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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새해 좋아질 때 버려야할 ‘악마의 유혹’

    [20&30] 새해 좋아질 때 버려야할 ‘악마의 유혹’

    ‘새해엔 꼭 떨쳐 버려야 할 텐데….’버리고 싶었던 생각들을 툴툴 털어내기 딱 좋은 때가 요즘이다. 늘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끊기 힘들었던 습관들을 12월의 달력과 함께 떼어내겠다고 결심해 본다. 그러나 한 해가 간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그어놓은 시간의 선을 넘어선다는 의미일 뿐, 해가 바뀌어도 참기 힘든 유혹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올해 2030세대들의 발목을 잡았던 ‘달콤 은밀한’ 유혹과 그것을 뿌리치기 힘든 속사정을 들어봤다. ●담배보다 끊기 힘든 게임…외로워서 IT세대답게 직장인이건 대학생이건 ‘끊고 싶은 것’으로 게임을 꼽는 예가 다반사다.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외로움 때문에 게임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명문대 졸업반인 이영수(가명·25)씨는 친구들의 취업에서 오는 외로움을 달래려 게임을 했는데 이젠 게임이 세상과의 ‘벽’이 된 기분이다. “하나 둘씩 취업이 되어서 학교를 떠나고 혼자 있을 때 하기 쉬운 여가가 게임밖에 없었어요. 게임 시간이 늘수록 취업 준비도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될 땐 게임부터 생각나니 큰일이죠.” 이씨는 “내년엔 취업이 잘 풀려 동료도 얻고 게임 시간도 줄일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출퇴근길 휴대용 게임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박찬욱(24·회사원)씨도 게임과 이별을 하고 싶다. 그는 “새 게임이 나올 때마다 다 사야 직성이 풀린다.”면서 “한달 170만원 봉급에서 15만원어치 게임을 사는 건 내가 생각해도 너무하다.”고 털어놨다. “새해를 맞아 지금 있는 게임들을 다 깨기 전까진 게임기를 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보려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자꾸 손가는 습관성 쇼핑 하루아침에 용돈의 몇 배나 되는 월급을 거머쥔 초년병 직장인들에겐 쇼핑이 ‘쥐약’이다. 이정(가명·28·여)씨는 이달에도 50만원이 넘은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인터넷쇼핑몰을 ‘즐겨찾기’ 목록에서 지웠다. 그는 “새해엔 비상금 통장을 만들어 보는 게 목표”라면서도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가격을 비교해서 같은 제품을 1000∼2000원 더 싸게 살 때의 쾌감은 아는 사람만 알아요. 그래도 택배회사 업체에서 아예 제 이름을 외워서 사무실에 물건을 배달해 놓을 때는 동료들에게 겸연쩍더군요.” 1년차 은행원 김보민(26)씨에겐 독특한 쇼핑 습관이 생겼다. 트레이닝복을 좋아한 지는 꽤 됐지만 직장인이 된 뒤 산 트레이닝복만 10개가 넘는다. “여자친구가 ‘벨벳 재킷에 청바지 입은 남자와 데이트하고 싶다.’고 핀잔을 줘도 저도 모르게 회색 트레이닝복에 눈길이 가요. 복장이 엄격한 회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무난한 색의 실용적인 옷만 찾게 된 것 같아요.” 그는 “내년엔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구입하고 싶은데 왠지 안 살 것 같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훔쳐보기 그만,‘쿨’하고 싶어요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를 밟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젊은이들의 습성일까. 신모(26·여·회사원)씨는 2년전 헤어진 남자친구 소식을 인터넷으로 추적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옛날엔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아요. 한번 헤어지면 소식도 듣기 힘들었잖아요.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 무얼 하는지 다 알아낼 수 있는 게 문제예요.” 신씨는 “조금만 손품을 팔면 친구의 친구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그 연결 고리를 통해 또 다른 정보를 얻게 되는 인터넷의 특성이 훔쳐보기의 중독을 부른다.”고 탓했다. 교사가 된 김모(27·여)씨도 “교회에서 만난 짝사랑 상대의 홈페이지에 버릇처럼 들어가게 된다.”면서 “새해엔 만일 그 사람 홈페이지에 한번 더 방문하면 제 홈페이지를 폐쇄하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여유도 일도 놓치고 싶지 않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새해 목표로 꼽지만 ‘일에 집중하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사람도 있다.2년차 최미도(27·여)씨는 달력의 빨간 날만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핑계를 대고 휴가를 내는 요령이 생긴 뒤 업무 중에도 자꾸 달력을 보게 돼요. 일에 적응할수록 쉴 수 있는 방법이 보이는데 제 미래를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쉬면서 얻게 되는 재충전의 효과도 적지 않아요.”최씨는 일과 여유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정하지 못했지만 “여유를 버리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시생과 학원강사라는 타이틀 중 어느 한 쪽도 버리지 못하는 이한석(가명·32)씨의 고민은 더 심각하다.6년째 사법고시에 도전 중인 김씨는 여자친구 집안의 반대 때문에 ‘예비 법조인’이라는 이름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내년에는 당당하게 고시를 포기하고 취업하고 싶지만 여자친구 집안의 반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강사나 과외 선생보다 ‘고시생’이라는 타이틀을 선호하는 만큼 이를 버리고 싶어도 포기하기 힘든 것임에는 틀림 없다.”고 덧붙였다. ●폐기처분하고 싶은 나만의 습관들 남들이 웰빙을 대세로 여길 때 웰빙에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도 있다. 강정욱(28·대학원생)씨는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한 재작년쯤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몸에 좋다는 건강 보조제도 이것저것 사모았다. 지금은 건강 보조제만 하루 8개 먹는다. 처음에는 몸이 가뿐해지는 것 같아 좋았지만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아침에 비타민 한 알 먹는 것을 깜빡 잊으면 하루종일 불안하고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라면서 “남들은 새해 금주, 금연한다는데 건강 보조제에 대한 집착부터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우진(25·여·회사원)씨는 출근하자마자 포털사이트에서 연예뉴스를 눌러보는 버릇을 고치고 싶어 한다. 그는 “내용을 보면 허탈하지만 자극적인 제목을 보면 자꾸 손이 간다.”면서 “하루 몇 분에 불과하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니 쉽게 끊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재희 이재훈기자 s123@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7) ’골퍼의 꿈’ 논산 계룡학사 원생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7) ’골퍼의 꿈’ 논산 계룡학사 원생들

