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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진료 의사들 ‘왕따’ 시달린다

    의사들의 집단 재폐업이 사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정상진료를 해온일부 의사들이 협박과 ‘왕따(집단 따돌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달초 회원들과 동료 의사들에게 집단폐업 자제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당신들의 지긋지긋한 철학을 강요하지 말라’‘권력의 가장자리에빌붙을까 노심초사하지 말고 환자나 열심히 봐라’는 내용의 비방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심지어 ‘인도주의란 말로 사람 우롱하지 마라. 인도주의 하려면 인도에 가서 도나 더 닦고 오너라’‘당신들은국민과 동료를 팔아 무엇을 얻으시렵니까? 유다가 예수를 팔아 얻은만큼이라도 얻으실 수 있겠습니까’ 등 욕설에 가까운 글도 상당수다. 1차 폐업에 이어 이번에도 병원 문을 열고 정상진료를 해 온 인의협 소속 한 의사는 “동료 의사들로부터 ‘당신이 뭐 그렇게 잘났느냐’‘잘 먹고 잘 살아라’는 식의 항의전화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www.kma.org)가 의료계 집단폐업에 항의하는 해커에게 해킹을 당했다가 13일 오전 복구됐다. 이 해커는 “당신들이 계속 돈을 위해 국민들을 외면한다면 해커들도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또 “이 글을보시는 해커분들은 의사와 관련된 모든 사이트를 해킹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사이버 공격’을 촉구했다. 전영우기자
  • 日 아사히신문 특집 보도

    “통일된 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은 남는 게 좋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9일 ‘코리아,공존시대’라는 주제로 1면 머리의특집을 통해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논의 6월14일 오후 백화원 영빈관의 정상회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지역의 안정과 완충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미군이 없다면 지역의 세력균형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회담에 배석한 북측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가 “미군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때 김위원장이 김비서를 향해 “주둔하면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미군은 반드시 철수해야 된다는 김비서의 거듭된 주장에대해“용순 비서,그만두세요”라고 힐책했다. 김위원장은 김대통령에게 “내가 무엇을 하려 해도 밑에 있는 사람들이 이같이 반대한다.군(軍)도 미군에 대해서는 용순비서와 같이 생각할 것이다.미군은 우리들을 공격해서는 안된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설명에는 동감하는 면도 있다.지금 철수는 필요하지 않다.통일된 후에도 평화유지를 위해 미군은남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발언의 진의 아사히는 김위원장의 발언 진의와 관련,“북한이 한국의 ‘북침’에 대한 경계를 아직 풀지 않고 있으며 동시에 일본의 군비증강,중국의군사대국화를 우려한 때문”이라는 한국 고위관리의 관측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북측이 보도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한사코 주장하고 있다는김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내부용이다.우리의 군도 긴장으로 유지되는 면도있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 연합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1)낯선 땅에서

    내가 전라도에 내려가서 십 년이나 살았으니 이사 다니기를 동네 마실 다니듯 하던 나로서는 꽤나 오래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청소년 시절에 전라도의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따금씩 도시가 답답해지면휘익 한바퀴 돌아보고 오는 곳이 전라도였다. 칠십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전라도의 시골은 옛날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데가 많았다.정답고 포근해 뵈는 초가집이며 토담과 돌담으로 이어지는 고샅길이며 왕대숲과 남도에서만 자라는 동백,석류,수선화,무화과,오죽,시누대,배롱나무들이 탱자울 넘어 작은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그리고 수려한 가지를 늘어뜨린 붉은 소나무들이 늘어선 곳에 이끼 얹은 기와를 올린 옛집이 한 두 채씩 있었다. 대전 논산을 지나 도계를 넘어 벌써 전주에만 가도 이런 풍경은 어디서나 볼 수 있었고 아무데나 이를테면 버스 차부 모퉁이에 있는 작은 주막엘 가보아도 서화가 걸려 있었으며 심지어는 그런 집 뒷간엘 가도 작은 산수화나 사군자가 걸려 있었다.주전자로 막걸리를 파는 장터 앞의 선술집에서도 따로 안주를 시키지 않아도 곁들이 안주로 꼬막무침에 생선토막에 나물에 묵에 술국에다 나중에는 수박 두어 쪽까지 나온다.그러니 남은 안주가 아까워서 한 주전자 더 시키고 그러면 안주가 다시 나온다.꼭 한 잔씩만 하자고 들어갔다가 결국에는 안주 맛에 이끌려 지지벌겋게 거의 만취가 되어서 술집을 나서게만든다. 비빔밥이니 콩나물국밥이니 하는 것들이 진작에 어느 도시에서나 흔해졌지만 옛날 전주 콩나물 해장국은 조금 달랐다.나는 어떻게 된 것이 글쟁이 보다는 그림쟁이들과 잘 어울려 다니던 편이었는데 그들은 감정 표현이 직설적이고 술 또한 잘먹는다.그래서 걸핏하면 술잔이 나르고 주먹이 올라가는 자리가 되기 일쑤이건만 술자리 하나는 언제나 질펀하다. 콩나물 해장국은 왕멸치로 국물을 내어 통통하고 실하게 자란 콩나물을 넣어 간을 따로하지 않고 맑은 채로 끓이는데 내오기 직전에 달걀 흰자위를 풀어 넣어 준다.노른 자위가 섞인 채로 덩어리가 된 채로 그릇의 반쯤을 차지하고 있는 요즈음 식은 텁텁해서 맛이 없다.뚝배기에 한 그릇씩 끓인 국이 상에 올라와도 아직 보글보글 끓고 있다.끼끗한 육젓 새우젓이 하얗게 따라 나오는데 이것을 조금 넣고 국물도 넣어 간한다.반찬은 김치와 깍두기인데 어떤 이들은 깍두기 국물을 국에 넣기도 한다.나는 그냥 맑은채로 먹는다.속풀이 한다고 식물성으로만 말갛게 먹기에는 아무래도 슴슴한지 장포를 찢어 내놓는다.요즈음 시중에서 장조림을 성의껏 내는 집도 있지만 장포라야 맞는다.쇠고기 홍두깨살이나 대접살을 삶아 포를 떠서 굽는다.양념장을 고루 발라서 다시 한번 굽고 두들기고 이런 식으로 몇 차례 양념이 속까지 배도록 약한 불에 구워서 잘게 찢은 다음에 잣가루나 깻가루를 뿌린다.콩나물 해장국을 먹을 때에 또 한 가지 곁들여야 할 것이 있다.바로 해장술인데 진하게 걸른 막걸리에 흑설탕을 넣어 한소끔 끓여서 뜨거운 채로 사발에 내다 준다.국밥을 먹는 사이 사이로 이 해장술을 마시면 온몸이 후끈해지고 땀이 나면서간밤의 숙취로 무둑하던 속이 후련하고 시원해진다. 전북 전주 남원 지방의 음식이 다양하고 맛깔스런 것들이 많아서어느 것부터 얘기를 해야할지 모를 정도다.고들빼기나 무소박이 더덕김치 같은 것들은 여러 문인들의 입담에 오르내리거니와 추어탕이며 오리탕이며 용봉탕이며하는 것도 있고,특히 상이 모자라서 겹쳐 놓고 비워지는 순서대로 다시 늘어 놓아야 하는 한정식은 도대체 이런 식으로 어떻게 장사를 할까 싶을 만큼그 맛과 인심이 남도다웁다. 어떤 이는 곳곳의 서화와 한정식의 풍요로움이 지주 문화의 잔재라고 약간의 비아냥을 섞어 이야기하지만 그것도 일리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음식 치레에 치중하는 것은 역시 중인의 것이다.감영이 있던 데나 군영이 있던 곳,또는 상단이 있던 고장에는 먹을만한 음식들이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서울에서도 오래된 전통 여관에서는 아침에 숙박비에 포함된 밥상을 차려 주는 데가 더러 있었다.내가 남도 쪽을 돌아다니던 시절이야 말할 것도 없이 시골 읍내의 여관에서는 아침 밥상을 들여주었다.대개 책상반에다 국과 밥,그리고 조치라고 하는 찌개 한 가지에 생선이나 고기반찬에 마른반찬,나물,간장,고추장,젓갈 등속을 정갈한 사기 그릇이나 유기에 담아 내왔다.정겨운 것 한 가지가 있으니 작은 접시에 날달걀 한 개를 담아내오는 것이다.밥을 반쯤 먹고나서 남은 밥에 달걀을 깨어 넣고 비벼 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야말로 집에서 먹던 가정식 백반인 셈이다. 상차림에도 격식이 있어서 칠첩반상이 기본이었다.밥과 국에 김치 한 두가지 찌개나 찜이 나오고 첩에 들지 않는 간장 초간장 초고추장 등이 있고 숙채,생채,조림,구이,전유어,회,마른반찬의 일곱가지가 칠첩이다.구첩반상은 위에다 나물,구이,조림 등의 숫자를 늘린 것이며,교자상은 여러 사람이 연회를할 적에 먹는 겸상이다.한정식 집에서 내던 상이 바로 이것이었으니 그야말로 상 다리가 부러질 지경으로 가짓수가 많았다.구절판과 신선로와 소 닭 돼지 고기와 해물 어패류가 함께 한다.낮것상이라고 하여 점심에 원반에다 간단히 차리는 독상도 있다.그런가 하면 술과 각색 안주를 차려 놓는 주안상이 있다.구절판에 산적에,편육,회,냉채,찜,신선로,전유어,마른 안주 등속이 올랐다. 내가 칠십년대 중반에 어딘가 농촌 지방으로 가야겠다고는 진작에 작심을 하였으나,전라도 해남으로 내려가게 된 데에는 그 해 여름의 여행길 때문이었다.우연히 스케치를 하러 가는 화가 친구들을 따라 나섰다가 처음으로 강진이라는 곳에 이르렀다.물론 정약용의 유배지 만덕산 다산 초당에도 청자 가마터에도 가보고 너른 갯벌과 탐진강 줄기도 바라보았다.새마을운동이 한창이었지만 옛날 읍내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대숲을 스치는 바람이 소슬하였다. 그래서 당장에 갯가가 내다보이는 언덕에 맞춤한 집을 찾다가 그만두고 옆고을인 해남으로 가서야 사정에 맞는 집을 구하여 꿩 대신 닭이라고 그 고장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아니 해남이 닭이라니,말도 안되는 소리였다.비록 읍내에서 바다가 멀기는 하여도 아늑하고 풍광 좋기로는 해남이 더욱 옛고을다웠다. 식솔들을 버스로 보내고 이삿짐을 가득 실은 트럭 앞자리에 앉아 먼지나는비포장 길을 달려서 우슬재를 넘는데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저 아랫편에 업드린 해남 읍내와 들판이 보였다.내가 찾아낸 집은 고래등 같은 고가의 마당안에 무슨 더부살이 집처럼 따로 낮은 돌담을 두른 남도식의 일자집이었는데 어른 셋이서 팔을 둘러야 겨우 닿을 만큼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가 마당 귀퉁이에 서있었고 역시 사람들 말로 삼백년 묵었다는 동백나무가 있었다.동백나무는 전에 살던 이가 너무 잎이 무성하여 잘랐다는데 그 아래 둥치에서 새 순이 돋아나 오히려 분재나무처럼 둥글고 탐스럽게 자라났다.느티나무와 동백은 무슨 부부처럼 사이 좋게 아래 위로 서있었다.
  • 진념·이헌재 닮은듯 다른듯

