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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반군 공습 요청… 美 “총리 사임부터 하라”

    수세에 몰린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대한 공습을 공식 요청했다. 정치적 선택을 놓고 고심 중인 미국을 ‘압박’한 것인데 실상 미국에선 “당장 공습은 어렵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도리어 국가·종파 통합에 실패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퇴진론이 불거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후슈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 정부는 양국 간 안보협정에 따라 테러단체 ISIL을 공습할 것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도 “우리의 뜻은 테러행위에 맞선 이라크의 입장을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미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 등 상·하원 대표들을 만나 이라크 사태를 논의하며 “공습 등에 의회의 인가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중을 전달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지상군 파병을 제외한) 다른 선택지들을 고려하고 있다”며 공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로이터 등 외신들은 “반군이 민간인과 섞여 생활하는 데다 뚜렷이 구별되는 그들만의 표지가 없다”며 공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관리들도 AP통신에 “오인 사격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오바마가 당장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미 정가에서는 공습보다 ‘이라크 총리 거취’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미국이 이라크 고위 관료들에게 ‘총리가 사임할 때까지 미국의 군사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수니파 억압책으로 종파분쟁을 촉발한 총리의 퇴진 없이 수니파와 시아파 간 중재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으로 그 자리에 앉은 총리가 현재 이란의 수족 노릇을 하는 것도 미움을 산 원인으로 지적된다. 내전 위기 확산으로 세계 경제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ISIL이 남쪽으로 진격함에 따라 이라크 내 원유 90%를 차지하는 남부 지역의 석유기업들은 이라크에서 발을 빼고 있고, 일부 지역에선 원유 사재기까지 발생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이미 남부 웨스트 쿠르나 유전에서 이라크 국적이 아닌 근로자들을 철수시켰고,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는 남부 루마일라 유전의 비필수 인력을 피신시켰다. 또 반군이 이라크 최대 정유공장을 공격해 국제 원유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져가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라크 사태 악화일로…바그다드 인근서 정부군-반군 교전, 이라크 내전으로 비화?

    ‘이라크 사태’ ‘이라크 내전’ 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 종파 간 내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의 교전이 17일(현지시간)에도 바그다드 인근을 비롯한 곳곳에서 이어졌다.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를 대량 살상한 것으로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종파 내전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엔이 이라크가 붕괴 직전의 위기에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북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총리는 이라크가 이번 사태 발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니파 수감자 수십 명 사망’종파 내전 전조’ 우려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끄는 반군이 17일(현지시간) 바그다드 동북쪽 60㎞까지 진격했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이날 디얄라주 주도 바쿠바를 공격하는 수니파 반군을 격퇴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감자 수십 명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 44명을 처형했다고 전했지만, 이라크군 대변인 카심 알무사위 소장은 바쿠바의 수감자 52명이 수니파 반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숨졌다고 설명했다. 알무사위 소장은 또 이 과정에서 수니파 반군 9명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군의 설명이 엇갈리지만, 실제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 수감자를 처형한 것이라면 수만 명이 희생된 2006∼2007년과 같은 전면적 종파 내전의 전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반군이 장악한 북부 모술과 시리아 국경 사이의 탈아파르에서는 정부군과 일부 친정부 무장세력이 공항 근처에서 저항을 지속했다. ISIL에 반대하는 시리아 반군 세력은 정부 군경이 철수한 국경검문소 알카임 마을의 이라크 쪽을 장악했다. 알카임은 이라크와 시리아 사이의 국경검문소 3곳 가운데 하나로 제일 북쪽에 있는 라비아 마을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최근 장악했다. 알카임 서남쪽에 있는 마지막 국경검문소 알왈리드의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편 ISIL 반군이 생포한 이라크 정부군을 학대하는 장면이 전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가 공개한 화면에 따르면 정부군 5명이 결박을 당한 채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심문을 당했고, 추후 이 가운데 1명이 머리에 총격으로 숨져 엎드려 있는 장면도 확인됐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ISIL의 즉결 처형은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다. ISIL은 지난 주말에도 정부군 1천70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수십 명이 끌려가거나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바 있다. ●유엔, ‘이라크 붕괴 직전’ 경고…쿠르드 총리 “현상 복귀 불가”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주이라크 유엔 특사는 “지금 이라크는 붕괴 직전의 위기에 있다”면서 “이는 지역 전체에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믈라데노프 특사는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가 수년간 최대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ISIL의 정부군 즉결 처형 등 테러 행위를 비난하면서 이라크의 정치·군사·종교 지도자들의 단합을 촉구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도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에게 모든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아우르는 통합 정부 구성을 요구했지만, 알말리키 총리는 반발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국내적으로는 수니파 반군과 결탁한 ‘배신자’ 색출에 나서는 한편 사우디 정부가 수니파 반군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사우디를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사우디의 통합 정부 구성 촉구에 대한 반발로 보이지만 이처럼 원색적이고 직접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말리키 총리는 지난 3월에도 사우디와 카타르가 시리아 반군과 이라크 내 테러 세력을 지원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KRG의 니체르반 바르자니 총리는 이날 BBC가 방영한 인터뷰에서 수니파 아랍계에도 자치정부를 허용해야 한다며 “이라크가 이번 사태 발발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反戰 오바마, 이라크에 제한적 공습 가닥

