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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대부업체에 칼 빼든다

    탤런트 안재환씨의 죽음과 관련, 대부업체의 무리한 빚독촉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다음달 대부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인다. 불법·부당행위가 드러나면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16일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10월 한 달 동안 전국 대부업체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에 나선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부업체별 대부금액이나 금리는 물론, 거래자 수 등도 파악할 계획이다. 전국 시·도에 등록된 대부업체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만 8384개로,2003년 말 1만 1554개에서 4년 6개월 만에 60% 가까이 급증했다.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대부업체는 3만∼4만개로 추산된다. 이처럼 대부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지만, 고 안재환씨의 죽음에서도 드러났듯이 법에서 규정한 연 49% 상한금리 제한과 불법 채권추심행위 금지 등이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때문에 대부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등록 취소나 영업 정지, 과태료 부과, 수사 의뢰 등의 조치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추석 열기 예년만 못하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 중국에서는 추석이 올해 처음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추석을 중추절(中秋節)이라고 한다. 우리도 종종 이렇게 불러 왔다. 음력 7∼9월이 가을에 해당하고, 중간인 8월에서도 15일은 중간이다. 중추절이란 글자그대로 ‘가을의 한 가운데’란 뜻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통 명절인 청명절, 단오절, 중추절을 법정 공휴일로 시행하고 있다. 전통문화의 계승과 애국 의식의 고양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단오의 기원을 놓고 한국과 논쟁을 벌인 이후 자칫 세시풍속의 ‘원조’ 자리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의기의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중국의 중추절 휴일은 한국과는 달리 당일 하루뿐이다. 중국은 그러나 명절 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 하루를 더 쉰다. 적지 않은 기업이 주5일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도 올해 중추절만큼은 상당수가 3일 연휴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중추절의 열기는 예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중추절의 상징인 월병(月餠)의 평균 가격이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10% 올랐다. 베이징의 주요 시장에서 집계한 결과 월병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밀가루, 땅콩, 팥, 검은 깨 값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올랐다고 12일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25㎏짜리 월병용 밀가루 한 포대의 도매가격은 50위안(대략 8500원)으로 지난해보다 5.5% 상승했다. 땅콩은 ㎏당 9.6위안으로 14.97%, 팥과 검은깨도 30% 뛰었다. 시장 관계자는 “재배면적이 감소하고 자연재해 등으로 야기된 감산이 가격 상승의 주요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월병 값도 월병 값이지만 주가 폭락, 부동산 침체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감 등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이 중추절 분위기를 침체하게 만든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따라서 중추절 명절의 호황을 뜻하는 ‘월병 경제’도 크게 위축됐다. 중국은 등록된 1만개 남짓한 월병제조업체에서만 해마다 20만t의 월병을 생산하여 100억위안(1조 7000억원)어치를 판매한다. 전국 각급 호텔, 고급 음식점의 자체 생산을 뺀 수치이다. 월병을 포장하는 데도 25억위안(약 4200억원) 이상 소비되는 등 월병 경제의 규모는 내수에 상당한 활력소가 돼왔다. 여기에 최근 몇년 사이에 한 세트에 수십만원씩 하는 호화 월병에, 황금 월병 등이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갔다. 외제 승용차나 고급 아파트 열쇠를 끼워 주는 ‘뇌물용’ 월병까지 등장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니 월병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추석은 최악이라고 상인들은 울상짓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상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월병의 85% 이상은 250위안 이하짜리이고,300위안 이상 고가품은 10%에 불과하다. 기업체는 기업체대로 강화된 노동법 규정에 따라 중추절 연휴에 일을 시키면 세배에 이르는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잔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이다. 중국에서 중추절이 공휴일로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jj@seoul.co.kr
  • 잠실운동장의 변신

    잠실운동장의 변신

    다음달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주요 행사장인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이 세계 최대의 환경설치예술작품으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11일 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의 일환으로 잠실운동장 외벽을 빈 페트병, 세제용기 등 플라스틱 제품의 빈 병으로 장식해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스타디움(조감도)으로 만들 계획을 밝혔다. 행사는 생활 주변의 폐품 등을 재활용해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정크아트’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5% 정도를 차지하는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둘레와 높이가 각각 800m,15∼25m에 이르는 작품에는 150만여개의 폐플라스틱, 작업 인원 2000여명이 동원된다. 폐플라스틱은 이달 말까지 서울의 각 구청에 입점한 우리은행 지점과 훼미리마트에서 ‘천만시민 한마음 프로젝트’ 캠페인을 벌여 모을 예정이다. ‘일탈과 이단의 작가’로 일컬어지는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가 전체적인 장식 작업을 지휘하고, 기네스북 한국기록원은 작품이 세계 최대의 설치예술품인지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이병한 디자인기획담당관은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중심어인 지속가능, 융합, 체험, 연결의 개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이 속에 녹아있는 환경친화적인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SK에너지 두마이 공장을 가다

