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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봄비를 기다리며 3월 소식을 전합니다-이해인

    ’사랑 옆엔 사랑만이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피정 동안 되풀이 하여 들었지요. 여러분이 함께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는 연중피정을 아주 잘 하였습니다.지도해 주신 조규만 주교님께서 신학생이던 시절엔 편지도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분이 14번에 걸쳐 해 주신 강론들은 새삼 우리를 행복하고 긍정적인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마력이 있는 듯...참 좋았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피정은 늘 좋은 것이지만 말입니다.다 구정 설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우리는 황철수 주교님을 모시고 신년하례식을 하였고새로 나온 돈으로 세배값도 받았답니다. 물론.... 거액은 아니지만 지극히 소박한 그 액수는 비밀(?)이고요. 다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상상하실 수 있나요? 예비수녀,수련수녀,서원수녀..수도원의 밥그릇 수에 따라 액수가 조금 차이가 난답니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저는 이것 저것 옷장 책상 서랍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좋아요.식물 키우기를 좋아하는 분은 난간에 화분을 갖다 두고 빨래하기 좋아하는 어떤 분은 침방에도 빨래걸이를 갖다 놓는 등....사람마다 방을 꾸미는 기호가 다른데요.저는 주로 책이나 종이 종류가 남들보다 많고 이것만 있으면 늘 든든하지요. 치우면서 보니 종류가 하도 많아 욕심에 대하여 반성도 좀 하였습니다. 종이나라의 원더우먼 클라우디아..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지 뭐에요.조그만 쪽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으로 다 치우고나도 거기서 거기...라고 수녀님들이 저를 놀리긴 하지만 그래도 저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고 있고요. 하옇든 흐뭇한 마음으로 새봄맞이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방 소식은 그동안 쓴 해인의 시와 산문들 중에서 봄과 관련 된 글귀들을 찾아서 나누어 드리니 ‘봄비를 기다리며 첫 러브레터를 쓰는 달’이라고 제가 이름 지은 3월에 시인의 마음 되어 한 번 읽어 보시고 봄 편지를 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요즘은 아침마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서 ‘그래 봄이 왔다 이거지?’하며 더욱 밝은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광안리본원에서도 더러는 떠나고 더러는 새로 오는 수녀님들이 계시어 근본적으로는 변함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새로운 분위기입니다. 이제 곧 절제와 희생과 침묵의 사순시기가 시작 되네요. 부활축제를 준비하는 우리 마음에 푸른 봄까치꽃 같은 미소가 가득하길 기도하는 마음이어요. 여러분의 몸도 마음도 봄이라고 들뜨지 마시고(?) 내내 건강들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 이번에 샘터사에서 나온 책<대화>도 한 번 보시라고 권면하고 싶답니다. 박완서.이해인/방혜자.이인호님의 대담집인데 내용을 먼저 본 우리 수녀님들이 좋다고 하니 저도 반가웠습니다. 그 밖에 지금 제 곁에 둔 책들은-- <하느님 나라>(조규만/가톨릭대학교 출판부),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존 포엘.강우식 역/가톨릭 출판사),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안셀름 그륀.이미옥 역/의즈덤 하우스), <삼라만상을 열치다:한시해설/푸르메>, <김풍기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을유문화사), <손 끝에 남은 향기:한시해설>(손종섭/마음산책), <호미>(박완서/열림원), <나무처럼 사랑하라>(웬디 쿨링 엮음.김용택 글.마음숲), <10분 이야기 명상>(김테광 글.김상아그림/영림카디널), <자고 깨어나면 늘 아침>(이철수의 나뭇잎 편지/삼인), <북한강 이야기>(윤희경/신세림)등입니다.♡ 저의 모친을 위한 정성 어린 여러분의 공동의 기도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기적처럼 다시 일어나시어 한동안 잊고 계시던 가스불까지 켜서 전과 다름없이 김치만두를 끓여 드시기도 하신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다 전화를 하게 되면 ‘작은 수녀야? 언제 서울 와?’하시곤 금방 동생을 바꾸어주시고 전과 같이 긴 대화는 잘 이어지질 않는 상황이지만 이것만 해도 반갑고 감사할 뿐입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인 기도를 부탁드리면서 사랑을 전합니다. 3월의 실버소녀수녀가 천리향 향기 속에 천리향 미소와 사랑을 담아드리면서 안녕히! 이 외에도 “봄에 대한 해인의 詩”는 3월 동안 수녀원 홈페이지 영상시 코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수녀-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다시 웃음을 찾으려고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3월에 - 이해인 수녀 - 단발머리 소녀가웃으며 건네 준한 장의 꽃봉투새 봄의 봉투를 열면그애의 눈빛처럼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따뜻한 두 손으로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새벽바람이고 싶다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꽃는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봄 편지 - 이해인 수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나에게 오렴 풀물 든 가슴으로 - 이해인 수녀 - 보이는 것들리는 것모두 풀빛으로 노래로 물드는 봄 겨우내 아팠던 싹들이웃으며 웃으며올라오는 봄 봄에는 슬퍼도울지 마십시오 신발도 신지 않고뛰어내려 오는 저 푸른 산이 보이시나요? 그 설레임의 산으로어서 풀물 든 가슴으로올라가십시오 3월의 바람 속에 - 이해인 수녀- 어디선지 몰래 들어 온근심 걱정 때문에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꽃 한송이 피워내려고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아직은 시린 햇빛으로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늘상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바람이 좋아 살아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당신이 계시기에나는 먼데서도잠들수 없는 3월의 바람어둠의 벼랑 끝에서도노래로 일어서는3월의 바람입니다
  • ‘대답없는 使’… 눈물의 복직투쟁

    ‘대답없는 使’… 눈물의 복직투쟁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선 ‘대답없는 투쟁’이 벌써 1년째를 맞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요구대로 원직 복직이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장충동 2가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앞. 지난해 이맘때 해고 통보를 받은 뒤 길거리에 나서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우진산업 전 비정규직 노동자 6명의 마음은 아직도 한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문자메시지로 해고통보 받아 1997년 외환위기 때 무너진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다국적 기업 라파즈코리아의 하청업체인 우진산업 강릉시 옥계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이들은 지난해 3월31일 동료 10명과 함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노동계약을 철회한다.’는 해고 통보를 받은 뒤 1년째 길거리 투쟁을 하고 있다.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벨트에 시멘트 부원료를 붓는 작업을 하던 오위대(32)씨에게 악몽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오씨는 4년 동안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시간당 3355원을 받으며 1년 내내 휴일조차 없이 일했다. 하청기업 파견 노동자는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 하기 때문에 사측은 매년 계약 갱신으로 법망을 피했다. 월급은 잔업수당을 합쳐도 100만원 안팎이었다. 결국 오씨는 박봉을 벗어나고자 동료들과 함께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것이 부메랑이 돼 화근으로 돌아왔다. 사측은 우진산업의 직장폐쇄로 맞서며 끈길기게 탈퇴를 권유해 결국 21명 가운데 10명이 노조 가입을 포기했다. 탈퇴한 사람들은 비정규직 신분을 유지한 채 라파즈코리아의 다른 협력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이를 거부한 11명은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때부터 옥계공장 앞과 라파즈코리아 서울 본사가 있는 삼성동 아셈타워 앞 등에서 천막을 차려놓고 길거리 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런 벌이도 없는 투쟁에는 고난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3명, 올 1월에 1명, 그리고 지난 22일 또 1명이 노조를 탈퇴했다. 지금은 6명만 남았다. 오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500만원이 전부였다. 이마저도 아내와 초등학교 1학년 딸, 젖먹이 아들을 부양하느라 금방 바닥이 났다.70만원 남짓한 실업급여도 5개월 만에 끊겼다.“틈나는 대로 동해시에 있는 집에 아이들을 보러 가면 라면봉지만 쌓여 있는 부엌을 보고 눈물만 훔치며 돌아섭니다.” ●비정규직 노조 만들자 직장폐쇄 공장 청소차를 몰았던 최철규(37)씨 역시 2004년 1월 입사해 걸핏하면 강제로 야간 작업에 투입됐지만 기본급 83만원에, 연장근로수당 29만원이 전부였다. 지난해 5월 결혼한 아내와 함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 1800만원에 빌라를 얻었지만 실직으로 그 돈은 갚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차가운 길바닥 투쟁으로 몸이 피폐해진데다 시위 중에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다친 팔꿈치와 목에는 늘 통증이 있다. 최씨는 “다들 이젠 그만하라고 충고하지만 우리가 그만두면 또 부당하게 거리로 쫓겨날 사람들이 생길 것같아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답없는 투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이들은 다음달 18일 국제 노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라파즈 본사가 있는 프랑스로 원정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혐의로 고소해 출국가능사실확인증명서가 발부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채희진(41) 노조 위원장은 “불법 파업도 하지 않았고, 부당한 요구도 하지 않은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복직뿐이기 때문에 원정 투쟁으로라도 부당함을 계속 알릴 생각”이라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재훈 이재연기자 nomad@seoul.co.kr
  •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5) 실패에서 배운다