    ‘8·7개각’으로 경제팀장이 된 진념(陳념)재정경제부장관과 ‘1·13개각’으로 경제팀장이 됐던 이헌재(李憲宰)전재경부장관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많다.이전장관의 장인은 고(故) 진의종(陳懿鍾)전국무총리다.진장관은 진전총리의 친척이라 진장관과 이전장관은 인척(姻戚)이다.인척간에 경제팀장을주고 받은 셈이다. 올해 두 차례의 개각을 앞두고 언행이 비슷했다.재경부장관으로 유력했던진념 당시 기획예산처장관은 개각 하루 전 귀가하지 않았다.처가에 있었다고한다.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도 ‘1·13개각’을 하루 앞두고 귀가하지않고 서울 인사동에서 친지들과 술을 한뒤 호텔에서 지냈다. 개각을 앞두고 마음을 비웠다고 강조한 것까지도 닮은 꼴이다.이전장관은당시 “금감위원장도 오래전에 그만두려고 했지만 대우문제 때문에 잠시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진장관도 큰 차이가 없다.그는 “그만두면 학교에서강의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차례 개각 직후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공교롭게 비슷했다. 진장관과 이전장관은 대표적인 수재형으로 아이디어맨이다.진장관은 고등고시 행정과 14회에 최연소로 합격했다.이전장관은 행시 6회에 수석합격했다. 이전장관은 결혼후 고시준비 몇 달만에 수석을 했다.그는 “어떤 문제가 나올 것인가를 집중 연구했다”고 술회했다.둘 다 폭탄주 5∼6잔은 기본일 정도로 두주불사형이다.체격도 비슷하다. 차이점도 있다.진장관은 관료생활을 비교적 순탄하게 했지만 이전장관은 기복이 심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이전장관은 70년대 중반 김용환(金龍煥)재무장관 시절 금융정책과장을 하면서 ‘차관급 과장’으로 날렸다.하지만 79년타의로 옷을 벗은 뒤 20년 가까이 야인생활을 했다.진장관은 옛 경제기획원,이전장관은 재무부 출신의 대표 주자격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8·7 내각/ 朴晙瑩 청와대 대변인 문답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7일 ‘8·7개각’배경에 대해 “위기극복을한 단계에서 안정감 있게 국가경쟁력을 갖추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개각기조는. 국가경쟁력 확보와 변화된 국정환경을 고려했다.개혁성,전문성,능력,그리고성실성이 요인이다.농림부와 산자부장관은 자민련과의 협의를 거쳤다. ●팀플레이 운영이란. 내각은 경제,외교안보,사회,교육인력 등 4개 분야다.경제와 교육부는 지금임명된 장관들이 팀장이 돼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의해 정책을집행·조정할 것이다. ●청와대 수석비서진과 차관급 개편은. 시간을 두고 필요성이 있으면 검토할 것이다. ●재경장관 교체 배경은. 국가성장률,물가,경제수지,실업률,정보 부문 등 1차적인 경제개혁은 성공한만큼 이제 안정된 경제위에서 새 팀이 일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송자(宋梓) 교육장관 임명배경은. 교육부는 학교교육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국가적인 인적자원 개발의 역할도 필요하다.송 장관의 이중국적 문제는 전부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 ●농림장관교체는 의외인데. 김성훈(金成勳) 장관 스스로 이번에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대통령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통화했나. 협의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 ●자민련과의 ‘협의’란 (자민련의) 요청이라는 말인가. 글쎄….어떻게든 자민련쪽의 뜻이 있었다. ●한갑수(韓甲洙)농림장관은 옛 인사라는 평인데. 가스공사 사장으로서 공기업경영실적에서 최우수성을 인정 받았다.개혁을하는데 앞장선 분이다. ●신국환(辛國煥)산자장관은. 상공부 사무관으로 출발해 계속 산업부문에서 일해왔다. ●이번 개각에서 지역안배는. 크게 고려를 안했지만 적절할 것이다. 양승현기자 **
  • 이임 李洪九 주미대사 “경제회복에 일조 큰 보람”

