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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러갑시다]

    ● 미술 ■ 김병종 작품전 18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생명의 환희를 노래한 50여점. ■ 문범 작품전 25일까지 pkm갤러리(02)734-9467.‘우연한 풍경’을 주제로 한 평면작품. ■‘팝 컬처’전 5월16일까지 갤러리 세줄(02)391-9171.파스칼 몽테유 등 현대 프랑스 작가 8인의 사진전. ■ 해외여성작가 3인전 2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4.가다 아메르(이집트)·쉬라제 후쉬아리(이란)·수 윌리엄스(미국)등 3인의 추상작품. ■ ‘월 워크스’전 24일까지 카이스갤러리(02)511-0668.고낙범·성낙희·이미경·홍승혜 등 8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벽화세계. ● 뮤지컬 ■ 클럽 하늘 1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02)2274-3507.박일규 연출.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각색한 뮤지컬.가요,힙합,재즈 댄스와 동춘서커스단의 묘기가 어우러진 총체극. ■ 나부상화 5월9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42-0917.우봉규 작·박근형 연출.전등사 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 점프 11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02)501-7888.이준상 연출,무술 가족과 2인조 도둑이 펼치는 유쾌한 코미디. ■ 천국과 지옥 5월2일까지 대학로게릴라극장(02)763-1268.남미정 작·연출.오펜바흐의 오페레타를 원작으로 한 퓨전 뮤지컬. ● 국악 ■ 국악꽃 향기 12일∼6월21일 월 오후7시30분 삼청각 일화당(02)399-1760.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상설공연. ■ 고보석 거문고 독주회 10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 어린이 ■ 시계 멈춘 어느날 5월9일까지 목동 브로드홀(02)382-5477.어린이 눈높이에서 바라본 전쟁에 관한 세가지 시각.극단 사다리. ■ 애기똥풀 11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부모의 자식 사랑을 그린 가족인형극. ● 콘서트 ■ 웅산 콘서트 9일 오후8시,10일 오후 3시·8시 폴리미디어 씨어터(02)6248-0430. ■ 정태춘 박은옥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3시·7시,11일 오후3시 제일화재세실극장(02)3272-2334. ■ 유리상자 콘서트 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02)3662-4433. ■ 추억의 7080밴드 콘서트 10일 오후 5시·8시,11일 오후 4시·7시30분 세종문화회관 1544-4463. ■ 휘성 콘서트 10일 오후7시,11일 오후5시 경희대학교평화의전당 1544-0737. ■ 김범룡 콘서트 10∼11일 오후 4시·7시30분 남대문메사팝콘홀(02)597-2896. ■ 대니정 콘서트 10일 오후8시 소울얼라이브(02)3442-7222. ■ 김동률·성시경 외 콘서트 10일 오후6시 세종대학교 대양홀(02)3444-5020. ■ 자전거 탄 풍경 인천 콘서트 11일 오후 3시30분·7시 인천종합예술문화회관대극장(032)327-9010. ■ 거북이 대구 콘서트 14일 오후8시 대구 밀리오레점 지하1층 아미쿠스 레스토랑(053)243-2024. ● 무용 ■ 우리춤 스타 초대전 9일 오후8시,1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02)2263-4680.서영님 전은자 윤미라 강미선 등 중견 한국무용가 4명의 춤판. ■ 드림 앤 비전 댄스페스티벌 18일까지 창무포스트극장(02)338-6420.젊은 안무가들을 위한 포스트극장의 기획공연.한상률 박수진 등 12명 출연. ● 연극 ■ 죽도록 달린다 5월2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5-5476.서재형 연출,홍성경 김정석 출연.프랑스의 고전 ‘삼총사’를 이미지극으로 각색. ■ 피그말리온 12∼25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95.버나드 쇼 작·임경식 연출,강지은 김신기 출연.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 ■ 갈매기 14일∼5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안톤 체호프 작·그리고리 지차트코프스키 연출,정재은 오만석 출연.러시아 대표 작가의 4대 장막극중 하나. ■ 의자는 잘못없다 5월9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02)319-8020.선욱현 작·김태수 연출,김경수 배수백 출연.의자 하나를 둘러싼 해프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풍자. ● 클래식 ■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창단연주회 13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80-5054. ■ 피터 야블론스키 피아노 리사이틀 1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44-1555. ■ 소노레 앙상블 정기연주회 11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586-0945. ■ 정유미 바이올린 독주회 10일 오후3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한국리스트연구회 정기연주회 1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782-4445. ■ 바리톤 이상녕 독주회 1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2265-9235.˝
  • 40대 커리어 우먼 3人 ‘패션토크’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날로 중년여성들의 옷차림이 젊어지고 있다.40대 여성들이 20대를 겨냥하고 있는 브랜드를 드나드는 것이 더이상 흉이 아닌 시대다.더욱이 최근 스포츠룩의 유행과 더불어 젊은 스타일의 옷입기는 보편화 추세다.얼마전까지 중년여성들이 ‘나이에 맞는 품위’를 잊었다는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적잖았지만,요즘엔 그런 흉을 봤다가는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될 판이다.이는 우리만의 특별한 현상도 아니라고 한다.미국에서는 어머니가 10대의 젊은 옷을 입고,아이들이 정장을 좋아해 “옷장이 뒤바뀌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옷차림을 통해 이 시대 중년여성들의 생각과 삶의 변화를 읽어본다. 지난달 말,국무회의에 옅은 분홍빛 수트에 진달래빛 인도풍 숄을 걸치고 나타난 강금실 법무장관의 옷차림이 화제가 됐다.이를 두고 “TPO(때와 장소,목적)에 맞는 옷차림이냐?”는 비난의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이는 개인적인 대담한 취향이라기보다는 달라진 40대 직장여성들 옷 입기의 한 단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옷 잘 입는 전문직 여성’들로 꼽히는 세 사람이 바람이 몹시 불었던 지난 2일 서울신문사를 방문했다.그들의 개성적인 옷차림부터 훑어봤다. ●‘나이에 맞는 옷입기’ 고정관념 거부 ‘헤드헌터’란 직업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킨 유순신(48·헤드헌터·유앤파트너즈 대표)씨.그는 검정색에 베이지색 굵은 스트라이프가 단정한 수트를 골랐다.연둣빛 면 셔츠,꽃분홍빛 행커치프와 분홍빛 핸드백으로 포인트를 줘 그의 만만치 않은 미적 안목을 보여줬다.40대에 박사학위를 시작,‘나이는 장벽이 아니다.’는 사실을 보여준 동화작가 이윤희(47·재능대 교수)씨,집시풍의 스커트,장식이 화려한 두꺼운 벨트에 검은 부츠차림이었다. 살짝 이마를 덮은 자연스러운 웨이브의 패션 컨설턴트 김해련(43·아이에프 네트워크 대표)씨는 분홍빛 트렌치코트에 분홍 머플러를 둘렀고,시폰 블라우스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액세서리·머플러로 포인트 ‘젊게 더 젊게’ -평상시 어떤 옷을 입으세요? 유순신:주로 정장차림이지만,정장이 너무 지루할 때는 이렇게 화려한 셔츠로 변화를 줍니다.반면 저녁 모임에는 화려한 스카프나 큼직한 진주로 분위기를 바꾸기도 하지요.다만,공식적인 자리에서 여성으로 보이는 것은 금기시합니다.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름답습니다.”는 등의 말을 듣는 것은 곤란하니까요.옷입는 것도 리더십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강한(strong) 느낌을 주려고 합니다. 이윤희:강의를 할 때나 공식적인 자리에선 단정하게 옷을 입지만,그외는 자유롭게 나 자신을 표현하는 편입니다.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제게 맞는 옷,입어서 기분 좋은 옷을 선택합니다. 김해련:나이 때문에 옷을 못 입겠다든가,뭘 못하겠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어요.취향을 나이 때문에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오늘은 올해의 유행에 맞춰 분홍색으로 옷을 입었는데,구태여 유행을 따른 게 아니라 유행색깔이 그해 가장 돋보이는 패션이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지요. -옷입기에 나이는 어떤 장애가 되지 않나요. 이:저뿐 아니라 주위의 여성들이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아요.어떤 부부가 옷가게에 갔더니 아내가 고른 옷을 남편이 “그건 아줌마 옷이잖아.”라고 말리는 경우도 많대요. 유:그런데 제 경우는 아들이 말려요.제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니 삭스(knee socks)를 신고 일요일 가족외출에 나서니 고등학생인 아들이 외출을 거부했어요.하지만 아직도 등 뒤에서 부르는 ‘아줌마!’란 소리는 당연히 저를 부르는 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죠. 이:전 20살난 학생들로부터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요.제 자유로운 의상이 학생들과 저사이의 거리감을 없애주고,또한 저자신도 자유롭게 해요.감청색이나 검정 수트로 몸을 감싸고는 답답하지 않나요? 