    [희망의 씨 뿌리기 귀농] (5) 실패에서 배운다

    성공한 귀농인도 많지만, 실패해서 탈농(脫農)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농림부 등에 따르면 귀농한 사람 3명 가운데 2명은 농촌 정착에 실패한다. 농촌에 정착하기는 그만큼 어렵다. 지금 귀농을 꿈꾸고 있다면 실패 사례를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앞서 귀농에 실패한 사람들이 겪은 경험은 새내기 귀농인들이 닥칠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훌륭한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다. 전문가들은 조급한 한탕주의와 무리한 투자, 지역사회 부적응 등이 귀농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생강·양배추만 짓다 2년만에 빚더미 A(43)씨는 지난 99년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인 서산으로 귀농했지만,2년 만에 1억원 가까운 빚만 지고 다시 서울로 돌아갔다. 그의 사례는 노력 없이 ‘대박’만을 좇는 ‘한탕주의’ 농사로 ‘쪽박’을 찬 귀농 실패자의 전형을 보여준다.A씨의 잘못은 귀농을 농사꾼이 되기 위한 과정이 아닌 단순 ‘돈벌이’ 수단으로 봤다는 것.A씨는 귀농 당시 다른 귀농 준비자보다 무척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는 고려대 농과대 대학원을 졸업해 농업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춘 데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농지 5000평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귀농 첫 해 농지 5000평에 모두 생강을 심었다. 당시 생강 가격이 큰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에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귀농전 귀농교육단체 등에서 위험분산을 위해 소량다품종으로 재배할 것을 교육 받았지만, 돈 욕심에 무시했다. 그러나 그 해 생강 농사가 너무 잘되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A씨는 귀농자금 5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그러나 A씨의 ‘도아니면 모’식의 투기농업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듬해 양배추를 모두 심었고, 또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천만원을 잃었다.A씨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기보다 돈으로 밀어붙이면 농사도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다.”고 후회했다. ●초기투자 2억… 주말 즐기다 ‘빈손´ B(55)씨는 6년 전 2억원의 여윳돈을 갖고 경기 이천 부근으로 귀농했다. 그는 한달에 최소 1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3000여평의 땅을 구입하는 데 1억원 가까운 돈을 썼다. 게다가 전원 주택과 화훼용 비닐하우스를 짓는 데 또 1억원을 들였다. 그러나 B씨는 농사일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주말은 서울로 올라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집으로 손님을 불러 들여 즐겼다. 결국 비닐하우스 관리 소홀로 꽃들이 대부분 얼어 죽고 말았다. 이듬해 농협 등으로부터 5000여만원을 대출받아 다시 꽃을 키웠지만, 경험 부족으로 또 다시 실패했다. 결국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팔고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B씨는 “땅과 집을 사는 데 너무 많은 돈을 들여 정작 농사지을 돈이 부족했고, 농사 경험을 쌓는 노력도 게을리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경기 분당에 사는 C(40)씨는 경기 용인 전원주택을 경매로 낙찰받고 귀농을 감행했다. 그러나 그 지역은 평소 귀농후 꿈꾸던 약초, 버섯, 삼 등은 재배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그저 논·밭농사 정도만 가능했다. C씨는 가진 돈과 은행 대출금으로 만든 3억여원을 모두 1000여평의 논과 밭을 구입하는 데 썼다. 그러나 농사 경험이 없어 땅을 대부분 놀리기 일쑤였다. 겨우 앞 마당에 텃밭이나 가꾸는 정도였다. 소득이 거의 없자 서울로 올라갔고, 귀농전 하던 임시직 일을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기름값 부담에 몇달 만에 포기해야 했다. 그는 결국 용인의 집을 버리고 분당으로 돌아가 의료 기구 판매 일을 하고 있다.C씨는 “무계획·무대책 귀농으로 인한 무리한 초기 투자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돌이켰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D씨는 지난 2001년 직장을 잃고 고향인 충북 청주로 귀농했다. 첫 해와 이듬해는 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밭을 일구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다 욕심이 생기면서 단기간에 많은 양의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는 ‘양액재배’ 시설 등을 마련하기 위해 3000여만원을 대출했다. 그러나 토마토 가격이 하락하면서 대출금 갚기가 힘들어지자 결국 농사를 포기하고 말았다. ●도시서 출퇴근… 부인과 갈등 도시 U턴 지난 2002년 서울 직장을 그만두고 강원도로 내려간 30대 중반의 E씨. 그는 농촌관광 사업을 하겠다며 폐교를 임대해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설 관리를 몸소 하지 않고 서울서 온 또 다른 귀농자에게 관리를 맡겼다. 본인은 인근 도시에 집을 사서 출퇴근을 했다. 게다가 폐교를 주민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술을 파는 유흥음식점으로 개조했다. 결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폐교 임대가 취소돼 적자 상태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30대 후반의 F씨는 2005년 4월 귀농을 결심, 아무 연고 없는 경북 영양에 둥지를 틀었다.2000평 고추농사로만 연간 2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렸고, 아내와 아이들 셋을 키우기에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내와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 아내는 농촌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해 외로움을 호소했다.30대 중반의 주부로서 대부분 60대 이상인 마을 여성 주민들과 쉽게 동화하기 힘들었다. 특히 농촌에서는 불가능한 아이들 학원 수강 문제를 놓고도 의견 대립이 심했다. 문화생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의료 시설 부족에 대한 아내의 불평도 나날이 높아갔다. 결국 F씨의 가족들은 지난 2월 짐을 싸야 했다.F씨는 “가족 동의 없이 제 의지만으로 귀농을 고집, 아내가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실패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귀농사모’가 말하는 성공 수칙 “조그만 차이가 성공과 실패라는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정성근(43)‘귀농사모(귀농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는 귀농의 성공과 실패에는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다고 말한다. 귀농사모는 3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자발적 온라인 귀농동호회이다. 정 대표는 “도시 직장에 첫 출근하는 신입사원의 각오를 농사일에서 가지면 귀농 실패는 없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그가 현장에서 느낀 귀농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조건들. ●실패하는 귀농의 5대 조건 1. 공부안하기 영농기술과 시골·농촌 문화를 습득하는 데 소홀하면 할수록 농사일은 힘들고 지겨워진다. 2. 게으름 피우기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먹는다. 늦잠 자고 일 안하는 만큼 소득은 줄고 지역 주민들은 떨어져 나간다. 3. 잘난 척 배운 척 있는 척하기 귀농후 3년 동안은 시집살이하는 셈 치고 겸손하라. 농사일 만큼은 시골 사람이 한수위다. 4. 은둔하기 유유자적 한답시고 주민과 담 쌓으면 농사일과도 담을 쌓게 된다. 5. 자만하기 귀농 첫 해 만족할 만한 소득을 올렸어도 배우는 자세로 더 열심히 일하라. 아직 고비가 더 남았다. ●성공하는 귀농의 10대 조건 1. 귀농생활을 널리 알려라 주변 친구·친지에게 귀농 결심을 알려라. 기대 이상의 도움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 버리지 마라 도시에서 필요 없던 헌 옷도 농촌에서는 훌륭한 지하수 동파 방지용 덮개가 된다. 3. 인맥을 최대한 활용하라 귀농 동호회 등에 가입해 선배 귀농인의 조언을 구해라. 농협 직원과 공무원도 알아두면 좋다. 4. 적을 만들지 마라 시골은 익명성과 거리가 멀다. 튀는 행동으로 반감을 사면 곧바로 낙인찍힌다. 5. 동네행사에 적극 참석하라 주민들과 접촉 빈도를 높여 호의를 이끌어내라. 성공의 지름길이다. 6. 동네 일을 맡아라 ‘이웃 사촌’이 되면 주민과의 동화는 자연스레 이뤄진다. 7. 인사 잘해서 남주나 인사만 잘 해도 주민과의 관계에서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8. 지역사회에 기여하라 농사로 벌어들인 이익 중 일부는 지역 주민을 위해 환원하라. 9. 당당하게 행동하라 한 없이 저자세로 나가지 마라. 일단 무시당하면 회복하기 힘들다. 10. 교류하라 농업 관련 단체 등 지역 사회와 연결고리를 맺어라.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녹색공간] 미국을 위한 FTA는 그만두자/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아버지의 나라로 자임하는 미국은 국익을 쌓기 위해 항상 바쁘다. 미 정부는 그 아버지의 당연한 권위과 책임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세계 여러 나라와 미국의 이익에 충실하게 관계를 맺어 간다. 미국은 그 국익을 위해 때로는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도 한다. 미국의 국익은 곧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한·미 간에 1년 이상 계속 협상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그중의 하나다. 미국도 국익을 관철한다고 하고 한국도 국익이 아니면 안 한다고 하는데 무엇이 진실인 것인가. 지난주 양국 고위급회담을 마치고 이번 주부터 끝을 향한 통상장관급회담을 개최한다. 미 행정부에 주어진 이른바 무역촉진권한 마감시간을 엄수하려고 고위급 회담을 열어 일괄 정치타결을 서두르는 모양이다. 반대여론이 높고 쟁점이 산더미 같은데 통상장관급에게 맡겨 해치운다는 것은 대단히 불유쾌한 일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나 김종훈 협상대표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만이 목표일 것이다. 총리 내정자인 한덕수 부총리도 자유시장주의를 신봉하는 자유무역협정 추진론자이기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억으로 1999년 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협상이 결렬되던 시애틀에서 당시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대표발언에서 “다자간 무역자유화 촉진이 미래 번영에 최선의 길이며 뉴라운드 협상은 일괄 타결돼야 한다.”며 농산물 개방 등을 주장하다 환경보호, 농업주권 등을 요구해 온 한국의 시민사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대표성을 보장받은 통상라인이 밀어붙일 졸속협상이 무척 우려된다. 이번 주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국익을 주장하는 요구와 압박은 미 무역대표부 및 미 의회에 이르기까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한·미 간 협상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협상시한과 협상의 내용에 한국 정부가 방어하고 쫓아가기에 급급한 과정이었다. 미국의 무역촉진권한 시기라는 것을 내세워 협상시한을 한정해 두고, 협상의 큰 쟁점은 대부분 미국 이익을 위주로 한 것이다.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하지만 이미 우리 국민들은 상식의 주판알을 튕겨 보아도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 미국이 곶감 빼 먹듯이 우리로부터 거의 모든 양보를 욕심스럽게 얻어내고 있다는 것도 다 보고 있다. 미국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의 완전개방을 요구하며 특히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자유를 전면 보장하라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다. 우리 쇠고기 값이 비싸니까 광우병에 걸릴 수 있는 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또한 미국산 대형 승용차의 한국 진출을 완전개방하라며 우리 환경기준과 세제까지 바꾸라고 한다. 자동차로 인한 수도권 대기오염이 심각해 올해부터 강화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완화하라 하고 큰 차에 중과세하고 있는 배기량 기준 세제까지 바꾸라는 것은 우리 환경정책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 국민의 생명과 공공안전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권을 흔드는 처사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과 내용을 드러내 놓고 차분하게 진단하는 용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이 정한 시한에, 대통령 임기 안에 서둘러 결속할 이유가 없다. 반대를 무릅쓰고 국민합의 없이 협상을 마무리하면 국회비준 등 겪어야 할 홍역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사회의 공공성과 민생 등 근본을 뒤흔들 수 있는 태풍이 심히 우려된다. 미국을 위한 자유무역협정의 대가로 내주기에는 그동안 시민 사회가 일구어 온 녹색을 향한 정신과 환경정책 그리고 공공선, 환경농업의 씨앗이 너무나 소중하다. 김제남 녹색연합 정책위원
  • [23일 TV 하이라이트]

