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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과잉방어 여부 수사/경찰청,재발 방지 모든 조치 강구

    서울경찰청은 18일 이완구형사부장의 지휘로 신림2동파출소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파출소장 조동부경위등을 불러 총기를 사용하게된 경위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경위는 『학생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파출소 내부에 불이 붙자 직원들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가 사과탄과 공포탄 4발을 쐈으나 학생들이 끝내 물러나지 않아 실탄 6발을 쏘았다』고 말했다. 검찰도 서울지검 강력부에 사건을 배당,진상조사에 나섰다. ◎김 청장 유감 표명 김원환경찰청장은 18일 서울대 대학원생의 사망사건과 관련,『경찰이 서울대학생들의 파출소 기습을 막는 과정에서 행인이 경찰의 총탄에 맞아 숨진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정확한 총기사용 과정과 사망원인을 밝혀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청장은 『최근 일선 파출소 피습사건이 빈발한데다 한밤중에 2백여명이나 되는 대학생들이 화염병으로 무장하고 파출소를 점거하려는 상황에서 조동부파출소장에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파출소장 대기 발령 한편 관악경찰서는 신림2파출소장 조동부경위가 『파출소 방어에 최선을 다했으나 무고한 시민이 숨진데 대한 책임을 지고 파출소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힘에따라 이날 중으로 조경위를 대기발령했다.
  • 서울대 음대교수 38명/“중·고생 레슨중지” 결의

    ◎예술계학교 출강도 않기로 서울대음대교수들이 고교생이하 학생들에 대한 개인레슨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교수들은 또 서울예고·선화예고·예원중학교등 예술계 중고교에서 하던 출강레슨을 중단하고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의 레슨도 그만두기로 했다. 서울대 음대는 11일 이같은 결의내용이 담긴 학장명의의 공문을 전체 교수들에게 발송했다. 서울대 음대교수 41명 가운데 35명은 이에앞서 10일 상오 김종운서울대신임총장과 간담회를 가진뒤 음대입시부정사건과 교수개인레슨에 따른 부작용방지책등을 6시간동안 논의한 끝에 『음대입시부정이나 가짜 악기판매사건등 음악계의 각종 부조리가 교수들의 중고교생 레슨에서 발생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같은 내용을 결의했었다.
  • 항만시설 부족 몸으로 극복 송동은씨(이런 공무원)

    ◎체대 몸살 부두서 “하역전쟁”/인천 해항청 부두과장/새우잠 자며 현장 독려,「24시 작업」 체제로/간이 접안시설등 고안… 하역량 20% 늘려 우리나라 공무원가운데 현장을 확인하고 행정을 펴는 공무원은 얼마나 될까.많은 공무원들이 직책상 또는 폭주하는 업무때문에 어쩔수없이 앉아서 탁상행정을 펼수밖에 없는 요즈음 현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확인행정」을 펴는 공무원은 그리 많지않다.발로 뛰는 공무원은 몸은 고달프지만 개선돼가는 현장이 있기에 보람을 느낀다.인천해운항만청 부두과장 송동은씨(52).올해로 공무원생활 28년을 맞은 송과장은 현장을 뛰는 대표적인 공무원이다.하루 7천여명이 드나드는 넓은 인천항부두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부두업무와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현장에서 고민하고 연구하는 부지런함 때문이다.그가 하는 일은 인천항을 가득 메우는고 있는 80여척의 대형 선박들이 싣고 온 산더미같은 화물을 빨리 하역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하는 것이다.지금도 인천항 외항에는 40여척의 배가 접안을 기다릴 정도로체선이 심하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밀려있는 배와 화물을 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그는 지칠줄 모르는 정력과 불도저같은 추진력으로 「화물과의 전쟁」을 벌이고있다.그가 인천해운항만청 부두과장으로 부임한것은 배가 70∼80척이나 밀려 체선·체화가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지난해 6월이다. ○처음엔 엄두도 못내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엄두가 나지않았지만 현장을 찾아다니며 개선책을 마련한뒤 일사불란하게 밀어붙였다. 지난해 인천항이 처리한 전체 물동량은 3천3백50만t이나 되는데 이중 20%정도는 그가 개선해 덤으로 처리한 것이다. 그는 하면 된다는 생활신조를 갖고 있다.그의 이같은 신조는 부두과장이 된 뒤 더욱 강하게 불타오르고 있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체선현상이 하루아침에 해소되지 않아 늘 안타깝다. 송과장은 『수출입품이 생각보다는 잘 빠지지 않아 담당공무원으로서는 항상 죄스러울 뿐』이라면서 『북방교역과 관련,정부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점차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에대한 그의 집념은 대단하다.부임한지 이틀만에 비상대책반을 구성,퇴근도 않고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하역작업을 독려했다. 그가 맨먼저 착안한 개선점은 일부물량의 하역단위를 크게 늘려 하역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것이었다.정부의 2백만호 주택건설추진등으로 건축경기가 과열돼 중국으로부터 시멘트가 산더미같이 밀려들어왔으나 시멘트포장 단위가 50㎏밖에 안돼 하역시간은 그만큼 오래걸릴 수 밖에 없었다.그는 화주측에 시멘트 포장단위를 종전의 40배가 되는 2t으로 늘려줄것을 요청,결국 하역시간을 3분의1일로 단축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또 외항에 접안,하역하는 선박의 꼬리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작업시간을 늘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곧바로 화주들을 상대로 야간작업을 해보자고 설득에 나섰으나 주간보다 하역료가 50%나 더비싼 야간근무 추진에 쉽사리 동의할리 없었다. 그는 화주들에 대한 호소·설득과 함께 직권으로 야간작업을 강행시켰다.처음에는 그에 대한 모함투서가 잇따르는등 화주들의 반발이 예상외로거세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거시안적」안목이 화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인천항은 24시간 하역체제로 새롭게 탈바꿈하게 된다. ○외부 입김 철저 배제 그는 이와함께 하역선박순서를 결정하기위해 담당계장이 주재하던 선석운항회의도 자신이 직접주재했다.관련업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였지만 외부입김등으로 하역순서가 공정하지 못하게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비난이 이따금 제기됐기 때문에 이를 시정해보자는 계산에서였다.회의의 모든 결정은 공개리에 했고 회의횟수도 주1회에서 3회로 늘렸다. 그의 사무실 옆 5평 남짓 크기의 비상대책반 4면벽에는 대기선박및 접안선박현황과 접안순서가 적힌 차트가 빙둘러 설치돼 있다.자연히 지금까지 항만과 관련된 여러 곳에서 오던 청탁은 자취를 감추게 됐으며 그에따른 잡음도 말끔히 사라지게 됐다.그러나 민원실장업무도 맡고있어 육체적 고생이 심했던 그에게는 이때부터 마음의 고생은 깊어만 갔다.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속담도 떠올랐다. 『배1척당 3백만∼5백만원씩의 급행료를받고 하역 순위를 앞당겨 주었다는 투서가 검찰과 경찰에 계속 들어갔던 모양입니다. 수사기관에서 몇번씩이나 내 사무실에 와 조사하고 갔지요. 그들도 모든 결정과정이 공개적인데 놀라 그냥 돌아갔지만 그럴때마다 마음은 허전했습니다』 이제는 항만관련자 모두가 그의 협력자가 됐지만 한동안 주위의 질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다. 그는 그럴 때마나 『내일 그만두고 나갈망정 내 소신껏 하겠다고』고 입술을 깨물었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특히 작은 것 하나라도 개선,발굴하면 국가적으로 큰 효험가치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의 이같은 의지는 인천항 부두의 유휴시설을 대폭 활용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유휴시설로 남아있던 제6부두에 바지선을 활용,간이접안시설을 만들어 선박 2척을 추가 하역할 수 있게 했다. 이것으로만도 하루 6천t의 물량이 처리된다. 또 석탄전용부두에서 하루 5천t의 시멘트를 해상하역하고 있으며 북항에서도 3척규모의 해상작업을 10월부터 시도할 예정이다. 『하도 배가 밀리다보니 비정상적인 방법까지 총동원,전체 물동량의 20%정도를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처리해왔지만 이제는 유휴시설도 없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63년말 공채로 첫발 그는 지난 63년말 5급(현9급)공무원으로 공채된 뒤 전남 화순역에서 역무원으로 공직의 첫발을 디뎠다. 그동안 철도청 감사관실·교통부육운국(당시)·부산해운항만청등에서 근무했다. 그가 이곳 인천해운항만청에서 「실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무관시절 2년반 동안 부산해운항만청에서 부두계장을 지낸 경험이 큰 힘이 됐다. 광주가 고향인 송과장은 자신의 집에도 못들어가며 일할 수 있는데는 부인 권현순씨(45)와 1남2녀등 가톨릭을 믿는 가족들의 성원 때문이라고 했다. 그와 교통부시절 같이 근무한 최정인 부두계장(54)은 『인천항이 어려울 때에 와 고생도 몹시 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질서가 잡혔다』면서 그의 강직한 성격과 업무추진력을 높이 샀다. 『앞으로도 계속 고되지만 움직이는 부서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해운항만업무는 나태하거나 게으르면 탈락되는 부서이므로 선후배들과 현장 위주로 뛰고 또 뛸 것입니다』 송과장은 지금까지의 모든 공을 97명의 부두과 직원에게 돌리면서 『지난달 1일 안상영 해운항만청장이 청 개청이래 과단위로는 처음으로 부두과에 표창장을 내려줬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 개발에 헐리고 투기에 밀리고…/서울 풍물·명소가 사라지고 있다

