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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향대 등 8개 대학 공교육 활성화 앞장

    순천향대 등 8개 대학 공교육 활성화 앞장

    순천향대(총장 서교일)는 지난 31일 충남 아산시 교내 앙뜨레프레너관 특별 회의실에서 충남서북부지역 8개 대학이 충청남도교육연구정보원과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전공특강 및 전공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업무 협약에는 순천향대, 공주대, 나사렛대, 남서울대, 단국대(천안), 선문대, 한국기술교육대, 호서대 등 8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 사업은 개별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요청하는 진로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단일 대학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권역내 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진로 설계로 이어지는 프로그램 운영을 체계화 하기 위한 것이다. 대상은 충남지역 40개교 중·고등학생 4000명으로 이달 중 각 대학의 60여개 학과의 전공특강 및 전공체험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8개 대학들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인적자원과 시설, 교육컨텐츠를 도내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체험 기회를 선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창의적 인재육성과 공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데 뜻을 같이하기로 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적성, 소질에 맞는 진로탐색 및 체험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원하고, 충청남도 공교육 활성화에 필요한 업무발생시 상호 지원하기로 하는 등 공통 협약사항이외에 발생하는 구체적인 사업과 추진절차는 실무협의회를 통하여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순천향대는 의약공학과 등 13개 학과가 전공특강을 열고 의료생명공학과 등 6개 학과에서 전공체험에 참여한다. 공주대는 전공특강으로 만화애니메이션학부 등 19개 학과가 전공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단국대는 해병대군사학과 등 7개 학과가 전공특강을 동물자원학과 등 8개 학과가 전공체험을, 선문대는 역사문화콘텐츠학과 등 19개 학과에서 전공체험을 운영한다. 이상명 순천향대 입학처장은 “이미 대학을 다닌 학부모와 일선 선생님들조차 바뀐 입시제도와 환경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번 공동사업을 통해 진로체험 기회가 마련된다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anmic@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 속이려 황개 승낙받고 곤장 100대 때린 주유… 생명 침해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조조 속이려 황개 승낙받고 곤장 100대 때린 주유… 생명 침해일까

    조조는 적벽에서 벌인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채모의 조카인 채화와 채중을 거짓으로 항복시킨다. 적진에 독을 심은 것이다. 한편 주유는 싸움에서 이길 유일한 방책이 화계(火計·불을 이용한 책략)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화계를 쓸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때 노장(將) 황개가 오나라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다. 바로 거짓으로 항복해 배에 화약을 잔뜩 싣고 가겠다고 한 것이다. 다만 조조가 이를 쉽게 믿어줄 리 없다는 것이 문제다. 주유는 조조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황개에게 무려 100대나 되는 곤장을 때린다. 황개는 화가 나서 배신한 척 감택을 시켜 거짓 항복 편지를 조조에게 전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황개는 조조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자신을 내던졌다. 예순이 넘은 노구로 곤장 100대를 꿋꿋이 받아낸 것이다. 조조는 당연히 황개의 항복 편지가 거짓이라고 의심한다. 하지만 자신이 심어둔 채화와 채중에게서 실제로 황개가 곤장 100대를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황개의 항복이 진짜라고 믿는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것이다. 그런데 황개처럼 상대방이 자신에게 폭행이나 상해를 가하는 것을 승낙하는 것이 가능할까. 또 아무리 곤장 맞는 것을 승낙했다고는 하지만 100대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곤장 100대라면 어느 한 곳이 부러져 불구가 될 수도 있을 상황이다. 이처럼 범죄행위의 피해자가 되는 것을 승낙한 것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생명 침해는 승낙 가능한 사항 아냐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가 가진 것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재산이다. 재산은 소유자의 승낙 여부에 따라 범죄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주유가 황개의 물건을 승낙 없이 가져가면 절도죄가 된다. 그렇지만 황개의 승낙을 받고 가져가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인 사이에 나눈 키스도 마찬가지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어서 상대방이 승낙을 하면 법률이 개입하지 않는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이 아무런 승낙도 없이 자기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키스를 하면 강제추행죄가 된다. 이처럼 승낙은 민사법은 물론 형사법의 영역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형법도 ‘처분할 수 있는 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법익을 훼손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않는다(형법 제24조)’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사람이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될까. 먼저 생명은 어떨까. 황개가 주유에게 ‘나는 주군의 집안을 3대에 걸쳐 모셨고, 이미 늙은 몸이니 내 생명을 취해도 좋소’라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주유가 황개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목숨을 취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 문명사회 이전에는 인신공양과 같은 풍습도 있었다. 하지만 문명사회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명은 스스로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개가 나라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다고 말했더라도 나라를 위한 충성심이 매우 강하다는 정도로만 해석해야 한다. 주유가 황개의 말을 들어 황개의 생명을 빼앗는다면 살인죄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우리 형법도 피해자의 부탁이나 승낙에 의해 목숨을 빼앗는 행위를 별개의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다. 바로 형법 제25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촉탁(囑託)이나 승낙에 의한 살인죄이다. 생명은 온 우주보다 더 소중하다고 보아 스스로도 빼앗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낙태도 비슷한 시각으로 본다. 우리 형법은 기본적으로 낙태죄를 처벌하고 있다. 낙태를 한 임신부뿐만 아니라 직접 낙태 수술을 한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도 처벌 대상이 된다. 또 임신부에게 촉탁이나 승낙을 하도록 해서 낙태를 하게 한 사람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역시 태아의 생명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는 것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신체도 개인 마음대로 처분 못해 생명이 아닌 신체는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을까. 주유를 비롯한 오나라 장수들이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손가락을 튕겨 이마를 때리는 ‘딱밤 게임’을 했다고 치자. 이 경우도 서로 간에 승낙이 없었다면 최소한 폭행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게임에 참가한 장수들은 사전에 서로 승낙을 했으므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 상처를 내지 않을 정도로 신체에 유형력(有形力)을 가하는 정도는 스스로가 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갔을 경우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인 ‘베니스의 상인’에서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은 빚을 갚지 못한 밧사니오의 살 1파운드를 잘라내려고 한다. 밧사니오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자신의 살을 떼 가도 좋다고 승낙했기 때문이다. 이런 계약은 원래 효력이 없다.<3월 3일자 2화 참조> 민사적으로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형사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샤일록이 실제로 살 1파운드를 잘라내면 상해죄가 성립한다. 나아가 칼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한 것이므로 특수상해죄로 가중 처벌된다. 신체는 비록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개의 경우는 어떨까? 황개가 비록 곤장을 맞는 것을 허락했다고 하더라도 주유에게는 샤일록과 같은 죄가 성립한다. 혈관이 터지고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질 정도로 신체를 훼손하는 것은 사회의 일반관념이나 윤리 면에서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체벌 규정도 시대 지나며 달라져 주유와 황개의 행위를 좀더 단순화해 보자. 주유는 명령 불복종의 책임을 물어 황개에게 체벌을 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에는 태(笞), 장(杖), 도(徒), 유(流), 사(死)의 형벌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신체를 직접 때리는 형벌이 태형과 장형이다. 태형은 얇은 회초리로, 장형은 굵은 몽둥이로 때린다. 하지만 근대 형법이 도입된 이후에는 신체형이 금지됐다. 그럼에도 교육이나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체벌을 가하는 의식이 남아 있기도 했다. 사람들의 의식과 체벌에 관한 규정도 시대가 지남에 따라 바뀌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라. 사람만 만들어 달라’는 의식이 강했다. 20년 전에는 ‘너무 세게 때리지만 말라’는 정도로 완화됐다. 10년 전에는 ‘길이 30㎝ 이하, 지름 1.5㎝ 이하의 반듯한 나무 재질로 물렁물렁한 부위를 10회 이하로’라는 식으로 좀더 엄격해졌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6조 제1항은 ‘학생은 체벌,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모든 물리적 및 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랑의 매’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체벌은 승낙할 수도, 용납될 수도 없는 범죄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촉탁(囑託) : 어떤 일을 부탁해서 맡기는 것 ■유형력(有形力) : 신체나 도구 등을 이용해 힘을 가하는 것
  • ‘왕좌의 게임’ 시즌 7 피날레 어떻길래, 평론가들의 전언

