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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그룹, 강원 산불 피해 복구 성금 2억원 기부

    한라그룹, 강원 산불 피해 복구 성금 2억원 기부

    한라그룹은 12일 강원 산불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을 위해 성금 2억원을 기부했다. 한라그룹은 지주사인 한라홀딩스 명의로 산불 피해 공식 기금 모금기관인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강릉 옥계면 이재민을 위로하고자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별도로 1억원을 기탁했다. 정몽원 회장은 “갑작스러운 재해로 큰 피해를 본 강원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만도 원주사업장과 한라대 등 그룹 계열사가 강원에 있는 만큼 피해 복구 지원에 물심양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KB금융·네이버 손잡고 금융AI스피커 개발한다

    KB금융·네이버 손잡고 금융AI스피커 개발한다

    금융사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인 핀테크 랩 설치에 이어 AI를 이용한 기술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몰두 중이다. KB금융은 11일 네이버와 AI 기술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목표는 음성 인식 기능 연구에 집중해 ‘KB금융스피커’를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도 은행권에서 음성 인식을 통한 금융 서비스가 있지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개인 억양 등까지 잡아내야 가능한 음성 본인인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음성인식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고객 불만도 있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KB금융의 금융 인프라와 대화형 뱅킹 플랫폼인 리브똑똑 등 고객 사용자 경험에 네이버 라인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결합하면 매우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자동차 등 AI를 결합한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에 발맞춰 고객의 금융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다양한 채널에서 계좌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미국 IBM의 AI인 ‘왓슨’을 활용하는 투자자문사 신한AI를 세우기 위해 지난 1월 등기를 마쳤다. 신한AI는 시장 예측이나 투자 자문에 특화해 8개국 18개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의 인가 신청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5일 AI에 기반한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놨다. 사용자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추천을 넘어 은퇴·교육·여행 등 투자 목적과 투자 지역, 투자 금액, 기간 등을 반영해 세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알람 신호등 기능으로 미리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펀드 상품 변경의 필요성을 수시로 안내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서울광장] 욕하면서 닮는다/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욕하면서 닮는다/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에 도달했다. 2년 전 대선 때 득표율(41.1%)에 닿아 있다. 집권 3년차니 놀랄 일도 아니다. 떨어질 때도 됐다. 조금 떨어졌다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지지율은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당장 트럼프와의 정상회담만 잘돼도 금세 풀쩍 뛴다. 하지만 정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기본적으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최근 지지율 하락은 국민들의 깊은 실망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촛불정부’는 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2년이 지나서 보니 진보나 보수나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좌절감이다. 욕하면서 닮는다더니 현 정권도 과거 보수정권의 무능과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좇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린다. 약속했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권의 도덕성을 내세우며 과거 정권과는 DNA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태 드러난 것만 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국민 눈높이’가 최우선 잣대라고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정작 국민들의 상식과는 정반대의 결정을 매번 반복한다. 잘못을 했다면 사과를 하는 게 인지상정이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는 게 맞다. 그런데도 사과는 없고,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찾아보지 못했다. 외려 위법도, 불법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윽박지른다. 사과 대신 “아내가 나 몰래 한 일”, “남편이 전부 알아서 한 일”이라는 낯뜨거운 변명만 쏟아낸다. 3·8개각과 이후 이어진 인사를 보면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다. 일부러 하자가 있는 사람들만 다 모아 놓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딸과 사위에게 자기 집을 증여하고, 그 집에 자기는 월세로 사는 ‘묘수’를 선보인 장관 후보, 자기가 재판을 맡은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등 무려 35억원의 주식을 가진 헌법재판관 후보, 자기 지역구에 땅을 사서 십억여원을 쉽게 번 장관 등…. 모두 서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을 한껏 누렸다. 이런 흠결이 드러났는데도 예외없이 ‘밀어붙이기’ 인사를 강행한다. 이럴 거면 애초 청문회를 왜 했느냐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청와대 사무실마다 내걸었다는 ‘춘풍추상’(남에게는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게 대함)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유독 ‘내 편’에게만 너무 관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곱씹어 봐야 한다. 특히 청와대 대변인의 26억원짜리 상가 매입은 대처가 더 실망스럽다. 실제 특혜 대출이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이 밝혀야겠지만, 끝까지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는 건 국민들의 눈에는 오만으로 비친다. 노년을 걱정하는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부끄러움을 안다면 먼저 고개부터 숙였어야 했다. “누군 전세 살고 싶어 사냐”며 분통을 터트리거나 “나도 건물 사게 10억원만 대출해 달라”는 조롱 섞인 불만이 터져나오는 건 서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여실히 보여 준다. 문 대통령이 국민들의 이런 참담한 심정을 헤아렸다면 떠나는 대변인을 붙잡고 “어디서 살 건가”라는 질문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잇단 인사 참사에도 굴하지 않고 조국 민정수석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청와대의 오기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2년간 인사 검증 시스템은 한 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니 인사 때마다 뒤탈이 났다. 심지어 이번 ‘35억 주식 판사’는 2년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투자로 수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을 받다 사퇴한 변호사의 경우와 꼭 닮았다. 이 문제를 포함해 지금껏 논란이 됐던 대부분의 사안들은 민정에서 검증할 때 사전에 파악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욱 문제다. 코드만 맞다면 이 정도 하자야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다고 오판했다면 국민 감정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조 수석은 이제라도 경질해야 한다. 혹여 조 수석이 없으면 공수처 신설도 아예 물 건너가고 검경 수사권 조정도 제대로 안 될 것이라고 지레 겁먹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특권층끼리 결탁, 담합 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게 바로 그거다. 그런데 잘 안 되고 있다. 집권 2년이 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뒤뚱거리는 오리처럼 된 것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반칙과 특권이 난무한다는 방증이다.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 옛날과 달라진 게 뭐냐는 말이 다시 나온다면 실패다. 1년 뒤가 총선이다. sskim@seoul.co.kr
  • KB금융·네이버 손잡고 금융AI스피커 개발한다

    KB금융·네이버 손잡고 금융AI스피커 개발한다

    금융사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인 핀테크 랩 설치에 이어 AI를 이용한 기술을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몰두 중이다. KB금융은 11일 네이버와 AI 기술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목표는 음성 인식 기능 연구에 집중해 ‘KB금융스피커’를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도 은행권에서 음성 인식을 통한 금융 서비스가 있지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개인 억양 등까지 잡아내야 가능한 음성 본인인증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음성인식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고객 불만도 있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KB금융의 금융 인프라와 대화형 뱅킹 플랫폼인 리브똑똑 등 고객 사용자 경험에 네이버 라인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결합하면 매우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자동차 등 AI를 결합한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에 발맞춰 고객의 금융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다양한 채널에서 계좌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미국 IBM의 AI인 ‘왓슨’을 활용하는 투자자문사 신한AI를 세우기 위해 지난 1월 등기를 마쳤다. 신한AI는 시장 예측이나 투자 자문에 특화해 8개국 18개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의 인가 신청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5일 AI에 기반한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를 내놨다. 사용자의 투자 성향을 반영한 포트폴리오 추천을 넘어 은퇴·교육·여행 등 투자 목적과 투자 지역, 투자 금액, 기간 등을 반영해 세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알람 신호등 기능으로 미리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펀드 상품 변경의 필요성을 수시로 안내한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문재인 ‘5G 퍼스트’ 외친 날, 中관영 “승자는 중국이 될 것”

