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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만화 명작 100선] ‘100選 만화방’ 놀러오세요~

    “우리 만화 100선을 어떻게 볼 수 있나요?” 한국 만화 명작 100선 가운데 중장년층이 향수를 느끼는 1980년대까지의 작품은 절판 등으로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다음 달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내 만화도서관에 ‘한국 만화 명작 100선 만화방’을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 만화도서관 서가에 100선 개별 작품을 비치하는 특별 코너를 마련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박물관 수장고에 소장된 희귀 영인본도 복사본 형태로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진흥원은 또 명작 100선을 번갈아가며 상세하게 소개하는 순서도 마련할 예정이다. 만화도서관은 월요일(정기휴관),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를 빼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입장은 무료이지만 ‘고우영 기념관’, ‘만화가의 머릿속’ 등 각종 전시·체험 코너가 마련된 만화박물관을 이용하려면 4000~5000원이 필요하다. 진흥원은 23일부터 만화 전문 사이트 ‘디지털 만화규장각’(www.kcomics.net)을 통해 서울신문과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 목록 전체를 공개하고 상세한 작품 정보도 제공한다. 또 온라인서점 ‘대교 리브로’(www.libro.co.kr)와 함께 한국 만화 응원 이벤트도 진행한다. 25일부터 두 달 동안 리브로 코믹 사이트에 명작 100선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 응원 댓글이나 100선에 얽힌 추억 또는 감상 등을 남긴 독자 가운데 10명을 추첨해 최근 복간된 허영만의 ‘각시탈’을 선물한다. 이 밖에 진흥원은 ‘한국 만화 명작 100선’을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만화 복간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選… ‘공포의 외인구단’ 1위

    한국만화 명작 100選… ‘공포의 외인구단’ 1위

    ‘꺼벙이’와 ‘둘리’, ‘오혜성’ 중에 가장 대표적인 한국만화 캐릭터는 무엇일까. 허영만과 이현세, 고우영, 이두호 중에 불멸의 역작을 가장 많이 남긴 작가는 누구일까. ●부천 박물관에 ‘100선 만화방’ 한국 만화역사 100여년을 빛낸 대표작품 100편의 명단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우리 만화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 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만화 명작 100선’을 공동으로 선정, 22일 발표했다. 만화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정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중요한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왔고, 최근에는 ‘K코믹스’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입지도 빠르게 넓혀 가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작품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분석·평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관심과 조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우리 만화사의 주역들을 ‘명예의 전당’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만화가 52명, 평론가 10명, 교수 18명, 출판기획자 20명 등 만화 전문가 100명에게 조언을 구해 ‘한국만화 명작 100편’을 최종 선정했다. 그 결과 1위는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1982)이 차지했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다양한 기획기사를 오프라인·온라인(www.seoul.co.kr)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새달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 ‘명작 100선 만화방’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유통 포함 생산효과 2조원 만화는 문화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산업적으로도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만화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기획·제작 단계에서만 1조 3597억원에 달하고 유통 부문까지 포함하면 2조 1162억원에 이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현재 국내 만화계는 K코믹스를 영화, 드라마, 스포츠, 음악에 이은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 만화 명작 100편 선정이 여기에 강한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80년대 주름잡던 ‘공포의 외인구단’ 추억 넘어 전설로

