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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에 잘 견디는 인간 성장호르몬 나왔다…“화장품 적용 기대”

    열에 잘 견디는 인간 성장호르몬 나왔다…“화장품 적용 기대”

    생명공학벤처 ㈜넥스젠바이오텍(NEXGEN)은 거미줄 단백질의 바이오 업그레이드 신소재인 인간 성장호르몬-인공 거미줄 하이브리드 단백질 개발 및 대량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8일 넥스젠바이오텍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의약품 생산기술과 유전공학 기술을 토대로 하였으며,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초의 성과로 국제 화장품 원료집(INCI name)에 등재되었다. 대부분의 단백질들은 내열성이 낮기 때문에 단백질을 원료로 한 화장품은 냉장 보관을 하거나 오염을 막고자 방부제를 첨가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넥스젠바이오텍은 인공 거미줄 단백질의 융합을 통해 내열성이 높은 인간 성장호르몬-인공 거미줄 하이브리드 단백질을 개발, 무방부제 멸균화장품 제조 기술을 접목하여 화장품의 유지 및 보관을 개선했다. 넥즈젠바이오텍 관계자는 “이번 개발 내용을 주름 개선, 탄력 유지용 화장품 신소재로 특허 출원했다”면서 “이 기술을 백신 단백질에 적용하면 내열성 백신단백질의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 내열성 백신단백질 개발이 실현되면 백신에 방부제를 넣지 않고 고압멸균을 통해서 깨끗한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고, 백신 지원 시 냉장유통을 할 필요가 없어져 저개발 국가에 실효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스젠바이오텍은 유전공학 기술과 재조합단백질 연구·개발·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생명공학(The Next Generation of Biotechnology)을 추구하고 있다. 2005년 산업자원부로부터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기업으로 선정되고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된 연구개발 전문 기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주를 보다] 황금빛 아기 보자기에 싸인 신생아별 포착

    [우주를 보다] 황금빛 아기 보자기에 싸인 신생아별 포착

    사람이 10개월 간 엄마 배 속에서 자라 태어나듯 찬란한 별들도 우주 공간에서 나름의 산고(産苦)를 거쳐 탄생한다. 최근 유럽우주국(ESA)은 마치 황금빛 아기 보자기에 싸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항성체 IRAS 14568-6304의 모습을 공개했다. ESA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운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IRAS 14568-6304는 지구로부터 2280광년 떨어진 컴퍼스좌 분자구름에 위치해있다. 이제 막 태어난 별 IRAS 14568-6304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별의 탄생 과정을 알아야한다. 우리의 태양같은 별은 오랜시간 우주의 수많은 가스와 먼지가 뭉친 후 핵융합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서 남은 가스와 같은 ‘재료’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행성으로, 태양계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가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사진 속 황금빛을 발하는 아기 보자기는 별을 싸고 있는 거대한 가스구름으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는 덕에 이와같은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무려 25만개의 별을 만들 수 있는 이 가스구름 속에서 '영양분'을 얻은 신생아 IRAS 14568-6304는 영겁의 시간이 지나면 자신을 둘러싼 가스를 걷어버리고 아름다운 별로 반짝이게 된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이 사진은 가시광선(파란색)과 적외선(밝은 오렌지색) 2개 파장으로 촬영한 것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ESA/Hubble & NASA Acknowledgements: R. Sahai (Jet Propulsion Laboratory), S. Meunier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빅데이터로 메르스 재발·확산 막는다

