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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자 14대 첫 의총·세미나 이모저모

    ◎“화합의 새정치로 국정주도” 다짐/“지도자는 지혜보다 정직성 갖춰야”/노 대통령/“경제에 부담안되는 깨끗한 정치를”/김 후보/「단체장선거」연기등 현안에 충분한 이론무장 당부 민자당은 3일 14대국회 임기가 개시된 후 처음으로 가락동 중앙정치교육원에서 의원총회및 세미나를 갖고 개원협상전략,대통령선거에서의 승리및 국회운영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를 비롯,1백56명의 의원 가운데 이종찬 김재광 심명보 장경우의원을 제외한 1백52명이 참석,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농촌돕기 독려 당부 ▷의원총회및 당3역보고◁ ○…이날 의원총회는 김영구사무총장 등 당4역의 인사에 이어 김용태원내총무를 박수와 함께 만장일치로 인준하는 것으로 10여분만에 종료. 이어 당무보고에 나선 김총장은 대선기획단구성등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밝히며 협조를 당부. 김총장은 특히 『최근 농촌에서 일손이 모자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많은 당원들이 일손돕기 운동에 참여할수 있도록 독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해 눈길. 황인성정책위의장은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95년 상반기에 실시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설명한뒤 앞으로 연일 대선에 맞추어 안정과 개혁성향의 장단기 정책개발을 해나가겠다고 설명. ○“야측 공세 계속될것” 이어 김총무는 『의원여러분의 협조가 없이는 국회운영이 어렵다』면서 『여러분 모두가 원내총무라고 생각하고 개원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 김총무는 『올 연말까지 야당측에서 대선을 의식한 정치공세를 계속해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연기를 비롯한 각종 현안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론무장을 해 우리 주장의 당위성을 홍보해 달라』고 요청. 김총무는 이와함께 원내사령탑으로서 ▲안정적인 정국운영으로 정권재창출을 위한 기반확대 ▲각종 경제문제의 해결을 통한 제2의 도약 ▲모든 갈등의 원내 수렴 ▲생산적이고 민주적인 국회상 정립등 국회운영방안에 대한 포부를 피력. ○노 대통령 직접 사회 ▷오찬◁ ○…낮12시부터 약1시간동안 교육원 구내식당에서 진행된 이날 오찬에서 김영삼후보는 인사말을 통해 『당총재이신 노태우대통령이 역사적인 6·29선언을 착실하게 실천에 옮긴 결과 현재 민주주의는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총재가 이룩한 과업을 계승하고 경제에 부담되지 않는 깨끗한 정치구현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강조. 이어 박태준최고위원은 건배 제의를 통해 『선거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성숙되어 왔으며 당내 민주주의도 전반적으로 발전해 온것 같다』면서 『앞으로 총재와 김영삼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자』고 다짐.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오찬이 끝날무렵 자신이 직접 사회를 보며 즉석에서 3명의 초선의원을 지명해 발언을 유도하고 유머를 소개하며 좌중을 폭소케 하는 등 화기로운 분위기를 연출.이날 노대통령과 초선의원들의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초선의원이 나와서 14대 국회의정활동에 임하는 포부와 각오를 밝혀달라.희망자가 없으니 내가 직접 지명하겠다.종씨인 노승우의원. ▲노승우의원=「노태우·노승우는 형제다」라는 오해 때문에 13대 당시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이번 총선에서는 집권당 후보가 됐으나 돈 몇푼 받지 못해 어려운 싸움이었다.물질적 여건 조달안돼 걱정이 앞서니 잘 보살펴 달라.김영삼후보가 대통령이 될수 있도록 초선의원으로서 신명을 바칠것을 다짐한다. ○형제의원 활약 당부 ▲노대통령=노의원 얘기들으니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진걸 확인할수 있다.이명박의원.이의원은 초선임에도 누구 못지않은 지명도를 갖추고 있고 남다른 경제안목을 가졌다. 주택정책에 대한 시비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명박의원=경제난의 원인은 정책잘못도 있지만 기업이 잘못 대처한 탓도 크다.당면한 경제난을 응급조치와 함께 장기적인 정책으로 동시에 풀어야 한다. 최근의 부동산가격 하락은 원체경기가 나빠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땅값과 주택가격이 내리는 지금 시점이 주택·부동산 정책을 바로 세워야 할 기회이다. 대선을 겨냥해 야당은 주택정책을 마구 제시할텐데 집권당은 실천가능한 정책을내야한다. 나라가 안정되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주택정책이 가장 중요한만큼 여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단합도 중요하지만 변화된 새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진실된 발언에 흐뭇” ▲노대통령=이명박의원과 형제인 이상득의원 있나.의정사상 한 형제가 같은 당에서 활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난형난제란 말도 있으니 지켜보자.박헌기의원은 무소속 출신으로 이번 선거에서 느낀 유권자의식을 소개해 달라. ▲박헌기의원=분에 넘치는 입당환영에 감사한다.무소속 입당으로 정국안정에 기여하고 산적한 민생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선거에서 느낀것은 사회불신 풍조 특히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믿고 살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하며 상식이 통하는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노대통령=묵직하고 진실된 얘기에 흐뭇함을 느낀다.다음은 3선 의원인 서정화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서정화의원=수도권 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대책이 미흡했던 점 대통령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대통령뜻 받들지 못한 점에 죄책감을 느낀다.국민당이 민자당표를 가져가는 상황에서 선전하는 후보에게 감격했다.대통령의 물음에 송구스런 답변을 드리게 됨을 용서해 달라. ○“TV활용이 중요” ▲노대통령=서정화의원은 너무 겸손하다.서의원의 득표전략에 만족하고 있다. 남은시간동안 유머 몇가지 소개하겠다.요즘 신문잡지등에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유머가 많더라. 나 자신도 그 대상에 오르고 있는데 대통령이 날카롭고 지혜롭기보다는 어리석고 우둔하게 묘사돼 어떤때는 기분이 상한다.그러나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독일의 콜 수상도 유머에 등장해 바보 멍청이로 표현되고 영국의 처칠도 바보로 묘사됐는데 하루는 처칠이 화가 치밀어 독하게 항의하려다 친구가 만류해 그만 뒀었다. 그 친구는 처칠에게 어리석게 표현되더라도 만화에 오를때가 쓸모있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요즘 김영삼후보도 콜수상과 나처럼 유머의 도마위에 올라있다. 서독의 슈미트수상은 우수하고 날카로운 분이었으나 인기가 없어 오래하지 못했다.지도자는 결단력이나지혜보다는 어리석게 보일 정도로 진실하고 정직함을 갖추는게 좋다는 얘기가 된다. 김후보를 대상으로 한 유머가 처음에는 언짢았으나 이젠 좋다. 요즘은 TV시대이다.지도자의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는 To be or not tobe,that is the question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TV or not TV,that is the question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여러분들이 잘 모셔서 김후보가 TV에 잘 부각되도록 해달라. ○세미나로 경제공부 ▷의원세미나◁ ○…이어 이날 하오에는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오리엔테이션 성격을 띤 세미나를 계속. 경제분야및 국정운영분야 등 2개부문으로 나눠 개최된 세미나는 김후보를 비롯한 전소속의원이 참석해 기조발표및 의원들이 참여한 토론회를 경청. 서상목정책조정실장이 사회를 맡은 경제분야 토론회에서는 송희년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 「한국경제 진단과 당면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했고 김용태원내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국정운영분야 토론회에는 정시채당지자제특위위원장이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연기에 대한 논리적 사회적배경을 설명.
  • 체육관 4곳 잇단 화재/태권도협 내분따른 방화 추정/제주

