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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의 이름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아빠의 이름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만년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포스트 이봉주’로 기대를 모았던 마라토너 지영준(29·코오롱). 그에게는 언제부터인가 ‘국내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국제대회에 유독 약했기 때문.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부산에서는 당시 금메달을 땄던 (이)봉주(40) 형과 함께 뛴 것에 만족해야 했고, 2006년 도하에서는 7위에 그쳤다. 그리고 마라토너로는 황혼인 서른을 목전에 두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이번에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국내용’ 별명 후련하게 벗어 그런데 지영준은 절박했다. 지난해 이미해씨와 결혼한 뒤 올해 첫 아들 윤호가 태어났다. 가장이 됐다. 가장의 책임은 뭐니뭐니해도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 평생 마라톤밖에 모르고 살아온 지영준이 ‘아버지 노릇’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금메달이 필요했다. 지영준은 이를 악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40㎞ 코스를 뛰는 등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 원인 모를 국제대회 징크스 따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자신을 담금질했다. ‘여기가 한계인가.’라고 느낄 때마다 이를 악물었다. 아들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이름으로’ 한 걸음을 더 뛰었다. 스승인 정만화 원주 상지여고 감독과 아내도 그의 마라토너 인생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리고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영준은 아시안게임 마지막 날인 27일 중국 광저우 대학성 철인3종 경기장 주변을 도는 42.195㎞ 풀코스에서 열린 결승에서 2시간 11분 10초로 금빛 월계관을 차지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남자 마라톤을 4연패했던 한국은 8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오르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3일전 도착 더위 준비한 게 적중” 22.7도의 비교적 더운 날씨에 시작한 레이스에서 지영준은 시작부터 줄곧 선두권을 지키다 33㎞ 지점부터 케냐 출신인 지난 대회 우승자 무바라크 하산 샤미(30·카타르)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였다. 그러다 37㎞ 코너 부근에서 치고 나와 샤미와 격차를 벌렸고 이후 결승선까지 5㎞ 가까이 독주를 펼친 끝에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샤미는 32㎞ 급수대 지점에서 지영준과 부딛히자 등을 손으로 내려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렀고, 37㎞ 지점 급수대에서는 물병 대신 물을 적신 스펀지만 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서서 자원봉사자에게 항의하는 등 어이없는 행동으로 자멸했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지영준은 기다리고 있던 윤호를 끌어안고 기뻐한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자축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먹여 살릴 처자식이 생기니까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뛰어야 했다.”면서 “계속 외국에만 나가면 죽을 쑤어 이번에는 100% 철저히 준비했다. 훈련량이 많다 보니 후반에도 지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더운 것을 고려해 레이스 3일 전에 광저우에 도착해 준비한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혼자 운동할 때 도와주신 정 감독님과 아내, 그리고 가족들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한국인 주인공’ 약속지킨 베르베르 신작

    한국에서 유독 인기 있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9)의 신작 장편 ‘카산드라의 거울’(전 2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펴냄)이 출간됐다. ‘카산드라의 거울’은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 한국인으로 설정됐다는 사실 때문에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9월 한국을 찾은 베르베르는 “‘카산드라의 거울’의 남자 주인공은 한국인 김예빈으로 한국 독자 여러분을 생각하며 썼다.”고 밝혔다. 엄밀히 살펴보면 김예빈은 대한민국 남성이 아니라 어린 시절 난민으로 프랑스에 흘러들어 간 탈북자 출신의 컴퓨터 천재다. 소설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미래를 예언하는 17세 소녀 카산드라다. 그가 프랑스 파리 쓰레기처리장에 사는 네 명의 노숙자와 함께 미래의 재앙에 맞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자신의 과거는 전혀 모르는 소녀 카산드라는 미래를 보는 능력과 함께 아무도 그 예언을 믿지 않는 저주까지 함께 받은 고대 트로이의 예언자 카산드라와 닮은꼴이다. 고아 기숙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교장의 귓바퀴를 물어뜯어 버린 뒤 탈출한 카산드라는 왕년의 외인 부대원, 전직 에로 영화배우, 아프리카 흑인 주술사 등 괴짜 노숙자들과 만난다. 베르베르의 책을 독점적으로 출판해 온 출판사 열린책들 측은 “프랑스, 한국, 러시아에서 베르베르의 인기가 높은데 어떤 책은 프랑스 현지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일도 있다.”며 “베르베르의 책은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지만 그 상상력이 과학과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한국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산드라’은 파리에 실제로 있는 초고층 빌딩 몽파르나스 타워, 몽수리 배수지, 고대에 건설된 지하 터널 등 실제 공간을 도입, 환상성에 기댄 예전 작품에 비해 긴박하고 강렬한 액션 영화와 같은 현실을 담아냈다. 특히 지하 터널 카타콤은 작가가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답사해 사실적 묘사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어판에는 만화가 홍작가의 강렬한 삽화가 실려 한 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소설의 현실감을 더해 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류현경 초미니 원피스에 아찔한 각선미 노출

