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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성장동력 선점하라” 글로벌기업 쉴틈없는 도전

    “차세대 성장동력 선점하라” 글로벌기업 쉴틈없는 도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미래를 향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의 급부상과 노키아, 도요타의 몰락을 지켜본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인 기업 운영으로는 생존이 불투명하다는 걸 깨닫고 발 빠르게 미래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2020년까지 친환경 및 건강증진 사업 등에 23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10년 뒤를 책임질 먹거리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미래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삼성=미래’라는 등식도 만들어 가고 있다. 태양전지는 2020년 누적투자 6조원, 매출 10조원, 고용 1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용 전지는 2020년 누적투자 5조 4000억원, 매출 10조 2000억원, 고용 7600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제약은 몇 년 안에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를 중심으로 삼성의료원 등과 협력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10년 만에 글로벌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도약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최초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품질경쟁력을 극대화해 자동차 업계 ‘세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과거 ‘싸구려’ 이미지로 조롱받던 현대기아차는 이제 세계에서 없어서 못 파는 브랜드가 됐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미국에서 5만 921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 증가했고, 기아차는 4만 8212대로 53.4% 수직 상승했다.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를 꺾었고,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준중형급에서 도요타 코롤라와 혼다 시빅을 각각 제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현대기아차는 일본 도요타마저 제치고 글로벌 3위 진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SK그룹의 미래 전략은 바로 ‘녹색기술’이다. 그룹 체질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국적인 녹색기술 생산거점을 갖추게 됐다. SK는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친환경반도체 등을 통한 녹색 정보기술(IT)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SK가 지난해 친환경 녹색경영으로만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녹색기술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SK는 올해에도 차세대에너지 투자 등에 1조 5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러한 SK의 녹색기술 선점 노력은 최태원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자원경영을 통한 글로벌 사업에 나서고 있고, 국내에서는 녹색기술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LG그룹은 연구·개발(R&D)에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인 4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5000명의 대졸 인력을 채용하면서 R&D 인력이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런 LG의 의지를 반영한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 신임 임원·전무 만찬, LG화학?LG전자?LG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임원세미나 등 6번의 공식 석상마다 빼놓지 않고 R&D를 언급했다. 길게는 20여년간 장기적인 R&D 투자를 통해 첨단 원천기술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과 LG전자가 개발한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적용한 단말 모뎀칩,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LG생명과학의 바이오 의약품 서방형 기술 등이 미래 성장동력의 대표 사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LG그룹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LG그룹

    LG그룹은 올해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인 4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5000명의 대졸 인력을 채용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R&D 인력이 3만명을 돌파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기업 경쟁력을 확보, 시장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LG 도약 키워드의 중심은 ‘R&D’다. 구본무 LG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고객가치 혁신을 선도하는 테크놀로지 컴퍼니’를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기반을 둔 체질 개선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 신임 임원·전무 만찬, LG화학·LG전자·LG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임원세미나 등 6번의 공식 석상마다 빼놓지 않고 R&D를 언급했다. 이러한 구 회장의 강력한 R&D 리더십에 따라 LG는 올해 R&D에 사상 최대인 4조 7000억원을 투자한다. 5년 전인 2007년 2조 6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조 7000억원보다 1조원이 늘었다. 또한 LG는 길게는 20여년간 장기적인 R&D 투자를 통해 첨단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LG화학의 전지사업과 LG전자가 2008년 말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이동통신 LTE 기술을 적용한 단말 모뎀칩,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LG생명과학의 바이오 의약품 서방형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LG의 R&D투자는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이동통신 등 주력사업의 기술혁신과 미래성장사업에서 시장을 선도할 선행기술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리빙에코, 헬스케어 등 차세대 성장엔진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는 ▲에너지 분야는 태양전지, 차세대전지, 스마트그리드 사업 ▲리빙에코 분야는 발광다이오드(LE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종합공조, 수처리 사업 ▲헬스케어 분야는 U헬스케어 사업 등을 각각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녹색 신사업이다. LG는 2020년까지 이들 분야에 20조원을 투자, 녹색 신사업 분야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분야의 차세대 전지 사업은 LG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 손꼽힌다. LG화학의 충북 오창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은 지난해 9월 말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생산 능력은 연간 850만셀에 달한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 오창 공장을 연간 600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메카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금까지 GM, 포드, 르노, 현대기아차, 볼보 등 10여개 글로벌 브랜드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으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2010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기공식에 참석해 화제가 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도 2013년까지 약 3억 달러를 투자, 연간 2000만셀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태양전지 사업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6월 경북 구미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는 2009년 말 생산능력 120㎿급 1기 라인을 완성하고 지난해 초 양산을 개시했다. 올해는 2기 라인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330㎿로 늘릴 예정이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LG전자와 LG유플러스, LG CNS 등이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조명 사업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초부터 할로겐 램프 대체형 LED조명인 ‘MR16’을 생산하며 호텔, 백화점 등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최시중·통신3사 ‘무제한 데이터’ 폐지 논의