    이홍구(李洪九)주미대사가 분주했던 2년3개월간의 워싱턴 체류를 마감하고2일 귀국 길에 올랐다.다음은 1일 이임에 앞서 가진 이 대사와의 일문일답요지. ■소감이 남다를 텐데.부임 기간이었던 2년3개월이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니었다.특히 1998년은 환란에 대포동 미사일 발사문제까지 겹쳐 앞길이 아득했었다.경제와 남북관계 모두 지금까지는 잘 풀렸다.선진 경제권 진입과 한반도평화통일 및 동북아 안정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작년 초까지만 해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주기만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미국 금융계를 돌며설득하느라 땀을 흘렸지만 성장률이 무려 10%를 넘어설 정도로 경제가 회복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경제대사’였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 ■아쉬움이 있다면.역사적 관점에서는 순조롭게 풀렸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반미 감정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노근리사건, 매향리오폭사건,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정,독극물 한강 방류,미 군의관 살해사건등 지난 2년여 동안 일련의 사건 ·사고가 겹친 새로운 상황에 따른 것이지만 신임 대사에게 중요하면서도 그다지 빛이 나지 않는 과제를 남겨 놓고 가는 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한반도에 새로운 화해의 기운이 만개되고 있는데. 북한문제에서“미국이 앞서 가도 좋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큰변수가 됐다.이른바‘페리 프로세스’도 여기에서 비롯됐고 결국은 남북 정상회담까지 이끌어냈다. ■한·미관계의 전망은.경제적인 면에서도 위기를 넘기면서 모범적인 시장경제국으로 인정받는 등 아·태 지역에서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자리잡고 있다.그때그때의 사건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 있는 정책이 앞으로의과제다. ■향후 북·미관계는 어떻게 보나.남북관계와 마찬가지로 90% 북한에 달렸다고 본다.테러를 그만두고 미사일을 쏘지 않고 내부체제를 개혁할 것인가는순전히 북한 스스로 할 일이다.지금까지가 최악의 관계였으므로 앞으로는 호전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워싱턴 연합]
  • [김삼웅 칼럼] 변화와 위트를 모르는 국회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란 명제는 변증법철학의 본질이다.불교철학도 생로병사라는 변화의 법칙을 기조로 삼는다.“나날이 새롭다”는‘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동양철학도 변화의 원리를 말한다. 지난 총선 때 ‘바꿔’의 열풍은 변화를 바라는 시대의 요구였다.그런데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이 우리 국회의 행태인 것같다.변할수록 옛모습을 닮는다더니 숫제 변하지 않음으로써 옛모습을 닮는다.다른 나라의 의회라면 6·15선언, 특히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국가적 대사가 발생하면의사당에 불을 켜고 밤을 새워서 토론하고 전문가를 불러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그런데 우리 국회는 단독처리와 농성으로 세월을 축내던 관행에서 크게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사당의 빅 벤(Big Ben)종소리가 울리고 템스강변의 의사당에 불이 켜져 있으면 국민은 편안히 잠자리에 든다는 것은 중학생도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 영국의회는 논의를 연설(speech)이라 하지 않고 토론(debate)이라 한다.민주정치의 본질은 토론이기 때문이다.우리국회는 ‘토론’이 실종되고 ‘연설’만이 난무한다.비인격과 욕설이 뒤섞인 연설로 국정을 어지럽힌다. 영국의원들은 흔히 쓰이는 ‘거짓말쟁이’라는 말도 금기어가 되어 ‘정직성의 부족’이란 대용어를 사용한다.“당신은 거짓말쟁이다”라고 표현할 수없기에 결국 “당신의 정직성이 부족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얼마 전 서영훈 민주당대표의 ‘개판’발언도 “귀하나 없는 대인(大人)같은 정치판”이라 했으면 위트가 있었을 것이다.(犬字를 뜯어보면 귀가 하나뿐인 大人이된다) 웃으면서 토론하고 절제된 언어, 상대방의 자존심과 명예를 해치지 않고서도 뜻을 관철할 수 있는 국회가 우리에게는 불가능한가. ■해학과 여유의 전통 우리 조상들처럼 해학과 여유를 가진 민족도 흔치 않을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각박해지고 해학을 잃고 정치인들은 만나면 싸움질인가. 수나라가 30만 병력으로 고구려를 침략하여 평양성에 진격할 때 을지문덕장군은 적장 우중문(于仲文)에게 시 한편을 보냈다.“당신의 신기한 책략은하늘의 이치를 다하고(神策究天文)/ 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妙算窮地理)/전투마다 이겨서 그 공이 높으니(戰勝功旣高)/만족함을 알면이제 그만두기를 바라노라(知足願云止)”란 내용이다. 마지막 구절의 ‘知足願云止’는 ‘노자(老子)’에 나오는 “만족할 줄 알면 욕을 안보고 멈출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知足不辱 知止不殆)”의 글귀를요약해서 만든 시구다.적군과 치열하게 대치된 상황에서도 도가(道家)의 글을 시로 써서 적장을 나무라는 을지문덕의 지혜가 돋보인다.이러한 ‘기세(氣勢)의 싸움’에서 고구려는 막강한 수나라 대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하회탈놀이’의 대사를 살펴보자.선비와 양반이 누가 지체와 학식이 높은가를 따지는 대목이다. ▲선비:지체란 높은 것이 제일인가? ▲양반:그럼 또 뭐가 있겠는가?▲선비 :첫째 지식이 있어야지.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다 읽었네. ▲양반:뭐 사서삼경, 나는 팔서육경(八書六經)도 읽었네. ▲선비 :도대체 팔서육경이 뭐냐. 이때 양반의 하인 초쟁이가 “나도 아는 육경 그걸 몰라요.팔만대장경, 중어바람경,봉사안경,처녀월경,약국길경,머슴쇄경”하고 뇌까린다. 조선조의양반과 선비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고발하는 한마당을 보고 백성들은 손뼉을치며 용기를 얻는다.(‘해학과 우리’,시공사) 걸핏하면 매카시적 발언이나 일삼고 뚱딴지 같은 행동으로 국회를 파행으로몰아가는 일부 의원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개판’정치의 한심한 수준을 말해준다.요즘의 정치권을 두고 “여당은 남북문제로 내정(內政)을 덮으려 하고 있고 야당은 내정문제로 남북문제를 희석하려는 지도부의 논리가 국회파행의 주요 원인”(김석준 이화여대 교수)이란 분석은 정곡을 찌른다. ■유머와 풍자의 국회상을 야당의원이 처칠 총리의 연설을 방해하고자 소란을 피우자 처칠은 “가마밑에서 가시나무 타는 소리같아 나는 아무렇지도 않소이다”라고 했다.야유했던 의원이 조사해보니 ‘구약성서’전도서의 말씀에 “어리석은 자의 웃음은 가마밑에서 타는 가시나무 소리와 같으니 이 또한 헛되도다”라고 되어있었다.크게 한방 먹은 것이다.변화와 위트와 풍자의 국회상이 그립다.
  • 여행이 맺은사랑 3쌍 탄생

    “길에서 만난 사랑,이젠 집에서 키워요.”오지탐험 전문 동아리 ‘한사랑’회는 지난해 1기 회원을 모집한 이래 1년만에 세 쌍의 커플을 배출했다. 박홍(31·LG건설)-이미애(29·포항제철 경영기획실) 커플. 강원도 비수구미로 지난해 봄 첫여행을 떠났다가 평생의 반려를 찾았다. “아침에 부스스한 얼굴로, 꾸밈없는 상태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이자 매력인 것 같아요.이건 제 신랑을 만나서가 아니라 다른 모든 분들이 너무 좋으시거든요.”이씨는 첫 여행에서 서먹한 분위기를 깨려고 얘기도 많이 건네고 핸들에 꽃을 묶는 등 ‘튀는’ 행동을 했다. 그런데 차창만 내다보던 무뚝뚝한 박씨가 꽃을 들고 내리면서 ‘제가 꽃을든 남자네요’라고 말했고 이때 그녀는 시쳇말로 ‘필’이 왔다고 수줍게 말한다. “여행을 다니며 회원들을 속이느라 고생도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재미있는 추억거리에요.”김병철-김경희 커플.지난해 가을 직장을 그만두고 1년동안 아프리카를 종단한 이상백씨로부터 여행기를 들으러 갔다가 인연을맺어 결혼했다. 8월에 결혼하는 최정인-히로시 커플.일본 전역을 기차로 돌아볼 정도로 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히로시는 우리나라 과거길을 재현해 책도 내고 방송에도나간 유명인.최씨는 회사에서 히로시를 만나 길에서 사랑을 키운 셈. 히로시 역시 한사랑 회원이 됐다. 이씨는 결혼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처음 판단이 옳았다는 판단이 드느냐는기자 질문에 “그럼요.여행은 사람의 모든 면을 쉽게,허물없이 드러내 보이기 때문에 결코 틀린 판단을 낳을 수는 없지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임병선기자
  • 신간 맛 보기