    ‘왕좌의 게임’ 시즌 7 피날레 어떻길래, 평론가들의 전언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했으나 스포일러의 위험은 조금 있습니다. 부디 용서하시길> 궁금해 미치겠다는 ‘왕좌의 게임’ 팬들의 절규가 들리는 듯하다. 이 전무후무할 미국 드라마는 미국에서는 일요일 밤, 영국에서는 월요일 밤, 국내에서는 금요일 밤 방영되고 있다. 시즌 7의 피날레 7회가 미국에서는 27일 밤, 영국에서는 28일 밤, 국내에서는 9월 1일 밤 11시 공개된다. 국내 방영 사흘을 앞두고 궁금증이 증폭되던 참에 영국 BBC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BBC 기자도 현지 방영에 앞서 시즌 7의 피날레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여러 평론가들의 반응을 옮겨 우리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주고 있다. 먼저 시즌 7 피날레 시청자는 1650만명으로 집계됐다. 2주 전 방송분의 1070만명보다 13%가 늘었으며 지난해 방송된 시즌 6 피날레의 890만명보다 36%가 껑충 뛰었다. 생방송 시청뿐만 아니라 라이브 스트리밍, 주문형 VOD 서비스 등을 더하면 회당 평균 310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계된다. 그러면 다시 본론. 할리우드 리포터의 대니얼 피엔버그는 ‘용과 늑대’로 제목이 붙여진 피날레가 “액션과 반전들, 아주 약간의 근친상간”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거야 ‘왕좌의 게임’의 전형적인 면모가 아닌가 싶다. 시즌 7은 내내 존 스노우(킷 해링턴)와 대너리스 타르가리옌(에밀리아 클라크)의 러브라인이 때로는 “깨는” 결말로 이끌었는데 이제 절정으로 치닫는다. 피엔버그는 “피날레 편은 이 시즌의 다른 나머지보다 훨씬 나았다. 용들이 나오는 장면은 적었지만 서로에게 두 사람이 왕좌를 서로 양보하는 장면이 대단했다”고 적었다.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에드 파워 기자는 80분 동안 어두움이 깃든 방들 안에서 배신과 적나라함, 야바위질이 난무하는 데 팬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낡고 행복한 신랄함이 깃들었던 왕좌의 게임이 복수심에 이글거리는 눈망울로 돌아온 것이 좋았고 환영할 만했다며 “어둡고 천천히 불타오르는 가재도구”로 묘사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러나 그는 존 스노우의 부모에 대한 폭로는 대륙을 흔들 만큼의 요동이 아니라 흥미로운 노다지로 다뤄진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의 제레미 에그너 기자는 스노우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고 소개한 뒤 “좋은 소식은 사실은 서자가 아니란 사실이고, 나쁜 소식은? 당신 XX에게 안녕 인사를 건네보라”고 적었다.<에그너 기자는 친지를 가리키는 단어를 썼는데 차마 옮기지 못하겠다.> 그는 이어 피날레 편이 “아주 많은 놀라움을 안기지는 못한다”며 “시즌 전체를 통해 이미 폭넓게 전보로 부친 상자들을 모두 열어보라”고 놀려댔다.롤링 스톤의 션 T 콜린스 기자는 “왕범생이들의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행복과 공포의 순간들이 있었다”며 “스크린에 담는 시간 가운데 사자 역할은 역시나 세르세이 라니스터에게 맞춰진다”고 했다. 그는 스토리라인은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서 충돌하곤 했다”며 “우리가 7년 동안 봐온 거짓말과 배신, 파워 플레이와 살인은 이 편에도 여전히 이어진다. 그런데 그것들은 일그러짐인데 우리 역시도 늘 함께 하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깨닫는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크리스토퍼 후튼은 시즌 7이 갈수록 정신 나가고 트럼프스러움의 정점처럼 돼간다고 불평해왔는데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는 “이게 멋져 보일 때에도, 주고받는 대화가 의미심장해도, 액션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재미있더라도 흠뻑 빠지긴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시즌 8의 어느 지점에 가면 산 용이 죽은 용과 싸우러 가고 일본 망가(만화)에서처럼 푸른빛의 섬광과 붉은 빛의 섬광이 하늘에서 맞부딪치고 죽은 거인, 죽은 말들이 다양한 종족의 인간과 싸우게 된다. 그러면 난 거기 가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비정상회담’ 뤽 베송 “본인답게, 무엇이든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비정상회담’ 뤽 베송 “본인답게, 무엇이든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프랑스 거장 뤽 베송 감독이 출연한 ‘비정상회담’이 분당 최고 시청률 5.9%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나타냈다.28일 밤 10시 50분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 164회는 3.917%의 전국 일일시청률과 5%의 수도권 유료가구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분당 최고 시청률은 5.9%까지 치솟았다. 이날 ‘비정상회담’에는 ‘레옹’ ‘제5원소’ 등 레전드 영화를 만들어낸 뤽 베송이 출연해 “영화 한 편을 위해 40년을 준비한 나, 비정상인가요?”를 안건으로 전 세계 영화, 거장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작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로 돌아온 뤽 베송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40년을 준비했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뤽 베송 감독은 70년대 고전 만화인 ‘발레리안’을 영화로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모딜리니아니, 렘브란트 등 아직도 우리는 그 작품을 보러 미술관에 간다”며 “지금도 8살 여자 아이가 작품을 보고 ‘너무 근사하다’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객들은 꾀어내려고 해선 안 된다. 그러면 형편없는 영화를 만들게 된다”며 “본인답게 무엇이 됐든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 그러면 내가 한 표현만 남을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발레리안’은 수천 종의 외계종족이 사는 28세기 우주에서 경찰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숨겨진 진실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30일 개봉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불밖은 위험해’ 강다니엘 “저 코 골았나요? 안 골았겠지?” 최고의 1분