    2002년 미국 의회가 이라크 전쟁을 승인한 날, 일리노이주의 젊은 상원의원이던 버락 오바마는 반전 군중집회에서 “어리석은 전쟁”이라고 외쳤다. 9·11테러의 악몽이 가시지 않은 탓에 미국인 상당수가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던 때였다. 6년 뒤 오바마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고, 제1공약으로 ‘이라크 철군’을 내세웠다. 마침내 대통령이 된 그는 2010년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했다. 이어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켰다. 그의 반전 정책은 결국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미군이 사라진 이라크에선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대립이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지금의 종파 전쟁으로 치달았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수도 바그다드를 점령하는 순간 오바마가 선언했던 ‘책임 있는 종전’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오바마에겐 지금 상황이 내버려 둘 수도, 다시 개입할 수도 없는 딜레마의 연속인 셈이다. AP통신은 16일 “오바마의 최대 업적이었던 ‘종전 선언’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도 “오바마 자신이 그렇게 비판했던 ‘어리석은 전쟁’으로 되돌아갈 것인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했다. 최근의 백악관 분위기를 보면 일단 ‘일정한’ 군사개입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듯하다. AP는 “오바마가 여전히 미군 개입을 꺼리고 있지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유력한 개입 형태는 폭격기를 동원한 ‘공습’이다. 내전에 직접 휘말리지는 않으면서 파죽지세의 ISIL에 급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한적 공습’이라 하더라도 전쟁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오바마의 ‘변심’은 큰 충격이다. 진보단체 크레도의 베키 본드 정치 담당국장은 “어떤 식으로든 미군이 다시 개입하면 이제 이라크 전쟁은 부시가 아닌 오바마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연립정권(연정)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행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가 무인정찰기로 공습 준비를 위한 정보 수집을 명령하는 한편, 이라크 지도자들에게 새로운 국민연합정부 구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종파·민족 간 화해 추구 차원에서 이라크 정부에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족 등 3대 세력의 연합정부 구성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0년에도 이 제안을 거절했던 이라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ISIL의 이라크 공격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반격에 나서자 ISIL은 포로 1700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며 웹사이트에 처형 직전의 사진을 올렸다. NYT는 “자칫 이라크가 대학살의 현장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가을 중간선거와 2016년 대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은 오바마의 대응이 우유부단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수니파와 시아파 간 뿌리 깊은 갈등이 이라크 상황 내전으로 몰아…역사적 배경 살펴보니

    ‘수니파와 시아파’ ‘이라크 상황’ ‘이라크 내전’ 수니파와 시아파의 뿌리 깊은 종파 간 갈등이 등이 이라크를 내전 직전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두 종파의 갈등은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632년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사망한 이후 누가 그의 자리를 승계할 것인가를 두고 시작됐다. 수니파는 아부 바크르, 우마르, 우스만, 알리 등 회의를 통해 선출된 4명의 칼리프를 합법적 후계자로 인정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만을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했다. 이후 제4대 칼리프인 알리가 661년 암살되고서 우마이야 왕조가 들어섰지만, 680년 알리의 차남 후세인마저 반란을 일으키다 참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원한은 더욱 커졌다. 두 종파는 코란을 경전으로 삼는 점은 같지만, 구체적인 교리와 종교의식은 구별된다고 AP통신과 종교전문통신사 RNS 등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수니파는 이슬람교 지도자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선출될 수 있다고 믿지만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자손만이 후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이슬람 교단의 지도자를 가리키는 ‘이맘’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 이맘은 수니파에서 일반적으로 종교 집회를 인도하는 사람을 가리키지만, 시아파에서는 무함마드의 승계자이자 절대적 권위를 갖는 최고 성직자라는 의미까지 갖는다. 기도를 드리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시아파는 손을 옆구리 옆에 두고 기도하지만, 수니파는 가슴이나 배에 손을 엇갈려 얹은 채 기도한다. 전세계 이슬람교도 가운데 수니파가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다수파이고, 나머지 시아파는 수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 나라별로 수니파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리아, 이집트, 예멘, 레바논,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대부분 국가에서 다수 종파지만, 시아파는 이란과 이라크 등에서만 다수 종파다. 시아파가 정국주도권을 잡아온 이란과는 달리, 이라크는 시아파가 다수 종파임에도 수니파가 줄곧 정권을 잡으면서 시아파가 박해를 받았다. 소수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마침내 무너지면서 시아파가 득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나 기득권을 상실하게 된 수니파의 저항은 끊이지 않았다. 2006년 2월 시아파 주요 사원인 이라크 북부 사마라의 알-아스카리야 사원의 황금 돔이 폭파되자 시아파는 이 공격을 수니파의 소행으로 확신해 보복공격을 감행했으며 양 종파간 유혈사태는 이듬해까지 수천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급진 수니파 반군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총리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며 주요 도시들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시아파 맹주국 이란이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군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지고 수니파 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개입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에서 촉발된 이라크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라크 ‘암흑 삼국시대’로 가나

    이라크 ‘암흑 삼국시대’로 가나

    이슬람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촉발한 종파 분쟁이 이라크를 쪼개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동 전체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ISIL의 갑작스러운 진격이 이라크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으며, 어쩌면 중동 전체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불과 사흘 만에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중 30%를 장악한 ISIL은 이날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60㎞ 떨어진 바쿠바로 진격하던 중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ISIL 대변인은 “칼리프가 다스리는 바그다드로 가자. 우리는 풀어야 할 원한이 있다”고 위협했다. 또 바그다드 남쪽에 있는 시아파의 성지 카르발라와 나자프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아파 정권을 이끌며 그동안 수니파를 탄압해 온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정부군이 맥없이 무너지자 시아파 성직자들에게 민병대를 창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시아파 성직자 모크타다 알사드르는 3000명 규모의 민병대를 꾸려 바그다드 북부에 급파했고, 시아파 최고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무기를 들고 일어나 테러리스트(수니파 무장단체)와 맞서자”고 촉구했다. 시아파 민병대와 ISIL이 맞붙으면 최악의 종파 내전으로 치달을 게 뻔하다. 혼란을 틈타 이라크 북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도 분리독립에 나섰다. 쿠르드족은 지난 23년간 북동부에서 제한적 자치권을 누렸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독립의 꿈을 이루려는 것이다. 쿠르드자치정부(KRG) 군 조직인 페슈메르가는 이날 유전지대인 키르쿠크를 전격 점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라크가 남부 시아파, 중부 수니파, 북부 쿠르드족이 각각 지배하는 나라로 분열될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내전에 주변국들까지 개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를 위해 군사 지원에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알말리키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혁명수비대 소속의 특수부대를 보내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ISIL이 이란·이라크 국경 100㎞ 이내에 접근할 경우 폭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사태도 더 꼬이게 됐다. ISIL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과 싸우는 반군으로 활동했으나 이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에서 탈퇴해 총부리를 오히려 SNC에 겨누었다. 이라크 점령지에서 무기와 현금, 병력을 확충해 세력을 한껏 키운 ISIL이 시리아 정부군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어 SNC를 지원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서방의 계획은 더 힘들게 됐다. 이라크에 파견됐던 총영사 등 자국민 80명이 ISIL에 납치된 터키도 전투에 끼어들 태세다. 1000만명에 이르는 터키 쿠르드족까지 분리독립에 나선다면 피아 구분이 힘들어지는 복잡한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무장대원이 1만명에 불과한 ISIL이 파죽지세로 이라크를 점령해 나가자 미국은 군사개입을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1년 말 가까스로 이라크 전쟁에서 발을 뺀 뒤 ‘소극적 개입주의’로 돌아선 미국이 다시 군대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상군 투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내전 위기 이라크… 미군 재개입 딜레마

