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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잇단 악재… 김근태號 ‘흔들’

    열린우리당 ‘김근태 체제’가 잇따른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우선 지도부 규모에 김 의장이 원치 않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당초 15명의 비상대책위원으로 출발한 지도부는 예상 못한 불상사가 겹치면서 최근 들어 사실상 12명으로 꾸려지고 있다. 그나마 일부 비대위원들은 모임에 좀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수해기간 해외 골프’ 논란으로 비대위원직을 그만둔 이호웅 의원에 이어 최근엔 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정동채 의원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과 관련해 경품용 상품권이 도입될 당시 주무장관이었다는 사실을 들어 한나라당 등은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내에서도 ‘당직에선 물러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은 24일 “공식 회의에서 정 의원 문제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직을 맡고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비대위원직을 그만두란 뜻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외에도 그간 활발한 활동을 해온 또 다른 비대위원 한명이 최근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로 주춤거리고 있다. 지도부 ‘덩치’뿐만 아니라 모임에 참석하는 의원 숫자도 줄고 있다.22일 김 의장이 주재한 만찬이 대표적이다.‘비대위원들이 함께 편하게 얘기하며 식사나 하자.’는 스킨십 차원에서 만든 자리였지만, 참석자는 많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전체 14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나왔을 뿐이었다.”고 전했다. 이른바 영(令)이 서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공식 회의에 좀체 얼굴을 비추지 않는 비대위원들도 있다. 일부 비대위원들은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면서 원외에서 원내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8월 들어 김 의장이 숨가쁘게 ‘뉴딜’을 추진해 온 것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국회가 열리면 스포트라이트가 김한길 원내대표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특급 주방장들의 특급 감자요리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특급 주방장들의 특급 감자요리