    류현경 초미니 원피스에 아찔한 각선미 노출

    류현경이 초미니 원피스 차림으로 무대에 오르다 플래시 세례를 받고 황급히 치마 자락을 내리고았다. 아낌없이 노출된 류현경의 아찔한 각선미에 관객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25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쩨쩨한 로맨스(감독 김정훈 / 제작 롯데쇼핑(주) 롯데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쩨쩨한 로맨스’는 성인 만화가 정배(이선균 분)와 짝퉁 섹스 칼럼니스트 다림(최강희 분)의 초딩급 현실과 19금 상상을 넘나드는 발칙한 연애담을 그린 영화로 새달 2일 개봉된다. 서울신문NTN 이대선 기자 daesunlee@seoulntn.com
  • 인기 폭발 미드 속 한인 배우 ‘눈길’

    인기 폭발 미드 속 한인 배우 ‘눈길’

    최근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는 단연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다. 한국계 배우가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워킹 데드’는 좀비를 소재로 한 호러 드라마다. 로버트 커크먼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매드 멘’, ‘브레이킹 더 배드’ 등 최근 에미상 수상작을 여럿 배출한 미국 케이블 채널 AMC를 통해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 때 첫 방송 됐다. 당시 530만 가구가 시청했다. AMC 역대 드라마 가운데 최고이자, 올해 방송된 미국 케이블 TV 드라마 중에서도 최고 시청률이다.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등 스티븐 킹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기며 명성을 쌓은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첫 에피소드를 연출했고, 총괄 프로듀서로 나섰다. 이야기의 출발은 이렇다. 한 시골 마을의 보안관보로 일하는 릭은 총격 사건에 휘말려 부상을 당한다. 한참 뒤 병원에서 깨어났더니, 세상은 황폐화된 상태다.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가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의 행방은 묘연하다. 릭은 가족을 찾기 위해 좀비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해 길을 나선다. 좀비 세상이라는 이야기는 자주 접하는 얼개다. 그럼에도 ‘워킹 데드’가 인기를 끄는 까닭은 영화를 뛰어넘는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좀비 특수 분장은 웬만한 영화 못지않게 완성도가 높다. 좀비 군집 장면을 찍기 위해 수백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기도 했다. 잔혹한 장면도 많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심리, 극한 상황에 빠진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분열에도 초점을 맞추어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러브 액추얼리’ 등으로 얼굴을 알린 앤드루 링컨이 주인공 릭 역할을 맡았다. 화제의 한인 배우 스티븐 연(27)은 1화 마지막 부분에 목소리만 등장했다가 2화부터 본격적으로 얼굴을 비친다. 좀비 무리에 포위된 릭을 구해주는 한편,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 브레인 역할을 하는 쾌활한 청년 글렌 역할이다. 글렌은 원작 만화에서도 한인 캐릭터였다. 스티븐 연은 서울에서 태어나 5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대다. 미시간 주 캘러머주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늦깎이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워킹 데드’는 한국에선 미드 전문 채널인 폭스채널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에 현지와 1주일 시차를 두고 방송하고 있다. 오는 27일 시즌1 4화가 나간다. 시즌1은 6화로 마무리되지만, 시즌2는 13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올해 출판계 대표 키워드는 ‘자기구원’

    올해 출판계의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려운 책이 잘 팔렸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책 ‘정의란 무엇인가’(왼쪽)는 인문서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여섯달 만에 60만부 이상 팔렸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23개 코드로 설명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오른쪽)도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기획회의’는 이 같은 현상의 해답을 ‘자기구원’에서 찾았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 현실에 분노한 대중이 책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자 했다는 것이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3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8년에 독자들은 자기 치유에 천착했고, 지난해에는 소통을 꿈꿨다.”면서 “반면, 올해는 근본을 찾으며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정의란’이나 ‘그들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자기구원’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기획회의는 자기구원 외에 ▲자기계발서의 몰락 ▲88만원 세대인 20대 당사자의 활발한 담론 ▲법정 스님 열반 뒤 스님의 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법정 파동’ ▲소셜 네트워크와 책의 결합 ▲전자책 충격에 대한 대안 ▲온라인 서점 간 경쟁 격화 ▲소설 ‘엄마를 부탁해’ 국외 판권 수출 등을 올해 출판계 10대 키워드로 꼽았다. 10대 키워드에는 끼지 못했지만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 파산, 소설과 드라마로 동시 성공한 ‘성균관 스캔들’ 붐, 현실참여형 만화 등도 출판계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예원대 양주캠퍼스 23일 기공식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지원 특별법’에 의해 지방 소재 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경기도는 22일 “그동안 수도권정비 계획법에 의해 지방 소재 대학은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할 수 없었으나 특별법 제정으로 이전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23일 예원예술대 양주캠퍼스 기공식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예원예술대는 전북 임실군에 있다. 예원대 양주캠퍼스는 문화예술캠퍼스로 양주시 은현면 용암리 일원 11만 5739㎡에 조성된다. 2012년 3월 연극코미디과, 귀금속과, 만화게임영상과, 미래공간디자인과 등 4개 학과(학생 400명)를 개설해 개교한 다음, 2020년까지 6개 학부, 15개 전공, 학생 4000명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경기도는 이번에 착공하는 예원대를 비롯해 지난해 8월 일산에 의생명과학캠퍼스를 착공한 동국대 등 국내 대학 9곳의 캠퍼스 이전을 확정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서울대, 이화여대, 서강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 7개 대학은 착공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착공식은 23일 오전 11시 캠퍼스 부지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현삼식 양주시장, 김성수 국회의원, 예원대 차종권 이사장, 예원대 윤호군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CJ헬로비전 추첨 경품행사