    SK에너지 두마이 공장을 가다

    |두마이(인도네시아) 안미현기자|하늘에서 굽어보니 끝도 없는 초원이다. 원래는 나무가 울창한 밀림이었다고 한다. 기둥 하나도 제대로 박기 어려운 밀림 속 늪지를 고급 윤활기유(엔진오일 등 윤활유를 만드는 기초유분)의 세계 전초기지로 탈바꿈시킨 것은 작전명 ‘L-프로젝트’였다. 영어 ‘윤활’(Lube)의 첫 글자를 따 만든 이 프로젝트는 2년여만에 우리나라 정유업계 최초의 동남아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의 오지 두마이에 탄생시켰다. ●땅속 돌기둥만 1만개…올 매출목표 5천억원 두마이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서 수마트라섬으로 비행기로 날아간 뒤 다시 자동차로 다섯시간을 달려야 나온다. 운좋게 자카르타에서 직항 전세기를 탈 수 있었다. 두 시간만에 두마이에 도착한 것은 9일. SK에너지와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르타미나가 65대 35 비율로 2300여억원을 들여 설립한 윤활기유 합작공장 ‘파르타SK’가 불기둥을 뿜어내고 있었다. 올 4월 말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2만여평이나 되지만 자동화가 잘돼 있어 직원은 74명(한국인 9명)에 불과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윤활기유는 한국, 미국, 유럽 등에 전량 수출된다. 한가지 흠이라면 품질이 너무 좋다는 점. 온도 변화에도 점도가 거의 일정해 시베리아 추위도 견뎌내는 최고급 제품이다보니 채산성이 떨어져 수출국 현지의 중간제품과 섞는 예가 많다. 우리나라의 고급 윤활유 ‘지크 오일’에도 이곳 두마이 윤활기유가 섞여 있다. 물론 지펙스(파키스탄), 유베이스(미국) 등 완제품 브랜드로도 수출된다. 하루 생산량은 7500배럴. 약 50조원 규모의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50%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SK가 수성(守城)을 자신하는 이유다. ●최태원 회장이 印尼 대통령과 직접 담판 인도네시아는 세계 17위의 석유 생산국이다. 전국에 광구만 70여개다. 편한 광구를 놔두고 왜 하필 두마이 오지까지 찾아들었을까. 박병용(45) 공장장은 “기초원료(인도네시아 고유원유인 미나스)가 좋고, 윤활기유의 원자재격인 미전환 잔사유(다른 제품으로 전환되지 않고 남은 원유)가 풍부해서”라고 설명했다. 아닌게 아니라 윤활기유 공장 바로 옆에는 잔사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바꾸는 페르타미나의 정유공장(하이드로크래커)이 2기나 돌아가고 있었다. 과거에는 미전환 잔사유를 그저 땔감으로 썼다고 하니 페르타미나로서도 ‘수지 맞은 합작’인 셈이다. 그러나 합작과정은 순탄치 않았다.2004년 6월 질좋은 원료유를 구하러 두마이에 들어갔던 SK는 아예 합작을 착안했다. 하지만 국영기업의 특성상 페르타미나의 의사결정은 더디기만 했다.2005년 11월, 때마침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최태원 그룹 회장이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지었다. 그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오히려 공기(工期)를 두 달이나 앞당겨 25개월만에 조기 준공했다. 가동 첫 해인 올해 매출 목표는 약 5000억원. 룩미 하디하르티니(55·여) 페르타미나 정유담당 부사장은 “증설 투자를 비롯해 SK와의 협력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경일(45) SK에너지 자카르타 지사장은 “싱가포르 물류기지, 베트남 자원개발과 연계해 동남아 트라이앵글로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yun@seoul.co.kr
  • 지하수방치공 13만개 원상복구

    지하수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지하수 방치공’이 향후 5년간 집중 발굴·원상복구된다. 이를 위해 방치공 자진신고 기간이 운영되고, 전국적인 전수조사도 실시된다. 국무총리실은 8일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지하수 방치공 관리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지하수 방치공이란 지하수 개발에 실패 또는 사용이 종료됐으나 되메움 등 원상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불용 관정으로, 산업폐수와 농약 등 지표 오염원의 지하유입 통로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3만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우선 내년 7월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지하수 방치공을 집중 발굴해 원상복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235억원의 국고를 투입해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합동조사단’을 구성, 불법시설 및 방치공에 대한 전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하수법을 개정, 한시적으로(1년간)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불법시설과 방치공 발견시 과태료 및 원상복구 등의 부담으로 오히려 은닉·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사용이 종료된 방치공의 경우 종료신고 또는 원상복구 미이행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원상복구비는 시설 규모에 따라 15만∼200만원이 소요된다. 정부는 신고 또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지하수시설에 대해서도 신고기간을 두어 사용 중인 시설에 대해 양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재 주민신고제로 운영 중인 방치공찾기운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신고 포상금(대형관정 8만원, 소형관정 5만원)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설] 장밋빛 방통 선진화 청사진 경계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엊그제 미디어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송통신 선진화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2012년까지 5년안에 29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11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청년실업 등 어려움이 가중된 경제현실을 타개하는 데 상당히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방통 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방통위가 출범 6개월만에 큰 그림을 제시한 셈이다. 다만 사안마다 논란을 야기할 인화성이 강하기에 앞으로 추진동력을 얻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신문 방송의 겸영 허용,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신설, 방통 융합서비스인 인터넷TV(IPTV) 활성화 등 과제마다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예컨대 IPTV 활성화만 보더라도 지상파방송 실시간 재전송 문제 등으로 5년전부터 추진했음에도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시작은 엇비슷했으나 지금은 미국 등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졌다. 더욱이 신문과 방송 겸영 허용은 미디어를 바라보는 관점이 산업인가, 언론인가로 극명하게 갈려 있기에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안들도 역시 만만치 않은 저항이 도사리고 있다. 계획이 장밋빛일지라도 실현이 안 되면 공허할 뿐이다. 따라서 이제 방통위의 과제는 실천력을 뒷받침하는 일이다.IPTV 등 지난 사례를 염두에 두고 세부 추진각론을 수립해야 한다. 신문 방송 겸영 허용의 경우 특정 신문 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으로 비쳐지면 계획 자체가 헝크러질 수 있다. 각 신문과 협의해 설득력이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과정이 선결돼야 한다. 방통선진화 방안에 담긴 방향이 옳기에 목표설정에 쏟은 정성보다 앞으로 현실적 추진력을 얻는 데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고 본다.
  • 파리시 “친환경위해 에펠탑 불도 줄인다”