    【제주=김영주기자】 5월 한달동안 제주도내 태권도장등에서 의문의 화재가 잇따라 4차례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상오5시20분쯤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체육관에서 불이나 이 체육관 내실에서 잠자던 제주일고 3년 김원창군(18)이 숨지고 50평짜리 건물내부와 운동기구 등을 태워 4백3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에앞서 지난 22일 상오11시35분쯤에는 도민체전 참가 중고교 태권도선수 11명이 합숙하고 있던 제주도체육회 3층 선수합숙소 건물에서 불이 났으며 17일 상오9시30분쯤에는 제주시 용담1동 244의1 도태권도협회 체육관 2층에서 화재가 발생,체육관 천장과 고무매트 80여점을 태웠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밖에 지난 14일 상오7시쯤에도 도태권도협회 체육관에서 경미한 화재가 발생하는등 화재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나 경찰은 방화로만 추정하고 있을뿐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원인과 용의자 등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태권도협회(회장 정리수)는 이같은 연속화재사건으로 6월19일부터 22일까지 유치할 예정이던 「제27회 대통령기타기 전국단체대항 태권도대회」를 지난 15일 반납시켰다가 도체육회측의 만류로 재유치하는 쪽으로 겨우 의견을 모았으며 정회장도 협회 내분설과 함께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가 이를 유보하는등 계속 진통을 겪고있다. 제주에서는 최근 도태권도협회를 둘러싸고 내분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 “성적·하락… 교회 나가지 말라” 만류에/여고생 학교서 투신자살

    【전주=조승용기자】 19일 하오9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2가 전일여고 소강당에서 이 학교 2학년 유완순양(17)이 15m아래 시멘트바닥에 떨어져 신음중인 것을 당직교사인 유성기씨(36)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유씨에 따르면 교무실에서 책을 보고 있던 중 「쿵」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유양이 소강당 옆 시멘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린채 신음중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숨진 유양이 평소 내성적인데다 최근 교회 서클활동에 적극 나서는데 학업성적이 떨어진다며 가족들이 교회에 나간것을 반대하자 고민해 왔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 “미국 자체가 심판받고 있다”/LA폭동을 보는 세계언론의 시각

    ◎일지,“LA폭동 최대 피해자는 한인”/“정의가 조롱받고 있다” 영등선 냉소 ▷독일◁ 독일의 좌파는 LA폭동의 사망자와 부상자를 이날 행해진 메이데이 행진의 테마로 채택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여 진압경찰과 충돌했다.독일 신문들은 4명의 경찰관들이 한 흑인을 구타한 사건에 대한 미배심원들의 평결에 주로 분개하는 칼럼을 미국의 인종적·경제적 곤경에 대한 분석과 함께 게재했다. ▷프랑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일 메이데이를 맞은 라디오 회견에서 이번 폭동은 『무엇보다도 인종적 갈등이며 이는 언제나 빈약한 사회보장제도와 연관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시대통령은 관대한 사람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극도로 보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일본◁ 일본의 신문·방송·통신들은 2일 LA의 인종폭동이 일단 진정국면에 들었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하면서 그러나 이번 폭동의 배경으로 하고있는 미국사회의 「인종적 단층」을 고려할때 완전한 앙금이 가시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을 요하게 될것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특히 도쿄신문의 경우 「LA폭동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흑인들은 착취만 당해온 그들의 오랜 역사속에서 한국인을 최후에 등장한 착취자로 단정,증오의 대상으로 삼고있다』며 『최근 수년간 식료품점 경영등에 두드러진 진출을 보인 한국인에 흑인들은 앙갚음을 하는 듯한 움직임을 이번 사건에서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영국 외무부는 LA여행을 만류하지는 않지만 위험지역은 피하라고 권고했다.이민법의 강화를 주창하는 좌파의 데일리 메일지는 『미국자체가 심판을 받고있다.정의가 편견에 의해 조롱받고 있다』고 논평했다. ▷스페인◁ 중도 좌파의 엘 문도지는 LA사태는 소수백인들은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한편으로 대부분의 유색인종들은 날이 갈수록 형편이 어려워져 절망으로 내몰리고 있는 「세계적 상황을 요약해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라 레퓨블리카지는 LA에서 불타고 있는 것은 20세기의 마지막 10년에 서방선진국과 북반부의 부국들이 보여주는 『환상의 모닥불』이라고 비유했다. ▷교황청◁ 바티칸 교황청은 로저 마호니스 LA교구 추기경에 『시민의 조화와 연대감의 회복』을 기원하는 전보를 보냈다. ▷리비아◁ 국영방송은 흑인폭동을 「흑인들의 인티파타(팔레스타인들의 봉기)」라고 표현했다. ▷레바논◁ 지도급 회교성직자는 1일 LA사태에 언급,『지구의 저편에 있는 또 다른 베이루트를 보는 느낌」이라고 비아냥거렸다.
  • 전투하듯 밀어붙인 「보좌관제」/황성기 사회1부 기자(현장)

    『의원보좌관제는 우리를 뽑아준 시민들마저 반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보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슨 소리야,입닥쳐』 서울시의회 제54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2일 하오4시쯤 민자당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는 의사당 3층 회의실. 곳곳에서 터져나온 야유속에 한 의원의 용기있는 발언은 이내 묻히고 말았다. 총회에 참석한 민자당 의원의 대부분은 「대세는 이미 결정됐다」는 듯 잔뜩 상기된 얼굴로 「전투욕」에 불타 있었다. 곧 반대발언에 나선 한 의원은 『내무부의 언론플레이에 힘없는 시의원만 당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을 성토했다. 이어 다른 의원은 『총선전에는 중앙당과 고위층이 의원보좌관제를 허용해주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라며 험악한 분위기를 고조시켜 갔다. 단상에 있던 김찬회의장은 「위험수위」에 가까운 의원들의 발언이 터져나오자 고뇌에 찬 표정으로 의원들을 만류했으나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의회의 최고원로인 의장에게 야유를 퍼붓는가하면 삿대질을 하며 의장불신임안도 불사하겠다고 협박하는 의원까지 나왔다. 김의장은 의원들의 아우성속에 자리에서 일어나 『무리하게 조례개정을 강행하더라도 서울시가 대법원에 제소해 우리들의 임기까지 확정판결이 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현실론을 편뒤 『반대여론이 거세고 중앙당과 정부도 의원보좌관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며 보류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만큼 여러분들이 협조해 달라』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이같은 호소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원들은 『갈데까지 가자』며 개정안 통과를 강행한다는 뜻을 재확인하고 총회장을 박차고 나왔다. 곧바로 열린 김의장과 10개상임위원회 위원장단과 가진 긴급회의에서도 결론은 마찬가지. 의원들을 개정안 보류쪽으로 설득해달라는 김의장에게 위원장들은 「다수의 뜻」을 들어 의장직권으로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오히려 「현명한 판단」을 요구했다. 이때 다른 방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민주당의원 10여명이 의장실로 쳐들어와 『빨리 본회의를 속개,개정안을 상정하라』고 김의장을 다그쳤다. 이들은 김의장을 둘러싸고『의장이 못하겠으면 병원에나 입원하고 부의장에게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라』는 상식밖의 요구를 하기도 했다. 하오6시20분쯤 김의장이 의원 6∼7명의 「호위」를 받으며 의장실에서 나와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한편에서는 의원 30∼40명이 의장직권으로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에 대비,단상을 점거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김의장은 침통한 모습으로 의원보좌관제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례개정안을 상정했고 『언론때문에 일을 그르쳤다』는 한 의원의 신상발언이 있은뒤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시의원 운영위가 지난 20일 개정안을 발의,가결한디 3일,본회의에 상정된지 불과 30분만의 일이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지방자치법과 무보수·명예직정신에 어긋난다는 거센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승리」를 쟁취한 기쁨에 들떠있는 서울시의회 의원 1백32명의 표정에서 지방자치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 열전표밭 이곳에서는…

