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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학 정립에 큰 발자취/고 정한모선생님 영전에

    선생님. 「인생칠십고래희」라는 말을 옛말로만 여겼는데 그것이 바로 선생님의 일이 되었군요. 몸이 다소 불편하시다는 소식을 접하고 병원에 들렀던 지난 초순만 해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제자들의 안부를 묻던 선생님께서 이렇듯 허망하게 가실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선생님께서는 다난한 역사의 물결 앞에서도 그것에 굴하지 않고 현명하게 당신이 걸으셔야 했던 길을 꿋꿋하게 걸어오셨습니다. 민족과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알아 찾으시고 그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도록 성실히 노력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학자로서 당신은 아직 비평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한국현대시 연구분야를 개척하시어 그것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는 토대를 마련하셨습니다. 시인으로서 당신은 휴머니즘에 입각한 서정시의 독특한 세계를 탐구하시어 우리 현대시의 토양을 비옥케 하는데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교육자로서 당신은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교에 30여년간 봉직하시면서 수많은 제자,후학들을 길러내셨습니다. 당신의 문하에서 배출된 박사들만 해도 아마 수십명이 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시던 선생님께서 정년을 1년을 앞두고 각계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관계에 몸을 담으시고자 할때 우리 제자들은 다소 섭섭한 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랜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화의 앞날을 개척하는 일이었기에 당신의 출사를 굳이 만류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기대대로 선생님께서는 당신이 평소 기울이시던 분야를 이제 국가정책에도 반영시켜 우리문화의 발전과 확충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시고 깨끗하게 치사하셨습니다. 이제 관계를 떠나 자유스러운 몸으로 전에 당신이 몰두했던 학문연구와 시 창작에 더많은 업적을 남기시리라 믿었더니 이 어찌된 부음입니까. 당신이 일찍 자리를 비우지 않으면 후학들의 할일이 없지나 않을까 하는 배려때문에 그러하셨습니다. 그러나 부디 영면하소서. 당신이 이루시지 못한 유업들을 미력하나마 저희 후학들이 계승하겠나이다.
  • 민자 당직개편 우여곡절의 안팎

    ◎“교체”·“유임” 줄다리기… 당3역 난산/청와대의 “전원경질”에 김 대표 반발/김 총무 자리바꿈선서 막바지 타협 수서파문의 수습책으로 19일 단행된 민자당의 3역에 대한 당직개편은 인선을 둘러싼 계파간의 알력으로 우여곡절끝에 「자리바꿈」의 수준에서 일단락 됐다. 정국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당3역의 전원교체를 계획했던 청와대측과 당주도의 정국수습을 위해 당3역의 유임을 요구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간의 현격한 시각차를 해소하지 못한 채 결국 이번 당직개편은 「문책인사」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 김동주 제1부총장의 지휘감독의 책임을 물어 총장을 경질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당초 이날 상오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당직개편은 유임이 확실시 되던 김윤환총무가 손주환 정무수석과 함께 상오6시30분쯤 상도동 자택으로 김대표를 방문,유임을 끝내 고사함에 따라 갑자기 혼선을 빚었다. 18일 밤까지만 해도 유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던 김총무가 밤사이 유임 거부쪽으로 선회하게 된 것은 노태우대통령의 최초 인선내용에 자신이배제됐다가 김대표의 요구로 유임이 됐을 경우 당내에서 김대표의 인맥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향후 정치적인 운신의 폭도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점과 함께 노대통령의 의중을 따른다는 입장을 차제에 분명히 해두기 위한 것으로 관측,또 유임을 선뜻 받아들였을 경우 TK(대구·경북)의원들 사이에 「TK몫을 독식한다」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는데다 총장만 인책,경질되고 교섭단체 대표인 자신만 「살아 남는 것」도 결코 「우호적으로」 해석될 수 없다는 측면도 감안했을 것으로 추정. 김대표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총무가 끝내 고사하자 김대표는 김동영 정무1장관을 정순덕 총장에게 보내 사의번복을 종용했으며 손수석은 김총무의 유임 거부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그때까지 확정한 김윤환총무­김중권총장 라인업의 재고를 요청. 이에 따라 청와대측은 김총무를 총장으로 자리바꿈하고 총장과 정책위의장 이 기용되지 않은 제3의 지역에서 총무감을 긴급 물색,막바지에 충청권의 김종호의원을 총무로 발탁. 이처럼 인선 마지막 순간 「지각변동」을 맞은 당측은 『김총무를 당3역에 기용한다는 원칙에는 청와대측과 김대표측이 합의했으나 지역적인 안배문제 때문에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계파간의 알력을 지역안배 문제로 「포장」하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 한편 박희태대변인은 『당초 예정보다 인선발표가 다소 늦어진 이유는 적임자 선정에 고심했기 때문』이라며 『인선을 둘러싸고 계파간에 갈등·불화가 있는 듯한 추측도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 ○…이에 앞서 18일 상오 김대표가 청와대에서 노대통령과 당직개편 내용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불편한 심기로 당사로 돌아온 직후 민주계 의원들은 노대통령이 서정화­김중권,나웅배­김중권의 총무·총장라인업을 제시했다고 소문을 퍼뜨리면서 『2부리그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당을 운영하라는 말이냐』는 불만과 함께 조직적인 반발움직임을 표출. 그러나 하오2시쯤 김총무의 유임이 당측에 통보되자 김대표는 박태준 최고위원과 접촉,김총무 유임,총장 김중권·서정화,정책위의장 나웅배의 당안을 만들어 노대통령에게 건의. 그러나 하오8시30분쯤 김총무와 박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가 다소 생겼다』고 말해 인선내용에 반발하는 세력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암시. ○…당직개편이 혼선을 거듭하자 19일 상오10시20분쯤 당사에 출근한 김대표는 일체의 반응을 삼간채 굳은 표정으로 박최고위원과 두차례에 걸쳐 회동한데 이어 신상우의원·김동영 정무장관 등과 대책을 논의. 김대표는 박최고위원과의 회동에서 당직개편 연기를 피력한 반면 박최고위원은 당직개편이 늦춰질 경우 당내분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며 조기개편을 촉구. 그러나 상오11시쯤 정해창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사무총장 기용통보를 받은 김총무가 김대표에게 청와대에서 결정된 인선내용을 보고하자 김대표는 『매우 잘된 인선』이라며 흡족한 표정. ○…청와대측은 당직 인선을 놓고 당총재인 노대통령과 김대표간에 상당히 삐걱거리는 모습으로 언론에 비쳐지자 뒤늦게 해명에 부심. 손주환 정무수석은 이날 하오2시30분쯤 청와대 춘추관기자실에 들러 『18일의노대통령·김대표회동에서는 수서사건 수습을 위한 정국운영전반을 심도있게 논의했으며 당직개편에 관해서는 「당직 개편을 통해 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대통령의 기본구상을 피력한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결코 「청와대의 인선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강조.
  • 금진호씨 무협회장 돌연 고사/여론 의식한 청와대 만류가능성 높아

    ◎조순·김만제 전 부총리등 다시 물망에 차기 무역협회 회장으로 추대된 금진호 무협상입고문이 이일 돌연 고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그 배경과 불과 하루 앞으로 박두한 11일 무협정기총회에서 누가 회장으로 선임될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언론사에 발표 지시 ○…금고문은 이날 상오 무역센터 49층의 집부실에 출근하지 않은채 외부에서 남덕우 무협회장과 만나 『오는 11일 무협총회에서 차기회장으로 선임되더라도 회장직을 수락할 의사가 없다』고 통보하는 한편 정회원 무협홍보실장을 따로 불러 언론에 이를 발표토록 지시. 금고문은 지난 4일 부회장단 회의에서 추대된뒤 8일까지 『총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회장직 수락의사를 비췄으나 하룻밤 사이에 일관된 의사를 바꾸게 된 것. 그는 8일 하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청와대측이 노태우 대통령과 동서간인 금고문의 회장취임을 만류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로부터 전화 한번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최근 청와대측의 사퇴종용설에 대해 다소 불쾌감을표시. 따라서 금고문의 번의는 8일밤 최근 「수서파문」에 이어 금고문의 회장취임으로 생길 수 있는 여론의 악화를 우려할 청와대측이 강력히 종용한 결과 전격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 ○인선문제 언급회피 ○…금고문의 회장직 고사통보로 가장 곤혹스런 입장에 빠진 것은 무협지도부. 남회장은 이날 상오 임원회의를 열고 새로운 회장추대 문제를 논의했으나 『내가 회장을 다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인선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이에 따라 새로운 차기 무협회장에는 그동안 물망에 올랐던 조순·김만제 전 부총리와 박필수 전 상공부장관 등이 다시 거론. 그러나 무역업계 내부에서는 지난 18년 동안 전직 각료출신들이 무협회장을 도맡아온 데 대한 반발로 이번만은 업계내부에서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아 추대에 진통을 겪을 전망. ○오늘밤 새 인물 추대 ○…신임 무협회장은 10일 하오7시 무역센터에서 열리는 무협 부회장단 회의에서 추대,11일의 총회장에서 선임될 예정. 무협은 수석부회장격인 박용학 대농그룹 명예회장이 금고문의 회장직 고사표명 사실을 모른채 지방출장중 이어서 연락이 끊겨 한때 신임회장을 총회장에서 직접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부회장단 회의를 통한 추대방식을 9일 밤 늦게 결정.
  • 무협 위상 실세화 기대/새 회장 금진호고문 추대 배경과 전망

