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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에도 없는 풍성한 클래식 온다… KBS교향악단 새 시즌 프로그램 공개

    어디에도 없는 풍성한 클래식 온다… KBS교향악단 새 시즌 프로그램 공개

    KBS교향악단이 새 시즌에 국내외 스타 지휘자 및 연주자들과 함께 풍성한 클래식 공연을 선사한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24일 2023년 시즌 정기연주회 출연진과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은 도전적이면서도 지명도 있는 레퍼토리를 엄선했다. 내년 총 12회의 공연 중 5회 공연을 맡는다. 첫 정기 공연에 선보일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을 시작으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월튼의 ‘교향곡 제1번’을 거쳐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으로 레퍼토리가 이어진다. 잉키넨은 인간의 숭고한 감정을 음악에 녹여내며 악단과의 내적 교류를 쌓는 것은 물론 관객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나머지 7회의 정기연주회는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력의 지휘자들이 함께한다. 이스라엘의 거장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을 시작으로 토마스 다우스고르, 성시연, 마리오 벤자고 등 최정상 지휘자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는다. KBS교향악단 5대 상임지휘자였던 정명훈, 8대 지휘자였던 요엘 레비도 무대에 올라 팬들을 만난다.협연자로는 올해 윤이상 콩쿠르에서 우승한 2006년생 첼리스트 한재민부터 1947년생 바이올린의 거장 기돈 크레머까지 폭넓은 세대의 연주자들이 나선다. 한재민은 내년 9월 1일 정명훈과 함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한다. 크레머는 6월 정기 공연 무대에서 슈만의 말년을 상징하는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를 연주한다. 선우예권, 파스칼 로제, 알렉세이 볼로딘, 안나 비니츠카야, 알리스 사라 오트, 파질 세이 등 다양한 국적의 피아니스트들도 KBS교향악단과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이 외에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닝 펑, 길 샤함, 미도리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한국을 찾는다. 한창록 KBS교향악단 사장은 “2023년 시즌 세계 어느 무대에 올려도 손색없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마련했다”면서 “세계무대에서 사랑받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지휘자(정명훈, 성시연)와 협연자(선우예권, 한재민)도 포진시켜 국가대표 교향악단으로서의 사명도 이어갈 예정이다.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길섶에서] 낙엽이 쌓일 새/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낙엽이 쌓일 새/임창용 논설위원

    늦가을 낙엽이 쌓인 길 걷기를 좋아한다. 한 해를 정리하듯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산책하는 즐거움은 오래전부터 가을을 기다리는 주된 이유였다. 초록 일색의 나뭇잎들이 때깔 곱게 색색이 물든 모습이 천차만별 인생 말년을 보는 듯해 마음이 경건해진다. 그래선지 늦가을 아파트 단지나 도로변 낙엽을 말끔히 쓸어 낸 모습이 가끔 못마땅했다. 그런 이가 나뿐이 아니었는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며칠 뜸을 들였다가 낙엽을 제거하기도 했다. 엊그제 때아닌 늦가을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났다. 한데 쌓인 낙엽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배수구를 꽉 막아 물이 빠지지 못한 것이다. 이상기후 때문에 갈수록 태풍이나 폭우가 잦아지고 강도가 세지고 있긴 하다. 그래도 이번처럼 늦가을에 폭우가 내려 수해가 나는 경우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젠 언제 폭우가 올지 모르니 지자체에선 낙엽이 쌓일 새도 없이 쓸어 낼 것이다. 이상기후가 늦가을 정취를 하나 빼앗아 가게 생겼다.
  • 침착맨도 트위치 떠난다…내년부터 ‘여기’서 봐야 한다

    침착맨도 트위치 떠난다…내년부터 ‘여기’서 봐야 한다

    웹툰작가 겸 스트리머 침착맨(이말년)이 트위치에서 유튜브로 방송 플랫폼을 옮긴다. 침착맨은 지난 11일 트위치 생방송에서 “트위치는 올해까지만 방송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앞으로는 (트위치로) 구독하지 말기 바란다”면서 “유튜브 라이브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생각이 완벽하게 정리된 건 아니다. 대안이 없다”면서 “아프리카TV로 가지 않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중계방’과 ‘퀵뷰’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침착맨은 “예전에 방송할 때도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였다. 시청자가 채팅을 쓰는데 내가 읽지 못하고”라며 “퀵뷰도 내가 사서 주든 뭘 하든 (시스템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의 ‘퀵뷰’는 인원 수가 꽉 찬 방에 입장할 수 있는 일종의 입장권이다. 입장 인원이 마감되면 중계방으로 이동되지만, 퀵뷰가 있으면 바로 본방송에 입장이 가능하다. 이 중계방에서는 시청자가 채팅을 쳐도 BJ가 볼 수 없어 상호 소통이 불가능하다. 미국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실시간 방송 플랫폼 트위치는 ‘망 사용료’를 이유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망 사용료란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을 처리하기 위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인 통신사에 지불하는 돈이다. 트위치는 지난 9월 말 방송 최대 화질을 1080p에서 720p로 낮춘 바 있다. 트위치 서비스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주문형비디오(VOD) 제공마저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 시청자들은 클립, 이전 방송, 하이라이트, 업로드된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 빅3 손뼉 마주치자, 레이커스 개막 5연패 뒤 첫 승 꿀맛