옷이란 남에게 보이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 기쁨을 위해서도 입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때와 장소에 따른 옷차림이 필요하다고들 말하지 않나요. 유:흔히 면접에는 정장을 입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옷차림이 딱딱한 정장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면접에서는 8초내에 그 사람의 느낌을 체크하거든요.자신과 잘 맞는 옷차림이 중요해요.스스로도 편안하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옷을 입고가서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으니까요.얼마전 모로코 출장을 갔는데 낮엔 포멀한 의상을 입던 사람들이 저녁모임에서는 턱시도는 물론 스코틀랜드의 전통의상 등을 입을 정도로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갖춰 입더군요. ●“야유회때 하이힐신으면 꼴불견이지요” 이:맞아요.야유회에 하이힐을 신고오는 중년여성들,그런 사람들이 꼭 있어요.그것이야말로 멋을 제대로 낸 게 아니죠. 김:전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해요.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때로는 파격적인 옷을 입기도 하고,틀에 너무 매여 있다가 옷을 통해 자유를 느끼기도 하지요.그러니 나이의 틀에 꽉 매여 그런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옷은 주로 언제,어디서 구입하시죠. 이:전 뭔가 작은 성취라도 이뤘을 때 저 스스로에게 상을 준다는 의미로 옷을 잘 사요.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뭔가 성취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비싼 옷을 구태여 찾는 편은 아니에요. 유:해외출장을 나갈 때 면세점을 이용하기도 하고,업계의 동향이나 트렌드를 읽기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백화점을 둘러보는데 그때 옷을 사지요.그 브랜드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광고전단의 옷 한 벌을 그대로 구입하는 편이에요. 김:전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데,홈쇼핑과 달리 시간의 제약이 없기때문에 인터넷에선 반품률이 7%에 지나지않을 만큼 옷 사기에 좋아요.거기선 젊은 옷차림을 한 눈에 알 수 있기도 하고요.요즘엔 옷도 퓨전시대인데,다양한 시도들로 재창조하는 것이 재미 있어요. 사회·정리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 [김영희 이혼클리닉] 동거중 남자친구가 결혼하자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동거중 남자친구가 결혼하자는데…

    서른살된 전문직 여성으로 남자친구와 2년째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결혼하지 않기로 했는데,남자친구가 마음을 바꿔 아이를 갖고 싶다며 결혼을 재촉합니다.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남자친구하고 헤어지기도 싫습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장민정 한 조사에 의하면,남녀 네티즌 470명을 대상으로 동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전체의 61%가 ‘반대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합니다.반대하는 이유로는 ‘성(性)적으로 무책임할 수 있기 때문에’‘헤어지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서’‘결혼의 신성함이 퇴색되기 때문에’‘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부정적이기 때문에’‘전통적인 정조관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등 순이었고,반면 동거에 찬성한다는 응답자의 39%는 ‘결혼에 앞서 보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기 때문에’‘생활비 절약’‘호기심 때문에’ 순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장민정씨.남자친구와 2년째 동거하고 있다면 짧은 세월이 아니네요.독신으로 살지 않을 생각이라면 결혼할 나이가 꽉 찬 것 같습니다.‘결혼은 해도 후회,안 해도 후회한다.’고 합니다.많은 미혼 남녀들이 “결혼 하는 게 좋을까요.안 하는 게 좋을까요?”하고 난감한 질문들을 해오는데 저는 이런 비유를 해 봅니다. 옛날에 장님들에게 코끼리를 만져 보게 한 후,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가 물었더니 대답이 제 각각이더랍니다.집체만한 코끼리를 보지 못하고 손으로만 더듬어 본 장님들이라 대답이 다를 수밖에 없었겠지요.또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결혼하는 게 좋을까요?”하고 묻는다면 “결혼하세요,정말 좋아요.”할 것이고,불행한 결혼으로 마지못해 살고 있는 사람은 “아이고….하지 마세요.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어요.”하겠지요.우스갯소리로 결혼은 ‘복권당첨’과 같은 것이라고도 합니다. 민정씨.동거와 결혼은 근본부터가 다릅니다.동거는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절실하지 않으니 의무감 또한 없고 싫으면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지만,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여성들은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한국사회에서는 동거가 남자는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들을 하고 있어 여성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일부 젊은 층에서 서구 문화를 잘못 받아들여 동거를 유행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자유 분방한 것처럼 보이는 미국사람들도 동거를 바람직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일부 계층의 일부사람들에 불과하지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이 급증하다 보니 살아보고 결혼하겠다는 신중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한 이불 덮고 몇 십년을 살아도 알 수 없는 게 부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춘 남녀는 결혼을 합니다.자신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고 집을 장만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결혼은 미래가 있지요.민정씨.누군가 나를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구속일 수만은 없습니다.결혼을 하면 백 가지 고민이 생기고,결혼하지 않으면 단 한 가지 행복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인생관이 다르니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가를 단정키 어렵지만 상식 속에 진리가 있습니다.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하기로 했던 남자 친구가 마음을 바꿔,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싶다고 했다면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을 많이 사랑하게 됐나 봅니다.주변에 이혼한 친구들을 보고 ‘이혼공포증’으로 결혼하기가 두렵고,구속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살고 싶고,남자 친구하고 헤어지기도 싫다는 생각인데….떠나보내고,또 새롭게 만나고,화살처럼 빠른 게 세월이랍니다. 민정씨.독신으로 살며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도 많습니다만,이제 당신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남자친구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그를 떠나 보내줘야겠지요.나이 들어 외롭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 ‘김영희 이혼클리닉’에서 받습니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동거중 남자친구가 결혼하자는데…

    서른살된 전문직 여성으로 남자친구와 2년째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결혼하지 않기로 했는데,남자친구가 마음을 바꿔 아이를 갖고 싶다며 결혼을 재촉합니다.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남자친구하고 헤어지기도 싫습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장민정 한 조사에 의하면,남녀 네티즌 470명을 대상으로 동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전체의 61%가 ‘반대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합니다.반대하는 이유로는 ‘성(性)적으로 무책임할 수 있기 때문에’‘헤어지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서’‘결혼의 신성함이 퇴색되기 때문에’‘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부정적이기 때문에’‘전통적인 정조관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등 순이었고,반면 동거에 찬성한다는 응답자의 39%는 ‘결혼에 앞서 보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기 때문에’‘생활비 절약’‘호기심 때문에’ 순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장민정씨.남자친구와 2년째 동거하고 있다면 짧은 세월이 아니네요.독신으로 살지 않을 생각이라면 결혼할 나이가 꽉 찬 것 같습니다.‘결혼은 해도 후회,안 해도 후회한다.’고 합니다.많은 미혼 남녀들이 “결혼 하는 게 좋을까요.안 하는 게 좋을까요?”하고 난감한 질문들을 해오는데 저는 이런 비유를 해 봅니다. 옛날에 장님들에게 코끼리를 만져 보게 한 후,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가 물었더니 대답이 제 각각이더랍니다.