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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한식의 현지화, DIY/강옥희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기고] 한식의 현지화, DIY/강옥희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

    요즘 가구 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둘러싼 말들이 많다. 이케아는 세련된 디자인과 부담 없는 가격, 또 무엇보다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제작 형태로 세계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완제품이 아니라 직접 조립하는 불편을 주는데도 사람들은 스스로 고르고 운반하고 만들어 내는 데서 외려 열광한다. 내 손에서 뭔가가 탄생한다는 것에 대한 희열, 그리고 재미 때문이다. 식품에도 DIY가 자리를 잡으며 피자나 샐러드 등 자기만의 조리법으로 만들어 먹는 DIY 푸드가 인기다.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착안할 만하다. 우선은 해외에 한식 셰프를 배출하고 한식당을 육성하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이를 널리 보급하는 것은 한식을 맛본 각자가 한식 요리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맛있게 먹어 본 한식에 대한 기억은 한번쯤은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픈 의욕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식 만들기는 재료와 소스와 조리법의 선택과 변형에 따라 창의적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독창적인’ 아마추어 한식 요리사가 수없이 탄생할 수 있다. 최근 마트에 가면 눈에 잘 띄는 장소에 파스타 소스와 면이 늘 비치돼 있다. 이탈리아 음식이 이제는 어느 가정에서나 별식으로 해 먹을 정도로 대중화된 것이다. 파스타로 시작하지만 먹다 보면 매콤한 아라비아타 소스, 우리의 만두 같은 라비올리 등 더 많은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익히게 되고, 가끔은 본토에 가서 먹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나래도 편다. 음식이 관광과 만나는 접점은 이렇듯 멀지 않다. 한국으로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음식은 분명 소중한 관광 자원이다. 때마침 올 5월에 막을 여는 밀라노 엑스포의 주제가 ‘지구 식량공급, 생명의 에너지’이기에 음식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준비가 진행 중이다. 이런 노력의 종착점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게끔 하는 것, 즉 한식의 DIY를 통한 현지화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오천년의 역사만큼이나 음식의 내공도 깊다. 예컨대 구중궁궐에서 선보였던 궁중음식, 종갓집 며느리(宗婦)의 손을 타고 내려온 종가음식 등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보급할 수 있는 메뉴와 조리법이 꽤 있다. 또한 세계의 채식주의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사찰 음식, 또 한식을 현대적으로 응용한 퓨전 음식 등 그 종류는 물론 담겨진 스토리까지 풍성하다. 흔히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고 알려진 불고기, 김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제는 한식이라는 거대한 빙산 전체를 제대로 내놓아서 세계 모두가 맛보고 스스로 만들어 먹게끔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한 가지 과제가 우리에게 있다. 낯설어 망설일 수 있는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권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즐겨야 한다. 이번 주말부터라도 지척에 널린 파스타 대신 산해진미의 잔칫상을 요리 하나에 압축해 놓은 신선로 외식을 시도해 보는 것이 더 신선하지 않을까.
  • [新 평판 사회] ‘학벌의 벽’ 뚫다 - 전문대 출신 성공한 ‘4060’

    [新 평판 사회] ‘학벌의 벽’ 뚫다 - 전문대 출신 성공한 ‘4060’

