영된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영랑호 관광단지 조성은 난개발, 환경훼손 방지와 시민이 삶의 질 제고에 있다”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 與 “공수처 중앙지법 영장 기각 의혹… 불법 구금이면 尹 즉시 석방해야”

    與 “공수처 중앙지법 영장 기각 의혹… 불법 구금이면 尹 즉시 석방해야”

    주진우 與 법률위원장, 제보 받은 의혹 제기공수처 영장 쇼핑, 기각 영장 누락 등 지적“검찰, 법원, 공수처에 동시 확인하겠다”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의혹이 사실이라면 불법 수사로 불법 구금된 대통령은 즉시 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률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에 체포·압수·통신영장을 중앙지방법원에 청구한 적 있는지 공식 질의를 했었다. 공수처는 처음에는 ‘그런 사실 없다’고 했다가 다음 질의에서는 압수·통신영장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고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제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공수처가 중앙지방법원에 윤석열 대통령 사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적이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기각 사유에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사유가 포함돼있다”라고 했다. 주 의원은 공수처가 중앙지법에서 영장이 기각된 뒤, 중앙지법을 피해 서울서부지법에 대통령 체포 영장을 청구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최근 공수처가 대통령 내란죄 수사 기록을 검찰에 넘길 때, 앞서 기각된 압수수색 영장을 누락해 전달했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수처를 향해 “대통령 관련 내란죄를 수사하던 중 압수·통신영장을 중앙지방법원에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적이 있는가, 대통령 본인에 대한 압수수색·통신영장에 한정해서 묻는 것이 아니라 수사 기록에 등장하는 피의자이든 참고인이든 그 누구든지 간에 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을 기각당한 적이 있는가”라고 공개 질문했다. 그러면서 중앙지방법원에서 압수·통신영장을 기각당했을 때 그 사유 중에 ‘공수처의 수사권 존부에 의문이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는지, 검찰에 대통령 내란죄 수사 기록을 넘길 때, 단 한 장의 공용서류라도 빼고 넘긴 것이 있는지 등도 추가로 물었다. 검찰에 수사 기록을 넘기는 과정에서 누락한 것이 있는지도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주 의원은 “공수처가 압수·통신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때는 일련번호가 붙기 마련이다. 검찰에 넘긴 수사기록 중 비어 있는 영장 일련번호가 있는가”라면서 “이 부분을 검찰, 법원, 공수처에 동시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 “국조특위(25일)에 이미 증인으로 채택되어 있다. 반드시 출석하라”고 촉구했다. 또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수처가 법원, 검찰 그리고 국민도 속인 것이자 불법 수사로 불법 구금된 대통령은 즉시 석방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의도적으로 기각된 영장만 빼고 (검찰에 수사 기록을) 보냈다면 공용서류 은닉죄가 될 수 있다. 영장 청구 과정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라면서 “(국조특위 등에서) 제게 답변하는 과정에서 ‘압수·통신 영장을 청구한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이 허위 답변이 되면 허위공문서 작성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 아침·저녁으로 단지 앞 소음…도를 넘은 자택 시위[취중생]

    아침·저녁으로 단지 앞 소음…도를 넘은 자택 시위[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빨갱이는 북한으로 보내줄게.”, “야동판사 물러나라.”, “간첩 XX.” 출퇴근 시간, 아파트 단지 앞에서 이런 고성을 매일 듣는다면 어떨까요. 지난 17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고 있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 아파트에 산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재판관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는 ‘도를 넘는 집회’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시위대를 마주해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함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참을성도 한계에 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7살 자녀를 키우는 주민 김모(43)씨는 “시위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동에 사는데도 소리가 크게 들린다”며 “인도를 막고 시위를 해 통행에 방해되기도 한다. 