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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차세대 무기 ‘나는 지프차’ 내년 공개

    美 차세대 무기 ‘나는 지프차’ 내년 공개

    만화책에서나 등장하는 ‘나는 자동차’ 또는 ‘나는 지프차’의 현실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하 DARPA)는 오는 2012년 초현대적인 차세대 이동수단의 탄생을 앞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명 ‘플라잉 험비’(Flying Humvee)라 불리는 이것은 DARPA의 ‘트랜스포머 TX 프로그램’의 일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AAI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플라잉 험비는 지프차처럼 매우 험준한 오프로드를 달리거나 하늘을 날며 총격전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또 헬기와 같은 수직이착륙시스템, 연속 250마일을 주행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 저장탱크, 무인조종시스템 등을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DARPA가 순조롭게 개발을 추진한다면 플라잉 험비는 오는 2015년 하늘과 땅을 누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플라잉 험비의 프로토타입이 현재 제작중이며, 최초 모델은 내년 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슷하죠?”…슈퍼맨 닮고 싶어 수차례 성형한男

    “비슷하죠?”…슈퍼맨 닮고 싶어 수차례 성형한男

      ”슈퍼맨 닮았나요?” 영화 속 하늘을 나는 ‘슈퍼맨’을 닮고 싶어 수차례나 성형수술을 한 필리핀 남자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남자의 이름은 허버트 차베즈(35). 슈퍼맨의 광팬인 그는 팬을 넘어 그와 똑같이 닮고 싶어 1995년 처음 수술대에 올랐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간 차베즈가 칼을 댄 부위는 한 두군데가 아니다. 과거 영화 ‘슈퍼맨’의 주연을 맡았던 크리스토퍼 리브를 닮기 위해 코를 높이고 턱도 깎았으며 입술과 뺨을 도톰하게 하기 위해 실리콘도 주입했다. 심지어는 다리가 ‘울퉁불퉁’ 근육있게 보이기 위해 임플란트 시술까지 마쳤다. 슈퍼맨에 대한 그의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마닐라에 위치한 자신의 방은 과거 슈퍼맨의 영화 포스터 부터 각종 기념품, 만화책 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슈퍼맨을 닮고 싶은 그의 욕구는 끝나지 않았다. 차베즈는 “아직도 수술할 곳이 더 남았다. 슈퍼맨과 같은 키를 갖기위해 수술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한 해외언론은 “슈퍼맨이 전화박스가 아닌 병원에서 변신하는 것 같다.” 며 “과도한 수술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스필버그 제작 등 드림팀 투입된 ‘카우보이&에이리언’ UP & DOWN

    스필버그 제작 등 드림팀 투입된 ‘카우보이&에이리언’ UP & DOWN

    19세기 미국 뉴멕시코주 사막 한복판. 정신을 잃고 누워 있던 사내가 눈을 뜬다. 복부의 상처가 고통스럽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왼쪽 손목에 채워진 육중한 기계장치가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 가까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정체가 드러난다. 현상수배범 제이크 로너건. 그런데 보안관이 그를 이송하려는 순간, 괴비행체가 나타나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주민들을 납치한다. 11일 개봉한 ‘카우보이&에이리언’은 1997년부터 영화화가 논의된 프로젝트다. 원안을 내놓았지만 늘어지는 일정에 지친 스콧 미첼 로젠버그가 2006년 같은 제목의 만화책을 내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제작진은 드림팀 수준. 스티븐 스필버그와 론 하워드가 제작자로 나섰다. 여기에 ‘아이언맨’의 존 파브로 감독과 대니얼 크레이그, 해리슨 포드가 뭉쳤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개봉한 미국에서의 평단 반응과 흥행은 모두 신통치 않았다. 1억 6000만 달러가 투입된 수상한 블록버스터 ‘카우보이&에이리언’의 실체를 파헤쳐 봤다. [UP] 파격 퓨전 스필버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파브로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인 로베르토 오시를 데려다 존 웨인의 서부극 ‘수색자’(1956)와 자신의 영화 ‘미지와의 조우’(1977)를 보여줬다. 서부극과 공상과학(SF) 장르의 변종 교배가 키워드란 의중이었다. ‘짝퉁 속편’ 같은 제목을 단 것도 이질적인 두 장르의 결합을 관객들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던져놓고 시작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막상 영화는 서부극의 공식에 충실하다. 선량한 이들을 괴롭히는 서부 무법자가 외계인으로 대체됐을 뿐이다. 로너건(대니얼 크레이그·오른쪽)과 달러하이드(해리슨 포드) 대령이 외계인의 뒤를 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이야기 구조는 서부극에서 낯설지 않다. 무뚝뚝한 데다 제멋대로이지만 싸움 솜씨는 끝내주는 주인공은 존 웨인이나 율 브리너를 떠올리게 한다. 제작진이 로너건 역에 크레이그를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가 ‘황야의 7인’의 브리너를 닮았기 때문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은 달러하이드 대령이 보안관의 외손자나 인디언 부하와 맺는 유사 부자 관계 역시 서부극의 단골 설정이다. 또 다른 매력은 ‘인디애나 존스’(해리슨 포드)와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젠 동의어가 된 두 배우에게서 나온다. 권총 대신 첨단무기를 장착한 카우보이(로너건)나 미확인물체(UFO)에 권총으로 맞서는 무모한 전직 군인(달러하이드)이란 설정이 그다지 황당하지 않은 것은 두 배우가 만들어온 이미지 덕분이다. 실제로 달러하이드 대령과 로너건의 캐릭터는 존스와 본드의 개성과 여러 면에서 겹쳐진다. 제작진의 노림수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금껏 에일리언 하면 어두침침한 우주선에서 끈적한 타액을 흘리고 다니는 놈들을 떠올릴 터. 하지만 파브로 감독은 대낮에 사막을 휘젓고 다니는 외계 생명체를 떼로 드러낸다. 그만큼 크리처(Creature) 디자인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DOWN] 과유 불급 풍부한 상상력은 좋은 영화의 근간이지만 지나치면 관객과의 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카우보이&에이리언’이 바로 그런 경우다. 영화는 고전적인 서부극과 최첨단 공상과학(SF)의 결합이라는 참신함을 내세웠지만, 결국 이질적인 두 장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말았다. 물론 수많은 블록버스터와 슈퍼히어로의 등장에 지친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영화적인 완성도가 갖춰진 뒤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우선 내용 전개가 세밀하지 못하고 구성도 지루하다. 모든 기억을 잃고 사막에 떨어진 주인공 제이크 로너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가 과거를 찾아가는 과정은 긴장감을 주지도, 흥미를 자극하지도 않는다. 한 시간 남짓 다소 지루한 서부 영화가 이어진 뒤 에일리언과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는데, 복선도 제대로 깔려 있지 않고 치밀하지 못한 구성 탓에 영화가 평면적이고 단순하게 느껴진다. ‘하이테크 카우보이’라는 색다른 슈퍼히어로도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앞뒤 설명 없이 의문의 기계를 하나 찬 카우보이는 신비감도 없고, 감정 이입을 할 만한 요소도 부족하다. 물론 서부극 장르의 팬이거나 에일리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흥미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나 스펙터클에서 별다른 차별성이 없고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이 계속 이어져 얼마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T와 에일리언을 합쳐 놓은 듯한 외계인의 생김새는 독특하고 움직임도 상당히 날렵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인지 SF적인 요소가 잘 살아나지 않아 전체적으로 다소 식상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던 대니얼 크레이그는 전작에서의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진중한 ‘하이테크 카우보이’를 연기했지만, 평면적인 캐릭터 탓에 연기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와 함께 반격에 나서는 달러하이드 대령 역의 해리슨 포드도 입체감이 떨어진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아쉬움을 키운다. 한마디로 소문 난 잔치였지만 먹을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佛주재 日문화원 직원 30명 vs 佛한국문화원 직원 8명