    “굿 샷.”“나이스 샷.” 20일 오후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 계룡학사 앞마당. 보육원 원생들이 골프연습장에서 어른들의 흉내를 내면서 큰 소리로 ‘…샷’을 외치며 힘을 북돋아 주고 있다. 골프연습장이지만 엉성하기 짝이 없다. 농구장 크기의 보육원 마당에 고무 매트리스로 타석을 만들고 15m 앞 언덕에 그물을 쳐놓은 것이 고작이다. 눈이 수북이 쌓여 있고, 날씨도 추웠다. 하지만 연습장은 원생들의 골프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인혁(7·연산초교 1년)군은 “어른이 되면 골프선수가 되겠다.”며 환하게 웃는다. 이곳에서 골프는 취미생활이나 레저가 아니라 ‘아이들의 꿈’이다. 인혁이는 5살 때 두 살 아래 여동생과 함께 보육원에 왔다. 엄마와 아빠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논산읍내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할머니가 가끔 찾아온다. “골프를 칠 때는 엄마·아빠 생각이 나지 않아요.” 인혁이의 말이다. 유창학 원장은 “골프가 원생들이 홀로서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골프의 저변 인구가 두텁고 진로도 다양하기 때문이란다.“아이들이 반드시 선수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골프장이나 연습장의 티칭프로도 있잖아요.” 유 원장의 설명이다. 인혁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윤주원(7·초등학교 1년)군도 골프를 배우고 있다. 주원이는 두 살 아래 여동생과 함께 지난 9월 보육원에 왔다. 엄마가 가출하자 아빠가 보육원에 데리고 왔다. 택시운전사였던 아빠는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주원이도 인혁이와 마찬가지로 골프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는 “공이 잘맞을 때에는 재미있다.”며 “아빠와 같이 살 때는 무척 심심했다.”고 희미하게 웃었다. 이 보육원은 1948년 문을 열었다. 만 18세 이하 원생 70여명이 생활한다. 부모가 이혼이나 가출, 경제적 이유 등으로 헤어졌거나 부모가 없어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던 아이들이다. 골프팀이 창단된 것은 1999년 8월. 원생들 가운데 체격이 좋고 스스로 원하면 골프팀에 가입시키고 있다. 그동안 원생 3명이 세미프로 자격증을 땄다.2명은 현재 선수활동을 모색하고 있다.1명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모 골프연습장에서 티칭프로로 활동하며 프로골퍼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 골프팀에는 초등학생 5명, 중학생 3명, 고등학생 2명 등 10명이 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티칭프로 안철수(44)씨가 7년 전부터 감독을 맡고 있다. 일부 원생들은 중도에 그만두기도 한다.“오직 골프에만 열중할 거예요.” 인혁이와 주원이의 다짐이다. 이들의 소원은 골프장에 나가 공을 한번 치는 것이다. 안 감독은 “골프장에서 공을 치는 것은 고사하고 경기에도 거의 나가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돈이 많이 들어서다. 초등학교는 골프대회가 해마다 4∼5차례 열리지만 5명이 출전하려면 100만원 이상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중·고교 원생들도 대회를 거르기 일쑤고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는 한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해외 전지훈련은 2년 전 한 후원자의 도움으로 태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원생 골프팀 가운데 남녀 고교생 1명씩 2명만 다녀왔다. 일부 프로골퍼들이 소문을 듣고 후원도 한다. 가끔 보육원을 찾아와 지도를 한다. 지역 유지들도 돕고 있지만 예년 같지는 않다. 안 감독은 “폐타이어를 흙속에 묻고 쇠파이프로 쳐대던 초기 때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인혁이와 주원이는 학교 공부가 끝나면 보육원으로 돌아와 하루 1∼2시간씩 골프 연습을 한다. 두 어린이는 연습을 하면서도 추위에 발을 동동 굴렀다. 골프공을 몇 번 치고 연습장 옆에 있는 연못을 몇 바퀴 돌기도 했다. 인혁이와 주원이는 엄마·아빠 얘기를 꺼내자 눈물을 글썽였다. 인혁이는 엄마·아빠와 놀이공원에 놀러갔던 일을, 주원이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갔던 추억을 가장 즐거웠던 일로 기억하고 있다. 두 어린이는 “여동생이 학교에 들어가면 골프팀에서 함께 배우고 싶다.”고 합창했다. 글 사진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미셸 위 “나도 황제코스 간다”

    “대학 합격한 김에 우승컵까지 안아볼까.” 어릴 적부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미국 스탠퍼드대에 입학하고 싶다던 ‘천재소녀’ 미셸 위(17·나이키골프)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우즈는 스탠퍼드대 2년을 다닌 뒤 프로세계로 뛰어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20일 AP통신과 스탠퍼드대 발표를 인용, 미셸 위가 스탠퍼드대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골프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날려버린 것. 미셸 위는 내년 가을학기에 등록할 예정이다.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는 미셸 위에게는 최대 경사다.AP통신도 “생애 첫 승리를 거뒀다.”고 묘사했다. 미셸 위는 올해 ‘성(性)대결’에서 잇따라 패배한 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우승하지 못해 언론들로부터 ‘거품론’의 주인공으로 거론됐다. 또 “2000만달러라는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잇단 남자대회 졸전으로 돈만 좇는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재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훈련 중인 미셸 위는 지난 15일 이메일로 스탠퍼드대로부터 입학 허가를 통보받았다.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의 푸나호우 고교에서 기말 시험을 치른 미셸 위는 “합격 스트레스 탓에 위장병이 생겼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합격을 확인한 뒤 너무 기뻐 비명을 질렀으며, 메일을 소리내어 읽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우즈처럼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반드시 학업을 마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아직 전공은 결정하지 못했으며 경제, 마케팅 등 비즈니스 분야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살 때 LPGA 투어에 뛰어든 미셸 위는 지난해 프로 전향 뒤에도 학업과 골프를 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미셸 위의 큰아버지 위봉(54)씨, 큰어머니 이성헌(52)씨가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우즈 따라하기’를 하며 ‘황제코스’를 밟아가는 미셸 위는 명문 대학 입학을 계기로 내년에는 반드시 우승컵을 안겠다는 각오다. 내년 1월11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에 출전할 미셸 위가 그린 위에서 부진을 씻고 천재의 위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이경형칼럼] 짝짓기 잘해 정권 잡는다?

    [이경형칼럼] 짝짓기 잘해 정권 잡는다?

    내년 대통령선거가 363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해는 현행 권력 구조인 ‘87헌법’체제 출범 20년을 맞는 해로, 그동안 시행한 4차례의 대선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대통령 선거 문화를 형성해야 할 시기다. 1987년의 대선은 ‘1노3김’경쟁이었다. 노태우(TK), 김영삼(PK), 김대중(호남), 김종필(충청)의 4자 경쟁은 철저한 인적·지역적 분할 구도였다. 노태우 후보는 3김을 분할하는 전략으로 당선되었다.1992년은 김영삼(YS)의 김대중(DJ)호남 포위 전략이 주효했다. 이른바 3당 합당이라는 야합 짝짓기의 성공이었다. 1997년은 DJ+JP(김종필)연합 소위 호남·충청의 DJP 짝짓기의 결과로 ‘국민의 정부’가 탄생한 것이다. 반독재 투쟁·진보 노선의 DJ와 개발 독재의 주체·보수 노선의 JP가 권력분점이라는 밀실 협상으로 짝짓기를 하여 정권을 잡았다. 지금의 노무현 정부도 노선·색깔이 서로 다른 노무현과 정몽준이 일단 짝짓기로 연대한 뒤, 여론조사 주사위로 단일화에 성공, 참여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대선 경쟁과 정권 쟁취 과정은 한마디로 정치 공학적 게임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대권 후보들이 내세운 국가 운영 철학이나 지도 이념 등은 선거 벽보용에 그쳤다. 지역 분할 전략 혹은 절묘한 짝짓기 등 정치 술수와 고도의 선거 계략을 구사함으로써 정권을 잡았다. 겉으로는 거창한 국가 비전과 정책 노선과 공약을 내걸고 국민들에게 표를 호소하지만, 막판에 가서는 정강이고 정책이고 관계없이 오로지 표 계산에 따른 짝짓기를 통해 대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야바위 같은 짝짓기를 무슨 ‘정책 연합’으로 포장하여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지만 실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앞으로 각 당마다 무수한 ‘잠룡’들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과거 한나라당의 ‘9룡 경선’을 방불케 하는 이벤트들이 속출할 것이다. 이들 주자들 가운데는 향후 당내 혹은 정권 내 지분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선에 나서거나 대권에 도전하는 이들도 적잖이 있을 것이다. 기존 정당의 경선자들은 지난 4년간 소속 정당이 뭘 잘못했는지를 솔직히 밝히는 자기 성찰적 고백부터 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 신장 개업하는 정당이라면 콘텐츠가 기성 정당과 왜 달라야 하고, 어떻게 다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과연 언제까지 ‘정치9단’들과 그 아류들이 벌이는 도박판 같은 선거 문화를 지속해야 하나. 이벤트성 정치 집회와 바람몰이식 세(勢)과시, 상대방에 대한 네커티브 선전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은 적어도 2010년대 한국의 국가발전 비전과 정책 노선을 제시하고 왜 그렇게 가야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정당당하고 명분 있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유권자들도 각 후보들의 국가운영 철학과 지도자로서 자질을 꼼꼼히 살펴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찍고 나서 손가락을 아무리 원망한들, 대통령 임기 5년이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 나라 정권의 수준은 국민의 선거 문화 수준과 높이를 같이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비록 승자가 권력의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게임 같은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품격있는 경쟁, 논리가 있는 경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차기 정권의 향배가 천박한 득표 전술과 명분 없는 합종연횡으로 결정된다면 21세기 한국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본사 고문 khlee@seoul.co.kr
  • [‘공무원 열풍’ 나도 해볼까] (상) 노량진 학원가 시험설명회 현장