    문재인 ‘5G 퍼스트’ 외친 날, 中관영 “승자는 중국이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5G 퍼스트’(First·제일주의)를 외치며 국가 차원의 대응을 천명한 8일 중국 관영 매체는 “5G 경쟁의 승자는 우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매체는 한국과 미국이 최초로 선보인 5G 서비스가 실망스러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을 필두로 한 정부는 이날 5G 관련 산업 육성에 대한 국가적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기념행사에서 “세계는 이미 5G 조기 상용화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한걸음 앞섰을 뿐이며,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차원의 5G 전략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5G 전국망을 조기 구축하고 민관합동 5G 플러스 전략위원회를 구성해 네트워크 장비·차세대 스마트폰 등 5G 기반의 새로운 산업·서비스를 육성하는 계획을 소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관계 장관들에게 정부와 공공기관의 모든 정책과 사업에 5G 도입을 우선 고려하는 ‘5G 퍼스트’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는 5G+ 전략으로 5G 관련 산업을 육성, 오는 2026년 일자리 60만개를 창출하고 생산액 180조원·수출액 730억달러(약 83조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5G+(플러스) 추진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유 장관은 “‘최초’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고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껏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추진해 왔고 사실 무리하게 했다”면서 “‘최초’가 ‘최고’를 보장하지는 않는 만큼 지금부터 시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공공 선도투자, 민간투자 확대, 제도 정비, 산업기반 조성, 해외진출 지원 등 5대 전략 분야에서 세부과제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과 중국 기업의 참여 없이는 5G의 진정한 상용화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통신업계 전문매체 벤처비트에 따르면 지난 주 한국와 미국이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최초로 서비스했다고 주장했지만 테스트를 해보니 한국 SK텔레콤과 미국 버라이즌의 5G망 서비스가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내에서 불거진 각종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전문가인 샹리강은 “한국과 미국은 5G 상용화에 필요한 기본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이 좋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는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하려면 주요 도시 전역에 서비스가 미치는 한편 다양한 5G 스마트폰 출시, 4G보다 싼 요금 등이 있어야 한다”면서 “중국은 이 3가지 면에서 모두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매체 CWW의 황하이펑 부편집장은 미국으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역할을 부각했다. 그는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해 1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한 한국 LG유플러스가 제품과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통신업체들이 외국 경쟁자들보다 현명하게 5G 시험 서비스를 하고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신중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심히 일했는데 징계·문책 받아”

    “아무일 안해 징계 없으면 승진 유리” 푸념 안정적·예측가능한 감사 시스템 갖춰야 공직 사회에서는 감사원에 대한 불만도 크다. 적극행정을 뒷받침해 줄 제도적 규정도 구체적으로 손질해야 하고 감사 방식도 바꿔야 하는데 행정 책임자들의 구두선(口頭禪)에 그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감사원에 따르면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아야 하는데 되레 감사받는 상황은 없어야겠다. 감사원으로서 공직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다가 (적극행정 독려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청사의 고위 관계자는 “감사원장이 적극행정을 독려해도 일선에서는 선뜻 나서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적극행정을 주문하고 있는 대통령도 3년쯤 뒤면 자리를 떠난다. 감사원장이나 각 부처 장관은 임기가 더 짧다. 과연 그분들이 지금 적극행정을 펼치는 공무원을 얼마나 지켜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고용노동부의 한 주무관은 “민간기업에서는 일을 많이 하면 칭찬을 받지만 공무원은 되레 감사받을 사항만 늘어난다. 공직 사회에서는 ‘아홉 개 잘하고 하나 잘못한 사람’보다 ‘아무 일도 안 해서 징계가 없는 사람’이 승진에 유리하다. 이건 적극행정을 강조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적극행정 면책을 무슨 큰 선심 쓰듯 말한다. 당사자는 좋은 일을 하고도 적극행정에 대한 소명을 위해 여러 곳을 다녀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부담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면서 “감사 부서가 조언한 대로만 일하면 나중에 결과가 나빠도 그걸로는 더이상 문책받지 않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전문성 없는 감사와 적극행정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꼬집었다. 한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은 “감사원이 똑같은 사안을 두고도 시점에 따라 다른 감사 결과를 내놓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러니 누가 적극행정을 하겠냐”고 비판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회계 전문 감사관들이 정책 감사를 할 때 부처 업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일반적인 잣대로 재단하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감사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5G 고가요금제 소비자 불만에 과기부 ‘속앓이’

    5G 고가요금제 소비자 불만에 과기부 ‘속앓이’

    비쌀수록 단위당 요금 낮춰 ‘꼼수’ 지적 유영민 “앞으로 중저가 요금제 나올 것”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닻을 올리면서 비싼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고개를 들고 있다. SK텔레콤의 요금제를 인가한 정부 역시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요금제 보완 필요성을 언급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기 위해 정부가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요금제를 인가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제기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요금 부담 우려가 있는데 5G 서비스가 안착되고 사업자 간 경쟁이 활발해지면 중저가 요금제를 포함한 다양한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통통신 3사의 5G 요금제를 보면 고가 요금제 일색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월 5만 5000원(데이터 8GB), 월 7만 5000원(150GB), 월 9만 5000원(200GB), 월 12만 5000원(300GB) 등 4구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지난달 과기부의 요금제 반려로 부랴부랴 내놓은 5만원대 요금제조차 7만원대 요금제와 데이터 차이가 100GB 이상이어서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단위별 요금으로 환산하면 5만원대 요금 가입자는 100MB당 687원을 내지만, 7만원대 요금자는 50원으로 격차가 크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가장 낮은 5만 5000원 요금제에서 8~9GB 정도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늘리려면 최소 7만~8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관련법상 1위 사업자(시장지배사업자)인 SKT만 요금제를 정부로부터 인가받고, KT와 LG유플러스는 요금제를 신고만 하면 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5G 특성을 감안해 LTE 요금제보다는 단위당 요금을 낮추고 데이터 제공량도 늘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3만~4만원대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들은 5G를 사용하려면 요금을 더 내거나 아예 쓰지 못하게 된다”면서 “과기부는 5G 요금제가 통신 공공성에 부합하는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기존 LTE 요금제가 3만 3000원부터 시작하는 점과 비교하면 비싼 게 사실”이라면서도 “5G가 확산되면 요금 인하가 이뤄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서비스 요금제와의 형평성 문제 탓에 5G 요금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LTE 5만 5000원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4GB를 제공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설] 靑 경제원로 초대, 한 귀로 듣고 흘린 ‘이벤트’ 아니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경제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박승·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 전윤철 전 감사원장,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8명의 경제 원로 인사들이 참석했다. 고용 참사와 수출 급감, 양극화 심화 등 경제 현안들에 대한 충고를 들은 자리였다. 대통령이 청와대 바깥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직접 듣는 자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더군다나 이전 정부에서 경제, 금융, 통화 등 다양한 경제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핵심 원로들에게서 거침없는 제언을 듣는 일은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다만 문제는 청와대가 마련하는 만남의 자리들이 갈수록 진정성이 퇴색하고 있다는 우려다. 청와대가 여론과 소통하는 듯한 제스처만 취한다는 불만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의구심은 무리도 아니다. 문 대통령이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던 만남 이벤트들은 이전 정권에 비교할 수 없게 많았지만, 그 결과가 정작 정책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따지자면 별무소득에 가깝다. “문 대통령은 남의 말을 잘 들어만 주고, 정책을 수정하지 않고 결국에는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올 들어서만도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총수, 벤처 기업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외국 기업인 등을 부지런히 만났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쏟아진 현장 목소리에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 “나도 골목상인의 아들, 자영업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등의 답변을 했을 뿐 체감되는 후속 조치는 거의 없다. 어제 경제 원로들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여러 가지 조언을 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은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해 보완하고, 경제정책 비전의 국민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당부가 많았던 모양이다. “경제정책이 이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평소에도 고언했던 원로들은 많다. 듣기 불편한 쓴소리였더라도 이번만큼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말고 정책에 유의미하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 고작 6명이 수만개 오픈채팅방 불법촬영물 단속합니까

