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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공산주의체제의 최대약점은 인간개인의 창의성과 경쟁심고취가 어렵다는데 있다고 흔히 말한다.고취는 커녕 약화시키고 말살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개인은 무시되고 국가가 모든것을 결정해버리기 때문이다.개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모든것은 국가계획에 따라 시키는 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것이 공산주의체제인 것이다.◆특별한 과오가 없는 이상 평생직장이 보장되며 분배는 평등하다는 매력적인 이야기로 한때 많은 세상사람들의 호감을 사기도 했다.그러나 체제의 장점으로 선전되던 그점이 바로 함정이었던 사실을 오늘의 공산권붕괴사태는 보여주고 있는 것.공산체제는 빈곤의 평등을 이룩하고 「거지국가」들만 양산했다는 빈축이 그럴듯한 형편이다.◆이래선 안되겠다고 시작한것이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핵심은 인간개조.70년의 공산주의체제가 만들어 놓은 「공산주의형 인간」을 「자본주의형 인간」으로 개조하는 일이다.무기력하고 기계적이며 수동적인 사람들에게 능동적이고 창의적이며 경쟁적인 정신의 불을 지필수 있느냐의 여부야말로 페레스트로이카 성패의 열쇠라고 고르바초프는 말한적이 있다.◆개혁이 중단된 상태인 중국에서 노동자들의 종신취업제를 폐지하는 대신 직장선택권을 부여하는 노동제도의 개혁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근로자의 무사안일을 막을 경쟁을 도입하고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쟁심과 창의력을 자극하겠다는 것.즉 「자본주의형 근로자」상 모색인 것이다.◆사회주의를 고수하기 위해서도 페레스트로이카는 필요하며 그 내용은 어떤것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움직임이다.중국을 다녀온 사람이 중국에서 허용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고 놀랐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이제 직업선택의 자유소식이다.국가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아닌가.같은 사회주의 체제수호라도 북한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느낌이다.
  • 양·한방 의료 일원화 시행 보류

    ◎한의사협,“사실상 양의에 흡수 통합” 반발/정부,「의료법개정안」 입법예고 철회/“시간 갖고 장기과제로 추진”/보사부 양방과 한방의 의료기술등을 상호보완,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돼온 양한방의료 일원화작업이 한의사협회등의 강력한 반발로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보사부는 당초 지난달초 대한의학협회,대한한의사협회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양한방의료발전추진협의회」를 구성,양한방의 상호보완·발전을 위한 일원화작업및 종합병원내에 한방과 설치를 허용하는 문제등을 본격 논의키로 하고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였으나 한의사협회가 불참,협의회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보사부는 이에따라 종합병원내에 한방과를 설치키로 하는 내용등을 골자로 한 의료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하려던 방침을 철회,이번 정기국회내 개정을 포기했다. 한의사협회는 한방전문의제도 도입등 사전보완대책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사부가 추진중인 양한방 일원화는 서양의학체계에 한의학을 흡수통합,말살시키는 결과만을 낳는다고주장하고 있다. 보사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보건향상과 의료기술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양한방 일원화작업이 추진됐으나 현단계로서는 백지화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한의사업계 내에서도 제반여건이 성숙될 경우 양한방의료체계가 일원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않은 만큼 시간을 갖고 장기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민주화”·“전문화”… 국군이 달라졌다

    ◎철조망 제거·시설 개방으로 국민 가까이/국방부조직 43년만에 민위주로 대개편/개방시대 발맞춰 새 위상 어떻게 가꾸고 있나/어로선 북상·민통선 출입통제 완화/토지수용 대폭 해제… 재산권 보장/수재민 구호·의료지원등 대민활동 강화 국군이 변화하고 있다. 제6공화국 출범과 함께 민주화·개방화·국제화 추세에 맞추어 국군도 민주화·전문화·개방화되고 세련된 전문집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개정된 「군인복무규율」은 군의 정치적인 중립화를 명문화하고 「국군병영생활규정」은 내무반의 폭행·구타·폭언을 금지시킴으로써 명랑한 병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현역 중심의 국방부 간부직원도 대거 일반직 공무원으로 충원함으로써 공개국방행정을 위한 문민화를 이루고 군구조 개편작업으로 3군의 작전권을 통합한 새로운 합참본부를 출범시켜 작전효과의 극대화를 꾀했다. 최근 2∼3년 사이 민주화된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국군의 실상을 알아본다. ○도로·공원으로 활용 군이 국민과 가까워지기위한 노력이 최근 2∼3년 사이에 크게 돋보이고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대폭해제해서 국민들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도심지군부대를 교외로 이전,도로와 공원을 개발토록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더욱이 휴전선부근의 민간인 출입통제를 대폭완화하고 동해안과 서해안의 어로작업선을 북상시킴으로써 영농과 어로편의를 제공한 것등은 새로운 민·군관계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로 보인다. 육군은 최근 동해안의 철조망을 일부 철거함으로써 휴가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쾌적한 해안을 개방한데 이어 군체육시설도 시민들의 체력 단련장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도심지군부대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군 작전수행을 위해 군이 수용한 토지도 수용지역을 해제,국민들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국민을 위한 공개 국방행정을 펴기위해 지난 3월28일 문민화된 국방부직제 개편안을 확정,2년여 끌어오던 조직개편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2차관보 2실 7국 13관 34과 45담당관으로 재편된 국방부직제는과거 현역이 자리잡고 있넌 국·과장들을 일반직·별정직 공무원으로 대체함으로써 문민화와 업무의 전문성제고에 주안점을 두었다. 국방부 직제개편에는 미래지향적인 국방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국방정책실과 대민업무를 위한 민정협력관 또 남북대화와 군비축소를 위한 군비통제관,그리고 방대한 군사조직을 관리하기 위한 조직관리관을 신설하고,국방전산소를 독립기구로 격상시켰다. 민정협력관은 지금까지 군사비밀 차원에서 은밀하게 추진하던 국방업무를 국회나 언론등 일반에 공개하고 국민적인 지지를 구하기 위해 신설되었다. 개정된 국군조직법에 따라 지난해 국군의 날에 출범한 합동참모본부는 그동안 육·해·공군참모총장이 지휘하던 총 13개의 작전부대를 직접 지휘·감독하게됐으며 각군본부는 작전을 제외한 인사·군수·지원업무만을 담당토록 했다. 국방부는 또 우수인력을 확보전문군대로 육성하기 위한 「국방인사정책의 장기적 발전 방향안」을 마련,우수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을 직업주의에 입각한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정치개입은 옛말 5·16혁명과 5·17사태로 군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태어나자는 움직임이 88년초부터 소장급 장군들에 의해 일어났다. 본부의 참모와 사단장급 지휘관들인 이들은 『과거 소수의 정치장교들의 정치개입으로 대다수의 순수 야전성과 정책형의 장교들이 매도당한 적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국민소득이 6천달러에 육박하는 현시점에서 군이 다시 정치개입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군인들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60년대와 80년대와 현재는 시대적인 상황이 각기 다르며 시민들의 민주의식도 성숙해져 있어 군부가 정치에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다는 것이 현역장교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90년 12월20일에 개정한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과 국군병영생활규정안(국방부훈령)은 군의 정치적인 중립을 명문화하고 영내의 가혹행위를 금지시켜 민주화된 국민의 군대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 개정된 군인복무규율에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및 정치단체의가입 ▲특정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행위 ▲특정후보자의 당선및 낙선에 영향을 주는 행위 ▲투표에 있어 어느 한쪽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도록 영향을 주는 행위 ▲기타 정치적 중립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토록 명시했다. 개정된 군인복무규율에는 병영안에서의 구타·폭언 등 가혹행위를 금지시키고 군복무중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직속상관에게 해결을 건의할 수 있는 고충처리규정을 신설했다. 또 명령의 확대해석을 금지,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법규및 적당한 명령에 반하거나 자기권한밖의 사항에 대해서는 명령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군복무중 사소한 잘못으로 군형무소에서 복역을 했더라도 제대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특수전과말소제도」를 도입하고,일본군국주의 군형법을 모델로한 군형법의 경우 엄벌위주로 되어있는 형량체계를 대폭 완화시켰다. 이같은 군의식의 민주화전환은 군의 뿌리인 사병위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병영생활도 공개 우리군은 48년 창군당시 정신적으로는 독립군의 전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형제적인 동지애가 없었으며 편제면에서는 미군을 답습했으면서도 미군의 윤리인 조국·명예·의무·책임감이 결여됐었다. 오히려 구일본군의 악습이라고 할 수 있는 가혹한 내무생활을 중심으로 한 구타와 기합·폭언 등 가혹행위 등 인간성 말살의 비정한 풍조가 유입,상존해왔다. 상관의 명령을 지상최대의 과제로 삼아 절체절명의 상황속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병사들의 최대의 덕목이었다. 국군은 80년대와는 달라진 병영생활을 일반시민에게 공개함으로써 자신을 얻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시민이 접근하기 어렵던 군부대와 예비군훈련장을 인근 초·중·고학생들에게 소풍장소로 개방함으로써 국군이 국민과 친숙한 관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 90년 여름 홍수 등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때면 군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중장비와 병력을 투입해 복구잡업에 나서는 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진면목을 보여주어 큰 호응을 받았다. 최근에는 휴가나온 장병들이 유원지에서 익사직전의어린이와 노약자들을 구조하고 자신은 숨지는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여 시민들이 장례를 치러주기도 했다. ○전력 증강에 10조 현역 65만명,방위병15만명,군무원과 각종 사관후보생등 1백만명에 가까운 국군이 단기간에 민주화를 이루고 새로운 민·군관계를 정립하기는 매우 어렵다. 88년8월 중앙경제신문의 오홍근부장테러사건과 90년10월 윤석양이병의 국군보안사령부 민간인사찰폭로사건 등은 새로운 민·군관계확립을 위해 노력하던 군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큰 사건이었으나 지휘관을 문책하고 기구개편과 함께 명칭까지 바꿈으로써 환골탈태의 진통을 겪었다. 다시는 이런 종류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바꾸고 지휘·감독을 충실히 하겠다는 것이 군지휘부의 공통된 다짐이었다. 국군은 앞으로 9년안에 차세대전투기사업(KFP),잠수함사업,헬리콥터·전차생산등 무려 10조원이 투입되는 전력증강사업을 세워놓고 있다. 90년대후반의 추가적인 미군감군계획과 연계한 한반도방위의 한국화를 위해 의욕적인 전력증강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그러나 한정된 국방예산만으로는 이를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다.
  • 사회주의라니…/장수근 북한부장(오늘의 눈)