    [한국만화 명작 100선] 80년대 주름잡던 ‘공포의 외인구단’ 추억 넘어 전설로

    전문가 100명을 통해 엄선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은 우리 현대사의 흐름과 삶의 패턴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포함된 가운데 한국 만화의 황금기로 평가되는 1980~1990년대 작품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황금기에 한몫했던 순정만화와 2000년대 이후 한국 만화를 이끌고 있는 웹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 ‘아기공룡 둘리’ 2위에 선정 만화 전문가들에게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 작품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1982)이었다. 당시 사회상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등 억눌린 젊은이들의 감성을 대변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 만화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뒀고, 그 주제가도 인기를 끌었다. 김수정의 ‘아기공룡 둘리’(1983)는 1위를 놓고 끝까지 경합하다 아쉽게 2위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허영만 ‘오! 한강’(1987), 고우영 ‘삼국지’(1968), 이두호 ‘임꺽정’(1991), 윤승운 ‘맹꽁이 서당’(1983), 길창덕 ‘꺼벙이’(1970), 양영순 ‘누들누드’(1995), 김산호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1959), 윤태호 ‘이끼’(2007) 등을 시대별로 고르게 10위권에 포진시켰다. 독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달랐다. 인기 1위는 여전히 ‘공포의 외인구단’이었다. 그러나 그 뒤를 허영만 ‘식객’(2002), 박소희 ‘궁’(2002), 강풀 ‘그대를 사랑합니다’(2007), 전극진·양재현 ‘열혈강호’(1994), ‘아기공룡 둘리’, 천계영 ‘오디션’(1998), 조석 ‘마음의 소리’(2006), 허영만 ‘타짜’(1999), 이원복 ‘먼나라 이웃나라’(1987)가 이었다. 비교적 창작 시기가 오래되지 않은 1990년대 이후 작품이 다수 포함되며 톱 10 목록이 달라졌다. 일반 독자 선호도 조사는 전국 15세 이상 49세 이하 남녀 가운데 명작 100선에서 5편 이상 읽은 1000명을 대상으로 올 1월 26~30일 이뤄졌다. 오차범위 ±3.1%로 신뢰수준 95%다. 선호도를 떠나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읽었는지를 뜻하는 열독률에서도 순위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1위는 ‘아기공룡 둘리’(67.5%)가 차지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와 배금택 ‘열네살 영심이’(1988)가 63.1%로 공동 2위였다. 이진주 ‘달려라 하니’(1985), ‘공포의 외인구단’, ‘식객’, 이두호 ‘머털도사님’(1985), ‘꺼벙이’, ‘궁’, ‘타짜’가 뒤를 이었다. 남녀노소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명랑 만화체 작품이 크게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허영만 다섯 작품 선정돼 최다 영예 명작 100선 선정은 작가가 아니라 작품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100선에 1편 이상 뽑힌 작가도 16명에 달했다. 이현세와 함께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허영만이 무려 다섯 작품을 올려 1위를 했다. 초창기 ‘각시탈’(1974)에서부터 ‘오! 한강’과 ‘비트’(1994)를 거쳐 ‘타짜’, ‘식객’까지 포함됐다. 데뷔 40년이 가깝도록 항상 변화를 추구, 여전히 정상을 지켜내며 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꾼임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만화는 어린이만 보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린 성인만화의 개척자 고(故) 고우영도 시대를 반영한 해학과 풍자를 섞어 고전을 재해석한 ‘삼국지’와 ‘수호지’, ‘임꺽정’(이상 1974), ‘일지매’(1977) 등 네 편을 올렸다. ‘순정만화 레전드’ 가운데 한 명인 김혜린과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그리며 ‘국보급 작가’로 꼽히는 이두호가 각각 세 편을 100선에 진입시켰다. 이두호는 ‘머털도사님’, ‘객주’(1988), ‘임꺽정’이고 김혜린은 ‘북해의 별’(1983), ‘비천무’(1988), ‘불의 검’(1992)이다. 이 밖에 강풀·권가야·김수정·신문수·신일숙·양영순·윤태호·이상무·이정문·이희재·최규석·황미나도 두 편의 작품을 100선에 진입시켰다. ●1980~90년대 순정만화 14개 ‘약진’ 성별에 따라 선호도가 확연하게 갈리는 순정만화가 대거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모두 열네 작품이 포함됐다. 김혜린의 작품을 비롯해 황미나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1983)과 ‘레드문’(1994), 이진주 ‘달려라 하니’, 신일숙 ‘아르미안의 네딸들’(1986)과 ‘리니지’(1993), 강경옥 ‘별빛속에’(1987), 김진 ‘바람의 나라’(1992), 원수연 ‘풀하우스’(1993), 박희정 ‘호텔 아프리카’(1995), 천계영 ‘오디션’, 박소희 ‘궁’이다. 각종 만화 잡지가 쏟아지며 한국 만화가 황금기를 이뤘던 1980~90년대에 집중된 점이 눈길을 끈다. 대개 타 장르도 비슷한 상황이긴 하나 순정만화 장르가 잡지 시장이 열악해진 1990년대 후반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2000년대 ‘웹툰’ 주류가 되다 역사는 짧지만 현재 한국 만화를 견인하고 있는 웹툰이 다수 포함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웹툰은 1990년대 후반에 싹을 틔워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된 한국의 톡특한 만화 장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만화와 달리 독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또 ‘디지털 키즈’를 끌어당기는 스토리텔링과 연출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전통적인 만화 플랫폼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성 만화가들은 디지털에 아예 진입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만화 문법에 적응하지 못하며 도태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 만화계에 희망과 고민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강풀의 ‘순정만화’(2003)와 ‘그대를 사랑합니다’, 양영순의 ‘천일야화’(2005),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2006), 조석의 ‘마음의 소리’(2006), 윤태호의 ‘이끼’(2007), 주호민의 ‘신과 함께’(2010) 등 2000년 이후 작품 가운데 절반인 일곱 개가 웹툰이다. 웹툰 고유의 스크롤 방식은 아니지만 온·오프라인 동시 연재를 했거나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였던 허영만 ‘식객’과 최규석 ‘100도씨’(2009)까지 넓은 의미의 웹툰으로 포함한다면 웹툰이 한국 만화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확연해진다. ●이제 만화도 스마트 시대 명작 100선 선호도 조사와 함께 진행된 만화 열독 방식에 대한 조사 결과도 매우 흥미롭다. 만화를 즐기는 방식에 있어서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1000명에게 만화를 보는 주된 방법을 물었더니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 등으로 본다는 응답이 42.7%로 가장 많았다.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21.6%에 달했다. 결국 디지털 방식으로 만화를 즐기는 비중이 64.3%에 이른다는 뜻이다. 반면 전통적인 방식은 크게 위축됐다. 단행본 등 책 형태로 본다는 응답자는 22.9%, 스포츠신문에서 본다는 응답자는 9.4%에 머물렀다. 최근 흐름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점은 스마트 기기 부문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보유한 비중은 79.2%로 집계됐다. 10명 중 8명이 스마트 기기를 보유한 셈이다. 이 가운데 스마트 기기를 통해 ‘매일’ 만화를 본다는 응답자는 16.0%였다. 매일 보는 경우를 포함해 ‘주 2~3회 이상’ 스마트 기기로 만화를 보는 비율은 44.3%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스마트 기기 보유자들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만화를 월평균 8.3회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만화계가 스마트 기기에 어울리는 만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까닭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2010년 8월 ‘비정시공’ 출판기념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만난 이현세 화백은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화백은 수술 경과가 좋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일단 끊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동네 술집 주인들이 모두 비상이란다. 보리밥만 먹고 집에서 화실까지 걸어 다닌다. 창작 활동에 지장은 없느냐고 했더니 “평생 살면서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술 먹을 시간에 더 그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릴 수 있다. 전혀 지장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회화적 완성도에서 완벽한 작품도 아니고 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 굳이 분석해보자면 캐릭터 설정, 갈등 구조, 중첩된 복선 등 당시로선 익숙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한국 전통 곡선에서 벗어나 직선의 미학을 사용한 점 등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보려 했다. 집요한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도전하고 승리한다는 메시지는 남성층을 만족시킨 것 같다. 통과 의례를 거치면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암울한 사회에 좌절하고 번민했던 수많은 젊은이의 일성이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은. -‘천국의 신화’다. 우리 민족 상고사를 주제로 한 대작을 그리려고 했다. 필생의 역작으로 생각해 100권을 목표로 했다. 음란물 시비로 6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절반가량 줄여 끝내야 했다. →최근 웹툰 심의 논란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심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웹툰 작가들은 상당히 개인적이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일로 한자리에 모여 뜻을 나누게 됐다. →‘천국의 신화’ 사건 뒤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는데. -‘천국의 신화’를 하며 신명이 없어졌다. 협심증과 당뇨도 그때 생겼다. 일단 의지도, 체력도 꺾였으니 그런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현세라는 작가 개인에겐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으로 만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부드러워지는 등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한국 만화의 미래는.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행복한 거다. 세계적으로 자체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일단 웹툰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영화, 드라마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만화 진흥법은 작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만화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미 일본과 유럽에 우리 작가들과 작품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남은 게 미국 그래픽 노블 시장인데 작가를 직접 보내 현지에서 공략하는 게 어떨까 싶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면 소녀시대나 빅뱅을 뛰어넘는 한류 만화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작품 계획은? -‘천국의 신화’가 끝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인기 캐릭터 베스트 10에 까치와 엄지가 없더라. 까치와 엄지로 밥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자리를 찾으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10년 동안 해왔다. 내 만화를 좋아하던 독자들이 골프를 즐기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가 됐더라. 그래서 세계사·한국사와 ‘버디’를 그렸다. ‘창천수호위’ 등 이현세류 작품도 냈지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크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70세 이후엔 동화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눈이 보이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본지-진흥원 ‘100선 기획’ 어떻게

    [한국만화 명작 100선] 본지-진흥원 ‘100선 기획’ 어떻게

    우리 만화가 치열한 글로벌 문화전쟁 속에 영화·드라마·음악을 잇는 차세대 한류 콘텐츠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만화는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받은 적이 없었다. 저급 오락물로 폄하되거나 청소년 유해매체로 배척되기 일쑤였다. 특히 기록의 보전과 가치의 평가에 있어서는 어떤 다른 분야보다 허술하고 하찮게 다뤄졌다. 서울신문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진흥원) 공동 ‘한국 만화 명작 100선’ 선정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서울신문과 진흥원은 지난해 11월 ‘한국 만화 명작 100선’ 기획 추진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두루 갖춘 명망 있는 선정위원단 확보였다.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등 관련 단체들의 추천을 통해 만화가, 교수, 평론가, 출판인 등 100명의 선정위원단이 구성됐다. 작품 추천이 특정 시대나 장르에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직군별, 장르별, 연령별, 성별 등을 세심하게 안배했다. 선정위원들은 한 권이라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을 1인당 10~20편씩 추천했고, 이를 통해 한국 만화사 103년을 함께해 온 500여편의 주옥같은 우리 만화가 추려졌다. 서울신문과 진흥원은 이 가운데 추천 횟수 상위 100편으로 한국 만화 명작 100선을 확정했다. 진흥원은 이에 더해 올 1월 일반 독자 1000명을 대상으로 100선 개별 작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했다. 우리 만화 사상 최초의 명작 100선은 이런 과정을 거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신문은 전문가 추천 100선의 개별 순위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상위 10편만 공개하기로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100선 선정 도와주신 분들 강도하 강병한 강인선 고경일 고아라 곽현창 권가야 김낙호 김동범 김동화 김미림 김병수 김성훈 김세영 김수용 김양수 김은권 김준구 김충영 김현국 김형배 김혜린 라상균 문정후 박건웅 박경철 박관형 박기준 박소희 박인하 박재동 박정서 박정훈 박흥용 방학기 백무현 백정숙 백준기 서승택 서찬휘 손기환 손문상 송낙웅 신문수 신일숙 신형빈 얌이 양영순 양재현 오경은 오태엽 원종우 위원석 유승열 유승하 윤기헌 윤태호 이두호 이상무 이우영 이재식 이정문 이정은 이진희 이충호 이해광 이현석 이현세 이희재 임덕영 임청산 장봉군 장정숙 장진영 전극진 전진석 정필원 조관제 조득필 조항리 조희윤 주완수 주재국 주호민 진정식 천강원 천계영 최규석 최민 최재봉 하일권 한상정 한창완 허영만 형민우 홍승우 홍재철 홍종민 황미나 황민호(이상 가나다순)
  • 쏟아지는 빛 물결치는 어둠

