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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홀로그램 팝스타 ‘하츠네 미쿠’ 내년 미국 투어공연

    日 홀로그램 팝스타 ‘하츠네 미쿠’ 내년 미국 투어공연

    일본의 유명 홀로그램 팝스타 ‘하츠네 미쿠’가 미국 투어공연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츠네 미쿠는 2007년 일본에서 탄생한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및 3D홀로그램으로, 일종의 가상현실 속 인물이다. 목소리부터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으며, 특히 ‘그녀’가 부르는 노래 역시 목소리를 합성해주는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졌다. 일본에서는 가장 유명한 홀로그램 팝스타로 손꼽히며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하츠네 미쿠는 일본을 넘어 미국에서도 홀로그램 콘서트를 열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입증했다. 츠네 미쿠가 부르는 노래는 유명 악기제조사로도 유명한 일본의 야마하 사가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했으며, ‘그녀’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 실제 라이브 콘서트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투어 공연의 핵심이자 장점이다. 나이는 16살, 신장 158㎝, 체중 42㎏의 하츠네 미쿠는 3D 홀로그램 소프트웨어 외에도 만화나 소품 캐릭터 등으로 큰 인기를 얻어왔다. 공식 웹사이트만 수 개에 달할 정도로 버전이 다양한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팬층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츠네 미쿠가 일본이 아닌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2016년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에서 투어 공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보도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에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기의 발달로 하츠네 미쿠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삼국지·수호지·서유기 속 3000년 중국 민란의 역사

    삼국지·수호지·서유기 속 3000년 중국 민란의 역사

    민, 란/최종명 지음/썰물과밀물/320쪽/1만 4000원 중국 3대 소설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는 모두 민란과 맞물려 있다. ‘삼국지’에는 노란 수건을 둘러쓴 채 중원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50만명의 집단이 등장한다. 바로 황건적(黃巾賊)이다. 우리에겐 도적떼, 내란 음모 집단의 대명사다. 대개 역사서나 대중소설, 만화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무지막지한 반군이나 도적으로 그려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 란’의 저자는 황건적을 황건군(軍)의 이름으로 재조명한다.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통치권자의 억압과 지주의 폭압에 숨죽이며 살다가 누르면 솟고, 밟으면 일어나던 민초들이라는 것이다. ‘수호지’에 나오는 양산박의 108영웅들도 사실 민란의 우두머리들이다. 실제 역사에서는 108명까지는 아니고 때마침 내리는 단비라는 뜻의 ‘급시우’라는 별명을 지닌 송강을 비롯한 36명이 무거운 세금과 암흑 통치를 견디다 못해 민란을 일으킨 것으로 기록된다. 그렇다면 ‘서유기’는 민란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저자는 현장 법사를 중심으로 구법 여행을 다녀오는 내용의 ‘서유기’가 백련교나 명교가 지향하던 이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무협지에서 사파로 자주 등장하는 백련교와 명교는 원나라를 무너뜨리는 민란을 일으킨 홍건군(홍건적)의 중심에 서는 종교 결사체다. 저자는 기원전 841년 주나라 시대의 국인 민란을 시작으로, 19세기 태평천국운동과 20세기 중화인민공화국까지 중국의 3000년 역사를 민란의 역사로 정리하고 있다. 2005년부터 10년간 배낭 하나 메고 중국 300여개 도시를 걸으며 거둬들인 수많은 역사의 편린을 담았다. 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민란 과정에서 벌어진 처참한 살육, 민란 이후 역사는 우리 시대 위정자들에게 민초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日 홀로그램 스타 ‘하츠네 미쿠’ 내년 미국 투어 나선다

    日 홀로그램 스타 ‘하츠네 미쿠’ 내년 미국 투어 나선다

    일본의 유명 홀로그램 팝스타 ‘하츠네 미쿠’가 미국 투어공연을 선보일 계획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츠네 미쿠는 2007년 일본에서 탄생한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및 3D홀로그램으로, 일종의 가상현실 속 인물이다. 목소리부터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으며, 특히 ‘그녀’가 부르는 노래 역시 목소리를 합성해주는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졌다. 일본에서는 가장 유명한 홀로그램 팝스타로 손꼽히며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하는 하츠네 미쿠는 일본을 넘어 미국에서도 홀로그램 콘서트를 열 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입증했다. 츠네 미쿠가 부르는 노래는 유명 악기제조사로도 유명한 일본의 야마하 사가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했으며, ‘그녀’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 실제 라이브 콘서트처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투어 공연의 핵심이자 장점이다. 나이는 16살, 신장 158㎝, 체중 42㎏의 하츠네 미쿠는 3D 홀로그램 소프트웨어 외에도 만화나 소품 캐릭터 등으로 큰 인기를 얻어왔다. 공식 웹사이트만 수 개에 달할 정도로 버전이 다양한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팬층도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츠네 미쿠가 일본이 아닌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2016년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에서 투어 공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보도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에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기의 발달로 하츠네 미쿠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도서정가제 시행 1년 신간 6.2% 싸졌다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가 책값 안정화와 함께 동네서점 경쟁력 확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출판시장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한 결과 신간 단행본의 평균가격이 1만 79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1만 9106원)보다 6.2%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도서정가제 현황에 대해 출판사 450곳, 동네 서점 450곳, 대형·온라인서점 50곳, 총판 도매사 50곳 등 1000개의 출판유통계를 모니터링했다. 이 기간 동안 발행한 신간은 5만 3533종으로 지난해 대비 7.4% 감소했다. 단행본 중 유아아동서 가격이 18.9%로 가장 많이 낮아졌고 인문사회(-7.9%), 문학(-6.7%), 실용서(-6.2%)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만화신간 가격은 오히려 19.4%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신간도서 90%가 6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진입, 지난해 60%에 비해 3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율 제한으로 독자의 도서 구매 경향이 가격보다는 콘텐츠의 질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또한 출판계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6%가 현 도서정가제를 유지 또는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 도서정가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인형 안은 남아, 공구 만지는 여아...’性중립’ 광고 큰 호응

    인형 안은 남아, 공구 만지는 여아...’性중립’ 광고 큰 호응

    아동들이 즐기는 동화, 장난감, 만화 등에는 ‘성 역할’에 대한 성인들의 선입견이 알게 모르게 내포된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경향에 강하게 반대하는 한 스페인 장난감기업의 광고물이 해외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9일(현지시간) 스페인 장난감기업 ‘토이 플래닛’(Toy Planet)이 ‘성 중립적’(gender neutral)인 장난감 광고로 SNS상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광고를 보면 남아와 여아가 함께 전동공구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아기 인형을 각자 하나씩 품에 안고 있는 모습 등이 눈에 들어온다. 아예 흔한 관념과 반대로 공룡을 가지고 노는 여아나 모형 유모차를 미는 남아가 등장하는 광고도 있다. 토이 플래닛은 스페인 내에 2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 유명 장난감 기업이다. 이들은 해당 광고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쏟아진 이후로 유사한 종류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실 이 기업은 지난해부터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토이 플래닛 대표 이그나시오 가스파르는 현지 매체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선례가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스파르는 그러나 “장난감 업계에서 이 문제는 아직 어느 한쪽으로 결론이 내려진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 기업들도 우리에게 응원의 뜻을 밝혔었지만 아직 그들의 사업 정책을 바꿀 만큼 강력하게 찬성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편 장난감 광고의 ‘성 중립성’을 지지하는 경향은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엿보인다. 영국의 경우 ‘장난감은 장난감으로 두어라’라는 의미의 단체명을 지닌 ‘렛 토이즈 비 토이즈’가 2012년부터 관련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주로 부모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강요 없이 자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기회가 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장난감 자체가 완전히 ‘성 중립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제품 홍보에 있어 남녀 중 어느 한쪽만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관행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토이 플래닛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도서정가제 1년, 책 정가 6.2% 하락... 일단 합격점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가 책값 안정화와 함께 동네서점 경쟁력 확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출판시장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한 결과 신간 단행본의 평균가격이 1만 79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1만 9106원)보다 6.2%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도서정가제 현황에 대해 출판사 450곳, 동네 서점 450곳, 대형·온라인서점 50곳, 총판 도매사 50곳 등 1000개의 출판유통계를 모니터링했다. 이 기간 동안 발행한 신간은 5만 3533종으로 지난해 대비 7.4% 감소했다. 단행본 중 유아아동서 가격이 18.9%로 가장 많이 낮아졌고 인문사회(-7.9%), 문학(-6.7%), 실용서(-6.2%)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만화신간 가격은 오히려 19.4%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신간도서 90%가 6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진입, 지난해 60%에 비해 3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율 제한으로 독자의 도서 구매 경향이 가격보다는 콘텐츠의 질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또한 출판계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6%가 현 도서정가제를 유지 또는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 도서정가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판사의 서점 공급률 조정과 할인율 축소, 무료배송 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남녀용 장난감’ 따로 있나?…성차별 없앤 장난감 광고