    “못생긴 게 죄냐. 나도 다른 야채처럼 화려한 변신으로 커다란 접시의 중앙을 차지하고 싶어. 언제나 나를 볶거나 삶아 먹지만 말고 연구하면 안되냐. 영양 많고 값싸고 칼로리 낮은 훌륭한 나를 흔하다는 이유로 너무 홀대하면 안 되지. 내가 한을 품으면 7∼8월에 서리가 내려 금값이 되는 수가 있어.” 이같은 ‘감자의 외침’을 외면할 수 없어 서울시내 특급호텔 주방장의 힘을 빌렸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감자요리를 추천한다. 항상 구석에 있던 감자를 주재료로 한 그 특별한 맛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추천1 >> 감자해물냉채 감자를 이용한 이색 냉채요리. 더운 여름 입맛을 잃기 쉬운 우리들을 위해 특별히 이광진(46·은하수뷔페)주방장은 감자를 얇게 채를 썰어 담백한 면발의 느낌을 냈고 숙주나물을 얹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했다. 소스를 ‘잣’으로 만들어 고소하고 담백한 여름철 특별식으로 감자해물냉채를 권했다. 감자해물냉채의 재료는 감자 1개, 사과 1/2개, 오이 1/2개, 손질된 숙주(살짝 데친 것) 100g정도, 새우 8마리, 참소라 100g, 갑오징어 1/2마리, 잣즙 소스(다진 잣 2큰술, 육수3큰술, 소금약간, 참기름 약간). (1)큰 감자를 가늘게 채쳐 냉수에 약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면처럼 길게 뽑는 기계가 없으면 얇게 썰면 된다.) (2)길게 뽑은 감자 채를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서 찬 얼음물에 행궈서 채반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3)사과를 위와 같이 길게 채쳐서 준비한 (2)와 함께 잣즙 소스로 무친다.( 레몬즙과 설탕, 식초를 약간 더 첨가하면 맛이 더 상큼하다.) (4)고루 무친 (3)을 접시 가운데에 놓고 적당한 크기로 손질된 해물을 주변에 보기 좋게 담아 해물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한다.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사과와 숙주나물과 함께 씹히는 감자채의 맛이 상큼하고 이색적이다. 추천2 >> 감자 런치세트 감자를 이용한 가벼운 런치 세트로 푸딩과 비슷한 감자 수플레를 박은애(37·더가든)씨가 추천한다. 수플레란 ‘부풀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원래는 프랑스 음식인데 감자를 주재료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서울국제요리대회 감자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맛좋고 보기 좋은 요리이다. 감자수플레의 재료는 감자 100g, 버터 5g, 모차렐라 치즈 10g, 계란 흰자 한 개, 오렌지 주스 100㎖, 소금, 후추 약간. (1)감자를 삶아서 으깬 후 잘 식혀서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2)오렌지 주스를 중불에서 1/2정도로 조린다. (3)흰자를 거품 내어 준비한 (1)과 (2)의 재료와 섞어서 오븐 용기에 담는다. (4)오븐에서 중탕으로 160℃에서 12분간 가열한다. 감자 수플레는 오븐에서 꺼내 바로 먹어도, 좀 차갑게 식혀 먹어도 좋다. 부드러우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오렌즈 주스의 시큼한 맛 또한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레서피에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으깬 감자에 버섯 등 야채나 햄, 소시지 등을 넣으면 아이들의 간식으로 그만이다. 추천3 >> 포테이토 스테이크 부드러운 감자와 베이컨의 고소한 맛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감자 스테이크를 조재원(38·카페스타시오) 주방장이 추천했다. 특별한 날 가족, 연인을 위해 준비한다면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포테이토 스테이크의 재료는 감자 4개, 베이컨 4줄, 우유, 소금, 후추 등 약간. 소스는 케첩, 우스터, 설탕, 육수(물), 다진 마늘 약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된다. (1)감자는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넣고 푹 삶는다. (2)익은 감자는 꺼내어 뜨거울 때 으깬다.(감자를 으깰 때 생크림이나 버터를 좀 넣으면 아주 부드럽게 된다.) (3)으깬 감자에 우유, 소금, 마요네즈, 후춧가루를 넣고 되직하게 반죽한다. (4)베이컨은 다져 프라이팬에 기름없이 약불에 볶는다. (5)간을 한 감자는 한주먹 떼어 동그랗게 빚어 속에 볶은 베이컨을 넣고 타원형으로 빚는다.(만두와 비슷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6)프라이팬에 버터를 조금 두르고 만든 감자를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7)접시에 구운 감자 스테이크에 야채와 소스로 장식한다. 보기보다 먹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 부드러운 첫 맛, 고소한 두번째 맛, 아삭아삭한 세번째 맛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감자를 으깰 때 넣는 생크림이나 우유 등으로 감자의 점도 조절이 키포인트. 너무 되지도 묽지도 않게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 추천4 >> 뢰스티 감자요리 소개를 가장 반긴 사람이 스위스 출신의 찰스 무터(46) 총주방장이다. 산이 많은 스위스는 감자를 주로 한 요리를 자주 먹는 민족이라며 아침, 점심, 저녁에 먹는 전통 스위스 요리인 뢰스티를 추천했다. 쉽게 말하면 감자빈대떡이다. 하지만 스위스에선 우리나라처럼 감자를 강판에 곱게 갈지 않고 무채를 썰듯 작고 얇게 채를 쳐 그대로 팬에 굽고 위에 치즈나 계란, 베이컨, 소시지 등을 기호에 맞게 얹어 먹는다. 뢰스티의 재료는 감자 1㎏, 버터 3작은술, 양파 2개, 소금 약간. (1)감자를 삶아 하루 정도 식힌다. (2)충분히 식은 감자의 껍질을 벗긴 다음 무 채써는 강판에 갈고 양파를 얇게 썬다. (3)팬에 버터를 녹인 후 양파를 넣고 윤이 나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4)갈아놓은 감자와 소금을 넣어 젓는다. 약 3∼5분 동안 팬에서 저어가면서 볶는다. (5)납작한 케이크 모양이 되도록 눌어주고 바닥이 황금색으로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중간 불에서 구워준다. (6)팬을 뒤집어서 접시에 뢰스티를 담아, 바삭바삭한 부분이 위로 오게 한다. 즉 팬 케이크처럼 팬에서 뢰스티를 공중에 던져 올리면서 뒤집어 가며 구우면 된다. 바삭하고 감자 고유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뢰스티는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강추’. 또한 계란이나 치즈 등 기호에 맞게 첨가를 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스위스에는 감자를 삶아 냉장고에 보관하다 아침마다 강판에 굵게 갈아 이렇게 먹는다고 한다. 추천5 >> 포테이토 브르케스타 저녁에 가볍게 와인이나 맥주를 한잔하면 이상하게 배가 출출해진다. 치즈를 먹자니 뱃살이 걱정이다. 이럴 때 잘 어울리는 것이 브르케스타이다. 조일환(37·페닌슐라)주방장이 지난 4월에 열린 한국감자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안겨준 요리로 가볍게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포테이토 브르케스타를 소개한다. 재료는 4인분 기준이다. 감자 5개, 감자칩 24개, 시금치 50g, 버터 30g, 베이컨(잘게 썰어 볶은 것) 10g, 토마토 4∼5개, 블랙올리브 8개, 깐 새우 8개, 비트싹 20g, 느타리버섯 8∼10개, 고르곤졸라 치즈 80g, 칠리소스 50㎖, 발사믹식초 10㎖, 사워크림 30㎖, 소금 약간, 후추 약간 (1)감자를 끓는 물에 껍질을 벗기지 말고 그대로 삶아 익힌 다음 감자를 으깨 채로 내린다. (2)으깬 감자의 절반은 다진 베이컨, 소금, 후추, 버터로 맛을 내고 나머지 반은 시금치 간 것, 버터,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맛을 낸다. (3)느타리버섯은 올리브오일에 볶다가 소금, 후추, 발사믹식초로 맛을 내고 중하살은 칠리소스, 소금, 후추로 맛을 낸다. (4)감자칩 위에 절반은 베이컨으로 맛을 낸 으깬 감자를, 나머지 절반은 시금치 간 것으로 맛을 낸 으깬 감자를 얹어준다. (5) (4)위에 사워그림을 토핑하고 준비한 재료를 한가지씩 올려준다. (6)칠리소스는 따로 담아 담아낸다. 위의 재료 외에 취향에 따라 다른 토핑을 해도 좋다. 바삭바삭한 감자칩 위에 예쁘게 올린 으깬 감자의 부드러움과 칠리소스의 매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 땅속의 보물인 ‘감자’가 한창 제철을 맞았다. 중부 지방에서는 7월부터 햇감자가 생산되고 있으며 강원도 고랭지 감자는 8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출하를 시작한다. 감자는 수분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질뿐 아니라 몸에 꼭 필요한 칼륨, 필수 무기질 및 비타민 B와 비타민 C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칼로리는 적게 섭취하면서도 동시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천연 다이어트 식품으로 100g에는 80㎈의 적은 열량을 포함하고 있다.
  •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OUR STORY] CAR~섹시 레이싱 걸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기 키워드 중 하나. 바로 ‘레이싱걸’이다. 무한질주의 자동차 경주장, 신차 발표 등 각종 모터쇼에서도 ‘존재의 이유’를 한껏 뽐내며 없어서는 안될 ‘자동차의 꽃’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오랫동안 붙잡는다. 소위 ‘쭉쭉빵빵’한 몸매와 아찔한 옷차림, 상큼한 미소로 네티즌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새로운 엔터테이너로 당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누구나 ‘찍’으면 그림이 되는 레이싱걸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내리며 많은 팬들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 특히 방송과 연예계에 진출하는 ‘스타’들도 많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화보에도 단골처럼 등장할 만큼 우리곁에 친숙해지고 있다. 이쯤되면 ‘그녀들의 세상 속’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동차 경기가 열린 지난 일요일에 밀착취재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여자의 변신은 무죄 지난 20일 아침 8시, 자동차 경주가 열리는 서울 ‘용인 스피드웨이’. 경기에 나갈 차들이 스폰서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 등록을 하러 왔다갔다 분주하다. 이때였다. 주차장 쪽에서 눈에 ‘확’띄는 여인들이 아스팔트 위를 사뿐사뿐 걸어온다. 화장도 없는 얼굴에 수수한 청바지, 티셔츠를 걸치고 있어도 ‘레이싱걸’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스피드웨이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여자 화장실’. 볼일이 급해서일까? 아니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 메이크업실이 바로 ‘화장실’이다.‘백조’같이 곱고 섹시한 미녀들의 메이크업 장소가 화장실이란 점이 다소 의외였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1시간여 수다떨며 준비를 마친 미녀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쌩얼’의 수수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한 화장과 짧디짧은 치마, 예쁜 귀고리 등으로 단장한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다. # 자동차 레이싱의 꽃 오전 10시. 경기가 시작되자 미녀들도 자동차가 뿜어내는 굉음에 흥분을 하기 시작한다. 바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인 ‘포토타임’에 나섰다. 아주 짧은 상의에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아니 살짝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미녀들의 모습을 찍기 위한 카메라 셔터소리가 요란해진다. 어디 숨어 있다가 나타났는지 자동차 경주 관람은 뒷전이고 그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팬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주미씨 여기 좀 봐주세요.”라고 하자 벽계수까지 녹였다는 황진이의 미소(?)를 살짝 지어 보인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며 깜찍한 표정을 짓자 어김없이 모든 카메라가 그녀를 향한다.170㎝가 넘는 키에 뒷굽 9㎝짜리 하이힐을 신은 미녀들이 동시에 일어섰다. 쭉 빠진 다리, 잘록한 허리, 풍만한 가슴 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옷을 걸친 그녀들의 몸짓에 따라 카메라들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그야말로 자동차 경주의 꽃이었다. # 우린 백조예요 174㎝의 키에 32-23-35의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지만 애환도 적지 않다.“비록 저희들이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정주미(25·이하 한국타이어 소속)씨. 한여름의 폭염에다 아스팔트의 지열까지 더하면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임에도 계속 밝은 웃음을 지어야 한다. 차가운 날씨 때에도 마찬가지. 이은미(21)씨는 “감기 때문에 콧물이 나고 머리가 아파서 약을 먹고 나섰는데 팬들은 모르잖아요. 아무 일 없듯 미소짓고 그들과 대화를 하느라고 힘든 때가 많아요.”라고 토로한다. 또 김하나(25)씨도 “저흰 비록 연예인은 아니지만 조금만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 티가 나요.”라고 하면서 건강 관리에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금방 지장을 초래한다고 고백했다. 극성팬들 때문에 속상한 경우도 더러 있다. 모기에 물려 보기 싫거나, 허리나 배가 살짝 접힌 곳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려 난감하게 만든다. 하지만 하나씨는 “그래도 저희를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초콜릿이나 영양제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십자수 쿠션 등을 선물하며 ‘힘내세요’라는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지요.”라며 활짝 웃는다. 이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토타임, 팬서비스, 미팅, 다양한 이벤트 진행과 우산을 쓰고 레이서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일 등을 했다. 마지막으로 시상식이 진행되면 우승자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옆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과거에는 사회적인 시선에 다소 부담을 느꼈지만 요즘은 아니란다.“레이싱걸이란 직업을 전혀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요.”라는 의미있는 얘기를 던지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이색 레이싱걸 현재 활동중인 전문적인 레이싱걸은 40여명. 하지만 최근들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지원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주부 레이싱걸을 비롯해 패션사업가, 연예인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 왕언니 강민정 레이싱걸의 ‘왕언니’ 강민정(30·R스타즈소속)씨는 요즘 무척이나 바쁜 사람이다.2001년 모터쇼를 통해 레이싱걸이 된 그녀는 2004년 6월에 결혼한 아줌마로 일과 가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쿠즈플러스에서 열린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발표회에서 만난 그녀의 모습에선 전혀 ‘아줌마티’가 드러나지 않았다.175㎝의 늘씬한 키에 빨간색의 섹시한 의상이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요. 결혼해서 지난해까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어요. 물론 집안일은 별로 한 것도 없지만 항상 시부모님을 볼 때 마음에 걸렸어요.” 강씨는 당시 광고기획사에 다니던 남자 친구(지금의 남편)가 권유해 레이싱걸 생활을 시작한 케이스. “결혼할 때 어른들에게 허락받기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의 직업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보여드렸지요. 남편의 지원사격도 있었지만요.” 지금은 오히려 시부모님이 며느리 사진을 걸어놓을 정도로 열성팬이 됐다. 전시장이나 경기장에서 보여준 고운 자태와는 달리 집에서는 팔 걷어붙이고 빨래·청소하는 억척 아줌마로 변신한다. ■ 사장님 정란선 이렇게 앳되고 예쁜 사장님이 또 있을까. 키 169㎝ 몸무게 49㎏, 까만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TV에서 보았나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하 맞다. 정란선(27)씨다. 한때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게 했던 레이싱걸이다. 서울 강남의 조그만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씨는 지난해 5월 레이싱걸을 그만두고 인터넷 패션몰 (RSlook.com)을 열었다. 요즘 주문 들어오는 물건을 포장·배송하는 일로 무척이나 바쁘단다. “제가 원래 옷에 대한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쇼핑몰을 하나 열었는데 팬들이 알고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 너무 행복해요.” 패션 디자이너를 하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옷을 고르고 입는 안목이 남다르다. 파는 옷은 ‘빈티지’풍이 주류를 이룬다.‘로맨틱 카고바지’는 하루에 50여장씩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끈다. 자신이 직접 모델도 하고 사진도 찍어 운영비를 최대한 아껴 약간의 흑자를 보고 있단다. 또한 얼마전에는 오픈 마켓인 엠플(www.mple.com)에 입점했다. “레이싱걸을 할 때도 최고가 되려고 무척 노력했듯이 새로운 분야에서도 열심히 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레이싱걸 1호 사장답게 반드시 정란선의 독자 브랜드를 갖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 A급 1년 전속금 300만~500만원 레이싱걸 전문 에이전시인 GL P&P의 이혜진(29)실장은 레이싱걸 입문과정에 대해 “보통 전문 에이전시에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내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된 지망생은 심층 면접을 통해 자질이 있는지를 꼼꼼히 평가받는다. 주로 가을에 새로운 레이싱걸을 뽑아 이듬해 봄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다음은 그가 말하는 레이싱걸이 갖추어야 할 세가지 조건. 첫째 몸매. 기본적으로 키가 170㎝가 넘어야 하며 일반 모델과는 달리 몸매에 볼륨이 있어야 한다. 둘째 소위 ‘사진빨’을 잘 받아야 한다. 레이싱걸의 주된 일이 사진에 찍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셋째 ‘말’을 잘해야 한다. 팬들과 지근거리에서 접하는 직업이라 조리있는 표현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다고 해도 레이싱걸로 데뷔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인 자동차 경주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나 레이싱팀에 전속계약을 맺어 활동하고 있는 레이싱걸은 고작 40여명일 정도로 수요 또한 적다. 그래서 대부분 모터쇼 등의 행사에 도우미로 활동한다. 자동차 부품업체나 레이싱팀에 속해 있는 A급 레이싱걸이 받는 1년 전속계약금은 300만∼500만원. 이외에 한번 경기 때마다 20만∼40만원 내외의 수당을 받는다. 레이싱걸을 선호하는 이유는 얼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 각종 모터쇼나 전시회에 설 때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이싱걸은 부업이고 내레이터 모델이 주업인 경우가 많다.
  • [문화마당] 우리가 자랑해야 할 금송아지/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소재로 한 사극열풍이 안방극장에 몰아치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주몽’(MBC)과 ‘연개소문’(SBS)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KBS)과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한 ‘태왕사신기’(MBC)가 속속 전파를 탈 예정이란다. 역사적 사실(fact)에 기반을 두고 가공(fiction)의 상상력을 마음대로 펼치는 팩션(faction, 각색실화)들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유는 강한 민족과 국가를 열망하는 대중의 심리에 부합하기 때문일 터.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역사 기억 침탈에 상처받은 이 땅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사극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면에는 근현대사의 참담한 실패의 역사에 대한 보상심리가 꿈틀거린다. “우리는 한 번도 이 땅의 주인인 적이 없었다.”를 메인 카피로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강우석 감독의 최신작 ‘한반도’를 떠올려 보라. 자랑스러운 고대사와 부끄러운 근대사는 동전의 양면이다. 고대사의 영광과 민족의 위대함을 자랑하는 우리 마음 속 한편에는 외세의 침략에 농락당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른 근현대사에 대한 열패감이 스멀스멀 배어 나온다. 하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양키, 쪽발이, 되놈, 로스케. 우리 주변의 강자인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비칭들이다. 베트남 사람, 방글라데시 사람, 몽골 사람, 티베트 사람. 우리에 비해 상대적 약자들의 호칭은 편안하다. 그러나 강자와 약자에 대한 현실적 대접이 역전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를 풍자한 한 개그맨은 블랑카라는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의 입을 빌려 “사장님 나빠요.”를 외치지 않던가. 역사의 시공간이 바뀌면 민족주의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침략당하는 약자가 아니다. 때문에 한 세기 전 열강의 침략에 저항하던 민족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민족주의는 항상 자민족의 우월함을 선전하기 위해 타자의 희생을 요구한다. 더구나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군림하는 패배적 민족주의는 건강하지 못하다. 지금은 우리 민족주의의 편협성을 넘어 시대에 맞는 건강함을 다시 얻기 위해 과연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특히 2006년 NFL 슈퍼볼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하인스 워드의 존재는 우리 시대의 어두움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는 어찌 보면 ‘아비를 아비로 못 부르고 형을 형으로 부르지 못한’ 현대판 홍길동이다. 신출귀몰하는 재주를 지녔던 홍길동은 끝내 조선을 떠나 율도국이라는 이상사회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들은 제2, 제3의 하인스 워드가 우리사회 안에서 재능을 펼 수 있도록 해야만 하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예전에 우리 집에 금송아지가 있었다.”는 금송아지 타령을 그만두어야 한다. 한 때 자기 집에 ‘금송아지’가 있었다고 지나간 시절의 부유함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현실의 물질적 가난에 대한 열등감이 짙게 깔려 있다. 중국에 당당히 맞서 대륙을 호령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는 일제식민지배라는 아픈 기억에 시달리는 오늘 우리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기억 속의 ‘금송아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재물의 많고 적음이 사람됨을 재는 척도가 아니듯, 영토의 넓고 좁음이 국가의 호오(好惡)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미국·중국·캐나다·러시아·스위스·인도. 만약 살고 싶은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디서 살려 할까? 열에 아홉은 손톱만큼 작은 나라 스위스를 주저 없이 택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여러 조건이 갖추어진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금송아지’가 무엇일지 자명하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스위스처럼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때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여야 “차관경질 청문회” “정치공세 말라”