    ■김영진 디자인일어소시에이츠 대표 ”학벌 위주 사회 기죽지 않아, 120억 매출…가능성 무한대” 국내외 홍보 전시장에서 전시디자인을 하는 전문 대행사 ㈜디자인일어소시에이츠 김영진(42) 대표는 2005년 창업 이래 11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5평(16.5㎡) 남짓한 공간에서 직원 3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직원 25명이 다니는 5층 2개동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삼성, LG 등 대기업을 비롯한 20여곳을 거래처로 뒀고, 매출액도 창업 첫해 10억원에서 지난해 12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전시 현장에 나가서 직원들과 함께 직접 전시용 부스도 꾸미고 청소도 합니다.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누군가의 윗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김 대표가 꼽은 성공 비결이다. “학벌을 따지는 현실에 주눅이 들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지금 잘나가는 그이지만 시작은 힘겨웠다. 인덕대학에서 실내건축디자인을 전공한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네 차례 옮겼다. 1997년 들어간 첫 직장은 취업한 지 2년이 못 돼 부도가 났다. 두 번째 직장은 임금 체불로 두 달 만에 관뒀다. 세 번째 회사의 동료가 창업한 회사로 김 대표도 옮겼는데, 곧 부도로 문을 닫았다. “아이 분유값도 집사람에게 제대로 못 줬고, 카드 돌려 막기를 하다가 신용불량자 예비 통보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일이 없던 기간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릅니다.” 그의 설움을 더욱 깊게 한 건 전문대 출신이란 ‘꼬리표’였다. “세 번째 회사를 나올 때 돼서야 제가 정규직이 아닌 일용직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회사에서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했죠. 전문대를 나와서 일용직으로 채용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는 씁쓸하더라고요.” 창업 2년차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06년 한 대기업 통신회사에서 전시디자인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한 관계자가 갑자기 ‘어느 대학 출신이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발표 내용의 신뢰도가 학벌 때문에 의심을 받아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다. 이전 회사에서의 인연으로 창업하자마자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거래 요청을 받았다. 그는 “창업 후에도 기존에 알고 있던 거래처에서 계속 연락이 왔다”며 “학벌에 신경 쓰지 않고 주어진 일을 빈틈 없이 하는 모습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문대 출신이라고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꾸준히 자기 일을 하면 빛을 발할 수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학벌, 스펙을 극복하고 한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며 웃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강호양 디자인 회사 ‘홍당무’ 대표 ”한때 여공 생활…주경야독, 창업으로 내 자리 찾았어요” “대기업에서 뽑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 없습니다. 내 자리는 스스로 만들어 가면 됩니다.” 지난해 매출 22억원을 올린 디자인회사 ㈜홍당무의 강호양(47·여) 대표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곳은 서울 왕십리의 장갑 공장.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 탓이다.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타지로 떠나면서 친척 집에 맡겨졌다. 선택의 여지 없이 졸업과 동시에 공장에 취직했다. 강씨는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하는 처지와 반복되는 일상이 서글펐다”며 “그런 삶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직공들 사이에서 유독 서글픔과 더 나은 삶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했다. 주경야독을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 고단한 하루를 마치면 학원으로 달려갔다. 자정까지 주산, 부기, 타자를 배웠다. 1년 만에 공장을 그만두고 스키복을 수출하던 한독섬유에 들어갔지만 주어지는 일은 잔심부름뿐. 고심 끝에 강씨는 화실에 다니며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디자인 회사에 들어가 4년간 일했지만 강씨에게는 ‘고졸’ 딱지가 따라다녔다. 그는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대졸자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이어 “인정하기 싫지만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되는 사회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강씨는 26세 때 한양여대 산업디자인학과 93학번으로 늦깎이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강씨는 “2년제 대학이었지만 당시 상황에서 최선이었다”며 “학교 경험은 창업의 밑그림이 됐다”고 설명했다. 졸업을 앞두고 구직 활동을 하면서 또 한 번 냉정한 현실에 부딪혔다. 그는 “28살짜리 전문대 졸업생에게 손을 내미는 회사는 드물었지만 작은 회사에 들어가 일을 닥치는 대로 하다 보니 창업을 해도 못할 게 없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강씨가 1998년 설립한 ‘디오’란 디자인 업체는 8년 만에 3억원의 빚만 남기고 망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3년 뒤 ㈜홍당무로 오뚝이처럼 회생했다. 홍당무는 영어교육 콘텐츠 개발 업체인 ㈜이퓨처와 손잡고 초등 영어교재 ‘마이 퍼스트·넥스트 그래머’를 디자인했다. 이 책은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수출됐다. 강씨는 또 애니메이션 제작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성공 비결을 묻자 강씨는 “‘특별함’은 지겨운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진다”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대기업에서 날 절대 뽑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날 받아 주는 곳에 가서 내 자리를 찾아 나갔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명희 국립소록도병원 간호과장 ”‘한센병 환자 위해 인생 바쳐…언젠가 阿 의료 봉사하고파” “언젠가 아프리카로 가서 의료 봉사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한센병이나 결핵 같은 극한의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를 보살피며 40여년을 보낸 이명희(60·여) 국립소록도병원 간호과장은 오는 6월 정년퇴임 이후 또 다른 꿈이 있다며 여전히 설레고 있었다. 이씨는 1977년 대전과학기술대학교의 전신인 대전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전남 고흥군에 딸린 섬 소록도로 떠났다.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해서 소록도라 불리는 섬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도 ‘한센병력자’ 600여명이 소록도에 머물고 있다. 이씨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 소록도를 택했다”며 “소록도는 초심을 잊지 않도록 해 준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간호사에게 소록도는 녹록지 않았을 터. 이씨는 “균이 말초신경에 침범해 손가락, 발가락이 문드러진 환자는 물론 안구가 적출되거나 코의 연골이 내려앉은 환자 3200명을 30여명의 간호사가 돌봐야 했다”며 “의료인이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감염에 대한 우려는 아예 접었다”고 회상했다. 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2년 만에 소록도를 떠나야 했지만, 이씨는 2011년 다시 소록도로 돌아갔다. 당시 작은 아들이 고3 학생이었지만, 간호사로서의 초심을 잡아 줬던 곳이기에 다시 갔던 것이다. 소외된 환자들을 돌보고자 하는 이씨의 의지는 소록도를 떠나서도 계속됐다. 국립마산병원에서 오랫동안 결핵 환자들을 돌봤다. 이씨는 결핵 환자들을 위한 ‘치료 순응도 관리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결핵 환자를 위한 후원회, 봉사단 활동도 지속했다. 또 사회복지사, 정신보건간호사, 노인건강지도사, 호스피스, 보험심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해 업무에 접목했다. 2011년 간호사의 최고 명예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을 받기도 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은 나이팅게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상으로, 1912년부터 국제적십자위원회가 2년마다 한 번씩 전 세계 간호업무 종사자 50여명에게 수여한다. 이씨는 “유명 대학 간호학과를 나왔는지, 않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내가 선택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공부하고 또 도전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후배들이 기존 평판을 좇기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발을 끊임없이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성희롱에 고통받는 여성 76% 늘었다”

    “성희롱에 고통받는 여성 76% 늘었다”

    “병원 원장이 성적 농담을 하거나 ‘보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손을 잡거나 뽀뽀를 하려 해서 싫다고 했더니 해고하더라고요. 근무 중 잡담해서랍니다. 너무 억울하고 괘씸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입사 한 달 만에 해고된 인천 거주 A씨) “거래처와 1박 2일 워크숍이 있다고 해서 회사 대표와 둘이 지리산으로 내려갔는데 도착해 보니 거래처 직원과 회사 동료는 아무도 없었어요. 대표가 ‘네가 놀고 싶은 대로 놀자. 주변에서 놀 만한 거리를 알아보라’고 해서 바로 올라가겠다고 했더니 ‘너는 그냥 워크숍 갔다 온 거다’라고 하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IT 업체에 다니는 서울 거주 20대 B씨) “직장동료가 미혼인 나를 두고 ‘남자직원 중 여러 명과 사귀고 관계를 가진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따돌렸어요. 너무 힘들어서 사장에게 이야기하니 나보고 그만두랍니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둔 상태인데 소문을 내고 다닌 사람을 해고시키거나 법적 책임을 묻는 게 가능한가요?”(3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대구 거주 40대 C씨) 여성의 권리가 신장됐다고는 하지만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은 여전하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지난해 ‘평등의 전화’ 상담사례 2591건을 분석한 결과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은 416건(16.1%)에 달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236건·8.6%)에 비하면 성희롱 상담 건수는 76% 늘었고 전체 상담건수 중 차지하는 비중도 두 배 증가했다. 성희롱 가해자는 사장을 제외한 상사가 57.5%로 가장 많았고 사장(17.5%), 동료(16.1%) 순이었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담당해야 할 사장이나 상사가 가해자인 터라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하거나 근절할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성희롱 상담자 가운데 62.5%는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평등의 전화’ 상담사례 가운데 근로조건 상담이 991건(38.2%)으로 가장 많았고 모성권 상담이 890건(34.3%)으로 뒤를 이었다. 모성권 상담 가운데는 ‘육아휴직’ 고민이 394건(15.2%)으로 가장 많았고 ‘출산(전·후)휴가’가 342건(13.2%)을 차지했다. 송은정 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국장은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이 줄어들기는커녕 증가하고 있는데 현행법상 10인 미만 사업장은 성희롱 예방교육 자료를 게시하거나 배포하는 방법만으로 법적 성희롱 예방교육 의무를 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숙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해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강력히 대처해 무조건 처벌받는다는 점을 보여 주고 예방교육을 통해 ‘이제 성희롱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3초 만에 만두 빚는 기계? 이게 가능해?

