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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全大파행 후폭풍

    민주당 정장선·장세환 의원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민주당 임시전당대회 폭력사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 ‘사수파’의 중심에 있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정계은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과거 각목 전당대회를 연상케 하는 ‘폭력 전대’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통합 찬성파의 대 반격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14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한 찬성파 의원은 “폭력사태에 실질적으로 연루된 사람 뿐만 아니라 배후세력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원내대표를 겨냥, “배후세력은 정계 은퇴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대의 민주당 수원팔달 지역위원장 등 대의원 10여명이 ‘전당대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데 대한 비난도 박 전 원내대표에게 쏟아졌다. 가처분 신청이 몰고 올 후폭풍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단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원외위원장들을 만류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통합파’로 낙인 찍히고 사수파에 대한 영향력도 흔들리면서 박 전 원내대표는 최근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이대의 위원장 등 당 사수파 대의원들은 앞서 이날 오전 지난 11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통합 투표 참여자 수가 의결 조건인 재적구성원의 과반 출석에 못 미쳤다며 ‘전당대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전당대회를 재소집해야 하고 합당 일정은 어그러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대의원 5400여명이 서명한 지도부 사퇴 등의 안건이 전당대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 점을 보더라도 지난 11일 전당대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논란이 법원까지 간 사례는 지난 7월 한나라당에서도 있었다. 7·4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위법 논란이 일자 한 전국위원이 법원에 당헌 개정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한나라당은 당헌 개정 절차를 다시 밟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이상득 “보좌관 비리… 檢조사 기다리고 있다”

    이상득 “보좌관 비리… 檢조사 기다리고 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13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포항시민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럽다. 측근 비리에 대한 검찰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년여간 자원외교하느라 지역구와 의원활동에 많이 소홀했고, 직원관리도 잘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직원들을 믿었는데 이 같은 일이 일어나 너무 부끄럽고 여러 추측이나 의혹도 나오고 있지만 검찰조사가 나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내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서 한 지역구에서 6선을 지내고 나이도 가장 많아 항상 쇄신의 대상이었다.”며 “홍준표 대표가 물러나고 당이 어떤 의미로든 변하고 있는데 가장 오래된 사람이 버티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지자들이 불출마를 막기 위해 조만간 상경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만류하기 위해 급히 내려왔다.”며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지만 나를 생각해서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입장만 설명하고 질문을 받지 않은 채 20여분 만에 서둘러 회견장을 떠났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정태근 탈당… 한나라 혼란 속으로

    정태근 탈당… 한나라 혼란 속으로

    한나라당 쇄신파 정태근(서울 성북구갑) 의원이 13일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또 다른 쇄신파인 김성식(서울 관악구갑) 의원도 탈당을 예고했다. 수도권 쇄신파 의원을 중심으로 연쇄 탈당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등 재창당을 둘러싼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쇄신파 간 첨예한 대립으로 한나라당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권발 정계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의원은 오후 한나라당 의원총회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로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정치가 간절히 바뀌기를 바라고 있음에도 이에 응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절망했다.”면서 “저의 탈당이 당의 근원적 변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의총에서 발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민의 명령은 한나라당을 근본적으로 혁명하라고 하는 것인데 당이 주저주저하고 있다. (19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신당 창당 수준의 재창당을 논의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조건부 탈당 의사를 피력했다.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대부분이 재창당에 부정적인 입장인 데다, 김태환 전국위의장 역시 친박계인 만큼 김 의원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근혜 비대위 체제’ 출범 후 재창당 여부를 놓고 친박계와 쇄신파 간 난타전으로 치닫던 의총은 정·김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서둘러 마무리됐다. 황우여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의총 중단 직후 박 전 대표를 찾아가 대책을 논의했으며, 두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한 설득 작업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훈·이재연기자 shjang@seoul.co.kr
  • “소통 없는 정치 부끄럽다”… 민주 정장선 불출마