    ●時事, 세상에 말 걸다(EBS 오후 10시50분) 올해 16세인 민지는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을 둔 ‘리틀 맘’이다. 중학교 시절 정욱과 사귀기 시작한 지 1년 4개월. 임신 사실을 알고 낙태와 출산 사이에서 망설였지만 결국 두 사람은 용기를 내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결심한다.10대에 부모가 되는 길을 선택한 어린 부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살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부자를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보았을 복권. 단순한 재미나 호기심 때문에 혹은 좋은 꿈을 꿔서 사람들은 복권을 구입한다. 하지만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든 복권당첨. 사람들은 복권에 당첨되기 위해 숫자를 분석하기도 한다. 복권의 의미, 당첨 확률 등에 관해 알아 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엄청난 무게의 중장비가 밟고 간 휴대전화에 이상이 없다는 인터넷 제보 사진이 사실인지 알아본다. 이밖에 150명이 먹을 수 있는 초대형 피자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6평 남짓한 물탱크에 사람이 살 수 있는지,80살 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19살인지, 발 달린 뱀이 있는지 없는지도 따져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술을 마시고 들어온 준하는 문희를 껴안으며 순재보다 문희가 더 좋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삐진 순재는 준하를 구박한다. 민용을 보고 막둥이라며 이것저것 챙겨주는 시늉도 한다. 한편 승현은 민정이가 귀엽다며 아이들 앞에서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윤호는 그런 승현을 기가 막히다는 듯 코웃음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15분) 살림도 똑 부러지게 잘하고 음식도 잘하는 영자씨지만 시어머니에게는 돈 못 벌고 밥만 축내는 밥벌레로만 보인다. 결혼하는 여동생에게 냉장고 하나를 사주기 위해 남편과 시어머니한테 갖은 애교를 다 떨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온갖 무시뿐. 이렇게 해서 영자씨는 보험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아시아의 창(KBS1 밤 1시10분) 네팔 카트만두 계곡에 사는 네와르 족의 최대 축제인 자트라. 축제가 벌어지는 동안, 열정적인 신자들은 65피트에 이르는 꽃마차를 끈다. 마차의 기수는 힌두교 신자들과 불교 신자들이 섬기는 신. 몇 달 동안 계속되는 이 여행에서 신자들은 수많은 의식을 치르고 동물들을 제물로 바친다.
  • 이명박, 연일 ‘黨변화 역설’ 개혁표 잡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이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연일 ‘변화’를 역설하며 개혁적 보수표 흡인에 주력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21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젠 보수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나라당원들이 모인 포럼에서도 “당이 착각하고 있다. 더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은 것이다. 이 전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손 전 지사의 이탈로 공백이 생긴 개혁적 보수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손 전 지사의 비판을 의식한 듯 “(나를 두고)개발시대 사람이라고 하면서, 한나라당에는 ‘개발시대 잔재’와 ‘군정의 잔당’만 남았다고 한다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나는)시대의 변화에 한걸음씩, 혹은 반걸음씩 앞서 변했다. 생각을 젊게 갖는 ‘젊은 보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측은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검증공방에 대해서는 최대한 차단하려는 분위기다. 특히 MBC ‘PD수첩’에서 김유찬씨의 주장을 또 다시 다루고, 이어 김씨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전 시장의 지시 혹은 묵인 아래 기자들에게 성접대를 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잔뜩 신경쓰고 있다.이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지만 결국 나온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흠집내기는 이제 그만두고 정책대결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대북송금 특검·땅투기 의혹 공방

    송두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송 후보자가 2003년 특별검사를 맡았던 ‘대북송금 의혹사건’과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 과정이 문제가 돼 공방이 벌어졌다.●“대북송금특검 남북정상화 일조 평가되길”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직을 수용한 것에 대해 역사의식 빈곤 등 비판적 시각이 많다.”면서 “특검으로 인해 남북평화협력의 분위기가 훼손됐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따졌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송 후보자 지명은 대북송금 특검의 정당성을 주장함으로써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하고 탈당파와 민주당 등 통합신당 추진세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은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남북관계를 경색시킨 사례의 하나”라고 말했다. 송 후보자는 특검직 수용배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희망하거나 원했던 것은 아니고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면서 “대북송금 특검이 긴 안목으로 본다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제대로 정착시키는 데 작은 일조가 됐다고 평가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임야 1만3824평 `명의신탁´ 뒤 이전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송 후보자가 판사 시절 연고가 없는 지방 땅을 차명으로 보유했다.”면서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송 후보자의 부인 정모씨는 1988년 3월 전남 고흥군 풍양면 매곡리 산 46의 1번지 등 임야 4필지 약 1만 3824평을 구입했다. 송 후보자측은 당시 땅을 구입한 뒤 제3자 명의를 빌려 등기하는 이른바 ‘명의신탁’을 했다가 1996년 3월 정씨 명의로 등기를 이전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아내가 아는 사람의 권유를 받고 교원을 그만두며 받은 퇴직금으로 매입했다.”면서 “위치가 어딘지도 모르며 중개인의 권유를 아내가 가볍게 수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용도가 있어서 땅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즉각적인 이익을 노린 ‘투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광진 푸드마켓’에 주민사랑 듬뿍

    ‘광진 푸드마켓’에 주민사랑 듬뿍

    광진구의 ‘푸드마켓’이 불우한 처지의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중소업체와 재래시장 상인들이 앞다퉈 상품을 기증하면서 다양하고 좋은 물건이 많고 사용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진열대에 가득한 사랑 21일 오후 옛 화양동사무소 건물의 20평 남짓한 푸드마켓. 점포 진열대에서 몸이 불편한 노인 3명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상품이 진열대 구석까지 빼곡히 채워져 있고, 노인들이 천천히 물건을 고르는 모습이 여느 대형 슈퍼마켓과 달라 보이지 않았다. 푸드마켓은 뜻있는 업체 등으로부터 상품을 기증받아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회원으로 등록된 기초생활수급자가 무료로 갖고 가도록 한 상점이다. 기증자에게는 품질이 괜찮은 재고품을 의미있게 처리할 수 있는 기회이고, 불우한 이웃은 필요한 물건을 거저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진열대에는 라면, 통조림, 된장·고추장, 만두, 참기름, 식용유 등 웬만한 가공식품은 다 진열된 듯하다. 쌀(20㎏), 돼지등뼈, 미역, 계란, 밀가루 등 농·축·수산물도 보이고 화장지, 세제, 비누 등 생활용품도 있다. 지난 12일 개점 첫날에 35명이 찾는 등 10일 동안 180여명이 이웃들의 따뜻한 배려를 체험했다. 많이 들고 간 품목은 라면, 돼지등뼈, 계란 등이다. ●기초수급자 528가구 혜택 서울에는 자치구가 운영하는 푸드마켓이 모두 9곳(광진구 포함)이 있다. 기증한 물건이 많아야 사업이 잘 진행되는데, 광진구의 남다른 기업활동 지원정책이 푸드마켓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올해도 26개 경제정책을 쏟아내며 기업중심의 구정을 펴고 있다. 기증을 원하는 사람은 푸드마켓(499-1377)으로 연락하면 상품운송 차량이 달려간다. 점포 운영, 냉동탑차, 냉장진열대, 전산처리 등은 구청에서 맡았다. 구는 전체 기초수급자 2744가구 가운데 528가구를 우선 선정해 회원 카드를 발부했다. 회원은 가격에 상관없이 5개 품목을 고를 수 있다. 올해 안에 회원수를 두배로 늘리고, 선택의 폭도 넓힐 방침이다. 이날 푸드마켓을 찾은 배이순(76) 할머니는 양손에 지팡이를 짚고 등에는 라면 4개(1품목으로 간주) 등을 담은 배낭을 메고 문을 나섰다. 그는 “늙고 너무 힘들어 죽고만 싶었는데, 이렇게 고마운 일을 겪으니까 힘이 솟는다.”면서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산시 내부고발문서 파문