    쏟아지는 빛 물결치는 어둠

    업계 용어로 하자면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잔잔’하다. 덴마크 출신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45) 하면 대개 거대한 작품을 떠올린다. 영국에서는 인공태양 하나를 띄워 북구의 백야를 맛보게 해주더니, 미국에서는 거대한 인공폭포를 만들어냈고, 독일에선 미술관을 통째로 유리로 덮어버리기까지 했다. 그 초현실주의 같은 풍경에 이끌려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그에 비하자면 5월 31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불명확한 그림자’(Your Uncertain Shadow)에 나온 엘리아슨의 작품들은 소품들처럼 느껴진다. 일단 그의 작품들은 일종의 퀴즈처럼 느껴진다. 당신이 본다고 하는데, 진짜 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묻는 듯해서다. 보색관계의 잔상효과를 응용한 ‘애프터이미지 스타’(Afterimage Star), 노랑·파랑·오렌지색 유리판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멍을 뚫은 뒤 겹쳐 내놓은 여러 작품들이 그렇다. ‘용암 만화경’은 마치 영화 슈퍼맨에 나올 것만 같은 혹성 이미지도 만들어낸다. 아예 가시광선을 나노미터 단위로 쪼갠 원형 패널도 있다. 관객들의 그림자 놀이를 응용한 것도 있다. 갤러리 공간 한쪽 구석에 파란 전구 1개와 오렌지색 전구 4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는데, 이 빛을 받아 사람 그림자가 벽면에 어리도록 해놨다. 파란색, 오렌지색이라고 했지만 전구알을 직접 쳐다봐도 색을 느끼긴 어려울 정도다. 작가는 “파란 전구는 파랗다기보다 집 바깥에서 만날 수 있는 일광(Daylight) 정도이고, 오렌지색 전구도 오렌지빛이라기보다 흔히 집 내부(Domestic)에 쓰이는 불빛 정도”라고 설명했다. 모두 5개의 전구를 등지고 있으니 벽에 비치는 그림자도 5개인데, 이 5개의 그림자가 서로 간섭하면서 전혀 다른 색감들을 빚어낸다. 일상의 빛이 이처럼 다양한 색을 품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 같다. 작가는 빛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한시적이고 보이지 않는 존재임에도 다른 것들을 영원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에서 보듯, 그의 작품들은 예술이라기보다 과학에 가까워 보인다. 실제 작가는 과학자들과 함께 협업하는 시스템을 1995년부터 도입했다. 그러다 보니 친숙하다기보다 약간 딱딱한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환상적인 다면체 램프가 더 마음을 잡아끈다. 안에 전구는 하나인데 삼각형, 오각형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구성된 다면체가 빛을 이리저리 반사시키고, 굴절시키면서 온갖 빛깔을 다 빚어낸다. 그 빛깔들은 은은하게 갤러리 공간을 온전히 다 채운다. (02)515-949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크레이지 호스’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크레이지 호스’

     ‘크레이지 호스’의 홍보 문구는 현란하다. ‘오감 만족 아트 섹슈얼 쇼’, ‘물랭루주보다 더 뜨겁고 섹시한 프랑스 대표 쇼가 온다’ 등등. 글쎄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설적인 클럽 ‘크레이지 호스’의 표현으로는 적당할지 몰라도 영화에 대한 설명으로는 썩 어울리진 않는다. 공연문화가 활황세에 접어들자 공연 자체를 기록한 영화도 덩달아 관심을 끄는 중이다. 물론 ‘크레이지 호스’도 요즘 분위기에 편승해 개봉되는 게 사실이다. 파리의 관광 명소이자 비싼 관람료를 내야 볼 수 있는 누드 쇼를 스크린에서나마 보는 게 어딘가. 하지만 적어도 ‘크레이지 호스’의 개봉에 즈음해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영화를 연출한 프레드릭 와이즈먼이다. 현존하는 다큐멘터리 작가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인 와이즈먼의 영화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봉되기 때문이다.  와이즈먼이 미국의 사회 시스템을 기록한 일련의 작품들은 당대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불린다. 팔순이 지난 지금도 현장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그가 최근 발표한 작품이 ‘크레이지 호스’다. 그는 찍는 대상에 절대 관여하지 않은 채 오랜 기간에 걸쳐 관찰하고 촬영한 뒤 그것을 다시 오랜 시간 동안 편집해 영화를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물 소개, 내레이션, 인터뷰 등을 배제하고 오로지 바라보기를 지속하는 그의 다큐멘터리가 자칫 건조해 보이기도 하지만, 특유의 리듬으로 대상의 진실에 접근하는 자세는 독보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니까 ‘크레이지 호스’는 매끈한 몸매를 지닌 여자들의 누드 쇼를 기록한 영화가 아니다. 누드 쇼로 유명한 클럽의 실체에 관한 기록이다.  극장에서 야한 쇼를 보겠다고 설렜던 관객에게 무슨 날벼락 같은 말인가. 위로하는 마음에 한 말씀을 더하자면 ‘크레이지 호스’가 여러 공연 장면을 가감 없이 보여 주기는 한다는 것. 문제는 누드 쇼가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분명히 다 보여 주면서도 쇼가 의도한 느낌을 의도적으로 제거하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특징이다. 숨 막힐 듯 뜨거운 누드 쇼를 롤러코스터의 경험처럼 전하는 대신 쇼 앞뒤로 제작 과정을 붙여 육체 노동의 결과물로 보이도록 해 놓았다. 영화는 댄서, 클럽 운영진, 현장 스태프처럼 무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 안내원, 조명, 기념품, 주방, 샴페인, 건물 등의 총체가 ‘크레이지 호스’라는 쇼의 정체를 구성한다고 말한다.  와이즈먼이 2009년에 발표한 ‘댄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과 비교해 ‘크레이지 호스’의 완성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각각 파리의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대상을 다룬 두 영화의 접근법이나 형식은 거의 비슷하지만, 와이즈먼은 후자의 실체에 별로 끌리지 못했던 모양이다. 시차를 두고 삽입된 클럽 운영자와 무대감독의 논쟁, 무대감독과 예술감독의 의견 차이, 예술감독 인터뷰를 연결해 보면 그런 점이 드러난다. 그들은 페데리코 펠리니나 마이클 파웰 영화에 버금가는 경지의 아트 쇼를 의도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와이즈먼은 그들의 의도와 실제 결과물의 간극에 의문을 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는 영화의 맨 앞과 뒤에 ‘그림자 놀이’를 배치했다. 그것을 통해 앞으로 보게 될 매혹적인 누드 쇼가 단순한 환영에 불과하다는 걸 미리 알려 주고 끝내 재확인하려는 듯하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부고]

