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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 중국인이지!”…인종 혐오 당하던 동양여성 구한 남성

    “당신 중국인이지!”…인종 혐오 당하던 동양여성 구한 남성

    코로나19 관련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인종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개중에는 혐오의 대상이 된 동양인을 돕는 현지인도 있어 화합의 실마리가 엿보인다. ABC뉴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흑인 남성의 위협을 받던 중국계 여성이 백인 남성의 도움 덕에 위기를 모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뉴욕 지하철에 몸을 실은 에밀리 첸에게 같은 칸에 탄 한 흑인 남성이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헤드폰을 벗어보라”고 위협하는 남성에게 웃으며 “좋은 아침”이라고 대답했지만, 싸움은 이제 시작이었다. 남성은 그녀에게 “당신 중국인이지, 왜 미국에 바이러스를 옮기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여성은 “나도 당신처럼 그저 귀가하는 중일 뿐”이라며 “제발 나를 내버려두라”고 맞대응했다. 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남성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지껄였다. 얼른 일어서서 자리를 떠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흑인 남성이 계속해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었으나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 다른 백인 남성 한 명이 흑인 남성을 제지하고 나섰다. 여성을 그만 괴롭히라며 싸움에 개입한 그는 첸을 대신해 흑인 남성과 언쟁을 이어갔다. 이 장면은 첸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공유하면서 대중에 공개됐다. 백인 남성과 실랑이를 하던 흑인 남성은 첸이 자신을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성큼성큼 위협적으로 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싸움을 말리던 백인 남성이 재빨리 흑인 남성 앞을 가로막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백인 남성의 민첩한 행동 덕에 다행히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첸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한 명이라도 나를 옹호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나를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누가 알겠느냐”며 고마움을 표했다. 또 지하철에 사람이 별로 없긴 했지만, 백인 남성이 나서기 전까지는 아무도 자신을 도우려 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면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를 발견하면 제발 그냥 앉아있지만 말고 도움의 손길을 건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안철수 내놓은 코로나 대책에 ‘뒷북’ 지적 나와

    안철수 내놓은 코로나 대책에 ‘뒷북’ 지적 나와

    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가 20일 제6차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통제예방청으로 확대하고, 항말리아약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검증하라고 제안했지만 ‘뒷북’이란 지적이 나왔다. 안 대표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질병관리본부를 국무총리 직속의 질병통제예방청으로 확대 개편하고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수준으로 감염병 방역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방역분야 전문가로 질병통제예방청장을 임명해 인사권을 보장하고 감염병 위기 단계 격상 등의 결정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공약으로 내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이달 1일 4·15 총선을 앞두고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위상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안 대표도 이 점을 의식해 “여러 전임 질병관리본부장들의 인터뷰에서 밝혀졌듯이 현 질병관리본부장에게는 일을 할 때 필요한 권한이 없다”며 “타 당들도 이 점을 공약에 분명하게 명시하고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안 대표는 이어 코로나19 관련 당장 정부에서 항말라리아 약의 효과를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말라리아 약은 증상도 완화하고 최근 숨진 대구 17세 소년의 사인과 관련이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에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러나 항말리라아 약은 지난 13일 대한감염학회 권고로 국내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400밀리그램이 1일 1회 단독 투여된다. 권중욱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치료 시도를 할 수 있는 여러 항바이러스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환자가 아닌 밀접접촉자라도 고령층 혹은 기저질환자라면 예방적 투여를 하는 지침이 나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을 거론하며 “그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며 “그리고 우리는 처방전에 의해 거의 즉시 그 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에서 보름간 의료봉사를 마친 안 대표는 자가격리 중으로 화상회의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국 교도소들 수감자 석방, “모든 나라로 여행가지 말라”

    미국 교도소들 수감자 석방, “모든 나라로 여행가지 말라”

    미국 교도소들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수감자들을 석방시키고 있다고 영국 BBC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전날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고 기저 질환을 갖고 있어 감염에 “취약한” 수감자들을 풀어주기 위해 명단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로스앤젤레스와 클리블랜드 교도소들이 수백명의 수감자를 풀어준 데 이어 뉴욕주 라이커스섬 교도소의 수감자와 간수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이 교도소에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로 성추문에 얽혀 23년형을 선고받은 하비 와인스틴(68)이 수감돼 있어 그날 곧바로 주정부 교도소로 이감됐다. 같은 주의 싱싱 교도소 수감자 한 명도 감염자로 판명됐고, 법무부 교정국 직원 한 명은 감염돼 사망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미국은 수감자 수가 많기로 세계에서 손 꼽히는 나라로 연방, 주, 지역 교도소에 230만명 정도가 수감돼 있다. 유명인 수감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핑계로 석방해달라고 대놓고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헨(53), 금융사기범 버니 매도프(81), 콜롬비아 마약왕 질베르투 로드리게스오레후엘라 등이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지난주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 ‘여행 재고’로 상향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예 해외여행을 하지 말라고 끌어올린 것이다. 국무부는 이날 권고문에서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미국인에게 모든 해외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해외에 있는 미국인을 향해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무기한 해외에 머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즉시 미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인도 모든 국제 여행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4단계 경보가 분쟁, 자연재해에 휘말리거나 미국인이 위험에 직면한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취해진 조치라며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이런 조처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무부 여행 경보는 4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1단계 ‘일반적 사전주의’, 2단계 ‘강화된 사전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금지’로 나뉜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무부의 4단계 여행경보를 적용받은 곳은 중국과 이란, 몽골과 한국의 대구,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 지역이었다. CNN 방송이 집계한 미국의 환자는 2000여명이 늘어 이날 낮 현재 1만 259명이다. 사망자도 전날 145명에서 152명으로 증가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은 확진자를 9415명, 사망자를 150명으로 집계해 중국,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에 이어 확진자로는 세계 여섯 번째다. 뉴욕주가 감염자 4152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다. 앤드루 쿠오모 지사는 이날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체와 가게는 최소 직원의 75%는 자택에 머물도록 했다. 전날 직원의 50%만 출근하도록 한 것에서 하루 만에 출근자 비율을 더 낮췄다. 또 코로나19로 일시 해고됐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근로자에게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환을 90일 늦추도록 했다. 이 기간 모기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주택을 압류하는 일도 중지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화장지 사다가 사람들끼리 ‘와르르’…사재기 광풍에 몸싸움 빈발