    내전 위기 이라크… 미군 재개입 딜레마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북부 지역을 장악한 뒤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파죽지세로 남진하면서 내전 위기가 가속화하자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정부의 공습 요청을 지속적으로 묵살해 온 미국은 군사 재개입 여부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졌다. ISIL이 지난 10일(현지시간)과 11일 이틀 새 이라크의 제2도시 모술과 바그다드 인근 도시 티크리트를 점령한 데 이어 12일 오전엔 바그다드의 동쪽 바로 옆 디얄라주의 마을 3곳을 점거했다.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 사태를 이라크 국민에게 자행된 테러 공격이라고 강하게 규탄하면서 ISIL을 알카에다 제재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자국 외교관과 경호원 등 48명을 납치한 ISIL에 대해, 자국민이 해를 입으면 보복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ISIL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도 이라크 정부에 대한 추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은 ISIL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이라크 지도자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이라크 정부 및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수준까지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은 추가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이라크 정부가 요구하는 공중폭격 등 직접적인 병력 투입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1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ISIL 장악 지역에 대한 공중 폭격을 오바마 행정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며 “갈등은 끝났다”고 사태 종결을 선언했던 땅에 새로운 갈등과 충돌을 시작하길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이번 사태를 군사적인 문제보다는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0년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이 부족해 막후 협상을 통해 권력을 잡은 알말리키는 이듬해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자신의 오랜 정적인 수니파에 대한 박해를 시작했다. 그의 행보에 분노한 수니파는 ISIL 쪽으로 쉽게 가담했다. 알말리키에 대한 미 의회 전반의 반감도 오바마가 군사력을 이라크로 움직일 수 없는 이유다. 다수 의원은 이라크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도 못했고 미국이 전쟁을 불사하며 이뤄낸 이라크의 평화 상태를 독단적인 국정운영으로 망가뜨린 알말리키가 총리직에 계속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병력을 철수한 뒤로 이라크의 군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지원을 전환했다. 하지만 ISIL의 공격으로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군사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3차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다”며 미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알카에다 분화 이후 전세계 테러 43%↑

