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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년 전 美대통령에 독립선언서 보낸 재미교포들

    100년 전 美대통령에 독립선언서 보낸 재미교포들

    미 특파원 출신 한미클럽 자료 4건 공개 샌프란시스코 대한인국민회, 서한 발송 日 조약 위반, 3·1운동 상황 생생히 전달 1919년 3·1운동 직후 재미 교포들이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영문 독립선언서를 보냈고, 미 국무부가 이를 공식 회람한 사실을 보여 주는 미 외교문서가 100년 만에 발견됐다.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은 24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제임스 퍼슨 교수의 도움을 받아 3·1운동 관련 외교문서 4건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외교문서는 재미 교포들이 윌슨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과 독립선언문, 당시 상황을 기록한 국무부 외교문서, 조선총독부 공식보고서를 다룬 미 신문 기사 등이다. 특히 당시 샌프란시스코 대한인국민회가 윌슨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과 여기에 첨부된 독립선언문 영문본이 눈길을 끈다. 1919년 3월 27일에 작성된 이 서한은 같은 해 6월 3일 국무부 극동과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선언문 영문본이 윌슨 전 대통령에게 발송됐으며, 미 정부가 이를 공식 접수해 회람한 사실이 100년 만에 처음 밝혀진 것이다. 서한은 당시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을 맡았던 이대위(영문명 데이비드 리·1879∼1928) 선생의 이름으로 작성됐다. 대한인국민회는 서한에서 “회원 150만명과 한국인 2000만을 대표하는 단체”라면서 “일본의 엄중한 조약 위반으로 한국은 독립국 지위를 잃었다. 이는 한국인들의 기대와 열망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은 이어 “일본은 경제·정치·종교적으로 무자비한 탄압 정책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한국 민족을 말살하고 일본과 동화시키려고 한다”고 폭로했다. 서한은 특히 일제의 한국어 사용 금지 정책과 토지 몰수, 한국인의 공직 금지, 일황 숭배 강요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같이 발굴된 국무부 외교문서는 3·1운동 상황과 일제의 무차별적 진압, 3월 5일 평양 내 움직임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문서에는 “수천명의 성인 남녀와 남녀 학생들이 낡은 종이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면서 “진압에 나선 일본 경찰과 군인들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때렸다”고 3·1운동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또 일본 도쿄 주재 미 특파원이 보도한 3월 8일자 미 신문 기사는 조선총독부의 공식 발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3·1운동에서 여학생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미클럽 관계자는 “앞으로도 퍼슨 교수의 지원을 받아 3·1운동 관련 외교문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운 짓누른 일제, 조선왕실 태실 부장품 빼돌리고 집단 이장했다

    국운 짓누른 일제, 조선왕실 태실 부장품 빼돌리고 집단 이장했다

    20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허름한 보리밥집 앞 이름도 없는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서삼릉 서쪽 끝 가까이 된다. 1시 방향 숲길을 따라 150m를 걸으니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선 묘비 50여기가 눈에 들어온다. 조선왕가 ‘태실’(胎室)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출산 때 나오는 태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고 항아리에 정성껏 담아 땅속에 묻었다. 생명에 대한 외경과 존중심을 보여주는 우리의 대표 풍속 중 하나다. 보관하는 방법은 신분의 지위고하에 따라 다르다. 왕실은 국운과 관련 있다 해 전담 부서에서 전국 명산의 좋은 터에 석실과 석탑을 만들어 보관해왔다는 기록이 전해온다.●일제가 조선왕실의 태실 서삼릉에 집단화 그런 조선왕가의 태실 중 54기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이후 서삼릉 경내로 옮겨 집단화됐다. 태조 등 역대 왕의 태실이 22기, 왕자·대군·왕녀·왕비의 태실이 32기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 있던 태조의 태실을 비롯해 서삼릉역으로 옮겨온 태항아리 등은 시멘트 원통 속에 자갈을 깔고 묻었다. 바깥 가장자리에는 일제를 의미는 ‘일’(日)자형 시멘트 담장을 쌓고 일본식 철 대문으로 걸어 잠갔다. 효율적인 관리와 도굴 방지를 구실로 한곳에 모아놨으나 조선왕조의 정기를 끊고 태항아리와 함께 묻었던 부장품을 빼돌리기 위해서였다는 게 학계 정설이다. 이은홍 종묘제례보존회 전례이사는 “태실을 신격화했던 일본인들이 조선국왕 태실을 훼손한 것은 조선의 혼을 말살하기 위해서 였다”고 밝혔다. 심현용(고고학박사) 한국태실연구소 소장도 “죽음을 의미하는 서삼릉에 삶과 미래를 의미하는 태실을 집장한 것은 조선의 국운을 말살하려는 의도다”고 했다. 그는 “전통방식은 내항아리에 태를 담아 외항아리에 다시 집어넣는 방식인데 일본은 서삼릉 땅속에 일장기를 상징하는 시멘트 원통을 묻고 태항아리를 넣은 뒤 시멘트 뚜껑 2개를 덮어 일제를 상징하는 日 모양이 되도록 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바깥을 日 모양의 담을 더 쌓아 조선왕가의 정기와 국운을 이중 삼중으로 억누르려 했다”고 강조한다. 이 담장은 가로 28m, 세로 24m, 높이 1.5m, 총 둘레 104m이다. ●일제, 태실 훼손에 대해 사죄해야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은 일본 황실에 부속돼 이왕가(李王家)가 됐고, 조선총독부는 이왕직(李王職)이라는 행정관청을 둬 세입세출 및 의전을 담당케 했다. 이왕직은 1928년쯤부터 전국에 흩어진 조선왕실의 태실을 옮기면서 ‘태봉’(胎封)이라는 복명서로 기록을 남겼다. 태실을 옮기는 이봉작업은 태를 담았던 태항아리와 태지까지 포함됐다. 태봉 기록에 따르면 1928년 8월 5일부터 30일까지 태종대왕, 세조대왕, 인종대왕, 세종대왕 태실을 조사해서 태항아리와 지석을 경성 봉안실에 보관했다. 이후 서삼릉경에 태실 49기를 이장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장 시기는 1930년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이다. 49기의 태실 외 5기의 태실은 1930년 이후에 새롭게 조성됐다. 태실군 주위를 둘러싼 日 모양의 담장은 고양시민들의 민원과 건의를 받아 문화재청이 1995년 3월 27일 중앙을 가르는 담장을, 외곽의 담장과 철문은 1996년 3월 6일 철거했다. 이듬해 3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긴급 발굴조사하면서 태실의 실체와 태항아리 등의 보존 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각각의 태실은 시멘트를 이용한 조잡한 이장으로 방수가 안 돼 물이 차고, 태항아리는 물에 둥둥 떠 있다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출토된 태항아리 중 일부는 일제가 의도적으로 교체한 사실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보존관리를 위해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로 태항아리 등을 옮겼다. 태를 생명체의 근원으로 여기며 태의 봉안을 신성시했던 우리 민족에 일제가 속죄해야 하는 이유다. ●자발적으로 집단화했다는 주장도 일부 있어 반면 서삼릉 태실은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설립 주체를 더 파악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재성 고양향토문화보존회 회장은 “왕세자였던 이구의 태실은 왕자녀의 태실에 있어야 함에도 국왕의 태실 반열에 있다. 이는 다음 왕이 될 신분이므로 그같이 조처할 수 있었지만 당시 이왕가 왕실을 일본 황실에 부속된 한 왕실이 아니라 예전 대한제국의 황실임을 은연중에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태실 서삼릉 이전이 이왕가가 주체적인 입장에서 시행한 것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태실을 서삼릉역으로 집단 이전한 이유는 뭘까. 당시 조선왕조 태실이 망국과 함께 이를 보호하는 방어막도 점차 엷어졌으리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가운데 이왕직에서는 서둘러 왕가 태실의 태를 한곳으로 옮겨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수호하려는 명분을 찾았고 당시 총독부의 허수아비 이왕가는 자진해 태실을 포함한 태봉산을 불하해 이왕가 재정을 충당하려 했을 것이란 추론이다. 태실 이전 장소를 서삼릉역으로 잡은 것은 서울과 가깝고 역대 왕실과 깊은 인연이 있으며, 당시 이왕가 소유였기 때문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 더 우세하다. 정동일 고양시 향토사전문위원은 “서삼릉에 집결돼 조성된 태실은 이전 각지에 세운 조선시대의 격조 높은 왕실의 태실과 너무도 차이가 나는 작고 단순하며 볼품없는 모습 즉 공동묘지처럼 집단화한 모습으로 볼 때 수긍할 수 없다”면서 “태실을 둘러싼 담장이 일본을 상징한다는 일자인데다, 철문 모양도 일제 양식이기 때문에 더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왕직 장차관 임면권을 일제의 총독이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인정하기 어려운 점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운명 결정짓는 태… 삼국사기에 유래 남겨져 태실을 조성하고 태항아리와 지석을 묻는데 이것을 장태 또는 안태라고 한다. 태의 처리에 대해서 옛 선인들은 다음 아이를 잉태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어서 재앙이 없는 방향에서 태우거나 매장했다. 태장경에는 태의 의미를, 귀인이 되고 못 되는 게 태에 달렸으며, 어질거나 어리석어지거나 쇠망하고 성하는 것은 모두 태에 의해 결정된다고 쓰여 있다. 안태에 대한 기록을 문헌에서 찾아보면 그 기원이 신라 때부터 시작해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전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삼국사기에는 진천현 태영산에는 신라 때 김유신의 태를 묻고 사자를 지어 고려 때까지 국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용산공예관에서 만나는 ‘조선의 꽃’ 北 해주도자기