    [여기는 호주] 화장지 사다가 사람들끼리 ‘와르르’…사재기 광풍에 몸싸움 빈발

    호주에서 코로나19 공포가 몰고 온 생필품 사재기 광풍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18일 호주 채널9 뉴스 등 현지 보도에 의하면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슈퍼마켓에서 소녀가 다치고, 손님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물건을 구입하지 못한 한 남성이 손님과 직원을 폭행해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퍼스 남동부 발디비스에 위치한 콜스에서는 개장시간에 몰린 고객들이 한꺼번에 쇼핑 카트를 몰고 화장지를 사려고 몰려가는 바람에 13세 소녀가 바닥에 넘어지고 쇼핑 카트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녀의 엄마인 엠마 재크는 “아이가 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모두들 아이를 넘어 화장지를 집어 드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서호주 퍼스 남부 잔다코트에 위치한 스퍼드쉐드 슈퍼마켓 야채 코너에서는 손님들끼리 몸싸움이 발생했다. 몸싸움 하는 손님들과 이들을 말리는 다른 손님들까지 엉키고 설켜 순식간에 슈퍼마켓은 아수라장이 됐다. 슈퍼마켓 직원이 야채 진열대 위에서 몸싸움 중간으로 몸을 날려 싸움을 말리는 장면이 보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8일 저녁에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북부 리스모어에 사는 63세 남성이 폭행죄로 구속됐다. 이 남성은 전날인 17일 현지 슈퍼마켓인 콜스에서 밀가루가 품절된 것을 발견하고는 화가 난다고 매장 안에 있던 70대 노인들을 향해 쇼핑 카트를 밀어 다치게 했다. 이어 상황을 정리하는 여직원(45)을 벽에 몰아 세우고 주먹으로 얼굴을 치기도 했다.마크 맥고완 서호주 주총리는 사재기 하는 사람들을 향해 “완전 멍청이들이고 완전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까지 나서서 “평상시대로 구매하면 품귀 현상이 일어날 일이 없다”며 사재기 현상을 “반호주적인 행동”이라며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공포로 번진 사재기 광풍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오전 현재 호주에서는 56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중 6명이 사망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침뱉기 제지하자 깁스한 손으로 간호사 폭행한 40대

    침뱉기 제지하자 깁스한 손으로 간호사 폭행한 40대

    반깁스한 손으로 의료진을 때려 크게 다치게 한 4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A(49)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 30분쯤 광주 서구 한 병원에서 간호사를 때려 치아를 부러뜨리는 등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입원 치료 중이던 A씨는 병원 바닥에 침을 뱉다가 간호사가 “자리로 돌아가세요”라고 하자 반깁스를 한 손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간호사 2명도 A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왜 마스크 안 써!” 행인 넘어뜨리고 목 조른 40대 체포

    “왜 마스크 안 써!” 행인 넘어뜨리고 목 조른 40대 체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르는 행인을 폭행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A(41)씨를 입건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1시 1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한 길거리에서 B(40)씨를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폭행을 말리는 B씨의 일행인 또 다른 행인 C(32)씨도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당시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B씨 등에게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자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B씨도 A씨를 폭행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A씨 등을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형 외모 넘은 ‘시어로’… 바비 “여성은 뭐든 할 수 있어”

    인형 외모 넘은 ‘시어로’… 바비 “여성은 뭐든 할 수 있어”