    [이제는 공공외교다] 佛주재 日문화원 직원 30명 vs 佛한국문화원 직원 8명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에 위치한 일본 문화원은 평일이라 그런지 직원들을 빼고는 한적했다.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일본 관련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처럼 꾸며 놓았다. 책꽂이에는 일본 언어와 역사를 비롯해 각종 만화책들이 빼곡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책꽂이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헝가리어로 돼 있는 책들이라는 점이었다. 헝가리인 직원에게 헝가리어로 된 일본 관련 책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봤다. “200권이 넘는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헝가리어로 된 한국 관련 책은 현재 15권이 안 된다. 해외문화홍보원이 올해 초 발간한 ‘재외 한국문화원 현황’에 따르면 한국문화원은 지난해까지 설립된 16곳을 통틀어 현지어 도서 비율이 10.7%에 불과하다. 그나마 비영어권은 더 열악하다. 영국과 미국에 소재한 문화원을 제외한 12곳 평균은 7.0%에 그친다. 역사적 요인으로 번역본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본까지 빼면 3.9%로 떨어진다. 베트남, 카자흐스탄, 나이지리아는 아예 한 권도 없고, 폴란드도 0.6%뿐이다. 심지어 교역량 1위를 차지하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한국문화원도 중국어 도서 비중은 각각 4%와 2%여서 충격을 더한다. 프랑스 주재 일본문화원의 경우 전체 인력은 30명이 넘고 이 가운데 3분의1이 현지 채용이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은 원장 포함 8명(현지인 5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문화원 원장실은 창문 너머로 에펠탑이 한눈에 보이지만 한국문화원장실은 지하 1층에 그것도 물건이 잔뜩 쌓인 복도 끝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굳이 비교하자면 엄청난 차이였다. 일본국제교류기금 한국 사무소 혼다 오사무 소장은 “한국 소설을 외국에 소개하려면 해외 한국문학전공자와 좋은 번역자가 필요하다.”면서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장점은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이나 때론 (정책도) 서둘러 바꾸려 하다 보니 문화 외교가 꽃피기 전에 지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천식과 류머티즘 병력이 있는 몸무게 40㎏의 왜소한 청년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번스)는 누구보다 간절히 입대를 원한다. 주소지를 바꿔가며 5번을 지원했지만, 번번이 낙방. 하지만 근성을 높게 산 에이브러햄 에스카인(스탠리 투치) 박사가 그를 ‘슈퍼솔저’ 프로젝트의 후보자로 받아들인다. 로저스는 비밀실험을 통해 파우더처럼 근육이 부풀어지면서 인간 한계를 초월한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그런데 실험이 성공하던 날, 독일 비밀과학부서 ‘히드라’의 우두머리 레드스컬(휴고 위빙)이 보낸 킬러가 에스카인 박사를 살해한다. DC코믹스와 더불어 미국 만화책 시장을 양분하는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중 맏형 뻘인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9개월 전인 1941년 탄생했다. 나치를 무찌르는 미군 소속 슈퍼솔저의 활약상을 그린 만화는 당시 100만부 이상 팔렸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1960년대 등장한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이 영화로 만들어지더니 ‘캡틴 아메리카’도 스크린에 옮겨졌다. 북미에서는 개봉(7월 22일) 사흘 만에 6582만 달러를 벌어들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를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반미 감정을 걱정한 제작사 파라마운트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에서는 부제인 ‘퍼스트 어벤져’를 전면에 내세웠다. 28일 국내 개봉한 영화는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등에 비해 허점이 많아 보인다. 우선 캐릭터가 평면적이다. ‘퍼스트 어벤져’의 주인공은 슈퍼히어로들의 기본 ‘스펙’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어두운 과거에서 비롯된 분노 따윈 없다. 억만장자 사업가 겸 천재과학자이지만 아이 같은 구석이 많은 매력남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의 아들’ 토르, 실험 부작용의 ‘천형’(天刑)으로 고뇌하는 과학자 브루스 배너(헐크)와는 다르다. 연기파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나 에드워드 노튼(헐크), 원석의 매력을 지닌 크리스 햄스워스(토르)에 비하면, ‘퍼스트 어벤져’의 크리스 에번스의 연기도 밋밋하다. 소속사(마블) 동료들처럼 탁월한 화력이나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퍼스트 어벤져’ 시리즈가 3편까지 예정된 만큼 파라마운트에서 신경을 쓸 대목이다. 물론 ‘퍼스트 어벤져’는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거대한 퍼즐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 내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를 위한 마블코믹스의 오랜 준비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주요 슈퍼히어로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악당들과 맞서는 프로젝트다. 팀의 리더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최근 영화화된 마블 작품에 다른 슈퍼히어로물과의 연결고리가 숨겨져 있던 것과 달리 ‘퍼스트 어벤져’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가 나오고, 말미에 슈퍼히어로들을 총괄하는 비밀조직 실드의 닉 퓨리(새뮤얼 잭슨) 국장이 출연한다. 마블 팬이라면 영화를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길고 긴 자막이 모두 올라가고서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기다린다. 하나의 프레임에 마블 영웅들이 모두 나온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명탐정 코난:침묵의 15분’

    인기 만화 캐릭터 명탐정 코난이 극장판 영화로 첫선을 보인 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천재 고등학생 명탐정 남도일이 검은 조직이 개발한 약을 먹고 일곱 살의 어린 아이 코난이 되어 각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명탐정 코난’은 만화책에서 시작해 TV 시리즈, 게임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시리즈의 15주년 기념작으로 전편에 비해 훨씬 커진 스케일과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시리즈마다 긴장감 넘치는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명탐정 코난’의 매력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를 쫓기 위해 북촌 마을을 찾아간 코난이 의문의 설원 속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에 벌어졌던 마을의 비극을 파헤치게 된다. 볼거리와 액션 면에서도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초반 오프닝의 도심 폭탄 테러 장면과 마지막에 설원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역동성이 강조됐다. 제작진은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5초 후에 폭발하는 폭탄 등 영화 속에 숫자 15라는 키워드를 넣는 재치를 발휘했다. 올해 일본 개봉 애니메이션 중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된 일본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상처받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치유한 영화로 평가받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아날로그적 정서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보는 데 무리가 없다. 개봉에 앞서 16~17일에 열린 부천영화제 초청 상영회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24일까지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명탐정 코난 특별전’도 개최된다. 각종 기념 행사 참석차 한국을 처음 찾은 시즈노 고분 감독은 “오프닝과 엔딩 부분의 액션 장면을 스릴 넘치게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을 최대한 활용하고 역동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를 표현하는 등 비주얼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안시국제페스티벌 초청 ‘소중한 날의 꿈’ 안재훈 감독