    빅3 손뼉 마주치자, 레이커스 개막 5연패 뒤 첫 승 꿀맛

    미국 프로농구(NBA) 명가 LA 레이커스의 첫 승리를 위해서는 한 둘이 아니라 ‘빅3’가 모두 터져야 했다. 레이커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2~23 NBA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덴버 너기츠를 121-1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레이커스는 65년 만에 개막 6연패의 망신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앞서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 말년 시기인 2014~15시즌 이후 8년 만에 개막 5연패에 빠져 있었다. 서부, 동부 콘퍼런스 30개 팀을 통틀어 유일하게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던 레이커스는 1승5패를 기록하며 휴스턴 로키츠(1승 6패)를 제치고 서부 14위로 올라섰다. 르브론 제임스(26점 8어시스트 6리바운드)와 앤서니 데이비스(23점 15리바운드), 러셀 웨스트브룩(18점 8리바운드 8어시스트)이 승리의 시너지를 냈다. 제임스는 늘 그렇듯 활약을 이어갔고, 웨스트브룩과 함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데이비스는 허리 통증에도 이를 악물었다. 웨스트브룩은 직전 경기에 이어 14년 만에 스타팅 멤버가 아닌 벤치 멤버로 경기를 시작하는 충격 요법을 받았다. 이날 3쿼터 중반까지는 대체로 덴버 분위기였다. 8점 차로 앞섰다. 그러나 3쿼터 후반부터 레이커스가 흐름을 바꿨다. 레이커스는 로니 워커 4세(18점)와 맷 라이언(6점)이 3점포 3개를 뿜어낸 것에 더해 데이비스, 오스틴 리브스(10점)가 득점을 보태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어 93-85로 3쿼터를 마무리했다. 4쿼터 해결사는 웨스트브룩이었다. 경기 종료 1분 30여 초 전 과감한 단독 돌파에 이은 레이업으로 117-106, 두 자릿수 격차를 만들어 승리를 굳혔다. 덴버는 니콜라 요키치가 23점 14리바운드, 저말 머리가 21점 5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레이커스 빅3의 활약에 빛이 바랬다. 덴버는 4승3패로 서부 8위. 웨스트브룩은 이날 경기 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NBA 사령탑 데뷔 첫 승을 올린 다빈 햄 레이커스 감독은 “그동안 이 세상도 언론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에게 증명할 게 있었다”며 “오늘 우리 경기력을 보니 느낌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 공무원시험 등 1년간 4660문제… 무오류에 도전하는 ‘출제의 달인’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공무원시험 등 1년간 4660문제… 무오류에 도전하는 ‘출제의 달인’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각종 공무원시험 문제는 모두 인사혁신처 국가고시센터에서 출제된다. 경기 과천시 관악산을 등지고 자리잡은 고시센터는 국가보안시설답게 여느 교도소보다도 더한 보안을 자랑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든 전자기기를 쓸 수 없으니 고시센터에 입소하는 시험출제위원은 물론이고 전반적인 시험출제를 담당하는 고시센터 직원들도 꼼짝없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1년에 절반 이상을 ‘고급 감옥’에서 지내야 하는 오순종 시험출제과장을 인사처의 도움을 받아 18일 만났다. 오 과장은 7급 일반직 공채로 총무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29년 동안 중앙인사위원회, 행정자치부 등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시험출제 업무를 총괄한다고 들었다. 담당 업무를 소개해 달라. “인사처가 주관하는 5급, 7급, 9급 공채시험과 각종 경력채용시험을 포함해 연간 17종 시험의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문제 출제 관련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험 문제 출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중 수시로 문제은행을 보완하고 시험위원 후보자도 발굴·관리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객관식은 213과목 4660문제, 주관식은 134과목을 출제했다. 시험출제위원들은 일정 기간 국가고시센터에 입소하는데 나도 같이 입소해 생활한다.” -국가고시센터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나. “국가고시센터는 외부 네트워크와 완전히 분리된 자체 폐쇄망으로 문제은행시스템을 운영한다. 출제 업무 종사자는 전원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같은 전자기기를 소지할 수 없고 합숙 기간 동안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끊긴다. 한 번 입소하면 문자메시지, 이메일, 인터넷 검색은 물론 전화통화까지 모든 게 차단된다. 음주나 외출도 불가능하다. 흡연자들은 2주 동안 필요한 담배를 미리 챙기지 않으면 강제 금연을 해야 한다. 합숙 기간에는 모든 출입문과 창문도 봉쇄하고 내외부를 24시간 폐쇄회로(CC)TV로 감시한다. 보안 및 방호요원이 주기적인 순찰과 출입관리를 한다. 최근에는 고시센터 상공에 굵은 낚싯줄 그물망을 설치해 드론 진입도 차단한다.”-시험출제를 위해 1년에 적지 않은 기간 집을 떠나 있다고 들었는데, 그로 인한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시험출제과장 발령을 받은 게 올해 1월인데 그 뒤로 6개월가량 고시센터에서 생활했다. 세상과의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 채 생활해야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 절반 이상을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는 상태로 갇혀 지내다 보니 특히 사람관계에서 고민이 많다. 예기치 않게 지인들로부터 오해를 받아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한다. 합숙출제 기간 중 주변에 경조사가 있을 때는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산가족이 따로 없겠다. “사실 가족들 얼굴도 못 보고 목소리도 못 들으며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트레스가 적지 않지만, 나 혼자 겪는 어려움이 아니니까 직원들에게 표시하지 않으려 한다. 고시센터에 입소해 며칠 동안은 스마트폰 금단증상도 겪는다. 나도 모르게 ‘검색해 봐야겠다’ 하며 스마트폰을 찾곤 한다. 고시센터에서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책이라도 많이 읽으려 노력한다. 솔직히 고시센터에 있을 때는 빨리 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누군가 고시센터를 ‘고급 감옥’에 비유하던데, 그보다는 제대 기다리는 말년병장 같은 느낌이다. 며칠만 참으면 집에 간다 하는 식으로 날짜를 세면서 지낸다. 집에 가면 아내가 준비해 준 맥주부터 마신다.”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아침 6시 일어나고 기본 근무시간은 9시~오후 10시라고 보면 된다. 합숙 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안에 모든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문제가 완성될 때까지는 매일 자정을 훌쩍 넘어서까지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출제과장의 경우 모든 과목을 검토하게 되는데, 하루에 검토해야 하는 문항이 200~300개는 된다. 분량으로 따지면 B4 용지 40~60쪽 정도다. 문제가 완성된 이후 시험위원이나 재검토요원은 문제검토에 대한 부담에서 어느 정도 해방돼 개인적인 시간을 갖게 되지만, 나로선 시험지 인쇄와 점자 문제지 제작 때문에 마음 편히 지낼 수가 없다. 2주간 합숙하고 나면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데, 그 기간에는 휴가를 많이 가라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편이다.” -공무원시험 문제는 어떻게 출제되나. “인사처에서 주관하는 공무원시험은 기본적으로 문제은행 방식으로 운영한다. 시험을 앞두고 문제은행에 출제했던 출제위원을 제외한 별도 선정위원이 일정 기간 합숙을 통해 문제은행에서 실제 시험에 사용할 문제를 선정 검토해 출제한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 시각에서 문제를 검토하는 재검토요원, 시험출제과 직원들이 참여해 교차 읽기교정 등 다단계 검증 절차를 거쳐 문제를 확정한다. 지난 한 해 213과목 4660문항을 출제했음에도 오답 정정률이 0.06%였던 건 면밀한 출제 절차와 이를 잘 따라준 시험위원, 재검토요원, 시험출제과 직원들 덕분이다. 시험지 뒤에는 관계자들의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시험위원 선정과 관리도 엄격할 것 같다. “인사처에선 학계, 정부, 연구기관 등에 소속된 유능한 분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험위원 후보자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시험별, 과목별 특성에 따라 시험위원의 세부전공, 시험위원 참여 경력 등을 적절히 고려해 시험위원으로 위촉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고시센터는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인원이 집단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도 없이 시험 출제를 차질 없이 해 왔다는 게 가장 보람 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합숙 전에 시설과 인원에 대한 감염 예방과 합숙 기간 중 합숙인원 모두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퇴소가 임박해선 시험위원들이 ‘한국에서 고시센터가 가장 안전하다. 퇴소하기 겁난다’는 농담을 하는 걸 들었는데 보람을 느꼈다.” -아찔했던 때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역시 코로나19다. 신규 확진자가 50만명에 달하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치러진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합숙 직전에 시험위원과 재검토요원 2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또는 자가격리돼 급하게 대체자를 위촉해야 했을 때는 출제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또한 자가격리자, 확진자 수험생들에게 이상 없이 시험문제가 전달되도록 인쇄 포장 계획을 계속 수정하면서 자칫 큰 실수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 시험 시작 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시험 출제 업무를 맡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인사부서에서 나에게 시험출제과장 자리를 제안했을 때 솔직히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선뜻 내키지 않았다. 사무관 때도 공개채용과에서 2년가량 일을 해봤기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자리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28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우수인재 선발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맡겠다고 했다. 전임자는 정년을 앞두고 3년가량 일하다 퇴직하기도 했지만 보통은 시험출제과장을 맡으면 2년가량 사회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휴가를 가더라도 해외여행은 생각도 못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다.”
