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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이번엔 탄도미사일 두 발, 뭘 노릴까? 언제까지 이럴까? 어떻게 풀까?

    북 이번엔 탄도미사일 두 발, 뭘 노릴까? 언제까지 이럴까? 어떻게 풀까?

    북한이 25일 오전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추정) 두 발을 발사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언제까지 대한민국과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의 대처를 시험하려 들지, 어떻게 해법을 풀어나가야 할지가 궁금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21일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오늘 450km까지 비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함으로써 지난 16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예고한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부장은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미국에 대해선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차근차근 발언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지난 22일 리룡남 신임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부장의 만남을 통해 시진핑 중국 주석과 구두 친서를 주고받은 김정은 총비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하려고 하면 중국이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북-중 친서 교환을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당분간 자제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지만 다시 한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도와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안팎에 보여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나흘 만에 다시 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지난 17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체제와 인권 발언 등을 볼 때 미국과의 대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일러도 다음달 15일 김일성 생일까지는 무력시위를 지속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가 전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발언은 한반도의 답답한 상황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고민이 결여된 것처럼 보여 아쉽고 속상하기만 하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CNN에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바이든 정부 사람들이 조금 더 어려운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 두 발을 쐈을 때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2점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 연구 담당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말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웃어넘긴 데 대한 (북한의) 대응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정은 정권은 트럼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체면을 조금이라도 구겼다거나 미국 정부가 얕본다고 느끼면 이렇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주말 미사일을 쐈는데도 (한국과 미국이) 즉각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발사는 미국과 동맹의 정보, 정찰, (핵) 억지 태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잘 점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조만간 공개되기 전에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과) 대화까지 관심 있을 수도 있다”고 색다른 해석을 내렸다. 아울러 김일성의 생일이 다가오는 데다 북한군의 춘계 훈련, 한미 합동훈련 등 시기적으로도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안보리 제재를 위반한 것이 명백한데도 이를 방관함으로써 더 큰 무력시위로 나아가지 않도록 북한을 관리해 온 반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남한도 보유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발사한 것을 트집잡아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잣대를 다시 확인시켜줬다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신형 무기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정부 시대의 북미관계’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선대선(善對善)’ 관계를 모색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방향에서 돌아서게 만들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무시하면서 미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도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중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불러 앉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안보에 핵심을 차지하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큼 불가능에 가깝다고 단언한 정 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엘리트들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체제와 인권 비판을 계속한다면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압력을 높이더라도 단기간에 북한 인권의 획기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중장기적이고 점진적, 실용주의적 접근을 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아낌없는 위안을 주는, 국밥의 미학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아낌없는 위안을 주는, 국밥의 미학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앞으로 남은 생 동안 단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떤 음식을 고를까. 국민 소울푸드 떡볶이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달콤매콤함이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매일 끼니로 먹기엔 내 몸에 미안할 것 같다. 치킨도 마찬가지. 맛과 영양을 고려한다면 탄수화물과 채소가 균형 잡힌 김밥도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혹시 그날이 온다면, 상상을 하다가 결정했다. 마지막까지 먹을 단 하나의 음식은 바로 국밥이다.제아무리 산해진미라도 매일 먹어야 한다면 고역일 터. 정말로 국밥만 먹고 살 수는 없겠지만 일상의 영역에서 맛과 영양, 가격 그리고 푸짐함이 주는 만족감까지 생각한다면 국밥만큼 매력적인 선택지가 또 있을까 싶다. 뜨끈한 국물과 밥 그리고 고단백질 고명. 딱히 먹고 싶은 메뉴는 없지만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날 땐 어김없이 국밥집을 습관적으로 찾게 된다. 흔하디 흔한 음식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 낯설게 국밥을 바라보면 꽤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식문화다. 주재료인 고기를 기준으로 보면 설렁탕이나 곰탕, 육개장 등 소고기 국밥과 순대국밥, 돼지국밥 같은 돼지고기 국밥으로 나뉜다. 둘 다 재료만 다를 뿐 기본 원리는 유사하다. 국밥의 미학은 식재료의 낭비 없는 활용에서 출발한다. 고기를 얻기 위해 소와 돼지를 키우지만 상품 가치가 있는 부위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등심, 안심, 삼겹살 등 소비자 선호 부위를 제외하면 다른 부위는 대부분 부속 취급을 받는다. 국밥은 외면받는 살코기나 잡뼈, 머리, 꼬리 등으로 국물을 낸다. 버릴 것 없이 식재료를 온전히 활용하는 게 비단 한국의 국밥만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속 부위는 언제나 서민의 몫이었다.뼈를 넣고 오래 끓인다고 국물 맛이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살코기가 아닌 부위라면 국물이 탁해질 뿐 특별한 맛이 더해지지 않는다. 국물에 깊은 맛을 더해 주는 건 뼈가 아니라 살코기와 지방의 역할이다. 국밥용 살코기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저렴한 부위를 쓴다. 소는 배 쪽 부위인 양지를, 돼지의 경우 삼겹살과 목살은 비싸 다릿살로 맛을 우려낸다. 머릿고기는 값이 싸면서 국물에 맛을 더하고 동시에 푸짐한 건더기로도 쓸 수 있는 기특한 부위다. 국밥에 매료된 것도 맛과 식감이 다양한 머릿고기 때문이었다. 서울에서 흔히 접하는 순대국밥 대다수는 실은 순대가 아닌 머릿고기가 주인공이다. 주인 입장에서는 값싼 부위니 인심 후하게 내줄 수 있어 좋고, 손님은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 지역마다 순대국밥의 캐스팅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전라도에서는 내장도 주연일 만큼 강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암뽕순대나 막창순대는 꼭 맛봐야 할 별미다. 서울에서 순대국밥의 퀄리티를 국물이 얼마나 깔끔하고 머릿고기가 얼마나 좋은지로 판단한다면 병천순대로 유명한 천안에서는 오리지널 캐스팅, 즉 순대의 맛을 더 중시한다. 순대국밥은 자고로 순대가 맛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이치다. 당면순대가 아닌 속재료를 제대로 넣고 만든 순대로 끓인 국밥은 머릿고기 순대국밥과는 또 다른 맛의 지평을 펼친다. 생각해 보면 소의 머릿고기를 사용해 만든 국밥은 ‘소머리국밥’이라고 부르면서 왜 ‘돼지머리국밥’은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종종 사극에서 주인공이 주막에서 국밥을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순대국밥이나 돼지국밥이 역사가 오랜 음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대중화한 건 현대에 와서다. 1960년대부터 축산업이 본격적으로 기업화되며 돼지나 소의 부산물이 대량으로 값싸게 시장에 풀려 오늘날 같은 국밥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설렁탕이나 고깃국에 된장이나 간장을 풀어 만든 장국밥은 그전부터 있었지만, 1960년대 이후 국밥의 헤게모니는 부속을 푸짐하게 이용한 국밥들이 쥐게 됐다. 천안 병천순대국밥이나 양평 선지해장국밥 등 우리에게 익숙한 프랜차이즈화된 국밥집의 시작도 이때부터다. 영양 만점, 보양식이란 이름이 붙은 음식들이 그러하듯 국밥은 상당한 고칼로리 음식이다. 단백질과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간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상당한 양의 염분, 건더기와 국물에 두루 포함된 지방은 음식이 부족하고 영양 결핍이 많았던 과거에는 소중한 한 끼 역할을 했지만 요즘 같은 ‘과잉의 시대’엔 다소 부담스러운 한 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푸짐하게 내어놓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보고 있노라면 그 모든 걸 기꺼이 감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꽃샘추위가 매서운 요즘 같은 날에는 더더욱 말이다.
  • 가족과 음식의 맛있는 추억이 궁금해요