    파리시 “친환경위해 에펠탑 불도 줄인다”

    “에펠탑 불도 끄자.” 파리시가 ‘친환경적인 기념물 만들기’ 정책에 따라 에펠탑의 점등시간을 1년에 400시간에서 200시간으로 절반가량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파리 시장 베르트랑 델라노에는 프랑스 신문 르 주르날 뒤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조명쇼에 따르는 비용절감을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 친환경 정책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결정으로 에펠탑 조명시간을 단축하게 됐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문은 파리시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현재 에펠탑의 입장권은 모두 재활용지로 만들고 있으며 탑 안에 있는 레스토랑의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방법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파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에펠탑은 어두워질 때부터 새벽 한 시까지 매시 정각에 10분간 조명쇼를 펼쳐왔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약 2만개의 전구로 조명쇼를 행사를 했는데 그 반응이 좋아 현재까지 이어져온 것. 또한 파리시는 “파리 시내 기념물을 모두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겠다.”며 125개 기념물에 기존 백열전구를 금속 요오드 전구로 교체했다. 한편 ‘친환경적인 기념물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는 델라노에 시장은 환경정책을 자신의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도 그가 실현시킨 정책이며 이로 인해 파리시내 교통체증이 10%가량 줄었다. 사진= 텔레그래프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靑, 경제인식 안이하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이명박 정부의 6개월 경제성적을 열거하면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지난 29일 한나라당 의원연찬회 특강에서다. 박 수석은 참여정부 초기 6개월의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 규모는 3.02%, 마이너스 2만개였던 반면 새 정부는 5.3% 성장에 16만∼17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전 정부의 정책 효과가 이어지는 정부 출범 초기 6개월의 경제 성적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도 무리지만 경제 실상이나 국민의 체감지수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진단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참여정부는 카드 남발이라는 김대중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 후유증과 북핵사태, 이라크전쟁 등이 겹친 상황에서 출발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고유가 파동과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맞았다. 두 정부 모두 극히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했으나 어느 쪽이 더 어려웠는지는 계량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경제지표로 볼 때 사상 처음으로 경기의 선행 및 동행지표가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자본유출이 10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새 정부가 비판해온 ‘잃어버린 10년’보다 ‘잃어버린 6개월’의 고통이 더 극심하다는 게 서민들의 하소연이다. 박 수석의 발언이 같은 식구끼리 자학하지 말자는 취지였다고 하더라도 참여정부에 빗대어 위로를 삼았다는 것은 잘못됐다. 새 정부가 6개월간 5.3%의 경제성적을 거둔 것도 따지고 보면 인위적인 경기부양 유혹을 뿌리친 참여정부의 기초체력 다지기에 신세를 졌다고 봐야 한다. 여권은 자화자찬하기에 앞서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의 경고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경제는 심리’라지만 잘못된 인식과 진단까지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의 자화자찬이 민심 이반을 가속화시킨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한국인의 질병] 의사 믿고 꾸준히 치료받아 호전

    [한국인의 질병] 의사 믿고 꾸준히 치료받아 호전

    “재수가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저에게 일어나다니….” 최영성(가명·31)씨는 5년 전 상황을 회상하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아직 백혈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환자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금세 밝아졌다. 만성백혈병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큰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는 덕분이다. 어릴 때부터 수시로 열이 나는 증상을 경험한 그는 5년전 어느날 동네병원 의사에게 “아무래도 우리가 치료할 수 없는 병이 있는 것 같으니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들었다. 설마하는 생각에 대학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았더니 혈액 1㎣ 안에 백혈구 수가 무려 10만개로 늘어났다는 진단을 받았다. 백혈병이었다. “백혈병은 아이들이나 걸리는 병인 줄 알았어요. 불치병에 걸렸다고 생각해서 수면제와 소주를 먹고 자살할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담당주치의는 “요즘은 좋은 치료제가 있으니 안심하라.”고 다독였다. 약을 먹고 지내면 백혈구 이상 증식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으니 딴 맘 먹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치료제를 복용한 지 3년 쯤 지나자 백혈구 수치가 안정되기 시작했고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 의사의 축하 인사가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이후로도 투병생활이 계속되고 있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더욱 활활 타올랐다. “병이라는 것은 역시 누군가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고집 피울 필요가 없지요. 요즘은 상쾌합니다.” 그의 웃음에서 여유가 비쳤다.1남1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병원을 찾을 때마다 주치의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는 “요새는 주변 암 환자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치료하라고 용기를 주는 재미로 산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지식서비스산업 일자리 33만개 창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식서비스산업 일자리 창출전략 토론회’에서 “2012년까지 지식서비스산업 일자리 33만개를 신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소프트웨어, 디자인, 컨설팅,e러닝 등 12개 유망업종 집중 육성을 통해서다.지역기업이 지식서비스를 구매하면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는 ‘지식서비스 바우처’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PTV시대’ 안방이 더 즐거워진다

