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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여자들 맞아?”…흑인여성 패싸움 충격

    “진짜 여자들 맞아?”…흑인여성 패싸움 충격

    남성 못지않은 힘자랑을 하며 패싸움을 벌인 흑인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CCTV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데일리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비디오는 미국 플로리다의 한 주유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약 3분 분량이다. 동영상 속 여성 몇 명은 당초 가벼운 말다툼을 벌이다가 심한 욕설과 함께 발길질 등을 시작했고 급기야는 두 집단이 한데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과격한 몸싸움을 벌였고 몇몇 남성들이 말리려 다가갔지만 오히려 싸움은 커져만 갔다. 결국 싸움이 다 끝나고 나서야 경찰이 출동해 조사에 나섰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한쪽 패거리에는 5명이, 또 다른 한쪽에는 3명의 여성이 있었다.”면서 “몇몇 여성들은 옷이 찢어지거나 벗겨져 맨몸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동영상 말미를 보면 5명이 속한 그룹이 이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면서 “이들은 모두 20~30대 여성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패싸움을 벌인 이들은 곧 경찰에 소환돼 처벌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타지키스탄, 中에 영토 일부 넘겨

    타지키스탄, 中에 영토 일부 넘겨

    중국에 이웃한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이 중국에 영토 일부를 넘기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양국 간 영토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타지크 하원은 동부 파미르 고원 지역의 영토 1100㎢를 중국에 넘겨 주는 내용의 ‘타지크-중국 국경 획정 협약’을 비준했다. 지난해 4월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이 중국을 공식방문했을 때 체결한 이 협약이 비준됨에 따라 양국은 130년 동안 벌여온 영토분쟁을 끝내고 새로 정해진 국경에 모두 101개의 국경 표지를 세우게 된다. 중국으로 넘어가는 파미르 고원 지역 영토에는 인구가 거의 살지 않지만 정확한 주민 수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면적(1100㎢)은 서울의 2배에 이른다. 중국은 그동안 타지키스탄에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용 차관을 제공하고 수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에 나서는 등 영토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자금을 투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함로혼 자리피 타지키스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당초 요구한 땅은 국토의 20%에 해당하는 2만 8000여㎢였지만 협상을 통해 1%도 안 되는 1100㎢로 줄인 건 외교적 승리”라며 “양국이 오랜 분쟁을 끝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인 이슬람부흥당(IR P)의 무히딘 카비리 당수는 비준에 대해 “국토 양도는 위헌이며 타지크 외교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야당인 타지크공산당(CPT)의 샤오디 샤브돌로프 당수는 “정부가 협상 투명하지 않게 진행해 국토의 큰 부분이 중국에 넘겨질 것이라는 유언비어들이 시중에 나돌고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정동기 사퇴 후폭풍] 문책론 창끝에선 靑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 후 이 대통령은 본관에 잠시 올라갔다가 오후 1시 넘어서 임 실장의 방으로 다시 가 수석들과 얘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주로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함께 있던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정동기 후보자의 사퇴 기자 회견문을 죽 읽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면서 “정 후보자 사퇴에 관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에 구제역 확산 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동선(動線)은 정 후보자의 ‘낙마’에 동요하지 않고 ‘일하는 대통령’으로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는 관계없이 당장 정 후보자의 낙마로 청와대 참모에 대한 문책론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창끝은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향해 있다. 임 실장이 감사원장 인선을 총괄적으로 주도한 데다, 고교(경동고) 3년 선배인 정 후보자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8·8 개각 이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당시 인사 역시 대통령 실장이 최종 책임을 맡았다. ‘인사 파동’ 이후 청와대는 200개의 인사 검증 항목을 만드는 등 검증 절차를 강화했지만, ‘국민들의 달라진 눈높이’는 읽어내지 못했다. 물론 인사 파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 대통령이 ‘돌려 쓰기 인사’를 반복하는 것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직언을 하는 청와대 참모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 실무라인들에 대한 문책론도 거론된다. 인사 추천을 맡고 있는 김명식 인사비서관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의 장석명 공직기강 비서관이 해당된다. 임 실장이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때 나왔지만, 이 대통령이 임 실장의 방에 들러 신임을 표시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책임을 지는 참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모들에 대한 문책론과는 별개로 정 후보자의 사퇴는 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상처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집권 4년 차를 맞았지만 주요 선거가 없는 올 한해를 본격적으로 ‘일하는 해’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인사 파동’에 휘말리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구나 지난해 연말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남북관계가 불안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구제역 확산, 물가 상승, 전셋값 상승, ‘함바식당 비리’까지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바닥 민심은 극도로 흉흉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왕의 악재들이 이번 인사 파동에 대한 불만으로 점화가 된다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인사를 하지 않으면 급격한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싸움 말리다 코뼈 부러진 ‘배트맨’ 굴욕 화제

    영화 속 슈퍼히어로 복장을 하고 영웅을 자칭한 남성이 길거리서 격투 끝에 굴욕을 당한 웃지못할 사연이 웃음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피닉스 존스라는 남성은 배트맨을 연상시키는 가면과 망토를 걸치고 전기충격기를 소지한 채 일주일에 서 너 번 미국 시애틀의 밤거리를 돌아다닌다. 도시 평화를 위해 자의로 순찰에 나선다는 이 남성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며 정의감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정의감에 불타 순철을 돌던 중 길거리서 격하게 다투는 두 남성을 발견한 그는 곧장 다가가 싸움을 말리기 시작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에게 다가간 피닉스는 한 남자에게 헤드락을 걸어 제압시킨 뒤 곧장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또 다른 남자가 그에게 총을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피닉스가 붙들고 있던 남성은 그의 팔에서 풀려나자마자 그에게 주먹을 날렸고 결국 ‘자칭’ 영웅은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과 굴욕을 안고 말았다. 더욱 웃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실제 미국의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력이 있는 아마추어 방송인이어서 가면을 벗은 채 피를 흘리는 그의 얼굴을 알아 본 시민이 다수였다는 사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복장을 규제할 이유는 없지만 자칫 위험한 사건에 끼어들었다가 화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애틀의 한 경찰은 “영웅 흉내는 그만 내는 것이 좋겠다. 범죄현장을 목격하면 바로 신고하고 피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죽을수도 있을 만큼 위험한 일이지만 난 개의치 않는다. 순찰을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종종 겪는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여 경찰의 우려를 높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전남 교육장 공모 편향성 논란