    지금 소련에선 공산당이 박살나고 공산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 「붉은 제국」의 창시자 레닌의 동상이 정강이가 부러진채 땅바닥에 패대기쳐지면서 공산독재의 종언을 알리는 장송곡이 울려퍼지고 있다. 요즘 소련에서 진행되고 있는 숨가쁜 변혁을 두고 「8월 혁명」이라기도 하고 「제2의 소련건국」이라고도 말한다. 사실 지난 74년간 인민위에 군림하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운명」은 「혁명」이란 표현으로도 그 뜻을 다 담기 어려운 세기사적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한마디로 소련의 최근 사태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정이 난 공산주의 이념과 체제를 고집할때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실례라고 할 수 있다. 또 개방과 개혁,자유와 민주를 갈망하는 시민의 저항은 탱크와 총부리로도 막을 수 없음을 소련의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 이런 판국에 여전히 「공산주의의 승리」라는 환상에 쫓겨 체제의 개선을 외면한채 낡은 이념의 껍질속으로 파고드는 세력이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26일 사회주의체제를 옹호하면서 『로동당의 지시와 지도노선을 따름으로써 다양한 적들로부터 우월한 사회주의를 지켜나가자』고 역설했다. 도쿄에서 청취된 평양방송은 이날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비견할데 없는 사회주의의 중요성과 매력을 인정하고 당의 현명한 지도하에서 자랑스럽게 우월한 우리의 사회주의를 건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련의 붕괴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은 「사회주의 승리는 역사적인 필연」이란 그들의 지정곡만을 되풀이해 틀고 있는 것이다. 모르면 몰라도 그들은 소련의 격변이 이른바 「주체사상」같은 「위대한 사상」이 없는데서 비롯됐다고 우길 것이다. 그러나 이념을 빙자한 절대주의체제는 아무리 국민을 통제하고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막는다 하더라도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루마니아가 실증한 바 있다. 보다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게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이다.인권과 자유가 말살된 「북한식 사회주의의 우월성」따위는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소련사태는 웅변하고 있다. 인류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는터에 「사회주의 고수」라니,어림도 없는 소리가 아닌가.
  • 제목과 내용이 다른 나라­중국/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중국 광동성 심수는 우리들에게 처음부터 조금 잘못 알려졌다.우선 「심천」이 아니라 「심수」이다.그러나 중국인들은 이를 「센첸」으로 발음한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심수를 흔히들 중국의 자본주의 실험창구라고 부르지만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광동성 저아래 변두리 한촌이었던 심수는 11년전에 중국 자본주의실험창구로서가 아니라 그냥 「자본주의 도시」로 지정,개발됐다.홍콩에서 기차로 20여분이면 훌쩍 넘어갈 수 있는 심수는 이제 홍콩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도시가 돼있다. 그렇게 볼때 중국 자본주의 실험창구라면 오히려 그 수도 북경쪽이 더 가깝다. 어쨌거나 짧은 기간 중국대륙을 여행한 끝에 얻은 나름의 결론은 중국이란 참으로 크고 무섭고 이상한 나라라는 것이었다.사회주의 중국이 표방하는 제목과 그 사람들이 연출해내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제목과 내용이 아주 다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우리는 오늘날 하나의 거대한 세계사적인 실험을 지켜보고 있다.근1세기전 새로운 세계관으로 등장하여 혁명적변혁을 이룩했던 마르크시즘이 근본적으로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자본주의의 타락과 몰락을 예언하며 자기비판을 강요했던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독화살이 이제 그 자신에 되돌아가 꽂히게 된 것이다. 『공산주의는 실패했다』는 역사적인 자아비판을 공식문서로 채택하고 소련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끝났다.그로써 동유럽공산주의와 사회주의 경제는 「제도적」으로,그리고 「사실적」으로 종막을 고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런 인식에 혼동을 주는 사회주의 국가가 있다.그게 바로 오늘의 중국이다.제목은 사회주의인데 내용은 무척 자본주의적이다.아니 자본주의로 가고 있는데도 이것을 인정하는 공식문서는 한장도 없다.오히려 자본주의노선을 걷는 「주자파」는 아직도 공개적으로는 이단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주자파에 대해 모택동이 벌였던 지각변동과도 같았던 대량 말살운동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다시 등장했다.등력군 등 중국공산당내 극좌이론가들은 그 주자파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제2의 문화혁명을 발동해야 할 때가 왔다는 식의 주장을 서슴지 않는다. 사회과학원의 미래학자 하신은 보다 더 보수적이다.하의이론에 따르면 세계의 자본주의 선진열강은 중국이 그 능력과 위상에 걸맞는 국제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3년이내에 중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것이다.그래서 중국은 이 신제국주의세력과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의 공식이론과 「아래」의 움직임이 전혀 딴판인게 중국이다.그들 극좌이론가들과는 달리 이붕을 비롯한 전기운 추가화등 당정고위층들은 자본주의 국가의 손님들과 악수하고 8차 5개년계획을 직접 브리핑하며 중국에 투자하는 나라는 무조건 친구 나라라며 파안대소한다. 북경의 번화가나 천안문 광장은 밤낮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왕부정 대가의 수없는 상점들에는 온갖 상품들이 지천으로 흘러넘치며 사람들 또한 물결친다.호텔·식당·백화점·극장들에다 자영상점들도 즐비하고 멋쟁이 아가씨들도 많다.저녁시간 북경 TV를 보노라면 한프로그램 앞뒤에 끼여드는 10여가지의 상품선전 광고에 눈이 부실지경이다.개방 중국 수도의한면이다.물론 상해는 더하다. 그런 점에서 경제특구 심수야말로 오늘날 중국의 이중구조­제목과 내용이 다른­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곳이다.심수는 잠안자는 도시다.새벽1시에도 중심가 화문로일대는 대낮같이 밝다.줄지어 늘어선 「가랍OK」(가라오케),무도장·가무청(댄스홀)·야총회(나이트클럽)의 현란한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져 불야성을 이룬다.뒷골목들도 이에 지지않는다. 주자의 도시 심수에는 시인민정부(시청)청사가 둘이 있다.제1청사는 정치·행정부서이고 제2청사는 경제개발 계획과 각종기획·투자유치와 집행부서가 들어있다.심수경제의 심장부이기도 한 곳이다. 경제발전과 개발의 모든것을 실무차원에서 지휘하는 「심수시 투자촉진중심」의 부처장인 여국추씨와 심수시 경제개발국 부국장인 이청삼씨는 그래서 그런지 외모부터가 퍽이나 「자본주의적」이다.그들은 모두 놀랍게도 명확한 어조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칙과 효용성을 지지했고 제품가격결정의 자율성과 경쟁성을 강조한다. 우리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삼성이증자형식으로 참여한 화리전자유한공사의 사장 고래지씨도 마찬가지다.그 역시 경제의 시장성과 가격결정의 자율성및 경쟁성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사회주의적 중앙통제에서 오는 기업의 비능률을 거리낌없이 비판한다.고씨는 그러면서 『세계가 사회주의 중국의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려면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현재의 고충을 말한다. 천안문광장 건너편 정면에 인민영웅기념비가 있고 그 바로 뒤쪽 일직선상에 모택동 기념당이 있다.화국봉이 2억원이나 되는 국비를 투자해 지은 이 건물 중앙의 넓은 홀에는 오성공기로 하반신이 둘러싸인 모택동의 유해가 안치,공개되고 있다.이 기념관을 참배코자 수십만의 중국인이 뙤약볕아래 도열해 있는 것이다.그들은 「주자」를 박해한 모의 과거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하지도 않을 것이다.다만 무언가 달라지고 보다 잘살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래서 「사회주의 중국」의 아버지인 모의 유해에 경배하고 숙연해지는 것이다.그들의 행태에 주자의 요소는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그것이 모순인가 아닌가는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중국의 오늘과 우리의 위상등 지난 몇년의 흐름은 우리 북방정책의 당위,나아가 그 불가피성을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그것은 오늘의 중국에 대한 정확하고 냉철한 인식과 이해위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신민내홍 갈수록 증폭/의총의 정발연 해체 건의 언저리