    ‘이불밖은 위험해’ 강다니엘 “저 코 골았나요? 안 골았겠지?” 최고의 1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의 강다니엘이 ‘이불밖은 위험해’에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27일 첫 방송된 MBC 예능 ‘이불밖은 위험해’에서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집돌이 다섯 남자가 가평의 한 숙소로 모여들어 처음 만나는 장면들이 그려졌다. 맏형인 배우 이상우, 하이라이트 용준형, 엑소 시우민, 박재정, 워너원 강다니엘이 멤버로 참여했다. 멤버들은 본격적 방송에 앞서 혼자 집에서 주로 무엇을 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다니엘은 사전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기상해서 스케줄 준비하고 연습하고, 숙소 들어오면 1시간 정도 잔다”며 “하루만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혼자 게임하고 술 마시고, 아침부터 젤리를 엄청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다니엘은 늦은 밤 숙소에 입성했다. 강다니엘은 2인실에 자리를 잡고 짐을 풀었다. 강다니엘이 외박을 위해 챙겨온 것은 라면과 과자, 젤리, 만화책, 전기 파리채 등이었다. “집에 가면 간식 박스가 있어 먹으면서 잠을 잔다”던 강다니엘은 실제로도 과자와 젤리를 먹으며 행복해했다. 그런가 하면 벌레에는 질색했다. 강다니엘은 벽을 기어다니는 벌레를 전기 파리채로 잡고 연신 “벌레 싫다” 혼잣말하는 허당 매력도 보였다. 자리에 누운 강다니엘은 챙겨온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웹툰 체크도 잊지 않았다. 강다니엘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 ‘만화책 얼마나 보다 자지’ 이 생각만 했다”고 아이 같은 면모를 보였다. 새벽 6시에나 잠든 강다니엘은 가장 늦게까지 시체처럼 쓰러져 자 강행군으로 인한 피로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선배 집돌이들이 깨우자 놀란 표정과 부스스한 얼굴로 90도 인사를 하고, 라면으로 때늦은 아침을 먹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이불밖은 위험해’는 전국 시청률 4.5%, 수도권 시청률 5.1%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1위 기록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불밖은 위험해’ 최고 1분은 강다니엘이 차지했다. 강다니엘이 기상한 뒤 “저 코 골았나요? 코 안 골았겠지?”하고 카메라를 보면서 말하는 순간, 전국 시청률 5.0%, 수도권 시청률 5.9%까지 상승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유디치과, 어린이 치아건강 위해 서울지역 아동 대상 구강교육 실시

    유디치과, 어린이 치아건강 위해 서울지역 아동 대상 구강교육 실시

    유디치과는 지난 25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키즈윌어린이집 어린이 40여 명을 대상으로 ‘이 밝은 세상’ 어린이 구강건강 교실을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아이들은 치아건강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로 제작된 영상자료를 시청하고, 유디치과에서 개발한 아이클레이 공작(치아모형 만들기), 색칠 공부 등 치아건강체험 학습을 받았다. 또한 행사에 참여한 아동에게 구강용품을 증정하고 아이들의 치아건강을 위해 부모들이 준수 해야 할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는 ‘보호자 지침서’를 함께 증정해 평상시에도 올바른 구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구강건강교실을 기획한 유디치과 고광욱 대표원장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치아에 대한 소중함과 올바른 구강건강 상식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전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아기 구강건강 증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디치과는 2015년 2월부터 시작한 ‘이 밝은 세상’ 어린이 구강건강교실을 2017년 8월까지 총 62회, 아동 4,76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유디치과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스스로 치아에 대한 소중함과 올바른 구강건강 상식을 확립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시사만화가’ 故 백무현이 꿈꾼 세상

    ‘시사만화가’ 故 백무현이 꿈꾼 세상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만화 한 컷에 담아냈던, 또 그 한 컷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던 ‘행동하는 만화가’ 백무현 화백의 1주기를 맞아 추모전이 열린다. 29일부터 새달 2일까지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갤러리에서다. ‘청년 백무현전(展)’은 백 화백이 남긴 촌철살인의 정수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백 화백은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다가 1988년 창간한 평화신문에서 만평을 그리며 시사만화가의 길을 걸었다. 1998년부터는 서울신문으로 둥지를 옮겨 15년간 우리 사회뿐 만 아니라 전 세계의 중요한 흐름을 쾌도난마로 짚어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백 화백은 2005년 ‘만화 박정희’를 시작으로 ‘만화 전두환’, ‘만화 김대중’, ‘만화 노무현’까지 이른바 대통령 시리즈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담아내는 작업에 천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작업은 특히, 정치인을 홍보하기 위한 게 아니라 시사만화가로서의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인물 만화라고 평가받는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만화가’가 되려 했던 백 화백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붓을 내려놓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여수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선거 운동 막바지에 위암 진단을 받고도 끝까지 완주했던 백 화백은 8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전시회에서는 서울신문 등에서 연재된 백무현 만평 가운데 80여 점의 원화가 공개된다. 또 대표작인 대통령 시리즈도 간략하게 접해볼 수 있다. 만화계 동료들과 단란했던 순간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된다. 이희재, 장진영, 고경일 등 시사만화계 선후배 및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와 대학원 동문들이 백 화백에 대한 마음을 담은 추모작 20여점을 선보인다. ‘백무현 추모전 추진위원장’ 손기환 상명대 교수는 “만화 정신을 실천적으로 보여 준 그를 잊지 않기 위해 그의 꿈과 정신이 담긴 작품들이 우리 만화사에 잘 위치하고 기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애니메이션 ‘소나기’

    [새 영화] 애니메이션 ‘소나기’

    고즈넉한 우리 시골 풍경을 담은 아름다운 수채화에 이리저리 몸을 흠뻑 적셨다가 나온 느낌이다. 우리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소나기’가 그렇다.시골 소년과 도시 소녀의 순수하고 아련한 첫 사랑을 어루만진 황순원의 시적 문장들이 색채와 형체를 입고 되살아나 잔잔하게 흘러간다. 소년과 소녀가 마주치는 징검다리가 놓인 개울, 눈이 온 듯 흰 갈대밭, 막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산과 숲, 일렁이는 논과 밭, 심지어 냇가의 조약돌과 냇물 위를 떠가는 단풍잎 하나에도 감탄사가 나온다. 인물을 클로즈업하기보다 수채화를 크게 펼쳐 놓고 풍경의 일부분처럼 인물들을 배치하며 풍광에 집중한 점이 돋보인다. 대사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 이 때문에 여백의 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애니메이션 ‘소나기’는 안재훈(48) 감독이 연출했다. 2011년 첫 장편 ‘소중한 날의 꿈’이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로 통하는 안시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초청돼 대중적으로 알려진 감독이다. 그의 작품에선 아날로그, 느림, 그리고 한국적인 서정성이 잔뜩 묻어난다. ‘소나기’의 원화는 연필로 그려지고 색이 입혀졌다. ‘소나기’는 약 2년간 200∼300명이 그린 약 3만장의 원화로 만들어진 2D 애니메이션이다. 그림 자체에 따뜻함이 배어 있는 이유다. 영화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의 상대역을 연기한 신은수와 아역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노강민이 소녀, 소년의 목소리를 맡았다. 디지털 작업이 넘쳐나는 요즘 모든 작품을 연필로 그리는 것을 고집하는 안 감독은 ‘연필로 명상하기’라는 이름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2014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 단편 문학을 바탕으로 한 최초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과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봄봄’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이은 작품이다. ‘소나기’는 연필로 명상하기의 두 번째 프로젝트. 한국 영화사에 문예 영화가 두드러지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애니메이션시장이 활발했다면 이미 있어야 마땅했던 작업들이다. 우리의 주옥같은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안 감독의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이상의 ‘날개’,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등을 계획 중이다. 안 감독은 창작품으로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천 년의 동행: 살아오름’도 준비하고 있다. 31일 개봉.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신세경 “물 공포증 있어, 샤워하다가도 놀라” (인터뷰①)

    신세경 “물 공포증 있어, 샤워하다가도 놀라” (인터뷰①)