    ●침대 밑의 인류학자(아서 니호프 지음,남경태 옮김,푸른숲 펴냄) 미국의저명 인류학자인 저자가 SF소설 형식을 빌려 쓴 ‘인류학 대중서’.남녀가사회적·계층적·문화적·시대적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짝짓기’(성생활)를 주요테마로 설명해보고자 했다. 전생 비디오테이프로 주인공 자신과 주변인들의 개인사를 되짚어보는 1권에서는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성생활을 흥미롭게 조명했다.2권에서는 인간의 섹스에서 학습과 본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봤다.1권 1만2,000원 2권 9,800원. ●탈형이상학적 사유(위르겐 하버마스 지음,이진우 옮김,문예출판사 펴냄)‘철학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독일 지성을 대표하는 하버마스의철학적 논문들이 연대기순으로 정리돼 있어 하버마스 철학의 골격을 파악해볼 수 있다. 잃어버린 철학의 권위를 되찾으려면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이아니라,형이상학이 다른 유형의 철학으로 대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전통 형이상학으로 회귀하지않고서도 삶과 사회 전체에 규범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철학이 가능하다는 논지다.특히 1장에서는 철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어 철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만2,000원. ●떠남과 만남(구본형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변화경영 전문가로 ‘익숙한것과의 결별’ 등을 낸 구본형씨의 기행산문집으로 2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한 달 반 동안 떠난 휴가의 과정을 담고 있다.‘변화를 꿈꾸는 영혼의 게으른 남도 여행’이란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말해준다.우선 여행지가 남도인데 지리산 서쪽의 이 남도는 하동 쌍계사나 완도 보길도 등 익히알려진 곳도 있지만 화순,장흥 등 덜 알려진 곳도 많이 담겨 있다.무엇보다여행 코스를 안내하거나 문화재를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뭔가 생의 ‘변화’를 원하는 적극성과 속도를 거부하는 차분한 ‘게으름’이 잘 조화되어 있다.9,000원.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김재철 지음,김영사 펴냄)우리가 보아온 지도 속의 한반도는 바다에 빠져 유라시아대륙을 머리에 이고매달려 있는 형상이었다.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돌려 놓고 보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으로 태평양을 향해 솟구쳐 있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지도를 거꾸로 보자는 것은 이렇듯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학사출신 선장 1호로 동원그룹을 일궈낸 저자는 여기서 바다를 중심으로한 새로운무역전략을 제시한다.개발시대 이후 고수해온 상품수출중심 전략에서 벗어나서비스중심의 복합무역을 일으키자는 게 그 요지다.9,900원.
  • [대한시론] 政爭에도 법도가 있다

    대의제의 모국 영국의 사례를 들 것도 없이 자유언론의 발원지가 의회라는것에 대해선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나라살림의 기본을 국민여론을 반영해공론화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의원에게는 발언 표결에 대한 면책특권이 보장된다.물론 우리가 헌정 반세기를 넘긴 관록을 지니지만 독재정권 시절엔 독재를 비판한 김옥선 의원이나 유성환 의원이 제명되고 구속된 어두운 과거도있다.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서 발언의 자유가 비판이 아닌 비방을 하는 탈선과 방종이나 대안이 없이 적수를 무조건 물어뜯어 골탕 먹이는 횡포로 악용돼서는 안된다.새 정권 출범후 국회는 대통령 취임날,총리 인준동의를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세금도둑과 연루된 혐의로 소환당환 의원 신변보호의 방탄조끼로 둔갑하는 등 의원의 고유권능이 이상하게 행사된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다.더구나 의원의 발언이 면책된다고해서 인신모욕의 비방중상이나 대안없이 트집 잡고 훼방놓기식의 폭언이 그대로 방임돼도 좋다는 건아닐 것이다. 거듭해 강조하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벌이는 정치투쟁은 말과 표를 무기로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발언 표결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그에 대해선 누구도 이의가 없다.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은 발언의 면책특권은의원 개인의 이익이나 자기 한풀이를 위한 사사로운 특권이 아니다.또 의원의 법도를 일탈한 비방성 중상발언의 면책 구실로 악용돼서도 안된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우리에게 통일과 안보문제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어선 안된다는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역대 독재자들의 죄악중에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의 하나는 통일과 안보처럼 민족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쿠데타 명분이나 집권연장을 위해 정치도구로 써먹었다는 점이다.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이를 국민이 용납해도 안된다는 말이다. 특히 엄중경고해 두어야 할 일은 공인으로 발언에 신중해야 할 정치인이 통일과 안보에 대한 대안과 정책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거나 수준 이하의 졸견과 독단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이다.1953년 정전협정 이래 남과 북,주변4강 어느쪽도 일방적으로 무력에 호소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 됐다.거기에 지금 상황은 구소련의 해체와 동구 공산권 붕괴 이후 사태변천에도 불구하고 냉전논리로 밀고 나가는 무책임한 만용은 개인의 문제로만 봐줄 수는 없다. 남과 북은 상호 자살적,자멸적 군비경쟁의 대결상태를 어떻게 하든 종식시키고 평화정착을 해야 한다는 것은 민족생존의 전제조건이 되는 과제다.민주화나 복지를 위해선 이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안된다.정치인처럼 책임있는지위에 있는 공인은 자기발언에 대해 그가 무지해 정책을 오판했다는 이유로 관용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 그러한 정치인은 자기행위에대해 당장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것, 다시 말해 물러나는 것이 가장 국민에게 봉사하는 지름길이다. 급변하는 주변정세와 주변 4강의 이해와 각축 속에서 우리는 민족으로서나나라로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난제를 안고 있다.지금 국제관계를 모르고서는 국내정치도 못한다.마찬가지로 경제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무지한 채 옛날 봉건 세도정치식 밀실흥정 거래로 정치가 통할 수 없다.정치인을 이권거래의 브로커로 만든 토목업자 지배의 일본정치의 흉내를 더는 내서는 안되고 또 낼 수도 없다.아직도 그러한 구시대 밀실흥정의 거래를 정치로아는 부류가 실세로 떠들며 정가에서 행세할 수 있는 우리 정치실정의 한계를 지나쳐 버릴 수는 없다고 하지만,더이상 그런 낡고 치사한 브로커 정치와대가성 없는(?) 떡값으로 기생하는 부류의 정치는 끝장을 내야 한다. 나는 일부 정치인에게 말하고 싶다.세상이 달라졌다.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연단에서 성실하게 발언하라고.사사로운 입장 고집이나 개인 한풀이를 자제하라고.특히 예전의 수법으로 또다시 ‘안보귀신’을 동원해 나라 망치며 반대파의 얼굴에 먹칠하고 목을 옭아맬 생각일랑 그만두라고. 국민은 언제까지고 3류 이하의 정치를 비싼 세금 내고 구경할 수 없다.우리는 정치인이 정치에서 최소한의 기본 룰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그들에게 법도를 지켜달라고만 해서 지켜나가지 않으리란 것을 국민은 알아야 한다.국민이 주인답게 그들에게 비판의 채찍과 투표의 압력을 보여주어야만 한다.우리는 정치인이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아는 공인부터 되게 해야 한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3인조 혼성밴드 ‘롤러코스터’2집