집체만한 코끼리를 보지 못하고 손으로만 더듬어 본 장님들이라 대답이 다를 수밖에 없었겠지요.또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결혼하는 게 좋을까요?”하고 묻는다면 “결혼하세요,정말 좋아요.”할 것이고,불행한 결혼으로 마지못해 살고 있는 사람은 “아이고….하지 마세요.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어요.”하겠지요.우스갯소리로 결혼은 ‘복권당첨’과 같은 것이라고도 합니다. 민정씨.동거와 결혼은 근본부터가 다릅니다.동거는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절실하지 않으니 의무감 또한 없고 싫으면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지만,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여성들은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한국사회에서는 동거가 남자는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들을 하고 있어 여성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일부 젊은 층에서 서구 문화를 잘못 받아들여 동거를 유행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자유 분방한 것처럼 보이는 미국사람들도 동거를 바람직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일부 계층의 일부사람들에 불과하지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이 급증하다 보니 살아보고 결혼하겠다는 신중한(?)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한 이불 덮고 몇 십년을 살아도 알 수 없는 게 부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춘 남녀는 결혼을 합니다.자신을 닮은 아이를 낳고 싶고 집을 장만하기 위해 저축을 하고….결혼은 미래가 있지요.민정씨.누군가 나를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구속일 수만은 없습니다.결혼을 하면 백 가지 고민이 생기고,결혼하지 않으면 단 한 가지 행복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인생관이 다르니 무엇이 좋고 나쁜 것인가를 단정키 어렵지만 상식 속에 진리가 있습니다.결혼하지 않고 동거만 하기로 했던 남자 친구가 마음을 바꿔,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싶다고 했다면 같이 사는 동안 당신을 많이 사랑하게 됐나 봅니다.주변에 이혼한 친구들을 보고 ‘이혼공포증’으로 결혼하기가 두렵고,구속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살고 싶고,남자 친구하고 헤어지기도 싫다는 생각인데….떠나보내고,또 새롭게 만나고,화살처럼 빠른 게 세월이랍니다. 민정씨.독신으로 살며 자신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도 많습니다만,이제 당신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남자친구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면,그를 떠나 보내줘야겠지요.나이 들어 외롭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 ‘김영희 이혼클리닉’에서 받습니다.˝
  • [총선 D-9] 광주 민심 르포

    “대구 여자가 저 고생을 하는 것을 봉께 짠하지요잉.근디 이번에도 2번을 또 찍을 지는 쪼까 더 두고봐야겠어라….”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이 광주에서 사흘째 삼보일배(三步一拜) 행진을 계속하던 5일 오전,광주 농수산물공판장 근처에서 만난 전봉덕(45·여·북구 두암동)씨는 ‘어느 후보에게 찍을 거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 했다.대신 “20년 넘게 민주당만 찍어왔지만 이번에도 당만 보고 찍겠냐.”고 반문했다.추 위원장의 ‘고행’으로 ‘옛 애인’인 민주당을 외면할 수 없지만 열린우리당이라는 ‘새 애인’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복잡한 광주 민심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당이냐, 민주당이냐” 복잡한 광주 민심 광주는 추 위원장의 삼보일배 행진 이후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조금씩 모이고 있는 분위기다.최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까지 겹치면서 주로 장·노년층을 중심으로 ‘미워도 다시 한 번’ 바람이 술렁이는 셈이다.첫날에는 100여명의 주민이 지켜봤으나 사흘째에는 300여명으로 늘어났다.일부는 “이제 그만하라.”고 말리기도 했다. 배영완(52·북구 각화동)씨는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도 잘못했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잘 한 게 없다.”면서 “우리보고 ‘그만 쉬어라.’라고 말하는 당을 찍을 바에야 그래도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최귀관(37·각화동)씨도 “광주시민들도 한 달이 다 지난 탄핵에 이젠 무뎌진 것 같다.”면서 “젊은 후보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북구 갑 지역구 관계자도 “추 위원장의 삼보일배와 정 의장 발언 때문에 노년층을 중심으로 열린우리당에 화가 단단히 나 있다.”면서 “타격이 상당한 것 같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그렇다고 광주에서의 ‘열린우리당 열풍’에 대폭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수준은 아니다.젊은 층을 중심으로 삼보일배가 ‘쇼 아닌가.’라는 회의가 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변화를 원하는 장년층의 욕구도 상당하다. 대학생 전현종(25·전남대 건축공학과 4년)씨는 “추 위원장이 진정 탄핵에 사죄하고자 하면 광주가 아닌 전국에서 삼보일배 행진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결국 총선을 앞두고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속셈 아니냐.”고 꼬집었다. ‘추 위원장 효과’가 삼보일배 행렬이 지나간 북구 지역 등에만 한정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열린우리당 광주 서구을 지구당 관계자는 “북구 등을 제외하고는 추 위원장의 반향이 거의 없다.”면서 “이미 대세는 민주당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민주화 정통성 회복시킬 것 이날 오전 북구 각화동 농산물공판장을 출발한 추 위원장은 6.5㎞ 거리인 망월동 국립 5·18묘역까지 삼보일배를 재개했다.추 위원장은 양 무릎의 출혈과 염증이 심해진데다 5·18 묘역에 한식을 맞아 성묘객들 차량이 몰린 탓에 인도가 없는 3.5㎞ 구간은 합장을 한 채 휠체어로 이동했다.민주당 김홍일,김상현 의원 등 광주 전남 의원 10여명도 늦은 오후 행진에 참석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쯤 5·18 묘역에 도착,위령탑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침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는 길거리에서 절을 올릴 때 저는 가장 낮은 사람이길 구하고 원했다.”면서 “5·18 영령들이 우리의 깨지고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셔서 민주의 불꽃으로 타오르게 도와달라.”고 기원했다.이어 “민주당을 부활시켜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뒤 전남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광주 이두걸기자 douzirl@˝
  • ‘엽기 테러’ 딜레마 빠진 미국

    이라크 팔루자에서 미국인 4명이 저항군에 살해당한 뒤 시신까지 훼손된 사건으로 미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보복을 위한 대응공격을 하자니 이라크의 민심이 걱정이고,유야무야 넘어간다면 통제력이 훼손될 수 있다.결국 미국은 독자적인 대 이라크 정책의 한계를 절감하고 유엔의 역할을 한층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체 훼손 범죄자 반드시 색출” 강조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키미트 준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인을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한 범죄자들을 색출,응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키미트 준장은 그러나 “성급하게 팔루자에 진입할 경우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팔루자 진입계획을 신중하게 추진하되 반드시 팔루자에 대한 통제권을 재확립하고 이 도시를 평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1일 현재 미군은 팔루자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며 이라크 경찰 역시 격앙된 분위기에 압도돼 팔루자 현지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 국무부 쪽에서는 이라크에서 연합군의 철군 도미노 현상을 우려,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국무부는 오는 7월1일로 예정된 이라크 과도정부로의 권력이양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 이라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스페인과 폴란드,포르투갈 등 이라크 파병국가들은 유엔이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갖는 등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 철수로 이어질 수도”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도 팔루자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다.밀라노의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번 사건으로 미국 여론이 악화되면 백악관의 태도도 어쩔 수 없이 바뀔 수 있으며 결국 주권이양과 병력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논평했다.아랍 위성방송사들은 팔루자 사건 당일인 지난달 31일부터 매시간 뉴스의 첫머리에 사건을 보도했으며 알 아라비야 방송의 현지 특파원은 미군의 조기철군을 초래한 소말리아 사건과 이번 사건을 비교,보도했다. ●이라크인들 덤덤한 반응 정작 이라크인들은 팔루자 사건에 대해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팔루자 사건 대신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된 민생경제를 1면에 다룬 신문이 많았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팔루자의 ‘야만적인’ 행위가 이라크인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사건 관련자들의 처벌을 약속했다.그러나 사미르 샤케르 마흐무드 위원은 팔루자에 대한 미군의 대응이 ‘복수’에 근거한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해 미군의 대응이 지나친 보복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했다. 미국의 응징 방침에도 불구,팔루자 현지의 반미 분위기는 여전하다.사미르 사미라는 주민은 “외국인이 팔루자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면서 “어제 공격은 우리가 얼마나 미국인을 증오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10) 티베트 ‘라싸’

