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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청나라 볼모 8년… 소현·효종 형제와 그들 부부의 불운했던 삶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7일만에 폐위 단경왕후… 50년 넘도록 중종만을 그리며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조선 최초 세자 이방석은 여색에 빠지고 세자빈은 불륜을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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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 약물을 빌지 않은 성병예방

    약물을 빌지 않은 성병예방

     보균자와 관계하는 경우라도 성병에 감염되지 않는 수도 있다. Y군의 경우는 보균자와 여러 차례 관계했으나 감염되지 않았던 희한한 케이스-.  18살 Y군은 시골에서 갓 올라와 일자리를 얻은 게 목욕탕의 때밀이였다. 답답하고 고된 일이었으나 하고 있느라니 엉뚱한 부수입이 그를 유혹했다.  하루는 이 목욕탕의 카운터를 보는 하이 미스 J양이 난생 처음 희한한 체험을 맛보여 주었다. 여자를 알게 한 것이다. 여건이 그렇기 때문에 둘은 늘 목욕탕을 이용했었다.  그러한 어느 날 J양은 Y군에게 한 숙녀 고객을 소개했다.『잘 해보라』며 두툼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는 귀띔까지 했다. 그는 J양이 시키는 대로 독탕에 들어가 있던 숙녀의 때를 밀어 주고 그녀가 하자는 대로 했다. J양의 말대로 댓가(대가)가 손에 쥐어졌다.  수입은 J양과 반분해도 제법 큼직한 벌이였다. 그러나 몇달쯤 지나고 보니 도저히 자신의 체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Y군은 그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어느 중국음식점의 배달원으로 들어갔다. Y군은 이 집으로 옮겨오기에 앞서 J양을 불러내 여관방에서 고별의 밤을 지냈다.  그런데 이틀째 일을 하던 날이었다.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고름이 흐르고 심하게 따가왔(웠)다.  Y군은 이웃 의사를 찾아왔다.  미스 J도 곧이어 세균 검사를 받았다. 둘은 같은 진단이 나왔다. Y군은 몹시 의아해 했으나 그것은 교섭 직전에 질내(膣內) 깊은 곳까지 세척하고 교섭 직후 남자의 성기를 깨끗이 씻으면 보균자인 여성과의 관계에서도 성병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목욕탕에서 일할 때는 자연히 몸을 깨끗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병을 예방하는 결과가 된 셈이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임균은 매우 약한 균이기 때문에 섭씨 40~45도의 더운 물에도 쉽게 죽는다.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①성교 전후에 비눗물로 깨끗이 씻을 것 ② 난폭하게 하지 말고(상처가 생기면 그곳으로 병균이 들어오니까) ③ 성교 도중 키스를 삼갈 것. 매독균은 키스로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 ④ 상대가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이면 24시간 안에 전문의의 조치를 받을 것 ⑤항생제를 남용하지 말 것 ⑥외입을 했을 때는 적어도 잠복 기간인 1주일 이상 부인에게 접근하지 말 것 등이다.   [선데이서울 73년 8월5일 제6권 31호 통권 제251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무소불위’ 감독·코치… 병드는 체대생들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이지만 이로 인해 태권도 선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김상은(21·여·가명)씨<서울신문 9월 28일자 9면>. 김씨가 A(33)코치로부터 성추행을 당해도 참고 뒤늦게 경찰에 고소한 사정은 체육계의 고질적 문화 탓이 컸다. ●선수생활 그만두는 이유 30% “감독과의 불화” 엄격한 위계질서, 군대 같은 생활방식, 코치나 교수에게 잘못 보이면 대학생활은커녕 엘리트 선수로 성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D대 체육학과 박모(28·여)씨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일반 회사 취업을 택했다. 박씨는 “1명이 잘못했어도 모두가 함께 벌을 받고 선배 말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 생활 내내 괴롭힘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체대생이 아닌 선수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고충은 더 크다. 선수 선발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감독이나 코치의 말을 억지로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대 체육학과 최모(21·여)씨는 “코치가 술자리만 있으면 참석하라고 강요했다. 술자리에 가면 어깨를 끌어안거나 만지기도 했다. 또 자기가 운영하는 학원에 강사로 오라고 강요해 억지로 일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최씨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코치에게 잘못보였다가는 선수 명단에서 제외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치한테 잘못보여 명단에서 빠진 친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M대 체육학과 이모(24)씨는 “선수 생활을 그만두는 이유 중의 70%가 부상이고 30%는 감독이나 코치와의 불화다.”라고 말했다. ●또래 코치 “난 성추행코치 아니다… 오해받아 곤란” 한편 김씨의 성추행 가해자인 A 코치가 강사로 재직했던 W대측은 “A 코치가 이미 학교를 떠났고 A 코치과 같은 나이에 비슷한 약력을 가진 박모(33) 코치가 A 코치로 오해받아 곤란해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제2의 인생 찾아주는 ‘포스코 미소금융’ 현장 가보니