    용산공예관에서 만나는 ‘조선의 꽃’ 北 해주도자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용산공예관에서 북한 황해도 해주도자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용산구는 용산공예관 개관 1주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13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조선의 꽃, 그리고 눈물: 해주도자전’을 연다고 12일 밝혔다.용산공예관 4층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말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 황해도 해주 지방 일대의 민간 가마에서 만들어진 청화백자와 석간주(산화철을 많이 함유해 빛이 붉은 흙) 도자기 1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과거 일제는 우리 도자 문화를 말살하려고 조선왕조 공식 자기 제작소였던 분원(分院)을 강제로 해체했다. 당시 분원 자기를 모방한 도자기들이 전국 곳곳에서 제작됐는데 해주도자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부유층이 특히 선호한 생활용기였던 해주도자는 실용성이 높아 해주항아리로도 불렸다. 백자보다는 저평가됐지만 밝고 화려한 무늬와 쓸모로 도자기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13일 오후 5시 용산공예관 개관 1주년 기념식에서는 전시를 주관한 박정욱 한국서도소리연구보존회 대표의 도자전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대륙 철도 관문 도시인 용산구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남북 교류 협력사업을 벌인다”며 “지난해 연 ‘서북지역 여인 장신구 특별전’에 이어 올해 해주도자기전, 서도소리 공연 등 용산공예관에서 북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전시나 공연을 주기적으로 열며 남북 간 문화적 동질성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사라져가는 소수 언어들 외계 물체 이름으로 보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사라져가는 소수 언어들 외계 물체 이름으로 보존