    ◎「귀거래」등 정겹던 다방들,룸살롱으로/무교동 낙지집도 하나 둘 없어져/“빨래판 의자” 옛날 이발소 드물어 누구나 큰 부담없이 손쉽게 찾을 수 있던 서민적인 대중업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속에 경제발전의 부산물인 영리주의에 밀려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가는 곳마다 호화사우나며 퇴폐이발소 디스코텍 카페 룸살롱 고급레스토랑 바가지술집들이 즐비해도 막상 남녀노소 마음놓고 들어갈수있는 대중목욕탕이나 건전이발소 다방 실비식당 목로주점등은 그리 흔하지 않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나 부산 대구 인천 광주등 다른 도시들에서도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날로 확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결국 도시인들의 정서를 메마르게 하고 우리사회의 장점의 하나인 전통적인 서민풍을 잃게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따금 미술전시도 하며 도시인들의 문화공간을 제공했던 서울의 화신·신신백화점과 광화문일대 귀거래·자이안트·연다방등이 없어진지는 벌써 오랜 일이며 대부분 건물1층에 자리잡던 많은 다방들이 지하로 내려가거나 2,3층으로 밀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청뒤에 성궁다방과 한일다방등도 음식점 등으로 변하고 말았다. 한때 두집 건너 하나씩 보이던 다방은 이제 교회숫자보다도 적어진 것이다.이같은 다방의 격감추세는 비싼 땅값에 비해 투자수익이 신통치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마찬가지로 새벽열차로 서울역에 내린 상경객과 남대문일대 상인들의 사랑을 받던 남대문로5가 도동탕등 옛날식 목욕탕도 이제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탕의 하나인 도동탕은 요즘엔 흔하기만한 사우나도크는 물론 냉탕조차 없이 그저 따끈한 물을 담은 온탕만 갖추고 불그스레한 화강석으로 바닥을 깔아 시골에서 멱물을 끼얹던 기분을 느끼게 했었다. 이처럼 대중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해 서초구 반포동 백수사우나의 이순희씨(44)는 『사우나 시설과 수면실등 휴게실을 갖추지 않고는 손님이 찾지않아 수지타산을 맞출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때 문인과 예술인들의 집결지처럼 됐던 서울 중구 명동의 갈채며 종로쪽 르네상스등 고정음악실이 사라진지는 이보다 훨씬 오래전이고 통기타등 청년문화의 발상지였던 코지코너 OB산장등도 수익성이 나은 다른 업소로 바뀌었다.무교동 서린동 관철동 일대에 줄지어 들어섰던 낙지집등 실비음식점들도 이제는 극히 일부만 남아 있는데다 그나마 도심재개발사업으로 곧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물만두와 중국과자로 유명한 취영루와 융태행등 70년대중반까지 50곳 이상에 이르렀던 북창동 중국 음식점들도 거의 없어져 일년내내 쉬지않고 일하던 중국인들이 음력설이 되면 일제히 문을 닫고 빨간종이에 붓글씨로 「복」을 써 내붙이던 풍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충청도 빨래판을 의자에 걸쳐놓고 어린이들의 머리를 깎아주던 옛날식 이발소도 찾으려면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퇴폐이발소가 도심에서부터 변두리주택가까지 번지면서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마음놓고 이발관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서울토박이인 강홍빈씨(47·공무원)는 『검은 고무신을신은 학생들이 외상술을 마시던 쌍과부집이 있던 동숭동과 명동·종로 일대의 목로주점이 사라지고 도심이 공동화(공동화)돼버려 살맛이 나지않는 도시가 돼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소련 공산당 몰락을 지켜보며/복거일 (특별기고)

    ◎고르비의 역사적 역할은 끝났다/온건개혁으론 「민주혁명시대」 못 이끌어 자신을 몰아내려 했던 정변이 실패한 뒤,고르바초프가 사회주의 이념과 공산당에 대한 믿음을 밝힌 대목은 여러 모로 흥미롭다. 1985년 집권했을 때,고르바초프는 도전받지 않는 공산당의 지도 아래 생기를 되찾은 사회주의 이념을 따라서 정치적으로 강력하고,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며,정신적으로 자신감을 가진 소련을 만들 수 있다고 공언했었다.공산당도 사회주의 이념도 파산한 지금,그가 그런 믿음을 아직 지녔다는 사실은 그의 됨됨이와 그가 주도한 개혁의 성격에 대해 말해주는 바가 많다.생각해보면,그런 믿음이 그를 소련의 정치적 지도자로 만들었고,그를 몰락시켰다. 혁명은 거의 언제나 체제에 대한 믿음을 지닌 사람들에 의해 그것을 지키려는 시도로 시작된다.그들은 온건한 개혁 조치들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면 혁명을 막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온건한 개혁 조치들은 숨겨진 사회적 힘들을 풀어놓게 마련이다.그래서 한번 시도되면 개혁은 빠르게 혁명으로 바뀐다.그리고 그런 혁명의 불길을 타고 나갈 마음도 능력도 없는 온건 개혁파들은 뒤에 「잊혀진 사람들」로 남게된다. 프랑스 혁명 때의 라파예트가 대표적 예다.혁명 초기 개혁을 주도한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지만,그는 끝까지 입헌군주제를 지키려고 애썼다.그러나 그런 개혁은 이내 혁명을 요구하는 세력들을 불러냈고 그를 중심으로 한 온건 개혁파들은 밀려났다. 고르바초프는 라파예트가 걸은 길과 아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정치와 경제를 온건한 방식으로 개혁하려는 그의 노력은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바라는 세력을 불러냈다.그것이 역사의 무대에서 그가 맡은 배역이었다.이제 그 배역은 끝났고,그는 곧 무대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 물론 명령경제를 시장경제로 바꾸는 일은 아주 힘들고 급진파들의 혁명적 시도가 실패하여 반동의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은 크다.그러나 그런 반동이 나오더라도,고르바초프가 할 역할은 클 수 없다.큰 혼란이 반동을 부르면,그런 부름에 응하는 것은 군부 정권일 것이다.라파예트가 다시 나서는 것이 아니라,보나파르트가 나타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극적 몰락은 소련 제국의 특수한 사정에서 작지 않은 부분이 나왔다.공산주의 체제를 허무는 일은 소련 제국을 그것을 구성한 공화국들로 나누는 과정과 맞물려 있고,되도록 소련 제국을 지키려는 온건파가 각 공화국들을 대표하는 급진파들에게 점점 세력을 앗기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그런 요소가 없었다 하더라도 그의 정치적 역할은 빠르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지금 고르바초프가 맞은 어려운 사정은 1790년대 초의 라파예트가 맞은 어려운 사정과 아주 비슷하다.라파예트는 왕당파로부터는 혁명운동가로 비난받았고 급진파로부터는 체제 옹호자로 비난받았다. 파리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난 뒤,의회가 왕의 권한을 정지시키자 불란서 군대를 이끌던 라파예트는 거의 홀로 군주제를 지키려고 애썼다. 그런 노력이 실패한 뒤,그의 군대가 그를 버리고 의회가 그를 범죄자로 규정하자 그는 미국으로 망명하려고 국경을 넘었다.지금 고르바초프는 공산주의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세력으로부터 협공받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몰락이 그의 은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파예트는 보나파르트의 등장과 몰락 뒤에도 꾸준히 활약했다.그러나 옐친으로 대표되는 급진파가 세력을 얻은 뒤에 고르바초프가 할 일들은 역사적으로 별다른 뜻을 지닐 수 없을 것이다.1792년 뒤의 라파예트의 활동이 역사적으로는 후일담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라파예트나 고르바초프처럼 온건한 개혁을 통해 체제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대개 합리적이고 정직하고 인정이 많으며 흔히 그 사회가 낳은 사람들 가운데 인간적으로 가장 매력있는 사람들이다.그런 사람들이 몰락하여 역사의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서글프다. 돌이켜보면,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꼭 서글픈 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누구도 동시에 라파예트와 당통이 될 수 없다.그래서 옐친에게 수모당하는 고르바초프의 모습은 그가 자신에게 맡겨진 역사적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을,그리고 그의 이름이 역사에 크게 남으리라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정말로 서글픈 것은그런 역할을 맡았으면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이다.그들은 곧 잊혀진다.아니 두고두고 비난받는다.소련보다 개혁이 훨씬 쉬웠던 중국을 이끈 등소평의 경우다. 고르바초프 대신 등소평을 정치적 지도자로 가졌다는 사실은 중국의 불행이다.물론 더욱 서글픈 것은 북한이 아직 등소평과 같은 사람도 낳지 못했다는 사실이다.언제 북한에 등소평이 나타날 것인가,고르바초프는 그만두고라도.
  • 빛바랜 고르비… 「옐친시대」보인다