    CJ헬로비전은 지난 10월까지의 디지털방송 양방향 서비스 이용 건수가 모두 3611만여건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47만건에 비해 96%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맞춰 CJ헬로비전은 신문, 노래방, 만화, 포털검색 등으로 구성된 양방향 서비스를 한번 이상 이용한 고객들 가운데 2000명을 추첨으로 뽑아 3D TV, 아이패드, VOD 이용 쿠폰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초기 화면의 ‘TV인터넷’ 코너에서 ‘이달의 이벤트’를 선택한 뒤 응모하면 된다.
  • “DMZ 어린이 평화숲 조성 지지해 주세요”

    “DMZ 어린이 평화숲 조성 지지해 주세요”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한국명 이승민·13)가 22일 비무장지대(DMZ) 안에 ‘어린이 평화숲’을 만들 수 있도록 중국이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며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리는 이날 오전 관광객들로 가득 찬 톈안먼 앞에서 ‘남북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비핵화’, ‘DMZ에 어린이 평화숲을’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그는 중국이 평화숲 조성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낭독하려고 했으나 톈안먼 주변에 있던 공안들이 달려와 저지했다. 공안들은 현장에서 리의 플래카드를 빼앗은 뒤 옆에 있던 리의 어머니를 자금성 안쪽으로 연행, 캠페인을 벌인 배경 등을 조사했다. 리는 1인 시위에 나서기 전 “북한에 다녀온 뒤 중국이 한반도 평화 조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으로부터 DMZ 어린이 평화숲 조성의 협조를 받고 싶어 이번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는 2007년 인터넷에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만화 ‘고 그린맨’을 연재해 미국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하트비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하트비트’

    지난 주말, 영상자료원에서 기누가사 데이노스케의 ‘지옥문’을 보았다. ‘지옥문’은 일본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의 주제인 ‘미친 사랑’이 프랑스인의 구미와 맞아떨어진 것도 수상에 한몫했을 터. 사랑에 눈이 먼 무사는 끝내 비극을 맞는다. 오죽했으면 그 사랑을 ‘지옥’에 비유했을까. ‘라무르 푸’(미치광이 사랑)는 프랑스 문화를 읽을 때 종종 등장하는 말이다. 작가 앙드레 브르통이 일찌기 1937년에 발표한 작품의 제목이 ‘미친 사랑’이고, 감독 자크 리베트가 1968년에 연출한 영화의 제목도 ‘미친 사랑’이다. 캐나다와 프랑스를 오가며 배우와 감독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비에 돌란의 신작 ‘하트비트’ 또한 그 사랑에 매혹당한 작품이다. ‘하트비트’는 조르주 상드와 격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프랑스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글로 시작한다. 뮈세는 ‘세상에 유일한 진실은 이성을 잃은 사랑이다.’라고 했다. 그날, 파티 내내 그와 그녀는 한 사람에게 관심을 쏟았다. 부엌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누던 프랑시스와 마리, 두 남녀는 아름다운 금발의 남자 니콜라를 동시에 사랑하게 됐다. 니콜라는 쿨하고 신비한 친구였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은 채 마리와 프랑시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면서도, 미소 하나로 두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빼앗을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니콜라로 인해 프랑시스와 마리는 어쩔 수 없이 서먹한 관계를 유지한다. 친구였던 사람이 어느새 차가운 적으로 변한 것이다. 갓 성년을 통과한 돌란의 ‘하트비트’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다. 요즘의 청춘에게 사랑이란 현실적인 대상이다. 세 인물 외에 일군의 젊은이와 나눈 인터뷰를 극 중 삽입해 놓았는데, 그들이 말하는 ‘사랑과 관계’는 전혀 뜨겁지 않다. 이기적이고 가벼운 그들에게 미친 사랑은 어울리지 않는 질병이다. 미친 사랑이란 죽음조차 불사하는 것이며(뮈세는 상드에게 칼을 겨누었다), 사랑의 고통으로 상처받은 심장에선 피가 흘러야 한다. 미친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는 프랑시스와 마리는 실제로 그런 사랑엔 자격 미달인 인물이다. 그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음악에 젖어 낭만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혹시 ‘아델 H의 이야기’나 ‘베티 블루’ 같은, 열정적이고 위험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예상했다면 기대를 접는 게 좋다. ‘하트비트’는 그냥 어리석고 예쁜 사랑 이야기다. 데뷔작 ‘나는 엄마를 죽였다’와 ‘하트비트’가 칸영화제에 연이어 초대되면서 돌란은 주목할 만한 신성으로 떠올랐다. 과감한 촬영, 평범하지 않은 구도, 대담한 컬러, 인터뷰와 코미디를 교차하는 양식, 그리고 관습을 거부하는 편집과 전개 등에서 ‘하트비트’는 누벨바그 시대의 영화를 향해 애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작년으로 50세를 맞은 누벨바그는 기억해야 할 이름이지 부활의 대상은 아니다. 각각 누벨바그와 포스트누벨바그의 상징인 장 뤽 고다르와 필립 가렐의 근작과 비교해 봐도 ‘하트비트’의 참신함과 도전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편이다. 돌란은 아직 개구쟁이 감독이다. 그러므로 뮈세의 글을 인용한 그의 영화에 대고 다시 뮈세의 글로 답하련다. ‘네 밤의 꿈들은 낮보다 순수하고, 사랑을 말하기에 너는 너무 어리다.’ 102분. 청소년관람불가. 25일 개봉. 영화평론가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거침없이 골든킥!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거침없이 골든킥!