    아찔하다. 지난해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물씬 풍기는,‘용감한’ 데뷔앨범을 발표해 평단과 록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던 3인조 혼성밴드 ‘롤러코스터’가 2집 녹음을 최근 마쳤다.알려진 대로 팀 이름은 “청룡열차를 타는 것처럼 출렁출렁 리듬감있고 펑키한 애시드를 하자는 뜻”(보컬리스트 조원선·24)으로 붙였다. 애시드(acid)란 펑키와 솔,디스코,힙합,라틴음악을 섞어 톡쏘는 맛이 깔깔한혼혈음악. 끈적끈적한 미국 본토의 재즈음악과 거리를 둔 일본식 재즈가 곧애시드 재즈인데 롤러코스터는 이 애시드에 팝적인 요소를 비볐다. 작사·작곡능력에 마스터링까지 맡을 정도로 뛰어난 감각파인 지누(본명 최진우·30)가 홈레코딩으로 다소 거친듯한 음질을 보여주는데 그게 이들의 매력. 타이틀곡이 유력해보이는 첫곡 ‘너에게 보내는 노래’에선 몽환적인 느낌을던져주는 지누의 베이스 핑거링이 현란하고 두번째 트랙 ‘가만히 두세요’는 정말 듣는 이를 가만두지 않는다.그렇다고 귀를 찢을 듯한 음향은 아니고그저 사람들 어깨를 들썩거릴 정도의 재기발랄한 기타와 통통 튀는 베이스라인을 배경으로 ‘자우림’의 김윤아를 연상케하는 조원선의 섹시한 보이스가 깔린다.쉽게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는 단순미가 돋보인다.현악을 도입,과감한 음올림을 시도한 ‘힘을 내요 미스터 김’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뛰어난 편곡솜씨를 선보인다. 빠른 음악에의 장점만 두드러진 건 아니다.느릿한 ‘러브 바이러스’에선 갑자기 아쟁 소리가 들려오는데,앙증맞고 ‘지독한 슬픔’마저 배어나온다. 두 곡의 연주곡 ‘크런치’‘드리지’ 역시 이미 독집앨범을 2장 내고 이승환 015B 윤상 윤종신 박정현 등의 음반에 세션으로 참여한 지누와 록 밴드‘베이비 블루’ 출신 기타리스트 이상순(26)의 거칠 것 없는 저력을 유감없이 까뒤집는다. 이들의 장점은 컨셉이 분명한 음악을 지향한다는 점.2집 역시 그런 노선을철저히 고수하려는 의지가 드러나는데 귀가 얇은 이들로선 조금 지리하다고느낄지도 모르겠다.‘어느 하루’나 ‘일상다반사’ 같은 곡들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록에 치우친,우리 음악시장의한 공백을 메우고 싶다”는 결의는 이번 앨범에서도 훌륭히 녹여져 있다.밴드 이름처럼 정신이 어찔할 정도로 현란한 빛깔의 음악들로 말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재미언론인 文明子씨, 金正日국방위원장 단독 인터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끝난지 보름쯤 지난 6월 30일 재미언론인 문명자씨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세계 최초로 단독인터뷰를 가졌다.장장 6시간 동안 북한 원산초대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 내외로부터 받은 느낌을 비롯해 남북공동선언에관한 평가,미일 관계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시종일관 거침없고 당당한 태도로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정상회담 당시 TV에서 드러났던 김 위원장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의 품성과 지도자적 자질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문씨는 인터뷰후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준영 대한매일 기자를 만나 회견기사와 관련사진을 본지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2000년 6월30일 오전 9시50분 원산초대소.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관 앞까지 나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역사적인 순간이었다.김 위원장과의 ‘세계최초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난 몇 년간 필자는 계속해서 북측에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했다.답변은항상 “때가 되면”이었다.지난 5월27일 필자는 남북정상회담 취재를위해 방북했다.외신중 정상회담 취재를 허가받은 기자는 필자뿐이었다.정상회담이 끝난 후 필자는 회담 이후 북의 표정을 취재하기 위해 계속 평양에머물고 있었다.이번에야말로 역사적인 인터뷰가 성사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적지 않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의 결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문제였기 때문이다.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인터뷰가 성사됐음을 통보받았을 때 필자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직감할 수 있었다. 원산초대소는 풍광좋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었다.전날인 6월29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정주영 회장을 접견한 장소이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원산 인근의 해군기지 현지 지도차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평양에서 원산비행장까지 30분,비행장에서 초대소까지 자동차로 20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점퍼옷 차림이었다.그는 활짝 웃으며 활달하게 손을 내밀었다.함께 면담실로 들어갔다.CNN이 나오고 있었는데 자리에 앉은후 김위원장은 텔레비전을 껐다.인터뷰에는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이 배석했다. 김용순 위원장과 내 자리에는 ‘성천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있었는데 김 국방위원장 앞에는 물컵만 놓여 있었다.김 국방위원장은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그가 말했다. “이 성천담배는 지난 72년 북남회담때 김영주 조직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낸 담배입니다.박 대통령이 즐겨 피웠다고 들었습니다”■외신중 유일하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취재를 허가해주시고 이처럼 단독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가 외신기자들은 모두 사절해도 문 선생은 부르라고 했습니다.우리 민족으로서 화해와 통일을 위해 정력적인 기자활동을 하고 계신데 마땅히 초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감사합니다.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전 세계가 궁금해 하는 문제들에 대해한 가지씩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우선 6월 정상회담에 대해서입니다.말그대로 전 민족적 열광 속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우리 민족의 힘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이것은 우리 인민들의 간절한 염원이고,나 자신으로선 수령님의 유훈을 계승한다는 의의가 있습니다.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때가 되었습니다”■지난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비행장까지 나가서 맞이하셨는데 이는 외교의전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치였습니다.어떻게 해서 그런 결심을 하셨습니까. “내 스스로 결심했습니다.그동안 통일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발언이나 통일운동가 구속, 비전향 장기수를 돌려보내지 않는 일 등이 보도되어 사실 김 대통령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김 대통령께서 통일을 위해 어려운 결심을 해서 평양까지 오시는데 분위기가 그래서는 안되겠기에 예정에 없이 공항에 나갔습니다”■김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이번 수뇌급 회담에서 합의된 5대 공동선언은 민족의 통일대헌장이라 할정도의 의의를 가집니다.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실천돼야 합니다.나는 김 대통령께서 이를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려는 의지와 성의를 가진 분이라고 믿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의 5대 복 중 하나가 처복이라는데 김 대통령은 처복이있는 분이다”라면서 이희호 여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체구도 크지않은 분이 여성계 지도자로서, 또 남편의 석방을 위해 그처럼 강인하게 투쟁했다는 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6월14일 만찬석상에서 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를 김 대통령 옆으로 부르셨지요? “그 날은 한국측 초청만찬이었기 때문에 자리배치를 남측에서 했습니다.제가 가보니 남자 여자를 갈라서 앉혔는데 이희호 여사도 여자들과 함께 멀리앉아 있었습니다.그래서 내가 말했지요.‘이거 통일을 하자는 뜻입니까? 안하자는 뜻입니까.가족을 갈라 이산가족을 만들어놓아서야 되겠습니까?’”김 위원장은 다시 물었다. “김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신데 이희호 여사는 가톨릭입니까? 기독교 신자입니까?” 남편을 따라 개종을했는가라는 의미인 듯했다.나는 “이 여사는 기독교 신자”라고 답했다. ■그동안 역사를 보면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풀렸다가도 다시 대결구도로돌아간 일이 여러차례 있었습니다.현재도 일각에서는 그런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김 위원장님께서는 6·15공동선언의 실현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이번 5대 공동선언은 반드시 실천되어야 합니다.최근 비전향 장기수 송환시기가 당초 합의보다 늦어지는 등 다소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우리는 5대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남쪽에서는 김 위원장님의 서울방문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언제쯤으로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5대 공동선언의 실천 과정을 보면서 결정할 것입니다”■정상회담 직전에 중국을 방문하셨는데 중국식 개방에 대한 견해는? “경제성장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인민들을 잘 살게 해야 할 것입니다”■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는 데 반해 조·미관계는 주춤한 느낌입니다.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미국에서 페리가 특사로 왔으니까 우리가 볼을 던질 차례가 되었습니다. 곧 고위급에서 대표를 파견할 것입니다”■현재까지 서방에서 대미특사로 거론해온 급보다 더 고위급 인사를 보내신다는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설명해서 김 국방위원장께서 완전한 동의는아니나 일부 납득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미군더러 나가라고 했지만 그들이 당장 나가겠습니까.우선 미국스스로가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그들은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통일에도책임이 있습니다. 지난날 닉슨도 카터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는데,주한미군 문제는 우선 그들 스스로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알아서 결정해야 합니다”■제10차 조·일 국교정상화 회담이 지난 5월로 예정됐다가 취소된 후 아직다음 회담 날짜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조·일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예정입니까? “일본을 흔히‘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과 ‘가깝고도가까운 나라’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이웃이 마치 지구 양극에 사는 것처럼 지내는 것보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우리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원하지만 그것은 일본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우선 납치니 뭐니 하는 얘기를 치우고 과거청산 등 근본문제를 풀기 위해성의와 진실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12시.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차림표에는 더운 음식에 ‘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소고기 철판구이’‘감자만두 튀기’‘김치무우장’‘잣죽’,찬음식에 ‘게사니 향료 찜튀기’‘꽃게 살라드’‘록두묵’ 등이 적혀 있었다.‘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은 반 자른 야자에 담긴 수프였는데 김대중 대통령 초청만찬 때도 대접했던 음식이라고 했다. ■94년 대홍수 이후 경제문제가 심각했는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지난 5년간 어려운 시기 속에서 2,000만의 운명에 대해 참으로 고민 많이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식량을 보내준 한국,미국,일본 등세계 여러 나라사람들의 인도주의에 깊이 감사합니다”■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무엇입니까? “인민이 지지하지 않는 지도자는 있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수령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민들 위에 군림해서는 안됩니다.그들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인민과 지도자의 단결을 방해하는 것이 관료주의인데 우리는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식사중에 전날 만난 정주영 회장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그간 정회장이 해낸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에 현대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특구 등 원하는 것을 파격적으로 허용해 주었다”고 했다.남북경제협력의 미래를 확신하는 듯 “통일되면 우리나라는 잘 살게 될 것”이라고역설했다. 인터뷰 내내 ‘김대중 한국 대통령’‘한국’‘한국 국민’이란 용어를 일관되게 쓰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단,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여전했다.김 위원장은 “‘김영삼씨만 빼고 전직 대통령들 누구든 초청하겠다’고 김 대통령께 말했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한 가지 물었다. ■정상회담 후 남에서 ‘김정일 쇼크’‘김정일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는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동안 왜곡보도가 많아 인상이 매우 나빴는데 본인이 화면에 나타나니까뿔 달린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오전 9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장장 6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눈으로 본 ‘지도자 김정일’은 강하면서도 소탈한 인물이었다.특히 그의 자세와 손짓은 지난 92년과 94년 필자가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했던 고김일성 주석을 연상시켰다. 국내외적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하는 것은 물론,식사중에는 가톨릭과기독교,고혈압과 유황온천,피자와 녹두빈대떡 등등 다종다양한 화제를 이끌어 갔다. 원산비행장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필자는 생각했다.전 세계가 지금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다.그런데 과연 누가 변한 것인가.그가 이번에 새로운모습으로 변화한 것일까.그는 원래 그런 모습이었는데 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함으로 인해 그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아닌가.분명한 것은 북의 지도자김정일을 제대로 읽기 위한 연구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문명자는 누구. 문명자(文明子)씨는 올해 71세로 재미 원로언론인으로 미국 ‘US아시안 뉴스서비스’의 주필이며,아직도 미 백악관을 출입하고 있는 현역이다. 61년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시작으로 국내 여러 언론사의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문씨는 73년 11월 당시 보도 금지사항인 ‘김대중 납치사건’을 보도한 직후 미국에 망명했다.90년 이후 10여차례 방북 취재했고 두 차례에 걸쳐 김일성 주석과 회견했다.그녀는 서방기자중 ‘최고의 북한 소식통’으로불릴 정도로 북한 지도층과 북한 사회에 이해가 깊다.
  • ‘녹말 이쑤시개’경영권 강탈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文孝男)는 10일 녹말이쑤시개를 개발한 김윤영씨(48)를 협박,폭행하고 회사의 경영권을 빼앗은 신의식(48·J그린 대표),김용옥(49·J그린 이사)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신씨 등은 95년 2월 김씨와 ‘J그린’을 설립한 뒤 김씨를 대표이사로,자신들은 이사로 취임해 회사가 특허출원 등으로 주목을 받게 되자 “사장이 수억원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소문을 내고 김씨를 상습 협박,폭행한 끝에 경영권과 주식 2,500주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 등은 김씨에게 “생매장해 버리겠다”“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협박하고, 폭력배를 동원해 경영권 포기를 거부하는 김씨를 안방 등에서 수시간 동안 감금·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들의 협박과 폭행에 못이겨 95년 11월17일 또 다른 동업자인 경찰관 이모씨가 근무하던 파출소 2층 휴게실에서 대표이사 사임서와 주식양도서에 서명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인터뷰/ KBS1’태조 왕건’연화役 김혜리씨