    고작 6명이 수만개 오픈채팅방 불법촬영물 단속합니까

    관할 경찰·모바일 업체 협업도 ‘지지부진’여성가족부가 지난 1일 스마트폰 속 ‘개방형 단체채팅방’(오픈채팅방) 불법 촬영물·정보 유통을 두 달간 집중 점검·단속하겠다고 발표하자 “https 차단 이후 정부의 새로운 검열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실상은 ‘검열’은 고사하고 ‘허언’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픈채팅방 단속 주체는 여가부 권익증진국 인권보호점검팀이다. 이 팀에는 공무원이 6명뿐이다. 하루에도 수천~수만개의 오픈채팅방이 열리고 닫히는데 6명이 이를 단속하기는 불가능하다. 여가부는 “불법 촬영물이 집중 공유되는 오픈채팅방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법이 오가는 채팅방을 추려내기만도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필터링 프로그램도 없어 일일이 채팅방을 드나들며 불법 행위를 잡아내야 한다. 관할 경찰서와의 협업도 지지부진하다. 집중단속 시작 이후 지금까지 여가부는 서울·경기의 5개 경찰서와 구두 논의만 했을 뿐이다. 채팅앱 사업체와의 협력은 사실상 없다. 여가부는 불법이 발견된 채팅방에 경고 메시지를 최대 10차례 발송하고 최종적으로 사업운영자에게 차단·폐쇄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카카오톡 측은 “여가부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문제의 채팅방을 없애도 계정이 유지되면 계정주는 언제든 다른 채팅방을 열 수 있다. 여가부는 계정주를 수사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카오톡 관계자는 “전화번호만 있으면 카카오톡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혐의자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알아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불법촬영물 유포·공유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여가부가 부랴부랴 임시방편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외에선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는데 우리 여가부는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여가부의 인력과 예산을 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해결 의지가 있다면 그에 맞는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문 대통령, 김연철·박영선 8일 임명할 듯…민주도 ‘사수’ 의지

    문 대통령, 김연철·박영선 8일 임명할 듯…민주도 ‘사수’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5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8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고 있어 여야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이들 두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오는 7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전날 자정까지 국회가 이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보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요청 기한으로 검토 중인 7일까지 국회의 청문보고서를 전달받지 못하면, 다음날인 8일 이들 3명의 후보자와 이미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 등 5명을 한꺼번에 임명할 전망이다. 이는 9일 국무회의, 10일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출국을 고려한 일정으로 풀이된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방미 전에 사실상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되나’라는 물음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도 5명의 장관후보자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야당의 집중 공세 대상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의혹이 확인된 것도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통화해서 “2명의 후보자가 낙마했으니 나머지 후보자들은 모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일할 수 있게 해주고 국회 역할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적격이든 부적격이든 보고서를 채택하는 데 야당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부실한 인사검증과 미숙한 상황 대응으로 당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의원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가 너무나 아팠다. 한쪽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의 입’이 그럴 수 있느냐”며 “장관 후보자 문제 역시 아쉽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 자체가 정무적 판단 실수”라고 비판했다. 최정호·조동호 전 후보자의 지명 철회로 수습에 나선 상황에서 전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조 전 후보자 아들의) 포르쉐는 3500만원이 채 안 되고 벤츠도 3천만원이 안 된다” 등의 발언으로 비난 여론에 다시 불을 붙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윤 수석의) 브리핑이 성의가 없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얘기다. 이럴 때일수록 언행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서울책보고/이순녀 논설위원

    대형 컨테이너 같은 삭막한 외형과 달리 실내는 웬만한 대형 서점의 인테리어를 뺨칠 만큼 세련됐다. 터널 모양으로 디자인한 긴 통로의 양옆으로 설치된 32개의 철재 서가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헌책들이 빼곡하다. 기다란 책상을 배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서가에서 책을 가져다 읽을 수 있게 배려하고,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을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을 마련한 것도 신선하다. 서울시가 송파구 신천유수지 물류 창고를 리모델링해 최근 개관한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 얘기다. 헌책 애호가들에겐 그야말로 보물창고나 다름없는 이곳을 지난 주말 다녀왔다. 동아서점, 공씨책방 등 서울 시내 25개 헌책방이 각자 서가를 분양받아 총 12만여권의 책을 진열했다. 컴퓨터로 책 검색이 가능하지만 헌책방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우연한 발견의 기쁨 아니겠는가. 다만 과욕은 금물이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주마간산으로 대충 ?어보는 데만도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책값은 출판연도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00원이 일반적이다. 나도 이날 책 3권을 9500원에 샀다. 그중에 한권은 리처드 부스의 ‘헌책방 마을 헤이온와이’. 마지막 서가에서 극적으로 발견한 나만의 보물이다.
  •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온몸 난자당하면서도 “독립만세”… 익산 1만명 핏빛 저항 이끌다