    고3인 소년의 친구들은 올 한해를 수학능력시험을 위해 달렸다. 소년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뛰었다. 또래 친구들은 전날 수능시험을 끝냈고, 소년은 19일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로 수능시험 성적표를 대신하겠다던 소년은 자신의 말은 지켜냈다. 고교생 태권소년 이대훈(18·한성고)이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63㎏ 이하급 결승전에서 태국의 나차푼통을 10-9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붉은 호구를 차고 나온 이대훈은 매서운 발차기로 경기 초반부터 상대 선수를 밀어붙였다. 후반 경험부족으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시종일관 주도권을 유지했다. ‘야수의 발차기, 소년의 얼굴’ 마치 만화 로봇 태권브이의 훈이가 나타난 듯했다. 돌리고 찍고 후리고 종주국에서 날아온 태권 고교생의 발이 춤을 출 때마다 관중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이대훈은 지난 4월에 열린 국가대표선발 최종대회에서 내로라하는 형들을 모두 눌렀다. 최연소 국가대표. 같은 태권도인인 아버지가 그의 태극마크를 가장 기뻐했다. 아버지 이주열(40)씨와 형 이정훈(21)은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약점은 있었다. 바로 국제경험. 이대훈의 국제경험은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 나갔다가 첫판에서 지고 돌아온 게 전부였다. 하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대훈은 경기 후 “국가대표가 된 것도 기쁜데 금메달까지 땄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말 많은 전자호구에 대해서는 “먼저 경기를 뛴 형들이 많이 알려줬다. 그래서 적응에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노은실(21·경희대)이 여자 62㎏급 결승에서 라헤레 아세마니(이란)를 14-2로 완파하고 아시아 최강 자리에 올라섰다. 1회전에서 8점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노은실은 시종일관 일방적인 공세를 펼친 끝에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선배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장세욱(19·용인대)은 남자 68㎏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리 모타메드에게 4-6으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여자 67㎏급의 강보현(19·한국체대)도 준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의 궈윈페이에게 경기 종료 직전 얼굴 공격을 허용해 0-3으로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레인보우’ 틀린 꿈은 없다, 다른 꿈을 꿀 뿐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레인보우’ 틀린 꿈은 없다, 다른 꿈을 꿀 뿐