    지난 9일 개봉해 닷새 만에 100만 관객을 넘겨 화제가 된 영화가 있습니다. ‘말모이’입니다. 한국어 말살을 획책하는 일제 탄압에 맞서 조선어학회가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허구의 요소가 많지만 영화에 나온 것처럼 자칫 사라질 뻔했던 한글과 방언들이 주시경 선생이나 최현배 선생 같은 한글 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살아남게 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언어는 약 7000여개에 이르지만 세계 인구 97%가 사용하는 언어는 그중 4%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6%의 언어는 세계 인구의 3%만 쓰는 소수 언어입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줄고 계승되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될 언어들입니다. 우리 제주도 방언 역시 세대 간 전승 없이 노인층만 주로 사용하고 있어 소멸될 가능성이 높은 토착 언어로 분류돼 있는 상황입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천문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새로 발견된 외계물체들에 소수 언어로 이름을 붙여 언어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 11일자에 소개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2017년 10월 19일 하와이대 연구진이 판스타스1 망원경으로 포착한 정체불명의 외계물체에서 시작됐습니다. 얼음이나 암석으로 구성된 소행성이나 혜성과는 다르고 표면에 유기물의 흔적까지 발견된 이 물체는 외계 문명에서 보내온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먼 우주에서 날아와 태양계를 지나쳐간 ‘성간(星間) 물체’라고 밝혀졌지만 정확한 정체와 어디서부터 날아왔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천문학계는 하와이대에서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온 메신저’라는 의미의 ‘오무아무아’(Oumuamua 1I/2017 U1)라고 이름 붙였습니다.이를 계기로 하와이의 천문 및 과학문화 교육단체는 지난 7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에서 외계물체에 하와이어를 붙이는 ‘아후아헤이노아’(A Hua He Inoa)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아후아헤이노아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사람이나 물체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입니다. 천체 이름을 승인해주는 국제천문연맹(IAU)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본토에서 3700㎞ 떨어져 있고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로 편입된 하와이도 고유한 언어가 있지만 영어에 밀려 하와이주 전체 인구의 0.1%만이 사용하고 있어 소멸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와이는 태평양 한가운데 있고 공해 없는 맑은 하늘이라는 천혜의 조건 덕분에 천문대와 다양한 천체 관측기구들이 있는 만큼 아후아헤이노아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높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천문학자 아파나 벤카테슨 교수는 “이름은 단순히 뭔가를 부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체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 프로젝트는 신세대 과학자들에게 인류 공동유산인 언어의 소중함과 필요성에 대해 가르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소수 언어와 토착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유엔이 지정한 ‘국제 원주민 언어의 해’(IYIL2019)입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말하는 이의 생각과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소수 언어, 토착 언어 보존은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문화 전수·계승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과학이 이같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인문사회와 과학의 ‘융합연구’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edmondy@seoul.co.kr
  • [팩트 체크] “카풀 허용 시켜놓고 말 뒤집어” “허위 사실 유포”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에 강력 반대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때아닌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카풀 허용 법을 통과시킨 한국당이 이제 와서 말을 뒤집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당은 민주당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양당의 논쟁은 지난 20일 촉발됐다.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택시업계 집회에서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고 발언해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그러자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하루 뒤 논평을 통해 “2015년 박근혜 정부 시절 카풀을 허용하는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킨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국면에 따라 말을 바꾸는 ‘두 얼굴 정치’와 ‘포퓰리즘 정치’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 택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임이자 의원은 23일 “한국당은 카풀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알선까지 제한하는 법을 의결한 것”이라며 “강 원내대변인이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주장은 사안을 어떻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은 2015년 카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주도했다. 당시 우버와 같은 유상 카풀 알선 행위를 막기 위해 ‘사업용이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안에 ‘알선도 안 된다’는 조항을 새롭게 집어넣었다. 이는 유상 카풀 규제를 강화한 것으로 한국당이 카풀을 허용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과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다만 한국당은 법 개정 과정에서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는 예외조항은 손대지 않아 카카오와 같은 업체가 카풀 알선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이 “예외조항이 카풀 중개업체가 등장하는 법적 근거가 됐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양당은 책임전가를 위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의아하기만 하다. 국민 대다수는 카풀 서비스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현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택시업계와 카풀 서비스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당이 택시업계로부터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아전인수격 해석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24일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차기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주요 쟁점이 있을 때마다 책임을 상대 진영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당리당략이 앞서다 보니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합리적인 논의나 건설적인 토론은 일찌감치 물 건너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직전인데 도입 근거를 누가 제공했는지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며 “택시업계의 반발이 무서워 말싸움이나 하는 거대 양당의 행태가 한심할 뿐”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생존권 말살” 정부 규탄… “이런 호응 없는 집회 처음” 시민 불만

    “생존권 말살” 정부 규탄… “이런 호응 없는 집회 처음” 시민 불만

    “상업적 카풀앱 금지법 즉각 처리” 촉구 여의도 공원·마포대교 점거… 정체 극심 전국 운행률 50%… 관광객·시민 큰 불편 “택시 기사들 이기적… 카풀앱 꼭 도입”카카오의 ‘카풀(Carpool)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의 택시 노동자들이 20일 택시 운행을 멈추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10일 택시기사 최모(57)씨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택시업계의 반발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날 집회로 서울 여의도 일대에는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지역 택시의 상경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체증이 발생했다.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이 연합한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12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제3차 전국 30만 택시 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불법 카풀 영업을 근절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참석 인원을 5만~6만명으로 추산했다. 4개 단체는 결의문에서 “30만 택시 종사자들과 100만 택시 가족은 공유경제를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111개 중대 9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폭력 집회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했다. 아울러 “평화 집회는 보장하되 불법행위에는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집회 주최 측은 택시 1만대를 동원해 국회 주변을 포위하는 시위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집회 참석자들이 몰고 온 2000여대의 택시가 여의도 공원 주변 도로를 점거하고 겹겹이 주차를 해 교통을 방해했다. 또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역까지 한쪽 차선을 모두 점거하고 행진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직장인 장모(32)씨는 “다른 시위로 도로가 막혔을 때 그렇게 욕했던 게 택시 기사들 아니었나”라면서 “이렇게 호응을 못 얻는 집회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교사 최모(33)씨는 “만에 하나 구급차가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면 어쩔 뻔했느냐”면서 “택시 기사들의 이런 이기심을 봐서라도 카풀이 꼭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택시 기사들의 상경 투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국내 대중교통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동대문에서는 여행 가방을 휴대한 다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도로 한가운데로 나와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요금을 두 배로 주겠으니 태워 달라’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V’(브이)자를 그려 보였다. 명동에서도 택시가 뜸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 내국인들도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역에는 평소 퇴근 시간보다 이른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직장인들이 몰려들어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수준이었다. 지하철이 승강장에 도착해 문이 열릴 때마다 시민들은 어깨를 맞댄 채 힘겹게 타거나 내렸고, 곳곳에서 “밀지 마세요”라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5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60% 정도였다. 한편 서울과 대전 등 진입로 곳곳에서 집회 참가 택시로 인한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대전 대덕구 대전IC 서울 방향 진입로에서는 택시 200여대가 길을 막고 주차해 2시간가량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전국종합
  • 민주당엔 야유, 한국당엔 환호 보낸 ‘카풀 반대’ 집회 참여자들