    “소통 없는 정치 부끄럽다”… 민주 정장선 불출마

    손학규: “왜 그런 생각을 한 거냐.” 정장선: “좀 쉬어야겠다. 쉬고 싶다.” 손학규: “얼마나 쉰다고.” 정장선: “(침묵) 알리면 만류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 ‘날치기·폭력·파행 국회’ ‘난투극 전당대회’ 등으로 얼룩진 18대 국회에 환멸을 느낀 한 의원이 또다시 국회를 등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신임했던 당내 중진 정장선(53) 민주당 사무총장이 돌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경기 평택에서 16~18대 내리 3선을 할 만큼 유권자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지내면서도 합리적 의사진행으로 동료 의원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중도 온건파로 국회 선진화 모임의 일원인 정 사무총장의 불출마가 한나라당 이상득·홍정욱 의원에 이어 야당발 불출마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정 사무총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4대강 사업 예산으로 국회가 난장판이 됐을 때, 국회가 몸싸움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 등 최선을 다해 보고 그래도 이런 일이 생기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합의 처리를 위해 끝까지 뛰어다녔지만 결국 단독 처리되고 최루탄까지 터졌다.”면서 “3선이나 했는데 아무런 역할과 기여를 하지 못해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사무총장은 올 초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온건파 의원들과 함께 국회 폭력 방지를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허용 등에 대한 제도 개선 법안을 제출했으나 법안 처리는 여야 대치 속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당내 한·미 FTA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 의원들은 ‘배신자’로 낙인찍혔고 그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대화·타협·소통과는 거리가 먼 정치권에서 정치인으로 사는 게 부끄럽다.”면서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자성했다. 전날 임시전당대회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늦췄다는 그는 “이왕 통합된 거 민주당이 좋은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당내 기득권을 쥐고 있거나 야권 통합 시 공천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의원들의 전대 폭력사태 방치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재난이나 사고는 처음인 경우가 많다. 초행길보다 한 번 가 본 길이 익숙해 다음에 갈 방향을 예측하고 미리 차선을 옮길 수 있는 것처럼 재난이나 사고도 마찬가지다. 연습을 통해 당신의 몸이 기억하게 하라. 그러면 최초의 1분에 당황하지 않고 살아남는 10%가 될 수 있다. ‘과학카페’에서 그 방법을 제시한다. ●브레인(KBS2 밤 9시 55분) 강훈은 혜성대병원 조교수로 임용되는 데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순임마저 쓰러져 응급실에 들어오게 된다. 최고의 실력자 김상철이 순임의 응급 수술을 맡게 된다. 한편 강훈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천하대병원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밝힌다. 지혜는 대책 없이 그만두는 강훈이 걱정되고, 강훈에게 적극적인 유진도 신경 쓰이는데….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결국 강 회장은 퇴원 후 도희의 집으로 향한다. 자신의 옛 집으로 돌아온 강 회장을 도희와 소라는 기쁜 마음으로 집 앞까지 나가 반긴다. 서재에서 생활하겠다는 강 회장의 말에 도희는 모든 게 강 회장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며 설득에 나선다. 한편 도희에 대한 동민의 증오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밤 11시 15분) ‘나는 가수다’ 출연 등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가수 김연우가 출연한다. 무대 위에서가 아닌 평소 김연우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그는 띠동갑 아내와 결혼하기까지의 풀스토리를 공개한다. 12살 어린 아내와 결혼 허락을 받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1시 20분) 소설가 김성종은 ‘여명의 눈동자’ ‘제5열’ ‘최후의 증인’ 등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대중화시킨 소설가다. 그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숱한 베스트셀러를 내놓았으며 독자들을 추리소설의 세계로 이끌었다. 각국의 추리 소설 홍수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 나간 그를 만나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평생 소리를 연구하고 365일 소리와 함께 살아 온 소리공학자 배명진씨. 초등학교 1학년 때 외삼촌이 선물해 준 라디오를 뜯어 고치며 몸부림친 것이 소리 열정의 시작이었다. 그가 연구·분석해 발표하는 것은 인터넷상에서 늘 화제가 되었다. 또한 ‘연예인 욕설 파문’이 있었을 때 억울한 누명도 벗겨 주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디도스 수사결과] 윗선 못 밝힌 ‘정치 경찰’… 수사권 갈등 의식?

    [디도스 수사결과] 윗선 못 밝힌 ‘정치 경찰’… 수사권 갈등 의식?