    제2의 인생 찾아주는 ‘포스코 미소금융’ 현장 가보니

    30일 인천 남구 문학동 ‘올방개만두’. 점심시간을 맞아 가게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4인용 식탁 4개는 손님으로 찼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만두 피를 빚는 정윤선(49)씨의 손길이 바빴다. 정씨는 1987년 롯데호텔 한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했다. 차곡차곡 모은 급여를 목돈으로 1993년 지인과 패션사업을 시작했다. 장사가 안 돼 6개월 만에 파산했다. 빈털터리가 됐고, 수표 부도로 교도소에서 10개월을 보냈다. 출소 뒤 마약에 손을 대며 방황했다. 교도소도 수시로 드나들며 폐인이 됐다. 2007년 정신을 차렸다.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딸아이와 아내 얼굴이 눈에 들어왔어요. 가족을 위해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정씨는 자장면 배달 등을 하며 부도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진 빚을 모두 갚았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의사에게서 “심장이식을 해야 한다.”는 비보를 접했다. “당시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심장이식이 쉬운 게 아니잖아요. 약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마지막 심정으로 찾아가… 신념 믿고 대출 몸은 아프지만 생계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 평소 꿈꾸던 만두가게를 해보고 싶었다. 가게를 얻으러 다녔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부동산에서 포스코미소금융을 찾아가 보라고 했다. 소상공진흥원, 새마을금고 등을 찾았지만 매번 퇴짜를 맞아 반신반의하며 포스코미소금융을 방문했다. “금융권에선 천대만 받았는데 포스코미소금융은 따뜻하게 맞아줬습니다.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것부터 가게를 구하는 것까지 일일이 상담해주며 1000만원을 지원해 줬습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대출금으로 보증금을 내고 지금의 가게를 얻었다. “영업 이후 줄곧 적자였는데 이달부터 몇 십만원이지만 흑자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정씨의 환한 웃음 뒤로 통 속에서 만두 익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메밀국수 전문 ‘서미모밀촌’ 김진숙(39·인천 동구 송림동)씨도 포스코미소금융의 도움으로 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김씨는 포스코미소금융에서 창업자금 300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12월 꿈에 그리던 가게를 얻었다. “이곳저곳 대출을 의뢰했지만 안 된다는 말만 되돌아 왔어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포스코미소금융을 찾았는데 제 신념을 믿고 거금을 대출해 줬습니다.” 김씨 가게는 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며 문전성시를 이룬다. 1일 평균 매출은 지난 3월 50만원에서 최근 100만원으로 올랐다. ●올 3월부터 지점 없는 지역… 이동출장소 운영 포스코미소금융이 재기를 꿈꾸거나 제2의 인생을 열려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 포스코미소금융재단을 설립했다. 신용도가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에게 2~4.5%의 저리로 창업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해 12월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 포항 죽도시장, 광양 상설시장, 인천 동구지역 등 4곳에 미소금융 지점을 개설하며 서민 대출을 시작했다. 이날 현재 총 858건에 92억 1700만원을 대출했다. 출연금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09년부터 매년 50억원을 포스코미소금융재단에 출연, 올해까지 150억원이 적립됐다. 2018년까지 500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올 3월부터는 미소금융 지점이 없는 지역의 서민들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이동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정선, 영덕, 남원, 고흥, 울릉도 등 15개 지역의 전통시장을 찾아 7억 4000만원을 대출해줬다. 포스코 관계자는 “재활용 폐자재 중간 수거업자 지원 상품 개발, 현장 방문 컨설팅 등 앞으로 미소금융의 대출 대상과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잘나가던 뮤지컬 제작자, 초짜 미술 사업가로

