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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농업 희망을 쏜다] (6) 가공기술로 고부가가치 창출

    “원전 기술자가 감을 재배하겠다고 하니까 모두들 이상하게 보더군요. 그 좋은 직장을 왜 관두냐는 것이죠.”전남 함평군에 있는 감 가공업체 ‘감나루’의 백성준(49) 사장은 농삿일과는 인연이 멀어 보인다. 하얀색 와이셔츠를 걸친 모습은 영락없는 일반 회사원이다. 하지만 그가 일군 ‘감의 신화’는 과수농가의 희망이 됐다. 시중에서 1개에 300원하던 홍시를 3000원에서 1만 2000원까지 받게 한 ‘벤처농기업’의 대표주자다. 백 사장은 “농업은 미래산업이자 생명산업”이라고 강조한다. 감을 ‘벤처등록 1차 농산물’로 둔갑시킨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기술의 힘의 컸다. ●설계 엔지니어, 벤처농업의 CEO가 되다 백 사장이 감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4년.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소속으로 전남 영광 원전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있을 때다. 당시 백 사장의 부인은 영광에 있는 감 과수원을 샀다. 하지만 감이 열리지 않는 묘목 1년생인 줄도 모르고 시세의 4배를 줬다. 그만큼 농업에는 관심도 없는 문외한이었다. 이후 간간이 과수원을 일궜고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외환위기가 닥친 97년 직장을 그만두고 과수 농꾼으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99년 감을 첫 수확해 도매상에 넘겼다. 하지만 감이 물러지면서 팔리지 않아 모두 반품 처리됐다.15년에 걸친 직장생활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도매 중개인들은 떫은 맛을 없애면 모두 사주겠다고 귀띔했다. 그게 자극이 됐을까. 대학에서 기계학을 전공한 백 사장은 그 때부터 ‘감 연구자’가 돼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감이 떨어질 때에는 당도가 높지만 상품화하기에는 너무 무르다. 미리 수확하면 떫은 맛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떫은 맛을 없애고 무르지 않으며 당도가 높은 감이 있다면 사시사철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쳤다. ●농업이 과학을 만나면 고부가가치가 탄생한다 백 사장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물질의 흐름과 관리를 기획하고 설계하던 경험을 살려 고분자화학과 기계설비를 농업에 적용했다. 감의 떫은 맛은 탄닌이라는 수용성 성분에서 나온다. 따라서 입안에서 탄닌 성분을 녹지 않게 하면 떫은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이후 건조로를 통해 떫은 감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압력과 온도를 맞춰 급랭했다가 해동하는 연구를 2년간 계속했다. 마침내 단단하면서도 떫은 맛이 사라진 전혀 새로운 감을 만들었다. “2001년 도매상인들을 쫓아다니며 맛을 보라고 했더니 신기해 하더군요.” 매출이 급증해 지난해에는 감 단일 품목으로 12억 68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원가 대비 순이익률이 무려 250%에 이른다. 사실 떫은 맛을 없애는 탈삽기술은 새로운 게 아니다. 기존의 기술로는 떫은 맛을 제거하는 데 20일이 걸리고 감이 물러져 상품화가 쉽지 않은 게 문제였다. 그러나 감나루는 24시간 이내에 떫은 맛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수확한 뒤 단단한 상태에서 단맛을 유지하는 홍시를 유통시킬 수 있게 됐다. 떫은 감을 무른 연시로 만드는데 사용된 기술이 과거 인체유해 논란에 휩싸이곤 했지만 감나루는 친환경 공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홍시 아이스크림으로 대박 백 사장은 2003년부터 과수농원을 감나루란 기업으로 문패를 바꿨다. 이어 탈삽기술을 응용,‘아이스 홍시’와 연시와 곶감의 중간단계인 ‘반건시’도 잇따라 내놓았다. 아이스 홍시는 1개에 3000원, 반건시는 크기에 따라 달랐지만 백화점에서 최고 1만 2000원까지 받았다. 특히 아이스 홍시는 탈삽된 감을 영하 20도로 얼린 뒤 여름철에 껍질을 벗겨 판매하기 때문에 ‘홍시 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린다.‘감동’이라는 브랜드로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 지난해 8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과 대전 등에는 학교급식용으로 공급될 정도다. 백 사장은 “탈삽기술은 과일뿐 아니라 차와 모과, 채소 등에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채소의 경우 엽록소를 파괴하지 않고 급냉·해동할 수 있어 유통혁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상추는 오뉴월에 1관(3.75㎏)짜리가 7000원 하지만 8월에는 4만원까지 가격이 뛴다. 하지만 감나루의 기술을 적용해 냉동저장하면 8월에도 1만원 이하로 채소를 팔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 ●감 단일품목으로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다 백 사장은 지난 9일 중국 산동성 쯔보(치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이스 홍시 공장 설립건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앞서 2004년에는 중국 북경시 1만평에 연산 1000t 규모의 아이스 홍시 생산공장 계약을 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70억원을 투자했다. 백 사장의 지분은 49%다. 백 사장은 “중국산 감이 세계 생산량의 75%를 차지하지만 90% 이상이 사료 등으로 쓰인다.”면서 “새로운 탈삽기술을 사용해 감을 상품화하면 감 소비가 늘 뿐 아니라 중국 농촌지역의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효과를 노렸다. 중국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농기업에 대한 투자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점을 아쉬워했다. 오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의 공식빙과로 지정받아 시장을 세계로 넓힌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전남 함평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 인증 받아도 대출 기피 여전 감나루 백성준 사장이 중국에 진출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떫은 맛을 없앨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어도 국내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정부가 기술을 인증했지만 금융기관은 자금을 대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른 기업들은 로열티없이 기술을 공유하자고 달려드는 등 무임승차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는 줄 알면서도 중국 정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정은 감나루에 국한된 게 아니다.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건강나라의 한경의 대표는 “정부가 사업성을 인정해 줘도 농협이나 금융기관은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담보부터 찾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작은 사업에도 수억원이 필요한데 땅이 전부인 농민들이 무슨 수로 수억원 어치의 담보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농기업대표들은 특히 농민이 만든 농협이 농민 위주로 생각하지 않으며 정책자금 지원의 주체를 농협에서 일반 금융기관으로 확대,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생 연구위원은 “제조업처럼 농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모델이 개발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고서는 농기업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한 역할을 농협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 관계자는 “대출시 담보 위주에서 사업성이나 수익성 평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농업의 리스크가 커 농업 쪽으로 자금이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다만 농기업자금팀을 신설, 대출 관련 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일반 금융기관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농림부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농협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책자금 지원 잔액은 25조원에 이른다. 신한은행 여신심사 관계자는 “담보는 미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채권보전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지 농업에만 차별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평가받는 쪽에서 피해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1차산업의 리스크나 미래의 판매 예측은 제조업이나 IT쪽보다 쉽기 때문에 사업성만 좋다면 돈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보다 농기업에 대한 지원이나 평가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농협이나 금융기관이 담보가치만 따질 게 아니라 미래의 수익구조를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감나루’ 성공요인 분석 감은 사과 등 다른 과일보다 비타민 함유량이 훨씬 많은데도 떫은 맛 때문에 한철에만 소비되는 ‘비선호 과일군’으로 분류됐다. 카바이트를 사용한 기존의 홍시 가공법은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고 폭발의 위험성마저 있는데다 감의 조직이 액체 상태로 바뀌어 유통과 저장에 어려움이 있었다. 더욱이 늦가을과 초겨울에 집중 출하돼 가격이 폭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고 유해성분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들의 웰빙 트렌드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감나루의 탈삽기술은 이같은 문제점을 일시에 없앤 혁신적인 친환경공법이다. 또한 홍시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꿔 ‘단단한 홍시’라는 전혀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켰다. 냉동했다가 먹는 아이스 홍시는 ‘당도’와 ‘점도’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지만 설탕과 착색색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아 시장에선 자연식 영양식품으로 인기를 끌게 했다. 가격이 3000원으로 비싼 게 흠이지만 1000원짜리 아이스 홍시로 다양화하는 전략도 세웠다. 감을 활용한 감주스, 감식초, 감조미료 등의 개발로 부가가치 창출의 맥을 이어갔다. 특히 감나루가 가공기술만으로 중국에 진출, 중국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 내 농업 분야도 기술과 경영능력만 뛰어나다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1차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의 외연을 확대시킬 수 있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우리 농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농업의 잠재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농기업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신제품 개발이 요구된다. 김영생 농촌경제硏 연구위원