    이틀 후면 ‘익산 4·4만세운동’ 100주년이 된다. 전북 익산 지역민들이 장터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제의 수탈을 규탄한 만세운동이다. 그 중심인물인 문용기 열사를 취재하러 익산을 찾았다. ‘익산4·4만세운동기념사업회’ 전영철 회장이 마중을 나왔다. 만세운동 현장에서는 100주년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만세운동의 전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았다. 전 회장은 “문 열사와, 함께 순국한 다섯 분의 열사들은 긴 세월 묻혀 있었다”면서 “기념공원이나 기념관 하나도 없는 현실이 죄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솜리장터를 돌아보고 운동의 중심체 역할을 한 남전교회를 방문했다. 남전교회는 산이 보이지 않는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있었다. 박종규 장로는 “살아남은 주동자들도 일제의 탄압을 견딜 수 없어 만주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최근 재판기록을 통해서야 김치옥 열사 등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했다. 차를 타고 왠지 쓸쓸한 겨울 벌판을 달리니 문 열사의 고향 마을인 관음마을이 나타났다. 열사의 생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듯 마치 폐가처럼 보였다. 생가임을 알려 주는 표지판도 없어 찾기가 쉽지 않았다.전북 지역에는 19세기 말부터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견한 선교사들에 의해 일찍이 교회가 들어섰다. 남전교회는 1897년 문 열사의 고향 이웃마을인 익산 오산면 남전리에 미국인 선교사 전킨이 세운 교회다. 오산면의 위치는 익산 도심의 서쪽, 호남평야의 북쪽이며 아래로 만경강과 접해 있다. 기름진 옥답을 일제가 가만둘 리 없었다. 궁벽한 농촌이었던 익산을 일제는 신도시로 만들어 수탈 기지로 이용했다. 일본인들은 빼앗은 토지에 농장을 세워 한국인을 소작농으로 부리며 착취했다. 문 열사는 1878년 5월 19일 오산면 오산리에서 태어났다. 한학을 공부해 서당에서 훈장을 하던 열사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기독교 귀의였다. 남전교회 평신도로 교회 일을 돕다 군산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했다. 이때 나이가 24세였다. 훈장 경력을 인정받아 한문 교사를 겸했다. 30세 되던 해에는 목포 왓킨스 중학교에 진학해 늦깎이로 신학문을 공부했다. 열사는 이승만과 인연이 있다. 선생보다 세 살 위인 이승만은 미국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YMCA 활동을 하면서 지방 강연을 다녔는데 이때 열사와 만났다. 두 사람은 여관방에서 시국을 토론했으며 이승만의 강연에 열사는 찬조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승만은 광복 후 익산으로 가서 열사를 찾았지만, 순국한 사실을 알고 몹시 애통해하면서 일필휘지로 순국열사비 비문을 썼다. 1911년 학교를 졸업한 열사는 상당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함경도 갑산의 미국인 금광에 취직해 통역사로 일한 것도 영어 실력 덕이었다. 열사는 8년 동안 근무하며 받은 적지 않은 보수를 만주와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독립운동가들에게 보냈다. 금광에서 열사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열사는 급히 고향으로 내려왔다. 독립운동을 돕던 그가 만세 시위를 주도적으로 모의한 것은 당연했다. 남전교회 집사 김치옥과 박성엽이 열사를 찾아왔다. 기다렸던 일이었다. 두 집사는 거사를 조직화하는 일을 맡았고 열사는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 젊은 교인들과 재학생들을 설득했다. 익산 인근의 교회에도 연락해 동참하겠다는 응낙을 받았다. 거사일은 솜리(이리·裡里) 장날인 4월 4일로 정했다. 사흘 밤낮을 뜬눈을 새우다시피 하며 수천 개의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다. 드디어 1919년 4월 4일 오전. 남전교회에 교인과 마을 사람들 150여명이 모였다.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한 묶음씩 받아 여자들은 허리춤에, 남자들은 바짓가랑이 속에 숨기고 솜리장터로 향했다. 먼발치서 지켜보았던 아낙네는 뭉게구름이 들녘을 하얗게 뒤덮는 듯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고 증언했다. 몇 시간 후 정오. 장터 네거리에 빨간 글씨로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이 펄럭였다. 교회 교인들, 천도교 지도자, 민족운동지도자들도 참가했다. 도남학교 등 수백명의 어리고 젊은 학생들도 모여들었다. 이들은 모여든 장꾼들에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 주었다. 군중은 금세 1000여명으로 불어났다. 낮 12시 30분쯤. 흰색 두루마기를 걸친, 기골이 장대한 40대 남성이 군중 앞에 섰다. 문용기 열사였다. 오른손에 ‘조선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었다. 열사는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조선독립만세, 조선독립만세….” 군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께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열사는 시위대를 이끌고 수탈의 핵심부 대교농장으로 향했다. 군중은 순식간에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농장을 지키던 헌병대는 군중이 정문으로 접근하자 공포를 쏘았다. 급기야 맨손으로 만세를 부르던 군중을 향해 실탄 사격을 시작했다. 일본인 소방대와 농장원 수백명도 칼과 곤봉, 갈고리를 닥치는 대로 휘두르고 찍어댔다.군중은 일시 흩어지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사는 군중을 독려하며 더 큰 목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이때 일본 헌병이 칼을 빼 들더니 태극기를 들고 있던 열사의 오른팔을 내리쳤다. 순간 비명을 질렀으나 열사는 왼팔로 태극기를 집어 들고 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헌병은 왼팔마저 자르고는 가슴과 복부를 찔러 열사를 숨지게 했다. “여러분 여러분, 나는 이 붉은 피로 우리 대한의 신정부를 음조(陰助)하여 여러분들이 대한의 신국민이 되게 하겠소”라고 힘겹게 외치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열사의 나이 41세였다. 일제도 보고서에 “수모자(首謨者)의 1인이 절명에 이르기까지 만세를 창(唱)했다”고 적시했으니 그가 문 열사였다. 열사의 죽음을 목격한 지도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시위대를 이끌었다. 도남학교 학생 박영문과 남전교회 청년 신도 장경춘이 총에 맞아 “억” 하면서 쓰러졌다. 54세로 춘포면의 어른이었던 ‘박참봉’ 박도현과 서정만도 총탄에 맞았다. 이충규도 순국했다. 20여명은 크게 다쳤고 39명이 체포됐다. 유족들은 일경이 방해하는 바람에 한밤중에 도둑처럼 시신을 거둬 거적에 말아 묻었다. 살아남은 주모자 가족들은 일경의 감시를 피해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유랑생활을 하다시피 했다.“나물 많이 캐 오세요.” 거사일 아침, 집을 나서는 노모와 아내에게 열사는 이런 마지막 말을 남겼다. 사망 소식을 들은 부인 최정자 여사는 남편의 시신을 거둬 뒷산에 묻었다. 피로 얼룩진 한복 저고리와 두루마기는 보관하고 있다가 해방 후 멍석에 펴 놓고 가족들과 예를 올리고 대성통곡했다. 열사가 최후의 순간에 입었던 이 혈의(血衣)는 며느리 정귀례 여사가 기증해 현재 독립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옷소매가 잘린 흔적이 없다. 양팔이 잘렸다는 내용은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들어 있다. 이에 대해 주명준 전주대 명예교수는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할복하여 내장을 꺼내어 던지고 순국했다는 말과 동일한 경우”라면서 “과장 어린 표현을 써서 민족감정을 불러일으켰으니 터무니없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어쨌든 여러 군데를 난자당해 숨진 것은 분명하다. 김치옥, 박동근, 전창여, 강성원 등 주동자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법정에서 “우리가 조선의 독립만세를 부른 것이 죄가 되는가”라고 부르짖었다. 김치옥은 잔인한 고문으로 사경에 이르자 석방됐지만,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키고 반신불수가 됐다고 한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계 위성 실록…185개 달에 생명체 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계 위성 실록…185개 달에 생명체 있을까?