    ◎3일 정변이후 권력구조 어떻게 바뀔까/고르비,사임·축출 가능성 거의 없어/당분간은 견제­협조관계 지속될듯 쿠데타를 실패로 끝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이 「떠오르는 별」로 각광받고있는 가운데 실각했던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이 복귀함에 따라 이들 양자간의 위상이 어떤 방향으로 정립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있다. 이들의 위상은 고르바초프가 계속 직무를 수행하거나 스스로 그만두거나 아니면 쫓겨나는 3가지 경우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결론적으로 말해 두사람이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비록 기간이 어느정도 될지는 모르지만,각자의 위치에서 경쟁속의 협조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큰 방향에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협조에 임하는 자세는 상당히 달라지리라는게 지배적인 전망이다.예전에는 고르바초프가 한수 위인듯한 입장에서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제는 대등하거나 오히려 옐친의 우위로 역전되는 분위기에서 역할분담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사태를 통해정치지도자로서 옐친의 입지는 대단히 강화됐다.쿠데타 저항운동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그가 발휘한 결단과 추진력은 대다수 소련국민들 뿐 아니라 미국을 위시한 서방각국의 찬사를 얻기에 충분했다. 반면 고르바초프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통치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그의 복귀를 가능케 한 옐친과 소련내 민주세력,미국 등 서방세계에도 앞으로 갚아나가야 할 빚을 진 셈이다. 포린 어페어즈지의 하이랜드편집국장은 『고르바초프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전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브레진스키 전미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과 주르칸스 리투아니아공화국 외무장관이 『이제 고르바초프의 시대는 끝났고 옐친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연방조약이 체결된 뒤 연방대통령 직선이 실시될 경우 고르바초프가 연임에 도전할지,옐친이 나설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고르바초프는 자신이 앞장서 시작한 페레스트로이카가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도하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재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옐친은 고르바초프가 공화국으로의 권한이양을 착실히 한다면 차기 연방대통령 직선에서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수차 밝힌 바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가 이에 역행하지 않는한 당장 나서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신연방조약 체결후 허수아비 연방대통령보다 소련 국토의 4분의3을 차지하는 막강한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 자리가 더 실세라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정변을 거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그래도 연방의 대통령을 해보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고르바초프가 자발적으로 멀지않아 대통령직을 내놓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그러나 고르바초프가 차기선거에 출마하는 경우와 마찬가지 이유에서 가능성이 높지않다. 고르바초프가 옐친에 의해 축출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국내외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싶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군과 KGB 등 아직도 옐친을 적대시하는 세력이 많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와 같은 중도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부시도 『옐친이 고르바초프를전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있다』고 밝혔다. 두사람은 지난 31년 출생한 동갑내기로 각각 지방공산당 제1서기로 있던 70년대부터 가까이 지내왔다.무명의 옐친이 지난 85년 모스크바시당 제1서기로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한 것은 공산당서기장으로 먼저 출세해있던 고르바초프의 은덕에 힘입은 것이었다.그러나 개혁속도 부진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년11개월만에 해임된 뒤 재기,인민대회 대의원과 러시아공화국대통령으로 급성장해 급기야는 실각당한 고르바초프를 구원해내기에 이르렀다. 옐친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고르바초프의 운명이 이제는 거꾸로 옐친의 의지에 달려있게 된 것이다.
  • 소 사태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긴급대담

    ◎“당분간 과실송금·자본회수등에 지장”/진출기업 정상조업… 경협에 급변 없어/연방정부로 수출입창구 단일화 가능성/“미의 대소정책도 변수… 유연한 대응방안 수립을 소련사태가 혼미를 거듭함에 따라 소련에 진출한 기업을 비롯한 경제계의 관심도 온통 소련에 쏠려있다.현재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대소경제협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소련과의 경제관계는 과연 계속될 것인가.앞으로 소련정국의 향방이 우리 경제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것이기 때문이다.소련진출의 선두인 진도의 정효현 소련담당상무와 소련경제전문가인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이기영박사와의 대담을 통해 소련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진출기업들의 현황,우리의 대처방안 등을 알아본다. ▲이기영실장=소련의 정국혼미가 3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현 상태로 봐선 군부를 등에 업은 강경보수파의 쿠데타의 성공여부를 점치기는 어렵습니다.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듯이 국민들의 반발이 완강하지 않는한 군부 쿠데타는 성공해왔고 미국 또한 결국 그 정권을 인정해왔습니다. 만에 하나 고르바초프가 재집권하거나 옐친등과 같은 제3의 인물이 소련의 새지도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정효현상무=고르바초프 실각이후 현지 지사로부터 들어오는 연락으로 보아 소련의 쿠데타 상황이 외신이나 국내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만큼 심각한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등 큰 도시를 제외한 대부분 소련 국민들은 정치적 격변에도 불구하고 예전대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밖에서 느끼는 것만큼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오늘 아침에는 크렘린궁의 통행이 통제되고 러시아공화국 청사 부근에는 2천여명의 시민이 몰려있으며 유혈충돌도 있었지만 일상생활에는 별지장이 없다는 연락이 왔습니다.따라서 현재로선 쿠데타의 성공여부나 내전확산등을 점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앞으로 2∼3일이 고비인것 같습니다. ○소련인들 정상생활 ▲이실장=어쨌든 쿠데타세력은 국민들의 소요에 대비해 미국등 외국의 반응을 포함,대내외 경제문제까지도 충분히 고려한 단계에서 고르바초프축출을 시도했을 것입니다.경제문제에 국한해서 우리가 직시해야 할 부분은 소련경제의 현실인식입니다.소련은 지난 5년간 고르바초프가 추진해온 페레스트로이카 정책과는 상관없이 3년째 경제성장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기간동안 3백%이상의 인플레이션과 심각한 실업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특히 식량문제는 심각합니다.따라서 앞으로 누가 집권하든 대내적으로 물가의 동결을 비롯해 생필품및 식량의 배급제등 강력한 통제경제정책을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국내 경제의 피폐를 막기 위해 상당부분 개방하는 유화책을 쓸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무=현재 소련에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은 우리 진도를 비롯 현대종합상사·삼성물산 등 7개업체입니다.진도는 지난 83년부터 중개상을 통해 레닌그라드에 모피시장을 개척했고 85년에는 우리 정부 및 소련 정부의 허가를 받아 현지 공장을 세웠습니다.진도가 소련에 본격 진출한 것은 「JIN DO RUS」현지 법인을 설립한 89년부터입니다.그동안 주로 소련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해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실장=한소간 경제협력은 지난 89년이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교역규모만 해도 88년 3억달러에서 지난해는 9억달러로 늘었습니다.특히 양국간 시베리아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대소교역은 급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이후 30억달러 차관약속은 나름대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일부에서는 이미 건네준 5억달러에 대한 회수가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든 멀리보아 계획대로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30억달러는 우리에게 무척 큰 돈입니다.그러나 소련측으로선 별 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우리가 안주겠다면 그들로선 「주기 싫으면 그만두라」고 가볍게 여길 수 있는 규모입니다.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소수출의 전망과 원만한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위해 30억달러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상당부분 개방할것 ▲정상무=보수파와 군부가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이들 신집권층은 소련이 자체적으로 물자 및 자원 등을 조달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서방과의 경제협력 및 타협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를 표방한 고르바초프가 지난 85년 집권한 뒤 소련인들의 외국여행과 외국인들의 소련방문이 급증,많은 소련인들이 자유와 자본주의의 좋은 점을 맛보았기 때문에 보수파가 기왕의 개혁정책에서 후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쿠데타로 인해 한소경제교류 및 협력이 지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그러나 보수파가 집권할 경우 당분간 통제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과실송금 투자자본의 회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레닌그라드에 있는 지사 직원들에 따르면 현지 공장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답니다.현지 직원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모두 출근해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실장=소련에 진출한 다른기업들도 예정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새로운 집권층은 국내적으로는 1∼2년간 물자관리를 하고 가격통제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는등 강경한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4∼5년간의 내부진통이 전망되지만 대외적으로는 외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유화정책을 펼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기업으로서는 소련의 상황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내기업이 소련에 계속 진출하는것은 한미관계상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상무=고르바초프가 재기하게 되면 기업들의 어려움은 없겠지만,군부가 실권장악에 성공할 경우에는 그들의 통제경제나 자유경제에 대한 정책기조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방안이 좌우될 것입니다.진도의 경우는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 전부터 소련에 진출했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다른 기업들은 보수파가 집권할 경우 그들이 유화조치를 취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차관약속 지키도록 ▲이실장=보수파의 등장으로 한소우호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소련은 동북아에서 미국및 일본의 영향력을 막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은 원치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소경제관계도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경제관계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이런 기회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위험은 있지만 장기적인 견지에서 투자효과는 클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서둘러서 대소진출을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관망만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당분간은 대소수출이 격감될것이 불가피하겠지만 장기간이 필요한 자원개발과 관련된 진출은 별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번 사태로 보수파가 집권할 경우 시계의 추는 분명히 뒤로 가겠지만 그 시계는 이미 스탈린시대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것이며 오히려 이번 사태를 통해 연방정부로 진출창구가 단일화될 가능성도 있기때문에 투자가 용이해질수도 있다고 봅니다. 보수파의 경제정책은 중요한 핵심상품및 기업에 대한 통제이기때문에 현재와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유리해▲정상무=소련은 방대한 나라입니다.모스크바 주변 큰 도시 몇개를 제외한 다른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자유시장경제가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그들에게 있어서 중앙정부가 자유시장체제를 택할 것이냐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할 것이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실장=「소련은 일반적으로 못사는 나라」라고 평가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빵과 생필품을 사기 위해 몇시간동안 줄을 서야하는 겉모습만 보고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뜻이지요.이것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고물가·고임금정책과는 달리 저물가·저임금정책의 차이일 뿐입니다.소련은 어디까지나 미국 다음의 강국이며 그만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정상무=동감합니다.소련의 잠재력은 시장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큽니다.지금은 생필품등 실생활에 필요한 제조업이 뒤떨어져 우리에게 기술협력을 요청하고 있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이 분야에서도 무서운 저력을 과시하게 될것입니다.그런 의미에서 정치적 격변상황이 문제되더라도 대소경제관계는 계속 발전적으로 이끌어가야 합니다.최근 몇년사이 우리의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동구권에 대한 진출을 위해서도 단기적으로는 손해가 되더라도 꾸준히 교역량을 늘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이기영 현대경사연 소련실장·경제학 박사/정효현 주식회사 진도 소련담담상무)
  • 북,한국대표단 입북 거부/콜레라 이유