    ◎“업계 정통한 적임자” 공감/「특계」 둘러싼 말썽·회원사 불만 해소가 과제 무협 상임고문으로서 그동안 경제계의 「실세」로 불려온 금진호 전 상공부장관이 차기 무협회장으로 추대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단체 가운데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무협이 새로운 사령탑을 맞게 됐다. 4일 열린 무협 회장단회의에서 결정된 금고문의 무협회장 추대는 당사자인 금고문의 최종수락과 오는 11일 무협 정기총회의 선임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금고문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이제까지 전직 국무총리나·부총리,각료출신들이 회장을 맡았던 무협의 회장자리는 당분간 전직 각료출신의 비업계 외부인사 출신을 영입하는 틀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역대 어느 회장보다도 무협의 위상이 실세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8일 국회의원 뇌물외유 사건과 관련된 무역특계자금 물의로 방미를 마치고 조기 귀국한 남덕우 현 무협회장이 회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후임자 선임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이래 무협회장 인선은 사실상 처음부터 「금고문이냐,아니냐」를놓고 벌인 탐색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새 회장후보에 조순·김민제 전 부총리와 박필수 상공부장관 등 전직관료출신과 업계출신 인사들이 거론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공부장관을 지냈고 대외교분이 넓은데다,무협고문으로서 무역업계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금고문이야말로 객관적으로 볼때 흠잡을 수 없는 이상적인 회장감이라는 것이 무역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더욱이 남회장을 사퇴로 몰고 간 직접적인 배경을 특계자금 물의에서 찾을때,민감한 시류에 무협이 전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계를 잘 알고 정부정책을 이해하며 국제무역 관계에 정통한」(남덕우회장 표현) 인물로는 금고문이 가장 적임임을 무역업계 중진들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고문이 노태우대통령과 동서간이라는 점이 「옥의 티」처럼 차기 무협회장 인선에 흠이라면 흠으로 작용했다. 무협회장이 정관상 총회에서 선임토록 돼 있으나 역대 무협회장의 인선과정에는 정부 고위층의 「낙점」이 항상 결정적인 작용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 주변의 「친·인척등용배제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부득이 금고문은 차기 무협회장 후보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전경련회장 추대과정에서 노대통령과 사돈간인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이 「친·인척」을 이유로 회장직 추대를 고사한 점을 감안할 때 금고문의 거취문제는 재계에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이번 무협회장단의 「금회장」 추대가 청와대측과의 교감끝에 이루어진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무협 주변에서는 6공들어 처음 실시된 지난 88년 봄의 13대 총선당시 국회의원 출마의사를 굳혔던 금고문이 대통령 주변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했던 사실을 상기,현재 내년초 14대 총선에의 출마를 노리고 있는 그가 무협회장을 맡고 정계진출은 단념토록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무협회장단의 결정에 대해 금고문은 간접적인 수락의사를 시사한채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는 인상이다. 그는 『대통령과 친·인척이라는 이유만으로 무협회장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전제,『오는 11일무협총회의 의결에 따르겠다』고 회장직 수락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그러나 『한국적 상황에서 대통령과 동서간이라는 점때문에 비난여론이 일게 된다면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며 여론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배수진을 쳤다. 따라서 「금진호 무협회장」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총회때까지 앞으로 남은 1주일동안 여론의 추이와 그에 따른 정부측으로부터의 「교통정리」라는 최종 관문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금고문이 무협회장으로 선임될 경우 무협은 이제까지의 「노년회장」 틀에서 벗어나 「청년회장」 체제의 쇄신적인 이미지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제단체 가운데 살림살이 규모가 가장 큰 무협의 앞날에는 적지않은 과제가 가로놓여 있다. 최근 특계자금의 사용용도를 둘러싼 물의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1일로 박두한 올 정기총회에서의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무협이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민간단체이면서도 관료화되고 경직된 체질을 고쳐나가지 못하고 있다는게 회원사들의 불만이다. 남회장이 3공때부터 재무장관과 부총리,국무총리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거느렸던 인물들이 정·관계의 주요 부처에 포진해 있어 그동안 무협의 문제점들을 아무도 거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역업계에서는 금고문의 차기 무협회장 추대로 새 바람이 일 것을 기대하는 한편,무협이 정경유착의 인상을 씻고 회원사들을 위한 협회로서 기능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 전 전대통령 하산이후의 입지

    ◎당분간 언행자제… 정치파장 극소화/「5공인사」와 범여결속 도울듯/독자계파 「연희계」 태동 가능성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2년1개월여의 은둔생활을 끝내고 30일 연희동 집으로 돌아옴으로써 그의 서울 귀환이 여야정치권,특히 여권내 세력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복귀는 일단 5공과 6공 등 범여세력의 결집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6공에서 소외된 5공인사들이 모여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이 2년 이상 백담사에서 지낸 경과와 이번에 하산하게된 과정 등을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전 전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의 위력과 국민감정에 떠밀려 고적한 산사에서 은둔을 시작한 것은 지난88년 11월23일부터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권력투쟁의 희생양이었다고 생각했을 뿐 진정으로 국민이나 정치권에 사과할 생각은 없었다는게 은둔직후 그를 찾은 인사들과의 면담에서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은둔 1주년 법회에서는 『백담사를 내려가면 몇사람은 반드시 손보겠다』는 식의 「경고」까지 할 정도로 마음에 차가운 칼날을 갈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12월31일 그의 국회증언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보더라도 그가 6공에 가진 「응어리」가 얼마나 깊었나를 알 수 있었다. 이같은 전 전 대통령의 심기가 변화되기 시작한 것은 금년초부터. 우선 하루 4∼5회씩 신도 및 방문객을 상대로 행하는 설법내용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세상에 대한 반감이 다수 표출되던 지난해 발언과 달리 경제난국 등 나라걱정이 주조를 이뤘다. 이달초 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이 백담사를 찾아 내년 1월15일 구 민정당 창당 10주년 행사를 성대히 치러 5공세 결집을 과시하겠다고 했을 때도 전 전 대통령은 이를 극구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의 하산과정에서도 6공정부에 협력하겠다는 전 전 대통령의 심경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봄 지자제선거에 대비한 범여권 결집,그리고 노태우대통령의 집권후반기를 맞아 5공 문제를 완전히 매듭지으려는 청와대측은 전 전 대통령의 조기 하산을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세동·안현태·허문도·이양우씨 등 백담사 측근들은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고 특히 민정기 비서관이 마지막까지 전 전 대통령의 조기 하산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복귀후 당분간 정치성을 띤 언행은 극도로 자제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와 민자당측도 새로 증설될 국회의원 선거구를 5공 소외세력에게 어느정도 할애해 줌으로써 이들을 포용,지자제선거에 이어 14대 총선과 대통령선거 등 대사를 단합속에 치러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김윤환 민자당 총무가 5공인사 다수를 잇따라 접촉,정치재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노대통령이 권익현 전 민정당대표를 남미에 특사로 보냈던 것 등이 6공정부의 5공포섭 노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5공 소외세력이 민자당내 민정계와 힘을 합칠 경우 민주계의 입지가 약화돼 자신의 대권가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우려를 가진 김영삼대표도 일단은 5공세력과의 화해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김대표가 자신의 아성인 부산지역에서 허삼수씨를 지구당위원장이 되도록 했다는 점이나 최근 권익현씨 등과 접촉했다는 사실 등이 범여권을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희망을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전 전 대통령측과의 관계가 모두 분홍빛이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4·26 총선시 구 민정당 공천탈락자 모임인 민우회(회장 김숙현),3당합당 때문에 지역구에서 밀려난 인사들이 모인 민정사우회(회장 장성만)로 대변되는 5공 소외세력 중에는 독자 신당결성 등 강경론을 개진하는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청와대측과 잦은 접촉을 갖고 있는 권익현씨 등을 「배신자」라 비난하면서 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 세력형성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5공 인사들이 전 전 대통령과 잦은 접촉을 가지면서 여권내에 「연희계」라 불릴 신세력이 태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신당 결성까지는 못가더라도 5공인사 상당수가 14대 총선에 무소속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공 인사들의 활동이 노골화될 경우 김대표의 민주계와의 마찰도 불가피해지리란 관측이다. 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복귀를 용인한 것도 이같은 여권내 분열을 노리는 동시에 지자제선거 등에서 5공과 6공을 싸잡아 비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탓으로 분석된다. 김평민총재의 노림수를 잘 알고 있는 청와대와 전 전 대통령의 향후 협조관계 진척이 관심의 대상이며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전 회동결과가 주목된다.
  • 청와대측 “하산 희망” 피력의 안팎