    전남도교육청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교육장 공모제가 시작 전부터 심사위원 편향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첫 공모제와는 달리 심사위원이 이미 본청과 지역교육청에 구성된 교육미래위원회 위원 가운데 위촉될 예정이라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11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여수와 영광, 담양 등 3곳 교육장을 공모제를 통해 임용하기로 하고 11일까지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응모자격은 정년 잔여기간 3년 이상, 9년(4년제 대졸 기준) 이상 평교사 자격자면 누구나 가능하다. 지난해 도 교육청이 제시했던 교장이나 전문직 경력 등은 배제된 파격적인 조건. 그러나 도 교육청 주변에선 경력이 없는 전교조 출신을 배려했다는 지적이 파다하다. 여기에다 교육장을 선정할 심사위원 구성을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도 교육청은 본청 교원인사·정책과장 등 당연직 2명과 교육미래위원회 위원(30명) 중 추천자 3명, 지역교육청 추천 6명 등 11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본청 미래위원회는 물론 지역교육청 위원까지 전교조와 진보세력 등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정 시민·사회단체가 공모 교육장 자격 등을 제시하고 성명까지 발표했던 여수 지역은 17명의 위원 가운데 위촉인사 상당수가 특정 단체 지지 세력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미래위원회 위원 성향은 해당 지역 교육청에서 위촉한 만큼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심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前부사장 “한만호에 5억 안 받았다”

    한만호(50·수감중)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명숙(67) 전 국무총리 대신 돈을 줬다고 지목한 당사자 2명 모두 ‘한 전 대표의 진술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한 박모 한신건영 전 부사장과 김모 교회 장로의 진술이 오히려 거짓이라고 재반박했다. ‘돈을 줬다.’,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상반돼 진실을 가리기 위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날선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우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씨와 김씨 모두 달러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한 전 대표가 ‘여행용 가방에 돈을 담아 운전기사인 김씨를 시켜 박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운전기사 김씨는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 아파트에 인테리어 공사와 개인적 약속 등을 이유로 다섯 차례 방문했다고도 주장했다. 박씨는 한신건영 부사장 겸 개발사업본부장으로 경기 고양 H교회 신축공사 수주를 담당했고, 김씨는 이 교회 시설관리 장로이자 건축위 간사로 활동했다. 한 전 대표는 당초 성과급 명목으로 30만 5000달러와 현금 2억원을 김씨와 박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가 이날 공판에서는 ‘로비 명목’이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그러나 박씨는 “2007년 4월 18일 한 전 대표로부터 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자금과 관리비 명목으로 쇼핑백에 담긴 현금 1억원을 전달받은 것 외에는 받은 게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도 “사위가 운영하는 소극장 인테리어 공사비와 운영비로 한신건영에서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2억 2000만원을 받았지만, 그 외 달러는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한 교회 신축공사가 문화재 지표조사에 휘말리자 한 전 총리가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을 소개해줬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2007년 7월 말 휴가 중에 전화가 오더니 ‘저 한명숙입니다’라며 유 청장 수행비서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연락해 보라고 했다.”면서 “충무로의 한 찻집에서 유 청장을 만나 문화재 지표조사건을 상의했다.”고 말했다. 당시 교회 신축 부지에서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면서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지구에 포함돼 공사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재판에 나오지 않겠다고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검찰의 요청대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한 전 대표는 “구인된 것은 몰랐고, 변호인이 와서 개인 감정보다는 재판이 우선이라고 설득해 자진 출석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한 전 대표로부터 3회에 걸쳐 총 9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열린 공판에서 한 전 대표가 기존 진술을 모두 부정하고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준 적이 없고, 일부는 김씨에게 빌려 줬다.”고 증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훈련 싫어!”…가짜 납치극 벌인 축구선수

    “훈련 싫어!”…가짜 납치극 벌인 축구선수

    일반인은 물론 운동선수들도 훈련에 불참하고 싶을 때가 있다. 정당한 사유나 약간의 핑계는 웃어 넘길 수 있지만 도를 넘어서다가 화를 부른 사건이 있어 눈길을 끈다. 7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들은 팀 훈련을 빠지기 위해 가짜 납치 소동을 벌인 브라질의 한 축구선수가 감옥 갈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축구 클럽 보타포구FR에서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소말리아는 지난 5일 팀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오전 7시께 총을 가진 한 남성에게 현금과 금품을 강탈당하고 차와 함께 납치당해 2시간여 동안 강제로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이 소말리아의 자택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그가 집에서 오전 9시께 나오는 장면을 확인해 그의 진술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한편 소말리아는 ‘가짜 납치극’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더 오프사이드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피랍 금미305호 선원 우선 구하는 게 순서

    지난해 10월 9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어선 금미305호의 선원 43명이 석달이 넘도록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인질 중에는 선장 김대근씨 등 한국인 2명과 재중교포 2명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수차례 협상한 결과 몸값이 당초 600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로 낮아졌지만 김 선장 가족 등이 그마저도 마련하지 못해 여전히 억류 상태에 놓였다고 한다. 피랍자 가족들은 모자란 금액만큼 대출을 주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고 주장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부 관계자는 선주인 김 선장이 배를 담보로 이미 1억 5000만원을 대출받은 데다 원양업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어업을 했으므로 추가 대출이 힘들다고 한 모양이다. 법적으로야 정부 대응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명분을 대더라도 국민이 외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데 이를 방치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일단 몸값을 주선해 줘 43명의 목숨부터 구한 다음 국내법 위반과 대출금 상환은 김 선장 등이 국내로 들어온 뒤 처리하는 게 순리다. 게다가 금미305호는 배 한척만으로 조업하는 영세 사업체이고 선주가 인질로 잡혀 있기에, 정부의 실질적인 도움이 없으면 해결하기 힘든 상태임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 해운 물동량의 29%가 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해역을 통과한다. 따라서 금미305호 피랍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위험성은 앞으로도 늘 있을 것이다. 정부가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고 협상금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일은 당연하다. 하지만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인질의 무사귀환에는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건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는 원양·해운업계에도 당부한다. 해적 피해가 빈번한 만큼 자체적인 구제 및 공제 제도 등을 마련해 정부의 경제적 도움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체제를 서둘러 갖추기를 바란다.
  • 아기무당 예언 속 스캔들 휘말릴 유명가수 A양은 누구?

    아기무당 예언 속 스캔들 휘말릴 유명가수 A양은 누구?