    3초 만에 만두 빚는 기계? 이게 가능해?

    3초 만에 그럴싸한 새우튀김을 만드는 광고에 이어 3초 만에 만두를 만드는 광고가 화제다. 지난달 28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최근 일본 NTT 도코모(NTT DOCOMO)사가 컴퓨터그래픽(CG)없는 실사로 촬영한 3초 만에 만두를 만드는 기계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는 두 명의 남녀 조리사가 등장한다. 여성이 테이블 위의 만두 재료를 설명하려는 순간, 남성 조리사가 용접용 보안경을 가지고 어디론가 이동한다. 남성 조리사는 기계 앞에 서서 재료가 담긴 기계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의 설명에 여성 조리사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고기와 양배추가 장전된 발사대를 바라본다. 잠시 뒤, 남성 조리사가 괴성을 지르며 발사 버튼을 누르자 고기와 양배추가 혼합된 채로 발사된다. 곧이어 북채가 달린 로봇팔이 북을 치자 북 위의 소금과 후추가 튀어 오른다. 소금과 후추가 가미된 고기와 양배추에 이어 부추와 마늘이 뿌려진다. 완성된 만두 속이 원판에 매달려 있는 만두피를 통과해 만두의 모습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만두는 큰 화염이 이는 불길 속을 통과해 구워진다. 화염을 통과한 만두를 야구복장의 포수가 특수제작된 글러브를 이용해 잡는다. 만두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2.2초. 3초가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3초 만에 만두 만들기’에 성공한 남성 조리사가 초시계를 보며 탄성을 지른 후, 광고 출연진과 완성된 만두를 시식한다. 이 영상은 일본의 이동통신업체인 NTT 도코모사가 일본 내 최고속도 225mbps를 자랑하는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4G)의 표준 규격인 ‘LTE-Advanced’를 사용한 통신서비스 ‘프리미엄 4G’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광고로 지난해 11월 ‘3초 만에 새우튀김 만들기’ 광고에 이은 두 번째다. 한편 지난달 26일 도코모 공식 채널에 게재된 이 영상은 사흘 만에 184만 90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docomo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길섶에서] 김장 김치의 최후/서동철 논설위원

    김장과 만두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적어도 나의 뇌리에서는 깊은 관계가 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에선 100포기 이상의 배추로 김장을 담그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한참 맛있던 김치가 설이 지나 이맘때에 이르면 신맛이 깊어지게 마련이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봄방학을 받아 빈둥거리는 4남매를 불러 모아 만두를 빚었다. 소는 신김치와 두부, 돼지고기를 버무린 것이었다. 온 식구가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것은 잔치였다. 오랜만에 맛보는 만두는 당연히 맛있었다. 그런데 김장독의 신김치를 한꺼번에 처치하려 수백 개나 만들었으니 며칠 동안은 만두가 주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맛있어도 물릴 지경에 이르곤 했다. 지난해 김장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이 됐다. 등재된 공식 이름은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라고 한다. 그런데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것은 김장 문화의 시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적어도 우리 집 김장 문화의 피날레는 이렇듯 김장독을 비워 내고 만두를 빚어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김장을 담그지 않으니 그런 일도 다시 없을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살만 루슈디가 겪은 ‘도피생활 12년’ 무라카미 류가 그려낸 日 중·장년의 삶

    살만 루슈디가 겪은 ‘도피생활 12년’ 무라카미 류가 그려낸 日 중·장년의 삶

    영국, 일본의 유명 작가 작품이 잇따라 번역 출간됐다. 살만 루슈디의 자서전 ‘조지프 앤턴’(문학동네)과 무라카미 류의 소설집 ‘55세부터 헬로라이프’(북로드)다. ‘조지프 앤턴’은 이슬람교의 탄생 과정을 도발적으로 묘사한 소설 ‘악마의 시’로 1989년 이란의 종교 지도자 호메이니에 의해 유례없는 공개 처단명령이 떨어졌던 루슈디의 자서전이다. ‘악마의 시’ 집필 계기와 작품을 둘러싼 논란, 처단명령 발동 시점부터 영국·이란 정부 간 협상에 따른 명령 철회, 2002년 영국 경찰 특수부대의 루슈디 경호업무가 해제되기까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13년의 기록이다.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 출판 당시 “자랑스러운 전 세계 무슬림에게 공포한다. 이슬람교와 예언자 무함마드와 쿠란을 모독한 ‘악마의 시’ 작가에게, 그리고 이 책 내용을 알면서도 출판에 관여한 모든 자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어디서든 그자들을 발견하는 즉시 처단하기를 모든 무슬림에게 촉구한다”(16쪽)는 내용의 ‘칙령’(파트와)을 발표했다. 파트와의 후폭풍은 거셌다. 이탈리아어 번역가는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고 일본어 번역가는 살해당했다. ‘조지프 앤턴’은 루슈디가 ‘악마의 시’를 발표한 뒤 도피생활을 하며 지은 가명이다. 그가 존경하는 작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에서 따왔다. ‘55세 헬로라이프’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4050세대의 가느다란 희망을 담고 있다. 작가는 대표작 ‘69’ 이후 30여년 만에 ‘55’라는 숫자를 들고 나왔다. 전후 풍요로운 일본 사회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얘기를 담은 ‘69’와는 정반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TV만 보는 남편과 이혼하고 재혼남들을 만나며 사랑을 찾는 여자(‘결혼상담소’), 작은 출판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뒤 노숙자만 보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는 남자(‘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 중견 가구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나자 조기 퇴직한 뒤 재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남자(‘캠핑카’), 무뚝뚝한 남편 대신 반려견에게 의지하는 여자(‘펫로스’), 운송회사를 다니다 그만두면서 아내와 헤어지고 트럭운전사로 살아가는 남자(‘여행 도우미’) 등 5편의 중편소설을 통해 중장년의 절망과 희망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현대 일본 사회의 시대적 문제를 앞장서서 읽어내는 작가라는 평에 걸맞게 인생의 변곡점에 선 중장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륙 갑부들이 달라졌어요] “육질 연한 미국산 랍스터 먹기 好好”