    빅데이터로 메르스 재발·확산 막는다

    특정지역 질병 탓 특정 처방 늘면 DUR로 확인… 현장 조사로 대비 기상정보 융합 ‘날씨 질환’ 예측도 전 국민의 건강정보가 담긴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질병 위험을 감시하고 예측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게 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지카, 에볼라 등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전국 병·의원이 실시간 단위로 업데이트하는 의약품 처방 정보를 분석하면 감염병 확산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9일 축적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내년부터 국민관심 질병 감시·예측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온라인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운영 중인 심평원은 올해 행자부가 13억원의 예산으로 지원하는 5개 공공빅데이터 분석사업 중 하나로 국민관심질병 감시·예측 서비스가 선정됨에 따라 그동안 축적해온 빅데이터를 제공키로 했다. 심평원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2조 8000억여건에 이른다. 전국 병·의원으로부터 연간 14억여건의 정보가 모인다. 전 국민의 진료정보와 의약품 처방정보,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 검사정보, 전국 병·의원 보유시설·인력·장비 등 의료자원정보를 망라한다. 이 가운데 특히 의약품 처방정보는 이미 구축돼 있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전국 병·의원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지역단위로 나타나는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데 유용하다는 게 심평원의 설명이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는 환자가 여러 명의 의사에게 의약품 처방을 받는 것에 대비해 전국 병·의원들이 병용 금기 등 의약품 안전성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처방되는 의약품 종류와 질병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실시간으로 어느 지역에 어떤 질병이 퍼지는 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이상징후를 감지하면 곧바로 실사를 나가는 등 신속한 위기대응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에서 원인 미상의 폐렴이 발생해 항생제 처방이 늘면 질병관리본부가 DUR시스템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현장에 나가 폐렴의 원인, 확산 속도,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 등을 조사해 대비 태세를 갖춘다. 이 밖에도 월 단위로 축적되는 진료 정보와 기상청의 기상·기후 정보를 융합해 날씨에 따라 발생할 확률이 높은 질환을 예측하는 빅데이터 분석 모형도 개발된다. 이태선 심평원 의료정보융합실장은 “그동안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활용되지 못했던 유용한 정보들을 정부3.0기조에 따라 국민 안전을 위해 특정 개인을 구분할 수 없는 비식별화된 형태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에볼라·인플루엔자 공포 끝?… ‘만능 항바이러스제’ 뜬다

    [사이언스 톡톡] 에볼라·인플루엔자 공포 끝?… ‘만능 항바이러스제’ 뜬다

    IBM연구센터 등 국제공동연구진 기술융합의 진수 보여 주는 ‘성과’반갑네. 나는 독일의 세균학자 파울 오토 막스 프로슈(1860~1928)일세. 1897년 베를린 전염병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나는 선배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요하네스 뢰퍼(1852~1915) 박사와 함께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발견했다네. 베를린 전염병연구소는 결핵균과 콜레라균을 발견한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1843~1910) 박사가 세운 감염병 전문연구기관이었어. 1921년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는데, 지금도 독일 연방보건부의 핵심연구센터 역할을 하고 있지. 당시 뢰퍼 선배와 나의 관심사는 소나 돼지, 염소 같은 동물들의 입과 발굽에 수포가 생겨 앓다가 죽는 구제역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데 있었어. 이전에도 많은 학자들이 구제역의 원인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밝혀내지는 못했지. 그러던 중 우리는 구제역 병원체가 세균 여과기를 통과하는 것을 보고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됐어. 물론 실제 바이러스의 모습은 전자현미경 기술이 등장한 다음에서야 볼 수 있었지만 말이야. 라틴어로 ‘독’이란 뜻의 바이러스는 다른 생물체의 세포에 들어가 기생하며 자기 증식을 하는 것이 특징이야. 흔히 ‘감염’이라고 하는 현상은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을 말하는 거야. 바이러스는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더라도 생존 환경에 따라 자기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치료제나 예방백신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감기 백신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 그런데 화학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매크로 몰레큘스’ 15일자에 아주 재미있는 논문이 실렸더군.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미국 일리노이대 미생물 및 면역학 교실, 일본 도쿄 치의대, 요코하마시립대 의대 연구진이 IBM 알마덴연구센터 연구자들과 함께 성질이 다른 여러 바이러스를 하나의 단일한 바이러스로 바꿔 주는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는 거야. 연구진은 뎅기열과 치쿤구니야, 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7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동물에게 감염시킨 뒤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 물질을 주사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바이러스 숫자가 현저하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감염시키는 것까지 막는다는 걸 확인했다는군. 연구진이 만능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한 방식은 기존의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법과는 좀 다르더군. 보통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때는 유전물질인 RNA와 DNA를 타깃으로 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그것들에 관심도 갖지 않았지. RNA와 DNA는 수시로 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거야. 대신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을 타깃으로 했더라고.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 바깥쪽에 위치한 당단백질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와 감염시킬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아주 영리한 전략이었어. 연구진은 여러 가지 바이러스에서 뽑은 항원으로 구성된 거대분자를 만든 거야. 이 거대분자는 전기장을 띠고 있어서 몸속에 들어가면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에 접근해 달라붙게 돼. 거대분자에 붙은 바이러스는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자기복제도 못하니 감염을 일으킬 수가 없게 되는 거야. 놀라운 것은 이번 연구를 주도한 것이 일반인들에게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알려진 IBM이었다는 거야. 요즘 IT, 생명공학(BT), 나노공학(NT) 등 기술융합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질적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아 정책당국이나 관련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같던데, 이번 성과야말로 기술융합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어.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레르기 막는 청국장’ 원리 찾았다

