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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 어떻게 하나

    ‘8·3·5프로젝트’의 핵심 사업 한류테마파크·쇼핑몰 등 조성 자연친화적 ‘스마트팜’ 도입도 사업비 1兆… 4만명 취업 효과 의정부시 역사상 최대 투자개발 사업인 복합문화 융합단지 조성 사업이 최근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10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산곡동 396 일대 62만 1774㎡ 부지에 기반 조성 사업비 3824억원을 포함해 총 1조 7000원을 투입해 한류테마파크·특급패밀리호텔·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부지 대부분(55만 3096㎡)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해당돼 중앙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해야만 가능한 사업이다. 세 차례 좌절 끝에 지난달 22일 마침내 심의를 통과했다. 복합문화 융합단지 조성 사업은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2년 전 재선에 성공한 뒤 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5조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8·3·5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이다. 융합단지에 들어서는 시설은 케이팝 창작·교육·체험 등의 시설, 500석과 2000석 규모 공연장, 3700㎡ 넓이의 컨벤션시설, 300실 규모 특급호텔, 순수 한국 캐릭터인 ‘뽀로로’를 테마로 한 실내외 테마파크 및 캐릭터 교육센터, 한국 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음식문화 거리, 가상현실 체험시설 등이다.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에 부응하는 한류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미 2014년 4월부터 올 4월 사이 뽀로로 테마랜드, 패밀리호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YG 글로벌 케이팝 클러스터 사업자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참여 사업자들을 대부분 확보했다. 새로운 형태의 도시지원시설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팜도 도입한다.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 농작물 재배 및 이를 활용한 농촌체험파크, 첨단농장 쇼케이스, 유리온실 등의 식물원이 들어선다. 사업 부지에 농지 관련 시설인 스마트팜이 들어서면 농지 훼손을 최소화하고, 농업의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농업과 문화·관광 산업을 융합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안 시장의 설명이다. 이 밖에 융합단지에는 연간 480만명 이상이 방문할 수 있는 문화·관광과 연계한 저층·저밀도의 자연친화적 쇼핑 공간을 조성한다. 도심 공동화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형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은 1275가구가 들어선다. 의정부시는 융합단지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해 이달 중 지분 34%를 출자해 민관 공동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다. 이어 내년 8월 도시개발사업구역 지정 절차 등을 거쳐 개발계획 수립을 마칠 계획이다. 수용·보상 과정이 원만하면 2018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될 수 있다 안 시장은 “융합단지 조성 사업이 완료될 경우 2조 8913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1조 61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4만 1430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서울포토] 꽃밭위에 사뿐히

    [서울포토] 꽃밭위에 사뿐히

    9일 충청남도 부여군 구드래 일원에서 열린 제3회 항공레저스포츠제전 동력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가 코스모스가 만개한 금강변 위를 날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토교통부 주최, 사단법인 대한민국 항공회와 서울신문사 공동 주관으로 개최됐다. 부여=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내일 전기 얼마나 만들까… 한전 아닌 거래소 결정

    내일 전기 얼마나 만들까… 한전 아닌 거래소 결정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해 20개 중앙부처가 밀집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 신도시에는 ‘전봇대’가 없다. 당연히 어지럽게 얽혀 있는 전선도 없다. 땅속으로 전선을 넣은 ‘지중화’ 덕분이다.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전기요금 누진제로 전기에 대한 국민의 민감도와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스위치만 누르면 나오는 전기, 대체 어떻게 만들어져서 우리 집까지 오는 건지 전기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과정을 들여다봤다. 전기가 발전소에서 집까지 오는 경로는 ‘발전소→송전용 변전소→배전용 변전소→가정’으로 요약된다. 매일매일 새롭게 생산되는 전기는 경제적 저장이 어려운 만큼 정확한 수요 예측이 중요하다. 전력 산업을 감독 기획하는 건 정부이지만 내일의 전기 수요를 예측하고 얼마만큼 전기를 생산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전력거래소다. 전력거래소가 다음날 필요한 전기 수요를 예측, 설계하면 석탄과 원자력 등 여러 발전소들은 이에 맞춰 전기를 생산한다. 도매사업자이자 유통업체인 한국전력이 이 전기를 사들인다. ●갓 태어난 전기, 2만 볼트 전압으로 여행 시작 한전은 발전소에서 갓 만들어진 전기(전압 2만V)를 멀리 있는 소비자에게 보내기 위해 송전용 변전소를 통해 초고압(15만 4000V, 34만 5000V, 76만 5000V)으로 올려 송전 선로로 내보낸다. 이를 전국 각지의 배전용 변전소가 받아 배전선로를 통해 공장이나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전압(2만 2900V)으로 적절히 낮춰 보내고, 가정은 전봇대의 변압기를 통해 최종 220V로 전기를 사용한다. 전기가 운반되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송전, 변전, 배전을 알면 전력 산업에 대한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우선 전압은 전류를 흐르게 하는 힘이다. 단위는 볼트(V)를 쓴다. 물이 낮은 곳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 힘이 세듯이 전압 또한 전압이 높으면 흐르는 전기의 힘이 강해진다. 송전은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고압의 전기를 먼 곳까지 보내기 위해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크게 올리는 과정이다. 전기는 송전 철탑과 고압선(송전선)을 이용해 2~3단계의 변전소를 거쳐 도시 부근의 3차 변전소까지 온다. 경남 밀양에서 주민과 한전이 갈등을 빚었던 게 바로 이 송전탑이다. 배전은 변전소로부터 소비자까지 전기가 전달되는 과정을 말한다. 변전은 전기를 송·배전하기에 적당한 전압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것을 말한다. 배전용 변전소에서는 전기가 각 가정이나 소규모 공장 앞까지 갈 수 있도록 전압을 낮춰 준다. ●세종시 ‘지중화’ 뒤 올 정전사고 2건뿐 세종시나 한전 본사가 있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 경기 화성시 동탄 신도시 등에는 송·배전 선로가 땅 위가 아닌 땅 밑에 깔려 있다. 예를 들어 세종시의 경우 도로 밑 2.2m, 인도 밑 0.6m에 32개의 송·배전 회선 케이블이 매설돼 있다. 도로 쪽 케이블이 더 깊은 이유는 오가는 차량 무게로 인한 전선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케이블 길이는 79㎞로 케이블당 3개의 회선이 들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송·배전선로의 총길이는 237㎞에 달한다. 한 회선의 전력량은 1만㎾다. 한전 관계자는 “가구당 전력소비량이 평균 3㎾인 점을 감안하면 32개 회선에 흐르는 전력량은 총 32만㎾로, 10만 6700가구가 한꺼번에 동시에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왜 지중화를 하는 것일까. 땅 위에 전봇대를 세우면 수리도 편하고 비용도 땅을 파야 하는 지중화 공사비의 10분의1밖에 들지 않는다. 1㎞당 지중화 비용은 15억원으로 전봇대를 세웠을 때(1억 4000만~1억 7000만원)보다 10배가량 비싸다. 결정적인 이유는 미관 개선과 안정적인 전기 공급에 있다. 노건기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은 7일 “지중화는 도시 미관에도 좋지만 낙뢰나 이물질로 인한 정전 우려가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감전 등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 한전 세종지사에 따르면 세종시는 2009년부터 기존 전봇대를 지중화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2011년에는 낙뢰, 차량 충돌 등으로 인해 15건의 정전이 발생했지만 지난해는 인구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정전 건수가 4건에 그쳤다. 올해 정전 건수는 2건이었다. 그만큼 지중화가 전선망 보호에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40m당 하나씩 전봇대를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수천~수만개의 전봇대가 도시에 들어선다면 비용 절감 효과는 떨어지고, 미관도 좋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중화율은 송전 11.1%, 배전 16.0%로 땅 밑으로 4만 6504㎞에 달하는 ‘전기길’(지중선로 케이블)이 존재한다. 지구 둘레(4만㎞)와 맞먹는다. 지중선로에는 원격으로 고장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문제가 생겨도 해당 케이블만 교체하면 된다. ●지중화된 전기길 모두 이으면 지구 한 바퀴 상시 발전설비를 돌리는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남동·중부·남부·동서·서부발전 등 6개 발전사는 한전이 100% 출자했다. 발전사가 화력, 수력, 원자력 등을 이용해 실제 전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공장’이라면 한전은 이들이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의 입찰을 통해 사들이는 ‘유통업체’ 역할을 한다. 한전은 사들인 전기를 가정과 기업 등 소비자가 필요한 곳에 되팔아 전기요금을 받는다. 전력 수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송·배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한전이 전담한다. 전기를 만들고 파는 역할은 한전과 6개 발전사만 하는 건 아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 민간 발전사(총 433개)에서도 전기를 생산한다. 다만 늘 가동하는 건 아니고 여름철 전력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져 기존 6개 발전소만으로 전력 공급이 부족하다고 전력거래소가 판단했을 때 비정기적으로 발전기를 가동시킨다. 2011년 9월 15일 ‘대정전’이 발생한 이후 LNG 발전소가 크게 늘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민간 발전사 중에 특정 허가구역 안에서 전기를 독립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판매까지 하는 구역전기 사업자도 있다. 이들은 한전처럼 전기요금 청구서를 발행, 청구하고 수금까지 한다. 보통 열병합발전 형태를 띤다. 전기 판매는 주로 한전이 담당하지만 3만㎾ 이상의 대용량 소비자가 직접 전기를 사거나 판매도 한다. 형식적으로는 부분 경쟁 체제로 볼 수 있지만 한전의 역할이 커서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전 발전자회사와 민간 발전사의 설비용량 비율은 75%대 25%였다.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는 우리와 달리 다양한 전력회사와 발전사들이 발전과 송·배전, 판매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영국은 6대 메이저 전력사 외에 13개 판매회사, 독일은 4대 메이저 회사를 포함한 900여개 회사, 일본은 도쿄전력 등 10대 전력회사 등이 전기를 팔고 있다. 공기업 자산 1위인 한전(175조원)은 올 상반기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독점 효과에 더해 연료비, 인건비 등 생산원가에 일정 수준의 적정이윤(적정투자보수금)을 더한 총괄 원가방식으로 전기요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한전 발전량 민간보다 83% 많아 ‘독점적’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전력발전 형태별 발전량 비중은 석탄(38.6%)이 가장 높았다. 이어 원자력(31.2%), LNG(19.1%), 석유(6.0%) 순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4.0%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 발전량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29년까지 11.7%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선진국들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을 보면 지난해 미국은 석탄(38.8%), 천연가스(27.4%), 원전(19.5%), 신재생에너지(13.2%) 순이었다. 일본은 화력(89.7%)이 압도적이었고 수력(9.2%)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는 수력과 원자력이 6대4의 비율이었다. 핀란드는 원자력이 전체 전력 생산량의 3분의1로 가장 많았고 수력·바이오연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40%대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만들기/전화익 글로벌숙련 기술진흥원장