    ◎「마당발」 황 후보,여성표 지키기 총력전/강남갑/YS강풍에 “5공의리 강조” 역효과/충무·통영·고성/「김 후보전력」싸고 자질론 시비 재연/대전 동갑 14대 국회의원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전국 2백37개 지역구별 입후보자간 우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서울신문은 총선특별취재반의 생생한 현지취재를 통해 경합이 두드러진 지역을 중심으로 각 후보들의 활동상과 유권자표의 향배등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특히 이번 특별취재는 단순한 상황묘사를 넘어 공명선거실현,민주화과업완성 등 새로운 정치발전을 위해 어떤 후보가 기대를 모아가고 있는가를 추적,보도한다. ▷서울 강남갑◁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이 지역은 황병태(민자)이중재(민주)김동길씨(국민)등 한국 지성을 대표할 수 있는 3인이 맞붙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민자당의 황후보는 그러나 「정치신의를 지켜온 지성」「국가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성」은 자신 뿐이라며 승리를 장담한다. 황후보는 『민주당 이후보의 야당에서의 행적,깃발론을 내세우던 국민당 김후보의 재벌당합류등의 모순을 유권자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후보의 장점은 꾸준한 조직관리. 황후보가 김영삼대표의 1급 브레인으로 3당통합의 막후주역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중앙정치에 바쁜 가운데 지역활동도 빈틈이 없어 가장 모범적으로 지구당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새벽마다 매봉산,선릉,도산공원등 주민산책로 누비기,일요일의 조기축구회 참석등 대민접촉에 있어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않는다.미하버드대석사,버클리대박사,기획원차관보,외대총장등 화려한 경력과 달변을 바탕으로 TV토론회에도 자주 참석,수준 높은 이 지역 유권자 기호에 맞는 활동을 펼쳐왔다. ○「깃발론」모순을 맹공/민주 어부지리 노려 황후보측은 삼파전양상인 이번 선거에서 압승의 관건은 여성표 단속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지난 13대 때는 여성표 확보가 승리의 기폭제였으나 국민당 김동길후보의 출현으로 여성표가 갈릴 우려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황후보는 『11개 단체의 여성조직이 골간을 이루는 여성표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것』이라며 『강남갑에서 국민당바람을 잠재워야 서울에서 민자당승리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황후보측의 당원단합대회에 모인 7천여 청중중 80%가 여성이었다는 점이 황후보의 여성에 대한 계속적 인기를 반증한다. 민주당의 이중재후보측은 김동길후보의 출현으로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 이후보는 민자당 황후보와 1대1로 맞설 경우 승산이 적으나 국민당 김후보가 황후보의 여성표를 어느 정도 잠식한다면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민당 김후보는 전국적 지명도를 바탕으로 별 연고가 없는 이지역 선거에 출진했으나 지명도가 바로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 이곳의 금강기획·현대산업개발·현대백화점등 현대계열사가 1차 득표밭이지만 재벌당의 좋지않은 이미지극복이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이 지역의 수준높은 유권자들은 김후보가 새정치를 하겠다고 새한당을 만들었다가 정주영씨 밑으로 들어간 사실에 상당한 거부반응을 느끼고 있다.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왔으면 모르되 「현대당후보」로 출마,당초의 「참신성」이 퇴색한 마당에 득표력은 대단치 않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따라서 국민당 김후보의 세가 지금보다 확산되기는 힘든 실정이어서 민자당 황후보가 쌓아놓은 아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 ▷대전 동갑◁ 오픈게임격인 당내 공천전에서 여야 공히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이 지역은 남재두(민자),김현(민주),이대형(국민)3후보가 맞붙게 된다. ○JP바람 확산 기대/표밭관리 동분서주 충청권의 「정치1번지」로 불릴 만큼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는 이 지역 유권자의 주된 관심은 「철새정치인」들로 급조된 국민당등 신당의 동향보다는 지난 13대총선에서도 맞붙었던 남전의원과 김현의원의 재대결에 쏠리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 특히 지난 총선에서 「JP(김종필민자당최고위원)바람」에 밀려 당시 공화당의 김후보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했던 남위원장이 이번에는 거꾸로 「중부권 역할론」으로 불리는 「JP바람」의 확산을 통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13대총선에서 불과 2천5백여표차로 고배를 들었던남후보는 그 이후 현재까지 2천7백여건의 주례를 서는 등 「몸으로 때우는」맹렬한 「표밭관리」로 절치부심,설욕을 장담하고 있다.1주일에 평균 5회 이상 주례서기와 상가방문 등으로 바빠서 정치초년병 시절 싱글이었던 골프솜씨가 현재 초심자 수준으로 후퇴했을 정도로 서민층 밀집지대 등을 누비며 와신상담해 왔다는 것이 남후보측의 설명이다. 재선관록의 남위원장측은 연속당선을 좀처럼 허용치 않는 이 지역의 독특한 선거분위기를 감안,대전지역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서는 3선이상의 중진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입장이다. 당내 공천경합을 벌였던 이양희 청와대정무비서관과 이지영 전 대전매일사장이 출마포기를 선언,남후보 진영은 한결 홀가분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의 김의원도 공천과정에서 그를 괴롭혔던 강구철 대전충남국민연합집행위원장이 출마를 포기해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공천과정에서 휘말렸던 「전력시비」를 극복하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김의원은 특히 과거 정치입문전의 전력으로 인한 자질론시비를 아직도 겪고있는데다 5공청문회에서 특정증인에 대해서는 고압적 자세를 보인 반면,일부 증인에 대해선 「저자세」를 보인 점이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투영되고 있는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는 것. 국민당으로 말을 갈아탄 이대형 전 민주당지구당위원장의 경우 젊은 유권자의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분위기를 감안,신당바람을 일으킨다는 입장이나 그의 잦은 정치적 변신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 지는 불문가지. ▷충무·통영·고성◁ 김배지를 향해 모두 5명이 출진채비를 갖췄으나 현지분위기로 볼 때 민자당의 정순덕후보와 무소속의 허문도후보간의 2파전으로 압축된 양상. 특히 5공핵심세력으로 「5공자존심」을 자처하는 허후보와 민자당사무총장을 지낸 정후보의 이번 한판 승부는 대표적인 5·6공대결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이들 후보는 그동안 지역구 관리에 있어서도 「A」학점의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누가 이기더라도 결국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나리라는게 양측캠프의 진단이나 정후보가 4선 고지를 무난히 점령할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함께 도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YS(김영삼민자당대표)바람이 강한 곳이라 허후보진영이 이를 어떻게 막느냐가 최대관건이며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고전할 것이란게 주위의 분석. 특히 아직까지도 5공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어 있는 상황에서 허후보측이 전전대통령측과의 의리를 앞세우는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며 선거막판 YS강풍이 휘몰아칠 경우 도저히 견딜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후보측은 그간 지역구에서 10여년동안 갈고닦은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점으로 중앙무대의 큰 정치인을 내세우며 곳곳을 파고들고 있다. ○지역구 관리 “A학점”/“당락표차 근소” 예측 더욱이 정후보측은 김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경남지역 공천심사위원으로 적극 밀 정도로 YS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데다 13대 당시 3천표차이로 2위를 기록한 민주계의 김동욱 전의원도 김대표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정후보 지지쪽으로 돌아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후보측은 캐치프레이즈로 YS대권을 확실하게 겨냥,「큰 일꾼과 함께 더 큰 일을」로 내걸어 자신이 YS대권고지달성의 버팀목이 되겠다며 이 지역 고유의 YS지지표 싹쓸이에 본격 돌입. 반면 허후보측은 5공시절 대통령정무수석,통일원장관을 지낸 「똑똑한 사람」임을 내세워 정당보다는 인물본위의 선거를 호소하고 있으나 현지 분위기는 냉담한 편. 허후보진영은 5공시절 대통령정무수석과 민정당사무총장까지 지낸 정후보가 최근 YS쪽으로 접근한 사실을 공격하는 동시에 역으로 5공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고 있으나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 허 후보는 또 이곳의 YS바람을 의식,자신이 원내에 진출하면 YS가 대권을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밀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다녀 자신의 최대강점으로 내세운 「의리」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밖에 민자당 전국구인 최이호후보도 무소속으로 출전했으나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이며 오히려 고성지역(5만2천표)의 표분산으로 정후보에게 유리한 국면만 조성해줄것이라는 분석. ○서울강남갑 ▲황병태 57 자 현 의 원 ▲이중재 67 주 전 의 원 ▲김동길 63 국 전연대교수 ◇유권자수 16만7천명 ◇서울의 대표적 중·상류층 거주지. ○대전 동갑 ▲남재두 52 자 전 의 원 ▲김 현 42 주 현 의 원 ▲이대형 50 국 상 업 ◇유권자수 11만2천명 ◇여당 원외위원장과 야당 현의원간의 13대총선에 이은 재격돌. ○충무·통영·고성 ▲정순덕 57 자 현 의 원 ▲홍순우 39 주 언 론 인 ▲송기태 30 신 대학원생 ▲허문도 52 무 전 장 관 ▲최이호 58 무 전 국 구 ◇유권자수 14만6천명(충무 5만7천,통영 3만4천,고성 5만2천) ◇5∼6공의 대표적 접전지역.
  • “사회발전은 기존정당 중심 개혁과 수혈로”