    ‘IPTV시대’ 안방이 더 즐거워진다

    인터넷TV(IPTV)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IPTV가 뭔지,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TV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봤다. ●IPTV가 뭐지? IPTV는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nternet Protocol Television)의 약자다. 인터넷으로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인터넷과 방송, 각각의 장점을 합쳐 놓았다.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는 주말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을 보지 못했다면 다음주 재방송까지 기다려야 한다. 재방송마저 놓치면 기회가 거의 없다. 케이블의 재방송도 정해진 시간을 놓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IPTV에서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지상파나 케이블TV와 다른 점이다.IPTV에서는 리모컨 작동을 통해 ‘조강지처 클럽’을 찾아 누르기만 하면 한 편이 아니라 전(全) 편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최신 국내외 개봉작은 물론 추억의 명작까지 볼 수 있다. 작은 동네 비디오방이 집에 생겼다고 보면 된다. 홈쇼핑도 확 달라진다. 지금은 홈쇼핑 업체들이 방송에 내보내는 상품만을 보고 마음에 들면 전화로 주문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IPTV에서는 원하는 상품방송을 골라서 볼 수 있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옷이 마음에 들면 관련 상품과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따로 주문전화를 걸 필요조차 없다. 리모컨으로 확인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바로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드라마나 스포츠를 볼 때도 편리하다. 지금은 일부 비싼 텔레비전에만 방송을 저장할 수 있는 이른바 ‘타임머신’ 기능이 있지만 IPTV에서는 자기가 보고 싶은 장면을 찾아서 볼 수도 있고 놓쳤던 순간은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다. ●메가TV, 하나TV,myLGtv랑은 뭐가 다르지? 지금도 KT의 메가TV,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LG데이콤의 myLGtv 등 IPTV와 비슷한 서비스가 이미 나가고 있다.IPTV가 이들과 다른 점은 KBS,MBC,SBS 등 실시간으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메가TV 등은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는 반쪽짜리 서비스다. 예를 들어 현재 아파트에 사는 메가TV 가입자가 지상파 방송을 보려면 공용안테나나 별도의 지역 케이블방송(SO)의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지역 케이블 방송에 별도의 요금을 내고 실시간 방송을 시청해야 한다. 하지만 IPTV는 셋톱박스 하나로 지상파 방송까지 볼 수 있다. 메가TV 등은 IPTV의 전(前) 단계인 셈이다. ●IPTV를 신청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과 달리 IPTV는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IPTV를 신청하려면 초고속인터넷의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요즘은 거의 모든 집에서 인터넷을 쓴다. 집전화 대신 인터넷전화(VoIP)를 사용하는 가정도 많다. 여기에 용량이 큰 IPTV까지 더해지면 속도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수도관 용량은 작은데 수돗물을 쓰는 사람이 많으면 수압이 떨어지는 것처럼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면 IPTV를 안정적으로 볼 수 없다. 끊김현상이 발생한다. 실시간 지상파 방송까지 제대로 보려면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최저 초당 50메가(Mbps) 이상은 돼야 한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도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 개선되겠지만 현재까지는 인터넷 업체들은 대부분 자신의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IPTV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KT의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LG데이콤의 myLGtv를 볼 수 없다.SO의 인터넷을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다른 회사의 초고속인터넷도 신청할 수 있다. ●언제부터 볼 수 있지? 10월부터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만족할지는 미지수다. 생각보다 콘텐츠가 부실하기 때문이다.IPTV의 만개 시점이 멀었다는 얘기다.IPTV 사업자로 나설 KT,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과 지상파 방송사 간의 협상은 콘텐츠 가격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콘텐츠 제공사업자(PP)들의 참여도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기고] 도시미 돕는 간판

    [기고] 도시미 돕는 간판

    우리는 공간의 질과 품격이 강조되고, 지역특성과 아름다움이 도시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우리나라의 간판 수준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옥외광고 전수조사 결과, 전국 430만개 간판 중 51%가 불법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불법광고물이 범람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먼저 산업구조상 소규모 자영업 비율이 10% 내외인 선진국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그만큼 간판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 간판을 보고 업소를 찾을 것이라는 선입견 탓에 서로 경쟁적으로 간판을 크게, 튀게, 많이 달려는 업주들의 의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불법 광고물을 묵인해 주는 일부 무책임한 옥외광고업자의 상술도 한몫한다. 게다가 모든 책임이 업주나 옥외광고업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 고려가 부족한 일부 제도, 단속에 미온적인 행정의 책임도 부인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고 간판 문제가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변화와 희망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존 판류형 대형 간판이 작지만 아름다운 문자형 간판으로 바뀌고 있다. 간판이 아름다운 시범거리가 조성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업주와 주민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간판이 아름다워야 가게의 품격이 높아지고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싹트고 있다. 즉 광고·선전 수단으로서의 간판이 기존에는 도시미관과 상충하는 관계였다면, 이제는 서로 조화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행정안전부도 옥외광고 주무부처로서, 간판 문화와 의식을 개선하기 위해 간판시범거리 조성사업과 범국민 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불법 광고물 방지와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옥외광고물법을 개정, 광고물 실명제와 면적총량제 등 선진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불법광고물을 정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올 연말까지를 자진신고기간으로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는 과태료나 벌금 등이 면제된다. 나아가 행안부는 오는 2012년까지 ‘옥외광고 개선 5개년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 간판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특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하고, 획일적이고 단속 위주인 현행 법체계도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박성호 행정안전부 지역활성화과장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李대통령 취임 6개월] 공약이행 점검해 보니