    [기고]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만들기/전화익 글로벌숙련 기술진흥원장

    신문마다 청년실업이니, 고용 양극화니, 대기업 구조조정이니 하는 소식들이 연일 뜨겁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최대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올해 1월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최근 펴낸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만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따라서 미래 차세대 산업혁명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자원을 전략적으로 양성하는 등 미래 변화를 기회 요인으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이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전략적 직업능력개발이다. 이는 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직업능력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개인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일자리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5~6일 고용노동부와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한·ILO 직업능력개발포럼’은 시의적절했다.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한 직업능력개발 전략을 OECD, ADB, ASEAN 등 국제기구 관계자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앞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직업능력개발 과제와 전략을 산업계와 교육훈련기관 차원에서 조망하고 ILO 아·태지역 향후 총회에 보고하고 논의한다고 하니 그 의의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ILO, ADB 등 국제기구로부터 원조를 통해 직업훈련기관을 설립, 산업 발전 단계별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 경제 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이러한 발전 경험은 개도국이 우리나라로부터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노하우 중 하나다. 이러한 개도국 협력 수요를 고려해 지난 5월 ASEAN+3 고용노동장관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개도국 지원을 위한 국제 직업훈련센터 설립을 제안, 아세안 회원국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 이어 지난 9월 개최된 ASEAN+3 정상회의에서도 이러한 계획에 대해 정상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기술교육대 중심으로 해외 직업훈련기관과의 협력과 개도국 지원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포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가까운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인적자원개발 전략을 가다듬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정한 일자리 승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농사짓고 간호도… 로봇, 사람과 협업한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농사짓고 간호도… 로봇, 사람과 협업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에서 언급되는 핵심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이다. 이 기술들이 정보통신(ICT), 물리학, 생물학 등과 융합돼 스마트 공장, 무인자율주행자동차 같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로봇의 능력은 기계 몸체가 수행할 수 있는 동작과 두뇌가 계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업무에 좌우된다. 최근 로봇에 들어가는 전기 및 기계부품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지능형 기계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의 로봇은 기존 로봇공학 기술에 생물학적 구조를 접목시켜 보다 뛰어난 적응성과 유연성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정밀 농업에서 간호까지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큼 활용도가 다양해지게 된다. 더군다나 AI와 결합되면 빅데이터와 센서에서 입력되는 정보들이 딥러닝 알고리즘을 거쳐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은 물론 외국어 번역까지 가능해져 인간과의 협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IBM과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은 인간 신경망을 흉내낸 뉴로모픽 칩을 개발했다. 이들은 뉴로모픽 칩을 로봇에 장착해 스스로 다양한 외부 자극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은 2000년 74억 달러였던 세계 로봇 시장규모가 매년 9% 수준으로 성장해 2025년에는 66억 9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개인용 로봇, 상업용 로봇, 산업용 로봇, 군사용 로봇 가운데 산업용 로봇 시장의 비율은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며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의 발달에 따른 일자리 절벽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제4의 실업시대’ 우려”라며 “올 초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미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향후 5년간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미 4차 산업혁명 중… “2~3년 뒤엔 동참할 기회조차 없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미 4차 산업혁명 중… “2~3년 뒤엔 동참할 기회조차 없다”