    ◎민자당 전국구에 발탁된 이명박씨/우후죽순 신정출현 정치후퇴 불러/정주영씨 국민당창당 만류했었다/실물 경제통으로 발탁… 기업과 정치는 달라 민자당전국구후보 25번으로 비밀리에 「전격」발탁된 이명박전현대건설회장은 6일 『당에서 실물경제에 밝은 사람을 찾다보니 내가 선택된 것 같습니다.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기용을 둘러싸고 「국민당견제용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남의 당을 의식해서 전국구인선을 하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내가 듣기로는 여러 사람들이 나를 실물경제통이라고 추천했고,또 지도부도 바로 그점 때문에 나를 선택한 것으로 압니다』 전문경영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명박씨와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당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기존의 민자·민주양당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게 전혀 없지는 않다고 본다.그러나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역시 기존 정당이 중심이 되어 끊임없이 자체개혁하고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그렇지 않고 우후죽순처럼 새 당이 생겨나고 너도 나도 정치하겠다고 뛰어들면 정치는 후퇴할 뿐이다.국민이 기존 정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와 같다.새로운 정당들은 말은 그럴싸 하지만 기존 정당보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거기에 희망을 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당에 합류하라는 요구가 있었을텐데…. ▲정주영대표가 나에게 새당을 하니 합류하라고 한 것은 작년 11월이 돼서였다.당시 나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나는 물론이고 주위의 몇몇 인사가 당을 만들어 정치하는 것을 만류했었다.정치 잘 하겠다는 사람을 뒤에서 지원하고,아산재단을 통해 사회사업하듯이 정치도 그런식으로 하는게 좋지 않느냐고 권고했었다. ­정주영씨와 헤어지게 된 결정적 동기가 있다면. ▲국가에 봉사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정대표와는 앞서 말한 것처럼 견해차도 있었지만,실제적 측면에서도 내가같이 가면 피차 이로울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둘이 함께 새당을 할 때 그게 현대당이지 공당이냐하는 소리가 생길 것 아닌가.일부 사람들이 정대표가 가면 나도 당연히 가야 한다는 식의 가부장적 생각으로 「불화운운」하는 것 같은데,이건 곤란한 발상이다.각분야에서 사람중심사고를 탈피하자고 하지 않는가.어느 사회·조직이건간에 일을 중심으로 움직여 나가는게 당연한 현상이다. ­민자당지역구 공천얘기가 나왔었는데. ▲나로선 사실 국민당 창당 이전부터 민자당쪽을 생각해 왔다.새인물을 끊임없이 보충해서 정치 발전을 기한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까닭이 없지 않는가.내가 국회의원에 출마한다고 할 때부터 민자당쪽에서 「영입」얘기가 들려왔다.그러나 내가 지역구에 출마했을 경우 여러가지 상황을 신중히 생각한 끝에 민자당공천 권유를 사양했었다.기업만 생각할 때와는 달리 정치를 하게 되면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특히 같이 일했던 정대표가 다른 당을 만들어 정치에 나서고 하니까 부담도 없지 않고. ­한때 서울시장출마설도 돌았었는데…. ▲내가 14대에 출마한다고 하니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내 경력으로 보아 국회의원보다는 서울시장같은 단체장이 적합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해왔다.나도 그쪽으로 관심을 돌리기도 했었고.그러나 이제 전국구의원후보로 정식입문하게 됐으니까 우선은 그에 맞는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지역구출마자를 위해 지원유세를 다닐 계획은. ▲우선 오늘(6일)경북 영일·울릉지구당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내친 김에 포항지구당도 둘러보고 나서 내가 선거지원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생각이다. ­정주영씨의 정치참여 동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6공에 대한 불만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들 하는데 만일 그게 주원인이라면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고 또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주영씨가 기업에서만큼 정치에서도 성공할 수있을지…. ▲기업과 정치는 다르다.기업은 조직을 통해 운영하는 것이고 정대표는 그에 따른 감각이 몸에 배어 있을 것이다.그런 감각을 정치에 적용했을 때 결과가어찌 나올지는 쉽게 예단키 어렵다고 본다.
  • “천사의 화음 선보였죠”.서울 정박아합창단 창단 전익준씨(인터뷰)

    ◎5월 대구공연계획… 경비부족 안타까워 『지난해말 가진 「서울 정신지체청소년합창단」창단공연은 우리들에게 오래 기억될 일이 아닌가 합니다.각계에서 쏟아져 들어온 뜨거운 격려와 성원은 1백만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 자신의 장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일깨워 주었으니까요.장애자들이 있는한 계속돼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무엇보다도 사회의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통한 장애치료」라는 믿음을 꺾지 않고 정신지체장애자합창단을 맡던 서울시정신박약자복지관 전익준관장(55).창단기획은 물론 예산조달에서 노래지도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노력으로 글씨도 제대로 읽을줄 모르는 지능지수 25∼70사이의 정신지체아들의 흩어진 목소리를 화음으로 모아 국내최초의 정신지체아합창단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올해 살림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지난해는 한기업의 도움으로 창단공연까지 실현됐습니다만 올해는 뚜렷한 후원자가 아직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특히 오는 5월로예정된 대구정기연주회 경비마련이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난해10월1일 창단이래 두달이라는 짧은 연습기간을 거쳐 11월26일 열린 창단공연에서 서울시내 8개 정신지체특수학교와 복지관소속의 37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이 들려준 동요·민요등 21곡에 이르는 노래는 우리나라 장애자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그러나 몇달 남지 않은 대구공연경비조달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정신지체합창단창단을 준비하고 있으나 예산부족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서울신문보도(91년8월5일자)를 보고 럭키금성복지재단이 7백만원의 운영비를 기탁해와 해결할 수 있었다』는 그는 올해도 후원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
  • 재벌신당이 설자리는 없다(사설)

    현대그룹의 총수인 정주영씨가 국민들의 당혹감과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신당창설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을 8일 밝혔다. 그동안 여론의 부정적 시각과 만류권고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기자회견을 통해 창당을 선언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른바 재벌신당은 민주사회에서 불문률적으로 지켜져야할 정경분리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커다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현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중의 하나는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을 적절히 배분하고 자본의 집중을 조정하여 국민이 보다 고르게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벌의 정치참여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정경유착에 대해 크게 경계하게 되는 것이다. 재벌이 특정 정치세력을 뒤에서 금력으로 지원하고 그 반대급부로 이권을 챙김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 전체에게 돌아갈 몫을 가로채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의 재벌신당은 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재벌이 권력까지 돈으로 사서 모든 것을 한손에 쥐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비판과 반대는 클 수밖에 없다. 이 신당에 정씨가 직접 모든 것을 챙기는 주역으로 참여한다니 참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처신이라 할 수밖에 없다. 정씨측은 국민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정당을 만들 권리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당을 만드는데는 국민 속에 뿌리 내릴 수 있는 이념이 있어야 하고 그에 걸맞는 인물들이 모여야 성공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이런 점에서도 신당은 국민앞에 뚜렷한 대답을 내놓기 어렵다. 정씨나 참여인물의 성격상 또 하나의 보수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면 신당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정치판도를 더욱 혼란시킬 뿐이다. 인물을 보더라도 정씨의 측근이나 이미 흘러간 구 정치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 눈에 띄는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비중있는 인사들이 영입을 고사한 참뜻을 정씨는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신당측은 여야의 공천결과를 보고 참신·유능한 낙천인사를 골라 영입한뒤 적극지원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낙천인사가 과연 얼마나 참신·유능할 것인지 의문이 간다. 또 지원이라면 금력을 말함인데 가뜩이나 「돈쓰는 선거」와 이에 따른 경제에 불안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참으로 걱정스럽다. 「참신한 인사」가 돈을 마구 쓴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 것이다. 필경 정치꾼이나 정상배들이 주변에 들끓겠지만 과연 정씨가 이들을 가려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씨는 이런 여러가지 문제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마음을 돌려 경제발전에 진력해온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줄 것을 진심으로 권고한다. 그렇지않고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신당이 나올 수는 있으나 결국 국민들의 거부감 때문에 좌초하고 말 것이다. 정치에 자금은 필요하나 돈만으로 정치를 할 수는 없다.
  • 재벌당은 「여론의 강」을 건널까/김만오 정치부차장(오늘의 눈)