    “연화는 조선시대 여인들처럼 약하지 않습니다.고려 여인의 활기찬 모습을보여드릴게요” KBS1 ‘태조 왕건’에서 ‘연화’로 출연하는 김혜리(30)는 요즘 말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려 여인의 활달한 기상을 표현하기 위해 드라마에서 말타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면서 승마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요즘엔 “스트레스 해소에는 승마가 최고”라고 입만 열면 말한다. “처음에는 말타는 장면에 대역을 쓰자고 하더라구요.오기가 나서 끝까지직접 탔는데 한번밖에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조금 다치긴 했지만 대역쓰자는 말이 쏙 들어갔죠” 훗날 강비가 되는 연화에 대해 정사(正史)는 ‘궁예에 의해 죽었다’고 간략히 적고 있다.지금 드라마의 연화는 작가 이환경씨의 완전한 상상에 의해탄생했고,드라마에서 비중도 크다.나중에 연화가 왕건의 정혼녀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궁예는 주위 사람들을 모두 의심하게 되면서 서서히 미쳐간다. 왕건의 성장과 궁예의 몰락에 계기를 마련해 주는 역할이다. 김혜리는 “개인적으로는 카리스마가 강한 궁예보다는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외유내강형의 왕건이 더 마음에 들어요”라면서 “어쨌든 저를 사이에 놓고 멋진 두 남자가 다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죠”라고 웃는다. 김혜리는 지난 88년 미스코리아 선에 뽑힌 직후 TV브라운관에 등장했다.91년 KBS ‘그리고 흔들리는 배’로 드라마에 데뷔했으며 주로 멜로물과 트렌디물에 출연했다.사극은 ‘태조 왕건’이 세번째 작품이다.지난 95년 KBS ‘조광조’에서 중종 부인 신씨 역을 맡으면서 사극에 발을 들여놓았다.이어‘용의 눈물’에서 중전 민씨의 몸종으로 시작해 태종의 후궁이 된 혜빈 양씨 역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태조 왕건’은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가운데 가장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김혜리는 말한다.10년째 연기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 ‘김혜리’라는 이름에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많다.그만큼 그녀는 뚜렷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했다.김혜리는 “오랫만에 저의 대표작이 될 수 있는 작품을만난 만큼 연화가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게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혜리는 “사극은 현대극보다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만큼 연기력이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라면서 “연기를 그만두는 날까지 사극에계속 출연하고 싶다”라고 사극에 대한 강한 애정을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건설공제조합·신용등급하락50개업체7,114억 추가 출자 마찰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신용 등급 하락 평가를 받은 건설업체들이 추가 출자를 하지 않는 한 1일부터 신규 공사 수주와 공사계약 보증을 받지 못하게 됐다. 30일 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조합원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한 결과 ㈜대우동아건설산업 쌍용건설 신동아건설 ㈜우방 등 50여개 업체는 신용 등급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공사 관련 보증을 받기 위해 당장 수천억원에서 수백억원을 추가로 출자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5,400여개 회원사 가운데 1차로 1,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신용평가 결과 신용등급 하락 업체는 모두 50여개사.추가 출자액은 모두 7,114억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법정관리나 화의,워크아웃 상태인 26개사는 6,836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한다. ㈜대우는 지난해 최우량 등급(A)을 받았으나 올해는 최하위 등급(D)을 받았다.따라서 채무조정 등 대우 문제가 매듭되기전까지는 4,000억원을 추가 출자해야 보증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용이 3단계 떨어진 동아건설은612억원,쌍용건설과 한신공영도 각각 348억원을 더출자해야 한다.㈜우방도신용등급이 3단계나 떨어져 추가로 출자해야 보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추가 출자가 불가능한 이들 업체는 조합이 내린 결정이 “당장 사업을 그만두라는 조치나 다름없다”며 신용등급 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지난 29일에는 조합을 찾아가 “추가 출자 요구를 유보하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합은 “업체들끼리 공사이행 맞보증을 서주는 ‘약정연대보증’이지난해 7월부터 폐지돼 건설사 부도에 따른 손해를 조합이 고스란히 부담,부실이 우려되는데다 우량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라며 신용 평가의 결과를 번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다만 업체들의 강한반발에 부딪히자 새로 수주하는 공사에 대해서는 해당 공사 보증액만큼만 추가 출자하면 일단 입찰 보증서를 끊어주고,나머지 보증 발급에 필요한 추가출자 납부도 올해말까지 연기해주기로 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의료대란/ 정부대책 시민반응