  • 에메랄드 바다 끝 성곽에서 아이처럼 빛나는 피카소와 만나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에메랄드 바다 끝 성곽에서 아이처럼 빛나는 피카소와 만나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한겨울에도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꿈꾼다면 당신을 앙티브로 안내하고 싶다. 앙티브는 프로방스의 대표적인 휴양지 니스와도 가깝고, 영화의 도시 칸과도 가깝다. 하지만 니스처럼 물가가 비싸지도 않고, 칸처럼 관광객들로 북적이지 않아서 더욱 좋다. 앙티브는 기원전에는 그리스의 식민지였고, 오랫동안 소박한 항구도시이자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지금은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이자 휴양지가 됐다. 니스나 칸 근해의 물빛보다 훨씬 맑고 깨끗한 물빛으로 반짝이는 바다가 앙티브를 감싸고 있다. 나는 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앙티브로 갔는데, 앙티브에 가까워질수록 바다 빛깔이 마치 새하얗게 반짝이는 진주 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에 반해 버렸다. 니스에서 앙티브로 갈수록 바다 색깔의 채도와 명도가 모두 높아졌다. 니스의 광활한 해변이 마치 끝없이 펼쳐지는 마라토너의 레이스 같다면 앙티브의 해변은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서만 천천히 산책하고 싶은 아늑한 정원 같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피카소 박물관 게다가 앙티브에는 피카소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볼 만한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다. 파리 피카소 미술관이나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이 훨씬 유명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을 더 좋아한다. 프랑스의 칸에서 이탈리아의 라스페치아까지 광대무변하게 이어지는 리비에라 해안을 바라보며 성곽으로 안온하게 둘러싸인 박물관에서 피카소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중세풍의 성곽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앙티브 미술관에 매혹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의 전신이 바로 그리말디성(城)이었기 때문이다. 피카소와 미로를 비롯한 기념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가득하고, 눈부신 조각들이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고즈넉한 뒷모습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정원이 펼쳐진다. 미술관 안쪽에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문득문득 틈새로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아름다움이 함께 어우러져 빚어내는 마음의 하모니는 평생 간직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지금도 이곳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웅장한 성곽 전체를 아틀리에로 삼아 마음껏 그림을 그렸던 피카소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피카소 미술관을 나와 카레 요새와 성곽이 부챗살처럼 해변을 감싸고 있는 해안도로를 산책하면 앙티브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앙티브의 올드타운에 빌라를 소유하기도 했으며,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그레이엄 그린은 말년에 앙티브에서 오랫동안 글을 쓰며 살기도 했다. 선박왕 오나시스도 한때 앙티브에 거주한 적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앙티브의 명물은 바다의 빛깔 그 자체다. 앙티브 바다의 빛깔은 마치 한겨울에도 우리의 마음 저 안쪽에서 살아 숨쉬는 내밀한 온기를 끄집어내 주는 듯하다. 날씨가 추웠지만 시람들은 마치 거대한 자석에 이끌리듯 바다 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바다를 보니 오래전 느닷없이 훌쩍 떠난 제주 여행이 떠올랐다. 그해 유난히 오래 지속된 한파에 지친 나는 ‘무조건 따스한 쪽으로 가리라’ 마음먹고, 아무 준비도 없이 훌쩍 제주도로 떠났다. 제주도로 날아가니 그곳에 비로소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먼저 와 있었다. 날씨가 너무 따뜻했기에 나는 두꺼운 패딩점퍼를 벗어 던지고 샛노란 유채꽃밭을 활보하며 혼자 신이 났다. 그 따스함을 마음속에 가득 담아 서울로 돌아오니 앞으로 한 달이나 남은 서울의 강추위를 견딜 수가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우리에겐 몸의 난방뿐 아니라 마음의 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마음의 난방이란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게 해 주는 따스함의 기억이다. 그 따스함의 기억을 가득 충전해 오니 비로소 겨울이 춥지만은 않았다.●‘앙티브의 밤낚시’ 작품 남긴 피카소 앙티브의 바다도 그러했다. 당시 오랫동안 우울한 감정에 익숙해져 버린 내 마음은 어느덧 모든 열정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가슴이 따스하게 녹아드는 앙티브 해변을 마주하니 마치 에메랄드빛 바다 전체가 거대한 난로가 돼 내 마음을 포근하게 데워 주는 것만 같았다. 앙티브의 해변은 나에게 속삭였다. 잃어버린 활기를, 식어버린 열정을 이제는 다시 찾을 때가 됐다고. 나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속삭였다. “네 마음의 불씨를 지켜야만 해. 절망에도 굴하지 말고, 슬픔에도 굽히지 말고, 기다림에도 지치지 말기. 다만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굳세게 나아가는 거야.” 이 바다는 멀리서 보면 너무도 따스한 에메랄드빛으로 빛나지만, 가까이 가면 한겨울 동해만큼이나 날카로운 칼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가운 겨울 바다를 향한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피부로 느끼는 바람의 온도는 차갑지만 앙티브의 바다가 뿜어내는 색채가 다사로웠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색채는 바다에서 태어난다’는 오래된 격언을 이제야 이해할 것만 같았다. 그 바닷물은 하나의 정해진 색깔로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스펙트럼으로 복잡하게 굽이치는 빛의 소용돌이를 간직하고 있었다. 피카소는 ‘앙티브의 밤낚시’라는 작품을 남겼는데, 이 작품 속에서 앙티브의 밤바다는 바다가 뿜어낼 수 있는 모든 빛을 자아내는 듯 풍요롭고 다채롭다. 이 그림을 그리면서 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해맑고 꾸밈없는 기쁨을 느낀 것 같다. 밤바다는 결코 검정색이나 군청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바라보면 수많은 빛의 스펙트럼으로 넘실거린다. 피카소는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시선처럼 경이와 환호를 가득 담아 이 그림을 그린 것 같다. 샤갈, 마티스, 피카소, 르누아르 등 파리에서 성공한 화가들은 앞다투어 프로방스로 향했는데, 그것은 프로방스야말로 사계절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는 장소들로 넘쳐났기 때문이다. 마티스는 니스를 선택했고, 샤갈은 생폴드방스를 선택했다. 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고 창조적인 감수성을 펼칠 무대로 앙티브를 선택한다.●“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피카소는 ‘훌륭한 예술가는 모방을 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말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피카소에게 ‘훔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것은 표절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모방’을 해서 아무런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천의무봉한 영감의 요리법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그는 바다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흔적도 없이 바다를 훔쳐내는 데 성공했다. 바다의 모든 빛깔을 다 표현하고 간 화가가 있다면 아마도 피카소가 아닐까. 나에게 피카소는 바다가 노래할 수 있는 모든 멜로디를, 바다가 뿜어낼 수 있는 모든 색채를 다 연주하고 떠난 아티스트다.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20세기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다 경험하고 떠나간 사람. 아무런 후회도, 아무런 미련도 없이 예술가가 누릴 수 있는 기쁨은 다 누리고 간 것만 같은, 얄미울 정도로 운 좋은 사나이. 그런 피카소가 영감을 펼칠 수 있는 무대로 선택한 장소가 바로 앙티브였던 것이다. 피카소는 이미 열네 살 때 라파엘로처럼 그릴 수 있었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60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기교적인 탁월함은 천부적인 재능으로 도달할 수 있었지만, 피카소가 입체파를 비롯한 수많은 화풍을 실험해 볼 수 있었던 내적 자산은 바로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신나게 놀고, 아이처럼 어떤 제약도 구속도 없이 그림을 그리는 천진무구함’이었다. 나는 이제 ‘월동준비’ 하면 앙티브의 해변이 떠오른다. 앙티브 해변은 내게 마음속에 끝없이 순수한 설렘을 간직하는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마음속에 영원한 어린아이를 품는 기술. 마음속 해맑은 아이를 죽을 때까지 간직하는 비결. 그 영감의 샘물을 피카소는 앙티브의 저 다사로운 해변에서 선물받은 것이 아닐까. 앙티브는 나에게 주머니 속 보이지 않는 손난로처럼, 마음 한구석에 좀처럼 식지 않는 열정의 불꽃을 심어 주었다. 내 영혼의 손난로를 따사롭게 만들어 주는 무한한 에너지원은 여행이고 예술이고 글쓰기다. 앙티브의 해맑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 또한 피카소처럼 내 마음속 영원한 ‘내면아이’를 지켜 낼 수 있을 것 같다. 문학평론가·작가
  • 주호민 손목 붕대 뒤늦게 화제… 강도 피해 웹툰작가였다