    많은 사람들의 질책과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이 4일 이달 하순쯤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이날 보도진에게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다.그러나 세간에서 강력히 지적하고 있는 「정경유착」「돈 정치」「재벌의 정치참여 부당성」대목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해명도 하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정치풍토 쇄신」운운하며 큰 소리쳤다. 평소 『2천억원 정도면 국회의원 1백명은 만들 수 있다』고 말해왔던 정회장은 창당자금으로만 이미 1천3백여억원을 준비했다.그는 『항간에는 우리 신당이 4대 선거에 끼어들어 자금을 살포하면 어지러움을 줄 것이라는 말이 있으나 전혀 그런 우려가 없다』고 강변했다. 또 신당창당 이유에 대해서는 『신당을 만들지 않으면 현행 선거법상 당선되기 힘들다는 총선 지망생들의 조언에 따라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범국민적인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고 정치계절을 맞아 어중이떠중이 정치꾼들에 의한 「정치과수요」사태로 정치판이 난장판이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회장의 말은 안하무인격인 폭언에 지나지 않는다. 시체말로 「돈이면 못할 일이 없다」는 식이며 「돈이 많으면 뵈는게 없어진다」는 일반의 지적과 다름 없다. 정회장은 더 이상 정경유착 할 수 없으니 그동안 번 돈으로 직접 정치권력을 사버리겠다는 생각에 빠져있는 것인가.경제와 언론·권력의 복합체로 무장된 현대왕국을 건설하겠다는 허황된 꿈속에 함몰된 것인가.아니면 6공과의 불편한 관계때문에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반추하는 것일까. 미국의 록펠러는 부와 명망을 함께 갖고도 재벌이 정치일선에 나서면 안된다는 여론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대통령출마 의사를 철회했었다.또 케네디대통령의 아버지 조셉 케네디도 엄청난 재산과 능력을 가졌음에도 역시 같은 이유로 정치를 포기하고 그대신 자기 자식들을 정치가로 키우는데 전념했다.재벌이 권력을 넘보면 경제와 정치를 한꺼번에 망치게 된다는 것이 세계적인 경구가 되어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 일본에 기술이전을 해달라며 「구걸」하는 서글픈 처지에 놓여있다.한국의 최대 재벌이며 이름난 기업가인 정회장이 할 일은 기술개발투자와 경제재건을 위해 여생을 바치는 일일 것이다. 정회장은 지금이라도 돈만 가지고는 정당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경륜있는 정치인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칠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장담하면서도 변변한 인물도 찾지못하고 조직도 없으며 정강정책도 세우지 못한채 오로지 정치꾼들을 꾀기위해 돈다발을 흔드는 작태는 그만두어야 한다.돈으로 정권을 사겠다는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 정회장이 신당창당을 강행한다면 국민들의 반감을 극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호된 성토를 받을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 「왕회장」의 정치외도 “무모한 욕심”

    ◎신당설 파문… 재계의 걱정스런 시각/“무역적자·UR타개에 앞장설 땐데…”/방향타 잃고 표류하는 거함 보는것 같다/「정경일체」 발상… 국민들이 호응하겠나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이 최근 정치참여 혹은 신당결성설을 계속 퍼뜨리며 각계 인사와 접촉을 활발히 벌이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재계는 당혹감과 함께 한사람의 뛰어난 경제인을 걱정하며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당대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을 이룬 정회장의 경제적 업적을 존경하고 있는 재계인사들로서는 정회장의 최근 행보를 흡사 방향타를 상실한 거함을 보는 것처럼 불안해하고 있다. 1백억달러를 넘는 무역적자,대외경쟁력 상실,산업구조의 재편 등 경험있고 능력있는 경제인들이 해결해야할 엄청난 경제과제가 쌓여있는 현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옆길」로 빠지려는 정회장의 의도를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회장과 함께 국가경제발전에 땀을 쏟아온 재계 원로들은 그렇잖아도 한사람의 원로라도 아쉬운 우리 사회에서정회장같은 대기업가가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포기하고 정치의 문턱을 넘보는 것은 「제2의 인생」이 아니라 「치기어린 저돌」또는 「노망」으로까지 보며 극구 만류하고 있다. 물론 현 정치권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과 혐오의 반작용으로 정회장의 정계진출 움직임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층도 없지 않으나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뜻있는 재계인사들의 대부분은 정회장의 「노욕」이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재계 전체 또는 나라 장래에 엄청난 부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전직 고위관리출신의 한경제단체장은 『정치란 우선 자질 못지않게 국민에게 제시할 이념이 중요한데 무조건 대권냄새만 풍긴다고 정치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돈이면 다된다는 발상이야말로 위험스럽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정회장의 최근 행동은 재계의 원로로서 몰지각하고 경솔한 행동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두뇌회전이 빠르기로 소문난 정회장의 총명이 욕심에 가려진 것 같다』고 비난했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도 『참신한 인물을 돕고 싶다면 소리 소문도 없이 도와야지 돕기도 전에 광고부터 요란스럽게 떠벌리는 저의를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경제는 기업인에게 밭겨야 한다는 자신의 말처럼 정치 역시 전문적인 정치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런가하면 정회장의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S그룹의 한 임원은 정회장이 현대그룹 계열의 광고기획회사를 통해 여론조사한 결과 차기대권후보의 첫번째 자질로 현재의 경제적 난국을 타파할 수 있는 경제적 식견을 갖춘 참신한 인물을 선호하고 있는데 크게 고무받은 것같다면서 『그러나 역사상 재력과 권력을 동시에 공식적으로 소유한 예가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회장의 정치 「발병」시점을 지난 89년2월 방북때 시작된 것으로 보고 『그때부터 자신을 북방밀사로 착각하기 시작한데다 주변에서 제동을 걸만한 「장치」나 사람이 없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회사의 한 임원은 『그렇잖아도 시끄러운 정치판이 정회장이 가세함으로써 더욱 시끄러워지게 생겼다』고 못마땅해 하면서 『노망이 들었거나 정치자금을 내기 싫어 잔재주를 피우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분석했다. 10대 재벌의 한 총수는 『정회장이 경영에서 손뗀 뒤 자연인의 자격으로 정치를 하겠다면 몰라도 현재의 직함과 재산을 토대로 정치를 하겠다는 발상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구나 개인 욕심으로 인해 재계 전체 또는 나라경제전체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재벌총수도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정회장은 이미 개인의 신분을 넘어선 공인이기 때문에 그의 정계진출은 곧 현대그룹 또는 재계의 정계개입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정경유착에도 부정적인 국민이 이처럼 재벌이 노골적으로 정경일체를 실현하겠다는 식으로 나서겠다는데 호응할리가 있겠느냐』며 정회장을 적극 만류할 뜻을 비쳤다. 반면 금속회사를 경영하는 한 기업인은 『현실정치가 국민에게 너무 큰 실망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가 정계진출을 결심한 것 같다』고 나름대로 유추하면서 『사업가는 항상 합리적이기 때문에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순수한 뜻으로 정치를 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회장의 정계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한 기업인도 이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자칫 정경유착을 심화시키는 소지로 비칠 수 있는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재계인사들은 정회장의 본심이 어떻든 국민의 눈에는 정치를 돈으로 사려는 행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면서 황금만능풍조를 재계가 앞장서 부추기는 형국을 빚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정회장이 정계에 돈으로 직접 참여하는 선례를 남길 경우 앞으로 정치권이 기업성장을 더욱 경계의 눈으로 주시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정상적인 기업성장마저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기업의 일차적인 의무는 「산업보국」이며 건전한 자본주의의 육성을 위해 정치자금이나 체제유지비 성격의 준조세를 내면서 정당한 기업활동의 틀과 바탕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로비를 하는 것은 인정되고 있다.그러나 재벌그룹의 총수가 직접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경우는 제대로 된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특히 정회장처럼 뛰어난 경제적 성공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경제인은 지금의 경제난 타개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 그룹인 현대를 외형만 아니라 내실에서도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정회장을 「욕심많은 시정 잡상배」가 아닌 영원한 기업인으로 존경받게 만드는 길이라는게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 만류에도 고집 안꺾는 「정 회장 정치행보」