    민주당엔 야유, 한국당엔 환호 보낸 ‘카풀 반대’ 집회 참여자들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를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는 택시종사자들이 국회 앞에서 연 대규모 집회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야유와 물병이 쏟아진 반면,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단체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현재 택시단체들은 카풀 서비스를 불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출퇴근 때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에게 소정의 운송료를 받는 범위 안에서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택시단체들은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택시 이용률이 줄면서 지금도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 단상 위에 올랐다. 그런데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단상에 오르자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급기야 전 의원을 향해 물병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집회 사회자가 “전 의원이 무슨 죄인가. 정부·여당이 문제다. 전 의원은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함께 뛰고 있다”고 흥분한 참여자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욕설과 야유는 계속됐다.전 의원은 “그동안 (여러분들이)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의 매일 하루에 두세번씩 와서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말씀 드렸다. 얼마나 택시산업을 걱정하고 고민이 많으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절박한 마음을 위해 우리 정부와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유는 그치지 않았다. 전 의원이 언급한 ‘분향소’는 지난 10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범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57)씨의 넋을 기리기 위해 택시단체들이 국회 앞에 설치한 분향소를 가리킨다. 그런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오르자 현장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는 이 대기업이 하는 카풀에 대해 이미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가 말한 대로 절대 안 된다, 택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둬선 안 된다는 데 우리 당이 함께하기로 했다”면서 “(택시업계 종사자들과의)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이번 카풀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택시파업 전국 택시 절반 운행 중단…“여의도 교통체증 예상”

    택시파업 전국 택시 절반 운행 중단…“여의도 교통체증 예상”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대규모 3차 집회를 연 20일 오후 전국의 택시 절반가량이 운행을 멈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50%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현재 구축 중인 택시운행정보시스템(TIMS)과 이를 보완하는 지자체 택시운행 데이터 등을 종합한 결과 19일보다 택시운행률이 5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서울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60% 수준으로 조사됐다. 경기·인천 지역의 택시 운행률은 서울보다 낮은 40∼50% 수준으로 파악됐다. 전남·경북 지역의 택시 운행이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평균 50% 수준의 택시 운행률을 나타내고 있다. 택시업계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30만 택시종사자들과 100만 택시가족은 공유경제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시작된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참석자들이 여의도 은행대로와 마포대교를 지나 마포역까지 행진하면서 서울 등의 택시 운행이 저녁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1∼8호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의 ‘집중배차시간’을 출퇴근 시간대에 30분씩 연장하는 등 지자체들이 교통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각급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불법 택시휴업이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지난 17일에도 지자체 택시 담당자를 모아 지역별 운행중단 상황을 파악하며 대중교통 대책을 마련할 것과 시민 불편이 없도록 홍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여의도에 많은 인원이 참가하고 택시 집결로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만큼, 여의도권을 통행하는 차량은 우회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철호 “나부터 잘라달라”… 친박 반발 잠재운 ‘읍참마속’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5일 현역 국회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한 인적쇄신의 막후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김용태 사무총장과 홍철호 비서실장의 ‘읍참마속’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강화특별위의 당협위원장 심사가 시작된 이후 김 사무총장과 홍 비서실장은 김 위원장을 수차례 찾아가 인적쇄신 대상이 되겠다고 자청했다. 김 사무총장은 임명됐을 때부터 친박(친박근혜)계의 경계 대상이었다. 복당파이자 비박계인 그가 친박을 말살할 것이란 의심이었다. 자신 때문에 비대위 인적쇄신의 진정성이 의심받자 인적쇄신 실무 책임자인 김 사무총장은 김 위원장에게 “모든 건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밝힌 뒤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넣었다고 한다. 이진곤 조강특위 외부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사무총장은 조강특위에 들어올 때부터 자진 사퇴를 각오하고 있었다”며 “본인의 희생이 없으면 인적쇄신의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최종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홍 비서실장도 김 위원장에게 “나부터 잘라달라”고 수차례 자청했다고 한다. 조강특위 심사 결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할 사유가 없다는 설명을 듣자 홍 비서실장은 심지어 심사 항목이 아닌 2004년 자신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까지 거론하며 “쇄신 명단에 포함시켜달라”고 김 위원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차별을 할 순 없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택시업계 카풀 반대 2차 파업 예고

    택시업계 카풀 반대 2차 파업 예고

    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업계가 오는 22일 대규모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풀앱 서비스 금지를 촉구했다. 택시 4단체는 “카풀을 비롯한 승차공유는 자동차 공동사용을 넘어 운전이라는 용역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시내를 배회하면서 플랫폼 업체가 알선하는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불법 자가용 영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같은 거대기업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서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카풀 사업을 비롯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한때 성행할 수 있겠지만, 결국 기존 택시시장을 잠식하고 승차공유 운전자(드라이버)들을 플랫폼 노동자로 전락시켜 수수료를 착취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시 4단체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련 위원장은 “최소 3만 2000대에서 최대 4만 2000대의 택시가 집회 당일 운행하지 않고 뜻을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현직 교회 사무장이 노래한 삶의 절망과 부활”

    “현직 교회 사무장이 노래한 삶의 절망과 부활”