    ◎27일 평양 총리회담 불투명/소 사태에 고무,장소변경 제의 오는 27일부터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우리 대표단에 대한 북한측의 입북반대로 무기 연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2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책임연락관 실무접촉에서 남측지역에서의 콜레라 발생을 이유로 4차회담을 평양이 아닌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북한측은 이날 느닷없이 콜레라문제를 거론,『콜레라발생지역을 통과한 사람들이 방역조치를 취하고(평양에)들어온다해도 1주일내지 열흘정도 격리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4차회담을 27∼28일,혹은 28∼29일 통일각에서 개최하자』고 말했다. 북측은 『이같은 제안이 회담을 그만두거나 연기하자는 차원이 아니며 일단 우리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21일 다시 열릴 연락관접촉에서 본회담의 장소를 서울과 평양으로 한다는 것은 양측이 고위급회담 예비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밝힐 것으로 알려져 제4차 평양회담의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양측은 21일 상오10시 판문점에서 책임연락관접촉을 갖고 이문제를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측의 요청과 관련,『소련사태에 고무된 북한이 고위급 회담의 개최를 연기하기위해 「콜레라」라는 기상천외의 문제를 이유로 내세워 수용 불가능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는 고위급회담을 연기하되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려는 술책』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측이 콜레라를 이유로 고위급 회담의 장소 변경을 요청해왔으나 사실은 회담을 연기시켜놓고 소련사태의 추이에 따라 대외·대남정책의 전면적인 궤도수정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본사 송정숙 논설위원 타슈켄트 기행:하

    ◎한인촌의 「국시집」은 소인에 더 인기/도심외곽서 황해도식 「개탕집」도 성업/교민들,경어없는 옛 함경도말투 사용 타슈켄트에는 요즈음 새로 한국 음식점이 생겼다.「삼양」이라는 상호를 가진 집이다.전속 밴드도 있어서 서울서 유행하는 최근의 가요를 부르고 떠듬떠듬이나마 우리말을 하는 웨이터 웨이트리스들도 있다. 식당주인인 양사장은 40대의 의욕적인 한인 2세다.물론 서울을 다녀온 적도 있다.그는 성업중인 음식점도 운영하고 있지만 건설업도 하고 있다.연립주택형식의 집을 지어서 분양하는 형식의 건설업이다.인민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국가가 대지를 빌려주고,집을 지어 세를 놓기도 하고 팔기도 하게 허락한 사업이다.물정에 밝고 두뇌회전이 빠른 한국인들은 이런 종류의 모험기업에 도전하는 용기가 다른 민족보다 강한 것이다. 나른하게 늘어진채 급하게 서두르는 법도 없고,열심히 매달리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우즈베크민족이나 주변민족에 비하면 날쌘 몸가짐으로 이리닫고 저리 닫고 하는 「양사장」의 모습은 특별해 보였다. 한국손님들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보며 『많이 먹소,일없소,나 서울 또 가지…』 성의껏 인사를 하느라고 애쓰는 모습이 여러모로 젊은 사업가적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그러나 그는 경어를 쓰지는 못했다. 타슈켄트의 한인들이 쓰는 말은 1900년대 초기의 함경도말이 타임캡슐에 보관되었다 나온 것처럼 통용되고 있다.루블을 세면서도 우리말로 표현할 때 그들은 「냥」이라고 한다.「두냥 반」 「이백냥」…따위로 표현한다.그들의 말을 지금의 우리가 알아듣기는 매우 힘들었다. 거기에 비하면 60년대 중반에 북한을 탈출한 몇몇 동포인사들의 말투는 「서울말」과 거의 같고 서로 나누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얼마전 재미작가 한분이 중앙아시아의 동포를 찾아 철도로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동포소식을 전해준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있었다.그때 그 작가가 한인동포를 상대로 자꾸만 반말을 쓰고 있다고 못마땅해 한 시청자들도 있었다.타슈켄트 동포들의 반동강 한국말을 들으면서 그 작가가 경어를 생략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요」나「습니다」라는 경어 어미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쪽만 경어를 쓰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런 말을 그들은 알아듣기 불편해하고 번거로워하는 것 같았다. 음식점 「삼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묵이었다.고사리나물과 함께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이 양념간장에 무쳐져서 번번이 상에 오른다.강제 이주하여 그곳에 던져졌을때 첫겨울을 나고 맞은 봄을,그들은 산나물과 미나리나물같은 것으로 연명했다고 한다. 타슈켄트의 한인 음식중에 또 유명한 것에는 「개탕」(보신탕)이 있다.「고려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 요즈음은 소련사람들도 좋아해서 그쪽 고객이 더 많다고 했다. 소련에서 한인출신으로 유일한 전쟁영웅이 있다.알렉산드르 민이다.카자흐공화국 출신인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타슈켄트에는 있다.도심을 약간 벗어난 거리다.이곳은 고려인촌이기도 하다.「개탕집」은 그곳에 모여 있다.간판도 없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나라에다 돈을 내고 한다.「세금」이라는 용어는 쓰지 않은채 의무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한그릇에5루블 받는 「개탕」과 한탕기에 6루블하는 수육을 팔고 있었다.하루에 5∼10마리분을 판다는 집에 들러 보았다.일행중 한분이 타슈켄트에 도착한후 「김치사발면」만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었는데,별로 기대를 하지않고 찾아가서 주문해본 「개탕」을 그분은 아주 포식했다.그분 입맛에 의하면 그 「개탕」은 그분이 옛날 자신의 고향에서 먹던 바로 그맛이었다고 했다.그분의 옛고향은 황해도다. 소련사람들에게 훨씬 인기가 있다는 「국시집」도 있었다.이를테면 냉면집이었다.국수는 메밀이 아니라 호밀 밀가루로 만든 듯 했다.그것과 작은 만두를 만들어 파는 그집도 한인 아주머니가 하고 있었다.동류바라는 이름의 이 아주머니는 본디 국영 음식점이었던 이 점포를 「시험삼아」인수 받았다.국수 한그릇은 3「냥」(루블)이고 만두는 2개에 1「냥」이다.맛있다고 사람들이 많이 먹으러 오는 것에 신이 나 있는데 4만「냥」만 내고 이집의 경영권을 아주 인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공화국정부는 아직 아무런 언질을 안준다고 한다.국영으로 「조선 음식집」을 했던 자리인데 그때에는 영업이 안돼서 폐쇄했어야 했던 집이다. 모든 국영상점은 장사를 제대로 못하지만 민간이 맡으면,특히 한국인이 맡으면 영업이 된다는 것을 정부측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한국인의 이런 활력에 우즈베크공화국도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기운 때문인지 타슈켄트나 사마르칸트같은 도시에서는 「한국어 배우기」가 열성적으로 진행중이다.이 일을 전폭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것은 한국측에서 간 종교세력이다.개신교계의 교파가 「적어도 수십개」는 들어가 있고 천주교·불교도 선교의 발판을 마련해놓고 있다. 소련을 「우리조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의심이 없는 청소년들이 「서울」이라는 멀고 동경스런 조상의 땅을 생각하며 열심히 한글을 익히고 있다.이 황량한 대륙에서 한번도 「주인」으로서의 당당함을 누려보지는 못했을 그들에게 느닷없이 나타난 「조상나라」가 허망한 신기루처럼 혼란을 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그것이 지금 우리 서로에게 주어진 과제인 것 같았다.
  • 어리석은 불장난 그만두라/이중호 사회1부장(데스크시각)