    안시국제페스티벌 초청 ‘소중한 날의 꿈’ 안재훈 감독

    고교 졸업 후 무작정 서울로 왔다. 만화를 그리고 싶었다. 제대 직후인 1992년 9월 어느 날, 신문광고에서 ‘고소득 보장, 애니메이터 모집’이란 광고를 봤다. 당시 신림동에 수없이 많던 일본 애니메이션 주문자 상표부착방식(OEM) 하도급업체 중 한 곳. 출근 첫날 밤샘을 하고 신문지를 덮은 채 쪽잠을 잤다. 한 달에 1000장 이상의 그림을 그려야 했지만, 서울 하늘 아래 그림을 그릴 책상이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미국 할리우드의 OEM 작업을 하면서도 창작 애니메이션의 꿈을 놓은 적은 없었다. 단편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 중편 ‘순수한 기쁨’(2000) 등을 거치면서 무르익었다. 1997~98년부터 ‘연필로 명상하기’란 창작공간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들에게 오랫동안 준비해온 밑그림과 메모를 내놓은 것은 2000년 무렵. “그때가 기로였다. OEM 대신 우리 작품을 선택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포기하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11년이 흐른 뒤 결실을 보았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10만여장의 그림을 한땀한땀 이어붙인 장인들의 수공예품이다. 일본 히로시마, 캐나다 오타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와 함께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꼽히는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필름페스티벌 경쟁 부문에도 초대받았다. 페스티벌 참가를 앞두고 분주한 안재훈(42) 감독을 출국 전날인 지난 7일 서울 용산 CGV에서 만났다. 안 감독은 “어린 시절의 나, 혹은 여러분이 오늘의 나와 여러분에게 보내는 기분 좋은 응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1970년대말 아우내(충남 병천의 우리말 표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간직한 소녀 오이랑과 서울에서 전학 온 한수민, 꿈많은 소년 김철수의 풋풋한 성장드라마다. 한혜진 감독과 ‘소중한’을 공동연출한 안 감독은 “가진 게 종이와 연필뿐인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건 잠 안 자고 그림 그리는 것밖에 없었다.”며 그림 수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획에서 개봉까지 11년이다. 제작비와 인력은 얼마나 투입됐나. -제작비는 18억원쯤 들어갔다. 20명이 채 안 되는 ‘연필로 명상하기’ 식구들을 포함해 컬러(색칠) 작업에 투입된 중국 OEM 인력까지 300명 정도 투입됐다. →11년이면 도중에 ‘자빠질’ 뻔한 위기도 많았을 텐데. -처음부터 7~8년은 각오했다(웃음). 5~6년은 콘티 짜고 자료 조사하는 데 보냈다. 비용을 아끼겠다고 버너를 들고 숙식하면서 전북 군산 경암동 철길과 전주 기전여고 부근, 서울 이화동, 천안 아우내장터 방앗간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헌팅(촬영장소 물색)했다. 그 무렵 할리우드 OEM은 끊고 애니메이션 ‘겨울연가’ ‘미안하다 사랑한다’(일본에서 유료 케이블채널로 방송됐다) 등을 작업하면서 ‘소중한 날의 꿈’에 몰두했다. 재미있었던 점은 전국의 방앗간 구조가 다 똑같더라. 기억의 흔적이 공유된 공간이란 점에서 좋았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등을 쓴 송혜진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던데. -2003~2004년쯤 만났다. 내가 쓴 시나리오가 너무 만화 같다고 생각했다. 관객들한테 통할까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채워줄 사람을 찾던 찰나에 송 작가가 연출한 단편영화 ‘안다고 말하지 마라’를 만났다. 질투가 날 정도였다. 더욱 내 작품을 맡기고 싶었다. →목소리 연기를 박신혜(이랑 역)와 송창의(철수 역)에게 맡겼는데. -철저하게 경험과 청력에 의지해 접근했다. 연기자들이 녹음에 임하는 태도나 스튜디오에 와서 애니메이터들과 감성을 공유하는 걸 보고 잘 (선택)했구나 싶더라. →배경이 1970년대 말이다. 2011년의 관객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또래의 고민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줄 수 있는 가장 어색하지 않은 판타지는 나이 든 어른들은 기억으로, 젊은이들은 흑백사진으로 본 장면을 컬러로 재현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애니메이션이 아직 문화적 다양성이나 깊이를 갖지는 못했지만 기억의 흔적으로 공유하는 작업은 누군가 해야할 일이다. 윽박지르는 영화가 아니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 →주인공의 모습에 감독의 과거가 투영된 것 같은데. -세 명에게 고루 반영됐다. 이랑의 모습에는 나만 아는 트라우마가 겹쳐져 있다. 내가 항상 달리기는 꼴찌였는데 부정한 방법으로 3등을 한 적이 있다. 차라리 손가락질을 받았으면 다행인데 아무도 몰랐던 게 트라우마가 됐다. 수민이가 자살 운운하는 건 어릴 때부터 내가 죽 써온 일기장에서 발견했다. ‘시집 한 권과 만화책 한 권을 내고 33세에 자살할 거야‘라고 써 있더라. 철수의 밑도 끝도 없는 당당함도 마찬가지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필름페스티벌에 초대 받았는데. -내일(8일) 출국이다. 주위에선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입상에는 관심 없다. 아시아 애니메이션 하면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를 떠올릴 프랑스 관객에게 한국의 풍경을 선물하는 기분으로 간다. 지난해 11월 런던 한국필름페스티벌에서 상영했을 때 영국인들이 작품의 감성과 가치를 공유하는 걸 보고 놀랐다. 연필로 그린 진짜 애니메이션이란 표현방식은 물론, 소소한 꿈 때문에 고민하는 어린 시절의 모습에 공감하더라.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이다. 그런데 국내 업계는 여전히 영세한 까닭은. -아직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테크닉은 좋은데 감성과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건 OEM을 따기에 급급하던 시절의 논리다. ‘소중한 날의 꿈‘이 편견을 바꾸는 작은 걸음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토끼와 리저드(KBS1 밤 1시 10분) 메이는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엄마와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해 홀로 서울에 온 입양아다. 희귀한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택시 기사 은설을 만난 메이. 입양 기록부에 적혀 있는 주소로 찾아가지만 친부모가 아닌 고모가 그녀를 맞이하고, 친부모는 어렸을 적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9시 55분) 대한민국 가계빚 1000조원 시대.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사람부터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까지 다양하다. 대한민국에서는 꽁꽁 숨어버린 돈을 ‘받아내기’ 위한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떼인 돈부터 탈세까지, 2011년 숨은 돈을 찾아내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를 VJ 카메라가 따라가 본다. ●슈퍼블로거(MBC 밤 1시 25분) 고양이 작가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을 아는지…. 길고양이 애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칼럼이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고양이가 인연이 돼 수많은 길고양이 사진과 고양이들의 희로애락을 전해주는 고 작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는 모두 잊으라고 주문한다. 우리가 모르던 길고양이의 세계로 안내한다. ●달콤한 고향 나들이 달고나(SBS 밤 9시 55분)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톱배우 박신양과 최근 대세로 불리는 가수 아이유가 고향 나들이에 나섰다. 박신양의 지인으로는 드라마 ‘싸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사이코 패스로 열연했던 황선희와 대학동기들이 출연한다. 아이유의 지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았던 사촌언니와 학창 시절 ‘절친’들이 나온다. ●인생후반전(EBS 밤 11시 30분) 외환위기 시절 18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에 도전한 장호순씨. 홀로 50년 넘게 생선 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생각나서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의 생선 비린내는 향기라고 말하는 남자. 딸에게 만화책을 사주며 부드러운 사춘기를 부탁한다는 즐겁고 유쾌한 남자. 유쾌한 사진작가의 인생후반전을 만난다. ●콘서트 울림(OBS 밤 10시) 매주 초대손님과 함께 꾸미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뮤지션 정원영이 출연한다.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교수이다.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만든 ‘정원영밴드’의 리더이기도 하다. 그간 음악이라는 단어를 동사로 살아낸 정원영의 다채로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힘찬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 ‘베르사이유의 장미’ 日서 우표로 출시