    부산시공무원노조 인터넷 홈페이지에 간부 공무원의 비리를 고발하는 게시물이 게재돼 부산시와 경찰이 20일 진상 파악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YJS 과장님께’라는 제목으로 올린 이 게시물(A4용지 한장 분량)에서 익명의 제보자는 자신이 ‘하위직 공무원’이라고 밝히고 부산의 한 기초단체에서 상사인 담당과장과 근무했을 때의 소회와 비리 의혹 등을 적시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서 “과장님은 철저히 시장경제원리를 적용,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현장은 가차없이 엄정히 다스리셨고 촌지를 바치는 현장은 엄정한 법질서보다는 따뜻한 햇볕정책을 펴셨다.”고 꼬집었다. 또 “어느 중견회사 회장은 과장님의 칼날 같은 법질서가 무서워 중형차 한 대를 바쳤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다닌다.”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그 회장은 아직도 술자리 안주로 중형차를 바친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저는 공직에 들어온 뒤 과장님의 현장중심의 행정에 깊이 공감하고 따라 하려고 여러 차례 노력했지만 체질에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학교에서 부정부패를 하지 말라고 배웠으나 공직에 들어와 과장님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웠다.”면서 “이제 다시는 과장님과 만나고 싶지 않고 과장님처럼 산속에서 길목을 지키는 산적 같은 행정을 하고 싶지 않다.”고 글을 맺었다. 부산시는 감사반을 동원, 게시자 신원확인에 나섰으며 관할 경찰도 진상파악을 통해 비리 혐의가 인정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당사자인 Y씨는 “자신이 타고다니는 차량은 연식이 10년된 크레도스 중형차로 당시 할인판매 때 구입, 현재까지 타고 다니고 있다.”면서 “업자로부터 차량을 받거나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 소환하면 떳떳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생보사 공익기금 출연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공익기금 출연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이를 주관하는 생보협회는 공익기금 규모, 기금을 낼 회사 범위, 사용처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업계는 이미 윤곽을 잡아놓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생보협회는 앞으로 20년 동안 최대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을 회사별로 분담해 출연하는 방안을 생보사들에 제안하고 동의를 구하는 중이다. 공익기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생보협회는 ‘상장과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경제개혁연대, 참여연대, 경실련, 보험소비자연맹 등도 공익기금은 생보상장과 관련없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고 본다. 따라서 공익기금 출연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 차익은 유배당 상품 계약자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도 “상장과 무관하다고 하지 않으면 그게 더 우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소비자연맹 조연행 사무국장은 “공익기금 출연은 상장에 있어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제스처”라고 지적했다. 이 점에서 상장계획이 없는 일부 생보사나 외국계 생보사들은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불쾌감을 공공연히 표시한다. 또한 과거에 일어난 문제 때문에 모든 생보사가 같은 잣대를 적용받는다는 점 또한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금의 명분을 놓고 볼 때는 대놓고 반대하기도 어렵다. 생보사가 기금의 혜택을 전혀 못 받는다고 볼 수도 없다. 생보협회 박창종 전무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생보업계 이미지가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영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무는 “이 점에서 모든 생보사가 다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생보협회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일부 외국계 생보사를 설득하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세전 이익(세무상 이익)의 일정 부분을 20년간 낸다는 점에서 외국 본사와 협의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영업하는 입장에서 참가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국제적 기준으로는 코미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린 상황에서 안 들어갈 경우 장기적으로 영업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생보협회가 제시한 기본안은 상장 전에는 세전 이익 5%의 5%(총 0.25%), 상장 후에는 5%의 10%(0.5%)다. 세무상 이익 5%는 지정기부금으로 인정받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도이다. 박 전무는 “두번째 5%는 회사들에 부담감을 안 준다는 차원의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상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삼성생명은 5%의 30%(1.5%)를 내고, 교보생명은 2012년까지는 5%의 15%(0.75%)에서 시작해 점차 30%까지 높여가는 방안이다. 양 사는 협회와 합의가 끝났다. 실적이 누적결손이거나 지급여력 비율이 150% 미만인 생보사는 제외된다. 기금 규모는 생보사들 이익이 매년 다르기 때문에 추산은 어렵지만 5000억∼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공익기금이 조성되면 공익재단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법상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지정기부금을 받는 단체가 세법상 명기된 공익재단이어야 한다. 회원사들의 이익대변 단체라는 성격도 있는 생보협회는 곤란하며 협회가 공익재단의 이사회 멤버로 참석하는 방안은 가능하다. 재단도 만들고, 기금관리를 위한 별도 조직도 생보협회에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협회의 몸집 불리기는 필연적이다. 순서가 뒤바뀌긴 했지만 20년 이상 지속할 사업도 발표할 것이다. 그래야 생보사들이 기금을 몇년만 내고 그만두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협회가 계획안을 마련 중인데 장애인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마이크로인슈어런스, 결손가정 지원, 실직자 대상 창업자금 지원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희준(金喜俊)아씨-5인의 신랑(新郞)감 준결선(準決選)

    김희준(金喜俊)아씨-5인의 신랑(新郞)감 준결선(準決選)

    조용한 「아씨」 김희준(26)이 요란스레 밀려드는 혼인줄로 고민 중이란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치가에서부터 실업인(實業人), 현직 검사(檢事), 의사(醫師)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이름들의 청혼이 밀어닥친 것. 「비운(悲運)과 눈물의 아씨」(TV극)는 현실(現實)에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는 이야기. 금년 봄부터 청혼 잇따라 어머니, 언니가 1차 심사 김희준에게 중매가 줄을 잇기 시작한 것은 올 봄부터. 주로 집안을 통해서 은밀히 청혼이 들어오고 있는데 대부분 연예계와 관계가 없는 인사들. 김양의 어머니와 언니가 주동이 되어 청혼을 맡아처리(?)하고 있는데 평소 연예계통의 사람에게는 절대로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김양이기 때문에 어머니나 언니가 김양에게 권하는 「신랑후보」씨들은 한결같이 비연예인뿐이라는 것. 중매가 들어오면 어머니와 언니가 1차로 심사(?)를 해서 거기에 「패스」된 사람이라야 김양에게 넘어간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김양에게 어머니와 언니가 추천한 후보는 5명 정도. 현재 정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소장 정치가, 현직 유명 검사, 의사, 모 방송국 상무의 동생 그리고 얼마전 미국에서 돌아온 사람등. 이들 중에서 모방송국 상무 동생의 경우는 꽤 구체적인 데까지 진전이 있었다는데 신랑쪽 집안에서는 이미 결정된 혼사나 다름 없다고 자신만만하게 나와 한동안 김양이 궁지에 몰린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 그때까지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던 김양이 직접 중간에 나섰던 상무를 만나서 아직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정중히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쟁쟁한 신랑후보들의 청혼을 받은 김양은 한창 고민중. 누가 보아도 침을 삼킬만한 탐나는 신랑감들인데 그들의 집안이 한결같이 너무 부자들이고 보면 별로 유복하지 못하게 자라온 자신과 비교해서 걸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철없는 아가씨라면 부잣집에 시집가는게 어디냐고 생각하겠지만 차분한 「아씨」인 김양의 생각으로는 그게 아니라는 말씀. 『사람에겐 각기 자기 분수라는 것이 있는게 아니겠어요? 고급 승용차를 타고 몇사람의 하인을 두고 대궐같은 집에서 호화롭게 사는 사람에게는 그나름의 생활신조랄까 주의가 있는 것이고, 저같이 소시민적인 사람에게는 또 그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이 있는 거죠. 어쩐지 부잣집에 시집을 간다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 미국서 돌아온 신랑감과 맞선까지 보았다는 소문 이런 「아씨」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아 청혼이 들어온 후보들 중에서 가장 「아씨」의 마음에 편함을 주는 사람이 미국에서 갓 귀국했다는 남자. 들리는 소문으로는 양쪽 집안 어른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맞선까지 보았고 또 서로 「싫지않은 마음」이라는 것인데 김양이나 그 사람이나 모두 몹시 수줍어 하는 「타이프」라서 결정적인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는 것. 그런데 7월 초에 갑자기 단행된 TBC-TV 「탤런트」출연료 인상 때 김양은 자기의 대우가 너무 소홀하다는 이유를 들어 「탤런트」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비친 적이 있었다. 즉 자기가 받는 출연료가 C급대우 밖에 안된다는 것. 기별(期別)로 정해진 급수에 따라서 그만한 대우를 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런 원칙이 절대적일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김양의 주장이었다. 열심히 하면 그만한 보답을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이야기. 김양의 「탤런트」 은퇴의사는 그뒤 TBC의 모 중역이 직접 김양을 불러 장래를 약속한 모종타협을 해서 무마되었지만 그때 김양이 다른 방송국으로 가지 않고 그만두겠다고 한 말속에는 결혼을 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추리할 수도 있다. 이와같은 추리를 뒷받침할 만한 것으로 평소 김양이 다른 연예인들의 경우와는 달리 결혼과 동시에 「탤런트」계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이번 기회에 TV를 떠나 그「마음에 드는 분」과 결혼을 할까하는 생각을 갖지 않았느냐는 것. 김양은 6·25때 아버지가 돌아갔다. 지금 살고 있는 집(서울 종로구 관훈동 141)에서 운동구점을 하고 있던 아버지가 파편에 맞아 직공 5명과 함께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아버지를 잃은 집안은 그때부터 기울기 시작했고 김양이 고등학교(명성여고)를 졸업할 때 쯤에는 오빠 김희경씨(金喜慶·경제학박사·현재 미국 「휴스턴」에서 대학교수)가 미국유학을 갔기 때문에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한 형편. 성격이 워낙 온순한데다 집안 형편마저 어려운 처지라서 순순히 형편을 따라 집안살림에 앞장을 서게된 것. 또한 김양의 어머니는 전통적인 한국여인으로 예의와 범절이 바르고 곧은 부인. 김양이 「아씨」에서 보여주는 몸가짐이 깍듯하고 정통적 예의범절 그대로라는 것도 이와같은 어머니의 가르침 덕분이라는 공론이다. 결혼·공부·탤런트 생활중 어느것 하나 버릴수 없고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김양은 배움에 대한 미련 또한 결혼만큼이나 비중을 두고 있다. 김양이 공부하겠다는 전공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가정주부로서 도움이 될만한 것을 택하겠다고.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을 공부하겠다는 어디까지나 「아씨」적인 소견이다. 그러고 보면 김양은 지금 세갈래 갈림길에 서 있는 셈. 결혼, 공부 그리고 「탤런트」생활. 김양으로서는 이 세가지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행복하게 딱한 입장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한가지만 전념을 해야 승부를 가릴 수 있는게 아니겠어요? 두가지를 한꺼번에 이루려고 욕심을 냈다가는 모두를 그르치고 만다는 것을 전 잘 알고 있어요. 지금 내 생각으로는 이왕 「탤런트」 생활을 하고 있으니 그것에만 전념하려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반드시 그 생각이 결정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여운이 있다. 조용한 말씨라든가 착한 마음씨 그리고 다소곳한 몸가짐등 바로 「드라머」속의 「아씨」 모습 그대로인 김희준의 현실은, 마음은 그러나…. [선데이서울 70년 7월 19일호 제3권 29호 통권 제 94호]
  • ‘뼛조각 쇠고기’ 개방시기 마지막 고비