    북경에서 청두(成都)를 경유하여 5시간 남짓,그림 같은 설산들이 이어지는 장엄하고 험준한 대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티베트 라싸 공항에 도착했다.높고 가파른 설산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지,티베트 땅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히말라야에서 불어오는 맑은 공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그러나 곧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가빠온다.고도 3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느끼는 산소부족 현상 때문이다.고산증세는 사람에 따라 느껴지는 정도가 다르지만 심한 경우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고산병에는 약이 따로 없고 심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특히 위험한데 호흡장애를 일으키며 병원에 실려가는 사람들에게 의사들의 처방은 딱 한가지라고 한다.“GO DOWN!”. 라싸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각종 엽서,필름 등과 함께 산소를 팔기도 하는데 너무 비싸서 웬만하면 숨을 아끼며 쉬는 게 상책이다.아,산소의 소중함을 이 곳에 와서 깨닫게 되다니…. ‘옴마니 반메훔! 옴마니 반메훔!(연꽃 속의 보석이여 영원하소서!)’ 꿈인 듯 들려오는 낮은 염불 소리,어디에서 들었더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남편과 열심히 보았던 역사극에서 궁예가 불법을 설파하면서 외웠던 말이다.티베트 라싸에서는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옴마니 반메훔’을 읊조리며 오체투지(머리와 사지를 모두 땅에 대고 절하는 티베트의 기도방법)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티베트 사람들에게 종교는 곧 삶이고 삶은 곧 오체투지의 연속이다.티베트의 북부나 남부,각 지방에서 가장 신성한 조캉사원이 있는 라싸까지 산과 들을 거쳐 수백,수천㎞ 되는 거리를 오체투지만을 하며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다. 농사를 짓는 사람중에는 농한기인 겨울에 몇달을 기도기간으로 정해 오체투지하며 기도를 하기도 한다.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은 라마승과 신도들에게 가장 큰 성지로 손꼽히는 곳으로,이 사원 앞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상관 없이 이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티베트 전 지역에서 몰려든 신도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외지인들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티베트의 독특한 문화는 바로 장례의식이다.티베트 사람들은 하늘 높이 나는 독수리를 신성한 동물로 여기며,죽은 후에 독수리가 죽은 육신을 먹게 함으로써 영혼이 더 하늘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일반 서민들의 장례형태로,조장(鳥葬) 혹은 천장(天葬)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조장터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사진촬영 금지’ 표시와 함께 개방되고 있다.재미있는 사실은 서양 친구들은 대부분 조장을 보러 가지 않거나 보더라도 멀찌감치 뒤에 서서 보는데 호기심 많고 용감한(?)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은 바로 앞에 서서 끝까지 지켜본다는 것이다.물론 우리도 선봉에 섰다. 처음엔 나도 모르게 등에서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충격적인 장면에서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남편 뒤로 숨어 들었지만,대부분의 절차는 손가락 사이로 목격할 수 있었다.산을 내려오면서 내내 묘한 기분이 들었다.영혼이 빠져 나간 육신이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 몸을 빌려 내가 살아 움직일 때 더 선하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옴마니 반메훔’. ■ 라싸 외곽 시골 마을 전통적인 티베트의 가옥양식과 농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라싸 외곽의 당슝 마을을 방문했다.관광지구인 라싸를 벗어나 시골마을로 들어서자 낯선 이방인들이 마냥 신기한지 삼삼오오 모여 야크 똥을 말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사람들도,흙을 파며 뛰놀던 어린 아이들도 온통 시선이 우리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무뚝뚝한 표정으로 우리를 응시하던 사람들은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에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들어 서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티베트의 전통가옥은 빈부의 격차 없이 모든 집이 동일한 양식과 디자인으로 지어진다.벽돌로 사각집을 지은 후에 흰색 회칠을 하고 지붕에는 종교적 의미를 지닌 오색기를 단다.흰색 벽과 대비되는 화려한 원색의 문 위에는 그들이 신성시 여기는 야크의 머리로 장식을 하고 ‘옴마니 반메홈’ 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는다.그리고 겨울에 연료로 쓰는 야크 똥을 빈대떡처럼 빚어 벽에 붙여 건조시킨다. 손자와 함께 구경나온 할머니 한분이 집안을 보여주신다며 우리를 이끌었다.시멘트 바닥에 장과 소파가 있는 응접실,침대가 있는 침실,불상을 모시는 작은 사원 등이 있는 집안은 화려한 티베트 전통문양의 양탄자,깔개,걸개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집구경을 시켜 주신 후 할머니는 야크의 우유에 소금간을 한 버터차를 만들어주셨다.버터차는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맛으로,우리 입맛에는 약간 느끼하다.내색을 하면 서운해하실 것 같아 맛있게 호호 불어 마시는데,할머니는 보온병을 들고 옆에 서 계시다가 한 모금만 마셔도 계속해서 차를 따라 주셨다. 옆집 사는 딸이 우리에게 보여주겠다며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찍은 옛사진 한 장을 가져왔기에 “너무 예뻐요.이런 옷이 다 집에 있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갑자기 집안 식구들이 각 방으로 흩어져 남녀 전통의상을 가지고 나온다.갑자기 티베트의 전통의상을 입게 된 우리는 서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티베트의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정겹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참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평생 다시 만날 수 없을지 몰라도 이렇게 만난 건 그들 종교에서 말하는 대로 전생에 억겁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
  • 이라크 ‘충격의 복수극’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팔루자에서 반미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한 미국인 4명의 시체가 성난 주민들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미국인들은 1993년 소말리아에서 미군 병사의 시체가 주민들에 의해 차에 매달린 채 질질 끌려 다니던 장면을 떠올리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1일 이 사건을 머리기사로 보도하는 등 비중있게 다뤘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 처참한 사진이나 화면을 내보내진 않았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이라크 재건 사업의 하도급업체 직원인 미국인 4명이 타고 가던 차량에 지난 31일 이라크 저항세력의 수류탄 공격이 가해졌다.사업상 팔루자의 미군부대를 방문한 뒤 바그다드로 돌아가던 이들 일행은 현장에서 모두 숨졌고,사건 직후 삽자루를 든 현지인 수십명이 몰려들어 시체의 팔 다리를 절단하고 이리저리 끌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목격자들은 주민들이 티그리스강의 교량에 도축한 양처럼 시체를 매달았다고 전했다.AP통신의 TV뉴스 APTN은 주민들이 시체를 차량에 매단 뒤 환호하는 군중 사이로 질주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사건을 접한 미국인들은 ‘블랙 호크 다운’으로 알려진 소말리아의 악몽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치고 있다.