    가족과 음식의 맛있는 추억이 궁금해요

    오뚜기의 ‘음식과 함께하는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뚜기 제1회 푸드 에세이 공모전’(포스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월 22일 접수가 시작된 이후 15일 만에 응모작품이 500건을 돌파했다. 마감일인 4월 12일이 임박할수록 응모작품은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이번 공모전은 음식을 통한 가족 사랑 ‘스위트홈’을 주제로 음식에 대한 고객의 사연을 발굴하고 고객의 경험을 더 가치 있게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일상 속 음식과 관련된 특별하고 감동적인 추억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작품 접수는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www.foodessay.co.kr)를 통한 온라인 및 우편으로도 할 수 있다. 온라인 접수는 홈페이지에서 지정서식을 내려받거나 홈페이지에 직접 입력하면 된다. 우편 접수는 지정 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뒤 운영사무국(02-574-3016)으로 보내면 된다. 결과 발표일은 5월 5일이다. 총상금은 1500만원 규모로 오뚜기상(1명) 상금 500만원, 으뜸상(1명) 상금 300만원, 화목상(4명) 각 100만원이다. 사랑상 60명에게는 오뚜기 온라인 공식 쇼핑몰인 ‘오뚜기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매 포인트 5만점을 준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LH, 쪼개기 대신 조직 슬림화… 대형비리 땐 임직원 성과급 삭감

    LH, 쪼개기 대신 조직 슬림화… 대형비리 땐 임직원 성과급 삭감

    공급 차질 없게 토지·도시개발 유지분리하면 임대주택 재원 마련 난관주거복지 등 다른 기능은 분리 검토 공기관 경영평가 공공성 배점 확대LH 윤리경영 D 받고도 종합등급 A정부가 이달 말까지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투기 사태 재발 방지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해체 수준’까지 거론됐던 LH 조직 개편은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다이어트’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LH뿐 아니라 공공기관 전체에 직원 개인 일탈 시 ‘성과급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21일 정치권과 정부의 말을 종합하면 LH 조직 개편은 신도시 조성 같은 토지개발과 도시개발 기능은 그대로 남기고 주거복지 등 다른 기능을 분리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태 초기 토지와 주택 부문 완전 분리까지 거론됐던 것에 비하면 완화된 것이다. LH를 과거처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 쪼갤 경우 2·4 부동산 대책 등 집값을 잡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공급 대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도 공급 대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다음달 중 2·4 대책에 따른 15만 가구 규모의 2차 신규택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2·4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은 공급 확대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꺾이고, 세금 부담까지 가시화되면서 기존보다 가격을 내린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LH가 토지사업에서 창출된 수익을 바탕으로 주택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라는 점도 정부가 ‘쪼개기’를 주저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토공과 주공으로 사업이 분리되면 임대주택 등에 투입할 재원 마련이 어려워지는 등 현실적인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LH의 택지 개발과 주택 건설 기능을 분리하는 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대신 ‘중산층도 살 수 있는 질 좋은 임대주택’과 공공자가주택, 주거 뉴딜 등 주거복지와 관련한 새로운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런 기능은 LH에서 떼어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 기구로 ‘주거복지청’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사실상 독점한 토지개발이나 도시개발 권한과 정보를 지방자치단체나 지방공기업 등으로 분산하는 안도 제기된다. 서진형(대한부동산학회장) 경인여대 교수는 “예를 들어 신도시를 개발한다면 총괄 계획을 수립하는 컨트롤타워는 LH가 하되 실제 개발은 지방공기업에 맡기는 등 LH 조직을 슬림화하고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공공기관 임직원이 LH 사태 같은 사고를 치면 해당 기관 임직원 전체가 성과급을 못 받게 하는 방안도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윤리경영이나 공공성 등에 대한 배점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LH 사태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윤리경영 부문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3점에 불과해 경영평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이다. LH도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부문은 낙제점인 D등급이었지만, 종합등급은 A등급을 받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LH, 윤리 ‘D등급’ 받고도 성과급…앞으론 사고치면 삭감