    그녀, 지완(박현영). 카메라를 잡아본 게 화근이었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 잘 다니던 학교에 무작정 사표를 냈다. 그리고 5년, 그녀 나이 서른아홉, 단편영화 몇 편을 찍어 감독이란 직함을 얻었으나 장편영화 데뷔의 길은 멀고도 멀다. 시나리오를 15번 고친 후에도 지지부진한 입봉에 화가 치민 지완은 제작사와 작별한다. 안 그래도 서글픈 그녀에게 가족의 눈길마저 곱지 않다. 꾹 참고 지켜보던 남편이 때때로 화를 내기 시작하고, 뮤지션을 희망하는 중학생 아들은 아예 엄마를 바보라 놀린다. 묵은 시나리오를 들고 이곳저곳을 방문하다 지친 지완은 문득 새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새로운 제작사가 마련해준 사무실에서 지완은 새 시나리오를 준비하는데, 상업영화의 덫이 다시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레인보우’는 감독 신수원이 자기 삶으로부터 길어 올린 이야기다. 10년 가까이 교편을 잡다 방향을 바꿔 영화를 공부했고 카메라를 들었지만 몇 년이 지날 동안 장편영화의 꿈을 이루지 못한 그녀의 모습이 영화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상업성이 최고의 잣대인 현장에서 지완이 쓴 보통 이야기는 번번이 무시를 당하고, 대단한 지원자인 양 행동하던 프로듀서는 막판에 그녀를 내버리며, 이웃 사무실의 엉큼하고 약아빠진 감독이 연출의 기회를 휙 낚아챈다. 그렇다고 해서 신수원이 상업영화 판의 얄팍한 상황을 정면으로 비판하고자 ‘레인보우’를 만든 건 아니다. 영화를 한낱 분풀이로 삼는 어리석은 짓거리 대신 신수원은 자신에게 ‘다른 목소리’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지완에겐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었고, 그녀는 영화를 통해 그것을 거짓 없이 말하고 싶었을 따름이다. ‘레인보우’는 그 단순한 생각이 통하지 않는 현실에 무언가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묻는 영화다. ‘레인보우’의 한 장면을 보다 나는 웃다 울었다. 선배에게 맞아 뺨이 부은 아들이 마찬가지로 부은 뺨을 내민 엄마를 보게 된다. 얼떨결에 단역으로 출연한 영화에서 주연배우는 그녀에게 “어디로 가느냐?”며 뺨을 때렸고, 수없는 NG 끝에 그녀의 뺨은 얼얼해졌다. 선배에게 저항하다 얻어터지는 순간, 낯선 배우가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순간, 아들과 엄마는 공히 길을 잘못 가는 건 아닌지 고민했을 게다. 그러다 두 사람은 ‘다른 꿈’을 꾸고 ‘다른 길’을 걷고 있을 뿐임을 깨닫는다. 아들에게 ‘루저와 위너’의 뜻을 설명하던 지완은 자신을 ‘행인’이라 표현-‘레인보우’의 영어제목은 극중 단역에게 주어진 이름인 ‘Passerby #3(행인 3번)’이다-한다. 승자와 패자 외에도 다양한 행인이 함께 길을 걷는 바, 흑백이 아닌 무지개 색깔이 사회를 구성한다. 다양한 빛깔이 아기자기 모여 한 몸을 형성하기에, 그리고 하나를 위해 여럿이 힘을 모은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무지개는 그렇게 예뻐 보이는 것이다. 성장하면서 오랫동안 무지개를 잊고 살았다. 무지개는 존재하지 않는 꿈이었고, 난 꿈을 지운 채 살고 있었다. ‘레인보우’는 그랬던 가슴 속으로 무지개를 복원시키는 영화다. 드라마, 코미디, 다큐멘터리 사이로 풋내 나는 뮤지컬과 판타지를 맛깔나게 섞은 솜씨도 훌륭하다. 그러기에 단언한다. 올해 만난 수많은 영화 가운데 ‘레인보우’는 감동과 재미에서 으뜸이다. 영화평론가
  • TV만화 못보게 하자 3세아이 ‘발악 급사’ 충격

    타이완의 3세 남자아이가 TV만화를 보지 못하게 하는 할머니에 반항하며 울다가 급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타이완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 타이베이현에 사는 3세 남자아이는 지난12일 오후 유명 애니메이션인 ‘보글보글 스폰지밥’을 보던 중 이를 저지하는 할머니에 반항을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할머니는 “낮잠 잘 시간이니 그만봐라.”라며 TV를 끄자 아이는 10분간 ‘대성통곡’을 했다. 할머니는 아이를 진정시키려고 강제로 목욕을 시키자 아이는 더욱 자지러지게 울었다. 이어 갑자기 호흡곤란 및 대소변을 쏟아내는 증상을 보여 이에 놀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병원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고 말았다. 할머니는 “원래 지병은 없는 건강한 아이였다. 계속 울더니 갑자기 이렇게 됐다.”며 당황함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는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되자 감정이 갑자기 북받쳐 오르며 흥분한 상태로 사망한 것 같다.”면서 “아이들이 크게 울 때에는 반드시 호흡곤란을 조심해야 하며, 만약 선천적인 심장병 등의 지병이 있다면 반드시 급한 흥분을 피하게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크릿 가든’ 주말드라마 2위

    자상파 TV 주말 드라마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13일 시작한 SBS 판타지 멜로 ‘시크릿 가든’이다. 하지원, 현빈 주연이다. 무엇보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등으로 이어지는 ‘연인 시리즈’에서 콤비를 이뤘던 김은숙 작가, 신우철 PD가 다시 뭉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부잣집 도련님과 생활력 강한 여성 등 캐릭터 관계는 도식적이다. 그러나 상큼하고 감각적인 대사와 빠른 이야기 전개, 만화적이고 신선한 영상 효과, 스턴트맨 세계의 신선함 등이 진부함을 상쇄시켰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 조사 전문업체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시청률 17.2%, TNmS 기준 16.1%를 기록했다. 2회 방송에서는 각각 14.8%와 15.0%였다. 지상파 3사가 방영하는 주말 밤 드라마 6개 가운데 KBS2 ‘결혼해주세요’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이런것도 팝 아트? 이것이 팝 아트!