    “사람들은 어떤 힘으로도 살아요. 그게 사랑이면 더 좋겠죠.” ‘하백의 신부 2017’이 종영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세경은 아직 극 중 캐릭터인 소아를 떠나 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소아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해서인지 인터뷰 내내 신세경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하백의 신부 2017’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스핀오프 드라마다. 수국(水國)의 차기 왕 하백(남주혁 분)은 왕 즉위식에 필요한 신석을 찾기 위해 신석이 있는 인간계에 온다. 하백의 옆에는 대대로 신을 섬기도록 맹세한 종의 후손 소아(신세경 분)가 있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 낸 두 사람은 소아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인간계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Q. 작품을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연기하기에 편안하고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소아 캐릭터가 좋았던 점은 설득력이 있었다는 거에요. 우리가 사는 모습을 살펴봐도 씩씩하다가도 무너지고 그러잖아요. 소아도 항상 밝거나 어두운 캐릭터가 아니어서 좋았어요.Q. 소아와 하백의 사랑이 신계가 아닌 인간계에서 이뤄졌다. 만족하는지? 기존 판타지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에서 차별화 돼서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사실 인간 세상에서 하백은 신력을 잃었기 때문에 백수일 뿐이잖아요. 소아는 하백이 수국의 차기 왕이기 때문에 좋아했던 게 아니거든요. 부귀영화를 누리길 원했다면 수국 왕비 자리를 차지했겠죠. 하지만 소아에게 하백은 깜깜한 집의 불을 켜주는 따뜻한 존재였어요. 소박한 소망이 소아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Q. 아직 소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차기작을 바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작품을 천천히 떠올리는 편이에요. 보고 싶은 장면이 있으면 다시 보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해요. 캐릭터를 벗기 위해 노력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Q. 이번 작품이 신세경 씨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것처럼 보인다. 소아가 어느 한 남자의 도구처럼 쓰이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빈틈없이 전개됐다고 생각해요. 스토리가 탄탄해서 연기할 때도 더 편했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제 얼굴이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아요. Q. 소아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사는 점? 소아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아빠 때문에 자신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살겠다고 우기는 캐릭터잖아요.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유롭지 못해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아이죠. 그런 부분이 저랑 닮은 것 같아요. 제가 (소아와 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건 아니고요. (웃음) Q. 극 중 소아는 요리를 못 하던데, 평소 요리 실력은 어떤가? 요리 정말 좋아해요. 사실 거의 유일무이한 취미에요. 김밥 정말 좋아하는데, 도시락을 싸는 장면에서 김밥 옆구리를 일부러 터뜨리느라 힘들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신세경이 소아와 닮은 것은 물 공포증이 있다는 점이다. 극 중 소아는 삶을 포기하려 물에 뛰어든 적이 있기 때문에 물을 두려워한다. 신세경은 과거 수영을 배우지 않고 물놀이를 갔다가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물’이 키워드인 이번 작품을 왜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했다.Q.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물 공포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에 작품을 할지 말지 고민했던 이유도 물 때문이었어요. 가끔 샤워하다가도 놀랄 만큼 (물 공포증이) 심해요. 사전 미팅할 때 작가님과 감독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한 번도 머리 끝까지 물에 들어간 적은 없어요. 요즘 촬영 기술이 많이 좋아졌어요. Q. 그 외에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운전하는 장면 촬영이 힘들었어요. 면허는 있는데 운전을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유독 운전하는 신을 찍을 때마다 연기에 집중을 못했어요. 로맨틱코미디 장르 치고 운전신이 많기도 했고요. 그런데 다행히도 연출부에서 안전에 정말 많이 신경 써 주셨어요. 덕분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신세경 “남주혁과 호흡 충격적…은총 키스 가장 기억에 남아”)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 목숨 건 계약은 법적 효력 있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 목숨 건 계약은 법적 효력 있을까

    장간을 역이용해 채모를 제거한 주유는 공명의 태도가 궁금하다. 노숙을 시켜 공명이 자신의 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게 한다. 공명을 찾아간 노숙은 모든 걸 꿰뚫고 있는 공명에 혀를 내두른다. 이젠 주유도 노숙도 공명이 두렵기만 할 뿐이다. 결국 주유는 감당하기 어려운 임무를 주어 이를 빌미로 공명을 제거하려고 한다. 주유는 조조를 공격하려는데 화살이 부족하다면서 공명에게 열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공명은 전쟁 중에 열흘은 너무 길다면서 되레 사흘 만에 만들겠다고 해 다시 한번 주유를 놀라게 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주유는 사람의 마음까지 읽는 공명이 두렵다. 형인 제갈근을 보내 공명을 오나라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 불과 1000명의 군사로 조조의 식량 창고를 불태워 달라고도 한다. 이를 핑계로 공명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만다. 주유의 노력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주유는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공명을 제거할 명분을 얻기 위해 무모한 요청을 했다. 처음부터 이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알고 맺은 계약이다. 이런 계약을 공명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걸까. 또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그 대가로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목숨이 아니라 ‘10만냥을 내놓는다’고 했다면 어떻게 될까. ●실현 불가능한 계약은 ‘무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 이것을 법률적으로 해석한 것이 바로 법률행위다. 호의적인 약속을 넘어 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힘을 부여한 것이다. 그런데 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화살 10만개를 사흘 안에 가져오지 못하면 목숨으로 대신한다’는 법률행위가 주유와 공명 사이에 성립했을까. ‘사흘 안에 가져온다’는 것은 주유와 공명이 모두 말하고 있는 사실이다. 의사표시가 서로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목숨으로 대신한다는 것은 주유도, 공명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다. 서로 마음으로만 가지고 있다. 물론 공명은 주유가 바라는 것이 자신의 목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노숙에게 “사흘 안에 화살을 만들지 못하면 주유가 내 목을 벨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점이나, 화살을 구해 와서도 ‘주유의 목적이 내 목숨에 있다’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다. 결국 서로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 내심의 의사는 일치한 것이다. 말로 하지 않았어도 ‘공명은 사흘 안에 10만개 화살을 만들어 온다. 어기면 목숨을 내놓는다’는 물건 납품 계약과 비슷한 계약이 형식상으로는 성립한 것이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성립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계약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그 내용이 확정되어 있거나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방법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화살을 많이 가져온다’고 약속했다면 어떨까. 많다는 것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서로 기준점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내용이 확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내용상 실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주유가 양자강에 결혼반지를 빠뜨려 공명이 그 반지를 찾아주기로 약속했다고 치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효한 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법률에 위반되거나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내용이어서도 안 된다. 주유와 공명의 계약이 그렇다.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목숨을 내놓기로 하는 내용은 생명권을 절대적으로 보호하는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 일반적인 사회관념과도 충돌한다. 결국 주유와 공명의 계약은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다. 주유의 계략은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손배액 부당할 땐 법원이 감액 가능 계약 내용을 조금 바꾸어 보자. ‘화살 10만개를 사흘 안에 가져오지 못하면 10만냥을 배상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상대방이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금을 미리 정해 놓는 것이다. 우리 민법도 제398조 제1항에서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예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배상액을 미리 정해 놓는 이유는 뭘까. 주유는 공명이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구해올 것을 전제로 모든 계획을 다 짜놓았다. 그런데 공명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계획에 문제가 생겼다면 주유는 공명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배상액은 주유가 실제로 입은 손해다. 주유로서는 그 손해가 얼마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기간이 늘어남으로써 군사들이 더 먹은 식량이 얼마고, 더 준 월급이 얼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이런 일은 매우 번거로울 수 있다. 그런데 미리 배상액을 정해 놓으면 주유로서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액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공명이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지 못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된다. 그것만 증명하면 주유는 처음에 약속한 배상금 10만냥을 받을 수 있다. 주유가 10만냥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면 더 많은 배상금을 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럴 순 없다. 주유는 실제로 입은 손해가 더 크더라도 예정액만 청구할 수 있다. 반대로 실제로 주유가 입은 손해는 100냥이라고 치자. 공명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상황이 될 수 있다. 100냥밖에 손해 보지 않았으면서 10만냥이나 배상을 하라니! 아무리 약속이지만 너무하다. 이 경우 공명은 예정된 배상금이 너무 많다고 호소하면 법원이 적당한 금액으로 깎아 줄 수 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예정된 배상금이 경제적 약자에게 부당한 압박으로 작용해 공정성을 잃었다고 보아 감액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만약 공명이 주유의 직원이었다면 어떨까. 공명이 사흘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지 못하면 10만냥을 내놓기로 하는 근로계약이 가능할까. 당연히 무효다.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가 고용되면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계약은 무효다(근로기준법 제20조). ●그래도 공명은 화살 10만개 만들어야 목숨을 내놓으라는 내용이 무효라고 해서 계약 전체가 무효는 아니다. 공명도, 주유도 목숨을 내놓으라는 부수적 조건이 무효라고 해서 화살 10만개를 구하는 걸 포기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명은 화살 10만개를 사흘 안에 만들어 내야 한다. 만들어 내지 못하면 주유는 실제로 입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다. 물론 그 손해는 주유가 증명해야 한다. 공명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주유와 철석같이 약속했다. 하지만 미래에 벌어질 일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공명의 예측대로 안개가 생기긴 했지만, 폭우와 높은 파도 때문에 출항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계약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똑똑해진 스마트워치… 올가을 손목 전쟁

