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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영어가 언어, 소통의 의미를 넘어 진로나 취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 ‘최고의 학교’에서는 2010년 ‘영어 중점 학교’로 선정된 서울의 염광고등학교와 더불어 ‘울 학교 ET’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영어 교사 박용호 교사의 즐겁고 유쾌한 수업도 함께 만나 본다. ●난폭한 로맨스(KBS2 밤 9시 55분) 수영은 누군가가 문 밑으로 몰래 넣은 불길한 편지를 받는다. 동수는 무열이 은재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무열에게 종희와 은재 사이에서 서둘러 입장을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한편 고 기자와 김 실장은 자신들이 서윤의 주변을 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 것이라고 추리한다.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미호는 여전히 희주와 잘 지내는 지완이 불안하다. 지완은 희주와 사촌 관계인 사정을 미호에게 말할 수 없어 고민한다. 세훈은 크리스티나를 효진의 집에 부탁하고 빨리 데려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님께 혼날까봐 말을 꺼내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룬다. 한편 춘복은 해준, 지완 모두 비밀이 있는 것 같아 미심쩍기만 한데…. ●한밤의 TV연예(SBS 밤 8시 50분) 영화 ‘러브픽션’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 공효진. 돌려 말하지 않는 솔직한 질문을 ‘직구로 팍팍 꽂는’ 스타 직구 인터뷰의 이번 주 주인공들이다. 하정우의 독특한 주사와 하정우 때문에 공효진이 길바닥에 누워서 운 사연을 털어놓는다. 직구 인터뷰 최초로 1대1 맞대결을 펼친 만큼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질문 공격이 펼쳐진다. ●교육, 화제의 인물(EBS 낮 12시 10분) 만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만화가 붕붕아트 이은하 대표를 소개한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현직 만화가들과 함께 만화 창작교실을 열고 있는 이 대표와 만화가를 만나고 문화적 감수성들을 키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긴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5분) 새 박사 윤무부. 새를 빼놓고는 그의 인생을 말할 수 없다. 새를 너무 사랑한 윤무부는 평생 새만 관찰하며 살아 왔다. 대학원에 다니던 어느 여름날 철새 이동을 연구하기 위해 개울가에서 관찰하던 중 시체 12구가 떠내려 왔다고 하는데…. 당시 신문 기사에까지 실린 그의 물귀신 될 뻔했던 사연이 공개된다.
  • TV 사고 한대 더? 100만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초부터 치열한 TV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예년보다 이른 신상품 발표회를 마친 두 회사는 연초 성적이 한 해 판매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TV 1대를 사면 1대를 공짜로 주는 등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현재 TV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LG전자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신제품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55인치 모델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32인치 LED TV나 로봇청소기, 노트북 PC, 200만화소 디지털카메라 중 한 개를 공짜로 선택하게 하고 있다. 선착순 777명에게는 금 한 돈을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3명에게는 런던올림픽 참관 기회도 준다. 또 VIP멤버십에 가입할 경우에는 3년 동안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프로모션 행사는 3월 말까지 진행되며 프로모션 제품은 스마트TV 55인치 신제품으로 모델명은 ES8000, ES7000, ES7020 등이다. 삼성전자가 ‘물품’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데 비해 LG전자는 상품권으로 승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출시할 예정인 55인치 시네마 스크린 3D TV를 예약구매하는 고객에게 1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주고 있다. 이 제품은 LG전자의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 중 최상급으로 예약 판매가격은 570만원이다. 1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받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470만원에 구입하게 되는 셈이다. LG전자는 47인치 신제품을 구입하면 5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준다.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이 적용된 47인치 이상 LG 시네마 3D 스마트TV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는 20만원대인 3D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10만원에 구입하는 혜택도 준다. 또 유무선 공유기도 2만 5000원에 받을 수 있다. LG베스트샵에서 이 제품을 구입하면 10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다. 이 밖에 42인치 이상인 시네마 3D 스마트TV 신제품 구입 고객은 기본형 3D 안경 2개 외에도 클립형 안경 두 개를 추가로 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어른들 세상의 중심에서 ‘부조리’를 외치다

    어른들 세상의 중심에서 ‘부조리’를 외치다

    14살에서 18살 소년들이 주인공이다. 이 소년들은 부조리한 어른들과 돈과 권력이란 욕망을 좇는 사회가 만들어낸 복잡한 덫에 걸려 피를 흘리고 있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놓은 덫에 자신의 아이들이 피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렇다면 그 덫을 걷어낼 자는 누구인가? 이런 문제의식이 폭발한 소설 두 편이 나왔다. 차진 문장으로 읽는 재미를 주는 소설가 김연수의 ‘원더보이’(문학동네 펴냄)와 ‘위저드 베이커리’로 25만명의 독자를 확보한 구병모의 ‘방주로 오세요’(문학과지성사 펴냄)다. 주인공이 소년인 데다 원더보이는 2008년 봄부터 문학동네의 청소년 문예지에 연재했던 것이므로 청소년 문학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소설을 청소년 소설로 한정한다면 요즘 출간되는 수준 미달의 문학작품은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두 소설은 서로 다르면서도 무척 닮았다. 사회를 향한 문제의식이 번뜩이지만 따뜻하다. 우선 원더보이부터 살펴보자. #. 김연수 ‘원더보이’ 14살 정훈이, 권위에 짓눌린 이들에게 위안을… 원더보이는 1984년에서 1987년까지의 한국 이야기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이 30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의 한 지점을 완전히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14살에서 17살로 성장해 가는 소년 정훈을 통해 보여준다. 1984년 1t 트럭으로 과일 행상을 하는 아버지를 둔 정훈은 집으로 돌아가는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는다. 일주일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정훈을 기다리는 건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파 간첩을 때려잡았다는 것이고, 자신은 ‘원더보이’라는 별명의 천애 고아가 됐다는 사실이다. 그 남파 간첩은 고작 동네 식당 주인과 종업원을 죽였을 뿐인데 말이다. 비극적인 사고 이후 정훈에게는 새로운 능력이 생겼다.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능력 탓에 정훈은 간첩 혐의를 받고 고문당하는 선량한 사람들의 비밀을 캐내는 데 동원된다. 정훈은 그 상황을 견딜 수 없어 양아버지를 자처하는 검은 선글라스의 권 대령에게서 도망친다. 아버지를 잃고도 정훈은 살아간다. 슬픔과 슬픔이 만나 위로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허영만 만화의 주인공에서 이름을 따 자신을 강토라고 부르는 남장 여자 정희선도 그렇다. 작가는 자꾸 우주 이야기를 한다.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별이 있을까? 우주에는 1000억개의 은하가 있고 1개의 은하에는 또 1000억개의 별이 있다. 그러니까 우주의 별을 세려면 1 뒤에 0이 22개 따라붙어야 한다. 10000000000000000000000개보다 많은 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상상하면 괴로워도 울지 않고 술 먹지 않고 살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민주화에 청춘을 바쳤던 정치인이 지병으로 죽고, 한파를 견디지 못해 노인들이 홀로 죽어가고, 사라졌다고 믿었던 물대포가 시민을 향해 발포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작가는 따뜻하게 말을 건다. 그렇게 별이 많은데 지구의 밤이 어두운 것은 지구가 외롭고 고독하기 때문이라고, 우리의 밤이 어두운 까닭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러니 고통을 견디며 성장해 나가 보자고. 가끔 인쇄가 제대로 안 된 걸로 보이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는 원더보이가 사람의 마음을 읽어낸 대목이다. #. 구병모 ‘방주로 오세요’ 18살 시온이, 못된 기득권에 거침없이 하이킥… ‘방주로 오세요’는 2004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시를 봉헌한다는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서울특별시 강남특별구 대방특별동’을 상상의 공간 방주시로 등치시키며 시작한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진 뒤 20년이 지난 시점의 방주시는 ‘1%’를 위한 도시다. 17살의 고등학교 1학년생인 주인공 이마노는 방주시의 방주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쌍둥이 누이 루비와 함께 입학한다. 마노는 일반적인 청소년 주인공과 달리 주위의 영향력에 쉽게 굴복하는 나약한 소년이다. 작가는 자신의 청소년기 모습이라고 했다. 돌아보면 그 시절이 후회되지만 시간을 되돌려도 현실 참여적 인간이 아닌 나약한 인간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방주고등학교는 방주시의 거주자들로 80%, 방주시 밖의 외부인으로 나머지 20%를 채운다. 방주시 밖의 사람들은 선택받고자 노력하고 방주시 안에서 이미 선택받은 자들은 그것을 유지하고 누리고자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사회는 진보해 나간다? 그 사회는 낙원이다? 이런 결론에 작가는 아닐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차이는 차별인 세상에서 사람을 걸러내는 돈, 명성, 가문, 학업 성취 같은 기준에 과연 우리가 동의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또 다른 주인공 18살 윤시온이 방주고를 폭파시키겠다는 계획을 진행시키는 이유다. 작가는 “평소 우리나라의 불공정한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정부를 지내면서 그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 독자층은 청소년이지만 이렇게 불공정한 시스템을 만들고 운용하는 주체가 어른이기 때문에 어른들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를테면 학교 폭력은 약육강식을 강요하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교육제도라는 것이다. 책에는 주인공들이 몇년도에 살고 있는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운석이 떨어진 지 20년 된 후다. 이것은 미래소설이 아니라 가정법에 의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운석이라는 재앙을 만난 이후에도 여전히 지금과 같은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과연 그 사회는, 지구는 유지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독자를 향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디센던트’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디센던트’