    경찰의 수사 발표를 요약하면 “술김에 만류에도 불구, 저지른 배후 없는 단독범행”이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모(27)씨는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지 못하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다운시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9일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에 대한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10일간 나름대로 수사를 했음에도 의혹은 여전하다. 경찰은 이날 공씨를 주범으로, 디도스 공격에 나선 강모(25)씨 등 3명과 공씨의 친구이자 강씨 회사의 임원인 차모(27)씨를 공범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새벽에 긴급체포된 차씨를 제외한 공씨 등 4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선거 관련 시설에 대한 은닉·손괴·훼손, 선거의 자유방해 혐의 등을 적용했다. ‘공’이 검찰에 넘어갔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에 대한 신뢰를 적잖게 잃었다. 참고인으로 등장하는 정치권 관계자들의 신원을 숨기기에 급급한 탓에 의혹을 스스로 키웠다. 또 뚜렷한 물증 없이 진술에만 의존, 사건 연루자의 거짓말에 놀아나기도 했다. 부실수사 논란을 낳는 이유다. 경찰에 따르면 공씨는 선거 전날 서울 강남에 있는 유흥주점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모(30)씨 등 5명과 술을 마시던 중 고향 후배인 강씨에게 전화로 선관위와 박 후보의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 강씨와 직원 황모씨 등은 선거 당일 두 차례에 걸쳐 디도스 공격을 했다. 차씨는 선관위 홈페이지 접속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찰은 차씨의 행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또 박 의장 전 비서 김씨를 10시간이나 조사해 놓고도, 김씨와 선거 전날 함께 있었던 정두언 의원 비서 김모(34)씨의 신원조차 몰랐다. 공씨의 범행사실을 알고 있었던 박 의장 전 비서 등이 윗선에 보고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당일 동선도 파악하지 않았다. 배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지만 정치권 관계자들의 등장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공씨와 김씨가 범행사실을 여권 관계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둘 다 안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힐 정도로 진술만을 근거로 사건의 핵심인 윗선 개입, 배후를 캐는 데 소홀했다. 박 의장의 전 비서 김씨가 공씨에게 “범행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는 설명도 늘어놓았다. “배후가 없다.”고 예단한 격이다. 증거도 부족하다. 경찰은 공씨와 디도스 공격범 4명의 계좌와 신용카드, 이메일, 통화내역 등을 분석했지만 지금껏 배후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공씨의 자백만 얻어 낸 셈이다. 공씨 등이 다른 유선 전화나 대포폰 등을 사용한 통화 내역도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다른 참고인과 달리 청와대 행정관 등 정치권 관계자의 신원, 소환 여부도 숨겼다. “사건과 관련성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고려, 여권 관계자들로 구성된 모임 자체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라틴아메리카의 소원(OBS 토·일요일 밤 9시 15분) 페루의 안데스 산지에서 염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살리나스의 사람들. 그 곳에서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가장이 된 ‘테레사’의 가족을 만난다. 가난한 농부의 가족으로 매일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 하지만 아직은 해맑은 웃음을 간직한 네 자매가 있다. 자매들의 소원을 위해 비보이그룹 ‘리버스크루’와 정동근, 이재윤 마술사가 함께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아라비아반도 남동부의 오만. 사막 외에도 다양한 자연과 함께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카사브에서는 야생 돌고래를 만날 수 있고, 와히바 사막에서는 거대한 모래바다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유향의 향기가 가득한 살랄라도 잊지 말자.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는 풍요의 나라, 오만으로 함께 떠난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방송국에서 혜령을 본 여경은 태범에게 분노한다. 모든 사실을 수영도 알고 있다는 것에 더욱 놀란 여경은 당장 수영을 불러 태범과 헤어질 것을 종용한다. 한편 오작교 농원에선 첫 시식회가 열리고 복자와 자은은 동네 사람들을 초대해 오리 요리를 선보인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람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주말연속극 천 번의 입맞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민애자는 지선의 비밀을 폭로하려 하지만 장 사장의 만류로 실패로 돌아간다. 주영은 하루 하루를 버티고, 우빈도 폐교 사업에 몰두하며 서로를 잊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우연히 주미의 본명이 주아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장 회장은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기동’역은 한때 장항선의 아름다운 간이역이었다. 한자 그대로 기동(奇洞), ‘기이한 마을’. 역 근처에 위치했던 ‘기동슈퍼’에서 이 사건은 시작된다. 2008년 1월 24일 새벽, 기동슈퍼에 소방차 12대가 출동하는 대규모의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은 바로 동네 토박이 김순남 할머니가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나는 살아있다(MBC 일요일 밤 11시 50분) 뇌사상태에 빠진 어머니로 인해 남편의 눈치를 보며 위태롭게 가정을 꾸려가는 수연. 그리고 위험한 임상실험으로 엉망이 된 병원을 지키는 국군화생방 방호사령부 대위 진모. 좀비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이 가진 본능적 감정인 모성애에 대해 다룬 특집 드라마가 시작된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살아 나갈수 있을까.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5시 5분) ‘웰컴 투 홍콩’ 런닝맨들이 홍콩으로 향한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 홍콩의 대표적 액션 영화배우 청룽이 준 엄청난 미션의 실체가 공개된다. 홍콩 전역을 돌며 단서를 획득하라. 환상적인 홍콩의 야경 속 숨가쁜 레이스. 런닝맨들은 구룡의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
  • 술자리서 우발적 지시? 윗선 몰랐다? 갑자기 자백 왜?

    술자리서 우발적 지시? 윗선 몰랐다? 갑자기 자백 왜?