뉴욕타임스는 시민들 인터뷰를 통해 많은 미국인들이 지난 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현지인들이 미군의 시체를 차량에 매달아 끌고 다니던 끔찍한 기억을 연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것이 미군이 이라크를 떠날 때라는 신호이지 않겠느냐.”며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모가디슈의 참상이 보도된 뒤 여론의 압력이 거세지자 빌 클린턴 행정부는 이듬해 소말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했었다.이번 사건에 대해 백악관은 “야만적 살인행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재건 노력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일어난 팔루자는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60㎞가량 떨어진 지역으로 사담 후세인 추종 저항세력이 포진한 ‘수니 삼각지대’의 중심지이다.30만명 가량인 주민의 90% 이상이 수니파 무슬림이며 후세인 집권 당시 특권층이었던 바트당원들이 모여살던 곳이다. 사건 직후 이라크 재건 사업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을 상대로 오는 5일 바그다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박람회가 안전 문제로 인해 잠정 연기되는 등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현대건설·롯데 “억울한 2위”

    업계 수위 자리를 두고 ‘회계기준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신세계와 롯데,건설업계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한치의 양보없는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 매장 수수료매출 1위 회계기준 논쟁에 불을 붙인 백화점업계는 최근 하원만 현대백화점 사장이 새 백화점협회장으로 앉으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신세계가 22년 만에 지난해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서자 롯데는 백화점협회를 중심으로 회계기준 변경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신세계는 1일 지난해 순액 기준으로 5조 8038억원의 매출을 올려 3조 5418억원을 기록한 롯데쇼핑을 크게 앞질렀다고 밝혔다.이는 바뀐 회계기준에 따라 총액기준이 아닌 임대매장은 수수료만 매출로 잡은 것이다.총액기준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롯데쇼핑이 7조 3716억원으로 6조 8371억원의 신세계를 5000억원 정도 앞선다. 그러나 백화점협회가 옛 회계기준으로 복귀하기 위해 금융감독원과 협의중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수수료만 매출로 잡는 새 회계기준으로 인해 매출액이 크게 떨어지자 백화점 업계 위상도 하락했다는 점을 회계기준 변경 이유로 꼽고 있다. ●삼성건설, 경영능력평가 현대건설 추월 건설업계도 기준 적용을 둘러싸고 현대와 삼성물산 건설부문간에 물밑 공방이 치열하다. 50년 동안 부동의 수위를 차지해온 현대건설은 단순 매출액은 물론 매출과 기술능력,경영상태,시공실적 등을 종합평가하는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순위에서도 1962년(97년 이전에는 도급순위)이래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그러나 회계기준이 바뀌는 올 7월 이후 현대건설은 시평이 2∼3위로 떨어질 전망이다.물론 매출은 여전히 수위이지만 경영능력 평가에서 점수가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자본금×경영평점으로 산정되는 경영평가 점수에서 건설·무역부문이 같이 있는 삼성물산(시평2위)이 크게 좋아지기 때문이다.그동안 겸업하는 업종의 경우 법인은 자본금을 매출기준으로 배분토록 했다.이 기준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자본금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그러나 무역부문에서 수수료만 매출로 잡히면서 상대적으로 건설부문 매출비중이 커지고,자본금도 덩달아 배분비율이 늘어나면서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점수가 크게 늘게 된 것. 회계기준 변경으로 업계 순위가 뒤바뀐 곳은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인터넷 쇼핑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음은 지난해 순액기준 매출로 1414억원을 기록하여 1660억원의 매출을 올린 NHN에 포털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하지만 인터넷 쇼핑의 수수료만이 아닌 매출액을 모두 다음의 매출로 잡으면 3740억원으로 NHN에 크게 앞선다. 김성곤 윤창수기자 sunggone@seoul.co.kr˝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최근 중견 연기자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을 펴냈다.이 책은 지난 10여년 동안 소말리아 등 전쟁터에서 고통받고 굶주린 아이들을 보고 느낀 것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공 때리는 기계로 전락한 주니어 골퍼에게 눈을 돌려보자. 국내의 주니어 골퍼는 3000∼4000명으로 추산된다.협회나 산하 연맹에 등록한 선수는 2000명 선이지만 골프를 막 시작한 선수를 포함하면 어림잡아도 두 배는 넘을 것이다. 전국 규모로 치러지는 골프대회의 상위 입상자에게 상급 학교 진학의 특전이 주어지는 것이 주니어 골퍼가 늘어나는 첫 번째의 이유겠지만 엄청난 돈과 명예를 거머쥔 타이거 우즈와 박세리의 등장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 결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선수는 얼마나 될까.학업을 전폐한 채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낮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닭장 같은 연습장의 한 귀퉁이에서 매일 500개가 넘는 공을 때리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심지어 굳은살이 박인 고사리 손을 보면 목이 메인다.도대체 골프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를 쓰고 매달리는 것일까.여름 방학에 몰려 있는 대회에 출전해 뙤약볕 아래서 비지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심란해진다. 때론 주위의 시선은 물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다고 아이를 때리는 아버지들을 보면 당혹스럽다. 늘어나는 주니어 골퍼를 둘러싼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레슨비 챙기기에 급급한 일부 몰지각한 프로,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티칭 프로를 쉽게 바꾸는 조급한 부모,이 과정에서 골이 깊어진 불신,학업 전폐를 방기하는 교사,이를 외면하는 교육제도 등등.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4 학교체육 정상화를 위한 기본 방향은 골프를 포함한 체육 분야의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도달해 있음을 방증한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그러나 관행에 비춰볼 때 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진행하기 위해 초등학생의 정상 수업,중·고생의 오전 수업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지도·감독하라는 지침이 실제로 지켜질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지금 제주도에선 어린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제주도지사배 골프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설사 성적이 예상 밖으로 부진하다고 해도 절대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라.아이들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이런 책 어때요]

    ● 바바리안/리처드 루드글리 지음 바바리안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자기들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가리키는 ‘바르바로이(야만)’란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그 단어 속에는 폭력,비겁,미래 등의 의미가 들어 있다.세계사에선 그리스·로마인을 제외한 고대 유럽인들을 가리켜 바바리안이라 부른다.여기엔 켈트족,게르만족,훈족 등 수많은 부족들이 포함된다.이 책은 유럽의 현 지형을 이룩한 장본인임에도 여전히 폭력적이고 미개한 종족으로 간주되는 바바리안의 역사를 재조명한다.로마의 문명화된 시각에서 본 바바리안들의 역사를 진실과 혼동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담겼다.1만 2000원. ●대몽골 시간여행/배석규 지음 1000년에 가까운 몽골의 역사를 정리.책은 칭기즈칸에 의한 통일단계부터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의 건설,청 왕조로의 병합과 몰락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칭기즈칸의 아버지 예수게이가 약탈혼으로 어머니 후엘룬을 맞는 과정과 테무친(칭기즈칸의 아명)의 탄생,아버지의 비명횡사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칭기즈칸은 몽골의 ‘푸른 군대’를 이끌고 중원의 금나라,중앙아시아의 강국 호레즘,아프간 지역을 차례로 정복했다.저자(YTN 워싱턴 지국장)는 몽골군의 전투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전리품의 공정한 분배였다고 지적한다.3만원. ●만철(滿鐵)/고바야시 히데오 지음 1906년에 등장해 1945년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40년의 역사를 헤아리는 만철(정식명칭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은 일본제국주의의 싱크탱크로 식민지정책의 핵심 역할을 했다.