    하와이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남자.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두 딸. 물려받은 거대한 땅을 관리하는 중산층. 매트 킹은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디센던트’는 지상 낙원으로 불리는 하와이를 부정하는 매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하긴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인데 그림엽서 같은 풍경만 펼쳐지진 않았으리라. 사실 얼마 전부터 매트의 삶은 난관에 부닥쳤다. 아내가 보트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면서 아직 10대인 두 딸과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한다. 그뿐 아니다. 큰딸이 던진 폭탄 같은 말은 그를 공황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엄마가 바람을 피운 걸 정말 모른단 말이에요?” 아내와 놀아난 녀석의 이름을 알고 싶고 얼굴을 보고 싶고 무슨 말인가 내뱉고 싶은 매트는 두 딸과 큰딸의 멍청한 친구를 대동하고 길을 나선다. 매트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전작에서 익히 보아온 중년 남자와 다를 바 없는 인물이다. 주변인과 어긋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삐걱거리는 삶을 내버려둔 채 걸어가던 ‘일렉션’의 짐과 ‘어바웃 슈미트’의 워렌과 ‘사이드웨이’의 마일스는 매트의 다른 이름들이다. 풀지 않고 묵혀둔 숙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때 그들은 비로소 고통스러운 진실과 대면한다. 검소를 미덕으로 삼아 항상 일에 매달려 사는 매트는 아내의 외로움과 두 딸의 고민거리를 모르고 지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두 딸이 골칫거리로 자란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페인은 언제나 그랬듯이 인물이 지혜를 찾도록 짧으면서도 긴 여정 위에 세운다. 그는,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현실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은 타인과의 관계를 너무나 골똘히 고민한 나머지 병에 이른다. 그들은 도덕이나 선이 아닌 이해득실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니 관계의 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여 해를 입을까 소심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런 인물들이 영화에도 등장하는데, 보통의 영화가 일삼는 실수는 상처를 쉬 치유하려는 데서 비롯된다. ‘디센던트’는 다르다. 영화는 못난 남자의 못난 감정에 충실하게 접근하고, 주인공은 복잡한 문제들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가족 내부의 갈등과 가문의 영지 처분이라는 안팎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매트는 선조의 역사를 되새긴다. 그리고 선조와 후손이라는 거대한 흐름의 가운데 선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다. 설령 그의 행동과 판단이 옳지 않다 하더라도 설득력을 구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최소한 얄팍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페인의 코미디를 보며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인물들이 행하는 엉뚱한 짓거리에 연민을 느끼게 되고, 실없는 소동에 웃다 문득 관조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코마에 빠진 아내 앞에서 매트가 숨겨둔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을 보자. 듣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혼자 흥분한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자의 슬픔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페인의 코미디가 매번 각별하게 다가오는 건 그런 까닭에서다. 쉽게 만든 인물을 허투루 사용하는 현대영화와 달리, 페인은 인물 하나하나에 진심을 부여한다. 영화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반대로 현장을 잘 통솔하기를 원하는 페인은 배우에게 최선의 연기를 끌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도 리스트에 오를 만하다. 스타가 연기까지 잘할 때, 감탄은 몇 배 커진다. 16일개봉. 영화평론가
  • 반짝이는 창의력… 다른 친구들과 겨뤄 보세요

    반짝이는 창의력… 다른 친구들과 겨뤄 보세요

    ‘평범한 것은 가라.’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학생들은 외모, 취미 등 다방면에서 자신만의 특색을 추구한다.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경력쌓기에서도 청소년들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난다. 수학 경시대회, 과학 올림피아드 같은 전통적인 시험은 물론 디자인·로봇·미용경진대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기량을 뽐낸다. 문화 콘텐츠 창작 경진대회,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경진대회 등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새로운 분야도 많은 학생들의 도전 대상이다. 청소년 대상 경진대회는 실력 겨루기라는 경쟁의 의미 외에도 해당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도전을 자극하는 교육적 차원도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월 둘째주면 전국의 모든 중·고등학교가 긴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맞는다. 다가오는 새학기에는 각종 경진대회에 참가해 방학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겨뤄 보자. 자기소개서에 한 줄 추가될 스펙 이상의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21세기는 디자인의 시대라고 했다.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디자인 공모전의 인기도 뜨겁다. 과거에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전공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자인 경진대회도 속속 생기고 있다. 디자인 경진대회 입상은 특히 디자인 전문 고등학교나 대학의 디자인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경력이 될 수 있다. ●2차 통과 땐 500만원 받아 제품화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 학생 디자인 경진대회’가 대표적인 행사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초·중·고교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서울 학생 디자인 경진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1회 경진대회에는 서울지역의 112개 초·중·고교에서 206개팀 1638명이 참가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예상 밖의 큰 인기에 1차 예선 심사를 거쳐 60개팀을 선발한 뒤 최종 본선심사를 거쳤다. 초등 부문 대상을 차지한 서울 목운초교의 ‘수납 옷을 입은 책걸상과 즐거운 청소’는 기존의 책걸상 디자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분리수거함과 청소도구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좁은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한 작품이었다. 또 중등 부문 대상인 미래산업과학고교의 ‘Line&Edge를 이용한 안전한 횡단보도·신호등디자인’은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일체화시켜 차량과 보행자가 선을 따라 이동하도록 했다. 선을 넘거나 밟지 않으려는 심리적 효과를 이용한 안전한 횡단보도 신호등을 디자인한 작품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에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서울시는 올해에도 디자인 관련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기회로 디자인 경진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청소년 미래상상 기술경진대회’ 역시 중·고등학생의 독창적이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개발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대회로 청소년들의 친(親)이공계 마인드를 기르기 위해 마련됐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매년 4월 열린다. 참가자격은 동일 학교 소속으로 구성된 지도교사 1명, 학생 2명으로 구성된 팀이며 산업용품·학습용품·재활용품·생활용품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1차 관문만 통과해도 2박 3일간 이공계 체험 기회가 주어지며, 약 40팀이 통과하는 2차 관문을 넘으면 3개월 동안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500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학생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아이디어 실용신안을 낼 수 있도록 지원도 해 준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사도 변하듯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에도 유행이 있다. 최근에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스마트폰 전용 앱을 개발하는 경진대회나 문화 콘텐츠 창작 경진대회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대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창작 앱 개발 경진대회’를 진행한다. 42개 팀, 4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지난해에는 모두 10개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1년 최우수상을 차지한 선린고 재학생팀의 ‘내멍멍이’ 앱은 애완견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동물병원 및 각종 애완용품 쇼핑 정보 등을 제공하는 앱이다. 이 밖에도 개인 맞춤형 소셜 커머스 알리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퍼즐 게임 앱 등 신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앱들이 입상했다. 특히 대회과정 중 참가자 11명이 SK컴즈, 게임동아, 아이윅스 등 관련 기업에 취업하거나 인턴으로 채용되는 등 성과를 보여 경진대회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창업·취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렸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해 9월 ‘제2의 앵그리버드(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앱)를 찾아라’를 모토로 대규모 앱 개발 경진대회 ‘슈퍼 앱 코리아’를 진행했다. 이 대회는 참가자들의 앱 개발 과정이 한 케이블TV 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돼 앱 개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기도 했다. ●심폐소생술·회계 관련 대회도 인기 만화·게임·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문화 콘텐츠 창작 관련 경진대회도 큰 인기다. 지난해 7월 대구시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청소년 UCC캠프 대회’는 버스나 자전거로 대구 전역을 투어하며 문화유적지, 관광지, 일반시민 생활상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느낀 대구의 정서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 내는 창작작품 활동으로 86개팀 503명이 참가해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문화 콘텐츠 경진대회에서의 수상은 대학 입학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건국대는 2012학년도부터 새로 문화콘텐츠특기자 전형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공인된 문화콘텐츠 분야 전국 규모 공모전 등의 수상 경력(50%)과 면접고사(50%)로 선발했다. 이 밖에도 중·고교생들에게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응급처치 생활화를 위해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경진대회, 회계 관련 지식의 저변 확대와 특성화고 학생들의 전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된 전국 고교생 회계경진대회 등 다양한 경진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말 영화]