    MC몽의 병역비리 사건을 예언했던 아기무당 이소빈양이 이번엔 유명가수 A양의 스캔들을 예언해 화제다. ’아기무당 예언’ 소식은 케이블채널 SBS Plus ‘돈의 교본 사파이어’(MC 선우선) 최근 녹화에 출연한 아기무당 이소빈양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기무당 이소빈양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솔로가수 A양에 대해 “몇 년 안에 크고 작은 스캔들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이별수까지 있어 향후 몇 년간 이성문제로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관상을 보고 그들의 운명을 짚어본 이소빈양은 최근 KBS2TV 드라마 ‘드림하이’로 복귀한 ‘욘사마’ 배용준을 지목하며 “올해 재물운이 매우 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소빈양은 2008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MC몽에게 “지금 많이 힘들어한다. 죽을죄를 지었다. 많이 빌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한 게 많다”고 단호하게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아기무당 예언은 9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 SBS Plus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생활 소음·진동 배상액 30% 올린다

    올해부터 아파트나 도로건설에 따른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 배상액이 대폭 인상된다.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에 피해 분쟁 조정 신청을 해야 한다.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6일 생활소음(공사장·사업장)과 진동 피해 분쟁 조정 신청자에게 지급되는 배상액을 올해부터 30% 인상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공사장 소음과 진동의 기준(주간 65㏈) 초과 정도가 각각 5~10㏈(70~75㏈)이고 피해기간이 1개월 이내인 때 소음 피해 1인당 배상액이 현행 17만원에서 22만 1000원으로, 진동은 8만 5000원에서 11만 1000원으로 오른다. 소음과 진동이 동시에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해가 더 많이 발생한 부문의 배상액에 30%를 가산하도록 했다.그동안 소음 분쟁 조정 신청인의 절반가량은 배상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 따라서 분쟁조정위는 물가 상승률과 배상 결정액 분석 등을 통해 인상폭을 결정했다.분쟁위 복진승 심사관은 “2009~2010년 생활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배상액은 22억 9400만원이었다.”면서 “피해 배상액 인상효과는 사례·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연간 3억 5000만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파트나 도로건설, 택지개발 등을 할 때 시공업체가 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방음시설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일부에서는 피해 배상액이 많아지면 공사업체들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분쟁조정위원회 의견을 따르지 않고, 민사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환경부에 따르면 2009년 한해 각종 소음·진동으로 인한 민원은 총 4만 240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사장 소음이 2만 4180건으로 전체 민원의 57%를 차지했다.특히 소음·진동 민원이 피해 분쟁 조정으로 이어진 사례는 지난해 말까지 총 1922건으로 전체 분쟁 조정사건의 86%를 차지했다. 이처럼 생활소음 민원과 분쟁이 급증함에 따라 환경부는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생활소음 줄이기 종합대책’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15년까지 추진되는 2차 종합대책의 핵심은 ‘방음벽’ 중심 대책에서 탈피해 소음 발생 원인을 근원적으로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페이스북에 ‘자살예고’ 친구들 무관심에 결국…

    페이스북에 ‘자살예고’ 친구들 무관심에 결국…

    “난 죽을 거예요. 안녕 친구들.” 40대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 사실을 알렸으나 1000명이 넘는 친구들 가운데 누구 하나 이를 신고하거나 말리지 않아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이 영국에서 벌어졌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독신여성 사이먼 백(42)은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던 지난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살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그녀는 이날 오후 10시께 “모든 알약을 다 털어먹었다. 곧 나는 죽을 것이다. 모두들 안녕.”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평소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우울증을 앓아오다 자살을 결심한 것. 백에게는 페이스북 친구가 1082명이나 있었으나 정작 어느 한명 나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메시지를 접한 그녀의 온라인 친구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심드렁한 반응을 드러냈고 이중 한명이 “그러다가 진짜 죽으면 어쩌느냐.”고 걱정하자 오히려 “그녀는 늘 약 먹고 죽겠다고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결국 다음날 오전이 돼서야 페이스북 메시지를 본 친구 한명이 백의 어머니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실을 알렸고, 백은 2층 자신의 방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어머니 제니퍼 란그릿지(60)는 “왜 누구도 딸을 걱정해주거나 자살을 말리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삶과 죽음을 고민하다가 친구들의 무관심 속에서 쓸쓸하게 죽어갔을 딸을 생각하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슬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란그릿지는 딸의 페이스북에 “내 딸은 오늘 죽었다. 이제부터 그녀를 그냥 뒀으면 좋겠다.”고 원망 섞인 말을 마지막 메시지로 남겨 더욱 안타까움 줬다. 한편 영국 브라이튼 경찰과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백의 마지막 메시지를 보고도 비난의 글을 올리거나 신고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착한 사마리안 법’을 적용할지 논의 중이다. 착한 사마리안 법은 자신에게 특별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데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해주지 않은 행위를 처벌하는 법이다. 사진=사이먼 백의 생전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이중의 시선-박민규 소설 다시 읽기/허진