    ●민병옥(미국 거주)병석(전 체코 대사)병집(자영업)씨 모친상 박영기(전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10분 (02)3410-6912 ●박상기(한국야쿠르트 고문)씨 별세 정준(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정호(TMD교육그룹 주인공우장산센터장)씨 부친상 이성수(코마코 미디어본부 이사)씨 장인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65 ●김동석(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씨 장모상 17일 경남 창원 세광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30분 (055)545-4447 ●김준호(전 유진증권 지점장)진호(한남대 경상대학장)씨 모친상 홍연달(반얀트리클럽 사장)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10시 (02)3410-6916 ●권대영(삼성화재 상무)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410-6915 ●지헌석(전 바이엘코리아 부장)형석(경방 차장)씨 모친상 박정윤(한국의료관광유치업협회 사무국장)씨 장모상 이현정(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 차장)씨 시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010-2263 ●임승규(프로야구 LG 트윈스 운영팀 차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2)2258-5973 ●나시찬(충북도청 건설소방전문위원실 수석전문위원)씨 별세 호찬(청주시청 환경사업소 운영담당)정찬(알앤엘바이오 회장)씨 형님상 17일 청주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43)224-2898 ●김선경(원불교 교무)병헌(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병찬(프루덴셜생명 교육연수부장)숙경(경기 퇴계원초 교사)씨 부친상 17일 부천 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32)340-7301 ●손상열(동부건설 플랜트사업부장)씨 장모상 1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2258-5940 ●연중희(전 청주시 흥덕구청장)씨 별세 규현(청주시 시설관리공단 주임)은경(흥덕구청 어린이집 원장)씨 부친상 17일 충북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43)269-7211
  • 마포구 ‘문화관광 스토리’ 공모

    마포구는 관내 문화관광자원을 알리기 위해 이야기를 찾아내는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20일부터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공모 소재는 절두산 순교성지, 망원정, 마포나루굿 등 역사·문화유산, 월드컵경기장, 난지캠핑장, 홍대주변 등 관광 명소, 애오개, 마포종점 등 지역에 얽힌 구비전승, 토정 이지함 선생, 새우젓 등 지역 인물과 음식 같이 마포구와 관련된 것이라면 제한이 없다. 이를 소재로 단편소설이나 수필, 동화, 포토에세이, 만화, 웹툰,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해 공모작으로 제출하면 된다. 국적, 연령에 제한 없이 개인 및 단체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공모는 오는 9월 28일까지다. 공모가 끝난 이후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작 14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대상 200만원, 최우수상 100만원 등 상금을 지급한다. 수상작은 책으로 묶어 마포구 관광홍보자료로 활용한다. 이수복 공보관광과장은 “마포 곳곳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해 우리구의 관광 가치를 높이고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대외에 널리 알릴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 지필고사 폐지… 지원 전략은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 지필고사 폐지… 지원 전략은

    새 학기가 시작된 후 한 달여가 지난 4월을 맞아 전국의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이 일제히 개강했다. 주로 수학,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영재교육은 현재 영재학급, 교육청 및 대학부설 영재교육원, 영재학교 등에서 실시되고 있다. 2008년 5만 8953명이었던 영재교육 대상자는 2009년 7만 3865명, 2010년 9만 2198명에 이어 2011년 12월 현재 11만 1818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일반학교의 영재학급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이 6만 4283명으로 가장 많고, 교육청·대학부설 영재교육원 소속이 4만 3038명,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이 4497명이다. 영재교육 대상자의 수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영재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는 인재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재교육의 벽이 아직 높은 것은 사실. 이 때문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달라진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 방식에 맞춰 장기적인 학습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까지 모든 영재교육 대상자 선발에서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관찰추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학기 초부터 장기적인 학습계획을 세워 접근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수 있다는 의미다. 씨매스수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영재교육 대상자로 선발될 수 있는 학습전략을 알아보자. ●호기심과 과제에 집중하는 습관 중요 영재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갖고 있는 학업에 대한 호기심과 과제집착력이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없고, 단계별 학습과 깨닳음에 대한 희열을 모른다면 영재원에 합격한다고 해도 이후의 입시나 진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다양한 주제의 수학, 과학도서를 읽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책은 수학의 역사나 수학자에 관한 것으로 선정하는 것이 좋으며, 책읽는 습관을 들이거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면 만화 형식의 책도 무방하다. 책을 읽은 후에는 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수학일기나 편지글처럼 다양한 형식으로 글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나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과정에 대해 꼼꼼하게 기록하는 글도 한번 깨우친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부모가 단어 몇 가지를 주고 연상되는 단어를 모두 적게 한 다음 그 단어들을 사용하여 글을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문제집을 풀 때는 사고력 문제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문제집을 찾아 스스로 풀어보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학생의 수준에 맞는 문제집으로 선정해 한 문제를 풀더라도 과정을 꼼꼼하게 서술하면서 풀어나가도록 한다. 무리하지 않고 난이도에 따라 하루에 5~10문제 정도를 매일 풀도록 한다. 단, 스스로 채점하고 틀린 부분을 재점검해야 한다. 과학 영역에 있어서는 단순히 실험을 해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과정을 설계를 해보고 방법을 정확하게 숙지하도록 하는 과정 역시 공부가 된다. 실험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론적인 가설과 설계, 결과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보고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하나의 주제를 탐구하더라도 다른 영역과의 연관성을 찾아보고 깊이 있게 탐구해 보도록 한다. ●관심분야 포트폴리오 작성을 영재교육 대상자가 되는 첫번째 관문은 교사 추천이다. 대부분의 경우 담임교사가 교내 관찰추천위원회에 학생을 추천하고, 위원회에서 학생의 창의사고력 형태의 문제 해결, 탐구보고서, 모의수업 등을 통해 일반능력, 리더십, 학업성적, 창의성 측면을 평가해 최종 추천 단계에 오른다.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내신관리는 기본이며, 평소 수업태도 역시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거나 교내에서 시행하는 각종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발표나 토론을 할 때는 주어진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학생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과제를 수행할 때도 정형화된 한 가지 방법 이외의 여러 방법을 고안해 시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관심 분야에 대한 포트폴리오 작성도 중요하다. 평소 흥미 있는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남기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과정을 의미 없이 나열하는 것보다 자신이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 이유를 과거의 경험, 현재의 흥미, 미래의 희망 등과 연결지어 인과관계를 갖는 스토리로 구성하는 것이다. 평소 자기소개서나 독서기록장, 실험보고서 등을 스스로 써보는 것이 좋다. 담임교사 추천 이후 교내 관찰추천위원회에서는 문제 해결과정에서 이해력·논리력·과제집착력·창의력을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통해 교과지식을 외우는 것보다 해당 학년 수준에서의 심화학습을 통해 생각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민 아이디어로 만든 ‘살기 좋은 관악’

    전동 드릴이나 절단기, 연장 전선 등 비교적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공구들은 가정마다 마련하기 쉽지 않다. 빌릴 곳도 마땅찮아 생활불편을 숱하게 겪는다. 관악구 중앙동 주민들은 ‘가정용 공구·기구 대여 서비스’로 해결한다. 동주민센터에 다양한 공구를 비치해 두고 필요할 때 빌려 쓰는 방식이다.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시행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관악구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우수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다른 지역으로까지 전파된다. 관악구는 공구 대여 서비스와 같이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운영하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의 올해 세부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관악구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고 함께 사는 지역공동체 활성화,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등을 위한 주민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1억 5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올해 사업엔 24개가 선정됐다. 보라매동 등 21개 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직능단체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냈다. 보라매동은 당곡중·고교 교복 및 체육복, 교재 등을 기증받아 보관하고 필요한 학생들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복기증창고’를 운영하겠다고 계획을 내놨다. 은천동은 아이들의 즐거운 등·하교를 위해 은천초등학교 주변에 ‘만화 한자 체험 통학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주민 소통 공간인 ‘주민사랑방’, 등나무 식재를 통한 ‘통학로 옹벽단장’, 나대지를 활용한 ‘야외쉼터’, 환경 개선을 위한 ‘마을뒷산 꽃동산’ 등 다양한 아이디어 사업이 제시됐다. 구는 주민편익과 사업 효율성 등을 평가, 순차적으로 예산을 배분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귀상 자치행정과장은 “관악구는 지난해에도 주민 자율에 따른 26개 사업을 선정해 지역공동체 형성 및 주민참여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며 “민관 협업에 의한 지역현안 해결 방식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마을공동체 사업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동화·만화속 그림여행 떠나볼까