    쇠고기와 자동차는 한·미 FTA 협상의 성패를 가르는 이른바 ‘딜 브레이커’다.8차 협상이 끝난 현재 농산물, 특히 쇠고기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자동차·섬유·무역구제·의약품·금융 등 남아 있는 핵심쟁점들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농업 분과 협상 당사자들의 부담이 크다. 우리가 쌀을 거론하면 협상을 깨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처럼, 미국은 쇠고기 개방 없이 FTA는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농업 고위급 회의가 이번 협상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협상단은 어떤 식으로든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각오이지만 이는 최고 결정권자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24일부터 중동 순방에 나서기에 앞서 재가를 받아 22∼23일쯤 워싱턴에서 최종 타결을 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 경우 전제조건은 뼈 있는 쇠고기의 전면 재개방 시기에 대한 결단이다.5월말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결정되기 전 수입 재개 절차를 밟아달라는 미국측의 요구에 대해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뼈 있는 쇠고기의 수입 재개 여부는 다른 농산물 협상에도 상당한 유연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이같은 정치적 부담을 누가 질지가 관건이다. 이같은 답답한 심정을 우리측 농업분과장인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이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여수장 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라는 한시의 원문과 영역본을 미국측에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오묘한 계획은 땅의 이치를 다했노라)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전쟁에 이겨서 그 공 이미 높으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라는 고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한시다. 배 국장이 농업 협상 첫날인 지난 9일 미측 협상단에 전달한 이 시는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양제의 명으로 고구려를 침공한 우중문에게 보낸 것으로 마지막 문장은 미국측에 ‘민감성을 인정해주고 공세 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9) 울산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9) 울산시

    울산은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24개를 획득해 10위를 했다.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늦게 광역시로 승격된 것에 비춰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울산이 학교 체육의 얇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소년체전에서 중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소수 정예 선수를 집중 육성하는 시교육청의 학교 운동부 육성 전략의 힘이 컸다고 분석한다. ●소년체전 금메달 절반이 체조·수영에서 울산시가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획득한 전체 금메달 가운데 절반인 12개는 체조와 수영에서 나왔다. 체조가 8개, 수영이 4개다. 체조와 수영 종목은 초·중·고교 단계별로 연계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소질이 보이는 학생을 중심으로 선수를 발굴해 집중 지도한다. 지난해 소년체전 체조종목 남자초등부에서 금메달 4개를 따 4관왕이 된 양사초등 김진석(신정중 진학) 선수는 체조 꿈나무다. 신정중 김찬송(대현고 진학), 울산여중 김다은(3년) 선수도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각각 남·여 중학부에서 2관왕을 차지한 기대주다. 울산여중 조현주 선수는 체조 국가대표 선수로 태능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수영 종목에서는 올해 부산체고로 진학하는 이희완(범서중 졸업) 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갖춘 기대주다. 중학교 때 고등학교 선수와 겨뤄도 뒤지지 않았던 이군은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평형 50m와 100m에서 금메달을 따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말 도하 아시안게임 사이클에서 금메달을 딴 강동진(울산시청 소속) 선수도 농소고(사이클부) 재학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일찌감치 재목감으로 꼽혔다. ●“운동선수 하기 싫어요” 울산시교육청은 각 학교마다 학교장 책임 아래 한 개 이상 운동부를 만들어 육성토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운동부를 창단해 운영하려고 해도 운동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동을 하다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 그만두는 학생들도 많다. 이 때문에 자질있는 선수 발굴은 고사하고 운동부 인원수를 채우는 것조차 쉽지 않다. 초·중·고 연계 육성도 어렵다. 일선학교 체육교사들은 출산율이 낮아지고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힘들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운동선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선수 부족으로 운동부 명맥 잇기에 급급하다고 한다. 울산시 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길배 장학사는 “학생들이 운동을 안하려고 할 뿐 아니라 부모들도 한두명뿐인 자녀에게 운동은 시키지 않으려 한다.”면서 “기초종목을 비롯한 학교 체육이 운동선수 절대 부족으로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운동선수를 구하지 못해 운동부가 해체되는 일도 생긴다. 중구의 한 초등학교 정구부는 선수를 확보하지 못해 2005년 말 해체됐다. 강남중학교도 여자하키부를 운영하다 선수가 없어 결국 2005년 팀을 해체했다. 탁구 남자 중·고와 핸드볼 남자 초·중·고등부 등도 선수가 없어 운동부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현중학교 안성택(46) 체육교사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운동에도 소질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공부를 택하는 데다 운동을 시작했더라도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과정에서 결국 운동을 그만둔다.”고 말했다. 월봉초등 수영부를 지도하고 있는 박세진(여·울산시 수영연맹 이사) 코치는 “초등학교에서 수영 선수를 발굴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코치 월급 현실화해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의 일선학교 운동부 코치들은 월 평균 12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다. 시교육청은 월급은 전국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각종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단체종목은 200만원, 개인종목은 80만원의 격려금을 주는 것이 전부다. 시교육청측도 이같은 보수로 생계를 꾸리기에는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학교 체육교사들은 학교 운동부 코치의 보수를 최소한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춰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울산여중 체조부 울산여중(교장 이상철) 체조부 기량은 전국 여중 체조부 가운데 상위권으로 꼽힌다. 해마다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지난해 전국소년체전에서 단체종합과 2단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땄다. 선수는 1∼3학년에 걸쳐 모두 6명이다. 국가대표인 3학년 조현주 선수와 같은 학년 김다은 선수는 국내 정상급 기량으로 평가받는다. 울산여중 체조부는 올해로 창단 23년째다. 학교에서 1.5㎞쯤 떨어져 있는 울산초등학교 체육관을 지금까지 훈련장소로 쓰고 있다. 평일에는 수업을 마친 뒤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일요일은 오전 연습, 여름·겨울 방학 때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연습을 한다. 국가대표 출신인 임군기(40)씨가 1996년부터 코치를 맡아 가르치고 있다. 임 코치는 “체조는 하루라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감각이 떨어지고 특히 여자선수들은 몸 형태가 금방 무너지기 때문에 일년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울산여중과 울산초등 2개 학교 체조부가 연습장소로 쓰는 울산초등 체육관은 일제시대 때 지어졌다. 몇 차례 개·보수를 했지만 낡아 창고나 다름없다. 냉·난방시설은 아예 없고 단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선수들은 선풍기와 난로로 버텨야 하는 여름 더위와 겨울 추위가 연습보다 더 힘들다. 임 코치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난로만으로는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난방을 할 수 없어 체력훈련만 하고 기술연습은 못한다.”고 말했다. 연습기구도 대부분 오래됐다. 착지 연습을 할 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시설은 낡아 쓸 수가 없다. 코치가 안전시설을 대신해 선수들을 받아준다. 마루 기구는 10년이 넘어 수명이 다됐지만 그대로 쓰고 있다. 교육청 형편상 3000여만원이나 되는 새 기구를 구입할 형편이 안되기 때문이다. 월평초등학교에 체조전용 최신 체육관이 있지만 울산 학교 체조부 전체가 사용하기에는 비좁다. 울산여중 체조부 연간 운영비는 2000여만원이다. 학교예산 1500만원에, 교육청에서 500여만원을 지원한다. 동문회나 기업 등 외부 지원은 한 푼도 없다. 울산여중 정금섭(41) 체육교사는 “2000만원을 갖고 선수 훈련복에서부터 대회 참가경비에 이르기까지 1년동안 체조부를 운영하기에는 많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체조선수는 체중이 늘지 않도록 음식섭취 등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식단도 단체로 짜 식사를 하는 것이 좋지만 예산 때문에 제대로 못한다.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대회도 골라가며 참가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꿈나무 가꾸기 기업 지원 ‘큰 힘’ 학교체육을 교육청 예산만으로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일선 학교와 교육청 체육 관계자들은 공통된 의견이다. 예산을 학교 체육에만 여유있게 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 등이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여건이 열악한 학교 체육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이면 유망한 체육 꿈나무 육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울산지역에서는 한국동서발전㈜울산화력과 롯데재단이 학교 체육 육성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 롯데재단은 롯데그룹에서 기금을 출연해 설립된 장학재단으로 신격호 회장의 고향인 울산을 비롯해 전국에 걸쳐 다양한 장학·복지사업을 한다. 울산화력과 롯데재단은 울산시교육청에 의뢰해 열악한 여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학교 체육부를 선정, 운영비나 운동기구 구입비를 지원한다. 울산화력은 지난해부터 체육꿈나무 가꾸기 사업으로 학교체육 지원을 시작했다. 전국소년체전이 끝난 뒤 반천초 여자 배드민턴, 덕신초 여자 배구, 연암초 여자 농구, 송정초 남자 농구부 등 울산지역 4개 초등학교 체육부에 각 1000만원씩을 지원했다. 올해는 소년체전이 열리기 전에 같은 학교에 비슷한 금액을 지원할 예정이다. 2001년 창단된 덕신초 배구부는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낸다. 연암초 여자 농구부도 창단 2년 만인 지난해 전국 소년체전에서 우승했다. 롯데재단은 성적이 우수한 울산지역 학교 운동부에 2000년부터 해마다 체육교재 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성고와 언양중 카누부, 천곡중 사이클부에 장비구입비로 각 10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을 지원했다. 천곡중학교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강동진 선수의 출신학교다. 롯데재단은 또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울산지역 초·중·고 체육선수들에게 해마다 체육특기자 장학금도 준다. 지난해에는 15명에게 1인당 초등학교 20만원, 중학교 40만원, 고등학교 70만원 등 모두 650만원을 전달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또 불거진 체니 사임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내에서 강력하고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끌어온 딕 체니 부통령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체니 부통령의 임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1년 10개월 남은 상황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실제로 체니 부통령이 물러나는 상황이 온다면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의 외교협상을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중도하차 가능성이 가끔 거론되기는 했다. 그러나 최근 루이스 리비 전 비서실장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로 유죄평결을 받은 데 이어 다리 정맥에서 혈전이 발견되는 등 정치적·육체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다시 사임설이 불거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짐 호글랜드는 8일(현지시간) ‘딕 체니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체니의 보좌가 부시 대통령에게 해가 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신체적·정신적·정치적으로 안정된 부통령을 필요로 한다.”고 간접적으로 체니의 사퇴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도 체니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에서 ‘만약 체니가 그만두면 후임은 누가 될까.’라는 각종 설이 분분하다고 보도했다. 마틴 프로스트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넷판에 올린 글에서 부시 대통령이 무소속인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을 체니의 후임으로 임명하면 여소야대인 상원의 권력지도가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미디어인 ‘이브닝 스탠더드’도 체니의 혈전 발견을 계기로 “체니가 건강문제로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것이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후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대학의 래리 사바토 교수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스가 대통령직에 관심을 갖고 부통령이 된다면 공화당의 다른 대권주자들은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선 몇몇 선두주자들이 있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부시가 라이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하면 상황은 빨리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흥미로운 추측이지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지도부 인사의 한 측근은 “(당내에서) 체니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은 없다.”면서 “그가 기소된 것도 아닌데 왜 그만두느냐.”고 반문했다.dawn@seoul.co.kr
  • ‘웰빙 강박증’ 앓는 사람들