    여야는 22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전날 ‘바다이야기 파문’에 이어 ‘유진룡 논란’으로 ‘2라운드’를 벌였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 파문에 대해 청문회를 열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놓고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유 전 차관 보복성 경질을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서로 다른 얘기가 나온다.”면서 “소위 ‘배째 드리죠.’ 발언이나 바다이야기 허가와 관련해서도 유 전 차관의 말을 다른 쪽에서는 거짓이라고 하니 이곳에서 청문회를 열어 밝히자.”며 재차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카더라 통신’에 의해 더 드러날 게 없는 상황에서 청문회를 개최하자는 것은 정치공세가 아니라고 말할 근거가 약하다.”면서 “이 수석과 양 비서관이 오는 25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다니 한나라당 운영위원의 능력을 믿는다면 지켜보고, 정 그렇다면 (상임위)를 사·보임(문광위를 그만두고 운영위로 옮겨가서)해서 거기서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인 김재홍 의원도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데 그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인사 불만을 아전인수격으로 확대·유포시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은 인사청탁을 하는 사람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패가망신하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수석과 양 비서관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인사문제에 이래라 저래라 했다는 게 밝혀지고 있다.”면서 “문광부 차관 인사문제를 청문회에서 다루는 과정에서 증인·참고인으로 청와대에 근무하는 두 사람을 부르겠다는 것이며, 두 사람이 인사 문제에 관여할 권한이 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나서 패가망신을 시키든지 뭐든지 해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은 “불필요한 문제를 쟁점화하면 안 된다.”면서 “소관부처와 기관에 대한 결산을 할 시간도 없다.”고 청문회 개최요구를 일축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20&30] 이직 “삶 업그레이드 위해 그래~ 옮기는 거야”

    ‘평생직장’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첫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균 기간은 1년 9개월. 첫 번째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평균적으로 무려 12개월이나 걸리지만,2년도 안돼 과감히 뿌리치고 나온다. 그들이 이직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입사 3년이 못돼 직장을 옮긴 2030들의 다양한 속내를 들어봤다. ●“10년 뒤의 내 모습을 떠올려봤지요” 석달 전부터 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29·여)씨가 전 직장을 버린 이유는 자기계발 때문이었다. 김씨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당장의 안정을 과감히 버렸다. 김씨는 2004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부럽지 않은 연봉에 사내 복지 등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곰곰이 10년 뒤 미래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영상은 꼭 ‘맑음’이 아니었다. 여전히 여성으로서 대기업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적었고 전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기에도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김씨는 지금 직장에서 충분히 자기계발을 해가며 전문 컨설턴트로서 이름을 날릴 미래를 꿈꾸고 있다.“대기업에선 결국 하나의 부속으로 종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회사에선 경영 컨설팅 등을 직접 해가며 기업의 미래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어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채모(28·여)씨도 중견 기업 회장 비서직을 1년만에 훌쩍 내던졌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채씨에게 비서직은 당초 원하던 직업이 아니었다.3000만원이 넘는 연봉과 불확실한 미래가 발목을 잡았지만 질끈 눈을 감고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2년 동안 호주의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지금, 채씨는 고객 회사들에 대해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도 얻고 고액의 연봉도 손에 쥐고 있다.“아마 지금까지 비서 일을 해서 3년차가 훌쩍 넘었다면 그만두기 힘들었을거예요. 나이도 있고 2년간 유학으로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같은 직장 구하기도 힘들었을 테니까요.” ●“상사가 지독하게 싫어서….”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도 중요한 이직 사유 가운데 하나였다. 외국계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이모(29·여)씨는 40대 여자 부장과의 트러블을 참지 못하고 1년 만에 회사문을 박차고 나왔다. 외국 바이어들과 만나 수출입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이씨에게 부장은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았다. 한번은 실수로 단순 계산이 틀린 이씨에게 부장은 “넌 수학도 못하니. 아니 이건 수학이 아니고 산수지 산수.”라며 굴욕을 안겼고 동료와 외모를 비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취직이 급해 들어간 직장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찾고 있었지만 괴팍한 상사와 싸우다 보니 세상사는 게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더 나이들기 전에 새로운 길을 찾아야할 것 같아 1년 공부 끝에 좋은 회사에 재입사했죠.” ●“쥐꼬리만한 월급이 지겨워…” 2002년 대학을 졸업하고 의료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입사한 오모(27·여)씨. 오씨는 전공인 생물학을 살리기 위해 벤처기업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하루 12시간 몸바쳐 일해도 돌아오는 월급은 한달에 8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연구개발에서 보람을 찾으려해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5명밖에 안되는 직원들 때문에 빈자리가 너무 커보여 이직을 망설였지만 6개월 만에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지금은 대학교 사무직으로 직장을 옮겼다.“함께 일하던 직원들과의 정 때문에 회사를 등지기가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월급으론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웠죠.” ●“이직은 ‘삶의 업그레이드’수단” 홍모(25·여)씨는 잡지사에 다니다가 최근 사보 제작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지 1년 반밖에 안됐지만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다. 홍씨가 생각하는 직장상은 주5일제와 초과근무에 대한 적정한 보상, 쾌적한 근무환경 등 세 가지. 첫 직장은 모두 갖춰지지 않았지만 취직을 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들어가 1년 3개월 동안 일했고, 두 번째 직장은 조건이 얼추 맞았지만 상사와의 충돌을 견딜 수가 없어 한달 반만에 그만뒀다. 이번 직장은 세가지 조건에 거의 맞는데다 꽤 만족스럽지만 그는 3∼5년정도 경력을 쌓은 뒤에 다시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제게 있어서 이직은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죠.”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서…” 삶의 여유를 생각하는 2030도 많았다. 남부럽지 않은 IT관련 대기업에 다니던 김모(29)씨가 2년 반 만에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재충전 시간의 부족 때문이었다. 김씨에게 재충전 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지만 잘 나가는 그의 회사는 명목상만 주 5일제일 뿐 사실상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회사에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다.“재충전 시간을 놓치는 것을 수당과 분위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면 언젠가 후회할 것 같아 과감하게 사표를 내던졌죠.”그는 경력을 희생해서라도 근무시간이 명확한 한 은행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장모(31)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 주말조차 바쳐야하는 애널리스트 일을 하면서는 도저히 사람답게 살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장씨는 수천만원대 연봉을 뿌리치고 직장을 나와 한 재수학원에서 1년간 공부를 거쳐 지난해 한의대에 입학했다.“정신없이 살다보니 일에 치여 사는 내 삶이 이해되지 않아 좀더 안정된 삶을 찾고 싶었죠. 한의학 공부로 미래를 개척하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돼요.” 이재훈 서재희기자 nomad@seoul.co.kr ■ “인간적 신망 잃지말고 떠나라” 근속자들의 충고 한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한 ‘근속 직장인’들은 3년도 안돼 직장을 옮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의 한 시내버스회사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이상한(63)씨.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이직은 새로운 트렌드로 꺼릴 것이 아니하고 생각한다. “60∼70년대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형성되지 않아 한 회사에 충성을 다하며 신임을 얻지 않으면 생계수단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 적성과 보다 높은 임금을 찾아 이직하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씨는 이직을 하더라도 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서 신망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직장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간관계는 언제 어디서 다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동료들이 ‘배신당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적절한 이직 이유 등을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개인 사업을 하더라도 결국 자기가 일했던 직종과 관련한 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죠.” 올 해로 15년째 한 식품회사 홍보팀에 다니고 있는 조모(40)씨도 “발전적인 이직은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직장을 옮기려 하는가는 중요하다고 본다. 적어도 특정 상사와의 충돌 때문에 회사를 옮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자기가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를수록 좋고 선배 입장에서도 적극 권장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직 사유중 상사 때문이라는 얘기가 많던데 이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직장이냐보다 오히려 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적극적으로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년 동안 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90년대 말 외환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이 퇴사한 김형태(가명·58)씨는 너무 잦은 이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회사에 너무 애착을 갖는 것도 문제지만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그만두는 젊은이들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안가요. 특히 몇 개월마다 직장을 옮겨다니며 공백기를 갖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회사에 불만이 있어도 일단 그만두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일을 하면서 자립할만한 기반이나 대안을 찾아야 하죠.”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창립 33년 만인 올해에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른 것을 놓고 재계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선 일감을 안정적으로 밀어주는 든든한 그룹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모두가 놀란다. 재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그룹 시절에도 이루지 못했던 것을 단일 회사가 일궈냈기 때문이다. 또 지옥 문앞까지 떨어졌던 회사가 기사회생한 것도 장한데 불과 몇년 만에 국내 최고 건설사로 태어난 것에 의미를 둔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1등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다시 한번 놀란다. ●위기때 노조 설립… 회사 업계1위로 대우건설 노조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초 태어났다. 공룡 그룹이 쓰러지면서 대우건설 또한 공중분해될 위기였다. 이때 기획·인사·감사팀 과장급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방법은 역(逆)발상적이었다.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노동계로부터는 어용노조라는 의심을 받았고, 회사로부터는 배신자 소리를 들어야 했다. 업계는 회사를 말아먹는 행동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회사는 침몰하는 배를 구하기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내놨다. 식구 700여명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노조는 설립과 동시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임금 삭감이나 근로조건 악화 등이 아닌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문제여서 노조의 반발이 심할 법도 했다. 하지만 노사는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거듭한 끝에 직원들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그만두는 직원들도 투쟁이나 법적 대응보다는 후배들에게 회사갱생을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회사도 정상화되면 그들을 다시 불러들일 것을 약속했다. 관할 근로감독관을 감동시킬 정도로 모범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다. 뼈를 깎는 아픔은 계속됐다.3년간 임금동결, 상여금 400% 삭감, 복리후생비지원 중지에도 직원들을 꿈쩍하지 않았다.1등 건설사 등극은 그만둔 직원의 희생, 남아 있는 직원들의 고통분담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경영실적 공개… 명퇴 300명 재고용 재계는 대우건설의 1등 기업 성장 배경에 궁금해한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일류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인적 자원”이라고 분석한다. 신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야 하듯, 대우건설은 조직원 모두가 우수한 집단이다. 노사 신뢰감 또한 남다르다. 노조는 2003년 워크아웃 졸업 전 회사가 어려울 때뿐만 아니라 회사가 잘 나갈 때에도 임금인상을 회사에 맡겼다. 지난해에는 4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노조는 회사측에 임금인상을 일임했다. 경영진도 이에 보답했다. 회사 실적을 공개하고,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떠났던 직원 300여명을 수혈하는 등 약속을 지켰다. 박세흠 사장은 “노조도 회사의 한 축이며, 노조를 품고 같은 틀에서 움직이는 조직으로 대했다.”며 믿음을 줬다. ●거리로 나간 노조활동 한번도 없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도 완벽하다. 매달 1회 노사가 함께하는 경영실적 설명회를 연다. 중요 사항이 생기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댄다. 매달 두세 차례 비공식적 회의를 갖는다. 최근 열린 회의에서는 박 사장과 정 위원장 모두 대화 테이블에서 사전 노사 요구사항이 담긴 서류없이 회의를 가질 정도로 믿음이 깊다. 번지르르한 노사관계는 사절한다. 명분을 내세운 노조행동은 없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거리로 뛰쳐나오는 노조활동은 한번도 없었다.”며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앞으로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주는 노사관계 우수상도 구조조정 때 희생한 선배들 생각에 거절했다. 최고 회사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노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는 것과 관련,“다시는 부실화되지 않고, 세계 1등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김근태 ‘외로운 마이웨이’