    [‘공무원 열풍’ 나도 해볼까] (상) 노량진 학원가 시험설명회 현장

    취업난이 계속되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누구나 한번쯤 ‘나도 공무원을 해볼까.’하는 생각을 한다. 겨울방학과 함께 이런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수험생들이 늘면서 본격적인 공무원 시험준비 시즌이 개막된다. 연말 학원의 합격설명회에 몰려드는 많은 대학생, 직장인이 그 증거다. 더욱이 새해에는 각급 공무원 시험 방식이 적지 않게 바뀐다.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성은 맞는지 등 미리 점검해보는 기회를 3회에 걸쳐 마련했다. 지난 19일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학원에서 개최한 9급 공무원 합격설명회에는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는 수험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늦게 도착해 미처 자리에 앉지 못하고 강의실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설명회에는 600여명이 들어가는 대형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다른 두 강의실을 추가로 개방할 정도였다. 족히 1000명은 돼 보였다. 같은 시각 노량진의 또 다른 학원에서도 7급 공무원 시험 설명회가 있었다. 역시 200여명의 학생이 몰려와 자리를 꽉 메웠다. 대학생 백관협(23)씨는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왔더니 자리가 없어 뒤에 서서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학원 수험전략실장이 내년부터 달라지는 시험제도를 설명하고 유명 강사들이 과목별 전략법을 소개했다. 합격생들이 직접 나와 공부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참석한 수험생들은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설명을 꼼꼼히 받아적는 모습이 마치 수업 강의실을 연상시켰다. 이 두 학원뿐만 아니라 이번주 노량진 학원가에는 ‘합격 설명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공무원 시험 준비에 들어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원들은 1월부터 시작하는 각종 특강스케줄을 내놓고 학생유치에 나서고 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여자친구를 위해 설명회에 참석했다는 오명진(24)씨는 “여자친구가 합격할 때까지 ‘내조´ 해줄 생각”이라면서 “여러 학원에 가보고 강사가 가장 괜찮은 곳으로 고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전라북도 전주에서 올라온 최선영(여·22)씨는 어머니와 함께 왔다. 최씨는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 학교를 휴학하고 서울로 왔다. 빨리 시작하는 만큼 여유있게 2년정도 준비기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1년간 중국으로 어학연수도 다녀왔지만 아무래도 공무원이 안정적인데다가 유학제도를 활용해 중국에 다시 나가고 싶어서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관심도 여전히 높았다. 경상남도 창원에서 올라온 박지영씨는 “2년 넘게 다닌 직장은 스케줄이 들쭉날쭉해 출퇴근이 일정한 직업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주부터 아예 학원근처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박모(24)씨도 ‘안정성’을 이유로 3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준비에 나섰다. 박씨는 “남들한테는 부러운 직장일지 몰라도 멀리봤을 때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3주전 똑같은 합격 설명회를 열었을 때도 많아야 500명 정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1000명 넘게 몰려왔다.”면서 “정보를 얻으려고 지방에서 올라온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원에서 개최하는 합격 설명회를 맹신하지 말라는 지적도 있다. 설명회가 만능은 아니라는 것. 수험생 이모씨는 “정보가 도움이 되긴 했지만 학원과 강사 선전이 반 이상이고 하나마나한 뻔한 얘기가 많아 인터넷에서 모은 정보만도 못한 게 많아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글 사진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항암작용 뛰어난 ‘카레’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항암작용 뛰어난 ‘카레’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급식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전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는데, 이보다 어린 저학년들은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생이 오후반인 경우에는 엄마가 동생 편에 정성스럽게 만든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들려 보내주시곤 했는데, 그 중 제일 좋아하던 메뉴 중의 하나가 ‘카레’였다. 요즘에 볼 수 있는 좀 더 정통적인 인도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훨씬 전이니, 감자와 당근, 양파를 깍둑 썰기해서 넣고 볶다가 당시 유명했던 모카레가루를 물에 풀어 끓인 우리나라 식의 카레였다. 그 독특한 향기 때문에 카레를 도시락으로 싸온 날은 온 교실이 맛있는 냄새로 진동했었고, 아이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내 도시락을 보며 무척이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집에서 카레를 만들 때마다 그 때의 향수가 카레냄새에 섞여 진하게 떠오르곤 한다. ‘카레(커리)’라는 말은 본래 국물 또는 반찬이라는 뜻의 인도 말에서 유래했다. 카레는 여러 가지의 향신료를 섞어서 맛을 낸 조합향신료이고, 그 재료의 배합 방법과 맛은 우리나라의 ‘장맛’처럼 지방마다, 또 집집마다 다르다고 한다. 흔히 ‘카레’하면 노란색을 떠올리는데 이는 주성분인 강황(터메릭)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울금이라고도 불리는 강황은 인도가 원산지인 생강과 식물이다. 원료중 빛깔을 주로 내는 것에 울금(鬱金)·사프란·진피(陳皮) 등이 있고, 매운 맛을 내는 것에 후추·고추·생강·겨자가 있으며, 향미를 내는 것에 마근(馬芹)·회향·정향·육계·계피·너트메그·코리앤더(coriander:미나리과의 고수) 등이 있다. 카레의 효능은 요즘 더욱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강황 속에 함유된 커큐민이 항암작용이 뛰어나고, 치매를 예방하며,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커큐민은 발열작용을 일으켜 에너지소비를 촉진하므로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소금을 넣지 않아도 향신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카레는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류, 채소류, 해물류 등의 부재료에 따라 더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며, 기호에 따라 순한 맛부터 매운 맛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근처에 위치한 ‘탈리’는 한결 같은 맛과 서비스, 가격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는 인도음식점이다. 잦은 동남아 출장으로 인도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사장이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율동공원 근처에 인도음식점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최근에 서현역으로 위치를 옮겼다.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인도출신인데,2개의 전통적인 탄두리(우리나라의 화덕과 비슷한 것)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와 난(인도식 빵, 카레에 곁들인다)을 굽는다. 감자에 카레 양념을 해서 만두처럼 튀겨낸 ‘사모사’나 케밥은 전채요리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커리는 11가지가 있는데, 인도에서 직접 공수한 향신료들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부재료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진한 카레 향의 ‘치킨 마살라’나 수제치즈와 시금치가 들어간 ‘팔락 파니르’, 양고기가 들어간 ‘머튼 마살라’등이 카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이다. 이 곳은 북인도음식을 표방하는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카레에 곁들이는 빵은 우유와 계란으로 반죽한 ‘난’, 여기에 마늘을 더한 ‘갈릭난’, 버터가 들어간 ‘파로타’와 통밀로 반죽한 ‘로티’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식사 후엔 인도전통 음료인 라씨나 차이(밀크티)를 마셔보자. 다양한 요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정식이 인기인데 평일 점심 정식은 1만 1000원, 주말 및 저녁 정식은 1만 6000원이다. 전화 031-707-3192.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 [딸자랑] 변호사 김봉일(金鳳逸)씨 외딸 명희(明姬)양