    ‘웰빙 강박증’ 앓는 사람들

    ‘웰빙(참살이)도 지나치면 독(毒)?’웰빙 열풍에 대한 반작용으로 ‘웰빙 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유기농 식품과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 요가 등 사회 전반에 웰빙이 건강의 대명사처럼 자리잡고 있지만 웰빙에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운수업체에 다니는 김모(54)씨는 심한 운동 중독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남들보다 유달리 건강을 챙기던 그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퇴근 후 매일 3∼4시간씩 러닝머신을 뛰고 주말에는 암벽 등반을 했다. 심지어 황사가 심한 날에도 야외 운동을 중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회사 생활과 가정 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고, 결국 아내와 주위 사람의 권유로 운동을 중단했다. 김씨는 “운동을 그만두자 불면증과 호흡곤란 증세에 시달려 정신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마치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금단 현상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회사원 홍모(32)씨는 금방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에 헬스클럽과 ‘핫요가’를 병행하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헬스를 끝낸 뒤 섭씨 40도가 넘는 스튜디오 안에서 1시간30분가량 핫요가를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과도한 운동이 건강을 해친 셈이다. ●작년 웰빙 관련 피해 접수 1만건 넘어 주부 최모(45)씨는 웰빙 음식에 빠져 최근 직장을 그만둔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 인터넷과 TV에 나오는 웰빙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보던 남편이 심하게 음식을 가리는 탓에 직장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그만뒀기 때문이다. 최씨는 “남편이 숯불에 익힌 고기가 좋지 않다며 직화구이를 안 먹고, 육류는 기름기가 없는 샤부샤부 종류로, 외식은 채식뷔페만 고집한다.”면서 “이 때문에 직장 회식은 거의 참석 안 하고 사람도 가려서 만나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건강보조식품 등을 마구잡이로 섭취해 부작용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회사원 박모(34)씨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에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해 복용하다 심한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는 “약을 복용하고 난 뒤부터 손바닥에서 입술까지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고 가려움증이 심해 피부가 많이 손상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9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피해 사례는 7716건, 헬스와 요가, 피트니스센터에 대한 피해 사례는 3879건이나 됐다. 웰빙 열풍을 타고 등장한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것만 해도 무려 4500여종,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진정한 웰빙은 육체·정신건강의 조화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웰빙 강박증은 규범이나 가치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한 사회 현상이 투사된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먹거리·운동 등 1차적 통제가 가능한 것에 집착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몸에만 집착하는 것은 웰빙이 아니며, 진짜 웰빙은 자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통해 보다 성숙한 삶의 태도를 갖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주몽 떠난 안방극장 여인천하

    방송가 월·화 드라마의 지존 MBC ‘주몽’이 안방을 떠난 자리는 누가 메울까. 시청률 50%를 넘나들며 10개월 동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했던 ‘주몽’.MBC에 드라마 왕국이란 명예를 안겨주었지만 KBS,SBS에는 재앙과 같은 존재였다. ‘주몽’의 부재로 월·화 밤 드라마 시장은 다시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만큼 시청자들은 골라 보는 재미가 생긴다.●여인을 위한, 여인에 의한 드라마 시대 지난해에는 주몽, 대조영, 연개소문 등 사극 열풍이 불면서 선 굵은 남자 연기자들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포스트 주몽’ 시대에 패권을 잡기 위해 선두에 뛰어든 것은 여전사들이다. MBC ‘히트’의 고현정,SBS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배종옥,KBS의 ‘헬로 애기씨’의 이다해. 방송 3사가 월·화 영토전쟁의 새로운 카드로 모두 여성 연기자를 택했고 남성 연기자의 비중은 적어졌다. ‘주몽’의 종영과 ‘봄바람’으로 대표되는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멜로, 코믹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남성 시청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멜로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코믹, 액션 등이 가미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고현정이 주몽을 잇는다 MBC는 오는 19일부터 고현정과 하정우를 앞세운 20부작 드라마 ‘히트’를 꺼냈다. 또 ‘올인’의 유철용 PD와 ‘대장금’ ‘서동요’의 김영현 작가가 뭉쳐 눈길을 끈다.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활약을 그리는 작품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수사드라마 ‘CSI’와 비슷한 형식으로 꾸며진다. 고현정은 머리를 단발로 자르며 여성 강력반장 차수경으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상대역은 중견배우 김용건의 아들이자 ‘구미호 가족’ ‘숨’ 등의 영화에 출연했던 하정우(본명 김성훈)이다. 서울지검 강력부 신입 검사 김재윤 역을 맡아 여성 형사반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이다. 헬기까지 동원해 홍콩에서 해상 추격장면을 촬영하는 등 화려한 영상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미드’(미국 드라마)에 빠져 있는 20∼30대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흥행 보증수표 김수현 카드 뽑다 ‘독신천하’ ‘101번째 프러포즈’ ‘눈꽃’ 등 SBS의 많은 드라마도 ‘주몽‘ 때문에 쓴맛을 보았다. 다음달 2일부터 ‘김수현표’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로 그동안의 빚을 한번에 갚으려고 칼을 빼들었다. ‘사랑과 야망’에 이어 김수현 작가가 4개월여 만에 집필에 나서는 작품이라 화제를 모았다.30대 후반 중년부부를 중심으로 한 멜로극으로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MBC와 KBS에 비해 중장년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배종옥이 남편(김상중)에게 배신당하는 천사표 여자 ‘김지수’역을, 김희애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여자 ‘이화영’역을 맡는다. 두 사람은 친구이자 연적으로 대립각을 이룬다. 김희애, 배종옥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코믹에 멜로를 가미하다 KBS도 안재욱의 ‘미스터 굿바이’, 현빈-성유리의 ‘눈의 여왕’, 박건형의 ‘꽃피는 봄이 오면’ 등 야심작들이 ‘주몽’의 화살에 쓰러졌다. 그래서 오는 19일부터 유쾌, 상쾌, 발랄한 드라마 ‘헬로 애기씨’를 선보인다. ‘마이걸’에 출연해 인기몰이를 한 이다해(이수하 역)와 ‘빌리진 날 봐요’ 등에서 ‘완소남’으로 인기를 모은 이지훈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특히 그룹 ‘파란’의 매력남 라이언이 가세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지환의 소설 ‘김치만두 다섯개’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무너져가는 종갓집 ‘화안당’의 주인 ‘이수하’와 머슴 출신 재벌손자 ‘황동규’와의 위험천만한 러브스토리를 코믹하게 그린다. 여기에 날라리 재벌 3세 ’황찬민‘(하석진)과 광녀의 딸 ’서화란‘(연미주)이 맛깔스러운 연기를 더한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빠른 전개의 ‘히트’, 정통 멜로의 ‘내 남자의 여자’, 귀엽고 발랄한 ’헬로 애기씨’가 펼치는 삼국지. 과연 누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이색&뜨는 新직업] (3) 투어 플래너