    최시중·통신3사 ‘무제한 데이터’ 폐지 논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무선망 데이터 폭증 및 요금제 폐지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막대한 투자로 트래픽 용량을 두 배 늘렸지만 순식간에 다 차버렸다. 수요를 통제하지 않고 공급으로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는 건 난센스다. 망부하를 일으키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비용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애플리케이션 사업자에 대한 대책을 방통위에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영원히 갈 수 없는 만큼 결국 손을 봐야 한다.”며 무제한 요금제의 존속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어 “스마트TV가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할 것이고 그때는 4세대 이동통신인 LTE로도 커버되지 않을 것”이라며 해법을 촉구했다. 반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무제한 요금제 폐지 계획은 없으며 고객이 원하면 지속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가계 통신비 경감 부담과 관련해 “통신비 인하 여부는 각사가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며 KT와 LG유플러스의 인하 동참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지난달 SKT가 기본료 1000원 인하를 결정한 후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계획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한국인은 일본이나 중국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요? 겉보기엔 다들 비슷한데….” 파란 눈의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아 봤을 것이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은 동양인의 얼굴을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나이도 잘 가늠하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 나한테 중국 사람처럼 생겼다거나 일본인처럼 행동한다고 말하면 그걸 썩 달갑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분명히 다른 역사를 가진 다른 나라이고 말도 다르며 국민성도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중·일만큼이나 다른 배경을 가진 나라들이 하나로 묶여진 동네가 있다. 지역은 유럽, 이름은 유럽연합(EU)이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 출범 기준으로 반세기 이상 시간이 지났다. 그들은 같은 화폐를 쓰고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든다. 그렇다면 오래전부터 내려온 그들 각각의 민족 감정이나 국민 의식 같은 것들도 빠르게 옅어지고 얇아지고 있는 것일까. 서울신문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한·중·일 국민 사이의 미묘한 경쟁의식이나 차이점이 EU 내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궁금증을 풀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영국 최고의 프랑스 전문가인 ‘폴 웨스트’를 만나 직격 인터뷰를 했다. 웨스트는 영국인 스티븐 클라크가 2005년 출간한 소설 ‘똥 속에서의 1년’(A Year in the Merde)의 주인공으로, 프랑스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프렌치맨’ 속으로 뛰어든 열혈 ‘잉글리시맨’이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뒤편의 한적한 거리에서 웨스트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웨스트는 ‘정말 어이없다’는 표현을 습관처럼 사용했다. 1년이라는 시간을 프랑스인들 틈바구니에서 보낸 27세 청년은 여전히 파리지앵을 이해하지 못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강타한 소설의 주인공을 만나게 돼서 영광이다. 벌써 6년째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내 이름은 폴 웨스트. 27세다. 영국 런던 출신이다. 프랑스의 레스토랑 체인에서 영국 홍차 프랜차이즈 사업부를 맡아 1년간 일했다. →당신의 이야기는 9월에 시작해 5월에 끝난다. 제목엔 ‘1년’이라고 써 있는데 나머지 3개월은 어디 갔나. -프랑스에서의 1년이지 않은가.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들의 1년은 9월에 시작한다. 다른 나라는 전부 1월에 시작하지만. 9월 첫째 주 월요일이면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치 신년 축하 키스를 나누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수백 쌍이 늘어서서 말이다. 그런데 그 키스의 이유가 “이제 휴가가 끝났으니 아쉽다.”는 것이란다. 정말 어이없지 않나. 소설을 5월에 끝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때가 휴가가 시작되는 때라서다. 뭐 한 3개월간은 나라 전체가 멈춘다고 보면 된다. 아! 여름에 파리가 붐비는 이유? 그 사람들 중에 프랑스 사람은 거의 없다. 다 관광객이지. 휴가가 끝나자마자 “내년 휴가에는 뭘 하지?”라는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들을 데리고 책임자로 일하면서 고생 엄청나게 했다. →책 제목이 비위생적이다. 그냥은 ‘똥’이고, 고상하게 말해 봐야 ‘대변’ 정도인데, 굳이 제목에 그걸 넣은 이유가 무엇인가(불어 ‘Merde’는 ‘제기랄!”, ‘빌어먹을!’ 정도의 의미를 갖는 가벼운 욕설로도 프랑스에서 널리 사용된다.). -처음 파리에 도착하고, 회사 면접을 보고 인사를 나누고 하나하나 적응해 가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어디에선가 애완견들이 나타나 내 가방에 실례를 하고 도망갔다. 주인도 같이 있었는데. 내가 파리에서 낯설고 어이없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그때 기억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결국 난 그 기억 속에서 1년을 산 거다. →한국에서는 프랑스 사람들이 영어를 잘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입장에서 실제로 들어 보니 어떻던가. -아, 프랑스 사람들도 영어를 잘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다만 내가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말 웃기는 건 자기들끼리는 그걸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특유의 악센트는 둘째치고 자기네 알파벳 읽듯이 영어 단어를 읽을 거면 그냥 프랑스어로 얘기하는 게 낫지 않겠나 싶다. 부하 직원 중에 하나는 분명히 자기가 영어를 한다고 주장하는데, 아무리 봐도 걘 헝가리어를 하고 있었다. →책에서 보면 당신은 부하 직원들이 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전혀, 100%, 결코, 한 톨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날 책임자로 스카우트하면서 나한테 직원을 뽑을 권리를 안 줬다. 참고 봐주려고 했더니 내는 아이디어마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첫날 회의에서 밑에 직원들이 카페 이름을 ‘내 차는 부자다’(My tea is rich)라고 짓자고 주장하는데, 확 다 부숴 버리고 싶었다. 내가 며칠 동안 저건 문법상으로 영어가 아니라고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를 못 하더라. 그래서 보스한테 팀을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원하는 팀을 꾸렸나. -웬걸. 팀원을 바꿔 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보스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펄쩍 뛰더라. 팀원을 자르면 회사 직원 전체가 파업을 하고, 그게 비슷한 업종 종사자들의 파업을 유도하면서 사회문제화되고 프랑스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했다. →에이, 말도 안 된다. 지나친 비약 아닌가. -그땐 나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어이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프랑스인들은 파업을 거의 스포츠로 생각한다. 당연히 누구나 해야 하고, 재미도 있는 일이라고 느낀다. 아마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스포츠’ 설문조사를 한다면 1위는 ‘페탕크’(금속과 나무공을 던져서 가깝게 만드는 게임)가 분명하다. 영국에선 노인들이나 하는 스포츠인데 이걸 그렇게 좋아한다. 그 다음이 아마 파업일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파업을 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지하철이랑 버스 파업을 하는데 승객들한테 알려 주지도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좌절한 기분, 당신도 아는지 모르겠다. →영국도 가끔 지하철 파업을 하지 않나. 그리고 프랑스 국민들은 파업에 대해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하하. 정도가 있는 법이지. 프랑스인들이 파업을 참는 건 자기도 다음에 이 즐거운 스포츠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게 분명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식당에서 서빙을 하던 웨이터가 갑자기 디저트 차례를 남겨 놓고는 “파리의 웨이터들이 오후 1시부터 파업을 하기로 했다.”면서 가버린 적도 있었다. 그 이유가 뭐였는 줄 아나. 유로화가 통합된 이후에 사람들이 팁을 1유로 동전으로 주면서 예전에 프랑 동전을 받을 때보다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란다. 그래 갖고 파업을 하면 과연 손님들이 2유로 동전을 주겠는가. 완전히 파업을 위한 파업이다. 게다가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프랑스의 웨이터들은 이미 계산서에 15%의 봉사료를 받고 있다. →달팽이(에스카르고) 음식에 도전하는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그게 인상적이라는 건 당신도 끔찍하게 여겼다는 얘기지? 살아 있는 채 찜통에 집어넣고, 소금을 치고. 거참 그걸 왜 먹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다. →책을 몇 권 써도 할 얘기가 끝도 없이 나오던데, 실제 만나 보니 정말 맺힌 게 많나 보다. -이왕 인터뷰를 하는데 한 가지만 더 얘기하자. 혹시 ‘사데팡’(Ça dépend·그때그때 다르다는 뜻)이라는 말을 아는가. 아시아 친구들은 그게 프랑스에서 제일 싫은 거라고 하던데. 프랑스 애들은 무엇을 하든 처음에는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젓지만, 몇 번 조르면 오히려 안 되는 경우가 드물다. 유학생들, 특히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는 “체류증 연장 신청을 하러 갈 때 아침에 부부싸움 한 공무원 앞에 서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나이와 성별, 학력까지 모두 같아도 담당자의 기분에 따라 허가가 날 수도 있고 거절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망할 놈의 사데팡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아야 하나. →영국과 프랑스가 예전부터 견원지간이라고 하지 않나. 당신이 자꾸 이렇게 말하는 건 기본적으로 프랑스인을 싫어하기 때문 아닌가. -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사실 EU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우리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세계의 맹주 노릇을 하고 있고, 아시아까지 치고 올라오니까 함께 뭉쳐서라도 잘살아 보자고 만든 건데, 이게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선 프랑스랑 이탈리아를 보자고. 우리가 보기에 둘은 너무 비슷해. 자기들 음식이 세계 최고라고 하고, 와인이랑 커피라면 환장하고, 휴가 긴 것도 비슷해. 슈퍼마켓에서 줄이 절대 줄어들지 않는 것까지 똑같단 말이지. 근데 프랑스 친구들은 이탈리아인들이 어디에나 출몰하고 시끄럽고, 친한 척하면서 엉겨붙는다고 욕하기 일쑤거든. 반대로 이탈리아 친구들은 프랑스인들이 쓸데없이 딱딱하게 굴고, 음흉하다고 욕하는 게 일상이지. 프랑스 친구는 남한테 얻어먹는 걸 치욕스럽게 여기지만, 이탈리아인들은 집에 초대를 못해서 난리를 치거든. 심지어 잘난 조상 덕에 먹고사는 것까지 똑같은데 말이지. 아마 둘이는 서로 너무 닮아서 참지를 못하는 것 같아. 이렇게 다들 다른데 똑같은 화폐 쓰고 국경 없애면 다같이 뭉쳐서 밝은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을 거란 안이한 발상 자체가 문제였던 거지. →영국 얘기는 전혀 안 하고 있는 것 아는가. 사실 영국도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는 부지런한 편이지만 독일 사람들이 보기에는 게으른 나라 아닌가. -독일 애들은 지나치게 꽉 막혀 있는 거고. 간단한 서류 하나 잘못됐다고 사람을 붙잡아 두거나 일을 중단시키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하고 어떻게 같이 일을 하나. 뭐 이러고 저러고 다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 어차피 이미 EU로 뭉친 거 다시 돌리기도 쉽지 않을 거 같은데, 빨리 해결책을 찾아야지. 근데 도청 범죄자나 키우는 우리 정치인이나, 스캔들에 시달리는 이 나라 대통령이나, 어린 여자애 돈 주고 사서 문제 생긴 옆동네나 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답이 없는 거다. 정치인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서는데. →사실 그건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누구랑 누구랑 다르다는 얘기만 했는데, 전 세계가 같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1년 동안 파리지앵으로 살면서 느낀 게 바로 그거다. 당신이 나의 독설을 원하는 것 같아서 안 좋은 경험만 추려 얘기하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결국엔 다 맞춰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다만 나를 만든 스티븐 클라크도 돈은 벌어야 하니까, 심지어 책도 잘 팔리는 상황이니까 당분간은 그러려니 하고 읽으면서 마음껏 웃어 줬으면 좋겠다. (이 책은 과장과 풍자로 채워진 책이고 실제 지은이의 직업도 방송 코미디 작가다. 프랑스의 실제 모습이 이와 일치한다는 뜻은 아니니 절대로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편집자 주) 파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스티븐 클라크 영국의 언론인. 10년 가까이 프랑스 파리의 언론사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쓴 소설 ‘똥 속에서의 1년’(A year in the merde)을 출간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폴 웨스트는 그가 경험한 내용을 보여 주는 실존 인물에 가깝다. 당초 친구들에게 주기 위해 200부만 찍었던 책인데 출판사의 제안으로 공식 출간됐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6년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클라크는 현재 라디오 방송의 코미디 작가로 활동 중이다. ●참고문헌 똥 속에서의 1년/ A year in the Merde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프랑스인을 혐오한 1000년/ 1000 Years of Annoying the French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달팽이에게 말하기/ Talk to the Snail (스티븐 클라크/ 블랙스완)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모두의 꿈 하나되는 순간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모두의 꿈 하나되는 순간을”