    시집 <시가전>, <당신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에 이어 시인 김용원의 신작시집 <더 이상 눈물은 안되겠다>가 출간되었다. 김 시인은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열린시 20호에 <웅촌화장장>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14권의 다양한 장르의 책을 쓴 작가다. 인간 노무현의 애환을 다룬 소설 <대통령의 소풍>은 교보문고가 집계한 2017년 상반기 e북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작 시집은 4부로 되어 있는데 90여 편의 시가 실렸다. 김 시인은 문학과 법, 신앙의 영역을 넘나든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강사를 역임한 법학박사이며 교회 사무장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서정적이면서도 인간 삶의 질곡과 희망을 동시에 노래하고 있다. 시인 허연은 그의 시를 평가하며 “그의 시는 일상 속에 삶과 죽음, 안식과 투쟁이 함께 있음을 증명해 보여준다”고 했다. “어머니를 떠나보내면서 나는 알았다/ 나의 못나고도 시시한 일상이/ 어머니가 그토록 살고 싶어 한 천국이었음을/ 김장을 하거나 빨래를 하는 일이/ 밥을 지어 식솔들을 불러 모으는 일이/ 아아, 없는 살림을 쪼개며 가슴 졸이는 일이/ 얼마나 설레고 눈부신 일인지를 알았다”(‘감사’ 중에서) 시인 오창렬은 김 시인의 시적 경향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설명한다. “김 시인의 시는 무산자에게는 지옥과 다름없는 자본주의 세계와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소외되고 망각될 수밖에 없었던 인간성의 말살 시대를 고통스럽게 살아온 상처의 기록이다. ” “못난 자식 놈 사업 밑천 대느라고/ 살던 집 팔고 동네사람들 보기 창피해/ 광천시장 단칸방으로 숨어드신 어.머.니./ 돈다발을 싸들고 잔뜩 헛바람이 들어/ 집을 나간 자식은 돌아오지 않.았.다.”(‘어머니의 겨울’ 중에서) 이 시집은 잠언성 구절들을 필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왼쪽 면은 시를 싣고 반대 면은 잠언성 시구를 쓸 수 있도록 원고지가 그려져 있다. 심금을 울리는 시편 구절들을 쓰다 보면 긍정적인 삶에 대한 결단을 경험하게 된다. 도서출판 세움과 비움. 146쪽. 1만1700원.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선농단 향나무는 기억한다 풍년 기원하는 왕의 손길을 빼앗긴 봄 암울했던 세월을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선농단 향나무는 기억한다 풍년 기원하는 왕의 손길을 빼앗긴 봄 암울했던 세월을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6회 청량리(약령시의 기억) 편이 지난 27일 동대문구 휘경동·전농동·청량리동·제기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가을이 농익은 서울시립대에서 낙엽이 흩날리는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했다. 또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청량리 수산시장, 동부청과시장, 청량리 재래시장, 청과물도매시장, 서울약령시(경동시장) 등 끝도 없이 이어지는 5개 개별시장이 뭉친 슈퍼시장의 위용을 체감했다. 때마침 26일부터 이날까지 ‘제24회 서울약령시 서울한방문화축제’ 기간이어서 흥겨운 한방축제 분위기에 젖었고, 한방박물관 무료관람 혜택도 누렸다.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 집결한 투어단은 의병장 허위 장군의 호를 딴 왕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110년 전통의 시조사를 보고 동광대장간을 들렀다. 떡 파는 가게가 즐비했던 떡전교를 지나 서울시립대에서 경농관과 자작마루를 둘러봤다. 사도세자의 능이 있던 배봉산은 건물과 아파트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청량리 육교 위에서 수십 갈래로 쪼개지는 철길의 행렬을 지켜본 뒤 청량리역~금강헤어라인~청량리청과물시장~서울약령시~제기동성당의 순서로 2시간 20분간의 바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설을 맡은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철저한 사전답사와 준비를 통해 만족스러운 투어를 선사했다. 서울시립대는 자작마루의 문을 열어줬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동광대장간, 금강헤어라인의 장인으로부터 자부심 어린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같은 아리아가 흐른 10월의 마지막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였다.청량리는 조선시대 한성부 동부 인창방 청량리계에 속하는 고요한 성 밖 동네였다. 1911년 경기도 경성부 인창면 청량리, 1914년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청량리를 거쳐 1946년에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으로 자리잡았다. 서울과 경기도를 들락날락한 동쪽 교외(동교)였다. 겸재 정선이 남긴 ‘동문조도’(東門祖道)라는 진경산수화에 300년 전 동대문 밖 풍경이 등장하는데 낙산과 동망봉, 안암, 용마산 아래 동묘와 청량리 일대가 펼쳐져 있다. 조도란 길 떠나는 사람을 송별한다는 뜻이니 동대문 밖 청량리가 서울을 벗어난 첫 지점이라는 장소성이 내재돼 있다. 그러나 용두동·제기동·전농동 등 이른바 청량리 일대는 왕이 몸소 농사를 짓는 친경(적전)을 두고 제사를 모신 점에서 여타 교외 지역과는 격을 달리했다. 적전은 한성과 개성 2곳에 뒀는데 한성의 적전을 동적전, 개성의 적전을 서적전이라고 지칭했다. 김정호의 경조오부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지도에 동적전을 안암천(성북천)과 정릉천 사이에 표시하고 있고 동적전의 관리청인 필분각이 있던 텃골과 곡식을 저장하던 창고마을인 창마을(倉村)이 오늘의 서울시립대 앞 전농로에 있었다. 선농단의 친농의례는 종묘제와 사직제, 환구제의 대사(大祀)에 이어 중사(中祀)의 위상을 가졌다. 조선 성종 6년(1475)에 적전의례가 처음 실행된 뒤 연산군, 중종, 명종, 선조, 광해군 때 1회씩 거행됐으며 이후 영조와 고종, 순종 때 자주 거행됐다. 선농대제가 끝난 뒤 소를 잡아서 참가자들에게 나눠 준 게 설렁탕(설롱탕)의 유래가 됐다. 청량리(淸凉里)는 신라 고찰 청량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청량이란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청량산에서 따왔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삼각산(북한산)에 청량사가 있다고 적었다. 또 고려 예종 12년(1117) 왕이 남경(서울)에 행차하면서 청량사에 머문 사실도 전한다. 세종 5년(1423) “태조의 공신은 청량사에, 태종의 공신은 승가사에서 주상의 탄신일에 장수를 기원하자는 재를 열자”는 세종실록의 기록으로 보아 조선 초 청량사의 격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청량사는 1897년 명성황후가 홍릉에 들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선농단 일대는 참담한 변화를 겪는다. 고종은 영조 이후 100년 넘게 거행하지 않던 친경례를 부흥시켰고, 순종은 1909년과 1910년 두 차례 친경례를 행했지만 1908년 개정된 제사제도 칙령에 의해 선농단의 위패는 사직단으로 옮긴 뒤여서 사실상 폐지된 것과 다름없었다. 일제는 선농단 터에 느닷없이 잠업기술 및 기술자를 양성하는 잠업시험소의 전신 원잠종제조소를 설치했다. 또 1934년 경성여자사범학교 부지로 제공,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 원형을 잃었다. 일제강점기 선농단은 청량대(淸凉臺)라는 공원으로 훼손됐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책동이었다. 지금도 청량대라고 새겨진 빗돌 하나가 누워 있다. 광복 후 주민들이 넘어뜨려 울분을 달랬다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선농단은 1950~60년대 서울사대부고나 서울사범대생들에게 개나리와 벚나무, 측백나무가 우거진 뒷동산으로 기억되고 있다. 선농단 터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왕이 농사를 지은 장소 정도로 알았다. 휴식과 축제 장소로 사용했다. 대학신문 1961년 4월 27일자 ‘청량대 새 단장’이라는 기사에서 “왕이 백성들의 농사하는 모습을 살피려고 올라서곤 했던 청량대 비석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도록 그 위치를 옮긴다. 가장 큰 나무인 향나무에 중점을 두고 주위의 다른 나무들은 제거 혹은 이식시킨다”고 적혀 있다. 선농단 터는 제기동에 속하지만 1970년대까지는 제기동과 용두동 경계에 걸쳐 있었다. 이후 116개의 필지로 분할됐다. 우뚝 솟은 향나무 한 그루가 선농단의 존재를 말없이 증언하고 서 있다. 천연기념물 제240호로 지정된 높이 10m, 줄기의 둘레 2m에 이르는 600년 묵은 이 노거수는 다른 향나무처럼 휘어지지 않고 위로 곧게 자란 게 특징이다. 청량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청량리역, 588 집창촌, 서울약령시로 이름을 바꾼 경동시장 등이다. 주민의 삶이 아니라 외부인의 시각이다. 청량리의 두드러진 정체성은 철도이다. 청량리역은 1950~60년대 철도교통의 발달에 따른 도시적 확장 과정의 산물이다. 근대교통기관인 전차가 1899년 처음으로 홍릉까지 왕래했고, 수송의 중심이 전차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1968년 70여년간의 전차운행이 중단될 때까지 전차노선의 중심이었다. 1911년 경원선 철도가 일부 개통됐고 1939년에는 경춘선이 성동역(제기역)을 기점으로 운행된 데 이어 중앙선까지 연결되면서 청량리는 물자 유통과 여객 수송의 요충지이자 철도 중심지로 명맥을 이었다. 1974년 개통된 지하철 1호선이 근대 전차의 첫 목적지였던 청량리 궤도를 여전히 달리고 있다. 관사주택과 부흥주택, 도시 한옥, 시민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도심주변부 근대도시 주거지의 역할을 해냈다.서울약령시는 1000여 한의약 관련 전문 업소가 모여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한약재 전문시장으로 전국 한의약 약재의 70%가 거래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서울의 문학3(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일시 : 11월 3일(토) 오전 10시~12시 ●집결장소 :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 앞 ●신청·안내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 청주시, 조선 최장 돌다리 복원 나선다