    [이색&뜨는 新직업] (3) 투어 플래너

    8일 오전 서울 서초동의 허니문 전문여행사인 가야여행사. 금방이라도 쏟아져내릴 것 같은 에메랄드 빛 바닷물과 파란 하늘을 담은 휴양지 사진이 걸린 사무실에서는 ‘투어 플래너’(여행상품 종합기획자) 윤민화(30·여)씨가 30분이 넘도록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로마-파리’ 신혼여행을 예약한 고객이 갑자기 호텔을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현지를 몇번 다녀왔던 그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인터넷을 보며 여행 일정을 다시 점검했다.“바꾸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자유여행 일정이라 현재 호텔이 시내에서 가까워 편하실 겁니다. 바꾸시면 여행 중에 택시를 2∼3차례 더 타게 되는데 불편하고 비용이 더 많이 듭니다.” ●정보수집 위해 1년에 4∼5차례 해외출장 현지 사정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뚫고 있는 그는 3년차 투어플래너다. 고객들의 여행 목적에 맞는 여행지 선정부터 일정은 물론 호텔, 렌터카, 레스토랑을 고객 스타일과 성격, 예산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그가 투어플래너가 된 것은 2001년. 삶에 권태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챙겨 무작정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발길 닿는 대로 1개월 남짓 돌아다니면서 숨겨진 ‘역마살’을 발견했다. 여행을 실컷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2002년 계명대 관광경영학과에 편입했고,2003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1년동안 영어를 익히며 아르바이트를 했다.2005년 졸업을 한 뒤 주저없이 여행사에 입사했고, 지난해부터 투어플래너로 일하고 있다. 맞춤형 테마여행을 설계하는 것도 즐겁지만, 정보 수집을 위해 1년에도 4∼5차례씩 해외를 훑고 다닐 수 있는 것은 투어플래너의 특권이다. 오는 22일에도 이탈리아 관광상품을 기획하기 위해 로마로 떠난다. “여행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어서 입맛을 맞추려면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해요. 인터넷 검색 등으로 현지 전문가 뺨치는 고객도 많거든요. 설명할 때는 늘 긴장되고 식은 땀 나죠.”라고 귀띔했다. 가끔은 몰상식한 여행객들 때문에 짜증날 때도 있다. 의외로 젊은 손님들이 ‘내 돈 내고 여행하니까 플래너가 뭐든 다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황당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4개월짜리 양성과정… 외국어는 기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선 보편화됐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투어플래너(투어코디네이터) 자격증은 없다. 교육기관은 지난해부터 한국관광통역연합회(02-6273-8594)가 운영하는 4개월짜리 ‘투어플래너 과정’이 있다. 현재 4기까지 배출됐으며 10여명이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행사에서 영업, 예약, 기획, 마케팅 등 일반 업무를 거친 뒤 플래너가 되는 방법도 있다. 가야여행사는 신입사원을 뽑아 국내 1개월, 해외 2개월 등 총 3개월 코스로 투어플래너를 키워낸다. 이후 9개월간 해외 근무를 시켜 생생한 정보를 얻게 한다. 제대로 된 투어플래너가 되려면 최소 2∼3년 걸린다. 투어플래너에게 외국어 2∼3가지는 기본이다.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이 가능해야 인정받는다. 역마살이 있어야 하고 고객에 대한 배려와 리더십, 사교성도 요구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간파하고 반발짝 앞서가는 ‘눈치’도 필요하다. ●10년후 뜨는 직업 ‘베스트 5’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입사 5∼7년차 투어플래너의 연봉은 2000만∼3200만원가량이다. 영세 업체들은 2000만원 안팎의 박봉이지만, 메이저 여행사의 투어플래너는 연봉 3200만원 정도에 별도의 인센티브가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 ‘스카우트’가 한국고용정보원, 노동부 워크넷,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선정한 ‘10년후 뜨는 직업 베스트 5’에 선정되는 등 미래는 장밋빛이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나 끌고 가놓고 강제동원 증거 없다니”

    “나 끌고 가놓고 강제동원 증거 없다니”

    “일본 놈들이 내 양쪽 팔을 붙잡고 끌고 가놓고,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니 정말이지 너무 억울해….” 꽃샘 추위가 매섭게 살을 파고드는 7일 낮 12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개최한 ‘제751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한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 1일과 5일 연이어 불거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망언에 대해 “망언을 즉각 철회하고 역사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장소인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는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구호로 가득했다. 망언 이후 첫 수요집회를 연 할머니들은 ‘강제동원 증거 없다.’,‘미 하원 결의안 나와도 사과하지 않겠다.’ 등의 아베 총리의 발언과 관련,“아베의 뻔뻔스러운 망언은 역사 왜곡일 뿐 아니라, 할머니들에게 지울 수 없는 이중의 아픔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면 할머니들이 제 발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갔단 말인가.”라면서 “일본군 성노예로 살았던 분들의 처참한 삶과 죽음을 부인한다면 결코 역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15일 미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 일본군의 만행을 폭로하고 돌아온 이용수(80) 할머니는 “미국 국회까지 가서 힘들게 증언한 게 헛수고가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16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집회 장소를 지켰던 사람으로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꼭 받아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일본군대에서 도망치다 팔뚝과 발목이 칼에 찔렸다는 이옥선(81) 할머니도 “결혼도 안 한 어린 여자 아이들에게 일본이 한 짓은 감추고 싶어도 감춰질 수 없다.”면서 “아베가 아닌 우리의 말이 진실이고 역사”라고 힘줘 말했다. 정대협은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 정부의 망언이 나올 때마다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 정부는 직무유기를 그만두고 자국민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대협은 이날 호주 및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한국, 호주, 일본 등 3개국에서 정신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동시에 열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네트워크’ 주최로 도쿄 국회 앞에서, 호주는 ‘일본군위안부와 함께하는 호주친구들’ 주최로 시드니 주호주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각각 개최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entertainment·information] 송정연 방송 25시