    얼핏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도저히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풍만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비현실적으로 긴 다리는 현실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이토록 도발적인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한 플라스틱 인형에 1959년 3월 9일 미국 뉴욕 장난감 박람회장이 술렁거렸다. 지난 반세기 여자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시에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세기의 인형 ‘바비’의 시작이다. 수십년간 바비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지금껏 10억개 이상 팔렸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다. 지난 9일 바비는 61번째 생일을 맞았다. 바비와 함께 놀았던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됐다. 바비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마주할 세상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여성은 그 무엇도 할 수 있고, 그 무엇도 될 수 있다는 외침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그 목소리를 바비는 앞으로도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까. 바비는 미국의 완구회사 ‘마텔’의 창업주 루스 핸들러(1916~2002)의 손에서 태어났다. 1950년대 후반 인형이라고는 젖먹이 갓난아기가 전부였던 시절 핸들러는 자신의 딸 바버라가 종이로 된 인형에 옷을 입히고 노는 것을 본다. 이에 핸들러는 자기가 보살펴야 하는 아기보다는 자신의 꿈과 미래를 대입할 수 있는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성 인형이 아이들에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개발한 인형에 딸의 애칭에서 따온 ‘바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핸들러는 소녀들의 욕망을 정확히 읽어 냈다. 초기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형은 불티나게 팔렸다. 바비를 출시한 지 6년 만에 마텔은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한다. 포천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성 기업인이 이끄는 회사로는 최초였다. 바비의 모태는 독일의 성인용 장난감 ‘빌트 릴리’다. 바비를 개발할 당시 핸들러는 스위스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독일 신문 ‘빌트차이퉁’에 실린 한 컷짜리 만화를 봤다. 성적인 농담이 가득한 성인용 만화였다. 만화의 주인공 빌트 릴리는 몸매가 다 드러날 정도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다. 빌트 릴리 인형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판매됐다. 핸들러는 빌트 릴리를 적절히 재구성하기로 결심한다. 한 장난감이 성인용에서 아동용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다. 빌트 릴리의 선정적인 옷차림은 대폭 바뀌었다. 그러나 짙은 화장과 곁눈질하는 시선 등 여전히 비슷한 점은 많았다. 빌트 릴리 논란이 자칫 바비의 성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염려됐던 핸들러는 1964년 빌트 릴리의 판권을 사들였다. 그렇게 빌트 릴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영영 사라졌다.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바비의 얼굴은 지금껏 5번 정도 바뀌었다. 1960년대 처음으로 속눈썹이 생겼다. 허리도 돌릴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여러 가지 변화 중에서도 가장 혁명적인 것은 바비의 시선이다. 빌트 릴리의 표정을 본뜬 바비는 정면을 쳐다보지 않았다. 은근히 시선을 내리깔면서 피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바비가 1970년대 들어서면서 정면을 당당하게 응시하기 시작했다. 치아도 드러내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말리부 바비’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를 19세기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1863)의 혁명에 비견하기도 한다. 바비의 연대기를 저술한 미국의 문화비평가 메리 로드는 한 인터뷰에서 “마네의 올랭피아가 다른 그림들과 달리 그림 밖의 사람과 시선을 그대로 마주하는 것은 미술사에서 혁명적인 사건”이라며 “바비의 시선이 정면을 향한 것도 마찬가지로 1970년대 성적 혁명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마텔은 2016년을 바비가 새롭게 태어나는 원년으로 삼았다. ‘패셔니스타 바비’를 출시하면서다. 천편일률적인 기존 바비와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큰 키 바비, 작은 키 바비, 굴곡진 바비까지. 3가지 체형에 7가지 피부색, 22가지 눈동자 색, 24가지 헤어스타일로 금발의 날씬한 인형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비현실적이고 왜곡된 비율의 인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짜 여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용진경 ‘용디자인연구소’ 소장은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지에 실린 논문에서 “이는 바비가 시대를 거치면서 주장과 의지가 점차 강해지는 여성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시각적 표현이 이뤄진 시대적 동일시의 사회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We Girls Can Do Anything Like Barbie.”(우리 소녀들은 바비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어.) 1985년 미국 TV광고에서 마텔은 이렇게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페미니즘 열풍의 구호인 ‘GCDA’(Girls Can Do Anything)의 원조인 셈이다. 벌써 환갑을 넘긴 할머니지만 마텔은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You Can Be Anything)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She)과 영웅(Hero)을 합친 신조어 ‘Shero’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각 분야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룬 여성 영웅들을 바비로 선보이는 것. 교통사고 후유증과 남편의 외도에서 오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한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바비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영감을 주는 여성들을 기념하는 ‘#MoreRoleModels’, 여자아이들의 꿈에 대한 다양성의 메시지를 담은 ‘드림 갭 프로젝트’(Dream Gap Project) 등을 통해 소녀들이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손오공 바비 담당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커리어를 표현한 완구를 통해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을 도출해 내는 바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대동법으로 공평과세 실현한 잠곡선생 기념행사 추진

    대동법으로 공평과세 실현한 잠곡선생 기념행사 추진

    대동법의 전국적 실현을 위해 노력한 잠곡 김육 선생을 기념하기 위한 ‘탄신 440주년 기념 추모 고유제향’과 ‘학술심포지엄’이 경기 가평군에서 개최된다. 17일 경기도의회 김경호(더불어민주당·가평) 의원에 따르면 김육 선생은 가평군 청평면 잠곡리에 기거하며 대동법의 전국 실현의 기초를 만든 사람이며 조선시대의 실학의 선구자로서 평가를 받는다. 김육 선생은 조선 광해군 당시 오현종사 사건에 휘말리면서 조종에서 물러나 가평에 은거하면서 가평군민들과 숯을 구워 내다팔고 산나물을 캐러다니 등 10년간 촌부로 살았다. 이 기간 동안 백성의 아픔을 느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모든 왕과 백성들은 원하였으나 신하와 유림 등 기득권자의 반대에 부딪혀 대동법 시행이 몇 백 년이 걸렸으나 대동법의 시행으로 서민의 삶이 달라졌고 조선이 영·정조 시대 부흥기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기념행사와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며 실시키로 했으며 행사준비는 실학박물관이 경기도, 가평군, 가평문화원과 협의를 통해 추진키로 했다. 김 의원은 “조선시대 숙종 당시 김육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가평군 청평면에 잠곡서원을 설치하고 위패를 모셨다고 전해지나 현재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계층 간 격차와 불평등 심화 해소를 위해 김육 선생을 추모하면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와 같은 개혁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가평사회가 조선 최고인 실학의 기초가 될 수 있었던 고장임을 확인하고 자긍심을 고취하여 가평의 새로운 정체성 확립하기 위해 경기도와 협의 끝에 예산을 확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드니 슈퍼마켓 드잡이, 노인과 장애인 쇼핑 시간 정하기로