    1 아들은 아버지가 된다 ‘오감도’ 시 제2호에서 이상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라고 토로했다. 이상의 토로는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한번쯤 맞닥뜨리게 되는 고민을 보여 준다. 그 고민은 ‘나도 언젠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을 닮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규범에 자신을 맞추고, 세상의 질서에 동화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포괄한다. 그 과정에서 아들은 자아를 억압하고 순치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자아가 찢기고 쪼개지고 일그러지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아비 되기’의 관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서사를 재배열하면, 세상에게 “닥쳐 개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던 ‘나’(‘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50쪽)가 학창 시절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맞벌이를 해서 “한국의 표준이라 봐도 무방한 34평 아파트”를 마련하고(‘코리언 스탠더즈’, 183쪽), 그 집을 팔아 자식들에게 돈을 마련해준 뒤(‘누런 강 배 한 척’) 요양원에 들어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아버지… 일어나요, 예?”라는 말을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낮잠’, 200쪽) 시간적 스펙트럼이 도출된다. 그 시간적 스펙트럼을 아비의 질서와 규율을 내면화하고, 그에 맞게 자아를 변형시키는 ‘아비 되기’의 과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박민규의 소설은 그러한 ‘아비 되기’의 과정에서 분열되고 일그러지는 주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은 ‘아비 되기’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비 되기’를 받아들이고 아비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비의 세계를 부정하며 그 세계의 전복을 꿈꾼다. 박민규가 종종 구사하는 모순적인 문장은 그러한 분열의 징후를 보여 주는 단서이다. ⑴ 서늘한 창에 이마를 맞대고서 나는 빨리 고등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빨리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빨리 핼리가 와 주기를 바랐다. 다행할수록, 삶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그래서 짧게, 나는 가혹해지고 싶었다. (‘핑퐁’, 95쪽) ⑵ 죽어간 이들의 진실을 보았고, 살아 진실을 논하는 자들의 거짓을 참아야 했었다. 변질과 변절, 변이와 변태…, 적도 동지도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는 홀로이 외롭고 외로웠다.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것이었다. (‘龍龍龍龍’, 108~109쪽) 인용문 중 굵게 표시한 부분은 하나의 문장 안에 모순되는 두 가지 내용이 담긴 경우이다. 여러 작품에서 박민규는 이러한 문장을 빈번하게 구사하는데, 이를 우리는 ‘아비 되기’를 바라보는 화자의 복잡다단한 심경과 관련해서 읽을 수 있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를 바라거나 상징세계의 아비가 되었을 때, 그들 내면의 다른 쪽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부정하는 에너지가 추동된다. 아비가 된다는 것은 박민규 식으로 말하면, “‘무슨 상사’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직장”에서 “갸냘픈 표정으로 사무를 보는 일”이며(‘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72쪽),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직급이 변하길 바라는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코리언 스탠다즈’, 184쪽). 그것은 한때 몸담았던 학생운동 판을 “운동권(運動圈)이란 단어가 있다.”고 낯설게 말하게 되는 것이며(‘코리언 스탠다즈’, 182쪽), 록 음악을 하던 청년이 남색(男色) 취향을 가진 부장의 추행을 “잠깐만 참으면 돼”라고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62쪽). 요컨대 ‘아비 되기’는 아들의 자아가 찢기고 쪼개어져 아비의 문법에 맞게 재배치되는 손상 혹은 훼손의 과정이다. 박민규의 모순적 진술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아들의 세계’와 ‘아비의 세계’가 충돌한 끝에 생겨난 불가피한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인용문 ⑴에서 ‘핑퐁’의 ‘나’는 중학생이다. 아직 성인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이 중학생에게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일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또래집단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 소년에게 “무난한 옷을 입고… 무난한 취미를 가지고… 절대 남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바람직한 얼굴로 살아가”(87쪽)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소년은 “다행”한 삶을 오히려 “가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핑퐁’의 ‘나’가 아직 소년인 상태에서 ‘아비 되기’를 모순적인 진술로 표현했다면, ‘龍龍龍龍’의 이장록은 어른의 입장에서 ‘아비 되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해준다. 이장록은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징역 20년을 언도받고 복역을 마친 변호사이다. 이장록에게 세계는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109쪽) 곳이다. 아비가 되기 전 세계는 ‘싸워야 하는 곳’이었지만, 아비의 세계에 진입해 변형되고 일그러진 주체에게 세계는 ‘싸울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장록은 그가 ‘지향했던 세계’와 ‘지금 사는 세계’의 간극을 “싸워야 하지만 싸울 수 없는 세계”라는 모순적인 어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박민규의 소설에서 ‘아비 되기’는 아들이 ‘아버지’라는 상징의 옷을 덧입어 변형되고 일그러지는 일이며, “뜨고 싶은”(‘龍龍龍龍’, 115쪽) 일인 동시에 “할 일이 더 많아”지는(‘龍龍龍龍’, 115쪽) 모순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아비 되기 : ‘잔존’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기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는 과정에서 자아와 세계의 충돌을 경험한다고 할 때, 이 인물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세상에 순응하든가, 혹은 거부하든가. 놀랍게도 박민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순응을 선택한다. 그들은 일흔세 번이나 이력서를 낸 끝에 유원지의 직원이 되어 오리배를 관리하기도 하고(‘아, 하세요 펠리컨’),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 임대아파트에 입주하기도 한다(‘갑을고시원 체류기’). 또 운동권이던 선배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선배의 애인과 결혼을 하는가 하면(‘코리언 스탠다즈’), 253명의 무고한 사람들에게 헤드록을 감행하다가 나중에는 순백의 얼굴을 가진 아이를 낳고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한다(‘헤드락’). 하지만 그 ‘순응’의 과정은 눈물겨운 것이어서, 그것은 ‘실존(實存)’이라는 말보다는 ‘생존(生存)’이나 ‘잔존(殘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고단한 과정이다. 그러한 생존 혹은 잔존의 간난신고가 여실하게 드러난 작품이 있는데, 바로 ‘헤드락’이다. ‘헤드락’에서 ‘나’는 평화롭게 산책을 하다가 헐크 호건에게 린치를 당한다. 이 린치는 소설에서 ‘헤드락’으로 표현되는데, 여기에서 ‘헤드락’의 정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호두’로 우회하도록 하자. ‘헤드락’은 <호두나무 아래에서>와 <호두까기 인형>,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을 이루는 소제목은 모두 ‘호두’를 키워드로 삼고 있는데, 이 ‘호두’의 의미에 주목하는 것이 ‘헤드락’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두가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임을 기억하면서 다시 ‘헤드락’의 소제목을 따라가 보자. <호두나무 아래에서>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나’는 헤드록을 당한 뒤 <호두까기 인형>이 된다. ‘인간’에서 ‘인형’으로 전락한 ‘나’는 <마지막 호두과자를 먹은 것은 언제였나?>를 생각하며, 다른 인간들의 ‘호두’를 파먹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나’는 아이들의 이름으로 심은 나무를 보며, <다시 호두가 열린다면>이라는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갖는다. 이상의 서술로 미루어 보면, 인간의 뇌를 닮은 과실인 ‘호두’가 ‘헤드락’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상징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다시 헤드락으로 돌아오자. 어 헤드락이네? 그리고 직장에서, 도처에서 나는 종종 습격의 풍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헤드락 강좌, 헤드락 세미나, 헤드락 부흥회, 헤드락 워크샵, 헤드락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 아무튼 헤드락도 이젠 한국의 보편적인 생활문화가 되었지만 나로선 쓴웃음의 대상일 뿐이었다. (‘헤드락’, 264쪽) 인용문을 보면 레슬링에서 상대의 ‘머리’를 붙잡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기술인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민규는 소설의 다른 부분에서 “이 세계가 어느 정도 헤드락을 묵인하거나 권장한다”(262쪽)고 쓰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헤드록이 아비의 세계가 아들에게 가하는 폭력, 혹은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 아들이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나’가 ‘헤드록의 세계’, 즉, 아비의 세계에 편입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258쪽)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제로 체력을 보충하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대상”에서 “폭력의 주체”(259쪽)로 다시 태어난다. 헤드록의 상처를 내장한 채, “건강”하고 “건장”한 “완전히 다른 생물”(259쪽)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이후 ‘나’는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갖고, “순백의 얼굴”(263쪽)을 한 아이를 낳고, 심지어 교회의 집사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나’가 아비의 세계에 무사히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하듯 ‘나’는 다른 상대들에게 253번의 ‘헤드록 습격’을 감행하고, 마침내는 “헤드록의 쾌감 같은 것을 깨쳐나가기”(263쪽)에 이른다. 이처럼 박민규 소설의 인물은 한편으로는 아비의 질서에 상처받고, 분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반복, 재생산하는 상징 세계의 ‘아비’가 된다.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우리는 박민규의 다른 소설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인물들은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아버지의 회사에 다녀온 뒤 ‘나의 산수’를 생각하게 된 고등학생, ‘갑을고시원 체류기’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취업과 결혼을 해 고시원을 떠나는 ‘나’, ‘아, 하세요 펠리컨’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재수생, ‘누런 강 배 한 척’에서 이십구 년을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자살여행을 떠나는 아버지 등으로 변주되어 나타난다. 3 아비부정 : ‘배제’된 자들의 세계 교란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이 아비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고 해서 박민규가 ‘아비 되기’를 긍정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박민규의 인물들은 아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아비 되기’에 대해 뿌리 깊은 반발심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반발심은 어른보다는 주로 소년에게서 잉태된다. ‘핑퐁’은 세상으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라는 두 중학생의 이야기이다. 소위 ‘왕따’인 이들은 치수 패거리에게 불려 다니며 매일 얻어맞는데, 맞으면서도 “그냥, 사는 게 이런 것 같다.”(12쪽)고 생각할 뿐, 저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폭력적인 세계에서 잔존하기 위해 탁구 치는 것을 선택한다. 이들에게 탁구는 “이상하리만치 경쾌한”(23쪽) 것이었고, “국경 따위 없는 거”(43쪽)였으며, “지루하지 않은”(186쪽) 유일한 것이다. 그러한 소설의 진술로 미루어 우리는 탁구가 폭력적이고 지루한 세계, 즉, 인종과 국경이라는 상징계적 질서(아비의 세계)에 대립되는 어떤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못’과 ‘모아이’는 탁구를 치면서 비로소 소심하나마 “이것이 나의 의견이다”(47쪽)라고 말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있었고 “맞은 자리의 통증 같은 것이 땀과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는”(23쪽) 해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핑퐁’에서 박민규는 ‘탁구’와 ‘핑퐁’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탁구’가 대타자의 세계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이 즐기는 소심하지만 전복적인 오락이라면 ‘핑퐁’은 보다 중립적인 용어이다. 핑퐁은 “인류가 깜박해 버린 것과 절대 깜박하지 않을 것 간의 전쟁”(219쪽)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탁구를 즐기는 자(못과 모아이)와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연습한 자(쥐와 새)가 벌이는 한판 ‘대결’을 의미한다. 이 ‘핑퐁(대결)’의 결과 ‘탁구(유희)’를 즐겼던 못과 모아이가 승리하고, 이들은 인류의 ‘언인스톨’(전복)을 선택한다. 이 소설의 전복적인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서 유사한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핑퐁’은 두 가지 점에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다른데, 우선 폭력적인 상황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담임선생’이라는 상징세계 내의 합목적적인 권위를 빌려 엄석대의 만행과 폭력에 안녕을 고한다면, ‘핑퐁’에서는 상징계로부터 ‘배제’당한 못과 모아이의 선택(언인스톨)에 의해 인류의 폭력적인 삶이 종결된다. ‘핑퐁’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결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교실이 결국 안정과 평온을 찾는 것과 달리, ‘핑퐁’에서는 인류가 생활을 지속해 왔던 모든 공간이 언인스톨되고 완전한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 이처럼 박민규의 ‘핑퐁’에는 이 세계의 문법이 아닌, ‘핑퐁’이라는 상상적 대결을 통해 아비의 세계를 뒤집어엎는 발칙함이 도사리고 있다. 허구적인 방법으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경향은 ‘대왕오징어의 기습’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나’는 어렸을 때 잡지에서 몸길이가 150미터에 이르는 대왕오징어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호기심을 갖는다. 결국 그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판명이 나지만, ‘나’와 ‘B’는 각각 ‘대왕오징어로부터 인류를 지키겠다.’는 꿈과 ‘외로운 괴수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가졌던 꿈과는 달리 “해변의 모래알처럼 평범한 인류”(230쪽)가 되고, 대왕오징어에 대해서는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쯤에서 이 소설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점검하도록 하자. 소설에 따르면 대왕오징어는 “심해에서만 활동하는”(219쪽) “신비의 대상”(219쪽)이고, 고등학생이 된 뒤(예비 성인)로 ‘나’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기도 하다. 또 대왕오징어는 “순식간에 뭍으로 올라”(232쪽)와, “일시에 모든 것을 마비시”(232쪽)키는 파괴적인 에너지라고도 묘사된다. 그러한 단서를 통해 ‘대왕오징어’의 의미를 유추하면, ‘대왕오징어’가 상징계 너머에 있으면서 상징계의 질서를 교란하는 ‘괴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의 말미에서 대왕오징어는 사우나로 향하던 샐러리맨, 자녀의 도시락을 걱정하던 주부, 속도위반을 한 오토바이 운전자, 잡지 ‘사상계’를 버리기로 결심한 교육자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유년의 판타지 속에 존재했던 괴수가 장년의 현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아비의 세계를 위협하고 교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전복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현실에서는 ‘핑퐁’을 통해 세계를 ‘언인스톨’할 수도 없고, ‘대왕오징어’가 나타나 일상의 공간을 교란해주지도 않는다. 아비의 세계는 견고하고, 그 세계의 진입 문턱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설혹 그 세계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잔존’의 과정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박민규의 가련한 주체가 떠올리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다. 4 경계에 선 아버지들 최근 발표한 소설집 ‘더블’에서 박민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묵직한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핑퐁’ 등 지금까지 발표한 소설들에서 박민규가 보여 주었던 중요한 코드가 ‘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할 때, ‘죽음’이라는 테마가 다소 이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 박민규 소설의 유머 이면에 생(生)에 대한 씁쓸함, 분노, 반박, 체념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박민규의 ‘죽음’이 마냥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말하자면 박민규의 소설은 지금까지 묶여 나온 작품집에서도 ‘죽음’의 징후를 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치’는 자살을 기도하는 사내와 그를 말리러 출동한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사내의 신세한탄과 그에 대한 김 순경의 동조로 이루어진 소설의 서사는 역시나 ‘아비 되기’의 고단함을 생각하게 한다. ㈀ 노력해 봤냐고…… 그런 얘기 나한테 하지도 마.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 있음 나와 보라 해! 손 다치기 전까지…… 나 백수 같은 놈 아니야. 그래, 별 볼일 없는 일거리지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월급 못 받은 적은 많아도 일 쉰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응? (‘아치’, 262쪽) ㈁ 딸들 이제 시집보내야 돼. 곧 그럴 나이야. 이것들 공부시킨다고 돈도 별로 못 모았어. 줄줄이…… 이제 겁나. 요새 딸 시집보내려면 돈 얼마나 드는지 알아? 겁나 죽겠어. 그래, 또 대출받아야겠지. 그때 가서 옷을 벗든가, 퇴직금을 또 어떻게 하든가. (‘아치’, 263쪽) 인용문 ㈀과 ㈁은 각각 사내와 김 순경의 독백이다. 사내는 자신이 아비의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음을 강변한다. 사내는 열심히 살았고, 별 볼일 없는 일거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무하고, 죽음의 의지를 철회하도록 종용하는 김 순경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아비’로 살기 위해 김 순경도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김 순경에게 돌아온 현실은 양로원에 갈 돈도 안 남은 답답한 상황뿐이다. 김 순경은 사내를 설득해 아치에서 내려오게 하지만, 설득의 근거가 빈약함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오십 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이 아치에 뒤엉켜 있겠지”(269쪽)라는 자조 섞인 독백은 김 순경이 그 스스로에게도 살아야 하는 당위를 설득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러한 속사정으로 김 순경은 “나도 한 번쯤, 이곳에서 뛰어도 좋겠다는 생각”(269쪽)을 하고, 검은 강물을 내려다본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중년의 가장(家長)이 치매에 걸린 아내와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이십구 년을 같은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한 ‘나’는 “소소하고 뻔한, 괴롭고 슬픈 하루하루를 똑같은 속도로 더디게 견뎌야 하는 것”(65쪽)에 지쳐 “더는 살고 싶지 않다”(65쪽)고 생각한다. ‘나’는 자살을 결심하고 “지나온 수십 년과는 다른, 한 달”(68쪽)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여행을 떠난다. 이를테면 자살 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나’와 아내에게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사가 중노인 두 명이 묵고 있는 호텔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다소 이상한 결정이었지만, ‘나’는 마사지를 받기로 결정하고, 아내에게 먼저 마사지를 받게 한다. 아 아내가 신음을 지른 것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하마터면, 들고 있던 담배를 나는 떨어트릴 뻔했다.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의 신음이었다. 아…… 낮은 신음이 또다시 아내의 입에서 새 나왔다. (‘누런 강 배 한 척’, 74쪽) 이 소설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나’에게 죽음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상징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하게 벗어나려는 순간 출현한 아내의 신음 소리는 상징계의 기표로는 포획되지 않는 ‘어떤 것’을 암시한다. 아내의 신음 소리는 “수십 년 만에 들어 보는, 그런 성격”(74쪽)의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것은 ‘아비’, ‘남편’, ‘가장’, ‘영업사원’의 이름(상징)으로 살던 수십 년 동안 ‘나’가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이다. 상징계의 질서와 영원한 안녕을 고하려는 순간, 돌연히 출연한 이 신음 소리가 ‘나’를 착란에 빠지게 하고, 확고했던 ‘나’의 자살 의지를 유예시킨다. 이 소설은 끝내 ‘나’가 자살을 결행했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설은 “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75쪽)라는 모호한 문장으로 종결된다. 박민규의 ‘죽음’이 가진 미덕이 여기에 있다. 박민규는 그의 소설에서 성급하게 ‘죽음’을 실현시키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다. ‘아치’의 마지막 문장(“이제 아치를 내려선다”)과 ‘누런 강 배 한 척’의 마지막 문장(“냉장고에는 아직 한 캔의 맥주가 남아 있었다.”)은 그 자체로 화자가 죽음을 실행에 옮겼는지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두 문장은 화자가 죽음의 세계를 넘겨다보고 있음을 암시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이보다 앞서 삶의 순간을 되돌아보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치’의 경찰관은 죽겠다고 아치에 올라간 사내에게 “당신 진짜 이러면 안 돼.”(258쪽)라고 말했고, ‘누런 강 배 한 척’의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삶을 즐긴 후 아내와 함께 죽고 싶었다.”(67쪽)고 생각하며 여행을 떠났다. 이처럼 박민규의 인물들은 삶의 순간에서 죽음을 동경하고,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을 넘겨다보는 딜레마 속에 위치한다. 박민규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나는 나와 내 아버지와 동료의 모습을 본다. 그들은 신용불량을 면하기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별’), 차를 팔기 위해 고객의 택배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으며(‘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 하늘에 떠 있는 직경 10킬로미터짜리 아스피린을 보고도 “자, 일해야지”라는 부장의 말에 “예”라고 대답한다(‘아스피린’). 또 그들은 12년간 용역 사원으로 근무한 끝에 마침내 괴물이 되어 버린 사내이기도 하다(‘루디’). 그래서 나는 박민규의 인물들이 손쉽게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삶의 긴장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외롭고 고단한 곡예를 계속해주기를 바란다. 삶을 이어 나가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의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끝>
  • [씨줄날줄]희망의 토끼해/이춘규 논설위원