    ‘알레르기 막는 청국장’ 원리 찾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은 봄맞이가 힘들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알레르기 비염 환자 10명 중 3명이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연구진이 청국장 성분이 봄철 꽃가루는 물론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알레르기 반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종대 바이오융합공학과 홍석만 교수팀은 청국장에 포함된 ‘폴리감마글루탐산’이라는 물질이 꽃가루나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막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최신호에 발표했다. 콩이나 볏짚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고초균)가 작용해 발효시키는 청국장은 담근 뒤 여섯 달 이상 걸려야 먹을 수 있는 된장과는 달리 2~3일이면 만들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가진 전통 발효식품이다. 폴리감마글루탐산은 청국장이나 일본식 된장인 낫토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끈끈한 점액성 물질이다. 그동안 폴리감마글루탐산이 면역반응을 증가시켜 아토피 피부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뿐만 아니라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청국장에서 추출한 폴리감마글루탐산을 생쥐에게 주사하자 16시간 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호염구’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호염구는 체내 면역세포의 일종이지만 꽃가루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한 오작동으로 자가면역반응을 일으켜 가려움증이나 재채기 등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폴리감마글루탐산이 면역조절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 T세포’를 활성화시켜 호염구를 죽여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청국장 속 폴리감마글루탐산의 항알레르기 조절 반응을 활용한다면 졸음이나 위장장애 등 기존 치료제가 갖고 있는 단점 없이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美·蘇 수소폭탄 도발 또 다른 전쟁의 시작