    주호민 손목 붕대 뒤늦게 화제… 강도 피해 웹툰작가였다

    웹툰작가 주호민의 근황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억원대 금전을 요구한 강도에 흉기 피해를 입은 웹툰작가가 주호민이라는 주장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16일 서울경제는 유명 웹툰작가의 집을 찾아가 돈을 요구하며 흉기를 휘두른 3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30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유튜브 영상과 인터넷 검색 등으로 통해 피해자 B씨의 집 주소를 알아낸 뒤 지난 5월 사전 답사까지 마쳤다. A씨는 범행 전날 마트에서 칼, 망치, 로프, 검정색 옷과 복면 등을 구매하고 집 앞에서 B씨가 나타나길 기다리다가 이튿날 새벽 옥상 철제 펜스에 로프를 묶어 타고 내려오는 방법으로 B씨의 자택에 침입했다. A씨는 아침을 준비하던 B씨에게 칼을 휘둘러 손목 등에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A씨는 6억 3000만원을 요구했지만, B씨 아내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다가 큰 손실이 발생하자 재산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웹툰작가 B씨로부터 돈을 뺏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A씨가 사전에 유명인인 B씨의 주거지를 알아내고 침입 방법을 미리 강구해 두는 등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합의한 B씨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판결 보도가 전해진 후 네티즌들은 인기 웹툰으로 영화화되기도 한 ‘신과 함께’의 작가 주호민의 안부를 걱정하며 그의 과거 발언 등을 재조명하고 있다. 주호민은 지난 5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던 자신이 사는 동네에 관한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면서 “불청객의 잦은 출몰로 인하여 내리게 됐습니다. 궁금하실 것 같아 알려드립니다”라고 알렸다. 주호민과 유튜브 방송 등을 같이 하는 웹툰작가 이말년(본명 이병건)도 같은 날 “개인적인 일로 인해 금일 방송 쉽니다. 급작스럽게 휴방해서 죄송합니다”라고 공지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그 즈음 찍었던 웹예능 영상도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MBC 엠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의 ‘말년을 자유롭게’에는 주호민과 이말년, 기안84(본명 김희민)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난 장면이 그려졌는데 당시 주호민은 왼손과 손목 전체를 붕대로 감싸고 있어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자 당사자인 주호민은 이날 오후 침착맨 팬카페에 올린 ‘기사와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떤 경로로 기사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용이 맞다”며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고, 5개월 지난 일이라 괜찮다”고 전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날 보도를 접한 뒤 “주호민 대인배네”, “이제 집이나 동네 나오는 콘텐츠는 아예 못하겠다”, “내색 안 하고 방송한 게 너무 대단해 보인다” 등 반응을 보였다.
  •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김환기 ‘우주’ 공개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김환기 ‘우주’ 공개

    2019년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운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일반에 공개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 S2A는 14일부터 ‘화중서가(畵中抒歌) : 환기의 노래, 그림이 되다’ 전을 통해 ‘우주’를 전시한다. ‘우주’는 2020년 갤러리 현대 50주년 기념전에 출품되는 등 이전에도 일반 전시된 적이 있으나 이번 전시는 2019년 경매 낙찰자인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소장자로서 처음 작품을 내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3일 전시장에서 만난 김 회장은 “‘우주’가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대한민국의 국보 같은 이 작품이 외국에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차에 한국에서 이 작품을 매입해야 한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고민 끝에 낙찰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작품 구입을 권유한 지인은 박명자 갤러리 현대 회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합 끝에 ‘우주’를 낙찰받은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작품을 해외로 내보내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안도감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그림을 모으기 시작한 지는 좀 됐지만 어느 순간 모은 그림들을 혼자 보는 것보다 그림을 좋아하는 일반인들과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우주’도 매입 후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우주’는 낙찰 이후 김 회장의 자택에 걸려 있다가 이번 전시에 나왔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독립된 그림 두 폭이 합쳐져 한 작품을 이루는 형태로, 김환기 작품 중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전체 크기는 254×254㎝다.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 이른바 ‘뉴욕 시기’(1963-1974)에 완성된 작품이다. 김환기의 후원자이자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4)씨 부부가 작품이 제작됐던 해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7년간 소장하다 2004년 8월 환기미술관에 장기 대여했다. 이후 2019년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131억8천750만원(구매 수수료 미포함)에 낙찰됐다. 당시 해외 컬렉터(수집가)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왔으나 올해 7월 구매자가 김웅기 회장으로 밝혀졌다. 이번 전시에는 ‘우주’를 포함해 1950년대 달항아리부터 1970년대 전면 점화까지 김환기의 전체 작품 시기를 아우르는 17점이 나왔다. ‘동경·서울 시기’(1933∼1955)의 달항아리 작품과 ‘파리·서울 시기’(1956∼1962) 작품인 ‘영혼의 노래’(1957) 등으로, 전체 전시작 중 김 회장의 소장품은 ‘우주’ 등 2점이다. 갤러리측은 이번 전시에 ‘미술품 공유’에 뜻을 함께한 컬렉터 12명이 김환기 작품을 무상으로 대여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12월21일까지 계속된다. 인터파크에서 무료 관람 티켓을 예매해 관람할 수 있다. 하루 관람객은 450명으로 제한된다. 사진은 13일 오전 글로벌세아그룹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에스투에이’ 갤러리에 2019년 경매 당시 약 132억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운 김환기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전시되어 있다. 
  • 가을 품은 정원, 마음을 놓다