    2011년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을 제거한 이후 알카에다 중앙의 지도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각 지역의 분파조직들은 훨씬 강해졌고, 이 분파들이 해당 지역의 자생적 테러조직과 결합해 테러는 오히려 증가하고 악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카에다의 프랜차이즈화’가 지구촌을 테러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13년 테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9707건의 테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의 6771건에 비해 43% 증가한 것이다. 테러로 지난해에만 1만 7891명이 숨지고 3만 2577명이 다쳤으며, 납치 또는 감금된 사람은 3000여명이었다. 보고서는 테러가 급증한 주요 원인으로 알카에다의 분화를 꼽았다. 빈라덴의 후계자로 알카에다 중앙을 이끌고 있는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지도력이 떨어지면서 지역별로 특화된 분파들이 제각각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시리아 정부군과 싸우다 분열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반군과 알카에다 연계 세력 간 다툼이다. 알자와히리의 단결 명령에도 불구하고 두 세력은 정부군과 싸울 때보다 오히려 더 큰 희생자를 내고 있다. 미국에 특히 위협적인 존재는 알카에다 예멘 지부 격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AQAP)로 꼽혔다. AQAP는 2008년 예멘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했고, 2009년 디트로이트 상공에서 여객기 격추를 시도해 다시 한번 미 본토를 공격하려고 했다. 테러가 극심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인도, 이라크,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소말리아, 시리아, 태국, 예멘으로 나타났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부, 나이지리아의 보코 하람, 이라크의 알카에다 지부,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ISIL), 예멘의 AQAP 등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보코 하람은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수백명의 여학생을 납치해 살해하거나 인신매매 조직으로 팔아넘겼다. ISIL은 알카에다 중앙에서 퇴출될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조직이다. 시리아 내전은 시아파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 간의 싸움으로, 전 세계 시아·수니파 극단주의자들을 전쟁터로 끌어모으고 있다. 용병을 자처하고 있는 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투사)들은 각각 자기 나라로 돌아가 더 무서운 테러리스트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총선 앞둔 이라크 자폭테러… 57명 사망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첫 총선을 이틀 앞둔 28일(현지시간) 이라크 곳곳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57명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고 AFP가 전했다. 30일 총선 당일 이라크 당국이 민간인 유권자를 보호할 능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29일 밤 통행금지가 선포됐다. 최악의 테러 공격은 수도 바그다드 북동쪽 140㎞의 이란 국경선 근처인 카니킨에서 발생했다. 현지 쿠르드인들의 집회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30명이 숨지고 최소 50명이 다쳤다. 카니킨은 아랍 및 쿠르드족이 함께 사는 도시다. 같은 날 이라크 북부 공업도시 키르쿠크 근교의 투표소 앞 검문소에서도 자살폭탄 공격이 일어나 경찰관 6명과 민간인 1명 등 7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또 바그다드 북쪽 200㎞에 있는 투즈 코르마토의 투표소에서도 테러 발발로 보안군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의 부촌 만수르 서쪽에서도 테러가 발생해 군인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이라크 내무부가 밝혔다. 바그다드 서부의 한 부재자 투표소에서는 폭발물 조끼를 입은 괴한이 자폭해 투표 중이던 보안군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전국에서 크고 작은 테러 공격이 다수 발생했다.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단체는 아직 없지만 공격자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의 표지를 하고 있었다고 AP가 전했다. 이에 따라 투표를 무산시키기 위해 수니파 무장세력이 공격을 감행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라크는 인구 대다수가 시아파로,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등 무장단체들은 총선 투표를 무력으로 막겠다고 선언했다. 또 시아파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해 수니파 측 반발이 큰 상태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이라크가 종파 갈등으로 수만명이 숨졌던 2006∼2007년 분쟁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최근 사태가 2008년 이후 최악의 폭력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라크에서 테러 등 폭력사태에 의한 사망자는 지난해 8868명이었고, 올해는 약 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열린세상] 미디어, 아프리카 재현방식 바꿔야 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미디어, 아프리카 재현방식 바꿔야 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지난해 한 구호개발단체로부터 한국의 미디어들이 아프리카를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언론의 사회적 현실 구성에 관한 연구가 전공이기도 하지만, 집의 아이들이 해외와 국내 구호단체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먼저, 다국어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뒤졌다. 아프리카는 지표 표면의 6%와 육지면적의 20.4%를 점유하고, 54개의 자치 국가에 세계 인구의 15%인 11억명 이상(2013년 기준)이 살고 있는 거대한 대륙이었다. 하지만 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아프리카의 교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규모에서 아프리카 지역 수출액(111억 달러)과 수입액(57억 달러)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99%와 1.12%(관세청·수출입무역통계 자료)였고, 아프리카 대륙 출신 등록외국인 숫자는 6382명으로 전체의 0.68%(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2012년도 출입국 통계연보’)에 불과했다. 아프리카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된 현실에서 대개의 한국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관련정보를 학습한다. 그리고 미디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아프리카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우리의 머릿속에 형성되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미디어의 묘사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미디어가 아프리카의 객관적 현실을 충실히 전달한다면 실제의 아프리카와 머릿속에 그려진 아프리카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미디어가 특정 측면에만 주목할 경우 우리는 왜곡된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신문과 방송의 뉴스를 분석해보니 아프리카 국내 정치상황이나 외교문제를 다룬 기사가 70%에 달했다. 정치의 경우 쿠데타, 내전, 폭동,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에 관한 내용이, 그리고 외교는 외국인 인질 참사, 리비아 사태에 대한 유엔 제재, 나이지리아 한국인 납치 사건, 유럽의 아프리카 정치 개입, 소말리아 해적 등이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전근대적인 정치체제와 권력자의 독재, 내전으로 인한 불안정, 이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 등 우리 미디어에 비추어진 아프리카는 폭력과 갈등으로 가득한 위험사회였고, 아프리카인들은 서방세계의 지원 없이는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였다. ‘갈등·폭력·배고픔으로 가득한 아프리카’, ‘외부의 도움 없이는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무능력한 아프리카인’이라는 이미지는 뉴스와 광고 그리고 모금방송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미디어 묘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초등학생·중고등학생·대학생·성인들을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를 진행했더니 서두에 언급한 아프리카 관련 기초 정보를 알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를 실제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마치 직접 체험한 것처럼 머릿속의 이미지를 현실로 인식하고 있었다. 초점집단인터뷰 참가자들의 답변은 연령층에 관계없이 유사했다. 그런데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경험이 있거나 다큐멘터리와 같은 진지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시청한 이들 혹은 아프리카 문화를 체험한 학생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이들에게 아프리카는 폭력과 배고픔이 만연한 검은 대륙이 아닌 다양성이 가득하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푸른 대륙이었다. 전문가들은 언론인들의 무지와 자민족 우월주의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적 관점을 확대 재생산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갈등과 인간적 흥미에 높은 뉴스가치를 부여하는 언론의 관행 또한 아프리카 묘사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소말리아의 기근과 수단의 난민이 아프리카 전체의 문제가 아니듯이, 일부 지역의 사건을 일반화하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프리카 개별 국가의 정치·사회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에 관심을 갖고 외부 관찰자 관점이 아닌 내부자 관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조명하려고 노력할 때 미디어는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주범이라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메르켈 “유럽 내부통신망 구축”… 美에 견제구

    메르켈 “유럽 내부통신망 구축”… 美에 견제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을 견제하며 ‘유럽의 구심점’으로서 독일의 위상 강화에 나서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유럽 각국의 정보가 미국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의 자체적인 통신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프랑스와 논의하기로 했고 독일군의 해외 파병도 확대할 계획이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팟캐스트 영상을 통해 “우리는 프랑스와 어떻게 최고 수준의 데이터 보호를 유지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우리 시민의 이메일과 다른 정보들이 대서양을 건너가지 않도록 정보 보안을 제공할 유럽 내 통신망 구축 등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19일 파리를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으로 밀월 관계를 한껏 과시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히틀러의 지독한 감시를 겪은 독일 국민들은 도청, 감청 문제에 특히 민감하다”면서 “메르켈 자신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으로부터 휴대전화 도·감청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이번 계획은 미국에 대해 유럽 국민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메르켈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편 메르켈은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내전 국가에서의 군사 활동에 관해서도 프랑스와 협력을 증대할 것을 약속했다.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으며 현재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다. 독일이 프랑스를 도와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독일은 유럽연합(EU)의 수장국으로서 중동,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과 반정부 시위 봉합에 적극 개입하고 있으며 때때로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엔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차관보가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정부가 세워지도록 후원하는 일에 대해 “유엔이 나서서 사태를 봉합하도록 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며 “EU는 엿이나 먹으라고 하라(f××× the EU)”고 말한 녹음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美, 이라크 철수 2년 만에 군수품 지원 재개