    동화·만화속 그림여행 떠나볼까

    마침내 봄날 같은 봄이 왔다. 아이들 손잡고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만화 전시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참여형 이벤트도 있다. 9월 2일까지 경기 성남시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는 ‘에릭 칼 한국 특별전’이 열린다. 에릭 칼은 1967년 동화 ‘갈색 곰아, 갈색 곰아, 무엇을 보고 있니?’를 통해 데뷔한 뒤 다양한 종이조각을 콜라주 기법으로 엮어 내는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그의 작품만 따로 전시하는 미술관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작가다. ‘배고픈 애벌레’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엄마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에릭 칼은 동화 속 그림뿐 아니라 순수예술 쪽으로도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왔는데, 판유리나 플라스틱 칼집을 활용한 작가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에릭 칼이 그린 동화의 원화 작품들은 물론 그가 순수예술 분야에서 작업해 왔던 다양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한다. 1만 2000원. 1577-4356.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는 6월 17일까지 ‘만화로 보는 세상’전이 열린다. 만화가 박수동의 ‘고인돌’에서부터 팝아트 작가 이동기의 ‘아토마우스’에 이르기까지 만화 그 자체나 만화를 응용한 현대미술작품 등을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명랑만화 시대의 주역 박수동, ‘로봇찌바’의 신문수, ‘요철발명왕’의 윤승운, ‘심술통’의 이정문 등의 작품에서 옛 기억이 물씬 풍겨 난다. 요즘 유행하는 웹툰, 카툰을 위한 공간도 마련됐다. ‘패션왕’의 기안84, ‘도로시밴드’의 홍작가, ‘마음이 만든 것’의 정필원 등도 참가했다. 3000원. (02)425-1077. 이제는 대중적인 캐릭터가 된 육심원 작가도 독특한 이벤트를 벌인다. ‘육심원 친구 닮은꼴 찾기’ 이벤트다. 육 작가의 작품을 취급하는 갤러리AM은 25일까지 이메일(galleryam@nate.com)로 육심원이 그린 캐릭터와 비슷한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완전·많이·조금 닮은꼴’을 선발해 상금을 준다. 또 이들 가운데 우수한 작품들을 모아 5월 5일부터 28일까지 따로 전시회도 연다. 갤러리AM 측은 “육 작가의 캐릭터들이 모두 이 시대 여성이 따라하고 싶은 싱그러운 공주라는 점에서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응모작들이 밀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그렛’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그렛’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매튜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병상에 누워 있는 어머니는 의식을 잃은 상태다. 남자는 어머니의 팔을 살며시 잡아본다. 그녀의 몸에서 생명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서일까, 남자는 별다른 감각을 느낄 수 없다. 남자는 한 생명의 빛이 꺼져 가는 병원에서 물끄러미 앉아 있는 것 외에 달리 할 게 없다. 무언가 소멸하면 그 가까이에서 소생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어머니 집의 낡은 테이블을 고치러 시내로 나갔던 남자는 길 건너편에 선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건 그녀도 마찬가지다. 죽도록 사랑했던 그녀, 마야와 그는 15년 전에 헤어졌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불씨가 꺼진 줄 알았던 사랑을 불태운다. 잠깐 스치는 그녀의 손길에서도 그는 짜릿함을 느낀다. 건축가가 직업인 남자, 15년 만의 재회, 병실에 있는 부모, 어리석은 젊음이 빚은 오해, 상대방 곁에 있는 다른 사람, 남자가 예전에 만든 건축 모형. ‘리그렛’의 설정이 ‘건축학개론’의 그것과 닮았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리그렛’이 뒤늦게 개봉하는 것도 ‘건축학개론’의 성공 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르다. ‘건축학개론’이 과거의 추억을 예쁘게 포장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과 반대로, ‘리그렛’은 나이를 먹은 두 남녀의 현실에 주목한다. 영화의 제목이 ‘후회’를 의미하는 건 그래서다. 영문을 모른 채 헤어져야 했던 과거가 얄밉고 떨어져 지낸 세월이 후회된다. 두 사람은 과거에 복수라도 하려는 듯이 상대방에게 달려든다. 지금 그들에게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욕망이 더 중요하다. 눈앞에 선 상대방의 육체의 떨림이 전해오는데 거추장스러운 현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1998년, 세드릭 칸은 미친 사랑의 이야기인 ‘권태’를 만든 바 있다. ‘권태’에서 철학강사가 어린 소녀에 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숨이 멎을 지경인 것처럼, ‘리그렛’에서 중년남자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옛 연인 탓에 머리가 터질 판이다. 파리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매튜는 반듯하게 자리한 벽과 천장과 창이 어우러진 세계에 사는 남자였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려 고향에 간 그는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지나 마야의 세계로 들어간다. 마야는, 자연에 둘러싸여 야생적으로 보이는 공간에 기거하는 여자다. 두 사람의 미친 사랑은 어두컴컴한 모텔이나 자줏빛 욕망이 흐르는 호텔에서 전개된다. 도망을 치든 다시 돌아오든 그녀는 그 공간의 여왕이다. 결국 남자만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근래 비슷한 음을 반복하는 중인 필립 글래스의 주제 선율은 듣기엔 좋으나 만족스럽진 않다. 글래스의 음악보다 영화에 더 어울리는 건 솔 가수 니나 시몬(1933~2003)의 ‘시너맨’(Sinnerman)이다. 답을 얻으려 마침내 악마에게까지 달려간 죄인의 노래는 매튜의 사랑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다. 매튜는 불을 품고 악마의 품으로 뛰어든다. 악마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낮의 도로 한복판에서 실신할 정도로 사랑에 미치진 못했을 것이다. 이반 아탈과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의 빼어난 연기는, 선뜻 다가서기에 꺼려지는 인물에게 호소력을 부여한다. ‘건축학개론’에서 예쁘게 보이려 애쓰느라 정작 볼품없는 연기를 펼친 한가인은, 건조함과 풍성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테데스키의 연기를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문화마당] 한류와 레이디 가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한류와 레이디 가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기억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어느 날 짝이 음반 한 장을 들고 왔다. 주다스 프리스트였다. 모든 음반이 불타고 달랑 한 장 남았다며 피식 웃었다. 집에서 이런 난잡한 음악을 들으면 대학도 못 가고 폐인이 된다며 엄포를 놓았다는 것이다. 이해하진 못 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며 웃어넘겼다. 그렇다고 우리는 집을 나가겠다거나 비뚤어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헤비메탈 음악을 더 열심히 들었다. 그 후로 친구는 대학에 진학해 학군단 장교가 되었다. 대기업에 입사해 결혼했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현재 학원 사업을 하는 어엿한 가장으로 매주 아이들과 캠핑을 다닐 만큼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우리는 2012년 2월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콘서트에서 주다스 프리스트를 만났다. 20년도 더 된 추억을 공연장에서 끄집어내면서 40대의 두 남자가 감회에 젖었던 일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하지 말라고 성화를 부렸던 어르신 덕에 무엇이든 더 깊이 있게 알려고 했던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편으로 참 고맙게 여겨진다. 언뜻 보기에 해롭다고 여기신 것들에 대해 무조건 손사래를 친 것이 어찌 나쁘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하며, 걸러 들었던 삶의 연속이었던 같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가진 10대의 추억은 아마도 그런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학교 앞 만화방에서 도색 잡지를 훔쳐보거나 미성년자 출입 금지였던 동시 상영 영화관에서 에로티시즘 영화를 봤던 것이 인생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왔다며 가슴을 치는 40대가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그러한 금기의 영역을 넘나들며 호기심과 상상력들을 키워냈고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은 예술가들이 참으로 많은데 말이다. 어떠한 일탈도 허용하지 않고 공부만 했던 10대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혜안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런 관점에서 레이디 가가 공연이 만 18세 미만 관람 금지 판정을 받은 것은 재미난 일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레이디 가가의 공연 등급을 이같이 판정한 것은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레이디 가가의 노래 ‘저스트 댄스’를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했고, 이 노래가 공연 레퍼토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유해매체로 지정된 문제의 가사는 ‘나 오늘 좀 많이 마신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기 시작하네. 흔들리는 춤 속으로 달려들어 내 술이 없잖아.’였다. 또 공연 영상들의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는 것도 이유였다. 더 재미난 것은 레이디 가가의 아시아 6개 공연국 가운데 유해 공연 판정을 받은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2009년 그녀의 내한 공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분류의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로 남는다. 2008년 여름 잠실에서 열린 메릴린 맨슨 무대와 지난달 주다스 프리스트의 공연은 청소년 무해 판정을 받았다. 광기 어린 독설과 공격적인 가사는 오히려 레이디 가가의 선정성을 뛰어넘고도 남지만 일관성과 형평성에 상당한 의혹을 남기고 말았다. 인터넷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낯뜨거운 광고를 즐비하게 방치한 것에 비하면 차라리 세계의 트렌드를 잡아낸 한 아티스트의 무대 퍼포먼스를 보도록 하는 것이 떳떳해 보인다. 이 같은 판정에 레이디 가가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무엇이 좋은 결정인지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알렸다. 전 세계 2000만명이 넘는 그녀의 팔로어들이 이 글을 보았으니 의미심장하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누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원책을 내놓겠다는 마당에 이 같은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불신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한류라 떠들고, 위해라 눈을 감는 오늘의 잣대가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예능은 행정의 잣대가 아니라 감성의 안목이어야 한다. 그렇게 접근해야 한다.
  • 김미화·김제동·이외수·이준석… “닥치고 투표” SNS 인증샷 물결