    ‘남녀용 장난감’ 따로 있나?…성차별 없앤 장난감 광고

    아동들이 즐기는 동화, 장난감, 만화 등에는 ‘성 역할’에 대한 성인들의 선입견이 알게 모르게 내포된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경향에 강하게 반대하는 한 스페인 장난감기업의 광고물이 해외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9일(현지시간) 스페인 장난감기업 ‘토이 플래닛’(Toy Planet)이 ‘성 중립적’(gender neutral)인 장난감 광고로 SNS상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광고를 보면 남아와 여아가 함께 전동공구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아기 인형을 각자 하나씩 품에 안고 있는 모습 등이 눈에 들어온다. 아예 흔한 관념과 반대로 공룡을 가지고 노는 여아나 모형 유모차를 미는 남아가 등장하는 광고도 있다. 토이 플래닛은 스페인 내에 20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 유명 장난감 기업이다. 이들은 해당 광고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쏟아진 이후로 유사한 종류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실 이 기업은 지난해부터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토이 플래닛 대표 이그나시오 가스파르는 현지 매체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선례가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스파르는 그러나 “장난감 업계에서 이 문제는 아직 어느 한쪽으로 결론이 내려진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 기업들도 우리에게 응원의 뜻을 밝혔었지만 아직 그들의 사업 정책을 바꿀 만큼 강력하게 찬성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편 장난감 광고의 ‘성 중립성’을 지지하는 경향은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엿보인다. 영국의 경우 ‘장난감은 장난감으로 두어라’라는 의미의 단체명을 지닌 ‘렛 토이즈 비 토이즈’가 2012년부터 관련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주로 부모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강요 없이 자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기회가 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장난감 자체가 완전히 ‘성 중립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제품 홍보에 있어 남녀 중 어느 한쪽만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관행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토이 플래닛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달마과장’ FTA 홍보과장 특채?

    ‘달마과장’ FTA 홍보과장 특채?

    “중국 진출, 중국 진출…아, 뭐 없을까.” 비상무역에 다니는 달마과장은 머리를 움켜쥐고 고민한다. 직장인의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표현해 인기를 얻은 만화 캐릭터 ‘달마과장’(그림)이 자유무역협정(FTA) 홍보 전도사로 변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 한국무역보험공사, 전라남도 FTA활용지원센터는 10일 공동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FTA를 주제로 연재해 인기를 얻은 웹툰 ‘힘내요! 달마과장’을 FTA 활용 지침서로 발간했다. ‘힘내요! 달마과장’은 지난 8월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FTA를 주제로 총 8회 연재됐다. 1만 6000여명이 정기 구독하고 회당 최고 2만여명이 애독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산업부는 달마과장의 인기와 가능성에 주목해 웹툰 ‘힘내요! 달마과장’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동영상으로 제작하고 산업부 페이스북 등 SNS로 홍보해 호응을 얻었다. 이에 6개 기관이 의기투합해 달마과장과 함께 FTA 활용 촉진에 나선 것이다. 지침서에는 FTA의 기본 개념과 수출 방법, 국가별 비즈니스 문화, 전문가 목록, 해외 홍보 방법, 자주하는 질의응답(Q&A) 등 전문적인 내용이 쉽게 풀이돼 있다. 이들 6개 기관은 이날 무역협회에서 이 지침서를 활용해 기업과 국민이 FTA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협약식을 체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 강풀과 ‘전자책 미래’ 엿보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2~14일 인천 송도에서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를 연다. 국내 디지털출판 동향과 미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쉼표, e북 보러 오세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디지털출판 전문 전시회로서 전자책 플랫폼 운영업체와 디지털출판 콘텐츠 및 제작 업체, 종이책 기반의 전자출판사 등 국내외 95개사가 참가해 다양한 디지털출판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콘퍼런스를 통해 전자책 구독, 디지털출판 사업, 디지털 도서관 등에 대한 최근 경향과 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전자책(e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종이책을 대체할 출판 플랫폼의 미래라는 낙관적 예측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생산의 원형체로서 책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e북이 출판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엄연한 현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 다채로운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된 이유다. ‘순정만화’, ‘이웃사람’ 등의 웹툰작가 강풀,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작가 윤이수 등이 독자와 대화를 갖는 한편 뮤지션 ‘옥상달빛’의 e북 콘서트, 일반인 대상의 웹툰 및 전자책 제작 아카데미가 열릴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스토리 입혀야 팔린다 캐릭터 마케팅의 진화

    스토리 입혀야 팔린다 캐릭터 마케팅의 진화

    ●만화속 새 캐릭터 투니로 참치 홍보 소시지 모양의 원숭이와 계란, 당근, 완두콩 등 식품을 의인화한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영화 시리즈 코코몽. 뽀로로와 로보카폴리와 함께 영유아 사이에서 아이돌만큼 인기를 누리는 코코몽은 지난 3월 세 번째 시리즈를 방영하면서 새 캐릭터를 추가했다. 참치를 형상화한 ‘투니’가 주인공이다. 투니는 싱싱마을의 척척박사로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머리가 좋아지는 불포화지방산(DHA)이 많이 든 식품인 참치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사실 투니는 간접광고(PPL)의 산물이다. 코코몽 제작사인 올리브스튜디오와 제일기획, 식품기업 사조해표가 손잡고 함께 만들었다. 극 중 투니는 참치캔 모양 집에서 살고 깡통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알루미늄 포일로 만들어 손 베일 걱정을 줄인 사조해표의 ‘안심따개’를 적용한 것이다. 캐릭터 이름도 사조해표가 영유아 부모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직접 붙였다. 사조해표 관계자는 “투니를 통해 주부와 어린이에게 제품의 안전성과 영양가 높은 참치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려 했다”면서 “앞으로 제품 마케팅에 쓸 수 있도록 투니 캐릭터의 사용권을 영구적으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매직 쿠키 하우스’가 에버랜드에 식품 마케팅이 인기 좋은 캐릭터를 제품 겉면에 인쇄하던 단순한 수준에서 진화하고 있다. 내 만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비싼 비용을 내는 ‘가치 소비’가 주목받으면서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야 잘 팔린다는 인식 때문이다. 오리온은 지난달 초 테마파크 에버랜드에 제과업계 처음으로 놀이시설을 지었다. 상상 속 과자의 집을 재현한 ‘매직 쿠키 하우스’다. 초코파이, 고래밥, 젤리밥, 초코송이 등 오리온이 생산하는 제품 모양으로 꾸민 이 시설은 흔들다리, 대형 미끄럼틀 등 17개의 장애물을 113m 길이로 배치했다. 직접적인 광고 대신 브랜드 친밀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던 오리온은 에버랜드에 놀이기구 공동 개발을 제안했고 지난 7월 앞으로 3년간 부대 시설 운영과 마케팅을 함께하기로 양해각서를 맺었다. ●마시면 힘이 날 것 같은 ‘슈퍼파워’ 유제품 판매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우유도 스토리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지난 9월 출시한 컵가공우유 ‘슈퍼파워’는 디즈니 마블사와 제휴해 어벤저스의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캐릭터를 귀엽게 표현한 디자인을 사용했다. 딸기와 바나나, 초코와 치즈 등 2가지 맛을 섞은 우유로 ‘마시면 힘이 난다’는 이야기를 입혔다. 이달 들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을 응원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행사도 하고 있다. 정답 적중률이 높은 토르, 두뇌회전이 빠른 아이언맨 등 마블 캐릭터로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2] 평신도 박람회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2] 평신도 박람회