    잘나가던 뮤지컬 제작자, 초짜 미술 사업가로

    “앞으로의 운영 방향이요? 저도 잘 몰라요. 그래도 대관 없이 열심히 기획전만 할 겁니다. 확실한 건 한 4~5년 정도 착실히 하면 잘 되겠지 하는, 기대감 정도? 하하하.” 활동적이고 입심 좋다. “2008년쯤 병원에 입원했었어요. 의사가 일 다 그만두고 쉬라고 하더군요. 사업이란 게 하다 보면 좀 거짓말도 하고 그래야 하잖아요. 그걸 다 놓으라는 말로 들리데요. 그래서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걸 찾은 겁니다.” 경기 파주시 법흥리 헤이리아트밸리에 갤러리 ‘화이트블럭’을 연 이수문(63) 대표다. 이 대표의 경력을 보면 미술과 겹치는 부분이 없다.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거쳐 한샘, 현대, 하츠 등 주로 건축 관련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그래선지 갤러리 건물에 대한 자랑이 대단하다. “6개 전시실과 야외조각공원에다 공연장으로 쓸 수 있는 로비도 갖췄습니다. 1년간 준비해서 지었는데, 미국에서 40대 이하 유망한 건축인 가운데 한명으로 뽑힌 박진희씨가 설계했어요. 건물 외벽을 LED(발광다이오드)로 하려고 했는데 그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포기했습니다. 하하하. 아직 공식 발표가 안 나 조심스럽지만 미국 건축가협회에서 주는 건축상도 탈 겁니다.” 이런 그가 왜 미술을 택했을까. “제가 좀 날라리였어요. 중학교 때 연극에 입문한 뒤 지금까지 연극을 보고 즐기고 그렇게 삽니다. 클라리넷도 좀 하고요.” 빈말이 아닌 게 이 대표는 뮤지컬계에서도 지명도가 있다. 1995년 창작 뮤지컬로서는 가장 화려한 성공을 거둔 ‘명성황후’ 초기 제작 멤버다. ‘아가씨와 건달들’ 같은 유명 작품도 숱하게 제작했다. “공연이란 게 30대를 겨냥해야 하는 일인데, 나이가 들다 보니 어느 순간 ‘아, 내가 30대의 감각을 못 좇아가고 있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에잇 호진아 그냥 니가 해라’라고 해버렸죠.” 여기서 ‘호진이’는 얼마 전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지컬 ‘영웅’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시킨 윤호진 에이콤 대표를 말한다. 미술은 직접 제작의 부담이 덜하다. “뮤지컬과 달리 갤러리는 제가 직접 제작하는 게 아니라 장을 열어주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 생각했습니다.” 부인(차명희)이 화가라는 점도 작용했고, 다른 인연도 있다. 만화 ‘먼 나라 이웃 나라’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 건축학과 동문 이원복 동덕여대 교수가 독일 유학 시절 알고 지낸 클라우스 클렘프를 소개해준 것. 클렘프는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박물관 디렉터로 한국에서도 몇 차례 기획전시를 선보였다. 때문에 이번 개관기념전은 클렘프의 힘을 빌어 ‘독일 현대미술 3인전-사물의 재발견’(Deutsche Dinge)으로 정했다. 에버하르트 하베코스트, 타티아나 돌, 안톤 스탄코프스키 3명 작가의 132점을 전시한다. 클렘프의 기획답게 작품들은 순수예술과 상업디자인 사이에 걸쳐져 있고, 독일 작품답게 묵직한 맛을 풍긴다. “신생 갤러리다 보니 중견 작가분들을 모시기가 어려웠던 점도 있었고요. 또 사업할 때 유럽출장을 많이 나갔는데 독일적인 맛,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할 테니 가볍게 즐겨줬으면 해요.” 전시는 오는 5일부터 12월 4일까지다. (031)992-44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장 예비후보 24시] 박원순은 누구

    박원순(55)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박 전 상임이사는 이른바 ‘긴급조치 9호 세대’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 1학년 재학시절이던 1975년 유신체제에 항거해 할복한 고(故)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여한 뒤 유신 반대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제적됐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2년 검사로 임용돼 대구지검에서 근무했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한국민중사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사건, 부산 미국문화원 점거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았다. 국민연금 노령수당 청구소송을 승소로 이끌며 ‘생활 최저선’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좌파 인사들이 참여해 1986년 설립한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하면서 시민운동에 적극 나섰다. 이후 2000년에는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세웠고 2006년 희망제작소를 설립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진일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국가보안법 연구’(3권), ‘야만시대의 기록’(3권) 등의 저서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역설해 왔다. 부인 강난희씨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경호 주택금융공사 사장 돌연 사의

    김경호 주택금융공사 사장 돌연 사의

    김경호(58)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취임한 지 두달도 안 돼 사의를 표명했다. 29일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전날 오후 5시쯤 금융위에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이날 있었던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는 태응렬 부사장이 대신 출석했다. 허태열 정무위원장은 국감을 시작하면서 “김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전날 사임했다는 통보를 받았으니 양해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공공기관장이 국감 하루 전날 그만두는 일은 처음이라 황당하다.”며 금융위원장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옛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과 공보관, 아시아개발은행 이사 등을 지내고 지난달 2일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방사청 청렴실천 계약 제대로 지켜져야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출근해 직원들이 제출한 ‘청렴실천 계약’에 서명했다고 한다. 청렴 계약에는 직원들이 금품, 향응 수수 등으로 청렴의무를 어겼을 경우 스스로 사직하고 어떤 처벌이나 불이익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방사청은 직원들 자율의사에 맡긴 청렴계약에 1700명에 가까운 직원 중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는 집계 중이어서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방사청은 지난 8월 직원이 저질 건빵과 곰팡이 햄버거 납품과 관련해 구속된 이후 자정결의대회를 갖는 등 내부 단속에 힘을 쏟아 왔다. 방사청은 이번 청렴계약은 과거의 선언적인 선서나 서약과 달리 당사자가 서명한 만큼 구속력이 높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법에 엄격히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들이 과연 청렴 계약을 어겼다고 해서 제 발로 공직사회를 떠날지는 의문이다. 청렴계약서가 법에 우선해 효력을 지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계약을 체결해서라도 방산 비리를 막겠다는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일회성·전시성 행사라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다. 방사청 관계자는 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됐을 경우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한 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비리공직자들이 공무원 신분 유지를 위해 소청을 제기하는 현실 등에 비춰볼 때 실효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방사청의 비리 척결 의지에는 박수를 보낸다. 방사청은 연 3조원에 이르는 군수물자 계약을 비롯해 60만 국군의 안살림을 하는 곳이다. 때문에 방사청의 비리와 부패는 군의 사기는 물론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청렴 계약도, 선언도 좋지만 막중한 업무에 걸맞은 책임감과 함께 실천적 도덕성으로 재무장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방사청이 확고한 비리직원 자진 퇴출 의사를 갖고 있다면, 행정안전부와 협의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법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만두 먹다 빼앗긴 48억원 ‘황당’