    정부가 23일 의료계 폐업과 관련,의료계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대책을 발표하자 시민과 시민단체·네티즌들은 일제히 의사들에게 즉각 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참여연대·YMCA 등 2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의약분업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의료계의요구를 최대한 수용한 것으로 더이상 폐업을 지속한다는 것은 명분도 없고정부와 국민 전체의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2가 YMCA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참석한 가운데 ‘긴급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를 열고 의사협회가 정부 대책의 수용을 거부할 경우 모든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폐업철회를 위한 범국민운동에 돌입하고 개별 병·의원과 의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시민운동본부 이강원 사무국장은 “정부의 대책 내용은 일단 기존 의약분업에 대한 합의안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원칙적으로 시민단체들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그러나 국민의부담만을 가중시키는 의보수가의 추가 인상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간암 수술을 받기 위해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지만 의사들의 폐업으로 수술 날짜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하모씨(53·전북 김제시)는 “의사들이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죽어가는 나의 심정도 알아주기 바란다”면서 “의사들은 정부의 안을 받아들이고 즉각 폐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회사원 김미연씨(23·여·서울 은평구 불광동)는 “무능력한 당국이 의료계의 요구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국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대안을 내놓았다”면서 “폐업 명분이 사라진 만큼 의사들은 환자들의 생명을 무기로 국민을협박하는 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PC통신 하이텔 이용자 노혁석(DOC3272)씨는 통신 게시판을 이용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 정부의 대책안조차 거부하는 의사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번 폐업의 주동자와 환자를 치료하지 않은 의사를 색출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前수영대표 이혜화‘악몽 재발’

    ‘비운의 수영선수’ 이혜화(16·대구 성서여고2년)가 최근 괴한으로부터잇따라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납치냐,자작극이냐’를 놓고 소동을 빚은 전 국가대표 이혜화는지난 6일 오후 6시40분쯤 대구의 한 야산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채 발견됐다. 이혜화는 이날 오후 12시 40분쯤 D수영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괴한들에게 납치돼 목을 졸리는 등 폭행을 당했다.또 지난 4월 9일에도 괴한들에게 “수영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약속을 어겼다”는 협박과 함께 폭행을 당한 것으로알려졌다. 이혜화는 지난해 3월 “태릉선수촌 정문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수영을그만두겠다는 약속을 하고 풀려났다”고 주장한 뒤 경찰에서는 “훈련이 힘들어 자작극을 벌였다”고 번복한데 이어 같은해 5월에는 “납치범의 협박에못이겨 자작극이라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다시 진술을 뒤집어 수영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박해옥기자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하)손님 접대 극진 가슴을 연 ‘한민족’

    14일 아침 8시.초대소 식당에는 우리를 위한 아침식사가 기다리고 있었다.23명이 모두 한자리에 들어 앉을 수가 없어 1층과 2층 투숙객은 각각 다른 식당을 쓰게 되었다.간밤에 마신 술이 체내에서 독기를 내뿜고 있는지 모두의얼굴에는 아직도 홍조가 가시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진수성찬/ ‘인민문화궁전’에서 베풀어진 만찬의 덕분이리라.‘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인 김영남이 초대한 만찬의 상차림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그 요리의 가짓수도 그렇거니와 맛 또한 일품이었다.참고로 차림표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칠면조 향구이 ②생선수정묵과 냉채 ③삼지연 청취말이쌈 ④쑥송편과 쉬울지짐 ⑤약밥 ⑥통배추김치 ⑦륙륙 날개탕 ⑧젖기름빵 ⑨소고기 굴장즙 ⑩철색송어 은지구이 ⑪잣죽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백두산 들쭉크림(아이스크림),과줄,인삼차.손님 대접에 극진하다는 한민족의 미풍은 이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백두산 들쭉술이며 산삼술,구렁이 술등이 줄줄이 이어지니어디서 먹다가 죽은 귀신이 되살아난 것만 같았다. 이와같은 푸짐한 차림표는 만찬회뿐만아니라 아침식사때도 마찬가지니 나처럼 평소에 소식주의자로 길들여진 사람에게는 원통하고 억울하게 사양심을강요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북한 김치/ 음식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솔직한 얘기가 이북음식은 냉면이나 녹두부침 아니면 만두나 아바이 순대로만 알고 있었던 나였다.그리고김치만해도 다양한 젓갈에다 넉넉한 고추가루며 갖은 양념으로 듬뿍 섞어서버물인 전라도 김치라야 제격이라고 자랑했던 나였다.그러나 이곳 김치는 물김치부터 배추김치에 이르기까지 알맞게 사근사근 익혀진게 한마디로 ‘시원한 맛’ 그것이다. 맵고 짜고 감칠맛 난다는 남쪽의 그것과는 달리 상큼하고 달보드랍고 담백한 그 맛은 모르면 몰라도 서방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나는한편으로는 탄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판정패를 받은 서투른 운동선수의느낌이었다. 여기서 특별한 김치 하나를 소개한다면 단연코 ‘배속김치’일게다.이 김치는 마지막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베푼 환송 오찬회 상차림에서 맛본 희한한 김치이다. 통배의 속을 긁어내고 그 속에다가 배추를 담근 김치로 이를테면 보쌈김치의 변형이다.그러나 껍데기는 통배 그대로이고 알맹이는 배추 한가지 뿐으로 상에 오른 형태는 순대로 썰어놓은 것 같았다. 젓갈을 쓰고 고추가루도 들었지만 그것은 진분홍빛 국물로 희석되어 전혀잡스러운 것이라고는 안 보이는 배속에 담긴 배추김치 그것이다.김치를 이토록 정성들여 담갔는데 맛이 없을 리가 없겠지.그리고 식(食)문화는 단연 남쪽일거라고 거드름을 피웠던 나의 무식이 수박을 쪼개내듯 속을 들어낸 것이다. 문화는 넓고 다양하고 깊은 것이라 속단은 어렵다.다만 그것은 강물처럼 도도히 흘러내리고 유구한 시간을 거쳐나오면서 민중의 생활과 의식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라야 옳다.그래서 한나라의 문화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는 것은 경솔이요,치졸이다.나는 그런 뜻에서 식생활은 서민과 가장 친근한위치에 있는 문화의 하나이기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손꼽는다. ■곰발바닥 요리/ 그런데 이름나고 희귀한 음식인데도 나를 실망시킨 음식도먹었다.곰발바닥고기다.중국요리에서 제비집 요리와 곰발바닥고기 요리는 값비싸기로도 알려져있어 우리같은 서민에게는 문자 그대로 그림의 떡이요,높은 절벽에 핀 꽃이리라.그런데도 그 음식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기름진 고기라서가 아니다.내 입맛에 안맞기 때문이다.아무리 값지고 멋진 문화의 꽃일지라도 우리 국민정서와 다른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심사와도 통할 것이다.문은 넓게 열려있지만 가려낼 줄 아는 안목과 포용력없이 진정한 문화는 기대 못할 것이다. ■문화·공연시설/ 평양시내에 극장이 몇개나 있는가 궁금해서 김승연 안내인에게 물었다.김여인은 잘은 모르겠지만 하면서 손꼽는데 열개가 넘었다.평양대극장,동평양극장,청년극장,봉화예술극장,만수대예술극장,평양연극극장,4·25문화예술관,윤이상음악당,평양체육관,인민문화궁전… 사회주의 국가가 예술 가운데서도 연극이나 무용 등 공연예술을 적극 장려·지원한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그래서 실력있는 예술가에게는인민배우니 공훈배우니 하는 칭호를 주고 우대한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사회주의국가 건설에 탁월한 공을세웠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국민(인민)들에게 친근하고 존경을 받는 예술가를 보다 많이 키워냄으로써 그들에게 정치적 이념을 부식시키며 정체성을 확립시키려하는 의지가 바닥에 깔려있을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존경받고 친근감을 품을수 있는 예술가는 의당 무대를 떠나서는 살 수도 없다.그러므로 되도록 많은 극장을 세웠을 그 의도를 짚을 수가있다.인구 200만의 도시 평양에 이토록 굵직한 극장말고도 수십군데의 중소극장이 있다는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인구 1,100만 서울 무대 예술계의 현실과 비교를 안할수가 없었다. ■천재소년 진혁군/ 인민문화궁전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고 다목적극장이라는 점에서도 특기할만하다.특히 새세대의 영재들을 엄선하여 음악·자수·서예·무용 등 각 분야에 걸쳐 미래의 예술가를 키워내는 시설은 극장이 하나의 국민교육 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면을 여실히 말하고 있다. 얼마전 서울을 다녀갔던 소년소녀예술단 공연때 서울시민의 절찬을 받았던타악기의 명수 ‘리진혁’학생도 바로 이곳에서 키워낸 천재소년이다.금성제1고등중학교에 재학중인 진혁군의 실력은 노래,북,장구,목금,드럼 등 두루악기를 잘 다루는 천재라고 6월13일자 민주조선 제4면에 크게 기사화된 것만으로도 극장의 기능을 엿볼 수가 있었다. ■북한 예술인/ 내가 한국에서 연극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소개를 하면서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었다.무엇보다도 해방직후에 안면이 있었던 예술가들의 소식을 물었다.바이올리니스트인 ‘이계성’,발레무용가 ‘한동인’,연극배우 ‘전두영’ 등 생각나는대로 물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최근에 세상을 떴다고 했고 유일하게 여배우 ‘유경애’는 생존하고 있다고 했다.하기야 50여년 전 일인데….내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게 이상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럼 현재 국민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예술가는 누구냐고 물었더니인민배우인 차계룡,곽원우,조청미 그리고 무용가 김해찬을 손꼽았다. 우리가 서울을 떠나올때 품었던 기대 가운데 하나는 그곳의 작가,연극인,무용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막연한 바램이었다.그래서 우리의 일정가운데 6월14일 오후에 짜여진 부문별 회담이 기다려진 것도 사실이다.부문별이란 우리 일행이 경제분야 인사도 많았기 때문에 경제분야와 사회문화분야는 각기 자리를 달리할 수 밖에 없었다. ■55년만의 만남/ 오후 4시30분.장소는 ‘인민문화궁전’이었다.낮에 냉면으로 이름난 ‘옥류관’에서 즐겁게 먹었던 냉면의 맛이 아직도 입안에서 느껴졌다.냉면은 뭐니뭐니해도 육수 맛이라는 말에 따라 육수를 많이 들이켰던탓인지 갈증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 웅장한 건물과 조금은 엄숙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냉수를 청할 자신은 없어 참을 수 밖에 없었다.때마침 접대원이 쟁반에 여러개의 음료수를 놓고 가자 나는 호박빛 나는 글라스를 들어 한모금 마셨다.꿀물이었다.나는 집에서도 갈증을 가시게 하는데는 꿀물을 마시는 버릇이 있는 터이라 단숨에 바닥을 냈다.문자 그대로 꿀맛이었다. 부문별 회담장에 나온 북한측 인사는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회장과위원,평화통일위 조직국장,천도교 대표,체육지도 부위원장등 6명이었다.따라서 나와 고은 시인이 만나고 싶었던 문학예술가의 인사는 얼굴을 보이지 않아섭섭하였지만 그쪽 사정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우리는 각계 분야의 당면문제와 미래의 계획을 자유롭게 얘기했다.그것은 모두가 언젠가는 와야할 남북통일을 하루라도 빨리 성취시키자는 일념이라 더운 열기가 느껴지는 대화였다.나는 문학 및 공연예술계가 기획하고 실지로 진행중에 있는 사안을 소개했다.한국문예진흥원이 작년부터 착수하고 있는 ‘통일문학전집’간행 계획과 진척사항을 설명했다. 그리고 때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북측에서 편집위원 몇분 참가하여명실공히 남북통일을 위한 문학전집을 완성시키는게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연예술의 남북교류는 어느 분야보다도 시급하나 처음부터 공연을가지기 보다도 작가,연출,배우 등 각 분야의 인적 교류와 세미나,상호면담부터 시작하여 공연교류,그리고 가능하다면 합동공연까지도 기획중이라는 한국연극협회의 계획도 말했다.북층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며 호의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55년만에 처음 만나는 우리의 실정을 감안할 때 첫술부터 배부르기를 바랄 수도 없으며 우선 문학예술이 자주 만나게 되는 분위기 조성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찬동하는 지상과제였다. ■방북후기/ 생각하면 아슬하고도 캄캄한 반세기였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그러나 뒤늦게나마 이렇게 평양땅을 밟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으로 뽑힌 나는행복과 긍지를 느끼면서 평양시내에서 20Km떨어진 ‘동명왕릉’으로 가는 잘닦여진 길을 자동차로 달리고 있었다. 15일날 백화원에서 베풀어진 환송오찬회는 2박3일동안의 모든 일이 하나로녹아 마침내 두 정상을 위시하여 통일의 노래를 합창할때는 눈시울이 뜨거웠다.그 순수,그 진심,그 우호가 거짓이 아니라면 얼마나 좋겠는가.아니다.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운 일인가말이다. 나는 그 오찬회때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안 잊혀진다.그와의 악수때 내 손바닥에 가해진 두터운 손바닥의 힘과 더운 촉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그의 날카로운 눈매와 미소가 감도는 작은 입모습과 그리고 맑지는 않으나 약간 톤이 높은 목소리는 소박하고 평범한 보통사람이었다는 것을.나는 두 정상사이 오고 갔을 수많은 말들이 지고 피고,지고피는 무궁화처럼 피어나기를 기다릴 것이다. 차범석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18년간 강원 오지마을서 무료 인술 이기섭박사