    [대륙 갑부들이 달라졌어요] “육질 연한 미국산 랍스터 먹기 好好”

    중국인들은 섣달 그믐에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한다. 이를 ‘녠예판’(年夜飯)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집에서 만두(餃子·자오쯔)나 국수(長壽面·창서우몐)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호텔 등에서 외식하는 가정이 늘었다. 누리꾼들은 춘제(春節·설) 연휴 동안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微博)에 자신들이 먹은 ‘녠예판’ 사진을 올리는데 올해는 특히 랍스터(바닷가재)를 먹는 장면이 많다. BBC중문망은 24일 이번 연휴 동안 중국을 휩쓴 랍스터 열풍을 ‘중국의 만찬, 랍스터의 해’라고 불렀다. 중국인들이 소비하는 랍스터는 주로 미국 메인주에서 수입된다. 이전에는 남중국해에서도 랍스터가 잡혔으나, 랍스터 맛을 알아본 중국인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거의 씨가 말랐다. 메인주 랍스터는 육질이 부드러워 특히 환영을 받는다. 메인주에서 랍스터 도매업을 하는 스테파니 날도는 “이전엔 크리스마스 전날 하루만 대목이었지만 지금은 춘제를 전후로 4주 동안이 가장 바쁘다”고 말했다. 미국 동해안에 한파가 몰아친 이번 겨울에는 랍스터 포획량이 크게 줄어 중국 수요를 맞추느라 뉴잉글랜드 지역 어부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BBC에 따르면 메인주에서만 이번 겨울에 랍스터 500t을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의 선주문이 많아지면서 인접국인 캐나다 소비자들은 이제 메인주 랍스터를 먹지 못하게 됐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랍스터 수출은 2009년 26만 달러에서 지난해 3760만 달러(약 417억원)로 무려 145배나 증가했다. 홍콩 소비자들은 1㎏짜리 랍스터를 주로 먹지만 본토인들은 2~3㎏짜리 대형 랍스터를 선호한다. 랍스터 1㎏당 소비자 가격은 200위안(약 3만 5000원) 정도다. 그러나 호텔에서 랍스터를 먹으려면 1인당 600위안은 잡아야 한다. 취업정보사이트인 중국인재망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0%가 ‘녠예판’을 위해 외식을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자원외교 국조 ‘최경환 책임론’ 공방

    자원외교 국조 ‘최경환 책임론’ 공방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의 24일 전체회의는 사실상 ‘최경환 청문회’였다. 기관보고를 위해 회의에 참석한 부처 및 공공기관은 11곳에 달했지만 여야의 관심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캐나다 정유사인 하비스트 인수를 사실상 지시했다는 의혹을 야당으로부터 받고 있다. 여야의 주장은 엇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하비스트를 인수하며 2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특히 의사 결정 당시인 2009년 10월 18일 최 부총리가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강 전 사장은 ‘지식경제부 장관 지시가 선행됐다. 독단적으로 인수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얘기를 일방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발끈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에 “(회의장이) 정치 공세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며 최 부총리를 엄호하고 나섰다. 한편 이날 회의는 어느 때보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는 건 기본이고, 상대방의 말을 끊는 일도 빈번하게 이뤄졌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이 “(공공기관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직무유기 아니냐. 사퇴하라”고 하자 여당 의원들은 “뭔데 그만두라 마라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최 부총리의 답변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오후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하비스트 인수가 정부 주도하에 이뤄졌다며 몰아붙였고, 질의가 끝난 뒤 최 부총리는 “어이가 없어 답변할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답변으로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이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특위는 90분간 정회됐다. 여야는 저녁 회의에서도 재차 충돌했다. 야당 소속인 노영민 위원장이 최 부총리의 “해외자원개발 중 83%는 실패한다”는 발언에 대해 문제 삼자 여당 의원들은 “멋대로 진행한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갔고, 결국 회의는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산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마이동풍 靑 비서실의 검사 편법 기용