혹여라도 아이들이 이상한 단어나 욕설을 들을까 무섭다”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시위대가 외치는 폭력적인 구호와 문구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시위대를 지나가던 김모(10군)은 “여기사는 사람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여기 와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시위대가) 욕설이나 비속어 같은 것도 많이 사용해서 되도록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모(8)양도 “너무 시끄러워서 집 안에서도 다 들린다”며 “(시위하는) 어른들이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초등생 자녀를 키우는 조모(43)씨는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길에서 시위대가 태극기를 마구 휘두르면서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며 “3월부터는 아이들이 혼자 학교에 가야 하는데 집회하는 쪽은 피해서 다른 길로 돌아가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시위대는 소음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주민 정모(52)씨는 “너무 시끄러워서 시위대에게 ‘왜 이렇게 하시는거냐’고 했더니 때릴 듯이 손을 올리며 따라왔다”고 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에는 한 입주민이 시위대를 향해 “그만해라.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하자 일부 시위대가 욕설을 내뱉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내내 집회가 계속되자 이 아파트 생활지원센터장은 “문형배님이 입주자로 등록돼 있지 않습니다. 문형배님을 본 사람도 없습니다”, “입주민도 평온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를 본체만체 다음 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꾸준히 고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시위대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는 일도 있어서 ‘집회(시위)자는 이 선을 넘어 아파트 사유지로 무단 진입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 팻말도 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도를 넘는 자택 시위’에 한 시민단체는 시위대를 폭력행위처벌법상 범죄단체 구성·활동,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기자회견에서 “극우단체들이 헌법재판관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협박하며 탄핵 심판을 방해하고 있다”며 “말이 시위지 사실상 난동이다. 경찰은 지금 즉시 집회를 금지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문 권한대행 자택 앞에서 시위 중인 부정선거부패방지대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지는 다음달까지 이 아파트 단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겪고 있는 소음 고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런 시위가 정상적인 의견 표명 수단이 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아파트 입주민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엄이나 탄핵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다. 그것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단지 헌법재판관이 산다는 이유로 이곳에 와서 욕설과 고성을 지르는 행위는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결국 아무 이유 없이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 11차 전기본 확정…2038년까지 신규 원전 2기·SMR 1기 건설

    11차 전기본 확정…2038년까지 신규 원전 2기·SMR 1기 건설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2038년까지 신규 건설하는 내용을 포함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 확정됐다. 실무 착수 1년 8개월 만이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개수를 애초 3기로 계획했으나 국회 보고 과정에서 야당 반대로 2기로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24~2038년 적용되는 11차 전기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국가 에너지 정책의 청사진이 되는 전기본은 전력망 구축, 발전소 건립 계획 등 향후 15년간의 전력 수급 구상을 담는 최상위 계획이다. 11차 전기본은 2023년 7월 작성을 시작됐다. 2024~2038년 계획을 잡기 때문에 늦어도 지난해 확정됐어야 하지만, 신규 원전 규모를 둔 야권의 반대로 확정이 늦어졌다. 