    한국천주교의 자생적 신앙 태동과 목숨을 버려 신앙을 지킨 순교자 규모는 세계 천주교계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는다. 세계천주교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로 꼽히기 일쑤이다. 우선 신앙의 태동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1756-1801)이 중국에서 세례받고 귀국해 서울 명동성당 인근 명례방에서 모임을 가진 게 한국천주교의 시작이라는 게 정설이다. 초기 명례방 집회가 합당한 전례 형식을 갖췄는 지를 놓고 이견이 없진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천주교인들은 명례방 집회를 한국천주교의 시작으로 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외부 선교사 없이 스스로 신앙을 싹 틔워 뿌리내린 자생종교에의 큰 자부심이다. 이벽, 권철신, 정약용 등이 강학회를 열어 천주교 교리를 탐구, 전파한 천진암 성지도 한국천주교가 자생 신앙임을 뒷받침하는 큰 흔적이다. ● 한국 순교자수 2만명... 전국 곳곳 순교의 흔적그런가 하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버린 순교자의 수 역시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이다. 한국천주교의 순교자 수는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에 이른다. 그 순교의 흔적은 전국 곳곳에 산재해있다. 이름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절두산(切頭山) 성지며 최대의 처형장이었던 서소문, 새남터, 해미, 전동…. 모두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희생의 흔적들이다. 그 순교의 희생은 한국을 찾은 두 명의 교황도 높이 사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984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순교자 103위를 성인 품에 올린 시성식(諡聖式) 집전차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입국 직후 무릎을 꿇고 땅에 입맞추며 ‘순교의 땅’이라 외쳤다.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절두산 성지였다.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한 초기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식에 앞서 먼저 서소문 순교성지를 찾아 참배했다. 그 자생적으로 태동해 숱한 순교자를 낳았던 한국천주교의 신자 수는 지금 556만 971명에 이른다. 전체인구의 10%를 넘는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45위이며 아시아에선 5번째로 많다. 평신도 단체도 50여개가 넘는 수준이다. 성직자들조차 한국의 평신도 단체를 모두 알고 있는 이가 드물다고 한다. 따져보면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초기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식도 평신도들의 노력 끝에 성사된 사건이다. 지난 1984년 성인 품에 오른 103위는 사실 대부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들이 었다. 그 시성식 이후 평신도들이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켜낸 이 땅의 이름없는 평신도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교회의 측이 받아들여 성사된 게 지난해의 시복식이다. 그런데 그 희생과 역할에 비해 평신도들이 받는 대우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한국천주교 공동체를 떠받치는 바탕이자 중추이면서도 늘상 변두리에 위치한 보조자 역할에 머물 뿐이다. 그와 관련해 평신도들의 위상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높아왔지만 개선의 조짐은 별로 없어 보인다. ● ‘답게 살겠습니다’란 주제로 평신도박람회... 한국 천주교의 주역 답게 되길평신도 단체 박람회가 열린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가 14~15일 명동 가톨릭회관 앞마당과 명동성당 마당, 1898광장 등에서 각 사도직 단체의 부스를 마련해 전시회와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민다고 한다. 30여개 단체가 참가해 서로의 활동을 이해하고 협력해 세상 복음화의 사명 실천을 다짐하는 행사. 사도직 단체 상호간과 일반 신자들의 천주교 이해 폭을 넓힌다는 게 박람회 취지와 관련해 주최측이 밝힌 설명이다. 그런데 그 핵심은 ‘답게 살겠습니다’라고 한다. 평신도들의 피와 희생으로 탄탄하게 선 한국천주교 공동체. 그 공동체의 ‘부인할 수 없는 주역’들이 정말 ‘답게 살게’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체벌 없는 자녀 훈육 노하우… ‘타임아웃’ 어때요?

    지난 9월 개정된 아동복지법은 훈육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체벌이 아닌 어떤 방법으로 훈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8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훈육 방법’은 체벌 없는 훈육 노하우를 소개했다. 책자에 따르면 체벌은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 아이들은 체벌에 따른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체벌의 이유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체벌의 폭력성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등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의 훈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책자에는 체벌 대신 사용할 대안적인 훈육 방법으로 ‘정중한 요청’, ‘나 전달법’, ‘행동에 대한 보상’, ‘타임아웃’ 등이 소개됐다. 우선 정중한 요청은 자녀에게서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 꾸짖는 것보다는 “나를 좀 도와주겠니. 사물함 정리를 깨끗이 하려무나”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또 자녀가 행동을 고치지 않을 경우에는 ‘나 전달법’을 통한 훈육이 필요하다. ‘나 전달법’은 ‘너’(아동)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나’(부모)를 주어로 문제 상황을 설명하는 대화 방식이다. 아울러 자녀가 부정적인 행동을 한다면 자녀를 격리해 평소 정해 놓은 조용한 장소(생각하는 방이나 생각 의자 등)에 있도록 하는 ‘타임아웃’ 방법이 효과적이다. 일정 시간(연령당 1분 정도) 동안 조용한 장소에 머물게 하고 이후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반면 자녀가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보상을 해 줘야 한다. 보상에는 미소를 지어 주거나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는 등 사회적 보상, 만화영화 보여 주기, 친구들과 놀기 등 활동적 보상, 아이스크림 사 주기, 용돈 주기 등 물질적 보상이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내 모든 ‘e-북’ 모아 12~14일 디지털북페어코리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2~14일 인천 송도에서 ‘2015 디지털북페어코리아’를 연다. 국내 디지털출판 동향과 미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디지털 쉼표, e북 보러 오세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디지털출판 전문 전시회로서 전자책 플랫폼 운영업체와 디지털출판 콘텐츠 및 제작 업체, 종이책 기반의 전자출판사 등 국내외 95개사가 참가해 다양한 디지털출판 콘텐츠와 기술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콘퍼런스를 통해 전자책 구독, 디지털출판 사업, 디지털 도서관 등에 대한 최근 경향과 전망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전자책(e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종이책을 대체할 출판 플랫폼의 미래라는 낙관적 예측에서부터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생산의 원형체로서 책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e북이 출판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엄연한 현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번 행사에 다채로운 독자 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된 이유다. ‘순정만화’, ‘이웃사람’ 등의 웹툰작가 강풀,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작가 윤이수 등이 독자와 대화를 갖는 한편 뮤지션 ‘옥상달빛’의 e북 콘서트, 일반인 대상의 웹툰 및 전자책 제작 아카데미가 열릴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주인아 구해다오’…곤경에 빠진 고양이 모음 (포토)

    ‘주인아 구해다오’…곤경에 빠진 고양이 모음 (포토)

    ‘도도하지만 바보스러운’ 매력으로 사랑받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해외 온라인 미디어 ‘보어드판다’를 통해 공유된 것들이다. 보어드판다의 회원들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게 된 고양이들’이라는 주제에 맞춰 자신이 과거 직접 촬영했거나 다른 매체에서 접했던 사진들을 사이트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들에겐 좁은 곳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습성, 그리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자기가 들어가고자 하는 공간의 크기나 자신이 올라가려고 하는 대상의 높이를 잘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모한 시도를 했다가 곤경에 빠진다는 것. 사진들을 직접 보면 실제로 작은 유리항아리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거나 사람의 신장보다도 더 높은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갔다가 꼼짝 못하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잘 포착돼있다. 더 나아가 날아가는 눈 덩어리에 덤벼들었다가 오히려 머리를 강타당한 고양이, 산책을 나선 뒤 갑자기 내린 비에 흠뻑 젖어 돌아와 불만스런 표정을 짓는 고양이 등 만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보어드판다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만화기획사 재담미디어, 엔씨소프트로부터 15억 투자 유치