    지능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시대가 열리면서다.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로 요약되는 3차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은 시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주춤할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달리는 말’(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든가 낙오되든가 둘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으로 평가(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받지만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기계가 똑똑해지면서 생기는 각종 부작용을 염두에 두면서 생존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다. ‘기술의 충격’ 저자로 유명한 케빈 켈리는 최근 펴낸 저서(the inevitable)에서 “인공지능(AI)이 전기처럼 일상 생활에 파고드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메가트렌드는 거부할 수 없고, 18세기 산업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권위자인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조용한 혁명기를 맞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IoT)처럼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더스트리얼 인터넷), 독일(인더스트리 4.0), 일본(로봇신전략) 등 각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치밀한 전략을 짜온 것도 곧 닥치게 될 변화 흐름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 저자인 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위기와 기회가 절묘하게 쌍곡선을 그리는 지점에 서 있다”면서 “2~3년 뒤에는 거대 물결에 올라타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정교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디지털 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전 지구적 차원의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주도권을 잃게 되면 영원히 ‘팔로’(추종자)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인 만큼 기업들의 선제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기술 추격’의 관점에서 발전 단계를 밟아가는 게 아니라 선도적 위치에서 관련 기술을 융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계가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세계경제포럼 보고서)도 있는 만큼 고용 전반에 대한 밑그림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토머스 대븐포트 MIT 교수)도 있다. 기계 위에 올라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거나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에 집중하라는 제언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미 4차 산업혁명 중… “2~3년 뒤엔 동참할 기회조차 없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미 4차 산업혁명 중… “2~3년 뒤엔 동참할 기회조차 없다”

    지능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시대가 열리면서다.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로 요약되는 3차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은 시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주춤할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달리는 말’(4차 산업혁명)에 올라타든가 낙오되든가 둘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으로 평가(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받지만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기계가 똑똑해지면서 생기는 각종 부작용을 염두에 두면서 생존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다. ‘기술의 충격’ 저자로 유명한 케빈 켈리는 최근 펴낸 저서(the inevitable)에서 “인공지능(AI)이 전기처럼 일상 생활에 파고드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메가트렌드는 거부할 수 없고, 18세기 산업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권위자인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조용한 혁명기를 맞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IoT)처럼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더스트리얼 인터넷), 독일(인더스트리 4.0), 일본(로봇신전략) 등 각국 정부가 수년 전부터 치밀한 전략을 짜온 것도 곧 닥치게 될 변화 흐름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 저자인 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위기와 기회가 절묘하게 쌍곡선을 그리는 지점에 서 있다”면서 “2~3년 뒤에는 거대 물결에 올라타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정교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디지털 혁명인 4차 산업혁명은 전 지구적 차원의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주도권을 잃게 되면 영원히 ‘팔로’(추종자)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인 만큼 기업들의 선제적 대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기술 추격’의 관점에서 발전 단계를 밟아가는 게 아니라 선도적 위치에서 관련 기술을 융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기계가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세계경제포럼 보고서)도 있는 만큼 고용 전반에 대한 밑그림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토머스 대븐포트 MIT 교수)도 있다. 기계 위에 올라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거나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에 집중하라는 제언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농사짓고 간호도… 로봇, 사람과 협업한다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농사짓고 간호도… 로봇, 사람과 협업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에서 언급되는 핵심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3D 프린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이다. 이 기술들이 정보통신(ICT), 물리학, 생물학 등과 융합돼 스마트 공장, 무인자율주행자동차 같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된다. 로봇의 능력은 기계 몸체가 수행할 수 있는 동작과 두뇌가 계산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업무에 좌우된다. 최근 로봇에 들어가는 전기 및 기계부품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지능형 기계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의 로봇은 기존 로봇공학 기술에 생물학적 구조를 접목시켜 보다 뛰어난 적응성과 유연성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정밀 농업에서 간호까지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큼 활용도가 다양해지게 된다. 더군다나 AI와 결합되면 빅데이터와 센서에서 입력되는 정보들이 딥러닝 알고리즘을 거쳐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은 물론 외국어 번역까지 가능해져 인간과의 협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IBM과 퀄컴 등 글로벌 기업은 인간 신경망을 흉내낸 뉴로모픽 칩을 개발했다. 이들은 뉴로모픽 칩을 로봇에 장착해 스스로 다양한 외부 자극을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현재 로보틱스 분야 연구는 로봇이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확장하는 것과 로봇의 제조, 제어능력, 추론, 협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은 2000년 74억 달러였던 세계 로봇 시장규모가 매년 9% 수준으로 성장해 2025년에는 66억 9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개인용 로봇, 상업용 로봇, 산업용 로봇, 군사용 로봇 가운데 산업용 로봇 시장의 비율은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며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7.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과 로보틱스의 발달에 따른 일자리 절벽 시대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제4의 실업시대’ 우려”라며 “올 초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미래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향후 5년간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러, 4000만명 참가 사상 최대 재난훈련…핵전쟁 대비?

    러, 4000만명 참가 사상 최대 재난훈련…핵전쟁 대비?

    사상 최대 규모인 무려 4000만 명이 넘는 러시아 국민들이 재난대비훈련에 참가해 화제다. 러시아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며, 러시아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훈련이다. 러시아 정부부처인 비상사태부 주관으로 4~7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번 재난대비훈련은 인재와 자연재해 모두를 대비하는 성격으로 4000만 명이 넘는 참가인원 뿐 아니라 20만개가 넘는 재난구조팀과 전국적으로 5만 개의 방공 대피시설이 동시에 가동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생화학 공격과 자연재해 발생 등의 상황을 상정해서 시민 긴급 대피 및 문화 관련 유물 보호 활동이 펼쳐진다. 하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지난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령을 통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으로 전략적 안정성에 위협이 생겼다며 2000년 미국과 체결한 무기급 플루토늄 폐기 협정을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핵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구촌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각종 자연·사회 재난을 관리하고 복구하는 한편, 소방 업무도 수행하는 거대 부처로 약 30만 명의 직원이 있다. 러시아는 대설(大雪)과 원전사고, 운석 등 특수재난 분야의 경험이 많고, 31개의 위성을 활용해서 재난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기술 수준이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한국 정부는 재난분야에서 러시아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지난 5월 양국 해당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아와 재난관리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츠코프 비상사태부 장관은 "전국 각지에서 재난상황에서도 교통, 전원, 통신 등 기본 설비 등이 정상적으로 확보되어지고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때가 때인지라 단순한 재난대비훈련만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국제외교가의 시각이다. 특히 최근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잇따라 미국과 러시아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내부 민심 단속은 물론, 미국을 상대로 대외적 긴장감을 주려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건설업 ‘일자리 창출 능력’ 반 토막 의미 알아야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지난 8년간 거의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이 올해 작성한 ‘국토교통 분야 산업·직업별 고용현황’ 보고서에 나온 연구결과다. 그동안 정부가 경기 활성화에 의한 고용 창출에 나설 때마다 우선적으로 건설·토목사업 분야 투자를 강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고용계수는 2006년 10.7명에서 2014년 5.9명으로, 44.9% 떨어졌다. 고용계수는 특정 산업에서 10억원 규모의 산출물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상용·임시노동자 수다. 고용계수가 5.9명이면 10억원 상당의 건축물을 지을 때 노동자 5.9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생산성 향상을 들고 있다. 건설기계가 첨단화하고 기계 활용이 증가하면서 노동자 수요가 크게 준 것이다. 건설업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정부는 경기 침체 기미가 보이면 굵직한 건설·토목사업을 주도해 대기업 중심의 민간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고용을 늘리고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젠 이런 방식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선 더이상 통하지 않음을 보고서는 보여준다. 국토연구원은 앞으로 대규모 신축시장은 정체하고, 기존 시설물·주택 유지보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건설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 정책과 기업의 투자 방향도 거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해 일자리를 줄이는 흐름은 건설업 분야뿐만이 아니다. 특히 로봇과 인공지능 발달로 대부분의 산업에서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일자리 200만개가 새로 생기는 반면 710만개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도 감소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의 투자는 16.5% 증가했지만, 고용은 외려 0.4% 감소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하는 4차 산업이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으로 볼 때 이 같은 ‘고용 없는 투자’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까지의 일자리 정책을 되돌아봐야 한다. 단순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큰 사업을 벌여 사람을 많이 쓰면 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토연구원 보고서가 건설업을 넘어 모든 산업의 일자리 미래를 보여준 것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 한해 40억개 우편물 배달하고 ‘포스트 페이’로 경조금 보내고