    “들어봐 가슴 뛰는 고동 소리를/모두의 꿈이 하나 되는 순간을/우리 느끼자 맞잡은 두 손의 온기를….”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주제가 ‘Let’s Go Together’(함께 달리자)다. 한국인 최초로 2006년 미국 에미상 후보에 올랐던 작곡가 신명수가 작곡과 편곡을 맡았고 작사가 심현보와 가수 J가 각각 한국어와 영어 노래말에 참여했다. 가수 인순이와 허각이 불렀으며, 대회 위상에 걸맞은 스케일과 의미를 부각시키고 발표 후 지속적인 확산을 위한 대중성과 활용도를 염두에 뒀다. 멜로디는 육상 경기의 특성을 고려해 진취적이고 힘찬 느낌을 반영했고 가사는 화합이라는 세계선수권의 기본 정신을 반영했다. 주제가 컨셉트는 ‘5E’로 ‘기억하기 쉽고’(Easy To Remember),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으며’(Easy To Sing Along), ‘다이내믹한 리듬’(Easy Rhythms), ‘웅장하고 세련된 편곡’(Elegance), ‘활용도 높은 주제가’(Efficiency) 등 5가지로 담아냈다. 대회조직위는 주제가를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만큼 널리 애창되도록 해 전국적인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9일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 만찬에서 영어 버전으로 합창 공연을 했으며 5월에는 시민 가창대회도 열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평창, 꿈을 이루다] 목쉰 MB “평창 올인”… ‘맞춤공략’ 통했다

    “내 걱정은 마라. 난 이미 평창을 위해 내 몸을 다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영어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하느라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무리가 온 것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이 걱정을 하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평창이 3수 끝에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배수의 진을 치고 ‘올인’했던 이 대통령의 승부사로서의 기질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남아공 더반까지 17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에도 오직 평창 유치를 위한 업무에만 전념했다. 이어 더반에 도착한 후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은 힐튼호텔에서 IOC 위원들과 20분, 1시간 간격으로 오찬·만찬을 비롯해, 개별 면담을 했다. 모두 20여명의 ‘부동층’ 위원을 만나며 신뢰를 얻었다. ‘맞춤형 공략’도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위원들에게 올림픽 관련 공동관심사나 개인적인 관심사항, 친분관계를 반영한 맞춤형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한글 원본 편지에 각 위원의 모국어 번역본을 첨부했다. 또 우편이 아니라 각국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대사나 특사를 통해 직접 편지를 전달해 감동을 더 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IOC위원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친밀감도 강화했다. 상대방과의 시차를 고려해 퇴근 후 밤 11시에도 관저에서 전화 연결을 했다. 청와대에서 회의중에도 IOC위원들과 연결되면 잠시 자리를 떠서 반드시 통화를 해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더반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孫 “中 경제발전은 민생이 중점”