     만화기획사 재담미디어가 엔씨소프트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받게 됐다.  재담미디어는 2013년 설립된 만화 기획제작 매니지먼트 회사로, 서울문화사, 학산문화사 등 만화 전문 미디어의 편집장 출신들이 주축이 된 회사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자체 글로벌사업팀을 운영 중이다. 최근까지 전속 작가 30여명을 포함해 총 150여 작가들의 작품 200여편을 기획 제작 및 유통하고 있으며 10편 이상 작품의 영상화 계약을 성사시켰다.  재담미디어는 “자체 글로벌사업팀을 통해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으로의 작품 수출 및 소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신인 작가 육성, 글로벌 원천 콘텐츠 제작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남용 재담미디어 대표는 “국내 최고의 게임회사와 투자 제휴를 통해 상호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만화로 배웠어요”…응급처치로 친구 구한 자폐증 소년

    “만화로 배웠어요”…응급처치로 친구 구한 자폐증 소년

    같은 반 여학생의 기도가 막혀버린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응급처치를 정확하게 실시해 친구를 구한 13살 자폐증 소년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 반즈 중학교에서 점심을 먹던 자폐증 소년 브랜든 윌리엄스는 자신의 학급 친구 제시카 펠레그리노가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를 내는 것을 우연히 들었다. 곧 브랜든은 제시카의 기도가 막혀버린 상태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이물질이 기도를 막아 호흡을 차단했을 경우 사용하는 응급처치인 ‘하임리히 요법’을 시도했다. 하임리히요법을 실시하려면 먼저 환자의 등 뒤에서 환자의 배에 팔을 두른 채 주먹 쥔 한 쪽 손의 엄지 부분을 환자의 배꼽과 명치 중간 정도에 위치시켜야 한다. 그 다음에는 다른 한 손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싼 뒤 팔에 강하게 힘을 주면서 배를 안쪽으로 누르며 상측 방향으로 4~5회 빠르게 당기면 된다. 이렇게 하면 환자 체내의 횡격막이 눌리면서 공기가 기도를 통해 빠르게 빠져나기 때문에 기도에 걸린 이물질이 빠져나올 수 있다. 만약 한 번에 이물질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과정을 반복해줘야 한다. 브랜든은 이러한 방법을 정확히 수행했고 덕분에 제시카는 목에 걸렸던 사과 조각을 기도 밖으로 빼내 별다른 피해 없이 살아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곧 지역사회에 알려졌으며 NBC등 현지 언론이 브랜든을 찾아가 그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인터뷰에서 브랜든은 ‘무엇을 통해 하임리히요법을 배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명 아동용 만화 ‘스폰지밥’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만화 스폰지밥에는 실제로 이번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등장하고 ‘하임리히요법’ 이라는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그 구체적인 실시 방법은 소개된 바가 없다. 이에 대해 브랜든의 아버지는 “아들은 여러 가지 정보를 빠르게 흡수해 기억하는 재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화영화가 아닌 다른 어디선가 하임리히요법을 접해 습득했으리라는 것. 아버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폐증이 있는 아이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생각한다”며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폐증 아동들도 많은 일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N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국사 교과서 논란 넘어서기(조동일 지음, 지식산업사 펴냄) 저자는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문학사와 세계문학사 비교연구에 천착해 ‘한국문학통사’ 등 불멸의 저서를 남긴 원로 국문학자다. 그는 ‘문학사는 역사의 문화사이고, 역사는 총체사여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조 명예교수는 ‘삼국통일과 후삼국 통일은 어떻게 다른가’, ‘함석헌이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고 한 말에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학생들이 발견해야 하는 문제를 미리 말하는 것은 월권이고 교육을 망치는 배신행위라고 일갈한다. 현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극우파로 기울어진다는 사자후와 함께 총체사적인 역사 교육, 다양성, 창의성의 존중의 대안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200쪽. 1만 3000원. 엄마들(마영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우리네 엄마들의 삶은 헌신적인 어머니로, 지혜로운 아내 언저리로 박제화됐다. 그 고정된 역할의 경계 바깥으로 발을 내밀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하면 곧바로 사회의 불편한 시선들이 쏟아진다. 건물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부당한 처우와 해고 위협에 조심스럽지만 분연히 싸우는 엄마, 20대 못지않게 사랑의 감정 앞에 흔들리며 마음앓이하는 엄마, 변변히 모은 재산은 없지만 소박한 행복을 꿈꾸는 엄마 등 엄마들의 사생활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만화가 마영신의 그림체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장면마다 담은 묘사는 핍진하기만 하다. 작가의 어머니가 직접 적은 연애, 우정, 노동, 가족의 이야기를 초안 삼았기에 작품 속 서사의 진정성이 더욱 절절하다. 372쪽. 1만 5000원. 펜으로 길을 찾다(임재경 지음, 창비 펴냄) 임재경은 1961년 조선일보로 입사해 대한일보, 한국일보 등을 거쳐 한겨레 부사장을 지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8·15, 6·25전쟁, 4·19 등 현대사의 한복판을 직접 몸으로 겪은 원로 언론인인 임재경이 팔순을 맞아 쓴 자서전이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과 투옥 등을 겪었지만 그의 출발은 시대의 주변인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시절 모두가 데모할 때 차마 끼지 못한 채 어슬렁거렸고, 6·25전쟁 관련 소설을 써보려 했지만 시대와 전쟁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다고 회고한다. 그가 경제부 기자 시절인 1967년 쓴 삼성 기사 대신 광고가 들어간 사연 등 언론과 자본의 문제를 비롯해 수습기자 제도, 기자단 문제, 그리고 언론과 정치권력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 빼곡하다. 440쪽. 1만 8000원. 헌법의 발견(박홍순 지음, 비아북 펴냄) 1987년 체제가 만들어낸 총체적 결과물인 헌법의 뿌리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하는 헌법은 모두가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법학 전공자 등이 아니면 전문을 읽어본 이는 극히 드물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기본정신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보장 ▲차별받지 않는 공평한 삶의 보장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 등 네 영역으로 크게 묶어서 이해를 높인다. 철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헌법 조문에 대한 해석을 보면 헌법이 왜 ‘시민의 교과서’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플라톤의 ‘법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루소의 ‘사회계약론’ 등 7권을 필독서로 꼽는다. 356쪽. 1만 5000원. 비싼 원전 그만 짓고 탈핵으로 안전하자(오시마 겐이치 지음, 장영배 옮김, 이매진 펴냄) ‘원전’과 ‘안전’은 한 획 차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불러오는 후폭풍은 하늘과 땅 차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겪은 일본 리츠메이칸대 교수인 저자는 원전이 값싼 에너지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며 사회적 비용과 환경 피해를 고려하면 비용 측면에서 결코 값싸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정계, 관계, 경제계, 노동계, 학계, 언론계 등으로 구성된 원자력 관련 이해공동체 집단의 관계 및 실태를 고발하며, 그들의 원자력 복합체를 ‘원자력 마피아’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를 해체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탈핵 안전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240쪽. 1만 2000원.
  • 가수 효린·김태우도 ‘꿈’을 기부합니다