    ◎「백담사 결심」만 남긴 “은둔 청산”/“겨울 넘겨선 곤란… 국민 이해할 것” 청와대/“사전논의 없었지만 곧 가부결정” 백담사 그 동안 설왕설래가 많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하산·귀경이 연내 이뤄질 것 같다. 노태우 대통령은 24일 송년기자간담회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이 연내에 백담사를 떠나 연희동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희망을 강력히 개진했다. 백담사 측근들은 이에 대해 『청와대측과 전 전 대통령의 귀경문제를 놓고 협의한 바 없다』고 연내 하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은 『노 대통령이 국가통치권자로서 전직 국가원수가 더 이상 은둔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표시한만큼 전 전 대통령이 여러 상황을 고려,하산문제에, 대한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곧 전 전 대통령의 산사은둔 종식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전 전 대통령의 연내 하산을 거론한 것과 관련,「일방적 희망사항」이냐 「백담사측과의 충분한 교감교환결과」이냐에 관심이 집중.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대통령이 은둔처인 백담사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고 있다』고 전제,『2년이 넘도록 산사에서 불행한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입장에서도 이제는 가슴아픈 일이며 특히 대통령인 나의 입장에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 이어 『솔직한 나의 심정은 하루라도 빨리 산사은둔생활을 마치시고 내려와야겠다는 것』이라면서 『지금 그 분의 댁은 청와대 오기 훨씬 옛날부터 살아왔고 또 그 집 하나뿐』이라고 말해 전 전 대통령이 하산할 경우 연희동집으로 돌아와야 함을 시사. 노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의 구체적 하산시기와 관련,『금년 겨울을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간절한 생각』이라고 말하고 『국민 대다수도 이제는 충분히 이해하리라 본다』고 언급. 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연내 하산을 바라고 있다는 심경을 피력했을 뿐 백담사측과 사전혐의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측의 희망에 이어 백담사측의 수용이라는 절차를 밟아 전 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것이며 양측간 하산문제에 대한 사전교감이 있었으리란 것이 일반적 관측.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을 「그분」이라 호칭하는 등 전보다 더 깍듯한 존칭어를 썼던 것도 하산문제와 관련해 백담사측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으려는 배려였다는 분석. 노 대통령은 또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날 상오 노재봉 비서실장을 김영삼 민자당 대표에게 보내 전 전 대통령의 하산문제를 거론할 것임을 미리 통보했고 김 대표는 기자회견 종료시각에 맞춰 환영논평을 발표함으로써 청와대와 백담사측,또 청와대와 당측간 사전교감 사실을 뒷받침. 반면 이날 상오 열린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여권 지도부는 전 전 대통령이 내년 1월18일 자신의 회갑을 서울에서 맞도록 강력히 희망하고 있으나 개인적 이미지와 여론 동향에 민감한 백담사측은 회갑을 산사에서 지내는 것이 모양상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하산이 연내에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힌 것은 일단 분위기 환기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하산시기를 연내로 못박지 말라면서 『이제 정치권 및 국민반응를 보아 백담사측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피력. 백담사 측근들은 이에 대해 『하산이나 귀경여부는 전 전 대통령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며 곧 입장피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 ○…전 전 대통령의 연내 귀경에 대한 청와대측과 백담사측의 「완전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문제를 떠나 양측간 하산문제에 대한 협의가 계속 진행되어온 것은 주지의 사실. 여권은 전 전 대통령이 내년초 자신의 회갑은 물론 지방의회선거 때까지 백담사에 머물 경우 범여권 결속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와 지자제선거에 이롭지 않다는 생각 아래 조기하산을 종용해온 것을 관측. 김윤환 총무 등 여권의 주요인사들은 백담사 측근들과의 접촉을 통해 이같은 청와대의 뜻을 전달했으며 장세동·안현태·이양우·허문도·민정기씨 등 백담사의 핵심측근들은 「가족등반」을 핑계대고 지난 5일 백담사에 집결,전 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것. 이때 장·허씨 등은 조기하산을 주장했으나 이·안씨 등은 신중론을 개진해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씨가 『전 전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직접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는 후문. 청와대측과 백담사측의 하산문제 협의에서 주요 관건이 됐던 것은 시기문제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의 주거문제였으며 청와대측은 일단 경기도 화성의 이규동씨 소유 평화농장 등을 1차 귀환지로 제시했으나 백담사측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연희동집으로 최종 낙착됐다는 것. 협상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직접 전화통화와 김영일 민정수석비서관의 백담사행 등이 있었다는 관측이 유력. 이같은 막후접촉을 토대로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나왔으며 이양우 변호사 등 백담사 측근들이 곧 전 전 대통령을 방문,전 전 대통령의 최종결심을 얻어오는 요식행위만 남았다는 분석.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집으로 돌아오더라도 당분간 두문불출하며 현 여권에 해가 되는 행동은 자제하리란 전망.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2월초 백담사를 찾은 권정달씨 등 5공인사들이 『내년 1월 구민정당 창당 10주년행사를 거창하게 갖고 신당결성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것은 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신들도 두 번 죽는다』고 극구 만류했다는 것. 다만 전 전 대통령은 『이미 월동준비를 끝냈기 때문에 이번 겨울은 이곳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여권 고위인사가 전했으나 청와대측은 이같은 전 전 대통령의 심기가 바뀔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 이와 관련,청와대측은 5공 소외세력들이 신당결성 움직임 등을 자제한다면 국회의원선거구 분구시 이들을 상당수 배려할 뜻을 전달하고 있으며 전 전 대통령도 이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 ○…노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연내 귀경을 희망한 데 대해 민자당은 계파를 초월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으며 평민당측도 하산에는 크게 받대않는 분위기이나 연희동집 귀환에는 부정적 입장. 민자당의 김 대표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끝없이 유폐생활을 계속할 수 없으며 자연인으로 복귀하는 것이 나라의 장래를 위하는 일』이라고 피력. 민주·공화계도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범여권 결속을 위해서 하산이 바람직하다』는 반응.
  • 가평 부군수 해직/출판기념 돈 거둬

    【수원=김동준기자】 경기도는 19일 자신이 쓴 수필집 출판기념회를 열고 관내 업자들로부터 축의금을 받은 경기도 가평 부군수 정창화씨(57)를 이 날짜로 직위해제했다. 정부군수는 지난달 3일 자신이 쓴 수필집 「청산수」를 발간,출판기념회를 열면서 상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관내 상공인 사회단체장 등에게 초청장을 보내 이들로부터 4백24만원의 축의금을 거둬 물의를 빚었다.
  • 해고항의 농성 광원 스스로 손가락 잘라

    「부당징계의 철회」 등을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평민당사에서 5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강원도 삼척탄좌 해고근로자 성희직씨(33)가 4일 상오10시15분쯤 가지고 있던 탄광작업용 도끼로 왼손 손가락 2개를 잘라 이웃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있다. 성씨는 지난달 30일부터 농성을 벌여왔으나 회사측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격분,이날 『노동자도 인간이다』라고 외치고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해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 근혜씨 「육영재단」 이사장직 사임… 운영권 다툼