    경찰은 8일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수사와 관련, “아쉽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 비서 공모(27)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자백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시간에 쫓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경찰이 공씨의 입에만 놀아난 꼴이다. 윗선 개입이나 배후에 대한 뚜렷한 실체적 물증 없이 갑작스러운 ‘주범의 자백’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이 선거 전날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인 김모(30)씨가 1차 술자리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동석한 사실을 언론 발표에서 쏙 빼면서 일각에서는 수사 은폐·축소 의혹까지 일고 있다. 때문에 풀어야 할 숱한 의혹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①경찰 수사 은폐·축소 의혹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범행 당일 공씨를 비롯해 김씨와 술자리를 함께한 인물들에 대해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주범 공씨를 제외한 정치권 관계자들의 신원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 의장 전 비서 김씨를 10시간 넘게 조사하면서 동석했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비서 김모(34)씨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모른다고 발표한 것은 물론 공씨와 직접 대면하지는 않았지만 박모 청와대 행정관(3급)이 1차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실조차 부인했다. 경찰 수사에 의혹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경찰이 “윗선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행정관은 이와 관련, “공씨와는 전혀 모르는 관계이고, 김씨와 저녁을 먹고 헤어졌을 뿐”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②왜 시간 다른가·윗선 정말 몰랐나 공씨는 선거 전날인 10월 25일 밤 11시가 넘어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강모(25)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뒤 함께 술을 마시던 박 의장 전 비서인 김씨를 밖으로 불러 이 사실을 털어놨다. 김씨는 만류했고, 공씨는 “디도스 공격이 된다.”는 강씨의 보고를 받은 뒤 룸살롱 안 화장실에서 다시 김씨에게 전했다. 그러나 12시가 넘어 술자리를 떠났다는 김씨의 말과 달리 실제 테스트 공격은 새벽 1시가 넘어 이뤄졌다. 또 김씨는 이후 공씨의 범행 사실을 공성진 전 의원 비서 박모(35)씨에게도 알렸다. 전·현직 의원 비서 3명이 이 엄청난 사실을 미리 알고도 입을 맞춰 ‘그들만의 비밀’로 감추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의원실과 여권 관계자 등에게 알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이 사실을 여권 측에서 알고도 은폐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여당에 불어닥칠 후폭풍은 더욱 거셀 것 같다. ③공씨·관련자 진술 왜 달라졌나 공씨는 검거 이후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공씨의 고향에서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닌데도 공씨가 죄를 덮어쓴다고 하더라.’, ‘나경원 의원을 도우려고 했다더라.’라는 말이 떠돌았다. 만일 이 말들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공씨의 자백은 거짓이 되는 것이다. 경찰이 “끈질긴 설득 끝에 공씨가 입을 열었다.”고 했지만 갑작스러운 공씨의 심경 변화 역시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영만 공참차장 사의 반려…김 국방 “소임 다하는게 중요”

    김관진 국방장관은 2일 비밀문건 분실 책임을 지고 전역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영만(55·중장) 공군 참모차장의 사의를 반려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김 장관이 오전 이 참모차장을 국방부에서 면담하며 ‘책임지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군에 기여한 바도 크고, 위중한 시기에 소임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전역을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美 삼성·애플 소송 판사 “아이패드 특허는 무효”

    美 삼성·애플 소송 판사 “아이패드 특허는 무효”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특허 침해 소송 담당 판사가 애플의 ‘아이패드’ 특허는 무효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소송이 삼성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콘텐츠전문지 ‘페이드콘텐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카라니 미국변호사협회 디자인권리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BNA 특허·상표·저작권 학술지’에 실린 ‘애플 대 삼성: 애플의 미국 디자인 특허 공세에 대한 정보’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삼성-애플 재판을 담당하는 루시 고(한국명 고혜란) 판사는 지난 10월 13일 열린 가처분 심리에서 “아이패드 디자인 특허가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판사는 “1994년 ‘나이트-리더’가 만든 태블릿 원형이 아이패드의 특허를 무효화한다고 본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나이트-리더의 태블릿 제품은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사각형 모양에 모서리가 둥글며 전면부가 평평하다. 고 판사의 발언 이후 애플 측 변호사는 그가 곧바로 판결을 내리지 않도록 만류했다고 논문은 덧붙였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우세를 점치는 예측이 힘을 받고 있다. 만약 이런 예측이 맞아떨어져 삼성전자가 미국 내 소송에서 애플을 이긴다면, 유럽이나 다른 국가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그동안 일반적인 태블릿의 디자인을 두고 자신들의 디자인을 모사했다고 무리하게 주장해왔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고 판사의 발언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고교토론-판(OBS 토요일 오후 6시 45분) 얼마 전 중국에서 두 살짜리 여아가 길거리에서 차에 두 번이나 치여 위급한 상태에 빠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목격했지만, 누구 하나 신고하는 이가 없었다. 결국 여아는 사망에 이르렀다. 이번주 ‘고교토론-판’에서는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돕지 않는 것에 대해 처벌해야 하는지에 관한 주제로 토론을 함께한다. ●광개토태왕(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자신을 왕후로 지목했다는 소식을 들은 약연은 혼란에 빠진다. 고무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약연을 만류한다. 한편 고구려의 초청에 대해 백제 진사왕은 고구려의 청에 응할 겸 아신의 입지를 약하게 하기 위해 고구려 포로 송환 문제를 아신에게 일임한다. ●퀴즈 대한민국(KBS2 토요일 오전 8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 ‘퀴즈 대한민국’. 도전자로는 퀴즈 실력은 물론 입담도 양보할 수 없는 6인이 나섰다. 그 중 막상막하 퀴즈 실력을 갖춘 3명의 도전자가 있다. 마지막 한 문제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계속되는 동점 행렬. 과연 누가 먼저 최후의 1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따라가 본다.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애정만만세(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재미는 영문도 모른 채 크리스탈 박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절에서 크리스탈 박에게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바로 개똥이라는 아명의 아이가 죽은 뒤 데려다 키웠다는 업둥이 이야기인데…. 한편 동우는 춘남과 써니에게 재미와 크리스마스 이브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선전포고를 한다.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아름다운 콘서트’에서는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우리들의 겨울’, 임정희의 ‘시계태엽’, 원더걸스의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 포맨과 미(美)가 함께하는 ‘온리 호프’(Only Hope), 정수라의 ‘환희’ ‘도시의 거리’ 등 아름다운 노래를 소개한다. ●드라마 스페셜 늦어서 미안해(KBS2 일요일 밤 11시 30분) 오랜 기간 병수발을 했던 아내를 앞세우고 외롭게 지내던 영환. 10년 전 가출한 딸을 찾는 것도 지쳐갈 무렵, 세상과의 작별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그러던 중 조금 엉뚱한 할머니 승혜가 그에게 찾아온다. 그렇게 영환은 승혜로 인해 다시 일상의 활력을 찾아갈 무렵 딸에게서 편지가 온다. ●창사 21주년 특집다큐 최후의 바다 태평양 2부(SBS 일요일 밤 11시) 깊고 푸른 태평양의 해저를 장식하고 있는 산호. 산란을 시작하면 바다는 온통 산호 알로 가득 차는 장관을 이룬다. 1년에 단 하루, 단 1시간 동안 관찰 가능한 산호의 산란이 시작된다. 제작진의 끈질기고 기나긴 조사 끝에 이 희귀하고 진귀한 풍경을 포착할 수 있었는데….
  • ‘이국철 비망록’ 시한폭탄 되나?