    [주말 영화]

    ●소피의 연애 매뉴얼(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만화가 지망생 소피(장쯔이·오른쪽)는 맹장 수술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외과의사 제프(소지섭·왼쪽)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완벽남이자 엄친아인 제프.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행복하다.’는 엄마의 잔소리도 이제 끝이다. 소피는 달콤한 2년의 연애, 그리고 두 달 후면 완벽한 결혼을 꿈꿨다. 하지만 그녀는 제프에게 차이고 만다. 그 이유는 맹장 수술로 입원한 당대 최고의 톱 여배우 안나(판빙빙)와 눈이 맞아 버린 것인데…. 소피는 아직까지 인정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낮에는 제프 스토킹, 밤에는 실연의 아픔과 행복했던 추억에 눈물 흘리던 그녀. 그러던 어느 날, 기분 전환을 위해 간 파티장에서 고든(허룬동)을 만나고, 그와 함께 ‘배신한 애인을 되찾는 과학적인 다단계 복수극’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복수의 첫 번째 단계부터 처절한 실패를 맛보고 있던 소피. 사진작가 고든이 안나의 옛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니, 소피는 동병상련의 파트너와 타오르는 복수심으로 점점 강도 높은 전략을 구사해 나간다. ●굿바이 보이(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1988년 겨울. 중학생 진우는 술 주정뱅이에 만년 백수인 아버지와 가장에 대한 불만으로 가출을 일삼는 엄마, 그리고 매사 제멋대로인 고등학생 누나와 바람 잘 날 없이 살고 있다. 홀로 생계를 꾸리는 엄마가 안쓰러워 신문배달을 시작한 진우는 신문 배급소에서 악착같이 돈을 벌어 세상으로 나가겠다는 조숙한 ‘독고다이’ 소년 창근을 만난다. 그렇게 진우는 창근에게 담배와 술, 여자 다루는 법을 배워 가며, 아버지에게 배우지 못한 세상 사는 법을 터득해 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술집에서 일하는 엄마 문정을 우연히 목격한 진우. 아무것도 모르는 창근은 진우의 엄마를 여느 술집 여자처럼 조롱한다. 하지만 진우는 그녀가 자신의 엄마라는 걸 말하지 않는다. ●니키타(EBS 토요일 밤 11시 40분) 뒷골목의 불량 소녀 니키타는 정체가 분명치 않은 비밀 정보기관에서 전문 킬러로 양성된다. 엄청난 트레이닝으로 인간 병기가 되어 버린 니키타는 이제 조세핀이라는 이름으로 도시에 던져진다. 임무가 주어지면 때로는 조직과 함께, 때로는 혈혈단신으로 양손에 대형 매그넘 권총을 들고 뛰어 들어가 용서 없는 숙청을 감행한다. 그러나 니키타에게 연인이 생기면서 자신의 처지에 방황하며 죄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조직은 그녀의 변화에 대비해 또 하나의 임무를 하달한다. 적성국 대사관에 침입하여 비밀서류를 사진으로 찍어 오는 일이다. 니키타는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양손에 무기를 든다. 그리고 냉혹한 침묵의 해결사 ‘청소부’와 함께 기관총이 난무하는 곳으로 뛰어 든다.
  • 한국 증시 곧 정점 찍는다고?

    2009년 말, 세계는 마천루 경쟁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595m짜리 건물이 세계에서 가장 높이 솟은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에선 부르즈 두바이(818m) 건설이 한창이었다. 여기에 인도가 델리에 초고층 건물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우연히도 이들 나라는 빌딩의 완공 시점을 전후로 비슷한 현상을 겪었다. 하나같이 주가 폭락을 맛본 것이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원(IIASA)의 선임연구원인 존 L 캐스티는 2015년 완공되는 서울의 초고층 건물을 언급하며 “앞을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곧 한국 주식시장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할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이런 분석이 가능할까. 캐스티는 신간 ‘대중의 직관’(이현주 옮김, 황상민 해제, 반비 펴냄)에서 이 같은 현상을 ‘사회적 분위기’를 이용해 설명한다. 사회적 분위기란 대중이 공유하는 심리로, 이것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파악하면 전문가들의 합리적인 해석보다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초고층 건물을 놓고 보자. 착공 순간 대중의 기대심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한다.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대중의 희망은 점점 잦아들면서 완공될 즈음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주가지수로 맞물려 나타나는데, 저자는 이를 ‘마천루 지수’라고 부른다. 이런 유형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지어진 1930년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연유로 초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떴다는 소식이 있으면 그 나라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올 때가 된 것이라고 내다보면 된다. 저자는 ‘특정(또는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역사의 전환점이 된다.’는 기존의 통념을 반박한다. 오히려 사회적 분위기가 사건을 유도하고 역사를 주도한다는 역관계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2001년 엔론 사태의 경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엔론사의 파산이 금융시장을 냉각시켰다는 게 통념이다. 그러나 그 즈음 주식시장은 이미 이전 18개월동안 39% 하락했고, 오히려 사건 이후 10% 상승했다.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부패를 처벌하라는 대중 욕구로 폭발하면서 결국 파산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분석하는 식이다. 저자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경제 지표, 역사적 사건들을 엮어 유행하는 색깔이나 치마 길이, 디즈니 만화가 잘 팔리다가 어느 순간 공포영화가 판을 치는 취향 변화 등 사회 문화 현상부터 서구의 몰락과 강대국의 흥망,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등 거대담론까지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가뭄시계를 이용한 날씨와 전쟁의 상관관계, 1925년부터 2000년까지 다우존스지수 변화와 중동지역 정치 변동 등을 보여주는 다양한 그래프가 특히 흥미롭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책꽂이]

    ●자본주의적 인간, 중국 남부인(정재용 지음, 리더스 북 펴냄) 중국 성장의 근원을 좇다 중국 남부인들을 만났다. 돈을 신앙처럼 여기다 보니 부와 길운을 뜻하는 숫자에 열광하고 오직 현금만을 받아들이며 풍수를 진지하게 믿는다.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체제 이전에 이들은 이미 자본주의적 인간이었다는 진단이다. 1만 5000원. ●언론이 말해주지 않는 불편한 진실(박종성 지음, 북스코프 펴냄) 미디어 발달에 따라 국제 뉴스는 넘쳐나지만 정작 그 사안의 속살에 대해 조명해 주는 뉴스는 드물다. 익숙지 않은 맥락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단편적으로 던져놓기만 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양극화, 분쟁, 종교, 민족, 환경, 질병 등 6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배경을 설명한다. 1만 5000원. ●유로의 미래를 말하다(조지 소로스 지음, 하창희 옮김, 지식트리 펴냄) 유럽 경제통합은 어정쩡한 수준이다. 경제를 통합하면서 정치 통합은 미루는 방식이어서다. 해서 단일통화경제권을 만들어두긴 했는데 이를 엄격히 관리·감독할 시스템이 없다. 해서 언제든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점은 누누히 지적되어 왔다. 지난 금융위기 때 정확히 드러났다.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USA처럼 USE(United States of Europe)를 꿈꾼다면 좀 더 강력한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 3000원. ●보수 시대의 종언과 새로운 권력의 탄생, 정치의 몰락(박성민 지음, 강양구 인터뷰, 민음사 펴냄) 정치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면서 수년간 선거를 치러본 저자와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 기자의 대화록이다. 정치에 대한 여러 평이나 말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결론은 투표이고 정당이고 정치인일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얘기한다. 1만 4000원.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힘 경제고전(다케나카 헤이조 지음, 김소운 옮김, 북하이브 펴냄) 애덤 스미스에서 케인즈, 슘페터를 거쳐 하이에크와 뷰캐넌에 이르기까지 경제고전에 대한 짧은 평을 달아뒀다. 저자는 고이즈미 내각의 경제개혁을 지휘한 게이오대 경제학과 교수다. 그 개혁으로 말미암아 신자유주의자라 강하게 비판받았다. 해서 경제사상으로 경제현실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분노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1만 5000원. ●만화가 정현웅의 재발견(정현웅 지음, 백정숙·최석태 해설, 정현웅기념사업회 엮음, 현실문화 펴냄) 고등학생 시절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을 비롯해 장정, 삽화, 미술평론 등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펼친 일제강점기 조선의 대표적 예술가 정현웅. 월북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그의 작품과 예술세계를 60년 만에 조명한다. 초창기 한국만화를 들여다보고 당시 문화상을 엿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1만 8000원.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미스터나이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미스터나이스’