    이런것도 팝 아트? 이것이 팝 아트!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으로 대변되는 팝아트는 CF, TV, 만화 같은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차용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가볍고, 유쾌한’ 예술이다. 하지만 쉬워 보이는 작품 이면에는 대중매체, 대량소비사회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비판적인 의미가 깔려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메이드 인 팝랜드’(Made in Popland)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중국, 일본에서 팝아트가 어떻게 인식되고, 확장돼 왔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구식 팝아트의 양식적 특징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을 반영하는 내용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의 이미지에 기반해 정치·사회·문화적 현실을 적극적으로 다룬 작품들을 폭넓게 끌어안음으로써 아시아적인 팝아트의 개념을 새롭게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한·중·일 작가 42명의 회화·설치 작품 150점이 선보여지는 전시는 그래서 한눈에도 팝아트임을 알 수 있는 작품들과 ‘이런 것도 팝아트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작품들이 섞여 있다. 전시는 ‘대중’을 키워드로 한 4개의 주제로 나뉜다. ‘대중의 영웅’에서는 권력과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영웅을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인 김동유의 마릴린 먼로 초상, ‘울트라맨’의 캐릭터를 디자인한 일본 작가 나리타 도오루의 드로잉 작품, 나약하고 방관자적인 대중의 이미지를 표현한 중국 작가 팡 리쥔의 ‘대머리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대량소비사회의 이면을 다룬 ‘스펙터클의 사회’에선 일본의 대표적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들과 중국 작가 우쥔융이 인터넷 문화에서 착안해 만든 유쾌한 애니메이션, 그리고 현실과 미래의 문제를 다뤄온 정연두 작가의 타임캡슐 등이 소개된다. 팝아트의 경쾌하고, 밝은 톤을 유지하고 있는 앞의 두 주제와 달리 ‘억압된 것들의 귀환’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잔혹하고, 엽기적인 이미지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부 전시작들은 19세 관람 불가다. 박윤영, 공성훈, 아이다 마코토, 나라 요시모토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마지막 주제인 ‘타인의 고통’에선 대중매체의 발달, 문명의 이기가 낳은 전쟁과 죽음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을 담은 작품들을 모았다. 폭력과 컬트적인 요소가 혼재된 오다니 모토히코의 사진, 사람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모습을 담은 양 샤오빈의 그림은 관람객들에게 고통과 불편함을 안겨준다. 내년 2월 20일까지. 관람료 5000원. (02)2188-6 0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현장 톡톡] ‘쩨쩨한 로맨스’ 제작 보고회

    [현장 톡톡] ‘쩨쩨한 로맨스’ 제작 보고회

    빨갛고 야릇한 포스터가 인상적인 ‘19금(禁)’ 코믹 로맨스 ‘쩨쩨한 로맨스’. 새달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8일 서울 돈의동 롯데시네마 피카다리에서 열렸다. 김정훈 감독이 연출한 ‘쩨쩨한 로맨스’는 뒤끝 하나는 알아주는 성인만화가와 모르면서 아는 척 허세만 가득한 섹스칼럼니스트가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해 성인만화 공모에 함께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배우 이선균·최강희가 투톱으로 나섰다. 먼저 입을 여는 이선균. “드라마가 끝나고 다른 작품에서도 만나고 싶었다. 최강희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고 치켜세운다. 이선균은 이미 2008년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최강희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칭찬은 계속된다. “시나리오를 접하고 최강희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영화를 하게 된 것도 절반은 최강희 때문이다.” 여기까진 제작 보고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른바 상대 배우 칭찬해 주기. 하지만 최강희, 역시 유별나다. 고개를 저으며 “아니다. 연기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고 폭탄 발언 시작. 물론 최강희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진지한 화법이 함께한다. “사실 연기할 때 우리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 맞겠지’라는 기대감에 또 같이 작업해 보고 싶어진다. 우린 참 안 맞는 게 매력이다.” 잘 맞지 않기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단다. 다시 부연설명을 하는 최강희. 이선균만 맞지 않는 게 아니란다. 감독과도 맞지 않았다고 웃는다. “김정훈 감독까지 우리 셋 다 서로 잘 안 맞는 사람들이다. 각자 다른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자꾸 쩨쩨해진다. 계속 구시렁거리면서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또 무척이나 열심히 한다. 그게 희한하게 재미있다. 이번에도 지겹도록 같이 해서 다음에 또 함께 하고 싶어진다.” 결론적으로는 상대배우와 감독에 대한 칭찬이다. 기자들을 ‘낚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동안(童顔) 비법을 묻는 여기자들의 질문에 “타고난 것 같다.”고 짤막하게 답해 좌중을 폭소케 하는 최강희. 곧바로 “지금껏 출연한 영화 중 가장 많은 노출신이 나온다. 이선균씨의 노출도 있으니 (여성분들은) 기대해도 좋다.”며 비법 확인에 실패한 기자들을 달랜다. 역시 능수능란한 솜씨. 이선균도 뒤질세라 “장가 가고 애 아버지가 되고 보니까 이런 장르의 영화를 총각 때처럼 많이 하지 못할 것 같다.”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연애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쩨쩨하게 굴고 삐치고 다투고 질투하기 마련”이라면서 “연인들이 겪는 미묘한 감정들을 재미있게 풀어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돌이킬 수 없는’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돌이킬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의 주인공은 아동성범죄 전과가 있는 인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동성범죄는 좋은 주제이지만, 상업영화의 입장에서 좋은 선택은 아니란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문제를 영화가 소재로 삼는 것, 물론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영화가 다루기엔 쉽지 않은 영역이기에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은 지적받을 만하다. 아동성범죄의 높은 재범률, 보호관찰의 허술, 피해당사자의 심리적 고통이 엄연하며,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지금 ‘돌이킬 수 없는’이 요구하는 중용과 인권은 대책 없는 허울처럼 보인다. 교외에 자리한 마을, 화원을 운영하는 충식(사진 오른쪽)의 7살 난 딸이 사라진다. 한적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하고, 충식은 생업을 포기한 채 딸을 찾아 헤맨다. 어느 날, 작은 실마리라도 구하려 경찰에 들렀던 그는 놀라운 사실을 듣는다. 얼마 전에 마을로 이사 온 세진(왼쪽)이 아동성범죄를 저지른 인물이라는 것. 충식은 마을 외곽에서 자전거 대여점을 운영하는 세진의 주위를 맴돌고, 이웃사람들은 세진과 가족이 마을을 떠나기를 요구한다. 마침내 사건의 목격자를 찾아낸 경찰은 세진을 잡아 취조하는데, 세진은 굳게 다문 입을 열지 않는다. 올해 개봉한 많은 스릴러에는 아동 혹은 힘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등장한다. 항변의 여지가 없는 범죄이고, 관객의 심리적 반응을 쉬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돌이킬 수 없는’은 범죄와 범인과 피해당사자를 다루면서도 스릴러의 방식을 거부한다. 그나마 미스터리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영화는 자진해서 세진이 범인이 아님을 계속 보여준다. 그는 작은 곤충 하나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며, 떠돌이 개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다. 여러 인격을 가진 사이코패스가 아닌 바에야 이렇게 착하고 여린 남자가 범죄를 저지를 리 없다고, 영화 스스로 말하는 듯하다. 이와 함께 충식의 입장을 나란히 배치해 중립성을 지키려 애쓰고 있으나, ‘돌이킬 수 없는’은 세진을 희생양으로 그리면서 자기 관점을 드러낸다. 아동성범죄 전과자의 삶을 냉철하게 그린 전규환의 ‘애니멀 타운’과 달리, ‘돌이킬 수 없는’은 휴먼 드라마의 길을 택한다. 이건 영화의 한계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돌이킬 수 없는’을 차갑고 메마른 사회의 은유로 읽을 때 또 다른 주제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영화의 초반에 삽입된 장면 하나에 주목해야 한다. 마을 주민 중 하나인 변호사가 충식의 집을 바라보며 “(법조인) 친구가 저기로 와 같이 살면 좋겠다.”는 의향을 내비친다. 세진이 도착한 마을은 그냥 조용한 시골 마을이 아니다. 그곳은 적당한 부와 사회적 지위를 갖춘 사람들이 자기들만의 안전한 세상을 꾸며보겠다고 모여든 곳이다(은유가 아니라 경기도 등지에 실재한다). 우아한 삶에 불순물이 끼어든 순간, 평소 친밀하게 굴던 자들은 적대적인 폭군으로 행세한다. 그들의 세계를 파괴하는 자를 용납할 수 없다는 거다. ‘힘없는 동물’을 죽인 건 그들의 배타성이며, 그것이야말로 충식과 세진 같은 미래의 희생자를 낳는 악이다. 우리는 우리 동네의 안녕만을 바란다. 더 중요한 건 우리 동네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 영화평론가
  • SKT ‘T스토어’ 中시장 출사표