    ◎박근혜ㆍ근영씨 측근 반목 심화/근화봉사단,근영씨 이사장 취임 저지/숭모회,근혜씨 퇴진 요구 유인물 배포 고 박정희대통령과 육영수여사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육영재단 이사장인 박근혜씨(39)가 지난 3일 갑자기 사임한데 이어 6일 상오 서울 성동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어린이회관에서 열린 박씨의 동생 근영씨(35)의 새 이사장 취임식이 반대파에 의해 저지당해 무산되는 등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자매간의 재산다툼」 「측근간의 자리싸움」 「외부세력 개입」설 등 갖가지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사장직을 사임한 근혜씨는 『재단운영권을 둘러싸고 자매간에 갈등이 생긴 것처럼 외부에 알려지면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누를 끼치는 결과가 된다』면서 이사회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6일 상오11시 어린이회관 문화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새 이사장 취임식장에는 근혜씨와 근영씨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근혜씨의 지지파인 육영수 기념사업회 소속 근화봉사단 전국지부 간부 및 단원 7백여명이 식장을 점거,「박이사장 퇴임 반대ㆍ신임 이사장 저지결의대회」를 열고 근영씨의 취임을 막았다. 단원들은 『지난 11년동안 육영재단의 주체인 어린이회관과 육여사 기념사업회를 이끌어온 박이사장(근혜)이 사퇴한 것은 외부 압력 때문이며 70만 단원들과 사전협의도 하지않고 근영씨가 새이사장에 취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박이사장이 사퇴할 경우 조직을 해체하겠다』고 항의했다. 이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박근영씨의 이사장 취임식을 열려던 민족중흥회(회장 전예용ㆍ82) 산하 숭모회 회원들이 어린이회관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취임식은 자동으로 무산됐다. 이에 앞서 숭모회 회원들은 지난달 28일 어린이회관 정문앞에서 박이사장과 최태민고문(69)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20여분만에 자진 해산했다. 당시 숭모회측은 유인물을 통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육영재단을 전횡하고 있는 최고문과 무능한 박이사장은 즉각 퇴진하고 근영씨를 새이사장에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시위장소에는 고 박대통령의 친척인 박기업씨(69ㆍ경북 선산군 선산읍 이문리 43)와 구미시 노인회 및 부녀회 회원 2백여명이 전세버스편으로 상경,합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기업씨는 『민족중흥동지회 소속 이모씨(40)로부터 근혜씨가 연금되었다는 전갈과 함께 1백여만원을 받고 상경했으나 막상 올라와보니 엉뚱하게도 박이사장 퇴진요구 집회여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기업씨는 서울에 올라온 뒤 근혜씨를 만났더니 『가족들이 끈질기게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해 어쩔수 없이 동생 근영이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는 이야기를 했으며 자신이 근혜씨에게 『지금까지 이만큼 이루어 놓은 사람이 누구인데 그러느냐』면서 극구 만류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때 근혜씨는 기업씨에게 『중재역할을 해달라』고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박이사장이 사표를 내자 재단이사 7명도 모두 사표를 냈으며 손미자 어린이회관장 등 간부 10여명도 사표를 제출,업무가 마비되고 있다. 주위에서는 지금까지의 양상으로 미루어 근혜씨와 근영씨를 둘러싼 측근들의 주도권쟁탈전에 자매가 휩쓸려 본의 아니게 반목을일으키게 돼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 평민ㆍ민주 청중규모 밑돌자 실망/보라매공원 집회 이모저모

    ◎사찰대상자들 번호붙이고 참석해 눈길/병 던지며 평민해체 외쳐 한때 아수라장 보안사 민간사찰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13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평민ㆍ민주당 등 9개 정당 및 재야단체가 공동주최한 집회는 관중도 당초 기대에 못미친데다 청중들의 이탈이 잦아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집회의 관중수는 지난 7월 평민당이 이곳에서 가졌던 집회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10만여명 정도에 그친데다 열기마저 식은 분위기였다. ○…장ㆍ단기 정국구도를 달리 설정하고 있는 평민ㆍ민주 양당은 이번 대회의 성격과 대회 이후의 정국운용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노정. 이번 집회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군중동원에 나섰던 양당은 대회당일 평민당측이 각종 구호와 최영근부총재의 연설을 통해 김대중총재가 단식조건으로 내건 지자제 실시와 내각제 개헌포기에 초점을 맞춘 반면 민주당측은 정권퇴진등 보다 과격한 주장으로 평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 중점. 평민당의 김원기총재 특보는 비상시국 회의가 결의문에서 노정권 퇴진을 명시한 데 대해 『우리당의 입장과는 다르다』면서 『우리당은 시국수습 4개항등의 요구조건을 여권이 수용않을 경우 그때 퇴진운동으로 나아간다』고 강조해 이번 대회를 대여 막후접촉에서의 압력수단으로 활용할 복안임을 시사. 이에 비해 민주당 장석화 대변인은 『우리는 이제 갈때까지 간다』면서 『평민당과 민자당이 막후협상을 통해 등원하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등원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해 스스로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는 「단식정국」을 끝내기 위한 명분을 찾고 있는 평민당의 발목을 잡겠다는 태도. ○…평민ㆍ민주 양당은 이번 보라매집회를 여권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평민당이 10만명,민주당이 1만7천명 이상의 군중을 동원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7월 집회보다 오히려 군중숫자가 크게 밑돌자 적이 실망하는 눈치. 평민당의 신순범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를 평민당이 주도하지 않고 재야단체에서 주도권을 잡는 바람에 오히려 청중이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의원들 일찍 자리떠 ○…이날 집회에서는 보안사사건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의 큰 누나 윤성례씨(41)가 나와 『모든 분들이 석양이를 아들ㆍ동생처럼 여겨 자유의 몸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호소해 가장 큰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또 보안사 사찰자명단에 올랐던 평민ㆍ민주당 국회의원등 당사자들이 자신의 사찰번호를 가슴에 붙이고 참석해 눈길. 이날 대회가 열기가 없는 가운데 진행되자 몇몇 평민당의원들은 일찍 자리를 떴고 청중들도 연사들의 연설이 모두 끝나기도 전에 대회장을 빠져나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이날 집회는 마지막 연사인 평민당의 최영근부총재의 연설 순서에서 사회자가 『김대중총재는 단식으로 기력이 쇠해 불참했다』고 설명하자 청중석 앞자리에서 『김대중』『김대중』이라는 연호가 나온데 이어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연단을 향해 나무막대ㆍ빈병ㆍ물통ㆍ방석 등을 마구 던져 한동안 아수라장. 이때 청중석 뒷편에서는 『평민당 해체하라』『사기치지 말라』는 등의 반평민당 구호도 가세. 이에 연단 뒷편에 앉아있던 문동환 평민당고문등 평민당당직자들이 『김총재의 집회불참이 김총재의 뜻은 아니었다』『김총재는 현재 단식을 하고 있다』고 소리치며 자제를 호소했고 최부총재도 『이렇게 하면 김총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총재를 사랑한다면 진정해 달라』고 당부. 소동은 5분여만에 끝났다. ○DJ,집회참석 고집 ○…13일로 단식 6일째를 맞은 평민당의 김대중총재는 전날밤부터 나타난 단식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보라매공원 집회에 참석할 것을 고집했으나 『건강에 결정적인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만류와 당직자들의 강력한 제지로 결국 불참. 담당의사는 『김총재가 저혈당 및 탈수증증세를 보이고 있어 절대안정이 필요하며 자칫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이 상태에서 군중앞에 나서는 것은 건강에 충격이 크다』고 집회불참을 적극 권유. 평민당은 김총재가 그래도 집회참석을 고집하자 이날 하오 1시쯤 긴급당무회의를 소집해 김총재의 집회불참을 당론으로 결의하는등 참석을 막기 위해 막바지까지 안간힘.
  • 경색정국의 돌파구 마련 포석/“초읽기 돌입”… 민자 당직개편 안팎