    한해 40억개 우편물 배달하고 ‘포스트 페이’로 경조금 보내고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인터넷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상인 시대다. 상대방에게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관계가 소원해지기 십상이다. 어디든지 최소 하루 이상 걸리는 편지가 우리 곁에서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푯값이 얼마인지, 동네 우체통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게 신기할 정도다. ‘우체국은 곧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법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정사업본부는 연간 40억개의 우편물을 도서 지역까지 배달하는 보편적 서비스부터 알뜰폰 사업, 핀테크 서비스인 ‘포스트 페이’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금과 보험 등 금융사업에 힘입어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보편과 변화가 공존하는 우체국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우표는 크게 보통우표와 기념우표로 나뉜다. 보통우표는 우편요금의 납부를 주목적으로 하는 우표로 우체국에서 상시적으로 판매하는 우표를 뜻한다. 기념우표는 국내 중요 행사나 사건, 인물 등이 들어가며 발매 기간이 정해져 있다. 현재 보통우표의 가격은 25g짜리 통상우편 기준으로 300원이다. 보통우표의 발행량은 2006년 2억 500만여장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6000만여장으로 뚝 떨어졌다. 약 10년 만에 4분의1이 된 셈이다. 이렇게 수치로만 보면 우표 발행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일종의 ‘문화’로서 기능은 여전하다. ‘우취’, ‘까세’ 등 우표 수집 용어들은 아직 건재하다. ‘우취’란 우표를 수집하는 취미를 줄인 말로 우표 수집가는 우취인이라고 부른다. ‘까세’란 우편봉투에 그려진 도안을 의미한다. 보통 기념우표 발행에 맞춰 해당 우표와 디자인을 맞춘 그림이 들어가 있는 봉투가 만들어진다. ●우표 속 정치·경제·문화·역사 등 담겨 우표 속에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이 담겨 있다 보니 우표는 시대의 기록을 담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통의 매개체가 된다. 미국의 32대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표의 크기는 통상 가로, 세로 2~4㎝이지만 담을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우표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인쇄상 오류로 탄생한 우표가 희귀 우표가 되기도 한다. 세계 최초의 우표는 1840년 5월 6일 영국 여왕 즉위식 때 빅토리아 여왕의 초상을 넣어 발행한 흑색의 1페니 우표(페니 블랙)다. 그로부터 이틀 후 청색의 2펜스 우표가 발행됐다. 우리나라 최초 우표는 ‘페니 블랙’보다 44년 늦은 1884년 11월 첫선을 보였다. 신진 개혁파 정치인이던 홍영식이 중심이 돼 우정총국을 설치하고 업무를 시작하면서 ‘문위우표’를 발행했다. 문위란 이름은 당시 화폐 단위가 ‘문’(文)이어서 나중에 붙여졌다. 원래 5문, 10문, 25문, 50문, 100문짜리 등 모두 다섯 종을 일본 대장성 인쇄국에 의뢰해 인쇄했지만 우정총국 업무 개시일까지 5문 우표와 10문 우표 두 종만 도착했다. 결국 나머지는 갑신정변으로 우정총국이 폐쇄된 후에 도착되는 바람에 사용되지 못했다. 우표에 얽힌 사연들도 다양하다. 세계 희귀 우표로 꼽히는 ‘뒤집힌 제니’ 우표도 그중 하나다. 1918년 미국 최초로 발행된 항공우표로 원래 우편용 비행기인 ‘커티스 제니’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는데 제작 과정의 실수로 파란색 부분이 뒤집힌 채 인쇄됐다. 당시 이 우푯값은 24센트였지만 현재 100만 달러(약 11억 450만원)를 호가하고 있다. 우표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서 국가 간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1933년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간의 ‘그란 차코 전쟁’은 ‘우표전쟁’이라고 불린다. 당시 두 나라는 서로 차코 지방을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파라과이가 차코 지방을 그린 우표를 내자 볼리비아도 뒤질세라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에서 유발된 양국의 싸움은 전쟁으로까지 번졌다. 우표 디자인은 시대를 따라 큰 변화를 겪었다. 정부 수립 때부터 1960년대까지는 인쇄 기술이 떨어져 단색 분판을 통해 도안이 됐다. 1970~1994년에는 60년대 후반 도입된 컬러 인쇄기계의 힘으로 다양한 색상이 재현됐다. 당시 우표는 핸드 드로잉에 의존해 아날로그적인 멋을 가지고 있었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는 컴퓨터그래픽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면서 이미지를 합성·변형하거나 특수 시각효과를 넣은 디자인이 대다수였다. 2000년 이후의 우표는 핸드 드로잉이 주는 감성적 장점과 다양한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의 장점을 합친 ‘디지로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시변각 우표, 향기우표, 야광 우표, 스티커 우표 등 이목을 끄는 우표들도 나온다. ●우체국 예금 1905년·보험 1929년부터 시작 일반인이 아는 것보다 꽤 오래전부터 우체국은 예금과 보험 업무를 해 왔다. 우편 업무의 시초가 1884년이었다면 예금과 보험 업무는 각각 1905년과 1929년에 시작됐다. 1977년 농협에 예금·보험 업무를 넘겼다가 경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1983년 다시 가져왔다. 전국 3500여개 우체국의 절반이 넘는 약 55%가 도시가 아닌 시골에 위치해 우체국예금과 보험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아 민간 금융기관에서 서비스 제공을 기피하는 농어촌이나 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현금 입출금, 생명보험, 공과금 수납, 해외송금 등 보편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가장 큰 업무는 여전히 우편 서비스지만, 일감이 되는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정사업본부의 물동량은 일반우편물, 등기, 소포·택배, 국제우편 등을 합쳐 2002년 55억 3677만개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006년 48억 4185만개, 2014년 42억 8434만개, 지난해 40억 2051만개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타고 있다. 2011년부터는 예금·보험을 제외한 우편사업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우체국의 물류망, 금융망, 전산망 등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한 알뜰폰 수탁 판매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농어촌 지역 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우체국 쇼핑 사업도 활발하다. 우체국망과 온라인 쇼핑을 통해 김, 멸치, 과일, 한과 등 479개 품목 9200여종의 농수산물을 판매해 지난해 193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체국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올 3월부터 핀테크 서비스인 ‘포스트 페이’를 출범시켰다. 포스트 페이는 우체국의 특화 서비스인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핀테크와 접목한 간편송금·간편결제 서비스로 휴대전화 번호만으로도 경조사비를 보낼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 소속된 정부 기관으로 고위공무원 가급(1급 상당)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이나 포스트 페이처럼 국가 시책에 부합하면서 우수한 중소기업도 도울 수 있는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드론을 이용한 택배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시도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내년초 동나는 車번호판 카·커·코 xxxx 나오나