  • [줄기세포 수사결과 발표] “맞춤형 줄기세포 처음부터 없었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004년 논문에 발표된 NT1이 처녀생식의 산물인지 아니면 체세포 복제의 산물인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한 생명공학자는 “이 문제는 과학계에서도 당장 결론이 나지 않을 문제다. 앞으로 연구와 검증이 계속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줄기세포 수립수율 사실상 0% 검찰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황우석 교수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했다. 김선종 연구원이 당초 황 박사가 의혹을 제기했던 ‘바꿔치기’ 방식이 아닌 ‘섞어심기’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한 데 대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검찰은 “김 연구원이 혹시라도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가 살아남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배양접시 4개의 웰 중 한 곳에 섞어심기를 할 때 나머지 3곳에는 황 교수팀이 수립한 배반포 내부세포괴를 정상적으로 옮겨 심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한 번 섞어심기가 감행될 때마다 2∼3개의 황 교수팀 줄기세포 수립 연구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수립은 모두 실패한 셈이다.●황 박사 말에 중압감 느낀 김 연구원 검찰은 이례적으로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섞어심기를 시도한 이유를 A4용지 5쪽을 할애해 자세히 설명했다. 사태 초기부터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를 한 동기가 쉽게 이해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 연구원이 현실적으로 가족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유학을 가기 위해 도덕적 불감 상태에서 섞어심기를 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김 연구원이 줄기세포 확립에 대해 심리적 중압감을 갖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줄기세포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황우석 박사에게는 높은 수율로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수립해 보일 필요가 있었다. 황 박사는 수십차례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 배양에 실패를 거듭하는 박종혁·김선종 연구원에게 “이것만 되면 나는 더 여한이 없는데…”라고 말해왔다. 외부 강연에서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임박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박 연구원이 미국 유학을 간 뒤 줄기세포 배양 업무를 전담하던 김 연구원은 2004년 8월 서울대 출장연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스승인 윤현수 한양대 교수에게 말할 정도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Miz4번을 NT2번으로 바꾼 김 연구원의 첫번째 섞어심기가 충동적·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강조했다.●섀튼, 논문조작 알았을 가능성 높아… 조사 못해 수사팀은 넉달 동안 진행된 수사기간 중 연인원 950명을 조사했다. 황 박사도 70일이 넘게 소환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2005년 논문의 공동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에 대해서는 한 차례 서면조사밖에 하지 못했다. 섀튼은 서면 답변서를 통해 황 박사로부터 받은 논문 관련 데이터가 조작된 사실을 알지 못했고,2005년 1월9일 오염사고 소식을 전해듣고도 냉동보관된 다른 세포가 있는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섀튼이 논문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2005년 1월 초 강 교수가 섀튼에게 NT2∼7번 줄기세포 확립 현황에 관한 자료를 보낸 뒤,3월15일쯤 NT12번 줄기세포 확립 현황을 보냈다는 것이다. 보통 콜로니 형성 이후 석달 정도 지나야 테라토마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섀튼도 논문 투고 시점에 테라토마 형성실험 등이 조작됐다는 점을 알았다고 볼 만하다. 검찰도 수사발표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처음에는 실수도 좀 했는데 지금은 한국생활이 익숙해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지 2년 반 된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삼남리 오진주(22)씨. 그녀는 올해 초 이 두메산골 마을의 부녀회장으로 뽑혀 5개월째 공무(?)를 수행 중이다. ●“내가 마을 현안의 전령사”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면사무소에서 열리는 부녀회장 회의에 참석한다. 농촌 폐비닐 수거, 마을청소, 군민체육대회 음식준비 등. 다른 마을 부녀회장과 이런 문제를 논의한다. 여기서 결정된 사안이나 면의 지시사항은 마을회의를 열어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전달한다. 오씨를 부녀회장으로 뽑은 것도 이들이다. 임기는 3년. 하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남편이 동행한다. 오씨는 “말 말고는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시집온지 얼마 안된 2년 전 여름에는 남편의 ‘물 좀 달라’는 말에 방문을 닫아 웃음바다가 된 적도 있다. 남편 김정기(41)씨는 “한국말을 배울 수 있도록 새마을지도자 모임 등에 꼭 데리고 간다.”고 귀띔했다. 그는 마을 새마을지도자다. 아내가 한국말을 빨리 배울 수 있도록 노래방을 자주 다녔다. 장윤정의 ‘어머나’는 18번이다. ●한국농촌 일이 더 편해 “한국은 반년만 농사를 지으면 되잖아요.” 오씨의 얘기다. 베트남은 2∼3모작으로 1년 내내 일한다. 이앙기 등 농기계가 적어 수작업이 많단다. 그녀는 호치민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농촌에서 1남3녀의 큰딸로 태어났다. 중학교를 그만두고 14살 때부터 일을 하다가 2003년 10월에 시집을 왔다. 베트남 이름은 ‘응우옌테이 럽벗비취’. 남편의 선배가 이름 끝자가 보석 이름과 같다며 ‘진주’라고 짓고 성씨는 감탄사 ‘오∼’에서 따왔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마을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웃 집 참깨밭 일구는 일을 돕고 있었다. 어려보이는 얼굴이지만 두루마리 비닐을 굴리면서 발로 고랑에서 흙을 퍼올려 비닐 양쪽을 덮는 솜씨가 능숙하다. 머리에는 밀짚모자와 같은 ‘농라’라는 베트남 모자를 쓰고 있었다.“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을 알고 베트남에서 가져왔어요.” 밭주인인 70대 주민(여)은 “그냥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착하다.”고 고마워했다. 오씨는 오토바이를 잘 탄다. 시어머니 전분혹(65)씨는 “오토바이는 선수여, 선수”라고 추켜세웠다.14살 때부터 탔단다. 부녀회 회의나 외출시 이용한다. 아내가 주로 운전하고 남편은 뒷자리에 탄다. ●한국음식 못하는 것 없어 오씨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국음식을 잘한다. 김치도 잘 담근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 쉽게 배웠다. 하지만 된장, 청국장은 냄새 나서 싫단다.” 남편은 “처음에는 음식을 무조건 튀겨 돼지고기를 버린 적도 있다.”며 “지금은 매운 음식도 좋아해 향어매운탕을 먹을 때는 머리를 놓고 아버지와 다투기도 한다.”며 웃었다. 오씨는 남편을 ‘오빠’, 남편은 ‘여보’라고 불렀다. 오씨는 “시집 올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빠가 잘해줘 마음이 편하다.”면서 “시부모께서는 ‘대전에 나가 살아라.’고 하지만 끝까지 모시고 살겠다.”고 했다. 그녀의 하루일과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오전 11시까지 농사를 지은 뒤 점심식사 후 오후 3∼4시부터 저녁 때까지 일한다. 논·밭이 모두 1만평. 밤에는 TV를 본다. 겨울에는 산골짜기에서 개구리를 잡아다가 굽거나 튀겨 먹곤 했다. 이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개구리 먹지마. 애 못낳아.”라고 소리를 쳤다. ●동생도 한국에 시집온다 주민이래야 고작 28가구에 47명인 마을에서 애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됐으니 애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듯하다. 오씨는 결혼 2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귀화신청을 했다. 국적을 취득하면 자동차운전면허도 따겠다고 했다. 다음달 동생도 한국으로 시집을 온다. 부녀회장이 됐을 때 TV에서 오씨를 보고 대전에서 회사를 다니던 총각이 찾아와 “동생 좀 소개해달라.”고 해 맺어졌다. 오씨는 “한국 사람들 착하고 부지런해 좋다.”고 했다. 그녀는 밭일을 그만두고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베트남에서 열리는 동생 결혼식에 가려면 돈이 필요하다.”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6∼7㎞쯤 떨어진 면소재지 농협으로 떠났다. 글 사진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열린세상] 안창호는 왜 좌절하지 않았을까/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요새 도산 안창호 평전을 쓰고 있다. 글의 성격이 평전이기 때문에 도산선생의 실천 마디마디 앞뒤의 정세와 그의 처방을 따져봐야 하는 작업이다. 최근에 발굴된 자료나 연구논문도 가능한 대로 읽어보고 참조해서 쓰고 있다. 도산의 끊임없는 고뇌와 침식을 잊은 실천을 따라가기 바쁘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눈물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 온몸을 던지는 실천에도 불구하고 일제에 의해 좌절과 실패에 직면하지만 결코 멈추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구체적인 독립운동의 조건을 따져 실천했다는 점을 느꼈다. 도산이 동지들의 배신과 모략, 견제와 폄하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끝까지 독립운동의 동지로 대하고 섬기고 살려는 자세를 견지한 것은 아무리 독립운동의 대의에 충실한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도산을 공산주의자로 모략한 이승만에 대해 독립운동하는 사람 가운데 그런 이가 있을 리 없다며 아예 그가 누구냐를 묻지 않았다. 왕년의 동지들이 주변의 모략과 폄하를 방치하고 배제하려는 태도를 보여도 그들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고 그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통일독립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려 애썼다. 섬세하고 치밀한 그였기에 속이 썩어 문드러졌을 텐데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유랑의 길을 다닐 때 혼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거나 신민회 운동이 실패한 뒤 망명에 오르면서 옹진해협의 산꼭대기에서 눈물의 기도를 하거나 대전 형무소를 나와 환대하는 동지의 집에서 ‘동포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나는 죄인’이라며 우는 도산의 모습은 저절로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적이고, 안타까움과 탄식이 절로 나왔다. 무엇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잃어버린 옛 나라를 찾아 복된 나라를 만들려는 도산의 지칠 줄 모르는 의지이다. 도산은 상식적으로 보면 실패한 삶을 살았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 뛰어들어 기울어져 가는 나라를 일으켜 세워보려 했지만, 수구파와 외세의 탄압으로 실패했고, 고향에서 신식교육과 개간사업을 전개했지만 수구파들의 탄압정국 조성으로 지원이 끊어지면서 그만두어야 했다. 할 수 없이 미국으로 건너가 노동을 하면서 공부하려고 했으나 이민노동자들의 무권리상태와 빈궁한 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팔을 걷어붙였다. 좌우파를 망라한 민족유일당 건설 호소와 남북만주를 오고간 분투에도 불구하고 좌익모험주의 때문에 허사가 되고 말았다. 도산은 공리공론이나 주체적 역량에 걸맞지 않은 투쟁보다 구체적 현실에 바탕을 둔 실천가능한 방안을 추진했고 그런 작업을 통해 일제와 전면적인 독립전쟁을 치러 조국의 광복과 새로운 공화국을 건설하기를 꿈꿨다. 경제위기나 양극화에 대한 말싸움만 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수백년 동안 내려온 DNA가 참 끈질기기도 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60평생에 실패를 거듭한 실천에도 불구하고 그가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는 항일독립과 혁명을 추구한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알 듯하면서도 확실한 해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물론 힌트는 있었다. 흥사단을 창단하면서 ‘나 혼자라도 동지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든가 ‘만주동포들의 비참한 현실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든지 ‘죄인을 용서해주소서.’라는 기도에 해답이 있는지 모른다. 아마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한반도와 겨레에 대한 사랑, 일제의 혹독한 고문과 학살로 죽어간 동지들에 대한 의리, 해외에 떠돌고 있는 동포들의 참상을 방관할 수 없었기에 도산은 쓰러졌다 다시 일어서 조국의 광복과 혁명을 위해 싸웠던 것은 아닐까. 도산은 미지의 인물이다.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개량주의, 준비론자, 문화주의자라고 딱지를 붙이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도산보다 종합적이고 현실적인 실천을 한 애국자가 없는 것 같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 [길섶에서] 체불임금/임태순 논설위원