    김미화·김제동·이외수·이준석… “닥치고 투표” SNS 인증샷 물결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화계·연예계 인사들의 투표 인증샷이 넘쳐났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SNS를 통한 투표 참여 독려행위에 제한이 없어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인 까닭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화계·연예계 인사들의 투표 독려는 여느 선거보다 활발했다. 국무총리실의 사찰과 관련, 이른바 ‘좌파연예인’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한복 차림에 검정테이프로 일자(一) 눈썹을 만들어 개그맨 활동시절 ‘순악질 여사’ 캐릭터로 분장하고, 한손에는 ‘닥치고 투표’라고 쓴 방망이를 들고 찍은 투표 인증샷을 띄웠다. 김씨는 트위터 팔로어들이 올린 인증샷을 리트위트(재전송)하며 투표를 적극 당부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아침에 갓 일어난 모습으로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김씨는 투표 시작 전 트위터에 “정치는 그 자체로는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더러운 이들에게 정치를 주면 더러워지고 깨끗한 이들에게 정치를 주면 깨끗해집니다.”라는 글을 남겨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돌 연예인들의 투표 인증샷도 줄을 이었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유빈은 “선거권을 갖게 된 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했는데 오늘도 역시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증샷으로 네티즌들로부터 ‘개념 아이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걸그룹 레인보우 지숙, 씨스타 소유, 달샤벳 아영 등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아이돌 연예인들의 인증샷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분홍색 치마 잠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투표 인증샷을 찍었던 개그맨 김경진씨는 “너무 서둘러서 투표하러 나오는 바람에 급하게 양치질, 머리 손질하는 중”이라며 투표소 앞에서 양치질하는 인증샷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연예인 못지않게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만화가, 교수들도 투표 인증샷과 함께 투표를 독력했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짧게 삭발하겠다.”고 선언한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투표소 바깥에서 아내와 찍은 사진과 함께 “많은 분들이 제 헤어스타일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해하셨습니다. 현재 상황만으로는 예상보다 저조한 편이지만 젊은이들에 의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어 봅니다.”라며 젊은 층에게 투표를 호소했다. 만화가 강풀씨는 “나에게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라며 투표 전후 자신의 모습이 꽃으로 바뀌는 ‘비포 앤드 애프터’ 사진을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파워 트위터리안들도 인증샷을 제시하면 서로 팔로(맞팔)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 사건의 소재가 됐던 재판의 합의 내용을 공개해 중징계를 받은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투표 인증샷을 찍을 때 특정 후보 기호를 연상케 하는 손가락 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선관위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엄지손가락을 든 채 투표 인증샷을 찍어 트위터 등에 올린 이 판사는 “(같은 논리대로라면) 선거운동기간 중이 아닌 때에 손가락 둘을 펴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도 사전선거운동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MBC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김태호 무한도전 PD는 “대국민 일꾼뽑기 오디션 ‘슈퍼머슴K’ 투표 참여했습니다.”라면서 총선을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유한 뒤 “‘나 하나쯤이야’ 하다 보면 응원하던 사람 떨어지는 거 잘 아시죠.”라며 투표장에 갈 것을 호소했다. 스포츠 해설가 양준혁, 당구선수 차유람씨 등 스포츠 스타들과 윤일상·방시혁 등 유명 작곡가들도 인증샷 대열에 참여했다. 투표 인증샷이 이미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이 된 만큼 네이버, 다음 같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도 투표 인증샷과 관련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 이들 인증샷을 한데 모아 소개하거나, 인증샷 찍을 때의 주의점을 따로 공지하기도 했다. 신진호·조태성기자 sayho@seoul.co.kr
  • [공연리뷰] 英무용단 DV8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