    ◎“호랑이새끼 축출해야”강경/주류측/“최악의 사태 올수도”맞대응/정발연 신민당내 통합서명파 계보인 정치발전연구회(정발연)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2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발연의 해체와 핵심멤버인 조윤형국회부의장의 징계를 당지도부에 건의하기로 결의함으로써 주류측과 정발연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의총의 이같은 결의는 정발연으로부터 더이상의 독자행동은 삼가겠다는 「백기항복」을 받거나 이번 기회에 「분파주의적」도전세력들을 제거,당을 일사분란한 체제로 복원시키겠다는 주류측 강경파들의 강공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정발연은 주류측의 기세를 의식,일단 예봉은 피하면서 당지도부와의 막후접촉을 통해 절충을 시도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양자간의 대결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기 보다는 정발연의 적정수준에서의 사죄와 약속을 전제로 해결을 모색하는 소강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고 사태진전방향은 마음이 크게 상해있는 김대중총재의 최종 결단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백기항복을 요구 ○…이날 신민당의원총회의 강경한 결의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이를 정발연에 대한 「최종경고」정도로 해석하고 있는 분위기. 즉 정발연 해체결의는 종전활동에 대한 징계의 의미보다는 더이상의 독자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통보로 해석해야하며 조부의장과 이형배의원에 대한 징계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출당이라는 최악의 경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의원총회는 주류측의원들의 정발연성토발언 일색으로 진행되다가 급기야 정발연의 해체 및 조윤형의원의 당기위회부를 당지도부에 건의키로 결의하는 등 「다수에 의한 소수말살」이라는 강경대응책을 수립. 호남의원들이 주축이 된 주류측은 『정발연측의 해당행위 발언에 대한 사과만으로 사태를 수습한다면 향후 총선 등 정치일정을 앞두고 코앞에 호랑이새끼를 키우는 격』이라는 위기논리를 내세워 차제에 정발연을 해체시키고 불응한다면 출당조치도 불가피하다는데 의견 일치. 이날 의총에서 허경만의원은 『정발연의 치고 빠지는 전술을 더이상 용납해서는안된다』며 정발연측 의원들의 해당행위사례를 열거했고 이희천·정균환의원 등은 『전국에서 불평분자를 모아 총재를 음해하고 해당행위를 일삼는 정발연은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해 분위기를 주도. ○오늘 두 의원 소환 ○…주류측의 조윤형·이형배의원 징계요구결의 및 최고위원회의 엄정조사지시에 따라 신민당당기위는 이들 의원들의 발언 및 보도된 경위조사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27일 상오 두의원을 소환해 소명기회를 부여키로 하는 등 징계절차에 돌입. 허만기당기위원장은 『현재 당기위의원들도 격분해 있다』면서 『일부 조사내용만으로도 어떤 형태의 징계든지 징계가 불가피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이들 두의원의 징계방침을 밝혔으나 제명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박하다」는 쪽으로 언질. ○…정발연은 주류측이 해체를 요구하는등 초강경 입장으로 밀어붙이자 이날 하오 정발연사무실에서 긴급 운영위원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 이상수의원은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문제가 된 지난 21일의 비공개 모임 석상에서의 발언은 당의 도덕성 회복과개혁을 추진하려는 우리의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주류측공세에 유감을 표시. 이의원은 이어 『이형배의원이 이미 자신의 발언과 관련,사과와 해명을 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주류측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발연을 고립시키고 해체시키려 한다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면돌파도 불사한다는 태세. 이와관련,이의원은 맞대응의 방안으로 우선 『문제가 된 발언을 한 당사자들이 저간의 사실을 국민들에게 그대로 공개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방안은 추후 결정하겠다』고 설명.
  • 21세기 경제,인간중심으로/홍문신 한국감정원 원장(서울시론)

    ◎분배·복지 실현의 청사진 돼야 경제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대학 때 공부하던 알프레드 마샬의 경제학원론책을 다시 들쳐보았다.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다. 이 딱딱한 교과서가 재미있는 이유는 마샬의 폭넓은 시각이 전환기에 선 오늘의 우리 경제에 생생한 교훈을 준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인간은 우리와 같은 현실세계의 인간이 아니라 로봇과 같은 가상인간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가상인간은 이기적 동기에 따라서만 움직인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 결과 경제학은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는 정치할는지는 모르나,현실과 유리된 추상적 학문이 되고 말았다. 마샬은 경제학이 이런 경지를 벗어나 피와 살이 있는 인간을 연구하는 인간학이 되어야 한다고 갈파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한면에서는 부를 연구하는 것이지만 더 중요한 또 다른 한면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이와 같은 마샬의 명제 이것은 평범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씹어보면 볼수록 21세기 우리 경제가 지향해야 될 좌우명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30년간을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경제는 지금 절대빈곤은 사라지고 1인당 연간 GNP가 5천달러를 넘게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거 절대빈곤의 멍에를 떨쳐버리는 것보다도 더 많은 숙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이러한 숙제를 풀기 위해 21세기를 향한 경제의 대청사진이 마련되어야 하며,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샬의 주장대로 부만을 위한 경제학이 아니라 인간중심의 인간연구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학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좀 빗나간 감이 없지 않으나 서구문명사에서 인간위주,인간중심이란 사고의 시발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오게 되었나 하는 근원적인 생각을 해본다. 서구문명의 발달과정을 고대·중세·근세로 구분하곤 한다. 중세는 흔히 인간성이 말살된 암흑시대라고 한다. 이 중세로부터 근세로 넘어오는 역사적 시간에 중세의 정신을 극복하고,인간중심으로 세계를 재발견하는 위대한 시간이 있었다. 이것을 우리는 르네상스(14∼16세기)라고 부른다. 중세는절대적 교회 권위주의시대였다. 교회의 권위와 법칙만이 존재하고,모든 것(정치·경제·문화·학문·예술 등)이 이 권위와 법칙에 따라야만 됐다. 신만이 존재하고,신의 존재만을 지상 최대의 불문의 법칙으로 하는 시간에 인간이나 인간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와 같은 중세의 절대적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인간중심의 세계관을 꽃피운 것이 르네상스이다. 르네상스시대에 이를 선도한 분야가 학문,예술과 같은 정신적 분야에서였다. 르네상스시대는 신과 교회의 법칙에 따라 학문을하고,신을 그리고,조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와 살이 있는 인간을 연구하고,인간을 그리고,조각하였다. 밖에서 주어진 것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작업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인간위주,인간중심주의가 생기게 된 것이다. 르네상스는 중세로부터 근대적 사고와 정신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이다. 이런 대과도기에서 문제를 어떻게 보고 풀었던가 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또 지금의 우리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본론으로돌아가 21세기 우리 경제사회가 권위주의를 떨쳐버리고 마샬이 말한 대로 인간중심의 경제가 되고 더 나아가 인문주의가 뒷받침하는 경제사회가 될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선진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중심의,인간본위의 경제란 무엇일까? 지난 30년간의 우리 경제는 부의 양적 성장만을 일차적 목표로 두어왔었다. 다가오는 21세기 사회는 부의 크기나 경제적 안정 뿐만아니라 경제학이 추구하는 이상향적인 목표­경제적 정의,공평,경제적 자유,복지,분배 등­에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것이 이루어질 때 인간을 위한 경제가 될 것이다. 최근 2∼3년간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왔다. 매일같이 신문·TV 등 언론매체가 전하는 경제현실이 그것이다. 그것은 경제적 정의·공평·경제적 자유·복지·분배와 같은 인간을 위한 경제를 향한 문제제기요,몸부림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이런 것을 차근차근히 하나씩 풀어나가 정착시켜야 한다. 경제란 우리 말의 뜻이 「경국제민」에 있다면 경제란 말 속에 이미 인간을 위한 경제사회 건설이라는 숙제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런 것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하고 희생하고 인내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과정을 필자가 이미 본란에서 인용한 「부레너고개」의 비유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부레너고개는 알프스를 남북으로 넘는 길이지만 그 정상은 필자가 가끔 산책하는 강남 대모산의 작은 언덕보다도 완만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쪽에서 알프스를 넘기 위해서는 베로나·트렌토·볼차노시를 지나 부레너고개까지 수백 ㎞를 올라와야 부레너고개 정상에 이르고 그것을 넘어서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 낮은 고개 하나가 이탈리아로 대표되는 알프스 남쪽의 지중해 문화와 독일로 대표되는 북유럽 문화를 확연히 갈라놓는 것이다. 어쩌면 21세기에 인간 중심의 경제사회,더 나아가 인문주의가 뒷받침되는 복지선진 한국을 건설하려는 노력은 「길고 긴 부레너고개를 오름」과 비견될 수 있을지 모른다. 부레너고개 자체는 낮고 완만하지만 그 뒤에는 수백 ㎞ 능선길을 따라 올라와야 되듯이 마샬이 말하는 인간 위주의 경제사회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총의가 결집된 피와 땀과 노력이 뒤따라야 되는 것이다. 알프레드 마샬 정신이나 르네상스의 전환기적 의미는 21세기의 새로운 경제사회를 생각해보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다 끝난 이념」에 왜 매달리는가/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최근 실시된 소련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를 지켜보며 세상이 정말 빠른 속도로 엄청나게 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세계 공산주의의 원조격인 소련,그 가운데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선거에서 공식적인 공산당 후보가 없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랄 만한 변화였다. 옐친을 비롯한 6명의 후보가 대권을 놓고 뛴 이번 선거에서 리슈코프가 공산당후보로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 그도 주요 지지기반이 공산당이었을 뿐 공산당이 공식적으로 내세운 후보는 아니었다. 소련에서 이제 공산당을 업고는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소련 역사상 최초의 직선 대통령으로 당선된 옐친의 제일성도 『공산주의는 끝났다』였다. 옐친의 당선이 확실하긴 했지만 공산당과 고르바초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리슈코프의 세력이 만만치 않아 2차투표까지는 가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뒤엎고 1차투표에서 압승을 거둔 사실이 옐친으로 하여금 공산주의의 원조국에서 「공산주의의 종언」을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도록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모두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함께 개혁이 추진된 85년 이후 5년 만에 일어난 것이다. 동구공산주의의 몰락과 베를린장벽의 붕괴에 이어 서울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가까이 하기가 주저되던 소련이 이제는 미국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바깥 세상이 이처럼 급격히 변해가고 있는 데 비해 나라 안에서는 여전히 「좌경혁명세력」들이 판을 치고 있으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무슨 「대책회의」니 「국민회의」니 하며 국민들이 선거에 의해 합법적으로 수립한 정부를 뒤엎고 「임시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니 세상 변해가는 것을 몰라도 한참 모르고 시대착오도 이만 저만한 정도가 아닌 것 같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의 모든 행동이 「민주화」를 앞세우고 있으며 순수한 시민·학생운동에 교묘히 편승,이를 조종하고 있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정부를 바꿀 수 있고 법질서를 파괴하면서 어떻게 민주화가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설사 현정권이 실정을 많이하여 영 못마땅하다거나 불만이 많아 바꿔치워야 하겠다면 다음 선거에서 표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민주화일 것이다. 세상이 워낙 급속히 변하기 때문에 변화를 미처 실감하지 못하거나 애써 믿으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얼마전 KBS가 서울과 모스크바를 위성으로 연결해 양쪽 학자 학생 기업인 문화인들의 토론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오늘날 소련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있는 대로 얘기하는 소련측 인사들의 말이 아무래도 믿기지 않는 듯 서울의 한 대학생이 『그래도 소련에는 분배만은 잘 되고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대답에 나선 모스크바의 대학생은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분배할 것이 있어야 잘되고 못되고를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잘라 말해 묻는 쪽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소련의 어려움,70여 년 이상의 공산주의체제가 가져온 참담한 실패를 좀처럼 믿지 않고 그래도 뭔가 좋은 것이 있지 않겠느냐는 서울측 참석자들의 반응에 모스크바측이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는 듯한 인상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시골 구멍가게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는 말보로 한갑,해외에 나가는 우리 관광객들의 푼돈으로도 여기지 않는 1달러의 위력이 소련에서는 얼마나 대단한가를 소련에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얘기하지만 잘 믿지 않는다. 치약 치솔 나일론 스타킹 등 우리에게는 흔하디 흔한 생필품들이 소련에서는 어느 정도 구하기 힘든가를 상상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할 정도의 1인 독재에 폐쇄된 북한을 「지상의 천국」이라고 떠받드는가 하면 그들 스스로도 한계를 느껴 국제사회에의 참여를 꾀하고 있는 판에 북한체제나 이념을 동경하는 부류가 있다. 김일성 부자의 우상화,인간성의 말살,가난의 평준화 등 북한의 엄연한 현실들을 애써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최근 계속된 우리의 시위사태를 보는 바깥의 시각도 한결같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부르짖는 시위대가 이제 겨우 자리잡아가고 있는 민주주의체제와 질서를 마구 뒤흔들고 분신과 폭력이 난무하며 급기야 국무총리를 계란과 밀가루로 범벅을 만들어 놓으니 무엇을 노린 시위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논조들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의 무서운 노력과 집념으로 기적 같은 경제성장을 이루어놓고 정치민주화까지 착실히 추진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화를 내세우며 「실증적 실험」 끝에 이미 실패로 판정난 이념과 체제를 새삼스레 들먹거리고 있으니 이해될 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걸핏하면 4천만국민,1백만 학도의 뜻이라고 하는 시위에 적극 동조하거나 선뜻 지지하는 시민들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도 바깥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이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제몫을 지키거나 늘리려는 경쟁 역시 치열하다. 자칫 잘못하거나 방심하다가는 나라 전체가 거덜날 판이다. 국민 모두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세상 변하는 것을 제대로 지켜보며 단단히 대비해야 민주화도 이루고 나라 발전도 계속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북한 건국 40돌 행사」 찍은 파 영화 큰 충격파