    김근태 ‘외로운 마이웨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안팎의 우환 속에 ‘외로운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민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놓은 야심작 ‘뉴딜’이 청와대의 ‘비협조’에 주춤거리고 당 지도부의 계파별 균형이 흔들거리는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16일 시작되는 노동계와의 ‘뉴딜’ 만남에 앞서 재계와 청와대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김 의장은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언급을 했다. 먼저 전략기획위원장인 이목희 의원의 입을 빌리는 형식으로 출자총액제한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현재 당론은 출총제 유지다. 당정간의 공통 감각은 올 연말까지 대안을 마련하고 폐지한다는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의원은 “(‘뉴딜’과 관련) 경제계와의 만남에서 제안한 출총제 폐지가 아무런 대안 없는 것은 아닌데 다소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총제 대안으로 ‘순환출자 금지’ 방안이 거론되자 재계가 ‘차라리 출총제를 유지하라.’며 반발하는 상황을 감안하면,‘당근과 채찍’이 모두 든 메시지로 해석됐다. 당장 출총제 대신 ‘순환출자 금지’를 도입하진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검토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김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언급하며 ‘동아시아공동체 건설’이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선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8·15 특별사면’에 대해선 쓴소리를 했다. 김 의장은 “경제인 사면에 대해 당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우리의 고충과 진의가 (대통령을) 설득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재벌 오너(owner)들이 자유로워야 신규투자가 확대되기 때문에 경영인보다는 오너를 사면해 달라는 요청이었다.”고도 했다. 재계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공을 들인 재벌총수 사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것이었다. 다만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취하진 않았다.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의 폭로로 정치 쟁점이 된 ‘청와대 인사 청탁설’이나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 문제로 인한 당·청 갈등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김 의장은 당 내부적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의 계파별 균형이 최근 불상사로 변화를 겪게 됐기 때문이다. 김 의장 계보로 꼽히는 이호웅 의원이 ‘수해골프 논란’으로 14일 비대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안배에 문제가 생겼다. 이전에도 정동영 전 의장측 인사들이 비대위에 김 의장측보다 많이 참여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균형이 급격히 기울게 됐기 때문이다. 비대위가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의 권한을 넘겨받아 전권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김 의장에겐 더욱 불리해진 구조다. 지도부의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원이 그만두면 새로 뽑아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계파가 나름대로 안배돼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곤혹스러워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열린세상] 본고사와 대학 경쟁력의 함수관계/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내신 중심의 대입제도에 부담을 느낀 고등학생들이 지난해에는 촛불시위를 열더니, 올해에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란 동영상을 통해 2008 대입제도에 항거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새 대입제도가 학생들을 내신과 수능, 논술의 삼중고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그냥 본고사로 뽑자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엊그제 만난 선배 교수도 이유는 조금 다르지만 본고사 부활을 주장하였다. 외고를 그만두고 의대에 가려는 딸을 직접 가르쳤다는 그는, 요즘 학교가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면서 그 원인을 쉬운 수능에서 찾았다.60만명을 상대하는 수능의 속성상 어려운 문제는 내기 힘들고, 학교도 학생도 수능수준에 맞춰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 수준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대학 본고사가 고등학교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는 손쉬운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몇 명문고가 서울대 신입생을 주로 공급하던 때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바라보면 곤란하다. 일류고 몇 개가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대표하던 시절에는 학교에서 서울대반, 연고대반으로 나누어 본고사 지도를 할 수 있었지만, 그때조차 나머지 학교의 학생들은 본고사 준비를 위해 서울의 학원에 유학왔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본고사에 대한 요구는 흔히 대학 자율이라는 명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우수학생을 마음대로 뽑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본고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본고사는커녕, 자체 면접도 거의 없는 미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미국의 명문대학이 간편한 본고사 대신 복잡한 다면평가를 하고 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으며, 그런 노력은 그들이 추구하는 우수 인재상과 무관하지 않다. 전통적 의미의 우수학생은 주요 교과의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러나 지식과 문화의 변화주기가 짧아지고, 무한 경쟁이 일상화되면서 대학이 주목해야 할 인재는 창의성과 뛰어난 상황주도력을 가진 학생이 됐다. 그런데 본고사라는 제한된 시험으로 이처럼 역동적이고 다방면에 뛰어난 인재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우수인재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 변화를 거부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본고사가 인재 선발의 도구가 되기 힘들다면 대학은 무엇을 가지고 학생을 뽑아야 할까? 비록 현재의 학교 교육이 불만족스러워도 대학이 원하는 우수자원은 고등학교에서 찾아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의 내신기록은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가 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시험점수뿐 아니라 교과 안팎의 학습과정과 체험활동이 포함되어야 한다. 내신이 핵심 전형요소가 될 때 대학은 무엇으로 자율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대학은 내신기록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고 적극적으로 가공함으로써 자기 대학, 전공영역에 맞는 학생을 찾아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대학관계자들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정통해야 하며, 개별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실제와 학교특성을 파악하는 데 힘써야 한다. 나아가 모집단위별 선수과목과 수능 탐구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고등학교가 진로지도를 체계적으로 하도록 이끄는 한편, 전공공부를 위한 준비와 충성심이 강한 학생들을 뽑는 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 또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고등학교 교육에 대한 조롱과 질타라는 점을 깨닫고 진학지도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내신은 강한데 수능은 약하다.”는 말이 무색하도록 수업과 평가의 질을 끌어올려야 하며, 수업과 수행평가 등에서 논리적 사고를 훈련시켜 ‘내신 따로 논술 따로’라는 핑계가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평가 중심의 9등급제 내신표기가 시정되어야 한다. 공정한 내신관리를 전제로, 절대평가의 원칙을 회복하여 학생구성의 차이에 따른 평가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고등학교 나름의 색다른 교육과정이 제대로 기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길섶에서] 개, 풀 뜯어먹다/송한수 출판부 차장