    40여개의 가명으로 불렸던 남자. 여든개가 넘는 전화번호를 지녔던 남자. 전 세계에 걸쳐 20여개의 회사를 꾸렸던 남자. 영국과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은밀한 동반 관계를 유지했던 남자. 마약 부호이면서 교사, 스파이, 작가, 핵물리학자 등의 경력을 자랑했던 남자. 요즘 같은 세상에선 그리 대단한 이력이 아니라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워드 막스가 바다 양쪽의 대륙을 뒤흔든 시기는 지난 세기 중후반이다. 20세기의 악명 높은 영국인 중 한 명인 막스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에 마약으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인물이다. ‘미스터 나이스’는 1997년에 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막스의 동명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제목은 그의 수많은 가명 중 하나인 ‘도널드 나이스’에서 따왔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막스는 결코 ‘나이스’한 인물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원작자 존 러카레이와 막스를 비교해 보자. 두 사람은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엘리트이고 선생으로 잠시 활동했으며 국가 정보기관과 접촉했던 실존 인물이다. 그러나 러카레이가 경험을 살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거듭 태어난 것과 반대로 막스는 뛰어난 두뇌와 경력을 전부 악행을 쌓는 데 쏟아부었다. 보통 전기영화는 인물의 고약한 행적조차 달콤한 향기로 중화시킨다. 하지만 ‘미스터 나이스’를 연출한 버나드 로즈는 막스의 악행을 미화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는 막스가 저지른 못된 짓거리들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도대체 이건 무슨 악취미란 말인가. 막스는 화려한 언변과 교묘한 술수로 법망을 피했고 위대한 거짓말과 위선적인 행동으로 출소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손수 쓴 책이 과연 얼마나 진실에 충실할까. ‘미스터 나이스’는 전기영화가 아니라 한 편의 모험영화인 양 군다. 웨일스 광산촌에서 태어나 대륙을 오가는 마약상으로 활약한 시골뜨기의 삶은 신 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마약 운반에 동원된 아일랜드 영웅, 마약을 제조해 돈을 벌어들이는 중동국가, 민감한 지역을 자유로이 오간 까닭에 스파이가 된 막스의 행적 등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다. 로즈의 연출 태도는 옳다. 영화 같은 삶을 산 남자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처럼 풀어야 하는 법이다. ‘캔디맨’으로 주목받은 로즈는 이후 지루한 전기영화를 만들며 경력을 갉아먹었다. 전기영화가 줄줄이 소개되는 요즘, 로즈가 연출한 또 한 편의 영화에 관심이 갈 리 없었다. 예상을 뒤엎고 로즈는 기존 경향에 반하는 신선한 전기영화를 내놓았다. ‘미스터 나이스’는 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던 역사적 공간을 반혁명적 소재로 관통하는 이상한 시대물이다. 시대에 대한 농담 혹은 숨겨진 역사 들추기로 읽을 수도 있으나 ‘미스터 나이스’는 ‘악당의 흥미진진한 연대기’로 우선 기능하는 작품이다. 지나간 시대를 재현한 낭만적이고 예스러운 영상과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충돌한다는 점에선 켄 러셀(1927~2011)의 전기영화들이 연상되는데, 러셀은 여러모로 로즈의 선배에 해당하는 감독이다. 로즈는 진작 이런 길로 틀었어야 했다. 9일 개봉. 영화평론가
  • [현장 톡톡]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현장 톡톡]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드라마 시청률의 키(Key)를 쥔 타깃층은 주로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제목에 ‘꽃미남’을 앞세운 드라마가 유난히 자주 눈에 띈다. 순정만화 같은 부류의 판타지를 보여 준 ‘꽃미남 라면가게’에 이어 이번엔 ‘닥치고 꽃미남 밴드’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오늘 첫선… 강남 유일 달동네 밴드의 고군분투기 30일 첫선을 보이는 tvN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팀을 제작발표회가 열린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만났다. 이날 드라마를 이끌어 갈 고등학교 록밴드 ‘안구정화’ 멤버인 성준(권지혁 역), 엘(이현수 역), 이현재(장도일 역), 유민규(김하진 역), 김민석(서경종 역)과 밴드 ‘스트로베리 필즈’의 리더 유승훈 역의 정의철, 여주인공 임수아 역의 조보아는 연신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연출은 영화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의 이권 감독이 맡았다.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강남 유일의 달동네에 살던 자유분방한 록밴드 ‘안구정화’ 멤버들이 대대적인 학군 개편으로 최고의 학교인 정상고등학교로 강제 전학을 가는 데서 출발한다. 멤버들은 엄청난 빈부 격차와 차별대우를 느끼며 음악에 몰입하고, 온몸으로 세상에 대한 반항심을 표출한다. 그리고 이내 학교의 최고 골칫거리이자 스타로 떠오른다. ●“외모뿐 아니라 연주·연기까지 잡겠다” 제목에 꽃미남을 내세운 것은 물론, 실제로도 출중한 외모를 지닌 배우들이 출연하는 만큼 ‘꽃미남’ 타이틀은 여러모로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출연진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슈퍼스타K 3’ 출신으로 밴드의 키보디스트 경종을 연기하는 김민석은 “제목을 모르고 오디션을 봤는데 기분은 좋더라.”며 웃었다. 드러머 장도일을 연기하는 그룹 ‘메이트’의 이현재는 “처음에 안구정화가 제목인 줄 알고 당황했는데, 바뀐 제목을 듣고 더 당황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기타리스트 현수를 연기하는 그룹 인피니트의 엘도 “출연하는 형들이나 누나가 잘생기고 예뻐서 나는 (스스로) 꽃미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모로는 안 되니까 연기라도 열심히 해서 형들을 따라잡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반면 모델출신 배우 성준은 “제목이 좋다.”면서 “대놓고 꽃미남이라고 하는 게 뭐 잘못됐나.”라고 되레 묻는 등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들은 연기에 대한 욕심도 나타냈다. 카리스마 있는 눈빛과 탁월한 음악 실력으로 밴드를 이끌 리더 권지혁 역의 배우 성준은 “지혁은 반응이 중요한 캐릭터”라면서 “‘나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이런 걸 항상 생각하며 반응에 중점을 두고 연기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전자기타를 쳐 봤다는 엘은 “생각보다 어렵고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형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연기를 하고 싶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모든 걸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재 또한 “연기자 동료들이라 포즈가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잘하더라.”라면서 “‘아,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란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16부작인 ‘닥치고 꽃미남 밴드’는 30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댄싱 채플린’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댄싱 채플린’