    얼마전 사업을 하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함께했다. 그도 사업을 하기 전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굳이 특기할 점이 있다면 노조활동에 열심이었다는 것. 여러차례 노조간부를 지내 거의 노동운동가 반열에 이를 정도였다. 이야기의 주제가 돌고 돌다 노동운동으로 옮겨갔다. 대기업노조의 이기적 행태에 실망했다며 노조도 이젠 변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그래도 노조는 있어야 한다고 옹호를 했다.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이 무슨 노조냐면서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고 타박을 줬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잔 돌아오는 속도가 굉장히 느렸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어제 기분 좋은 술자리를 갖다 보니 과음을 했다고 한다. 사연인즉 체불임금을 해소했다는 것이었다. 처음하는 사업이라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그래서 임금을 주지 못하고 직원들을 그만두게 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임금은 반드시 갚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올해 이윤을 남겨 그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 자신을 믿어준 그들과 기분좋게 한잔 했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기분좋게 술 한잔을 건네지 않을 수 없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문화 캘린더]

    ●서초구 12일 오후 7시30분 서초구민회관에서 가족 창작 뮤지컬 ‘김치꽃 만두’를 무료공연한다. 이 뮤지컬은 1996년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의 어린이를 위한 희극공모에 유일하게 선정된 작품이다. 김치꽃 만두는 아이스크림과 피자를 좋아하고 김치를 싫어하는 주인공을 위해 김치 특별요리인 김치꽃만두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공연 단체인 극단 ‘즐거운 사람들’은 1992년 창단된 서울시 지정 전문예술단체로 문화소외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펼치고 가족을 위한 창작극 개발에 힘쓴 단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02)570-6550. ●수원시 수원대학교는 10일 오페라하우스 벨칸토아트센터 개관을 기념해 수원시립교향악단 초청 연주회를 개최한다. 박은성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이번 연주회에는 브람스 ‘대학축전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 등이 연주된다. 벨칸토아트센터는 1000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성악, 기악, 연극, 뮤지컬 등의 무대 공연이 가능하다. ●부천시 부천시 약사회는 13일 오후 중동신도시 중앙공원에서 초등학생 초청 그림그리기 대회를 연다. 참가 대상은 부천지역내 초등학생으로 학교나 미술학원의 추천을 받아 참가신청서를 가까운 약국에 제출하면 된다. 그림 주제는 환경보호와 지역 사랑이다. 참가자에겐 당일 도화지를 배포하고, 간단한 기념품과 음료를 제공한다. 약사회는 내달 10일 우수작을 뽑아 시상한다.(032)322-9303. ●마포구 마포문화센터에서 오는 15∼19일 가족뮤지컬 ‘알라딘’을 공연한다. 군주이자 마법사인 술탄이 아라비아 왕국 아그라바에 사는 용기있는 청년 알라딘과 모험심 강한 술탄의 딸인 자스민 공주를 괴롭힐 때 램프 속에서 요정 지니가 나와 이들을 구해주는 내용이다. 중동지방을 배경으로 한 풍물과 의상은 충분한 볼거리이고 음악 또한 창법이 독특하고 주옥같은 곡이 많다. 안무는 2005년 한국뮤지컬대상 안무가상을 받은 이란영씨가 맡았다. 시간은 월요일 오후 4시와 7시30분, 화∼금요일은 오후 7시30분에 열린다. 가격은 1층은 1만 5000원,2층은 1만 2000원이다. 단 마포구민은 20%할인이다.(02)3274-8614∼7.
  •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가이드