    만두 먹다 빼앗긴 48억원 ‘황당’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6인조 무장강도가 현금수송차를 털어 도주했다. 기사가 배고픈 걸 조금만 참았으면 발행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건이다. 2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언론에 따르면 피해액은 17억 볼리바르(베네수엘라 화폐단위),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48억원이 넘는다. 현금수송차를 몰던 운전사가 땅을 치게 됐다. 그는 이날 오전 6시30분 핸들을 잡았다. 과야나에서 볼리바르까지 오전 일찍 돈을 갖다주라는 지시를 전날 받았기 때문이다. 허겁지겁 집을 나서느라 그는 아침을 걸렀다. 과야나를 출발해 107km를 달린 그는 우연히 만두튀김을 파는 가게를 봤다. 군침이 돌기 시작한 그는 가게 앞에 현금수송차를 세웠다. 운전사와 경비원들은 차에서 내려 사이좋게 만두를 나눠먹었다. 강도단을 만난 건 바로 그때다. 만두가게 근처에 있던 무장강도단은 굴러들어온 먹잇감을 발견한 듯 총을 쏘며 현금수송차를 공격했다. 경비원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1명은 부상한 가운데 강도단은 막대한 현금을 강탈해 도주했다. 하지만 ‘만두튀김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회사가 안전수칙을 어겼다며 징계를 예고했다. 경찰은 “경찰의 경비도 없이 수송차를 보냈고, 만두를 사러 차를 멈추는 등 현금수송회사가 안전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범인을 찾고 있지만 회사도 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파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국감 자료집 전쟁

    국감 자료집 전쟁

    ‘튀어야 산다’ 지금 국회에서는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국정감사 자료집’ 대전이다. 지난 19일 국정감사의 막이 오르자 수백개의 국감 자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이 중 상당수는 공개되지도 못하고 사장되기 일쑤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과 당내 공천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18대 국회 마지막인 이번 국감에서 너도나도 ‘정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자료집에 온 정성을 들이는 눈물겨운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형태부터 범상치 않다. 뭉텅이 책자형부터 얼굴을 박아 넣은 보도자료, 독특한 표지와 특이한 제목 등 눈길을 끌기 위한 자료집들이 수두룩하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실의 정책자료집은 특히 눈에 띈다. 무려 1003쪽에 이르는 두툼한 두께에 의원 사진이 큼직하게 박혔다. 자료집에는 그동안 국감을 통해 준비했던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당장 시각적인 측면에서 다른 의원들의 자료집과 비교가 된다. 일부 의원들은 이 의원실의 자료집을 보고 자신들의 보좌진들에게 “우리는 왜 이렇게 자료집을 내지 못하느냐. 그동안 뭘했느냐.”라고 닥달했다는 후문이다. 통상 자료집은 연구용역을 의뢰해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달여간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자료를 만든 이 의원실의 보좌진은 “억지로 없는 걸 만들어내는 것보다 해왔던 것을 충실히 묶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 지역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자료집 제작에는 600만원이 들었다. 평균 70~80쪽짜리 책자를 300~400부 만들 때 디자인과 인쇄비로 200만원 정도가 들어가니 3배가량 더 든 셈이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도 올해 230쪽을 포함해 4년간 1200쪽에 달하는 정책자료집을 냈다. 소득분배 등 주제별로 보기 좋게 정리했다.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보고서 작성에만 6개월이 걸렸다.”면서 “마이크 잡는 시간이 짧아 충분히 문제제기나 대안제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도 주택 분야 국감과 관련해 214쪽 분량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김 의원은 “올해 4월부터 정기적으로 국회 보좌진들과 ‘국회의원 김희철의 금요포럼’을 해왔으며 자료집은 그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우순 의원은 표지를 이색적으로 만들었다. 표지 앞면의 제목 부위에 네모 공간을 오려놓고 제목에 ‘대한민국 모든 아기는 ( )를 갖고 태어난다’는 등 이중 표지 디자인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제작했다. 표지에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소나무 그림을 넣었다. 튀는 제목은 필수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보도자료에 ‘자해쌀을 아십니까’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크게 걸었다. 자해쌀은 농민들이 정부의 저가방출로 쌀이 팔리지 않아 자신이 생산한 쌀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제목의 내용뿐만 아니라 색깔도 중요하다.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빨갛고 굵은 헤드라인체 제목에 부제를 파란색으로 달아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런 자료집들은 대개 의원회관에서 밤잠을 설쳐 가며 아이디어를 내고 작업한 보좌진들의 작품이지만 광고회사나 자료집 제작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만들기도 한다. 299명의 의원들은 국감기간 동안 평균 100개 정도의 자료를 낸다. 한 보좌관은 “여의도 주변에 자료집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한 보좌관은 일을 그만두고 나가 인근에서 이 일을 직접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3년 간 여대생 괴롭힌 비밀 ‘스토커’ 알고 보니…