    시드니 슈퍼마켓 드잡이, 노인과 장애인 쇼핑 시간 정하기로

    호주 시드니의 슈퍼마켓 계산대 주변에서 드잡이가 벌어졌다. 호주 경찰은 15일 정오(이하 현지시간) 조금 지나 시드니의 서쪽 배스 힐에 있는 울워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갑자기 드잡이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39세 남성을 폭행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 영국 BBC가 편집한 동영상을 보면 6명의 남성이 한 남성을 에워싸고 보복하려 하고 점포 직원들이 뜯어 말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남성이 잔뜩 흥분해 “그가 우리 아버지를 때렸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장면도 나온다. 경찰 간부는 야후 뉴스 호주와의 인터뷰를 통해 39세 남성이 54세 남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다음달 1일 뱅크스타운 지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드잡이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벌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만 해도 며칠 전과 마찬가지로 호주 전역의 슈퍼마켓에 사재기 열풍이 계속돼 화장실 휴지나 화장지, 생활필수품들이 진열된 선반이 텅 비어 있는 모습이 재연됐다. 또 며칠 전 쇼핑하던 사람들끼리 충돌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돼 많은 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쌀, 파스타 면, 빵, 손소독제, 화장실 휴지 등이 주말 진열대에서 사라졌다.울워스 같은 대형 유통체인은 노인들과 장애인 등 생필품 구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돕기 위해 이들 계층에만 물품을 구입하는 시간을 정하는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야후 뉴스 호주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왜 항공모함 도입 결정까지 ‘23년’이 흘렀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항공모함 도입 결정까지 ‘23년’이 흘렀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1996년 김영삼 前대통령 재가 받아놓고도“주변국에 갈등 야기” 軍 스스로 항모 반대“한반도는 불침항모” 황당 논리까지 등장‘대양해군’ 내세우며 23년 만에 도입 결정전문가 “6·25전쟁으로 항모 유용성 부각”지난해 7월 12일은 해군사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습니다. 이날 박한기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총장 등 군 수뇌부는 해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II’ 건조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와 군이 공식적으로 사업 추진 결정을 내린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국민들의 호응도 뜨거웠습니다. 그동안은 항모를 도입해야 하느냐, 도입하지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수십년 동안 옥신각신하느라 연구는 커녕 시간만 흘려 보냈습니다. 어떤 시기엔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눈치를 보느라, 어느 시기엔 북한의 연안 기습도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와 군이 스스로 항모 도입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무려 ‘23년’입니다. 항모 도입 결정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 15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국방정책연구’에 실린 ‘한국형 항공모함 도입계획과 6.25전쟁기 해상항공작전의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양해군’에 대한 개념이 희미하게나마 잡히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였습니다. 그 이전인 박정희 정부 시절엔 북한의 지상전력 위협에 대비하느라 해군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었습니다. ●“北 위협에 연안방위…이젠 항모함대 필요” 1992년 강영오 전 해군교육사령관은 ‘제1회 함상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지상위협 때문에 불가피하게 연안방위에 중점을 뒀던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처하고 통일 이후 태평양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항모기동함대’ 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했습니다.결정적인 전환점은 1996년이었습니다. ‘대양해군’ 개념을 국내에서 처음 공론화한 것으로 알려진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은 그 해 4월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직이착륙기 20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 도입계획을 재가 받았습니다. 그 배경엔 이케다 유키히코 일본 외무상의 ‘독도 망언’이 있었습니다. “독도는 일본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한 일본에 대해 반일 감정이 치솟았고,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2만t급 항모와 구축함 6척 건조 계획이 마련됐습니다. 국민 열망을 대변하듯 1996년 서울에어쇼에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2만t급 국산 경항모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국방부와 합참이 이 계획을 반대했고, 이듬해 경항모 연구개발비는 전액 삭감됐습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은 표면적으로 “항모 도입이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중일, 갈등 유발” 軍 스스로 반대 주변국의 해군 군비 증강이라는 ‘나비 효과’를 일으켜 국가 안보를 더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항모 개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상황을 감안하면 실소가 나올 법한 논리였지만, 당시엔 그렇게 항모 도입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당시 육군 위주로 구성된 국방부와 합참 지휘부는 “한반도 자체가 ‘불침항모’이기 때문에 항모가 필요없다. 북한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이 때부터 해군 지휘부는 ‘북한의 위협’ 대신 ‘대양해군 건설’을 주된 노선으로 삼고 여론 조성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의 공감대도 더해져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 건조사업,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 구축함(KDX-III) 건조사업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사건’이 해군에 또 한번의 고난을 안겼습니다. 1200t급 초계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하면서 “덩치만 크고 비싼 군함 만들면서 허세 부리다 앞마당 뚫렸다”, “연안도 못 지키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는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우리 군이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국방을 다뤄 온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군을 질책했습니다. 해군은 그 해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서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를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 할 정도로 움츠러들었습니다.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국민여론 급선회 2011년 1월 여론은 다시 급반전했습니다.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된 21명의 삼호 주얼리호 선원들을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이 구출해 낸 ‘아덴만의 여명작전’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이에 2012년부터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하고, 해군의 노력이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여기에 2012년 중국이 첫 항모인 랴오닝호를 취역시키고 일본 내부에서 이즈모급 헬기항모를 경항모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국산 항모 도입 논의에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그러고도 7년이 더 흐른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개발사업비 271억원을 확정했습니다. 우리 눈으로 항모를 직접 확인하려면 앞으로도 10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항모 도입 계획은 지난해까지 무려 23년 동안 수많은 논쟁과 질곡의 역사를 거쳤습니다. 이런 역사를 이해한다면 “좁은 바다에서 굳이 돈이 많이 드는 항모를 운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무의미한 논쟁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수십년간의 논쟁에도 많은 국민들이 꿋꿋하게 항모 도입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연구팀은 ‘6·25전쟁’ 당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항모의 역할을 감안하면 항모 도입에 단순히 대양해군 논리만 내세워선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투지원 ‘움직이는 비행장’으로 대비” 전쟁 초기 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행장 운용이 어려워지면서 미 공군은 일본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켰습니다. 그렇지만 대한해협 너머에서 온 전투기들은 작전시간이 ‘15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항모를 동원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공군 전투기들이 표적에 도착하는데 평균 1시간 7분이 걸린 반면 함재기는 5~10분만에 지상군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낙동강 혈투’에서 북한군을 막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 해병1사단의 역사적인 철수작전인 ‘장진호 전투’와 피난민 9만명과 병력 10만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흥남철수’도 수많은 함재기들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공군 비행장을 1차 타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70년 전의 교훈을 되짚어보며 ‘움직이는 비행장’ 항모를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레이디 가가 같아서… 신종 뿔매미 “내 이름은 카이카이아 가가”