    대안학교 입학 전형은 학교 설립 주체와 교육과정처럼 제각기 다르다. 입학 상담만으로 학생을 뽑는 학교가 있는 반면 1주일 정도 가입교한 뒤 학교생활에 따라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입학에는 일반학교와는 달리 학업 성적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적응 능력이 크게 작용한다. 모집 시기도 언제든지 입학할 수 있는 수시 전형을 비롯해 5∼6월,10∼11월 등 다양하다. ●학부모 가치관이 학교에 부합해야 입학 초등학교 입학은 대개 원서접수와 학부모·아이 면담을 거쳐 결정된다. 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 철학과 학부모 가치관이 맞는가이다. 입학생 규모는 결원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대체로 10∼11월 원서 접수를 시작해 12∼1월 면담을 한 뒤 입학생을 선발한다. 수시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가 아니면 등·하교 때 보호자가 필요하다. 광명 볍씨학교는 광명에 사는 학생만 받으며 다른 학교들도 학교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길 것을 적극 권유한다. 초등학생도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먼저 살펴 보기도 한다. 과천자유학교는 면담을 거친 뒤 아이를 한달동안 공부 모임에 참가시킨다. 학교 수업에 잘 적응하면 최종 입학을 결정한다. 대안중학교는 대체로 10∼11월에 공개 입학전형을 치른다. 하지만 간디청소년학교는 6∼7월, 용정중학교 등은 9월 신입생을 모집한다. 정시와 별도로 수시 전형을 실시하기도 한다. 입학 과정은 서류전형과 학생면접, 학부모 면접 등이다. 하지만 입학 과정에서 특정 프로그램에 참가 경력이 요구되는 등 추가 사항이 필요하기도 한다. 지평선중학교에 입학하려면 여름이나 겨울에 학교가 주최하는 계절학교에 최소 한번 이상 참여해야 한다. 여름계절학교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1차 선발한 뒤 남은 정원을 추가 모집한다. 학기 중 전입생은 면접으로 1차 선발하고 일주일동안 학교에서 생활한 뒤 입학 여부를 가린다. 두레자연중학교는 학생 입학에 면접(60%) 이외에도 글짓기(30%)와 자기소개서(10%) 등이 포함된다. 이우중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가 각각 자기소개서를 내야 하며 추천서와 생활기록부 등도 제출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 입학정원의 1.5배를 선발하면 2박 3일동안 캠프를 거쳐 최종 입학자를 결정한다. 기숙형 헌산중학교는 신체검사를 통해 전염성 질병이 있는 학생은 입학에서 제외시킨다. 간디 청소년학교와 산돌학교는 경쟁서류와 면접을 거친 뒤 마지막에는 추첨을 통해 학생들 뽑는다. ●예비학교 거쳐야 입학 대안고등학교는 중학교같이 입학 방식이 공개전형으로 이뤄진다. 서류전형과 학생·학부모 면접 등이 기본사항이다. 하지만 학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추가된다. 입학생을 뽑는 것 자체가 학교 교육철학을 반영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양한 선발 방식을 지닌다. 특성화 고교인 간디고는 1차는 서류전형을 실시하며 2차에 진입하면 면접과 예비학교 전형을 거친다. 서류전형은 학생생활 기록부(30%)와 학생 자기소개서(30%), 학부모 자기소개서(30%), 추천서(10%) 등이 요구된다. 정원의 1.5배 학생들이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3일 동안 예비학교에서 생활한다. 이 과정에서 감성교과 수업과 영어·수학 기초 평가, 사고력 평가, 기숙사 생활 등이 이뤄진다. 양업고는 1차 면접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를 살펴본다.2차 전형에서는 심리검사와 성격검사,3차에서는 생활계획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4차에서는 모든 교사가 면접하고 동의를 받아야 최종합격이 결정된다. 한마음고는 1차에서는 서류 평가와 상담,2차에서는 성격유형 검사와 면접을 거친다. 영산성지고는 서류심사와 학생 학부모 면담 등이 이뤄진다. 입학 자격을 특별하게 제한한 학교도 있다. 교육비가 무료인 지리산고는 생활보호대상자와 해체 가정 자녀들은 우선 선발 대상이다. 또 다른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킨 학생은 받지 않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격월간 민들레 편집실 ■ 유형으로 본 대안학교 대안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철학이나 운영방식에 맞지 않아 중퇴하는 학생들이 있다. 새로 문을 연 대안학교에는 이런 사례가 더욱 많다.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진 학부모들은 입학하기전 학교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학교 설명회나 홈페이지에서 소개되는 내용만 보고 선택하면 시행착오를 거치기 쉽다. 학교에 대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는 해당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에게 체감 정보를 듣는 것이다. 입학 하기에 앞서 학교 인가 여부도 살펴 봐야 한다. 정부가 특성화 학교로 인가한 대안 중·고교는 26곳에 불과하다. 비인가 학교는 상급 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비인가 학교는 설립 이념에 맞게 학교를 운영하지만 재정 상태가 열악한 곳도 적지 않다. 기부금과 입학금을 빼놓고도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으로 월 50만원씩 내야 하는 학교도 있다. 학부모의 재정 능력도 우선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초·중·고 통합형 교육을 실시 하거나 학년제를 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안학교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대안학교의 교육 이념·방향 ▲재정 부담 ▲교사 자질 ▲교육 내용 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녀들의 학교 적응 능력도 고려 대상이다. 부적응 청소년을 위해 세워진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에는 동기부여가 안된 상태에서 입학한 학생들도 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입학한 탓에 생활리듬에 맞지 않거나 부모의 관심이 부족하면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 자녀들이 기숙사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초등 대안학교에서 기숙형은 양평 전인새싹학교와 제주 문화교육들살이 밖에 없지만 중학교 이상은 대부분 기숙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 진학과 무관하게 대안학교를 선택했어도 솔직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수능 준비를 하려면 일반 학교가 훨씬 낫다. 하지만 일부 대안학교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보습학교에 다니기도 한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검정고시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분당 독수리중학교 학부모 이미재(42·여)씨는 “대학 입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 보다는 과정”이라면서 “지식 전달 위주로 가르치는 일반학교와 견줘 대안학교는 균형잡힌 전인교육을 통해 인성을 갖춘 인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학교 선택은 이렇게 대안학교는 학교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몇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별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기준은 인가 여부다. 인가 대안학교란 일반학교와 똑같은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이며, 비인가 학교는 학교 과정을 마쳐도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학교이다. 비인가 학교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지만 교육당국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운영된다. 인가 학교는 일반학교의 공통 과정은 그대로 따르는 대신 특기·적성이나 선택 영역 과정에 한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학교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로도 구분된다. 부적응 학생을 위한 대안 고등학교는 영산성지, 화랑, 원경, 양업, 두레자연, 세인, 산마을, 경기 대명고 등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곳에서 교육받고자 하는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로는 간디, 푸른꿈, 한빛, 한마음, 달구벌, 이우고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이런 구분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곳도 많다. 세인과 한빛, 동명, 두레자연, 산마을, 지구촌고는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한다. 영산성지고와 경주화랑고, 원경고, 성지중, 지평선중, 헌산중은 원불교, 양업고는 천주교 재단에서 각각 운영한다. 이밖에 2000년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대안학교 형태가 도시형 대안학교이다. 중·고 통합형으로 일정한 교육과정의 틀을 갖춘 학교부터 쉼터와 비슷한 형태도 있다. 도시형 학교들은 주택이나 상가 건물에 공간을 마련한 뒤 상근교사 2∼3명과 외부 강사들이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시와 연세대 청년문화센터가 서울 남부 청소년 직업훈련센터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하자센터’를 비롯해 한국청소년재단의 ‘도시속작은학교’, 서울 광진구청이 공간을 제공한 ‘두드림’ 등이 해당된다. 위탁형 대안학교는 학교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외부 대안학교에 위탁한 뒤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면 소속학교에서 졸업장을 받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 사진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배지환의 DICA FREE oh~] 사진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1) 사진에 대한 기본 지식 어느 정도 카메라에 대한 기능과 사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2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데 기본 사칙연산조차 할 줄 모른다면 그 해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2) 많이 관찰하고 많이 연구하세요. 피사체는 늘 움직이며 변화합니다. 거기에 그대로 멈추어져 있는다면 피사체가 곧 당신을 실망시키고 말 것입니다. (3) 사진에는 천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각과 천재성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단지 남들보다 빠른 속도로 사진실력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결국 어느 한 지점에 멈춰서 뒤따라오는 사진가를 만나야 할 것입니다. (4)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사진을 담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지금 당신의 사진이 밋밋한 이유는 가장 단순한 수평선을 맞추려는데 있고 교과서적인 연출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러한 이유는 사진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마추어나 마니아들을 가장 경계해야 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5) 이유를 분명히 가지세요. 어쩌다 잘 나온 사진 한장 때문에 우쭐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두 번 다시 잘 나온 사진을 볼 수 없을 테니까요. (6) 서두르지 마세요. 천천히 한 단계 한 단계 전진하세요. 어차피 급하게 서두른다해도 당신의 사진은 어제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뛰어넘고 싶거나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기술보다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나 주관을 먼저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진은 사람이 촬영한다는 걸 반드시 잊지 마시길. (7) 도구와 방식이 본질을 바꿀 순 없습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사진을 위한 도구와 방식의 차이일뿐, 사진본질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든 익숙한 것에서 자신만의 사진을 찾을 수 있다면, 사진가는 사진으로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왜 사진을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8) 장비에 연연하지 마세요. 좁은 지식으로 알지 못하는 유능한 작가들 중에는 당신의 한달 차비만도 못하는 장비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사진을 사람이 촬영한다는건 사람이 카메라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아니라 피사체를 보는 눈과 생각이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9) 포기하지 마세요. 쉽게 실망하거나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마세요. 아직 당신이 원하는 사진을 얻지 못했다면 당장에 비오는 거리로 뛰쳐나가 목과 어깨로 우산을 받쳐들고 열정을 다해 사람들과 풍경을 담아 보세요. 여기서 그만둔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 한번 못 꺼내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0) 편식하지 마세요. 수 많은 종류의 사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진으로 통일되기도 해요. 당신이 사진에 대한 열정이 식어 그것을 그만두게 될 때에는 적어도 그 많은 종류의 사진을 다 경험해 봤어야만 합니다. www.cyworld.com/pewpew
  •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상) 아이낳기 왜 기피하나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상) 아이낳기 왜 기피하나