‘만철왕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막강했다.저자(와세다대 교수)는 만철은 만주지역에 군림한 일본 최대의 주식회사이자 그 자체가 만주라는 ‘영토’를 거느린 식민지 국가였다고 말한다.만주국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만선(滿鮮)사관을 체계화한 기구로 거론되는 곳이 바로 만철 조사부.이 책은 특히 만철 조사부의 역할과 현재적 의미를 소상히 파헤친다.1만 2000원. ●내 딸들을 위한 여성사/정기문 지음 중세 교회는 남편이 아내를 때릴 수 있도록 하고,다만 그 몽둥이 크기만 제한했다.50만 명에 이르는 여자들을 마녀로 규정해 학살한 근대초의 마녀사냥도 있었다.남편들이 아내를 팔아먹기도 했다.이른바 ‘마누라 팔아먹기’제도가 17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신사의 나라’ 영국에 있었다.토머스 하디의 소설 ‘캐스터브리지의 시장’이 이를 입증한다.이 책은 유다의 큰며느리 다말,그리스 최고의 지성 아스파시아,로마법의 구원자 테오도라,대서양 시대를 연 전략가 엘리자베스 등 선구적인 여성들을 다룬다.여성의 역할 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들이다.1만원. ●꽃의 중국문화사/나카무라 고이치 지음 중국인들은 사람과 헤어질 때는 작약을 건넸고,여자가 남자에게 구애할 때는 향기가 짙은 말리화(재스민)를 선물했으며,근심을 잊게 하기 위해선 원추리를 전해줬다.길 떠나는 임에게는 버드나무 가지를,급제를 기원하며 살구꽃을,사랑과 우정의 증표로 매화를 주었다.아름답지만 도도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여인에겐 장미를 바쳤다.이 책은 꽃과 꽃말로 엮은 중국의 풍속사다.꽃말은 꽃의 생김새,향기,약효,유래,주술적 의미 등을 모두 아우르는 상징이다.식물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중국에선 화훼어(花卉語) 또는 화어(花語)라고 불렀다.1만 3000원.˝
  • 儒林(57)-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사내가 꼼짝도 하지 않고 노려보며 말하자 나졸들이 모두 사내를 쳐다보았다.비록 기골이 장대하긴 하였지만 봉두난발한 천민에 불과한 모습이었다.그런 쌍놈이 함부로 ‘네 이놈’하고 불호령을 내렸으므로 군세가 강하기로 소문난 의금부 나졸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셈이었다. “이놈 봐라.” 나졸들의 수장격인 나장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저놈을 당장 혼찌검을 내어 이리 끌고 오도록 하여라.” 화가 난 나졸들이 한꺼번에 주장을 들고 덤벼들었다.그러나 네댓 명의 나졸들이 동시에 덤벼들었으나 놀랍게도 사내의 몸에는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한결같이 무술에 능한 군사들임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몸은 바람처럼 솟구쳐서 자유자재로 신출귀몰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수레 위에 앉은 조광조가 바깥이 소란스럽자 물어 말하였다.그러자 나장이 답하였다. “웬 사내가 나으리를 부르며 쫓아오고 있어 이를 쫓고 있는 중입니다.” “잠깐 수레를 멈추시게나.” 나장이 수레를 멈추자 조광조가 말하였다. “그 자를 이리 데려오시게.” 나장이 나서서 싸움을 뜯어말리고 그 사내를 조광조의 곁으로 데려왔다.한바탕의 격전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숨소리하나 거칠어지지 않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조광조가 묻자 사내는 선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나으리,대사헌 나으리.쇤네를 모르겠나이까.” 조광조는 물끄러미 사내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쑥대머리로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얼굴을 덮은 검은 구레나룻.남루한 모습만 보면 갈 데 없는 쌍놈이었다.그러나 천천히 사내의 행색을 살피던 조광조의 입에서 어느 순간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아니 자네가 웬일인가.” “나으리께오서” 무릎을 꿇은 사내가 고개를 숙여 말하였다. “유배 길에 오르셨다고 하여서 한양에부터 쫓아오는 길이나이다.” “내가 자네를 얼마나 찾았는지 알고 있는가.” 조광조가 반가운 표정으로 말하였다. 사람들과 접촉을 금지하기 위해서 방책을 두르지 않았다면 두 손을 마주잡을 정도의 반색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다 이제야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나으리께오서는 쇤네가 불가촉(不可觸)의 천민임을 모르시나이까.” 불가촉 천민.사내의 말은 사실이었다. 한 나라의 고위 대신인 대사헌 조광조와 지금까지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광조 일생일대 최고의 수수께끼 인물인 피색장(皮色匠).짐승의 가죽을 다루어 물건을 만드는 갖바치와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불가촉의 신분이었던 것이었다.그러나 조광조는 일개 갖바치에 불과한 사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1년 이상이나 수소문하였던 것이다.그러나 사내의 행방은 묘연하였다.수표교 근처에서 피전을 벌여 놓고 장사를 하던 갖바치는 하루아침에 홀연히 사라져 버렸으며 산중에 들어가 수도를 한다고도 하고 사물놀이패가 되어서 전국을 떠돈다고도 하는 헛소문만 무성하였던 것이다.이 수수께끼의 인물에 대한 기록은 조광조의 문집 부록편에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도성 안에 남다른 인격을 지닌 피장이 한 사람 있었다.조광조는 진작부터 그 인물을 알아보고 학문에 관해서 묻거나 같이 자면서 시국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가까이 지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피장의 능력이 뛰어난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 조광조는 어떻게든 그를 관직에 추천하려 하였으나 그는 조광조의 제의를 사양한 후 자취를 감추었다.이름 석자도 알리지 않은 채.”˝
  • 儒林(57)-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57)-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사내가 꼼짝도 하지 않고 노려보며 말하자 나졸들이 모두 사내를 쳐다보았다.비록 기골이 장대하긴 하였지만 봉두난발한 천민에 불과한 모습이었다.그런 쌍놈이 함부로 ‘네 이놈’하고 불호령을 내렸으므로 군세가 강하기로 소문난 의금부 나졸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셈이었다. “이놈 봐라.” 나졸들의 수장격인 나장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저놈을 당장 혼찌검을 내어 이리 끌고 오도록 하여라.” 화가 난 나졸들이 한꺼번에 주장을 들고 덤벼들었다.그러나 네댓 명의 나졸들이 동시에 덤벼들었으나 놀랍게도 사내의 몸에는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한결같이 무술에 능한 군사들임에도 불구하고 사내의 몸은 바람처럼 솟구쳐서 자유자재로 신출귀몰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수레 위에 앉은 조광조가 바깥이 소란스럽자 물어 말하였다.그러자 나장이 답하였다. “웬 사내가 나으리를 부르며 쫓아오고 있어 이를 쫓고 있는 중입니다.” “잠깐 수레를 멈추시게나.” 나장이 수레를 멈추자 조광조가 말하였다. “그 자를 이리 데려오시게.” 나장이 나서서 싸움을 뜯어말리고 그 사내를 조광조의 곁으로 데려왔다.한바탕의 격전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숨소리하나 거칠어지지 않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조광조가 묻자 사내는 선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나으리,대사헌 나으리.쇤네를 모르겠나이까.” 조광조는 물끄러미 사내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쑥대머리로 잔뜩 헝클어진 머리에 얼굴을 덮은 검은 구레나룻.남루한 모습만 보면 갈 데 없는 쌍놈이었다.그러나 천천히 사내의 행색을 살피던 조광조의 입에서 어느 순간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아니 자네가 웬일인가.” “나으리께오서” 무릎을 꿇은 사내가 고개를 숙여 말하였다. “유배 길에 오르셨다고 하여서 한양에부터 쫓아오는 길이나이다.” “내가 자네를 얼마나 찾았는지 알고 있는가.” 조광조가 반가운 표정으로 말하였다. 사람들과 접촉을 금지하기 위해서 방책을 두르지 않았다면 두 손을 마주잡을 정도의 반색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다 이제야 나타날 수 있단 말인가.” “나으리께오서는 쇤네가 불가촉(不可觸)의 천민임을 모르시나이까.” 불가촉 천민.사내의 말은 사실이었다. 한 나라의 고위 대신인 대사헌 조광조와 지금까지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조광조 일생일대 최고의 수수께끼 인물인 피색장(皮色匠).짐승의 가죽을 다루어 물건을 만드는 갖바치와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불가촉의 신분이었던 것이었다.그러나 조광조는 일개 갖바치에 불과한 사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1년 이상이나 수소문하였던 것이다.그러나 사내의 행방은 묘연하였다.수표교 근처에서 피전을 벌여 놓고 장사를 하던 갖바치는 하루아침에 홀연히 사라져 버렸으며 산중에 들어가 수도를 한다고도 하고 사물놀이패가 되어서 전국을 떠돈다고도 하는 헛소문만 무성하였던 것이다.이 수수께끼의 인물에 대한 기록은 조광조의 문집 부록편에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도성 안에 남다른 인격을 지닌 피장이 한 사람 있었다.조광조는 진작부터 그 인물을 알아보고 학문에 관해서 묻거나 같이 자면서 시국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가까이 지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피장의 능력이 뛰어난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 조광조는 어떻게든 그를 관직에 추천하려 하였으나 그는 조광조의 제의를 사양한 후 자취를 감추었다.이름 석자도 알리지 않은 채.”