역대 전기본 중 가장 늦은 채택이다. 정부는 11차 전기본에서 전기 수요가 연평균 1.8%씩 빠르게 증가해 2038년 목표 수요가 129.3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목표 수요 102.5GW보다 26.5GW 높아진 수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수요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확대가 반영됐다. 급격한 전기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2038년까지 10.3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 설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1.4GW급 대형 원전 7기가 필요하다. 원전에 더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크게 확대해 공급 설비를 늘린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차세대 미니 원전’인 SMR은 0.7GW 규모로 2035~2036년 들어서게 된다. 국내에선 첫 도입이다. APR1400 기준 대형 원전 2기(2.8GW)는 2037~2038년에 건설한다. 새울 3·4호기, 신한울 3·4호기 등 건설계획과 설계수명 만료 원전의 계속 운전을 전제해 확정 설비 규모가 정해졌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올해 39GW 규모에서 2038년 121.9GW까지 대폭 늘어난다. 태양광이 77.2GW, 풍력이 40.7GW, 기타 재생에너지가 4.0GW를 차지한다. 정부는 해상풍력발전 보급을 대규모 개발하고, 산단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며 무탄소 발전 비중은 2023년 39.1%에서 2038년 70.7%까지 확대된다. 원전(30.7%→35.2%), 재생에너지(8.4→29.2%) 비중이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연구·도입 단계인 수소·암모니아 발전 비중도 2030년 2.4%에서 2038년 6.2%로 높아진다. 11차 전기본이 확정되면서 신규 원전 적기 보급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안전성, 환경영향 등을 고려해 건설 가능 지역을 도출하고 각 지자체 유치 신청서를 받아 건설에 착수한다. 산업 특성상 주민 수용성이 핵심이며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한수원은 부지 선정 작업을 다음 달 착수해 내년 말이나 2027년 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尹, 빨리 직무 복귀해…”라던 변호인단 ‘화들짝’ “석동현이 한 말”

    “尹, 빨리 직무 복귀해…”라던 변호인단 ‘화들짝’ “석동현이 한 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 변론 종결을 5일 앞두고 “빨리 직무에 복귀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던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서둘러 “대통령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정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인 석동현 변호사는 21일 “‘대통령 직무 복귀’는 내가 지지자들을 향해 한 말”이라고 밝혔다. 앞서 석 변호사는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끝난 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민변호인단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윤 대통령이 한 말이라며 “빨리 직무 복귀를 해서 세대 통합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이어 “윤 대통령이 소위 어른 세대와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와 함께 세대 통합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측 배의철 변호사도 윤 대통령의 메시지라며 이같은 내용이 적힌 쪽지를 공개했다. 그러나 배 변호사는 1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준 것이 아니라 석 변호사가 대통령의 의중을 담아 말한 내용을 자신이 옮겨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석 변호사도 이날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간 화합 및 통합 노력뿐만 아니라 2030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종종 언급하신다”며 전날 집회에서 자신이 전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내가 그 자리에 참석한 2030 세대와 기성세대를 향해 힘을 모아 윤 대통령을 직무에 복귀시키자고 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 내 영화의 목표는 재미… 거장도 개봉 땐 떨려요

    내 영화의 목표는 재미… 거장도 개봉 땐 떨려요