    “권력을 이용한 군사정권에서도 없었을 온갖 형태의 일들이 벌어졌다. 구속되면 언론에 모두 공개하겠다. 비망록이 다 밝혀지면 온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이후 지난 17일 새벽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무려 5차례에 걸쳐 “구속됐을 경우 비망록 5권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덧붙인 ‘엄포’다. 그러나 예고된 대로 공개한 첫 비망록에 담긴 “정권 실세 60억원 전달”과 “폭로 중단 회유”라는 주장은 검찰뿐만 아니라 정치권, 경제계에도 만만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檢, 비망록 여론추이·파장 예의주시 검찰은 이 회장의 비망록 내용과 관련,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녹취록일 뿐”이라거나 “사후 기억에 의존해 쓴 비망록을 증거로 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절하 하면서도 여론의 추이 및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개된 비망록에는 이 회장의 폭로 중단을 회유하고 일종의 협상을 담은 A스님의 구체적인 발언이 들어 있다. A스님은 이 회장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정부 안에서는 SLS 사건의 뚜껑을 열 수 없다. 더 이상 폭로와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적혀 있다. 이 회장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맞서자 A스님은 “청와대 누구와 연락하면 되나.”라고 제안했고, 이 회장이 청와대 인사 4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지를 전달했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이후 A스님은 이 회장의 부인에게 “(청와대 인사에게) 글을 팩스로 넣어 주었다. 그쪽에서 받았다고 연락이 왔는데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는 대목도 비망록에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구명 로비 명목으로 6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렌터카 회사 대영로직스의 대표 문모(42)씨와 관련해 A스님이 “이 회장이 문 사장에게 돈을 준 것은 100%이지만 B의원이 99% 안 받았다. 중간에서 누가 먹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도 들어 있다. 이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녹취록에 언급된 6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A스님은 18일 기자와 만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폭로를 만류한 것일 뿐 청와대 사람을 만나서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면서 “허위 보도를 한 인터넷 언론사 두 곳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3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A스님 “인터넷언론사 상대 35억대 손배소 제기”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18일 대영로직스 대표 문씨에 대해 강제집행면탈 공범 및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씨는 이 회장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현금 60억원을 받아 챙기고 SLS그룹 계열사의 120억원대 선박을 빼돌리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문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회장이 회사 재산을 빼돌리려 한 것이며, 모두 이 회장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병천 별정우체국중앙회장 “산간벽지에도 금융서비스를”

    한병천 별정우체국중앙회장 “산간벽지에도 금융서비스를”