    가수 효린·김태우도 ‘꿈’을 기부합니다

    청년들에게 취업과 창업의 꿈을 키워 주기 위한 청년희망재단이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6층 재단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재단이 운영하는 ‘청년희망아카데미’의 본격적인 첫 강연에는 국내 스토리텔링 전문가인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가 나섰다. 현판식에는 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대표) 이사장을 비롯해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이사진 7명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주요 펀드 기부자들이 참석했다. 기부자 가운데 가수 효린·김태우도 행사에 함께했다. 황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신념으로 청년희망재단이 각계각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재단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류 교수가 ‘희망의 원리’를 주제로 ‘융복합 스토리텔링’의 첫 강연을 했고 60여명의 취업 준비생들이 주의 깊게 경청하며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류 교수는 “기존의 현실을 따라서는 희망의 계기가 발견되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서비스와 콘텐츠, 시장 등에서 창의성과 상상력을 집중했을 때 밝은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무료 강연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거의 매일 이뤄지는데, 이달 강연에서는 만화 작가 변지민씨, 드라마 작가 정윤정씨 등이 재능 기부를 할 예정이다. 강연에 참가하려면 청년희망재단 홈페이지(yhf.kr)를 통해 사전에 신청해야 한다. 재단은 또 모바일게임(30명), 웹드라마(30명) 등 2개 분야에 대해 인문·사회·예체능 전공 대학생 및 졸업자 중 문화 콘텐츠 사업 진출 희망자를 선발해 6~9개월간 무료로 교육하며 다음달에 참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러시아’라는 세 글자가 내 속에서 퍼 올리는 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음습하고 도덕적인 문학적 상념, 아침이면 의례처럼 볼륨을 높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축축한 자조에 딱 들어맞는 ‘안나 게르만’의 로망스, 시적인 위로를 주는 ‘샤갈’의 그림들, 어감마저 차가운 ‘소련’이라는 이름, 저항의 로커 ‘빅토르 최’ 그리고 뜻도 모른 채 외던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과 무자비한 해체의 역사…. 그 거대한 땅덩이의 체취를 맡고서야 알았다. 러시아의 실체는 도표화된 관념보다 몽롱하고, 드물게 아름답다는 것을. 편협한 인식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심장 뛰는 일인지를.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러시아 “‘스파시바спаси?бо’라고 해요!”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사인이 떴을 때, ‘고맙습니다’가 러시아어로 무엇이냐고 묻는 타이완 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그녀는 친절하게 ‘시’에 강세를 줘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스파시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를 거쳐 이르쿠츠크를 지나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유일한 러시아어가 되었다. 지도 위에서만큼 러시아연방이 기세등등해 보일 때도 없다. 호주보다 두 배 이상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찾을 때는 손가락 방향을 오른쪽으로 한참 이동시켜야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중심도시다. 분명 이국인데, 거리에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넘치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건 아마 DNA에 박힌 기억 때문일 게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의 시대를 지나고 1900년대 초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도 여기니까.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에서 짐작하듯 작은 변방도시에 불과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가 부여한 의미는 노골적이다. 겨울에도 연안이 심하게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는 1년 내내 항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략적 항구도시와 군항으로는 적격이었다. 극동함대 사령부 등 해군기지가 주둔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옮겨지는 거점이기도 했으며, 극동 지역 외교와 상업의 중심지로도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함정 10여 대를 격침시켰다는 잠수함 C-56(‘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는다. ‘중형급’이라는 표시)은 찬란했던 전장을 회고하는 구소련의 늙은 해군처럼 해양공원 앞 뭍에서 긴 휴식에 들어 있었다. 길이 77m의 이 강철 영웅에겐 엔진을 돌리던 승조원들의 함성은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훈장과 어뢰, 기관총을 자랑하는 게 유일한 일과가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6.5m 좁은 폭, 그 안의 희박한 공기 탓인지 머리가 띵해져 잠수함에서 나왔다. 옆으로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원의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 붉은 카네이션을 놓고 머리를 조아리는데 마침 뒤편 기도소에서 종이 울린다. 1941년과 1945년을 오르내리던 그 소리는 전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평화로웠다. 1891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의 황태자 시절,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웠다는 개선문은 불과 몇 걸음 뒤다. 왜소한 풍채를 화려하게 치장한 그 건축물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천성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척’했다는 황제의 운명과 닮아 보였다. 혁명 후 파괴된 것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해도 원형을 되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제정러시아의 문장이던 쌍두 독수리는 개선문 꼭대기에서 볼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세련되고 번화한 스베트란스카야 거리Svetlanskaya Street. 횡단보도의 초록 불은 바뀌는 순간 이미 9를 세고 있다. 으름장 놓는 선생님 같은 신호등을 째려보며 잰 발길을 놀려야 하는 일이 잦았다. 100년도 넘는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자리한 가로수 길을 걷고 있자니 막연히 ‘여긴,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거만하리만치 딱딱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을 보고 그 생각은 접기로 한다. 유라시아주의를 바탕으로 강대국을 재건한다는 국가의 외교정책에 이바지하듯,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이곳은 오로지 극동 러시아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베트란스카야로부터 두 블록 떨어져 자리한 중앙광장은 소비에트 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만이 생생할 뿐, 혁명전사광장이라는 옛 이름은 의미 없어 보였다. 금요일이면 주말시장이 열리고 신년축제와 기념일 퍼레이드 등 이벤트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지금도 이곳에서 집회는 계속되지만 혁명에서 놀이로 그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설만 남은 영웅들의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신한촌부터 찾았다. 신한촌은 일본에 의해 침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 지식인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던 장소다.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전설의 의병장이었던 홍범도를 비롯해 신채호, 안중근, 안창호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아파트촌 어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신한촌 터라는 것을 눈치 챌 길은 보호 철책에 둘러싸인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전부였다. 한인들이 살길을 찾아 연해주 땅을 처음 밟은 것이 1863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 해군기지로 부상하면서 그들은 군항에서 작업인부로 일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시내 중심부였다. 하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자 시당국은 1893년 서쪽 아무르만 해안가로 한인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한인촌’, 우리말로는 개척리開拓里로 불렀다. 이후 1911년, 또 한 번의 위생 문제로 북쪽 2km 떨어진 라게르 산비탈로 이주한 한인들은 ‘노바야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신한촌’를 형성했고, 이전의 거주지는 구한촌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4년, 신한촌은 3,000명이 거주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 갔지만 1937년, 스탈린이 극동에 살던 한인 17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신한촌의 한인들 역시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송되고 그 자리는 유럽과 러시아 노동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길이가 다른 커다란 세 개의 석조물. 가운데는 한국,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포함한 해외 한민족을 상징한다는 기념탑 앞에서 조국의 미래를 밤새워 고민했을 독립 영웅들의 절절함을 가늠해 보기란 쉽지 않았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이라는 기념탑의 글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애처롭고 속상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독수리 둥지’라는 뜻의 오리노예 그네즈도 산 정상은 214m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다. 