    독재자는 커플로 나올 때더 우스꽝스럽게 보이죠미국에선 트럼프냐고 물어요개봉하면 극장에 몰래 가봐요누가 핸드폰 켜는지 보려고요끝까지 딴생각 안 들어야죠 “독재자는 커플로 등장할 때 왠지 더 우스꽝스럽게 보이더라고요.” 봉준호 감독이 신작 ‘미키 17’ 속 캐릭터 일파(토니 콜렛)를 설명하며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원작에 없는 일파는 영화에서 니플하임 행성 원정대를 이끄는 정치인 마셜(마크 러팔로)의 아내로 등장한다. 마셜은 대중적 인기가 있지만, 자기가 할 말조차 제대로 못 하고 허둥거리는 덜떨어진 인물이다. 일파는 곁에 붙어 귓속말로 그가 해야 할 말을 알려 주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지시한다. 시사회 이후 기자들 사이에서 ‘영락없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봉 감독은 질문 의도를 알아채고는 “제가 이 영화를 2022년에 촬영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 달라”고 재치 있게 받아넘겨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28일 개봉하는 영화는 마카롱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진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사채업자를 피해 니플하임 원정대에 소모품 인간 ‘익스펜더블’로 합류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미키는 각종 임무에 투입돼 목숨을 잃었다가, 신체를 새롭게 출력하는 ‘생체 프린팅’으로 자꾸 되살아난다. 17번째 미키가 어느 날 18번째 미키와 맞닥뜨리며 큰 소동이 벌어진다. 영화는 에드워드 애슈턴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하지만, ‘봉준호 스타일’로 비틀었다. 역사학자이고 제법 똑똑한 미키는 영화에서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는 청년으로 등장한다. 수백 년 이상 먼 미래라는 배경도 2054년 가까운 미래로 앞당겼다. “미키는 산업재해를 당하지만 보상도 못 받은 채 다시 죽습니다. 사람들은 어렵고 위험한 일을 미키에게 몰아주고는, 그가 몇 번씩이나 죽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 빵을 만들다 죽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람이 죽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 역할을 누군가가 하고 있잖아요.” 냉철한 독재자 마셜 부부의 모습도 현실에 날카롭게 다가온다. “미국에서는 마셜이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냐고 하던데, 마셜의 캐릭터는 러팔로와 과거 독재자들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었다”고 밝힌 봉 감독은 “과거 독재자가 현재의 독재자처럼 보이는 건, 여러 시대를 지나도 나쁜 정치인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돌아봤다. ‘기생충’(2019)으로 아카데미 4개 상을 받은 거장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는 여전히 데뷔작 개봉을 앞둔 신인 감독처럼 떨린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영화 개봉 때마다 제게도 기분이 어떤지 물어요. 첫 영화 개봉 때처럼 여전히 떨리고, 두렵고, 무섭습니다.” 비평가들은 봉 감독이 내놓는 작품마다 반(反)자본주의, 계급 전복 등 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읽어내지만, 정작 그는 자기 영화의 가장 큰 목표로 ‘재미’를 꼽았다. “관객들이 극장에 앉아 있으면 영화 상영 내내 핸드폰을 열지 못하도록, 출발부터 종착역까지 영화만 움켜잡고 같이 가도록 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에 몰래 가서 뒷줄에 앉아 핸드폰을 누가 켜는지 지켜봅니다. 지금까지도 그랬듯 앞으로도 영화 보는 내내 딴생각이 안 나는 영화를 만들 겁니다.”
  • 與, ‘중도보수’ 이재명 연일 맹폭… “정치사기·기회주의”

    與, ‘중도보수’ 이재명 연일 맹폭… “정치사기·기회주의”

    국민의힘은 조기대선을 겨냥해 ‘중도 보수 정당’ 발언 등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연일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성장을 외치면서 성장 지원 관련 법에는 ‘발목잡기’를 한다는 입장이다. 중도 보수 발언의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자본시장법 개정,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제 특례 조항 규정 도입, 연금 개혁 등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말한 중도 보수는 사실상 ‘두 길 보기’ 정치 사기”라면서 “실용주의 역시 양다리 걸리는 기회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의 정치구호는 ‘성장’인데, 입법 활동은 변함없이 ‘규제’ 일변도다. 규제를 남발하는 성장은 불가능”이라면서 “얼음으로 불을 피우겠다는 것과 같은 모순이자 망상”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모순적 행태를 보이는 목적은 오로지 선거다. 