    레이디 가가 같아서… 신종 뿔매미 “내 이름은 카이카이아 가가”

    과학자들이 새로 발견된 곤충의 학명에 파격적인 옷차림과 튀는 행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붙여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생물과학과 연구팀은 중미 니카라과의 숲에서 발견한 새로운 뿔매미 종(種)에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딴 ‘카이카이아 가가’(Kaikaia gaga)라는 학명을 붙였다고 1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동물 분류학’(Zootaxa) 11일 자에 실렸다. 뿔매미는 몸길이가 5.5~8㎜에 불과해 매미 중에서도 가장 작고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어깨 부분에는 황소뿔처럼 뿔 돌기가 양옆으로 발달해 있으며 식물 줄기를 진동시켜서 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뿔매미는 다른 매미와 달리 다양한 색깔과 종류를 가진 것들이 많아 이번에 발견된 카이카이아 가가 이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들이 여전히 많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카이카이아 가가’ 뿔매미는 머리와 몸 모양, 다리의 길이, 생식기 형태 등이 기존의 뿔매미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뿔매미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자 독특한 모습과 행동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 이처럼 유명인의 이름을 따 학명을 짓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거미, 물고기, 새, 기생충 등 신종 생물 9종에 이름이 붙여졌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의 이름이 붙은 신종 나방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 팝스타 엘튼 존의 이름을 딴 새우, 전설적인 레게음악가 밥 말리의 이름을 딴 흡혈갑각류도 있고 배우 앤젤리나 졸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의 이름이 붙은 생물종들도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레이디 가가’란 이름의 매미가 있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레이디 가가’란 이름의 매미가 있다고?

    과학자들이 새로 발견된 곤충의 학명에 파격적인 옷차림과 튀는 행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붙여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생물과학과 연구팀은 중미 니카라과의 숲에서 발견한 뿔매미의 새로운 종에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딴 ‘카이카이아 가가’(Kaikaia gaga)라는 학명을 붙였다고 1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동물 분류학’(Zootaxa) 11일자에 실렸다. 뿔매미는 몸 길이가 5.5~8㎜에 불과해 매미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어깨 부분에는 황소뿔처럼 뿔돌기가 양 옆으로 발달해 있으며 식물 줄기를 진동시켜서 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뿔매미는 다른 매미와 달리 다양한 색깔과 종류를 갖고 있어서 이번에 발견된 카이카이아 가가 이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들도 많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뿔매미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독특한 모습과 행동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레이디 가가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카이카이아 가가’ 뿔매미는 머리와 몸 모양, 다리의 길이, 생식기 형태 등이 기존의 뿔매이와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단 모리슨 연구원은 “뿔매미의 이런 다양성이 전 세계 다양한 환경의 숲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과학계에서 이처럼 유명인의 이름을 따 학명을 짓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거미, 물고기, 새, 기생충 등 신종 생물 9종에 이름이 붙여졌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의 이름이 붙은 신종 나방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영국 팝스타 엘튼 존의 이름을 딴 새우, 전설적인 레게음악가 밥 말리의 이름을 딴 흡혈갑각류도 있고 배우 안젤리나 졸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도 신종 생물에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무패 복서’ 메이웨더의 옛 동거녀 차 안의 주검으로

    ‘무패 복서’ 메이웨더의 옛 동거녀 차 안의 주검으로

    세계 복싱 챔피언을 지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3·미국)와 함께 지내며 세 자녀를 낳은 여성이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발렌시아에 살던 여배우이며 리얼리티 TV 스타였던 조시 해리스(40)가 집 진입로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발견됐다고 검시의 대변인이 밝혔다고 영국 BBC와 미국 NBC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밤 9시 42분쯤 샌타클래리타 밸리 보안관실에 응급 구조 요청이 들어와 출동했더니 차 안에 의식을 잃은 여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LA 카운티 검시의가 해리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사인은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LA 경찰은 일단 범죄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메이웨더는 당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머무르고 있었다며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올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해리스는 1995년부터 메이웨더와 동거했는데 2010년 그녀가 가정폭력으로 고발하면서 헤어졌다. 메이웨더는 2년 뒤 유죄 판결을 받아 3개월 구금 당했다. 원래 해리스는 적어도 여섯 차례는 가정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2010년 메이웨더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그녀의 자택에 침입해 잠들어 있던 그녀를 깨워 두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주먹을 휘두르고 머리채 잡아당긴 것만 유죄로 인정했다.해리스는 2015년 옛 남자친구를 2000만 달러의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그가 유명 방송인 케이티 쿠릭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약물 중독자로 낙인 찍고 구타에 대해 악의적인 거짓말을 늘어놓았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메이웨더는 “내가 발로 차고 누르고 때렸다고요? 그런 일은 없었어요. 약물에 쩔은 여인을 말리려 했다고요? 네 내가 그랬어요. 내가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하면 이젠 아시겠지요? 난 유죄예요. 누군가를 말리려 한 점에서 유죄예요”라고 말했다. 가정폭력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소재로 책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해리스는 2014년 인터뷰를 통해 메이웨더가 집에 찾아와 자녀들을 한 명씩 불러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그가 집에 오는 길이란 걸 알게 되면 난 여전히 겁에 질린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정말로 압도된다”고 말했다. 프로 복싱 경력에 50승 무패의 전무후무할 기록을 갖고 있는 메이웨더는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에 의해 여러 차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챙기는 스포츠 선수로 선정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재원, ‘바람막이’ 설움 떨쳤다