계단을 올라서니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만든 아우 키릴로스와 형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이 십자가를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는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루스키섬까지 이어진 금각만 대교가 장쾌했다. 서울 남산에서처럼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맹세하는 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촬영이 한창인 신랑신부가 난간 틈을 비집고 자물쇠를 채우는 동안 신부보다 예쁜 들러리는 뭇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무르만 해변공원까지는 걸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메드베드카곰새우를 주문했다. 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찬 맥주와 묘하게 어울렸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에 네덜란드 맥주를 마시는 청년들, 일본산 오토바이를 타고서 CF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처녀들, 낚시를 즐기는 부부…. 히죽대며 그들의 모습을 훔치는 사이 새우껍데기만 자꾸 쌓여 갔다. ●하바롭스크Khabarovsk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의 하룻밤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열차 출발 시간은 저녁 9시. 서둘러 짐을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는 해에 순종하며 기차역이 차분히 물들고 있었다. 1907년부터 5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기차역은 제정 러시아의 건축양식으로 제법 낭만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9,288km. 플랫폼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로를 달렸다는 증기기관차도 보였다. 출발은 저녁 9시인데 플랫폼의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철도역의 모든 시간표는 모스크바가 기준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난민처럼 바닥에다 가방을 열어 젖히고 주섬주섬 필요한 물건만 미리 챙겼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승무원은 여권과 승차권을 확인하고 탑승을 종용했다. 9번 칸, 객실번호 6호 23번. 4인 1실, 양쪽으로 2층 침대가 놓인 객실 ‘쿠페’는 좁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서서히 열차가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야 시원해질 것이라는 차장의 말처럼 에어컨은 30분이 지나서야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바롭스크 도착은 내일 아침 8시. 무궁화호보다 더 느린 기차를 타고 밤새 11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얀 자작나무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올 법한 눈보라, 잠들지 않는 백야.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엄청난 로망을 품은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들을 상상한다. 러시아에 오기 전,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다는 친구는 말했다. “러시아 애들은 책만 읽고 얘기도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같이 보드카 마시자던 러시아 아저씨 아니었으면 심심해서 아마 미쳐 버렸을 걸!” 모스크바까지 꼬박 달리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열차에서의 하룻밤만으로 그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래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산 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복도를 기웃대다가, 키릴문자가 새겨진 맥주를 마시고 남은 소시지 3개를 승무원에게 내미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다행히 수다 떨 일행들이 있어 시간은 잘 갔다. 잠자리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꺾이는 철로마다 침대가 심하게 덜컹대긴 했다. 하지만 낮에 흘린 땀이나 미처 못 지운 바지의 소스 자국, 떡진 머리도 문제될 게 없는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결에 2층 침대로부터 커튼콜처럼 내려왔다 올라가는 이불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변기가 막힌 줄도 모르고 30분을 화장실 문 앞에서 참던 일만 빼면.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자작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빛을 보고 잠에 빠졌는데, 곧 정차한다는 소리에 허둥지둥 이불을 박차고 객실 문을 열어젖힌다. 열차가 멈춘 곳. 하바롭스크였다. 조금 더 머물고 싶던 도시 하바롭스크는 1991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개방되기 전까지 극동지역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그 영광을 물려줬지만 하바롭스크는 마치 권세를 내려놓은 자가 여유를 즐기듯 유유자적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레닌광장 북쪽에 자리한 청동 레닌상이다. 레닌이 사망한 이듬해인 1925년에 세워졌다는데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된 데 반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이곳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레닌이 굽어보고 있는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행정 중심지다. 동쪽으로 하바롭스크주 정부청사가 보였다. 아침을 맞은 광장에는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둘기가 사람보다 많았다. 레닌광장 아래로 아무르스키 거리를 쭉 따라가면 길은 아무르 강변의 콤소몰 광장까지 잇닿는다. 콤소몰은 구소련 시절 공산주의 청년 정치조직의 이름이다. 광장에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이 조각된 오벨리스크가 굳건하고, 꼭대기에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위 우스벤스키 성당이다. 성모승천성당으로 불리는 그곳은 소비에트 시절 파괴된 후 2001년 다시 동화 같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아무르강이 눈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했다. 총 길이만 2,800여 킬로미터. 몽골에서 발원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은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르는 그 강이다. 전망대 앞에는 강에 이름을 제공한 시베리아 초대 총독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아무르라는 이름들은 죄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향토박물관은 잠시 비를 피하기에는 맞춤이었다. 연해주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박물관으로 본래 이름은 ‘그라제코프 주립 자연사박물관’. 이 역시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2년의 전통이 축적된 내부에는 시베리아 메머드, 아무르 호랑이,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족의 생활모습 등 하바롭스크주의 역사와 자연, 민속 등 자료 15만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구관에는 소비에트 시절과 관련한 물품들만 전시되어 있는데, 포스터부터 장신구까지 세월의 때가 묻은 낯설고 이색적인 소소함이 눈길을 끌었다. 강을 따라 북쪽에 다다르니 또 다른 아름다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자리했다.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황금색 돔과 새하얀 성당이 질서정연했고 내부는 황홀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리스도와 네 명의 사도, 정면 6층 제단의 성모와 성인들의 모습을 새긴 이콘(성상화)은 다른 세상의 것인 듯 신비롭고 이질적이었다. 이콘에 향했던 눈길은 머리를 가리고 촛불을 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참을 머물렀다. 진지하고 경건했다. 그 경배의 몸짓 뒤에서 할 것이라고는 숨소리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9,288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1891년에 착공해 1916년에 완공됐다. 90여 개의 도시를 거치는 동안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지나는 역만 60여 개다. 급행열차를 타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간은 모스크바가 기준이다. 열차의 객실 등급은 1등석인 2인 1실의 ‘룩스Lyux’, 2등석 4인 1실의 ‘쿠페Kupe’, 3등석 6인실의 ‘플라츠카르타Pratskartny’와 지정 번호가 없는 8인 좌석의 ‘옵스치Obschy’로 나뉜다. 룩스와 쿠페는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3등석은 객실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콘센트가 있는 것은 1등석 객실뿐이다. 2등석은 객실 내부 말고 복도에 네 개, 화장실 밖과 안에 각 한 개씩 있다. 멀티 탭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열차 칸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라면이나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열차 한 칸당 두 명의 승무원이 교대근무하며 객실을 살피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술과 담배는 규정상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오른다. 러시아 철도청 www.rzd.ru 러시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는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비잔티움의 동방정교를 받아들여 민족신앙과 결합한 종교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양파 모양의 돔 ‘루꼬비짜’다.