    ◎주변인사들이 밝힌 「신당설」 안팎/“국민감정과 배치” 충고 아예 무시/물망오른 영입대상자 대부분 「동행」 꺼려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77)은 14대 총선참여 및 신당창당을 위해 극비리에 5인의 실무작업반을 현대그룹내에 구성,전직 각료와 전·현직의원,언론인출신 등과의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대상으로는 지난 7월 정회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동행했던 정치·경제·학계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외무장관을 지낸 C모씨에게는 서울·경기지역을,국방장관을 지낸 Y모씨에게는 호남지역을,교통부장관과 국회농수산위원장이었던 L모씨에게는 강원지역을,언론인출신에 한국방송공사사장을 지낸 P모씨에게는 영남지역을 맡도록 요청했다는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확인되고 있다. 또 현역의원인 민주당의 C모의원과 구정치발전연구회 멤버들과도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회장이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주식을 종업원 17만여명에게 팔아 1천3백41억원을 마련한 것도 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6공화국의 경제시책을 비판한다든가,지난 17일 강동가톨릭문화원부설 강동한마음지역사회학교 개교식에서 1천여명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통일교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지난 20일 유림들과의 만남에서 유교방송국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것,각계의 주요인사들 대부분에게 연하장을 발송한 것 등도 정계진출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들이다. 정회장의 아들인 민자당의 정몽준의원은 『단순히 정치권에 도움을 주겠다는게 회장의 뜻일 뿐 신당창당 등의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일단 부인하면서도 『정치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여러방안을 모색하고 있는중』이라고 밝혔다. 정회장은 지난 20일 전경련 송년모임에서 『정치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민주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겠다』면서 『그러나 민자·민주당 등 기존 정당의 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정회장의「서울시장 출마설」에서 시작되어 현대그룹 산하 계열회사 사장들의 14대 총선출마로 이어지고 있다. 정회장은 당초 신당을 결성한뒤 총선후보를 낼 계획이었으나 선거시기가 임박해오고 영입문제가 수월치 않아 우선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 희망자를 비롯,현 정당에 불만을 품은 의원들을 지원하뒤 총선후에 당을 결성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의 이같은 복안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야의 반응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회사 회장으로서 막강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정회장이 권력을 지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민정서가 이를 용납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정경유착의 온실속에서 부를 추구해왔던 정회장이 정부 당국으로부터 세금을 추징당하는 등 최근 6공화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되자 피해의식에 젖어 정치권력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발상은 자기모순일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 의식에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회장이 접촉했던 상당수의 인사들도 신당창당에 회의적인 의사를 표시해 생각보다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정회장측은 처음 계획보다 광범위하게 영입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은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일부 인사들에게 신당창당의사를 물었다가 대부분이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더이상의 접촉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5명으로 구성된 실무팀의 팀장으로 알려진 김종규전연합통신사장은 『한달반쯤전에 정회장을 만나 정치·경제등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지만 신당을 창당하는데 도와달라느니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요청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김전사장은 또 『현대그룹안에 문화기획실이라는 게 있다는 것은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지만 별동대라는 별명의 실무팀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다』면서 『정회장이 신당을 만든다는 얘기는 신문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범준전교통부장관은 『한달전쯤에 정회장과 만나 정당을 창당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만류했다』면서 『현재 민자당에서 정책평가위원회의 농수산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어 정회장의 창당작업을도와줄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고 밝히고 『중국에 동행했던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지만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회장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태전한국방송공사사장은 『정회장을 최근에 사적으로 만난적도 없고 신당창당등과 관련해서 어떤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밝히고 『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겠다는 얘기인데 현재로서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고흥문전국회부의장은 『정당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으레 내이름을 한번씩 거론하는 것 같다』면서 『지난 11년동안 정치를 안해왔는데 현재로서도 정치를 안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양호민한국논단사장은 『정회장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정치라는 것은 원래 하던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기업가나 학자들이 갑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의를 나타냈다. 한완상서울대교수 역시 정회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정회장이 신당을 창당하는 생각이 있더라도 정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빈전부총리는 『지난 열흘동안 아프리카의 수단에 가 있었다』면서 정회장의 신당창당설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조세형의원은 『얼마전에 영입교섭을 받은 적이 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으며 정치발전연구회측도 현대측으로부터 교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노신영전총리도 정회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한측근은 『노전총리는 20여일전부터 개인적인 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면서 『정회장과 만나 신당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리송한 정주영씨의 요즘 언동/공·사석서 던지는 한마디의 의미는

    ◎“내년초 중대선언”… 총선 의식한듯/시대상황 적응못한 「노인성 옹고집」 추측도/은퇴시기도 수시 번복… 의혹 증폭 정계진출설 등 최근 세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11월말 관훈클럽토론에 초청연사로 나와 『여야를 막론하고 나라의 미래를 맡길만한 지도자를 발견할 수 없다』고 말해 정가에 충격파를 던진 이후 정회장은 공·사석을 통해 정치권을 긴장시키는 「깜짝」 발언을 잇달아 터뜨리고 있다. 그는 20일 재계송년모임에서도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없으며 참신한 정치인의 요청이 있으면 지원해줄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바로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사석이나 측근을 통해 자신의 정계진출 의지를 퍼뜨리는 등 앞뒤가 엇갈리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그 저의가 무엇인지 아리송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정회장이 20일 『내년 1월쯤 새로운 중대선언을 할 것』이라고 한 공언이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총선등 정치일정과 무관하지만은 않은것 같아 그의 언동에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지난 87년 전경련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회장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모임에 연사로 참석,각종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했다가는 즉각 이를 번복하는 「치고빠지기」식 작전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도 의혹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자신의 정계진출설에 대해 10월9일의 회고록출판기념식과 11월25일 희수연에서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다.그동안 배우고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와 민주발전에 기여하는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피력,정계에 나설 뜻을 우회적으로 비췄다. 또 11월29일의 대구지역사회학교 페스티벌에서는 『기업가도 국민의 한사람이며 경제발전에 공헌한 사람이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이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런가하면 사석에서는 『정치란 별일이 다 벌어지는데 그래도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올안에 그룹에서 손을 떼고 정치에 진출할 확고한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그의 핵심측근인 이명박 현대건설회장도 12월8일 김포공항에서 『정회장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보다 큰 일을 하기위해 그 방안을 찾고 있으며 곧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며 정회장의 정계진출 선언이 임박했음을 넌지시 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정계진출설이 의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정회장은 12월7일의 기자간담회와 20일의 재계송년모임에서 『나는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을것 같아 직접 정치를 할 생각이 없으며 참신한 인물을 지원할 생각』이라고 발뺌했다. 더구나 그는 7일 김동길교수의 태평양시대위원회를 둘러싼 지원 혹은 신당창당설에 대해 『정치와 경제는 현실이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을 돕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가 20일에는 『김씨의 요청이 있으면 지원하겠다』며 신당창당 혹은 참여의 추측을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정회장의 정치참여 내지 신당창당설은 지난7월 이한빈 전부총리,박 홍 서강대총장,장을병 성대총장,정의숙 이대재단이사장,허화평 현대사회연구소장,고흥문 전국회부의장,박현태 전KBS사장,한완상 서울대교수등 각계인사 66명을 대동,중국을 방문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나돌기 시작했다.특히 최근에는 정회장이 중국에 같이갔던 이들과 자주만나 신당창당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이 그룹에는 허삼수 전사정수석,김용갑 전총무처장관등 5공핵심인물들도 가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회장의 속셈이나 저의를 아직 한마디로 단정키는 어려우나 「10·26」추도사에서 3공에 대한 향수와 6공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든지 6공에 접어들면서 노골적인 불만이 많아졌다는 측근들의 말등을 종합해볼 때 몇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우선 절대권력과 유착,이를 배경으로 밀어붙이기식 경영방식을 구사했던 그가 변화된 시대상황에 적응치 못하고 「노인성」옹고집으로 좌충우돌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 재계의 황제로 등극한 그의 입장에서 재계의 영향력을 압도하고 있는 정치의 논리에 동경을 느껴 정치에 일생의 마지막 도박을 해보고픈 유혹을 느끼고 있는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사업에서는 무엇이든 뜻한대로 이루어 당대에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그가 정치는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있는 것이 안타까워 사회원로급 인사로서 걱정어린 질책을 하고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정 안되면 내가 직접 해보겠다는 정회장 특유의 오기와 자신감이 발동했음직도 하다. 그러나 본심이 어느 것이든 정회장의 최근 언동은 『영원한 기업인으로 남고 싶다』던 올해초의 소망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 “과수연 감정결과는 공정”/유서대필 강기훈피고 3년 선고