    LH, 윤리 ‘D등급’ 받고도 성과급…앞으론 사고치면 삭감

    경영평가서 윤리경영 등 배점 상향LH, 투기 확인되면 기존 성과급 환수앞으로 공공기관 임직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와 같은 ‘대형 사고’를 치면 해당 공공기관 임직원 전체가 성과급을 못 받게 된다. 정부는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미 종료된 2019년 경영평가도 반영해 평가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이미 지급한 성과급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LH 사태 재발 방지 대책 중 하나로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 방안이 정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LH 사태의 경우 기본적으로 개인의 일탈행위이지만 중대한 일탈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기관에도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맞는다고 보고 이런 방향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불이익” 성과급 삭감 이는 LH 사태와 같은 중대 일탈행위의 경우 해당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공공기관에도 큰 불이익이 가도록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면 최악의 경우 해당 기관장이 해임된다. 또 임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 성과급이 전체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는 기관들도 있어 성과급 삭감은 직원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타격이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윤리경영이나 공공성 등에 대한 배점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LH 사태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윤리경영’ 부문의 배점이 100점 만점에 3점에 불과해 경영평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이다.LH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 부문에서 낙제점인 D등급을 받고도 종합등급은 최고등급인 A등급이었다. 부패나 윤리 문제에 대한 경영평가단의 지적사항이 매년 이어졌지만 3년 연속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윤리경영에 대한 가점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중대 일탈 행위 발생 시 관련된 더 많은 지표에서 경영평가 점수를 감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만약 LH급 사태가 발생했다면 윤리경영 부분뿐 아니라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물어 리더십 점수를 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리경영 점수 높이고 관리부실 평가 강화 정부는 종합 등급과 경영 관리, 주요 사업 등 범주별로 각 등급이 C 이상인 기관에 경영평가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중대 일탈 행위로 경영평가 등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성과급을 아예 못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신도시 투기로 물의를 빚은 LH는 현재 진행 중인 지난해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진행된 2019년 경영평가에 따라 지급된 성과급도 환수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LH 직원들은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2017년 708만원, 2018년에 894만원, 2019년에 992만원을 받은 바 았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늦어도 내주 중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홍석경의 문화읽기] 공연 없이 보낸 일 년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 속 선전으로 매일매일 즐거운 뉴스가 가득하다. 미국 한인 이민사를 그린 ‘미나리’가 오스카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동양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의미 있는 궤적을 남기고 있다. 블랙핑크 개인 멤버의 싱글곡이 기록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방탄소년단은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으나 기대했던 공연만 볼 수 있었지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 마지막 수상 불발 사건조차 나쁜 뉴스가 아닌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에서 벌어진 세계적인 팬들의 반응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미가 시청률을 위해 방탄의 공연을 ‘이용’했다는 불만을 토하며, 마치 세계 대중음악계 실세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려는 듯 여러 순위에서 BTS의 앨범과 곡, 출연 영상 조회수로 시원하게 힘을 과시했다. 오늘 새벽 빌보드가 발표한 세계의 음악 앨범 순위 최고 다섯 개 중 네 개가 BTS이고 한 개가 블랙핑크다. 우리는 그야말로 글로벌 케이팝 시대 한가운데 있다. 게다가 케이팝은 지난 일 년 케이팝이 절대 우위를 보여 주는 무대 공연을 멈춘 팬데믹 상황에서도 가시적인 진전을 보였다. 청중을 직접 대하는 콘서트를 못 하게 되자 온라인 콘서트로 재빠르게 옮겨 갔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온라인 콘서트는 대면 콘서트의 대체재를 넘어 세계의 대규모 청중에게 단번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형식임을 증명했고, 팬데믹 이후에도 케이팝의 중요 활동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더불어 안정된 글로벌 팬덤 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 건설이 가속화돼 국내 콘텐츠 산업의 이합집산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시적으로는 이렇게 한국 대중음악이 공연 없는 일 년을 극복한 듯 보이지만, 이것은 화려한 케이팝 스타들과 대형 기획사들의 현실일 뿐이다. 우리가 앞서가는 BTS와 블랙핑크의 기록에 위안받고 있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짜 공연을 잃어버린 무명의 음악인들이 분투하고 있다. 평상시에도 불안정한 수입의 독립 음악인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대를 어찌 살고 있을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공연이 일 년째 사라져 버린 홍대 앞 뮤지션들은 닥치는 대로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음악 인생의 생명 같은 악기를 팔거나 저당잡히고 있단다. 수십 년 제자리를 지킨 세운상가 악기상은 뉴스 리포트 속에서 한 세대 음악인 전체가 스러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길거리 버스킹이나 소규모 공연을 통해 음악 인생의 꿈을 꾸던 이 청년들은 어딘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가 팬데믹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무명 가수 재생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의 이승윤에게 그토록 환호한 것은 이 음악인들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동시에 부활한 모습을 보며 집단적으로 불안감을 해소했던 것일까. 혹자는 아이돌 지망생을 포함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누적 예비군이 삼십만 명은 될 거라고하는데, 이 숫자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수만, 아니 십수만 음악인들의 꿈과 열정이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지금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이들이 받쳐 주는 경쟁 환경과 실력 덕분이다. 이들의 힘과 존재감은 실용음악과의 놀라운 입시 경쟁률이나 한국 드라마 삽입곡(OST)의 높은 수준, 수많은 오디션에 끝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재능들에서 감지된다. 최근에 방송된 ‘아카이브K’에서 박진영은 이러한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를 수능 만점들이 몰려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 중 극소수만 데뷔하고 안정된 직업인이 될 수 있다. 공연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하부구조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연예계의 기부천사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동료들을 구할 일이다. 한국 글로벌 대기업들은 한국 대중문화 성공의 가장 큰 수혜자들이다. 스타들에게 거액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것은 수혜의 환원이 아니라 당연한 지출일 뿐이다. 정부가 팬데믹 지출에 치여 여력이 없다면, 팬데믹 중에도 건재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얻은 막대한 이익의 일부라도 벼랑 끝의 이 재능들을 구하는 데 써 주면 안 될까.
  • ‘미스 & 나이스’ 머쓱 류현진

    ‘미스 & 나이스’ 머쓱 류현진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6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시범경기 3회 1사에 주자 1, 2루에서 빅터 레예스를 시속 128㎞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씩 웃었다.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최대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4이닝 무실점 4K “포수 잰슨과 생각 90%일치” 류현진은 경기 후 “삼진을 잡은 공은 사인 미스로 내가 잘못 던진 공”이라고 털어놓았다. 포수의 사인을 잘못 보고 던진 공도 헛스윙을 끌어낼 만큼 류현진의 공은 기세가 좋았다. 류현진은 포수 대니 잰슨과의 호흡에 대해 “나와 잰슨의 생각이 90% 정도 일치한다. 이제는 편해질 정도로 서로를 잘 안다”며 사인 미스 우려를 불식시켰다. 류현진은 이날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실점 없이 디트로이트 타선을 요리했다. 삼진은 4개를 잡았고 사사구는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팀이 4-0으로 승리하면서 첫 선발승도 거뒀다.●힘 붙은 패스트볼… 날카로워진 변화구 류현진은 이날 스트라이크 38개와 볼 11개를 섞어 공 49개로 4이닝을 막았다. 직구 18개, 커터 12개, 체인지업 12개, 커브 7개를 던졌다. 다양한 구종으로 상하좌우를 모두 활용하는 완벽한 제구력을 보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 열흘 만에 시범경기 등판에도 류현진은 만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을 4.50에서 1.50(6이닝 1실점)으로 낮췄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해 더 강하게 공을 던지는 것 같다”며 “패스트볼에 힘이 있었고 변화구도 날카로웠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당초 계획은 4이닝 동안 공을 60개 던지는 것이었지만 이날 투구가 부족해 불펜에서 15개를 더 던졌다. 류현진은 “투구 수를 차근차근 늘리고 있다”며 “정규시즌 개막까지 몸을 다 만들 수 있다. 지금은 굉장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 통증’ 김광현, 캐치볼로 몸상태 점검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 등판 가능성에 대해 몬토요 감독은 연막을 피웠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 등판 여부를 묻자 “아직 2주나 남았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토론토는 4월 2일 뉴욕 양키스와 정규리그 개막전을 갖는다. 한편 등 통증으로 잠시 쉬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캐치볼로 몸 상태를 점검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16일 90피트(약 27m) 거리에서 공을 던졌다. 17일에는 120피트(약 37m)로 거리를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완치율 높은 백혈병, 약 없어 못 살린 北아이 마음 아파”