    孫 “中 경제발전은 민생이 중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방중 이틀째인 5일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대북정책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손 대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하고 북한의 핵무장과 전쟁에 반대한다.”면서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문제, 특히 북핵과 남북 간 교류 협력 문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즈쥔 상무부부장은 “당 사이의 교류는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민주당은 한국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대외관계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각 분야의 한·중 양국의 교류 협력 추진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화답했다. 장즈쥔 상무부부장은 특히 대북정책과 관련, “북·미 대화든 6자회담이든 순서를 가리지 말고 조속히 개최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장즈쥔 상무부부장은 중국 외교부 2인자로 꼽히며 미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외협력부 부부장을 9년간 재임한 핵심 당 간부 출신으로 6자 회담 관련 실무 협상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손 대표는 또 양원창 인민외교학회 회장과 가진 초청 만찬에서도 “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전했다. 인민외교학회가 야당 대표를 초청한 것은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당시 야당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손 대표는 오전 베이징 동성구 공산당 지부를 찾아 “공산당의 민주화 과정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민이며 중국 경제 발전은 민생이 중점이 되고 있다.”면서 “민주당도 민생 복지를 추구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 한다.”고 ‘민생 중심’ 정책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손 대표는 앞서 재중국 한인회 및 한국상회와 조찬을 갖고 “재외국민 참정권은 재외국민의 주권회복 선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년 총선·대선부터 재외동포들도 선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재외국민 참정권’ 시대가 열린다.”면서 “민주당은 조국을 염려하는 동포들의 마음이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의 정당대표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정책을 기반으로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이끌어 내는 대북정책이 바로 ‘햇볕정책’”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는 민생의 선결조건으로, 평화 없는 민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당신이 상상하는 최고의 행운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면 상당수가 ‘로또 당첨’을 얘기할 것이다. 1등 대박을 꿈꾸며 그렸던 수많은 ‘불가능’이 실제 눈앞에서 현실화하는 것. 그걸 보는 기분은 정말이지 어떤 것일까. 여기 로또보다 더 기막힌 행운의 주인공들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불운이 겹치는 ‘머피의 법칙’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경험한 우연과 행운은 ‘돈’뿐 아니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예’까지 함께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역사는 이들을 행운아로 기록하지 않는다.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가’ 또는 ‘과학자’, ‘고고학자’로만 기억할 뿐이다. 이번 주 서울신문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행운아를 뽑는 오디션을 개최했다. 심사위원은 샐리 앨브라이트가 맡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에게는 유리한 일만 생긴다고 자신하는 그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멕 라이언 분)이자 ‘샐리의 법칙’을 탄생시킨 룰세터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자기들이 경험한,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 믿기 힘들었던 행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세렌디피티’(우연한 행운)의 대명사가 된 그들의 얘기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엘이나 ‘위대한 탄생’의 방시혁에 버금가는 샐리의 독설이 이어졌다. 샐리 : 무려 22년 만에(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1989년에 개봉), 그것도 이렇게 화려한 무대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돼 정말 영광입니다. 도대체 어떤 행운을 경험한 분들이 등장하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첫번째 참가자 모시겠습니다.  (객석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샐리 : 으악! 할아버지. 이렇게 발가벗고 나오시면 어떡해요. 아르키메데스 : 허허. 설정이 좀 과했나. 나름대로 그 시절 분위기를 살려본 건데…. 난 인류 최초의 스트리킹 기록 보유자. 아니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자 화학자이자… 뭐 암튼 과학자이자 철학가인 아르키메데스라고 하네만. ‘유레카’(Eureka)라는 신조어도 내가 만들었는데. 샐리 : 아. 역사책인지 과학책인지 들은 것 같긴 하네요. 근데 설마 스트리킹이 할아버지의 행운은 아니겠죠? 아르키메데스 : 뭐, 다들 아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스트리킹을 콘셉트로 잡아봤는데 아가씨 좀 무식한 거 아닌가. 실망인걸. 입 아픈 얘기를 또 하자면, 난 기원전 3세기 시라큐스의 목욕탕에서 인류사를 바꿀 발견을 했지. 친구이자 친척인 히에로 왕이 순금 왕관을 만들도록 세공사한테 시켰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딴 걸 섞었을 것 같았단 말이지. 그래서 나한테 그걸 조사해 달라고 하는데, 무게가 같으니까 알아낼 방법이 없었거든. 나라고 별 수 있나. 머리만 싸매고 있다가 목욕탕에 갔는데, 욕조에 몸을 담그는 만큼 물이 넘치는 걸 발견했지. 그 순간 난 벌거벗은 채로 미친 듯이 집으로 뛰어가면서 ‘유레카’를 외쳤지. 어라. 그게 무슨 발견인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금, 은, 동은 밀도가 다 다르잖아? 그럼 같은 무게가 됐을 경우에 부피가 달라지거든. 결국 금에 다른 걸 섞으면 무게가 같아도 넘치는 물의 부피는 달라지지. 이게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위대한 인류의 성과야. 샐리 : 아. 말씀하시는 동안 뒷조사를 좀 했는데요. 이 오디션의 가장 큰 평가요소가 ‘행운’과 ‘우연’인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할아버지는 모래 위에 기하학 문제를 풀다가 로마 병사가 그걸 밟았다고 화내다가 세상을 뜨셨다면서요? 죄송하지만, ‘가장 어이없는 죽음’ 오디션에 나가시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것 같네요. 다음 참가자 나오세요. 단체 참가자군요. 양취위안 : 저희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온 농부들입니다. 이름은 양씨인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음…. 샐리 : 오디션 무대가 낯설다는 건 이해합니다. 그래도 뒷 참가자들을 위해서 좀 더 간략하고, 빠르게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취위안 : 예. 1974년의 일인데요, 우리는 시안의 리산(驪山)에서 우물을 파고 있었습니다. 아주 가뭄이 심한 해였거든요. 알다시피 농사꾼이 제일 무서운 게 가뭄이잖아요. 그래서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관리까지 와서 우리더러 우물을 파라고 막노동을 시키고 있었어요. 밑으로 4m쯤까지 바닥을 팠는데 갑자기 흙으로 만든 사람이 나오더라고요. 솔직히 벌 받을까봐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감독관이 계속 파라 그래서 파다보니 사람이 자꾸 나오고 길도 나오고 그랬죠. 샐리 : 그게 뭐였죠? 양취위안 : 그게 진시황제의 병마용이었어요. 한 2000년쯤 됐다고 하대요. 아직도 다 못 팠어요. 어림짐작으로 넓이가 55㎢쯤 된다더라고요. 샐리 : (짝짝짝) 참 대단한 발견들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돈은 좀 버셨나요? 양취위안 : 아뇨.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국가이다보니 별다른 보상은 받지 못했어요. 다시 농부로 돌아갔죠. 다만 시안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후손들이 지금은 덕을 좀 보고 있어요. 샐리 : 아, 안타깝습니다. 돈과 명예를 얻고 끝이 좋아야한다는 오디션의 취지에는 적합하지 않네요. 그리고 사실 고고학적인 발견에서 ‘농부’나 ‘우물파기’는 너무 식상한 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도 농부가 우물을 파다가 나왔고, 성경해석의 열쇠였던 ‘사해(死海)문서’도 양치기 소년들이 동굴찾기를 하다 발견했거든요. 조심해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참가자는… 커플, 아니 파트너시군요. 아르노 펜지어스 : 안녕하세요. 전 아르노 펜지어스이고 이 친구는 로버트 윌슨입니다. 저희는 과학자이긴 한데, 사실 하는 일은 거의 안테나 개발자에 가까웠죠. 통신위성을 쏘고 나면 거기에서 나오는 전파를 잡는 전파 안테나를 만들었거든요. 1964년에 미국 뉴저지의 벨연구소에 있을 때 자꾸 잡음이 잡히더라구요. 그래서 안테나 위에 비둘기도 쫓아내고, 새똥도 치우고 별짓을 다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어요. 둘이서 계속 머리를 맞댄 끝에 그게 뭔지 알아냈습니다. 샐리 : 뭐였는데요? 펜지어스 : 그게 바로 150억년 전에 우주대폭발 ‘빅뱅’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였습니다. 안테나를 고치다가 우주 탄생의 증거를 찾은 거죠. 그 덕에 노벨상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인생이 활짝 핀 거죠. 그 일이 없었으면 아직까지 어느 동네에서 안테나나 만들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샐리 : 흥미롭긴 한데,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솔직히 마음에 와 닿지는 않네요. 거기다 빅뱅은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요. 오늘 참가자 중 유일하게 두 분만 생존해 계신 분들이니, 다음 기회에 다시 오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분 나오세요. 알프레드 노벨 : 난 앞에 나온 친구들이 받은 그 상을 만든 사람이오. 그 상 받는 게 평생의 소원인 사람들이 전 세계에 몇 억명은 될 걸. 샐리 : 아. 폭탄 제조의 1인자시군요. 근데 ‘우연’이나 ‘행운’과 어떤 관계가. 노벨 : 먼저 1800년대 중반에 제일 많이 연구됐던 폭탄이 니트로글리세린이었다는 사실부터 말해야겠군. 근데 이게 너무 불안정해서 활용이 쉽지 않았지. 맨날 터지고 사고 나고. 한번은 내 공장이 폭발하면서 동생도 죽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도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결심했지. 원활한 철도공사를 위해 더 안전하고 강력한 폭탄을 만들겠다고. 그러던 중에 실험실에서 유리조각에 손가락을 베였고, 당시 치료약으로 쓰이던 콜로디온을 발랐어. 근데 그 끈적끈적한 콜로디온을 활용하면 폭약 제조가 좀 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 그 결과 ‘폭발성 젤라틴’을 만들어냈지. 또 니트로글리세린 용기가 부식돼 새어나와 흙에 스며든 것을 보고는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지. 샐리 : 둘 다 우연이자 행운이다, 이 얘기이신 것 같은데요. 살아계실 땐 항상 발명품들이 ‘우연’이라는 것을 부인하셨죠? 오디션 욕심은 알겠지만, 좀 모순이네요. 노벨상을 만들어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신 점은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생 고독하게 사셨고 수학자를 싫어해서 노벨상에 수학을 빼셨다는 얘기도 있던데. 노벨 : (묵묵부답) 샐리 : 암튼 만나봬서 영광이었습니다. 다음 분 나오시죠. 찰스 굿이어 : 전 미국의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굿이어입니다. 저 때만 해도 고무는 계륵이었어요. 매력적인 재료이기는 한데 모양 변형이 쉽지 않았고 온도가 높아지면 굳어버리거나 부서져 버렸죠. 전 평생 이 일에 매달리면서 여러가지 물질을 섞어봤어요. 그러다가. 샐리 : 잠깐만요, 굿이어씨. 혹시 어디에 실수로 뭘 떨어뜨렸는데 그게 고무를 유용하게 만들어줬다. 뭐 그런 류의 얘기는 아니겠죠? 그러면 좀 전에 노벨씨 얘기와 너무 비슷해서 실망할 것 같은데요. 굿이어 : 그… 그게, 실은 유황을 실수로 고무랑 섞었는데, 녹지 않는 성질을 발견해서. 샐리 : 아. 됐습니다. 별로 창의적인 얘기는 아니군요.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들어가는 굿이어 뒤에 대고) 근데 방금 그 굿이어씨 이름이 ‘굿이어 타이어’의 굿이어랑 같은 건가요? 흠~ 자 그럼 마지막 참가자 나오세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왜 내가 여기 나왔는지 잘 모르겠데. 난 평생 철저한 철학 속에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내가 우연을 논하는 자리에 서다니 영문을 알 수 없군. 샐리 : 아. 특별초대 손님 괴테님이시군요. 물론 파우스트 같은 문학적 성과나 철학적 성과를 우연이나 행운으로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저희가 오늘 모신 것은 비교해부학의 선구자로서인데요. 괴테 : 아. 그거? 그렇지, 거기엔 좀 우연이 있지. 난 포유류와 사람이 같은 계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과학자이기도 했거든. 당시 학자들은 포유류 위턱의 앞부분에 있는 ‘간악골’이 사람에겐 없다는 이유로 포유류와 사람이 다르다고 주장했어. 그런데 내가 베니스의 한 공동묘지에서 태아의 유골을 보고, 사람의 간악골은 자라면서 점차 유착이 돼서 사라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지. 뭐 내가 직접 해부를 하지 않고도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류에겐 큰 축복이자 행운이지. 샐리 : 잠깐만요. 그 공동묘지에서 간악골을 찾아낸 게 사실은 괴테 당신이 아니라 하인이고, 당신은 그 공을 빼았았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전후 사정을 설명하기가 애매하니까, ‘우연’으로 포장한 거 아닌가요? 괴테 :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있나. 다 나를 음해하는 주변 사람들과 말 옮기기 좋아하는 후세인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난 불쾌해서 더 이상 이 자리에 못 있겠구만. 들어가겠네. 샐리 : 자~ 그럼 오늘 오디션을 정리하도록 하죠. 시대와 분야에 상관없이 내로라하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지만, 그 누구도 온전한 ‘행운’과 ‘우연’만으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네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연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그들의 노력에 의한 필연적 산물이라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우승자는 없다고 해야겠죠?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우연과 행운의 과학적 발견 이야기(로이스톤 로버츠·안병태/도서出판국제)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패트릭 헌트·김형근/오늘의책) 우연한 발견을 위대한 발명으로(최달수/김영사) 우연의 법칙(슈테판 클라인·유영미/웅진지식하우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헬레인 베커·하정임/다른)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구드룬 슈리·김미선/다산초당)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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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장관 앞에 도열한 대통령