입으로는 성장을 외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실제로는 규제를 남발하면서 좌파 세력을 달래보려는 것”이라며 “선거 공학만 머리에 있을 뿐, 국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내놓은 상법 개정안은 기업 투자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진단하고, 국민의힘이 발의해놓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협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못 하도록 대못을 박겠다는 정당이 중도보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겠나”며 “경제회복에 진심이라면 재건축촉진법 제정의 신속처리에 협조하라”고 했다. 다른 지도부 소속 의원들도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정당’ 발언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강성 귀족 노조 눈치만 보며 반도체특별법 원안 처리를 반대하는 민주당이 무슨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위장 전입을 시도하는가”라며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당으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은 모순이고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랬다 저랬다 말을 바꾸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당 정체성까지 바꾸려는 이재명 대표를 보고 있으니 물불 가리지 않는 대권 전략이 대단하다”면서 “진정성은커녕 눈 앞의 대권 욕심에 중도 보수의 표심을 잡아보겠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 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중도 보수 위장쇼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중도 보수에 대한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말이 아니라 행동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금석이 바로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제 특례 조항 규정 도입과 연금 개혁 협조”라고 덧붙였다. 장외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말 도둑이다. 좋은 말은 다 훔쳐다 쓴다”면서 “자신의 범죄 심판일 궁지에 몰리니, 조기대선에 몸이 달아 국민을 속이려 위장 우클릭한다”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검사를 아무리 사칭해도 검사가 될 수없고 범죄자만 됐을 뿐이다. 중도보수를 아무리 외쳐봤자, 이제 누구도 속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진정한 중도보수 정당이 되려면 몇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며 “‘전 국민 25만원’ 같은 무분별한 현금 살포는 포기하시고, 민주노총 눈치 그만 보시고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입법 시리즈에 앞장서주셔야 한다”라고 썼다. 또 “무엇보다 중도보수답게, 재판만큼은 당당히 임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깊은 산속 옹달샘, ‘쉼’ 한 모금… 꾹꾹 눌러쓴 편지, ‘삶’ 한 조각[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깊은 산속 옹달샘, ‘쉼’ 한 모금… 꾹꾹 눌러쓴 편지, ‘삶’ 한 조각[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가끔은 고립을 자처하며 고요히 침잠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2월에는 그런 바람이 한층 심해지곤 하지요. 저는 지금 충북 충주의 ‘깊은산속옹달샘’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깊은산속옹달샘은 명상치유센터입니다. 일상을 벗어나 잠시 숨어들어 머물기 좋은 장소입니다. 눈 덮인 산속에 폭 파묻혀 보낼 하루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월의 쉼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 2월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 가는 길은 아침부터 눈이 내립니다. 그건 그것대로 좋습니다. 옷깃을 여밀 때, 매서운 추위는 우리 자신을 좀더 살뜰히 돌보라는 겨울의 당부인 양합니다. 조금 전에는 노은초등학교를 들러 지나왔습니다. 아이들 없는 방학의 학교는 텅 비어 있어 부럽기도 했지요. 노은초등학교에서 뛰놀던 아이들 가운데는 어린 신경림, 함민복 시인이 있었습니다. 충주시 노은면은 그들의 고향입니다. 시인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을 넋 놓고 바라보다가, 신경림 시인의 생가 앞까지 걷고 돌아오는 길에 시인이 쓴 ‘편지-시골에 있는 숙에게’라는 시를 떠올렸습니다. 시인은 신새벽 어시장에서 동태 두 마리를 사 들고 오다 “장바닥에 밴 끈끈한 삶을, 살을 맞비비며 사는 그 넉넉함을” 보았다고 하지요. 시인이 “세상을 밀고 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발견한 시기가 2월 이맘때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짧은 달은 어떤 마음들을 재촉해 다잡게 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시인의 목계나루에 들러야지 하고, 미리 계획합니다. 