    “완치율 높은 백혈병, 약 없어 못 살린 北아이 마음 아파”

    “내가 소아과 의사로서 새로운 소아과 전공의들한테 뭘 권유할 것인가. 결국 남에 대한 관심과 배려예요. 내가 의사이고 교수니까 연구만 하면 되겠지, 그건 자기에 대한 관심이죠. 모두가 그렇게 했을 때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군가는 오지랖이 넓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2월 서울대병원 소아과 교수로 정년퇴임한 신희영(66)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1990년 백혈병 어린이후원회부터 시작해 30여년간 조혈모세포은행(골수은행) 설립(1993년),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학교 설립(1999년), 혈액 사업 개선에 앞장서 왔다. 1996년에는 미국에 입양됐다가 백혈병으로 골수 기증자를 찾기 위해 한국에 온 성덕 바우만의 골수 찾는 일에 나서기도 했다. 2002년부터는 북한에 여덟 차례 방문하며 평양 어깨동무어린이병원(2004년), 장교리 인민병원(2006년), 평양의대 소아병동(2008년)을 세우는 데 참여했고, 최근에는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 구축에 힘쓰고 있다.그는 지난해 8월 대한적십자사 30대 회장에 취임했다.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함께 재탄생한 대한적십자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상병을 치료하고 간호원 양성소를 세운 것이었음에도 정작 의료인이 적십자사 회장을 맡은 건 4~6대 손창환 총재 이후 60년 만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광범위한 활동들은 어떻게 다 했나요. “2월에 정년을 맞으면서 내가 왜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했지, 리뷰해 봤다. 아내가 ‘당신이 어린이병원학교 교장 21년 왜 할 수 있었는지 알아? 월급도 안 주고 아무도 안 하니까 할 수 있었던 거야’라고 하더라. 돈은 안 벌고 주말엔 돈 받으러(모금하러) 다녔는데 그걸 집사람이 봐준 게 제일 큰 도움이 됐다. 사실 병원학교를 만든 건 내가 치료하는 아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치료를 받도록 해 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 아이들 중에는 수능 봐서 만점 받고 서울 의대에 입학한 아이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아이들이 암 치료 후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직함이 어린이병원학교 교장이다.” -적십자사 회장은 어떤 기대와 포부로 맡았나요. “매년 지로로 오는 적십자 회비만 꼬박꼬박 냈지, 적십자와 인연이 있다는 생각은 안 했다. 작년 8월 연락을 받고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혈액 사업, 조혈모세포 기증 운동, 재난재해 자원봉사, 어린이안전 등 다 내가 하는 활동들이더라. 평양에 가서 병원 3개를 짓는 대북 사업에도 참여했고, 백혈병어린이재단 만들면서 ‘전화 한 통으로 천원 모금하기’ 같은 모금 방법도 개발했다.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내가 적십자에 맞는 사람이구나 느꼈다.” 대한적십자사가 하는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는 남북 교류와 협력이다. 1971년 8월 남북적십자 회담이 처음 열린 이후 35번의 회담과 실무접촉, 2만 604건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나 2018년 6월 이후 남북적십자 회담도 멈춘 상태다.-북한 적십자사와 교류가 이뤄지고 있나요. “남북 교류 물꼬를 어떻게 터야 할지가 제일 큰 고민이다. 작년에 평양에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적십자연맹(IFRC) 두 단체를 통해서 교류하자는 편지를 보냈는데 코로나로 작년 말 두 단체도 모두 평양에서 철수하면서 연락이 끊겼다.” -어떤 내용을 제안했나요. “이산가족 13만명 중 살아 계신 분들이 5만명 정도다. 대부분 80~90대라 돌아가시기 전에 영상을 남기고 있다. 북측에 만나자고 제안을 하고 있지만 북측에서는 이산가족을 찾기가 쉽지 않다. 또 금강산 상봉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인지 북측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소한 고향 방문이라도 하게 해 달라고 했다. 평양에 호텔과 적십자병원을 우리가 짓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되면 유엔 제재하에서도 자연스럽게 코로나 관련 물품이나 식량 교류도 할 수 있다.” -남북의료협력차 북한에 여러 번 다녀오셨는데 의료 실태는 어떤가요. “거의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2008년에 갔을 때만 해도 수액을 각 병원에서 만들어서 썼다. 맥주병에 만들기도 했다. 당시 백혈병 어린이를 찾아 약을 준 일이 있는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완치율이 90%다. 치료만 열심히 하면 나을 수 있는데, 2009년 2월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약을 보내지 못해 그 아이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안타까웠다. 그래도 ‘정성 의학’이라고, 북한 의료진의 환자에 대한 정성이 지극하다. 실력도 있고 손기술도 대단하다.” -코로나 백신 지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백신 지원에 너무 소극적일 필요가 없다. 우리 국민이 2차 접종까지 끝내고 나면 백신도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보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제일 먼저 할 일은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을 도와주는 건 우리에게도 100% 도움이 된다. 북한은 한민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와 국경을 맞댄 인접국인데, 인접국 주민들의 건강은 우리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단적으로 말라리아가 서울까지 내려오면 당장에 헌혈차도 못 들어간다. 헬스시큐리티(건강 안보) 차원에서 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향후 의료 비용을 절감하려면 지금 도와줘야 한다.” -통일 이후 적십자사의 모습은 어떨까요.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질 거다. 그전에 북한과 협력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북한 주민 중 43%가량이 기생충 감염이 있다고 하는데, 기생충을 이용한 자가면역 치료제 개발 같은 걸 함께할 수 있다. 그런 데서 부가가치를 만들면 북한 보건의료 현대화에 국민 세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연구소와 병원, 감염병공동대응센터 등이 모여 있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만들고 그 안에서는 남북한 의료진과 연구원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연구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취임 후 7개월간 어려움이나 한계는 없었나요.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로 용지를 보내 회비를 걷는 방식이 민원이 많다 보니 2023년에 끝내기로 했는데, 문제는 대안 없이 결정한 거다. 지로로 들어오는 회비가 연간 300억~400억원 되는데, 앞으로 이만큼을 어떻게 모을지가 큰 고민이다.” -적십자사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제네바협약에 따라 각 나라에는 하나의 적십자사만 있을 수 있고,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예산의 40%를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4%(혈액사업 포함)다. 예산 지원이 적어도 20%는 돼야 한다. 특히 코로나19만 전담으로 보고 있는 적십자병원의 공공의료 인력의 인건비는 정부가 내줬으면 한다. 말은 공공의료라 하고, 잘한다고 하면서 도와주지는 않으니 항상 (예산이) 모자란다.” -정부도 갑자기 지원을 늘리긴 쉽지 않을 텐데요. “복권기금법과 재해구호법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복권기금은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복지사업에 주로 쓰이는데, 적십자사가 하는 일이 그거다. 복권기금을 받는 10개 기관에 적십자사를 포함해야 한다. 또 재해구호법 때문에 자연재해 성금은 들어와도 받지를 못하고 무조건 민간단체인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야 한다. 홍수나 지진, 산불, 감염병 등 재해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가서 셸터(대피소)를 짓고 밥차를 준비하는 데가 적십자사다. 그런데 없어도 될 규제법 때문에 진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다.”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요. “적십자사 회장이 안 됐으면 의대 명예교수들을 모아서 지방에 파견하는 일을 하려고 했다. 이분들에게 월급은 기본만 주더라도 외래를 맡기면 지역 병원 의료의 질을 확 높일 수 있다. 전국에 적십자병원을 20개 정도 만들고 이분들을 활용해 섬 같은 곳에 사는 노인들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높이고 싶다. 적십자병원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공공병원인데, 지금은 운영이 안 돼 전부 사라지고 7개 남았다. 이 병원들을 네트워크 체제로 통합해 효율을 높이고 적자 규모를 줄여야 한다.” -이 사업들을 다 하려면 돈을 많이 모아야겠네요. “10년 전 서울대에서 천사(1004) 바이러스라는 걸 만들었다. 