    ◎대야 창구 교체로 등원명분 제공/계파갈등 진정ㆍ당 기강 확립 겨냥/8일 청와대 회동 분위기 감지… 김 의장이 “선수” 민자당의 박준병 사무총장ㆍ김용환 정책위의장ㆍ김동영 총무 등 당3역이 11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당직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자당의 이번 당직개편은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으로 인한 경색정국을 풀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되며 당풍쇄신,당 기강확립 등 당내외에 걸친 다목적용이란 분석. ○…민자당은 당초 야당이 요구하는 내각제ㆍ지자제 등 현안에 대한 양보가 쉽지않음을 감안,대야 창구를 교체함으로써 여야관계를 새롭게 해보겠다는 방안을 강구해왔던게 사실. 평민당측도 『총무만 경질하면 다른 현안에 대한 적당한 절충안 제시만으로도 등원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여러 경로를 통해 보내왔다는 것. 이같은 대야 창구의 재정비외에도 그동안 당비 과다사용문제,김 대표의 당 기강확립발언 등을 둘러싼 당내 파문을 진정시키고 당정정책조정의 미흡 지적 등에 대한 분위기 일신을 위해서는 당3역 등 핵심당직의 교체가 요구되어 왔으며 지난 10일 당무회의ㆍ의총 등을 통해 이같은 견해가 표출. ○…당3역의 개편 필요성은 정국경색이 장기화되면서 누적되어온 것은 사실이나 직접적인 계기는 김용환 정책의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부터이다. 김 의장은 10일 저녁 김종필 최고위원에게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11일 상오 상도동 자택으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을 방문,역시 사의를 표명한 것. 당직 개편설이 나돌때마다 김동영 총무가 항상 표적이 됐던 것과는 달리 야당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은적도 없고 정책의장직에 상당한 집착을 보였던 김 의장이 돌연 사의를 표한 이유는 복합적이라는 분석들. 당직개편구상의 발단은 지난 8일 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의 단독회동때 이뤄졌다는 것이 정설. 노ㆍ김 회동시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대여 극한투쟁,보안사 사찰사건 등으로 정국상황이 더욱 어려워지자 뭔가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인식에 두 사람이 일치했으나 노 대통령은 『다소 시일을 두고 생각해보자』는 입장을 취했다는 것. 그러나 김 의장이 김 최고위원의 만류에도 불구,굳게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와 김 대표측도 「조기 당직개편」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이런 감을 느낀 박 총장ㆍ김 총무도 11일 하오 김 의장과 함께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는 관측. 이에 따라 그동안 국회 운영실책,건강상 이유 등으로 경질가능성이 거론되던 김 총무가 다른 당직자와 함께 명예퇴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분석. 반면 김 의장이 김 최고위원의 밀명을 받고 사의표명의 선수를 침으로써 「3역 동시사표」의 물귀신작전을 성공시켰다는 관측도 대두. ○…김 대표가 11일 단식중인 김대중 평민당 총재를 전격방문,「정치복원」 「대화재개」에 의견을 같이하기까지에는 이러한 민자당 3역 사퇴카드도 동원됐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 평민당이 민주계의 김동영 총무를 사실상 「기피인물」로 설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김 대표가 3역교체를 통해 「성의」를 보이겠다는 뜻을 전달했을 것으로 추측. ○…당직개편은 12일 낮 노 대통령과 3인최고위원 회동 직후 단행될 것으로 보이며 인선이 어려울경우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당내 기강확립을 천명해온 김 대표가 범민자당의 대표임을 과시키 위해 이번 당직 인선은 계파를 초월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인선구상이 이미 완료된 듯한 인상. 새 총장에는 이종찬ㆍ이춘구ㆍ이한동 의원 등 민정계 중진의원이 폭넓게 거론되는 가운데 총무가 유력시되는 김윤환 정무1장관이 총장기용 가능성도 거론. 김 정무1장관이 총무가 될 경우 총장에는 대권의지가 덜 한 것으로 알려진 이춘구 의원이 유력한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김 장관이 총장이 된다면 총무에는 대야관계가 원만한 이종찬 의원이 유력. 정책위의장으로는 공화계의 최각규 의원이,정무1장관에는 민주계의 황병태ㆍ김덕룡 의원이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계에 정책위의장이 할애될 경우 황병태 의원이 유력시.
  • 의회주의 벗어난 단식투쟁/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평민당 김대중총재가 8일 상오 기자회견에서 ▲내각제 포기선언 ▲지자제 전면실시 ▲민생문제해결 ▲보안사해체 등을 관철키 위한 배수진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대여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날 김총재의 회견에 이은 의총에서 이해찬ㆍ김총필의원 등 몇몇 의원들은 국민적 호응도나 여권의 양보를 얻어내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단식을 만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동조단식ㆍ무기한농성 등 강경발언에 파묻혀 버렸다. 이날 의총은 우리네 정치문화에서 공개회의가 으레 그랬듯이 강경논리가 온건논리를 압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말해 북방외교ㆍ남북대화 등으로 과거 적대세력과도 대화를 하게 된 마당에 단식과 장외 강경투쟁으로 치달은 지경에 이르기까지 같은 배를 탄 여야지도자들이 대화로 문제를 풀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이 점에서 5공시절 이미 기나긴 단식을 경험한 민자당 김영삼대표나 「정권종식」이라는 구호로 강경투쟁을 독려하며 단식돌입을 선언한 평민당 김총재나 함께자성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은 평민당등 야권이 「국민」이라는 이름을 빌려 강경장외투쟁을 벌이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수해복구ㆍ물가고ㆍUR라운드 등 산적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등원이 불가피하다는 여당식(?) 논리를 굳이 내세우지 않더라도 여당이 국민의 지지를 넓히기 위한 전술적차원에서도 의회주의가 가장 효과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김총재가 회견에서 표현한대로 『세계가 지금 지각변동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격변하고 있는』 차제에 무궤도한 강경장외투쟁만이 능사가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총재가 이날 요구한 4개항의 요구중 물가ㆍ증시ㆍ치안 등 민생문제해결은 야권의 무한강경투쟁으로 정국불안이 야기될 경우 그 어떤 정책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백약이 무효」일 따름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날 의총에서 비록 강성발언들에 「포위」돼 큰 반향을 얻진 못했지만 『야권통합을 이룬뒤 조건없이 원내에 들어가 당당히 여권과 싸우는 것이 순리』라는 한 의원의 발언이 차라리 용기있게 보였다. 평민당이 보라매공원에서든 어디든 수십만명의 군중을 모은다 하더라도 그 장외의 지지열기가 의회주의라는 합리적 수단으로 「늘어난」 새로운 지지기반이 아니라면 마술사가 모자속에서 「두마리가 아닌 한마리의 비둘기」(언제나 고정된 지지표. 비둘기는 평민당의 상징)를 만들어낸 것과 무엇이 다를까.
  • 상항 차이나타운이 시들어간다(세계의 사회면)

    ◎지난해 강진후 달라진 사정을 보면/도로등 복구 미비… 관광객들 큰 불편/상점 수입도 절반으로/파산 상인들 이주 러시 올해는 중국인들이 사업과 금전운이 가장 좋다고 믿고 있는 말띠해. 그러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 거주하는 중국인들 사회에서는 정작 말띠해임에도 불구,사업부진으로 파산하는 상인들의 숫자가 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은 지금 존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은 그동안 가격과 독특한 기념품으로 전 세계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이 도시의 명소였다. 그러나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살고있는 많은 중국인들은 『차이나타운은 이제 종말을 맞고 있다』며 자조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30년동안 차이나타운에서 일반잡화상을 경영해 왔다는 제임스 디아씨는 『최근 몇달동안 수입이 35%나 줄어들었다』고 울상을 지으며 『이젠 더 이상 버틸힘이 없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현재의 상황을 토로했다. 차이나타운이 이처럼 존립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를 강타한 지진때문이다. 이 지진으로 차이나타운의 동맥역할을 해오던 고속도로(프리웨이)가 완파되고 이에 따라 교통사정이 나빠지면서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만신창이가 됐던 고속도로는 지진발생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 그런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뛰어오른 건물 임대료는 차이나타운의 침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지진이후 차이나타운의 여건이 나빠지자 이곳에서 장사를 하던 중국인들은 지금 차이나타운을 벗어나 이웃 오클랜드나 샌호제이 등지로 삶의 터전을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화교사회가 이렇게 위축되자 본토인 중국 상공회의소의 로제팍씨는 『비록 현재의 상황이 어렵다 할지라도 선조들의 정착 초기시절을 생각하며 차이나타운을 지켜달라』고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만류에도 불구,정든 이곳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사정때문에 차이나타운을 등지는 중국인들 수는 계속 늘고만 있다. 자유와 기회의 나라 미국에서 중국인들의 이상과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형성된 차이나타운. 그러나 차이나타운도 이제는 더이상 이들에게 꿈과 이상은 주지못한채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 북한은 대화할 뜻이 있는가(사설)

    인류보편의 가치 추구와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국가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민족으로서의 자립·자주성을 갖고 자유와 복지가 실현되며 평화가 보장되는 민족공동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회복 발전시키려는 민족공동체는 민족의 자존과 번영을 기하고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한 사회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내외의 무성한 통일논의와 무책임한 행동논리로 하여 심각한 모순과 혼돈상태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 안으로는 전민련이 정부당국의 원칙론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범민족대회 평양예비회담에 참석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밖으로는 평양측이 지난 2일 이른바 「임수경 석방투쟁조선위원회」라는 단체이름으로 우리측의 보안법관계 구속수감자들을 「위문방문」하겠다고 제의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그러나 전민련의 독단적인 행동이나 평양쪽의 위문방문 제의는 자주·민족·평화적 접근이라는 보편적인 통일이념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대화나 교류의 상대성을 무시한일방통행식 행동거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그들이 내세운 임의단체의 정체가 석연치 않다. 편지를 보낸 경위나 내용도 예의에 어긋날 뿐더러 단체이름이 사뭇 「전투적」이어서 한마디로 그것이 대남 통일전선전략을 수행하는 위장행동단체가 아닌가 여겨지는 것이다. 그들은 위문방문이 7·20 민족대교류 정신에 부합된다고 주장했다지만 그렇다면 더욱 이 제의가 민족대교류 선언으로 인한 개방과 교류압력을 피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평양측은 민족대교류 선언이 나온 지 불과 8시간 만에 이를 전면 거부했었다. 또 우리측의 대교류 후속조치들을 모두 거부하면서도 범민족대회 서울예비회담을 빌미로 대남선동 책동을 한껏 구사한 쪽도 그들이었다. 그 모든 것이 발전적인 남북대화와 교류의 초점을 흐리게 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것이다. 더구나 평양쪽의 임의단체가 서울을 방문해서 위문하겠다고 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그들은 모두 통일지상의 무분별·무책임한 행동논리아래 국내법을 어기고 밀입북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에 대한 제재와 조치는 명백히 국내법에 의한 것이며 이는 우리측의 체제와 이념에 따른 것이고 무엇보다 내정에 속하는 사항이다. 지난 19년간 갖은 난관과 우여곡절속에서도 그나마 이어져온 남북대화는 모두가 72년의 7·4 남북 공동성명 정신에 입각한 것이다. 민족의 통일은 자주·민주·평화적인 방법이어야 하되 상대방 체제와 이념에 대한 비방이나 훼손은 하지 않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이 남북 공동성명의 정신인 것이다. 북한측은 최근들어 이 근본정신마저 외면하고 있다. 최근 북한측의 일련의 대남자세를 분석컨대 우리는 북한측이 과연 대화에 뜻이 있는지 대남선동에 주력하는지 분간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 제의를 보면 그것은 분명히 대화교류의 차원보다 대남 통일전선전략에 입각한 선전 선동쪽에 더 큰 비중이 두어졌음을 알 수 있다. 대화는 그래서는 안된다. 성실성과 순수성이 결여된 대화는 성공할 수 없다. 교류는 더욱 어렵다. 북한측은 더욱 진지해져야 하는 것이다.
  • 남북문제 해결의 새 초석/노대통령 민족 대교류 제의에 부쳐(사설)