    “그냥 밥만 먹여 애를 키울 순 없잖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어서, 그러니까 자식보다는 자기만 생각해서 출산을 잘 안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정말 현실을 모르는 말이에요.” 공무원 김모(36)씨가 최근 가장 듣기 싫은 소리는 ‘애들은 자기 먹을 건 갖고 태어난다.’는 어른들의 말이다. 일곱살짜리 딸을 둔 김씨 부부는 일찌감치 둘째아이 출산을 포기했다. 공무원 9년차인 그의 월급은 수당을 포함해 270만원 정도. 이 중 70만∼80만원은 딸의 유치원과 학원 등 교육비로 들어간다.100여만원은 세 식구가 사는 기본생활비다. 주택구입 때문에 은행 대출이자로 매월 나가는 40만원을 빼고 남은 돈은 보험과 적금에 들어간다. “아이가 두 명이라면 어떻게 사나 싶어요. 이런 게 보통사람들 얘기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궁하지도 남지도 않는 생활이지만 다들 지금 있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겁니다.”6년 전 대전으로 발령난 김씨는 서울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그는 “그나마 대전은 교육비 등 지출이 비교적 적은 편인데 서울에 가면 자연스레 아이에게 들어갈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숨지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1.0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저성장과 고령화 등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의 미비와 젊은 부부들의 개인주의적 특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젊은 부부들이 체감하는 출산·양육의 환경과 실태에 대해 들어봤다. 결혼 8년차 동갑내기 성낙원·이선민(36)씨 부부도 자식이라곤 외동아들 종민(6)이뿐이다. 부부는 결혼 3년 만에 아이를 얻었다. 하지만 맞벌이로 정신없다 보니 둘째아이 낳을 시기를 놓쳤다.“처음 아이 낳아 키우고 직장 일에 정신없이 살다가 자리잡힐 만하니까 이미 30대 중반이 돼 있었더군요. 아이 욕심이 없진 않지만 그 사이 유산한 경험도 있어 하나만 키우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사실 하나 키우는 것도 결코 녹록지 않다. 성씨는 “아내가 공무원이라 첫 아이 낳고 육아휴직을 1년간 얻었지만 여전히 아이는 장모님이 맡아 기르고 있다.”면서 “또 다른 출산이 부모님의 희생을 강요해야 하는 것이 아직은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다. 아이가 하나라서 걱정되는 점도 있다. 아내 이씨는 “아이가 성인이 되어 외롭지는 않을까 그리고 형제자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을 놓치지는 않을까 많이 걱정된다.”면서 “이런 고민은 한 아이 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산본에 사는 정모(29)씨는 2004년 5월 남편(29·회사원)과 결혼했지만 이제껏 아이를 갖지 못했다. 직장인 학원에 보육시설이 없는 데다 육아휴직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이 학대 등으로 시끄러운 사설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기는 더욱 싫었다. 초등학생 아이를 둔 같은 학원 여교사가 아이 운동회 등을 이유로 조퇴할 때마다 터져나오는 주위의 수군거림도 부담스럽다. 서울과 부산에 사는 양가 부모에게 양육을 부탁하기도 힘들었다. 정씨는 전세 1억 3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남편과 맞벌이로 월 430만원 정도를 벌어 내집마련의 꿈을 키워왔지만 결국 아이를 낳기 위해 지난 3월 학원을 그만뒀다.“직장 내 육아시설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고 직장에서 엄마들을 좀더 우대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합니다. 정부가 산후도우미 비용 등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들어가는 부대비용 등에 대해 현실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출산율이 높아지긴 힘들 겁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사는 김모(29·여)씨는 사교육비 문제를 꼬집었다.2004년 5월 동갑내기와 결혼한 김씨도 지난달 육아전문지 기자일을 그만뒀다. 그는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실시하는 영어 교육을 1학년으로 당긴다는데 현실에선 아이들의 영어 사교육 연령만 낮추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부 시책이 엄마들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을 그만두면서까지 아이를 기르려고 하지만 사교육비가 두려운 게 사실이라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걱정이다. 충북 증평군에 사는 연경옥(36·여)씨는 초등학교 6학년과 5학년 딸,1학년 아들 등 셋을 기르고 있다. 남편(40)과 화원을 운영하며 한달에 250만∼300만원가량을 벌지만 두 딸의 학원비와 과외비에만 110만원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아들은 3만원짜리 학습지로만 교육시키고 있다. 애들한테 150만원 정도 쓰고 가족보험에 70만원을 붓고 나머지로 생활을 하다보면 적금은 생각지도 못한다. 결혼 12년이 됐지만 24평 아파트에서 전세 2500만원에 살면서 내집마련은 꿈도 못꾸는 이유다.“맞벌이에 바쁘다보니 큰 딸이 두 동생을 보살피는 엄마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 셋을 키우는 건 모험이지요.” 유영규 이재훈기자 whoami@seoul.co.kr
  • 직장 분위기에 환멸-Q여사에게 물어보세요(44)

    20세된 직장여성입니다. 집안에서는 여자가 직장에 다녀서 뭘 하느냐고 반대하시는 걸 나온 처지입니다. 여학교만 나온 터이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것이 집안이 어려워서는 아닙니다. 살림 배우다가 시집 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아뭏든 지금 직장생활 1년인데 저는 인생에 대한 환멸속으로 점점 빠져들어 가고 있읍니다. 같은 사무실의 남성들 전부가 변태 아니면 색마로 보이는 것입니다. 오고 가는 잡담이 모두 음담패설인 것은 그래도 참겠는데 혹시 다방에라도 같이 가면 얼굴이 뜨거워서 못 견디겠어요.「레지」아가씨의 온몸을 주무르고 야단들이에요. 아침부터 밤까지 이러는 남자들의 심리는 무슨 病(병)일까요. 시집가서 이런 「남자」하고 산다고 생각하면 몸이 오싹 합니다. 제가 이상한 여자일까요? 직장을 그만두면 이런 나쁜 기억은 사라지게 될까요? <서울 소공동 백영미> <의견> 존경하는 사이 되도록 그런 직장은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는 것이 백양의 정신위생상 좋겠읍니다. 남자들이란 자기네끼리 있을 때라든가 직업적인「서비스·걸」앞에서는 못하는 소리와 행동이 없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이른바 직장과 생활의「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라고들 하지요. 정신생활이 빈곤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좌절만 맛보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해소시킬만한 취미, 정신적 활동까지도 못갖게 되면 결국 백양이 보고 있는 그런 변태나 색마로 타락해 버리는 것이라고 일부 심리학자들은 설파합니다. 문제는 그들이 백양을 숙녀로 보지 않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심한 정신병자라도 그 광란중에 자기가 조심해야 할 상대를 구별합니다. 하물며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면「변태」증세도 매우 가벼울 것이에요. 예절을 지켜야 할 상대 앞에서라면「레지」의 몸을 주물러 대는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백양, 이런 사태는 백양 자신이 아마 몹시 체신없고 경박하게 굴었기 때문에 남성들에게 아무렇게나 대해도 되는 여자라는 신념을 갖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남자가 다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장담합니다. 걱정말고 시집가세요. <Q> [ 선데이서울 69년 9/14 제2권 37호 통권 제51호 ]
  • 체포·북송·재탈북 되풀이