    미국이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한 지 2년 만에 이라크 정부에 미사일·무인기 등 군비 지원을 은밀하게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카에다 등 반군 세력을 진압하려는 이라크 정부를 돕겠다는 것이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원이 올 들어 8000명 이상이나 숨진 이라크 내전 상황에 어떤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CNN은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과 싸우고 있는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헬파이어 미사일과 스캔이글 감시용 무인기(드론)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이라크 정부가 구매한 헬파이어 미사일 75개가 지난주 현지에 도착했으며, 스캔이글 드론 10대는 다음 달 초 이라크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헬파이어 미사일 제공과 조만간 이뤄질 스캔이글 드론 인도는 이라크 정부가 (알카에다 등 반군 세력의)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 정부가 이라크 정부와 갖는 통상적인 대외군사판매(FMS) 사례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도전에 맞서 필요한 안보적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라크 정부를 지지한다는 약속을 거듭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워싱턴 회동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알말리키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알카에다 등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반군 세력을 제압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미사일이 거의 없는 데다 공군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한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 정부에 아파치 헬리콥터와 무장 항공기를 임대, 매각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미 의회의 승인이 미뤄지자 이라크 정부는 러시아로부터 지난달 공격용 헬기 4대를 지원받았다. 이런 배경에서 미 정부가 조용하게 이라크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유엔이 올해 이라크 상황을 “2008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하는 등 종파 간 대립과 테러가 이어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지원이 사태를 호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웨딩 싱어(KBS1 밤 12시 10분) 로비는 결혼식 피로연 가수다. 언젠가는 꼭 훌륭한 작곡가가 되겠다는 포부로 고군분투하며 어떤 피로연이든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 한편 줄리아는 피로연 손님 시중드는 일은 처음이라 안절부절못한다. 바쁜 와중 잠깐 쉬던 줄리아는 피로연 가수인 로비를 알게 되고, 다가올 자신의 결혼식에서도 노래를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KBS2 밤 8시 55분) 사랑과 전쟁 연기경력 10년, 이혼 경력만 100회 이상인 ‘사랑과 전쟁’ 배우들과 함께하는 살벌한 토크 배틀이 펼쳐진다. 바람 ‘안’ 피우는 남자는 있어도 ‘한 번만’ 바람 피우는 남자는 없다는 레이디 제인의 ‘남자들의 바람 DNA’ 존재론과 개그콘서트 불편한 가족, 13인의 패밀리가 제시하는 현명한 가족문제 해결법을 찾아본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15분) 무지개 신입회원인 배우 김민준이 스피드를 즐기는 남자로 등장한다. 한편 방송인 전현무는 생일을 맞았지만 정작 할 게 없다. 그렇게 쓸쓸한 37세 혼자남 전현무의 하루는 끝이 나고, 배우 김광규가 이사하는 날이 밝았다. 이사를 도와주러 온 방송인 노홍철에 대한 고마움도 잠시, 이들의 험난한 이사 여정이 시작되는데…. ■SBS 컬처클럽(SBS 오후 3시 10분)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독일인 베르너 사세가 말하는 한국인의 민낯을 만나보고,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의 화려한 연예사를 알아본다. 세계적인 무용가 홍신자의 남편이며 ‘월인천강지곡’을 독일어로 번역한 푸른 눈의 한국학자인 베르너 사세가 25세에 우연히 한국에 오면서 한국사랑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어본다.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EBS 밤 8시 20분) 내전으로 피폐해진 나라, 말리를 찾았다.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말리는 이슬람 무장 반군이 북부를 장악하면서 40만명의 사람들이 돌아갈 곳을 잃었다. 내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말리의 난민들을 만나본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OBS 밤 11시 5분) 깜찍한 외모, 순수한 미소, 유려한 말솜씨로 100% 완벽 미(美)를 자랑하는 그녀, 영주. 하지만 그녀의 본색은 고단수 사기경력으로 별을 단 터프걸이다. 영주는 가석방 심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가볍게 통과한다. 한편 용강마을 약사인 희철은 여친에게 프러포즈할 반지를 들고 부산으로 가던 중 영주를 만나게 된다.
  • 23년 동안 세계 195개국서 산 ‘여행의 신’ 화제