    정부는 내년 초에 승용차 번호판이 동이 날 것으로 보고, 폐차 등으로 잠자던 기존 번호를 재활용하고 새로운 한글 기호(카·커·코)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잠자는 번호 재활용·새 한글 기호 검토 국토교통부는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해외건설협회 회의실에서 ‘자동차 번호판 용량 확대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자동차 번호판 용량이 부족한 것은 2004년 지역감정 완화 차원에서 지역번호판을 폐지하면서 번호 용량이 이전의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 경찰 단속카메라의 인식 가능성을 고려해 한글 용도 기호를 ‘자음+모음’ 조합 32개로만 쓰도록 한정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방식으로 번호를 부여하면 공급 가능량이 2100만대에 불과해 해마다 154만대의 승용차 신규 등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남아 있는 번호는 111만개에 불과하다. ●기호 추가 땐 무인 단속기 업그레이드만 20억 전문가들은 기존에 사용하다가 반납한 번호를 재활용하고 한글 기호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글 기호를 추가할 경우 무인 단속카메라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1∼2년의 기간과 2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대책으로 한글 기호 추가(카·커·코)와 한글문자 2개로 확대(○○가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솔고바이오 스마톤꿀잠, 매트리스 내에 냉·온풍 순환… 사계절 사용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솔고바이오 스마톤꿀잠, 매트리스 내에 냉·온풍 순환… 사계절 사용

    ㈜솔고바이오(www.solcomall.co.kr)는 특허받은 공기대류시스템(특허등록 101-4285150-000)을 탑재한 4계절 온열매트리스 ‘스마톤꿀잠’을 출시했다. 스마톤꿀잠은 1인용과 2인용 두 가지 크기로 출시됐다. 스마톤꿀잠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4계절 사용이 가능한 매트리스다. 독일 특허기술의 신소재 3D에어매쉬쿠션과 SR탄소발열체를 장착해 여름에는 시원한 공기, 겨울에는 따뜻한 공기를 매트리스 내부에 순환시켜 1년 365일 사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특허받은 공기대류시스템으로 매트리스 내부 공기를 순환시켜 곰팡이와 유해 세균 번식 방지에도 탁월하다”며 “3D에어매쉬쿠션은 일반 매트리스의 800배에 달하는 140만개 지지대로 몸 압력을 분산시켜 오랜 시간 사용해도 편안한 쿠션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스마톤꿀잠은 사용자의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 FM과 전 세계 38개국에서 안전인증을 받은 SR발열시스템(Self Regulation Heating System)을 탑재해 최고 55℃까지 온열 조절을 할 수 있다. SR발열시스템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스스로 전기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어 과열과 화재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일반 열선이 아닌 천연 숯 소재인 SR탄소발열체를 활용해 유해전자파 없이 원적외선을 다량 방출한다. 친환경 섬유와 알레르기 방지 원단을 사용해 아토피 예방 효과도 인정받아 대한아토피협회로부터 KAA아토피 안심마크도 획득했다. 솔고바이오 관계자는 “외부환경, 스트레스, 체형 이상 등으로 수면장애를 겪는 현대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42년간 쌓아온 척추골절, 의공학 임상 데이터와 30여년의 온열매트사업의 노하우를 접목해 수면 시 척추 및 관절의 체압을 분산하면서 건강체온 37℃를 유지해 면역력을 증진하고 건강한 잠을 잘 수 있는 최고의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홈쇼핑 방송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면 30일 무료 체험 기회를 준다. 퀸사이즈 기준 소비자가 77만원이며 방송을 통해서 월 1만 9900원에 렌털할 수 있다. 1588-0275.
  • ‘꿈의 빛’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우리 손으로 열었다

    ‘꿈의 빛’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대, 우리 손으로 열었다

    ‘1000조분의1초’ 미세구조 분석 맞춤형 신약·신소재 개발 등 활용 朴대통령 “인류의 미래 밝힐 것”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측하게 될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29일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신약과 신소재, 청정에너지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가 높은 거대 연구시설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이날 오전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열었다.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킨 뒤 강력한 자기장을 지나게 하면 빛(방사광)이 방출되는데 이를 활용하는 장치가 방사광가속기다. 햇빛보다 100경(京)배 밝고 0.1나노미터(㎚) 파장의 X선 레이저를 발생시켜 펨토초(1000조분의1초) 단위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변화를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 단백질이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는 찰나와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게 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주도한 포스텍은 1995년부터 운용한 3세대 방사광가속기보다 더 많은 전자를 만들어 내는 전자총을 자체 기술로 설계 제작했다. 포스텍은 지난 4월 14일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설치한 전자총 시운전을 시작해 이틀 만에 목표치인 6메가 전자볼트(MeV) 에너지를 가진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6MeV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5V 건전지 400만개가 내는 에너지와 맞먹는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살아 있는 세포와 질병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신약 개발이 가능해진다. 또 현재까지 구조가 완벽히 밝혀진 단백질은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95%에 이르는 미지의 단백질 구조 연구가 이뤄진다면 치매, 당뇨, 유전자 질환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기술 개발과 의약품복합체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극자외선 레이저 광원(光原)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터 저장과 처리능력이 한층 향상된 고집적 반도체 소자 개발도 가능해진다. 식물의 광합성은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이뤄지는데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인공광합성 연구도 할 수 있게 된다. 태양전지, 연료전지, 수소저장장치 같은 친환경 에너지 개발의 기술적 어려움을 뛰어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준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광합성과 화학반응을 비롯해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며 “포항에서 만들어질 ‘꿈의 빛’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는 물론 인류의 미래를 환히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한 컷 세상] 자영업자 희망만은 땡처리되지 않기를…