    [공연리뷰] 英무용단 DV8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

    “여기 누가 탈레반보다 도덕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까(Who here feels morally superior to the Taliban?).” 무용수가 던지는 첫 질문부터 심각하다. 입을 연 무용수는 객석을 등지고 서 있는 다섯 명을 벽 삼아 몸짓을 이어간다. 마치 의자라도 있는 양 자연스럽게 앉아 팔걸이에 팔을 얹는 자세를 취하는가 하면, 두 팔을 등 뒤로 꺾어 맞잡고, 몸을 꼬고, 흔들림 하나 없이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기도 한다. 굉장히 유연한 움직임이 마치 관절인형 같다.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 등 소재 지난 6~8일 3일 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 위에 오른 피지컬 시어터 DV8의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Can We Talk about This)는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공연이었다. DV8이 ‘일탈하다’의 영단어 디비에이트(deviate)에서 나온 것처럼, 예술감독 로이드 뉴슨(55)은 매 작품마다 일탈을 이어갔다. 2005년 내한공연에서 올렸던 ‘저스트 포 쇼’(Just for Show)에서는 현대사회의 허영과 환상을 들춰내고, 2008년 작 ‘투 비 스트레이트 위드 유’(To Be Straight with You)에서는 종교적 관용과 동성애의 문제를 다루었다. ‘캔 위 토크’는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 다문화주의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초연된 이 작품은 공연을 할 때마다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실제로 그럴 만했다. 무용수들이 무대에 서서 1990년부터 2004년을 거슬러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테러를 당한 사람들을 소개하며 사진들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소설 ‘악마의 시’(1988)를 집필해 암살 현상금이 걸린 영국작가 살만 루시디와 덴마크 신문의 마호메트 풍자만화 작가, 무슬림 여성들의 인권에 관한 단편영화를 찍은 후 살해당한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등이다. 바닥에 떨어진 사진 위로 검은 속옷 차림의 여성이 아름답고 유연하게 춤을 추며 자신의 몸에 펜으로 그림을 그린다. 여성이 중얼거리는 것은 이슬람 문화가 여성의 몸을 얼마나 ‘하찮고 더럽게 보는지’에 대해서다. ●테러영상 통해 문제의식 고양 이슬람 여성 인권에 대해 발언했던 영국 노동당 의원 앤 크라이어의 의견을 전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손에 찻잔을 들고 있는 왜소한 여성은 한 남성을 받침대 삼아 고난도의 동작을 보여준다. 남성을 의자 삼아 다리를 꼬고 앉는가 하면, 남성의 두 팔을 밟고 허공에 꼿꼿하게 서 있다. 남성의 등 위로 편하게 기대 누운 자세나 남성의 머리 위에 찻잔을 올려놓은 것이 마치 거실에서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끊임없이 대사를 읊어대면서도 동작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무용수 11명을 보면 얼마나 잘, 또는 혹독하게 훈련받았을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런 장면 사이사이에 테러당한 인물들에 대한 기록영상이나 사건 묘사, 증언들을 보여주면서 공연 ‘캔 위 토크’는 의도했던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끌어올린다. 이 작품에 대해 영국 텔레그라프는 “눈을 뗄 수 없는 작품. 훌륭할 뿐만 아니라 용감하기까지 하다.”고 극찬했다. 지난 3월 런던 내셔널시어터에서 이어진 공연에서는 “폭동을 일으키려고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무용수들의 훈련 강도 느껴져 지난 8일 공연에서 관객과 대화에 나선 로이스 뉴슨은 이런 반응들에 대해 “이것은 사실에 근거한 작품이고, 모든 무슬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부 극단적인 무슬림에 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출연하는 무용수 중에도 무슬림 출신이 3명이나 있는데, 그들 역시 극단적인 무슬림들의 불관용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사는 역설적이게도 “나는 자유로워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침묵해야 한다(I want to be free, so I need to shut up).”이다. 이에 대해 뉴슨은 “잔인한 조크”라고 설명했다. “침묵을 지키는 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계속 침묵하고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이 마녀로 누명을 쓴 채 처형당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좀 더 일찍 이야기했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6일 원주치악체육관은 전쟁터 같았다. 지난 5차전 때 있었던 애매한 심판판정과 흥분한 팬들의 물병 투척으로 챔피언결정전은 후끈 달아올랐다. 코트는 살벌(?)했다. 동부팬은 ‘인삼! 챔프전 구경 잘했지? 너흰 여기까지다’라는 플래카드로 상대의 기를 죽였다. KGC인삼공사는 패색이 짙었다. 2쿼터 초반까지 17점(28-45)을 뒤졌다. ‘원주산성’ 김주성·윤호영·벤슨이 리그 때의 위용을 되찾았다. 공격횟수를 많이, 공격을 빨리 해야 승산이 있는 인삼공사가 높고 빠른 상대와 세트오펜스를 하려니 빡빡했다. ●2쿼터까지 17점차 열세 뒷심발휘 그러나 후반 들어 인삼공사 특유의 속공플레이와 압박수비가 살아났다. 이정현이 3쿼터에 두 방, 크리스 다니엘스가 4쿼터에 두 방의 3점포를 꽂은 게 신호탄이었다. 경기종료 1분 54초를 남기고 오세근이 기어이 동점(62-62)을 만들었다. 한 골씩 주고받은 뒤 ‘챔프전의 사나이’ 양희종이 9.6초를 남기고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게 결승골이 됐다. 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팀 동부를 66-64로 꺾고 챔프전 전적 4승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전신인 SBS와 KT&G를 포함해 15년 역사에 첫 우승이다. ‘짜릿한 첫 경험’을 한 선수들은 쏟아지는 축포 아래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서로 눈물을 닦아주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헹가래도 쳤다. ●두 시즌 혹독한 리빌딩 결실 이변이었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지난 두 시즌 간 혹독한 리빌딩을 거쳐 오세근·양희종·김태술·박찬희 등 이름만으로 배부른 국가대표 라인업을 갖췄다. 김성철·이정현·김일두 등 ‘백업멤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쟁쟁한 선수들이 촘촘히 뒤를 받쳤다. 전문가 몇몇은 6강에 턱걸이만 해도 다행이라고 했지만, 인삼공사는 젊음과 패기를 앞세워 정규리그 2위로 파란을 일으켰다. 압박수비와 속공플레이로 KBL을 평정했다. 그러나 4강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뒤에도 우려의 시선은 그대로였다. 단기전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편견. ‘새파란’ 나이와 경험 부족이 근거였다. 그러나 겁없는 초짜들은 KT를 3승1패로 가뿐히 물리치고 챔프전에 올랐다. 챔프전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동부의 절대 우세를 예상했다. 최다승(44승)-최다승률(.815)-최다연승(16연승) 등 동부가 정규리그 때 일군 성과가 워낙에 대단했다. 인삼공사의 4연패를 예상하는 분석도 있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서, 두려울 게 없었다. 어린 선수들은 무식해서 용감했다. 넘어지면 일어났고 맞으면 더 세게 때렸다. 동부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뛰면서 인삼공사는 챔피언에 올랐다. ●기록상 ‘절대강자’ 동부 2년연속 눈물 가드 김태술은 “(공익근무 시절에) 안양에서 나한테 매점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잊혀진다는 게 힘들었고 잘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도 많았는데 우승트로피로 보상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양희종은 “종료 버저가 울리고 벤치선수들이 뛰어나오는데 슬램덩크 만화가 떠올랐다. 안양에서 뛰는 게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13년간 비주류팀에 있으면서 은퇴 전에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은퇴 전에 후배들이 좋은 선물을 해줬다. 꿈인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신화를 썼던 동부는 눈물을 삼켰다.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동부는 지난해 KCC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됐다. 강동희 감독은 “올 시즌 참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마지막 선물을 드리지 못해 아쉽다. 심기일전해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일그러진 난쟁이… 성기를 닮은 코… 동화는 잊어라

    일그러진 난쟁이… 성기를 닮은 코… 동화는 잊어라

    KBS 개그콘서트의 코너 사마귀유치원에 등장하는 쌍칼아저씨의 표현을 빌자면 “백설공주의 하얀 살결이 이~뻐~.”쯤 되겠다. 백설공주하면 떠오르는 게 일곱 난쟁이. 그런데 작가는 이 일곱 난쟁이들이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일거라는 선입관을 파괴했다. 난쟁이들은 처참하게 일그러지고 뭉개지고 찢겨졌는데, 코는 남자의 성기다. 그들의 작업 도구처럼 보이는 것들도 모두 그렇다. 아예 세트로 맞춘 듯 축 늘어진 볼살이 고환처럼 느껴지는 것도 있다. 각 조각상마다 빨강, 파랑 하는 식으로 강렬한 원색을 쓰고 있는데, 한 작품의 색깔을 두고 작가는 아예 ‘딜도’색이라 부른다. 인간의 피부와 가장 비슷한 색을 찾다 여성용 자위기구 딜도에 주목하게 됐고, 그게 바로 백인 아리아 인종의 피부색에서 따온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아리아 민족의 영광을 위해 분투한 히틀러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작가가 슬쩍 비틀어놓은 유머에 웃음이 난다. 5월 12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아홉 난쟁이들’전을 여는 폴 매카시(67)의 작품들이다. 지배권력, 남성성 같은 것들에 대해 동화를 응용한 성적인 문란함으로 치환한 작품을 잇따라 선보여 미국의 대표적 작가이면서도 문제적 작가로 꼽힌다. “통상적 아름다움을 반복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쪽을 택하겠다.”, “사람을 사회에 길들이는 도구가 동화인데 이걸 한번 거꾸로 세워보고 싶었다.”, “작가는 일종의 광대라 생각하는데, 광대로서 권력자에게 당신도 광대가 아니냐고 질문하고 싶다.”는 말이 작가의 문제적 성향을 잘 드러내준다. 이번 작품은 원본 동화에 대한 오랜 해석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문헌학이나 정신분석학 쪽에서는 백설공주를 극도의 나르시시즘에 빠진 팜므 파탈로 간주한다. 허연 살결과 어린 나이를 무기로 부왕을 유혹했다 쫓겨났는데, 그걸 인정할 수 없으니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를 꾸며냈고 그게 동화 내용이라는 것이다. 지독한 자기애에 빠져 자기가 제일 고생하고 열심히 하는데 언제나 자기만 피해 본다고 징징대는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그렇게 세상을 재구성하다 보니 백설공주는 자신과 기쁨 주고 사랑받는 관계였던 숲 속의 거친 사나이들마저도 귀여운 외모의 일곱 난쟁이들로 축소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이 틀에서 보면, 작가가 일곱 난쟁이들을 왜 그렇게 묘사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작가는 정작 이런 해석논란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을 1937년 디즈니 만화에서 발전시킨 것으로 봐달라했다. 미국이 초일류 강대국으로 등장하던 그 시기에 디즈니 만화가 구축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깨보고 싶었다는, 지극히 미국적인 맥락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난쟁이 조각상들은 5~6년 전부터 작업해오고 있는 ‘백설공주 프로젝트’의 일부라 설명했다. 조각 외에도 드로잉은 물론, 세트를 지어 비디오 촬영작업까지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설공주를 통해 사랑과 여성의 가치를 드러내보고 싶다 했다. 미국적 맥락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본은 동화원작에 대한 해석 논란에서 얼마나 가깝고, 얼마나 떨어져있을지 궁금해진다. (02)735-844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마티유 아말릭의 ‘온투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마티유 아말릭의 ‘온투어’