    조선시대 충북 청주 무심천을 가로지르다 일제강점기 때 땅에 묻힌 남석교 복원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청주시는 28일 남석교가 묻힌 육거리시장 일대 지반 안전진단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2000만원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 1∼2월 업체를 선정하고 3∼5월 시추 등을 통해 정밀 안전진단에 나선다. 지금까지 시는 지하 접근통로 건설이나 지상 투명창 설치 등 방법으로 남석교 복원사업을 벌였지만 많은 토지 보상비와 지반침하 우려에 반발하는 상인들 때문에 착수조차 못했다. 남석교는 너비 4.10m, 길이 80.85m로 조선시대까지 국내에서 손꼽힐 만큼 긴 청주읍성 남문 밖 돌다리다. 3행 26열로 돌기둥을 세운 뒤 널빤지 형태로 깎은 화강석을 대청마루 놓듯 이어 올려 만들었다. 정월 대보름 때면 건강을 기원하는 답교놀이가 펼쳐졌다. 축조시기는 길게는 기원전 57년부터 신라 진흥왕 이전, 고려시대 등으로 학설이 다양하다. 짧게는 조선 중기 이전이라는 설도 있다. 일제는 1906년 대홍수로 무심천 물길이 바뀌어 남석교 사용빈도가 적어지고 흙이 쌓이자 1932년 제방공사를 하면서 묻어버렸다. 청주시 관계자는 “도시 정비를 내세워 전통 교량을 말살했다는 얘기도 있다. 청주의 정체성과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복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안전문제가 없으면 복원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고용세습 국정조사 미적거릴 이유 없다

    서울교통공사로 촉발된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이 공기업 전체로 퍼지고 있다. 정규직 전환 직원 1285명 가운데 108명(8.4%)이 기존 직원의 친·인척으로 드러난 서울교통공사뿐 아니라 다른 공기업에서도 고용세습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어제 서울교통공사 등 국가·지방 공기업의 고용세습·채용특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관련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촉구했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채용 비리는 직업선택의 권리를 말살시킨 사회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에 “가담자 처리에 소극적인 책임자는 엄중히 책임을 물으라”고 지시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현 정부의 슬로건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구나 민간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기업의 채용 절차에서 의혹이 제기되는 건 쉽게 넘겨 버릴 일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여당의 태도는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격이다. 홍원표 원내대표는 어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리고 왜곡하고 침소봉대해서는 안 된다.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는 비판은 악의적 비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한국당 등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체를 비리로 호도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 전환 인원 108명 중 34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기 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직원 중 기존 직원의 친·인척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데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짙어졌다. 거짓 선동으로 규정하는 대신 감사원 감사뿐 아니라 전체 공기업에 대한 전수조사, 국정조사 등을 수용해 의구심을 해소하는 게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다.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도 요구해야 한다. 비정규직 해소를 위해서도 채용 비리 의혹은 이참에 털고 가야 한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당은 이 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 비리는 현 정권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에 해당한다. 한국당은 현 정권 공격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채용 비리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부당하게 돌아간 일자리를 되돌려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공기업 채용 비리의 재발 방지책 등이 필요하다. 국회는 20년간 미뤄온 노동자의 가족 우선·특별 채용을 금지하는 ‘고용세습금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
  • 공지영 “한 개인 말살해도 되나···조직적 움직임”···‘사마귀 여인’ 사진 캡처