    23년 동안 세계 195개국서 산 ‘여행의 신’ 화제

    일상을 떨치고 오랜시간 해외로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신화’가 될 남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캐나다 출신의 한 남자가 23년 동안 무려 195개국을 여행해 화제에 올랐다. 비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여행한 사람으로 기록된 화제의 인물은 마크 스펜서 브라운(44). 현재 아일랜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운은 고향 캘거리로 돌아오기 위한 ‘마지막 배낭’을 싸고 있다. 그가 처음 여행에 나선 것은 지난 1990년. 브라운은 “내 나이 21살 때 미래를 고민하면서 전세계 모두를 경험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여행 동기를 밝혔다. 이후 그는 배낭을 메고 전세계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주로 히치하이킹과 오토바이를 타고 각 대륙을 다니며 가본 곳 중에는 전쟁터는 물론 북한도 포함돼 있다. 여행 중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한두번은 아니다. 말라리아등 풍토병에 여러차례 걸린 것은 물론 이라크에서는 걸프전, 아프리카에서는 각종 내전을 겪었으며 소말리아에서는 CIA 스파이로 오인받아 투옥되는 신세가 됐다. 그의 여행이 무려 23년이나 걸린 것은 일반 관광객과 달리 현지인들과 살았기 때문. 브라운은 “콩고에 가서는 피그미족과 살며 사냥을 다녔다” 면서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객들과는 달리 23년의 여행이 매일매일 삶이었다”고 말했다. 특이한 것은 경비 역시 여행 다니며 직접 벌었다는 점. 브라운은 “발리에서는 은을, 인도네시아에서는 가구를, 아프리카에서는 원석을 사다가 다른 나라에 팔았다” 면서 “현지인과 함께 살거나 값싼 호텔에서 묵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여년 간의 기나긴 여행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예정인 브라운은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제 내 여행은 끝났다. 적어도 당분간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테러 감행 ‘알샤바브’는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감행한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오사마 빈라덴이 세운 반미·반유대 테러 네트워크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청년 테러조직이다. 알샤바브는 원래 소말리아 강경단체 알이티하드 알이슬라미(AIAI)에서 출발했지만, 정치 세력화를 꿈꾸는 구세력과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건설을 원하는 청년 세력 간 갈등으로 갈라져 나왔다. 이때 ‘청년’을 뜻하는 알샤바브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이번 테러의 배경은 내전에 시달리던 소말리아에 이웃 국가인 에티오피아가 병력을 파견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내전 세력이던 이슬람 군벌(ICU)과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말리아 내 급진 이슬람 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에티오피아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참전해 일거에 ICU를 축출했다. 전략적 거점을 뺏겨 세력이 약화된 알샤바브는 이후 자신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국내외 모든 세력에 테러를 가하며 반격에 나섰다. 2010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70여명 사망)를 비롯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여러 차례 테러를 일으켰다. 이번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역시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 내전의 안정을 위해 병력을 파병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분석된다. 케냐군은 2011년부터 소말리아 남부에 4000명 규모로 주둔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테러 직후 트위터를 통해 “케냐가 자신들을 소탕하기 위해 소말리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시리아 급격 붕괴 땐 대혼란… 인접국에도 파장”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시리아 급격 붕괴 땐 대혼란… 인접국에도 파장”

    2011년 3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된 시리아 내전 사태는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시리아 정권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면 중동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이종택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6일 ‘시리아 사태 추이와 중동 국제관계의 변화’라는 발표에서 “시리아의 급격한 붕괴는 오히려 국가를 소말리아와 같은 대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중동 인접국에까지 정치적 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결국 제한적이고 조건적인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도 별다른 타격이 되지 못한다”며 “군사행동 없이도 서방이 시리아의 이웃 수니파 국가들과 협력해 장기적으로 시리아 온건 반군 세력에 재정과 무기 지원,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통해 내전을 종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내전 갈등의 원인이 ▲알아사드 가문의 43년 철권통치에 대한 시민의 반란 ▲과거 시리아 보수 왕정 정권과 아랍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군사 정권의 대립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 터키로 이어지는 중동의 수니파와 이란, 헤즈볼라, 이라크, 시리아로 이어지는 시아파의 종파 간 대결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반군 내부의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하는 온건 이슬람세력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강경 이슬람세력 간 영역 다툼 등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교수는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하더라도 테러로 인한 중동의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시리아 난민 200만명의 인접국 유입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터키 등에 경제적 어려움을 주며 이를 틈타 이슬람 과격주의 세력이 내부에 침투할 경우 중동 전체의 정치적 혼란까지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동의 민주화 운동은 시작에 불과하며 민중의 새로운 각성으로 계층, 정치 세력, 종파, 종족 간 이익 갈등이 심화되면 이로 인한 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잔인한 전쟁 너머 ‘휴머니즘’의 속살