    [한 컷 세상] 자영업자 희망만은 땡처리되지 않기를…

    서울 은평구의 한 폐업 휴대전화 대리점에 소위 땡처리 상점이 잠시 입주해 오백원에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폐업을 하고 새로운 가게 주인이 들어설 때까지 빈틈을 타 운영되는 곳이 땡처리 상점입니다. 종전에는 아주 가끔 눈에 띌 뿐이었습니다만 이제는 으레 지하철역 주변 상가에 한 개쯤은 보이는 익숙한 풍경이 됐습니다. 그만큼 실패를 맛본 자영업자도, 현실에 떠밀려 뛰어든 생계형 창업자도 많다는 것이겠지요. 실제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개인사업자의 창업은 967만개, 폐업은 799만개로 집계됐습니다. 생존율은 17.4%로 10명이 창업을 하면 2명도 살아남지 못한 셈이지요. 자고로 대기업이 큰 나무라면 소상공인들은 그 나무를 지탱하는 뿌리이자 토양이라 했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가을아, 너 온다길래 붉은 융단 깔아 놨단다

    전남 영광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굴비다. 요즘 말로 ‘연관 검색어’쯤 될까. 그 영광에서도 대한민국의 ‘굴비 수도’라 부를 만한 곳이 바로 법성포다.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굴비거리 여기저기 굴비 파는 집들로 빼곡하다. 상점 앞 굴비 건조대엔 줄줄이 엮인 굴비들이 내걸렸다. 바람과 햇볕 받으며 살점마다 풍미가 더해지는 중이다. ‘굴비 수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이뿐이랴. 이웃한 불갑사엔 꽃무릇이 한창이고, 백수해안도로엔 곳곳에 가을 풍경들이 매달렸다. 이 계절에 나라 안 어디를 가도 이만한 ‘풍경의 밥상’ 맞이하기 쉽지 않다. ●영광굴비 명성 일군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 영광굴비는 ‘칠산 바다에서 잡힌 참조기를 법성포에서 볕과 바닷바람에 말린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하사리, 두우리 등 영광의 염전마을에서 나는 천일염으로 간을 해야 진짜 영광굴비라 할 수 있다. 요즘엔 다소 달라졌다. 칠산 바다에서 조기 구경하기가 쉽지 않아진 탓에 제주, 목포 등 외부에서 참조기를 들여온다. 그런데도 ‘영광굴비’의 명성이 여전한 건 법성포 특유의 염장법과 굴비 건조에 적합한 기후조건 때문이다. 칠산 바다에서 잡힌 조기나 제주, 연평도에서 잡힌 조기나 맛의 차이가 있다한들 얼마나 될까. 결국 어디서 그 조기를 말리느냐에 따라 굴비 맛이 달라진다는 게 법성포 주민들의 주장이다. 요즘엔 ‘복고풍’의 보리굴비도 인기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염장한 참조기를 통보리를 넣은 항아리에 묻어 숙성시킨 후 꺼내 먹었던 굴비다. 참조기 사촌 격인 부세를 이용해 만든다. 덩치는 참조기보다 훨씬 크지만 식감은 주민들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법성포(法聖浦)는 마라난타 존자가 첫발을 디딘 곳이다. 인도 간다라 출신의 승려였던 그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중국 동진(東秦)에서 건너와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이름은 그래서 생겼다. 원불교를 창건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1891∼1943)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곳도 멀지 않으니, 지명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법성포 끝의 산자락에 백제 불교 도래지가 조성돼 있다. 간다라 양식의 일주문을 지나면 간다라유물관과 탑원, 석굴사원 형식의 사면대불 등과 연이어 만난다.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방풍림 ‘숲쟁이’ 백제불교 도래지 바로 맞은편은 숲쟁이(국가명승 제22호)이다. 숲쟁이의 ‘쟁이’는 언덕 또는 성을 뜻하는 말로 ‘숲이 있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수군 진성이 있었던 인의산 언덕에 형성된 방풍림으로,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15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숲쟁이 안의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면 작은 정자가 나온다. 편히 앉아 물돌이동 모양의 법성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숲쟁이는 ‘부용교’를 기준으로 두 곳으로 나뉜다. 하지만 대개의 관광객들은 안내판이 있는 곳만 보고 가기 일쑤다. 부용교 건너편 숲이 더 깊고 빼어나니 두 곳 모두 돌아보길 권한다. 부용교는 법성포로 향하는 간선도로 위를 지나는 고가형 다리다. 사람만 다닐 수 있는데, 작지만 제법 운치 있다. 법성포 도로 뒤편 골목엔 ‘기쿠야 여관’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전통 여관으로,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주민이 살고 있다. 법성포 끝자락의 대덕산에 오르면 법성포와 한시랑뜰 등 사방 풍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한시랑뜰은 법성포와 갯고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들녘이다. 1960∼70년대 갯벌이었던 와탄천에 제방을 쌓고 소드랑섬 주변을 간척하면서 형성됐다. 이 덕에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바닷물이 한시랑뜰을 휘돌아가는 물돌이 지형도 만들어졌다. 대덕산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올라야 한다. 다소 힘은 들지만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풍경으로 노고를 보상받을 수 있다.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난 고찰 ‘불갑사’ 이맘때 굴비 못지않게 외지인을 끌어들이는 건 고찰 불갑사다.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와 함께 국내 3대 꽃무릇 군락지로 이름났다. 불갑사 들머리부터 경내 여기저기에 꽃무릇이 만개해 있다. 늘씬하게 뻗은 연초록 꽃대 위로 왕관처럼 붉은 꽃술을 펼쳤다. 사실 꽃무릇은 군락이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답지만 까탈스러운 성품을 가진 탓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은밀한 환경에서 피어야 제격이기 때문이다. 한데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지는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절집 주변 전체가 온통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다. 꽃무릇 군락지 위로 볕이 들면 음영이 생긴다. 땅의 높낮이에 따라서는 고저와 리듬도 생긴다. 꽃밭과 주변을 에워싼 나무들은 추임새로 손색없다. 이쯤 되면 불갑사 꽃무릇 군락지가 멋대가리 없이 크기만 한 건 아니란 사실을 인정해야 할 듯하다. 꽃무릇 군락지 끝자락은 불갑사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처음 세운 도량이라고 전해진다. 여느 절집과 달리 부처의 옆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구조의 대웅전(보물 제830호)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웅전 처마 조각과 연꽃 문양의 대웅전 문살 등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백수해안도로’ 백수해안도로도 영광의 관광 아이콘 중 하나로 꼽힌다. 길이 16.8㎞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도로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시작된다. 도로 아래로 참조기가 ‘징허게’ 잡혔던 칠산(七山)바다가 늘 동행한다. 칠산은 영광 앞바다에 떠 있는 일곱 개의 섬을 일컫는다. 이 일대가 국내 내로라하는 어장 중 하나인 칠산 어장이다. 칠산 바다는 물결이 잘다. 수심도 깊지 않아 갯벌을 살짝 덮을 정도다. 그래서 물빛은 다소 탁하지만, 품고 있는 갯것만큼은 다양하고 풍요롭다.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에 바짝 붙어 간다. 서해안 도로로는 드물게 사내의 알통을 닮은 암벽도 뚫고 지난다. 그 때문에 ‘동해안의 도로 같은’이란 수식어가 곧잘 이름 앞에 따라 붙는다. 해안도로 최고의 전망대는 칠산정이다. 굽돌아가는 길과 찰랑대는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칠산정 아래 ‘건강365계단’이 조성돼 있다. 목재 데크로 만든 길을 따라 바닷가까지 다녀올 수 있다. 노을정에서 굽어보는 전망도 빼어나다. 다양한 형태의 갯바위가 어우러져 있다. 노을정에서 벼랑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동백마을이다. 영화 ‘마파도’(2005년) 촬영지였던 곳이다. 아쉽게도 마을 앞쪽으로 거대한 펜션이 들어서면서 예전의 한적했던 마을 풍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회장댁(고 여운계 분) 등 몇 채의 옛집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영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 나들목으로 나와 영광읍에서 22번 국도로 갈아타고 곧장 가면 법성포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원불교 영산성지 쪽으로 가다 보면 나온다. 노을정 뒤에 영광해수온천랜드가 있다. 해안도로를 걷고 난 뒤 칠산바다를 보며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겠다. 맛집: 법성포에 굴비정식을 내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다만 1인 여행자를 받는 집은 흔하지 않은데 법성 토우(356-8424~5)와 동수네식당(356-0950) 등은 혼자 가도 굴비정식을 내준다. 법성 토우는 굴비정식이 1만원이다. 굴비가 달랑 한 마리 나오지만 그마저도 고맙다. 돌솥밥에 토하젓 얹어 고추장에 썩썩 비벼 먹는 맛도 각별하다. 동수네식당은 굴비정식이 1만 5000원이다. 굴비가 두 마리 나오고 맛깔스러운 조기매운탕, 간장게장 등이 곁들여진다. 굴비 살점에 조기젓 얹어 먹는 맛도 각별하다. 2인 이상이라면 만나식당(356-2377)도 좋다. 조기매운탕을 자작하게 끓여낸다. 고추장굴비 등 특산품을 사려면 선착장 쪽으로 가는 게 좋다. 다소 외진 편이지만 도로 쪽 번듯한 매장에 비해 다소 싸게 굴비를 살 수 있다. 잘 곳: 법성포 갯고랑 건너 조성된 ‘뉴타운’에 골든비치모텔(356-0101), 해비치모텔(356-1717) 등 깔끔한 숙소가 있다. 영광읍내 카리브 모텔(353-1400) 등도 깨끗한 편이다.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메디치가의 리카르도 궁