    ◎「붉은 왕조 신격화」에 세계가 전율/배우는 「주석」·백만 군중은 “박수기계”/광신도 얼굴엔 웃음보다 고뇌가…/미 이어 일서 상영… “인간성 말살의 현장기록” 1시간26분짜리 한 짤막한 기록영화가 지금 미국·일본을 비롯한 자유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인류사적 관점에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조직」,나아가 궁극적으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이 영화는 처절하게 묻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필름의 스토리는 없다. 다만 열광하는 듯 보이는 1백만 대군중의 「퍼레이드」만이 있을 뿐이다. 퍼레이드의 진행과정을 통해 한 「위대한 독재자」의 사상과 행동,우상화의 실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단 한 사람만을 빼놓고는 모두 박수치고 만세 부르는 기계로 전락된 것처럼 보인다. 대사도 해설자의 내레이션만 없다면 「만세」로 일관한다. 미국에 이어 10일 하오 1시30분과 3시 2차례에 걸쳐 도쿄(동경) 긴자(은좌) 도쿄가스 6층 홀에서 열린 한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했던 5백여 명의 관람객들은모두 말문을 잊었다. 직접적인 코멘트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 전율을 느낀다는 표정이었으며,지구상에 과연 이런 사회도 존재했었는가라는 자신의 무지에 회의하는 얼굴들이었다. 충격의 영화였다. 제목은 「퍼레이드」,「동구가 본 붉은 왕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감독은 폴란드 태생의 안제이 피디크(Andrzej Fidyk). 37세의 나이답지 않게 생의 근본문제에 관해 문답한다. 그것도 주관을 넣지 않고 사실만을 전달함으로써 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1988년 9월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건국 40주년 기념식전에 정식으로 초대된 폴란드 국영 보르텔사의 취재반에 의해 제작된 것이다. 영화는 9·9절 경축전야제 행사로부터 시작됐다. 수만의 군중이 남녀 짝을 지어 춤을 추고 있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이며 여인들은 후줄근한 치마저고리에 샌들을 신고 있다. 표정은 모두 웃는 얼굴들이었다. 군중들의 표정은 식전의 메인 회장에 김일성 주석이 입장할 때 클로즈업됐다. 자신을 잊고 미친듯이 부르짖는 만세소리와 박수는 10여 분 간이나 계속됐다. 모두 광신도처럼 열광했다. 장면은 다시 평양비행장으로 바뀐다. 경축식에 참석차 내북한 외빈을 맞는 행사장면이 이어졌다. 『자,아프가니스탄반,아프가니스탄반…』하고 부르는 소리에 비행장 한 구석에 주저않아 기다리던 남녀 환영인사는 자기에게 배당된 환영 꽃송이를 찾아들고 일어섰다. 기다리기에 지쳤다는 듯 한 부인은 목을 자기 손으로 툭툭 두들기며 적당히 간격을 맞춰 비행기 앞에 도열했다. 영화장면은 새빨간 운동복과 모자 차림의 매스게임 대열이 뛰어나오는 스타디움과 일사불란한 카드섹션 장면으로 바뀌기도 하며 곳곳에 세워진 김일성 동상,성지가 된 김일성 생가도 비춘다. 금강산 암벽에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청년돌격대에 의해 새겨진 무수한 슬로건,외국 원수로부터 받은 선물을 진열해놓은 박물관도 나온다. 4쪽으로 된 문 한 짝이 4t의 구리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하며 안내양은 손잡이를 공손히 수건으로 싸서 쥐고 문을 연다. 진지한 표정으로 정교하게 소총을 분해·조립하는여학생들의 모습도 비추었다. 1백만을 넘는 대군중이 밤하늘 밑에 햇불을 켜들고 광장을 메우며 행진을 계속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났다. 이 영화에 대해 일본의 월간지 호세키(보석) 7월호는 『사회주의 최후의 비경을 파헤친 것이며 시공을 초월한 수수께끼국가의 실상을 잡은 것』이라고 평한다. 거대한 개선문,주체사상탑과 유치원·학교에서도 김일성 일가의 얼굴 사진과 생일까지를 기억해야 하는 김일성 부자의 신격화현상에 대해 폭소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주간신문(6월13일호)는 쓰고 있다. 『이 영화를 정치영화가 아니라 그런 체제를 만들어낸 인간의 악마성을 포착한 작품으로 보아주었으면 한다』는 것은 이 영화를 배급한 「퍼레이드 키네마」측의 의견이다. 이 기념식전이 펼쳐지고 영화가 제작되던 88년 9월은 전세계의 이목이 서울올림픽에 집중되어 있을 때였다. 북한이 이 식전을 1백만 군중을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펼친 것도 세계의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 영화는 같은 공산권의 영화인에 의해 북한측의 의도대로 제작됐다.그러나 이 영화를 본 자유세계인들의 반응은 제작의도와 정반대였다. 광신도처럼 열광하는 듯 보이는 군중 하나하나의 얼굴을 클로즈업시켰을 때 그 얼굴은 웃음을 띠고 있었으나 인간적 고뇌의 표정이 역력했다. 맹목적인 추종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말살된 인간성만이 나타났다. 인간은 과연 얼마만큼 조직화될 수 있는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공허한 현대의 거대한 이벤트만이 극명하게 묘사되었다. 1백만 대군중이 정권의 도구로서 햇불을 들고 정처없이 흘러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감독과 관중은 번민했다. 유럽에서는 잇따라 무너지고 있는 사회주의의 벽을 계속 높이 쌓아올리고 있는 「빛나는 주체사상」이란 과연 무엇인가. 외채에 허덕이면서도 「항상 인민을 행복으로 이끄는 위대한 태양」은 과연 누구인가. 어쨌든 이 영화로 안제이 피디크 감독은 89년 한햇동안 라이프치히 국제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만하임 국제영화제 금상,국제 TV·라디오 콩쿠르의 이탈리아상 등을 수상하는 세계적 감독으로 클로즈업되었다.
  • 외언내언