    「전대협」이 또 학생을 이북에 보냈다.이른바 「통일대축전」이니 뭐니 하는 것 때문에 나라 안팎이 걱정스럽고 시끄럽다.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에서 「국토순례대행진」등 관련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광복절에 즈음하여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뜻을 되새긴다는게 그들의 말이다. ○낡은 이념은 버려야 그러나 우리는 「통일」을 내세우면서도 한쪽에만 치우치고 「민족」을 들먹이면서 겨레의 염원은 아랑곳하지 않는 세력이 있음을 안다.통일문제의 실질적인 상대방인 우리정부를 「반통일세력」으로 매도하고 통일의 주체인 겨레에게 그 종주국에서마저 실패로 끝난 낡은 이데올로기를 팔아먹으려 한다. 여기서 특히 1백만 학도를 대표한다는 「전대협」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묻고 싶다.이른바 「민중민주주의」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마르크스와 레닌이 계급투쟁을 통해 성취하려 한 공산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만일 이름만 다른 것이라면 지금 당장 그것을 버려야 한다.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다시 깨우쳐야 한다.특정 이데올로기에 얽매어 혁명의 기치를 들던 시대는 가버렸기 때문이다.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탈이념의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공산주의의 종주국 소련마저 이미 그 환상적인 이념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다른 추종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다.철옹성같던 「베를린장벽」이 무너져 「공산주의의 최우량아」로 불리던 동독마저 서독에 흡수 통합됐다.폴란드며 헝가리·체코등 거의 모두가 돌아섰다.오늘 이 순간에도 자유와 풍요를 찾아 너도나도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 배에 개미떼처럼 기어오르는 알바니아인들의 처절한 탈출장면이 보이지 않는가? 다같이 고르게 잘 사는 사회를 이룬다던 공산주의의 결론이 다같이 못사는 사회로 끝난 때문이다.그래도 그 낡아빠진 이데올로기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가? 말이 나온 김에 다시 물어보자.「주체사상」이란 또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공산주의가 다 망하고도 끝까지 남을 「성전」인가? 「주체사상」이야말로 스탈린의 꼭두각시로 우리강토의 절반을 40여년동안 강점하고 1천5백만 주민을 한사슬에 묶은 김일성유일체제의 방패막이 이론에 지나지 않음을 바로 알아야 한다. 저들은 「다른 나라가 어찌되든 우리는 우리식대로,남들이 어찌 살든 우리는 우리끼리」라고 말한다.그러나 그것은 세계의 민주화 물결을 의식한 독재체제의 궤변이나 삶의 질서에 엄청나게 뒤떨어진 백성들의 불만을 기망하려는 사슬은 아닐까? 그렇지않다면 동구권 유학생등 수많은 귀순자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국가대표유도선수단 주장이 넘어오는 일까지 벌어질 수 있겠는가? ○사회혼란 가중될뿐 물론 「전대협」에 속한 모든 학생들이 ML주의자라거나 주사파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극히 일부 극좌파들만이 그런 허황된 이데올로기를 추종하고 있음을 믿고 있다.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들에게다. 그러나 오늘 「전대협」의 실상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남북간의 대화와 교류,그리고 보다 이상적인 통일을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정부의 노력을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격려해야 한다.다행이도 겨레의 오랜 소망이 뒷받침되어 이제 남북간에도 상당한 대화가 오가며 통일문제를 진지하게논의할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각급 실무접촉은 물론 정부고위급회담도 곧 재개될 예정이고 유엔에도 나란히 들어가게 됐다.정부는 남북이산가족 뿐만 아니라 학술 문화 체육분야에 학생들의 방북까지도 염려스러울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추진하려 하고 있다.그럼에도 「전대협」은 정부가 하는 일은 모두가 반통일적인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그리고는 스스로의 잘못된 폭력노선 때문에 국민들에게 지탄받고 있으면서도 위축되어가는 조직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국법을 어기면서까지 평양에 대표를 보내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다.저들의 통일전선전략에 놀아나는 꼴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국민들의 실망은 말할 것도 없이 「전대협」스스로가 대표한다는 「1백만학도」들에게서 조차 외면당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근 「전대협」이 잇따라 주최하고 있는 각종 집회나 서명운동에 누가 눈길을 주고 있는가? 「전대협」은 이제 더이상 김일성일당의 앵무새나 꼭두각시가 되어서는 안된다.그리고 그 무슨 「대회」니 「행진」이니 하는 것들 모두 당장 때려치워야 한다.그것은 우리사회의 혼란만을 가중시킬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통일을 위하기는커녕 무분별한 논쟁으로 통일에 저해가 될 뿐이다. ○이젠 학업에 전념을 「전대협」은 1백만학도의 진정한 대의기구로 바뀌어야 한다.돌아가 학문에 전념하여 다음 세기에 대비해야 한다.다가올 다음 세기는 분명 그들의 것이다.그것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은 그들의 마당이 아니다. 학업으로 돌아가라.내일의 주인공의 되기 위해.그렇지 않고는 스스로들 낙오자가 되는 것은 물론 「전대협」도,아니 선배들이 애써 일궈온 학생운동의 맥마저도 모두 멸절되고 말 것이다.제발 학업으로 돌아가라.
  • 바캉스 지옥을 보면서(사설)