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에서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흰색과 황금색은 러시아정교회 초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로 흰색은 평화와 순결, 황금색은 신성을 상징한다. 예배는 사제는 있지만 설교는 하지 않고, 의자 없이 서서 참여한다. 또 악기의 반주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가를 부른다. 러시아정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고르바초프에 의해 1990년 소련 최고회의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후부터다. ●이르쿠츠크Irkutsk 아! 바이칼 비행기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한 관문. 둘러 볼 겨를 없이 아침이면 또 길을 떠나야 한다. 설렘과 염려를 교차시키느라 잠은 쉬 들지 못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의 들머리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반. 부리야트족 자치구인 우스찌아르다를 스치는 동안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스텝짧은 풀로 뒤덮인 초원이 길게 이어졌다. 어렴풋이 호수가 시야에 들어올 무렵 버스가 멈춘 곳은 사휴르따 선착장이다. 목적지인 알혼섬을 가기 위해 철부선에 올랐다. 배는 물살을 가른 지 30분도 되지 않아 사람들과 자동차를 섬에 부려놓았고, 세상사 다 겪은 아이처럼 옹골찬 ‘우아직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이 벌써 마중 나와 있었다. 운전기사 안톤은 숙소가 있는 후지르 마을까지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며 돌투성이 길을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요란한 진동 모터 위에 앉은 듯 엉덩이는 시종 덜덜거렸다. 바이칼 호수가 품은 22개의 섬 중 알혼은 가장 크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거제도의 두 배쯤 되는데, 다섯 개 마을의 주민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후지르 마을에 모여 산다. ‘알혼’은 부리야트 원주민어로 ‘태양이 비추는 땅’이라는 뜻이다. 연 강수량이 200mm에 불과해 스텝과 사막 그리고 화강암과 침엽수림이 전부다. 그 황량함을 심장처럼 품은 바이칼호수를 향해 원주민들은 ‘바이칼은 서 있는 불. 아직도 그 불은 식지 않고 있다’며 경외심과 두려움을 표현해 왔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부르한Burkhan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13개의 세르게 신목. 조상신들이 모이는 곳을 지나니 검푸른 호수 앞으로 정좌한 두 개의 지엄한 바위가 보였다.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진 바로 그 자리다. 주위에는 히말라야에서 방금 내려온 성자 같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손을 맞잡고 명상에 잠겨 있었고, 가부좌를 튼 채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도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건지 모르겠지만 초자연적 존재와의 교류도, 북방 몽골인종의 시원이 서린 곳이라는 학설도, 부리야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칭기즈칸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도,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이칼 호 자체보다 신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아직은 섬의 가장 북쪽 하보이곶으로 달렸다. 날카로운 송곳니 모양을 한 절벽. 그곳에서 보는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 그것도 대양이었다. 경계도 모른 채 펼쳐진 호수는 텅 빈 채 근원에 닿을 듯 아스라해서, 차라리 공허했다. 그날 밤, 호숫가에 앉아 마신, 수심 200m의 바이칼호 물로 만들었다는 보드카는 파도소리와 함께 목젖을 뜨겁게 타고 흘렀다. 떠나기 전 호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새벽 5시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기척 없는 마을을 두리번대며 방향을 가늠하고는 그 언덕에 다시 올랐다. 부르한 바위 앞, 잠이 덜 깬 호수는 몸을 뒤척였고 바람은 초연했다. 그리고…. 영원한 작별인 양 호수에 건넨 말은 이것뿐이었다. “스파시바… 바이칼.”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이르쿠츠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출발편은 매일 인천에서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시50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오후 2시50분에 출발해 오전 7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이르쿠츠크 노선은 12월25일부터 1월15일까지 동계노선을 주 2회(월·금요일)씩 총 6회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은 저녁 8시50분 인천에서 출발, 밤 12시5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새벽 2시30분 출발, 오전 7시1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10분, 이르쿠츠크까지는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SHOPPING알까기 인형 ‘마트료시카’19세기 말에 탄생한 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으로 엄마를 뜻하는 러시아어 ‘마티’에서 유래했다. 일본 전통인형인 ‘다루마’에서 영감을 얻어 1891년 러시아 민속공예화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처음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둥근 몸통 안에는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일본정부에 선물하려고 만든 1세트 72개가 들어있는 대형 마트료시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시대에 따라 외형도 변해서 만화영화의 캐릭터나 대중음악가,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의 얼굴을 담은 마트료시카도 볼 수 있다. 가격은 싼 것은 대개 400~700루블 정도이지만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FOOD국민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음식은 슬라브 전통에 서유럽과 몽골,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지역의 영향을 받아 대개 짜고 달고 신, 자극적이고 복합적인 맛이다. 대표적인 슬라브 전통음식인 ‘보르쉬’는 감자, 당근, 양배추에 비트와 토마토로 색을 낸 스프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이름보다는 맛 ‘오물‘오물은 바이칼호에서만 서식하는 토착 물고기다. 생긴 것은 우리의 청어와 닮았다. 회나 탕,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자작나무에 훈제한 오물이 가장 인기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 리스트비얀카에는 오물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있다. 가시가 적고 비리지 않아 담백하다. 39°도 41°도 아닌 40° ‘러시안 보드카’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Vodka는 러시아어 ‘물voda’에서 유래되었다. 감자나 옥수수, 보리 등을 원료로 한 증류수로 무색, 무취, 무미다. 러시아 속담에 ‘4,000km는 길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가 아니면 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후반,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가장 입맛에 잘 맞고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제일 잘 걸러지는 최상의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을 발견했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도수 15% 이상의 주류 판매도 금하고 있다. MUSEUM연해주의 모든 것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1890년 개관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1906년 구시베리아 상업은행 건물로 옮겨졌는데, 아르세니예프는 연해지방을 서방에 알린 탐험가의 이름이다. 3층 건물 안에 연해주의 자연과 지리, 민속학, 고고학 사료들과 동식물 표본집, 화폐 등 약 20만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딱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한국관에서는 지역에서 발굴된 발해의 유물을 볼 수 있다.20 Svetlanskaya Str. Vladivostok +7 4232 414 082 100루블평일 09:00~18:00, 토·일요일 09:00~17:30 HOTEL바이칼호 바로 옆 ‘바이칼로프 오스트록’알혼섬의 후지르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로 된 시베리아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다. 2013년 문을 열었는데 114개의 객실에 250명을 수용할 정도로 알혼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 특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해서 객실과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보이고 새벽에도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는데다, 부르한 바위까지도 도보로 20분 거리다. 7, 8월 성수기 스탠다드 트윈룸의 경우, 아침식사 포함 1박에 4,500루블(약 8만원),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 3개가 있는 한 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욕실용품은 비치되어 있지 않다.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그릴과 장작, 숯 등 일체의 도구도 대여해 준다. 666137, Russia, Irkutsk Region, Olkhonskyi District, Village Khuzir, Street Pribreznaya, 3+7 3952 404 202 www.baikalovostrog.ru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참좋은여행 www.verygoodtour.com
  • [독박(讀博) 육아일기](32) 아이에게 ‘뽀로로’ 쥐어준 엄마의 반성문