    ‘베르사이유의 장미’ 日서 우표로 출시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바 있는 만화 및 애니메이션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일본에서 우표로 나왔다. 일본 우정국은 “인기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특별 우표인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다음달 10일부터 발매한다.”고 밝혔다.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이케다 리요코의 작품인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1972년 부터 만화책에 연재됐으며 이후 애니메이션, 뮤지털로도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는 1990년대에 TV를 통해 전 40편이 방송됐다. 이번에 발매될 이 우표 속에는 만화속 주인공인 오스칼, 앙드레, 앙뜨와네뜨 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다. 80엔(약 1천원) 짜리 우표 10매로 1세트가 구성돼 있으며 일본 우정국 측은 150만 시트를 한정판매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우정국은 ‘베르사이유의 장미’ 외에도 ‘독수리 5형제’ ‘마징가 제트’ ‘도라에몽’ ‘건담’ 등 많은 인기 캐릭터들을 우표로 낸 바 있으며 이번 특별우표는 16번 째 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 & 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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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국내 유일의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는 ‘수학의 정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그대의 돈을 책 사는 데 써라. 황금과 지성을 얻을 것이다.’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  책처럼 나쁜 평가를 찾아보기 힘든 존재도 없다. TV와 게임이라면 기겁하던 부모들도 책을 읽는 자식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책을 읽는다고(물론 수업시간에 교과서 이외의 책을 보는 것은 예외다) 혼나는 경우도 드물다.  책은 하나의 활자로 똑같이 찍혀 나오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수도 없이 달라지는 독특한 존재다. 책을 통해 성공의 실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 책을 뒤적이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책을 사 모으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책에는 ‘베스트셀러’라는 왕관이 씌워진다. 베스트셀러에는 시대와 유행이 반영된다. 1980년대 초반 시(詩)의 시대를 거쳐, 2000년대에는 경영학 책이 각광받았고 최근에는 인문학책이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상인터뷰 ‘Who & What’(후 앤드 왓) 이번 회에서는 어느 직장 여성의 서재에 꽂혀 있는 베스트셀러들이 새로운 친구를 맞게 되면서 벌이는 소동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 봤다. 출간 당시에 주목 받은 책들이 실제로는 어떤 애환을 겪는지, 또 시간이 흘러가며 잊혀지는 책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들어 봤다.    ========================================================================  ●등장인물  -장혜진. 책을 좋아하는 32세 직장 여성. 빌려서 보기보다는 직접 사서 소장하는 스타일    ●등장도서  -정의란 무엇인가(정의)/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0  -아프니까 청춘이다(청춘)/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  -셰익스피어 4대 비극(비극)/ 찰스 램/ 성우/ 1984  -곰돌이 푸(푸)/ 앨런 밀른/ 아름드리/ 1995  -시간의 역사(시간)/ 스티븐 호킹/ 청림출판/ 2000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스티븐 코비/ 김영사/ 1994  -신의 물방울(물방울)/ 기바야시 신/ 학산문화사/ 2007  -오만과 편견(오만)/ 제인 오스틴/ 민음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문예출판사/ 1998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세계)/ 김우중/ 김영사/ 1989  -수학의 정석(정석)/ 홍성대/ 성지사/ 1992  -성경/ 모세 외/ 성서원/ 2008  -해리포터 시리즈(포터)/ J.K.롤링/ 문학수첩/ 1999  -홀로서기/ 서정윤/ 청하/ 1987  -그 외 책들    ●시간=2011년 5월 15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 1시 무렵    ●장소=책장 여럿과 책상 하나로 가득 찬 좁은 방. 책장은 빼곡히 차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다.    #1  저녁 7시. 외출을 다녀온 혜진이 방으로 들어서며 불을 켠다. 손에 든 종이가방에서 책(정의, 청춘)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이어 책장을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혜진/ 책을 더 이상 꽂을 공간이 없잖아. 정리해서 될 일이 아니네. 다음 주에 회사에서 바자회를 한다는데 좀 내놔야겠네.    손에 종이가방을 든 채로 불을 끄고 방을 나간다.    #2.  밤 11시. 천천히 불이 켜진다. 책장에서 책들이 하나둘씩 등장해 새로 온 책들 쪽으로 다가간다.  ▲포터/ (촐싹대며) 또 왔어. 어떻게 밖에 나가기만 하면 새 책을 사 갖고 오냐. 내일이면 누군가 쫓겨나겠는데.  ▲정의/ (천천히 일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딱딱한 목소리로) 서점에 나가는 순간 입양될 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러네. 하루 만에 팔려오다니. 안 그래, 청춘?  ▲청춘/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생각보다는 책이 많네. 주인이 책을 좋아하나 봐. (포터를 쳐다보며) 거기 안경 낀 학생. 이 집 분위기는 어때?  ▲포터/ (순간 멈칫하며) 학생이라니. 이래 봬도 당신보다 열살 이상 위라구. 뭐 아무튼 살을 부대끼며 계속 살게 될 테니 그 정도로 하고. 이 집 주인은 회사원인데, 책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우. 보아하니 당신들이 정의와 청춘인 모양인데 요새 계속 산다산다 하더니 결국 왔구먼.  ▲정의/ 그런데 서 있을 곳도 없어 보이네.  ▲포터/ (심각한 표정으로) 그래서 당신들을 마음껏 반길 수 없는거유. 새로운 책이 오면 여기 중 누군가는 방을 빼야 한다는 거지.  ▲청춘/ (화들짝 놀라며) 그래요? 미안해서 이걸 어쩌나.    이때 구석에서 초라하고 늙은 모습의 ‘비극’이 천천히 걸어나온다. 온화한 모습이다.    ▲비극/ 아무도 자네들을 미워하지 않는다네. 마음의 양식이라는 둥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둥 우리를 떠받드는 것 같지만, 책 팔자는 주인 맘이라오. 많이 팔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오래됐다고 책장에서 밀려나는 것도 아니고. 얼마 전 이 집에 왔던 재테크 서적은 베스트셀러라고 뻐기더니 이틀 만에 재미 없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지.  ▲정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으로) 난 좀 다를 거유. 한국에서만 100만권이 넘게 팔렸거든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얘기는 들어보셨나 모르겠네. 소설이나 재테크 책처럼 날 취급하면 안되죠.    여기저기서 키득키득대는 소리가 들린다.    ▲포터/ (한쪽으로 뛰어가더니 ‘시간’을 두드려 깨운다) 형님 등장하실 시간이에요. 강적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일어난다. ‘정의’ 쪽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드러누워 잠든다.    ▲정의/ (얼어붙은 목소리로) 저 분이 누구신데요?  ▲비극/ 스티븐 호킹 교수가 쓴 ‘시간의 역사’라네.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친구지. 저 친구의 유일한 문제는 어렵다는 거야. ‘역사상 가장 안 읽힌 베스트셀러’라는 칭호까지 얻었지. 주인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실패하고는 저 상태로 계속 잠만 자고 있어. 똑같은 과학책이라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사진 때문인지 열심히들 읽었는데. 쯧쯧.  ▲정의/ 그럼 처음부터 사질 말았어야죠.  ▲비극/ 어허.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도구가 아니라네. 사는 사람의 허영이나 욕망도 반영하고 있는 존재지. 남들이 읽었다면 읽어보고 싶고, 남들이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원하기도 하지. 내 보기엔 자네의 정의론도 호킹의 물리학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네만.    ‘정의’, 갑자기 시무룩해져 주저앉는다. 이때 ‘청춘’이 나선다.    ▲청춘/ 그럼 여기 계속 있는 책은 공통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비극/ 그거야 주인 따라 다르긴 한데. (‘포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형제 23명이 이 집 책장에 있어.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개봉 때마다 주인이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난다며 다시 꺼내지. (옆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오만’을 쳐다보며) 저 숙녀분 역시 형제들이 다 이 집에 있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제인 오스틴이거든. (‘청춘’에게 귓속말로) 오스틴이 사실은 글을 정말 못 썼고, 편집자가 엄청나게 고쳤다는 얘기를 듣고는 주인이 상심하기도 했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여기 이 친구는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인데. ‘청춘’ 자네의 조상쯤 되지. 물론 이 집 주인도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실제로 성공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네. 여기 이 날씬한 친구는 ‘홀로서기’라고 아주 감성이 예민해. 한때 한국에도 시집이 베스트셀러 1위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산증인이야.  ▲청춘/ (가장 위쪽을 가리키며) 저기 저분은요? 같은 분들이 여럿인데요?  ▲비극/ (‘청춘’을 손끝을 따라가다가 황급히 눈을 내리깐다) 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기본적으로 몇 개씩 갖게 된다는 ‘성경’이라는 분이야.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책이신데, 최소한 60억권 이상은 팔리셨다더군. 겉표지부터 가죽이신데다 지퍼로 몸을 감싸고 계셔서 대화는 주인하고만 하시지.    ‘비극’이 힘들어하며, ‘포터’를 향해 손끝을 까닥인다.    ▲포터/ 저 옆에 하얀 표지에 두꺼운 분은 ‘정석’인데, 한국 고등학생들의 필수 참고서 같은 거지. 근데 전 세계 100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아니야. 4000만권쯤 팔렸고, 아직도 매년 100만권 가까이 팔리지. 머리쪽에 때가 많이 탄 것은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마음 어쩌고 하면서 처음 부분만 집중적으로 봐서 그렇대. (‘세계’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며) 아니 저 분도 아직 계셨네. 한국 자서전의 시조쯤 되는 분인데, 대기업 회장님이 쓰신 책이지. 근데 그 기업이 망하고 그러면서 절판됐다던데. 그 옆에 우울한 표정의 친구는 ‘파수꾼’. 그냥 성장소설일 뿐인데, 테러범이나 사이코패스들의 범행현장에 자꾸 발견되는 통에 괜한 오해를 사고 있는 불운한 책이지.  ▲청춘/ 저기 곰돌이 그려진 책은요?  ▲포터/ ‘곰돌이 푸’. ‘어린왕자’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같은 친구들은 다른 집에서는 애들이 크면 다 버리던데, 이 집 주인은 시집올 때 가져왔거든.  ▲청춘/ 저런 동화책들은 얼마나 좋을까요. “그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뻔한 얘기만 해도 다들 예뻐라 하잖아요.  ▲포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쟤 결말이 크리스토퍼 로빈이 크면서 더 이상 푸와 숲속 친구들을 찾지 않게 되는 거더라고. 사실 백설공주도 원래는 왕비를 데려다가 뜨거운 불판에서 맨발로 춤을 추게 했다나 뭐라나.    이 때 ‘정의’가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정의/ 다 좋은데 쟤는 도대체 뭡니까. (정의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물방울’이 있다.) 만화책 나부랭이는 왜 있는거죠?  ▲포터/ (‘물방울’ 쪽으로 뛰어가 앞을 가리고 ‘정의’를 향해 혀를 내민다.) 너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책의 가치는 주인이 정하는 거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어떤 책도 얘만큼 많은 정보를 주진 못했다구. 니가 아무리 베스트셀러라도, 팔리는 순간 니 운명은 주인 맘이야. 주인이 외면하면 넌 그냥 종이쪼가리라니까.    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책들 황급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순식간에 암전된다.    #3.    잠옷 차림의 혜진 들어와 불을 켠다. 책장을 살핀다.    ▲혜진/ 잠이 안 오는데 책이나 읽어야지. (구석에서 ‘시간’을 발견한다.) 이 책이 아직도 있었네. (웃음) 오랜만에 한번 다시 도전해 볼까. 뭐 읽다 보면 잠이라도 오겠지.    혜진 불을 끄고 시간을 들고 퇴장한다. (끝)    ※도움말 주신 분 :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 북마스터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미루나무 밤풍경’ 고흐 그림 보는 듯