매달 통장에서 1004원이 나가면서 ‘마즐따’ 증후군이 생긴다. 마음이 즐겁고 따뜻해지는 증상이다. 매달 500명이 1004원을 내면 그걸로 환자 한두 명을 도왔다. 1만 4원이 되면 만사형통이 된다(웃음). 그걸 적십자사에서도 해 보려고 한다. 기업에서 큰돈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 5000만명이 모두 1000원씩 내는 게 의미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권익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탄력받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을 계기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진 중인 법안 내용에 따르면 직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LH 사태처럼 부동산 투기로 부당 이득을 취했을 때는 이를 전액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법안 처리에 지지부진하던 국회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17일 법안 공청회와 18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열어 심의에 나서기로 했다.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국회의원의 입법 이기주의로 9년째 표류하고 있는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단계인 심의 절차를 밟는 셈이다. 권익위 제정안의 법 적용 대상에는 국회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일하는 공직자가 모두 포함된다. 권익위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진작 제정됐다면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제동을 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15일 “법안은 200만 공직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이번 부동산 투기와 같은 사익 추구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조속한 입법으로 국민 공분에 응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IT)가 지난 1월 발표한 2020년 국가청렴도(CPI)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61점을 기록했다. 평가 대상 180개국 중 33위다. 권익위는 “공직자 이해충돌법이 제정되면 2022년에는 20위권 진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채용비리 개입 인사 승진에 ‘시끌’“비리 탓에 상여금 삭감 등 고통받는데…”노조 “원장의 인사 철학의 문제”‘금융 검찰’인 금융감독원이 내홍으로 시끄럽다. 노조는 부당한 승진 인사가 있었다며 윤석헌 금감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부원장들은 직원들을 달래려 호소문까지 올렸다. 노사 간 충돌의 원인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책은행 임원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벌어진 채용비리 사건이 있었다. ●국책은행 부행장 아들 뽑으려 채용인원 늘리고 없던 전형 만들기도 2015년 10월 금감원은 5급 직원을 뽑기 위해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채용인원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갑자기 3명 더 늘었다. 그리고 전직 수출입은행 부행장인 김모씨의 아들이 합격한다. 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모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김용환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청탁을 받고 김 전 부행장의 아들을 뽑았다. 아들 김씨는 애초 합격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있었다. 이 전 국장 등은 김씨를 뽑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렸다. 이후 면접 과정에서 아들 김씨에게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애초 채용 절차에 없었던 세평 조회를 실시해 당시 합격권이었던 3명을 탈락시켰다.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전 총무국장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금감원 직원 A씨다. 선임조사역이었던 그는 당시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하거나 합격권 응시자 평판을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작성해 윗선의 채용비리를 도왔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이 일로 2018년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A씨는 지역인재로 구분되기 위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학부를 졸업했다고 허위 이력을 기재한 지원자를 합격시키는데도 관여했다. 이 지원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녔을뿐 학부 과정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마쳤다. 이 지원자는 친구에게 보낸 문자에서 “아빠가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물어봐야지. 국장급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했대ㅋㅋㅋㅋㅋ”라고 했다. 카이스트 학부 졸업 허위 이력은 채용 담당 직원 중 한명이 알아채 내부에서 문제제기했지만 묵살됐다. A씨는 또 민원전문역을 채용하면서 면접 점수를 조작해 당락을 바꾸는 등 모두 3건의 채용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2017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문제는 A씨가 지난 2월 인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금감원 측은 “A씨는 이미 정직 처분에 따른 승진 불이익 기간이 끝났다”면서 “정당한 이유없이 계속 승진에서 누락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오창화 노조위원장은 “불이익 기간이라는 건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최소 기간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번 승진인사는 인사권자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 등이 금감원 직원의 채용비리를 심각하게 바라본다면 인사상 불이익을 더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또 채용비리 탓에 금감원이 손해배상금으로 1억 2000억원을 내놓는 등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A 팀장에 구상권 청구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경력 없는 국회의원 아들, 점수 조작으로 금감원 합격 최근 부국장으로 승진한 B씨의 인사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4년 당시 금감원을 맡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임영호 전 의원의 자녀 부정 채용을 추진하던 윗선이 서류전형 기준 변경을 요청했을 때 이에 동의했다. 임 전 의원은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였다. 최 전 원장은 비서실장을 통해 담당 부원장보에 아들 임씨의 채용을 두고 “잘 챙겨보라”고 말했다. 금감원 담당 간부들은 아들 임씨의 점수를 임의로 조작했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 실무수습 경력을 밟지 않은 그는 법률전문가로 최종 합격했다. 이 부정채용을 지시한 부원장과 부원장보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 실형을 살았다. 채용비리로 고위 임원들이 실형을 받은 건 금감원 개원 이래 처음이었다. 다만, B씨는 “특정인을 부당하게 합력시키려고 점수를 조작하지 않았고,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 따른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부원장들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부원장들은 “직원들 간 갈등을 초래하고,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내부 갈등만이 부각돼 금감원이 매우 불공정한 조직으로 비칠까 봐 하는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제대로 된 사과 표현도 없었고,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채용비리의 영향으로 금감원은 2024년까지 3급 이상 직급의 정원을 2017년과 비교해 35% 미만으로 낮추고, 상여금도 삭감하는 등 직원들이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리와 무관한 다수의 직원들은 인사를 두고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노조는 윤 원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 선언을 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원장은 “인사권은 대통령에 있기에 연임 포기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은기자의 왜떴을까TV] 설운도 “임영웅은 양파같은 친구...가수로서 만점 주고파”