    똑똑해진 스마트워치… 올가을 손목 전쟁

    스마트워치가 올가을 새로운 진화를 선보인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을 신제품들은 성능, 가격, 디자인 등 각각의 강점들이 업그레이드돼 격차가 줄고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과 핏빗,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의 매출 순위가 분기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미밴드’ 시리즈를 앞세운 샤오미의 돌풍이 무섭다.애플은 신제품 ‘애플워치3’ 출시를 앞두고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애플워치2’를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4G LTE 유심이 탑재된다는 것.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만으로 통화와 문자 송·수신, 음악 스트리밍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애플은 배터리 문제로 LTE 통신 탑재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신제품은 수면, 혈당체크 등 ‘헬스 추적’ 기능이 강화됐다. 피를 뽑지 않고 혈당 수치를 추적할 수 있는 센서를 넣기 위해 애플은 전문기업까지 인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스마트워치에 특화된 운영체제(OS) ‘워치OS4’도 곧 배포된다. 워치OS4에는 애플의 인공지능(AI) 비서 ‘시리’가 각종 정보를 화면에 표시해 주는 ‘시리 페이스’가 실린다. 만화경 페이스, 토이 스토리 캐릭터 페이스가 새로 지원되고 애플 뮤직앱 이용, 스포츠·건강 장비 사용을 위한 블루투스 연결 등이 가능하다. 다만 자체 통신기능 탑재로 전력 소모가 많아진 게 단점으로 꼽힌다. 미국의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애플 워치3의 디자인이 완전히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지만, 기존의 사각형을 거의 유지하리라는 관측도 있다.스마트워치 분야의 개척자인 핏빗은 올 4분기 중 GPS 기능을 추가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새 제품은 ‘힉스’(Higgs)라는 코드명으로 불리고 있다. 핏빗은 지난해부터 고급형 애플워치와 가성비 높은 미밴드 사이에 끼인 형국이라 새 모델의 성공 여부에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다. 전작 ‘알타hr’에서는 자동 운동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트랙’ 기능이 생겨 ‘피트니스 트래커’로서 아쉬웠던 부분이 채워졌다. 운동에 관심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심박수 모니터링 센서도 도입됐다. 관련 부가 기능이 얼마나 업그레이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잠시 고전했던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재기를 노릴 전망이다. 앞선 모델 ‘기어S3’의 스포츠 기능을 한층 세분화해서, 스마트워치와 피트니스 밴드의 기능을 모두 담은 ‘기어 스포츠’를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7’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외신들은 운동 기능이 추가된 웨어러블로 삼성전자가 애플워치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의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일립티컬 ▲로잉머신 종목 모드에 ▲수영 ▲롤러스케이트 ▲요가, 필라테스 ▲야구 ▲테니스 등이 추가됐다. 또 자전거 타기 종목 안에서도 실내 사이클링, 그룹 사이클링, 산악자전거 등으로 기능이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회로도를 보면 디스플레이도 한층 커졌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통화할 수 있는 기능, 방수·방진, 삼성페이, 음악 스트리밍 등 기어S3에서 제공했던 기능도 그대로 탑재될 전망이다. AI 비서 ‘빅스비’는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분기 애플을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샤오미는 단순 스포츠 기능에 충실한 미밴드 시리즈로 무섭게 질주 중이다. 피트니스 트래커계의 최강자로 꼽히며 인도를 비롯한 세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피트니스 관리에 최적화된 기능, 단순한 디자인, 애플워치 대비 20분의1 수준 가격(약 2만 6000원)은 소비자층을 파고들었다. 곧 출시될 미밴드3가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서도 기존의 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2014년 460만대에서 2015년 2080만대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100만대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 2970만대까지 성장한 후 2022년쯤 사상 첫 1억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전 세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은 샤오미가 17.1%로 1위에 올랐고 핏빗(15.7%), 애플(13.0%)이 뒤를 이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기업용으로 돌아온 AR 글라스… 산업현장 진검승부