    정재원, ‘바람막이’ 설움 떨쳤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이승훈의 ‘페이스 메이커’로 금메달 도우미 ·· 사실상 ‘바람막이’대회 직후 불거진 ‘전명규 사단’의 ‘특정 선수 위한 희생 전략’ 폭로에 중심에 섰던 주인공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초대 금메달을 도왔던 정재원(19·한국체대)이 ‘바람막이’ 오명을 벗고 우뚝 섰다. 정재원은 9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극적인 막판 스퍼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분47초06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구간별 순위에 따른 스프린트포인트 60점을 얻어 우승했다. 400m 트랙 16바퀴를 돌아야 하는 레이스에서 정재원은 초반 중위권을 유지했다. 체력을 비축해 레이스 후반부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었다. 3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 장거리 간판 요릿 베르흐스마가 갑자기 속력을 끌어올리자 정재원도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정재원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체력이 떨어진 베르흐스마를 제친 뒤 미국의 조이 만티아, 벨기에 바트 스윙스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였다. 정재원은 이를 악물고 마지막 힘을 쏟아내 스윙스(7분47초120)를 0.06초 차이로 누르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월드컵 포인트 180점을 얻어 최종 포인트 462점, 세계랭킹 3위로 올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 무대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다. 만 17세의 나이에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합작,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운 정재원은 매스스타트에서 적잖은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팀 전략에 따라 ‘페이스 메이커’로 나선 뒤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다. 그러나 성적 지상주의로 인해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페이스 메이커라는 용어도 ‘바람막이’로 비하됐다. 매스스타트의 ‘페이스 메이커’는 사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동료의 레이스 악조건을 대신 몸으로 때우는 역할이다. 체력을 말리는 맞바람과 공기저항을 대신 몸으로 막아주면서 뒤따르는 동료의 페이스를 유지시켜 막판 스퍼트를 가능케 해준다. 매스스타트가 첫 정식종목이 된 평창올림픽 당시 이승훈도 정재원의 도움을 받아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환상적인 팀워크’라는 말로 이승훈과 합작한 금메달을 포장했지만 뒤에는 1인자의 그늘 속에 머물러야만 하는 정재원의 서러움이 자리했다. 대회가 끝난 뒤 일부 선수 부모들은 특정 선수를 위한 대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전, 이를 따르지 않는 선수를 배제하는 관행 등을 폭로했다.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을 책임자로 지목했다. 갖은 논란 속에 정재원은 이후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 시즌엔 조금씩 성장했지만, 국제대회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으며 눈물을 삼켰다. 그 사이 국내 장거리 1인자 자리는 엄천호(스포츠토토)가 꿰찼다. 올 시즌에도 월드컵 1차 대회와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2위 자리에 올랐지만 정재원은 마침내 올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바람막이’의 아픔을 벗어던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포토]마스크 재활용 고군분투기