    ‘미루나무 밤풍경’ 고흐 그림 보는 듯

    “흐흐흐. 거지처럼 살죠, 뭐.” 허은숙(46) 작가는 간단히 웃어넘겼다. 5월 17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갤러리에서 ‘미루나무 이야기’전을 여는 허 작가는 3년 전 경북 청송으로 들어갔다. 청송에 무슨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홀아버지와 살 곳으로 청송을 골랐다. “여기 사람 말을 빌리자면 ‘연기 나는 굴뚝 하나 없는 곳’이 청송이에요. 자연을 찾아서, 그렇게 내려온 거죠. 사는 게 도시랑 달라서 나무 심고 밭 매고 그러고 살아요.” 목소리가 밝다. 주된 소재는 미루나무인데 정작 청송엔 미루나무가 없다. 다른 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생명이 짧고 경제수종이 아니다 보니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럼에도 미루나무를 택한 것은 어릴 적 꿈 때문이란다. “그 노래 부르고 자랐거든요.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하는 동요. 그걸 못 잊어서 선택한 게 미루나무예요.” 미루나무의 사계절, 미루나무에 걸린 밤하늘 같은 그림들이다. 언뜻 고흐가 떠오른다. 고흐는 사이프러스 나무나 밤 풍경을 성난 불꽃처럼 그렸다. 허 작가 그림도 마찬가지. 밝고 환한 원색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때론 물감을 쏟아붓고 덕지덕지 발라 도드라지도록 했다. 때론 한지를 써서 더 입체적이다. “청송이 산골짜기도 아닌데 하늘이 무척 좁게 보여요. 달이 밤 11시에 뜰 때도 있거든요. 그 짧은 시간에 홀려서 미친 듯이 그리는 거죠. 고흐와 비슷하다니, 작가가 밤하늘을 보고 느끼는 감성이 비슷하구나 싶습니다.” 작가 이름 뒤에 붙는 익숙한 명칭은 사실 ‘만화가’다. 소방방재청 의뢰를 받아 어린이 안전을 위한 만화책을 그렸다. 국방일보 4컷 만화도 그리고 있다. 가정형편상 미술 전공은 꿈도 꿀 수 없었기에, 그림에 대한 열망과 호구지책의 절충점으로 만화를 찾아냈다. 부끄럽다거나 하진 않다. “미술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뭐랄까, 순수성을 잃어버린 셈이죠. 그런데 전 어린이 안전이나 환경에 대해 소신이 있어요. 화가 못지않게 만화가도 중요해요.” 전시에 만화 작품도 함께 내건 이유다. 초조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여년간 작업해 왔지만 개인전은 처음이다. “생활이나 주변 여건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면 본격적으로 전시해 보겠다 했는데, 그게 자꾸만 미뤄져서…. 이번 전시가 저에겐 아주 중요한 계기예요. 이젠 본격적으로 해 보려고요. 올해 개인전만 두어번 정도 더 해 볼 생각이에요. 지금은 청송에서 온전히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02)742-708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청소년 세금교육 만화 발간