    [entertainment·information] 송정연 방송 25시

    글 송정연 방송작가, 청소년 소설작가 연세대 출신들은 건배할 때 ‘위하세’라고 하고, 고려대 출신들은 ‘위하고’라고 한다는데, 2007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 라디오족들은 ‘위하라’라고 건배했다. 라디오니까 위하라! 라디오방송은, 보이지 않는 매력이 큰데, 요즘은 라디오방송도 ‘보이는 라디오(줄여서 ‘보라’)라고 해서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제작하는 추세다. 우리 프로그램도 수요일마다 보이는 라디오방송을 하고 있다. 보이는 방송이 확대돼 가면 라디오의 뒷얘기들이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음악 나가는 동안에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진행자들은 어떤 얘기를 하고,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 하는 청취자들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서 음악 나가는 동안 화장하고 대본 보고 준비하는 DJ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보이는 라디오에서 진행자들이 화면을 의식하고 하는 행동과, 보이지 않을 때의 행동은 차이가 있다. 모 진행자인 경우, ‘ON AIR’불이 켜지면 분위기 있는 목소리로 차분하고 사색적인 방송을 하는데, 노래가 나갈 동안, 이 진행자는 돌변한다. “에이씨. 이 노래 누가 만든 거야? 이렇게 라디오에 틀 거, 길게 만드는 놈은 다 사형시켜야 돼. 지루해서 미치겠잖아, 이거!” 터프하게 소리치던 이 미모의 진행자. 음악이 끝나고 스튜디오에 불이 켜지면 얼른 음성을 바로 잡는다. “아, 음악이 왜 이렇게 마음을 파고드는지요”라고 멘트한다. 음악 나가는 동안, 주식시세를 보고 오는 디제이도 있고, 음악 나가는 동안 문자 보내고 받는 진행자도 있다. 이숙영 씨의 경우는 커피를 좋아해서 좀 긴 음악이 나올 때는 라운지에 뛰어가서 커피를 가져오기도 한다. 어떤 DJ는, 음악이 오버랩 돼서 나가는 동안, 사온 옷을 입고 패션쇼를 벌이기도 한다. 9시 진행자인 김창완 씨는 종종 산악자전거 타고 강남 집에서 목동까지 오느라 스판으로 된 운동복(우리는 ‘쫄바지’라고 부른다)을 입고 스튜디오로 들어서기도 한다.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소설가 김영하 씨가 SBS 책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김영하 씨도 종종 그런 산악자전거 복장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선다. 어떤 때는 김창완 씨와 김영하 씨 둘 다 그런 차림으로 마주치면 우리는 그 그림 자체가 재미있어서 킥킥대고 웃는다. 그러면 김창완 씨는 지난 주말에 남도까지 갔다왔다며 자전거 여행담을 아이처럼 자랑스럽게 쏟아낸다. 진행자들의 이런 모습들은 스튜디오를 훈훈하게 하는 양념거리가 되어 같은 채널에서 일하는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음악이 나가는 동안 스태프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두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경우, 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꽤 있다. 둘이 서로에 대해서 안 좋은 감정일 때, 스튜디오 안의 온도는 영하 50도처럼 춥다. 예전에 커플 진행으로 유명한 A와 B 진행자의 경우, 사연 읽을 때는 할 수 없이 사이 좋은 척 장단 맞추다가도 사연 읽는 게 끝나고 음악이 시작되면, 얼른 서로 다른 쪽을 향해서 쌩, 하고 찬바람 나게 돌아앉는다. 음악이 끝나고 다시 사연 읽을 때는, 다시 돌아앉아서 사연 읽다가 다시 음악이 시작되면 쌩 하고 다시 돌아앉아서 서로의 불쾌한 기분을 나름대로 상대에게 표시한다. 둘의 사이가 그렇게 차가운 것도 모르고 어떤 청취자는, 둘이 부부냐고 물어왔다. 너무나 둘이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모 방송에서 더블 진행 프로그램을 섭외하는데, C가 조건을 걸어왔었다. D랑 같이 한다면 진행하겠다고. 그래서 D를 섭외해서, C와 D, 더블 진행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1년후. C와 D는 서로 사이가 나빠져서 급기야는 프로그램을 그만두었고, 그리고 이제 C는 D랑 하라면 다시는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녹음 스케줄 때문에 벌어졌다. C가 갑자기 해외에 일주일 가게 되자 급히 녹음해야 하는데, D의 스케줄도 꼬였다. D가 짜증냈고, C는 그게 서운했다. “예전에 지가 보름 간 해외 갈 때 그때 내가 아무 말 안 하고 스케줄 다 조정해 가며 해주었는데, 아, 이럴 수 있는 거예요?” 앞에서는 말 못하고 우리를 붙잡고 하소연 하는데, 그 호소 들어주고 나면 뒷날은 또 D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한다. “자판기 커피 한 잔 안 사는 저런 노랭이는 처음이에요, 사연 읽는데도 지만 좋은 거 읽으려고 하고, 못돼도 한참 못됐어. 아, 이렇게 내가 희생해 가며 녹음해 주면 그거 고마운 줄 모르는 사람이라구요. 내가 한마디 했다고 삐져서 저렇게 밴댕이같이 구는 사람, 아, 정말 마누라가 불쌍해. 어떻게 사나 몰라.” 두 사람이 진행할 때 서로가 잘 지내려면 서로에 대한 희생과 배려가 필요하다. 내 우선이기보다는, 내가 손해 봐야지, 하는 자세가 아니면 둘의 사이가 삐걱거리게 돼 있다. 그래도 방송이 시작되면, 서로 웃는 척 방송하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다. 프로 근성일 수도 있고, 야, 저러니까 연기하고 사는구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라디오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느낌과 실제 진행자의 모습이 아주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방송에서 느끼는 그대로인 진행자들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강석과 김혜영 씨. 두 사람이 오랫동안 방송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어 가는 방송동지로 잘 지내고 있다는 뜻이다. 몇 달 전, 김혜영 씨 집에 초대돼서 저녁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데, 강석 씨 얘기가 우연히 나왔다. 김혜영 씨가 중간에 몸이 아팠을 때 강석 씨가 보여준 우정어린 마음씀에 대해서 진실로 감동했다고 한다. 내가 생각할 때 김혜영 씨도 평소에 정겹고 다정한 성품이 배어나는 사람이라, 강석 씨나 김혜영 씨나 서로가 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려라는 것은, 감정에서 가장 고감도인, 어려운 것인데, 음악 나가는 동안 이렇게 하나하나 이해하고 감싸주는 DJ는, 방송도 오래 가기 마련이다. DJ들이 말하는 대본을 쓰는 작가도 그 진행자를 생각하면서 가능하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쓰게 되니까 방송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새해가 밝았다. 돼지띠 해를 맞으면서 돼지띠에 대한 멘트를 쓰는데, 돼지띠가 되지띠로 오타가 나왔다. 그래, 올해 돼지띠는 모든 게 잘돼서 ‘되지’띠라고 회상하도록 열심히 뛰어야지. 보이는 데서 일하는 게 아니라, 안 보이는 데서 더 열심히 일하는 게 라디오작가들이니, 올해도 내밀한 열정으로 새로운 도전과 성취에 젊음을 불사르고 싶다.     월간 <삶과꿈> 2007.01 구독문의:02-319-3791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휴일오후의 여유 ‘파스타’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휴일오후의 여유 ‘파스타’

    일요일, 늦잠에서 깨어나 먹고 싶은 점심 메뉴를 고르라면 무얼 고를까? 필자의 경우는 두말없이 ‘파스타’를 고를 것이다. 나른한 일요일에 느지막이 일어나 냉장고에 남아있는 야채나 고기, 또는 해물을 꺼내고, 적당히 어울리는 소스를 골라 소박하게 만들어 먹는 파스타는 한없는 여유와 행복감을 준다. 마땅히 넣을 재료가 없다면 그저 올리브오일과 마늘을 넣고 약간의 페페론치노를 넣는 알리오 올리오(마늘을 넣은 올리브 오일소스의 파스타)를 만들면 된다. 파스타는 밀가루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모든 이탈리아 음식을 총칭하는 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이탈리아 요리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특히 파스타는 연령에 관계없이 즐겨먹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다. 파스타는 들어가는 재료와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는데, 종류는 약 150여 가지이며, 형태도 60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길이에 따라 롱(long)파스타와 숏(short)파스타로 나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롱파스타를 많이 먹는다. 롱파스타로는 스파게티, 스파게티니, 링귀니, 탈리아텔레 등을 즐겨 먹는다. 숏파스타로는 펜네, 로텔레, 푸질리, 마카로니, 파르팔레 등이 있다. 라비올리는 우리나라의 만두와 비슷해서 속에 치즈와 시금치, 고기 등을 넣어 만든다. 이밖에도 새둥지 모양으로 생긴 네스트 파스타(nest Pasta)가 있으며 넓은 판상의 파스타인 라자냐가 있다. 소스의 종류도 미트소스가 든 볼로네즈를 비롯, 조개가 들어간 봉골레, 토마토소스에 베이컨을 넣은 아마트리치아나, 토마토 소스에 매운 고추를 넣은 아라비아타, 파마산 치즈를 넣은 크림소스인 알프레도, 달걀과 파마산 치즈를 넣은 크림소스인 카르보나라, 페스토, 올리브오일, 화이트와인 소스 등 매우 다양하다. 파스타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밀가루와는 달리 듀럼밀이라는 딱딱한 밀을 갈아 만든 ‘세몰리나’가 원료이다. 이 세몰리나는 분자구조가 거칠고 단단해서 소화 흡수가 천천히 이루어져 식사 후에 혈당이 서서히 올라가는 특성을 보인다. 즉 당지수(glycemic index)가 낮은 음식이어서 소스만 가벼운 것으로 택한다면 다이어트에 좋으면서도 훌륭한 탄수화물 공급원이 되는 식품이다. 또한 칼슘과 철이 쌀에 비해 월등하게 많이 들어있고 비타민과 나이아신도 함유되어 있다. 파스타는 종류도 다양하지만 들어가는 재료와 소스에 따라 무한한 변형이 가능해서 누구나 자기 입맛과 취향에 맞는 파스타를 골라 먹을 수 있고, 양식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특히 토마토소스나 올리브오일 소스 등은 칼로리의 부담이 적고 영양가가 높아 권장할 만하다. 안국역 근처에 위치한 ‘로씨니(Rossini)’는 1995년 동부이촌동에서 처음 문을 연 이래 꾸준히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지금은 안국역 근처로 옮겼지만, 초기의 오픈 멤버들이 변함없이 맛과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이곳은 특히 맛있는 파스타로 유명한데 특별히 주문하는 경우 외에는 생면 파스타만을 쓴다. 하루에 두 번씩 뽑아내는 생면 파스타는 반죽과 삶는 솜씨가 탁월해서 적당히 탄력있고 씹는 맛이 있다. 특히 날치알을 올린 오징어 먹물 파스타가 유명한데, 넉넉히 넣은 오징어와 먹물이 파스타와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며 고소한 맛을 낸다. 그 외에 올리브오일 소스나 토마토소스, 백포도주소스, 크림소스의 파스타도 다 수준급이다. 한우 중 1등급을 사용하여 만드는 스테이크도 일품이며 다양한 전채요리도 입맛을 돋운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와인. 무려 350여 종의 와인이 준비되어 있는데, 특히 다양한 이탈리아 와인이 애호가들을 반긴다. 김맹준 소믈리에는 음식과 예산에 맞는 맛있는 와인을 골라주는 솜씨가 탁월하다. 파스타 1만 3000∼2만 1000원, 안심스테이크 3만 3000원, 양갈비 석쇠구이 3만 3000원. 영업시간은 점심:낮 12시∼3시, 저녁:6∼10시까지이다. (02)766-8771.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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