    3년 간 여대생 괴롭힌 비밀 ‘스토커’ 알고 보니…

    영국 노팅엄셔에 사는 여대생 루스 제퍼리(22)는 지난 6월까지 무려 3년 간 끔찍한 스토킹을 당했다. 정체를 숨긴 누군가가 매일 이메일로 음란사진과 영상을 보내는가 하면 루스의 이름으로 성인사이트에 가입해 그녀의 나체사진을 올리는 등 대담한 범죄행각을 벌인 것. 1년 여 경찰수사 끝에 붙잡힌 범인은 다름 아닌 제퍼리와 10년 째 교제 중인 동갑내기 남자친구 쉐인 웨버였다. 그는 스토커에 시달려 섭식장애와 우울증까지 앓는 여자 친구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그녀의 뒤에서 온갖 악질 스토커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웨버는 지난주 열린 사우샘프턴 치안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인정했다. 제퍼리는 믿었던 남자친구에 대한 배신에 두 번 울어야 했다. 제퍼리는 자신과 가족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웨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비극적인 반전으로 파국을 맞은 웨버와 제퍼리의 사연은 이랬다. 컴퓨터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던 웨버가 3년 전부터 가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여자 친구에게 음란사진과 영상을 보내기 시작한 것. 웨버는 메신저로 제퍼리에 접근해 동창인 척 연기하며 만나자고 조르기도 했다. 심지어 웨버는 제퍼리의 나체사진을 성인사이트에 올려 남성들에게 하룻밤을 제안하기도 했다. 남성들에게 집주소까지 알려줘 제퍼리가 위험한 상황을 맞을 뻔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제퍼리는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며 전공시험을 망치기도 했다. 3달 전 범인을 잡힐 때까지 제퍼리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스토커란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제퍼리는 “우리는 기쁨과 슬픔 등 모든 걸 함께 하는 사이였고 10년이나 열렬히 사랑한 사이였다. 나의 과거가 모두 쓰레기가 된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웨버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며 징역형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퍼리는 “집착과 소유욕이 남달랐던 남자친구가 학교에서 퇴학당한 뒤 나도 학교를 그만두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런 짓을 저지른 것 같다.”며 울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지경부·한전·전력거래소 ‘후폭풍’

    9·15 정전 사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8일 사실상 사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지난 15일 정전 사태의 책임 기관으로 거론되는 ‘지경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관계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장관의 뒤를 이어 사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들 기관의 전면적인 조직 개편이 단행될지 주목된다. 최중경 장관은 ‘선(先) 수습-후(後) 거취 정리’로 가닥을 잡았다. 당장 그만두는 것은 초유의 정전사태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 당국의 수장으로서나 19일 국회의 지경부 국정감사 등 일정을 감안할 때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지경부 내에서는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김정관 2차관과 정재훈 에너지자원실장, 김도균 전력산업과장 등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과장은 정전 당일 전종택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장과 정전 조치와 관련해 통화한 실무 담당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들도 문책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력 수요 예측 및 수급 조절을 담당하는 전력거래소의 염명천 이사장과 순환 정전 조치를 지경부에 통보한 전종택 중앙급전소장 등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전은 김중겸 사장이 지경부 장관의 제청과 청와대 재가를 거쳐 17일부로 임기에 들어감에 따라 이번 사태 수습을 총괄하면서 시스템 개편과 문책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양손 없는 소금장수의 ‘감동 성공기’

    양손 없는 소금장수의 ‘감동 성공기’

    ‘TV 쏙 서울신문’이 찾아간 충남 서산의 한 염전. 여느 염전과 다를 바 없는 곳이지만 이곳에서는 희망의 소금을 푸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양손 없이 무려 4만㎡의 염전을 일군, 강경환(52)씨이다. 삽을 잡은 그의 두 손은 몽둥이처럼 뭉툭하다. 강씨는 열세 살 때 바닷가에서 발견한 지뢰를 갖고 놀다가 터지는 바람에 양손을 잃었다. 늘상 있던 손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도 그만두고 3년 동안 집 안에만 웅크리고 있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술 먹고 행패부리며, 비장애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살았다. 절망과 방황의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두 팔과 다리 하나를 잃고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다른 장애인에게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비록 두 손은 없지만 다른 많은 것은 아직 남아 있었다. 술을 끊고 손목에 테이프로 낫을 붙여 농사일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다 소금 농사를 지어 보라는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소금과 인연을 맺었다. 처음 해본 염전일은 너무 고되고 혹독했다고 한다. 하루 1~2시간만 자면서 밤늦도록 염전에 바닷물을 대고 햇볕에 말려 만든 소금을 삽으로 퍼 담았다. “비장애인의 열 배 이상 노력을 했어요. 그래야 겨우 본전을 맞출 수 있더라고요.” 2년쯤 지난 뒤 염전 일이 슬슬 몸에 익자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과 봉사활동을 한 뒤 소금을 조금씩 덜어 홀로 사는 어르신들 집 앞에 남몰래 갖다 놓았다. 그렇게 14년이 흘렀다. 그의 소금 회사 연간 매출은 6000만원 정도, 순수익은 3분의1이지만 200만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전남 소록도에 김장용 소금 30포대를 매년 보낸 지 5년째다. 2000년에는 기초수급자 신분과 장애수당도 반납했다. 세금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곳에 쓰이길 바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강씨는 지난 7월 15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의 꿈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지금 3년 가까이 목표를 향해 달리고 기도하고 있다.”는 강씨의 목표는 30억원을 모아서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장엄한 소금장수’ 강경환씨의 이야기는 16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한국의 단칸방에서 중국 민주화를 꿈꾸는 우쩐롱씨 이야기와 주민들을 위해 변신하는 자치단체 청사의 모습을 소개한다. 또한 세로토닌 열풍과 일본 도쿄에서 열린 K팝 커버댄스대회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추석이후 정치권 변화에 대해 이도운 논설위원에게 들어본다. 글 사진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10 ~11일 TV 하이라이트]