    북한을 떠나 지난 5일 밤(현지시간) 제3국을 거쳐 미국에 도착한 탈북자는 모두 6명. 탈북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7일 “3월 말 미국을 방문했을 때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선임연구원으로부터 ‘난민신청을 추진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중국 선양 등 4곳에서 머물던 이들을 지난달 3일 중국 남부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 뒤 13일 동남아 국가를 향해 국경을 넘었고 이틀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17일 현지의 미국 대사관에 인계되면서 난민신청을 했고 4일만에 난민 허가를 받았다. 미국 대사관이 마련한 장소에서 기다리다 지난 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4명과 남성 4명인 탈북자들의 사연도 기구하다. 두리하나선교회가 7일 공개한 이들의 편지에는 대부분 배고픔 때문에 국경선을 넘었고 체포·강제북송을 되풀이한 사연이 담겨 있다. 또 중국에서 2∼6년 머무는 동안 인신매매와 강제임신 등을 경험했고,2명은 오누이 사이로 밝혀졌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 나오미(34·여·가명)씨는 고교졸업 후 회령 구두공장에서 재봉공으로 근무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담배장사를 하다 1998년 탈북했다. 중국에서 인신매매되는 수모를 겪었고 우여곡절 끝에 2001년 중국인과 결혼했지만 임신 8개월 때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가까스로 풀려났다. 나씨는 북한으로 끌려갔다 2002년 12월 다시 탈북했다. 신요한(20)씨는 수재들만 다니는 제1고등중학교에 다니던 1999년 기숙사에서 나와 이른바 ‘꽃제비’로 전락했다. 탈북 경험이 있는 친구를 만나 국경선을 넘었다. 하지만 3일만에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인 신찬미(20·여)씨는 2001년 7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중국으로 탈출했다.2002년 10월 중국 공안에 잡혀 강제북송됐으나 두달 만에 재탈북했다. 이후 중국 남성에게 성폭행당하고 중국화폐 5000위안에 팔려 다른 남성과 강제 결혼했다.2004년 2월 또다시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으나 금년 1월 중국으로 다시 탈북했다. 찬미씨 오빠인 요셉(32)씨는 인민군 3군단에서 근무하다 질병으로 제대했다. 탄광에 취직한 요셉씨는 1997년 중국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왔으나 한국 노래 테이프를 소지한 혐의로 노동단련대에 수용됐다.1998년 5월 탈북에 성공했으나 2000년 1월 체포돼 북송된 뒤 그해 5월 재탈북했다.그러나 다시 체포돼 강제북송된 뒤 갖은 고초를 겪다 2004년 3월 기적적으로 재탈북에 성공했다.연합뉴스
  • 60가지 토속음식 한상에

    ‘제주의 음식맛에 푹 빠져보세요.´ 제주관광대는 ‘2006 제주방문의 해’를 맞아 도민과 관광객 등 1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뷔페 축제를 연다고 7일 밝혔다. 11일 오후 5시부터 제주관광대(북제주군 애월읍 광령2리) 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뷔페 축제에는 이 대학 관광외식조리계열 학생들이 제주산 청정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제주 토속 음식 등 60여 가지를 선보인다. 제주 특산물인 청정 돼지와 해산물, 꿩고기, 고사리, 톳나물, 백년초를 이용한 건강식 창작요리인 수제 소시지, 전통 돔베고기, 미니 빙떡, 고사리·톳나물 무침, 한라산 표고요리, 꿩고기 수프, 해산물 만두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번 뷔페축제에는 도내 9개 양로원의 불우노인들도 초청, 음식을 대접하고 뷔페 축제 수익금은 불우노인 돕기기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일반 관광객도 행사 당일 식사권(1만원)을 구입하면 다양한 제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최주락 관광외식조리계열 학과장은 “이번 축제는 관광객들이 어떤 제주음식을 선호하는지를 진단, 앞으로 이를 집중 연구개발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소아암 이긴 향학열

    병상에서 대학생 ‘언니·오빠’들의 도움으로 공부한 소녀가 검정고시에 합격해 꿈에 그리던 고교 입학을 눈앞에 두게 됐다. 4월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한 정지선(16·여)양은 중학교 1학년에 다니던 2003년 9월 소아암(악성림프종)이 발병해 학교를 그만두고 한양대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정양은 이듬해 10월 수술에 성공했으나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데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다시 학교에 다니거나 학원 수업을 들을 수는 없었다.그래서 병원 놀이방 교사와 함께 궁리 끝에 병원 바로 옆에 있는 한양대 학생들에게 과외를 요청하기로 했다. 놀이방 교사인 박순옥씨는 작년 3월 정양을 돕기 위해 한양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자원봉사 선생님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양의 사연을 소개했다. 정양의 사연이 한양대에 전해지자 의외로 반향이 컸다. 대학생 20여명이 병원을 찾아와 앞다퉈 정양을 도왔다. 정양의 이런 사연을 전해들은 한양대병원 백혈병소아암 환아 부모 모임인 ‘한마음회’는 어린이날인 5일 열리는 제15회 한마음어린이날큰잔치에서 정양에게 특별상을 주기로 했다.연합뉴스
  • [e-키친 e-셰프] 밤 만주

    [e-키친 e-셰프] 밤 만주

    어린이날, 어버이날등 여러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 5월입니다. 흑흑…주머니가 얇아지는 달이기도 하죠.  올 5월에는 아이들보다 부모님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값비싼 선물도 좋지만 직접 만든 먹을거리를 곱게 포장해서 드리는 것도 정성이 가득한 멋진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준비한 메뉴,‘밤만주’입니다.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군것질거리지요. 1. 볼에 달걀을 거품이 나지 않도록 풀어 놓은 후 설탕, 우유, 물엿, 소금, 버터를 넣고 중탕하면서 설탕과 버터가 다 녹을 때까지 천천히 저어준다. 찬물이 담긴 볼에 담가서 미지근하게 식혀줍니다. 2.(1)에 미리 체쳐 놓은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가볍게 섞어줍니다. 3. 반죽이 매끄럽게 섞이고 나면 랩을 씌워 냉장고에 30분 이상 넣어두세요(냉장고에서 어느 정도 굳어야 모양 만들기가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4. 팥앙금을 40g으로 나누어 동그랗게 빚어 놓습니다. 5. 냉장고에 넣어 놓았던 반죽을 박력분을 뿌려놓은 작업대에 놓고 접어가면서 뭉쳐주어 반죽이 앙금 정도의 되기가 되도록 조절합니다(덧밀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반죽을 잘 뭉쳐주세요). 6.(5)의 반죽을 20g씩 떼어내 동그랗게 경단처럼 빚어 놓은 후 만두피처럼 납작하게 만들어 (4)의 앙금을 넣는다. 반죽을 펴가듯이 앙금을 감싸서 밤 모양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밤 모양의 아랫부분에 물을 묻히고 깨를 입힙니다. 7. 달걀노른자 1개와 캐러멜 시럽 두세 방울을 섞어 만든 시럽을 밤모양의 반죽 윗부분에 두세 번 덧발라 주세요. 8. 미리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5분가량 구워줍니다(오븐 아랫단에는 빈 오븐팬을 놓아 아랫불을 약하게 해주시는 게 좋아요). 오븐에서 방금 나온 밤만주는 바삭하고 딱딱하기도 해요. 맛있는 만주를 드시려면 충분히 식힌 만주를 밀폐용기에 넣어 하루정도 보관하세요. 하루가 지나면 수분이 골고루 퍼져 촉촉한 만주를 드실 수 있답니다. 손수 만든 정성이 가득한 밤만주로 특별한 어버이날 선물, 어때요? 재료(15개분량)는 박력분 150g, 우유 1작은술, 소금 1.5g, 설탕 75g, 달걀 왕란 1개, 버터 15g,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물엿 7g. 소 재료는 흰앙금 또는 적앙금 600g,
  • [한승원 토굴살이] 사람들의 거래