    500개가 넘도록 계속 발견되는 위성들 지구는 위성을 달 하나 갖고 있지만, 태양계 8개 행성들이 갖고 있는 위성의 수는 모두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국제천문연맹(IAU)에 따르면 2018년 9월 현재 태양계 행성 주변을 맴도는 위성은 185개에 이른다. 태양계 행성 중 위성 갑부는 단연 목성이다. 무려 79개를 자랑한다. 그 다음은 토성인데, 만만치 않게 위성 수가 62개나 된다. 이 두 행성이 차지하고 있는 위성이 전체의 약 80%에 달하고, 역시 같은 가스 행성인 천왕성이 27개, 해왕성이 14개를 차지하고, 암석으로 된 지구형 행성인 화성은 2개, 지구 1개, 금성과 수성은 하나도 없다. 위성의 차원에서 본다면 태양계는 부의 편중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처럼 심한 편중 현상이 나타나게 된 걸까? 이유를 캐보기 전에 일단 위성이란 어떤 존재인가부터 살펴보자. 위성은 어떤 천체와 중력으로 묶여 그 둘레를 공전하는 천체를 일컫는다. 이를 자연위성이라 하고, 사람이 만들어 궤도에 올린 것을 인공위성이라 한다. 행성만이 위성을 갖는 게 아니라, 명왕성 같은 왜행성도 위성을 가질 수 있으며, 소행성 중에도 위성을 갖고 있는 것이 있다.왜행성 중 세레스는 위성이 없지만, 명왕성은 카론을 비롯해 5개의 위성을 갖고 있으며, 에리스는 1개, 하우메아는 2개, 마케마케는 1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왜행성, 소행성들이 갖고 있는 위성 수만도 현재 334개에 이른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밝혀진 태양계의 위성 수는 모두 500개가 넘는다는 얘기다. 최근 관측기술이 발달하면서 감자처럼 찌그러진 위성이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위성, 물얼음이 덮힌 위성 등, 지구의 달과는 다른 다양한 위성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어, 앞으로 어떤 위성들이 얼마나 더 많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들 위성은 그동안 행성에 딸린 ‘서자’ 취급을 받다가 현재는 생명체 서식과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위성이 천체 연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형 행성에 위성이 드문 이유 지구의 밤하늘에는 달이 하나밖에 없지만, 79개의 위성을 자랑하는 목성의 밤하늘에는 수십 개의 달들이 떠 있는 장관을 이룰 것이다. 물론 토성의 상황도 비슷하지만, 고리까지 두르고 있는 토성의 밤하늘은 더욱 환상적일 게 틀림없다. 행성에 이렇게 위성이 많은 이유는 행성이 외부에서 작은 천체를 ‘입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성이 태어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행성이 탄생할 때 남은 찌꺼기가 뭉쳐서 위성이 되거나, 주위를 지나가는 작은 천체를 중력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위성으로 삼는 방법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대개 작은 소행성들이 대상이 되므로 대부분이 작고 찌그러진 감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모행성과는 전혀 다른 기울기로 공전한다. 따라서 이런 행성에 사는 사람이라면 달이 북쪽에서 떠서 남쪽으로 지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위성을 ‘불규칙 위성’이라고 부른다. 현재 전체 위성 중 60%가 넘는 113개가 불규칙위성으로 분류돼 있다. 대부분의 위성은 지구의 달처럼 중력으로 잠겨 있는 상태로 늘 같은 면을 모행성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토성 주위를 불규칙하게 도는 히페리온이나, 행성의 가장 바깥 궤도를 도는 토성의 포에베 등은 예외에 속한다. 그러면 암석형 행성에는 왜 위성이 귀한 것일까? 이유는 태양에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위성이 행성에서 너무 멀어지면 궤도가 불안정해져 압도적인 태양의 중력에 붙잡혀버린다. 반대로 행성에 너무 접근하면, 중력의 조석효과에 의해 파괴되어 버린다. 수성과 금성 각각의 주기에서 위성이 수십억 년이나 안정되기 있을 영역은 너무나도 좁기 때문에 행성에 붙잡히는 천체도 없으며, 위성이 형성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위성 크기로 서열을 매긴다면태양계 위성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것은 어떤 위성이며 얼마나 클까?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가 위성의 왕초다. 지름이 5,262km로, 행성인 수성보다도 8%나 크며, 지구의 달보다는 1.5배 가량이나 크다. 가니메데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작 망원경으로 발견한 목성 4대 위성 중 하나로, 나머지 셋인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 등과 함께 갈릴레이 위성으로 불린다. 이 4대 위성은 태양계의 거대 위성군으로, 다 위성 덩치 랭킹 10위 안에 드는 위성들이다. 서열을 매기자면 다음과 같다. 1. 가니메데 5,262km 2. 타이탄(토성) 5,151km, 3. 칼리스토 4,821km, 4. 이오 3,122km 5. 달 3,476km, 6. 유로파 3,122km, 7. 트리톤(해왕성) 2,706km 8. 티타니아(천왕성) 1,580km 9. 레아(토성) 1,527km 10. 오베론(천왕성) 1,423km 이 10대 위성 중 우리의 관심을 가장 끄는 존재는 말할 것도 없이 지구의 달이다. 비록 덩치 순위로는 5위에 지나지 않지만, 모행성 대비 크기 비율은 무려 27%에 달한다. 모행성 대비 2위는 트리톤인데, 그래봐야 5.5%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달은 위성이라기보다 동반 행성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다. 이 달이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적으로 잡아줌으로써 사계절이 생기고 지구상에 생명이 서식하게 된 것이다. 이 위성에 인류는 50년 전 첫 발을 내딛었으며, 현재는 중국의 탐사 로버가 최초로 그 뒷면을 탐사하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지구의 (적도)지름은 12,756km로, 육지는 표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지름이 지구의 약 반인 가니메데의 표면적만 하더라도 지구의 육지면적과 맞먹는 넓이임을 알 수 있다. 우주생물학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위성들현재 과학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위성은 토성의 엔셀라두스이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2005년부터 여러번 엔셀라두스를 접근 통과하면서 표면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탐사하던 중, 엔셀라두스 남극 지방에서 얼음에 뒤덮인 지표를 뚫고 솟아오르는 물기둥들이 발견했다. 간헐천에서 뿜어져나오는 100개가 넘는 얼음기둥 중에는 높이가 무려 300k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것은 지하에 거대한 바다가 있음을 뜻하는 증거였다. 카시니가 이 위성 가까이 돌면서 확보한 중력측정 결과에 따르며, 엔셀라두스 남극에 있는 바다는 얼음 표층으로부터 30∼40km 아래에 있으며, 바다의 깊이는 약 10km로, 수량은 지구 바당의 2배로 추정되었다. 이 같은 얼음 행성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태양계 내 생명의 존재를 발견할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얼음 행성들은 거의 그 내부에 바다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토성과의 강한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바다는 액체 상태에서 미생물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엔셀라두스는 우주 생물학자들의 버킷 리스트 1번에 올랐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도 물기둥이 발견되었다. 허블 우주망원경(HST)으로 촬영한 유로파의 자외선 방출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위성의 남반구 지역에서 거대한 물기둥 2개가 각각 200㎞ 높이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런 물기둥 분출 현상은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났으며, 일단 발생하면 7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 현상은 유로파가 목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생겼으며, 목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과학자들은 유로파와 목성 사이의 거리에 따라 유로파의 표면에 덮인 얼음이 갈라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구와 달이 서로에게 힘을 미쳐 ‘밀물-썰물’이라는 현상이 생기듯이, 목성과 힘을 주고받는 유로파 표면의 특정 지역에서 얼음에 틈이 생겨 그 바로 밑 ‘바다’에 있는 물이 뿜어져나온다는 해석이다.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그 아래에 액체 상태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개연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액화 메탄 바다를 가지고 있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도 우주생물학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천체 중 하나다.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타이탄은 지금까지 탐사한 천체 중 여러 면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천체로, 생명이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은 곳으로 간주되고 있다.타이탄은 지름 약 5,150km로,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보다는 작지만 수성보다 크며, 질량도 달의 약 2배나 된다. 또 표면온도가 낮기 때문에 태양계 행성의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다. 대기의 주성분은 질소이며, 메탄이 액화한 바다를 이루고 있는 것이 카시니 탐사선에 의해 촬영된 바 있다. 타이탄은 어쩌면 미생물을 갖고 있을지 모르며, 적어도 생물 발생 이전의 화학적 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의 하늘은 메탄과 에탄으로 된 구름으로 뒤덮여 있으며, 또한 대기에는 시안화 아세틸렌과 시안산, 프로판 등 갖가지 유기분자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숨쉴 수 있는 공기 레시피는 결코 아니다. 중력은 지구의 14% 정도이며, 두터운 구름층으로 인해 방사선은 화성보다 오히려 적다. 또한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를 생산하기는 좋은 환경으로, 이런 여러 가지 이점들 때문에 타이탄은 인류의 미래 식민지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화성의 꼬마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미래도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포보스는 태양계 위성들 중 모행성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며, 1년에 1cm 꼴로 계속 접근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5000만 년 뒤에는 화성과 충돌하거나 조석력으로 산산이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이때까지 지구 행성에서 살아 있다면 포보스의 파편을 고리처럼 두른 이색적인 붉은 행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관측-탐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성들이 가진 놀라운 비밀들이 점차 밝혀질 것으로 보여, 위성에 관한 인류의 관심은 더욱 높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내년 의왕테크노파크·고천행복타운 입주… ‘젊은도시’로 도약”