    공지영 “한 개인 말살해도 되나···조직적 움직임”···‘사마귀 여인’ 사진 캡처

    소설가 공지영(56)씨가 배우 김부선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처음 SNS에 게재한 사람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후 ‘조직적인’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공지영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한 개인으로 한계가 있다. 아침부터 ‘자살하라’, ‘절필하라’는 메시지가 쏟아진다”며 “한 개인을 이렇게 말살해도 되는 건가? 이건 거의 조직적 움직임···”이라고 썼다. 이와 함께 공지영씨는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의혹’과 관련, 자신을 “교미하고 수컷을 잡아먹는다는 사마귀 여인”이라고 비난한 네티즌의 글과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등을 공유했다.앞서 공지영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부선과의 통화 녹취파일을 트위터에 유출한 최초 인터넷 게시자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공지영 “김부선과 통화 녹취록 첫 게시자 ‘낙지사전과4범찢자’ 고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짜뉴스’ 가려내기 열풍 번진 국감

    의원들 개인별 질의·발언 ‘팩트체크’ 나서 한국당 ‘가짜 일자리 대책특위’로 맞대응 최근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짜뉴스’ 가려내기 열풍이 국정감사장까지 번졌다. 과거 국감이 ‘진실공방’ 수준에 머물렀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개별 국회의원의 질의와 발언을 ‘진짜’와 ‘가짜’로 나누는 새로운 대응 방식이 등장했다. 범정부 차원의 가짜뉴스 방지책 마련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시작과 함께 일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다. 원내종합상황실은 지난달 13일부터 발행한 ‘팩트브리핑’을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부터 ‘가짜 vs. 진짜, 국감팩트브리핑’으로 전환했다. 민주당의 국감팩트브리핑은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근혜 정부 때 가짜뉴스가 판을 쳤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발언하자 박 전 대통령의 2013~2014년도 발언을 정리해 ‘가짜’라고 결론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발언과 관련해선 “한국당이 12일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문 대통령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재판 중 사면’ 으로 교묘히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원회에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의 민병두 위원장 질의 체크에서는 “사실도 확인하지 않은 의혹 제기로 망신살”이라고 했다. 반면 범정부의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우익진영 여론 말살책이라고 반발하는 한국당은 가짜뉴스가 아니라 정책 자체가 가짜라는 맞불을 놨다. 한국당은 국감 첫주 소위 ‘대박’을 친 민경욱 의원의 ‘청와대·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단기채용 압박’ 폭로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가짜일자리대책특위’를 구성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장에서 벌어지는 진짜·가짜 다툼에 장단점이 있다고 평가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14일 “국회가 권위를 갖고 철저한 사전검증을 바탕으로 질의하는 관행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진짜와 가짜 팩트만 다투다 국가비전의 방향과 문제점 등 더 중요한 본질을 놓치거나 ‘믿을 게 없다’는 사회적 회의감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염려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생모 몰래 신생아 빼돌려 입양시킨 스페인 의사 결국 처벌 면해

    생모 몰래 신생아 빼돌려 입양시킨 스페인 의사 결국 처벌 면해

    49년 전 생모 몰래 신생아를 빼돌려 불임부부에게 제공한 스페인 의사가 공소시효 만료로 유죄 판결을 면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유괴와 사기, 서류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산부인과 의사 에두아르도 벨라(85)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벨라는 프란치스코 프랑코 총통 독재체제였던 1969년 갓 태어난 여자아기였던 이네스 마드리갈(49)을 생모에게서 몰래 빼앗아 서류를 조작한 다음 다른 여성에게 준 혐의로 기소됐다. 생모에게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고 말하고 병원이 알아서 시신을 매장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드리갈은 그를 입양한 부모가 죽기 전인 2010년 자신들이 불임부부이며 의사로부터 아드리갈을 선물로 받았다는 고백을 들었고, DNA 조사 결과 이것이 사실인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마드리갈은 지난 2012년 4월 벨라를 고소했고, 스페인 검찰은 그를 기소한 뒤 11년형을 구형했다. 스페인에서는 인민전선정부를 쿠데타로 뒤엎고 정권을 잡은 독재자 프랑코 총통 집권 시기(1939~1975년) 배후를 알 수 없는 신생아 납치나 강제 입양 사건이 많았다. 처음에는 독재정권 편에 선 세력이나 그 하수인들이 공화주의 좌파 세력을 말살시키고자 좌파 정치인이나 운동가들의 아이를 몰래 병원에서 빼돌려 암매장하거나 다른 가정에 돈을 받고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50년대 시작된 이런 잔악한 범죄는 좌파진영을 넘어 빈곤층 또는 동거커플 등 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아기들로까지 확대됐다. 또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종교적으로 신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훨씬 낫다는 그릇된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스페인에서는 유사한 의혹이 수천 건 제기됐지만 모두 증거불충분이나 공소시효 만료로 실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마드리갈 역시 결국 벨라를 법정에 서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처벌하는 데는 실패했다. 스페인 현행법상 마드리갈은 성인이 된 1987년 이후 10년 안에 불법 구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미 시한이 지났다는 것이다. 마드리갈은 벨라의 죄를 묻기 위해 대법원 상고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야당 의원 피켓시위 속 檢,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

    야당 의원 피켓시위 속 檢,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

    기재부 고발사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가 수사 심재철 “해외순방 수행원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정황”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가 21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서자 한국당이 “야당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심 의원 보좌진이 한국국가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 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심 의원 측이 다운로드 받은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내역을 반환하지 않자 기획재정부가 검찰 고발을 감행했고, 심 의원 측은 무고 혐의로 맞고발을 감행한 상태다. 검찰이 오전 10시쯤 수색에 나서자 한국당 의원들은 심 의원실에 모여 ‘의정활동 탄압하는 정치검찰 규탄한다’, ‘여당무죄 야당탄압 정치검찰 각성하라’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돌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심 의원실 앞으로 모이라고 의원들에게 ‘소집령’을 내렸고 심 의원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나경원·임이자 의원 등이 호응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의 기본인 자료 수집을 하는 의원 본연의 활동에 재갈을 물리는 폭거는 야당 탄압을 넘어 대의민주주의 말살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국토 개발정보를 고의 유출해 엄청난 사회 혼란을 야기했는데, 한참 전에 고발장을 접수했는데도 아무런 수사가 없다”고 지적한 뒤 “심 의원이 한국국가재정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이 정권과 검찰이 뭔가 크게 켕기는 게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국회 보좌진 자격으로는 접근이 불허된 정부 업무추진비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 “업무망에 정당하게 접속했고, 조작 도중 백스페이스 키를 한 번 눌렀더니 해당 자료가 떠서 다운 받은 것인데 기재부는 비정상적 방법으로 작동해 자료에 접근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대통령 해외 순방 때 수행한 사람들이 업무추진비 예산을 한방병원에서 썼다고 얘기해서 확인했더니 그 호텔에 한방병원이 없었다”면서 “정권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이런 자료 등을 봤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해당 건은 대통령의 지난 7월 인도 순방기간 중 인도 대사관 관계자들과의 통상협력 강화 간담회 비용”이라면서 “다만 카드 승인내역에 가맹점 업종이 한방병원으로 나온 것은 신용카드사가 해외승인 내역을 통보받아 입력하는 과정에서 국제업종코드(7011:호텔)를 국내업종코드(7011:한방병원)로 자동입력된 걸 전환하지 않아 생긴 오류”라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최강욱의 법과 사람 사이] 그땐 그랬지