    “콩나물은 입에도 안 대더니.” 저녁 밥상머리에서 쏟아진 핀잔이다. 내가 언젠가부터 콩나물 무침을 엄청 먹더라며 그럴싸한 분석까지 얹어 머쓱했다.“그렇게 술을 먹어댔으니, 몸이 보호본능을 드러낸 징후….” 운운하며 흘낏대다니. 전문가들 말을 훔쳤나. 신체에 나쁜 조짐이 보이면 꼭 미리 경고가 내려진다는, 취재하며 들은 일화 한 토막이 불쑥 겹쳐 떠올랐다. “지난 겨울이었어요. 개들이 산으로 냅다 뛰더니, 눈구덩이를 파헤쳐 풀을 걸신 들린 듯 뜯어먹지 뭐예요?”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다 늘어난 주량 탓에 간이 부어 그만두고, 절간에 박혀 몇 년씩이나 요양했다는 40대의 말이다. 스님께 듣고 보니 건강에 탈이 난 견공(犬公)들에게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몸부림이었다고 픽 웃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정신 나간 사람을 꼬집는 속담은 사실 틀렸다.‘개 풀 뜯어먹는 소리’는 과학을 몰랐던 옛 얘기란다. 오히려 거꾸로다. 하늘의 꾸짖음을 거슬러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면 몹쓸 일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아닐까.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반론] 기고문 ‘美기지오염협상 냉정하게’를 읽고/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 글은 지난 7월28일자 오피니언에 실린 최종철 국방대 교수의 기고 “‘반환기지 오염’ 협상 냉정하게”에 대한 반론으로 보내온 글입니다. <편집자 주> 미군은 냉전의 종식 이후 세계전략의 변화를 추구해왔고, 그 결과 주한미군 기지들도 대대적으로 반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여전히 불평등한 한·미관계로 인해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이전부지의 문제이다. 주한미군의 모든 기지가 반환되는 게 아니라 몇몇 기지는 새 부지를 장만해서 이전하게 된다. 이 때문에 파주의 2사단과 용산기지가 옮겨가는 평택의 대추리에선 무려 350만평의 땅이 강제 수용당한다. 둘째, 이전비용의 문제이다. 주한미군의 이전은 미군의 세계전략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이전비용의 상당부분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악용해 단 한푼의 이전비용도 내지 않으려 한다. 셋째, 반환되는 기지의 오염문제이다.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극물을 사용하는 조직체이다. 이 때문에 세계의 모든 미군기지는 심각한 오염문제를 안고 있다. 주한 미군기지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오염된 기지들을 전혀 정화하지 않은 채 반환하려 하고 있다. 2006년 7월14일 국방부는 “미국측이 29개 주한미군기지의 오염조사를 실시해 치유가 완료됐다고 통보한 15개 기지를 돌려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측은 ‘인간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알려져 있고, 급박하고, 상당한 위험요소가 되는 것’을 치유한다는 자국 관련 정책에 따라 유류저장탱크와 사격장 내 불발탄 제거, 지하수 오염 제거 등 8개항을 치유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짧은 보도문을 보면 주한미군이 기지를 잘 정화해서 돌려주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 보도문을 발표한 국방부는 무능하거나, 국민을 속인 것이다. 같은 날,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주한미군이 치유가 완료되어 반환하겠다고 한 15개 기지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13곳은 토양오염이 심각하고 8곳은 지하수까지 심하게 오염됐다. 예컨대 파주의 하우즈 기지는 토양오염이 기준치의 55배, 지하수는 기준치의 200배나 오염됐다. 주한미군은 토지와 지하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기지를 정화하지 않은 채 치유가 끝났다며 반환하겠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주한미군이 거짓 주장을 한다는 사실을 국방부가 잘 알면서도 15개 기지의 반환을 공식화한 것이다. 최재천 의원 등의 지적이 잇따르자 7월24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오염 치유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돌려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1일, 최 의원 등이 파주의 캠프 하우즈, 의정부의 캠프 카일 등을 방문해 오염실태를 조사하려 했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그 주체가 누구이건 우리의 국토를 더럽혔다면, 그 실태를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이 국방부의 책임이다. 이런 점에서 국방부는 국토를 지켜야 한다는 기초적인 의무조차 이행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장관은 ‘오염 치유에 대한 합의’를 강조했지만, 국방부는 이러한 합의를 전혀 추구하고 있지 않다. 주한미군과 국방부는 국방장관의 발언을 식언으로 만들고 있다. 주한미군의 군속이었던 맥팔랜드의 독극물 한강 방류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괴물’이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주한미군을 ‘괴물’로 생각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정말 ‘동맹군’이 되고자 한다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는 ‘괴물’의 종 노릇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가 정말 미국에서 수입해야 할 것은 ‘미 국방부’라는 소리까지 나오겠는가?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열대야 물렀거라] 긴급체포 잠도둑

    [열대야 물렀거라] 긴급체포 잠도둑

    해가 진 밤에도 무더위가 계속되고 끈적끈적한 습기가 온몸을 감쌀 때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잠을 이루려고 해도 뒤척이는 밤이다. 특히 더위가 늦게 시작된 올여름은 이달 중순까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자연의 이치를 인간의 힘으로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것은 무리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보다 편안하게 열대야를 넘길 수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여름을 위해 열대야를 이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촬영협조 쿠킹아트센터(www.foodcodi.or.kr) 서울프라자호텔, 좋은사람들 ■ 잠 못 이루는 밤 먹을거리 수면제 열대야란 밤의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어 수면장애가 유발되는 상황을 말한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중추신경이 흥분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낮에 일의 효율이 떨어지고 피로가 쌓이게 된다. 에어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에어컨을 틀면 되지.”라고 쉽게 말하지만 에어컨을 1시간 이상 틀면 실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떨어져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열대야를 이기는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음식’이다. 저녁, 잠자리 전에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편안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다. 먼저 피해야 할 음식으로 첫번째가 술과 담배. 숙면을 위한 최대의 ‘적’이다. 니코틴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잠을 깨우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잠자기 전에 마시는 술은 수면을 유도할 수 있지만 효과는 잠깐이고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해 자주 일어나게 만든다. 또 수박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수 등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안 좋다. 또 밥이나 고기 등 위에 부담을 주는 음식보다 신선한 우유, 두부, 비타민이 든 야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쿠킹아트센터’의 장경진 팀장이 요리를 추천한다. 시원한 샐러드로 짜증풀고 감자채먹고 z…z… ■ 두부샐러드 칼로리가 낮고 영양 만점인 시원한 생두부와 싱싱한 야채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도 좋고 무더운 밤 간단한 야식으로도 좋다. 재료:두부 1/2모, 쌈채소 100g, 오이 1개, 홍피망 1/2개, 적양파 약간, 방울토마토 약간. 소스는 간장 3큰술, 설탕 2큰술, 사과식초 4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굵은 고춧가루 1작은술, 검은깨 1/2큰술, 참기름 1/2큰술, 홍고추 1개, 레몬 1/4개 만드는 법 (1)두부는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쳐 실온에서 식힌다. (2)각종 채소는 깨끗하게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얼음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 (3)적당분량의 소스를 만든다. (4)물에 담근 채소는 물기를 제거한 후 그릇에 담고 준비된 나머지 재료도 담는다. (5)소스를 뿌려 먹는다. 상큼한 소스와 시원한 야채가 더위를 날려줄 것이고 두부가 포만감과 영양을 더해주는 이상적인 샐러드. ■ 단호박샐러드 단호박이 요즘 제철이다. 고소하고 달콤한 단호박, 영양도 가득하다. 샐러드로 만들면 색깔도 예쁘고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아무때나 먹어도 좋고 각종 요리에 사이드 메뉴나 장식으로 잘 어울린다. 재료:단호박 1개, 피클 1개, 완두콩 1/3컵, 당근 약간, 페타치즈 약간이 필요하다. 소스는 요플레 1통, 꿀 1/2큰술, 우유 약간, 꽃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단호박은 4등분한 후 속씨를 파내고 김이 오른 찜통에 찐다. (2)떠먹는 요플레는 꿀, 꽃소금, 후추로 간하고 우유를 섞어 농도를 조절한다. (3)오이피클은 다져서 물기를 제거하고 당근은 잘게 다진다. (4)완두콩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데쳐 차게 식힌다. (5)단호박 찐 것, 삶은 완두콩, 오이피클, 당근, 페타치즈를 섞는다. (6)접시에 단호박샐러드를 담고 요플레소스를 얹어낸다. ■ 감자채 콩국수 옛날 어머니가 말아주시던 시원한 콩국수 생각이 난다. 하지만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국수 대신 제철을 맞은 감자를 얇게 썰어 말아보자.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그만이며 살짝 오이를 곁들이면 시원함이 두배다. 재료:콩 2컵, 통깨 1/3컵, 물 2ℓ, 감자 3개, 오이 2개, 방울토마토, 흑임자, 소금 만드는 법 (1)콩은 씻어서 하루 정도 불린다.(그냥 대형 할인점이나 시장에서 파는 콩국물을 써도 된다.) (2)불린 콩은 껍질을 벗긴 후 삶는다. (3)삶은 콩은 깨, 물을 넣고 믹서에 곱게 간다. (4)간 콩을 고운 보자기에 걸러 맑은 국물만 받아 낸다. (5)감자는 곱게 채 썰어서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삶아 찬 물에 담가 놓는다.(한 1분 정도 삶아야 아삭함이 살아난다.) (6)오이도 곱게 채썰어서 찬물에 담가 놓는다. (7)감자와 오이를 물기를 제거한 후 그릇에 담고 콩 국물을 부어 낸다. (8)방울토마토, 흑임자를 얹어 낸다 ■ 규아상 여름 만두로 불리는 규아상, 숙주 나물과 김치 대신 오이를 넣어 시원함과 담백함을 느낄 수 있는 만두다. 칼로리도 낮고 포만감을 주어 밤에 부담없이 먹기에 ‘딱’이다. 재료:밀가루 300g, 쇠고기 100g, 불린 표고버섯 3장, 오이 3개, 잣 1큰술. 양념 간장은 1큰술, 설탕 1/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깨소금 1/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초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2큰술, 물 1큰술, 레몬 슬라이스 1쪽, 잣가루 1/2큰술.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 물을 넣고 치댄 후 비닐에 싸서 30분 정도 두었다가 얇게 민다. (2)얇은 반죽을 지름 8㎝ 크기의 원모양으로 찍어 만두피를 만든다. (3)쇠고기는 곱게 다지고 불린 표고버섯은 얇게 썰어 쇠고기와 같이 양념을 한 후 볶아 식힌다. (4)오이는 3㎝ 길이로 잘라 돌려깎아 채썬 후 소금물에 절였다가 꼭 짜서 달군 팬에 볶아 식힌다. (5)볶은 고기와 오이를 합해 만두소를 만들어 만두를 빚는다. (6)김이 오른 찜통에 빚은 만두를 올려 15분 정도 찐 후 식혀 초간장과 함께 담아 낸다.
  • ‘대한민국 명인전’ 후원 박영훈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장