    “내년 의왕테크노파크·고천행복타운 입주… ‘젊은도시’로 도약”

    인구 16만의 경기 의왕시는 작지만 힘이 넘치는 젊은 도시다. 우거진 숲과 맑은 물을 담은 백운·왕송호가 어우러져 쾌적한 환경을 지닌 명품 주거지로도 이름나 있다. 시 지형을 바꿔놓을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이 유입돼 도시는 더욱 젊어지고 활기를 띨 전망이다. 지역 첫 산업단인 의왕테크노파크(15만㎡)에는 내년까지 20여개의 첨단유망기업이 입주한다. 청계2지구 포일테크노파크도 착공을 앞둬 첨단기업도시로 미래성장동력까지 갖추게 된다. 한때 볼품없었던 의왕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번듯한 도시기반과 경쟁력을 갖춘 인구 20만의 수도권 으뜸도시로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신문은 28일 김상돈 의왕시장을 만나 시정 현안과 계획을 들었다.-새로운 시민자치시대를 소개하면. “시민이 중심인 진정한 시민자치 실현을 위해 시민참여와 감시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먼저 연임 제한이 없던 주민자치위원회 임기를 2회로 제한해 시민 참여 폭을 크게 넓혔다. 이에 따라 올해 주민자치위원 30%가 새롭게 위촉돼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시민과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등 25명 위원으로 구성된 미래위원회도 신설했다. 각종 정책과 현안에 대해 제안과 자문을 통해 도시의 미래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외에도 공약사항을 점검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시민정책단, 시정업무를 감시하는 시민감시단도 구성해 시정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개발과 환경’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란. “1989년 시로 승격, 인구 10만을 갓 넘은 의왕은 도시기반 마련을 위해 외형적인 성장과 개발위주의 시정을 펼쳤다. 도시로서 제대로 기능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구수가 최소한 20만명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지역 곳곳에서 대규모 도시개발공사가 진행돼 조만간 의왕은 수도권 중견도시로서 각 분야에서 인근 지자체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그동안 개발사업이 일부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었고, 과열되면서 지역 간 불균형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이제는 성장 위주의 개발보다는 ‘개발과 환경’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개발속도 못지않게 복지, 문화, 교육, 체육 등 분야에서 시민의 삶의 수준을 향상시켜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노인복지를 소개하면. “의왕은 노인복지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해 사회복지 예산도 1300억원으로 시 전체 예산의 32.2%를 차지해 가장 많다, 전국 최초로 경로당을 전담하는 주치의제를 본격 운영하고 있다. 시에서 직접 채용한 주치의는 110개 경로당을 일일이 방문해 3400여명 노인 건강을 꼼꼼히 보살핀다. 치매안심센터 ‘기억마루’도 확장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암보다 무서운 질환으로 인식되는 치매 선별검사와 치료, 사례관리를 담당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노인 우울증 감소, 자살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 해소하기 위한 ‘찾아가는 복지 플래너’도 주민센터에 전담 배치했다. 이들은 경험 많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으로서 어려운 이웃을 발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한 번 더 방문’, ‘숨은 이웃찾기’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고천행복타운 등 도시개발사업 진행은. “시청 일대에 총 4400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고천행복타운(54만㎡)은 신혼부부를 위한 대규모 특화단지로 조성한다.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무주택자에게 행복주택 2700가구를 특별공급할 예정이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부지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인덕원~동탄 간 복선전철노선 의왕시청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젊은층 유입으로 활력 넘치는 중심 문화·상업지역이자 행정타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확정고시한 월암신혼희망타운(52만㎡)은 전철 1호선 성균관대역과 왕송호수 사이에 2024년까지 4034가구(신혼희망타운 1009가구 포함)를 건설한다. 의왕역이 있어 교통 편의성이 뛰어난 초평지구(39만㎡)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3000가구가 2022년까지 조성된다.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등 주거지원계층에 시세의 70~95%로 특별 공급한다. 2600가구가 들어서는 청계2 공공주택지구(26만㎡)를 포함, 4개 공공택지에는 총 1만 4000여가구가 2024년까지 공급될 예정이다.”-제2산업단지 포일테크노파크 조성은. “시의 첫 산업단지인 의왕테크노파크에 이어 청계2지구에 포일테크노파크를 2024년까지 조성한다. 이를 위해 도시지원시설용지 5만 8000㎡를 확보하고 지구계획을 수립, 이를 토지이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첨단 연구복합단지로 조성해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동력을 갖출 예정이다. 시의 첫 산업단지인 의왕테크노파크(15만㎡)도 올해 말 부지 조성공사가 마무리된다. 내륙컨테이너기지 바로 옆에 조성돼 최고의 입지조건과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 내년까지 총 24개의 첨단유망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미 물류센터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수의 도시형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전체면적 6만여㎡)도 조성한다.” -민선 7기 출범 후 기획재정부에서 ‘경기 남부 법무타운’ 조성과 관련, 회의가 열렸다.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안양교도소 등 4개 교정시설을 한곳에 모으는 경기 남부 법무타운 조성은 애초부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기재부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아니었다. 법무부는 재건축을 원해 부처 간 의견도 엇갈렸다. 이런 사실에 시민은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다. 결사반대한 이유다. 믿음과 신뢰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기능의 현대화된 법무타운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한다면 아마 대화의 창구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교정시설만 의왕에 모아놓고 지지부진해 시에 이득이 없다면 좋아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법무타운은 그저 몇 개의 교정기관만 모아놓은 시설이어서는 안 된다.”-시가 새로운 수도권 체류형 종합관광단지로 부상했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던 시가 수도권을 대표하는 종합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드넓은 왕송호를 중심으로 조성된 30만㎡ 규모의 ‘레솔레파크’에 지난해 캐러밴과 글램핑 시설을 갖춘 캠핑장을 개장해 체류형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췄다. 호수를 순환하는 레일바이크는 2016년 개장 첫해 ‘경기 유망 관광 10선’에 꼽히는 기록을 세웠다. 짜릿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높이 41m 스카이레일(집라인) 타워는 지역의 또 다른 명물이 됐다. 있는 그대로 보전된 자연환경을 가진 왕송호수와 레일바이크, 스카이레일 등이 만들어 낸 상징적 가치는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크다. 주변 철도박물관과 조류생태과학관, 생태습지 등 체험·학습시설은 이를 더하고 있다. 더욱이 2020년 이곳에서 다양한 정원작품을 선보이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한다. 50만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돼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김상돈 시장은 시장 직통 핫라인 전화 개설… 공정·투명한 행정 “행정은 ´공정과 투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부패 근절을 위해 취임 후 시장 직통 핫라인 전화를 개설한 김상돈(58) 의왕시장이 항상 가슴에 새기는 굳은 신조다. 김 시장은 지난해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의왕시장으로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경기도의원이었던 그는 3선에 도전한 현직시장 후보를 누르고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김 시장은 의왕 고천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 석사인 그는 2002년 제4대 의왕시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5, 6대 시의원을 거쳐 최근까지 9대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 국내서 딱 10대만 팔겠다는 마세라티의 패기… “성능 보니 그럴 만도 해”