    가을 품은 정원, 마음을 놓다

    가을이 차분하게 내려앉고 있다. 산책하기 좋은 이 계절에 가 볼 만한 정원이 몇 곳 있다. 자박자박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또 채울 수 있는 가을 정원들이다.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관은 무겁지 않은 나들이에 맞춤한 곳이다. ‘옥상정원-시간의 정원’ 전시가 가을 정취를 더한다. ‘시간의 정원’은 과천관 옥상에 세운 지름 39m의 원형 구조물이다. 정원 밖으로 보이는 자연과 흰색 파이프 그림자의 변주가 흥미롭다. 2018년 중단된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은 지난 9월 15일 재가동했다. 1층부터 3층 ‘시간의 정원’ 입구까지 나선형 통로를 따라 이동하며 관람한다.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 전시도 볼만하다. 주변 산과 들의 식생을 주재료로 사용해 우리 땅 곳곳의 생태를 옮겨 왔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옥상정원 5시 30분)다. 인근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 체험의 보고다. 현대미술관과 묶어 돌아볼 만하다.②사랑으로 채운 로미지안가든(강원 정선) 로미지안가든은 아내를 위해 남편이 10년 동안 공들여 가꾼 정원이다. 랜드마크는 부부의 순우리말에서 따온 ‘가시버시성’이다. 드넓은 정원과 멀리 가리왕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합수대전망대’에 오르면 오대천과 동강, 조양강이 합수하는 남평뜰이 발 아래 펼쳐진다. ‘프라나탑’과 ‘붉은자성의언덕’ 등은 정원을 꾸미며 느낀 깨달음을 풀어낸 공간이다. 베고니아를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는 ‘베고니아하우스’도 볼거리를 더한다. ‘금강송산림욕장’에선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유럽의 산장을 떠올리게 하는 카페, 전망이 빼어난 숙소 등도 갖췄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다.③사색의 공간 수생식물학습원(충북 옥천) 수생식물학습원은 사색과 성찰의 공간이다. 퇴임한 목사가 자연 속에서의 쉼을 목표로 대청호 끝자락에 조성했다. 하이라이트는 ‘천상의 바람길’이다.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 곳곳에서 대청호가 불쑥불쑥 나타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수련이 가득한 연못 등을 둘러보는 맛도 일품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일요일엔 쉰다.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러브 스토리가 전해지는 대청호반의 청풍정, 옥천이 자랑하는 장령산자연휴양림, 4대째 이어오는 이원양조장 등 학습원 인근에 볼거리도 많다.④닫힌 듯 열린, 봉정사 영산암(경북 안동) 영산암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봉정사의 부속 암자다. 마당에 조성된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등 초목이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 영산암 정문인 우화루는 ‘꽃비가 내리는 누각’이란 뜻이다. 부처가 영축산에서 설법할 때 꽃비가 내렸다는 고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영산암 마당 정원은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송암당 툇마루에 앉으면 소나무와 배롱나무, 소박한 풀꽃이 아늑하다. 삼성각 쪽을 보면 하늘로 뻗은 소나무 가지와 기암괴석이 선계에 온 듯하다. 우화루의 대청마루가 송암당, 관심당의 툇마루와 연결되는 모양도 독특하다. 응진전 앞에서는 영산암 마당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⑤선비의 낭만 가득한 월연정(경남 밀양) 월연정은 밀양강과 단장천이 만나는 절벽 위에 있는 정자다. 쌍경당과 그 옆의 제헌, 월연정 등을 아울러 ‘월연대 일원’(명승)이라 부른다. 먼저 만나는 곳은 쌍경당이다. 쌍경(雙鏡)은 ‘강물과 달이 함께 밝은 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이다. 쌍경당 옆 얕은 계곡에 놓인 쌍청교를 건너면 월연정이다. 앞면 5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한가운데 방이 있고 사방이 마루다. 마루에 앉으면 가을빛을 안고 흘러가는 밀양강이 내다보인다. 보름달이 뜰 때 달빛이 강물에 길게 비치는 모습이 기둥을 닮아 월주경(月柱景)이라 하는데, 옛사람들은 월주가 서는 보름마다 이곳에서 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웃한 영남루(보물), 억새 무성한 천황산(재약산) 등에도 가을빛이 완연하다.⑥남종화처럼 고운 운림산방(전남 진도) 운림산방(명승)은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 지은 화실이다.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의 당호처럼 풍경이 매우 빼어나다. 특히 산방 앞 연못에 배롱나무꽃이 피는 한여름이면 운림산방이 더욱 화사해진다. 산방 옆엔 미술관이다. 소치1관은 허련의 작품 40여점을, 소치2관은 허련의 넷째 아들인 미산 허형부터 남농 허건 등 5대에 이르는 후손의 작품 100여점을 전시한다. 소치2관에 마련된 ‘소치 작품 이머시브룸’도 독특하다. 대나무 정원을 배경으로 한 홀로그램, 허련의 작품으로 연출된 미디어 아트 등이 펼쳐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동절기 오후 4시 30분)다. 진도타워, 명량해상케이블카, 진도개테마파크 등의 명소가 이웃해 있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 손흥민, 아데바요르 넘으면 호날두 보인다

    손흥민, 아데바요르 넘으면 호날두 보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이번 주말 발끝을 벼리며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은 9일 새벽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팔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23시즌 EPL 10라운드에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을 상대한다. 앞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때문에 EPL이 7라운드를 쉬어간 바 있어 10라운드이지만 시즌 9번째 경기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골 가움이 이어지다 8라운드 레스터 시티 전에서, 리그 개막 7경기 만에 해트트릭으로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하며 ‘슬로 스타트’ 했다. 이후 A매치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소속팀 복귀 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거푸 침묵을 지켰다. 두 경기에서 1패 뒤 1무를 거둔 팀으로서도 손흥민으로서도 다시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EPL을 기준으로 손흥민의 3호골이 나온 시점이 비교해보면 손흥민은 2015~16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그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골을 넣었는데 모두 14골을 넣은 2016~17시즌에는 6라운드에서 멀티득점으로 3, 4호골을 기록했다. 각각 12골을 기록한 2017~18시즌, 2018~19시즌에는 15라운드, 16라운드 만에 3호골을 넣었을 정도로 더뎠다. 11골을 넣은 2019~20시즌에는 12라운드에서 3호골을 신고했다. 2020~21시즌에는 2라운드에서 4골을 쁨어내며 최단 기간 3호골을 돌파했는데 시즌 전체로는 17골을 기록했다.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던 지난 시즌엔 6라운드에서 3호골을 넣었다. 브라이턴은 손흥민에게나 토트넘에게나 쉽지 않은 상대다. 손흥민은 그동안 브라이턴을 상대로 리그 9경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경기를 뛰었는데, 그 중 첫 경기인 2017~18시즌 17라운드에서 1골을 기록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번에 손흥민이 골 침묵을 재빠르게 깬다면 EPL 역대 득점 순위에서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토고)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손흥민은 현재 EPL 개인 통산 96골을 넣으며 올타임 순위에서 35위(외국인 선수로는 15위)에 올라있는데 토고 리그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는 아데바요르가 97골로 바로 위에 있다. 아데바요르를 넘어서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벤치를 달구고 있는 32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2골)도 사정거리에 들어오게 된다. 홈에서는 4연승 중이지만 원정 성적이 1승2무1패로 좋지 않은 토트넘으로서는 홈에게 강한 브라이턴과 상생이 좋지는 않다. 특히 지난 시즌 9위였던 브라이턴은 올시즌에는 4위(승점 14점)를 달리며 3위 토트넘(17점)을 추격하고 있다. 토트넘이 우승권 경쟁을 이어가려면 브라이턴을 반드시 꺽어야 하는 이유다.
  • “이게 뭡니까~”… 나비넥타이 맨 보수 논객

    “이게 뭡니까~”… 나비넥타이 맨 보수 논객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와 나비넥타이, 콧수염을 트레이드마크 삼아 대중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보수 원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94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회복했지만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4일 오후 10시 30분쯤 증세가 악화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에번스빌대에서 사학을, 보스턴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약 100권의 저서를 남겼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사회운동에 깊이 관여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며,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대학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1984년 복직 후 민주화운동 진영과 거리를 뒀던 고인은 1991년 4월 수업 중에 명지대생 강경대 폭행치사 사건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강단을 떠나게 됐다. 1992년 1월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그해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994년 신민당을 창당했다가 이듬해 김종필 전 총리가 만든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과 함께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말년에는 보수 논객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에는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2009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뒷산에 올라가 투신자살이라도 하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고 올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후원 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시신은 연세대 의대에 기증하고,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고인이 누나를 기리기 위해 자택 마당에 만든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 ‘이게 뭡니까’ 유행어 남긴 보수원로 김동길 교수 별세

    ‘이게 뭡니까’ 유행어 남긴 보수원로 김동길 교수 별세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와 나비넥타이, 콧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 대중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보수원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94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했지만 이후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4일 오후 10시 30분께 증세가 악화되면서 결국 숨을 거뒀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에반스빌대에서 사학을, 보스턴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약 100권의 저서를 남겼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 사회운동과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며,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돼 대학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1984년 복직 후 민주화운동진영과 거리를 뒀던 고인은 1991년 4월 수업 중에 명지대생 강경대 폭행치사 사건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학생들 반발에 결국 강단을 떠나게 됐다. 1992년 1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실 정치권에 뛰어들어 그 해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994년 신민당을 창당했다가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가 만든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과 함께 정계은퇴 선언을 했다. 말년에는 보수논객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에는 “자살이라도 해야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2009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뒷산에 올라가 투신자살이라도 하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고 올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시신은 연세대 의대에 기증하고,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고인이 누나를 기리기 위해 자택 마당에 만든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 [서울포토] ‘노소영.노재헌’, 김동길 명예교수 빈소 조문