    [한승원 토굴살이] 사람들의 거래

    소설 ‘원효’를 쓰면서 역사의 행간 굽이굽이에서 여러 가지 슬프고 무섭고 흉측한 거래들을 읽었다. 가야를 신라에게 통째로 바친 왕손의 후예인 김유신은 신라 정치의 한복판에 서기 위해, 신라 왕손의 후예인 김춘추에게 누이 문희와 보희 둘을 모두 시집보낸다. 김춘추는 임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하여 김유신의 환갑 선물로 문희와 자기 사이에 낳은 딸 지소를 시집보낸다. 삼중의 정략결혼이다. 김춘추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기 위해 당태종과 밀거래를 했다. 당나라 연호에 복식을 쓰고,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한 다음에는 청천강 이북의 넓은 고구려 영토를 당나라에 주고, 그 아래쪽 땅을 신라가 차지하겠다고 했다. 밀거래에 응하는 당나라의 내면에는 장차 신라까지를 삼킬 음모가 들어있었다. 때문에,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한 다음, 살아남기 위하여 당나라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백성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전쟁을 그만두라고한 신라 최고의 지성인 원효와 김춘추의 사이에는 어떤 거래가 있었을까. 김춘추는, 민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원효를 제거하지 않고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알천의 주장을 무릅쓰고 원효와 강제적인 거래를 했다. 전쟁으로 인해 과부가 되어 있는 요석 공주 궁에 연금을 시킴으로써, 그를 ‘성전’(삼국통일전쟁)으로 인해 과부 되어 있는 여자나 따먹는 파렴치한 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강제적인 거래에서 원효가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요석공주를 품에 넣음으로써 파계를 하고 날아갈 뻔한 목숨을 보존하고, 통일신라시대를 관통해 가면서 수많은 저서를 남기고 대중교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녀 요석공주와 원효 사이의 거래는 어떤 것이었을까. 요석공주는 나당전쟁이 끝날 때까지 자기 궁 안에 들어온 원효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대신 설총이라는 아들을 얻었다. 김춘추 서거 이후, 그의 아들인 문무왕과 원효와의 사이에는 미묘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문무왕은, 무등산 기슭에 뿌리를 두고, 백제를 부흥시키려는 승려 중심의 세력을 회유하는데 그를 이용했다. 원효는 멸망한 백제와 고구려의 뜻있는 사람들 사이에 삼국 전쟁을 목숨 걸고 반대한 큰 인물이라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 무등산에 있는 ‘원효사’의 창건 연대는 문무왕 때이다. 원효는 기꺼이 달려가서 그 저항세력을 회유, 백제 유민과 신라 정부군과의 전쟁을 막았다. 한반도를 식민 통치하던 일제의 오만이 절정에 달하여 ‘대동아 공영이라는 성전(聖戰-세계 2차 대전)’을 일으켰을 때, 식민통치의 본산인 조선총독부 관리들과 소설가인 춘원 이광수 사이에 밀거래가 있었다.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원효대사’를 한글로 연재해달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조선 청년들을 성전에 참여하도록 선동하려는 수작이었다. 이광수는 그 추악한 거래를 위하여, 자비를 실천해야 할 석가모니 제자인 원효를, 잔인한 전쟁을 찬양하는 자로 그리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소설을 다음과 같이 끝맺어야 했다.“원효는 도술로써 바람이라는 큰 도적을 제압하고 제자로 만들었는데, 바람은 신라군의 장군이 되었고, 휘하 부하들 또한 모두 군직을 받았다. 훗날 삼국통일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이들이었다. 황산벌 싸움에서 용감히 싸운 장수들이 이들이요, 또 죽기를 무릅쓰고 백제와 고구려의 국정을 염탐한 것이 거지 떼들이다.” 오래전부터 남한의 주거래 국가인 미국이 핵을 이유로 경제를 계속 묶어놓고 있으므로, 북한은 남한과 더 거래를 할 수 없어 중국에 목줄을 댄다. 중국은 미국 덕택에, 고구려 역사 빼앗기와 북한을 상대로 경제적인 동북공정을 아주 쉽게 풀어나가고 있다. 저러다가 북한은 중국의 식민지가 되고 우리 통일은 물 건너 가버리는 것 아닐까. 아, 슬픈 사람들의 거래.
  • ‘康風 vs 吳風’ 본선 개막