    ●위대한 선물(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하연(한지혜·오른쪽)은 시각장애인이지만 평생 착한 모범생 딸로 정해진 대로만 사는 선생님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임용고시를 못 볼 뻔하게 만들었던 우람(김동욱·왼쪽)과 교사와 학부모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된다. 교통 순경인 우람이 매번 하연의 앞을 가로막자 하연은 그 행동이 피곤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추석특집 드라마 노리코 서울에 가다(KBS2 토요일 밤 11시 20분) 결혼 17년차 주부 노리코는 한류가수 김현재에게 빠져 있는 평범한 아줌마다. 하지만 무뚝뚝한 남편 히로시와 사춘기가 시작된 딸 미유키는 그런 노리코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노리코는 병원에서 갑작스러운 폐암 선고를 받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딸 미유키는 좋아하던 육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는데…. ●애정만만세(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써니는 희수가 자신이 찾고 있던 아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써니는 희수의 집을 찾아가 예전에 막 대했던 것에 용서를 구하며, 희수가 임신한 아이가 정수의 아이가 맞는지 묻는다. 한편 동우는 감기에 걸린 재미를 마사지방에 데려가 푹 쉬게 한다. 그리고 그녀가 해야 할 일들을 다른 친구한테 부탁해서 해결한다. ●전격공개 보스를 지켜라 X파일(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한 수목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가 추석 특집 스페셜로 편성됐다. 지금까지의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제작진의 얘기다. 신선함과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들의 톡톡 튀는 명연기, 드라마 애호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두 공개한다. ●추석특집다큐 -‘서해 5도’(OBS 토요일 밤 10시 20분)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서해 5도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특집 다큐 2부작 1부 ‘서해 5도’에서는 일상과 섬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꿈과 희망을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 生(KBS1 일요일 밤 10시 30분) 죽음 앞에서 찾은 생의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나 보자. 20년의 기다림 끝에 결혼이란 결실을 맺은 부부가 있다. 그러나 결혼 3일 만에 대장암 선고를 받은 아내 현숙씨. 그리고 한결같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는 그녀의 남편 권오수씨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실제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본다. ●박철순의 열혈구단(KBS1 토요일 밤 11시 10분) 한국 야구사에서 전설의 불사조로 기록된 박철순. 그가 지금 경북 경산시 외곽의 공단 지역 마을 축구장에서 오합지졸 리틀 야구단을 지도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박철순이 ‘경산 동부 리틀 야구단’을 지도하게 된 사연을 담았다. 가난 때문에 야구를 포기했던 그가 아이들을 동네 축구장으로 몰고 가서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하는데….
  • ‘재단 신설’ 열 올리는 지자체