    광복 45년,건국 42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5일동안 분단됐던 민족의 재결합이 일시나마 이루어질 수 있을까. 노태우대통령의 광복절 민족 대교류 선언은 광복에 이은 40여년 분단민족사에 최대의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선언은 88년 7·7선언과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입각한 구체적인 문제해결 의지로서 북한측의 상응조치 여하에 따라서는 분단극복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북한이 분단의 장벽을 제거하고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먼저 대화와 교류가 쌓여야 한다. 남북한 주민 누구나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만나 이산의 한과 적대의 증오를 해소해야 한다. 민족 대교류 선언은 우리쪽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의연한 결의이다. ○「한민족공동체」 의지의 확산 지난 88년 「7·7 특별선언」은 북한에 대한 기존의 기본인식과 정부의 통일외교정책 방향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 그 선언으로써 북한은 더 이상 경쟁·대결·적대하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신뢰와 화해협력을 쌓아나가는 민족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되었다.북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경쟁과 대결의 남북한관계가 결국은 민족 스스로를 해치는 행위라는 자각과 반성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7·7 선언정신에 입각한 지난해의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보다 구체적으로 남북의 공존공영과 민족사회의 동질화,민족공동생활권의 형성을 지향했다. 민족 대교류 선언은 바로 그것을 위한 행동방안이라 해도 좋다. 8·15 광복의지를 바탕으로 민족 대교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다시 설날로,단오절로,추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자 북으로」라고 절규하던 젊은이들의 함성도 잦아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족 대교류 선언은 분단극복의 장애요인을 완전히 제거하고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건너뛰어 이윽고 민족통합과 국토통일의 또 하나의 초석이 되게 되는 것이다. 광복절 민족 대교류 선언의지에는 북한측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개방,남북의 자유왕래 주장이 완전무결하게 발전적으로 함축되고 있다.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서 분단극복의지를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남북 자유왕래의 장애요인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인적 교류에 있어 인원 지역상의 제한이 철폐되었고 그것은 다시 교류의 정례화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폐쇄빗장 풀고 개방해야 최근 우리가 국가전략및 남북한문제와 관련하여 한소 관계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한반도문제 해결의 길을 열고자 함에서이다. 이미 한소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오는 8월 모스크바에서는 양국의 각료급 공식회담이 열리게 돼 있다. 한소 관계개선에 있어서도 우리는 북한을 결코 배타적인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안팎의 여러가지 예민한 정세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소련은 여전히 맹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소 관계개선에서 북한이 배척되고 제외돼서는 안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문제 궁극적인 해결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남북한이라는 사실이다. 그러한 쌍방 당사자끼리의 논의와 합의는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으로써만 가능하다. 대화가 문제해결의 이론이라면 교류는 민족간의 끊어졌던 맥을 다시 잇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북한은 이제 이 대화와 교류의 정례화와 구체화를 위해 상응한 조치를 보여야 한다. 남북한 상호교류에는 인적·물적 분야가 있다. 국제적인 화해조류와 남북한 현실변화의 추세에 비추어 상이한 체제와 이념이 더이상 문제되지 않는다면 남북교류에 있어 이제는 아무런 장애도 없다. 우리는 이미 7·7선언 후속조치의 하나로서 남북한간 물자교역개방조치를 발표한 바 있었다. 지난번 임시국회에서는 남북교류협력법안과 남북협력기금법안이 통과됐다. 북한은 이제 더이상 대화와 교류를 거부하고 회피할 명분이 없다. ○대화와 교류 축적의 길 80년대 중반에 들면서부터 우리는 실로 커다란 변화의 격랑속에 휩싸여왔다. 국제적으로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구축되고 있다. 그 세계사적 추세속에서 오로지 한반도만이 최후의 냉전지대로 남게 되었다. 그것은 7천만 민족의 수치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의 긍지와 자존심을 훼손당하는 일이다. 회고컨대 우리 민족은 조선말엽 세계정세의 흐름에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국권을 상실하고 반세기간에 걸친 민족적 수난을 겪었다. 그러한 역사의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 민족이 세계적 흐름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내외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 때에 비로소 민족 전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 국제정세가 우리 민족에게 항상 유리하게만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유리한 국제정세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다면 민족사의 발전에 커다란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동서독의 예에서 보듯이 지속적인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야말로 남북문제 해결의 길이다. 진지한 대화와 핏줄이 교류하는 가운데에서는 과거의 한과 증오와 적대의식은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옛 러시아 속담에 『어설픈 평화라도 좋은 싸움보다는 낫다』라는 말이 있다. 말을 바꾸면 최악의 대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일깨움일 것이다. 남북한은 이제 전쟁은 다시 말고 적대도 말아야 한다. 북한이 좋다면 오는 8월15일을 전후한 남북한 곳곳에서는 분단민족 재결합의 일대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특히 이산가족들의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북한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 남북대화에 재뿌리기전술「범민족대회」/북한,「판문점대회」왜 열올리나

    ◎“통일논의 주도”인상심어 대외선전 악용/무산땐 고위급회담 거부빌미 삼을수도/재야의 대회참가 부추겨 우리내부의 혼란도 획책 북한이 최근 이른바 「판문점 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해 일본 미국 유럽등지에서 선전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회의 성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측이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개최합의에 따라 오는 9월초 서울에서 열리게 되는 제1차 본회담준비에 부산하고 이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열어보겠다는 의지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북한측은 「범민족대회」에 집착하고 있어 남북국회회담 제11차 준비접촉의 연기선언과 아울러 남북관계개선에 또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범민족대회」는 원래 한국의 재야단체들이 88년 8월 28일 북한측에 먼저 제의했었다. 당시 민통련민청련등 21개 재야운동단체들은,서울올림픽기간중 남북한 및 해외동포들이 참가하는 「한반도평화와 통일을 위한 세계대회 및 범민족대회」를 개최하자고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준비기간이 짧고 정부가 해외 반한인사들의 입국을 제한해 무산됐으며 북한에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뒤늦게 그해 12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성명으로 이를 환영한다고 발표했으며 89년 2월에는 조평통부위원장인 윤기복을 단장으로 한 「범민족대회 예비회담」의 북측대표단을 구성했다. 북한이 오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이 대회의 정식 명칭은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 북한은 지난 6월2일과 3일 베를린에서 북한대표단(단장 김금철)과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소련 등지의 해외 반한인사들만 참가한 가운데 「범민족대회 실무회담」이란 모임을 갖고 이번 대회의 목적 및 세부일정 등을 결정했다. 지난 5일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 북측지역을 오는 8월15일부터 일방적으로 개방한다고 선언하고 한국도 이에 호응할 것을 촉구,「범민족대회」의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이 결정한 이번 대회의 목적은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 대단결의 3대원칙에 기초,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하는데 있으며 대회규모는 남과 북,해외에서 각 50∼2백명 정도씩의 대표단이 참가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참가자격은 정당단체 대표들과 개별적 인사로 하며 당국대표도 일부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대회운영은 남ㆍ북ㆍ해외측에서 가 1명씩 공동의장을 구성,윤번제로 대회를 진행하며 「연구토론회」「문화의 밤」「체육행사」 등의 행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북한의 「범민족대회」개최에 대해 북한문제전문가들은 국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이 통일문제에 대한 주도적인 입장을 부각,국제사회에서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일부 급진세력 및 해외동포들사이에 통일논의를 촉발시킴으로써 『북과 남,해외의 모든 정당 사회단체와 여러 조직들,각계층인사들을 망라하는 전민족적인 통일전선을 형성하여야 한다』는 김일성의 올 시정연설을 구체화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 이후 예상됐던 인민외교 및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외교공세가 현실화된 것으로도 보여진다는 해석이다. 한편 정부당국은 북한의 「범민족대회」개최는 남북대화가 실효를 거두려면 쌍방의 책임있는 당국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먼저 정착되고 이를 통해 당국자간의 회담을 성사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측의 주장을 무시하는 것으로 한국의 재야세력들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회참가를 고집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즉 전민련등이 대회참가를 위해 실정법을 어기고 정부가 이를 법에 따라 봉쇄할 경우 일부 재야인사가 구속될 것이고 이 경우 북한은 우리측 국회사정을 이유로 국회회담준비접촉을 일방 연기했듯이 또다시 이를 빌미삼아 남북고위급회담의 본회담개최를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쟁점법안 처리 둘러싼 여야 움직임