    잔인한 전쟁 너머 ‘휴머니즘’의 속살

    정전 60년을 맞아 한국전쟁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본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중국 최고의 전쟁 논픽션 작가로 불리는 왕수쩡의 ‘한국전쟁’과 권헌익 영국 캠브리지대 석좌교수의 ‘또 하나의 냉전’이다. 전자는 적국의 시선으로 본 한국전쟁이란 점에서, 후자는 인류학자의 시각에서 한국전쟁과 그 전후의 고통과 폭력의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냉전이란 무엇인지를 되묻는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한국전쟁] 왕수쩡 지음/나진희·황선영 옮김/글항아리/1000쪽/4만원 ‘한국전쟁에 대해 중국이 말하지 않았던 것들’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999년 중국에서 초판이 출간됐고, 2009년 개정판이 나왔다. 국내에선 첫 번역 출간이다. 14년의 시차에 담긴 의미는 꽤 함축적일 터이다. 1970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 불렀다. 적군인 미군을 향한 대항적 성격으로 한국전쟁을 규정하는 하나의 관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국제정치적 맥락이나 이념적 시각으로 한국전쟁을 분석하는 태도에서 벗어난다. 이는 저자가 정치학자나 군사학자가 아니라 팩트를 추적하는 논픽션 작가라는 지점과 맞닿아있다. 치밀한 자료 수집과 수많은 관련자 인터뷰 등 방대한 취재량이 압도적이다. 저자는 한반도에 진입했던 중국국 소속 15개군이 전후에 정리한 전쟁사, 전쟁 종식 뒤 귀국한 참전 장병이 쓴 수많은 회고록, 전쟁 당시 한반도 전장에 있던 중국군 지휘부와 베이징의 지휘자들 간에 교환한 모든 문서와 전보를 열람했다. 또한 미국 역사학자 모리스 이서먼의 ‘한국전쟁’을 비롯한 서구의 다양한 관련서와 더글러스 맥아더의 회고록 등도 참조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저자는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정전 협정까지의 긴박하고 참혹했던, 때로는 무기력했던 순간들을 하나하나 복원해낸다. 1950년 10월 8일 중국이 ‘중국인민지원군’을 출병하는 대목에서 출발한 책은 전장에 버려진 서적을 통해 적군의 작전 의도를 파악하려는 치열한 정보전과 피말리는 심리전, 각국이 구사하는 전술·전략의 유래와 전개 양상 등에 대한 꼼꼼한 기술을 거쳐 또 다른 전쟁의 양상을 보였던 정전 협상의 체결에서 끝을 맺는다. “병사란 전쟁 속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중요하고 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가 ‘한국전쟁’을 집필하는 유일한 동력이 되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휴머니즘이다. 하지만 대령 계급의 국가 1급 작가라는 저자의 또 다른 타이틀은 중국 중심의 서술이란 한계를 피할 수 없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접하기 어려웠던 중국 내부의 자료들을 통해 한국전쟁의 한 축이었던 중국의 당시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이 책만의 장점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또 하나의 냉전] 권헌익 지음/이한중 옮김/민음사/256쪽/1만 8000 세계사에서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 간 냉전의 역사선상에 놓인다. 1945년 조지 오웰이 처음 언급한 ‘냉전’은 실제적으로 전쟁은 일어나지 않지만 정치·외교·이념상의 갈등이나 군사적 위협의 잠재적인 권력투쟁을 의미한다. 서구에서는 냉전이 “오랜 평화이자 상상의 전쟁”이었다. 하지만 해방공간이 분단으로 이어지고, 한국전쟁을 전후해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우리에게 이 시기는 과연 냉전일 수 있을까. 2010년 컬럼비아대에서 영어로 출간된 이 책은 이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즉 한반도 해방공간의 역사가 세계 냉전사와 틀을 같이하는가 달리하는가, 한국전쟁의 역사는 냉전의 역사안에 있는가 아니면 밖에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이 책은 한국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제주 4·3사건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냉전이 폭력전 내전과 그와 관련된 반공주의 역사라는 형태로 전개되는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냉전을 내전으로 경험한 사회에서 냉전이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를 인류학의 핵심 조사방법인 참여관찰법을 이용해 접근한다. 저자는 제주 4·3사건으로 분열된 하귀리 마을 사람들이 최근에서야 학살자들을 기리는 추모제를 자유롭게 열 수 있게 되면서 화해에 이르는 과정에 주목한다. 또한 베트남전쟁 당시 형은 혁명군에, 동생은 미국편에 가담해 총을 겨누고 싸워야 했던 가족이 어느 한 명을 추모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고통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말한다. “한반도의 해방공간이 그러했듯이 한국전쟁의 역사는 냉전의 역사 안에도 있고 또 밖에도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가 세계사의 영역에서는 생경해지는 상황은 불행한 일이며 이제는 이 잘못된 구도가 고쳐져야 한다. 그 첫 걸음은 냉전의 역사에 안과 밖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즉 또 하나의 냉전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7쪽) 베트남전 양민학살을 종교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책 ‘학살, 그 이후’와 전쟁의 후유증을 기록한 ‘베트남전쟁의 영혼’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는 최근 한국전쟁의 새로운 연구 틀을 형성하고자 하는 ‘한국전쟁을 넘어서’국제연구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급진 이슬람, 런던 한복판 ‘흉기 테러’