    ■ 경제공약 어떻게 됐나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감이었다. 그 분위기는 지난 4·9 총선까지 이어져 여당이 기록적인 압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취임 6개월이 지난 현재, 대통령 스스로 공언했던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목표설정과 정책판단 미스에 대해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외악재와 정책미스의 결합 이 대통령 입장에서 정권 출범 초기의 불운을 탓할 대목이 있음은 분명하다. 원유·광물 등 원자재의 전세계적인 급등과 이로 인한 10년래 최고의 물가 오름세,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불안,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경기의 하강 등이 왜 하필 이때 나타나느냐는 탓을 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을 부채질한 고환율 정책,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잘못된 상황판단 등은 정권에 대한 지지도 하락과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정책 전반의 추진력 상실을 부채질했다. ●연간 7% 경제성장률 달성 이른바 ‘747 플랜’(매년 7% 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 내 7대 강국)으로 대표되는 성장목표는 안팎의 악재 속에 출발부터 공수표가 돼 버렸다. 대통령 스스로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747은)10년 내에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후년에도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4.5% 이하다. 일자리도 대선공약에서 밝힌 연간 60만개 확대는커녕 올해 연간목표인 20만개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달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 3000개 증가에 그쳤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좌초한 상태다. 대운하특별법 제정 추진 등 한때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으나 국민들의 강한 반대와 촛불정국 등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용도폐기됐다. 지난 19일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 김성조 의원은 “당에서도, 정부에서도 대운하는 전혀 추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공공부문 개혁 공기업 민영화도 추진동력이 약화됐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60∼70개의 공기업이 민영화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지난 11일 발표된 정부의 1차 선진화 계획에서는 공적자금 투입기업 14개를 포함해 27개에 불과했다. 앞으로 2,3차 계획에도 민영화 대상 기업의 수가 많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민영화 대상은 당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규제혁신과 감세 규제 혁신과 감세는 다른 부문보다는 비교적 공약 실천도가 높은 부분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국회에서 서비스산업 활성화, 토지이용 규제 완화, 대기업 투자제한 철폐 등의 입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 완화는 현 정부가 참여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큰 틀에서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 됐다. 현재 국회에는 법인세율 인하, 연구개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유류세 탄력 인하율 확대 등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들이 제출돼 있다. 종부세는 올해 손대지 않고 양도세는 시장 파급효과를 감안해 신중하게 인하를 검토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각종 지표 변화는 5개월만에 물가상승률 3.6%→5.9%로 새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과 원자재가 상승, 그에 따른 국제 경기 하락에 시달렸다. 그러나 방향을 잘못 잡아 배가 더욱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3.6%에서 7월 5.9%로 껑충 뛰었다. 한은의 물가 목표 범위인 3.5%를 훌쩍 넘어섰다. 고물가 시대의 주 원인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일인 2월25일 배럴당 92.21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20일 기준 110.70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나 실용정부는 고유가 추세를 내다보지 못한 채 ‘고성장’ 구호에 매달리면서 고환율 정책이라는 ‘헛발질’을 했다. 취임 당시 949.9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1일 1054.90원으로 11%나 올랐다. 이는 고스란히 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연 30만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출범 당시 실용정부의 구호 역시 약발이 다한 분위기다.2월 21만명 수준이던 신규 일자리 숫자는 지난달 15만 3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을 했지만 이는 일자리의 원천인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산업이 아닌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외교안보 대북 정책 시행착오로 관계 냉랭 한·미공조 美 쇠고기 등으로 흔들 지난 6개월 이명박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내놓았던 외교안보 공약인 ‘MB독트린’과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3000’구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보완돼야 할 상황에 처했다. MB독트린이 제시한 한국외교의 7대 과제와 원칙은 큰 틀에서는 이상적이었으나 추진 과정에서 지난 정부와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노무현과는 반대’기조가 강하게 작용했고, 내실 없는 실용주의까지 더해져 실책을 연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등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졌다. MB독트린은 비핵·개방·3000으로 대변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과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한·미동맹 발전 ▲아시아 외교 확대 ▲기여 외교 강화▲문화 코리아 지향 등을 담고 있다. 이 중 비핵·개방·3000은 대북 정책을 남북 관계보다 북핵 문제와 연계시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후 6·15,10·4선언 이행 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남북 관계가 단절된 데다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까지 발생하자 비핵·개방·3000만 앞세워온 정부의 정책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통일부는 비핵·개방·3000이 허울뿐인 공약(空約)이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최근 자료집을 통해 3단계 이행계획을 밝혔으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미 관계 복원과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공조 강화 등 지난 정부와 다른 방향의 ‘실리 외교’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파동과 일본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 등으로 뒤통수를 맞고 원칙부터 재정립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이른바 4강(强) 외교에 치우치다 보니 아시아 외교와 기여 외교, 에너지 외교 확대는 아직까지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 기여 외교와 관련, 정부는 최근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지난해 말 1인당 국민소득(GNI) 대비 0.07%에서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가 위상을 고려할 때 ODA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기여 외교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을 재정립하고 4강에서 벗어나 외교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과거 소극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져야 선진 외교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올 남해안 적조 왜 맥 못추나

    적조경보가 발령되는 등 확산 우려가 커졌던 남해안 적조가 소강상태로 돌아섰다. 지난달 30일 여수 앞바다에 올 첫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뒤 통영에서 경보까지 발령됐으나 양식장 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5일 남해군 상주면 노도 종단∼통영시 용초도 동측 종단 해역에 적조경보를 발령했으나 18일 적조경보에서 적조주의보로 대체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적조생물의 최고 밀도는 13일 남해 창선해역에서 측정된 ㎖당 4200개체였다. 같은 날 통영해역은 2650개체,14일 장흥해역은 2300개체가 발견됐다.예년의 경우 적조주의보가 내려진 뒤 10일 정도 지나면 1만개체까지 발견될 정도로 적조생물의 밀도가 증가했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냉수대의 발달과 ‘마른장마’를 꼽았다. 지난 8일까지 부산을 비롯해 거제 앞바다에 강한 냉수대가 자리잡고 있었고 남해안의 강우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적어 적조생물의 확산을 막았다. 수산과학원은 적조가 맥을 못추는 이유 3개를 들었다. 첫째, 수온성층(표층수온은 높고 저층수온은 낮은 현상)이 강해지면서 적조생물의 먹이가 되는 저층의 영양염이 표층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두번째는 쓰시마 난류의 세기가 약해지면서 동해남부해역으로의 적조 확산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세번째는 남해연안에 동물플랑크톤(피낭류)이 대량으로 분포해 적조생물을 잡아먹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 폭우와 강한 바람, 태풍 등으로 인해 수온성층이 약화될 경우 고밀도의 적조가 다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CMA 금리보다는 서비스