    발레리노 루이지 보니노가 ‘코펠리아’(프랑스 작곡가 L 들리브의 발레) 공연에 서려고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도착한 때였다. 안무를 맡은 롤랑 프티는 보니노를 보다 새로운 창작극을 머리에 떠올렸다 한다. 보니노가 찰리 채플린으로 분장하고 춤을 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발레극 ‘댄싱 채플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991년의 초연 이후 170여회에 걸쳐 ‘댄싱 채플린’ 무대에 오른 보니노는 이제 환갑을 지난 나이가 됐다. 프티의 아내인 지지 장메르가 ‘댄싱 채플린’을 영상으로 남기자는 기획을 제안했고, 평소 보니노와 친분이 깊은 발레리나 쿠사카리 타미요와 그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수오 마사유키가 연결되기에 이른다. 때마침 수오는 아내의 마지막 무대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싶었던 차였다. 영화 ‘댄싱 채플린’(26일 개봉)의 전반부는 1시간에 걸쳐 제작 과정을 수록했다. 공연 60일 전 일본에 도착한 보니노와 무용수들이 쿠사카리와 연습을 시작한다. 그 사이 수오는 밀라노에서 프티와 만나 영화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스위스로 가서 채플린의 아들 유진으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들어본다. 영화의 후반부 1시간 10분여는 도호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공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2막 20장의 발레극은 영화화 과정에서 1막 13장으로 재구성됐다. 영화 ‘댄싱 채플린’의 기본 아이디어는 좋다. 은막 위에 재현되는 무용계의 거장 프티의 발레극은 그 자체로 가슴 설레는 유혹이다. 문제는 영화로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좋은 의도가 곧 좋은 영화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댄싱 채플린’이 덜컹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아내를 향한 수오의 사랑이다. 자고로 감독은 사적인 감정을 영화 위에 두면 안 되는 것이, 그로 인해 영화에 독이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보그다노비치와 배창호가 경력의 정점에서 ‘데이지’와 ‘황진이’를 만들면서 저지른 실수를 수오는 ‘댄싱 채플린’에서 반복한다. 게다가 수오와 쿠사카리는 전성기도 아닌데 말이다. ‘댄싱 채플린’의 핵심은 채플린으로 분한 보니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와 쿠사카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뒤뚱거린다. 일례로 쿠사카리의 연습 장면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써 영화는 자신의 몸을 희생한다. 결과가 좋았다면 구태여 수오의 연정을 탓할 필요까진 없을지도 모른다. ‘댄싱 채플린’은 무대극을 영화로 옮긴 까닭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작품이다. 나쁜 영화라는 뜻이다. 보니노는 역을 맡은 이후 채플린 영화를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를 재해석하는 게 아니라 채플린을 자기식으로 창조하기 위해서였다. 그에 비해 영화 ‘댄싱 채플린’은 발레극이 스크린으로 옮겨 와 아무런 미덕도 얻지 못한 경우다. 공연의 녹화 본을 극장에서 상영한다 해서 그것을 영화라 부르지는 않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코미디언과 익숙한 방식으로 재회하는 것, 그 이상이 요구되는 작업이었지만 ‘댄싱 채플린’은 공연 녹화 본과 메이킹 필름을 결합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때 드라마의 장인이었던 감독이 신인 다큐멘터리 작가처럼 구는 모습을 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필자의 말이 의심스럽다면 같은 해에 빔 벤더스가 비슷한 성격의 다큐멘터리 ‘피나’에서 거둔 성취와 비교해보길 바란다. 영화평론가
  • 강원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레킹

    강원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레킹

    용암이 식으며 만든 주상절리 협곡 앞에 서보셨는지요. 혹은 물과 시간이 조탁한 화강암 절벽에 손을 대본 경험은 있으신가요. 빼어난 풍경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기란 쉽지 않지요. 예컨대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이 그렇습니다. 강 양쪽에 멋들어진 협곡이 줄곧 이어지지만, 강물 탓에 멀리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겨울은 놀라운 선물을 선사합니다. 얼음입니다. 매섭도록 차가운 겨울이 강물을 꽁꽁 얼리고, 좀체 다가갈 수 없었던 풍경 속으로 다리가 놓여집니다. ‘추가령구조곡’이라 불리는 한탄강 협곡은 그제야 스스로의 나신을 아낌없이 사람들에게 드러냅니다. 그 기간은 길어야 1개월 남짓. 스릴 넘치는 ‘한탄강 얼음 트레킹’ 또한 그 기간에만 가능하지요. ●강물을 거슬러 오르다 출발 전 발목과 다리, 그리고 허리 스트레칭으로 꼼꼼하게 몸을 푼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출발지는 장흥리 대교천 협곡이다. 동호회 중심으로 이뤄지는 얼음 트레킹이 직탕폭포에서 시작해 한탄강을 따라 곧장 순담계곡까지 가는, 혹은 그 반대인 것과 대비된다. 정경해 DMZ철원평화관광 대표는 “대교천은 북한 오리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맨처음 흘러간 곳”이라며 “한탄강의 이름값에 가려 있지만, 실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대교천 협곡”이라고 강조했다. 대교천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온전히 얼음 트레킹을 즐긴 게 아니란 뜻이다. 안내판은 ‘대교천 현무암 협곡’을 천연기념물 436호라 적고 있다. 협곡 초입의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들이 눈길을 끈다. 여러 차례 철원을 찾았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이다. 한여름,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졌을 현무암 주상절리들의 자태가 또렷하다. 강폭은 25~40m, 높이는 30m쯤 된다. 협곡 건너편은 경기 포천 관인면이다. 이런 이유로 포천에서는 대교천 협곡을 관내 ‘한탄강 8경’ 가운데 제 1경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얼음 트레킹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신경 써야 할 게 많다. 먼저 숨구멍이다. 물이 어는 과정에서 부피가 커지며 봉긋하게 솟아오른다. 숨구멍과 만났을 땐 우회하는 게 좋다. 여울 지대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얼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 대부분 가이드가 안전하게 이끌긴 하지만, 개별 행동은 금물이다. 아이젠은 지참하되, 필요한 경우에만 착용하는 게 낫다. 얇게 눈이 덮여 미끄럽지 않은 데다, 바위를 오르내리려면 외려 불편할 때가 많다. 반면 등산 스틱은 필수품이다. ●수억년의 시간과 마주하다 검은 현무암들이 늘어선 대교천을 1.5㎞가량 걸어 내려가면 양합소다. 한탄강이 금강산에서 발원한 금성천 등과 합쳐진 뒤, 또한번 대교천과 몸을 섞는 곳이다. 이때부터 한탄강은 한껏 몸피를 키우기 시작한다. 도보꾼의 눈이 놀란 토끼눈처럼 커지고, 입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나오는 것도 바로 이쯤에서다. 대교천 너머로 근육질의 남성적인 풍경이 떠억하니 버티고 섰는데, 여간 장엄하지 않다. 너른 한탄강은 꽁꽁 얼어붙었고, 양안의 절벽들은 힘줄 튀어나온 거인의 팔뚝처럼 불끈 솟았다. 여기서부터 한탄강 중심을 따라 거꾸로 올라간다. 얕은 대교천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품이 넓은 강. 얼음 아래는 대략 5m 깊이의 물길이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오금이 저릴 지경이다. 눈이 덮여 아래가 안 보이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종종걸음으로, 하지만 시선만은 주변 풍경에 고정시킨 채 가이드를 따라 걷는다. 목적지인 고석정에 이르는 동안 강 양쪽 절벽은 그야말로 천변만화의 풍경을 내어준다. 잉어바위와 거북바위, 선녀탕 등 명소들을 굴비 두름 엮듯 줄줄이 꿰고 있다. 여름철 래프팅을 즐기며 주‘주’간산(走舟看山) 했다고 만족하지 말길. 거북바위의 콧날을 만져보고, 선녀탕 안쪽까지 들어가 물의 침식을 받아 둥글둥글 해진 바위에 앉아 보는 건 이 계절만의 호사다. ●주상절리가 커튼처럼 둘러친 송대소 고석정에선 다시 뭍으로 올라온다. 고석정부터 승일교까지 얼지 않은 여울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승만과 김일성의 가운데 글자를 따 이름 지어졌다는 승일교 아래에서 다시 얼음 트레킹이 시작된다. 목적지는 상류의 송대소다. 거리는 4㎞ 남짓. 송대소에서 더 위쪽의 직탕폭포까지 다녀오는 도보꾼들도 적지 않다. 작은 여울 위로 물새들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날아든다. 낭만적인 풍경이다. 이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마당바위다. 일종의 너럭바위인데, 여인네의 허리께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이 일품이다. 종종 바위 위에서 누드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니, 제대로 장소를 고른 셈이다. 마당바위에서 30분가량 거슬러 오르면 물소리가 굉음처럼 들리는 큰 여울에 닿는다. 송대소의 대문 역할을 하는 곳. 여울 주변은 온통 너덜들이다. 경남 밀양의 만어석(萬魚石) 너덜지대를 닮았다. 너덜지대 너머가 송대소다. 낭만적이던 풍경은 마지막 너덜을 넘자마자 묵직한 풍경으로 돌변한다. 거인들이 어깨를 맞댄 채 얼어붙은 땅에 무엇하러 왔느냐며 윽박지르는 듯하다. 토박이 가이드 박종선씨에 따르면 송대소의 수심은 가장 깊은 곳이 30m가량 된다. 강 가운데엔 강가의 절벽 크기와 견줄 만한 수중 절벽이 있다고 한다. 수심도 절벽을 기준으로 2단 구조를 이룬다. 박씨는 “어렸을 때 이곳에서 자주 수영을 즐겼는데, 상류에서 내려오다 수중 절벽 근처에 이르면 배에 닿는 물이 차게 느껴질 만큼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송대소는 넓다. 무엇보다 주변을 커튼처럼 둘러친 주상절리 절벽들이 압권이다. 오로라에서 초록빛이 쏟아져 내리듯, 형광등 형태의 주상절리 기둥들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송대소는 위에서 볼 때 새삼 크기와 깊이가 넓고 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검푸른 얼음 위로 수백개의 발자국이 찍혀 있다. 그만큼 많은 도보꾼들이 알음알음 다녀갔다는 뜻. 하지만 입춘이 지나면 송대소 쪽 루트는 안전상 출입하지 않는 게 좋다. 박씨 또한 추위가 맹위를 떨치지 않는 이상, 입춘 이후 송대소 루트는 안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꼭 봐야겠거들랑 부디 내년을 기약하시라. 글 사진 철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동부간선도로나 43번 국도 의정부·포천방면→운천→신철원, 또는 올림픽대로→구리요금소→외곽순환고속도로→퇴계원·일동방면→43번 국도 포천·운천방면→신철원 순으로 간다. 민통선은 동절기(11∼2월) 09:30,10:30,13:00,14:00 4회 출입이 가능하다. 신분증은 반드시 지참할 것. 매주 화요일은 쉰다. 철새 탐조는 토교저수지, 평화전망대, 아이스크림고지, 철원두루미관 월정역사에서 할 수 있다.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450-5365. 전적지관광사업소 450-5558. 얼음 트레킹: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 DMZ철원평화관광에서 패키지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한탄리버스파호텔 온천욕 포함 2만 7000원. 455-8275. 주변 볼거리: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이 일반에 개방됐다. 오래전 궁예와 왕건이 터를 잡았고, 일제 강점기엔 신사가, 군사정권 시절엔 이른바 ‘삼청대’가 세워졌던 사연 많은 산이다. 정상에서 서면 북한 평강고원과 오리산, 피의 능선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노동당사 맞은 편에 있다. 3월이면 철원 지역 일부 민통선 초소들이 현재 위치보다 더 북쪽으로 물러선다. 따라서 양지리나 토교·강산저수지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출입할 수 있던 곳들도 아무 제재 없이 오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맛집:삼정콩마을두부집은 콩음식 전문점이다. 별미 콩비지 5000원, 두부전골(2인) 1만원. 고석정 인근에 있다. 455-9284. 폭포가든은 메기매운탕으로 유명하다. 직탕폭포 옆에 있다. 455-3546.
  • [문화마당] 겨울이 준 이야기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겨울이 준 이야기들/신동호 시인