    「입이 백 개라도 할말이 없다」는 표현이 있다. 누가 보아도 명명백백한 큰 잘못을 범한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사죄하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의 의사표시다. 다시는 그런 잘못을 않겠다는 반성의 뜻도 있다. 변명은 사람을 구차하게 만든다. 잘못을 범한 사람도 변명없이 선뜻 인정하고 사죄하며 훌륭하게 보는 것이 동양의 미덕이다. ◆총리를 모욕하고 교수를 폭행했으며 할아버지의 멱살을 잡은 아이들이야말로 입이 백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고 없어야 한다. 뒤에서 그들을 부추기고 있는 철 안 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할말이 아직도 남아 있는 모양이다. 보기 흉하게 이러쿵저러쿵 변명을 하고 책임전가하기에 분주하다. ◆『불행한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특히 학교에 누글 끼친 데 대해 사과드린다. 이번 사건은 민주화 의지와 열망을 묵살한 노 정권 규탄의도일 뿐 정 총리에 대한 개인감정이나 보복차원이 아니다. 이 사건을 민주세력 말살계기로 삼으려는 현정권의 불순한 의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투쟁할 것이다』 외대 총학생회의 성명이란 것이다. 눈꼽 만큼의 반성기미도 없다. 교활하고 이기적이며 안하무인 아닌가. ◆아이들은 천지를 모른다고 하자. 배후의 어른들은 어떤가. 『외대사태의 1차적 책임은 잇단 공안 타살로 격앙되어 있는 학원분위기를 자극한 정 총리 자신에게 있다. 이 사건을 정권이 자신의 살인적 폭력성을 호도하고 공안통치 정당화에 악용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범국민대책회의 대변인이란 사람의 논평이다. 『표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어떤 야당 대변인의 제1성이었다. ◆입만 열면 국민과 국익을 내세우고 민주화를 전매특허낸 사람들 아닌가. 나라 걱정하고 국민 위하며 민주화 바라는 구석이 어디에 있는가. 적반하장의 변명뿐이다. 자기네 이익만 걱정하며 국민과 민주화를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범국민이 아니라 반국민이며 민주화 일꾼이 아니라 훼방꾼들을 국민은 보고 있다. 누가 국민이며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가 다시 한 번 솔직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 분신을 부추기는 세력(사설)

    한 대학 총장의 폭탄 같은 발언이 우리를 긴장시킨다.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는 것이며 이 세력의 실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총장은 보통 총장이 아니다. 성직자로 반골적인 행적이 두드러져 체제 쪽에서도 버거워하는 인사다. 이 폭탄발언 이전에 우리는 감지하 시인의 영혼의 떨림 같은 분노의 경고와도 접한 바 있다. 전염력이 무서운 자살을 부채질하며 『열사호칭과 대규모 장례식으로 연약한 영혼에 대해 끊임없이 죽음을 유혹하는 암시론… 생명말살에 환각적 명성을 들씌워주고 있는』 행위를 당장 집어치우라고 꾸짖는 그의 목소리는 우리의 덜미에 전기충격을 가해준 느낌이 들었다. 분신의 경우마다 그 베일에 묻혀버리는 진상,「계획」의 혐의가 너무 짙은 죽음 양식,난무하는 유언비어,운동권인사들의 무기처럼 등장하는 「자살예고」 등등,그 심상찮은 내막에 대해서 우리는 일찍부터 많은 의문을 품어왔다. 그러나 막상 이같은 무서운 발언들을 접하고는 형용할 수 없이 참담한 생각이 든다.김지하 시인이라면 이 땅의 민주세력을 선구적으로 이끌어온 대표적인 양심세력이다. 운동권 학생들에 배신감을 느껴 강단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한 대학교수의 말처럼 권력이거나 힘센 세력의 부정이나 핍박에 죽음을 불사한 저항으로 해온 이력을 지닌 민족시인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바로 이 땅에서 가장 정통한 민주화운동으로 온갖 수난을 겪은 중심적인 인물들에게,죽음을 부추기는 「검은세력」의 낌새를 그토록 절박하게 느끼게 한 정체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비슷한 시기에 검찰에서는 분신의 배후세력을 조사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확증 아래 이런 방침이 정해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므로 이런 방침이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긴장과 갈등의 국면이 염려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변사」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자살,특히 분사 같은 돌연하고 치열한 죽음은 확실한 「변사」이므로 원인과 결과까지가 철저히 수사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검을 운동권에게 탈취당하고 영안실을 봉쇄당해 온 운동권의 죽음은,수사가 제대로 되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배후세력」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밝힐 정황이 못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이 점은 크게 잘못된 일이었다. 이를테면 공권력의 직무유기 같은 것이었다. 검찰의 의지가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의 뜻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범국민 대책회의」라는 이름의 민주세력 지도부는 이런 검찰의 태도에 크게 반발하는 듯 하다. 그러나 반발을 할 게 아니라 적극 협조해서 만에 하나라도 정당한 민주세력에 침투한 불순한 세력이 있다면 색출하는 노력도 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실상은,분신자살을 부추기는 세력이 표면화한 것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국민들은 하고 있다는 것을 「민주세력」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분신으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호소했던 말을 상기해 보면 그것은 명백해 진다. 『분신해 죽은 학생을 열사로 호칭하며 떠받들면 그걸 영웅시하는 또 다른 분신죽음이 뒤따른다. 그러니 제발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호소의 상대가 누구인가는 분명하다. 그들이 표면화한 분신 부추김의 세력이라는 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 외언내언

    「무신론의 나라에 2중의 봄」이란 외신기사의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31일의 알바니아에 관한 기사의 제목이다. 부활절날 자유총선을 실시하게 되어 기쁨이 겹치게 되었다는 기사였다. 46년 만에 처음 겪는 다당제하의 민주화 자유총선이었고 세계최초의 무신론 국가선언이 있은 지 24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가 허용된 부활절이었으니 축복받은 날이었음엔 틀림없었을 것 같다. ◆인구 3백20만에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보다 작은 면적의 동구 최빈국. 46년 인민공화국선언 이후 공산종주국 소련보다 더 정통 공산주의를 강조해온 철저한 독자노선의 공산국가. 완벽한 자급자족이 강조되는 폐쇄와 은둔의 소국. 남자 4명 중 1명이 비밀경찰이라는 공포의 경찰국가. 알바니아는 그런 별명들이 무수히 많은 신비의 동구소국이었다.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도 『부르주아 기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며 완강히 반발하던 알바니아였으나 작년 12월 결국 역사의 대세에 굴복,동구민주화의 마지막 열차를 탄 것. 99% 투표의 99%지지라는 공산당식 선거의 타성 탓인지 97%의 투표율로 세계를 놀라게 했으나 결과는 분출하는 국민적 민주화 열기와 지켜보는 세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공산노동당의 승리.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산당 지배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엔 공산독재통치의 46년은 너무 긴 세월. 소련도 그렇지만 앞서 가고 있는 일부 동유럽국가들도 겪고 있는 진통이다. 다당제 자유민주총선의 실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출발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로써 소·동유럽의 공산당 1당 독재체제는 명실상부하게 완전히 일소되었다. 그러면 하고 다시 아시아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북한을 생각하게 된다. 북한과는 너무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알바니아. 북한보다 더 민주화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던 알바니아도 해가는데 북한은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 것인가. 북한이 다당제 민주자유총선을 실시하는 날은 언제쯤일는지.
  • 「특계자금」싸고 공방(본회의쟁점)

    ◎통상활동 지원금,「뇌물죄」 성립안돼/노총리/자공협 돈만 문제화… 정치음모 없나/평민당 28일 국회본회의의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평민당 의원들은 노재봉 국무총리와 이종남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의원들의 뇌물외유 사건수사의 정치적의도 여부와 국회뿐 아니라 행정부에서도 사용한 무역협회의 특계자금이 뇌물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평민당측은 뇌물외유사건 수사가 통치권 차원에서 지자제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권,특히 야당을 말살하려는 의도적인 음모라고 규정하고 수사착수의 단서와 동기에 대한 정부측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또 평민당측은 3명의 외유의원들이 사용한 자동차공업협회 자금은 뇌물로 인정하면서 이들이 무역협회 특계자금에서 받은 2만달러의 지원금은 뇌물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무협특계자금을 국회에서 사용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청와대·안기부·상공부·외무부·경제기획원 등 정부부처가 대부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평민당은 무협특계자금의 정부부처 사용과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강조함으로써 이번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국면전환을 시도했으나 노총리와 이법무장관은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적극 부인하고 무협특계자금의 정부부처 사용의 법적근거를 제시함으로써 평민당 의원들의 공세를 일축했다. 평민당의 조찬형의원은 『의원 외유사건은 청와대·안기부·검찰의 치밀한 사전계획하에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초 검찰이 외유의원 전체에 대한 내사를 했음에도 이재근의원 등 3명에게만 사법처리를 국한시킨 이유가 뭐냐』고 추궁. 조의원은 또 『무역협회 특계자금은 국민이 부담하는 준조세 성격의 공과금이자 징수규정 역시 위헌』이라면서 『69년부터 상공부장관 주도하에 불법적으로 조성된 금액만도 무려 4만5백억원에 이르며 이자금을 청와대·안기부·상공부·외무부 등에서 범정부적으로 사용해 왔다』며 특계자금의 사용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노총리는 무역협회 특계자금의 성격과 관련,『특계자금은 무역협회 회원들의 자율협의에 의해 조성되며 상공부령에 의해 수출 대외 통상활동지원 목적으로 민간과 정부가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자금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바 없고 현재로서는 위법사항이 있다고 보지않기 때문에 자금사용에 대한 전면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답변. 이법무장관은 3명의 의원들이 받은 무협 특계자금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를 『무역협회의 설립목적에 따라 공식절차를 거쳐 각계에 지원한 자금은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자동차공업협회 여비지원에 대해서는 『자동차협회는 순수한 5개 자동차회사의 이익대변 단체이며 이 협회가 사용하는 자금은 협회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뇌물로 인정된다』고 두 협회자금의 차이점을 설명. 이장관은 의원 외유사건 수사 착수시기 및 동기와 관련,『지난 1월18일 경제단체로부터 고위공직자의 해외여행에 과다한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19일부터 내사에 착수했다』면서 『수사는 순수한 검찰의 판단과 수사관행에 따랐으며 다른 기관과의 협의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정치적 의도를 부인. 이장관은 의원 외유사건과관련한 당정 협의내용 공개요구에 대해서는 『다만 사건의 처리시기에 관해서는 국회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소개하고 『3명의 의원외에 다른 의원들에 대한 범죄첩보도 없었고 내사사실도 없다』고 답변. 이같은 정부측 답변에 대해 평민당측은 아직 「뇌물외유」 의원들에 대한 법적처리가 유보되고 있는 사정 등을 감안,더이상 추궁하지 않아 이 사건수사를 둘러싼 정부측과 야당과의 공방은 결론없이 일단락된 셈이 됐다.
  • 지문날인은 반드시 철폐돼야(사설)