    이 정도면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현직 검사가 사표를 내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기용되는 인사의 부당함을 재차, 삼차 지적하는 것조차 지겹다. 유일준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이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들어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또 검사 3명이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정훈 부산지검 형사1부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내정됐다고 한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요직인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초 국가정보원 증거조작 사건의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법률 지식을 두루 갖추고 방대한 검찰 조직에서 경험을 쌓은 검사는 업무 능력이 출중할 수 있다. 청와대가 검사를 선호하는 것에 대해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검사의 청와대행(行)이 막대한 권한을 가진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을 해치는 데 있다. 이런 문제점은 몇 대 앞의 대통령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검찰청법에 현직 검사의 청와대 근무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사표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근무를 마치고는 검사로 재임용되는 편법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법 조항을 깔아뭉개고 있다. 검사 출신들이 청와대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면 그나마 부작용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청와대와 검찰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복귀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청와대 파견 경력이 있는 검사들은 최근 검찰 인사에서 대부분 요직을 차지했다.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잠시 일하다 청와대로 들어가 지난달 승진한 우병우 민정수석의 경우는 더 하다. 그와 가까운 여러 검사들이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라인을 꿰차고 앉았다. 청와대는 연결 고리를 넘어 마음만 먹으면 검찰의 수사를 훤히 들여다보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확립만이 아니라 민심을 파악하고 여론을 읽어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지역 출신으로서 엘리트 코스를 거치고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신고한 검사 출신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피폐한 민생과 서민의 고통에 관심이나 있을까. 권력욕과 야심에 찬 정치꾼 검사로서 검찰 장악의 선봉에 서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만 키울 뿐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검찰과 선을 긋겠다고 외쳐대 봤자 그야말로 말뿐이요, 국민만 속는 셈이다. 이래서는 검찰의 독립을 영원히 이룰 수 없다.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막노동마저 없을 때 더 많아… 가난 대물림” “살 만한데도 아기 셋 뒀다고 보육료 주더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富] “막노동마저 없을 때 더 많아… 가난 대물림” “살 만한데도 아기 셋 뒀다고 보육료 주더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취재하면서 만난 상위 1% 부유층과 하위 9.1% 절대빈곤층은 의외로 서로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너무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만날 기회가 거의 없고, 그래서 서로를 마치 ‘딴 세상’에 사는 것처럼 인식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신문은 상위 1%와 절대빈곤층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탈리아 명품 수입업체 ‘에트로’ 대표인 이충희(60)씨는 자수성가해 상위 1%로 도약한 사업가다. 그는 6·25 전쟁 직후 태어나 가난한 윤리 교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8남매가 자란 탓에 배를 주린 날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특급호텔 면세점장을 거쳐 1993년 명품 수입업을 시작해 성공한 그는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에 가입하는 등 활발한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독신인 김동민(45)씨는 충남 서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무작정 상경해 노숙과 쪽방 생활을 하며 구두닦이와 신문팔이 생활을 전전했다. 현재 서울의 한 매입임대빌라에서 살면서 한 달 수입이라고는 열흘 정도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을 해 버는 80만~90만원이 전부인 전형적 절대빈곤층이다. 두 사람이 지난 16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김상연 특별기획팀장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공감과 이견 사이를 오가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회자) 평소 빈부 격차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김동민(이하 김) 없는 사람은 너무 없고 있는 사람은 차고 넘치는 현실이다. 나 같은 서민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한다. 빈곤층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도 올라갈 가능성은 없고 현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떨어지기만 하는 것 같다. -이충희(이하 이) 빈부 격차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있는 문제다. 특히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빈부 격차는 필연적으로 벌어진다. 결국 빈부 격차를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노력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빈곤에서 탈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만약 노력을 통해 현 세대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다음 세대라도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나도 어릴 때 배급쌀을 받아 먹을 만큼 형편이 어려웠지만 교사였던 아버지가 대학 등록금을 내 주신 덕에 가난에서 벗어났다. -김 노력해서 돈을 벌고 적금도 넣고 재산을 불리면 좋다. 그런데 열심히 돈을 벌면 물가가 그만큼 올라버리니 돈을 모을 여유가 없다. 예를 들어 담뱃값만 보자. 이 대표님은 담배를 태우시나. -이 피우지 않는다. -김 나는 피운다. 담배는 서민의 기호식품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가격이 하루아침에 2500원이나 오르니 힘들다. 서민들은 “안 오르는 건 내 월급밖에 없다”고 한다. 조금씩 저금해서 돈을 모으면 물가가 그만큼 올라가 저축한 효과가 없어진다. -이 4000원 하는 커피값을 30년간 모아 복리이율을 적용하면 2억 1400만원이 된다. 4500원 하는 담뱃값을 모아도 마찬가지다. 나는 20여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통장에 있는 800만원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이후 최대한 돈을 안 쓰려고 노력했다. 출장 갈 때는 코펠을 갖고 다니며 라면을 끓여 먹고 중국집에 가도 백반 시켜 자차이(중국식 채소 반찬)와 함께 먹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10년을 안 쓰니까 돈이 모이더라. 버는 건 내 마음대로 안 될 수 있지만 쓰는 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다. -김 나도 ‘담뱃값을 모아 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몸 쓰는 노동을 하면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공사장에서 힘들 때 담배 한 대 피우며 쉬는 게 유일한 낙이다. 막노동하고 오면 너무 힘드니까 저녁에 술 한잔 하게 되고 그러면 아침에 술이 깨지 않아 일을 나가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태껏 모아 둔 돈이 없다. 노후를 생각하면 저축해야 하는데 저축하는 습관도 안 돼 있고 월세, 공과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교육비가 워낙 많이 들어 빈부의 대물림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인데. -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다들 어려웠다. 그래서 누구든 조금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정 형편이 전체적으로 좋아졌고 경쟁이 심해졌다. 있는 집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해외연수를 보낸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없는 사람이 부자 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교육밖에 없다. 공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독서와 어학 공부는 자기 노력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내 나이가 올해 환갑인데 요즘도 오전 5시 30분이면 일어나서 7시면 출근한다. 사무실 책상과 집, 차에 각각 돋보기를 두고 한 달에 책 2~3권씩은 읽는다. 독서는 내가 사회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정부에서 복지를 강조한다고 해도 결국 밥 굶는 사람에게 밥 한 끼 주는 수준일 뿐이다. 결국 내가 부지런해야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다. -김 가난한 사람이 학력까지 떨어지면 가난에서 벗어나기가 아주 어렵다. 나처럼 배운 게 없으면 공사장에서 막일 하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이 없다. 그마저도 꾸준히 일감이 있는 게 아니다. 겨울철에는 공사는 없는데 일하려는 사람은 많아서 일주일에 1~2일밖에 일하지 못한다. 한 달에 10번 일하면 많이 한 건데 수입은 8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빈곤층을 위한 복지 정책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김 한참 부족하다. 최근 지적장애인 언니를 혼자 돌보며 어렵게 살던 20대 여성이 자살한 사건도 있지 않았나. 박근혜 정부가 서민 정책을 펴겠다고 했는데 담뱃값 올리는 것만 봐도 더 이상 못 믿겠다. 없는 사람은 없어서 세금을 못 낸다.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내서 없는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이 기본적으로 복지는 확충해야 한다. 문제는 재정이 어느 정도 받쳐 줄 수 있느냐다. 없는 사람에게 복지 혜택이 집중돼야지 모두에게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을 하면 실제 필요한 사람의 몫은 줄어든다. 선별적 복지로 가야 한다. 내 딸이 아기가 3명인데 매달 국가에서 보육료를 받는다고 한다. 왜 우리 딸처럼 살 만한 사람에게까지 돈을 주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사람을 두고 ‘게으르다’고 하거나 부자에게 ‘운이 좋다’고 하는 등 부정적 고정관념도 있는데. -김 ‘게으르니까 가난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이 대표님이 새벽 5시에 일어난다고 했는데 막노동하는 사람 중에도 새벽 2~3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많다. 일감 구하러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거나 폐지를 주워야 하니까. 열심히 하면 대가가 따라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서민은 계속 서민일 뿐이다. 부자는 그만큼 노력해서 부를 쌓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돈이 돈을 낳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부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부자가 그냥 된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물론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도 있지만 고생 끝에 부를 쌓은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해 줬으면 한다. 부자를 보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배우려고 할 필요가 있다.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부유층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부를 자녀에게 상속해 주고 싶은 욕구는 본능이긴 하지만 재산의 일정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부유층 사이에서 이런 인식이 점점 더 퍼질 것이라고 낙관한다. 일례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4년 전엔 40~50명뿐이었는데 지금은 700명을 넘어섰다. -김 일부 공감한다. 그런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부유층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요즘 ‘땅콩회항’ 등 갑질 횡포 뉴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든다.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고소득층의 세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부자들에게 과세해서 나눠 쓰자는 얘기에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아무리 부자여도 자기 돈의 5%도 못 쓰고 죽으니까. 한 끼 먹는 데 드는 비용은 다르겠지만 김 선생님이나 나나 세 끼 밥 먹는 건 똑같다. 문제는 지나친 과세가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 있다. -김 기업 운영하시는 분들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같은 저소득층도 공과금이 밀리면 통장에 몇 푼 안 되는 돈을 지급정지시켜 못 쓰게 한다. 많이 버는 분들이 세금을 더 냈으면 좋겠다. →오늘 대담을 통해 생각이 달라진 게 있나. -이 김 선생님 말씀을 들어 보니 가난을 벗어나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일하고 싶어도 일할 기회가 없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적지만 100만원이라도 벌면 반의 반 정도는 저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대근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中 춘제 특수… “고맙다, 12만 유커”