    CMA 금리보다는 서비스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의지할 만한 곳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이어지지만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걸림돌이다. 이때 CMA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CMA의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200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CMA는 분기마다 신규계좌가 100만개씩 늘어나더니 올 2·4분기 기준으로 계좌수만 6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계좌에 들어 있는 돈도 30조원 규모다. 올해 들어 미국발 신용위기로 인한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약간 둔화되기는 했다. 그래도 분기별 유입액을 따지면 1조원에서 많게는 4조∼5조원씩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이 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다. 또 증권사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위탁매매수수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잠재적인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들은 은행처럼 ‘평생 주거래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럴 경우 CMA만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증권사들의 CMA금리가 즉각 반응했다. 공세적인 서비스 경쟁이다. 동양종금증권(최고 6.0%), 우리투자증권(5.75%), 현대증권(5.45%), 대우·SK·삼성증권(5.35%) 등이 금리를 줄줄이 올린 것이다. ●최고금리 말고 ‘소소한’ 서비스도 많다 그러나 최고 금리는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또 CMA가 기본적으로 수시입출금식 계좌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 그 자체에서도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차라리 부가서비스를 꼼꼼히 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이제 인터넷뱅킹이나 자동납부 혹은 급여이체는 기본이다. 대우증권은 공모주청약 자격 산정 때 CMA 잔고 50%를 반영해준다.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기능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주식담보금 내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생명과 연계해 최고 2000만원까지 마이너스 대출도 해준다. 어학프로그램도 있다. 동양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교육업체 대교와 크레듀와 손잡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어학교육을 제공한다. 또 제휴 체크 카드를 통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CMA 삼성플래티늄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여행·쇼핑·스포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W-CMA 체크카드’에다 VISA플래티늄서비스를 합쳐 멤버십 서비스까지 제공하지만 연회비는 1000원 수준이다. 그동안 체크카드 서비스를 안 하던 동부증권도 ‘동부 해피플러스(Happy+) CMA 삼성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삼성카드와 제휴한 이 서비스는 쓴 돈의 0.5% 정도를 보너스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우증권은 ‘CMA-롯데체크카드’를 통해 SK주유소에서 주유하면 ℓ당 50원을 적립해 주는 등 갖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통법 시대엔 ‘신용카드 서비스’ 경쟁 주목할 점은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 시행에 들어가면 CMA에 연계된 신용카드 발급도 허용된다는 사실이다. 이미 업계는 신용카드 연계 CMA 시장을 염두에 둔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대신증권이 최근 외환은행과 카드사업부문에 대한 포괄적 업무제휴협약을 맺은 것이 한 예다. 두 회사는 대신CMA와 외환카드를 합친 ‘CMA신용카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증권사마다 영화·외식·놀이공원 할인, 주유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 신용카드사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혜택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내년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에 앞선 ‘전초전’ 성격이 짙은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08 美 대선] 민주·공화 전당대회 화두 Green

    |워싱턴 김균미특파원|8월말과 9월초에 각각 열리는 미국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의 화두는 그린(green), 즉 친환경이다. 두 당의 전당대회 운영위원회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쓰레기 배출량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으며 ‘그린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주, 재활용품으로 대회장 단장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100% 그린’을 내걸고 있다. 전당대회장인 펩시센터에는 절전 전구만 설치했고, 화장실의 수도꼭지와 변기도 모두 절수용으로 바꿨다. 전당대회장 내부도 재활용 재료와 친환경 페인트로 단장했다. 더욱이 전당대회 기간 동안 전력은 엑셀 에너지의 풍력 및 태양력 발전소에서 제공한다. 전당대회 기간동안에는 하이브리드 차량만 쓰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주·정차는 금지한다. 숙소와 대회장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 역시 모두 친환경차량이다. ●공화, 자전거 1000대 배치해 활용 미네소타의 세인트폴과 미니애폴리스 쌍둥이 도시에서 새달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도 민주당에 못지않다. 전당대회장인 엑셀 에너지 센터 주변에 1000대의 자전거를 배치, 참석자들이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트럭으로 전당대회장에 탄산음료를 배달하고, 대회장에서 배출되는 캔과 병, 종이 등은 모두 재활용한다. 코카콜라는 매일 25만개의 캔과 병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mkim@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큰 고무줄 공 美서 공개

    3t이 넘는 무게의 공이 있다? 최근 미국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고무줄 공’이 만들어져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고무줄 공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보편화 된 놀이기구 중 하나로 다양한 색상의 고무줄을 엮어 만드는 공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라우더힐(Lauderhill)에 사는 조엘 와울(Joel Waul·27)이 만든 이 고무줄 공은 무게 8200파운드(약 3700kg)·높이 1.8m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한다. 와울은 “예전부터 고무줄 공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면서 “우연히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큰 고무줄 공을 접한 뒤 기록을 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나의 기록을 깰 수 없을 만큼의 큰 고무줄 공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면서 “공에 이름도 지어줄 만큼 애정을 쏟아왔다.”고 덧붙였다. 와울이 이 고무줄 공에 붙인 이름은 ‘메가톤’(Megaton). 평범한 옷가게 점원인 와울은 차고에 작업실을 만들고 지난 몇 년간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해왔다. 그가 ‘메가톤’을 만드는데 사용한 고무줄 개수는 30만개. 와울은 “각양각색의 고무줄을 모으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면서 “꿈을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전 세계 기록은 지난 2006년 오리건 주 유진(Eugene)에 사는 스티븐 밀튼이 세운 4594파운드(약 2086kg)로 17만 5000개의 고무줄이 사용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주간지 “욘사마 도시락 11만개나 팔렸다”

    日주간지 “욘사마 도시락 11만개나 팔렸다”