    ◎“변호인측 자료 진위 불확실/분신 적극 만류 안한건 자살방조”/서울지법 서울형사지법 합의25부(재판장 노원욱부장판사)는 20일 「전민련」총무부장 강기훈피고인(27)의 자살방조등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강피고인이 숨진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숨진 김씨의 유서라는 것이 강피고인이 쓴 것이며 김씨의 수첩이 조작된 것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를 모두 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이 법정에 제출한 증거를 종합해볼때 강피고인이 유서를 대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히고 『이러한 행위는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그 실행을 용이하게 해주는 것이며 포괄적으로 자살방조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감정과정과 감정인의 증언등을 검토한 결과 이 감정은 공정하고 정당하게 이뤄진 것으로 신뢰할수 있다』고 전제,『강피고인이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감정결과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유서대필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인측에서 김씨의 필적이라고 제출한 자료들은 진위여부가 불확실하며 일본인 오니시 요시오씨의 감정결과 역시 ㅂ자와 ㅁ자를 구별할줄 모를 정도로 한글을 몰라 음소수를 잘못 세는등 감정과정에 허점이 많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생명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동료가 자살하려 한다면 만류해야 하는 것인데도 정권타도와 체제전복등 사회혼란을 야기시키려는 의도아래 분신하려는 사람의 유서를 대필해준 것은 살인에 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방조행위의 적극성 정도와 경위등이 밝혀지지 않아 중형은 피한다』고 말했다. 강피고인은 지난 5월8일 서강대에서 분신으로 숨진 「전민련」사회부장 김씨의 유서 2장을 대신 써주고 『모든 문제를 전민련과 강경대군사건 대책위에서 책임진다』고 암시하는 방법으로 분신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7년에 자격정지 3년을 구형받았었다. 한편 강피고인과 그 가족및 「전민련」관계자등 방청객 2백여명은 유죄가 선고되자 재판부에 욕설을 퍼부으며 10여분동안 소란을 부렸다. 강피고인의 변호인단은 재판이 끝난뒤 「판결에 대한 변호인단의 견해」라는 성명을 통해 재판부의 유죄판결에 불복,즉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남북평화협정」 결실의 두 주역

    ◎남측 정원식총리/소리없이 일하는 「토론명수」 「남북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타결을 이번에도 「현장」에서 조율해낸 정원식총리는 지난 5월24일 「강경대군 사건」여파로 물러난 노재봉총리의 뒤를 이어 입각,6공의 4기 내각을 이끌고 있는 조타수다. 지난 6월3일 강의중 외대생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당시 파국으로 치닫던 정국 분위기를 극적으로 반전시킨 것은 두고두고 기억될 일화.임명 당시 「공안통치의 연장」이라는 야권과 재야의 주장과 달리 「조용히 일하는 내각」의 모습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화와 타협에는 인색하지 않으면서도 원칙만은 끝까지 고수하는 「소신파」라는게 정총리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정총리는 전교조파동 당시 전국의 교사들에게 편지를 보냈는가 하면 학생이나 교수들과 논쟁도 서슴지 않았으며 야당지도자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는 고행도 불사. 특히 세종대사태땐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학교를 직접 방문했다가 타고있던 승용차가 학생들에게 파손당하는 봉변을 겪기도했고 부산대에서는 학생들에게 감금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직접 현장을 뛰는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에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극적으로 합의가 도출된 것도 따지고보면 정총리의 이같은 적극성,타협정신,원칙고수의 자세와 무관치 않은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황해도 재령출신인 정총리는 서울대 사대를 졸업하고 57년 미국에 유학,피바디대학에서 교육심리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63년부터 서울대 사대에서 교육학을 강의했다. 79년부터 서울사대학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심리학회장·교육학회장·교육개혁심의회 교육발전분과위원장 등을 맡아 학교안팎에서 교육발전에 힘써 왔으며 6공 2기내각에 문교부장관으로 입각,2년1개월의 장수를 누렸다. ◎북측 연형묵총리/권력서열 4위의 혁명2세대 정원식총리와 함께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타결을 이끌어낸 연형묵북한정무원총리는 북한 권력서열 4위의 혁명2세대. 1932년 평남산인 연총리는 어려서 부모를 따라 만주로 이주,북간도에서 살다가 해방후에돌아와 만경대학원과 김일성대학 이공학부를 졸업한 북한의 대표적인 테크어 크랫이다. 훤칠한 키에다 당당한 체구,거무스름한 얼굴에다 오른 손을 번쩍들면서 활짝 웃는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김일성주석과 이미지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를 경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드러운 표정이 믿음직스럽다며 친근감이 든다는 사람도 적지않다. 그는 현재 정무원총리로 북한행정집행기구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동시에 당정치국원·당중앙위원 등을 겸직,노동당의 정책결정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85년 정무원 제1부총리겸 금속기계공업위원장을 맡아 정무원에 처음 진출,88년12월 이근모의 후임으로 총리직에 선임됐는데 기계공업분야에 정통하며 북한의 대외경제협력등을 추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83년과 84년 김일성을 수행,중국·소련·동구권 등을 방문하는등 김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편이며 러시아어와 불어·일어등에도 능통,국제감각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총리는 판단이 예리하고 날카로우며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는데 김정일의 신임 역시 두텁다고.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세번째 서울을 찾은 그는 비빔국수와 비빔밥을 좋아하는 대식가이기도. 부인 김성숙(57)은 김일성의 친척이며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 납세 거부 정 회장 호화 희수연 계획

    ◎“가족행사다”… 350여명에 초청장/“돈 없다면서…” 재계서는 갸우뚱 국세청의 세금추징에 불복을 선언한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이 77번째 생일을 맞아 오는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성대한 희수연을 갖기로 해 또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그룹은 정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인사들과 1백여명에 이르는 가족등 모두 3백5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현대그룹측은 정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추징 불복선언을 한 지난 19일 이 희수연을 취소하려 했으나 주변에서 가족행사를 구태여 취소할 필요가 없다고 만류,예정대로 열리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돈이 없어 세금도 내지 못한다는 사람이 줄잡아 1천만원 정도는 들어갈 호화잔치를 벌인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 UR 두렵지 않은 이호열씨 부부(이사람)