    영국 런던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 2명이 대낮에 영국 군인 1명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미국 보스턴 테러와 같이 서구에 불만을 품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 수사를 벌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런던 동남부 울위치의 영국 포병대 막사 인근 거리에서 흑인 남성 2명이 20대 군인 1명을 벌채용 대형 칼과 정육점 칼 등으로 무참히 살해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들이 피해자를 끌고 다니는가 하면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현장을 배회하면서 시민들에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국 ITV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는 용의자들이 피묻은 칼을 든 채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고, 영국 억양의 영어로 “전능하신 알라신 앞에 맹세하건대 우리는 당신들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할 것이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용의자들은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나선 스카우트 교사 잉그리드 로요케네트에게 “(피해자가) 무슬림들을 죽였기 때문에 살해했다.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슬림들을 살해하는 것에 신물이 난다”고 범행 이유를 털어놨다. 용의자들은 사건 발생 20분 만에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체포됐으며, 한 명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중 한 명은 런던에서 태어난 나이지리아 혈통의 마이클 오루미데 아데볼라요(28)이며, 지난 2001년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알카에다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합류해 아프가니스탄에 병력을 보내고, 최근에는 말리 내전에 개입한 프랑스를 지지하면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에서 중도 귀국해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테러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범인들이) ‘단독으로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해 이번 사건의 원인이 이슬람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글로벌 시대] ‘평화와 희망’의 소프트파워 외교/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평화와 희망’의 소프트파워 외교/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그동안 대한민국은 1993년 소말리아에 상록수 공병대대 파병을 시작으로 25개국 30곳이 넘는 분쟁 지역에서 평화유지군과 군 옵서버 요원, 다국적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평화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리고 현재 17개국에 1200여명이 파병돼 유엔 평화유지 활동과 재건 지원을 하며 국익 증진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자는 지난달 29일 한국군 해외파병 20주년을 맞아 육군특수전사령부 국제평화지원단의 초청으로 안보 강연을 다녀왔다. 이번 안보 강연은 파병 20주년의 의미와 파병 활동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고, 향후 현안 과제를 생각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히 군인이 아닌 민간 여성 안보 전문가로서 몇 차례 해외파병 부대(자이툰, 오쉬노, 아크와 청해부대)를 다녀온 경험을 전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강연 대상은 주로 파병을 준비 중이거나 적어도 한 번 이상 해외파병 경험이 있는 장병과 부사관들이었는데, 어느 강연장보다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파병 대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내가 곧 대한민국의 얼굴이고 브랜드’라는 인식과 ‘평화와 희망의 씨앗을 심으러 간다’는 책임감이 그들의 가슴 속에 차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2010년 창설된 국제평화지원단은 유엔에서 요구하는 상시 파견부대 운용체제를 갖추고 국제평화 유지 훈련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강의 파병 부대를 양성하고 훈련하기 위해 파병역사관, 파병종합 훈련장, 해외파병교육센터 등의 주요 파병시설을 갖추고 있었던 점이다. 해외 파병부대 방문에서 느낀 점은 장병 개개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군인으로서 명예와 자긍심을 드높이는 주인공들이라는 점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민사 작전과 재건 지원에 열정적으로 임해 주고 있었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파병지역에서 가난과 빈곤을 극복하는 나눔과 희망의 등불이 돼 주었다. 무엇보다도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 지원과 교육, 문화증진 활동은 분쟁과 재해로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감동을 실어주는 소프트 파워, 즉 상대국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글로벌 시대 해외파병은 평화와 재건 지원이라는 인류 공동의 가치 실현을 통해 소프트 파워를 증진하고 국제적 명분을 가진 군사력을 통해 외교력 강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제평화유지 활동 참여가 갖는 의미는 군사외교적 측면도 있지만, 과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이후 가져야 하는 의무적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국지전 분쟁이나 재해 발생이 더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에 군의 해외파병 빈도와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와 군은 세계 평화의 수호자로서 해외파병을 좀 더 체계적이고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가적 및 군사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달 31일 오랜 내전으로 황폐화된 남수단의 재건과 의료지원 활동을 위해 또 하나의 팀인 한빛부대 1진이 출발했다. 공병대를 중심으로 의무와 수송 등 280여명으로 구성됐다. 한빛부대! 명칭 그대로 남수단 국민에게 평화와 안정, 희망과 용기를 주는 밝은 빛이 되어 주길 기대해 본다.
  •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서부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벌어진 이슬람 세력의 반란을 지상군 파견으로 제압한 올랑드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리비아의 카다피를 최초로 공습한 우파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바로 그 독재자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아 썼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떠올리게도 하는 프랑스 사회당 정권의 말리 파병은 인접한 니제르의 우라늄광산에 대한 기득권 보전을 위한 방안이었다. 때문에 프랑스인들의 열광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단지 무인폭격기지를 니제르에 건설하려는 미국이 말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막 전쟁을 끝낸 프랑스와 합의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강대국의 국익 추구 비용을 국제사회에 분담시키는 약삭빠른 행동이라서 그렇다.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파병에 대한 보복으로 발생한 알제리 인질극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급진파가 북한 의료진을 살해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이슬람 문제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 ‘혼돈의 도미노’에 대처하는 우리의 외교방안을 제시한 2월 8일자 서울신문의 시론이 눈길을 끈다. 즉, 이슬람 근본주의의 과격성이 모든 사태의 근본인 만큼 원인제공자인 미국?서방 대신 중동·북아프리카 역내에서 선린외교를 펼치며 급부상하는 중견국가 터키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15년 만에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회복한 우리 한국의 바람직한 유엔안보리 외교노선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터키가 말리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우선 말리의 북부지역을 휩쓴 내전 아닌 내전의 직간접적인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말리 북부의 생활터전에서 밀려나 카다피 독재에 동원된 투아레그족이 최신병기로 무장하고 돌아와 벌인 독립투쟁에 알카에다 등 근본주의 세력이 가세한 것이 사태의 직접 원인이다. 간접 원인은 아랍인을 자처하는 사막의 ‘푸른 복면전사’로서 반달 모양의 칼을 휘두르며 호전성과 함께 사하라 이남 흑인들과 차별성을 강조해온 투아레그족의 민족사적 비극이다. 19세기 말 유럽제국주의 식민 경쟁이 초래한 이들의 비극은 지금도 터키의 압제 하에 있는 쿠르드족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나의 민족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외부여건에 굴복, 분리돼 살아가는 현실이 남북한의 경우와도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유엔에서 터키를 벤치마킹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말리 사태의 본질이 식민종주국의 자의적 영토 분할과 소수민족의 자결권 부정에 있음에도, 터키와 함께 해법을 도모하자함은 아프리카의 정치지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결여된 제언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게 세네갈의 학자·정치인이었던 셰이크 앙타 디옵이 주장한 방안, 즉 북회귀선을 경계로 아랍세계와 분리된 준대륙적 흑인연방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반세기에 걸친 내전 끝에 남수단의 독립은 흑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환상으로 귀결지은 바 있다. 말리, 니제르와 함께 투아레그족의 땅을 아랍세계에 반환하는 대신 영토 맞교환 협상을 통해 지중해에 이르는 교통로를 확보하면 내륙국가의 한계 극복이 가능하다.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이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게 바로 아프리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하는 제안일 것이다.
  • 이라크, 시리아 진흙탕 내전에 휘말리나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의 정부군 40여명이 이라크에서 치료를 받고 시리아로 돌아가던 중 정체 불명의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살해됐다. 이라크 군인 9명도 함께 피살돼 이라크가 시리아 내전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군인 48명이 4일(현지시간) 이라크 북서부 시리아 접경지역인 아카사트 인근에서 버스로 이동하던 중 총으로 무장한 세력의 기습 공격을 받아 몰살됐다. 이들은 최근 시리아 반군과의 교전에서 부상을 당해 이라크에서 치료를 받은 뒤 이라크 군인들의 호위 속에 시리아로 복귀하는 상황이었다. 이라크 국방부는 “시리아로 귀국하던 비무장 시리아 군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확인했다. 이라크 총리실의 알리 알무사위 대변인은 인도적 차원에서 시리아 군인들의 이라크행을 허용했었다면서, “이번 공격을 자행한 무장집단을 규탄하며, 어떤 테러리스트도 이라크 땅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접경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면서도 “(시리아)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라크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이든 반군이든 내전 사태를 이라크로 확산시키는 이들에게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국방부 관리들은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세력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알무사위 대변인이 무장세력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소수파인 이슬람 수니파 가운데 알카에다와 연결된 호전적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라크가 시리아 사태에 본격적으로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슬람 시아파에 속하는 이라크 현 정부는 시리아 사태에 대한 개입 불가라는 공식 입장과는 달리,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정부군을 지원해 왔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또 이라크 시아파 정부와 수니파 야권의 대립구도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리아 군인들이 숨진 아카사트에 수니파가 많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종파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이날도 곳곳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벌어졌으며, 전날부터 이틀 동안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반군은 시리아 중부 라카시를 완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이 도시가 장악된 것이 확인된다면 반군이 주요 도시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첫 사례가 된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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