    일본의 유력 경제주간지 ‘슈칸 다이아몬드’(週間ダイアモンド)가 지난 18일 발행한 최신호 특집기사에서 탤런트가 갖는 집객력(集客力ㆍ고객을 끌어들이는 힘)의 한 예로 한류스타 배용준을 들어 눈길을 끌고있다. 슈칸 다이아몬드는 ‘탤런트의 집객력:열정적인 팬들이 떠받치는 배용준 비즈니스의 경제효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6월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고시레 벤또’가 전국에서 11만개나 팔렸고 고단샤(講談社)가 발매한 태왕사신기 관련 책은 10억엔(약 9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욘사마 효과’를 소개했다. ‘고시레 벤또’는 배용준의 아이디어로 기획된 도시락으로 고구려시대의 불고기요리인 맥적(貊炙)·양배추쌈밥·닭강정·약밥·명란알찜·잡곡밥 등 16가지 품목이 들어있다. 잡지는 “욘사마팬들은 경제적인 능력도 갖춘 데다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밝힌다.”며 “기업은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 파악하기 쉽고 제품이 팔릴 가능성도 높아 반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고시레 도시락’을 구입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평소 편의점에 잘 가지 않는 중년여성들이었다.”면서 “신규고객 확보효과까지 덤으로 얻은 세븐일레븐은 크게 기뻐하며 현재 제2탄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기사를 접한 욘사마팬들은 “1개에 2500엔이나 하는 도시락이 11만개나 팔리다니 굉장하다.”며 “새삼 욘사마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반응이다. 한편 지난 4일 어깨수술을 받았던 배용준은 19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수술 후 빠르게 회복 중”이라며 경과를 보고한 뒤 “앞으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책을 쓸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진=18일 발행된 ‘슈칸 다이아몬드’ 최신호와 ‘고시레 벤또’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작자 미상의 작품 ‘나물 캐기’(그림(1))는 봄나물을 캐는 여자 둘을 그린 것이다. 오른쪽의 여인은 비 촉촉히 내린 어느 봄날 시누이와 함께 산나물을 캐러 나왔다. 그림(2)는 윤두서의 ‘나물 캐기’다. 그림으로 보자면, 윤두서 쪽이 훨씬 잘 그린 것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나물은 캐는 것이 있고, 뜯는 것이 있고, 꺾는 것이 있다. 뿌리째 먹는 나물은 캠대로 캐고, 뿌리를 먹지 않고 잎을 먹는 것은 뜯고, 고사리처럼 줄기를 먹는 것은 꺾는다. 그림(2)의 왼쪽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캠대다. 도대체 무슨 나물을 캐는가? 우리가 익히 아는 쑥이며 냉이·달래·민들레·곰취·원추리 등이 아닐까? 봄이면 도시에서도 쑥을 캐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해운대 신시가지의 뒷산은 장산이다. 아파트를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곧 산으로 접어든다.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을 때에도 볕이 드는 곳은 제법 따뜻하다. 천변 양지 바른 쪽에는 쑥 캐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그림 같다. 쑥 캐는 사람이 보이면 ‘이제 봄이로구나.’ 하는 상투적 감탄사를 다시 발하게 된다. 이처럼 나물을 캐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게 느껴진다. 위의 그림에도 그런 조용한 정겨움이 있다. 나물은 매일 먹는 것이지만, 정작 나물이 무엇인가 물으면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는다. 하기야 일상적인 것, 너무나 익숙한 것을 물으면 원래 답이 나오지 않는 법이다. 나물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그것은 나무일 수도 있고, 채소일 수도 있다. 뿌리, 잎사귀, 줄기 어느 것도 다 나물이 된다. 다만 생것 그 자체로는 나물이 아니다. 가공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삶거나 생것이거나 참기름과 간장, 된장 따위의 조미료를 넣어 무쳐야 나물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산과 들에서 나는 푸새와 길러서 얻는 남새를 한국 사람처럼 다양하게 가공해서 먹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서양의 샐러드는 나물에 비하면 그 종류와 가공의 다양성이 한참 모자란다. ●“고려 사람들 도축 서투르고 조리법 형편없어” 나물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고기가 맛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는 맛도 있고 또 에너지도 높다. 하지만 고기는 귀한 것이다. 고기와 곡물의 교환비율은 6대1 정도 된다. 즉 곡물 6㎏을 가축에게 먹이면 고기 1㎏이 생산되는 것이다. 고기가 부족해서 나물을 먹게 되었던 것인가. 이것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이유도 있다.1123년 고려에 송나라 사신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는 불교를 독실하게 믿어 짐승을 잡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사신을 대접하기 위해 양이나 돼지를 잡기는 하지만, 그 방법이 서투르고 조리법 역시 형편 없었다고 한다. 고려 시대의 식생활을 우리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고기를 먹는 것은 아주 드물었고, 반찬의 주류가 채소, 곧 나물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그렇다면 무슨 나물을 먹었을까. 허균은 1611년 ‘도문대작’이란 글을 쓴다.‘도문대작’이란 푸줏간을 지나면서 입을 쩍쩍 다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먹었던 맛있는 떡과 과실, 새와 짐승 고기, 수산물, 그리고 채소를 소개한다. 그는 고사리·아욱·콩잎·부추·미나리·배추·송이·참버섯·가지·외·호박·무는 어디서나 나고 맛이 좋다고 쓰고 있다. 그 외에 특별한 채소로 죽순·원추리·순채·석전·요목·표고·홍채·황각·청각·참가사리·우뭇가사리·초시(椒)·삼포(蔘脯)·여뀌·동아·산개자·다시마·올미역·김·토란·생강·겨자·파·마늘 등은 어떤 산지의 것이 특별히 맛이 있노라고 소개하고 있다. 양념류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나물이다. 실로 다양하다. ●맑은 식생활과 청렴한 삶의 상징 앞에서도 말했듯 나물은 고기와 대립하는 것이다. 나물은 곧 청렴한 생활의 상징이었다. 