    국내서 딱 10대만 팔겠다는 마세라티의 패기… “성능 보니 그럴 만도 해”

    강력한 8기통 엔진 장착, 최고출력 590마력최고속력 시속 304㎞, 국내 10대 한정 판매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28일 ‘2019 서울모터쇼’에서 최상급 슈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르반떼 트로페오’(Levante Trofeo)’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르반떼 트로페오는 최고출력 590마력, 최대토크 74.85㎏·m에 달한다. 말 그대로 폭풍 같은 고성능을 자랑하는 SUV다. 시속 0㎞에서 최단시간에 시속 100㎞에 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3.9초에 불과하다.최고 속력도 시속 304㎞나 된다.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8기통 엔진이 장착돼 독보적인 스포츠카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첨단 ‘Q4 사륜구동 시스템’과 ‘통합 차체 컨트롤’(IVC) 시스템도 절정의 성능을 갖추는 데 한몫했다. 특히 르반떼 트로페오만의 새로운 ‘코르사(Corsa)’ 주행 모드는 최대 가속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르반떼 트로페오는 차량 전후 무게를 50대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하고,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해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더블 위시본’, 후륜에는 ‘멀티 링크 레이아웃’을 채택해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강력한 주행 성능과 조종 안정성을 보장한다.내·외관 디자인도 탁월하다. 르반떼 트로페오 전용 디자인으로 구현된 보닛에는 엔진 열을 식혀주는 배출구를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내부 시트로는 최상급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으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가 장착됐다. 도어 패널은 두 줄 바늘땀이 더해져 고급스럽다. 르반떼 트로페오 판매 가격은 2억 2700만원이며, 국내에선 단 10대만 판매된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의 김광철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국내 슈퍼 SUV 시장을 개척한 마세라티가 슈퍼 SUV 세그먼트의 완성체 르반떼 트로페오를 선보인다”면서 “동급에서는 필적할 수 없는 폭풍 같은 주행 성능과 감성으로 럭셔리 SUV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한편, 마세라티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럭셔리 감성의 ‘그란루소 존’과 스포티한 매력의 ‘그란스포트 존’ 두 개의 공간을 운영한다. 공개된 르반떼 트로페오 외에도 ‘르반떼 그란스포트’, ‘콰트로포르테 GTS 그란루소’, ‘콰트로포르테 그란스포트’, ‘기블리 S Q4 그란루소’, ‘기블리 그란스포트’, ‘그란카브리오 스포츠’ 등을 함께 선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씨줄날줄] 김윤식의 기부, 그리고 자야/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윤식의 기부, 그리고 자야/박록삼 논설위원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법정 스님(1932~2010)으로 상징되는 사찰이다. 하지만 그곳은 한국문학판에 흔치 않은 가슴 먹먹한 미담이 깃든 장소다. 1997년 길상사가 세워지기 전 그 자리는 고급 요정 대원각이었다. 여사장 김영한(1916~1999)은 1995년 대원각 부지 7000여평과 40여채 건물을 몽땅 법정 스님에게 기부했다. 당시 시가로 1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기부였다. 술과 기생, 춤 등 유흥이 흥청거리는 공간이 부처님을 모시는 사찰로 바뀐 것만도 충분히 드라마틱하긴 하다. 그런데 왜 문학판의 미담이 됐을까. 물론 법정 스님이야 ‘무소유’로 대표되는 많은 명문을 남겼지만, 정통 문학인은 아니었다. 오로지 하나의 이유다. 천재 시인 백석(1912~1996) 때문이다. 백석이 유일하게 남긴 시집 ‘사슴’(1936)은 재북 작가 중 한국문학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시집으로 꼽혔다. 1936년 김영한을 만난 백석은 그에게 흠뻑 빠졌고, ‘자야’라는 애칭을 붙여 줬다. 하지만 기생과의 결혼은 사회 통념상 금기이던 시절이었다. 사랑의 도피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백석은 1940년 홀로 만주로 떠났고, 자야는 평생 백석을 그리며 살았다. 백석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아는 법정 스님은 길상사 한 구석에 김영한 공덕비와 함께 백석의 대표 시편 중 하나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새겨 놓았다. 자야를 ‘나타샤’라 칭하며 그에게 바친 시였다. 가난한 이들로 빼곡한 문학판 언저리 기부 소식은 흔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별세한 김윤식(1936~2018) 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전 재산 30억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부가 신선한 충격을 준 이유다. 가칭 ‘김윤식기금’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마치 자야가 평생 백석을 사랑했듯 김 교수는 평생 한국문학에 가없는 애정을 보냈다. 한국 문단에서 발표되는 거의 모든 소설을 다 읽기로 유명했다. 200여권의 저서를 펴낼 정도로 지독히도 성실하게 소설을 읽고 평론했다.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한 과작(寡作)의 소설가는 생전 “김윤식이 월평을 써줬다”고 자랑스레 말하곤 했다. 무명 작가로서 평단의 대가 김 교수의 조언과 격려를 창작 활동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한국 문단에 그처럼 김 교수를 사숙(私淑)한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1995년 ‘내 사랑 백석’이라는 자서전을 펴낸 김영한이 기부 후 남긴 “천 억도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라는 말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한국 문학에 모든 것을 돌려주고 떠난 김 교수의 뜻이 잘 기려지면 훗날 또 다른 말이 회자될지 모를 일이다. “김윤식에게서 받은 건 돈보다 훨씬 큰, 문학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었다. 나는 김윤식의 아이다” 같은. youngtan@seoul.co.kr
  •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비행 청소년’ 편견 싫어요… 다른 꿈 가진 10대 입니다