    낮과 밤도 없이 바캉스의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속도로는 단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고 시속은 10㎞,걷는 속도 12㎞에도 못미친다.그렇다고 승용차를 갖고 가지 말자는 말도 하기는 어렵다.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있는 것은 또 암표상일뿐이다.4천원짜리표를 1만원씩에도 구하기는 쉽지 않다.밤낮을 거쳐 12시간씩 가는 일이나 암표까지 사서 가야만 하는 일이 과연 피서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가서 지내는 일도 마찬가지다.숙박과 취식이 모두 터무니없이 비싼 바가지요금으로 이루어진다.요금만 비싼게 아니라 같이 비례해서 서비스도 줄어든다.불친절하기가 이를데 없고 싫으면 고만두라는 투다.곁들여 위생이나 안전문제들은 누가 나서서 따질수도 없게 된다.그러니 우리의 돌발적 메뚜기떼 같은 피서행태는,일년내내 그래도 말이나 해오던 공공질서체계 전부를 단숨에 허무는 작업과 같다. 한철 벌어 일년 살자는 식의 농담을 실제로 현실화하는 상인들만 나무랄 것도 아니다.피서를 나선 사람들에게도 실수는 많다.특히 농촌지역 산이나 계곡으로 가는 피서객들은 농사를 망치는 행실에 능숙하다.아무데나 놀이터를 만들고 여기저기 보이는 푸성귀들은 마치 주인이 없는 것처럼 따 먹는다. 바캉스가는 일을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바캉스기간은 오히려 점점 더 늘게 될 것이다.그러나 땅은 좁다.가고자하는 사람의 수와 가서 있을 곳의 면적은 맞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즐길것들에도 한계가 있다.산과 강과 바다는 이미 도를 넘어선 오염의 상태이다.환경의 관점에서 보면 오직 집중적 쓰레기 양산의 계기일 뿐이다.열심히 일해서 귀하게 얻은 시간을 바캉스에 쓰는 것은 또 알다시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활력의 재생을 위해서다.이 역시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몸은 더 피곤해지고 정신은 오히려 사나워진다.분노만 일고 손실감만 남는다.그렇다면 바캉스를 가지말자는 것이 아니라 안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나마 건강이라도 돕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과연 이런 바캉스문화는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좋은 국민적 행태인가.이점을 좀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우선 집중적으로 여름 한철피서를 간다는 형식을 벗어나는게 합리적이다.제도적으로는 상당한 회사단위들에서 1년내내 자유롭게 자기의 휴가기간을 쓸수 있도록 하는 것을 허용해 놓고 있다.그러나 이 방법이 실제로 쓰이진 않는다.대부분 종사자가 이 방법을 사용치 않으므로 실제 다른 때 휴가를 쓰는 일이 심정적으로 수월치 않다.그러므로 이 형식을 쓰도록 좀 더 적극적 권장이 있어야 한다.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은 에너지절감을 이유로 조업을 전면 중단하고 집단휴가를 실시 하기도 했다.오히려 집중화를 강조하는 셈이다. 질서의식도 더 현명해져야 한다.교통지옥은 지금에도 질서만 잘 지키면 눈에 띄게 개선이 가능한 항목이다.암표는 안사면 고칠수 있는 것이고 바가지요금도 단속과 수요축소로 막을 수 있다.유객의 행패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원래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결국 바캉스지옥은 우리자신의 책임이다.
  • 농지소유상한 6만평으로/9천평서 대폭 확대

    ◎95년까지 매입자금 3조 지원/농림수산부 시안 앞으로 우량농지인 농업진흥지역에서 농사를 직접 짓는 농가는 농지를 현재의 3㏊(9천평)에서 20㏊(6만평)까지 소유할 수 있게된다. 또 농가당 경지규모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일구고 있는 농지를 농사를 직접 짓는한 자녀에게 모두 증여 또는 상속하는 경우 상속세·양도세 등이 면제된다. 농림수산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농지소유상한 완화및 농지의 종합적인 활용대책」을 마련,24∼27일 대구·전주·서울에서 공청회를 거친 뒤 빠르면 내년 3월까지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을 개정해 반영키로 했다. 농림수산부는 이를 위해 95년까지 3조원의 기금을 마련해 대상농가들에게 농지매입자금을 지원하고 한 농가가 농지를 모두 다른 한 농가나 한 자녀에게 넘기거나 물려주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세금을 물지않고 농지를 넘겨받은 농가가 10년안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세금의 전액을,10∼20년이내 그만두면 50%를 내도록 할 방침이다. 농림수산부는 그러나 이같은 소유상한을 지키지 않거나 자영농민으로 위장해 농지소유규모를 확대하는 경우 5년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규정도 이 대책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부는 당초 농지소유상한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충격을 고려,1차로 20㏊로 상한선을 늘리되 장기적으로는 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 오대양사건의 진상은…(사설)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오대양집단변사사건이 당시의 사건관련자 6명이 느닷없이 자수하고 나섬으로써 주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4년동안이나 미궁에 빠져있던 사건의 진상이 이번에는 밝혀지게 될 것인지 그것이 우선 궁금하다. 그러면서 이같은 참혹한 사건이 어떻게해서 지난 몇년동안이나 집단변사의 정확한 경위나 동기가 밝혀지지않은 상태로 남아있었는가에 대해 다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더욱이 관련 6명이 자수를 하지않았다면 계속 미스터리상태로 묻혀버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게될 때 관련수사기관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를 묻지않을 수 없다.마찬가지로 진실을 밝히는 것에 대한 사회의 노력부족은 충분히 반성의 대상이 된다고 여긴다. 우선 수사측면에서 이번사건은 몇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그하나가 수사를 서둘러 종결하지 않았나하는 의문이다.경찰이 당초 이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판단한 회사총무과장 노씨가 이미 살해당했는데도 여지껏 행방불명된 것으로 보고있다는 것이 좋은 예이다.그런가하면 이번에 자수자가 6명이나 되고 이밖에도 몇명이 더 있다는데도 경찰은 모르고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수사의 미진함을 확인하게된다.이런 이유로 경찰은 일찍 이사건의 추적을 그만두지않았나하는 결론이 가능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의 경찰은 종종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건의 수사에 대해서는 뒤로 미루거나 포기하고 적당히 처리하는 고질적인 병폐가 자주 문제가 돼왔다는 것에서 이번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보게된다는 것이다.어떻든 어떤 사건이든 끈질기게 추적해야한다는 수사의 기본을 이사건은 결여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당시 이사건을 둘러싸고 권력층과의 관련설등 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았다는 데서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이사건에는 이밖에도 적지않은 의혹이 있는게 사실이다.우선 집단자살이 노씨등 3명의 살해사건이 발각될 것을 우려한 끝에 일어났다는 것이 잘 납득되지 않는다.그것은 그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고 더욱이 광신적인 종교집단이기 때문이다. 또하나는 6명의 불분명한 자수동기에도 의문을 갖게된다.무엇때문에 4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자수를 하게됐는지가 궁금하다.이들은 사건이후 양심의 가책과 교주인 박씨에게 속아살아온 사실을 깨닫게 돼 자수하게됐다고 밝히고있으나 충분한 자수동기에는 미흡하다. 당시의 오대양 교도들이 사건뒤에도 공동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나 최근들어 서로 알력끝에 뿔뿔이 헤어졌다는 사실 등도 쉽게 이해되지않는 것 들이다. 경찰은 이사건의 진상을 중심으로 사건의 경위,동기등 모든 의혹을 이번기회에 밝혀내야한다.앞으로 자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미스터리의 실체가 밝혀질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본다.미궁으로 남겨둘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경찰의 수사결과를 기대한다.
  • 한국인의 해외관광 망신(사설)

    한국인의 해외관광이 또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다.미·일·서구등지에서의 「사재기 내지는 과소비 관광」에 이어 중소등지에서의 「졸부관광」이 말썽을 부리더니 이번엔 동남아에서의 「정력관광」이 욕을 먹고 있다. 태국경찰이 한국인 3명을 판촉매니저로 두고 있는 야생동물사육및 요리전문집을 단속한 결과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그곳에서 정력에 좋다는 뱀탕과 곰 발바닥요리 및 쓸개 등을 먹고 있었다는 것이다.태국에서의 뱀탕 등 정력강장요리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방콕을 찾는 한국관광객 치고 먹든 안먹든 뱀탕집 한번쯤 안 들러본 사람이 없을지도 모르며 그것이 비판적 화제에 오른 것도 한두번은 아니다.그러나 이번에는 종래와는 좀 다르고 심하다 싶은 충격을 받는 것은 태국언론들이 연사흘동안이나 집중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의 들뜬 기분에 호기심으로라도 한번쯤 들러보고 먹어볼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그리고 관광회사가 안내계획에 뱀탕집을 필수로 포함시키고 현지 교포안내자들의 극성스런 안내에도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사재기도 문제고 졸부행세도 그만두어야 하겠지만 정력관광도 이제는 사양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도 치르고 선진개발도상국대열에 들어선 나라의 국민이 아닌가. 한때 이웃 일본인들의 정력관광,섹스관광을 우리는 얼마나 경멸하고 비웃었는가.우리나라에서 기생관광을 즐기는 그들을 보며 분통을 터뜨린 적도 많았다.동남아를 여행하는 한국관광객의 모습이 그런 일본인을 닮았다니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그런 한국인 관광객들을 보면서 태국신문들은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한국인은 대만·홍콩사람들과 함께 곰발바닥요리나 뱀탕을 정력과 성행위 능력을 증진시켜주는 불로장생의 만병통치약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고있다는 것이다. 나라 망신이고 한국인 망신이 아닐수 없다.89년1월1일자로 우리의 해외여행도 완전자유화되었다.이런사람 저런사람 할것 없이 너도나도 해외여행붐이 불어왔다.관광회사들의 부채질도 가세하여 작년의 해외여행자는 89년에 비해 42.5%가 늘어난 1백72만8천7백명이었다.이중 순수관광목적자만도 47만7천명이었고 이중 많은 사람들이 경비가 싼 동남아를 찾고 있다.해외여행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틀림없다. 국민적 반성이 있어야 하겠고 당국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계도가 필요할 것같다.마음 푹놓고 쉬면서 즐기자는 것도 중요한 목적의 하나지만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고 배우며 모르는 가운데 코리아를 선전할 수 있는 것도 비싼 돈을 내고 하는 해외여행의 중요한 소득의 하나다.그것이 낭비와 빈축에 욕먹고 나라망신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해외여행자는 물론 관광당국과 회사가 모두 반성하고 개선에 나서야 할것이다.좀더 건전하고 유익한 해외여행의 문화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내 아이 찾는다는 마음으로(사설)