    청소년 세금교육 만화 발간

    청소년들의 세금 교육을 위한 만화책이 출간됐다. 한국세무사회는 21일 청소년 세금교육 만화 ‘촐랑왕자의 세금유학기’를 자체 제작, 전국 9280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조용근 세무사회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딱딱하고 어렵기만 했던 세금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만화는 84쪽 분량으로 촐랑왕자가 세금 공부를 위해 우리나라에 유학을 오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상황을 통해 세금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만들어졌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퇴계 이황 만화책으로…

    조선시대 퇴계 선생이 만화로 다시 태어났다. 영남퇴계학연구원은 23일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의 휴머니즘에 대한 구전 설화를 모은 만화책 ‘퇴계의 사랑, 만물을 품다’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모두 5000권이 발간됐으며 대구시교육청과 대구·경북 지역 학교 등에 보내져 청소년 인성 교육으로 활용된다. 조선시대 동방성자로 추앙받은 퇴계 선생의 인간적 모습은 구비문학을 통해 상당수 전해지고 있으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구연 능력이 있는 화자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귀중한 자료들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영남퇴계학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퇴계 선생의 문헌설화류, 사서류, 문집류, 퇴계전서, 퇴계 제자의 문집, 퇴계가 활동한 권역의 구비문학을 조사하는 등 자료 수집에 온 힘을 쏟은 결과 만화책을 완성하게 됐다. 이 책은 ‘민의 대변 및 민중 구원’, ‘하층민의 삶을 산 민중의 친구’, ‘이인으로서 행적’, ‘종·가족·제자, 이웃에 대한 사랑’, ‘인의 실천과 자연 친화’, ‘운치와 풍류’ 등 퇴계의 인간 사랑을 실천하는 휴머니즘을 내용으로 구성했고 250쪽 분량에 읽기 쉽도록 만들었다. 영남퇴계학연구원 관계자는 “퇴계 선생의 휴머니즘을 담은 만화책은 청소년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도덕성 회복을 위한 전 국민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한 권에 12억원 하는 만화책의 정체는?

    한 권에 12억원 하는 만화책의 정체는?

    영화로 제작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스파이더맨’ 만화 초판이 무려 110만 달러(약 12억 33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62년 출판 당시 단 12센트였던 이 책은 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정가의 수 백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매우 인기가 높은 작품인데다, 보존 상태가 완벽해 높은 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낙찰된 만화책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은 스파이더맨이 아니다. 1938년에 나온 ‘슈퍼맨’ 초판은 지난 해 경매에서 140만 달러(약 15억 7000만원)에 팔리면서 수집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지 언론은 미국 만화의 황금기라 불리는 1930~50년대 만화책들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스파이더맨은 영화 뿐 아니라 뮤지컬로도 제작돼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스파이더맨’은 지난 해 공연 중 부상을 당한 배우 크리스토퍼 티어니가 복귀해 영화처럼 도심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재연한다. 여기에 ‘라이언킹’으로 토니상을 받은 줄리 테이머가 감독을 맡고, U2가 음악을 담당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제작비 6500만 달러(약 728억원)이 투입된 뮤지컬 ‘스파이더맨’은 오는 15일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싱글 라이프] 돌이키고 싶은 10년전 선택