    中 춘제 특수… “고맙다, 12만 유커”

    한국 최대의 명절인 설과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2월 18~24일)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명절 대목을 앞두고 한·중 양국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특히 안내데스크와 9층 사은품 증정센터에서는 한복을 입고 있는 안내 직원보다 빨간색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입고 유커들을 안내하는 직원들의 수가 더 많았다. 백화점 매장 사이마다 ‘중국 관광객을 따뜻하게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어 놓기도 했다. 역대 춘제 기간 중 가장 많은 유커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유통업계가 유커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춘제 기간 전년 대비 30% 증가한 12만 6000명의 유커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는 어렵지만 유커는 날로 늘어나기 때문에 춘제 마케팅을 가장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부산본점 등 3개 점포는 유커 수요를 고려해 19일에만 문을 닫는다. 이 3개 점포의 유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부터 본점을 찾는 유커들에게 통역, 세금환급, 사은품 증정 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통합 서비스 데스크를 운영한다. 또 지난 16일부터 유커들이 구매한 상품을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57ℓ 용량의 쇼핑백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문화 마케팅으로 유커들을 포섭할 계획이다. 본점 문화홀에서 20일과 21일 두 번에 걸쳐 뮤지컬 ‘점프’를 선보인다. 이번에 준비된 600장의 공연 티켓은 명동과 종로 등 200여개 제휴 호텔 및 게스트하우스의 객실을 예약한 유커에게 증정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유커들을 대상으로 다이렉트메일(DM) 5000부를 발송한다. 이 DM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소개와 해외패션 등 유명 브랜드 안내와 할인행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은 유커 대상으로 춘제 대표음식인 지아오즈(만두) 교환권을 증정한다. 유커 최대의 소비처인 면세점도 춘제를 기다렸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순금, 숫자 8, 양의 해를 콘셉트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100% 당첨 스크래치 복권을 증정해 1등 888명에게는 순금 양 1마리(1돈), 2등 888명에게는 닥터팜 골드 아이세럼 등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춘제 기간 대비 유커 매출이 150% 정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춘제를 상징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은 유커들을 위한 100만원 상당의 혜택이 담긴 훙바오(춘제에 돈이나 카드 등을 넣어 선물하는 빨간 주머니)를 증정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대신 사죄 “자식 잘못 키운 부모 죄다” 사과문에 담긴 내용은..[전문포함]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대신 사죄 “자식 잘못 키운 부모 죄다” 사과문에 담긴 내용은..[전문포함]

    ‘일베 어묵 피의자’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를 ‘어묵’에 비유한 김모 씨(20)의 어머니가 아들을 대신해 공개 사과했다. 김 씨의 어머니 조모 씨(49)는 15일 언론사에 아들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냈다. 조 씨는 사과문을 통해 “하루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며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씨의 아들 김 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글과 함께 단원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려 모욕 혐의로 9일 구속된 바 있다. 어묵은 바닷 속에서 숨진 희생자를 비하하는 말로 쓰였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조 씨는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해당 게시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경찰에 “희생자들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으며 단지 주목을 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조 씨가 공개한 사과문 전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 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 갔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 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 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 아이니 애 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죄 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일베 어묵 피의자 소식에 네티즌은 “일베 어묵 피의자..엄마가 무슨 죄라고”, “일베 어묵 피의자..아들 잘못 키웠네”, “일베 어묵 피의자..얼마나 주목 받고 싶었으면”, “일베 어묵 피의자,,너무했다”, “일베 어묵 피의자..사진보면 아직도 화가 나”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일베 어묵 피의자) 연예팀 chkim@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 왜?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 왜?