다시 방향을 잡고 산중으로 향합니다. 문성자연휴양림의 입구를 지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 터에 깊은산속옹달샘이 자리하지요. 자주봉산과 남산, 배방채산이 에워싼 은밀한 자연은 충주 사람 가운데서도 모르는 이들이 적잖습니다. 은근해 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고, 부러 찾아가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걸 보면 또 해갈의 쉼이 있는 곳일 테지요. ●매일 아침을 여는 처방전 저는 며칠 전 깊은산속옹달샘에서 보내온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정지우 작가의 ‘사람을 남기는 사람’(마름모)의 한 구절이 적힌 편지였습니다. “당신에게는 비밀이 있어서 나는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평생을 경청해야 한다는 것…” 편지를 보낸 이는 “내가 나를 모르는 때가 있는데 어찌 타인을 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인 채로, 나는 나인 채로 자기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면서요. 물론 그 말이 “제 갈 길 가라”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서로를 인정하며 나란히 걸어가자는 제안이지요. 편지를 받고는 아직 2월이라는 게 몹시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시작이라는 부담을 조금 덜어 보자 싶었습니다. 마음의 샘터에 다녀와야지 싶었습니다. 편지를 보낸 이의 이름은 고도원입니다. 그는 기자 생활을 거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급한 연설문을 쓰고 나서 의식을 잃었습니다. 번아웃이 왔고 인생관이 바뀌었지요. 그 후부터 지인들에게 책 속 한 구절과 짧은 감상을 적은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구독레터’라 할 수 있겠네요.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편지를 받아 보는 이가 400만명이 넘었다니 당신도 이미 알고 계실 테지요. 2001년 첫 편지를 건넸으니 벌써 24년째입니다. 요즘은 20~30대가 이 편지를 많이 받아 본다고 해요. 기록과 소통이란 키워드를 이리 오랜 시간 실천한 ‘어른’이 많지 않은 까닭이겠지요. 참, 미리 고백할 게 있어요. 제가 매일 도착하는 이 편지를 꼬박꼬박 읽는 건 아니랍니다. 그럼에도 일상에 파문이 일 때는 놓치고 지난 편지부터 하나하나 거꾸로 읽어 내려갑니다. 신기하게도 그 가운데 처방의 글이 있습니다. 그때야 내가 나를 닦달하고 있구나, 관계에 집착하고 있구나, 가까운 이들에게 또 많은 욕심을 내고 있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그러곤 오롯이 마음을 덥히는 순간이 있어야겠네 하지요. 편지 위에 지은 명상의 집 깊은산속옹달샘은 아침편지의 철학을 바탕으로 꾸렸습니다. 약 23만㎡의 너른 부지에는 명상의집, 카페, 책방, 스파와 숙박시설 등 십여 개의 공간이 자리합니다. 이곳의 하루는 그리 특별하지 않습니다. 명상에 참여하고 홀로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책방에 들러 책을 보고, 그러다 숲으로 느림보의 걸음을 내기도 해요. 강제하는 건 없습니다. 스스로 비우고 채우기를 반복하며 나를 치유합니다. 곰이나 다람쥐처럼 겨울잠을 자듯 쉬다 올 수도 있겠네요. 명상 또한 거창하지 않습니다. 뱉고 마시는 가벼운 호흡, 통나무 도구로 굳은 몸을 풀거나 싱잉볼 소리에 마음 문을 여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러고 나면 몸의 이완부터 절실했다는 걸 알게 돼요. 첫 명상 수업에서 저도 몰래 아이처럼 새근새근 잠든 기억이 나네요. 그건 아마도 고도원 이사장이 먼저 쓰러져 본 적이 있는 사람, 쉼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라서 그럴 거예요. 갑자기 주어진 여유는 낯설지만 또 달콤합니다. 이 숲에 나를 쫓는 이는 없어요. 깊은 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심신은 차분히 젖어 듭니다. 왜 이 숲에 명상센터를 열었는지 알겠어요. 편지글만으로 전하지 못한, 또는 정말 전하고 싶었던 편지의 말들이 느껴져요. 몸과 마음을 바르게 세우고, 고요히 들여다보고, 기운 솟게 움직이고, 멈춤과 관찰을 통해 나 자신을 찾아가는 생활로서 명상 말입니다. 그 잠깐의 멈춤이란 무엇일까요? 이곳에서는 끼니때가 되면 다 같이 모여 유기농 재료로 만든 ‘사람 살리는 밥상’을 먹습니다. 식사에는 독특한 규칙이 하나 있어요. 식사를 하다가 종이 울리면 그대로 몇 초간 멈춰야 합니다. 숟가락을 들다가, 반찬을 집다가, 때로는 배식구 앞에서 음식을 바라보며 물끄러미. 사람의 몸짓은 정지하고 먹다 만 국의 따스한 기운만이, 나물의 향만이 코끝을 간질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잊고 있던 감각을, 당연한 것들을 다르게 경험하지요. 하지만 그 짧은 찰나에도 우리는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실상 온전한 회복이란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 역시 그렇습니다. 