    기업용으로 돌아온 AR 글라스… 산업현장 진검승부

    폭스바겐·보잉 등 50여개 업체서 사용…캐논·MS도 산업별 특화된 제품 선보여 “내년부터 AR 글라스 시장 급성장” 지난달 인터넷기업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기업용 안경 단말기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①을 발표했다. 2015년 1월 일반용 구글 글라스의 판매를 중단한 지 2년 6개월 만의 복귀였다. 구글 글라스가 증강현실(AR)용 기기의 대표 격이라는 점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R 시장이 열릴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 페이스북, 소니 등 거대기업들이 지난해부터 가상현실(VR) 기기를 출시하면서 경쟁을 벌이는 반면, AR 글라스는 2012년 처음 나왔지만 시장은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VR이 가상 세계를 보여 준다면 AR은 실제 현실을 배경으로 한 3차원 가상 이미지를 보여 준다. VR로 만화 영화를 본다면 AR로는 만화 토끼 캐릭터가 실제 주변의 산과 들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2012년 출시된 구글 AR 글라스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면 구글 지도로 경로를 검색해 눈앞에 보여 주거나, 사용자가 본 것을 인식해 자동으로 검색해 주는 기능이 탑재됐다. 하지만 1500달러(약 171만원)로 가격이 부담스러웠고 배터리 시간, 이미지 인식 정확도 등에서 문제를 보였다.연구실로 보내진 구글 AR 글라스는 기업용으로 돌아왔다. 제너럴일렉트릭(GE), 폭스바겐, 보잉 등 50여개 업체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공정, 작업 주의사항 등이 화면에 뜨기 때문에 초보자도 빠르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기업은 인력 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양손을 모두 써야 하는 제조, 물류, 의료 등의 분야에서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캐논이 내놓은 AR 글라스 ‘엠리얼 HM-A1’②은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기업에서 채택해 쓰고 있다. 새로운 생산 설비를 만들 때 작업자에게 AR 글라스를 쓰게 하고 구축할 설비를 3차원(3D)으로 구현한다. 작업자들은 AR 글라스를 통해 작업을 미리 체감하면서 작업대의 높이나 비상 버튼의 위치 등을 개선하도록 할 수 있다.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3월부터 개발자용으로 AR 글라스 ‘홀로렌즈’③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스타트업 다큐리가 만든 ‘스마트 헬멧’도 산업현장에 도입돼 시설 관리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메신저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해 10초 분량의 동영상을 찍은 뒤 곧바로 SNS에 올릴 수 있는 ‘스펙터클 선글라스’를 선보이면서 AR 글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으로 11만 1000대의 AR 글라스가 판매됐다. 또 2021년까지 2000만대까지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산업용 AR 글라스의 글로벌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이며, 스마트폰 개발업체들이 모바일 AR 기술을 채택할 경우 일반용 시장도 빠르게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우리나라는 VR에 집중하고 있지만 곧 시장규모가 AR에 추월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또 ‘이슬람 = 테러’ 암시 만평 ‘위험한 펜’ 佛샤를리 에브도

    또 ‘이슬람 = 테러’ 암시 만평 ‘위험한 펜’ 佛샤를리 에브도

    “이슬람교는 평화 종교…영원히”스페인 테러 빗대 반어적 비판무슬림들 “풍자 아닌 폭력 조장” 이슬람교를 조롱해 테러의 타깃이 됐던 프랑스의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스페인 연쇄 차량 테러를 소재로 또 한 차례 이슬람교를 거침없이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23일자(현지시간) 표지에 승합차에 받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그려 넣고 ‘이슬람교, 영원한 평화의 종교, 영원히!’라는 반어적인 제목을 달았다. 지난 17일과 18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청년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차량 테러를 일으켜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풍자한 만평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슬람교 전체를 테러주의와 동일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정부의 대변인이었던 스테판 르폴 사회당 의원은 “극도로 위험한 행동”이라며 “언론인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이슬람교를 테러와) 연결 짓는 것은 다른 세력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고 평했다.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는 이번 만평에 대해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전 세계 15억 무슬림 전체를 폭력적으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는 분노와 죽음의 위협, 궁극적으로 폭력을 낳았다”고 경고했다. 로랑 리스 수리소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은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들은 온건하고 법을 잘 따르는 무슬림을 두려워해 어려운 질문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번 테러에서 종교, 특히 이슬람교의 역할에 대한 문제 제기와 토론은 완전히 실종됐다”고 맞섰다. 과거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대형 테러의 희생양이 됐다. 2015년 1월 7일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쿠아치 형제가 프랑스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 편집장과 만화가 등 12명이 사망했다. 이슬람권에서는 신과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형상이나 초상을 그리는 행위를 금기시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나체로 영화를 찍거나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목숨을 위협받는 식으로 묘사해 무슬림들의 반발을 샀다. 잡지는 2015년 사건 이후 만평에 무함마드를 직접 그리지는 않았다. 샤를리 에브도는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이슈에 대한 거침없는 만평으로 ‘표현의 자유’와 ‘도를 넘어선 조롱’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켜 왔다. 2015년 9월 ‘거의 다 왔는데’라는 제목의 만평에서는 터키 해안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 에일란 쿠르디의 시신 옆에 맥도날드 광고판을 배치해 마치 쿠르디가 햄버거 때문에 유럽으로 가려 했던 것처럼 그려 거센 비난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눈사태로 대량 희생자가 나온 이탈리아 호텔과 관련된 만평 때문에 이탈리아인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죽음이 신이 스키를 타고 활강하는 만평 ‘눈이 도착했다’를 실었다.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들은 무함마드에 대한 희화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015년 5월 3일 IS 조직원으로 알려진 2명이 미국 텍사스주 갈랜드에서 열린 ‘무함마드 풍자그림 경연대회’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한편 IS는 24일 선전 영상을 통해 “스페인의 기독교도들은 들어라. 너희가 이슬람 국가에 자행한 학살에 복수할 것”이라며 스페인에 대한 추가 테러 공격을 암시했다. 지난 17~18일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연쇄 차량 테러가 일어난 지 일주일 만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노원 ‘생명존중 공모전’ 개최… 28일부터 구민·청소년 대상

    서울 노원구가 오는 28일부터 구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제1회 생명존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자살예방인식을 확산하고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공모주제는 ‘생명의 소중함’과 ‘생명사랑’이며 자살 예방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내가 실천할 방법을 담아야 한다. 또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하는 가족과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 메시지를 포함해야 한다. 공모부문은 4컷 만화 포스터와 가사(시)로 일반주민과 중학생, 고등학생이면 응모할 수 있다. 응모 기간은 2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이다. 접수방법은 노원구청 보건소 생활건강과 생명존중팀으로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접수한다. 방문접수는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며 우편접수는 응모마감일 도착분에 한한다. 가사(시) 부문은 이메일(narana@nowon.go.kr)로도 접수 가능하고 마감일 오후 6시 도착분까지 인정한다. 노원구 홈페이지 공고란에서 응모신청서, 작성서식 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수상결과는 다음달 25일 구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수상자에게 개별 통지한다. 수상자에게는 문화상품권 등을 부상품으로 지급하고 수상작은 구에서 전시 또는 홍보 물품에 인쇄하고 가사는 노래로 제작할 계획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중랑구 “혼밥족 위한 15분 요리대회 열어요”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이 등장했다. 하지만 소통 단절이 문제점으로 꼽혀 왔다. 서울 중랑구가 다음달 15일 메가박스 상봉점에서 ‘혼밥족을 위한 15분 요리 대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중랑보건소, 서울시립대 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개최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열린다. 만화가 김풍이 특별 손님으로 참석해 더욱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최근 하나의 트렌드가 된 혼밥족을 위해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과 레시피로 건강한 밥상을 꿈꾸는 이들이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기획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중랑구는 오는 31일까지 서울시립대 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www.uoscc.or.kr)에서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 중 심사를 거쳐 총 8팀을 뽑는다. 신청 자격은 중랑구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이면 된다. 연령 제한은 없다.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요리를 선보이고 레시피를 공유하게 된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이번 대회는 지역사회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 사업으로 나눔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하백의 신부’ 남주혁 신세경, 시한부 ‘맴찢’ 커플 “외롭지 마라”

    ‘하백의 신부’ 남주혁 신세경, 시한부 ‘맴찢’ 커플 “외롭지 마라”