    대통령도 참석했고, 부통령도 참석했다. 강대국 정상을 환영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부하’인 장관을 환송하는 자리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퇴임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국방부 뜰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오바마는 게이츠에게 “겸손한 애국자이며, 상식과 품위를 갖춘 가장 훌륭한 공복 가운데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공화당원인 게이츠가 민주당 대통령인 자신의 밑에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한 데 대해 오바마는 “당파성보다는 국가에 대한 헌신을 앞세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오바마는 미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게이츠에게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도 벌였다. 오바마는 “이렇게 매우 특별하게 인정하는 것 외에 국가가 감사를 표현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게이츠는 감격스러운 듯 “커다란 영광이며 감동”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퇴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자유의 메달이라는 오바마의 ‘깜짝 선물’에 대해 지난 5월 극비리에 진행됐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빗대어 “당신(오바마)이 이런 비밀 작전에 능통하다는 것을 몇 달 전에 알았어야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게이츠는 자신을 국방장관에 처음 임명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고, 외교안보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엄청난 여성들”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는 국방부를 떠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게이츠와 나란히 걸으며 마지막 한 걸음까지 배웅했다. 대통령 임기 중 개각을 거의 하지 않는 미국은 장관이 임명되거나 퇴임할 때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소개하거나 환송해 주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다. 하지만 이날 게이츠 환송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예우라 할 만했다. 게이츠가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두루 존경받는 인품의 소유자인 데다, 아프가니스탄 조기 철군을 앞두고 군의 사기를 각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인기 없는 전쟁을 묵묵히 수행한 데 대한 미안한 감정도 섞여 있을 수 있다. 오바마와 부인 미셸 여사는 전날 게이츠 부부에게 백악관에서 고별 만찬을 대접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두 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국방장관으로 역사에 남을 게이츠는 퇴임식을 마친 뒤 군용기를 이용, 부인과 함께 서부 워싱턴주의 한적한 호숫가에 있는 자택으로 떠났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국제검사협회 행사서 ‘韓 퍼포먼스’

    성신여대(총장 심화진)는 지난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6차 국제검사협회 연례회의 및 제4차 세계검찰총장회의 환영만찬 공식문화행사에서 ‘한(韓) 퍼포먼스’를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전통한복의 화려한 색과 선, 자태, 맵시를 통해 세계 검사들에게 한국의 멋을 선보였다.
  • ‘174:10’ 정치권, 檢을 치다