    “국가에서 민간자본을 유치해 가장 성공한 사례가 ‘별정우체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벽지에만 있는 별정우체국이 도시에도 생겨 도시민들에게도 별정우체국의 봉사와 서비스 정신을 전해드렸으면 합니다.” 한병천(59) 별정우체국중앙회장은 ‘별정우체국 새로운 50년 비전’ 중 하나로 ‘도시형 별정우체국 탄생’을 염원했다. 별정우체국(이하 별정국)은 오는 20일 설립 50주년을 맞이한다. 한 회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때론 담담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별정국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1961년 별정국 첫 설립 이후 20여년 간 별정국 직원들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정부가 아니라 별정국장들이 우표 판매 등으로 생긴 수수료로 월급을 줬기 때문. 소득이 낮고 인구가 적은 벽지 직원들은 월 3000원(당시 쌀 한 가마니 가격)을 받기도 힘들었다. 집배원들도 보통 월 3000원을 받았다. 한 회장은 “급여가 너무 적어 이직이 많았다. 2,3개월 일하다 그만두곤 했다. 적은 급여에도 일할 사람은 가족밖에 없었다. 우리 집도 형과 누나까지 우체국 일을 거들었다.”고 했다. 별정국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개선된 건 1982년이다. 그때부터 정부에서 일반직 공무원 보수의 50% 수준을 지급했고, 퇴직금 제도도 도입됐다. 별정국은 1979년 첫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에서 별정국의 적자가 많다며 일반우체국으로 전환하려 했다. 별정국은 1면1국(1개면에 1개 우체국) 실현이라는 국가 시책에 따라 설립됐다. 지역 유지가 사재를 출연해 우체국을 지었다. 우체국 운영에도 사비를 들였고, 일할 사람이 없어 가족까지 동원했다. “당시 정부에서 국장 신분을 일반직 6급 공무원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럴 경우 국장 정년(56세)에 걸려 초대 국장들은 대부분 물러나야 했습니다. 우체국 운영에 모든 걸 쏟아 부었는데, 일반우체국으로 전환되면 가정 생활이 파탄날 상황이었습니다.” 한 회장의 토로다. 국장들의 간곡한 만류에 정부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2009년엔 별정국 사상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만년 적자에서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한 회장은 “흑자 전환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인구도 적고 소득도 적은 산간오지 별정국들이 흑자를 냈다는 건 기적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별정국은 지난해에는 13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별정국은 새로운 50년을 위해 ‘3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논밭을 팔아 우체국을 지은 게 1차 투자다. 1980년대 후반 초기 재래식건물을 현대식으로 재건축한 게 2차 투자다. 국당 1억~3억원이 소요됐다. 한 회장은 “청사를 새로 지은 지 20년이 넘으면서 건물이 노후화됐다.”며 “스마트 시대에 맞는 청사로 다시 지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상훈법’이 통과됐다. 한 회장은 “별정국 직원도 일반직 공무원과 똑같은 일을 하는 만큼 상훈법에 준한 훈·포장을 해줘야 한다. 별정국 직원들이 명예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상훈법이 본회의에서도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 회장은 1971년 7월 전북 임실 청웅우체국에서 우정사업과 연을 맺었다.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거들다 1990년 아버지에게서 국장직을 승계했다. 이후 별정우체국중앙회 전라북도 도회장, 중앙회 이사 등을 거쳐 지난 4월 13대 별정우체국중앙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벽지 주민들에게도 도시와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특산품을 꾸준히 발굴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습니다.” 글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6) 개방형 직위