    재일동포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차별해소책은 지문날인을 철폐하고 지문이 찍힌 외국인등록증을 휴대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일임을 우리는 한일 정부간의 현안인 동포의 법적 지위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 문제의 타결시한이 두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일본정부의 태도는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는 것 같다. 한일 양국은 19일 실무국장회담을 갖고 지문날인제 철폐,외국인등록 증상시휴대에 대한 대체수단강구 등 이른바 「4대악제도」의 개선안을 1,2세에게도 확대적용하는 문제를 협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일본측은 대체수단이 마련될 때까지 지문날인 및 외국인등록증 휴대를 계속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두 나라 외무장관은 재일동포 3세에게도 협정영주권을 인정하고 지문날인을 폐지하는 등 일부 사항에 합의했으나 이것들이 3세에게만 국한하는 데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자 일본정부는 이를 1,2세에게도 적용토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한 개선약속이 지문날인 계속이라는입장으로 둔갑해버린 것이다. 일본정부는 일본 거주 외국인 모두에게 적용하는 지문날인을 한국인이라 해서 면제할 수 없다는 태도다. 지문날인은 행정상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행정적이고 사무적인 사안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역사적·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게 우리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재일동포들은 일본에 정주하기를 원해서거나 그곳에 일정기간 체류할 목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 가운데 20%는 일제시대에 강제징용으로 끌려갔거나 식민지 수탈정책에 희생된 사람들이며 80%는 그들의 후손으로 일본에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본은 전쟁에 패하자 일본 국적을 박탈하고 단순한 외국인으로 취급하는 등 배타적 차별대우를 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납세 등 의무는 일본인과 똑같이 다하고 있다. 더구나 일본정부는 일본인과 동일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면 귀화하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는 한국인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으려는 민족성 말살정책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오는 26,27일 이틀간 서울에서는 제15차 한일 정기각료회담이 예정돼 있다. 두 나라 실무자회담은 이 각료회담에서 이들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들린다. 우리는 재일동포 차별이 행정적·법적 차원을 떠나 인도적·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일임을 재삼 강조하면서 정부는 이번 각료회담에 단호한 자세로 임해 타결시한인 내년 1월16일까지 전향적인 매듭을 짓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것을 당부한다. 거의 반세기가 지났음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한일간의 우호관계는 진정한 것이라고 우리는 보지 않는다. 재일한국인 지위문제는 우리가 일본정부로부터 시혜받는 게 아니라 당연한 권리의 주장인 것이다. 조국만을 쳐다보는 동포들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개선약속이 없으면 지문날인거부운동을 펴겠다고 한다. 70만 동포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일본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외언내언

    민주개혁의 바다 속에서 알바니아는 과연 얼마나 더 「스탈린주의의 고도」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지난 7일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알바니아인들이 수도인 티라나 주재 외국대사관을 거쳐 서유럽으로 떠났을 때 남긴 의문이었다. 약 4천명의 망명희망자들이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서독(당시) 등의 대사관에 몰려든 「피난민 위기」는 흡사 지난해 동독인들이 이웃 동구로 대거 탈출,동독 공산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엑서더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알바니아 최고의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가 말해준다. ◆알바니아의 자랑이며 올해 노벨문학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멕시코의 파스와 경합했던 그는 최근 프랑스로 망명한 뒤 『지난 봄 이후 민주화를 위한 작은 걸음이 있었다. 나는 알리아(알바니아 대통령)가 고르비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민주화를 하면 체제가 무너진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민주화를 향해 간다면 지속될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그는 그의 대표작 「꿈의 궁전」을 통해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는 알바니아 공산주의를 고발하고 있다. ◆알바니아인 망명사건들이 정치적인 효과를 크게 나타내고 있는지 꼬집어 헤아리기 어려우나 제2,제3의 망명사태가 발생하면 공산주의는 끝내 붕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관측을 의식해서인지 알바니아인민회의는 비밀투표와 후보 선택을 허용하는 민주적 선거법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인권과 종교의 자유 및 외부세계와의 접촉 확대 등 일련의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한 헌법 개정의사를 밝혀 조심스런 개혁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독립(북한의 주체사상과 흡사)을 앞세워 지독한 고립주의를 택하며 국민을 억눌러온 알바니아. 정치적ㆍ경제적으로 빈곤해 「동구의 병자」로 불리는 그 나라도 주변정세의 급변에는 어쩔 수 없는지 서서히 문을 연다. 알바니아와 함께 공산주의 고수로 고립을 끝까지 지탱해온 북한과 쿠바에는 언제쯤 「민주의 봄」이 찾아들까.
  • 동구 모자라는 자본 시장경제 주춤/개혁실험 1년의 실상과 과제

    ◎헝가리학자 바코스 진단/화폐태환성 떨어져 외자유치 부진/인플레 가속 막게 예산분배구조 개선 급선무/「사원지주제」등 확대 통해 사유화 추진 바람직 동구 각국이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서두르고 있다. 동구경제의 시장화 노력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헝가리와 폴란드는 경제의 분권화,개방화 등을 주장하는 시장화 노력을 이미 20여년전부터 여러 차례 시도해왔다. 부분적으로는 이런 시도들이 성과를 얻기도 했다. 기업의 경영자율성이 보장되고 가격자유화,임금의 물가연동제도 부분적으로 도입되었다.그러나 과거 이런 노력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예외없이 침체와 후퇴의 길로 다시 빠져들고 말았다. 과거 경제개혁들이 실패로 끝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산의 사유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동구 경제개혁은 이 사유화를 동반하고 있다. 혹자는 경제의 효율성과 사유화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실제로 NICs(신흥공업국)는 대부분 정부의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동구에서는 중앙통제 계획경제로 인해 개인의 창의력이 말살당했고 사유재산권의 박탈은 개인의 인권까지 빼앗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동구의 경우는 시장력을 키우는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만드는 작업이다. 과거 사유화는 정치ㆍ이념적으로 금기사항이었다. 그것은 국가소유제를 근간으로 하는 공산당의 기본이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논리였다. 공산당의 권력독점이 포기되고 정치적인 대변혁을 거친 후에야 사유화에 관한 논의는 비로소 시작될 수 있었다. 동구 각국이 사유화 도입에 대한 기본원칙은 모두 받아들인 상태이지만 시행의 폭과 속도를 싸고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1989년에 새 기업법을 도입,개인회사설립을 허용하고 외국인도 1백% 지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본국으로의 과실송금과 제3국과 직교역도 허용했다. 체코는 새해 1월부터 사유화법이 발효될 예정이고 소련은 새 경제개혁안에 이 사유화계획을 포함시켰다. 불가리아ㆍ루마니아는 아직 사유화법안을 마련치 못한 상태이다. 동구의 사유화작업에가장 큰 장애는 자본부족이다. 서구에서는 개인과 정부사이에 자본의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구에서는 국가소유기업을 사들일 개인 돈이 없다. 예를 들어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 개인저축액이 국가 총자산의 10∼15%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저축액은 대부분 아파트나 자동차ㆍTV 같은 내구재를 겨냥한 것이다. 외국의 자본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도 못하다. 사유화를 촉진하는 자본조달의 한 방법으로 ESOP(일종의 사원지주제)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자산의 20∼25%를 해당작업장의 노동자들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시장화,사유화는 다른 여러 요인들이 함께 충족될 때 비로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요인들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본 및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의 도입이다. 금융시장 도입의 관건은 화폐의 태환화이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민간외환거래소를 합법화시켰고 공식환율과 암시장의 환율이 같아졌다. 헝가리는 향후 2년내 포린트화의 태환화를 이룬다는 계획이고 체코는 새해부터 국내화폐의 태환화를 성사시키기로 했다. 루마니아ㆍ불가리아ㆍ소련도 가까운 시일내에 태환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방물품의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져가고 있어 헝가리와 폴란드는 현재 50%,체코는 내년부터 50%를 수입자유화시킬 방침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 화폐의 태환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 나라의 무역회사들은 상업은행에서 외화를 구입해 수입대금을 지급한다. 가격자유화의 경우 헝가리와 폴란드는 이미 상당부분 시행중이고 체코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부가세와 개인종합소득세도 이미 도입됐다. 정부는 가격자유화를 실시하더라도 통화정책과 세제를 통해 어느정도 통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를 놓고 볼 때 가격자유화는 급격한 인플레를 가져온다. 나는 인플레의 실제 주범을 국가재정의 불공정한 지출과 기업의 비능률적인 수익분배로 본다. 기업의 수익분이 재투자보다 임금인상에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국가통제가격을 인상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의 사유화가 이루어지면 무리한 임금인상으로 인한 인플레도 자연히 억제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연금ㆍ사회보장기금ㆍ주택기금에 들어가는 세출을 과감히 줄이는 국가예산구조의 근본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헝가리ㆍ폴란드ㆍ체코는 조기 예산개혁안을 이미 마련했다. 사유화가 진행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노동시장이 생성될 것이다. 이미 헝가리와 폴란드에서는 금년들어 실업률이 급상승했다. 정부에서는 전업을 위한 재교육기관과 직업중개소를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서방국들과 취업협정도 맺어나가고 있다. 동구국들은 최근까지도 코메콘체제를 통해 소련경제와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이 협조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소련의 에너지공급이 줄어들고 이 체제가 기술개발에 장애가 됐기 때문이다. 동구국들은 현행 세계시장가격에 비해 상당히 싼 값으로 에너지와 연료를 소련으로부터 공급받는 반면 자국 상품은 비교적 좋은 값에 소련으로 수출해 왔다. 따라서 거래선을 다변화할 경우 동구국들은 당장 15억∼20억달러 정도의 손실을 보게 된다. 헝가리ㆍ폴란드ㆍ체코는 이미 EC가입을 선언했고 나머지 나라들도 곧 이들의 뒤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여건으로 보아 가까운 시일내에 EC 정회원국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당장 협조관계를 맺기는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 「펜타고날레」 5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펜타고날레는 문화ㆍ교통ㆍ환경보호 및 경제협력을 목적으로 조직된 오스트리아ㆍ체코ㆍ헝가리ㆍ이탈리아ㆍ유고 5개국 협력체이다. 동국국들과 이들 기구간에는 거대 독일의 영향력에 대한 공통적인 견제심리가 작용해 협조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동구에서 추진되는 시장경제화는 분명 자본주의로 가는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들이 추구하는 자본주의는 과연 어떤 형태의 자본주의가 될까. 아직 이에 대해 뚜렷한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독일식 사회주의 시장경제나 스칸디나비아 모델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본다. 시장경제체제가 운용되되 광범위한 보장장치를 통해 이의 부정적인 요소들은 해소시켜나가는 체제를 뜻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보와 조화,사회복지라는 보다 나은 미래에의 비전을 여전히 갖고 있다.
  • “미의 일방적 보복주의는 부당”