    강가의 나무들은 하얗게 눈꽃을 피웠다. 국도는 버스가 끊긴 지 오래되었고 눈길에는 꿩들의 발자국만 어지럽게 주인노릇을 하고 있었다. 쓰러진 옥수숫대가 을씨년스럽던 산기슭의 밭도, 슬레이트 지붕의 눈물 같던 녹물 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하얗게 뒤덮어 버린 겨울은 순간순간 면죄부를 주었다. 누나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낄낄대며 길을 걸었다. 늘 발이 시려 투덜거렸지만 나도 모르게, 큰댁으로 가는 겨울은 간혹 쩡쩡 강이 어는 소리와 함께 신발의 문수를 키워주고 있었다. 큰아버지는 솜씨가 좋으셨다. 커다란 방패연에 몸통만 한 얼레까지 갖추고 언덕에 오른 아이들은 드물었다. 바람이 뒤에서 어린 등을 밀어붙일 때 연은 더 높이 하늘로 올랐다. 얼레를 돌리는 손이 곱아 터지도록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가느다란 연줄을 통해 하늘에 닿는 기분이었다. 굳이 ‘액땜’이라는 어른들의 단어를 떠올리지 않아도 좋을 만큼 구질구질한 기억을 잊기엔 그만한 게 없었다. 설날 차례는 늘 부엌의 부산함과 아버지들의 우아한 몸짓으로 기억된다. 향을 피우고 지방을 쓰던 먹의 향기, 현증조고(顯曾祖考)가 쓰일 때 얼굴을 알 수 없는 증조부의 기침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큰아버지의 커다란 손에서 장난기는 보이지 않았다. 고추를 따자며 사타구니를 파고들던 손이었다. 위엄과 예를 갖춘 시간 동안 나는 가족 간의 서열을 익혔다. 아니, 억지로 가슴에 새겨 넣었는지도 모른다. 윗목에 앉은 어머니들과 누나들, 그들의 시집살이와 주자성리학 같은 것들을 어찌 눈치나 챌 수 있었을까 말이다. 강이 얼면 스케이트를 탔다. 강원도의 겨울은 뼛속까지 한기가 들어왔다. 어디나 강이 얼었고 한기를 이기는 방법으로 누구나 언 강과 어울렸다. 얼음을 다독거린 곳은 어디나 스케이트장이 되어서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아저씨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내가 콧물을 훌쩍이며 비닐하우스에서 파는 어묵국물이나 털모자에 관심을 쏟을 때 누나는 잠시도 쉬지 못하고 빙상 위를 맴돌았다. 코치의 기합을 피해 속도를 높인 열두 살 소녀의 꿈은 금메달이었다. 함성소리가 지나가고 누나가 눈물을 훔칠 때 2등이 남겨놓은 상실감이나 소녀의 꿈을 이어줄 형편 따위를 알 턱이 없었다. 철없이, 귓불이 얼어버릴 만큼 매서운 바람만 걱정하고 있었으니, 세상이 눈 덮인 겨울만 같지 않다는 걸 어찌 알 수 있었을까. 겨울이 더해지고 태어난 딸들이 그런 누나가 되어 가서야 변화의 필요를 조금 느꼈을 것이다. 어김없이 올 설에도 차례상을 차렸다. 몇 번 간소함으로 넘어가 보려 했고, 여행으로 대신해 보려고도 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전통이 각인한 기억은 때로 죄책감이 되기도 해서, 또 향을 피우고 술잔을 따랐다. 서열에 맞게 절을 하고 메를 올리면 어느새 조상까지 올라간 인연의 끈이 가부장의 아들로 나를 돌려세운다. 딸과 함께 만화책을 보며 권위를 낮추던 나는 위패와 더불어 없는 위엄이 생겨 가끔 혼란스럽다. 향아설위(向我設位). 나는 김지하의 ‘남녘땅 뱃노래’에서 처음 이 단어를 보았다. 1897년 이천의 작은 마을 앵산동, 동학의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이 제사에 대한 혁명적 대안을 내놓았는데 제사상을 ‘산 사람, 곧 나를 향해 돌려놓으라.’는 말이었다. 조상의 혼은 저 벽 너머에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니 우리는 사실 형식의 굴레를 벗어나도 된다. 남존여비와 허례허식 같은 단어를 박물관에 보내도 무방하다. 예절의 변화도 물론 필요하다. 겨울은 간절해지는 시간이다. 온기가, 초록의 만발함이 간절해지고, 또 부족함에 대한 이해의 폭도 적당히 깊어진다. 쌩쌩 팽이를 돌리지만 언젠가 그 팽이가 멈춰야 한다는 것도 안다. 세상이 그리 인자하지 않으니 우리라도 나누고 존중해야 함을 깨닫는다. 화해와 평등은 그래서 겨울에 시작한다. 세상 모든 누이들과 장성한 딸이 걷는 길에 흰 눈이 쌓이면 좋겠다. 눈 위에 난 모든 길은 새 길이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1996년 알제리에서 일어난 ‘프랑스인 수도사 납치 사건’을 영화화했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어느 날 산골 마을 티브히린에 위치한 수도원에도 내전의 긴박한 상황이 전해진다. 정부군의 보호 제안과 출국 요청에도 수도사들은 소명에 따라 도착한 땅을 떠나지 않기로 결의한다. 이듬해 3월 26일 새벽 1시 무장 괴한들이 수도원에 침입해 수도사들을 납치한다. 프랑스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인질범은 일곱 명의 인질을 전부 살해했고, 그들의 죽음은 양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신과 인간’(원제: Des hommes et des dieux)은 납치되기 전까지 수도사들이 수도원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연기와 연출을 병행해온 자비에 보부아는 근래 비평적인 성공을 거둔 프랑스 감독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감독 데뷔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거푸 수상한 그는 ‘신과 인간’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종교 영화의 면모 때문에 전작들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신과 인간’은 ‘네가 죽을 것을 잊지 마라’, ‘신참 경찰’에서 이미 다룬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선택’의 문제를 재차 화두로 삼은 작품이다. 보부아는 프랑스와 알제리,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정치, 문화, 역사적 갈등 같은 민감한 이슈를 기점으로 ‘사랑, 평화, 자유’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수난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나 ‘신과 인간’은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 이상한 수난극이다. 인물들이 겪는 엄청난 시련과 눈물겨운 희생의 드라마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수도사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주어진 과업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며, 느리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영화 또한 수도원의 일상 바깥으로 좀체 벗어나지 않는다. 공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수도원의 일상이 버티기 힘겹게 변하고, 그럴 때마다 수도사들은 기도, 찬송, 부엌일, 정원 가꾸기, 환자와 이웃 돌보기에 정진하는 방식으로 폭력에 저항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각자의 절규하는 내면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일기와 편지를 쓰는 동안, 노동하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동안, 깊은 밤에 어두운 벽을 바라보는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한다. 은총을 전하러 온 천사가 떠 있어야 할 자리에 전투용 헬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영화는 수도사들의 절박함을 표현한다. 공포에 맞서 그들은 찬송의 소리를 더욱 높인다. 잔혹할 정도로 선명한 그 이미지에는 슬픔과 숭고함이 공존한다. ‘신과 인간’은 결국 어떻게 죽느냐에 관한 영화다.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 삶을 어떻게 마치는가이며, 그것은 곧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를 역으로 결정짓는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백미는 납치 전날 밤의 만찬 장면에 있다. 곧 닥칠 죽음의 그림자를 예감한 듯 수도사들은 마지막 만찬 자리에 둘러앉는다. ‘백조의 호수’를 듣고 와인을 기울이며 그들은 무언의 인사를 나눈다. 클로즈업으로 포착된 인물들은 저마다 회한 어린 표정으로 믿음, 기쁨, 불안, 슬픔, 고통의 흔적을 쏟아낸다. 특히 노 수도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현장에 함께 있는 듯 감정을 억누르기가 어렵다. 영화가 ‘얼굴의 춤’이 빚는 예술임을 절감하게 하는 장면이라 하겠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짱구·머털도사 보면서 깔깔깔