    [은기자의 왜떴을까TV] 설운도 “임영웅은 양파같은 친구...가수로서 만점 주고파”

    임영웅의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작곡한 설운도가 “임영웅은 양파처럼 새로움이 돋보이는 가수”라고 평가했다. 설운도는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떴을까TV>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가수들이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본전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임영웅은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새로운 매력이 보인다”면서 “가수로서 만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신곡의 프로듀서를 맡아 디렉팅 작업에 직접 참여한 설운도는 “녹음을 두시간 만에 마쳤는데 촬영팀이 사인을 받느라 신곡 녹음실이 마치 임영웅 사인회장 같았다”면서 “그는 녹음실에서 가르쳐 주는대로 잘 따르는 순종형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래 가사의 ‘임영웅 파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는 비결에 대해 본 “목소리의 톤이 좋고 맑으면서 호소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9일 발매된 임영웅의 신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국내 주요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또한 지난 11일 오후 가수 설운도가 유튜브 채널 ‘운도 좋다TV’에서 진행한 ‘별빛같은 사랑아’ 비하인드 특집 라이브애도 팬들의 큰 관심을 보였다. 소속사 루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두시간 동안 이번 신곡에 대한 전문적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실시간 스트리밍을 시청자가 7238명에 달하는 등 이번 신곡에 대한 팬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네이버TV 및 유튜브 채널 <은기자의 왜떴을까TV>에서 설운도가 밝히는 임영웅 신곡 생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키오스크 못 다뤄서 20분 헤맨 엄마, 결국 우셨어요” [이슈픽]

    “키오스크 못 다뤄서 20분 헤맨 엄마, 결국 우셨어요” [이슈픽]

    터치 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가 음식 주문에 실패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어서 집 앞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왔다고, 화난다고 전화했다. 말하시다가 엄마가 울었다. ‘엄마 이제 끝났다’고 울었다”고 적었다. 그는 “해당 가게 직원에 대한 원망은 아니다. 엄마도 당시 직원들이 너무 바빠 보여서 말을 못 걸었다고 하셨다”면서 “저는 다만 키오스크의 접근성 폭이 너무 좁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해당 사연은 12일 낮 1만4000건 이상 리트윗됐다. “자주 접하지 않으면 어려워 당황하기도”“현금 들고 주문하는 게 빠르다” 의견도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키오스크 사용의 불편한 점에 대해 공감하는 내용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저도 어렵다. 주문 헤매는 중년들을 위해 매장 안에 직원 한 분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로 보기에는 (키오스크가) 너무 불편하다”며 “심지어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아이들을 데려와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 헤매는 걸 봤다. 참견하는 게 옳은가 고민했는데 바로 뒤에 있던 10대 학생이 도와줬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이 외에도 “자주 접하지 않으면 당황하게 된다. 어머니께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다”, “젊은 사람도 어렵다. 메뉴 다 돌려보다 보면 에러도 자주 나고. 차라리 현금 들고 주문하는 게 빠른 곳도 있다” 등 사연자를 위로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한국에 있는 키오스크가 설계할 때 사용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주문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화면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비대면·디지털화 가속” 늘어나는 키오스크고령소비자 “단계 복잡”, “뒷사람 눈치 보임” 어려움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속화되면서 비대면·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키오스크도 늘고 있는 추세지만 노인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고령소비자(81.6%)는 키오스크 이용 난이도를 평균 75.5점으로 평가했다. 100점 만점 기준에 100점에 가까울수록 ‘매우 쉬움’을 의미한다. 고령소비자들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중복응답)으로 ‘복잡한 단계’(51.4%)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뒷사람 눈치가 보임’(49.0%) ‘그림·글씨가 잘 안 보임’(44.1%) 등을 꼽았다. 노인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뒷사람 눈치까지 보여 주문을 마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원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고령소비자 10명(65~69세 5명, 70세 이상 5명)을 대상으로 패스트푸드점, 버스터미널, 은행의 키오스크 이용 모습을 관찰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고령소비자가 키오스크의 조작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시간지연, 주문실패 등에 대해 심리적 부담감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에 대한 IT교육과 고령자를 배려한 디지털 시스템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제는 노인의 경제적 빈곤만이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빈곤’도 심각한 문제로 봐야 한다”며 “사회복지사들이 노인의 집을 방문할 때 그들의 안부만 살필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사용법 등을 교육해 ‘맞춤식 복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동학대 1년 새 27% 급증… 국민 절반 “신종 질병 두렵다”

    아동학대 1년 새 27% 급증… 국민 절반 “신종 질병 두렵다”