    ‘하백의 신부 2017’ 속 깨알 같은 미스터리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최우리의 꿈에 얽힌 비밀이 마침내 풀렸다. 최우리의 꿈 속에 나타난 신세경이 “날 구한 사람이 내 사신이 될 거래”라고 말하며 그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내용이 공개된 것. 은인이 사신이 될 거라는 말에 담긴 진짜 의미는 무엇이고 신세경과 함께 나타난 운동화 주인의 정체는 누구일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신세경 남주혁은 ‘인간-신’의 시한부 로맨스를 펼치며 ‘맴찢(마음 찢어지는)’ 커플로 등극했다. 두 사람은 붙잡고 싶어도 붙잡을 수 없고, 머물고 싶어도 머물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채 서로의 모습을 마음 한 켠에 저장하기 위해 아낌없이 질투하고 사랑하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2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신(神)므파탈 로맨스 ‘하백의 신부 2017’(연출 김병수, 극본 정윤정, 제작 넘버쓰리픽쳐스) 15회에서는 베일에 가려졌던 염미(최우리 분)의 꿈 속 소아(신세경 분)의 숨겨진 말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함께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소아와 하백(남주혁 분)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끝까지 마음 놓을 수 없는 쫄깃한 스토리가 마지막 남은 16회에 대한 궁금증을 한층 높였다. 염미의 꿈을 둘러싼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지면서 한 시도 방심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 동안 염미는 자신의 꿈에 거듭 찾아오는 소아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물 속에 빠진 듯 온 몸이 흠뻑 젖은 모습, 물에 젖은 남자 운동화 그리고 “저 사람이 날 구한 사람이래. 그런데..”라는 말줄임이 그녀를 한동안 혼란에 빠트리게 한 것. 이에 소아의 말줄임 속 내용이 “날 구한 사람이 내 사신이 될 거래”라고 밝혀졌고 ‘은인이 곧 사신이 된다’는 의미심장한 말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증이 모아졌다. 특히 염미는 남자 운동화, 물, 은인이라는 증거들을 통해 물에 젖은 운동화 주인을 ‘하백’이라고 점 찍은 상황. 과연 염미가 예상한대로 하백이 물에 젖은 운동화 주인이 맞을지 아니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제 3의 인물일지 그의 정체에 관심이 고조된다. 그런가 하면 소아 하백은 하루살이 시한부 로맨스로 안방극장을 눈물 젖게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가슴 속 깊이 각인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행동 하나는 물론 말 한마디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1분 1초를 소중하게 여겼다. 소아 하백은 “나는 당신 오래오래 기억할 거예요”, “할 수 있는 한 오래오래 외롭지 마라”라고 말하는 등 서로가 서로에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기 위해 둘만의 방법으로 이별을 준비했다. 그런 가운데 무라(정수정 분)가 정령의 소식을 갖고 오면서 소아 하백은 피하고 싶은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이들에게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하백의 신계 수국 귀환 날짜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소아 하백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소아는 차오르는 슬픔을 감추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더욱 씩씩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하백은 그런 소아에게 “넌 왜 빈말이라도 가지 말라는 소리를 안 해?”라는 말로 섭섭한 속내를 내비쳤다. 비록 자신에게 지독한 희망 고문이어도 좋으니 그녀의 진심을 듣길 원했던 것. 이처럼 맴찢 커플로 등극한 소아 하백의 모습과 함께 이들이 ‘해피엔딩 vs 세드엔딩’ 중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무라는 “혹시나 싶어 말해두는데 안 돌아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지?”라고 말하며 하백의 존재를 걱정했는데 이는 하백이 소아를 위해 신계로 돌아가지 않으면 그는 스스로 사멸하게 된다는 것. 이처럼 자신은 물론 소아의 인생까지 송두리째 뒤흔들 선택의 기로에 선 하백이 ‘신계 복귀 vs 소아와의 사랑’이라는 양자택일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 앞으로 남은 마지막 16회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은 인간 세상에 온 물의 신(神) 하백(남주혁 분)과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 운명으로, 극 현실주의자인 척하는 여의사 소아(신세경 분)의 신므파탈 코믹 판타지 로맨스. 원작 만화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기획된 이번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현대극으로, 원작 만화의 고전적 판타지와 인물들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를 담았다. ‘하백의 신부 2017(The Bride of Habaek 2017, 河伯的新娘 2017)’은 매주 월·화 밤 10시 50분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화·수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도 방영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본은 패전”… 도라에몽 대사에 中 열광 vs 日 비난

    “일본은 패전”… 도라에몽 대사에 中 열광 vs 日 비난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에 나오는 대사 한 마디에 중국 네티즌들이 열광하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 인민망 등 현지 언론은 오랫동안 전 세계 인기를 받아온 애니메이션 '도라에몽’에서 주인공이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전한다”고 외치며 환호하는 대사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반일'(反日)성향의 줄거리와 대사를 전한 것에 대해 작가와 감독이 매우 의미 있고, 용기 있는 일을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방영된 신 도라에몽 ‘코끼리와 아저씨’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동물원 코끼리를 독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 당시 동물을 돌볼 겨를이 없다는 이유로 무고한 동물들을 독살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 도라에몽과 진구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동물을 구하는 내용이다. 과거로 돌아간 도라에몽과 진구는 코끼리에게 독인 든 음식을 먹이려는 사육사를 설득하며,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쟁은 곧 끝나고, 일본은 패배할 거에요!”라고 외치며 두 팔 벌려 환호한다. 이 대사는 일본 극우주의자의 맹렬한 비난을 일으켰다. 이들은 “일본이 패전한 내용을 웃으면서 대사할 수 있는 거냐?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이 같은 생각을 주입해도 좋은 거냐?”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반면 중국 네티즌들은 “도라에몽은 일본의 양심이다”, “제작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등의 메시지를 올리며 환호했다. 중국 언론은 “이번에 방영된 도라에몽의 대사는 원작자 후지코 F 후지오의 본의를 잘 반영했고, 역사에 충실하며 일본 극우단체와 용기 있게 맞섰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이 그를 '우수한 창작자’에서 ‘위대한 창작자’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실과 상업적 이익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며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매우 용기 있는 창작자라고 칭찬했다. 일본의 국민 만화가로 추앙받는 후지코 F 후지오는 1933년 일본의 한 평범한 가정집에서 태어나 태평양 전쟁과 2차 세계대전을 몸소 체험했다. 그는 전쟁, 서스펜스, 가상 현실, 마법, 텔레포트, 로봇 등의 요소들을 애니메이션‘도라에몽’에 담아내며 ‘상상력의 최고 경지’에 오른 작가로 알려져 왔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몰래 대화 엿듣고, 편지 훔쳐보고… 장간의 계략은 죄가 될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몰래 대화 엿듣고, 편지 훔쳐보고… 장간의 계략은 죄가 될까