    ‘174:10’ 정치권, 檢을 치다

    30일 오후 3시 34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검경 수사조정권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됐음을 알리자, 충격을 받은 검찰은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찬반토론 끝에 표결에 부쳐진 형소법 개정안은 재적의원 200명 중 단 10명만이 반대했다. 의원 174명이 찬성했고 16명은 기권했다. 검찰과 경찰 양쪽 모두 “이럴 수가”, “설마”라는 외마디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심한 밥그릇 싸움”이라는 날 선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단행동과 실력행사로 맞섰던 검경의 ‘총성 없는 전쟁’이 1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그 시각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불통지대’로 변했다. TV와 인터넷으로 생방송(국회방송)을 지켜보던 박용석 대검찰청 차장과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 등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검사장급 간부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끄고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가졌다. 길 건너 중앙지검 간부들도 긴급모임을 갖고 국회를 성토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각 “법사위의 처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오는 4일(월요일)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사퇴를 사실상 공식화하는 등 배수진을 쳤던 김준규 검찰총장은 보고를 받고 입을 다물었다. 김 총장은 잘못되면 총장직을 던질 것이라는 각오를 이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청와대가 직접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이끌어냈을 때 평검사들이 집단 반발하자 “오늘 결단에 대한 후배님들의 어떤 평가도 제가 지고 가겠다.”며 일이 잘못되면 그만둘 생각임을 밝혔다는 것이다. 세계검찰총장회의 호스트로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머물던 김 총장은 신라호텔 만찬장으로 가기 직전 한찬식 대검 대변인을 통해 “현재는 세계검찰총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다음 주 월요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사퇴의사를 재확인했다. 김 총장 스스로 모든 책임을 혼자 지고 참모(대검 부장)들의 사의를 반려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검찰총장회의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불만으로 대검 간부들이 집단 사퇴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김 총장에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경고나 다름없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고, 김 총장은 “알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법무부가 내놓은 공식입장은 국민에 대한 사과와 김 총장 퇴진의 기정사실화로 요약된다. 법무부는 김영진 대변인을 통해 “검사의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당초의 합의정신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검찰도 동요 없이 본연의 임무에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검찰과의 협의를 통해 더 나은 수사 체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의 2라운드 예고와 경찰의 더 나은 수사체제 발언에서 알수 있듯이 수사권 조정안의 국회 통과는 끝이 아니라 2막이 기다리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대 한 법학자는 “궁극적으로 수사권을 달라는 경찰과 검찰이 사사건건 부딪치며 끊임없이 충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수·홍성규·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손학규, 영수회담 직후 일본행

    손학규, 영수회담 직후 일본행

    손학규(얼굴)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끝난 직후인 27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및 동일본 대지진 피해 위로차 일본 방문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첫 외국 방문이다. 손 대표는 28일 간 나오토 총리와 만나 동일본 대지진 및 원전 사고로 인한 피해를 위로하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지원을 당부할 계획이다. 또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민주당 센고쿠 요시토 총재대행,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 오시마 다다모리 부총재,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 등 여야 지도부와 만나 환담한다. 손 대표는 29일에는 지진 피해 지역인 미야기현 센다이, 나토리시 일대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도쿄로 이동해 현지 주재 한국기업인 대표들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한 뒤 귀국한다. 당 대변인실에 따르면 손 대표의 이번 방일에는 29개 언론사가 동행 취재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4월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했을 때(23개 언론사 동행)보다 규모가 커졌다. 손 대표는 다음 달 4∼7일에는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 부주석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도쿄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감사원, 20여개大 등록금 예비감사

    감사원은 다음 달 초 전국 20여개 대학을 선정해 등록금 예비 감사를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예비 조사 대상은 적립금 규모와 불용률, 등록금 의존율, 재학생 충원율, 인건비 비율 등 대학의 재정과 운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예비 조사 과정에서 부실이 심한 대학은 표본으로 선정해 본 감사에 준해 감사를 벌이는 등 예비 조사의 범위와 강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본 감사 대상은 예비 조사 결과와 지역, 대학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번 감사에서 대학과 학생, 학부모 등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감사 결과의 공정성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기획 단계에서부터 ‘교육재정 감사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자문위는 대학 관계자 2명, 학생·학부모 3명, 시민단체 2명, 교육 분야 전문가 4명, 감사원 정책자문위원 2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 7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감사원은 앞서 지난 13일 ‘교육재정 배분 및 집행실태’ 감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감사원 내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해 감사를 준비 중이다. 한편, 양건 원장은 지난 22일 교육재정 TF 사무실을 방문,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내실 있는 감사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이 밖에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저하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과장급(20·23일), 4·5급 직원(21일), 6·7급(24일) 직원들과 오·만찬을 갖고 직원들을 격려하며 건의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29일에는 청소·경비 등 기능직 직원들과, 7월 1일에는 실무자협의회와 오찬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퓰리처 수상 바르가스 기자 나는 불법체류자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기자의 뜻밖의 고백에 미국 사회가 어리벙벙해 있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0)는 23일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불법 체류자라고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12살에 고향 필리핀을 떠나 미국에 간 바르가스는 가짜 영주권으로 대학도 나오고, 여러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했다. 그는 미국 최고 권위지 워싱턴포스트(WP)에서 숱한 특종을 터뜨리며 유명 기자로 입신한 삶의 과정을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그가 불법 체류 사실을 안 것은 미국에 온 지 4년 뒤. 할아버지에게서 영주권이 가짜이고 다른 증서도 돈으로 샀다는 얘기를 접했다. 그러나 그는 고교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성적 우수자로서 장학금을 받아 샌프란시스코대에 입학하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턴기자를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를 거쳐 WP에 자리를 잡았다. WP 입사 때는 발급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오리건 주 운전면허증을 제출, ‘관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불법 면허증을 이용, 백악관 만찬을 비롯해 수도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를 취재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오바마·베이너 ‘골프 영수회담’

    한국 정치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펼쳐졌다. 재정적자 감축 등을 놓고 정치생명을 건 벼랑 끝 승부를 벌이고 있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한편이 돼 골프를 즐긴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이 워싱턴 DC 외곽 앤드루스 공군기지 내 골프장에서 만났다.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오전 9시 30분 티업과 함께 시작된 이 영수 골프에서는 뜻밖에 오바마와 베이너가 한팀이 됐다. 그린에서라도 상생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오바마는 베이너를 옆에 태우고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했다. 경기 중간에도 베이너의 등을 두드리는 등 친근감을 표현하려 애썼다. 반면 베이너는 비교적 무뚝뚝한 표정을 짓는 등 대통령을 공격해야 하는 야당 대표로서 표정 관리에 애쓰는 눈치였다. 오바마와 베이너 두 사람이 정치 외적인 일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이날 라운딩은 오바마가 낮은 자세를 보여 성사된 것이다. 베이너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열린 국빈 만찬에 세 번 초청받았지만 번번이 거절했다. 그러고는 골프 회동 제의는 받아들인 것이다. 베이너는 핸티캡이 7.9이고, 오바마는 17이다. 베이너가 훨씬 잘치는 것이다. 베이너로서는 조연인 국빈 만찬보다는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골프를 ‘영수회담’의 장으로 택한 것이다. 실제 베이너는 전날 골프 연습을 열심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날 라운딩 중 1번 홀 그린에서의 퍼팅 장면만 언론에 공개했다. 오바마는 12피트짜리 퍼팅을 놓쳤다. 바이든이 15피트 퍼팅을 성공시키자 오바마는 취재진을 돌아보며 “저것을 (사진으로) 잡았느냐.”고 소리쳤다. 하지만 바이든의 기록은 보기였다. 베이너는 멋진 어프로치샷에 이어 짧은 파 퍼팅을 성공시킨 뒤 “오, 예”라고 탄성을 질렀다. 파 5인 1번 홀에서 바이든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파를 했다. 바이든은 핸디캡 6.3으로, 정계에서 29위의 실력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가 어프로치샷을 하기 전 세 차례 연습 스윙을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홀(18번)에서 오바마-베이너 조가 이겨 상대편으로부터 2달러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를 끝낸 뒤 네 사람은 클럽하우스에서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인근 골프장에서 진행 중인 US오픈 중계를 잠시 시청한 뒤 헤어졌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있었지만 골프장 측은 일반 골퍼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라운딩 중 어디선가 날아온 골프공에 오바마가 맞을 뻔하는 아찔한 상황이 TV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오바마는 화들짝 몸을 피한 뒤 여유 있게 웃으면서 옆 사람에게 농담을 건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말 바꾼 국토부…“오·만찬 없애도록 지시한 바 없었다”