    [서울포토] ‘노소영.노재헌’, 김동길 명예교수 빈소 조문

    보수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5일 유족에 따르면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해 문사철(文史哲)을 섭렵했고 100권 안팎의 저서를 남겼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운동·현실정치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군부독재 시절 사회·정치 비판적인 글을 쓰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거리를 둔 고인은 1991년 강의 도중 강경대 치사사건을 비하하는 언급을 했다가 학생들 반발에 강단을 떠났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고인은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말년에는 보수진영 원로이자 보수논객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에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도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다.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故)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고인이 누나를 기리기 위해 자택 마당에 건립한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여동생 옥영·수옥 씨가 있다. 장지는 고인의 부모가 모셔진 경기 양평군 소재 가족묘다.
  • “이게 뭡니까”...‘보수 원로’ 김동길 명예교수 94세로 별세

    “이게 뭡니까”...‘보수 원로’ 김동길 명예교수 94세로 별세

    보수 진영 원로 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94세. 5일 유족에 따르면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김 교수는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2월 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반스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해 문사철(文史哲)을 섭렵했고 100권 안팎의 저서를 남겼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사회운동·현실정치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군부독재 시절 사회·정치 비판적인 글을 쓰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됐다. 이후 민주화운동과 거리를 둔 고인은 1991년 강의 도중 강경대 치사사건을 비하하는 언급을 했다가 학생들 반발에 강단을 떠났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은 고인은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말년에는 보수진영 원로이자 보수논객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2021년까지 운영했으며 올초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고인이 누나를 기리기 위해 자택 마당에 건립한 김옥길기념관에서 가족장으로 오는 7일까지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여동생 옥영·수옥 씨가 있다. 장지는 고인의 부모가 모셔진 경기 양평군 소재 가족묘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김일과 명승부, 알리와 싸우던 안토니오 이노키 79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김일과 명승부, 알리와 싸우던 안토니오 이노키 79세에

    일본 프로 레슬링의 대부인 안토니오 이노키(본명 이노키 간지·猪木寬至)가 1일 오전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79. 북한 지역 출신으로 일본인들의 국민적 영웅이었던 역도산(본명 김신락)의 3대 제자로 김일, 이노키, 자이언트 바비가 꼽혔는데 특히 2006년 세상을 떠난 김일과 여러 차례 대결하며 우리의 기억 속에 각인되고 북한을 30여 차례 방문해 북한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인물로도 족적을 남겼다. 자이언트 바바도 지난 1999년 세상을 등졌다. 고인은 아밀로이드종(amyloidosis)이란 희귀질환 때문에 고생했다.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한 곳 이상의 조직이나 장기에 지나치게 쌓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하지만 투병 의지가 대단해 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나타나곤 했다. 지난 8월 한 텔레비전 쇼에 휠체어에 앉은 채로 등장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여러분이 보는 대로 난 스스로를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힘이 넘쳐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194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이노키는 중학교 때 가족과 브라질로 이주해 커피 농장에서 일했다. 1960년 원정을 위해 브라질을 찾은 역도산에게 스카우트됐는데 투포환 선수로 명성을 떨친 뒤 프로 레슬러로 데뷔해 있었다. 이노키는 신일본 프로레슬링연맹을 창립했는데 그의 일본 프로 레슬링 데뷔전 상대가 박치기로 유명한 김일이었다. 안토니오 이노키란 이름은 데뷔 2년 뒤에 스스로 붙였다. 일본 프로 레슬링을 이끈 인물이 고인이었다. 데뷔전에서는 김일에게 졌으나 그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김일과 명승부를 펼치며 우리 국민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역도산의 최후를 지켜본 제자로 알려졌다. 또 일본 언론들에는 의도적으로 김일과의 라이벌 관계가 다뤄지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 고인은 김일이 말년에 외롭게 투병할 때 치료비를 보낸 적이 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1976년 도쿄 부도칸에서 당시 프로 복싱 세계 헤비급 챔피언인 무하마드 알리와 이종 대결을 펼쳐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일본인들은 세기의 대결이라 했지만 미국 등에서는 이노키가 시종 링 위에 드러누워 뱅뱅 도는 알리의 다리를 걷어차려 애쓰는, 말도 안되는 대결로 업신여겨졌다. 고인은 이 경기를 통해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종합격투기(MMA)를 일본에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노키는 1989년 스포츠평화당을 만들어 같은 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1990년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에 인질로 잡혀 있던 일본인들을 석방하는 데도 기여했다. 하지만 1995년 선거에서 낙선했고, 1998년에는 레슬링과 정치 양쪽에서 모두 은퇴했다가 2013년 정계에 복귀해 참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이노키는 스승인 역도산이 북한 출신이라는 배경 등을 이유로 북한을 무려 30여 차례 방문해 고위층과 회담하는 등 북일관계 개선에도 의욕을 보였다. 그는 1995년 4월 북한에서 처음으로 프로 레슬링 행사를 열었는데 이틀 동안 38만명이 관람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참의원 의원이던 2013년 11월에는 스포츠 교류 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해 김영일 노동당 비서와 회담하고 북일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노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방북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NHK 방송이 전했다.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말년의 중요성/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말년의 중요성/작가

    우리 동네에는 여기에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기 조금 어려울 정도로 힙한 바비큐 가게가 있다. 외국인 파트타임 직원이 홀을 맡아서 일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동남아 쪽에서 온 듯한 예쁘게 생긴 여학생이다. 싹싹하고 일손도 빠르고 마음에 쏙 든다. 딸과 함께 테이블에 앉았는데, 사장님께서 완성된 바비큐 플래터를 내주시면서 그녀에게 묻는다. “말년. 말년이라는 말 뭔지 모르지?” 오, 사장님이 직원에게 던지는 질문치고 꽤 독특해서 귀가 번쩍 뜨였다. “쉬운 말로 알려 주세요.” ‘말년’이라는 단어는 외국인에게는 좀 어렵겠다. ‘말년 병장’, ‘말년 대접’ 등등, 한국 특유의 말년 문화까지 이해하기에는 조금 방대할 수도 있겠다. 외국도 사람들 사는 곳이니까 말년이라는 개념이 있겠지만 여전히 성인 남성에게 병역의 의무가 적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말년은 조금 더 독특하지 않을까. 사장님은 말을 좀더 천천히, 꼭꼭 눌러서 설명을 이어 가신다. “네가 이제 집으로 돌아가잖니. 그게 말하자면 말년인 거야. 보통 말년에는 일들을 쉬엄쉬엄해요. 이제 다 끝났다는 거지. 빠이빠이~.” 그 똑 부러지는 직원이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을 대번 이해한 듯한 소리가 들린다. “아아~.” “그러니까 너도 쉬엄쉬엄해도 돼.” 보통 사장님들은 직원이 ‘내 일’처럼 열심히 해 주기를 바라지 이렇게 쉬면서 놀면서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혹시 우리 바비큐 집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의 겉과 속이 다른 건 아닐까 생각도 해 봤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말투가 따스했다. 평소에 손님으로 와서 본 나도 이 젊은 외국인이 너무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알겠던데, 사장님이 그걸 모르시려고. 이런 성실한 직원이 그만두는 것에 대한 아쉬움, 그간 열심히 일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정확한 상황은 몰라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타국 생활의 외로움에 대한 위로 등이 이래저래 섞인 듯해서 내 마음도 덩달아 따스해졌다. “사장님이 계속 말하니까 맘에 걸리네요.” 이제는 조금 쉬면서 일하라는 이야기를 이전에도 몇 번 들었나 보다. 이 야무진 직원 놓치기가 많이 싫으셨던 듯. 일이 잘되게 하는 데는 일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마음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사장님과 직원, 선생님과 학생, 가까이는 부모와 자식…. 내가 하나 줬으면 그만큼 혹은 그 이상 받고 싶은 마음이야 사람이라 당연히 드는 마음이다. 그래도 이 바비큐 가게의 훈훈한 분위기를 보니 직원도 참 야무지게 일 잘했지만, 사장님도 그만큼 인정하고 대우해 주신 듯하다. 긍정의 쳇바퀴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가게다. 말년, 마무리는 그래서 초년보다 더 묵직하고 중요하다.
  • [월드피플+] “지구 구해달라” 美 ‘북한산 사나이’ 4조원 지분 모두 기부