    ◎미 토빈교수,「한ㆍ미 경협심포지엄」서 지적/세계무역은 한ㆍ미ㆍ일ㆍEC의 전쟁/「UR지지」도 강대국횡포 막는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교수(미 예일대)는 18일 『한국등 신흥공업국들은 우루과이 라운드와 같은 세계경제질서를 지지하는 것이 강대국의 횡포를 저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토빈교수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제1회 한미경제협력 심포지엄에 참석,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한국 일본 등과의 무역적자를 강압적으로 축소하려는 노력은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토빈교수는 『현재의 세계무역질서는 한국ㆍ미국ㆍ일본ㆍ유럽공동체간의 치열한 전쟁놀이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하고 『미국을 필두로 벌어지고 있는 일방적 보복주의,관리무역,특정국가 말살압력 행위등은 결국 모두에게 참패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생산성 향상에서 뒤지고 있는 미국은 경제올림픽에서 뒤질 것이며 미국인들은 이같은 운명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양국의 경제문제 전문가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환율문제의 대가인 벨라 발라사 교수(미 존스홉킨스대)는 『한국의 경제여건은 원화를 평가절하 할 경우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게 돼있다』며 적절한 환율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75∼80년의 원화 고평가시대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효율적인 환율정책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곽승영교수(미 하워드대)는 현재의 원화시세와 관련,『경상수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0% 정도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평가절하는 소비 및 투기적 자산소득에 대한 세율증가 정책등과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경상수지 균형과 물가안정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맨수어 다이라미 박사는 『한국증시의 액면가 발행제도는 불건전한 투기와 자본조달비용증대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사공일 전 재무장관은 오찬연설을 통해 『한국경제의 앞날은 탈냉전시대의 남북관계등 환경변화와 국방비 및 민간부문 투자비용간의 우선순위 변화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한국무역이 미ㆍ일 일변도에서 소련ㆍ중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미국과의 통상마찰 성격도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얀마 군정종식 “산너머 산”(세계의 사회면)

    ◎군사정부의 영구집권기도와 실상을 보면/30년만의 총선서 야당 압승 허사/민정이양 회피… 의회 개원도 봉쇄/국민들은 침묵ㆍ절망감속 저항마저 포기 30년만의 자유총선이 치러진지 5개월이 지나도록 미얀마(구버마)에는 아무런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집권 군사혁명 정부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측에 정권을 이양할 준비를 하기는 커녕 의회개원 마저 허용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야당지도자들을 붙잡아 들이고 있다. 야당측도 군사정부를 향해 거듭 대화를 촉구할 뿐 이렇다할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대다수 국민들도 민정이양 지연에 대한 불만을 마음속에만 담아둔 채 침묵을 지키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극소수 학생과 승려들만이 이따금씩 산발적인 민정이양 촉구시위를 벌이다 무자비하게 진압당할 뿐이다. 지난 8월초에는 북구 만달레이시에서 1백여명의 시위대를 향해 진압군이 발포하는 바람에 4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선거이전이나 지금이나 거리 곳곳에 무장군인들이 즐비하게 깔려 있기는 마찬가지다. 미얀마의 민주화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한 것이다. 한 양곤(구랑군) 주재 외교관은 『미얀마 국민들 사이에는 절망감과 숙명론이 팽배해 있다. 30년간의 군사통치에 시달린 나머지 이제는 변화를 확신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88년 9월 전국을 휩쓴 민주화요구시위가 군의 총칼에 의해 무참히 진압되면서 수천명이 학살되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에게서 또다른 유혈사태로 이어질 적극적인 저항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지난 5월27일 실시된 자유총선에서 야당인 민주국민연맹(NLD)이 4백85개 전체의석 가운데 80%가 넘는 3백96석을 휩쓸어 미얀마에 민주화가 찾아들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 일으켰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현 불가능한 꿈으로 변질되고 있다. 집권 군사정부는 최소한 과반수의석을 차지하는 거대야당이 출현하지 않고 군소정당이 의석을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한 나머지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바에야 뭐하려고 선거를 실시하겠느냐』고 큰소리 쳤으나 예상밖의 선거결과가 나오자 태도를 돌변,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정권이양의 의사가 없음을 노골화 했다. 군사정부는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선거부정에 관한 조사가 마무리 되기전에는 의회를 개원할 수 없으며 ▲의석수에 관계없이 모든 정당이 모여 헌법초안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뒤 이 초안을 국민투표에 붙여 찬성을 얻어야만 정권이양이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NLD측은 지난 62년 네윈의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에 있었던 구버마 헌법을 다소 수정해 우선 민간정부를 출범시켜야 하며 2년 이상 민정이양을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NLD측은 지난 7월29일 의원당선자 총회를 갖고 늦어도 9월말까지 의회를 개원하고 정치범을 석방하며 NLD측과 대화를 가지도록 군사정부에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나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한 채 거듭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군사정부는 오히려 9월초 우 키 마웅 의장직무대행 등 NLD 지도자 6명을 기밀누설혐의로 연행,기소할 움직임이다. 지난 7월19일로 1년 예정의 가택연금시한이 만료된 카리스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키여사(NLD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가택연금을 해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권국가법질서회복평의회(SLORC) 의장인 사우 마웅장군은 최근 일본 자민당의원과 면담한 자리에서 수키여사가 해외추방을 감수하기 전에는 가택연금을 해제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30년간 군사정권의 지배를 받는 동안 미얀마는 인권말살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미얀마 국민들이 이같은 여건에서 얼마나 더 저항없이 오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국민들을 침묵하도록 억압하는 군사정권의 기술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 10ㆍ13 범죄추방 선언… 각계의 목소리