한석봉의 시조는 이렇게 말한다.“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앉으랴/ 솔불 켜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희야 박주 산채일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달빛이 뜰에 가득한 밤이다. 짚으로 짠 방석조차 필요 없다. 낙엽에 앉으면 그만이다. 관솔불도 켜지 마라, 달빛이 내려앉지 않느냐? 이때 한 잔 탁주가 없을 수 없다. 안주는 산나물이면 그만이다. 이처럼 나물은 맑은 생활의 상징이다. 나물은 유쾌한 식품이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은 ‘천진암에서 놀고 난 뒤 기념으로 쓴 글’에서 나물을 먹은 모임을 회고한다.1797년 여름 다산은 형제와 일가들과 어울려 집과 가까운 소내로 가서 천렵을 한다. 그물을 쳐서 크고 작은 고기 50여 마리를 잡는다. 고기가 얼마나 실했으면,“작은 배가 고기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이 몇 치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그 고기를 일행은 배불리 먹는다. 다산은 일행에게 “옛날 진나라 장한은 벼슬을 하다가 자기 고향 강동의 농어와 순채가 생각나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갔습니다. 물고기는 우리가 맛을 보았고, 지금은 산나물이 한창 향기로울 때이니, 어찌 천진암으로 가서 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제안한다. 이 말에 형제 4명과 일가 3,4명이 천진암으로 향한다. 글을 직접 읽어보자. 산으로 들어서자 초목이 울창하였다. 산 속에는 가지가지 꽃이 만개하여 짙은 향기가 코를 찔렀고, 온갖 새들이 목구멍을 울려 맑고 매끄러운 소리를 주고받았다. 길을 가면서 새 소리를 듣고 서로 돌아보며 몹시 즐거워하였다. 천진암에 이르자 술 한 잔에 시 한 수를 읊으며 하루를 보냈고, 사흘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지은 시는 모두 20여 수고, 먹은 산나물은 냉이·고사리·두릅 등 모두 56종이었다. 다산 일행은 사흘을 머물고 무려 56종의 나물을 먹고 돌아온다. 아, 유쾌한지고. 화목한 가족과 일가가 모여 강과 산을 찾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짓고 산채를 먹으며 보내는 여름 한 철은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세종 때도 “나물캐는 백성 들판 뒤덮어” 이처럼 나물은 청빈한 삶의 상징이었고, 또는 다산의 경우처럼 가족과 함께 소박한 행복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나물은 굶주림과 가난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나물을 캔다는 것은 곡식이 바닥이 나서 굶주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던 것이다. 세종 시대는 조선조 500년 동안 가장 풍요로운 시대였음에도 굶주리는 사람이 허다하였다.‘세종실록’ 26년(1444) 4월27일조를 보면, 진무(鎭撫) 김유율·박대손 등은 지방 여러 곳을 돌아본 뒤 돌아와서 “쌓아 둔 곡식은 많아야 1,2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적은 사람의 경우 1,2되 밖에 없었고, 혹 다 먹어버리고 남은 것이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라고 보고한다. 기근이 들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덧붙여 나물만 먹는 자도 있으며, 부종이 난 사람도 있었다고 보고한다. 이어 23일 병조판서 정연은 청안 지방의 일부 사람들은 나물만 캐서 먹고 있는 실정이라는 자신의 목격담을 보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시켜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나물을 캐는 백성이 들판을 뒤덮고 있으며 먹는 것이라고는 오직 나물뿐’이라는 것이다. 나물에 의지하여 사는 백성들의 처참한 삶은 조선후기로 올수록 점점 더하였다. 정약용은 ‘다북쑥을 캐다’(采蒿)란 시에서 그 처참한 삶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 넘어가네/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다북쑥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쌀독엔 쌀 한 톨 없고/ 들엔 벼 싹 다 말랐네/ 다북쑥 캐어다가/ 둥글게 넓적하게/ 말리고 또 말려서/ 데치고 소금 절여/ 죽 쑤어 먹을밖엔/ 달리 또 무얼 하리”(송재소 역 ‘다산시선’, 창작과비평사) 조선후기 나물 캐기와 백성들의 처참한 삶의 관계를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은 없을 것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그림 속의 여인들이 캐는 나물은 청빈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난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족과 함께 먹을 단란한 저녁식사의 찬거리인가. 바라건대 맨 마지막의 것이었으면 한다. 지금 세상의 나물은 가난도 아니고, 청빈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채식이 인간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는데, 나물이야말로 한국인에게 가장 부합하는 즐거운 채식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참치 국내 양식 본격 추진

    원양어업을 통해서만 어획이 가능했던 참치(참다랑어)의 국내 양식길이 열릴 전망이다. 17일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이달에 제주도 인근해역에 대규모 참치 가두리 양식법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이 법인은 국내외 자본의 합작 형태로 설립되며, 부산에 근거지를 둔 대형선망수협이 참치 종묘(1㎏ 이상의 어린 참치)를 공급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최근 긴키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참치 수정란 5만개를 넘겨받아 수정란 부화에 도전하고 있다.30여년의 연구 끝에 2002년 긴키대가 최초로 참치의 수정란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상업화에 성공했다. 제주수산연구소 관계자는 5만개의 수정란을 부화시키는 데 성공하면 약 3∼4년 뒤에는 성체로 성장해 수정란을 재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정란에서 갓 부화한 참치 치어는 폐사율이 매우 높다. 일단 1㎏ 이상의 종묘단계로 키워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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