    토끼는 호랑이만큼이나 우리 민족에게 친숙하다. 영리한 동물이다. 정월 대보름달 속 주인공이기도 했다. 계수나무 옆에서 떡방아를 찧는 설화로 친숙하다. 온순하면서 남을 해칠 줄 모른다. 구전소설 토끼전, 별주부전은 ‘남해의 용왕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토끼의 간이 영약이라는 말을 듣고 거북이로 하여금 토끼를 꾀어오게 한다. 꾐에 빠져 용궁까지 업혀간 토끼는 마지막 순간 침착해져 간을 볕에 말리려고 꺼내놓고 왔다며 뭍으로 탈출한다.’고 토끼의 영민함을 그렸다. 우리 민족은 ‘토끼 같은 자식’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며 귀하게 여겼다.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 때문이리라. 많이 낳아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이 으뜸으로 여겼던 복이었으니 토끼는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서양에서는 재승박덕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재주는 뛰어나지만 덕이 부족한 사람에 비유됐다. 이솝우화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보면 인내와 끈기가 부족한 토끼는 거북이에게 패배한다. 능력과 재주가 있다고 남을 깔보지 말라는 교훈을 담았다. 토끼는 초식동물이다. 집토끼, 산토끼가 있다. 11세기 무렵 가축화됐다. 땅·하늘에서 포식자들이 노린다. 포식자들에게 언제든지 잡아먹힐 우려가 큰 운명이다. 팽팽한 긴장의 연속. 포식자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큰 귀를 가졌다. 발견되면 줄행랑치기 위해 튼튼한 다리를 가졌다. 종족유지를 위해 많은 자손을 낳아야 한다. 그래서 토끼의 생존전략은 매우 치열하다고 학자들은 소개한다. 토끼해인 1627년 조선 인조 때 정묘호란이 있었지만 우리 역사에서 토끼해는 비교적 평온했다. 고대국가 시대에는 건국과 천도가 눈에 띈다. 백제 시조 온조왕이 위례성에서 즉위한 것이 기원전 18년 계묘년이었다. 고구려 장수왕 15년(427년)에 이뤄진 평양 천도나 백제 문주왕 원년(475년)의 웅진 천도 역시 토끼해의 일이다. 근·현대사에서 토끼해는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해였다. 올해 신묘년 토끼해도 나라의 무사태평을 기대한다. 다사다난했던 병인년 호랑이해가 가고 신묘년(辛卯年) 희망의 토끼해가 밝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장·차관 토론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5%를 달성하면서도, 물가는 3%로 억제하는 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두 마리 토끼 잡기다. 토끼는 이처럼 긍정의 동물이다. 용틀임을 시작한 신묘년 새해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지혜로운 토끼처럼 살아 풍요로운 한해가 되길 희망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종교 폄하 vs 표현의 자유 그 한계는?