    ‘재단 신설’ 열 올리는 지자체

    자치단체마다 산하에 각종 재단 또는 공사를 새로 설립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업무가 꼭 필요하면 조직을 신설할 수도 있지만 지방예산 긴축기에 업무 중복과 예산 낭비라는 주민 지적을 받고 있다. 선거 조직에 대한 구시대적인 보은 인사용이라는 오해까지 낳고 있다. 7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대전복지재단을 신설하고 초대 대표이사를 공모한 결과, 퇴직한 대전시 고위 간부 등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초대 이사장에는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선임됐다. 직원 21명으로 구성된 재단은 시에서 연간 20억원씩 지원을 받는다. 또 재단에는 염홍철 시장의 핵심 정책인 ‘복지만두레팀’이 있는데 시청에도 비슷한 조직이 있어 중복 논란을 빚고 있다. ●대전시장 1년간 재단 등 4개 설립 신설된 대전마케팅공사도 오는 14일부터 사장 공모에 들어간다. 도시 브랜드 및 마케팅 사업 육성을 목표로 다음 달 1일 발족하는 공사는 설립 자본금 15억원을 시로부터 전액 출자받았다. 공사는 사장 등 임원진 11명과 직원 99명으로 구성된다. 염 시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선거 때 도와준 사람에게 사장 자리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취임 후 측근에 대한 보은 인사를 많이 한 탓에 의심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 공사는 “공사에 편입되는 엑스포과학공원은 자본 잠식 상태, 컨벤션뷰로는 당기순익 적자인데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성급하게 추진된다.”는 비판마저 받고 있다. 대전시는 이 밖에 지난 7월 10억원을 들여 퇴직 공무원을 원장으로 앉힌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을 개원했고, 내년 초 고암미술문화재단도 문을 열기로 했다. 시장 취임 1년여 만에 재단·공사만 4곳이 만들어진 것이다. 광주시도 각종 재단 3개를 만들었다. 직원 82명으로 설립된 광주문화재단은 문화중심도시 조성 프로젝트와 각종 전시, 공연 문화사업을 주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기존 행정조직 및 비엔날레 재단 등과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출범한 광주여성재단은 직원 23명 중 일부가 지방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로 채워져 여성 정책 개발 등의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외곽 선거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충북 문화재단 대표 학력 논란 경북도는 지난 7월 보건복지정책과 효율적인 예산 분배 연구를 명분으로 ‘경북행복재단’을 출범시켰다. 도가 15억 700만원을 출연했고 매년 운영비를 지원한다. 오는 11월쯤 가칭 ‘경북관광공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우근민 제주지사도 ‘제주해운공사’ 설립에 발벗고 나섰다. 충북도의 문화재단은 설립되자마자 초대 대표이사의 학력 위조 논란을 빚은 후 현재 대표직이 공석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재단·공사 설립 전에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이러다 인사청문회를 도입하자는 말도 나오겠다.”고 우려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뗏목과 성행위’ 나누다 구속된 남자의 황당사연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미국에서 물놀이용 뗏목 튜브와 성행위를 하던 남자가 경찰에 체포되는 황당한 사연이 소개됐다. 신시네티 북쪽 해밀턴에 사는 에드윈 찰스 토버그타(32)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자택 인근에서 풀장용 핑크색 뗏목 튜브와 ‘사랑’을 나누다 인근 주민에게 목격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밀턴 경찰 윌리엄 트래커는 “당장 행위를 그만두라.”고 외쳤으며 에드윈은 상대(?)인 뗏목을 들고 도주하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에드윈은 과거 이와 비슷한 행위로 5차례나 체포됐으며 2008년에는 교도소에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순순히 인정한 에드윈은 “나는 단지 뗏목 튜브와 사랑을 나누었을 뿐” 이라며 “제발 교도소에 보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현지언론의 취재 결과 에드윈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드윈의 할머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자가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으며 치료 중 약물을 남용한 적도 있다.” 며 “손자가 플라스틱에 매력을 느끼는데 적당한 치료방법이 없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광장] 어른들의 재롱잔치/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른들의 재롱잔치/임태순 논설위원

    얼마 전 아마추어 풍물단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었다. 구청 산하기관의 허름한 지하방을 빌려 몇달간 사물놀이, 춤 등을 익힌 회원들이 자신들의 솜씨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출연자들은 4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의 아줌마, 할머니들.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펼쳐보여 환호를 받았다. 공연이 끝나자 아들·딸, 손자·손녀들이 꽃을 들고 어머니와 할머니를 찾아가 축하해 주는 광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50대 초입의 아들이 무대복을 예쁘게 차려입은 노모를 껴안으며 “어머니, 참 보기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나 그들의 인생 3막은 막막하다. 이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앞선 세대에 못지않게 일중독자들이어서 놀고, 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이다. 주말이 되면 낮잠을 자거나 TV채널을 돌리는 것이 고작이었다. 직장을 그만두면 그동안 회사 일로 소홀했던 가정을 돌보겠다고 말하지만 집에는 가장의 봉사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 자녀는 이미 장성했고, 오랜 세월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취미·동창모임 등 놀이터를 여러 곳에 마련했다. 같이 놀아달라는 남편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얼마 전 평균수명이 연장돼 90살 또는 100살까지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는 응답자가 40%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보도됐다. 노후를 지탱해줄 돈이 궁한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도 작용했을 것이다. 수명 연장으로 25년 남짓의 사회생활보다 더 많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변변히 놀아보지 못한 세대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사무실을 떠난 많은 사람들이 ‘은퇴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을 그만둔 뒤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져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회사 다닐 때에는 승진, 출세 등 목표를 좇느라 빡빡한 삶을 살았지만 은퇴하면 남는 게 시간이다. 옛 직장동료나 동창들을 만나 북한산에서 왕년의 무용담을 호기있게 늘어놓지만 남는 것은 공허함뿐이다. 전문가들은 무력감과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여가활동에 몰입할 것을 권한다. 편안함에 안주하기보다 취미생활에 적극적으로 빠져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파에 앉아 TV나 비디오를 보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낮잠을 자는 것은 편안할지 몰라도 그런 생활은 반복될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감도 떨어진다. 그러나 하이킹, 피아노 교습 등 적극적 참여가 요구되는 능동적인 여가활동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땀과 노력을 쏟아 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 쾌감, 만족감이라는 보상이 돌아온다. 축 늘어졌던 삶이 다시 팽팽한 긴장상태로 조여지고 행복감도 증진된다. 돈이 어디 있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눈을 돌리면 여가생활을 지원해 주는 곳은 많다. 시·군·구 등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문화강좌를 개설,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무료 또는 실비만 내면 요가, 요리, 스포츠댄스, 외국어 회화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바이올린, 첼로 등 클래식 악기를 저렴하게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은 5~6명이 그룹을 짜오면 1명당 5만원씩 받고 외국유학을 마친 수준급의 음악도들과 연결시켜 준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런 것에 눈을 뜬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의외로 많다. 고교 동창으로 구성된 아버지 합창단은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불러줘 아들·딸, 사위·며느리를 감동시킨다. 뒤늦게 문학도가 된 아버지는 딸에게 주는 헌시를 낭송, 결혼식장을 뭉클하게 한다. 서예를 익혀 정성을 다해 쓴 붓글씨를 사위나 딸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목수가 돼 자녀들에게 멋진 가구 소품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아들, 딸의 재롱을 보며 시름을 잊었던 아버지들이 자식들 앞에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 공자도 인생 3락(三) 중 최고를 배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stslim@seoul.co.kr
  • [사설] 병실 앞에서 꽹과리치는 게 온당한 건가