    짱구·머털도사 보면서 깔깔깔

    설 명절, 어린이들은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을 주목하자.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들어줄 특선 만화를 잔뜩 만날 수 있다. 어린이채널 투니버스는 설 연휴를 맞아 특집 프로그램을 대거 마련했다. 투니버스가 자랑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특집 ‘최강의 요원 스페셜’은 21일부터 24일까지 4일 동안 오전 11시에 전파를 탄다. ‘안녕 자두야’,‘와라! 편의점’,‘짱구는 못말려’ 등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들이 총출동한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 키즈 버라이어티 ‘막이래쇼:무작정 탐험대’ 시청자 캠프 편을 모아 22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오후 1시에 방송한다. ‘339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힌 8명의 어린이 시청자들과 6명의 어린이 MC들이 부산으로 떠난 여행기가 전편 방송될 예정이다. 인기 애니메이션들의 가족과 연휴 이야기를 모은 특집 ‘가족오락관’도 21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 방영될 예정이다. ‘짱구는 못말려’,‘아따맘마’,‘안녕 자두야’,‘꿈파티시엘’,‘캐릭캐릭체인지’등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가족과 연휴에 관한 에피소드만 묶어 방송한다.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맥스는 설 연휴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로 ‘한국 만화계의 국보’로 평가받는 ‘만화작가 이두호’ 특집을 마련했다. 이번 특집 방송은 이두호 작가의 작품 중 TV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머털도사’,‘머털도사와 108요괴’,‘머털도사와 또매’ 등 ‘머털도사 시리즈’와 독특한 캐릭터가 인상적인 ‘장독대’로 구성됐다. ‘머털도사와 또매’,‘장독대’는 설 연휴인 21일과 22일 낮 12시 30분에, ‘머털도사’,‘머털도사와 108요괴’는 23일과 24일 낮 12시에 각각 방송된다. 이두호 작가는 유행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타지 않는 ‘바지저고리문화’라는 자신만의 뚜렷한 세계관으로 한국적인 캐릭터와 그림체를 창조해내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는 만화작가의 한 사람이다. 특히 1980년대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손꼽히는 ‘머털도사’ 시리즈는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로 첫 방영 당시 54.9%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현재 리메이크 버전으로 제작하고 있다. 유아전문채널 디즈니주니어는 설 연휴를 맞아 21일부터 24일까지 엄마와 아이가 함께 교감하며 시청할 수 있는 인기 애니메이션을 연속 방영한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21일에는 미키, 미니, 도널드 덕 등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미키마우스 클럽하우스’를, 22일에는 피터팬의 전설을 이어갈 ‘제이크와 네버랜드의 해적들’을 오후 4시부터 밤 8시 30분까지 연속 방영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광개토태왕(KBS1 밤 9시 40분) 담덕의 등장으로 승기를 놓친 아신은 관미성을 포기하고, 후퇴하며 후일을 다짐하게 된다. 말갈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긴 요동성의 고무는 말갈의 설도안과 담덕이 오기까지 조금 더 시간을 벌기 위해 비려를 이용하려 한다. 고운은 담덕이 관미성에서 승리를 거두고 요동으로 온다는 사실을 알고, 후연의 모용수에게 계책을 내놓는다. ●위험한 상견례(KBS2 밤 10시 5분) 전라도 순수 청년 현준. ‘현지’라는 가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순정만화 작가다. 펜팔을 통해 만난 경상도 여인 다홍과 사랑을 키워가던 그는 아버지의 강요로 선을 봐야 한다는 다홍의 말에 그녀와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뼛속까지 경상도 남자인 다홍의 아버지로 인해 현준은 전라도 남자임을 감춰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무한도전(MBC 오후 6시 30분) ‘하하 대 홍철’ 두 동갑내기 간의 자존심 대결이 드디어 시작된다. 대결을 펼친 종목은 하하가 고른 종목 3개, 노홍철이 고른 종목 3개, 그리고 제작진이 이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퀴즈 1개와 시청자 추천 종목 3개 등 총 10개의 종목으로 이들의 승부가 가려진다. 친구에서 경쟁자가 되어 버린 이 둘 가운데 한달 동안 아우는 누가 될까. ●부당거래(SBS 밤 11시)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수사 도중 유력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바로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짓는 것인데…. 한편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황정민)는 승진을 보장해 주겠다는 상부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EBS 오후 3시 10분) 뮤지컬 배우들의 스승이자, 배우인 남경읍. 그는 조승우, 오만석, 조정은, 최재웅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들을 수없이 길러냈다. 뮤지컬 분야에선 ‘배우’로서보다 ‘스승’으로 더 유명한 우리나라 1세대 뮤지컬 배우. 그의 후예들은 스승, 남경읍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본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밤 10시 25분) 1929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1993년 1월 20일 스위스에서 6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20세기 최고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을 소개한다. 그녀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영화 ‘로마의 휴일’과 ‘전쟁과 평화’ 등 스크린에 남겨진 오드리 헵번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녀가 남긴 불후의 명작 속 음악을 찾아간다.
  • 따끈따끈한 충무로 화제작 총출동

    따끈따끈한 충무로 화제작 총출동

    최근 연휴 안방극장의 대세는 충무로 영화다. KBS와 SBS, CJ E&M 등이 2010~11년 충무로 화제작을 엄선한 설 상차림을 내놓았다. 그리고 할머니가 손자·손녀를 위해 숨겨 놓은 ‘별미’처럼 양은 많지 않지만, 반가운 할리우드 화제작도 포함됐다. 21일은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SBS·밤 11시)와 송해성 감독의 ‘무적자’(OCN·밤 10시), 김진영 감독의 ‘위험한 상견례’(KBS 2TV·밤 10시 5분),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채널 CGV·밤 10시)의 방송 시간대가 모두 겹친다.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부당거래’는 검찰과 경찰, 언론과 조폭이 복마전처럼 얽힌 대한민국 사회의 냄새 나는 뒷모습을 류승범과 황정민, 유해진 등 명품배우들이 담아낸 수작이다. 조연급이던 송새벽과 이시영을 앞세운 로맨틱 코미디 ‘위험한 상견례’도 지난해 259만명을 불러모은 깜짝 흥행작이다. 경상도 여자와 전라도 남자의 연애담을 코믹하게 그렸다. 조니 뎁과 앤 해서웨이, 헬레나 본햄 카터, 미아 와시콥스카 등 할리우드의 신구 스타들이 모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동화를 괴짜감독 버튼의 눈으로 재해석한 판타지다. 22일에는 임찬익 감독의 ‘체포왕’(KBS 2TV·밤 11시 35분)이 단연 눈에 띈다. 박중훈과 이선균이란 확실한 투톱을 내세운 경찰수사 코미디물인데 곳곳에서 1990년대 ‘투캅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경찰대와 비(非) 경찰대 출신의 갈등, 담당구역을 둘러싼 경찰 사이의 분쟁 등 흥미로운 설정들이 많다. 23일에는 김윤진과 박해일의 내공이 빛나는 ‘심장이 뛴다’(OCN·밤 10시)가 방송된다. 딸에게 이식할 심장을 찾는 엄마(김윤진)와 뇌사상태에 빠진 엄마의 심장을 결코 내줄 수 없는 양아치 아들(박해일)의 숨 막히는 연기 대결이 볼 만하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 사주인 동시에 슈퍼히어로인 토니 스타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이언맨 2’(KBS 2TV·밤 8시 50분) 역시 마블코믹스의 팬이라면 놓치기 어렵다. 24일 방송되는 ‘조선명탐정: 각시 투구꽃의 비밀’(KBS 2TV·오전 10시)은 지난해 478만명의 흥행을 낳은 화제작이다.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왕의 밀지를 받은 명탐정(김명민)과 그를 돕는 개장수 서필(오달수)이 공납 비리에 얽힌 관료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모험담을 그렸다. 만화가 강풀 원작을 영화로 만든 ‘그대를 사랑합니다’(KBS 1TV·밤 11시 10분)는 이순재, 송재호, 윤소정, 김수미의 열연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소문이 돌면서 두 달여 동안 장기상영을 한 덕에 16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다듀·쌈디의 아메바컬쳐, CJ E&M과 손잡고 시나리오 공모전 개최