    형주를 점령한 조조는 오나라에 선전포고를 하지만, 삼국 제일의 수군 병법가 주유에게 막혀 패전을 거듭한다. 이때 조조의 식객으로 있던 장간이 친구인 주유를 설득해 조조의 편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나선다. 장간은 주유의 침실에서 조조의 수군 사령관인 채모가 보낸 편지를 발견한다. 조조의 암살을 의미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에 놀란 장간은 이를 조조에게 가져간다. 또 한밤중에 주유와 부하의 대화를 엿듣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주유의 계략. 편지는 채모를 제거하려고 주유가 조작한 것이다. 주유와 부하의 대화도 사전에 짠 것이다. 그럼에도 장간은 철석같이 사실로 믿고 조조에게 보고 들은 내용을 이야기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조는 장간의 말을 듣고 수군 사령관 채모의 목을 벤다. 대신 모개와 우금을 수군 사령관으로 임명한다. 이로써 조조의 수군은 통제 불능이 되어 버린다. 결국 조조군은 적벽에서 오나라에 크게 패한다. 다른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편지를 훔쳐본 것이 결국 적벽에서 패하는 원인을 제공한 셈이 됐다.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 헌법은 제18조에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통신은 기본적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의견을 교환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장간처럼 중간에서 통신을 가로채거나 내용을 알아내려는 노력도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상대방으로서는 비밀을 알아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간이 주유의 편지를 허락 없이 읽은 것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까. 또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를 엿들어도 되는 걸까. ●봉함된 편지도 불빛에 비춰 본다면 무죄 지금은 이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통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통신수단이 대체로 한정돼 있었다.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바로 우편이다. 따라서 통신에 대한 비밀 보호도 우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형법 제316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비밀침해죄가 바로 그것이다. 비밀침해죄는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또는 도화(圖?)를 개봉’한 경우에 성립한다. 즉 보호받는 통신수단이 전통적인 편지, 문서, 그림 등에 그친다. 방법 또한 개봉 즉 열어 보는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 봉한 편지라도 햇빛이나 불빛에 비추어 보고 그 내용을 알아내는 것은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장간은 봉한 편지를 본 것이 아니다. 주유가 장간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짜 편지를 뜯은 상태로 일부러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장간은 개봉된 편지를 보았을 뿐이다. 따라서 장간에게는 비밀침해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예전에는 침이나 풀을 발라 편지 봉투를 봉했다. 그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봉함된 봉투를 열어 보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각종 기계를 이용해 봉함을 뜯지 않고 편지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시대적·기술적 변화상을 반영해 형법에서도 제316조 제2항을 신설했다. ‘봉함 기타 비밀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기술적 수단을 이용하여 그 내용을 알아낸’ 경우까지로 처벌 범위를 확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간이 기술적 수단을 이용해 내용을 알아낸 것은 아니다. 나중에 편지를 훔쳐 간 것은 논외로 하고, 탁자 위에 있던 편지를 읽어 본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장간은 결국 처벌되지 않는 걸까. 눈을 크게 뜨고 장간의 행위를 한번 더 들여다보자. 장간이 채모의 편지를 진짜라고 확신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바로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다. 장간은 조조에게 가짜 편지를 전하면서 주유와 부하 사이의 대화 내용도 전달한다. 가짜 편지에 신빙성을 더해 채모의 목숨을 빼앗은 결정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대화 내용을 엿듣고 이를 발설한 경우 처벌하는 규정은 없을까.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 신설 새롭게 나타난 통신방법과 수단을 통한 대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1993년 통신비밀보호법이 새로 만들어졌다. 이 법에 의하면 법률의 근거 없이 우편물의 검열 등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할 수 없다. 원시적인 도청 방법의 하나로 속칭 ‘귀대기’라는 것이 있다. 문틈이나 벽에 귀를 대고 벽 안쪽의 대화를 몰래 듣는 방법이다. 장간의 행위는 여기에 해당한다. 장막 밖에서 주유와 부하가 하는 얘기를 엿들었기 때문이다. 법률의 근거 없이 타인 간의 대화를 청취한 것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장간의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이 법 제14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전자장치나 기계적 수단을 이용해 청취하는 경우만을 금지한다.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기계를 통해 대화를 엿듣는다거나 마이크를 벽 안으로 몰래 넣어 대화를 듣는 경우가 해당한다. 아무런 기계적 도움 없이 사람의 귀를 이용해 엿듣는, 귀대기 같은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그런데 장간이 조조에게 좀 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주유와 부하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는 명백히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 해당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한 가지 더 살펴볼 문제가 있다. 주유와 부하가 일부러 장간이 듣도록 대화를 한 것이므로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장간이 내용을 좀 더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주유에게 어젯밤에 본 편지와 엿들은 내용을 이야기했다고 치자. 이때 장간이 조조에게 확실히 보고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통신비밀보호법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한다. 즉 장간이나 주유는 타인 간이 아닌 대화의 당사자다. 이처럼 대화의 당사자가 녹음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통화도 마찬가지다. 내가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그 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감청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가보자. 장간과 주유가 통화를 하고 있는데, 조조가 장간의 허락을 얻어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면 어떻게 될까. 조조는 통화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녹음을 하려면 통화의 한쪽 당사자인 장간의 허락만으로 녹음을 해선 안 된다. 주유와 장간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결국 장간이 편지를 몰래 훔쳐보거나 대화를 엿들은 것은 처벌되는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로 인해 조조가 채모를 제거하고 결국 적벽에서 크게 패했으니 처벌보다 더한 벌을 받은 셈이 아닐까.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교도소에서 ‘성폭행 성인만화’ 돌려보는 성범죄자들

    교도소에서 ‘성폭행 성인만화’ 돌려보는 성범죄자들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성폭행 내용이 담긴 성인물을 쉽게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17일 SBS에 따르면 현직 교도관 A씨는 성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본다는 만화책 전집을 공개했다. 일본 만화를 번역한 12권짜리 이 만화책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과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여성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자극적으로 표현되고, 이걸 엿보는 내용도 나온다. 신체 은밀한 부위와 성행위 장면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교도소 수감자가 합법적으로 갖고 있던 물품으로 A씨는 “성폭력 사범이 있는 방에서 읽고 있는 거를 압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행법은 도서의 경우 유해 간행물로 지정되지만 않았다면 수감자들이 마음껏 반입해 볼 수 있어, 성범죄자들은 성인물을 볼 수 없다는 법무부 지침은 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성범죄자들이 이런 책을 보면서) ‘만화책에 있던대로 환각 물질을 집어넣어서 성폭행한 적이 있다’, ‘이거 정말 일어날 수 있는 거야, 나도 해 봤어’ 이런 식의 얘기를 영웅담처럼 한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현재 성범죄자에게는 재범을 막기 위해 100시간 기본교육부터 300시간 심화 교육까지 성교육을 하지만 이런 상황이면 현행 성교육으로는 성범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혼자산다’ 기안84 “사람이 안됐어” 참회하며 셀프 이발 ‘절규’

    ‘나혼자산다’ 기안84 “사람이 안됐어” 참회하며 셀프 이발 ‘절규’

    ‘나 혼자 산다’ 기안84가 또 셀프 이발을 한다. 이번엔 태국이다. 그가 이번에는 멋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참회의 의미로 머리카락을 잘랐다고 전해지는 가운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절규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오는 18일 밤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기획 최원석, 연출 황지영 임찬) 218회에서는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 기안84의 다사다난한 여행기가 공개된다. 우선 기안84가 2주 넘게 떠난 태국 자유여행의 일부를 공개한다. 그는 강가에서 수영복을 입고 자신의 키보다 더 긴 나무막대를 들고 질주하는 등 만화 ‘미래소년 코난’의 포비를 연상케 하는 자연주의 여행을 즐겼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더한다. 특히 기안84가 태국에서도 셀프 이발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사진 속 그는 잔뜩 긴장한 채로 무언가를 보고 있는데 이내 침대에 털썩 앉아 얼굴을 가리고 절규하고 있어 그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기안84는 시간 내에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을 해결하지 못해 “머리를 밀어야겠어. 사람이 안 됐어”라며 셀프 이발을 결심했다. 그는 공개된 사진 속 모습처럼 비장한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랐고, 쥐 파먹은 듯한 헤어스타일을 완성시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과연 태국으로 떠난 기안84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순탄치 않았던 그의 태국 여행은 오는 18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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