    [딸자랑] 변호사 김봉일(金鳳逸)씨 외딸 명희(明姬)양

    변호사 김봉일(金鳳逸·60)씨의 3남매중 막내이자 고명딸인 명희(明姬)양은 숙명여대(淑明女大)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25세의 「영·레이디」. 옷맵시며 사람을 대하는 「매너」가 여간 세련된 것이 아니다. 아빠는 이 따님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언제고 옆에 두고 보살펴주고 보살핌을 받고 싶지만 그럴 수만도 없는 것이 불만이란다. 『제가 판·검사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명희는 8,9차례나 학교를 옮겨 다녀야 했어요. 사내 아이들은 한곳에 두고 다녔지만 명희만은 어느 부임지고 데리고 다녔읍니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고 별 탈없이 공부도 잘해 주었고 말썽도 부리지 않아 엄마가 없어도 힘드는 줄 모르고 키운 아이입니다』 명희양이 어머니를 여읜 것은 국민학교에 입학하기도 훨씬 전. 따라서 명희양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에서만 자란 아버지만의 딸이란다. 그러나 명희양에게서 느껴지는 인상은 전혀 엄마 없이 자란 딸이라고는 상상할 수조차 없게 밝기만 하다. 『요즈음에는 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입니다. 과음을 한 다음날 아침이면 얼큰한 해장국을 끓여내고 아버지 상에는 일절 누구도 손을 못대게 하고는 모든 반찬을 구미에 맞도록 직접 만들어 상에 올린답니다』 아버지 김봉일씨가 즐기는 따님의 솜씨는 만두국. 아버지는 어느 집에서고 따님이 만든 만두국보다 더 맛있는 것은 맛보지 못했다고 자랑이다. 또한 아빠의 옷차림새를 보살피는 것도 물론 명희양. 「넥타이」며 양말등 자질구레한 일용품으로부터 「수트」의 색깔선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명희양의 취미 그대로라는 것. 『명희는 또 아이가 사람을 다룰줄 알아요. 주부가 없는 집이니까 식모를 두어야만 했는데 어떻게 조정을 잘 하는지 일단 집에 들어온 식모는 계속 적어도 4,5년 동안은 아무런 불평없이 잘 살아주더군요』 식모를 다루는 일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도 새로 시집온 큰 올케와도 사이좋게 지낸다고 아버지는 흐뭇해 한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취직을 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별로 달갑지 않아 그만두도록 했읍니다. 엄마없이 키운 아이라 혹 주부수업에 부족된 점이라도 있을까 해서 여러가지를 배우도록 하고 있읍니다』 이런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따님은 지난해 가을 운전기술을 배워 이미 운전면허를 얻어 두었고 지금은 4개월째 양재를 배우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던 67년에는 3개월 「코스」로 된 요리학원의 전문부를 「마스터」한 바 있고. 명희양이 꽃꽂이를 시작한 지는 이미 3년여. 임화공(任華公)씨의 애제자로 4월16·17일 이틀동안 조선「호텔」「볼·룸」에서 열렸던 임화공씨의 꽃꽂이 동우회전(同友會展)에 출품한 것. 어쨌든 1급 신부감이 갖춰야 할 조건은 모두 갖춘 셈이 되는 아가씨다. 『귀중한 보석을 갈듯 열심히 꾸준히 딸아이가 가진 재질을 찾아내어 개발하도록 애썼읍니다. 그러나 아이가 내가 바라는대로 잘 따라 주고 또 성격도 명랑하고 쾌활해서 지금은 한결 마음이 놓이는군요』 아빠는 감개어린 눈으로 따님을 지그시 바라본다. [선데이서울 70년 4월 26일호 제3권 17호 통권 제 82호]
  • 그만 둔 학원수강료 남은날짜 돌려받는다

    그만 둔 학원수강료 남은날짜 돌려받는다

    학원이나 교습소 등에 다니다가 도중에 그만두면 남은 기간 만큼 수강료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8일 수강료 환불 기준을 현행 월 단위에서 ‘수강 잔여 기간’으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3월2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예고안을 보면 수강생이 원해서 학원을 그만둘 경우 남은 시간에 따라 수강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단 교습 시간의 3분의2가 지나면 환불받을 수 없다. 지금은 학원측의 사정으로 교습이 중단될 경우에 한해 남은 기간을 날짜로 계산해 수강료를 환불해주지만, 수강생이 수강을 포기할 경우에는 해당 달의 수강료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 교육부 여종구 평생학습정책과장은 “지금은 한두 차례만 수강하고 개인 사정으로 학원을 그만두더라도 수강료를 돌려받지 못해 민원이 많은 실정”이라면서 “일 단위로 환불받게 되면 학원 수강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4) 교통사고 악몽 3가족 아이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4) 교통사고 악몽 3가족 아이들

    교통사고로 가족이 죽거나 다친 아픈 기억을 떠안은 채 평생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사고의 여파는 아이들의 기억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생활고로 이어진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엄마, 아빠 등의 사고로 삶이 더욱 위축되기 때문이다. 아픈 기억을 딛고 자신의 꿈을 착실하게 키워가고 있는 교통사고 유가족들의 자녀들을 만나 봤다. ●슬픈 기억을 딛고 희망을 키우는 아이들 “멋진 요리사가 돼서 몸이 불편한 엄마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자신의 꿈을 요리사라고 당차게 말하는 서예지(11·서울 구로구 오류동)양은 아직도 4년 전의 무섭고 슬픈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2002년 엄마(오금자·36)와 시장을 가던 길에 당한 교통사고는 예지의 꿈을 피아니스트에서 요리사로 바꾸어 놓았다. 요리사가 돼 몸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지만 엄마에게 효도하는 게 우선이에요.” 당시 7살이던 예지는 동생 형우(8)와 엄마의 사고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했다. 운전중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운전자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엄마를 덮쳤다. 다행히 뒤따라 오던 형우와 예지는 화를 면했다. “당시에는 엄마가 돌아가실까봐 무서웠어요.” 겁을 잔뜩 먹었던 형우는 지금도 사고 이야기를 물으면 애꿎은 종이컵만 쥐어 뜯을 뿐 말이 없다. 교통사고 이후 예지의 가족은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엄마 오씨는 어릴 적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경제력을 잃었고, 아버지는 1년 반 전에 집을 나갔다. 현재 수입은 월 30만원인 정부 보조금이 전부다. 형우의 꿈은 화가. 학교에서도 그림에 소질이 있으니 미술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미술학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번 미술을 배우고 있다. ●고생하신 할머니께 꼭 보답할래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고, 할머니를 즐겁게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서현(8·서울 마포구 성산동)양의 꿈은 가수다. 자신을 키워 주신 할머니를 위해서다. 서현이의 할머니 장성규(55)씨는 지난해 1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치였다. 그 후로 할머니는 오른쪽 팔, 다리에 장애가 와 거동이 불편하다. 할머니는 교통사고 때문에 10년 동안 일했던 S건설 빌딩 청소부직을 그만둬야 했다.70만∼80만원 가량 되는 생활비가 끊기자 할머니는 노동부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며 새 직장을 알아 보고 있다. 하지만 나이 많고 몸까지 힘든 할머니를 받아 주는 데는 거의 없다. 이런 할머니를 아는지 서현이는 누구보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 1월 학습지를 받아 본 서현이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학습지부터 챙기느라 바쁘다. “돈을 벌면 먼저 할머니 옷도 사드리고, 필요한 것 해드리고 싶어요.” ●경찰관이 돼 교통사고없는 세상 만들래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를 없애 버릴 거예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사는 박미정(8·초등학교 2년)양은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가 세상에서 제일 밉다. 미정이 아버지 박성배(51)씨는 1993년 회사 야유회를 가다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 때문에 지체 3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박씨는 140만원의 고정수입이 있는 핸드백 가죽제조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사고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노점상을 하며 70만∼80만원의 수입을 간신히 올리고 있다. 한국교통장애인협회에서 보내 주는 쌀과 반찬, 약간의 지원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박씨는 지난해에는 후유증으로 목수술을 받기도 했다. 미정이는 작년에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는 아빠를 보며 많이 울었다. “나중에 크면 꼭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도둑 등 각종 사고의 범인을 잡고 싶지만, 무엇보다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를 막고 싶어요.” 달리기만큼은 전교 1등인 미정이는 “경찰관은 달리기도 잘 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먼 데서 온 치과 손님