    [싱글 라이프] 돌이키고 싶은 10년전 선택

    “그때 내가….” 돌이켜 봐서 후회되는 일 몇가지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현실에 100%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2010년 9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직장인 822명을 대상으로 ‘청소년기에 희망했던 직업과 현재의 직업이 일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6.9%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다. 또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31.1%가 ‘능력개발이 부족해서’라고 답했고, 27%는 ‘진로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하는 등 과거 자신의 노력이나 선택을 이유로 들었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잊고 싶은 기억을 돌이키고, 엇갈린 인연을 이루고 싶지 않을까.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싱글들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들어 봤다. “그때 용기 낼 걸”… 접어버린 첫사랑·꿈 ●짝사랑했던 첫사랑의 결혼식서 축가 12일 서울 방배동. 송세혁(가명·30)씨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대학 동기 P의 결혼식 피로연에서다. 이날 송씨는 결혼식장에서 축가까지 불렀다. 송씨는 10년 전인 2001년 대학에서 그의 첫사랑을 만났다. 같은 과 동기였던 P는 잘 신어보지 않은 듯 하이힐을 신고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약간 팔자 모양으로 걷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면서도 귀엽고 매력적이었다.”고 그는 돌이켰다. 특히 노래방에만 가면 자신에게 “노래를 잘한다.” “목소리가 멋지다.”고 칭찬하던 P였다. 송씨는 혹여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한 음절 한 음절에 목소리에 혼을 담았다. P의 매력을 알아챈 건 송씨뿐만이 아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몇몇 동기와 선배들도 P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때부터 서로 말 못하는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승자는 예상치 못한 곳에 있었다. 이듬해 아직 고백을 못하고 끙끙대던 송씨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렸다. 3월 말년휴가를 나온 선배와 P가 사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백 한 번 못하고 마음 졸이기만 수백번, 수천번. 송씨는 학교 근처 하천에서 강소주를 마셨다. 학교에 다니는 둥 마는 둥 그는 학기를 마치는 대로 입대를 했다. 휴가 때마다 P의 소식을 물었지만, P는 여전히 그 선배와 열애 중이었다. 밤에 둘이 지하 매점에서 키스하다 경비아저씨한테 들켰다는 소문이며, 단둘이 인천 앞바다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파도가 세 며칠을 지내고 왔다는 친구들의 ‘디테일’한 진술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소주잔을 비우는 일뿐이었다. 결국, P가 10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자신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씨에게 축가까지 부탁했다. 낮부터 마신 술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송씨는 “그때 고백을 했어야 했는데…. 다시 기회가 있을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며 애써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행복해 보이니 마음은 놓이네요. 이렇게 말할 자격은 없지만….”이라면서 “저도 이제 제 사랑을 찾아야죠.”라고 말했다. ●“아버지 사업 망해 로커꿈 접어” “슈퍼스타 케이(K)를 보니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요.” 휘경동에 사는 김진수(31)씨는 10년 전 로커의 꿈을 접었다. 김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97년 여름 친구들과 밴드부를 결성하고 자신은 보컬을 맡았다.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으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연습공간도 빌렸다. 축제 때 그의 헤드뱅에 인근 학교 여학생들은 자지러졌고, 인기를 독차지한 그는 친구들로부터 시샘도 받았다. 하지만 성적은 사정 없이 곤두박질쳤다. “이 놈이 공부는 안 하고.” 성적표를 받아보고 화가 난 그의 아버지는 방에서 기타 줄을 튕기고 있던 김씨에게 와 기타 줄을 끊어놓기까지 했다. 그래도 김씨는 굴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몰래 밴드 연습을 하면서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았다. 재수 끝에 2000년 4년제 지방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김씨는 이제는 취미가 아니라 진짜 가수가 되기 위한 밴드활동을 시작했다. 연예매니지먼트사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노래를 홍보하면서 스타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이듬해,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망하게 돼 빚더미에 앉게 돼 가수의 꿈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는 그는 기타 줄을 튕길 수 없었다. 생활비와 학비를 손수 벌어야 했다. 김씨는 “엄한 아버지보다 무서운 게 ‘생활’이더라고요. 가끔 밴드활동을 계속했다면 지금 어땠을까 후회될 때도 있죠.”라고 말하며 애써 의연한 척 억지웃음을 지었다. 일탈을 모르던 ‘범생이’ 탈피하고파 ●“공부만 했더니 친구 안 남아.” “줄기차게 공부만해서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다니고 있긴 한데….” 서울 서초동에 사는 오주연(가명·27·여)씨는 가끔씩 초·중·고교 동창생들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9년이 지나 달라진 친구들의 모습을 보다 추억에 잠겨 혼자 배시시 웃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요동치는 감정을 억누르기는 어려웠다. 친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자신의 빈자리에 질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학창시절, 공부에만 몰두했다. 공부말고는 별다른 취미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에게 소홀했던 것이 후회로 남는다.”고 그는 말했다. 딱히 친구들을 멀리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와서 보면 초·중·고교 시절에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거의 남지 않았다. 반에서 1, 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오씨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그를 자랑스러워했고 그는 늘 어른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오씨는 모범생이기도 했다. 친구들이 밤에 야간 자율학습을 빼먹고 공원에 놀러가자고 할 때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 어제 진짜 재밌었지. 킥킥킥.”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도 강씨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내로라하는 명문대학에 입학했고 지금도 역시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친구는 거의 남지 않았다. 그는 “10년 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다면 공부보다는 친구들하고 깔깔대며 웃고 떠들고 어울려 다닐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이어진 일상, 이젠 깨고 싶어” “부럽네요. 일탈할 수 있는 특권. 마음만 먹으면 하늘을 날 수 있겠다는 용기.” 경기 분당에 사는 권혜영(28·여)씨는 일본작가 이시다 아라가 쓴 포틴(4teen)의 책장을 덮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범한 14살 중학생들이 매일 모여서 일상을 깨는 것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면서 자신이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날라리가 되지 않겠다.”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일곱 살부터 시작된 그의 학교생활은 대학졸업 후 그대로 직장생활로 20년 넘게 이어졌다. 장소만 바뀌고, 오전 7시 등교에서 오전 9시 출근으로 시간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그때부터는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루틴”이 시작된다. 직장생활 5년차였던 그는 한참 회사생활이 지겹다고 느끼던 그다. 권씨는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시간표대로 짜인 일상을 살지 않고 오늘은 어떤 기발한 것을 해볼까 하며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에서처럼 방학 때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친구들끼리 자전거로 여행을 떠난다든지 아니면 수업을 제치고 온종일 만화책을 읽고 돌아온다든지 어찌 보면 소소하지만, 그때만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해 보고 싶어요.”라며 깔깔 웃었다. 만족감 없는 직업… 꿈을 좇았더라면 ●“고시공부할걸….” “고시공부했더라면 지금쯤….” 입사 8년차 대기업 과장인 김영섭(가명·35)씨는 대학생 때 고시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을 가장 큰 후회로 삼는다. 법학과를 졸업할 2004년 그의 주변에는 사법시험·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친구들이 많았다. 그가 대기업에 취직을 했을 때 모두 부러운 눈으로 보던 친구들이다. 체육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친구들에 둘러싸여 우쭐해 했던 그다. 하지만, 이때로부터 채 5년도 지나지 않아 상황은 역전됐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판검사가 되고, 정부 요직에서 근무하면서 그의 직장은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이 못돼 버렸다. 특히 이제 갓 마흔이 넘은 선배들이 줄줄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걸 보고 있으면 아직 장가도 못 간 김씨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친구들은 늦었지만 서른두세 살에 고시합격하고 선보고 해서 시집·장가도 잘 갔는데, 저는 일만 죽도록 하다 보니 장가도 못 갔네요.”라면서 “이제 남은 건 두둑한 뱃살하고 벗겨지는 이마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교사? 역사학자? 제주도에 사는 이정화(29·여)씨는 2007년부터 5년째 초등학교 교사다. 하지만 이씨는 10년 전인 2001년 대학 입학 원서를 쓸 때만 해도 자신이 교사가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그의 꿈은 역사학자. 중·고등학교 6년 내리 한마음이었다. 하지만 원서를 쓰던 그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교대를 가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처음엔 황당해 했고, 다음 순간 무서웠다. 처음이었다. 부모님께 진학에 대해 상의해 본 적이 이때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이씨는 부모님에게 설득됐다. ‘IMF’ ‘경기’ ‘취업’ 운운하시는 부모님의 논리에 설득된 것이 아니다. 그는 “막연하게 ‘역사 공부는 꼭 직업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거잖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두어 시간 짧은 설득작업 끝에 그는 교대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대학 4년을 마쳤고, 삼수를 하긴 했지만, 임용고사에 합격했다. 최고의 교사는 아니지만 인기있는 교사가 됐다. 그래도 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붙들고 있다. 늘 새로운 역사 관련 서적이 그의 가방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공부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사가 되길 잘했다. 천직이다.’라고 생각하는 이씨다. 그는 “수업 시간에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진한 표정을 보면 교사가 된 게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전히 제가 대학 때 한국사를 공부했다면 지금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은 있어요.” 이씨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교대가 아닌 사학과에 지원했을까? 이씨는 “아마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주말 영화]

    ●공공의 적 1(OBS 일요일 밤 11시 20분) 비 오는 밤, 잠복근무 중이던 철중(설경구·오른쪽)은 전봇대 뒤에서 볼일을 본다. 그때 철중과 부딪치는 검은 그림자. 그 바람에 엉덩이를 더럽힌 철중은 사내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휘청이며 밀려가는 사내. 다시 철중이 주먹을 날리려는데 희번덕이는 물체가 철중의 눈 밑을 때리고 튕겨나간다. 일주일 후, 칼로 난자당한 노부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러나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 시체를 무심히 보던 철중에게 문득 빗속에서 마주쳤던 우비의 사내가 떠오른다. 철중이 분노를 삭이며 보관했던 칼 한 자루. 그의 칼은 시체에 새겨진 칼자국과 일치한다. 그는 기억한다. 우비를 입은 그 남자의 뒷모습과 스쳐간 느낌을. 철중은 펀드매니저 규환(이성재·왼쪽)을 만난다. 그가 직감적으로 살인자임을 느낀다. 아무런 단서도 없다. 철중은 단지 그가 범인이라는 심증을 갖고 미행에 취조, 구타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증거를 잡으려 한다. 물론 규환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돈과 권력은 그의 편이다. ●아메리칸 스플렌더(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병원에서 서류 정리 일을 하는 하비 피카, 두 번째 결혼에도 실패해 혼자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비는 이런 불행한 처지를 만화가 친구 크럼에게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아메리칸 스플렌더’ 만화책을 출판한다. 만화책이 인기를 끌면서 팬을 자처하는 조이스와 일주일 만에 결혼하고 유명 토크쇼에까지 출연하게 된다. 그러나 암에 걸려 위기를 맞고 부인과 함께 암을 극복하는 과정을 만화책으로 만들어 다시 재기에 성공, 편안한 은퇴생활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인기만화 시리즈 ‘아메리칸 스플렌더’의 작가 하비 피카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렸다. 예측불허인 삶의 면면들을 담고, 만화의 구성요소들을 일부 차용함으로써 기발하고 독특한 작품을 빚어냈다. ●8명의 여인들(EBS 토요일 밤 11시 15분) 1950년대 프랑스 어느 외딴 마을 대저택에 사업가인 마르셀, 그의 아내인 가비, 노처녀 처제 오귀스틴, 구두쇠 장모, 철모르는 작은 딸 카트린, 요리사인 샤넬 부인과 신참 하녀 루이즈 등 한명의 남자와 여섯명의 여자가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큰딸 쉬종이 귀국하고 마르셀의 여동생인 피에레트도 오빠를 찾아오면서 집 안에는 여덟명의 여인이 모이게 된다. 그런 가운데 마르셀이 등에 칼을 맞고 살해된 채 침실에서 발견되지만 폭설과 자동차 고장에 전화선까지 절단되어 경찰에 신고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고립된 집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 여인들은 서로를 범인이라 의심하며 정황 증거를 들이민 채 압박한다. 여인들은 온갖 비밀들을 폭로 혹은 자백하는데….
  • 울산 스마트폰으로 책 빌려요