  • ‘중동 화약고’ 터지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하마스의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암살하면서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더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유혈충돌과 테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하마스는 강경파 란티시를 새 지도자로 선출하면서 피의 보복을 다짐했고,이슬람 세력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스라엘도 하마스 지도자 제거를 공언함에 따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재노력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피의 보복’ 대 ‘선제공격’ 23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란티시는 무장조직인 에제딘 알 카삼 여단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들에게 점령의 대가를 가르치라.”고 지시했다.그는 “셰이크 야신의 정책을 계승할 것이며 그가 세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경투쟁을 다짐했다. 피살된 야신의 여자 친척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여성 추종자들은 야신의 집에 모여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선제공격으로 맞섰다.23일밤 로켓포로 팔레스타인 게릴라를 폭격한 데 이어 24일에는 탱크를 동원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난민캠프에 진입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아비 파즈너는 “란티시는 가장 극단적인 하마스 요원들 가운데 하나”라며 그를 새 지도자로 선출한 하마스 지도부 결정을 비난했다. ●유엔 중재노력 실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이스라엘의 야신 암살 문제에 대한 결의안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국과 팔레스타인이 타협을 거부함에 따라 극한 대립만 거듭하다 산회했다. 제네바의 유엔인권위원회는 이스라엘에 야신을 암살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유엔 인권위는 또 이슬람 국가 회의체인 이슬람회의기구(OIC)가 제출한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승인했다. 유엔 인권위의 53개 회원국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34개국이 이 결의안에 찬성했다.그러나 미국,호주,에리트레아는 반대했으며 대부분 유럽국가인 14개국은 기권했다. ●이슬람 국가의 반발과 투쟁 아랍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3일 대규모 이스라엘 규탄시위를 주도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살레 대통령은 수도 사나 한복판 알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100만 군중을 향해 샤론 총리를 국제법정에 전범으로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에서는 시위대 2000여명이 수도 앙카라 중심가에서 ‘살인자 샤론,살인자 부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팔 분쟁해결 불투명 이에 따라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 체제 인정을 통한 분쟁 해결방안도 이행여부가 극히 불투명해졌다.팔레스타인이 미국을 중재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배후세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하지만 자신들의 행동이 가지고 올 결과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국 체제를 통한 분쟁해결 방안이 이스라엘은 물론 팔레스타인에도 좋다.”고 강조하면서 “상황이 허용한다면 다음주 대표단을 중동에 파견,중동평화 실현방안을 논의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시론] 깨끗한 지방정치를 위해/최병대 한양대 교수

    중앙정치의 혼탁한 정치문화가 지방정치공간에 영향을 미치면 미칠수록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배척받고 지방자치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이다. 최근 국회에서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계기로 온 나라가 탄핵정국에 휘말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 행보도 최근 들어 더 바빠지고 있다.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우근민 제주지사 등 4명이 이미 당적을 바꾸었다.기초자치단체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경기도 군포시장 등 12명에 이르고 있으며,또한 앞으로 얼마나 더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거나 혼란을 부추길지 모른다. 현재 단체장의 경우에는 출마시 기본적으로 정당공천이 요청되고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중앙정치상황도 혼란하기 그지없는데 지방정치상황도 덩달아 함께 춤을 추니 주민들은 더더욱 혼란을 금할 수 없다.최근 전라남도 의회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당선된 박태영 지사가 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것과 관련하여 “정치도의를 헌신짝처럼 버렸으므로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도지사 사퇴’를 결의했다. 광역자치단체는 정당참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지역의 범위나 인구규모 등을 고려할 때,지역의 주요정책이 중앙당 정책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상호 조화를 이룰 때에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초자치단체는 지역의 규모나 특성을 고려할 때,주민들의 생활자치가 그 근간인 만큼 가능한 한 정당참여를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자치는 무엇보다 지역주민의 아픔과 가려운 곳을 찾아내 적시적기에 해결해 주어야 한다. 현재 우리의 정당문화를 고려할 때,중앙의 혼탁한 정치상황이 지방에 개입하면 할수록 지역주민의 편가르기 등 갈등이 유발될 개연성이 증폭될 따름이다. 문제는 단체장들의 정치적 행보가 지역의 살림을 잘 맡아달라고 요청한 지역주민의 바람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인지,아니면 그렇지 않는지 하는 점이다.만약 단체장 개인의 이해관계나 향후 입지를 위해 정치행보를 하는 것이라면 단체장 선출당시의 지역주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의 이러한 행동에 대응할 마땅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우리의 정당문화가 서구 선진사회처럼 민주적이고 국민사랑을 받는 정당문화라면 가능한 한 빨리 중앙의 정치문화가 지방정치공간에서도 이식되는 것이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정당문화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 중앙정치의 혼탁한 정치문화가 지방정치공간에 영향을 미치면 미칠수록 우리의 지방자치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배척받고 지방자치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이다.중앙정치의 잘못된 정치문화가 지방정치공간에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 행보에 보다 신중을 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지 않나 여겨진다. 주민소환제도의 필요성이 존재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지난번 지방자치법 개정시에도 주민소환제 도입과 관련하여 찬·반 논의가 상당하였으나 결국 제도의 도입에는 이르지 못하였다.정당을 매개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당활동과 관련된 행동을 못 하도록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에서 지방정치는 가능한 한 중앙정치의 잘못된 구태와 차단할 필요성이 있으며,정치적 활동이나 판단을 할 때에도 가능한 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최선의 봉사를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한번 더 고민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최병대 한양대 교수˝
  • 24일부터 국가대표 선발전

    ‘금메달 따기보다 힘들어.’ 92바르셀로나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단체 2관왕 조윤정은 4년 뒤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김경욱 등에 밀려 선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역시 2관왕에 오른 김경욱도 올림픽을 2연패하지는 못했다. 윤미진(경희대)이 혜성처럼 등장해 2000시드니올림픽 정상을 밟았기 때문.이렇듯 한국 양궁의 대표선수로 선발되는 것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오히려 더 힘들다. 아테네올림픽 개막 5개월을 앞둔 24일,드디어 한국 양궁의 지존을 뽑기 위한 국가대표선발전이 본격 개막해 두달동안의 피말리는 장정에 들어간다. 원주에서 열리는 이번 2차선발전에서는 지난해 1차전을 통해 발탁된 윤미진 박성현(전북도청 이상 여자) 장용호(예천군청) 임동현(충북체고 이상 남자) 등 남녀 국가대표 16명을 포함,모두 167명(남자 77명 여자 90명)의 궁사들이 나선다.랭킹라운드와 토너먼트 방식을 적용,종합 배점에 따라 우선 32강을 가리고 이후 3차(16강) 4차(8강) 선발전을 통해 남녀 각각 8명의 새로운 국가대표팀이 꾸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대표가 됐다고 해서 모두 아테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테네에 갈 수 있는 인원은 겨우 6명.5월 말까지 다시 치열한 세차례의 자체 평가전을 치러 남녀 각각 3명씩 최종 선발된다. 현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세계 정상을 지켰지만 초야에 쟁쟁한 실력자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 지난 1월 서울국제실내양궁 대회에서는 20년 동안 무명이었던 주부궁사 이점숙(인천시청)이 윤미진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서거원 대표팀 감독은 “지금 대표팀이 현재 기록을 유지한다면 무난히 선발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언제,어디서,어떤 선수가 치고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이연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이젠 회계감사도 경쟁시대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와 회계법인 교체 의무화의 시행으로 요즘 회계법인들이 피말리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안진회계법인 이연수(李沿洙·61) 부회장은 최근 상장·등록법인의 200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마감을 앞두고 회계법인들의 회계감사 활동을 이렇게 소개했다. 특히 내년부터 분식회계 등에 대한 집단소송제가 시행되고,2006년 1월부터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들이 회계법인을 6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회계사들이 회계부실을 막기 위해 어느 때보다 ‘깐깐한’ 감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을 막기 위해 회계법인 교체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새로 회계감사를 맡게 되는 회계법인이 기존 회계법인의 오류를 지적할 수도 있어 더욱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감사와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회계감사 강화가 기업과 회계법인의 투명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윈·윈’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부터 분기보고서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의 기준이 자산 2조원 이상에서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고 했다.