    석달 하고도 열흘 동안 그 부모들은 얼마나 가슴 조이며 애를 태워오고 있는 것일까.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상심하며 실의에 빠져 살 맛을 잃고 있는 것일까.오죽 못견디겠으면 직장까지 그만두고 방방곡곡을 헤매고 있는 것일까.개구리 잡는다고 하면서 집을 나간 대구 성서국민학교 다섯 어린이들의 소식은 지금까지 감감하기만 하다. 대도시에서 아이를 키운 부모 가운데는 아이를 잃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보사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6천3백여건의 미아 사건이 있었다고 하지만 나들이철에 인파가 북적이는 곳에서 몇시간 동안 아이를 잃었다가 찾은 경우까지 통계에 잡힌 것이 아니고 보면 나타난 숫자보다 10배 백배 많을 수도 있다.그 때의 그 절망감과 허탈감을 회상하면서 비단 이 다섯 어린이의 부모뿐 아니라 다른 미아사건의 부모들 마음까지도 헤아려야겠다.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수사원이 되어 각자의 주변을 유심히 살펴 보아야겠다.내 아이를 찾는다는 그런 마음으로 주변의 수상쩍은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이 다섯 어린이의 경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말 못하고 길을 모르는 아이들이 아닌 국민학교 3학년 이상의 어린이들임으로 해서 곧 돌아오겠거니 했다.그러다가 시일이 흐른 것이다.지난 어린이날에는 노태우대통령의 특별지시도 있고 해서 연인원 7만여명의 경찰력이 투입되고 텔레비전으로,전단으로 찾고 있지만 행방은 묘연하다.경찰은 어떤 단서 하나 잡지 못한 채 제보를 기다리는 상태다. 진작에 사회적인 관심이 쏠렸더라면 이미 해결이 났을 일인지도 모른다.그런데 그 어린이들이 가출한 3월26일 이후 시국문제하며 선거 등등으로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그러는 사이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는 것도 사실이다.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아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은 같다.금품을 뜯어낼 만한 집안들도 아니고 하나도 아닌 다섯명이나 되는데 다른 불길한 소식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 해도 1백일이나 지났고 보면 어떤 불량집단에 의해 감금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별로 신빙성이 없는 제보가 1백50여건 있었던 모양이다.그런데 개중에는 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또 텔레비전 방영중에는 그 중의 한 어린이를 사칭하는 장난질 전화까지 한 못된 사람도 있었다.남의 불행한 일에 끼어들어 벌이는 장난질처럼 야비하고 천벌받을 짓도 없다.삼가야 할 악습이 아닌가 한다. 어린이를 유괴한다든지 혹은 어린이를 시켜 범죄행위를 하게 한다든지 하는 짓은 범죄중에서도 극악한 것이다.내 자식이 귀한 것과 같이 남의 자식도 귀한 것이기 때문이다.어느 악의 집단에서 이 어린이들을 악의 목적으로 감금하고 있다면 우리 모두가 다같이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에 상도하여 어서 속히 풀어줄 것을 당부한다. 시국이 안정됨에 따라 사복체포조도 민생치안쪽으로 투입되고 있다.그 인력이 이 어린이 실종사건의 해결에도 도움이 되어 줬으면 한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국민 모두의 눈」이다. 수사력과 제보가 합창하는 개가를 듣게 되기 바란다.
  • 김대중총재 퇴진불가 결정/신민 당무회의서 표결로 재신임

    ◎서명파,“탈당불사” 반발/야권통합은 표류 예상/민주,“김 총재 있는 한 통합실현 불가능” 신민당은 24일 김대중 총재가 2선퇴진을 거부한 데 이어 당무회의가 표결로 김 총재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 거론치 않기로 결의함으로써 광역의회선거 참패 이후 쟁점화됐던 김 총재의 거취문제를 일단 마무리지었다. 민주당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김대중 총재가 사퇴하지 않는 한 야권통합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기택 총재 등 당지도부의 인책문제도 유보키로 했다. 그러나 신민당의 「통합서명파」 의원들은 김 총재의 사퇴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일부는 탈당불사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민주당의 박찬종 부총재 등 비주류도 당지도부의 인책을 고집할 기세여서 김·이 양 총재의 퇴진문제를 둘러싼 양당의 내부갈등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민주 지도부는 앞으로 당의 결속과 체제정비에 우선적으로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광역선거 이후 강력히 제기되어온 야권통합 및 야권재편 문제가 또다시 결론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신민당의 당무회의는 선거참패와 관련해 김 총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임시전당대회를 7월중 소집할지의 여부에 대한 기립표결을 실시,참석자 56명 가운데 51명이 재신임을 묻는 절차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동의안에 찬성하고 5명은 기권해 김 총재의 2선퇴진론에 쐐기를 박았다. 신민당은 이에 앞서 소속의원 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약 9시간에 걸쳐 김대중 총재의 거취문제와 당의 진로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김 총재는 연석회의가 끝난 뒤 『이번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론이 물러나라면 그만두겠으며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투표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무위원들은 전당대회 대신 당무회의를 열어 김 총재의 책임문제를 결론짓기로 하고 표결로 김 총재를 재신임했다. 한편 민주당의 이 총재는 25일 정무회의를 열어 광역선거결과를 분석하고 당의 결속방안에 대한 당내의견을 수렴한 뒤 금주중 당직개편을 단행,당체제를 정비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 이후의 독일:8)