    술접대와 뇌물수수로 구설에 오른 국토해양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면피성’ 해명과 대책 발표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권도엽 장관이) 앞으로 기자들에게 밥도 사지 말라’는 서울신문 보도<17일자 4면>에 대해 “장관이 오·만찬 관행을 없애도록 지시한 바 없으며 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 청렴 실천방안의 하나로 제시한 것을 (장관이) 회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전날 밤 태스크포스(TF)가 끝난 뒤 “기자들이 들으면 난리 날 소리”라며 우려를 하거나 “‘다른 부처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하자’는 의견이 개진됐다.”는 국토부 관계자의 전언과는 다른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20일 확대간부회의 직후 골프·2차 술자리·식사접대 3만원 이상 금지 등이 포함된 ‘행동강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규제는 그동안 부처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오던 단골 메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

    누군가에게 그들은 알록달록 그림이 가득한 옛날 책에 불과했다. 그래서 오랜 시간 그냥 도서관 한편에 놓인 채 잊혀져 있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그들은 민족문화의 정수였다. 수백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조상들의 삶과 생활을 알 수 있는 역사의 기록이었다. 그들이 145년의 세월을 건너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에 있던 외규장각 도서들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그들은 이제 옛 사람의 후손들에 의해 다시금 숨결을 되찾고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30여년에 걸친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세지도 못할 만큼 많은 우리의 유산들이 외국에서 이 땅을 그리워하고 있다. 서울신문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을 축하하는 연회장으로 달려갔다. 그 자리에는 전 세계의 유명한 ‘약탈(掠奪) 문화재’도 모습을 나타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과 같은 신세였던 외규장각 도서를 부러워하면서…. 그들이 저마다 고향을 향한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얘기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덕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대여’(貸與)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게 아쉽지만, 저와 제 가족은 다시는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휘경원(徽慶園) 원소도감의궤(園所都鑑儀軌)가 건배사를 시작하자,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1993년 휘경원 의궤가 홀로 파리 국립도서관을 떠나 한국으로 갈 때 다들 그 뒷모습을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그후로 18년. 휘경원 의궤의 뒤를 이어 자신들도 금의환향한 것이 스스로 믿기지 않는 그들이었다. 1866년 강화도를 떠난 지 무려 145년 만이다. 휘경원 의궤가 파티장을 둘러본 후 다시 말을 이으려는 찰나, 문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문이 열리자 일단의 무리들이 들어왔다. 어디선가 떨어져 나온 듯한 조각 뭉치부터 미라 머리까지 괴기스럽기 그지없었다. 표정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다. 조각상이 대표로 말을 꺼냈다. ●엘긴 마블 축하드립니다. 한국 국민들의 승리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조선왕실의궤처럼 다른 나라에 무참히 끌려간 인류의 유산들입니다. 세계 최고의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매일 얼굴을 팔면서 살고 있지만, 한순간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는 설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의궤가 너무 부럽고 해서 함께 찾아왔습니다. ●휘경원 의궤 감사합니다. 우선 이쪽으로 앉으시죠. 여기 계신 손님들이 잘 모르실 수도 있어 간략하게들 자리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엘긴 마블 안녕하세요. 전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장식입니다. 기원전 440년 무렵에 만들어졌고, 인물 360여명과 말 219마리로 구성돼 있어요. 제 치욕스러운 이름은 영국 외교관인 엘긴 브루스에서 비롯됐습니다. 19세기 초 터키의 그리스 지배 당시에 저희를 몽땅 긁어모아서 영국으로 옮겨왔죠. 대수집가로 추앙받는 경우도 있던데,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저희 가족은 ‘파르테논 마블스’로 불려야 마땅합니다. 성스러운 신전의 장식물을 떼어 와 감상하려 한 약탈자의 이름을 붙이다니요. 아마 가능하기만 했다면 파르테논 신전을 통째로 가져오고도 남았을 테죠. 현재 저희 가족은 대부분 대영박물관에 있고, 일부는 루브르박물관에도 있습니다. ●휘경원 의궤 파르테논 마블님은 문화재 반환운동의 대부로 유명하시죠. ●파르테논 마블 가만있자…, 그게 1960년대였을 거예요. 런던을 무대로 영화를 촬영하던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가 저희가 대영박물관에 있는 걸 보고 통곡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메르쿠리는 1981년 문화부 장관이 되면서 정부와 전 국민을 상대로 반환운동을 벌였고, 1994년 세상을 뜰 때까지 한시도 운동을 쉬지 않았어요. 지금도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은 메르쿠리 이름으로 된 호소문을 받게 됩니다. ●휘경원 의궤 그리스에도 우리나라 박병선 박사 같은 분이 계셨군요.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더 듣기로 하고, 그 옆에 계신 분도 역시 영국에서 오셨죠? ●로제타스톤 안녕하세요. 전 기원전 196년에 만들어진 프톨레마이오스왕의 공덕비입니다. 1799년 나폴레옹 원정군이 로제타(현재의 라시드) 마을에서 요새를 쌓다가 발견했죠. 뭐 신기한 돌이다 싶어 슬쩍 프랑스로 가져오려고 했는데, 2년 뒤 영국군과의 전투에서 프랑스가 패하면서 영국 소유가 됐죠. 이 전투에서 프랑스가 이겼으면 아마 지금 제 거처는 대영박물관이 아니라 루브르박물관이 됐을 겁니다. 전 세계 교과서에 제 이름이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테지만, 전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어요. 수천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라고 할까요. 이집트 상형문자, 민용(民用)문자, 그리스어 등 세 가지로 쓰여 있어 상형문자 읽는 방법을 현대에 전달했죠. 물론 제 고향인 이집트에서는 절 돌려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벨리스크 여기서 오랜 친구 로제타스톤을 만나니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전 고대 이집트 왕조 때 태양신의 상징으로 세워진 기념비입니다. 보통 신전 앞에 쌍으로 있고 수십개가 만들어졌는데, 지금 고향에 있는 애들은 6개에 불과하고 외국에 더 많아요. 뉴욕, 파리, 런던에 하나씩 있고 이탈리아에는 무려 16개나 있습니다. 오벨리스크를 무슨 열강의 상징쯤으로 여긴 때문이겠죠. 심지어 뉴욕과 런던의 오벨리스크는 원래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이라는 이름으로 투트모세 3세가 만든 한 쌍입니다. 파리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는 이집트 룩소르에 있는 람세스 2세 오벨리스크의 나머지 한쪽이고요. 게다가 더 놀라운 건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우리가 운반을 위해 다 쪼개졌다는 거죠. 상처 입고 신음하는데 보기만 좋으면 다인가요. ●휘경원 의궤 뒤쪽에 계신 아리따운 여자분과 용맹한 전사님은 누구시죠? ●네페르티티 흉상 저 역시 고대 이집트 출신이에요. 이집트 최고의 미녀로 클레오파트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알려진 네페르티티 왕비의 모습을 하고 있죠. 1912년 독일오리엔트협회 조사단이 공방터에서 발견해 지금은 베를린 국립미술관에 있습니다. 말이 조사단이지 마구잡이로 파헤쳐서 가지고 오면 그만인 시절이었죠. 이집트 최고 미녀의 조각이자 최고의 조각상으로 평가받는 저를 정작 이집트의 후손들은 볼 수 없는 셈이죠. ●토이 모코 전 집으로 돌아갈 날을 받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뉴질랜드의 토이 모코입니다. 마오리족 전사가 전투에서 사망하면 정신을 기리기 위해 문신을 새겨 머리를 보관하던 전통에서 비롯된 일종의 미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소장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아예 마오리 전사에게 문신을 새긴 후 목을 자르는 일까지 벌어졌죠. 그 당시 500여개가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1992년부터 뉴질랜드 정부가 저희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까지 300여개가 돌아갔습니다. 그나마 고향에 돌아가기 쉬운 건 아마 저희는 문화재라기보다는 개인의 수집에서 비롯된 기념물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겠죠. ●휘경원 의궤 저희가 돌아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죠. 