    “쓰러지는 마지막 날까지 병자들을 돌보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고있습니다” 의약분업을 앞두고 어수선한 의료 세태 속에 강원도 산골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18년 동안 무료 인술(仁術)을 펼치고 있는 노(老)의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주인공은 지난 1961년 이화여대 부속병원장을 그만두고 제2의 고향인 속초로 낙향한 이기섭(李基燮·88)박사.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손때 묻은 왕진 가방을 들고 산간 오지마을 무료 왕진길에 나선다. 이 박사가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찾아가는 곳은 속초에서도 수십㎞ 떨어진설악산 기슭의 양양군 서면 서림리와 황이리,갈천리,영덕리 등 4개 마을이모여 있는 서림보건진료소.이곳에서 이 박사는 주민들을 진찰하고 약도 손수처방해주고 있다. 산간 오지에서 환자들의 진료소 방문이 어려우면 집을 직접 방문하는 것도마다하지 않아 이 지역 180여가구 600여명 주민들에게는 ‘그저 고맙기만한박사님’이다. 승용차가 없어 버스를 두번씩 갈아 타는 불편을 겪고 있지만 ‘환자가 있는 곳이면어디든 가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기에 지금껏 한번도 이곳 산골마을 방문을 어겨본 적이 없다. 이 박사는 지난 61년 속초에 낙향한 뒤 70년부터 82년까지 속초보건소장과속초의료원 내과전문의를 거쳐 83년부터 오지 산간마을을 찾는 무료 인술에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이 박사는 “정부의 의약분업 실시 의도는 좋지만 시범 실시를 하며 부작용을 최소로 줄였어야 했다”며 “그러나 의사들도 무슨 일이 있어도 본분인환자 돌보기만은 외면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
  • 북한 상품 인기 상한가

    13일 오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남북 정상이 두손을 맞잡는 장면이 생중계되면서부터 북한 상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4월1일 출시된 남북한 합작담배 ‘한마음’은 지난 달말까지 하루 평균 500여 상자씩 한달에 1만6,000여 상자가 팔렸으나 이달 들어서 소매상의 주문이 크게 늘어 주문량만 2만6,901상자에 이르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2월1일 남북통일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매한 기념주도 지난 이틀새 주문이 폭주했다.14일 현재 5만원짜리 은동전이 3,000개,5,000원짜리 동동전이 1,700개 정도 팔렸다. 백화점의 ‘북한 물산전’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S백화점 명동점은 40여종의 북한 수입상품을 준비했으나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하루 판매량을조절해야 할 정도다.L백화점 안산점은 하루 100만원 안팎이던 북한물산전 매출액이 13일 하루 300만원이상으로 급증했다.H백화점 천호점에서는 원산산깐호두가 하루 평균 200만원,나진산 표고버섯이 120만원어치씩 팔려 최고의인기를 누리고 있다. 개성 인삼주,아바이 소주,들쭉술,강계산 머루술 등 주류와 말린 메뚜기,장뇌삼,함북 앞바다산 명태(북한명 금태),평북 고구마줄기,함북 어랑만두,개성 인삼김치,황해 수리취 인절미 등도 잘 팔린다. 북한관련 서적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항상 진열대 구석에 놓여 찬밥 신세를면치 못했으나 이제는 버젓이 전시되고 있다.‘현대 북한의 지도자’‘김정일의 생각읽기’‘곁에서 본 김정일’등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대한서적이 최근 10여 종이나 출간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서울 교보문고에서는‘현대의 북한 지도자’가 북한 관련 책으로는 처음으로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 8위에 올라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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