    [테마로 본 공직사회] (26) 개방형 직위

    개방형 직위제도가 도입된 지 12년째다. 개방형 직위제는 폐쇄적인 공직사회에 민간 전문가들을 투입해 공직사회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2000년 도입됐다.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민간 출신 영입이 너무 적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개방형 직위를 거쳐 간 이들도 아쉬움을 토로한다. 민간 전문가를 더 많이 뽑고 싶지만 기존 공무원을 역차별할 수는 없다는 정부의 고충도 있다. 12년 운용에 대한 평가와 함께 보완책, 해법 등을 짚어본다. 임수경(50)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은 2년 전까지 LG CNS 상무였다. 정보기술(IT) 전문가로서 탁월함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9년 불현듯 잘나가는 대기업 임원직을 내던지고 공무원으로 변신했다. 주변의 만류도 무릅쓰고 ‘국세청 첫 여성 국장’이라는 화제를 뿌리며 개방형 직위 고위 공무원이 됐다. 그리고 지난달 1년 연장 신청이 통과돼 내년까지 더 근무하게 됐다. 그는 “기업에 있을 때는 신기술의 적용이 대단히 빠르게 될 수 있었는데, 여기선 국회와 다른 부처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예산, 인력 편성의 어려움이 너무 많아 까다롭다.”면서도 “또 다른 경험을 한다는 기쁨, 공직자로서 보람 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보수? 말할 수 없이 줄어들었다. 특히 기업 보너스는 한 번에 나와 짜릿함을 주는데 공무원 성과급은 12개월로 나눠지니 이게 보너스인가, 월급인가 싶은 밋밋함이 있어 좀 아쉽더라.”고 너스레를 부렸다. ●他 부처 출신 채용은 의미 있는 변화 임 국장의 사례는 개방형 직위제도 운영에서 비교적 성공한 축에 속한다. 현재 개방형 직위는 40개 중앙행정기관에 걸쳐 모두 248개가 있다. 고위 공무원단(1~3급) 166개 직위, 과장급(4급) 82개 직위다. 최근 5년 동안 개방형 직위 채용은 모두 339회에 걸쳐 이뤄졌다. 참여정부 시절에 비해 현 정부 들어선 민간 채용이 꾸준히 주는 추세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에는 58회의 개방형 직위 임용 중 민간인이 15명으로 민간 채용 비율이 25.8%였으나 2009년 17.1%, 2010년 17.5% 등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올 상반기엔 54개 개방형 직위에 민간 수혈이 9명에 그쳤다. 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은 “현 정부 들어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조직이 개편되고 국·실장 보직이 줄다 보니 부처마다 국장급 인원이 넘쳐나고 그에 따라 민간 출신이 들어오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면서 “민간 전문가를 수혈받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정책관은 “공무원 비율, 민간인 비율로 보기보다는 자기 부처 출신을 앉히지 않는 측면 또한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국장에 자기 부처 출신을 앉히면 과장, 계장 등등 여러 명의 승진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처별로 꺼릴 수밖에 없는데 이를 타파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민간 출신으로 개방형 직위에 들어왔다가 계약 기간 2년 전에 그만두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적은 보수에 행정업무에 치여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하며, 다음 직업을 위해 이력서에 공직 경력을 보태기 위해 살짝 들어왔다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행안부에서는 민간 채용자가 공직에 들어오면서 했던 결심을 어떤 사유로 꺾었는지 체계적인 분석을 하지 않고 있다. 관련 통계자료도 없다. ●계약 2년 전에 그만두는 경우도 부지기수 행안부 관계자는 “계약 중간에 나가는 경우 기관마다 그냥 ‘의원해임’이라는 사유로만 들어오기 때문에 일일이 파악하기가 인력 구조상 쉽지 않다.”면서 “게다가 당사자들이 이직이 최종 결정되는 1~2주 전에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것이 관행인 데다 구체적인 이유를 잘 말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난 8월 개방형 직위를 마치고 강단으로 돌아간 최준호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는 3년 10개월 동안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맡았다. 최 교수는 “보고서 쓰고 회계 업무를 파악하는 등 행정업무에 시달리느라 전문성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외부 전문가를 불러들였다면 최대한 써먹을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업무 많아 전문성 제고 역부족 학자들 역시 한목소리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무원이 민간 출신보다 경쟁력과 전문성이 더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무원을 뽑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민간에 공직을 열어놓는 것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굳이 보수 문제가 아니라도 개방형 직위에 들어오는 민간인들에게 주어지는 긍지, 명예, 보람 등 무형의 인센티브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인 오성호 한국인사행정학회장도 “몇몇 부처에서 개방형 직위 심사를 한 적이 있는데 심사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공개경쟁처럼 100% 순수하게 뽑느냐하면 그것 또한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에 오래 몸담은 사람들은 자리를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반면, 젊은 공무원들은 아직 몸으로 체감할 때가 아니어서인지 능력별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아들아 보고있니?”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골

    “이 골은 너를 위한 거란다. 아들아.”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골이 탄생했다. 영국 한 축구선수가 3일 전 사망한 아들을 위해 기적적으로 골을 넣어 축구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돈캐스터 로버스 소속 빌리 샤프는 지난 2일(현지시간) 돈캐스터에 있는 킵모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스보로 FC와의 경기에서 전반 14분 골을 성공시켰다. 샤프는 골을 넣은 직후 골대 앞에서 한참동안 하늘로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 골이 그의 축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유니폼을 들어 젖히자 붉은 색 티셔츠에는 “아들아, 이건 너를 위한 골이란다.”라는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 구단에 따르면 샤프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태어난 지 이틀 된 아들 루이 제이콥 샤프를 잃었다. 큰 슬픔에 빠졌던 샤프는 구단의 만류에도 경기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슬퍼하고 괴로워 하기 보다는 아들을 위한 골을 선물하기로 한 것. 돈캐스터 로버스의 딘 사운더스 감독은 “빌 리가 경기 전날 전화를 해 경기에 꼭 뛰어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얼마나 큰 고통에 빠져있을지 알고 있었지만 빌리의 선택을 존중해 출전을 허락했다. 빌리는 아들에게 멋진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는, 샤프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3골을 잇달아 성공시킨 미들스보로FC에 돌아갔다. 선수들과 팬들은 경기 시작 직전에 1분 간 박수를 쳐 샤프를 위로해 큰 감동을 준 바 있었다. 샤프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동료와 팬들의 위로에 눈물이 났다.”고 고마움을 전한 뒤 “오늘의 기쁨과 영광은 자랑스러운 나의 아들에게 바치고 싶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아들아.”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샤프의 여자친구 제이드 페어 역시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루이가 천사가 돼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축구광팬, 경기장 난입해 선수폭행 ‘충격’

    축구광팬, 경기장 난입해 선수폭행 ‘충격’