    박재갑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임기의 절반을 남겨두고 엊그제 보건복지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의료원 노조원들과 상급단체 노조간부 120여명이 파업 전야제 행사를 열면서 병실 앞에서 꽹과리를 치고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는 등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병원 측에 거세게 항의할 정도였으니, 평생 환자를 진료하며 살아온 의료인으로선 창피해 머리를 들 수 없었을 것이다. 중앙의료원 노조는 그동안 병원 측과 6차례에 걸쳐 임금교섭을 벌이다 임금 인상과 병원 이전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파업까지 결의했다. 노조는 임금 9.5%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4.1%를 제시했다. 연간 250억원의 적자로 올해 4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 의료원으로선 직원들 처우도 중요하지만 장비 구입 등 시설투자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원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서초구 원지동으로 옮기는 사업도 이미 정부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어서 의료원 권한 밖의 일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조는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간부들과 함께 환자들이 있는 입원실 앞에서 꽹과리와 확성기를 울리며 ‘공공의료 수호’라는 구호를 외쳐댔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 종사자의 직분을 망각한 비인도적 행위를 서슴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총의 일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산하 노조원들이 전북지사 딸 결혼식장에 나타나 ‘전북도지사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피켓시위까지 해 물의를 빚었다. 서울지하철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도 이러한 막가파식 투쟁에 조합원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의료원 노조의 적반하장도 가관이다. “박 원장이 경영에 의욕을 보였는데 노조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노조가 불감증에서 깨어나 깊은 자기성찰을 해주기 바란다.
  • [주말 하이라이트]

    ●해피 하우스(KBS2 토요일 오전 8시 10분) MC 남희석의 진행으로 올여름, 침수 피해로 심신이 지친 삼부자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다. 시원하게 워터파크에서 늦여름을 보내는 것이다. 처음으로 함께한 가족휴가가 어색하지만 서로에 대해 더욱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두 꽃미남 효자가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서프라이즈 선물도 함께 공개한다. ●광개토태왕(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신라의 사신이자 친고구려파인 실성이 고구려를 방문한다. 그리고 백제가 신라에 강철검을 보내 동맹을 맺으려 한다는 사실을 몰래 전한다. 한편 개연수는 백제보다 고구려가 강한 나라임을 보여 주겠다며 자신만만해한다. 그 모습에 담덕은 개연수 한 사람의 힘이 고구려 전역에 널리 퍼져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세상의 모든 여행(MBC 토요일 밤 12시 20분) 스페이강은 ‘유역’이라는 뜻의 스페이사이드 지역이다.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마을인 더프타운은 세계적인 위스키의 수도로 불린다. 9개의 양조장이 들어서면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한 더프타운의 위스키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을 영화배우 박상민과 함께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한 여성이 충격적인 제보를 해왔다. 현직 목사가 최면을 걸어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여성은 목사 옆에만 있어도, 다리에 힘이 풀리고 쓰러지는 이상한 현상을 직접 겪었다는데…. 천국에 다녀온 아버지, 예수가 된 아들이라는 부자. 이른바 메시아가 된 현직 목사와 그 아들은 과연 누구일까. ●OBS다문화 특별기획-세계 고산지대를 가다(OBS 토요일 오후 2시 50분) HD 다큐 프로그램인 ‘세계 고산지대를 가다-네팔, 에베레스트’ 편을 네팔어로 자막을 제작해 방영한다. 풀 HD로 제작돼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네팔인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에베레스트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가져본다.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가수 홍경민이 MC를 맡았다. 백청강의 ‘희야’, ‘흔들리는 우정’,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와 ‘새들처럼’. 변진섭과 노라조가 함께 부르는 ‘비와 당신’ 등을 들을 수 있다. 엔트레인, 소프라노 강혜명, 테너 임웅균도 출연해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유홍준씨는 33년째 화물차를 운전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0년 10월 그는 화물차 운전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가 바로 고용 승계를 요구했다고 대기업 사장에게 야구 방망이로 두들겨 맞은 이른바 ‘매값’ 사건의 주인공이다. 그는 법대로 심판하고 싶었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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