    일베 어묵 피의자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한 이유는?”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모(20)씨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 15일 공개됐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자책했다. 조씨는 또 반성문에 아픈 가정사를 털어 놓으며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이고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지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썼다. 아들 김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묵’은 일베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됐고, 어묵은 그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륜 가진 판사들 남아야 법원 신뢰받아”

    “경륜 가진 판사들 남아야 법원 신뢰받아”

    “서민들 곁에서 정년을 맞아 자랑스럽습니다.” 오는 23일 정년 퇴임을 앞둔 임희동(65·사법연수원 6기) 구미시법원 판사는 법조인으로서의 40년 삶을 이렇게 돌이켰다. 그는 법관 정년이 65세로 상향된 2013년 이후 정년 퇴임하는 1호 판사다. 평생법관제가 도입되긴 했지만 여전히 정년 전에 퇴직하는 판사가 절대다수다. 2005~2014년 퇴직한 782명 중 정년 퇴임은 단 13명에 불과하다. 임 판사는 “예전엔 승진이 안 되면 용퇴하던 내부 문화 때문에 오랜 경험을 가진 좋은 판사들이 법원에 남지 못했다”며 “판사가 보람을 가지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단일호봉제가 도입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안정된 봉급을 받고, 승진보다 재판하는 보람을 좇게 되면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법원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 판사는 전북 정읍의 농사꾼 집안에서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우연히 고시 합격기를 접한 뒤 사법시험 꿈을 키웠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해야 했다. 1969년 졸업과 함께 은행에 취직했지만 꿈을 접지는 않았다. 국제대(현 서경대) 법학과에 입학,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했다. 이후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2년간 공부에 전념한 끝에 1974년 제16회 사법시험 합격자 60명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연수원 수료 뒤 6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판사 봉급만으로는 가족을 책임지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공직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해야 했다. 처음엔 고향에서, 나중엔 서울에서 17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며 맏이로서의 책임을 다한 뒤 판사로 복귀할 수 있었다. 한번 법복을 벗으면 다시 입고 싶어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또 돌아올 길도 없었다. 하지만 윤관 대법원장이 도입한 시군법원 전담 판사 제도가 기회가 됐다. 임 판사는 서민들의 소액 사건을 다루는 시군법원 판사로 임용돼 2001년부터 의정부지법 포천시법원에서 10년간 법봉을 잡았다. 재임용을 거쳐 대구지법 김천지원 구미시법원에서 5년째 재직하고 있다. 법조 일원화의 대표 사례인 셈이다. 임 판사는 시군법원에서 재판하며 사건 당사자 말에 충분히 귀 기울이면서 화해에 힘써온 것을 최고의 보람으로 손꼽았다. 법리적으로 따져 판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인 만큼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는 길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늘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법원에 대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개입 의혹도 꼬집고, 우리법연구회도 비판했다. 법관이 독립적으로 소신 판결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국민에게 좋은 일이라는 판단에서다. 단일호봉제 도입, 정년 보장, 민·형사 단독사건 전담 법관제, 이혼기간 숙려제 등을 줄기차게 제안해 이러한 건의들이 하나둘씩 결실을 맺은 것도 보람이다. 임 판사는 “승진에서 자유로운 입장이라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웃었다.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법관들의 일탈에 대해 묻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가슴 아파했다. 그러면서 “법조 일원화 시대에는 법관으로서 부적합한 인물을 어떻게 걸러낼 수 있느냐가 법원의 과제”라고 했다. 후배들에게 당부도 남겼다. “법관은 기록과 싸움을 하는 외로운 직업이자, 설득을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당사자 주장을 담은 기록이 메모로 새카맣게 될 때까지 보고 또 보면 그 안에서 해결책이 보입니다. 판사가 법정에서 기록을 보지 않고도 사정을 훤하게 꿰뚫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 설득력이 생기고 당사자들은 판사의 결정에 승복하게 되죠.” “청렴하게 법조인 생활을 했다고 자부한다”는 임 판사는 퇴임 뒤에도 서민 곁을 떠나지 않을 작정이다. 한 로펌이 출자한 공익법인 산하 무료상담센터의 소장을 맡게 됐다. 이곳에서 그는 서민들을 위해 무료로 법률자문을 해 주게 된다. “판사가 승진에 연연하거나 변호사가 돈만 좇다 보면 욕심이 생기지요. 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지위나 돈이 아니라 사람이에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 중심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대신 사죄 “자식 잘못 키운 부모 죄다” 사과문보니 [전문포함]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대신 사죄 “자식 잘못 키운 부모 죄다” 사과문보니 [전문포함]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대신 사죄 “자식을 잘못 키운 부모 죄다” 사과문보니 [전문포함] ‘일베 어묵 피의자’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어묵’으로 비하해 모욕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씨(20)의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15일 공개 사과했다. 일명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 씨의 어머니 조모 씨(49·여)는 이날 오후 SNS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조 씨는 사과문에서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면서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 씨의 아들은 지난달 26일 일간베스트 저장소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경찰에 자진 출석한 김 씨는 “모욕할 의도는 없었고 단지 주목을 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전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사진=서울신문DB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럽다” 가정사 고백[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보니 “제 자신이 부끄럽다” 가정사 고백[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단원교 교복 입고 오뎅 먹으며 한 말이.. ‘경악’ 일베 어묵 피의자의 어머니가 공개 사과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을 ‘어묵’으로 비하해 모욕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명 ‘일베 어묵’ 피의자 김모 씨(20)의 어머니가 15일 유가족과 국민에게 공개 사과했다. 일베 어묵 피의자 김 씨의 어머니 조모 씨(49·여)는 이날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을 만나 사과를 전한 뒤 SNS를 통해 사과문을 공개했다. 조 씨는 사과문을 통해 “하루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조 씨는 화목하지 않았던 가정사를 소개하면서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조 씨의 아들은 지난달 26일 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글과 함께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려 모욕 혐의로 9일 구속됐다. 경찰에 자진 출석한 일베 어묵 피의자 김 씨는 “모욕할 의도는 없었고 단지 주목을 받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네티즌들은 “일베 어묵 피의자 어떻게 저럴 수가”, “일베 어묵 피의자, 이게 인간이냐”,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속은 어떻겠나”, “일베 어묵 피의자, 정신 나갔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전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내가 자식 잘못 키웠다”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내가 자식 잘못 키웠다”