     르네상스를 꽃 피운 도시 피렌체의 역사를 이야기 하려면 메디치 가문을 빼 놓을 수 없다. 피렌체 공화국의 평범한 중산층 가문에서 출발한 메디치가는 금융업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하면서 재력을 얻고 실질적으로 피렌체를 통치했으며 특히 학문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피렌체에서 만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디치 가문이 지금까지 기억되고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랜 시간 피렌체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를 이끌었지만 군림하지 않고 늘 시민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메디치가의 정궁이었던 리카르디 궁(Palazzo Medici Ricardi)이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카르디 궁은 가문의 수장이었던 조반니 디 비치(1360~1429)의 주문으로 미켈로초 디 바르톨롬메오(1396~1472)가 설계해 지었다. 원래 두오모의 돔을 완성한 브루넬레스키가 설계를 맡았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러워 메디치가에서 견지해 온 친서민적인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켈로초가 설계한 궁은 피렌체에 지어진 최초의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물로 단단한 벽돌로 된 3층 건물은 견고한 요새를 연상하게 한다. 대부호이자 실질적인 통치자의 성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을 정도로 수수하다. 피렌체의 귀족들과 대립하면서 평민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조반니는 자신의 거처를 지으면서도 친서민적 행보를 한 결과였다. 조반니는 궁전 주변으로 시민들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돌 벤치를 마련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당시 유행했던 도시형 궁전(팔라초) 스타일의 전형이 된 리카르디 궁의 1층 입구에 들어서면 기둥으로 둘러싸인 중정이 있고 2층에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작은 예배당이 있다. 메디치 가문 사람들이 미사를 드렸던 이 공간은 아주 특별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베노초 고촐리(1420~97)가 그린 ‘동방박사의 행렬’이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예수가 태어날 즈음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현자 세 명이 별의 인도를 받아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으로 와서 성모자에게 선물을 드리며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동방박사는 메디치가문의 수호성인으로 가문에서는 동방박사 형제회의를 후원하고 거창하게 축제일 행사를 치르곤 했다. 조반니의 아들 피에로 메디치(1416~69)는 리카르디 궁 예배당의 장식화로 그들 가문의 국제적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던 1439년의 피렌체 종교회의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아버지, 그리고 장래 피렌체를 다스리게 될 로렌초를 동방박사 일행으로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촐리는 코시모의 총애를 받았던 수도사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제자로 산마르코 수도원에 있는 메디치가문의 기도실에 ‘동방박사의 경배’(1440~1443)를 그린 바 있다.  동방박사가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와 메디치 가문의 외교적 업적인 종교회의를 한데 엮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지만 고촐리는 주문자의 의중을 충실하게 헤아려 5년의 시간을 들여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완성한다.  1464년 완성된 메디치 예배당의 벽화 ‘동방박사의 행렬’은 사실적인 디테일과 생생하고 화려한 색채로 뒤덮여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크지 않은 공간에 3개의 벽면을 장식한 그림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15세기 복장을 한 당대의 실존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 볼수록 흥미롭다. 동쪽 벽면에는 황금 빛 옷을 입은 젊은 왕이 수많은 수행원들을 이끌고 화려하게 장식된 흰 말을 타고 예수를 보러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앳된 얼굴이 정면을 향해 있는 이 어린 동방 박사는 코시모의 손자이자 피에로의 아들인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고촐리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10세 정도에 불과했지만 어릴 때부터 남다른 리더십과 용기, 총명함으로 가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 뒤의 흰말을 탄 이가 로렌초의 아버지 피에로다. 그 오른 편에 흑인 시종이 이끄는 갈색 당나귀를 타고 있는 인물이 ‘국부’ 코시모다. 코시모는 피렌체 시민들이 지닐 수도 있는 부유층에 대한 적대감과 귀족들의 견제와 질투를 의식해 당나귀를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림을 주문한 피에로는 어려서부터 약골이어서 병을 달고 살았던 까닭에 ‘통풍환자’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을 예견했던 때문인지 피에로는 종교회의 당시엔 태어나지도 않았던 자신의 어린 아들 로렌초를 맨 앞에 세워 장래에 피렌체를 이끌어 가기를 바래는 마음을 표현했다. 실제로 피에로는 메디치가문과 피렌체의 통수권을 이어 받았으나 2년 만에 병사하면서 로렌초에게 통수권을 넘겨야 했다. 40여년간 피렌체를 통치한 로렌초는 뛰어난 외교수완으로 피렌체가 이탈리아 정치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하는 한편 예술과 철학 등 인문학 연구를 장려했다. 피렌체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르네상스 문화가 최고조에 이른 것은 로렌초가 통치하던 시기다. 로렌초는 수많은 고전 문헌을 수집해 그리스 아카데미를 피렌체에 설립하는 등 학문과 예술에 대한 장려와 보호를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로렌초 일 마그니피코, 즉 ‘위대한 자’ 로 칭송했다. 그림에서는 어린 왕의 수행원들이 유달리 많은데 실제로 주변 공화국의 실제 인물들을 그려넣었다고 한다. 그중에는 화가 고촐리의 얼굴도 들어있는데 어딘지 불만이 있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다. 막대한 경제력은 지니긴 했으나 15세기 피렌체공화국에서 아직까지 그렇다할 정치적 직함이 없던 메디치 가문의 주문으로 동방박사를 빗대 3대를 그렸지만 진심으로 수긍하지 않았던 까닭인지도 모른다.  남쪽 벽의 주인공은 공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잔티움에서 온 요한 8세 팔라이올로고스이고, 서쪽 벽에는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동방정교회의 수장이 그려져 있다.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행렬’은 피렌체에서 개인 사재를 털어 국제적인 종교회의를 개최한 메디치가의 업적을 선전하는 동시에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이끌 영도력이 있는 가문이라는 것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메디치 가문은 이 후 1748년까지 약 350년간 지속됐으며 르네상스 문화를 이끌고 세 명의 교황과 9명의 왕비를 배출했다. 사진이 없던 시절임에도 우리가 메디치 가문을 일으킨 주요 인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이 그림 덕분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기보가 고른 청년창업 씨앗, 글로벌 벤처 열매로