    [독박(讀博) 육아일기](32) 아이에게 ‘뽀로로’ 쥐어준 엄마의 반성문

    22개월에 접어든 아이는 이제 웬만한 말을 다 따라한다. 어젯밤에는 잠자리에 누워서 “엄마, 사랑해요”라고 어설픈 발음으로 말해주는데 감격스러웠다. 귀여운 목소리로 종알종알 대화를 이어가니 신기하고 감사하고 마냥 예쁘다. 선배 엄마들은 “지금이 가장 예쁠 때”라며 아이와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라고 조언해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렇게 예쁜 아이가 기다리는 집에 들어가기가 겁이 나는 시간들이 있었다. 내 얼굴만 보면 “뽀야(뽀로로), 뽈리(로보카 폴리)”를 외치며 졸라대는 아이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다.아이를 낳은 뒤에도 초반까지는 도대체 어린 아이들에게 왜 스마트폰을 쥐어주는지 통 이해를 하지 못했다. 대형마트에서 유모차에 앉아있는 아이가 유모차 안전바에 거치대까지 설치해놓고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모습은 약간 충격이었다. 식당에서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보며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는 아이들의 맥 없는 눈빛도 안쓰러워보였다. ‘엄마, 아빠는 뭘하고 있는 거야?’하며 그 부모들을 힐끗 쳐다보곤 했다.그랬던 내가, 요즘 아이와 스마트폰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주 무려 두 시간 가까이 꼼짝도 하지 않고 TV만 보던 모습과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로보카 폴리의 주제곡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리모콘을 들고 TV를 끄자 그 때부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불과 전날 밤까지 천사 같은 얼굴로 “엄마, 지금 뭐해요?”라고 물으며 웃음을 주던 아이가 떼를 쓰자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나도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퉁퉁 부은 얼굴로 하루를 보냈다.●아이와의 스마트폰 전쟁…그 시작은 바로 ‘나’시작은 나였다. 그것이 괴로웠다. 뽀로로를 소개한 것도, TV를 틀어준 것도 나였다. 처음 뽀로로를 소개할 때는 아이가 귀여운 캐릭터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예뻐서였다. 내가 봐도 뽀로로는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톡톡 튀는 캐릭터와 선명한 색깔의 그림이 아주 섬세하고 예쁘다.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하다. 노래는 내가 들어도 신나고 이야기도 재미있다. 내가 먼저 아이 손을 이끌고 뽀로로파크(뽀로로 캐릭터로 꾸며진 놀이공간)에 데려갔고 뽀로로 인형을 사줬고, 장난감이나 책도 웬만하면 뽀로로 그림이 있는 걸로 사줬다. 아이들의 손이 닿는 물건 치고 뽀로로가 그려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자유경제원 기업가연구회는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가 5조 7000억원, 브랜드 가치만 80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그만한 매력이 분명히 있다고 나부터도 생각한다. 열심히 사들이고 보여주며 뽀로로가 뭔지도 모르는 아기에게 “이게 네 친구야”라며 주입을 시킨 거나 다름 없었다. 당연히 아이도 좋아했다. 스마트폰을 처음 보여준 것은 차 안에서였다. 카시트를 태워야 하는데 강하게 거부하며 ‘탈출’까지 하는 아이를 가만히 앉아있게 하려는 용도였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안 좋은 거라고 하지만 일단 안전한 게 더 중요하다며 멀찌감치 스마트폰을 들고 뽀로로를 보여줬다. 꺼내달라고 발버둥을 치던 아이가 작은 화면을 빤히 바라보더니 울음을 멈추었다. 그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귀엽기도 했다. 그렇게 서너 번 하다 보니 카시트에 가만히 앉아있는 습관이 바로 들었다. 뽀로로는 그야말로 특효약이었다. “우는 아이 뽀로로 틀어준다”는 말이 와닿았고, 이래서 ‘뽀통령, 뽀통령’ 하는구나 싶었다.본격적으로 TV로 뽀로로와 친해진 것은 복직한 뒤였다. 일주일에 한 두번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날이 있는데 놀아달라고, 안아달라고 떼쓰는 아이를 안고 노트북을 만질 수가 없었다. 한동안 둘러업고, 아기띠로 안아가며 일을 하다가 TV를 틀어주었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 대신 큰 화면으로 보면 좀 낫겠다는 심정도 있었다. 3분 남짓의 동요가 연속으로 30~40분 동안 나오는 ‘뽀로로와 노래해요’를 틀어놓고 쇼파에 앉아 보게 했다. 집은 평화를 찾았고, 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아이는 화면 속에서 뽀로로가 등장할 때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즐거워했고 “안녕, 뽀야~”하며 손을 흔들었다. ‘바라밤’ 같은 신나는 노래가 나오면 일어나서 들썩들썩 춤을 추는데 너무 귀여워서 그것만 반복해서 틀어주기도 했다.●안 좋은 거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러고 보면 몇 달 사이 스마트폰을 안 보여준 곳이 없다. 친구와 만나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는 동안 커피잔에 세워서 보여주었고 시장 다녀오는 유모차에서, 양손 가득 짐이 많은데 하도 안아달라고 졸라서 스마트폰을 아예 손에 쥐어주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내 딸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나를 어떻게 볼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여기저기 눈치를 살피며 ‘방치’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내 딴에는 최대한 절제해서 조금씩만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만 거치대만 사용을 안 했을 뿐, 언제 어디서든 아이가 떼를 쓰고 내가 좀 피곤하고 쉬고 싶을 때, 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뽀로로의 힘을 빌렸다. 아이가 시끄럽게 떼를 써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보단 이게 낫겠다는 생각이 죄책감을 덮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뽀로로 덕분에 잠시동안 내가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었지만 그 다음, TV를 끄는 순간부터 더 큰 화가 찾아왔다. 내가 틀어준 것은 몇 번 안 될지라도 아이가 흡수하는 속도는 무지 빨랐다. 내 몸이 편해질수록 아이의 표정이 멍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다시 틀어내라고 울며 떼를 쓰는 아이를 달래는 것이 뽀로로를 틀어주기 전보다 더 힘들다.그러나 ‘이제 보여주지 말자’는 다짐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는 스마트폰에 항상 노출돼 있다. 이유는 바로 나 때문이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꼭 쥐고 다니는 엄마를 봐서인지 두 돌도 안 된 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다룬다. 사진을 열어서 볼 줄 알고 그 중에 자기가 찍힌 동영상을 틀어보며 재미있어한 것이 벌써 두 달 정도 됐다. 급기야 뽀로로를 보여주던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을 용케 찾아 직접 뽀로로를 틀었다. 한 시리즈가 끝나면 바로 다른 에피소드를 찾아서 눌렀다. 이런 식으로 엄마와 아이가 눌러댄 결과인지 ‘뽀로로와 노래해요’ 1편의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무려 2117만 8500회를 넘었다. ‘뽀로로’ 채널의 구독자수는 98만 4090명이다.(5일 오후 기준)스펀지 같이 스마트폰 다루기를 쏙쏙 흡수하는 아이를 보며 덜컥 겁이 났다. 특히 스마트폰은 세상에 등장한 지 겨우 5년 남짓. 어린 아이들이 이걸 보며 자라서 어떤 결과가 도출됐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것이 두려움을 키운다. 하지만 이렇게 걱정은 하면서도 내 손에서부터 스마트폰을 내려놓지는 않았다. 나도 스마트폰 속 세상을 들여다 볼 시간이 필요했다. 딱히 만날 사람도, 갈 곳도 없는 나에게는 TV와 스마트폰이 친구다. 육아 카페를 구경하고, 수다를 나누면서 위안을 받는 것도 나에겐 중요한 일과다. 그 덕분에 아이는 ‘핸드폰’이라는 말도 빨리 배웠다. 꼼짝도 하지 않고 TV 화면만 응시하던 아이가 뽀로로가 사라지는 순간부터 또 다른 자아가 생겨난 듯이 울부짖는 것을 보며 나는 괴로움에 눈물이 쏟아졌다. ‘이 아이를 내가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일한다고 아이를 맡겨두었으면서 집에 돌아와서도 아이에게 집중을 하지 못했다. 퇴근하면 일단 나부터 녹초가 돼 쇼파에 드러눕고 TV를 켰다. 회사 일을 한다고, 또 집안일을 해야한다고 놀아달라는 아이를 뒤로 하고 뽀로로를 틀어주었다. 너무 자고 싶은데 일어나서 나가자고 조르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주고 잠이 든 적도 있다. 아이에게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게 해준 첫 날부터 지금까지, 아이의 행복한 웃음을 보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이거 안 좋은 건데…” 걱정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저렇게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을 들여다 보면 눈이 얼마나 나빠질지, 만화를 보며 집중하는 게 아이에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줄지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댄 것도 전부 엄마인 나였다. 어린 아이들의 스마트폰 이용이 두뇌나 사회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는 읽어보지 않아도 결과가 훤히 예상된다. 그래서 그런 기사는 아예 안 읽기도 했다. 너무 찔려서였다.●“스마트폰 최초 이용시기 빠를수록 이용시간 길어“행동발달이 매우 빠른 아이는 스마트폰에 관한 통계에서도 다른 아이들을 앞지른 것처럼 보였다.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스마트폰 노출 실태 및 보호대책’에서는 유아(3~5세)의 68.4%와 영아(0~2세) 34.9%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이용시기는 평균 2.27세로 만 3세가 되기 전에 이미 노출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만 1세에 벌써 조작이 가능해졌으니 뜨끔하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아의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유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연령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영유아 전체의 주중 평균 이용시간이 31.65분이었는데 영아는 32.53분, 유아는 31.28분이었다. 또 스마트폰을 최초로 이용한 시기가 빠를수록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간이 긴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이용시기가 0세인 경우 33.45분, 1세는 32.84분, 2세 29.54분, 3세 34.42분, 4세 28.65분, 5세 24.81분이었다. 이용 장소는 대부분 가정(71.9%)이었고 다음으로 카페 및 식당(9.5%)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많이 사용했다. 자녀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주된 이유는 ‘자녀가 좋아해서’가 70.9%로 가장 높았다. 나도 아이가 좋아한다고, 내가 조금 더 편하자며 쥐어주었다. ‘그래도 나는 덜 보여주는 편’이라고 애써 다독이면서. 지난주 뽀로로를 찾으며 울어젖히는 아이와 씨름을 하며 또 다시 나의 육아 방식이 다 잘못됐다는 자책에 시달렸다. 오죽했으면 애가 엄마 얼굴만 보면 스마트폰을 내놓으라고 ”줘, 줘“하게 됐는지, 왜 이렇게 못난 엄마였는지 화가 났다. 항상 피곤에 절어서 그래도 책 한 권이라도 더 읽어주고 아이와 눈도 많이 마주치며 잘 놀아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 남는 엄마의 모습이 결국은 쇼파에 누워서 TV를 보거나 깜깜한 방 안에서 스마트폰 화면 빛에 비친 얼굴이었나 싶다.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견딜 수 없었다.하루종일 가슴이 울렁거리는 듯이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리모콘은 모두 숨겨두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았다. 가방만 던지고 당장 쇼파에 드러눕고 싶었지만 아이 옆에 꼭 붙었다. 책도 읽고 스티커북을 하며 놀아주었다. 아이 입에서 ”엄마, 가“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쫓아다녔다. 마치 ”그동안 엄마가 제대로 안 놀아줘서 뽀로로만 찾은 거였어”라고 말하듯이 그날 밤 만큼은 뽀로로를 찾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아이가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기쁨을 주는 만큼 그에 비례하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겨난다. 그걸 잘 이겨내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기도 할 텐데, 쉽지가 않다. 앞으로 아이가 즐겨 볼 애니메이션만 하더라도 뽀로로에서 폴리, 타요, 공주만화 시리즈 등등. 첩첩산중이다. 휴, 아이의 중독을 걱정하던 엄마는 화장실 문을 꾹 걸어잠그고 10분 동안 앉아서 스마트폰을 뒤적였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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