    TV 프로듀서로 일하다 쫓겨난 남자 조아킴. 그는 미국 체류 도중 만난 쇼걸들을 이끌고 프랑스로 돌아온다. 애초 계획은 거창했다. 해안 지역을 돌며 공연을 펼치다 그 여세를 몰아 파리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 얼마 지나지 않아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조아킴은 무대를 마련하려고 혼자 파리로 향한다. 업계의 불신만 확인한 채, 그는 이혼한 아내가 떠넘긴 두 아들을 대동하고 공연에 합류한다. 조아킴은 계속되는 긴장 속에서 혼란스럽다. 단원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고, 계속 말썽을 피우는 아들이 신경 쓰인다. 결국 아들을 되돌려 보내고 오던 길에 조아킴은 방향을 잃어버린다. ‘온 투어’(5일 개봉)는 다섯 쇼걸을 데리고 공연을 떠난 남자의 이야기다. 만약 풍만한 육체를 지닌 쇼걸들의 화끈한 무대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게 분명하다. ‘온 투어’는 화려한 쇼의 재연에는 관심이 없는 작품이며, 뉴 벌레스크(익살·야유·희롱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burlesco’에서 유래한 말로 여성의 매력을 강조한 풍자의 춤)를 표방한 쇼도 그렇고 그런 춤과 노래의 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배우이자 감독인 마티유 아말릭은 하급 예술에 대해 어떤 풍자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온 투어’는 무대 뒷모습을 기록하는 데 별로 충실하지 않으며 쇼 비즈니스의 이면을 냉정하게 파헤치지도 않는다. 현재 모습만 보면 조아킴은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 조아킴은 TV쇼 제작에 실패해 도망친 전력 탓에 업계에서 밀려난 인물이다. 심지어 아이들도 아버지를 업신여기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다. 처진 가슴과 늘어난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는 쇼걸들의 인생도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유별난 패션과 거침없는 행동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으며, 어떤 사람은 험악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들은 닮으라고 권할 만한 인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온 투어’의 태도는 다르다. 사람들은 보통 최종 목적지에 삶의 가치를 둔다. 그리고 개별 목표를 성취하고자 현실을 희생한다. ‘온 투어’는 ‘바로 이 순간’에 가치를 둔다. 조아킴과 쇼걸들은 삶이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무대를 가꾸는 건 자신이라고 믿는 그들은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대한다. 그들은 길 끝의 목적지보다 길 자체를 필요로 한다. 쇼걸을 대표해 미미가 조아킴에게 “인생의 산책로를 만들어 줘 고맙다.”고 말하는 건 그런 까닭에서다. 당연히 그들은 파리에 도착하지 못한다. 파리 무대에 설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둘러보아야 할 더 많은 세상이 앞에 놓여 있어서다. 아말릭은 현명한 감독이다. 메가폰을 잡은 배우들이 대단한 작품을 완성하려고 안달하는 것과 달리 그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에 욕심 없이 접근했다. 실제 쇼걸을 카메라 앞에 세우고 그들과 보낸 여정을 영화의 소재로 삼았다. 로드무비에 목적지가 있으면 안 된다는 그의 판단은 옳았다. 영화의 결말, 길의 끝, 삶의 목표에 집착하면 정작 중요한 진실을 놓치리란 걸 그는 알았다. 조아킴이 무대 안팎의 혼란을 감싸 안음으로써 단원의 신뢰를 얻듯이 아말릭은 어수선한 에피소드를 정렬하고 폭발시킨 끝에서 자기 목소리를 터뜨린다. 미래에 치우쳐 현재의 풍요로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먼 목표에 얽매여 삶의 자유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온 투어’는 필견의 작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지난달 30일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각 부문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문산연)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의 현황을 검토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사는 공통세션과 부문세션으로 나눠 공통세션에서는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기금 조성 방안’과 ‘문화산업 세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부문세션에서는 유통구조 개선, 대중문화 진흥, 규제 개선을 주제로 해 발제와 토론을 했다. 이날의 논의는 각 분야 전문가와 산업종사자들이 참여한 만큼 현안이 무엇이고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자리였다. 말하자면 현재 대중문화예술산업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토로하는 자리였다. 이날 하나같이 지적한 사항은 ‘표준계약서’ 문제였다. 표준계약서가 산업부문 간 편차는 있으나,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표준계약서는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고, 나아가 산업의 동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영화계에서 최고은 작가, 대중음악에서 달빛요정 이진원씨의 죽음 등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안타까운 희생과 고통을 목격했던 터라,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표준계약서의 도입과 시행은 절실한 바였다. 문제는 산업주체들이 표준계약서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가이고 어느 정도의 구속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상생, 동반성장, 공정성, 정의 같은 용어들이 화두로 등장했다. 이러한 용어들이 우리 사회를 규정한다는 것은 대립과 갈등, 성장과실의 편재, 불공정 현상으로 인한 좌절과 분노가 크다는 의미이다. 체제의 유지, 사회의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함께 살아간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생태계는 유기적인 순환체여서 어느 한쪽이 작동하지 않으면 그 여파가 다른 쪽에도 미치게 되고, 결국 생태계의 공멸을 가져온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대중문화예술산업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것은 산업종사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의 행보이다. 특히 법이나 제도 등 시스템에 관한 내용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정책적 비전, 의지, 그리고 조정능력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발전과 퇴행에서 매우 중요한 인자일 수밖에 없다. 표준계약서의 약관화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예술인복지법과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 진흥기금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 문화산업 세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국세청과 긴밀한 논의와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처럼 정부 부처와의 사이에서 대중문화예술산업에 대해 정책적 조율을 할 수 있는 당사자는 문화부가 될 수밖에 없고, 문화부에 관련 산업의 현안과 의제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산업주체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산연의 존재는 의미하는 바 크다. 문산연은 2009년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 게임, 만화, 공연, 연예 등 대중문화예술산업의 모든 단체들이 한데 모여 결성한 협의체로,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및 현안 공유와 현안에 대한 공동대처 등을 통해 문화민주주의 발전과 문화향수 증대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문산연은 관련 단체 간 정보교류 및 의제를 형성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지난 1월 31일 발표한 문산연의 성명서는 이 협의체의 활동 내용을 잘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 성명서에서 문산연은 만화, UCC, 게임 등 문화산업이 학교폭력을 조장하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산연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뿐만 아니라 시급히 연구능력을 확충해야 한다. 연구역량의 확충은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의제를 선도해 나갈 수 있으며,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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