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지구촌/아주중산층 3배늘어 7억5천만명(현장 세계경제)
◎국경개방으로 세계경제발전 가속/해외여행 일상화… 연5조 ㎞운항/「인터네트」 가입자 1억8천만명으로 급증
21세기 세계자본주의는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지구촌 곳곳에 부와 행복을 실어다 줄 것인가.분배구조의 모순 악화로 풍요로운 물질세계 한편에 빈곤과 소외가 쌓일 것인가.경제체제로서의 파시즘과 사회주의를 굴복시킨 민주적 자본주의,세계경제를 하나로 묶은 시장경제체제는 과연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선물할 것인가.근착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이런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면서 21세기에 펼쳐질 인류사회의 밝은 면모들을 조망하고 있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이 세가지 영역에서 동시적인 변혁이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불러오고 있다.정치의 영역에서 민주주의체제는 모든 형태의 독재체제를 몰아내고 있다.경제의 영역에서는 가격과 경쟁이라는 시장경제의 일반원리가 중앙계획과 관료적 통제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영역에서는 모든 낡고 파편적인 통신기술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광대한 컴퓨터네트워크가 지구의 남극과 북극,동과 서를 하나로 엮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는 민주주의,시장경제,정보혁명의 혜택이 지구촌 전역에 미치는 시대로 규정될 만하다.중국의 자본가,러시아의 기업가,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한자리 수로 떨어진 아르헨티나의 인플레 기적,매달 15%씩 늘어나는 인터네트 가입자수,초당 4백억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섬유,이들이 바로 새로운 시대를 드러내는 징표들이다.
이 모든 변화의 배후에 자리잡은 단 하나의 동력은 무엇인가.열린 사회를 향한 열망이다.더 많은 민주주의,더 많은 자유,그리고 무엇보다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향한 열망이다.
자유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각국의 정부,국경을 넘어 혁신의 교환을 가속화하는 기업들,세계도처를 헤집고 다니는 전지구적 투자자들,더욱 강력한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그러면 다가올 변혁의 세기에 이런 열망들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실현될 것인가.
○아르헨 인플레 멈춰
21세기 세계자본주의의 모습은 기업가들에게는 우선 시장의 확대와국경의 개방으로 나타난다.중국 러시아 동유럽등 사회주의권이 모두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대외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아시아 남미 등 과거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던 지역들도 맹렬한 기세로 자본주의 중심부로 뛰어들고 있다.
지구적인 규모로 이루어지는 더욱 자유로운 교역은 기업가들에게 더 큰 시장으로 접근할 기회를 보장하고 세계경제의 성장에 불을 지피게 하고 있다.
무역증가는 또 새로운 과학기술과 공업기술을 확산시키게 된다.제너럴 일렉트릭사는 멕시코와 인도에 공장 및 발전소를 짓기 위해 수천만달러씩을 투자하고 있다.도요타사는 동남아시아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으며 폴크스바겐은 중국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인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멕시코와 남미,동유럽은 지금 민간기업이 가장 왕성하게 발전하고 있는 세계 3대지역이다.세계인구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3지역이 예상대로 향후 10년간 연8%씩 성장할 경우 선진공업국가들이 세계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수준으로까지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또 이들 국가중상당수가 수십년 안에 선진국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경의 개방은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1780년 이래 영국이 GNP를 2배로 늘리는데 60년이 걸렸다.1880년 이후 일본이 국부를 2배로 늘리는데 걸린 시간은 34년이었다.한국은 66년 이후 11년만에 2배의 성장을 이루었다.그러므로 국경의 장벽이 더욱 낮아지고 나라간 의존이 더욱 커지는 21세기에는 경제발전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여유있는 생활 지양
전지구적인 상호의존의 또다른 혜택은 인플레의 안정이다.가속화된 국제경쟁은 임금 및 제품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도록 제어함으로써 경제의 위협요소인 인플레를 억제하는 기능도 할 것이다.
중산층7억5천만명 세계 전체의 총 GDP는 26조달러정도다.현재의 발전속도에 비추어볼 때 2010년에 이르면 거의 2배인 48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소득의 증가는 중산층의 광범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21세기형 자본주의의 발전은 이중에서도 특히 세계시민적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중산층을 창출해낸다.지구촌을촘촘히 연결한 다국적 기업에 종사함으로써 이들의 세계시민으로서의 지위는 확보된다.이들은 뉴욕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세계 곳곳에서 무리없이 일할 수 있는 국제적 전문가 집단이다.21세기에는 이들 새로운 중산층이 전체 중산층 증가를 주도할 것이다.
지금도 아시아 남미 등지에서 매년 수백만명 이상이 중산층으로 뛰어오르고 있다.미국과 일본에서처럼 신흥공업국가의 중산층은 국민 전체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 중산층 수는 2010년에는 지금보다 3배이상 증가한 7억5천만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생활수준 및 교육의 향상으로 세계 인구증가율은 현재의 2.2%에서 1.3%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민족갈등 부를수도
숙련된 노동력의 증가에 따른 중산층의 확장은 곧바로 소비의 증가로 이어진다.중산층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자동차를 사고 외식을 즐기며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유로운 생활이 확산된다.
이들의 소비에 힘입어 아시아의 자동차생산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는 2010년 1천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해 현재의 생산량보다 2.5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 소비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맥도널드 햄버거식당은 전세계적으로 현재의 1만2천개에서 오는 2000년에는 2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세계전체의 항공기 운항도 급격히 늘어 2010년에는 한해 총항공운항 거리가 5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간 거리가 좁혀지고 세계가 일체화되는 또 다른 모습은 정보 소비의 증가에서 볼 수 있다.이미 시작된 정보혁명은 21세기 세계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세계 최대의 정보통신망인 인터네트의 가입자는 3천5백만명(94년)에서 21세기 벽두에는 1억8천망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나라와 나라,기업과 기업,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더욱 넓어지고 튼튼해지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확산과 경제의 지구촌화의 혜택은 셀수없이 많지만 그만큼의 위험요소도 안고 있다.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환경파괴,선·후진국간 빈부 격차의 심화등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나라간 경쟁이 치열해짐으로써 민족갈등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
이런 복병들을 제거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 한 21세기의 장미빛 전망은 심각하게 탈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