    기보가 고른 청년창업 씨앗, 글로벌 벤처 열매로

    청년 창업가인 이주영(29)씨와 변정훈(30)씨는 각각 호텔을 자동 관리하는 모바일 앱과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획기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 국내용으로 썩히기에는 아깝다고 판단했지만 해외 진출은 엄두가 안 났다. 돈도 경험도 턱없이 부족했다.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해외 진출의 기회가 열린 건 기술보증기금(기보)을 만나고부터다. 기보가 마련한 멘토링 교육을 받은 뒤 해외 진출을 위한 12개 지원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이다. 두 사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코리아이노베이션센터(KIC)가 진행하는 6주 과정의 창업 교육을 받고 있다. 기보가 유관기관과의 정부 3.0 협업을 통해 젊은 기술 창업자들의 해외 진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보가 역량 있는 학생(기술 기업)을 찾아내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KIC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실전 기술을 가르치는 구조다. 초기 창업 기업은 부족한 자금력과 경험 속에서 기술개발과 제품화를 병행해야 한다. 이런 탓에 기술력이 충분해도 글로벌 시장에까지 눈을 돌리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동안 기보는 ▲기술 평가 ▲금융 지원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약 7만개의 기술중소기업을 지원해 왔다. ‘기술금융 1위 기관’이라고 자부하지만 해외 인프라 부족 등을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KIC나 NIPA 등 해외 진출 지원 기관들은 역량 있는 우수기업 발굴에 어려움을 느꼈다. 대상을 찾기 어려운 데다 신청 기업이 있더라도 옥석을 가려 낼 능력이 부족해서다. 유문재 기보 기술평가부장은 “기보가 가능성 있는 학생을 골라 추천하면 KIC와 NIPA가 좋은 선생님이 돼 주는 시스템”이라면서 “서로 장점을 살려 협업하는 것이 기업도 살리고 일자리도 만든다는 판단 아래 해외 진출 지원 기관들과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기업은 여러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기보를 방문하면 기술금융과 해외 진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스타우드와 통합’ 매리어트, 5700개 호텔 거느린 세계최대 업체로 도약

    ‘스타우드와 통합’ 매리어트, 5700개 호텔 거느린 세계최대 업체로 도약

     세계적 호텔체인인 매리어트가 23일(현지시간) 130억 달러(14조 3000억원)에 스타우드 호텔&리조트의 인수를 완료하고 통합작업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인수로 매리어트는 110개국에 5700개 호텔, 110만개 호텔 룸을 보유한 세계최대 호텔 기업이 됐다. W 호텔과 웨스틴, 쉐라톤, 리츠 칼턴, 코트야드, 레지던스 인까지 매리어트 산하 브랜드에 합류했다.  매리어트의 아르네 소렌슨 최고경영자(CEO)는 “규모가 커진 데 따른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고객보상 프로그램 외에 플랫폼 통합이나 조직 구조조정에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매리어트는 인수로 연간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익스페디아 같은 온라인 여행사들과 협상 조건이 개선되고, 홈페이지를 통한 직접 예약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기업문화가 서로 다르고 일부는 서로 경쟁 관계였던 30여개 브랜드가 한지붕 아래 모이게 되면서 도전해야 하는 어려움도 클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특히 스타우드 호텔 고객보상 프로그램의 최상위 고객들이 매리어트의 인수로 스위트 업그레이드, 개인 컨시어지, 무료 샴페인과 같은 특전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매리어트는 당분간 회원이 8500만 명에 달하는 두 호텔의 고객보상 프로그램을 각각 유지하되 3매리어트 포인트를 1스타우드 포인트로 간주해 상호 간 이동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매리어트는 또 브루스 던칸 등 스타우드 이사 3명을 이사회에 영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스타우드 인수를 발표한 매리어트는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140억 달러로 가격을 올려 제시하면서 끼어들었다가 돌연 발을 빼면서 혼란을 겪었지만, 10개월 만에 인수를 완료할 수 있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AK소총 탄창 5만개 불법 수출하려다 철창행

    AK소총 탄창 5만개 불법 수출하려다 철창행

     서류를 조작해 탄창 5만여개를 불법으로 수출하려 한 무역업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최종진 판사는 대외무역법 위반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무역업자 손모(50)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최 판사는 “손씨는 수출하고자 하는 물품이 전략물자인 탄창으로서 최종사용자와 최종수하인이 중요한 사항임에도 개인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관련 서류를 위조해 부정한 방법으로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불법무기 수출국으로 국가적 위신이 추락할 수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나 인권에 반하는 행위로써 그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행 경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과거 같은 범죄로 처벌받았지만,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최 판사는 다만 “국정원의 제지로 탄창이 실제 수출까지 이뤄지지는 않았고 과거 벌금형을 초과해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지난해 9월 방위사업청에 위조된 서류를 제출하고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하는 것으로 가장해 AK-47 소총 등 탄창 5만 3000개에 대한 수출허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조사결과 손씨는 같은해 9월 터키의 한 무역업자에게서 탄창 주문을 받았지만, 주문자의 신원이 불분명해 수출허가를 받지 못하자 관련 서류들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아프리카 북동쪽에 있는 국가인 지부티로 탄창을 수출한다는 서류를 작성하면서 최종사용자 증명서와 최종수하인 진술서에 해당 국가의 국가안보국장 직인 및 서명을 스캔·복사해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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