    덴마크와 스웨덴 정보 당국은 덴마크 일간지에 대한 테러 계획을 모의했던 일당 5명을 체포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5년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던 윌란스 포스텐 신문사에 난입, 최대한 많은 직원들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덴마크 보안정보국(PET)은 용의자 가운데 다수가 “국제 테러 조직과 연계된 이슬람 무장 세력”이라고 밝혔다. 야코프 샤르프 PET 국장은 “용의자들은 2008년 인도 뭄바이에서 벌어졌던 무차별 테러 공격과 유사한 방식을 구상했다.”면서 “기관총을 비롯한 다량의 총과 폭탄, 소음 방지기, 탄약, 플라스틱 수갑을 그들이 숨어 있던 곳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뭄바이에선 2008년 중무장한 괴한들이 호텔 세곳과 기차역, 고급 식당 등에 무차별 공격을 가해 166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바 있다. ●극단 적 이슬람주의 비판은 자유 남용? 윌란스 포스텐 신문사가 테러 목표가 된 것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윌란스 포스텐은 작가 쿠르트 베스터가르트가 그린 ‘폭탄 모양을 한 터번을 쓴 무함마드’ 만평을 게재했고, 이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이를 규탄하는 무슬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베스터가르트는 지금까지도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24시간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 소말리아 남성이 도끼와 칼을 들고 베스터가르트 자택에 난입했고, 7월에는 베스터가르트와 신문사를 노린 테러를 모의하던 3명이 사전에 붙잡혔다. ●테러 통한 문제 해결 정당화 못해 베스터가르트는 자신의 만평이 ‘극단적 이슬람주의’를 비판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의 영역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테러 기도 사건은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무함마드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만평이 명백하게 특정 종교를 폄하했으며 자유를 남용한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자유의 남용’을 가르는 기준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이들을 사회로부터 배제하려고 시도하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설령 베스터가르트 만평이 ‘자유의 남용’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을 통해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테러를 통한 해결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외계우주선 3대 지구로 돌진 중”