    ◎무공해농사·직판으로 온마을에 “활기”/쌀·채소 유기농법 개발… 14가구에 전수/“맛 좋다” 서울서 큰 인기… 소득 50% 껑충/“신용이 생명”… 철저한 품질관리로 「새 농민상」 받아/가을되면 소비자 초청,「메뚜기잡기대회」 여는 “억척”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상추와 쑥갓,버팀목을 타고 올라간 덩굴엔 싱싱한 오이들이 가지마다에 주렁주렁 열렸다. 밖은 영하의 쌀쌀한 날씨였지만 비닐하우스안은 섭씨 20도 내외로 약간 더운 느낌이 든다. 비닐하우스 밭에는 김장용 무·배추가 출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충남 아산군 음봉면 산정리 이호열(35) 김복순씨(34) 부부가 「무공해 농산물」로 승부를 걸어 보겠다면서 땀흘려 농촌의 부를 일궈내고 있는 곳이다. 충남 온양에서 아산만으로 가는 국도를 달려 8㎞쯤 들어가다보면 공기와 물이 전혀 오염되지 않은 비교적 한적한 마을 산정리가 나온다. 이씨부부의 삶의 터전이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이미 탈곡하고 난 볏짚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농로주변으로는 온통 비닐하우스뿐이다. 이씨내외를 비롯한 이 마을 14농가가 이른바 「건강한 식품」을 이곳에서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무공해 식품은 대개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않고 퇴비만으로 생산하는 「유기농법」에 의한 농산물과 그 가공품을 말한다. 『무공해식품 하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도시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2∼3년 사이에 도시인들 사이에서 식생활과 성인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염되지 않은 청정농수산물이 일반화된 것이지요』 선견지명이 있었다고나 할까. 온양고등학교를 나온 이씨는 군에서 제대한 지난 76년 고향마을에 눌러 앉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그는 산정리에 본관인 본관인 덕수 이씨의 종중땅이 있기도 했지만 농촌 청년들이 고향을 자꾸 떠나 날로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을 자신은 도저히 떠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처음엔 다른 농가와 마찬가지로 농약을 사용해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다가 80년초 일본에서 무공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농촌 잡지에서 읽고는 「바로 이것이구나」하고 자신도 모르게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잡지에 난 기사대로 그가 살고 있는 산정리는 지역적으로나 주변환경 그리고 토양 등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지였다. 그래서 83년부터 벼농사를 유기질 비료와 농약을 안쓰는 방법으로 지었다. 좋은 벼품종을 선정하고 볏짚에 발효효소를 섞어 만든 발효퇴비만을 써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해 처음으로 무공해 쌀을 수확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판로의 벽에 부닥치는 시련을 맞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아직 공해·환경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이른 시기였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젊음 하나만으로 덤벼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가 지금까지 농사를 짓는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였고 농사에 회의까지 느껴 도시로 나가 다른 일을 해볼까하는 어리석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때 그는 남들처럼 도시로 나가 막노동이라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유혹을 뿌리치게 한 것은 물론 그의 아내덕분이었다. 그의 아내는 자신이 서울 토박이지만 그곳 역시 농촌 이상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그같은결심이 있으면 농촌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는 부인 김씨는 남편대신 서울 친정식구를 동원해 무공해 쌀의 판로개척에 나섰다. 『제 자신이 찌든 서울보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농촌에서 살고파 이이를 따라 왔는데 도회지로 나가려는 남편을 말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누구보다도 농촌을 사랑하고 점차 농사짓는데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 남편을 농촌에 남도록 꼭 붙잡았죠』 이씨는 뿌린대로 걷을 수 있는 농사일이 더없이 보람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부인의 간곡한 만류와 격려에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같이 생산한 무공해 쌀을 싣고 서울로 올라와 주택가를 돌며 소비자에게 직거래를 시도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그때 고지대주택가나 아파트에 쌀을 배달하다가 허리를 다쳐 지금도 통증을 느낀다』면서 안쓰러운 표정이다. 날이 갈수록 무공해 쌀을 찾는 이가 늘면서 이제는 주문량을 다 대지 못할 지경이 됐다고 한다. 이씨는 같은 마을 청년들에게도 무공해 벼농사법을 소개해 지난해에는 14농가에서 모두 5백가마의 무공해쌀을 생산,서울·부산 등 대도시 고객에게 판매했다. 이들 농가는 무공해라는 상품성을 지키기위해 제초제등을 단 한번이라도 사용했을 경우 공동판매대상에서 제외시키는등 품질관리에 철저를 기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무공해쌀 5백가마를 생산한 것 외에 청정채소 2천여만원어치를 생산,시중보다 30∼50% 높은 값에 모두 판매할 수 있었다. 그의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에 대한 관리방법에서도 번쩍인다. 회원들은 매년 가을이면 자신들의 무공해농산물을 사주는 소비자들을 이곳에 초청,농약을 주지 않은 논에서 메뚜기잡기 대회까지 펼치고 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난달 3일 이 행사를 가져 소비자 1백50여명이 다녀갔다. 이씨 부부는 지난 83년 중매로 맺어졌다. 그때부터 이들 부부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내리고 있다. 1남3녀중 둘째딸인 부인 김씨는 서울여상을 나와 모전기회사 경리사원으로 근무했다. 농촌이 얼마나 살기 좋은지 아니면 농사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글자그대로 문외한이었다. 『남편의 순박하고 성실한 태도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렸어요』 부인은 남편을 바라보면서 그때 일이 수줍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재민(8·음봉국교 1년) 재휘군(6)을 낳아 키우면서 한번도 불평없이 힘든 농사일을 거들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이씨는 무척 미안하다는 표정이다. 이씨는 『지난 80년 논·밭 4천평에서 시작한 무공해 농산물 재배로 올린 연간 소득은 4백만원에 불과했지만 이젠 3배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서 『내년에 4백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더 지으면 그곳에 상추·쑥갓·오이·호박 등을 사철 재배해 적어도 3천만원의 소득은 거뜬히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농한기도 없어요. 그러니 수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모두들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불안감에 빠져 있는 것 같지만 우리와 같이 무공해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부인 김씨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이다. 이들 부부는 이달초 이같은 노력으로 농협이 뽑은 제11회 「이달의 새 농민」이 됐다.
  • 교내서 학생이 교수 폭행/전문대생 구속/싸움 만류하자 욕설·주먹질

    【김천】 대구지검 김천지청 최재경검사는 15일 싸움을 말린다는 이유로 교수를 폭행한 김천전문대 비서학과 1학년 김진태군(20·김천시 평화동 229의 1)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교내 서클인 동아리연합회장인 김군은 지난달 24일 하오7시30분쯤 교내 야외음악당부근에서 총학생회 총무부장인 엄모군(21)에게 서클회원을 위한 회식비 50만원을 요구,거절당하자 엄군을 폭행하던중 마침 이곳을 지나던 사무자동화과 김정호교수(43)가 말리자 『교수면 다냐』며 욕설을 하면서 김교수에게도 주먹질을 해 전치2주의 상처를 입힌뒤 학생회관 유리창 22장을 때려 부순 혐의다.
  • 학생회선거 출마에 아버지 「와병 만류」(조약돌)

    ◎부회장 단독입후보 아들 효심의 사퇴 ○…아들이 대학 학생회장단 선거에 출마한 것을 비관,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몸져 눕자 아들도 입후보를 포기했다. 건국대 총학생회 정·부회장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던 이상현(22·사학4년)·황성일군(22·경제4년)은 투표를 하루앞둔 13일 후보를 전격 사퇴했다. 이군등은 이날 학교게시판의 대자보를 통해 『황군의 아버지가 아들이 출마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4일 갑자기 쓰러져 몸져 눕게 돼 부득이 후보를 사퇴한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동료들에 따르면 황군은 이 소식을 듣고 바로 고향인 전남 구례로 내려갔으며 『내가 운동권에 들어서면 농사일을 하다 쓰러진 아버님을 돌볼 사람이 없다』는 말을 전하고는 아직 서울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북한거주 모친 상봉/재일교포,43년만에

    【도쿄 연합】 일본 거주 언어연구가 박병식씨(61·시마네현 마쓰에시)가 일 참의원의원의 주선으로 43년만에 북한에 사는 어머니 윤순락씨(82)와 상봉했다고 일 교도(공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함경북도 출신인 박씨는 지난 48년 양친의 만류를 뿌리치고 의학공부를 위해 남쪽으로 내려왔으나 전쟁이 일어나 양친과 생이별했었다. 지난 6일 이와모토의원 부부와 함께 평양에 들어간 박씨는 고려호텔에서 모친을 상면,43년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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