누구보다 재불 사학자인 박병선 박사의 역할이 컸습니다. 1979년 파리국립도서관에서 저희들을 찾아냈고, 이를 고국에 알렸죠. 프랑스 내 지식인층에 약탈문화재의 고국 반환을 주장하면서 30년 넘게 외롭게 싸워오고 계십니다. 여러분들 역시 고국에서 수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돌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뭐죠? ●오벨리스크 자랑스러운 그들의 박물관이 약탈문화재로 가득차 있다는 점 때문이겠죠. 그들은 조상들의 유산을 돌려 달라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습니다. 루브르의 이집트 천궁도를 비롯한 이집트 유물들도 대부분 도굴된 물건이지요. 마치 장물(贓物)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꼴입니다. 우리 오벨리스크를 가장 많이 소유한 이탈리아는 정작 우리 요구는 무시하면서 자기네 로마 유적은 돌려달라고 떠들고 있어요. 역지사지라는 말도 모르나봐요. 심지어 약탈국 정치인들은 대놓고 “하나둘씩 돌려주다 보면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은 텅 비게 될 것”이라고 떠들기까지 합니다. 남의 나라 문화재를 강제로 뺏거나 훔쳐다 놓고 그게 할 소리입니까. ●로제타스톤 맞습니다. 관람객들은 마땅히 우리의 단순한 역사적 가치 이외에 언제 어떻게 훔쳐서 이 나라에 왔고, 그 나라에서 돌려 달라는 운동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는 사실, 또 전 국민들의 소망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 권리가 있습니다. 제가 이집트에서 만들어졌고 이집트 상형문자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지, 대영박물관에 있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중요하지는 않잖아요. ●휘경원 의궤 뭐 사실 그렇습니다. 유명하면 포기하기 더 힘들겠죠. 만약 저희 의궤들이 프랑스인들이 보기에 로제타스톤이나 오벨리스크처럼 중요하고 자랑스럽게 여겼다면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겠네요. ●네페르티티 흉상 프랑스나 영국 정부가 항상 말하죠. 우리가 문화재 보존에 대해 최고의 노하우를 갖고 있고, 돌려받을 국가를 믿기 힘들다고 말입니다. ●파르테논 마블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자 핑계일 뿐입니다. 반환운동이 시작된 후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에 영국 박물관 분관을 지어 저희를 전시하자고 영국에 제안했고, 그 전시실은 실제로 대영박물관에 견줘 손색 없이 지어졌죠.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아직까지 외면하고 있습니다. 하나둘씩 돌려주는 선례를 만들다 보면, 아직 먹고사느라 조상의 문화에 관심이 적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남미 국가들이 나중에 떼로 달려들 것이 겁나기 때문이겠죠. ●휘경원 의궤 박 박사가 저희를 찾아냈을 때 저희는 폐지 더미 속에 묻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보관과 연구능력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한문을 읽고 조선의 문화를 이해조차 못하는 사람들이 저희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실제로 145년 동안 프랑스 사람들은 저희의 0.1%조차도 파악하지 못했고, 분류조차 못했으니까요. 오늘 이 자리에 걸음해 주신 각국의 약탈 문화재 여러분. 우리 의궤의 반환 축하 역시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한국 역시 아직까지 18개국에 7만여점에 가까운 조상의 문화재가 외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문화재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소망이 실현되는 날. 다시 한번 진정한 축하의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약탈 그 역사와 진실(샤론 왁스먼·오성환/ 까치) 위대한 유산 74434(위대한유산 제작팀/ 지식의숲) 조선을 죽이다(혜문/ 동국대출판부) 오벨리스크(권염흠/ 스틸로그라프)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 휴머니스트)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김경임/ 홍익출판사)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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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가 포커스] 유영숙 장관, 시장과의 만찬 약속 깨 ‘구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지방자치단체장과 저녁 약속을 해 놓고 취소해 버려 구설수에 올랐다. 유 장관은 지난 3일 계룡산 국립공원에서 환경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염홍철 대전시장 등이 참석하는 만찬을 대전시내 중국 음식점에서 하기로 돼 있었다. 환경부 장관 비서실은 전날(2일) 대전시에 장관과 함께 민간인 4명이 참석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전시는 민간인들은 환경업무와 관련이 없고, 그 가운데 한 명은 시장 선거 때 경쟁자 캠프 관계자란 점을 들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환경부 비서실에서는 당일 민간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중요하므로 시장과 만찬은 취소한다는 유 장관의 말을 전하며 만찬도 없던 것으로 하자고 전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유 장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관장 20여명과의 저녁 약속을 취소한 터라, 시장 비서실 직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결국 시청 관계자가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이 사실을 알리자, 지방발로 언론에 보도됐다. 환경부는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장관 비서실은 “대전시에서 업무 관계상 환경부와 대전시 단독으로 만찬을 하기를 원했으나 따로 일정을 마련해 업무협의 시간을 갖자고 제의했었다.”면서 “만찬을 대전시와 하든지, 4명의 민간 인사들과 하든지 하나만 선택해 줄 것을 장관한테 전달했다.”고 밝혔다. 결국 대전시도 이런 선택적 상황에 환경부 입장을 이해한다고 해 놓고 뒷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정몽준 “한나라 대선후보 많았으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을 방문 중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6일(현지시간)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도록 하겠다.”며 동포 사회에 대권 도전 의지를 천명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내 한식당에서 개최한 동포언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볼 때 한나라당에 대통령 후보가 될 만한 사람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대표는 ‘기업인 출신 부자 대권 후보’라는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서민을 도와서 중산층이 되도록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정치 지도자는 정치적 지혜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실패한 기업인은 정치해도 되고 성공한 기업인은 정치를 못한다는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대표는 대권 후보로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한나라당에 아주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정 전 대표는 지난 3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1회 미주한인 정치 콘퍼런스 및 차세대 리더십 포럼’에서 만찬 강연을 했고, 이날 아침에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노숙자들을 상대로 빵과 컵라면을 나눠 주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내년 광주서 제1회 세계비엔날레

    광주시가 내년 제1회 세계비엔날레를 연다. 6일 시에 따르면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인 강운태 광주시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모나코 호텔에서 마리켈 반 할 세계비엔날레 디렉터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재단과 세계비엔날레재단이 공동으로 제1회 세계비엔날레대회를 광주에서 열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구체적인 대회 시기와 전시 작품, 참가 작가 등은 추후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MOU를 교환한 뒤 세계 미술계 인사들과 만찬을 갖고 올해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홍보 설명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비엔날레가 순수 예술이라면 디자인비엔날레는 응용미술의 산업화를 위해 만든 것”이라며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더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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