견디고 버틸 만한 힘을 얻기 위함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강제로 멈춰지기 전에 스스로를 잠깐 멈춰 세울밖에요.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오늘은 늘 한결같은 아침편지의 마지막 인사를 비타민처럼 삼켜 봅니다. ●편지 위에 지은 명상의 집 깊은산속옹달샘이 있는 노은면을 벗어나서는 금가면으로 갑니다. 노은이나 금가는 나이 먹은 땅의 이름 같아서 정겹습니다. 두 지역 사이에는 남한강이 흐릅니다. 강변의 목계나루에는 신경림 시인의 시 ‘목계장터’의 시비가 있습니다. 시 속의 하늘은, 땅은, 산은, 강은 ‘나’에게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고 들꽃이 되고 잔돌이 되라 말하지요. 노은초등학교에서 뛰어놀던 그 아이는 시인이 되었네요. 잔설이 내린 남한강을 먼발치에서 지나갑니다. 금가면을 찾은 이유는 금가우체국 때문입니다. 금가우체국은 별정우체국입니다. 과거에는 우체국이 없는 일부 지역의 우편 업무를 민간에 위탁해 운영했지요. 이를 별정우체국이라 합니다. 그러니 금가면은 한참 시골 마을이었나 봅니다. 금가우체국 안에는 특별한 카페가 있습니다. 원래는 우체국장실로, 사무실로 쓰인 방과 이웃한 창고였다지요. 박진아씨 부부는 서울에서 귀촌해 남편은 별정우체국을 이어받고 진아씨는 카페를 맡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요즘스러운, 조금 특별한 우체국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은 우체국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맡깁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겠습니다. 함민복 시인의 ‘우표’라는 시는 “판셈하고 고향 떠나던 날”의 시린 추억을 노래하지요. 판셈은 빚진 사람이 재산 전부로 빚을 갚는 일을 말해요. 시 속의 그날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시인이 부모에게 보내던 전신환(우체국을 통해 보내던 일종의 현금 증서)을 전하던 날들이, 자기 일처럼 고마웠다며 시인에게 차 한잔을 사줍니다. 시인은 그 마음을 “따뜻한 우표 한 장 붙여 주던”이라고 표현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시인이 살던 노은의 우체국이 그랬다면 금가우체국인들 다르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지금도 금가우체국에서는 비슷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동네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때 면사무소가 아니라 우체국을 찾아요. 다른 곳의 직원들은 바뀌었지만 금가우체국 사무장은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요. 그분들에게는 우체국이 마을에 사는 친근하고 믿을 만한 이웃인 셈이지요. 사소한 부탁을 하고 또 질문을 하고 무뚝뚝하게 돌아서다 어느 날은 툭하고 건네는 인정 같은 게 이곳에는 오가고 있다는 거지요. ●60년 숨결 느껴지는 우체국 카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존재가 그 자리에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안심일까요. 우체국은 카페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가끔 창 너머로 우체국을 오가는 이들이 보입니다. 근래 들어 전국 각지에는 대형 카페가 줄을 잇습니다. 대부분 창밖으로 파노라마의 초록이 보이지요. 이곳에서는 그 초록 너머의 삶이 보입니다. 사는 건 고되지만 또 따뜻하다고 느끼는 건 이런 순간들 때문일 겁니다. 손으로 쓴 편지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 우체국에서 오가는 우편이 고지서만이 아니라서, 우리가 믿는 희망, 꿈 같은 단어들이 살아 있다는 말처럼 들려서 좋습니다. 그러니 펜을 들고 편지 한 통을 써나갈 수밖에요. 모카포트(농축 커피를 내리는 주전자)로 느리게 내리는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는 편지지 세트를 구매해 받아 듭니다. 우표 한 장도 잊지 않습니다. 카페에는 옛 우체국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1966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금가우체국 집배원들이 사용했던 우편 구분대 책상이 있고 선반이 있습니다. ‘반송’이라는 손 글씨가 여태껏 남아 있네요. 한쪽에는 금가우체국의 집배구획도가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우편물을 나누지 않았을까요. 구분대로 쓰던 책상은 민트색입니다. 당시에는 민트색이 유행이었다 합니다. 민트 책상에 앉아서 수동타자기를 가볍게 두드려 본 다음 책상 위에 놓인 스탬프, 스티커, 종이테이프 등으로 편지지를 꾸며 봅니다. 발신지에 따라 편지를 나누던 책상에서 우표 같은 스티커를 편지지에 모으고 있자니, 그 또한 편지와 관련된 손짓이라 그런지 왠지 집배원이 된 듯합니다. 그리고 편지의 첫 구절을 적습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은 어디쯤의 겨울 끝인가요. 제가 있는 이곳은 우체국 안에 있는 자그마한 카페, 아무것도 아닌 곳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곳’은 금가우체국 안에 있는 이 카페의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오늘의 시름을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 주는 것만 같아서, 저는 손끝을 꼼지락거리며 일 년 후에나 닿을 느린 시간의 편지를 써 내려 갑니다. ■ 여행수첩 깊은산속옹달샘 -오후 3시~다음날 오전 11시, 점심 후 귀가(옹달샘 스테이), 오전 10시 30분~오후 3시, 점심 포함(하루 명상), www.godowoncenter.com 아무것도 아닌 곳 -오전 11시~오후 5시 30분, 토·일요일 휴무, www.instagram.com/jinah_p