    [최강욱의 법과 사람 사이] 그땐 그랬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창의력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편집하는 것을 의미할 뿐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마차의 양쪽 바퀴를 이어 주던 축간거리가 오늘 우리가 타는 철도의 궤도 폭으로 이어지고, 이집트 채석장부터 피라미드까지의 이동로가 복선철도의 폭과 비슷한 15미터를 유지한다는 것, 로마가 만든 최초의 고속도로 아피아가도의 폭이 4미터 내외의 폭을 갖는 왕복 마차도와 인도를 구분한 것 모두 현재까지 이어지는 문명의 유전자를 보여 준다. 어쩌면 익숙한 것을 지키려는 보수적 성향이 인류의 본능인 것이다. 그렇다 해서 세상이 늘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에서 보듯 과거에 갇혀서는 진보도 없다. 마차 폭은 유지될망정 말이 끄는 마차보다 내연기관을 갖춘 자동차가 인류의 발전과 편익을 증진시킨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개인도, 조직도, 그리고 국가도 주변 환경에 대응해 매일매일 변신하고 적응해야 생존하고 발전한다는 것은 역사가 입증하는 만고의 진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발전하고 어떻게 변했을까. 한때 세상을 뒤흔들던 격렬한 논쟁은 지금 우리 주위에 어떻게 정착됐는지 살피는 것이 앞날의 교훈이 될 것이다. 때로는 정부 정책의 변경으로, 때로는 법원의 판결로, 또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정리됐던 일들은 그때마다 격렬한 반대론을 넘어서야 했다. 남자를 통해서만 승계되던 호주제는 2005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됐다. 당시 유림은 “호주제 폐지는 사회 혼란과 가정 파괴를 초래하는 중대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1997년 동성동본 간의 결혼을 금지한 민법 조항과 2005년 아버지의 성만을 따르는 부성(父姓)주의 또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되기 전에도 반대론을 펼치며 “민족의 근본인 정통 가족제도를 말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제기된, 야간집회를 금지했던 집시법에 대한 위헌심판 과정에서 법무부와 경찰청은 “야간의 익명성, 군중심리를 고려할 때 과격 폭력집회로 변질되기 쉽다”는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대했다. “우리나라는 시민들의 법치의식이 떨어져 질서 유지가 어렵다”고 국가의 편을 든 참고인도 있었다. 그러나 평화적 촛불시위는 세계의 찬사를 받는 시위문화로 완전히 정착됐다. 병 복무기한 단축 문제는 어떤가. 1948년 국군 창설 당시 법적 복무 기간은 육군 2년, 해군 3년이었다. 휴전 후에는 의무복무 기간이 3군 모두 36개월로 정해졌다. 이후로도 육군의 복무는 점차 33개월, 30개월까지 줄어가다 1·21 사태 후 다시 36개월로 연장됐다. 하지만 그 후 다시 30개월, 26개월, 24개월, 21개월로 차차 줄더니 이제는 국방 개혁의 일환으로 18개월이 됐다. 그때마다 안보를 중시한다는 이들은 병력이 줄고 숙련도가 떨어지며 직업군인으로 대체할 경우 예산 부담이 늘어나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전투경찰의 경우를 보자. 후방의 신속한 대간첩작전의 필요성을 이유로 1971년 창설됐지만, 1980년대 초부터는 국가 중요시설 경비, 집회·시위 관리 등 치안 업무에도 투입돼 위헌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와 치안질서 유지, 예산 절감을 앞세워 위헌 주장이 무시되기 일쑤였던 것이다. 이 점은 병에 대한 영창 처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특정 종교에 대한 거부와 대체복무제에 대한 비판을 동일시하는 경우는 물론 차별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비롯된 성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를 두고 등장한 동성애 및 에이즈 조장 논란, 제주로 들어온 예멘 난민을 향해 발생한 각종 괴담에서 보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할랄푸드를 둘러싼 이슬람교 확대에 대한 논란에 이르기까지 아직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정리해야 할 주제는 많다. 하지만 분명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내세우는 반대론은 언젠가 분명히 시대착오적인 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입증된다는 점이다. 희망을 놓지 말자.
  • [새영화] ‘산책하는 침략자’ 메인 예고편

    [새영화] ‘산책하는 침략자’ 메인 예고편

    일본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연출한 SF 러브스토리 ‘산책하는 침략자’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산책하는 침략자’는 인간의 몸에 침투한 외계인들이 지구 침략을 위해 인간이 가진 개념을 수집하고 인류를 말살하려 하는 과정에, 외계인이 된 남편 신지가 부인 나루미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평화와 회복이 시작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어느 날 행방불명 된 남편 신지(마츠다 류헤이)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신지는 아내(나가사와 마사미)에게 “자신은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이라고 고백한다. 이어 하늘을 나는 정체불명의 비행기와 인간 몸속에 침투한 또 다른 외계인들이 기관총을 발포하는 가운데, ‘인류에게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는 경고는 이후 이야기를 궁금케 한다. 이는 극단 “이키우메”의 인기 연극 “생매장”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극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행방불명 후 남편이 외계인에 납치되어 돌아온다는 아이디어를 기초로 순식간에 돌변하는 일상을 그렸다. 서스펜스, 액션, 러브스토리 등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영화 ‘산책하는 침략자’는 8월 16일 개봉 예정이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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