    다듀·쌈디의 아메바컬쳐, CJ E&M과 손잡고 시나리오 공모전 개최

    다이나믹듀오·싸이먼디(쌈디)·프라이머리·리듬파워 등이 포진한 실력파 한국 대표 어반 뮤직 레이블 ‘아메바 컬쳐’가 CJ E&M과 함께 ‘문화 육성’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아메바컬쳐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월 29일까지 엠넷닷컴을 통해 시나리오 공모전 ‘아메바 어벤저스(THE AMOEBA AVENGERS)’를 실시하고 있다. 나이, 학력 제한 없이 참신한 소재와 수려한 필력을 지닌 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이번 공모전은 A4 기준 300쪽 원고 혹은 카툰으로도 응모가 가능하며 우승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함께 아메바컬쳐 카툰북 출간 또는 앨범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승자 발표는 3월 9일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은 한 분야를 넘어 음악과 문학, 만화까지 아우르는 복합형 문화 콘텐츠가 주축이 되어 문화 전반의 이해도가 높은 실력자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아메바컬쳐 측은 “지난 해 발매된 사이먼디 앨범 당시 카툰북이 제작돼 음반 성격을 대변하는 한편 음악과 맥을 잇는 스토리 전개로 시너지를 일으킨 바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닌 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공모 의도를 전했다. 아메바컬쳐와 콘서트 및 음반사업을 진행 중인 CJ E&M 음악사업부문 측은 “최근 장르가 융합된 ‘믹스앤매치 문화 콘텐츠’가 대세인 만큼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상금 500만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 접수는 엠넷닷컴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엠넷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아메바컬쳐는 오는 1월 27~28일, 4년 만에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하는 ‘2012 아메바후드 콘서트’를 통해 아메바컬쳐 특유의 끈끈한 시너지와 파워풀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아메바후드 콘서트는 2월 4일 대구, 2월 11일 부산 공연도 진행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자전거 탄 소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자전거 탄 소년’

    다르덴 형제는 21세기의 첫 10년 동안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한 감독이다. ‘로제타’ 이후 그들이 칸영화제에 출품한 모든 작품은 주요 상을 받았다. 디지털이 대세로 자리한 시기에 새로운 경향을 대표하거나 혁명적인 스타일을 뽐내는 영화들과 거리가 먼 그들의 작품이 주목받았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가족, 인간관계, 도덕, 사회를 주제로 집요한 카메라와 섬세한 미장센의 드라마를 추구해 온 그들은 신작 ‘자전거 탄 소년’에서 조금 변신을 시도한다. ‘자전거 탄 소년’은 모리스 피알라와 장 외스타슈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중반에 만든 십대 영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품이다. 열한 살 소년 시릴은 아버지가 자신을 보육원에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른들은 이제 아버지를 잊고 혼자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부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아버지의 확언을 듣기 전까지 소년은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 소년은 때때로 보육원을 탈출해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헤매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느 날, 시릴은 붙잡으러 온 보육원 직원을 피하다 주변에 앉아 있던 서맨사의 품에 매달린다. 혼자 사는 여자와 홀로 된 걸 부정하는 소년은 그렇게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며칠 뒤, 미용실을 운영하는 서맨사는 시릴의 주말 위탁모를 자청한다. ‘자전거 탄 소년’의 각본은, 몇 년 전 다르덴 형제가 일본에서 들은 실화와 당시 준비 중이던 여의사 이야기가 결합해 탄생했다. 이야기의 전개를 두고 긴 대화를 나눈 형제는 이번 작품이 ‘톰 썸의 비밀모험’(1993) 같은 동화로 완성되면 어떨지 생각했다고 한다. 그들의 바람대로 이 작품의 인물들은 복잡한 내면 때문에 갈등하는 법이 없다. 착한 사람은 당연하다는 투로 선하게 행동하고, 비열한 인물에게도 선과 악의 다툼 같은 건 끼어들지 않는다. 혹시 서맨사를 비롯한 인물들이 너무 순진하다고 따진다면 다르덴 형제는 “이건 동화야.”라고 답할 것이다. 예전과 달리 다르덴 형제는 시릴을 냉혹한 세상으로 내몰지 않는다. 소년의 곁으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다가서고, 밝은 기운이 소년 주변을 감싼다. 혹자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대책 없이 바뀌었다는 듯이 (또는 반대로 매번 같은 말을 반복한다는 듯이) 말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도 아닌 게, 그들이 만들어 온 영화에서 줄곧 찬바람만 불지는 않았음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누군가 힘겹게 손을 내밀거나 말을 건네는 마지막 순간,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은 비로소 큰 빛을 발하지 않았던가. ‘자전거 탄 소년’은 그 빛으로 영화 전체를 밝힌 작품이다. 영화가 마냥 감상적인 톤을 구사할까 봐 걱정하진 말자. 실제로 그들은 감상에 빠지지 않은 채 관계 형성을 보여 줄 방안을 고심했다고 한다. 숨을 헐떡이는 인물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대신 ‘자전거 탄 소년’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시릴의 주변을 다소곳이 뒤따른다. 인물을 도덕적 시험대에 올리는 대신 어린 소년이 바른 빛을 찾는 과정을 묵묵히 바라본다. 그리고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 아다지오의 여섯 소절로 인물에게 숭고한 사랑과 구원, 위로를 전한다. 단순함 속에 진심을 전할 수 있을 때 감독은 마침내 거장이 된다. ‘자전거 탄 소년’의 다르덴 형제가 그런 경우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만화의 신을 알현할 시간

    만화의 신을 알현할 시간

    ‘만화의 신(神).’ 좀처럼 붙이기 어려운 수식어다. 그런데 이 남자에게는 과하지 않다. 데즈카 오사무(1928~1989)는 일본 오사카대 의대를 졸업했지만, 그가 선택한 진로는 청진기와 메스 대신 펜이었다.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던 도에이 동화에 잠시 투신했던 오사무는 1962년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1년여의 준비 끝에 일본 최초의 TV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을 내놓았다. 후지TV를 통해 1963년 1월부터 방영한 193부작 애니메이션의 시청률은 40%에 이를 만큼 폭발적이었다. 1965년에는 첫 컬러TV 애니메이션 ‘정글 대제’를 제작했다. 전설은 이렇게 시작됐다. 오는 13~2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데즈카 오사무 특별전’이 열린다. 그의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되는 건 처음이다. 장편 7편과 단편 11편 등 대표작을 망라했다. 세계적인 만화캐릭터 아톰을 탄생시킨 ‘철완 아톰’(1964)이 먼저 눈에 띈다. 인간에게 차별과 핍박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신뢰와 사랑을 잃지 않은 로봇소년을 통해 생명과 평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의학박사 출신으로 생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번도 놓지 않았던 거장의 또 다른 걸작 ‘블랙잭’(1996)도 놓치기 아쉽다. 허가받지 않은 바이러스 약을 개발한 제약업체가 불법 임상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무면허 천재 외과의사 블랙잭과 그의 조수 피노코가 진실을 파헤친다. 백사자 레오의 희생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야기한 ‘밀림대제 레오’(1966)나 인간세계로 여행을 떠난 레오의 아들 르네의 모험을 그린 ‘정글대제 레오’(1997), 바그다드의 청년 물장수 아르딘의 파란만장한 모험을 다룬 ‘천일야화’(1969) 등도 흥미롭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cafe.naver.com/artsonjearthall)에서 확인할 수 있다. 7000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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