    SK텔레콤의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약칭 앱) 스토어인 T스토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플랫폼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SK텔레콤은 8일 중국 단말기 제조업체 레노보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레노보의 스마트폰에 T스토어의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콘텐츠 유통시장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중국의 레노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T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내년에는 중국 이외의 해외 레노보 스마트폰 이용자들도 기본 탑재된 T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PC 제조업체로 유명한 레노보는 현재 ‘러폰’이라는 단일 스마트폰 모델로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12%(약 100만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스토어의 인기 순위를 바탕으로 엄선된 게임 등의 앱 콘텐츠와 음악, 만화 등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T스토어 브랜드숍’을 레노보의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로 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중국 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T스토어 브랜드숍을 유료 콘텐츠 중심의 ‘프리미엄숍’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T스토어 플랫폼을 레노보의 플랫폼과 연동 운영해 국내 개발자들이 중국 앱 시장에 콘텐츠를 쉽게 올리고 전체 다운로드 횟수 및 매출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은 T스토어 브랜드숍의 영역을 향후 태블릿PC, 스마트TV로 넓혀갈 계획이다. 아울러 두 회사는 다방면의 협력을 통해 한·중 개발자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과 레노보는 콘텐츠 판매 수익을 8대2로 분배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언어 및 기술 장벽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웠던 국내 개발자들이 중국 앱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번역 지원 등을 통해 한국형 콘텐츠의 중국 현지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홍성철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은 “이번 제휴를 통해 SK텔레콤은 T스토어를 바탕으로 콘텐츠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백제 역사만화 ‘무령’ 수출

    백제 역사만화 ‘무령’ 수출

    충남도가 제작한 백제 역사만화 ‘무령’이 태국 최대 출판사인 ‘미디 올 미디어’에 수출된다. 도는 최근 이 출판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 내년 1월부터 태국 전역에 만화 ‘무령’을 보급한다고 7일 밝혔다. ‘무령’은 충남도가 공주시, 대원씨아이㈜와 공동 제작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백제의 중흥을 꿈꾸던 무령왕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어린이 만화잡지 ‘챔프’에 연재되고, 4권의 단행본이 나왔다. 도는 먼저 3권까지 120권씩 모두 180만원어치를 보냈고, 10권까지 발간될 경우 총 1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재룡 충남도 문화산업담당은 “지자체가 제작한 만화가 상업화돼 수출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지난 3월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 ‘무령’을 출품해 다각적인 홍보 활동을 벌인 것이 결실을 이뤘다. ‘무령’을 통해 백제문화가 한류 열풍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매리~ 성스 뒤를 부탁해!