    ◎갈수록 극한 대치… 험난한 종반 국회/야 소속의원 모두 동원,길목봉쇄 전력/여 대 국민 이미지 고려,무리수는 지양 광주보상법ㆍ국군조직법ㆍ방송관련법 등을 상정,심의할 예정이던 12일 국회 법사위가 이들 법안의 상정을 반대하는 평민당측의 회의장 점거및 위원장 출입봉쇄등 실력저지조치로 공전됨으로써 현안법안의 회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자당은 평민당측이 계속해 법사위 개의를 반대할 경우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회부토록 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평민당측 역시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 한 본회장에서의 처리저지등 강경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어 종반국회는 더욱 험난할 전망이다. ○…민자당의 상임위원장단회의등으로 당초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은 하오 2시20분쯤 개의될 예정이었던 회의는 평민당의 「실력저지조」들이 법사위회의장ㆍ위원장실ㆍ소회의실 등 「주요길목」을 봉쇄해 자정을 넘어서까지 개의도 못하는등 진통. 여야는 그러나 지난 7일에 이은 11일의 문공위충돌사태등을 의시한 탓인지 거친 몸싸움보다는 혈전을 벌이며 실랑이를 계속. 특히 회의장을 다른 상위소속 야당의원 30여명에 의해 점거당한 상황에서 김중권위원장은 하오 3시쯤 회의장 입장을 시도하려 했으나 평민당의 위원장전담조인 정상용ㆍ홍기훈의원 등이 위원장실조차 벗어나지 못하게 저지하자 자신의 방에서 여야 의원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여야입장조정을 시도했으나 별무소득. 이 자리에서 평민당측의 박상천ㆍ허경만의원 등은 『광주관련법안은 광주특위로 되돌려보내야 하고 국군조직법ㆍ방송법 등도 법사위에 상정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야 개의에 동의할 수 있다』며 기존입장을 거듭 확인한 반면,민자당의 유수호ㆍ윤재기의원 등은 『광주관련법안이 국회의장 직권에 의해 법사위에 회부된 것인 만큼 법사위에서 심의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광주관련 법안뿐 아니라 기타 민생법안 처리등을 위해서도 원만한 회의진행이 돼야한다고 주장. ○…여야 법사위원들이 김위원장방에서 대치하고 있는 동안 광주 5월단체대표 5명과 광주시민대표 5명이 위원장실로 찾아와 『민자당이 광주보상법을 강행처리할 경우 범국민 투쟁을 벌이겠다』며 강신옥의원등 민자당 의원들과 한차례 법률논쟁을 전개. 이들 대표들이 『아직도 민자당이 양시ㆍ양비론을 고수하고 있느냐』는등 격앙된 어조로 민자당측 법사위원들을 몰아세우자 김위원장은 『이제 알았으니 퇴장해 달라』고 요구. 이들이 퇴장한 직후 김위원장이 전문위원을 불러 『기자와 국회관계자들을 빼고 방청석을 정리하라』고 지시하자 경호권을 발동하는 것으로 착각한 신기하의원(평민)이 『경호권은 의장에게 있어』라고 고함쳐 한동안 험악한 분위기. 이같은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정상용의원이 뛰어들어 『경위들,날뛰면 죽이겠어』 『광주보상법을 통과시키려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죽이고 해』라고 극도로 흥분하자 평민당 의원들이 만류하는등 진풍경. ○…저녁식사를 위한 「정전」을 했던 여야 의원들은 하오 9시쯤 다시 법사위 회의실ㆍ소회의실ㆍ위원장실 등에 모여 「대치」상태로 돌입. 대치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김중권위원장이 제2차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평민당측의 저지로 무산되자 민자당측은 김위원장을 국회운영위원장실로 불러 총무단과 김용환정책위의장등과 대책을 숙의. 이 과정에서 평민당측은 여당이 회의장 장소를 옮겨 광주관련법안등을 통과시키려는 것으로 오인,평민당측 간사인 조승형의원이 운영위원장실로 내려와 민자당측 분위기를 확인하는등 신경전을 연출. 조의원이 운영위원장실로 찾아와 『민자당측 법사위 위원들을 바꿔 다른 장소에서 변칙 통과시키려는 것이 아니냐』고 다그치자 김위원장은 『그런 일은 없을테니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라』고 대응. 20여분간 대책을 숙의한 뒤 법사위원장실로 돌아온 김위원장은 하오 10시50분쯤 3번째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평민당측 저지로 실패. 김위원장은 자신의 방을 나서며 『개의만 해놓고 산회를 하더라도 일단 회의는 열자』고 평민당측을 설득하려 했으나 정상용의원등이 김위원장을 에워싸며 『위원장실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자』며 실랑이. 이어 김위원장과 함께 회의장쪽으로가려던 강재섭의원(민자)이 나서 『회의를 열어 서로 입장을 정리하자. 힘으로 계속 밀어붙일 것이냐』고 고함을 지르자 평민당측은 『힘으로 따진다면 민자당측이 더 센데 왜 그러느냐』며 맞대응. 여야 의원들간의 가벼운 몸싸움이 계속되면서 회의장 진입이 어렵게 되자 김위원장은 위원장실로 다시 돌아갔고 민자당측 박충순간사와 평민당측 조승형간사를 불러 「묘책」을 논의했으나 뾰족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해 또다시 원점으로 회귀. 민자당및 평민당측 의원들은 이후에도 별다른 작전전개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회의실등에 삼삼오오 모여 비상대기를 계속.
  • “정부 자존심 손상”… 대 정치권 불만 표출

    ◎강총리 사표제출서 반려까지/사실규명전 「대독」 강요에 “항의”/총리실 소외등 당정 갈등 앙금 남아/평민선 “부인의도 있다면 국회 모독” 강영훈국무총리가 5일 예산전용 시인ㆍ사과답변과 관련,노태우대통령에게 제출한 사표는 반려되긴 했지만 정치권ㆍ정부내에서는 사표제출을 놓고 그 견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총리의 사표제출은 현직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예산을 전용했다는 정부의 시인으로 노대통령의 명예손상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에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로도 볼 수 있지만 평소 법과 원칙을 존중할 것을 강조해온 강총리의 성품으로 볼때 사실규명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여야합의로 미리 마련된 시인답변을 읽게 한 정치권에 대한 항의차원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큰 것으로 이해된다. 강총리는 이날 청와대로 올라가 준비한 사표를 노대통령에게 제출했으나 노대통령은 『강총리의 인품이나 강직성으로 보아 사의를 표명한 충정은 이해가 되나 현재의 내외상황으로 볼때 사의를 받아들일 사정이 아니다』며 이를 반려함으로써강총리의 사표문제는 일단락됐으나 당정간의 미묘한 기류가 계속될 전망이다. ▷사표반려◁ ○…강총리는 이날 하오 4시 청와대를 방문,노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사의표명과 함께 정식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고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전언. 강총리의 노대통령과의 면담은 총리의 심중을 알고 있는 노재봉비서실장이 당초 정례 독대예정일인 6일을 하루 앞당겨 주선. 강총리의 사과문안은 ▲총리가 발표할 내용이면서도 사과문안 작성에 총리실이 철저히 소외된 점 ▲사실이 아닌 것을 시인해 행정부의 체면을 손상시킨 점 ▲대통령을 모시고 내각을 이끌 수 없다는 책임통감 등 3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후문. 강총리는 이날 하오 3시45분쯤 정부종합청사를 나와 뒤따라오는 사진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잠시 삼청동 공관을 들른 뒤 곧바로 청와대로 직행. ▷총리실◁ ○…총리실 관계자들은 강총리의 사표제출과 관련,『예산전용문제를 사실과 다르게 행정부의 잘못으로 시인,결과적으로 행정부의 체면에 손상을 가져왔다는 강총리의 독자판단에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답변한 이후 총리의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고 소개. 강총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한 사과문 내용을 그대로 읽고 난 뒤 곧바로 측근비서관을 불러 사과문 내용과 작성과정의 부당함,이에따른 책임통감을 내용으로 하는 해명문안을 만들라고 지시했으나 간부들의 만류로 해명문안은 성안되지 않았지만 사의를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 ○…강총리는 5일 상오 열린 정례국무회의에서 비장한 어조로 사의표명사실을 공개하면서 『평소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온 본인으로서 국무위원들에게 죄를 지은 심정』이라고 토로. 1시간15분동안 시종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말미 홍성철통일원장관은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대정부질문의 무거운 짐을 총리 혼자 지도록 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총리의 평소 인품이나 인격으로 미루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위로한 뒤 강총리의 사의철회를 제의해 전국무위원들의 동의를 받아냈으나 강총리는 『이미사의를 표명했다』고 초지일관. ▷정치권 반응◁ ○…강총리의 사의표명 소식에 대해 민자당의 민정계의원들은 『정치권,특히 김대표등 민주계가 자신들의 이미지관리를 위해 행정부를 사실이상으로 매도하고 있는 데 대해 강총리가 행정부를 대신해 불편한 심기를 행동화한 것』이라고 해석. 민자당의 박희태대변인은 이날 강총리의 사표가 반려된 것과 관련한 성명을 발표,『강총리가 국회답변과 관련해 사표를 제출하기까지 이른 데 대해 우리당으로서 미안스럽고 유감스럽게 여겼는데 사표가 반려된 데 대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북대화등 북방정책의 적극 추진과 경제안정및 민생안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소신있게 계속 내각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평민당은 강총리의 갑작스런 사의표명에 대해 예산전용과 관련한 본회의 사과성 발언에 대한 강총리 자신의 불쾌감 표시인지,아니면 여권내부의 알력의 결과인지를 놓고 진의파악에 부심하는 분위기. 김태식대변인은 이날 하오 이와관련,사견임을 전제,『예산을 선심용지역사업으로 전용한 것을 시인해 놓고 이를 다시 부인하겠다는 의도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라면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언급.
  • “물가서 외교까지”… 「보통사람」들과 국정토론