    “외계우주선 3대 지구로 돌진 중”

    인류가 최초로 외계생명체와 대면하는 두렵고도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질까. 아니면 이번에도 엄청난 충격만 남긴 채 그럴싸한 루머로 판명이 될까. 수년간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추적해 미국의 연구단체(SETI)가 최근 외계우주선 3대가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으며 곧 도착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내놓아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대중지 위클리 월드 뉴스에 따르면 SETI는 “가장 큰 우주선의 지름이 240km나 되는 초대형 우주선 3대가 현재 명왕성 궤도 너머에서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 단체는 외계우주선들이 화성궤도에 진입하면 천체망원경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할 것이며, 현재 속도를 감안할 때 지구에는 2012년 12월 께 도착한다고 예상했다. 존 말리 박사는 “이번 발견은 미국 알라스카에 있는 오로라 관찰시스템(HAARP)로 이뤄졌다.”고 설명한 뒤 “우주에는 분명 많은 생명체와 문명이 존재하며 그들의 침입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SETI 측은 “얼마 전 위키리크스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UFO관련 미국의 기밀문서 내용이 이 외계우주선의 접근 사안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미 미국 고위당국은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SETI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찾는 단체로, 최초에는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국가지원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국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지원이 중단돼 현재 개인 및 기업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충남 5세아 무상교육 무산…유치원단체 형평성 문제제기

    충남도의 ‘만 5세아 전면 무상교육’ 추진계획이 형평성 논란에 휘말리다 결국 백지화됐다. 26일 도에 따르면 내년부터 부모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보육시설인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아(8431명)에 대해 한명당 매달 17만 7000원의 보육료를 지원키로 하고 최근 180억원의 예산을 마련했다. 그동안 소득수준 하위 70%만 지원하던 것을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유치원 단체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내년에도 기존대로 하위 70%만 지원을 받게 됐다. 유치원 단체들은 만 5세아 전면 무상교육이 시행되면 유치원생도 이번에 지원대상이 전체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 5세 유치원생들의 경우 현재 부모 소득수준 하위 70%만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도가 유치원생을 지원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유치원 예산지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이 각각 하도록 관련법에 명시돼 있어, 도가 유치원에 예산을 지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관련법이 개정돼 지자체와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하더라도 현재의 재정여건으론 연간 70억원에 이르는 만 5세 유치원생 교육료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게 도와 교육청의 설명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우울증 환자 급증세 대가족 생각해 볼때

    갈수록 우울증 발현율이 높아집니다. 우울증이 무슨 바이러스로 퍼지는 것도 아닌데 왜 예전보다 환자가 많아질까요. 이에 대해 의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현대인의 소외와 스트레스 그리고 전통적인 대가족제도의 붕괴입니다. 산업화로 우리가 잃은 것 중에 가장 안타까운 상실이 바로 대가족제도 아닐까요. 물론 불가피한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대가족제도가 해체되자 많은 사람들이 단출하고 홀가분해서 좋다고들 했지만 그 좋다는 게 사실은 족쇄였음을 나중에야 깨닫습니다. 예전 같으면 한 집안에서 안달복달 지지고 볶으며 살았을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모두들 ‘제 팔 제가 흔들며’ 살아들 갑니다. 간섭없이 사니 좋다고들 했지만 그것은 소외와 단절의 다른 형태일 뿐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우울증 문제가 불거집니다. 대가족이 한 울타리 안에서 북적거리며 살 때는 우울증 인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평생 그런 거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제각각 살다 보니 이게 걸핏하면 발현돼 병증으로 나타납니다. 말 붙일 사람도, 말 걸어 주는 사람도 없는 소외와 단절의 병인 셈이지요. 사람들, 겉으로야 재밌게들 잘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피 말리는 경쟁, 가족들의 허허로운 홀로서기와 단절, 이런 가운데 묵언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고통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돌처럼 굳어져 갑니다. 그 고독의 고통이 오죽했으면 우울증이 됐겠습니까. 그러니 그럴 수 있다면 지금쯤 대가족을 다시 일구는 문제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물론 개별적인 선택의 문제지만 그래서 얻는 게 많을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대통령상 네오위즈 김정훈 부사장 등 2명