세계적인 회계법인인 미국 딜로이트와 제휴하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말까지 역시 딜로이트와 제휴한 하나회계법인과의 합병 추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68년 외환은행에 입사한 뒤 상무와 부행장을 거치면서 현대건설·하이닉스 등 현대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맡았던 이 부회장은 2002년말 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당시 ‘현대 해결사’로 불렸던 이 부회장은 “하이닉스 매각을 추진하면서 ‘헐값 시비’를 막기 위해 애썼으나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떠나 아쉬운 마음이 컸다.”면서 “최근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는 등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하이닉스 처리에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하이닉스 매각이 재추진될 경우 국내외 원매자를 찾아 제대로된 몸값을 받을 수 있도록 자문을 맡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해 하이닉스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음을 시사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세상속으로] 기상청 예보관들 피 말리는 24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들에겐 ‘한 길 하늘 속’도 모른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하늘 속’을 알아내려고 애쓰는 사람들.기상청 예보관의 세계는 어떠한가. ●어느날 오후3시 기상청 2층 예보실 “상층운을 보면 남쪽은 맑고 기온도 올라갔습니다.해상도 잔잔합니다.만주쪽 기압골은 체계적으로 발달하고 있습니다.”라는 총괄예보관의 말로 지난 15일 오후 기상 브리핑이 시작됐다.기상 브리핑은 예보국장,수치예보과장,원격예보관,총괄예보관,황사·위성·지진·관측 담당관등 20명이 모여서 여는 회의.전날 예보에 대한 평가와 그날 예보할 내용을 놓고 토론이 벌어진다.격론을 벌이기 일쑤고,요즘처럼 ‘이변’이라 부를 만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해석이 분분하다. “강수가 새벽에 많겠다.”는 기상예보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른 참석자들의 반론이 이어진다.“기압도를 보면 아래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새벽에 많겠다.’는 예상은 다시 검토해야 하지 않나.”“내일 아침 비는 따뜻한 기단에서 떨어져 적은 수준이다.남서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는 낮 이후나 모레에야 비가 많을 것 같다.”“밑에서 고기압이 받치면서 기압골로 수증기가 유입되는 현상이 폭설이 왔던 지난 4일과 비슷하지 않나.”라는 지적이 이어진다.이런 토론을 거쳐 이날의 예보는 ‘흐리고 오후 한때 비’‘예상 강수량 5∼10㎜’에서 ‘흐리고 낮 한때 비’‘최대 20㎜’로 바뀌었다. 황사가 극심했던 2002년 이후 생긴 황사 담당 예보관을 맡고 있는 김승배(45)씨는 “예보하기가 정말 힘들다.지난번 폭설이 중부 지역을 강타할 때도,눈이 많이 내릴 가능성은 알았지만 어느 지역에 얼마나 올지를 예측하기는 힘들었다.”면서 “아무리 최첨단 과학을 동원해도 날씨를 정량화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상 브리핑이 끝나면 이어 대전·강원·광주·부산·제주 지역 예보관과 화상 회의를 열어 토론을 계속한다.“기온이 내일까지는 올라가다 급격히 하강할 듯하다.예상온도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낮에 강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새벽부터 올 것 같다.시간을 당기겠다.”는 등 각 지역 예보관들의 지적이 이어진다. ●100% 확실하면 ‘예보’가 아니다 예보관들이 이렇게 토론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기후 자료를 받아도 그것을 해석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신호(54) 예보관은 “만약 예보에 한치의 틀림이 없다면 그건 예보가 아니라 확보일 것”이라면서 “이상 조짐이 보일 때마다 주의보를 발표하면 결국은 ‘양치기 소년’이 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주의보가 맞지 않는 일이 잦으면 ‘기상청이 또 틀렸네.역시 믿을 수 없군.’하며 일기예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희운(52) 총괄 예보관도 “날씨를 30년 봐왔지만 볼수록 어렵다.”라며 “역시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이 총괄 예보관은 “전체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적 순환 예측은 오히려 쉽다.어려운 것은 지역 예보”라고 했다.이어 “요즘은 봄·겨울 날씨가 오락가락한다.기온도 평년보다 8∼10도 높다.이상기온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평소와 다른 형태를 보여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보관들은 중부지역을 강타한 지난번 폭설에 대해 늑장 예보를 했다는 논란을 아주 부담스러워했다.심우성(50) 예보사는 “100년 만에 처음이라는 폭설인데,말이 100년이지 이제껏 없던 일”이라면서 “많이 온다고 예보했지만 어느 누가 그 정도로 많이 오리라 예상할 수 있겠느냐.”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열린세상] 탄핵과 등화관제의 추억/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살인의 추억’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른바 화성 연쇄살인사건에 수사관으로 참여했던 한 전직 형사의 추억에 관한 영화다.즉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한 형사가 개인적 체험을 통해 기억해내는 것이다.그런데 추억은 항상 정감이 넘친다.거기에는 과거에는 있었을 법한 고통이 망각되어 있다.즉 추억하는 자는 피해자와는 다른 시선에서 과거를 회상한다. 그것이 꼭 가해자의 시선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후일담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추억은 항상 불온성 시비에 휘말리게 된다.그런데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서 자기도 모르게 이 형사의 시선에 동화된다는 점이다.비록 형사 자신도 희생자였겠지만 동시에 그들은 끊임없이 피해자와 분리된 존재이다.즉 영화를 보는 관객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희생자와는 무관한 시선으로 추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1980년대에 대한 자신의,나아가 우리의 일반적인 기억 방식,그 추억의 불온성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다.그 불온성이란 영화 도처에서 드러나듯 군사쿠데타와 연관이 있다.그는 그것을 등화관제로 묘사한다.그에 의하면 이것은 ‘인위적인 어둠을 만드는 행위’다.결국 사실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것은 권력의 욕망만이 아니라 그 주역들이 사라진 뒤에도 쿠데타의 기억을 심성의 일부로 간직한 우리 모두의 무의식적 욕구를 촉발시킨다는 얘기다.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었다.사태의 추이가 어떻게 되든 필경 극단적인 숱한 사례들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그러나 정작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이 사태를 계기로 탄핵은 한국 사회 대중의 일상 속에 너무 빠르게 너무 깊게 일상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며칠 사이에 대통령 탄핵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황을 추억하면서 많은 아내들은 남편들의 탄핵을,아이들은 부모들의 탄핵을,학생들은 선생들의 탄핵을 얘기하고 있었다.실재하는 문제를 탄핵이라는 언표로서 얘기하는 것은 사람들의 입에 익숙한 표현이 된 것이다. 탄핵은 일체의 대화를 중단시킨다.탄핵 이전에는 잘잘못을 자유롭게 논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모든 논의가 탄핵이라는 말 속에 회수된다.그것은 탄핵하려는 편과 그 반대편의 시선에서만 잘잘못에 관한 일체의 주장들이 해석된다는 것을 뜻한다.모든 문제는 ‘선한 우리’와 ‘악한 저들’이라는 단순 이분법의 상황 속에 흡수된다.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분법적 경계의 제3자,즉 소수자들은 그들의 언어를 빼앗긴다.그러므로 등화관제가,그 군사쿠데타의 상징적 퍼포먼스가 인위적인 어둠을 만드는 행위인 것처럼 3월12일의 탄핵사태도 인위적으로 어둠을 만드는 또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다. 자의든 아니든 그 폭력적 회의를 진행한 의장은 탄핵소추안 가결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전진해야 한다.’는 미묘한 말을 던졌다.그가 깨달았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그의 전진해야 한다는 말 속에는 숱한 희생자를 낳으며 이룩한 그 비루한 한국의 성공주의에 대한 추억이 들어 있다.사태는 벌어졌다.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모든 것을 이분법의 전쟁 속으로 몰고 갈 그 사태는 이미 벌어진 것이다. 쿠데타의 상흔을 버벅거리며 고통스럽게 극복하려 몸부림해온 우리에게,또 하나의 상흔이 새겨졌다.그러니 이제 다시 힘겨운 투병을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사건의 추이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되든 부패한 보수주의자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든,이미 그 질환에 전염되기 시작한 우리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그 길고 고단한 고통스런 투병 말이다. 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 代이어 파일럿 된 박인철 소위

    “대한민국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가 돼 영공 방위를 책임지겠습니다.” 비행 훈련 중 사고로 순직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의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종사의 길에 들어섰다. 17일 충북 청원 공군사관학교 교정에서 개최된 공군사관학교 제 52기 졸업·임관식에서 ‘조종’ 특기를 부여받아 소위로 임관한 박인철 생도가 주인공. 박 소위의 부친은 지난 1984년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해 F-4 팬텀기를 몰다가 산화한 고(故)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으로,이런 가족사 때문에 그가 선친의 뒤를 이어 조종사의 길에 들어서기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이 많았다. 5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성장하면서 비행기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 조종사의 꿈을 키워왔지만 “너만은 절대로 군인이 되지 말라.”는 할머니의 거센 만류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했다. 하지만 조종사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고민하던 중,미용학원 강사인 어머니 이준신(48)씨가 “굳이 사관학교를 간다면 말리지는 않겠다.”고 힘을 실어줘 결국 공사 입교를 최종 결심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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