    [서울포토]마스크 재활용 고군분투기

    9일부터 마스크 5부제 구매가 시작된다. 하지만 아직도 충분한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한 서민들은 사용했던 마스크를 햇빝에 말리는 방법 등으로 마스크를 재사용하고 있다. 서민들의 마스크 재활용 고군분투 일상을 사진으로 돌아본다.
  •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中 코앞까지 온 4000억 메뚜기떼… 10만 오리부대로 진압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코로나19에 이어 이번엔 메뚜기떼가 중국 전역을 ‘맹폭’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주위에 풀 한 포기 없을 정도로 초토화시키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메뚜기떼가 아프리카에서 인도·파키스탄 등을 거쳐 중국 대륙을 향해 총진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이들 메뚜기떼는 지난 1월 수단과 에리트레아에서 홍해를 건너 2월에는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남아시아로 빠르게 확산돼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접근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지난 3일 ‘메뚜기떼 예방통제’에 관한 긴급통지문을 통해 “메뚜기떼가 이미 아프리카 동부에서 인도·파키스탄으로 번져 중국도 메뚜기떼 침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피해지역과 인접한 접경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전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해충 중 하나로 꼽히는 메뚜기는 몸길이가 6~7cm, 무게는 2g 정도이다. 3~6개월 동안 생존하는데,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300개의 알을 낳고 2~5세대에 걸쳐 메뚜기를 번식한다. 이에 따라 현재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메뚜기수만도 무려 4000억 마리에 이른다고 FAO는 밝혔다. 아프리카에 천문학적 수의 메뚜기떼가 나타난 것은 70년 만에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메뚜기떼가 창궐했다고 지적했다. 사이클론이 오만 사막지대에 막대한 비를 퍼부으면서 메뚜기떼가 아라비아 반도를 건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에 앞으로 수주간 비를 더 퍼부을 것으로 예상돼 메뚜기떼는 오는 6월까지 500배 이상 폭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지난해 6월 예멘에서 처음 출발한 메뚜기떼는 일부가 아프리카 동쪽으로, 일부는 인도와 파키스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뚜기떼는 바람을 타고 하루에 200㎞ 날아간다. 계절풍을 탄다면 해발 2000m 산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FAO에 따르면 메뚜기떼는 하루 8800인분의 농작물을 먹어치운다. 코끼리 10마리 분량의 식량은 순식간에 동난다.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나라는 10개국이 넘는다. 예멘과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탄자니아, 수단 등에 이어 사우디, 이란, 파키스탄, 인도까지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경우 농경지 555만㏊(약 167억 8875만평)가 초토화돼 100억 루피(약 17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케냐는 105만㏊의 농경지가 황무지로 변했다. 지금 상태로라면 30개 이상의 나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FAO는 경고했다. 파키스탄은 국가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메뚜기떼는 항공기의 안전도 크게 위협한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에서는 엄청난 수의 메뚜기떼가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여객기가 이착륙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공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메뚜기떼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발생해 맹위를 떨치고 있는 ASF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만신창이 지경에 이른 탓이다. 중국 정부는 ASF 때문에 공식적으로 119만 3000마리의 돼지를 도살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SF 사태로 전체 사육두수(약 4억 3000만 마리)의 40%에 해당하는 돼지가 살처분돼 중국 내 전반적인 육류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치솟은 상태이고,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양계농장들이 사료 부족에 시달리는 바람에 내다팔기 어려운 영계 1억 마리 이상을 살처분했다. 더군다나 메뚜기떼 피해는 수천 년 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데다 이번에는 그 규모마저 엄청나게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명나라의 관료이자 학자인 서광계(徐光啓·1562~1633)는 메뚜기떼의 재난, 즉 황재(蝗災)를 집계한 기록을 남겼다. 그에 따르면 2500여년 전인 중국 춘추시대(BC 770~BC 476년) 294년 동안에 벌어졌던 메뚜기떼 재난은 111회에 이른다. 3년에 한 차례씩의 혹독한 메뚜기떼 재난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황제가 메뚜기떼 박멸운동에 나섰다는 기록도 있다. 당나라의 극성기인 628년 가뭄과 함께 메뚜기떼가 수도 장안을 뒤덮었다. 백성들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와중에 그나마 맺힌 곡식을 갉아먹는 메뚜기떼를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광경을 목도한 태종이 외쳤다. “사람은 곡식으로 살아간다. 너희가 먹어대면 백성에게 해가 된다. 백성에게 허물이 있다면 짐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너희가 신령스럽다면 차라리 짐 심장을 갉아먹어라.” 그러면서 태종은 “메뚜기의 재해가 짐에게 옮겨지기를 바라는데 어찌 병을 피하겠느냐”라면서 꿀꺽 삼키는 돌발행동을 벌였다. 그러자 메뚜기떼 재해가 뚝 끊겼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탄황’(呑蝗)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당태종의 정치문답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온다.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성장한 펄 벅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소설 ‘대지’(大地)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남쪽 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쳤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졸지에 잎사귀를 볼 수 없는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들은 모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에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떼와 싸웠다.” 중국 메뚜기떼 피해의 유구한 역사는 현대 들어서도 여전하다. 세계 기후변화와 수리공사의 부실, 농업 및 환경 생태계 돌연변이 영향 등으로 1980년대 이후에만도 하이난성, 산둥성, 허난성, 허베이성, 톈진 등 중국 10여개 농작물 생산지역에서는 해마다 460만㏊ 규모의 논밭이 메뚜기떼 피해를 입었다. 1985년에는 메뚜기떼로 손해를 입은 농작물 면적 규모가 무려 2000여만㏊에 이른다. 1998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자치구 초원에서 수백만㏊가 피해를 입었다.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엔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메뚜기떼가 2000만무(畝·약 40억 3200만평) 규모의 초원을 황폐화시키는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중국은 ‘메뚜기떼와의 전쟁’을 벌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농가에 메뚜기떼 주의보를 발령했고 지난달 21일엔 전문가로 구성된 퇴치팀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 10만 마리의 오리부대도 조직 중에 있다. 중국 중앙TV방송(CCTV) 산하 국제방송 CGTN은 “4000억 마리의 메뚜기떼가 중국으로 접근하면서 비상사태에 대비해 10만 오리 부대를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부대 임무는 메뚜기떼를 사정없이 먹어 치우는 것이다. 오리는 닭보다 식성이 좋아 메뚜기를 많이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뚜기 퇴치를 위해 훈련된 오리는 단숨에 400마리 이상을 먹어치운다고 한다. 오리부대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2000년 신장자치구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380만㏊에 피해를 입히자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진압했다. 중국 재정부는 메뚜기 등 해충의 예방과 통제를 위해 14억 위안(약 2767억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khkim@seoul.co.kr
  • “어제 남자친구랑 뭐했냐”… 구태 못 벗은 체육계

    “어제 남자친구랑 뭐했냐”… 구태 못 벗은 체육계

    관련 종사자 10명 중 1명 “성폭력 경험” 피해자 절반 “구설수 우려… 대응 못 해”“‘화장 좀 해라’, ‘시집가서 골프나 치러 다니라’는 말부터 아침에 조금만 피곤해 보이면 ‘어제 남자친구랑 뭐 했냐’ 이런 말까지 들어요. 너무 괴로워요.”(30대 여성 사원) 체육선수뿐만 아니라 체육단체·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성희롱, 성폭력 등을 당하고 있지만 체육계의 상명하복 문화 때문에 피해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체육단체·기관 종사자 성폭력 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한국정책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11월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에서 일하는 직원 137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4.1%(470명)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회식 강요, 욕설 등이 주된 피해 유형이었다. 응답자의 10.0%(138명)는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피해 유형별로는 ‘성적인 농담, 이야기를 들었다’는 응답(6.2%)이 가장 많았다. 이어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라는 강요를 받았다’(4.5%), ‘포옹, 손잡기, 입맞춤 등 신체 접촉을 당했다’(3.3%) 등의 순이었다. 상급자와 동료, 기관 임원이 주된 가해자였다. 한 여성 피해자는 “임원이 여성 지도자의 외모를 회의 시간에 평가하거나 ‘차는 여자가 타야 맛있다’고 말했다.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인권위는 “성폭력 피해 사례 중에는 가해자가 성관계를 전제로 피해자에게 승진, 임금 인상 등을 제안하거나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사례도 있었다”며 “체육단체를 지도·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가해자인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긴 어려웠다. 절반 이상(52.2%)은 ‘구설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경력 유지에 불이익이 우려된다’(33.8%), ‘선후배 위계 관계, 상명하복 문화’(24.1%) 등도 성폭력 문제가 은폐되는 주된 이유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구설수 휘말릴까봐···” 성폭력 피해자 입막는 체육단체들