    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대통령상 네오위즈 김정훈 부사장 등 2명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가 지난 2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올 행사는 지난 해의 ‘대한민국 콘텐츠 해외진출 유공자 포상’, ‘대한민국 만화·캐릭터·애니메이션 대상’, ‘디지털콘텐츠 대상’을 통합 개최한데 이어 ‘방송영상그랑프리’까지 더해져 대한민국 최고의 콘텐츠 어워드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진출 유공자포상 부문  대통령상 2명,국무총리상 2명,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4명,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2명이 선정됐다.  최고의 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은 네오위즈게임즈의 김정훈 부사장은 ‘크로스파이어’를 개발, 미국·유럽 등 잠재력이 큰 시장을 적극 공략해 게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2009년 7월~2010년 6월까지 876억원의 수출성과를 기록했다. 같은 상을 받은 레드로버의 하회진 대표는 세계 최초 3D 애니메이션인 ‘볼츠와 블립’을 제작해 프랑스·캐나다 등 100여개국에 수출했으며, 애니메이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 ●해외진출 아티스트 부문  일본정부관광국 한국관광 친선대사로 문화교류 활동 및 일본내 한국음악 홍보 및 확산에 기여한 가수 윤하(라이온미디어)와 서울패션위크, 파리컬렉션 등 국내외 패션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 정욱준씨가 선정됐다. ●디지털콘텐츠 대상 부문  대통령상에 오피스하라의 ‘피그말리온의 사랑’, 국무총리상에 아인스 엠엔엠의 ‘ELLE at Zine’과 금성출판사의 ‘English Buddy’가 선정됐다. ‘피그말리온의 사랑’은 모바일 매체에 최적화된 드라마로, 한·일 공동기획을 통해 새로운 한류 콘텐츠시장을 개척했다. ●만화·캐릭터·애니메이션 대상 부문  3개의 대통령상(대상)과 12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7개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이 주어졌다.  만화 대상은 ‘이끼’가, 캐릭터 대상은 ‘깜부’, 애니메이션 대상은 ‘우당탕탕 아이쿠’가 대상에 선정됐다. ‘이끼’는 2007년 대한민국 만화대상과 2008년 부천만화상 일반만화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영화로 개봉돼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었다. 일본 모바일만화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깜부’는 일자눈썹과 노란눈, 통통한 몸매로 2002년 3D 플래시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유럽·북미·오세아니아 등에도 진출해 사랑받고 있으며 2009 밉콤 주니어 KIDS JURY‘ Pre-School 부문 최우수 캐릭터로 선정된 바 있다.  ’우당탕탕 아이쿠’는 어린이 안전교육 애니메이션으로 3년간의 기획·제작 과정을 거쳤다. 어느 날 갑자기 불시착한 외계왕자 아이쿠와 로봇하인 비비가 ’안전‘을 배우는 과정을 그린다. ●방송영상 그랑프리 부문  2개의 대통령상과 3개의 국무총리상, 5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2개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이 주어졌다.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한국방송 최초로 동물의 건축술을 과학적 관점에서 보여줌으로써 자연다큐의 범위와 지평을 넓힌 ‘동물의 건축술’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7세기 민초들의 생생한 삶을 사실적으로 추구하면서 우리 전래 속담과 표현을 번뜩이는 해학과 위트로 묘사한 드라마 ‘추노’, 영조의 생모로 유명한 숙빈 최씨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동이’, 60~70년대 개발 성장기, 80년대 격동의 민주화 시기를 지나며 도시개발이 한창인 강남을 무대로 세 남매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 ‘자이언트’가 드라마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예능부문에는 엔터테인먼트에 감동까지 선사한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가, 다큐멘터리부문에는 아마존 지역을 밀도있게 취재해 소수화 돼가는 원시부족에 대한 생활과 문화를 보여준 ‘아마존의 눈물’이 수상했다.  시상식에서는 가수 ‘제국의 아이들’과 ’제빵왕 김탁구‘ OST에 참여한 ‘KCM’의 축하공연도 진행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재웅 원장은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는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을 빛낸 콘텐츠를 시상하는 업계의 큰 잔치“라며 “수상작들에 대해서는 해외진출 등 지원을 크게 강화해 진정한 국가대표 콘텐츠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佛서 초판30만부 단숨에 팔려

    佛서 초판30만부 단숨에 팔려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36)의 최신작 ‘종이 여자’는 프랑스에서 초판 30만부가 단숨에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도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했다. ‘그 후에’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당신 없는 나는?’ 등의 소설로 현재 40여개국에서 열성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는 가히 ‘기욤 뮈소 열풍’ 주인공으로 군림할 만하다. ‘종이 여자’에는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한 뮈소의 자전적 이야기가 살짝 담겨 있다. ‘종이 여자’의 남자 주인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빈민가의 문학 교사로 일하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 말리부 해안에 큰 별장을 살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번 톰 보이드이기 때문이다. 2001년 데뷔 이후 1000만부 이상의 책을 판매한 뮈소 소설의 매력은 심장을 뛰게 하는 역동적인 이야기에 있다. 여기에 영화 같은 긴장감과 복잡한 퍼즐 조각을 정교하게 꿰맞추는 듯한 치밀한 구성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종이 여자’는 이러한 뮈소 문학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주인공 보이드의 소설 속 여인인 빌리가 바람처럼 등장하면서 매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프랑스 언론은 ‘뮈소의 작품 중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뮈소의 작품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 까닭은 복잡한 수식이나 특별한 수사법에 기대지 않고 만국 공통의 문학 주제인 ‘사랑 이야기’를 재기 발랄하게 펼쳐내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늘 자신을 “사랑에 도전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친근감 있는 문장과 대화들, 이메일로 소설의 중요 줄거리를 단번에 전달하는 과감한 구성, 유행하는 대중문화의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는 묘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한국에 일으켰던 열풍을 연상케 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阿… 빼앗긴 들에 봄은 없었다

    阿… 빼앗긴 들에 봄은 없었다

    서아프리카 말리의 소우모우니 지역에 최근 5~6명의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원주민들에게 “이번 우기가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마지막 시간이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땅을 떠나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마을 주민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마을 족장인 마마 케이타가 이유를 묻자 그들은 “이제 이곳은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땅이다.”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대규모 투자 자본이 유입되면서 삶의 터전을 뺏기고 고향을 떠나는 아프리카 농민들의 애가(哀歌)를 전했다. NYT는 “재정난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가치가 높은 농지를 투자기업이나 외국 정부에 장기 임대하거나 팔아버리고 있다.”면서 “아프리카가 신식민주의 토지 쟁탈전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우간다, 라이베리아, 모잠비크 등 정부가 모든 땅을 소유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이 땅팔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을을 통째로 사들인 투자기업이 자체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흔하다. 사실상 식민지와 다를 게 없다. 유엔과 세계은행은 이와 관련, “공정하기만 하다면 대규모 경작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칙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땅이 마구잡이로 팔려 나가면서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있다. NYT는 “얻어진 농작물은 유럽 등의 부유한 나라에 수출해 토지 소유자 또는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만 쓰인다.”고 꼬집었다. 말리에서는 땅을 빼앗긴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어 빈민가를 형성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69살의 농민 세코 트라오레는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나에게 땅을 물려줬지만 나는 아들에게 줄 것이 없다.”고 한탄했다. 세계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농지 매매 규모는 최소 1억 1000만ac(약 4452억㎡) 이상이며 이 중 70%가 아프리카 국가에 집중됐다. NYT는 “2008년 이전 연간 1000만ac를 밑돌던 농지 거래가 10배 이상 급증한 것은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이 식량가격 폭등을 경험한 뒤 앞다퉈 보호가 취약한 아프리카 지역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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