    ◎「국민과의 대화」 2시간34분/사회자없이 진행… 경제정책등 신랄한 질문 쏟아져/치안대책 호소하자 배석한 관계장관 다그치기도 6·29선언 3돌을 맞은 29일 저녁 노태우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 보통사람 1백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계 인사 12명과 국정전반에 관해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7시부터 9시34분까지 2시간34분동안 별도의 사회자없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서부터 통일정책에 이르기까지 국정의 모든 분야를 훑어가 일면 축소판 국회같기도 하고 또 일면 도란도란 마을살림을 얘기하는 반상회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노대통령은 토론자들이 질문을 할때면 볼펜으로 열심히 메모를 하는가 하면 이따금 따가운 채찍질문이 나올 때는 왼손으로 가볍게 턱을 받치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노대통령은 「발전과 국민통합의 90년대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서두연설을 20분간에 걸쳐 한 뒤 토론자 좌석으로 걸어나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는 『이런 자리는 처음 가지지만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얘기를 기탄없이 해달라』고 주문. 노대통령은 첫 질문자인 곽영훈씨(47·건축가)가 『6·29선언의 청사진대로 민주의 집이 제대로 완성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동안의 변화된 국제위상을 설명한 뒤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것』이라며 최종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답변. 서경석목사(42·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사무총장)가 『정부는 KBS사태도 공권력으로 밀어붙이고 CBS방송에 대해 다시 규제하려든다』며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고 신랄하게 질문하자 노대통령은 그동안 비민주적인 요소가 있는 법 1백47개 가운데 1백39개가 여소야대 상황속에서 고쳐졌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선방. 노대통령은 부동산투기 문제에 답변하면서 『얼마전 MBC의 또ㅁ방각하라는 프로를 보았는데 허황된 부동산에 대한 투기심리가 잘 묘사되고 있더라』며 투기근절을 다짐. 서울대 철학과4년에 재학중인 이원영군(22)이 『저는 대학생의 대표는 아니고 아주 평범한 보통대학생가운데 한사람』이라고 말머리를 꺼내자 노대통령은『잘 만났군요. 보통대학생과 보통대통령이 만났으니…』하고 받아 장내는 폭소가 터졌다. 이군이 우리 사회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자 노대통령은 로마의 역사를 예로 들어 『로마가 카르타고를 멸망시켰을 때 그 국력이 절정에 올랐지만 이를 고비로 멸망의 길로 걸었는데 게르만민족의 이동으로 망했다고 하지만 더 큰 내적인 원인은 바로 도덕성의 타락때문이었다』며 지도층의 수범자세를 강조. 노대통령은 주부 근로자 회사원 일반시민 등이 자리잡은 방청석을 향해 『도덕성 문제에 대해 토론자이외에 말씀하실 분 있으면 해보시지요』라고 요청하는등 여유를 보였으나 질문자는 나오지 않았다. 종업원 38명을 데리고 있는 중소기업인 풍국공업사장 최진식씨(48)가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을 호소하자 『요즘 청와대에서는 몇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심지어 청와대공사에도 인부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공감을 표시. 권인숙양 재판특별검사로 이름을 날린 조영황변호사(49)는 『제가 이 자리에 나온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거기 가면 들러리가 된다며 만류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진정한 대화의 장소가 되어야 저의 입장이 현상유지라도 된다』고 말해 장내는 또 웃음. 노대통령은 지난 85년에 여고를 졸업,서진전자 청주공장 생산진도조장이 된 이미영양(23)이 『여성근로자들이 일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갈 때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자 국무위원석에 있는 안응모내무장관에게 『공단주변에 고약한 폭력배들이 날뛰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지요』라고 다그치며 『공단주변의 우선적인 치안확보 계획을 수립해 나에게 보고해 달라』고 즉석 지시. 신한은행대리인 은행원 송선열씨(34)는 질문에 앞서 『가까이에서 보니까 대통령의 귀가 정말 크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고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탈퇴한 휘문고교사 임형재씨(41)는 과열입시 교육비부담 교원의 사기 전교조 등 교육문제에 대해 소나기 질문. 노대통령은 물가얘기를 하면서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대통령한테 고맙다는 소리 한마디 안하면서도 주가가 떨어지면 그렇게 욕이 많이 나와요』라고 말해 장내는 세번째 폭소가 터지기도. 노대통령은 8번째 질문자인 영농후계자 출신 이현복씨(32)가 개인사정을 곁들여 농촌의 어려운 실정을 설명하며 농촌대책에 대해 질문하자 『이군의 말은 나 자신 옛날에 농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을 많이 울려준다』면서 『이번에 호우가 왔는데 수해는 없느냐』고 묻고 이씨가 『보편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하자 『다행이군요』라면서 이씨의 질문에 답변. 노대통령은 전세집에 살고 있는 동일재봉사 노조위원장겸 한국노총안산지부 사무국장 김천재씨(38)가 근로자의 주택문제등 어려움을 말하자 근로자주택 건설계획을 설명한 뒤 『50만∼60만원 봉급자가 자기돈 천만원으로 장기저리융자를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으므로 김위원장도 곧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 노대통령은 12명의 질문자에 대한 답변을 마친 뒤 『오늘 많은 분들의 기탄없는 말씀을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했고 아주 유익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명하고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고 만나고 또 여러가지 하시는 일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여러분들과 고통도 기쁨도 같이 나누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 노대통령은 이어 『아까 서목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을 6·29선언 3주년을 맞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다짐한다』고 강조하고 「국민과의 대화」를 마무리. 청와대당국은 대통령과 직접 토론한 인사 12명 가운데 곽영훈씨와 유화선씨 등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은 KBS·MBC 양 TV사에 추천을 의뢰해 선정. 특히 유씨는 얼마전 신문에서 「국민과의 대화」 예고기사를 보고 청와대대변인실에 전화를 걸어 『내가 그 자리에 나가 꼭 한마디 할 게 있다』며 방청을 간청해 청와대측이 토론자로 선정했다는 후문.〈이경형기자〉
  • 이문옥씨,공소사실 부인/어제 첫 공판

    공무상비밀누설혐의로 구속기소된 감사원감사관 이문옥피고인(50)에 대한 첫 공판이 28일 서울 형사지법 최춘근판사 심리로 열려 검찰측 직접신문을 마쳤다. 이피고인은 이날 신문에서 재벌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보유실태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공소사실은 대체로 시인했으나 공무상비밀을 누설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피고인은 또 『23개 대기업의 부동산보유실태를 감사하면서 업무용과 비업무용 부동산의 분류기준이 법인세법 시행규칙과 은행여신관리 시행규칙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과 이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은행감독원이 조사대상으로 삼은 30대 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부하직원의 판단을 그대로 믿었다』고 진술했다. 이피고인은 『지난해 말 감사교육실교수담당관으로 문책인사를 당하고 올해초 과장승진에서 누락되는 등 인사에 불만을 품고 자료를 누출한 것이 아니냐』는 검찰측 신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피고인은 이에앞서 모두 진술을 통해 『지난86년 해외개발공사 감사도중 당시 새마을본부회장 전경환씨가 아르헨티나장관 2명을 초청하면서 초청비용 4천만원을 공사측에 부담시킨 사실을 발견하고도 상부의 중단지시로 감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피고인은 또 『지난88년 중부국세청 감사때 삼성전자가 같은 계열의 한 회사를 합병한 사실을 감사해야 했으나 상관의 만류로 하지 못했으며 군인공제회 감사때도 대령급이상 간부들이 전역한 뒤에도 골프장에 입장료를 내지 않고 출입해 특별소비세 9억원을 누락시킨 사실을 알았으나 통고처분으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피고인은 또 『지난85년과 87년에는 감사원이 매년 해왔던 해외주재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안기부가 했으며 감사원은 그때 직원을 파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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