    먼 데서 온 치과 손님

    처음 개그맨이 되었을 당시엔 형편이 그리 좋지 못해, 방송국 가는 날이 아니면 틈틈이 치과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경기도의 모 치과에서 진료를 하던 어느 날, 퇴근하려고 옷을 갈아입었는데 외국인 한 사람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들어왔다. 자신을 파키스탄에서 온 근로자라고 소개한 그는 일하다 실수로 넘어져 앞니가 깨졌다며 당장 안 아프게만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칼퇴근은 아르바이트의 철칙이지 않은가? 나는 당장 퇴근하고 싶어 하는 직원과 어떻게든 치료를 해줬으면 하는 외국인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직원에게 살짝 윙크하고 진료준비를 해달라고 했다. 너무 아프다고 하여 우선 신경치료를 해주고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앞니가 깨진 환자들은 대부분 넘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구타나 폭행으로 깨진 경우가 많다. 이 환자도 고용주인 한국 사람한테 맞은 듯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하소연할 데도 없이 어떻게든 안 아프게만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건강보험증도 없었지만 치료비는 보험 진료했을 때와 같은 비용만 받았다. 마지막 진료 때에는 이를 씌워야 하기 때문에 진료비가 비싼데, 돈이 없다고 해서 치아색으로 티 안 나게 때워주었다. 나중에 돈 벌면 예쁘게 씌우라고 하고 치료비 대신 특별한 제안을 했다. ‘좋은 한국 사람이 훨씬 많다’고 열 번 생각하는 것이었다. 이상한 치료비였지만 그는 내 제의에 흔쾌히 응하며 기쁜 얼굴로 돌아갔다. 며칠 뒤 치과를 그만두는 날, 그가 불쑥 찾아왔다. 자신은 김치공장에서 일하는데, 나한테 선물하기 위해 잘 익은 김치를 가져왔다고 했다. 난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까만 피부의 외국인에게 김치 선물을 받는다는 것이 내 생애의 큰 이벤트 같이 느껴졌다. 어디선가 우리를 대신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지금이라도 연락되면 앞니를 더 예쁘게 씌워주련만.
  • GS칼텍스 ‘3세경영’ 시동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세홍(37)씨가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 경영에 합류했다. 허세홍씨는 13일 이 회사의 싱가포르 현지법인 부법인장(상무)을 맡았다. 후계 체제 구축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인다.GS칼텍스는 이날 ‘현장 기능직 출신 첫 임원’을 배출하는 등 임원인사를 단행했다.신임 허 상무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땄다. 일본 전기회사와 미국 IBM 등을 거쳐 2003년부터 GS칼텍스 합작사업 파트너인 미국 셰브론사에서 일해왔다. GS칼텍스측은 “허 상무가 셰브론의 미주법인과 싱가포르법인에서 원유 트레이딩을 맡는 등 글로벌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허 상무는 GS칼텍스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주식을 약간(0.85%,79만 3654주) 갖고 있다. 허 회장의 차남 자홍씨는 국내에서 별도의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관련인사 29면
  • [14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정부의 해외부동산 취득 완화조치 이후, 동포들의 주택 구입은 나라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매매시 취득세와 양도세가 없고 대출이 가능한 뉴질랜드의 경우 주택 구입이 늘고 있다. 국민들의 주택을 정부가 공급하는 싱가포르에서는 내국인 위주의 정책과 비싼 가격으로 주택 구입이 쉽지 않다고 한다.   ●연인(SBS 오후 9시55분) 윤은 세연이 미주와 연애하기로 했다며 짐을 내놓자 비아냥거린다. 세연은 비웃는 윤을 향해 처음부터 네게 내줄 안방은 없었다고 하자 뺨을 때린다. 회장실에 있던 양금은 강재를 불러 양심도 없냐며 회사를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임원회의를 소집한 세연은 백 이사가 강재를 대동하고 나타나자 기분이 나빠진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학교며 학원에까지 보내주는데 왜 알아서 공부를 못하냐는 태도는 이제 그만. 초등학교 입학부터 부모가 차근차근 자녀의 학습지도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부모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평생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의 저자 김강일씨에게 초등 교과별 학습지도 요령도 배운다.   ●90일, 사랑할 시간(MBC 오후 9시55분) 태훈의 외투를 정리하던 미연은 지갑에서 빠져나온 지석의 명함을 발견하고는 놀라 침실 쪽을 돌아본다. 지석이 투자 상담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정란은 태훈의 회사를 찾고, 태훈은 정란을 보고 깜짝 놀란다. 정란은 태훈과의 접촉사고가 생각나 태훈의 얼굴을 보고,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청춘드라마 일단 뛰어(KBS2 오후 8시55분) 지구대의 하루를 취재하기 위한 취재팀이 한얼지구대를 찾아온다. 팀장과 대원들은 이들을 귀찮아 하면서도 한편으론 설렌다. 나이트 클럽에서 여자친구를 꼬드겼다는 이유로 싸움을 일으킨 현석은 만수와 광태에 의해 지구대에 끌려온다. 그러나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찾아달 라고 떼를 쓴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명혜는 우주가 윤후의 아이라면 자신을 며느리로 받아주겠냐는 수정의 말에 당황해 한다. 밤새 앓고 난 윤정은 우경과 함께 병원에 가서 뜻밖에 임신이라는 말을 듣는다. 한편, 명혜는 윤후에게 수정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러 사무실로 찾아가고,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듣게 된 국화는 큰 충격을 받는데….
  • 튀는 송년회 다모여!

    튀는 송년회 다모여!