    “구설수 휘말릴까봐···” 성폭력 피해자 입막는 체육단체들

    “‘화장 좀 해라’, ‘시집이나 가서 골프나 치러 다녀라’, ‘남자친구는 있냐’는 말부터, 아침에 조금만 피곤해보이면 ‘어제 남자친구랑 뭐했냐’ 이런 말까지 들어요. 너무 괴로워요.” (30대 여성 사원) 체육선수들뿐만 아니라 체육단체·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성희롱, 성폭력 등을 당하고 있지만 체육계의 상명하복 문화 때문에 피해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체육단체·기관 종사자 성폭력 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한국정책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11월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체육단체·기관에서 일하는 직원 137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34.1%(470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회식 강요, 뒷담화, 욕설, 정당한 이유 없는 승진·보상 등에서의 차별이 주된 피해 유형이었다. 응답자의 10.0%(138명)는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피해 유형별로 피해 유무를 확인했더니 ‘성적인 농담, 성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는 응답(6.2%)이 가장 많았고,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라는 강요를 받았다’(4.5%), ‘포옹, 손 잡기, 입맞춤 등 신체 접촉을 당했다’(3.3%) 순이었다. 상급자와 동료, 기관 임원이 주된 가해자였다. 한 여성 피해자는 “임원이 여성 지도자의 외모를 회의 시간, 외부 손님들 앞에서 평가하거나 ‘차는 여자가 타야 맛있다’고 했다. 쓰다듬는 행동을 하며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인권위는 “성폭력 피해사례 중에는 가해자가 성관계를 전제로 피해자에게 승진, 보직 임명, 임금 인상 등을 제안하거나 피해자를 강제추행을 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체육단체를 지도·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도 가해자인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긴 어려웠다. 절반 이상(52.2%)은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경력 유지에 불이익이 우려된다’(33.8%), ‘선·후배 위계관계, 상명하복 문화’(24.1%)가 성폭력 문제가 은폐되는 주된 이유였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정책리서치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예방교육 강화 △직장 내 고충 상담창구 설치 △피해발생 시 체계적인 조사가 가능한 매뉴얼 마련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中20대 남성, 코로나 방역 요원 2명 살해 ‘통행 제한 거부’

    中20대 남성, 코로나 방역 요원 2명 살해 ‘통행 제한 거부’

    코로나 방역 협조 거부하고 행패중국 법원, “범죄 수법이 잔혹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요원을 살해한 중국 남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매체 법제일보(法制日報)에 따르면, 지난 2월 원난성(雲南省)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 씨는 코로나19 방역 요원의 협조를 거부하고 현장에 있던 요원 2명을 살해했다. A씨는 지난달 6일(현지시간) 차를 몰고 가던 중 방역 요원의 ‘통행 제한’ 지침에 따르지 않고 행패를 부렸다. A씨는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던 방역 요원을 흉기로 찔렀고, 옆에서 말리던 다른 방역 요원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두 사람 모두 사망했고, 피고인은 살해 직후 자수해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나 감형 요소로 인정 받지는 못했다. 법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써야 하는 시기에 방역 요원을 살해한 행위는 용서받기 힘들다”며 “고의성이 다분하고 범죄 수법이 잔혹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 후베이(湖北)성과 수도 베이징을 제외한 지역의 위험도를 저·중·고로 나눠 관리하기로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개소세 6월까지 인하… 차값 최대 143만원 싸진다

    개소세 6월까지 인하… 차값 최대 143만원 싸진다

    車업계도 무이자 할부·현금 할인 등 혜택정부가 지난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부활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꽁꽁 얼어붙은 자동차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5%인 자동차 개소세를 1.5%로 70% 인하한다. 한도는 100만원 이내다. 자동차값은 개소세 100만원, 교육세 30만원, 부가가치세 13만원 등 143만원 저렴해진다. 앞서 정부는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자동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소세를 30% 인하한 3.5%를 적용했다가 올해부터 5%로 환원했다. 대신 10년 이상 된 노후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매하면 개소세 1.5%를 6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이 되기 전에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하고 5000만원짜리 새 차를 사면 내야 할 세금이 358만원에서 72만원으로 286만원 줄어든다. 자동차 업체들은 최대 143만원 낮아진 자동차 가격을 공지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선수금과 이자를 없앤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다시 내놨다. 현금 구매 고객은 차종별로 스파크 100만원, 말리부 180만원, 트랙스 120만원, 볼트EV 300만원씩 더 할인받을 수 있다. 신입생·졸업생, 신규 입사자, 신혼부부, 신규 면허 취득자, 신규 사업자에게는 20만∼30만원의 추가 혜택도 준다. 르노삼성차는 3월 신차 XM3 구매 고객에게 3.9% 저리 할부를 제공한다. 10년 이상 노후차를 폐차하고 QM6·SM6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80만원을 깎아 준다. 전기차 SM3 Z.E.를 현금으로 구매하면 60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7월 개소세가 인하되기 전 11개월 동안 국산차 판매가 기준치보다 4.2% 감소했지만 개소세 인하 후 11개월 동안에는 1.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개소세 혜택 3.5%보다 2배 이상 큰 1.5%가 적용되기 때문에 자동차 구매를 결심하는 고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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