    ‘대한민국 명인전’ 후원 박영훈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장

    “잊혀졌던 전통문화 명인들이 제자리를 되찾고, 후손들이 우리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예산 부족 등으로 무산될 뻔했던 ‘2006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이 후원회와 명인들의 십시일반으로 되살아나면서(서울신문 7월24일자 3면 보도) 지난 1일부터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20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6일 전시장에서 만난 명인전 후원회인 사단법인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이하 교류회) 박영훈(49) 회장은 명인들의 작품 1500여점이 전시된 부스와 체험장을 돌아보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2004년 교류회를 설립,4차례에 걸쳐 90여명의 대한명인을 추대한 박 회장은 원래 전라북도 한 대학의 기계공학과 교수였다. 공학도였지만 우리 전통문화와 정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3년 학교를 그만두고 교류회를 세워 회원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명인들을 찾아 헤맸다.“분야별로 관계자들과 그들이 추천한 명인들을 2000∼3000명 정도 만났습니다. 덕망있는 명인들이 제자리를 찾고, 전통문화를 지키자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혹시나 자신들을 속이고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었지요.”이들의 편견에 부딪쳐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며칠을 쫓아다니며 설득해 결국 뜻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박 회장은 명인들과 전시회를 함께 준비하면서, 명인들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과도 모두 가까워져 오히려 그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회원들과 명인들이 어설프지만 함께 전시 부스를 제작하고 전통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체험·시현장을 만들면서 관람객들에게 우리 것을 알린다는,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명인들의 명성보다는, 분야별 작품과 제작 도구·재료 등을 내세워 전통문화를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었다.”면서 “전시회가 끝난 뒤 명인들 스스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명인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정성껏 만든 작품들을 상용화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고 분야별 세분화한 지원이 아닌, 전반적인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추진 중이다.“명인들이 모여 살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명인마을’같은 곳을 만들 수 있다면 전통문화 발전은 물론,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명인들의 삶 자체가 상품화된다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박 회장은 믿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충남 출신인 얼레빗 명인 이상근씨는 “박 회장의 도움으로 문턱 높은 ‘한성’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추대된 명인들의 활동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글 고양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日 교수 조언 “靑-日총리 잇는 인맥 필수적”

    |도쿄 황성기특파원|오는 9월20일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선거가 열린다. 선거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을 비롯,3∼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찌감치 ‘아베 압승’으로 성적표가 나온 상태다.5년간의 고이즈미 시대가 끝나고 아베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아베는 대북 강경파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뿐 우리에게는 미지의 정치인이다. 아베는 누구이고, 아베 정권은 한국과 동북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고바야시 교수는 “아베가 총리가 되기 전, 머릿속에 한·일관계의 틀을 만들기 전에 제대로 된 한국 이해를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 아베의 등장으로 개선될 것 같은가. -아베는 안티 공산주의, 안티 사회주의다. 그래서 중국과 북한은 안된다. 한국은 괜찮다. 그렇지만 지금의 한국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대한 프레임이 형성돼 있지 않다. 부인이 한류 팬이라는 것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번이나 한국에 함께 갔으니까. 그렇다고 한국에 대해서 호의적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안티로는 보고 있지 않다. 지금 자기 내부에서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한국대사관의 문제인지, 청와대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베측과 파이프를 만들어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고이즈미 정권 때 한국은 너무 늦었다.2001년 4월 초순(고이즈미는 4월26일 총리 취임)에 한국의 움직임이 있긴 했어도 충분하게 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 접근하는 쪽이 아래이고 접근을 받는 쪽이 위는 아니잖은가. 그런 의미에서 미국은 빨랐다. 그렇다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아래가 아니듯이 말이다. ▶대북 선제공격론이라든가 아베의 발언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먼저 어프로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고이즈미 정권 때 김대중 정권이 실패했지만, 한·일관계 패러다임의 아이디어를 총리가 될 사람(고이즈미)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같은 일을 (노무현 정권이)아베에 대해서 되풀이하는 게 아닌가. 이상한 고집이 있다. 청와대든 한나라당이든 좋지만 제대로 된 파이프가 중요하다. 한국의 외교통상부와 일본의 외무성이 아무리 합의해도 의미가 없잖은가. 청와대와 일본 총리 사이에 제대로 된 개인적 인맥이라도 좋으니 양쪽을 잇는 파이프가 필요하다. ▶아베 장관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7월20일 출간)에는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의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혀 어프로치가 없었지 않은가. 아베의 머리에 한국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단히 관심이 있다. 단지 아직 프레임을 만들지 않았다. 아베는 뉴질랜드에 흥미가 많다. 인도,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은 작년부터 어프로치를 많이 했다. 아마도 뉴질랜드까지 넣은 5개국 연대가 될 것이다. ▶북한에는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미사일과 납치문제 해결이 없는 한)절대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다. 일본 국민도 나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금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원하는 일본인이 몇명이나 있는가. 아베는 납치피해자와 직무상 죽 일을 해왔다. 자식을 납치당한 사람의 슬픔을 죽 들어왔다. 북한에 대해서는 절대로 ‘노’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완전하게 프레임이 생겼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아베는 한차례도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단지 대국이라고 할 뿐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이웃나라라는 표현을 쓴다. ▶전쟁을 모르고 태어난 아베의 등장은 일본에서 평화헌법을 지키자는 호헌파의 퇴조와도 연관성이 있다. 집단적자위권이나 교전권, 군대의 인정을 주장하는 아베가 적극 헌법개정에 나설 것인가. -고이즈미는 헌법에 흥미가 없었다. 아베가 헌법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으나 그것으로 개헌에 적극적이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아베의 정치적 유전자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외할아버지인 기시 신스케(총리 역임)의 영향이 크다. 아동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의 정치적인 사회화는 13,14세에 이뤄진다. 그 나이면 아버지는 그렇게 훌륭하게 보이지 않지만 할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 나이때 여론이나 언론은 미·일안보조약에 반대하며 기시를 엄청나게 비판했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았던 정치가 기시를 몇 십년이 흘러서 일본이 재평가해 주는 것을 아베는 보고 배웠다. 기시와 전혀 캐릭터가 다르지만 아버지 아베 신타로(외상 역임)는 사람 좋은 사람이다. 협력관계였던 다케시타 노보루에게 배신을 당했어도 친구사이를 유지하고 총리까지 양보했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총리가)될 수 있을 때 되어야 하고, 사람 좋은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일본 국민에게 아베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총체적인 것이다. 아베 말고 총리가 될 사람을 꼽자면 그 말고 달리 없다. 자민당 내에서도 그렇지만 나쁜 이미지가 없고, 스캔들도 없고, 예의바르고 일견 온화해 보인다. 차기 총리로 누가 좋으냐고 조사하면 높지만, 아베가 총리가 된 후에 지지율을 조사한다면 고이즈미처럼 80%정도 될까 하면 그건 아니다. 고이즈미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가 하면 그 역시 아니다. ▶일본인들은 아베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뭐든 확대하고 성장하고 공공사업을 늘리는 종래형 일본을 고이즈미가 바꿨다. 과거로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할 것은 우리가 할테니 공정한 룰은 국가가 만들어 달라든가, 종래와 같은 국가의 역할을 바라지 않는 게 유권자의 3분의2 정도라면 나머지 3분의1은 하층이니까, 뭔가 국가가 해줘야 하고, 돌봐달라 그런 정도 아니겠나. ▶아베 등장의 일본 국내정치적 의미라면. -역대 총리들은 자민당 총재 60∼70%, 일본 총리 30∼40%였던 것을 고이즈미는 총리의 역할을 90%까지 높였다. 자민당 총재로서의 인식은 10%밖에 없었던 예외적인 인물이다. 아베는 그것을 원래대로 돌릴 것이다. marry04@seoul.co.kr ■ “아베 총리되면 야스쿠니 참배할것” |도쿄 황성기특파원|여느 해와 다름없이 ‘야스쿠니의 계절’,8월 들어 일본은 현 총리와 총리 후계자들의 신사참배를 놓고 떠들썩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총리는 오는 15일 참배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의 3대 공약 중 ‘우정개혁’과 ‘자민당 부수기’를 이룬 만큼 남은 ‘8월15일 참배’ 공약도 지킬 것이라는 예상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총리는 연 1회의 참배를 계속해왔고 이번에는 자민당 총재선거의 공약대로 15일에 참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이나 중국 등의 맹반발이 예상되지만 어차피 9월이면 물러나는 만큼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로 생기는 국내외적인 부담은 차기 총기의 자리를 굳힌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안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야시 요시아키 게이오대 교수는 “총리가 되더라도 아베는 8월에는 참배하지 않을테지만 4월 같은 시기를 택해 참배는 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참배 사실이 보도된 지난 4일 이후 아베 장관은 야스쿠니에 대한 지론을 되풀이했을 뿐 자민당 총재선거의 쟁점으로 야스쿠니가 부각되는 것을 꺼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른 후보들보다 야스쿠니 참배에 강경한 그가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대학원 교수는 야스쿠니 문제의 해결책은 총리가 참배를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4일자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한국이 말해서가 아니라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면 외교문제도 없어진다. 나라가 야스쿠니신사를 이용하고 국민의 정신을 동원하는 일을 막기 위해 (헌법에)정교분리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marry04@seoul.co.kr ●고바야시 교수는 유권자의식과 선거, 지방자치 문제에 정통한 51세의 정치학자. 게이오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땄다.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일본과 한국에 있어서 정치와 거버넌스’라는 책을 냈으며 ‘현대일본의 정치과정 연구’(한울),‘공공선택’(오름)의 번역본을 출간했다. 회원 1600명의 일본정치학회 회장에 뽑혀 오는 10월 취임한다.
  • [녹색공간] 농업공무원은 상상일까?/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우리나라에는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가 있다. 대학교와 전문학교의 교원 2만명 정도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30만명이 약간 안 되는 숫자가 초등과 중등 과정에서 ‘선생님’으로 교육현장에서 일하고 계신다. 요즘은 서울의 일부 잘 사는 동네 혹은 잘 살고 싶어 하는 동네를 중심으로 이러한 공교육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공교육 제도가 아예 무너진다면 소위 ‘기회의 균등’이라고 정의되는 ‘형평성’ 자체를 무너뜨리고 국민들이 국가라는 제도를 중심으로 같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게 된다. 시장 사회에서 교육을 국가가 담당하는 것은 바로 이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립학교가 존재하고 사교육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공무원이라는 제도를 국가가 운용하는 이유는 그만큼 교육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 질문을 똑같이 농업에 대입시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현 정부에서는 10년간 119조원을 투입해서 농업을 회생시킨다고 소위 농정로드맵 10개년 계획이라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돈의 대부분은 6㏊ 즉, 1만 8000평의 농사를 짓는 7만가구를 육성하는 것에 대부분의 예산과 정책이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대책들은 농업이 아니라도 했어야 하는 정책들을 더해놓은 장식품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령농들이 농사를 그만두는 데 대해서 지급하는 휴경직불제 같은 것들이다. 사회적으로 나쁜 취지는 아니지만 농사짓지 않는데 지불된 돈은 체계화되지 않은 휴경제와 연결되어 결국 2∼3년 농사를 쉰 땅이 힘을 되찾고 다시 농사를 짓게 되기보다는 도로나 개발시설물을 유치하게 된다. 농촌지역에 대규모 공사나 몇 번 하다가 결국 지역공동체도 깨어지고, 농사도 못하게 될 뿐더러, 외지인들이 농업은행이니 각종 장치를 통해서 농지투기하는 용도로 전락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이 지난 2년 동안에 현실이 보여준 교훈이다. 우리 농업은 선진국의 추세에 따라 적절하게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어떻게 다음 세대가 농업에 진입할 수 있게 해줄 것인가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는 셈인데,1%도 채 되지 않는 현재의 유기농 비율 상황에서 식품안전과 농업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길은 사실상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방법과 기업에 농업을 개방하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기업농 형태의 정책을 시도했던 일본의 경우는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세계무역기구(WTO)하에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생태보조금이나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같은 새로운 재정지원 방식을 개발하고, 교육훈련과 기술개발에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늘린 영국과 스위스, 그리고 덴마크가 나름대로는 성공한 편이다. 상상이지만 젊은이들의 농업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정부가 농업공무원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면 어떨지에 대해서 자꾸 생각해보게 된다.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책은 정년과 월급이 보장된 공무원 자리 아닐까? 9급 별정직 정도라도 소정의 시험과 교육을 통과한 젊은이들에게 적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지원한다면 매우 빠른 시기에 유기농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농촌회생의 전기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차피 현 정부가 농업을 회생시킬 수 없다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위해서 100명만이라도 선발해서 시범사업을 펼쳐본다면 농업공무원 제도라는 새로운 틀을 위한 대전환이 가능할 것 같다.20대 젊은이들에게 농업으로 국가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러 가지로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사회적 기능은 국토생태보전과 국민보건이고, 추가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지가 거대한 일자리로 변하게 된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 수해 평창 ‘이장 수난시대’