    [월드피플+] “지구 구해달라” 美 ‘북한산 사나이’ 4조원 지분 모두 기부

    “지구는 이제 우리의 유일한 주주입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이자 미국의 전설적인 암벽등반가인 이본 쉬나드(83)가 4조 원이 넘는 회사 지분을 기부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쉬나드 회장이 반세기 동안 일군 파타고니아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장기업인 파타고니아의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는 환경보호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자신들이 가진 회사 지분 전체를 기부했다. 쉬나드 회장은 직접 작성한 성명에서 “의결권 있는 보통주(전체의 2%)는 전부 회사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재단 ‘파타고니아 퍼포스 트러스트’에, 의결권 없는 우선주(전체의 98%)는 모두 환경 위기와 싸우며 자연을 보호하는데 전념하는 환경단체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에 양도한다”고 밝혔다.쉬나드 일가가 내놓은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 한화 약 4조 1784억원에 이른다. 지분 이전은 지난달 완료됐고, 증여세 1750만 달러(약 243억원) 역시 쉬나드 일가가 부담한다. 쉬나드 회장은 또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재투자금을 뺀 나머지 수익 역시 전액 홀드패스트 컬렉티브에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홀드패스트 컬렉티브는 앞으로 연평균 1억 달러(약 1395억원)에 달하는 파타고니아 수익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미개발 지대 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쉬나드 회장은 자신의 기부 결정에 대해 “우리에게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었다. 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돈을 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자로 귀결되는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구 보호에 몸 바친 ‘북한산 사나이’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드 회장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등반의 1세대로 불렸다.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쉬나드 회장은 제대 후 ‘쉬나드 장비’라는 회사를 설립해 등산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며 5센트짜리 고양이 사료 캔을 먹는 가난한 생활이 이어졌지만, 직접 제작한 등반 장비가 암벽 등반인들 사이에서 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쉬나드 회장은 “나는 결코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친구들과 나를 위해 등산 장비를 만들뿐이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를 목격하면서 사업 방식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려했다. 만약 우리가 충분한 돈을 벌면서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면, 고객과 다른 사업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나아가 시스템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파타고니아는 일찍부터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고집했으며, 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경쟁사보다 원가가 높은 만큼 소비자 가격도 높았지만,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쉬나드 회장은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명단에도 오르기도 했는데, 정작 쉬나드 회장의 생활은 검소함 그 자체였다. 그는 낡은 옷을 입고, 내구성이 좋은 일제 SUV 스바루를 직접 운전했으며 컴퓨터나 휴대전화도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쉬나드 회장은 14일 뉴욕타임스에 “내가 억만장자로 포브스 잡지에 실렸는데 정말 화가 났다”고 고백했다. 회장은 “내 계좌에는 10억 달러가 없고 나는 렉서스를 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신 쉬나드 회장은 매년 파타고니아 매출의 1%를 풀뿌리 환경운동가들에게 기부했다. 적자가 나도 기부는 멈추지 않았다. 말년에는 아예 자기가 가진 전부를 지구에 바쳤다. 그는 “우리는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회사 가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데 더 많은 돈을 투입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가 된 ‘지구’그러나 마음에 드는 선택지가 없었다. 측근들이 파타고니아 매각 또는 상장을 권고했으나 쉬나드 회장은 모두 거부했다. 회장은 “나는 주식 시장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일단 기업공개가 되면 회사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다. 주주를 위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그러면 무책임한 회사 중 하나가 되고 만다”고 단언했다. 결국 파타고니아 이사회와 법무팀은 파타고니아의 기업 문화를 지키면서 동시에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쉬나드 회장과 회사 구성원들은 회사 지분을 비상장 상태로 100% 기부하기로 했다. 쉬나드 회장 말처럼 지구가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쉬나드 회장은 “책임 기업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지 50년이 지났다. 만약 50년 후에도 지구가 번성할 거란 일말의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회장은 “지구는 거대하지만 자원은 무한하지 않으며, 우리가 지구의 한계를 건드렸다. 하지만 회복력도 있다. 모두가 지구를 구하기로 약속만 한다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일 당장이라도 나는 여한 없이 눈을 감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는 앞으로 50년 후에도 올바른 일을 계속할 것이며, 나는 이제 회사 옆에 없어도 된다.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깊은 안도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로 세상 떠난 장뤼크 고다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로 세상 떠난 장뤼크 고다르

    영화사에 변혁을 몰고온 누벨바그(Nouvelle Vague) 사조를 이끈 프랑스의 거장 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91세를 일기로 세상과 작별했는데 고인이 스위스에서 합법인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을 통해 눈을 감았다고 해서 더욱 화제다. 프랑스는 관련 법령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고다르는 13일(현지시간) 로잔 근처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역시 영화감독인 배우자 안느 마리 미비유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가족 대변인이 전했다. 법률 고문인 파트릭 잔느레는 “복수의 불치성 질환”을 앓은 고인이 스스로의 뜻에 따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은 조력자살 방식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잔느레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고다르는 당신이나 나처럼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그는 평생 그래왔듯 굉장히 명료하게 ‘이제 이만하면 됐다’고 말했다”고 설명한 뒤 고인이 ‘존엄하게’ 죽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조력 자살은 의료진이 약물을 처방하되, 환자 스스로 약물을 복용 또는 투약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가리킨다. 환자의 요청으로 의료진이 직접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해 환자의 생을 마감케 하는 안락사와 구분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등은 특정 조건 아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2016년 개정된 법률에 따라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연명치료를 멈추고 숨을 거두기 전까지 수면유도제를 투여하는 것만 허용되고 있다. 안락사나 조력자살은 여전히 불법이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의 일부 환자들은 안락사 등이 허용되는 유럽 다른 나라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려 떠난다.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스위스의 조력 자살을 이용해 지난해 죽음을 맞은 이가 있었다. 그 동행 여행의 아픈 경험담을 옮긴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고다르의 죽음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조력자살 등에 대한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고다르 별세 당일인 이날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토론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보건 분야 종사자들과 협력해 몇 개월 동안 논의할 것이며 지역별 토론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정당 소속 의원들과 논의도 진행해 내년쯤 법 개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해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앞서 조력자살 합법화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마크롱 대통령은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관습 파괴자이자 천재였다”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한 그는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관습을 깨뜨리는 연출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의사였고, 어머니는 BNP 파리바를 설립한 스위스 은행가의 딸이었다.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 기고하던 그는 1960년 갱스터 로맨스 ‘네 멋대로 해라’로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렸다.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실존주의적 대사 등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문법을 거스르는 급진적이고 과감한 연출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알파빌’(1965년) 등이 있다. ‘알파빌’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1968년 학생 혁명 때 파리 거리로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와 학생들의 행진 모습을 담을 정도로 현실을 기록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1970년대 들어서는 좌파사상과 반전 운동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1960년대와 같은 큰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그 뒤 스위스에서 칩거하던 그는 2014년 ‘언어와의 작별’, 2018년 ‘이미지의 책’을 내놓는 등 80대에 접어들어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내려놓지 않았다. 로이터는 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네 멋대로 해라’와 ‘사랑과 경멸’ 등은 영화의 지평을 넓혔고, 그의 전성기였던 1960대 이후 많은 ‘관습 파괴적’ 감독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택시 드라이버’의 마틴 스코시지, ‘펄프 픽션’의 쿠엔틴 타란티노, ‘매쉬’의 로버트 올트먼, ‘부기 나이트’의 폴 토마스 앤더슨 등 할리우드 거장들이 고인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로 꼽힌다. 타란티노는 자신의 영화 프로덕션 이름을 고인의 말년 작품 제목을 따와 ‘A Band Apart’라고 지었다. 스코시지는 브리지토 바르도가 주연한 고인의 연출작 ‘경멸’을 가장 좋아하는 작품 10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로이터 통신은 “헝클어진 머리와 굵은 뿔테 안경 차림의 고다르는 영화감독과 배우를 일류 화가나 문학의 대가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진정한 혁명가였다”고 언급했다. 고다르는 생전에 비평가들과 그리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비평가들도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비평가 피터 브래드쇼는 그를 ‘비틀스’의 존 레넌,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 등에 비교하며 “20세기의 마지막 위대한 모더니스트가 숨을 거뒀다”고 애도했다. 영화잡지 버라이어티의 기 로지 평론가는 “고다르가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꿨다”고 촌평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장례 예식이 공개되지 않을 것이며 유해는 화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런 생각 했을 것 “여왕 여왕 여왕 하는데 정작 식민 책임 얘기는?”