    ‘파티’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나십니까. 혹 물 건너온 낯선 문화라고 거북스럽게 느껴지시나요. 사실 뭐 파티가 별 겁니까.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과 음악과 대화를 나누면 그게 파티지 뭐겠습니까. TV광고에서 지진희·엄정화가 그런 것처럼 김치 하나만 잘 차려도 파티가 되는 게 요즘 추세랍니다. 유난히 부산해지는 연말, 엄마들끼리 아이들을 위한 조용한 ‘홈파티’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파티라는 말에 괜히 주눅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회사 송년회도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술마시고 1차,2차 차수를 쌓아가는 송년회는 이제 구식입니다. 너무 멀쩡하게 보내면 무슨 재미냐고요? 오히려 매년 똑같은 연말 행사가 더 지겹지 않나요? 이제 낯선 것에서 오는 즐거움을 찾아보는 게 어떠신지요. 자, 이색 연말파티 현장으로 잠시 안내합니다. 아울러 연말 모임을 앞두고 옷차림과 메이크업 등을 걱정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살짝 그 고민을 덜어드립니다. 그리고 아직 모임을 정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실속 패키지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글 박상숙 사진 류재림기자 alex@seoul.co.kr ■ 컨설팅업체 ‘마콜’ 팡팡 송년회 2006년의 끝자락에 선 지난 9일 토요일 밤 9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는 흔치 않은 송년파티가 벌어졌다. 은색과 금색의 풍선이 천장에 가득 매달려있고 창문과 벽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파티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테이블 위엔 하늘거리는 촛불, 주인을 기다리는 커다란 와인잔과 금색 리본이 달린 빨간색 봉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에 5인조 멕시칸 밴드가 자리해 있었다. 한겨울에 라틴 음악이라? 오늘의 모임이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에 스트랩 샌들을 신고 멋스럽게 치장한 여성들이 아직 싸한 기운이 남아 있는 공간을 속속 채우기 시작한다. 남성들은 대부분 막 오케스트라 연주를 끝낸 지휘자의 모습이다. 나비 넥타이에 검정색 연미복을 맞춰 입었다. 이날은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업체 ‘마콜’의 송년회가 있던 밤. 독창성을 앞세우는 회사답게 창립 기념일이나 송년회 때마다 특정 테마를 정해 이색 파티를 열어왔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드레스 코드는 이브닝 원피스와 턱시도.3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차례로 도착해 두꺼운 외투를 벗을 때마다 “오∼, 와∼”하는 남성들의 탄성과 “멋지네요.”라는 여직원들의 소프라노 감탄사가 여기저기에서 절로 흘러나온다. “작년에 그냥 양복을 입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는 이보형 이사는 “5만원 주고 (연미복을)빌려 입고 왔다.”고 슬쩍 귀띔했다. 아울러 “솔직히 직원들하고 수영장 가는 느낌이랄까. 그런 불편함도 있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걸 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라고 하면서 내친 김에 반짝이 의상을 빌리려다가 가까스로 참았다며 웃는다. 전날 밤샘 워크숍을 한 뒤 주말 도심 교통난을 뚫고 당도한 직원들은 멕시코 밴드의 신나는 연주, 맛있는 음식, 와인 잔이 부딪치는 청아한 소리에 피곤함을 달랜다. 살사 리듬에 실린 캐럴은 허기를 채우는 동안에도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았다.‘고요한 밤’‘루돌프 사슴코’‘I Wish You A Merry Christmas’ 등에 이어 ‘람바다’가 흘러나왔다. 끼 넘치는 젊은 직원들 몇몇은 급기야 몸을 일으켜 밴드 앞에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쳤다.‘필’받은 밴드는 ‘군밤타령’ ‘쾌지나칭칭나네’ 등 익숙한 우리 민요까지 풀어내 분위기를 달궜다. 잠시 후, 사회를 맡은 3년차 사원 김수연씨와 신입사원 이주연·박승민씨가 좌중 앞에 섰다. 마이크와 대본까지 받아들고 선 폼이 방송국 MC 뺨칠 만하다.“마콜의 아름다운 밤을 위해 늦은 시간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2006년 마콜의 송년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해마다 ‘빡센’ 워크숍을 치르고 난 뒤를 이어 송년회까지 해치워 버리는 이 회사는 특별한 밤을 위해 TF팀까지 꾸릴 정도. 고참 사원 1명과 신입사원 3명 등 4명이 2주간 머리를 맞댔다. 드디어 문제의 빨간색 봉투가 베일을 벗는다. 일명 ‘산타찾기’. 봉투 안에는 ‘당신의 산타는 ○○○입니다.’라고 쓰여져 있다.“자 이제 그분을 향해 예쁜 윙크를 마구 날려주세요.” 잠시후 ‘눈이 제대로 맞은’ 직원 두 명이 무대 앞으로 나와 선물 교환 의식이 진행됐다. “어떤 선물을 준비해 오셨나요?” “덩치가 커서 직접 가져오지 못하고 (선물)사진을 찍어 왔습니다.” “(선물 봉투를 건네받은 직원)아∼, 집문서였으면 좋겠다.” 웃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베스트드레서 선정. 한껏 치장하고 나왔는데 아무 일이 없다면 정말 섭섭할 일이다. 테이블 옆을 한바퀴 돌고 마무리 포즈까지 취하는 게 오늘의 미션이다. “우리가 언제 이런 옷을 입고 모델처럼 걸어 보겠습니까. 푸짐한 상품이 걸려 있으니 멋지게 포즈를 취해 주세요.” 사회자의 말에 삐죽삐죽 쑥스럽게 일어나는 직원들. 부드러운 음악에 맞춰 제법 흉내를 내보려 하지만 낯 간지러움에 웃음이 쿡쿡 터진다. 지위의 높고 낮음이 없이 전 사원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마콜’의 송년 파티. 낯선 문화가 주는 남다른 재미와 의미를 이제 직원들은 손꼽아 기다리게 됐다.“드레스 코드가 은근히 스트레스”라며 엄살을 떨지만 코 비뚤어지도록 퍼마셔야 되는 스트레스보다는 훨씬 낫다며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아쉬운 송년의 밤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 두 딸 둔 주부… 남편은 아들타령

    Q5살,2살의 두 딸을 둔 주부인데 아들을 하나 더 낳자고 성화인 남편 때문에 고민입니다. 대를 잇고 효도를 하기 위해서는 꼭 아들을 낳아야 한다면서 낳기만 하면 자기가 많이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손도 까딱하지 않는 남편인데 그 말을 믿을 수도 없고 아이들 때문에 직장도 그만두고 집에 있자니 미칠 지경입니다. 월세방에 사는 집안 형편에 뭘로 애들을 키우겠다는 건지, 결혼이 늦어 제 나이 곧 마흔인데 도대체 대책이 안 섭니다. -이상례·가명·38 A출산이야말로 부부가 합의해서 결정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대책없이 아들 타령만 하는 남편 때문에 얼마나 힘드신지요. 대를 잇는다는 것이 두 분에게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 다시 아들을 하나 더 낳는 방법말고는 전혀 없는 것인지, 남편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5살,2살의 두 어린 딸을 키우며 집안 살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남편이 전혀 모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낳아만 놓으면 형제들과 어울려 제가 알아서 다 큰다는 생각은 농경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며 요즈음엔 아이 하나 키우는 것이 다 돈입니다. 돈뿐만 아니라 부모가 끊임없이 배우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자녀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입니다. 게다가 아이들 때문에 사회생활도 못하고 나만 퇴보하는 듯한 생각에 우울과 불만이 쌓여 나간다면 아이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셋째를 낳으면 어떻게 키울 것인지 철저한 계획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셔야 합니다. 아들만 낳으면 본인이 모든 것을 다 해줄 것같이 얘기하지만 손도 까딱하지 않고 아이들 키우는 일은 여자가 할 일이라고 아내에게만 미루는 남편의 습관이 하루 이틀에 바뀌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아들을 낳으면 해 줄 일을 지금부터 분담하는 성의를 보여 줄 것을 요구하고 며칠 정도, 아내의 도움 전혀 없이 혼자서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는 체험을 해 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취업 주부와 전업 주부가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전업 주부의 하루 일과가 어떠한지를 남편이 이해하는 데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조건 남편을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마시고 왜 우리 남편이 안 도와주고 못 도와주는 것인지 그 이유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남편의 고충이나 공로도 인정하면서 기분 좋게 요청하고 남편이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아내의 지혜입니다. 또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셋째를 낳는 것이 산모나 아이에게 무리가 없을 것인지 전문의와 상담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의학이 발달되었다고는 하지만 노산에 따른 위험은 간과할 일이 아니니까요. 설사 아이를 낳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해도 셋째가 아들이라는 보장이 없는데 딸이라면 또 어떻게 할 것인지도 분명히 하셔야 합니다. 왜 남편이 그토록 아들을 원하는지 깊은 대화를 나눠보시고 아들 이상의 즐거움과 기쁨을 딸들이 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의 합의하에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날 권리가 아이에게는 있습니다. 아이를 하나 더 낳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두 분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 [20&30] 직장인들의 회식에 대한 단상