    매리~ 성스 뒤를 부탁해!

    스물세살 동갑내기 스타 장근석-문근영이 또 한번 일을 낼 수 있을까. 8일 첫선을 보이는 KBS 2TV 월화드라마 ‘매리는 외박 중’(극본 인은아, 연출 홍석구·김영균)이 시청률과는 별개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전작 ‘성균관 스캔들’의 인기를 이을 수 있을 것인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현재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매리는’은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던 ‘성균관 스캔들’처럼 2004년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만화 ‘풀하우스’의 원작자 원수연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 등 성균관의 꽃선비들이 줄줄이 나오지는 않지만, 이 작품에는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 아이돌 그룹 리더 황태경 역을 맡아 꽃미남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장근석이 남자 주인공을 맡아 다시 한번 뮤지션 역할에 도전한다. 전작 ‘신데렐라 언니’에서 다소 어둡고 차가운 분위기의 은조 역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던 문근영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깜찍 발랄함으로 돌아왔다. 그가 맡은 위매리는 두번의 결혼을 감행하는 인물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교를 휴학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속칭 88만원 세대지만 밝고 낙천적인 캐릭터다. 작품의 성패는 이 두 배우의 연기 호흡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는 이들은 지난 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서로에게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작품 선택의 이유로 상대역 장근석을 꼽은 문근영은 “대본도 매력적이지만, 예전부터 장근석씨와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달달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았다.”면서 “나이도 같고 겪어왔던 상황이 비슷해서 첫 촬영부터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문근영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불렀다는 장근석은 “문근영이란 배우의 성장과정이 저와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다 싶어서 근영씨라면 얘기가 통할 거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첫 회식을 하고 배우들끼리 뭉쳤을 때 서로가 동시에 ‘나 정말 너랑 꼭 해보고 싶었어’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SBS ‘자이언트’와 MBC ‘역전의 여왕’의 틈새에서 ‘성균관 스캔들’처럼 밝고 풋풋한 매력으로 승부한다면 승산이 있어 보인다. 극본을 쓴 인은아 작가는 “이중 가상결혼 이야기라 도발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공중파에 맞춰서 부담스럽지 않고 유쾌하게 결혼과 가족,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연말 분위기에 맞춰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태블릿PC 틈새시장 도전장 국내 중소업체 “우리도 뛴다”

    태블릿PC 틈새시장 도전장 국내 중소업체 “우리도 뛴다”

    애플 아이패드로 시작된 태블릿PC 열풍에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앞세워 가세한 가운데 국내 중소업체들도 태블릿PC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아이리버, 코원 등 MP3 플레이어 및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제조업체들은 한때 글로벌 디지털 시장에서 삼성, 소니,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이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들의 기능을 흡수하고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등 콘텐츠에서 강력한 우위를 선점한 채 앞서 나가자 이들 중소업체들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선택한 길은 태블릿PC 제조업체로의 변신. 각종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제조 노하우를 태블릿PC 개발에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KT를 통해 아이덴티티탭을 출시한 엔스퍼트. 아이패드의 국내 상륙과 갤럭시탭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되기 전에 태블릿PC 수요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인터넷전화 제조업체에서 새로운 변신을 한 엔스퍼트는 지난달 미국 최대의 기기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와 제품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PMP 전문업체 아이스테이션은 지난 8월 말 ‘버디’ ‘듀드’ ‘Z3D’ 등 태블릿PC 3종을 선보였다. 아이스테이션은 특화된 기능과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학생층을 겨냥한 버디는 5인치 화면에 안드로이드 2.1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EBS 콘텐츠 다이렉트 다운로드 서비스와 YBM 시사 전자사전 등 학습용 콘텐츠에 주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Z3D는 세계 최초로 3차원(3D) 기술을 탑재한 태블릿PC이며 듀드는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감상에 특화됐다. PMP업계 1위인 코원은 내년 초에 7인치 안팎 화면 크기의 태블릿 제품을 통신 기능까지 탑재해 출시할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MP3 플레이어와 PMP를 출시해 기존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 내비게이션 제품을 판매했던 싸이들도 태블릿PC ‘M7’을 선보일 예정이다. 싸이들은 20만원대 후반이라는 파격적인 가격과 다양한 교육 및 만화 콘텐츠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MP3 플레이어 신화’를 썼던 아이리버도 내년 1분기 이후쯤 태블릿PC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글로벌 기업과 정면승부하기보다 가격경쟁력, 특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학생, 주부층 등 틈새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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