    ‘수해지역 이장들은 괴롭습니다.’ 강원도 수해지역 이장들이 격무에 시달리다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구호품 전달에서부터 수해조사, 복구공사까지 최일선에서 행정당국과 주민을 위해 일하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2일 평창군에 따르면 진부면의 경우 하진부2리 이장을 시작으로 송정1리, 송정2리, 하진부9리 이장 등 4명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화면 신3리와 용평면 도사리 이장도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밝혔다. 주민들이 서로 응급복구를 먼저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피해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항의가 집중되면서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이다. 구호물품을 나눠주는 과정에서도 일부 수재민들이 불만을 터트려 이장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가옥이 침수된 수재민을 중심으로 물품이 지급되다 보니, 농경지 침수 주민들이 이장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 이장은 “평소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이 폭우 피해를 입어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마음에 입은 상처와 과로로 더이상 이장직 수행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송정2리를 제외하고는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다시 복직했지만 정식 수해복구 공사가 시작되면 또다시 각종 민원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여 ‘이장들의 수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과로로 병원 신세를 지는 이장들도 늘고 있다. 진부면 하진부5리 전중광 이장이 지난달 27일 과로로 쓰러져 강릉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데 이어 상월오개1리 신재운 이장도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수해 당시 목숨을 건 노력으로 주민들을 대피시켰던 방림면 방림4리 유종균 이장은 수해 이후 한번도 외부에 나가지 못한 채 온종일 복구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부분의 이장들은 행정의 최일선 봉사자라는 긍지를 갖고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최돈열 하진부9리 이장은 “많은 주민들이 수해를 입은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한다면 수월하게 복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승 평창군수는 “대부분의 이장들이 정작 자신들의 피해복구는 못한 채 주민들의 복구에 우선적으로 나서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강원도로 가자

    [이현세 만화경] 강원도로 가자

    내게는 세 명의 아이들이 있다. 막내가 올해 대학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극성스러운 입시전쟁은 세 아이가 대학을 다 갈 때까지 계속되었고 덕분에 20년 가까이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간 적이 없다. 이 기간 동안 자신도 힘들었겠지만 어쨌든 아내의 파워는 막강했다. 전국이 장마로 어수선할 때였지만 딸들이 시집가기 전에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므로 큰딸의 휴가 날짜에 맞춰서 푸껫으로 3박5일 패키지여행을 갔다. 푸껫은 얼마 전 쓰나미가 휩쓸었던 피피섬이 있는 동네다. 뉴스에서 보았던 무시무시한 해일은 흔적도 없고 푸른 하늘은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조용한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눈부셨다. 피피섬의 절경에 넋이 빠진 관광객들이나 다시 찾아온 관광객들을 반기는 현지인들의 얼굴 어디에서도 쓰나미의 공포는 볼 수 없었다. 쓰나미의 흔적은 다시 짓고 있는 호텔 건축골조에서만 겨우 느낄 수 있었다. 현지인들에겐 쓰나미의 고통이 아직 남았을 텐데 아무리 장사지만 관광객의 희희낙락을 보는 현지인들의 눈길은 곱지 않지 않을까. 태국 현지인의 대답은 이렇다.“어차피 세상은 물과 불이 함께 존재하듯이 천국과 지옥, 가난뱅이와 부자가 함께 있는 것이고 재앙도 우리의 한 부분이다. 지금 저 관광객은 전생에 그만큼의 대가를 치렀기 때문에 지금 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지금의 나도 대가를 치른 만큼 다음 세상에서는 부자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질투도 나고 부럽기도 하지만 절대 증오하지 않는다. 증오는 나의 복을 앗아간다.” 내가 아는 불교왕국 태국의 힘은 이것이다. 적어도 태국에서는 쓰나미보다 더한 재앙이 와도 사람들을 편가르기할 수 없다. 모처럼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피서철이다. 공무원들의 수해지구 골프가 여론에 오르고 자원봉사자는 예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피서객들은 강원도를 피해서 남쪽과 서쪽으로만 몰린다는 소식이다. 공무원들의 수해지역 골프는 여론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고 자원봉사자의 순결하고 숭고한 힘은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대다수가 결국은 너무나 이기적이다. 열심히 일하고 일년 동안 기다려온 피서는 기어코 가고 싶다. 피서를 가자. 기왕이면 차라리 강원도로 가서 돈을 쓰고 오자. 절망에 빠진 수재민의 얼굴과 수해 복구에 땀을 쏟는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이 두려워서 동해안을 피하지만은 말자. 강원도에서 돈을 쓰고 오는 것도 수재민을 돕는 길이다. 약간의 짬이 나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정도 가족들이 같이 수해지역에서 땀흘려주는 것도 기분 좋은 보람이다. 그리고 부족한 여행 경비지만 조금 떼어내서 수해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마음은 또 아름답다. 하필이면 자신에게만 닥쳐온 불행에 대해 상대적 증오를 하는 것도 우리들의 모습이고 수재민에게 미안한 감정 때문에 피서를 그만두는 것도 우리들 얼굴이다. 피서 갈 돈은 모아서 수해지역으로 보내는 것도 우리들 자유이고 수해지역을 피해서 피서를 가는 것도 우리들의 한 모습이다. 오늘 우리들에게 소리치는 낡은 가치관이 하나 있다. 불교의 윤회설이기도 하고 질량불변의 원칙이기도 하다. 없어진 만큼 빼앗아오지 않아도 채워지고 넘치는 만큼 아무리 움켜쥐어도 결국은 없어진다는 것. 자, 이왕이면 강원도로 가자! 우리들에게 없어진 무엇인가만큼 채워질 수 있도록.
  • 제약업계 ‘우정의 동업’ 20년