    축구경기 도중 선수가 관객에게 얻어맞아 중상을 입는 충격적인 사건이 루마니아에서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플로이에스티에서 벌어진 FC 스테아우아 부커레슈티와의 경기에서 홈팀인 페트롤루 플로이에스티의 팬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팬이 경기장에 난입, 선수들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폭행이 벌어진 건 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부커레슈티가 1-0으로 앞서나가자 플로이에스티 측 관중석의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부커레슈티에 페널티킥이 주어지자 관중석은 더욱 동요했다. 급기야 드라고스 페트루트 에나체라는 남성이 경기장에 난입하더니, 킥을 차려고 준비하고 있었던 수비수인 조지 갈라마스의 뒤에서 얼굴을 가격했다. 갈라마스는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감싸 쥐고 바닥에 쓰러졌지만 에나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을 공격하려고 또 달려들었지만 부커레슈티 선수들에게 제압됐다. 선수들마저 흥분해 자칫 폭력사건이 더욱 커질 뻔 했지만 주최 측 직원들의 만류로 사태는 일단락 됐다. 폭력사건이 벌어진 뒤 경기가 다시 속개됐으나 관중석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관객들이 경기장에 폭죽을 던지며 부커레슈티의 경기를 방해했고, 이 폭죽에 골키퍼가 맞아 정신을 잃으면 경기는 재개된 지 20분 만에 아예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갈라마스는 오른쪽 광대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최소 45일 동안 경기를 포기하게 됐다. 골키퍼는 비교적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검거된 에나체는 범행당시 약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져 폭행과 공중질서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됐다. 이 사건으로 경기는 중단됐으며 재경기를 할지 부커레슈티의 승리로 기록해야 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루마니아 축구협회는 “플로이에스티 구단에 4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히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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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삼공사 농구단, 아듀”

    “인삼공사 농구단, 아듀”

    지난 30일 SK를 대파한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했다.”고 말했다. “목숨 내놓고 2년간 리빌딩할 때 쓴 소주를 마시며 날 잡아준 김호겸 국장이 떠난다. ‘멘토’에게 마지막 선물로 승리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큰 눈이 촉촉해졌다. 인삼공사의 ‘제갈공명’ 김호겸(47) 사무국장이 농구단을 떠난다. 11월 1일 자로 본사 홍보부장으로 발령받았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김 국장은 2000년 골드뱅크(현 KT)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코리아텐더-SBS-KT&G-인삼공사까지 12시즌간 농구판을 누빈 ‘터줏대감’이다. 코리아텐더의 ‘헝그리 4강신화’(2002~03시즌)와 SBS(현 인삼공사)의 ‘15연승 행진’(2004~05시즌) 등 굵직한 순간을 일궜다. 야심차게 진행한 ‘리빌딩’도 김 국장 공이 컸다. ‘도박’이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에이스 주희정(SK)을 유망주 김태술과 바꿨고 양희종, 김일두, 김태술을 모두 입대시키는 초강수를 띄웠다. 운까지 따라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이라는 ‘톱 루키’를 품에 안으며 올 시즌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표를 품고 다니며 전전긍긍했던 지난 두 시즌. “리빌딩이 되긴 되는 거냐, 다 때려치우자.”고 푸념하는 이 감독을 잡아준 이도 김 국장이었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멀리 보고 감독의 마음을 다독여줬다. 농구인끼리도 감히 하기 힘든 든든한 내조였다. 아직 초반이지만 인삼공사는 올 시즌 공동 2위(5승3패)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쉽게도 영광을 누릴 시기에, 열매를 따먹을 시기에 김 국장은 농구단을 떠난다. 10월의 마지막 날 농구단 사무실에서 짐을 싸던 김 국장은 “농구는 내 삶”이라며 서운해했다. 10년 넘게 지켜 온 ‘프런트 철학’을 들을 때는 경건해졌다. 김 국장은 “프로라고 하면 다들 돈으로 생각하는데 사람 사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마지막 힘은 실탄(돈)으로 안 된다. 사람 마음을 다스리는 건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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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남성, 이물질 빼내려 직접 칼로 목 그어 ‘충격’

    한 남성이 목에 이물질이 걸려 고통스러워하다 ‘자가 수술’을 감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중국 현대쾌보 등이 26일 보도했다. 장쑤성 양저우시 경찰은 지난 25일 새벽 “손목을 그어 자살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신고전화를 받고 곧장 출동했다. 수 십분 만에 간신히 신고자의 집을 찾아 들어간 경찰은 집안 곳곳에서 상당한 양의 혈흔과 함께 쓰러져 있는 신고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경찰이 접수한 사고내역과 신고자의 상태는 사뭇 달랐다. 손목 대신 목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던 것. 사실 왕씨는 당일 새벽 목에 무엇인가 걸린 듯한 불편함을 느껴 이를 빼내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칼을 이용해 스스로 목 부위를 베어내고 이물질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한 출혈이 발생했고, 지혈이 되지 않자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왜 거짓 신고를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왕씨를 치료한 병원 측은 “도착 당시 목에 7㎝가량의 자상이 있었으며, 출혈이 심각한 상태였다.”면서 “만약 기관지나 대동맥을 건드렸다면 생명에 큰 위협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응급처치가 끝난 뒤 환자가 정서불안을 호소했고 결국 의료진의 만류에도 퇴원을 했다.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였다.”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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