    일베 어묵 피의자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내가 자식 잘못 키웠다”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모(20)씨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 15일 공개됐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자책했다. 조씨는 또 반성문에 아픈 가정사를 털어 놓으며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이고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지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썼다. 아들 김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묵’은 일베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됐고, 어묵은 그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못난 자식 둔 못난 엄마 죄송” [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못난 자식 둔 못난 엄마 죄송” [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못난 자식 둔 못난 엄마 죄송” [전문]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모(20)씨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 15일 공개됐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자책했다. 조씨는 또 반성문에 아픈 가정사를 털어 놓으며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이고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지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썼다. 아들 김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묵’은 일베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됐고, 어묵은 그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 [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 [전문]

    일베 어묵 피의자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 [전문]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모(20)씨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 15일 공개됐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자책했다. 조씨는 또 반성문에 아픈 가정사를 털어 놓으며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이고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지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썼다. 아들 김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묵’은 일베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됐고, 어묵은 그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한 이유는?”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한 이유는?”

    일베 어묵 피의자 ‘일베 어묵’ 피의자 어머니 사과문 “아들 대신 사과한 이유는?”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모(20)씨 어머니가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사과문이 15일 공개됐다. 김씨 어머니 조모(49)씨는 편지 공개에 앞서 경기도 안산에 있는 유가족 대표단 일부를 만나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다”며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며 자책했다. 조씨는 또 반성문에 아픈 가정사를 털어 놓으며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이고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지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썼다. 아들 김씨는 지난달 26일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사진을 올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어묵’은 일베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시신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됐고, 어묵은 그 물고기로 만든 음식’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단원고 교장, 시민들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 및 공모한 조모(30)씨를 특정했고 부모를 설득해 이들을 자진 출석하게 했다. 모욕 혐의로 김씨는 구속됐고 공모한 조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다음은 김씨 어머니의 사과문. 사죄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어묵 사진을 올린 김군의 엄마입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을 하였는데 당사자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제라도 뉘우치는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고민 또 고민하지만 갈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자라오면서 많은 힘든 일들을 겪었지만 그런 것들을 말씀드리며 핑계 삼지 않겠습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자라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자식을 키운 제 입장에서는 하나 하나 후회되는 일이 너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를 비방하고 다투고 하며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고, 그 후 혼자 키우면서, 하는 일도 없는 아이를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들여다봐주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 라며 소통을 막아버렸습니다. 우리의 처지를 푸념하며 마음의 부담이나 지워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스스로가 원망스럽습니다. 부모와 사회에 반항하는 심리를 그렇게 비뚤게 표현한 아이가 처음엔 제대로 반성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프고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가 정말 달라져서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아이 면회를 갔을 때 “나가게 되면 그 분들께 다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기다릴 수 있다는 구속 적부심을 신청하고 혹시라도 받아들여져 나오게 되면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뵙고 제대로 사과를 드리고 사과문도 쓰게 하려 했는데 기각이 되어 그럴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저라도 사죄를 드리자며 계속 찾아뵀지만 그것 또한 그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란 게 느껴져 더 이상은 막무가내로 찾아뵐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찾아뵙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마로서 드리는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이 글을 어디에 올리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무턱대고 써봅니다. 유가족 분들. 이 일로 상처가 더욱 깊어질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세월호 사고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시는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두 다 모여 계신 자리에 가서 사죄를 드릴 수는 없을까, 그렇지 않으면 한분 한분 찾아뵙고 마음을 풀어 드릴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많은 생각을 하지만 어렵고 어렵습니다. 이런 일로 방문하게 되었지만 유가족 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제가 알던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시고 실업급여로 버티시는 분들, 대출까지 받으며 버티시는 분들, 수많은 오해와 외면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알리기 위해 팽목항까지 힘들게 걸으며 애쓰시는 분들, 그 분들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스스로는 평소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본 편이라고 생각해 왔는데도 알려진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누군가는 ‘자식이 잘못한 걸 부모가 무슨 죄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식을 잘못 키운 건 부모의 죄가 맞습니다.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큽니다. 탈 많은 남자아이니 애아빠 주지 왜 여자 혼자 키우려 하냐며 차라리 혼자 살라는 주위의 말도 저에겐 비수였고, 그럴수록 아이에겐 저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 바깥세상은 돌아보지 못하고 점점 더 개인적이 되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도 이렇게 야박하게 보는 세상에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 만해도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습니다. 부모의 덕은 언젠가 자식에게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잘못된 길을 걸을수록 제 탓이 아닌가 자책하게 되는 못난 자식을 둔 못난 엄마입니다만 아이 데리고 변화시키면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한 가정부터 바로 되어야 한다는 걸 절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죗값을 치르면 아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나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보고 새롭게 태어나 열심히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노력하는 새로운 모습이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 되고 말았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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