    “가장 좋은 발성은 내 목소리를 그대로 내는 것입니다. 콧구멍을 열고 호흡으로 허밍을 해봐요.”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 강의실.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청소년들의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박민호(18)씨도 그중 하나였다. 그나마 붙임성이 좋은 민호씨가 선생님과 농담을 주고받고 처음 수업에 들어온 수강생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어 2시간 동안의 보컬트레이닝 수업이 한껏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은 서울교육청이 운영하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기관이다. 독서토론, 목공, 드론 등 취미와 교양 수업에서부터 진로 상담, 검정고시 준비, 학업 복귀 컨설팅까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준다. 민호씨는 이날 오전 10시 친구랑을 찾아 보컬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오후엔 청소년수련관 프로그램의 하나인 미술 관람을 하고, 오후 5시쯤 친구랑으로 돌아와 검정고시 공부를 했다.민호씨가 학교를 떠난 건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갓 시작할 때였다. 초등학교 때 자신을 따돌렸던 아이들이 중학교에도 그대로 진학하면서 중학교 생활도 상처로 가득했다.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 고등학교를 찾아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한 번 손을 놓은 공부를 다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도망치듯 학교를 그만둔 터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해야 할 것’에 대한 판단만큼은 또렷했다. 당장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적금을 부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용돈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았다가 친구랑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또래 친구들이 여기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제 발로 찾아왔어요,” 학교를 그만두던 해가 끝나갈 무렵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는 그때부터 “오늘만 참으면 되겠지”라며 버텨냈다. 사회성을 기르는 법,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법, 살아남는 법 등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학교 밖에서 배웠다. “학교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어른들은 저희를 마음대로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는 다들 잘 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죠.” 민호씨는 “우리 아들은 잘 할 거야”라며 믿어주시는 어머니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제가 여기(친구랑) 다니는 애들 중에 제일 바빠요. 하하.” 그도 그럴 것이 민호씨는 1주일 내내 스케줄이 가득 차 있다. 인근 지역의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오가며 보컬 수업과 K팝댄스 수업 등에 참여한다. 입시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대학생 멘토의 도움을 받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주말에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아침 저녁으로 틈을 내 운동도 한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고 보니 드디어 ‘하고 싶은 것’도 찾을 수 있었다. 학교를 다녔으면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을 민호씨는 검정고시를 통과한 뒤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온 자신의 경험을 발판 삼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제 경험은 30, 40대 어른들도 못 겪어본 것일 수 있어요.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어요,”매년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은 5만명 안팎이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에 가깝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비행 청소년’ 혹은 ‘학교폭력 가해자’로만 바라보는 사회 편견이 여전하지만, 청소년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오기까지 어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할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6~8월 학교 밖 청소년 3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39.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부하기 싫어서(23.8%)’,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3.4%)’, ‘학교 분위기가 나와 맞지 않아서’(19.3%), ‘심리·정신적 문제’(17.8%) 등이 뒤를 이었다. 각종 지원기관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지도하는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에는 학교 밖 청소년 90여명이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맞춤형 인턴십’ 면접을 위해 모여들었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주관으로 2001년 시작된 사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민간 업체에서 월 35시간 인턴십을 하면 서울시가 3개월간 월 30만원씩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매년 20~30명 수준으로 지원을 하다 지난해 100명, 올해 300명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참여한 청소년들은 대부분 목표가 명확했다. 김현수(17·가명)씨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인턴십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사업에 참여했다는 나호연(17·가명)씨는 “바리스타에 관심이 있어 지난해에는 커피전문점에서 인턴십에 참여했지만 제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올해는 목공 분야에 지원해 보려 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환경에너지 교육업체인 ‘마을기술센터 핸즈’의 정해원 대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올해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삐딱한 시선에 날개를 펼쳐보기도 전에 상처부터 받곤 한다. ‘2018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 ‘선입견·편견·무시(39.6%)’를 1순위로 꼽았다. 또 절반 이상(51.9%)이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으며 세 명 중 한 명(32.8%)은 부당한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인턴십 면접에 참여한 정현주(19·가명)씨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우선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제약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면서 “나이와 학생이 아니라는 신분을 밝히는 순간 채용을 꺼리고, 일부 사업장은 이를 악용해 최저임금만도 못한 급여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학교 밖 청소년 상담 등을 맡고 있는 남현철 담당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데 필요한 부모 동의서 등 서류를 비치한 사업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구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터에서 겨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친구랑의 문을 두드린 민호씨, 인턴십에 참여해 일을 배우려는 이들처럼 각종 지원기관과 제도 안에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일부일 뿐이다. 교육당국은 공공 테두리 밖을 겉돌며 방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비록 스스로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해도 교육과 진로 설계 등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의 끈을 놓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부터 지급하는 교육수당도 이 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친구랑에 등록한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월 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인데, 발표 당시 교육청이 ‘탈학교’를 부추긴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교폭력 가해자나 부모가 고소득자인 청소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게 형평성에 맞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청소년들로부터 수당 사용 계획을 제출받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유해업소에서 쓸 수 없는 ‘클린카드’ 등에 충전해 교육비나 문화체험비, 교통비 등에 쓸 수 있도록 했다. 수당 사업은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기관을 찾아오게 하는 연결고리가 된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판단이다. 실제로 수당 사업이 알려진 뒤 친구랑에 등록하는 청소년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신성희 친구랑 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집에서 은둔하던 청소년들이 한 달 20만원으로 학원비라도 보탤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추스르고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의 ‘꿈드림센터’와 각 지자체의 각종 사업,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직업교육기관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자원들은 많지만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빈틈이 생겨난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서울시의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의 경우 지원금(월 35시간, 30만원)은 최저임금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이마저도 정보를 몰라서 지원자가 적었다고 청소년들은 입을 모았다. 정현주씨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 사업을 알면 지원자가 더 많이 몰렸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경쟁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청소년이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학교의 관리에서 벗어나고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기관들도 제각각 운영되면서 이들을 충분히 돌보지 못한다”면서 “상담시설, 직업교육기관, 보호시설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엮어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① ②
  • 학생은 줄고 폐교는 늘고… 전남 오지학교 어찌하오리까

    접근성 떨어지고 용도제한 까다로워 연간 관리비만 2억… 방안 마련 시급 농어촌 신생아 감소 등으로 산간벽지 등 전남도 내 상당수 학교가 폐교됐으나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을 닫은 분교장 등 오지에 위치한 학교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용도제한 등의 걸림돌이 많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폐교는 824곳으로, 이 가운데 606곳이 매각되거나 자체 활용되고 있으며, 59곳은 민간 등에 임대 운영 중이다. 나머지 150여 개교는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2017년 3월 기준 미활용 폐교수는 전남 119곳, 경남 73곳, 경북 63곳, 강원 36곳, 충북 33곳 순으로 집계됐다. 전남이 단연 많다. 전남지역에선 여수 15곳, 영광 10곳, 나주 9곳에 이어 순천, 화순, 해남 등이 각각 7곳으로 나타났다. 당장 올해도 학생수 감소로 해남 2곳, 장성 1곳 등 모두 4곳이 폐교될 예정이다. 심지어 20년 넘게 미활용 상태로 방치된 폐교는 전남에만 40곳에 달한다. 더욱이 최저임금이 2017년 6470원에서 2018년 7530원, 올해 8350원으로 최근 잇달아 상승하면서 지난해 미활용 폐교 1곳당 한 해 100만원이던 관리비도 올해부터는 150만원으로 늘어나 폐교 150여 곳의 연간 관리비만도 무려 2억원에 이른다. 산골 오지나 도서벽지에 있는 폐교의 경우 새 주인을 찾거나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부분의 폐교가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거나 오랜 기간 활용되지 않아 건물로서 기능을 잃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육과 문화사업 등을 위해서만 폐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런 만큼 매각이나 임대 등 처분이 까다로운 형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의 폐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처럼 방치할 게 아니라 주민 공동 이용시설로의 변경 등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세상에서 가장 비싼 16억 짜리 ‘경주용 비둘기’

    세상에서 가장 비싼 16억 짜리 ‘경주용 비둘기’

    여러분들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비둘기를 본 적 있나요? 지난 19일 외신 유로 뉴스는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경주용 비둘기 한 마리를 소개했다. 녀석이 경매에서 낙찰된 몸 값은 자그마치 125만 유로(한하 16여 억원)나 된다. 비둘기의 이름은 아르만도(Armando). 벨기에 서쪽에 있는 플랜더스의 경주용 비둘기다. 명실상부 비둘기 몸값 부문 세계 기록 보유자가 됐다. 아만도의 주인인 아버지 티터 버슈트와 아들 조엘은 웨스트 플랑더스 주에 있는 인겔문스터의 비둘기 팬이다. 이들은 소유하고 있던 5살짜리 경주용 비둘기 한 마리를 최고가 50만 유로(6억 4천여만원) 정도를 기대하고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입찰가는 날 개 돋친 듯 올라갔다. 원인은 한 중국 바이어 때문이었다. 그는 이들이 소유한 비둘기를 간절히 원했고 결국 최종 입찰가를 최고로 올려 놓은 ‘주범’이 된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애지중지 키워온 비둘기 한 마리가 주인을 떠나기 전 커다란 행운을 가져다 준 셈이다.사진 영상=Mark 1333 영상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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