    [20&30] 직장인들의 회식에 대한 단상

    지난해 3월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 규모의 리서치 회사에 입사한 차모(25·여)씨는 첫 회식 자리에서 처음으로 잔돌리기와 폭탄주를 알게 됐다. 사장이 먼저 마시고 잔을 돌리면 술을 안 마실 수 없는 애매한 입장이 됐고, 조금 있다 등장한 ‘타이타닉’ 폭탄주 게임에는 매번 걸려 눈물을 머금고 ‘폭탄’을 들이켜야 했다. 특히 모든 회식이 간부들이 좋아하는 메뉴와 술로 정해지고, 강제적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차씨에겐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다. 계속되는 회식에 차씨는 6개월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회식이 거의 없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했다. ■ “회사 관두겠소” 술술 푸다 폭탄선언 “스트레스를 풀자고 하는 회식인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회식을 하고 나면 야근한 것 이상으로 피곤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몇몇이 즐기는 회식이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 7월 청운의 꿈을 품고 대기업에 입사한 정모(24·여)씨도 첫 회식부터 회사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입사 전 친구들로부터 술자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들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강권하는 술잔에다 2차 노래방 도우미까지 불러대는 뻔뻔한 상사들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술을 잘 마시진 못해도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맞추는 법을 배운 정씨였지만 회사 회식은 차원이 달랐다.“파도 타기를 하며 몇 순배 술이 돌아 구토를 하고 나면 ‘내가 이렇게까지 이 회사에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어렵게 들어온 회사라 그만둘 수도 없고, 결국 다음 회식에도 같은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또 힘들어하죠.” ●조폭식 회식에 광란의 가라오케까지 199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경리직으로 입사한 이모(25·여)씨는 120여명이 모인 회사 전체 회식에서 ‘조폭 문화’를 발견하곤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고깃집 하나를 통째로 빌려 천장이 떠나가라 시끌벅적하던 사원들은 사장이 술잔을 들고 일어서자 갑자기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사장이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위하여!’를 외치자 사원들은 모두 충성을 맹세하듯 경쟁적으로 크게 복창한 뒤 미친 듯이 마셔댔다. 이씨는 “왜 그런 식으로 조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해 11월 한 홈쇼핑 회사에 입사한 김모(28)씨는 남다르게 논다는 PD들의 회식에 혀를 내둘렀다.1차에서 고기와 소주로 시작한 회식은 2차 가라오케에 가서 절정에 이르렀다. 폭탄주가 돌기 시작하더니 댄스곡을 크게 틀어놓고 테이블에 올라가 춤을 추거나 크리넥스 통을 들고 한 장씩 티슈를 뽑아가며 분위기를 띄웠다. 어안이 벙벙해진 김씨가 평소 좋아하던 발라드곡을 예약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결국 김씨도 곧 그 분위기에 동화되고 말았다.“처음엔 왜 저렇게 미친 듯이 노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죠. 하지만 1년 남짓 되니 어느새 벨트 풀고 휴지 뽑으며 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라게 됐죠.” ●패밀리 레스토랑에 야유회, 웰빙 회식도 있다 2004년 4월 한 영자신문사에 입사한 김모(26·여)씨. 신문사 회식에서 술을 엄청 마신다는 소문에 기가 죽어 있었지만 이 회사는 따로 정해진 정기 회식은 없었다. 입사한 지 넉달만에 사장 주최로 열린 회식은 점심 시간에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고급 해산물 요리 등을 함께 먹는 자리였다. 의아했지만 김씨는 이런 회식에 대찬성하는 입장이다. 김씨는 “이른바 말하는 단합대회 형태의 회식이 주는 장점보다 술 때문에 서로 실수하면서 서먹해지는 일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면서 “술을 마시며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는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지만 사회생활에서 개인적인 속마음까지 털어놓으며 할 일은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 공기업에 입사한 김모(26)씨도 변형된 웰빙 회식에 대찬성이다. 김씨는 입사 이틀 뒤 횟집에서 가진 첫 회식에서 술은 반주 정도로만 걸치며 선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는 술자리보단 주로 맛집이나 공연을 찾아다니며 단합하는 분위기였고, 때로는 회사를 벗어나 교외에서 체육대회 등을 하며 이야기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공연 등을 찾아다니면서 교양도 쌓고 개인 시간도 보장되니까 굳이 술자리 회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의 벽 허물기 위해 ‘필요악’” 하지만 술자리 회식에 대해 찬성론을 펼치는 ‘2030’도 적지 않다.2004년 8월 한 의류업체에 취직한 조모(26)씨는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털어놓는 이야기가 마음 편하다. 첫 회식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양주와 맥주 폭탄주를 거푸 마신 뒤 구토까지 한 조씨를 선배들은 한마디 싫은 소리 없이 뒤치다꺼리를 해줬고 집에까지 바래다줘 친근함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엔 점점 달라지는 술자리 문화 때문에 제대로 회식다운 회식을 못했다. “두 차례 후배를 받아보면서 제대로 추억을 만들 일이 없어 외려 서먹한 것 같아요. 술자리 회식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실수 안해 좋소” 술술 빼고 웰빙선언 서울메트로(옛 지하철공사)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모(40)씨는 회식자리에서 갓 입사한 후배들을 보면 괘씸한 생각이 먼저 든다. 평소엔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입사 초년병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유독 회식자리에서만큼은 인상을 찌푸리는 후배들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처럼 회식자리가 잦은 것도 아니고 한 달에 2∼3차례 정도인데 이 시간마저도 힘들어하는 후배들과 무슨 일을 함께 할 수 있겠느냐.”면서 “회식은 직장 동료들끼리 스킨십 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들이 업무처럼 회식도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직장 내 회식에 대해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배들 못지않게 선배들도 회식에 대해 남모를 부담이 있다는 방증이다. 한 리서치 전문기관에서 직장인 1817명을 대상으로 ‘회사 회식 자리에서 남들보다 잘 놀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40.2%가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19.4%,30대 20.5%,40대 20.1%,50대 이상 32.5%로 나타났다. 공무원인 이모(41)씨는 “사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회식할 때면 후배들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된다.”면서 “회식을 주도하는 선배가 후배들에게 찍히는 풍토가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공무원 사회가 일반 회사보다 위계질서가 엄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은 회식자리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설사 그렇더라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회식을 젊은 분위기로 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회식은 예전처럼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연극이나 영화 관람 후 맥주 한 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선배들이 후배들과의 회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선배들은 회식자리에서 버릇없는 후배들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출판 관련 전문직에 종사하는 배모(44)씨는 “연말을 맞아 후배들과 회식자리를 자주 갖게 된다.”면서 “회식 때마다 버릇없는 후배가 꼭 한 명씩 등장해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격이 자유분방하면서도 동시에 선후배 사이의 예의를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그는 “선후배가 모여 흉금없이 고민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그런 와중에도 선배에 대한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면서 “술 먹다가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 후배를 보면 회식을 바로 끝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어 교사인 박민혁(39)씨는 “회식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데 후배들이 이점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교사들이 특히 개인주의적인 면이 많다.”면서 “요즘 교사에 임용되는 후배들이 더욱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생들에게 단체생활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가 스스로 조직이나 단체 모임을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모순”이라면서 “후배 교사들이 회식에서도 스스로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박병엽 부회장은