  • [사설] 탄핵심판 막판 ‘재판관 임기 연장’… 헌재 불신 키울 땐가

    [사설] 탄핵심판 막판 ‘재판관 임기 연장’… 헌재 불신 키울 땐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10차 변론까지 진행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윤 대통령은 어제 내란 수괴 혐의로 형사공판 첫 준비기일에 참석한 뒤 헌재에도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의 형사재판까지 시작된 현실에 국민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이라고 했던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의 절차적 문제를 놓고 연일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은 착잡함에 우려를 더한다. 대통령 변호인단은 헌재 재판관의 우리법연구회 출신 이력을 비판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과연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말이 진심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마당에 더불어민주당은 헌법 재판관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한 경우 기존 재판관 임기를 자동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오는 4월 18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것을 염두에 뒀다는 구설이 쏟아진다. 임기 만료된 재판관이 6개월에 한해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한다는 법안은 지금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탄핵심판이 예상보다 길어지더라도 진보 성향 재판관의 수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가뜩이나 헌재는 갈라진 여론 속에 공정성 시비를 겪고 있다. 헌재가 스스로 신뢰를 놓친 측면도 작지 않다. 한시가 급했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도 계속 미루다 그제 단 하루 변론으로 마무리했다. 그럴 거였으면 왜 54일이나 질질 끌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헌재 신뢰도는 52%로 한 달 전보다 5% 포인트나 떨어졌다. 탄핵 반대층의 불신은 84%로 급증했다. ‘헌재의 시간’이 눈앞에 와 있다. 철저한 법리 검토, 합리적 논리로 최대한 공정한 판단을 내려야 국민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 중대한 책무가 헌재에 있다. 어떤 명분으로든 지금은 헌재에 오해의 시비가 더해져서는 안 된다. 야당의 재판관 임기연장법이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까닭이다.
  • [길섶에서] 개복수초

    [길섶에서] 개복수초

    이름을 불러 줘야 꽃이라고 한다면 수목원에서 피는 꽃은 필연적으로 꽃이다. 수목원 식물들은 싹이 트는 순간부터 꽃이 피는 시기까지 모두 기록된다. 꽃과 풀, 나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담아내는 일인데 요즘에는 오히려 식물의 생태를 통해 이상기후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를 읽어 내게 된다. 2월 꽁꽁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른 ‘봄의 전령사’ 개복수초가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발견됐다. 첫 관찰 소식을 수목원 유튜브인 ‘명자와 춘자의 수목원 전성시대’가 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 추운 지역에서 자라는 개복수초는 스스로 열을 내 꽃봉오리 온도를 주변보다 7~8도 높여 눈을 녹이며 피어난다. 맑은 날엔 노란 꽃잎을 활짝 폈다가 저녁이면 오므리는 모습이 겨울을 이겨 낸 작은 민주주의 깃발 같다. 개복수초를 시작으로 봄꽃 행렬이 이어질 것이고, 올해는 수목원 담장 너머 꽃들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벌써부터 벚꽃 대선, 라일락 대선, 단풍 대선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런데 대선 여부와 시기, 주자까지 정치 일정이 불확실해지며 모두 유력 정치인들에 과몰입한 탓에 기후위기로 꽃이 엉뚱한 시기에 피어날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시대를 바꾸는 진짜 힘은 벚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열정이든, 라일락처럼 은은히 퍼져 가는 연대의 향기든, 단풍처럼 선명하게 물드는 변화의 의지든 시민들의 각성과 행동에 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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