    아동학대 신고가 지난 18년간 20배 넘게 급증했다. 국민 절반은 신종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혼자 살고 있다. 한때 감소세였던 자살은 최근 3년 연속 늘었다. 통계청과 정부부처가 조사한 각종 통계를 통해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통계개발원이 11일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0’을 보면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아동인구 10만명당 381건으로 1년 전(301건)보다 26.6%(80건) 증가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 같은 일이 사라지기는커녕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2001년 17.7건이었던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데, 특히 2013년(72.5건)을 기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과 비교하면 2019년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무려 21.5배나 높았다. 다만 통계개발원은 “신고된 사건만 집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학대가 늘어난 건지 신고가 증가한 건지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종 질병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응답은 52.9%에 달했다. 직전 조사인 2018년(42.8%)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탓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도 54.7%에 달했고 범죄(39.9%)와 교통사고(35.0%)에 대한 두려움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19.6%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다. 2000년 54만 3787명이었던 독거노인은 지난해 158만 9371명으로 3배 가까이 많아졌다. 위기상황 때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2019년 기준 27.7%로 조사됐다. 다행히 사회적 고립도는 2013년 32.9%에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율인 자살률은 2019년 기준 26.9명이었다. 2011년 31.7명에 달했던 자살률은 이후 감소했다가 2017년(24.3명)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남자 자살률(38.5명→38.0명)은 소폭 감소한 반면 여자(14.8명→15.8명)는 늘었다. 10점 만점으로 측정하는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2018년 6.1점에서 2019년 6.0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개선된 지표도 있다. 지난해 대기질 만족도는 38.2%로 2018년(28.6%)보다 9.6% 포인트 상승했다. 2년 단위로 조사되는 대기질 만족도는 2012년(40.1%)부터 2018년까지 계속 낮아졌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해 수질 만족도도 37.7%로 2018년(29.3%)보다 8.4% 포인트 올랐다. 빈곤층의 비율을 보여 주는 ‘상대적 빈곤율’은 2019년 16.3%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개선됐는데, 2011년(18.6%) 이래 감소세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 타듯 걷는 흰머리수리 (영상)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 타듯 걷는 흰머리수리 (영상)

    미국의 나라새로 유명한 흰머리수리 한 마리가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걷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방송사 WYFF가 페이스북에 공유한 영상 게시물에 따르면, 이런 모습은 최근 뉴햄프셔주 위니페소키호에서 얼음낚시를 하던 주민 매슈 무어가 촬영한 것이다. 이 흰머리수리는 얼어붙은 호수 위에 버려진 죽은 물고기를 가져가기 위해 나타나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영상 속 흰머리수리는 처음에 얼음 위에서 잘 걷지 못하지만 점점 익숙해진 듯이 자연스럽게 걸었고 급기야 먹잇감에 가까워졌을 때에는 스케이트 선수가 스텝을 밟으며 나아가듯 주저하지 않고 걸었다. 그러고나서 흰머리수리는 날카로운 갈고리 같은 발톱으로 물고기를 낚아채 어디론가 날아갔다.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겠다”,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데 굳이 날아가야겠냐” 등 농담 어린 반응을 보였다. 한편 흰머리수리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볼 수 있는 맹금류 중 하나로 키는 약 90㎝, 날개 길이는 2.5m에 달할 만큼 커다랗다. 어렸을 때는 온몸이 갈색이지만, 성장하면 머리와 꽁지가 흰색으로 변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적색목록에서는 관심대상종(LC)으로 올라있다. 사진=매슈 무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등교가 설렌다” 랍스터·장어덮밥 고교급식 화제

    “등교가 설렌다” 랍스터·장어덮밥 고교급식 화제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랍스터, 장어덮밥 등 영양 만점의 특식을 제공한 학교가 화제다. 경북 구미의 경구고등학교는 최근 코로나19에 지친 학생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자 랍스터 치즈오븐구이, 홍게 한 마리 짬뽕, 장어덮밥, 뿌빳퐁커리 등의 메뉴를 준비했다. 하루 평균 급식비는 3800원이지만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힘을 합쳐 만족도와 영양, 비주얼까지 갖춘 음식을 제공하게 됐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돈가스나 치킨도 완제품보다는 신선한 재료를 공수해 직접 만든다. 시중의 완제품이 구하기는 쉽지만 나트륨 함량은 높고 고기 함량은 낮기 때문이다. 최재규 경구고 교장은 “학교 급식은 단순히 식사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생활 만족도와 학업 집중도로 직결되는 문제”라며 “급식 만족도가 학교 만족도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생각으로 학교급식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구고는 현재 전면 무상급식으로 식품비는 도·시·군, 교육청이, 인건비와 운영비는 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경구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는 “급식이 맛있어서 학교 가는 날이 설렌다고 한다. 학교를 잘 보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미나리’, 영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감독·남녀조연상 등

    ‘미나리’, 영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감독·남녀조연상 등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등 영화 ‘미나리’가 영국 아카데미라 불리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에서도 감독상, 조연상,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BAFTA는 4월 11일 로열 앨버트홀에서 관객 없이 개최되는 ‘2021 BAFTA 시상식’에 앞서 9일(현지시간) 50개 후보작을 발표했다. ‘미나리’는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조연상(앨런 김), 음악상, 캐스팅상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와 ‘록스’가 7개 부문에, ‘더 파더’, ‘맹크’,‘프라미싱 영 우먼’이 ‘미나리’와 같이 6개 부문에서 후보작으로 등록됐다.작품상 후보에는 ‘더 파더’, ‘더 모리타니안’, ‘노매드랜드’, ‘프로미싱 영 우먼’,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선정됐다.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에서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러시아 ‘디어 콤래즈’, 프랑스 ‘레미제라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의 ‘쿠오바디스, 아이다?’와 겨루게 된다. 배우 윤여정은 ‘종말’의 니암 알가, ‘록스’의 코 사르 알리,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의 도미닉 피시백, ‘카운티 라인스’의 애슐리 매더퀴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BAFTA는 미국 아카데미상의 방향을 가늠할 기회로 평가받는다. ‘미나리’는 이미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비평가들이 뽑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같은 상을 품에 안았다.BAFTA에서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2018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미나리’는 지난달 24일 개막한 영국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제17회 글래스고 영화제에서도 개막작으로 선정돼 온라인으로 상영됐다. 영국 첫 공개에 큰 관심이 몰리면서 일찌감치 표가 매진돼 추가 판매해야 할 정도였다. BBC는 영화 리뷰에서 ‘미나리’에 만점을 주면서 “영화에 따뜻함과 진실함이 가득 담겨있어 어디에서든 관객들의 마음에 닿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한편 글래스고영화제는 올해 ‘컨트리 포커스(Country Focus)’ 부문에 한국을 지목하고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 홍의정 감독의 ‘소리도 없이’, 최재훈의 감독의 ‘검객’, 심찬양 감독의 ‘다시 만난 날들’, 임정은 감독의 ‘아워 미드나잇’을 골랐다. 5일엔 주영한국문화원과 글래스고영화제 공동 주최로 영국 프로그래머 안톤 비텔과 우민호·홍의정 감독이 현지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행사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대문 “음식물 쓰레기 다이어트 해요”

    서대문 “음식물 쓰레기 다이어트 해요”