    ◎“「가정복원운동」으로 도덕성 회복하길”/“내가 먼저 양보… 작은일부터 솔선수범해야/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의지 가지도록”/부처마다 폭넓고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 이어지길 기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각종 범죄와 폭력을 뿌리뽑고 새질서ㆍ새생활을 창출하기 위한 강력한 국민운동을 펴나가겠다는 노태우 대통령의 10ㆍ13선언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같은 선언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병폐들을 지적하면서 이번 선언을 계기로 폭넓고 실효있는 제반후속조치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국민들은 특히 오늘의 사회부조리에 막중한 책임이 있는 각계 지도층들의 솔선수범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국민 모두가 새로 태어나는 마음으로 일대 생활전환을 감행해야 할 것을 역설했다. 각계의 제안을 들어본다. ▲홍석제(변호사)=최근 들어 범죄가 크게 흉포화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범죄대상도 광범위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범죄의 직접적인 피해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범죄의 확산과 흉포화는 범죄자 개인은 물론 범죄발생의 여건을 안고 있는 사회전체의 분위기에도 기인한다. 정부는 단호한 척결의지를 갖고 범죄예방에 총력을 기울여 유흥과 사치에 물든 사회풍조를 바로잡는데 힘써야 한다. ▲송복(연세대교수ㆍ본사 논평위원)=새질서든,새생활이든,도덕 재무장이든 그 원초적 책임은 가족단위에 있다. 우리의 가장 큰 착각은 사회가 보다 도덕적이어야 하고,정치인이 보다 도덕적이어야 하고,지도급인사가 보다 도덕적이어야만 새질서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본말을 전도시킨 것이다. 내가 내 가정에서 올바른 생활을 하면 내 자식도 일탈하지 않고 사회도 바로 선다. 내가 내 가정에서 지탄받는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사회라는 성을 향해 돌을 던지고 침을 뱉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핵가족화 하면서 가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도덕적기능ㆍ교육적기능을 학교와 사회에다 일임해 버렸다. 새질서ㆍ새생활운동은 가정복원운동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최승만(35ㆍ국민은행 사격팀 감독)=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적절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인신매매범과 조직폭력배가 날뛰어 서민들의 생활이 위축되고 사회의 도덕성과 기강이 크게 흔들려온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폭력의 일반화현상까지 나타나 정의로운 사회는 우리와 너무 멀지 않느냐는 느낌을 가졌었다. 그동안 정부에서 수차례 민생치안 대책 등을 발표했지만 대개는 말로만 그친 감이 있다. 이번만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정길(46ㆍ탤런트)=우리 사회 깊은 곳에 스며들어 있는 「인간성 말살의 현실」은 이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같다. 건전과 불건전의 문제도 그렇다. 우리 주변 도처에서 도덕심과 윤리관이란 찾아볼 수도 없는 인간답지 못한 비행들이 수없이 저질러지고 있지 않은가. 민주화시대를 열어가는 6공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로 이 인간성회복의 문제,바른 윤리관의 정립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온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오늘 대통령이 새질서ㆍ새마음 찾기를 위해 가진 대국민회견을 보며 우리 국민 모두는 함께 자각해야 한다고 느꼈다.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너와 나,우리 모두가 올바른 삶의 자세를 새롭게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이동찬(경총회장)=노태우 대통령이 과소비ㆍ투기 추방,서비스 산업억제 및 제조업성장 촉진 등에 단호한 의지를 보였으니 관련부처에서 구체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하겠다. 노사간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서는 「즐기려는 욕구보다 일하려는 자세」가 필요한 만큼 정부ㆍ기업ㆍ근로자 등 국민 모두가 의식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한 국민총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확고한 사회안정의 바탕위에서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정의에 입각한 윤리를 확립,이를 실천해나갈 때 우리는 선진경제권으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조정숙(45ㆍ주부ㆍ성북구 종암1동 79의 406)=범죄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노태우 대통령의 「대범죄 전쟁선포」에 적극 동감한다. 불법과 무질서ㆍ물가오름세 등으로 사회 각분야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듯한 시점에서이를 바로잡기 위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동감하면서도 선언ㆍ선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갖게 된다. 경찰관 10명이 도둑 1명을 못잡듯이 노 대통령의 의지가 실천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가진자와 못가진자,정치인은 물론 사회 각계 각층의 협조와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며 주부들은 청소년들의 탈선을 막기 위해 가정에서 자녀교육을 철저히 시켜야한다. ▲이수호(21ㆍ건축기사ㆍ영등포구 신길2동 69의28)=노태우 대통령의 이번 10ㆍ13호소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조직폭력 인신매매 마약 등의 문제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범죄없는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본다. 민주사회의 기틀을 위협하는 이러한 범죄퇴치를 위해서는 좀더 강력한 입법이 뒤 따라야 한다. 과소비와 투기문제 등은 정치지도자 등 지도급인사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풀 수 있다. 물가는 계속 뛰는데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는 분수에 맞게 생활하며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유태연(54ㆍ피부과 전문의)=뒤늦게나마 국민이 느끼고 있는 여러가지 불안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 최근의 사회질서는 그 문란 정도가 참을 수 없을 정도이다. 인명을 해치는 범죄의 대담성이나 흉악성에서 종전과는 판이해졌다. 또 이런 범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과소비ㆍ퇴폐향락ㆍ투기 등의 사회악도 규모와 정도에서 보통 사람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악을 없애려면 경찰을 무장시키는 것과 같이 눈에 띄는 조치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회지도자들이 솔선해 깨끗한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 시급하다. ▲김종기(민자당 의원)=무질서와 윤리도덕의 몰락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수술의지를 밝힌 것은 크게 평가할만 하다. 밝고 건전한 사회는 윤리도덕이 확립된 바탕위에 법이 존중되고 질서가 지켜질 때만이 가능하다. 정부의 솔선수범과 온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윤리도덕회복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 전개 되어야하며 이번 대통령의 선언이 그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호미로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막게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박현성(대한불교청소년 교화연합회장)=오늘날 심각한 청소년문제에 대한 책임은 어른들에게 있다. 사회적 부조리 현상만을 만연시킨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보여주었는가. 전체 국민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는 종교인구가 우선 모범을 보여주었더라도 청소년문제와 같은 심각한 사회병폐를 어느 정도 줄였을 것이다. 우리 종교인들부터라도 믿음(신)을 행동(행)으로 보여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가정이라는 최소한의 집단으로부터 사회 전체가 성숙한 모범을 보이기 위해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더이상 청소년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경남원(26ㆍ서울대 대학원국제경제학과)=그동안 우리 사회는 불법과 무질서,투기와 과소비 및 퇴폐향락풍조 등 「민주화 이행기」라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각종 부작용들로 곪아들어가고 있어 어떠한 형식으로든 이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건전한 사회공동체의 유지가 힘든 실정이었다. 정부 당국은 이번의 선언이 일과성적인 엄포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내실있는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특히 무엇보다도 정부와 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때 보다도 높은 만큼 이번 기회에 솔선수범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엄성룡(41ㆍ신성 콜택시기사)=새질서 새생활운동을 펴려면 철처하게 정신개혁을 해야 한다. 윗 사람과 나이많은 사람이 존경받고 어린이들이 사랑받는 명랑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그만 것부터 먼저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지도층ㆍ부유층 많이 배운 사람들이 보이는 타락상이 특히 문제이므로 그들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이 보답을 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개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일관된 정책으로 사회의 불균형 등을 고쳐 나가야 한다. 서로믿고 돕는 명랑한 사회는 상충되는 의견들을 대화를 통해 얼마나 잘 풀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 통일축구 열리는 평양의 표정

    ◎서커스장에 입장하자 관객ㆍ출연자 기립박수/체육기자연,북측에 이길용씨 생존확인 요청 ○널뛰기 전회비행 선봬 ○…한국축구선수단과 기자단은 10일 하오 4시부터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평양교예(서커스)극장에서 열린 평양교예단 공연을 관람. 평양교예단은 세계대회에서 몇차례 1위를 한 요술(마술) 널뛰기 전회비행(공중트라피스)팀 등이 소속된 북한의 가장 뛰어난 교예단. 북한에서는 서커스의 인기가 대단해 함흥ㆍ청진에도 교예단이 있으며 평양교예단은 평일에는 매일밤 한차례,명절에는 낮과 밤 두차례 공연을 하며 좌석 3천5백석이 빌 때가 드물다고 안내원은 설명. 정동성 체육부 장관 등 한국선수단 일행이 교예극장에 들어서자 출연자들은 문앞까지 나와 반갑다고 인사했고 극장 안에 미리 입장했던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로 환영. 이날 공연에서 계란재주란 코미디를 한 공훈배우 윤광섭 씨(63)는 자신이 배우경력 33년의 원로급이라며 자동차 운전사로 일하다 지난 58년부터 배우생활을 했고 한국 원로가수 김정구 씨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다며『하루빨리 남북의 희극인들도 교류를 해 통일을 앞당기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측 보도태도에 촉각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이 10일 하오 7시쯤 판문점을 통해 행낭편으로 처음 이곳 한국선수단이 묵고 있는 고려호텔에 도착하자 북측 기자들은 『우리도 1면에 대서특필됐는데 서울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들도 크게 다뤘구먼』이라고 말하고 『이번에 온 기자들은 매우 사실에 근거하여 보도했구먼』이라고 첨언. ○해설없이 사실만 보도 ○…북한 노동당기관지 로동신문은 7일 조간에서 한국선수단과 기자단이 평양에 도착한 사실을 7면과 8면(모두 8면 발행)에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북남 통일축구경기에 참가한 남측 선수단 평양에 도착 수많은 군중들 거리에 떨쳐나가 열렬히 환영」제하로 3단으로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한편 북한 중앙TV는 10일 하오 7시 저녁 뉴스시간에 남북 축구경기를 위해 9일 평양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의 방북소식을 화면이나 해설없이 사실보도만 했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남북 통일축구를 위한 한국선수단의 평양방문 기간 동안 일제 때 일장기 말살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당시 체육기자 이길용 선생(74)의 생존여부를 확인해 주도록 10일 북한올림픽위원회 김형진 부위원장에게 요청. 이길용 선생은 1936년 손기정 씨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소식을 전하는 기사에서 청전 이상범 화백과 함께 손씨 가슴의 일장기 사진을 지운 후 신문에 게재,일제에 의해 투옥됐었다. 이 선생 가족들은 6ㆍ25 때 남북으로 갈렸는데 이 선생의 장남 이태영 씨(49)도 체육기자로 활약,현재 중앙경제신문 체육부장(국장대우)으로 재직중이다. ○…이날밤 김일성광장에서는 로동당창당 45주년기념 경축무도회가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을 비롯한 1백25개국 경축사절단과 북한의 고위급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진 경축무도회에는 원색차림의 남녀 5천여쌍이 참가,휘파람 등 댄스뮤직에 맞춰 군무를 펼쳤다. 북한 중앙TV는 이날밤 7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경축무도회 행사를 생중계했으나 한국 축구선수단과 기자단은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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