    ‘康風 vs 吳風’ 본선 개막

    2일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닮은 점이 많다. 대중적 이미지가 좋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두 사람은 법조계 선후배 사이다. 강 후보는 연수원 13기(사시 23회), 오 후보는 17기(사시 26회)다. 강 후보는 판사를 거쳐 96년 변호사 개업을 했고 오 후보는 군복무(육군중위 전역) 직후,91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두 후보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도 활동하며 같은 궤적을 달렸다. 그런 두 후보가 이제 서울시장 선거전이라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현재 여론조사상의 판세론 한나라당 오 후보가 상당히 앞선 형국이다. 오 후보의 경우 여전히 유효한 경선 프리미엄과 40%를 웃도는 정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킨 ‘강풍’을 잠재워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강 후보는 이날 후보 경선 연설을 통해 “지금부터 시작이다. 목숨을 걸고 승리를 쟁취하겠다.”며 비장감을 내비쳤다. 강 후보 캠프는 오 후보에 앞선 ‘‘인물론’과 차별된 리더십을 부각시켜 승리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진정성’과 검증된 시장후보로서의 리더십, 비전과 정책을 통해 이슈를 선점한다는 세부 전술도 갖고 있다. 이는 강 후보가 나름대로 ‘클린 이미지’를 갖고 있는 오 후보에 ‘이미지 경쟁’만으로 맞서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사실 두 후보의 정치적 이미지도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이념과 성향은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다. 강 후보는 대학시절 운동권 성향의 서클 활동을 하며 인권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오 후보는 ‘386 운동권’과 거리를 뒀고, 정계 입문 후에도 이념보다는 환경ㆍ복지 문제에 집중했다. 2004년 오 후보는 4ㆍ13 총선을 앞두고 ‘정풍운동’의 연장에서 당선 가능성에도 불구, 불출마를 선언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강 후보도 그해 7월 법무부 장관을 그만두고 두 사람 모두 변호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2년 뒤 5ㆍ3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는 운명이 됐다. 오일만 구혜영기자 oilman@seoul.co.kr
  • 5살 선재의 특별한 첫돌잔치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어린이병원 7층 중환자실에서는 다섯 살배기의 첫번째 생일잔치가 열렸다. 생일상을 받은 주인공은 박선재 어린이로 희귀병으로 투병하던 중 의료진 등의 도움으로 뒤늦게나마 ‘돌잔치’를 열었다. 선재가 앓고 있는 병은 근력이 떨어져 자신의 힘으로 호흡을 하지 못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하는 ‘미토콘드리아 근육병’ 등 3가지.‘뫼비우스 증후군’으로 뇌신경 기능 일부에 발달장애가 와서 안면근육도 거의 마비되어 버렸고,2년 전부터는 혈액성분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는 재생불량성 빈혈까지 앓고 있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희귀병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선재에게는 생일도, 어린이날도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이에 어린이병원 의사들이 소아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지는 날을 맞아 생일상을 마련했다. 생일잔치에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씨가 직접 생일 케이크를 사들고 찾아왔다. 하지만 작은 기쁨도 잠시뿐, 앞으로도 병마와 싸워야 하는 선재네 가족에게는 한 달에만 10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 병원비가 가장 큰 걱정이다. 아버지 박창규(38)씨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백방으로 돈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박씨는 “재산을 담보로 잡혀 사채까지 끌어쓰고 있지만, 이제 카드로 빚을 돌려막기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자기 몸에 맞는 운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내 몸에 맞는 운동으로 몸에 좋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맞춤운동을 처방해 주는 보건소를 알아보고 꼼꼼히 따져보며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전문의에게 들어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자칭 주부 체육인 서귀덕 주부와 생활 속에서 벨리 동작을 연습하는 최연순 주부. 지금도 벨리음악을 들으면 가슴이 뛰고 설렌다는 두 주부의 벨리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부생활백서,‘벨리댄스로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에서는 몸매를 예쁘게 만들어주는 간단한 벨리댄스 동작에 대해 알아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7시5분) 빛바랜 신차발표회 기념사진 속에 선우용녀가 우리나라 최초의 레이싱걸로 등장했는지 확인해 본다. 올림픽만이 아닌 다이어트 올림픽이 있는지 알아보고 금메달리스트는 누구인지 궁금증을 풀어 본다. 또 이순신 장군의 영정사진 속에서 발견된 귀고리의 궁금증도 푼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신영을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해서 위기상황을 넘긴 희철, 기범, 의철은 얼떨결에 신영을 중심으로 사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한편 희진과 술을 마시고 집에 온 은비. 희진은 다음날 자신이 아끼는 곰 인형을 혹시 은비가 가져갔냐며 묻고, 은비는 제자를 의심한다고 화를 내며 펄펄 뛴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편 대신 생활비를 벌며 힘들게 사는 경애를 안타깝게 생각했던 미숙은 자기와 함께 일해 보자며 경애를 불법 재혼 상담소로 끌어들인다. 경애가 하는 일은 회원을 가장해 다른 남자들과 선을 보는 것이다. 죄책감에 그만두려 했던 경애는 마지막 맞선 자리에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만나는데….   ●HD 역사스페셜(KBS1 오후 10시) 맏아들 양녕대군을 폐위하면서까지 태종이 셋째인 세종을 후계자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세법을 둘러싼 논란 속에 파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세종의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나? 세종이 죽은 뒤 사관은 ‘미상소해(未嘗少懈)’, 잠시도 게으르지 않은 임금이었다고 평했다. 세종의 일과를 재구성한다.
  • [문화마당] 선생님 꿈은 만두장사/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가만 생각해봤는데….” 은사이신 고익진 선생님께서 어느 날 말씀하셨다.“만두장사가 제일 좋은 거 같다. 만두를 만들어서 팔면 생활은 그럭저럭 할 것이고, 혹시 그날 장사가 안 되었더라도 못다 판 만두 먹으면 내 끼니가 해결되니 딱 좋지 않겠니?” 앞길이 구만리요, 푸르다 못해 시퍼렇게 날이 선 청춘을 구가하는 제자들이 어떤 직업을 갖는 게 좋을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는 자리에서였다. 너무 엉뚱한 대답에 그저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이 안타까워보였는지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옛날 어떤 맘씨 좋은 왕이 보물창고를 활짝 열고서 사람들에게 맘껏 가져가라고 외쳤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한 줌 정도의 보물을 집어 들었다. “집을 마련해야 합니다. 요 정도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조금 더 가져가야겠습니다. 결혼도 해야 하는데….” 그는 팔을 벌려서 보물을 한 아름 안았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가더니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가르쳐야 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자루에 가득 담아 힘들게 어깨에 짊어지고 가더니 이내 다시 돌아왔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난 뒤에는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결국 왕이 “이 보물을 다 주겠다. 그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겠지?”라고 말하게까지 되었다. 그 남자는 산더미 같은 보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했다. “처음에는 그저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하여 여기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목숨이란 걸 생각해 보니 길지 않습니다. 세상은 덧없습니다. 살아갈수록 인연은 쌓여 가는데 산더미 같은 보물이 그것을 다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차라리 하나도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법구비유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대체 얼마를 벌어야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라며 만족할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만족할 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어쩌면 생계유지는 벌써 해결되었지만 관성에 따라 여전히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평생 만두 빚는 것을 내 일로 삼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직업은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고 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거든요.” 만두장사가 가장 나을 것 같다는 선생님의 생각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제자 한 사람이 볼멘소리로 물었다. 선생님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암, 자아를 실현해야지. 그래야 행복하니까. 그런데 보자꾸나. 자아실현, 자아실현이라고들 말하는데 사람들이 그토록 추구하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자아는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내가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가 아닐까. 어떤 나가 되어야 지금의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떤 직업을 가져야 지금의 이 나를 온전히 행복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을까?” 사람들은 종종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그때가 바로 자아가 실현된 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칭찬받은 그 다음날 동료의 사소한 비난에 상처를 입고 미움으로 가득 차오르는 내 자신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아무리 돈을 벌어도 만족할 줄을 모르는 것처럼 타인에게서 받는 인정이 자신을 완성시켜 주지 못한다. 이렇게 일희일비하는 이런 내가 진정으로 실현되어야 할 ‘자아’ 당체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유약한 내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나는 있을 수 없을 터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실현해야 할 자아는 명함에 자랑스레 박혀진 직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마친 뒤 밤늦도록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과연 오늘 내가 나의 주인으로 살았는지 깊이 잠겨드는 사색 속에 있을 것이다.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은 그래서 조촐할수록 좋으리라. 이미령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 전생에 ‘지렁이’? 흙을 먹고사는 묘령의 소녀

    “히히,나는 주식 쌀밥·국수·만두·빵보다도 흙을 먹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 아마 전생에 ‘지렁이’였던가봐요?” 중국 대륙에 주식을 흙으로 한끼 때우는 ‘엽기적인 그녀’가 등장했다.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내몽골)자치구에서 살고 있는 몽골족의 한 묘령의 소녀는 모든 음식은 싫고 오로지 흙만 먹고 살고 있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고 동방금보(東方今報)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엽기의 그녀’는 올해 19살의 우치파라치치커(吳其八拉其其格)라는 긴 이름의 소녀이다.‘바오바오(寶寶·귀염둥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는 지난 11년 동안 주식 밥·국수·빵 대신에 무려 1500㎏ 정도의 흙은 먹고 살아 왔다. 바오바오가 주식으로 흙을 먹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7살 때부터니까 벌써 11년이나 됐다. “한번은 냇가에서 놀고 있었는데,갑자기 흙을 먹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도 참으려고 했는데,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할 수 없이 흙을 한 움큼을 뚝 떼어 집어 먹었더니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었어요.그때 이후 흙 장난을 할 때마다 흙을 한 움큼씩 먹고 식욕을 채웠죠.” 우연한 기회에 흙 맛을 본 바오바오는 이때만 해도 남몰래 혼자 먹곤 했다고.그것도 간식용으로 조금씩….1년이 지난 후 어느날 흙을 먹는 엽기적인 그녀의 모습을 우연히 본 바오바오의 부모는 깜짝 놀라 까무러쳤다. 그녀의 부모는 곧바로 바오바오를 병원으로 데려가 몸의 여러 부문에 대해 진찰을 받도록 했다.혹시 바오바오의 몸에 어떤 미량의 원소가 부족해 흙을 먹는 것이 아닌가하고 추측한 까닭이다. 그런데 검사결과는 몸 전체가 전혀 ‘건강 이상무’였다.하지만 바오바오의 부모는 그녀와 함께 학교에 들러 담임 선생님 등과 반친구들에게 바오바오가 흙을 먹지 못하도록 감시해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흙이 먹고 싶은 생각이 날 때마다 담임 선생님과 반 친구의 눈을 피해 흙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 먹곤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오바오의 흙을 먹는 양은 점차 늘어났다.그녀는 “나는 매일 주식은 거의 먹지 않고 흙을 0.5∼1㎏를 먹고 있다.”며 “흙을 먹는 것이 버릇이 된 탓인지,이 정도의 흙을 먹지 못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바오바오는 지금까지 11년동안 먹은 흙의 양은 대략 150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그렇다고 그녀가 모든 흙을 먹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오직 황색토를 좋아합니다.토질이 밀가루 반죽처럼 말랑말랑하거든요.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시외로 나가 이 흙을 구하기 위해 공원이나 공단 부지를 찾아다녀요.시내의 흙은 호르몬이나 비료가 섞여 오염돼 먹을 수 없기 때문이죠.” 지난해 9월 바오바오의 남자 친구인 샤오피(小皮)군은 시외에 좋은 황토색 흙이 있는 ‘보물창고’를 발견,뛸듯이 기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이 소리를 들은 옆에 있던 바오바오의 친구들은 “그곳을 찾았으니,여자 친구에게 특별히 먹을거리를 사줄 필요가 없어 돈이 굳었겠다.”고 귀엽게 놀렸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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