    ‘우정의 동업관계 20여년’ 중견 치료용 의약품 전문기업인 대화제약에 대학교 동기생 4명이 회장과 사장 등 경영진으로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막역한 친구간의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속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대 약학대 약학과 65학번인 김수지(62) 회장과 김운장(61) 사장은 1984년 대화제약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설립 자본금 5000만원은 각자 쌈짓돈을 털어 50대50의 비율로 냈다. 대화제약이 만든 경련을 가라앉히는 약품인 ‘후로스판’은 관련 약품 가운데 국내 처방 1위 품목이다.1분 이내에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아이캔테스트’가 여성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등 17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연 평균 30.4%의 성장률을 보이는 이 회사는 지난해 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2003년 코스닥에도 등록했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절친했다. 김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약국 경영과 무역업 등에서, 김 사장은 대학 졸업 후 국립보건연구원 약품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84년 1월 의기투합, 대화제약을 설립했다. 또 동기 동창인 고준진(61)씨가 2003년 약국 경영을 그만두고 자본 참여를 하면서 부사장으로 경영에 합류했다.대화제약이 지난달 22일 인수 및 합병(M&A) 신고서를 낸 계열사 DS&G(구 대신제약)의 이한구(60) 사장도 성균관대 약학과 65학번. 한때 대화제약 전무로 있었다.3개월간의 M&A절차를 마치고 9월쯤 합병하면 이 사장도 경영진에 동참하게 된다. “인연 있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멋진 삶터”라는 회사의 슬로건과도 부합된다. 김 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 86년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분 14.7%로 최대 주주인 김 회장은 현장을 누비며 직접 영업을 챙긴다.11.3%로 2대 주주인 김 사장은 내부 관리를 맡아 역할이 분담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3년 한국 제약업계가 진출하지 않았던 볼리비아에 건너가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의약분업시행 등으로 제약업계의 생산과 매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해외 돌파구를 마련, 오히려 외형성장은 49%가량 늘었다. 반면 생산과 연구개발 등을 맡은 김 사장은 주말마다 강원도 횡성공장으로 내려가 텃밭을 가꾸는 ‘농부’로 변신한다.“나물 뜯어먹고, 시골에서 욕심없이 사는 게 꿈”이란 게 김 사장의 희망이다. 이들은 “마음대로 게으름을 피울 수 없고, 욕심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동업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 동기생 4명의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평범한 사람처럼 남으라/현고 스님·조계종 전 총무원장 대행

    사람이 오랫동안 애써 해오던 일을 그만두면 해방감도 있지만, 상실감도 없지 않다. 중앙종단에서의 소임에 끝을 맺고, 귀사한 지 한 달이 다해가는 데도 왠지 지난날들에 대한 회상이 깊어간다. 그러나 깊어진 여러 회상의 그늘 속에서 유별나게 되뇌어지는 말이 있다 입보리행론(入普提行論)에 있는 보살도(菩薩道)를 수행하는 자는 “평범한 사람처럼 남으라!”이다. 이 말속에 두 가지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그 하나가 늘 평범한 수행자로 있으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행자(스님)는 자신의 시주(신도)를 즐겁게 하려 하거나 수행 외 어떤 목적을 이루려 하거나, 특권과 지위를 얻으려 할 때 분쟁에 휘말리고, 부질없는 욕망과 불화만이 수행자 자신과 그들 주변에 일어나고, 본분사인 배우고, 명상하고, 정진하는 활동이 퇴보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유명해져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에게 다소 무례하게 보일지라도 “평범(평등)하게 대하라!”는 말이다. 모든 사람은 연륜이 거듭하여 때가 되면 조금씩 지위가 향상되고 소속기관에 대한 염려와 나름대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현상은 세간만이 아니다. 출세간 세계도 마찬가지다. 승랍과 경륜이 거듭할수록 직책이 생기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어른 취급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소위 ‘종단관’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소속된 집단 안팎의 문제를 진단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할 일과 목표를 산정하여 나름대로 노력하게 된다. 이때 승이 속과 다른 것은 향상된 능력과 높아진 지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수행자로서의 자신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행자로서의 초심(初心)과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하심(下心)을 견지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의 근거는 겸손해야 한다는 단순한 윤리적 관점만이 아니라 그 근원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나름대로의 가치와 역할이 있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대통령은 단지 대통령으로서의 부분일 뿐 전체가 되지 못하며, 그 어떤 부분적 존재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능력이 생기고 지위가 높아지면, 부분의 역할을 독차지하여 혼자 분주하고, 이를 과시하며 이를 통해 지배를 정당화한다. 그렇게 되면 필연코 밖으로부터 무슨 소리가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능력이 생기고 지위가 높아지면 너 나 할 것 없이 이명증(耳鳴症) 환자가 된다. 이명증은 풀벌레 같은 자기 소리에 잔귀가 먹고, 밖으로부터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지도자의 이명증은 요란한 자기 소리에 갇혀 많은 사람들이 청량한 개울물소리같이 흘려보낸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들어도 소리 그대로를 순수하게 감지하지 못한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갖기 전에 어두움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것이 지혜로워지는 것이다. 지혜를 얻는 길은 세 가지가 있다. 이를 먼저 많이 보고 들어서 얻는 문혜(聞慧)다. 즉 궁금한 것에 대해 말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문(請問)을 하고 말해주는 설법(說法)을 신중하게 듣는 경청(敬聽)을 자주 해야 얻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그 이치를 깊이 생각하면 사혜(思慧)를 얻고, 이를 다시 실천수행(實踐修行)하여 수혜(修慧)를 얻으면 무학도(無學道)에 이른다. 결국 사람은 남 말을 듣고 보지 못하면 어떤 지혜도 얻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한 자는 어떤 노력을 해도 갈등과 분열을 가져올 뿐 평화와 행복을 가져오지 못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내 심신이 장맛비에 젖은 것 같고, 떠나온 뒤끝이 개운치 못하고 유별나게 깊은 회상의 그늘 속에 빠져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없는 듯 평범하게 있지 못하고 너무 드러났으며, 모든 사람을 평범하게 대하는 하심(下心)과 평범한 수행자로서의 초심(初心)을 좀더 잘 지켜내지 못한 허물이 있다. 현고 스님·조계종 전 총무원장 대행
  • 두산 ‘감성경영’ 효과만점

    지난해 총수 일가 분쟁으로 시련을 겪었던 두산그룹이 최근 적극적인 감성경영으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입사 후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거의 없고 ‘처음처럼’(소주) 등 신제품도 빅히트를 치는 등 그룹 주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각 계열사별로 다양한 감성경영 기법을 도입, 직원들의 창의성을 유도하고 있다. 두산은 각 계열사별로 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하고 있는데,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럽 등으로 배낭여행을 보낸 데 이어 해외 전시회 및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2주간 중동 발전 담수플랜트 건설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엔진소재BG는 여러 부서들이 돌아가면서 직원들이 BG장, 담당 중역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당면 과제와 비전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각 BG들은 ‘항상 마음가짐을 처음처럼 하자.’는 모토로 ‘처음처럼 Day’를 실시해 임원과 직원들의 열린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남두 사장이 신입사원 100명을 대상으로 창원공장에서 ‘입사 백일잔치’도 열었다. 또한 두산타워,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창원공장 등에는 최신식 피트니스 센터가 마련됐다.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는 호텔급 기숙사가 들어섰고 두산메카텍 창원1공장은 협력업체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샤워실, 세탁실 등을 갖춘 기숙사를 신축했다. 두산중공업에는 최신 의료·검사장비를 갖춘 건강증진센터가 마련돼 의사 1명, 간호사 2명, 물리치료사 2명, 운동처방사 1명이 상주해 ‘공장 안의 종합병원’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메카텍, 두산엔진 등 창원에 사업장을 둔 회사들은 2004년부터 ‘두산가족 음악회’를 개최하고 5월5일 어린이날 행사를 열고 있다. 두산중공업 담수BG는 해외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의 부인 생일에 꽃바구니와 케이크를 선물로 보내고 있으며, 두산메카텍 창원공장은 최근 신입사원 가족을 대상으로 공장 방문 행사를 실시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사원 환영회에는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고 CEO가 신입사원 부모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세심함도 보이고 있다. 덕분에 매년 10%가 넘었던(대기업 평균 12%) 두산중공업의 신입사원 이탈률은 1%로 뚝 떨어졌다. 지난 2월 출시한 소주 ‘처음처럼’은 참이슬 출시 당시보다 1개월 가량 빠른 5개월11일(7월18일)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고 전국 시장 점유율 1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5.2%에 불과했었다. 두산 관계자는 “감성경영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 최고 경영진과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지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감성이 창의성을 싹 틔우고 세상을 움직인다는 게 두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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