    ◎구동독 주민,일자리 찾아 “서부 대이동”/통일 1년 만에 1백만명 이주 추정/동쪽 인구 격감… 서쪽은 주택난 심화 일자리와 행복을 찾아 동부 독일에서 서부 독일로 이주하는 이른바 「민족의 대이동」이 통일 후 계속되고 있다. 구동독지역의 산업이 자본주의 체제로 개편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공장들이 속속 문을 닫자 직장을 잃게 된 사람들과 더 좋은 보수를 바라는 사람들이 살림살이를 챙겨 아예 서부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동독 도시지역에선 공동화현상의 조짐이 나타나고 구서독지역에선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다. 통일 후 구서독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전자제품등속의 공산품들이 동쪽 지역에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나 동부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은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가격·품질면에서 경쟁력을 잃어 구동독지역의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20%나 감소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구동독기업들이 심한 불황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구서독기업들은 호황을 구가,구동독 근로자들의 임금이 서부에 비해 70%밖에 안되는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정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동독 5개주에서 서부로 이주한 주민들은 33만여 명이며 올 1,2월중에만 베를린으로 주거를 옮긴 주민들 숫자가 1만3천5백여 명으로 집계됐다. 구동독 작센주의 경우 한달 1만여 명씩이 서부지역으로 전출하고 있으며 작센안할트주는 5천여 명씩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 당국이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주신고를 하지 않거나 살던 집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떠나는 사람들도 상당수여서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주민들이 서부로 이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동독으로부터의 이같은 엑서더스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돼 올해에만 60여 만 명이 주거지를 옮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취업을 위한 민족이동뿐 아니라 출퇴근 인구의 이동 또한 대단하다. 베를린을 둘러싸고 있는 브란덴부르크주에서만 5만여 명이 매일 베를린으로 출퇴근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숫자는 30여 만 명에 이르고 있다. 1년전 라이프치히시에서 일자리를 찾아 베를린으로 온 수도·전기기술자 스테펜귄터군(21)은 『고향에 있는 고교동창생들이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찌감치 이곳에 와 일찍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시작한 우리가 현명했던 것 같다』며 『늦게 오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속고 살아왔다는 사실을 더욱 뼈아프게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펜군은 고향친구와 함께 셋집을 얻어 한침대에서 같이 자며 궁색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안정된 직장과 전망이 있어 불만이 없다고 했다. 구동독기업들은 국가관리 아래 기회 있을 때마다 「노동자의 천국」을 약속했지만 동독 출신 근로자들은 통일과 더불어 그들이 아닌 구서독 근로자들이 천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으며 『마르크화가 이곳으로 온다면 우리가 이곳에 머물러 있겠지만 마르크화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마르크화를 쫓아 가겠다』는 식으로 「마르크화대행진」 대열에 동참,구서독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서부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서부지역으로 이주하는 연령층은 대부분 20대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 때문에 동쪽지역에는 노년층과 여성층의 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노동력의 질적 저하,생산성 저하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베를린 사화과학연구소 인구조사팀 수석연구원인 지그프리드 구룬트만씨에 따르면 89년 9월부터 90년 9월까지 동부지역에서 서부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 가운데 18∼25세의 청년층이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25∼35세 계층이 30%로 전체 이주자의 75%가 노동력이 가장 왕성한 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룬트만 수석연구원은 『패전 이후 청·장년들이 전선에서 사망,노인들과 부녀자들이 폐허속에서 쓸만한 벽돌을 가려냈듯이 동독이 소멸한 뒤 노인과 부인들만이 동부지역에 남아 사회주의 잔해를 청소해야 할 형편』이라며 『갈탄과 쓰레기더미가 수북히 쌓인 오데르­나이세강을 띠로 해서 미래와 젊은이들이 없는 위험지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동독 청·장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가족과 함께 이주결심을 하는 주된 이유는 물론 안정된 취업과 2∼3배 되는 수입을 바라기 때문이다. 라이프치히시에 살던 볼프강 그리제씨(44)부부의 경우를 보자. 그리제씨는 지난해 4월 전기기사로 근무하던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실직한 데다 부인 모니카(43)마저 슈퍼마켓 점원을 그만두게 돼 당장 생계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그리제씨는 신설 화물자동차 회사의 운전사로 취직했으나 이 회사마저 2개월 후 문을 닫게 되자 두 딸과 함께 전가족이 통일 후 베를린으로 이주,운송회사에 취직했다. 그의 보수는 동부에 있을 때에 비해 2배이며 회사에서 월세 1천6백마르크짜리 셋집을 마련해줘 행복한 가정을 다시 꾸려나갈 수 있게 됐다. 그리제씨는 『실직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찾아 서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며 자신의 결단이 현명했음을 강조했다. 최근 주민들의 감소현상이 일자 구동독 5개주 주지사들은 이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물가안정과 동서기업간의 임금격차조정,동쪽기업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건의하고 있으나 당분간 구동독 주민들의 이주현상이 멈출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 40대 신도,예배중 분신/목사퇴진 요구/옆 신도 12명도 화상

    ◎평택 중부 감리교회 【수원=김동준 기자】 9일 상오 11시쯤 경기도 평택군 팽성읍 안정리 중부 감리교회(목사 한신교·46)에서 이 교회 권사 주정식씨(47·안정리 주공아파트 102동 407호)가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자살을 기도,중화상을 입고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분신과정에서 이를 말리던 목사 한씨와 신도 12명들이 화상을 입고 평택시 성심병원,기독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불이 교회로 인화돼 집기 등을 태워 2백여 만원(경찰 추산)의 재산피해를 냈다. 교회 신도들에 따르면 일요 예배를 보던중 주씨가 20ℓ들이 휘발유 2통을 들고 들어와 자신의 몸에 뿌린 뒤 『한 목사가 그만두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위협하며 한 목사와 언쟁을 벌이다 라이터로 자신의 머리에 불을 붙였으며 이때 바닥에 흘러 있던 휘발유에 불이 옮겨붙어 한 목사와 이를 말리던 신도들이 화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 “김정일,당·정서 지도적 역할”/김일성,일 통신과 회견내용

    ◎미도 대북한정책 전면 재고할 때 김일성 북한 주석과 사카이 신지(주정신이) 일본교도(공동)통신 사장과의 1일 회견내용은 다음과 같다. ­남북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도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우리들에게는 북한회담을 파탄시킬 생각은 없다. 우리들은 회담을 계속하려고 한다. 남조선 당국자가 조국통일을 저해하는 행동을 그만두고 남조선의 광범한 통일세력과 보조를 같이해 대화에 임한다면 북남회담은 활발하게 진행돼 성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 ­금년 가을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유엔 가입 문제는. ▲우리들은 유엔의 권위를 존중하고 있으며 자주독립국가인 우리나라의 유엔가입은 당연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엔 가입문제는 조선민족의 지상의 과제인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문제와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 왔는데 북과 남이 단일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문제가 실현될 수 없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대응하는 조치로서 유엔에 가입하기로 했다. ­정부수준의 미­북한관계의 전망과 평화협정체결문제,핵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조선(북한)과 미국간의 비정상적인 관계는 전면적으로 미국의 부당한 대조선정책에 관련되어 있다. 오늘날 전반적인 정세변화를 고찰할 때 미국이 대북한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는 벌써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핵무기가 없고 핵무기를 생산하지도 않고 있다. 따라서 핵사찰에 반대하지 않는다. 지금 남조선에는 1천여의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다. 핵사찰을 하려고 한다면 핵무기가 없는 우리들에 대해서만 할 것이 아니라 핵무기가 있는 남조선에 대해서도 동시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북한간 관계개선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조선(북한)과 일본간의 관계개선의 문제는 본질상 양국간의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양국 인민의 이익과 시대의 요청에 응해 새로운 선린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일 국교정상화 실현 후에 내가 일본을 방문할 의향이 있는가 라고 물었지만 물론 있다. 일본 인민을 만나는 것은 나쁘지는 않다. 나는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했던 것이고 일본 인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김정일은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는가. ▲김정일 서기는 조선 노동당을 전면적으로 지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사업 등 모든 부문의 사업을 지도하고 있으며 항상 인민 가운데 들어가 인민의 소리를 당의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일이 지난 5월5일에 당중앙위 활동가를 앞에서 강의한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필승 불패다」라는 논문은 대단히 좋은 내용이다. 나는 눈이 나빠 소설을 읽기 힘드나 김정일 서기가 테이프에 녹음을 해주어 그것을 듣고 있다.
  • 일손 달리는 일본,출산 장려(세계의 사회면)

    ◎독신녀 급증… 출산율 17년새 반으로/아기 낳으면 1년 휴가에 보조금도 일본정부는 계속되는 출산율 감소와 극심한 노동인력 부족에 직면,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최근 당국이 밝힌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4월1일 현재 18세 이하의 자녀를 한 명 이상 가진 여성은 일본 전체 여성인구의 불과 23.8%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지난 80년의 28.6%에 비해 4.8%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감소현상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지내는 20∼30대 여성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전후 「베이비 붐」으로 절정을 이루었던 지난 73년의 1천명당 19.4명에서 지난해는 1천명당 1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89년에 한 여자당 자녀수는 1.57명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년 전에 결혼했으나 직장에서 승진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해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는 에미코(32)씨는 『여자들에게 자녀를 더 갖도록 권장할 만하지 못하다. 남자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없고 탁아소도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일본 사회에서 에미코씨의 경우는 예외에 속한다. 일본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 덜 중요한 자리가 맡겨져 첫 출산 후에는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미코와 같은 케이스가 점점 늘어 당국을 고민케 만들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파트타임으로 직장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이 많아지고 있다.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4월1일 현재로 18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여성의 53.7%가 일자리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정부는 얼마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 후 1년 동안 무급휴가를 주도록 육아휴가법을 제정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이 법은 30인 이상의 근로자를 둔 회사는 부모에게 출산휴가를 주고 1년 후 같은 자리에 복귀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가 이 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규정은 없다. 가족계획협회의 아시노 유리코씨는 『새 법이 너무 미흡하다. 여성들이 휴가를 다녀와서 반드시 같은 자리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본정부는 또 이와 함께 3살 이하의 아이를 가진 각 가정에 매달 5천엔(미화 36달러)씩을 주고 3번째 아이를 낳은 가정에는 1만엔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이니치(매일)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지나치게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대장상은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여성들의 직업의욕 및 고등교육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가 여성들로부터 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나중 철회되기는 했지만 그의 이같은 견해는 대부분의 일본 지도자들도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아시노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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