    “음식물 쓰레기 다이어트로 다같이 살기 좋은 깨끗한 동네를 만들어요.” 서울 서대문구가 이달부터 9월까지 7개월간 지역 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 경진대회’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음식물 쓰레기 감량 의지를 높이는 동시에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무선주파수인식장치(RFID) 개별 계량기기를 사용하는 규모 100가구 이상의 83개 아파트 단지 4만 5920가구가 참여한다. RFID 기기가 부착된 장비에 배출카드를 대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사용자 정보를 확인하고 배출량이 자동으로 측정된다. 구는 대회 기간이 끝나면 전년 동기 대비 단지별 쓰레기 감량률을 비롯해 1인당 월평균 쓰레기 배출량, 주민 교육과 캠페인 등 홍보 실적을 각각 50점, 45점, 5점 만점으로 종합 평가할 예정이다. 1000가구 이상, 500가구 이상∼1000가구 미만, 100가구 이상∼500가구 미만 등 단지 규모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 평가한다. 각각 최우수상 1곳, 우수상 1곳, 장려상 1∼2곳씩 수상 단지를 가린다. 구는 11월에 시상식을 열고 11개 우수 단지에 60만원에서부터 160만원까지 총 1100만원 상당의 상금과 우수 아파트 인증 현판, 상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공동주택 간 선의의 경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감량하는 분위기가 널리 확산되고 많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 지자체 금고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금고은행이 농협·신한은행에서 농협·국민은행으로 바뀐다. 4년의 금고약정기간이 이달 말로 끝남에 따라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결정한 결과다. 제1금고인 농협은행은 일반회계와 지역개발기금 등 18개 기금을, 제2금고인 국민은행은 광역교통시설특별회계 등 10개 특별회계와 재난관리기금 등 6개 기금을 맡는다. 경기도 금고는 38조원 규모로 제1금고인 농협이 30조원을 관리한다. 지자체 금고는 2개까지 가능하며 약정기간은 최대 4년이다. 지자체 금고가 되면 보통 조 단위 규모의 세입과 세출을 관리한다. 거의 무이자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며 우량고객으로 평가받는 공무원과 가족, 산하단체 임직원들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은행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상품 판매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우선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지자체 금고 선정이 2012년 공개입찰로 바뀌면서 결정 기준은 행정안전부의 예규로 정해져있다. 100점 만점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7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2점),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7점),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해 자치단체 조례 또는 규칙으로 정하는 사항(11점) 등이다. 지자체 금고를 노릴 정도의 은행들이다 보니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는 지역사회 기여 항목이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서울시 금고 입찰이다. 서울시는 금고 운영기간이 그해 말로 끝날 예정이라 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는데 처음으로 30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예산 관리를 맡는 제1금고와 2조원 규모의 기금 관리를 맡는 제2금고를 나눴다. 그 결과 제1금고 운영자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104년만에 바뀌었다. 당시 신한은행은 4년간 협력사업비 3050억원, 우리은행은 1000억원을 제시했다. 3050억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신한은행에 내린 제재안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금고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93억원은 “금고 운영 계약을 이행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사항으로, 서울시에 제공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며 과태료 21억원을 부과했다.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방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경쟁에 취약해지면서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는 2019년 관련 제도를 강화했다.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고, 특정 이용자에게 제공된 재산상 이익 뿐만 아니라 제공이 확정된 금액까지 더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하도록 하고, 협력사업비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을 초과하거나 전년 대비 20% 이상 증액되면 행안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전북, 강원, 충북, 대전, 경기 고양시, 경남 창원시 등의 지자체 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끝난다. 기존 은행의 수성이냐 도전하는 은행의 탈환이냐가 올해도 계속된다. 은행들이 협력사업비를 얼마 제시할 지 지켜봐야겠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밤잠 못이루고 뒤척이다간 기억력 저하에 때이른 치매 위험 증가

    [달콤한 사이언스] 밤잠 못이루고 뒤척이다간 기억력 저하에 때이른 치매 위험 증가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의 작가로 알려진 호메로스는 “잠은 눈꺼풀을 덮어 선한 것, 악한 것, 모든 것을 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도 “잠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도 사람들은 수면의 효과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잠은 깨어있는 동안 쌓인 뇌 속 노폐물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뇌 속 노폐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못하게 되면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앓기 십상이다.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게 되면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의대 연구팀은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 특히 수면 무호흡증을 가진 사람은 기억력과 판단력, 사고력이 떨어지는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를 앓게도리 가능성이 최대 2배 가까이 높다고 5일 밝혔다. 오는 4월 17~22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 제73차 연례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예정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3일 사전 공개됐다. 인지장애는 뇌 손상이나 뇌 기능 이상으로 인해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등 인지기능에 결함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을 앓게 되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연구팀은 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평균 73세의 남녀 67명을 대상으로 관찰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현재 날짜와 도시, 간단한 기억력과 판단력을 측정하는 30점 만점의 인지검사를 실시했다. 26점 이상은 정상, 18~25점은 가벼운 인지장애, 17점 이하는 심각한 인지장애 상태이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 및 수면장애 검사를 실시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는 동안 숨을 쉬지 않는 증상으로 코골이와 같이 수면 중 상기도의 반복적 폐쇄로 인해 호흡이 멈추거나 호흡이 줄어 잠을 깨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조사 결과 실험대상자의 52%가 수면무호흡장애를 포함한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수면장애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보다 인지측정에서 60% 가까이 점수가 낮게 나왔다.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점수는 20.5점, 수면장애가 없는 사람은 평균 23.6점 정도로 측정됐다. 또 인지장애를 겪지 않는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은 대부분 26점 이상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변해 짜증, 불안감이 증가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성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특히 수면무호흡증이나 수면장애 상태를 치료해 증상을 개선하면 인지기능이 다소 회복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마크 보울러스 토론토대 의대 교수(신경학)는 “이번 연구는 수면이 단순히 주간에 쌓인 피로를 푼다는 것을 떠나 뇌신경학적으로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라며 “수면장애가 오래 지속될 경우 인지장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수조원대 ‘이건희 컬렉션’ 상속세로?

    수조원대 ‘이건희 컬렉션’ 상속세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미술품 물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에 대해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문화계의 물납제 도입 건의와 관련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물납이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 납부로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는 물납 대상이 부동산과 유가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물납 대상 확대는 세법 개정 사안이다. 앞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미술협회·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계 단체와 인사들은 지난 3일 대국민 건의문을 발표하고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호소했다. 개인 소장 미술품이 상속 과정에서 급히 처분되고 일부는 해외로 유출되면서 문화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전성우 전 간송미술관 이사장 별세 이후 유족들이 고인의 보물급 불상 2점을 경매에 부친 사례도 있다. 일본의 경우 법률상 등록된 특정 등록미술품에 한해 상속세 물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도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특정 재산의 물납을 허용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물납이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국고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물납 재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은 1만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치는 2조∼3조원대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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