    울산시가 내년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이버 도서 대출과 지역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울산시는 ‘울산시 사이버 도서관(lib.ulsan.go.kr)’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사이버 도서관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년 1월 1일 선보일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앱을 이용하는 시민은 사이버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회원 등록만 하면 사이버 도서관 소장 도서를 스마트폰으로도 무료 검색·대출할 수 있다. 시는 신간과 문학, 인문, 경제, 외국어, EBS 교재, 만화책 등 총 6500여권의 소장 도서 가운데 560여권을 스마트폰 앱에 담았고, 매년 확충할 계획이다. 이 앱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에서 모두 접속할 수 있다. 시는 또 울산시내 버스정보와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마트폰용 교통정보 안내 시스템도 내년 초 보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버스 도착 시각, 첫차·막차 시각 등 버스 정류장에서 안내되고 있는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다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통해 교통상황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이 시스템을 WAP(이동통신 무선인터넷)용과 아이폰용 앱 등 두 가지로 개발하고 있고,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이용진 울산시 정보화담당관실 담당은 “다양한 정보를 앱으로 제공해달라는 요구가 많아 앞으로도 유익한 정보를 서비스하는 앱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⑦즐거움을 파는 도시 佛앙굴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⑦즐거움을 파는 도시 佛앙굴렘

    1970년대 초반, 프랑스 남동부의 작은 마을 앙굴렘에서는 시장의 주재 아래 상공회의소와 시민대표들이 모여 비상회의를 열었다. 도시의 고질적인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인구 5만명에 불과했던 앙굴렘은 인접한 코냐크나 보르도가 ‘세계의 술공장’으로 인정받은 것과 달리 ‘특징이 없는’ 도시였다. 뚜렷한 유적도 없었고, 도시의 중심부는 주변보다 월등히 높아 교통시설 확충조차 쉽지 않았다. 불만만 늘어놓는 회의가 2년 넘게 이어지던 1972년, 앙굴렘에서는 ‘1000만개의 영상’이라는 만화 관련 행사가 열렸다. 당시 프랑스에 불던 애니메이션 바람을 타고 앙굴렘에는 엄청난 수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모두가 뜻밖의 횡재에 놀라고 있을 때 한 시청 직원이 “만화 축제를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앙굴렘시 관계자는 “도시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축제에 대해 모두가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그런 것을 따질 경황이 아닐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1974년 1월, ‘제1회 앙굴렘 국제만화축제’가 열렸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 유럽에는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이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급성장하고 있었지만 이를 받쳐줄 시스템이 없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공간이 없었고, 정보 교환도 마땅찮았다. 앙굴렘이 이 시장을 우연찮게 선점하게 된 셈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만화축제 기획에 참여해온 앙드레 베르나르는 “앙굴렘은 너무나 몰랐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앙굴렘 만화축제는 전통적인 축제와는 전혀 다른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의 휴가나 관광이 가장 뜸한 1월에 열리는 데다, 축제를 위한 별도의 전시장이나 공간도 없다. 베르나르는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유럽에서 비수기인 1월에 열리는 축제가 오히려 독특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면서 “길거리나 건물을 막고 전시회를 여는 것에 대해서도 방문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열린 37회 앙굴렘 만화축제에는 무려 27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관람객들은 축제기간 동안 앙굴렘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만화 전시와 애니메이션 상영, 콘퍼런스, 작가와의 대담, 만화콘서트 등에서 ‘만화를 통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맛보고 돌아갔다. ●만화로 체질 바꾼 도시 앙굴렘이 ‘만화예술의 성지’가 된 것은 축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앙굴렘 시 당국과 시민들은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도시 개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도시의 기반 인프라 자체를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맞춰 바꾼다는 취지였다. 프랑스 중앙정부도 만화도시로서의 앙굴렘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85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앙굴렘에 ‘국립 만화 영상 센터’(CNBDI) 건립을 약속했고 실제 지원이 시작됐다. CNBDI는 전세계에서 발간되는 모든 종류의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갖춘 도서관, 영화관, 특별전시실 등을 포함한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단지로 10여개의 건물이 지어졌고 20여년 넘게 진행돼온 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이제 완공 단계다. 만화박물관에서는 ‘보물섬’ ‘소년중앙’ 등 한국의 과거 만화잡지들과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도 다수 소장돼 있다. 전문적인 인력양성을 위한 ‘유럽 고등 이미지 학교’도 문을 열었다.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 곳에서 만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1년 내내 학생들이 그리거나 제작한 작품의 전시회를 진행하면서 상업적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중심도시로의 변화는 도시 경제를 살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현재 앙굴렘에는 50여개의 크고 작은 만화 및 애니메이션 전문기업이 자리잡고 있고, 인구는 올해 11만명을 돌파했다. 프랑스 TV 및 극장 애니메이션의 50% 이상이 앙굴렘에서 만들어진다. 앙굴렘 박건형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송승헌-김태희, 한밤에 노천극장 데이트

    송승헌-김태희, 한밤에 노천극장 데이트

    배우 송승헌과 김태희가 한밤에 노천극장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2011년 1월 방영 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마이프린세스’(극본 장영실, 연출 권석장) 본방송에 앞서 송승헌과 김태희의 그림 같은 투샷이 포착됐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펜션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에서 두사람은 함께 영화를 보는 장면을 그려내며 마치 순정만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송승헌은 극중 외교관 역할에 맞게 하얀 와이셔츠를 깔끔하게 차려 입고 신사적인 모습을 완성했고, 김태희는 천방지축 짠순이 여대생의 발랄한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티격태격했던 두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해당 데이트 장면은 드라마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고조시키며 화제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여신과 남신”, “누가 만화책 찢었나”, “김태희 진짜 아.름.답.다”, “환상의 캐스팅인 것 같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 빨리 방송보고 싶다”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사진 = MBC 서울신문NTN 전설기자 legend@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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