    이런 생각 했을 것 “여왕 여왕 여왕 하는데 정작 식민 책임 얘기는?”

    여러분 중에도 아마 이런 의문이나 불만을 품은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사망과 장례, 국왕 승계 소식을 그렇게 많은 언론이 떠들썩하고 상세하게 다루면서도 정작 식민 통치에 대한 여왕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이냐고 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으로 일했던 로버트 스텐겔이 그날 MSNBC에 출연해 “미국 뉴스 네트워크들이 시간을 온통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에 할애하는 이유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얘기해야겠다. 내 생각에 좋은 질문”이라면서 “권위가 세습되는 시대를 여전히 그리워하는 것이 미국인들의 약점이다. 이런 일이야말로 우리가 이제 막 빠져나오지 않았던가”라고 물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다음날 전한 데 따르면 스텐겔은 여왕의 5대 할아버지가 조지 3세로 미국이 반란을 일으켜 독립했을 때 영국 국왕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 역시 “필적할 수 없게 많은 헌신을 한 여왕을 추모하지만 영국 식민 운영에 대한 그녀의 책임을 비판하는 것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194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찾아 행한 그녀의 연설 클립을 들어보셨다. 그 해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가 실질적으로 시작된 해였다. 그 연설은 영국 식민주의를 안내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 오랜 세월 그녀가 주관한 영국 식민주의는 세계 대부분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 사람들이 봉기를 일으킨 그 어떤 것이다.” 백인이 아닌 거주자들을 인종적으로 차별하고 분리하는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공을 함께 식민지로 운영한 네덜란드와 영국의 인종차별과 식민지 유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70년 재임 기간 32개국의 국가수반이었다. 이 중 1961년 남아공을 비롯해 17개 나라가 영국 왕실과의 관계를 끊었다. 최근에는 바베이도스가 지난해 말 여왕을 국가수반에서 제거하며 공화국으로 전환했다. 남아공 국민들의 여왕 사망에 대한 반응은 영국 식민주의의 유산이 어떻게 왕실 가족에 대한 엇갈린 감정을 낳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마르크스주의 야당 경제 자유 투사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엘리자베스의 죽음을 추모하지 않는다. 영국과 우리 관계는 고통과 죽음, 압제, 아프리카 사람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여왕은 아파르트헤이트 종식에 앞장 선 뒤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와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넬슨 만델라 재단은 여왕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 “본인도 인정했는데 넬슨 만델라는 앵글로잭슨을 좋아했고 여왕과 친한 사이가 되면서 감옥을 나온 뒤에도 자주 전화를 주고받았다. 서로 이름만 부르며 존중과 공감을 스스럼없이 표현했다”고 전했다. 성명을 더 보자. ”마디바(만델라 문중 이름)에게 남아프리카의 과거 식민지 권력이 남아공의 새로운 민주공화국과 진심을 다하며 생산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했다. 인생 말년의 마디바는 종종 남아공이 식민의 멍에를 벗어던졌다는 것을 여왕에게 상기시키면서 즐거워하곤 했다.”
  • “너희는 죄질 더럽다”…‘사이트 회원제’ 제안한 이말년, 분노한 이유

    “너희는 죄질 더럽다”…‘사이트 회원제’ 제안한 이말년, 분노한 이유

    17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웹툰 작가 이말년(유튜버 침착맨)이 기존 팬카페를 대체하는 회원제 홈페이지를 오픈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원제 운영’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지난 29일 이말년은 트위치 생방송을 통해 “침착맨이 이제 방송을 얼마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판단에 침착맨이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은 거 한번 해보려고 한다”면서 “그것은 바로 침착맨 유머 사이트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말년은 해당 사이트에 대해 “팬카페가 그대로 이전된다는 느낌으로 보시면 된다”며 “회원제로 당연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말년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언급했다. 그는 “디씨(디시인사이드)에 대한 불만이 좀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자유로운 건 좋은데 그냥 무분별한 방치 아닌가. 기본적인 가입정보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운영 방법이 맞는 건가 싶다. 소위 일베도 회원가입을 하고 더쿠, 펨코 등 다 가입이 된다. 그런데 (비회원제를 운영하는 디시의 방식이) 맞냐 이거다”라면서 “이건 김유식 대표님이 한번 생각을 해 보시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사이트 회원제 운영’은 규제라고 반발했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후 디시인사이드와 유튜브 영상 댓글에는 이말년을 비난하는 글과 댓글이 이어졌다.댓글로 의견이 다른 네티즌들간의 싸움이 이어지자,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정 댓글’ 기능을 통해 “어디서 자꾸 와서 댓글로 이상한 물을 타는지 모르겠는데 사이트 회원제로 하라는 게 규제냐. 그럼 네이버, 구글 회원제니까 다 규제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입하고 글쓰라는 것과 규제하라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 내가 인터넷으로 글 쓸 때 눈치 보면서 써야 한다고 했냐”며 “너희는 죄질이 아주 더러운, 당사자도 아니고 죄없는 미성년자 패드립을 한다. 그런 건 명찰 까고 써야 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 인터넷할 때 욕 했다. 10년 전 디시에서 욕도 쓰고 유튜브 댓글로도 욕 썼고 네이버 카페에서도 욕 썼다. 잘한 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 명찰 까고 하지 않나.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라는 게 규제냐”고 분개했다. 끝으로 침착맨은 “그렇게 당당하면 미성년자 패드립 네이버 로그인해서 침착맨 카페에 적으라”라면서 “결국은 책임지지도 않는, 얼굴 앞에서는 차마 담지도 못하는 말을 하고 다니면서, 혹은 그런 애들이 하는 말 곧이곧대로 믿으면서 우루루 몰려 다니면서 써갈기는 것. 너무 역겹다는 점 다시 생각해 보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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