    팬택이 11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정식 요청하면서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일궈온 ‘성공신화’가 중대 기로에 섰다. 박 부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작은 기업에서부터 커오면서 갖게 된 근성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팬택계열을 만들었다.”면서 “경영진은 이번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일터에서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업무에 임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는 내용의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올렸다. 박 부회장은 호서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그는 만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형, 동생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포장마차를 즐겨찾고 나이많은 임원에게는 ‘형님’,‘선배님’ 이라는 호칭도 깍듯히 붙인다고 한다.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을 내던진 것은 29세 때인 지난 91년. 그는 맥슨전자의 영업사원직을 그만두고 전셋돈(4000만원)을 종자돈 삼아 서울 신월동의 작은 사무실에서 새로운 인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부회장이 이끈 팬택 계열은 97년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모토롤라와 1500만달러 규모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연간 3억달러 수출을 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팬택 계열이 벤처 규모에서 벗어나 중견그룹이 된 전환점은 지난 2001년 11월. 당시 매출규모 1조원에 이르는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면서 부터다.2005년 7월 SK텔레콤의 단말기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인수함으로써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LG전자를 누르고 휴대전화 3강 체제를 굳혔다. 맨주먹으로 시작, 팬택계열을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끌어올린 그에게는 ‘샐러리맨의 성공신화’,‘IT업계의 기린아’ 등의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지난 15년간 ‘성공신화’를 이끌어왔던 그는 이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섰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레슬링 김광석, ‘돌아온 탕아’ 金 메쳤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레슬링 김광석, ‘돌아온 탕아’ 金 메쳤다

    |도하(카타르) 임일영특파원|11일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20㎏급 결승전. 전통적으로 한국의 아킬레스건이던 최중량급에서 누구도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이곳을 찾은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권호씨는 “승산이 25%도 안 된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경기가 끝났을 때 심판이 치켜든 손은 이란의 샤르바이아니 게스마티아자르가 아닌 ‘돌아온 탕아’ 김광석(29·수원시청)이었다. 김광석은 철벽수비로 게스마티아자르를 2-0으로 누르고 한국 레슬링에 4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힘들었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는지 120㎏의 거한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한때 96㎏급에서 제법 고수로 알려졌던 김광석은 2003년 이후 매트에서 자취를 감췄다.“어렵게 자란 놈이 젊은 나이에 돈을 만지다 보니 좋은 데 쓸 생각은 못한 거죠. 월급만 나오면 하루 종일 술을 퍼마셨으니까요.”라고 그때를 돌이켰다. 몸과 정신이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었고, 급기야 소속팀 마산시청을 뛰쳐나왔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타고난 힘이 장사라 그나마 울산공단의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며 근근이 버텼다. 외아들이 가계를 책임져야 했지만, 자책감에 술로 보낸 날이 허다했다. 아버지가 별 수입이 없었던 데다 장성한 아들마저 방탕한 날을 보내자 어머니는 현대자동차 공장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김광석이 매트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1월 새로 팀을 창단한 수원시청 박무학 감독의 부름을 받은 덕분.20㎏ 이상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는 힘들다고 판단, 체급을 120㎏급으로 올렸다. 천식이 심해 조금만 심하게 운동을 해도 헛구역질이 나는 그였지만 재기를 위해 독한 마음을 먹고 매달렸다. 좋아하던 술은 수원시청에 입단한 이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조금씩 실력이 되살아나면서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아시아선수권 4위에 이어 올해에는 3위를 차지, 가능성을 엿보였다. 박명석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기대도 안 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라면서도 “광석이가 원래 재능은 있던 친구예요. 기술은 없지만 워낙 파테르 수비가 좋습니다.”라고 칭찬했다. “이번에도 빈 손으로 울산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니 죽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죽기살기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라는 김광석은 “이젠 결혼도 하고 어머니께 효도하겠습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첫 금인데 소주 한 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을 던지자 그는 “그래도 안 마실 겁니다. 운동을 그만두는 날까지 쭉요.”라며 체육관 밖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argus@seoul.co.kr
  • 호빵도 ‘진화중’

    호빵도 ‘진화중’

    추운 겨울날 뽀얀 김과 함께 호호 불어서 한 입 베어 무는 호빵, 맛깔스러운 소(내용물)로 입맛을 당기는 겨울철 대표적인 간식 호빵이 변하고 있다. 그동안 밀가루를 반죽하고 그 안에 단팥으로 소를 만든 형태의 호빵이 가장 대표적이었다. 이런 호빵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동그란 모양에서 벗어나 만두 모양으로 바뀌거나 네모난 형태의 호빵도 나오고 있다. 하얀색 일색이던 외피 색깔이 갈색, 노란색, 보라색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호빵의 맛에서 변화가 많다. 소가 다양하게 바뀐 까닭이다. 삼립식품은 한국적인 매운 맛을 강조한 ‘매콤불닭 호빵’, 초콜릿색 회오리 모양의 ‘초코 호빵’, 단호박을 넣은 ‘단호박 호빵’, 묵은지를 넣은 ‘김치 호빵’ 등을 신제품으로 내놓았다. 기린은 ‘고구마 호빵’,‘귀리통팥 호빵’ 등으로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여전히 찐빵이라는 이름을 고수하는 샤니는 ‘햄치즈 찐빵’,‘너비아니 찐빵’,‘매운 잡채맛 찐빵’ 등을 출시했다. 호빵이 이처럼 변신하는 이유는 물론 소비층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이승우 샤니 차장은 “그동안 중장년층이 호빵을 주로 찾았으나 요즘에는 젊은 층을 겨냥해 색상과 맛, 모양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길을 호빵으로 끌기 위한 경품 행사도 다양하다. 삼립식품은 이달 말까지 호빵 안에 숨어 있는 경품 번호를 추첨,35돈짜리 ‘황금호빵’ 1개, 내비게이션 10개 등 131개의 경품을 내걸었다. 기린은 20일까지 고객 추첨을 통해 대형 양문형 냉장고 1대, 김치냉장고 3대 등 모두 269개를 내놓는다. 샤니는 16일까지 42인치 액정화면 TV 1대 등을 선물로 내놓았다. 호빵시장 규모는 연간 460억원대. 샤니가 49.1%, 삼립식품이 28.9%, 기린이 15.6%, 서울식품이 2.4%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 샤니와 삼립식품이 같은 SPC그룹이기 때문에 사실상 독과점 시장으로 볼 수도 있다. 호빵의 최대 성수기는 11월부터 1월이다. 이 기간 3개월의 매출은 한해의 50%가 넘는다. 한편 호빵은 삼립식품이 1970년 12월 ‘호호 불어서 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낸 ‘찐빵’의 한 브랜드이다. 호빵이 대량 생산으로 거리를 휩쓸면서 찐빵을 밀어내고 보통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밀가루 값 최고 10% 인상

    CJ가 국제 원맥(原麥)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11일부터 밀가루 제품의 가격을 7∼10% 인상한다. 이에 따라 라면·제과·제빵 등의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CJ에 따르면 박력과자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박력분은 20㎏ 기준으로 종전 1만 460원에서 1만 1360원으로 8.6% 오른다. 대개 빵을 만드는 강력분은 1만 1860원에서 1만 2760원으로 7.6%, 국수와 만두 등을 만드는 중력분은 1만 930원에서 1만 2030원으로 10% 인상된다. CJ는 “올해 호주의 밀가루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3% 줄면서 생산량과 재고량 감소로 원맥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CJ는 원맥 가격이 10년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수급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수 없어 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반영, 밀가루 가격을 내렸었다. 신세계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은 공급업체의 인상분 만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제분·CJ·한국제분 등 3사의 시장점유율은 국내 밀가루 시장의 75%를 차지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日 공립교사 20% 사회인 채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공립교 교사의 20%를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사회인으로 뽑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권의 교육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정부교육재생회의가 내년 1월 내놓을 1차 보고서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전했다. 이러한 방안이 추진되는 것은 내년부터 대거 퇴직을 시작하는 ‘단카이 세대’(1차 베이비붐 세대) 교사들의 공백을 전문성 있는 인재들로 메우기 위해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면허를 따 교단에 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영어와 과학 등 과목에 전문성을 가진 사회인 교사의 채용에 비중을 둔다는 구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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