    美·蘇 수소폭탄 도발 또 다른 전쟁의 시작

    수소폭탄 만들기/리처드 로즈 지음/정병선 옮김/사이언스 북스/1160쪽/5만원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두 발의 원자폭탄으로 제2차 세계대전은 종결됐다. 그러나 그것은 끝인 동시에 시작이었다.1945년과 1950년 사이 미국과 소련은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이면에선 치열하게 원자폭탄에서 수소폭탄으로 이어지는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과 갈등은 서서히 고조되고 과학자, 군인, 정치가들은 전쟁과 동맹이 뒤엉킨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된다. ‘수소 폭탄 만들기’는 원폭 투하로 2차 대전이 종결된 후 수소폭탄과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는 시기를 그렸다. 원자폭탄이 탄생해 일본에 투하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원자폭탄 만들기’(1986)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는 리처드 로즈가 1000여건의 문헌과 육성 증언을 바탕으로 실감 나게 재구성했다. 책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50년이던 1995년 출간돼 타임지 선정 올해의 책 베스트 1위에 올랐을 만큼 화제가 됐었다. 책에 따르면 수소폭탄은 20세기 후반 미국과 소련을 둘러싸고 벌어진 정치, 과학, 군사적 사안들이 충돌·분열·융합해 태어난 결과물이다. 강경파, 매파 정치가와 군인들은 적대국이 할 수 있는 일에 대비해 전쟁 계획을 짰고 과학자들은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폭탄 개발에 뛰어들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 닐스 보어, 이고리 쿠르차토프 등 스타 과학자들과 트루먼, 스탈린, 흐루쇼프, 존 F 케네디, 이승만 등 정치가들이 고민과 고뇌, 공포와 광기, 이데올로기와 지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실명으로 그려진다. 당시 활발하게 진행된 러시아의 첩보 활동과 원폭 개발에 얽힌 숨은 얘기도 다루면서 이제껏 알려지지 않았던 수많은 사실도 폭로했다. 1947년 4월 냉전이 개시됐을 때 미국에는 사용 가능한 원자폭탄이 1개도 없었다는 것, 소련은 1960년까지 미국의 핵폭탄을 이용한 전략 폭격을 막을 방법이 전혀 없었다는 것,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트루먼은 미군의 합동참모본부로 하여금 9개의 원자폭탄을 괌으로 보내 한반도 또는 중국을 핵공격할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토록 했다는 것 등이다. 로즈는 “핵무기는 국가 주권을 제한해 국제사회의 폭력을 줄이는 바로 그 순간에 역설적이게도 그런 주권을 위협하면서 동시에 보호했다”고 말한다. 이 미묘한 균형 틈새를 뚫고 핵 기술은 확산됐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북한까지 핵무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이 지난 1월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책을 통해 되돌아보게 되는 역사의 진실들은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구본영 칼럼] 김무성·문재인·안철수…, 시대정신 뭔가

    “픽미, 픽미”, “더더더”, “로보트 태권브이”…. 출근길 전철역에서 귓전을 때리던 각 당의 로고송이 잦아들면서 4·13 총선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마음은 왠지 스산할 것 같다. 관객은 사라지고 쓰레기 더미만 남은 축제장을 보듯이. 사실 이번 총선처럼 정책 대결이 실종된 선거판도 드물었다. 근래 선거전마다 유행했던 ‘무상 시리즈’ 복지 공약 경쟁조차 이번에는 시들했다. 그러니 표밭의 국민들은 심드렁하고 정당과 출마자들만 악다구니를 쓰는 것처럼 비칠 만큼. 유권자들도 망국법이라고 할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어느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한들 어차피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간파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각 당 지도부는 미래 비전을 내보이긴커녕 유권자들에게 사죄하느라 바빴다. 친박 대 비박, 그리고 친노와 비노 간 용렬하기 짝이 없는 공천 갈등과 패권 다툼이 원죄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세장마다 후보들을 등에 업는 ‘어부바 퍼포먼스’를 했다. 하지만 ‘옥새 파동’ 이후 여권 표밭 분열이 켕기는 듯 “공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총선 후 사퇴하겠다”며 시종 머리를 숙여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함께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었다. “지지를 거두면 정치에서 물러나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외려 호남 동정표를 바라는 듯이. 호남 표밭에 기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광주 광산을의 자당 권은희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총으로 저격하는 선거 포스터로 물의를 빚자 ‘대리’ 사과해야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선거 기간 중 관훈토론에서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묻지도 않았는데도 반 총장을 거명해 “새누리당은 환영하지만,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권 경선에) 도전해야 한다”고. 문, 안 전·현 대표도 야권의 대선 발판인 호남표를 놓고 선거전 내내 신경전을 폈다. 문 전 대표가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이라고 국민의당과 안철수 심판론을 제기하면 안 대표가 “(문 전 대표가 통합 야당 오너였던) 19대 총선에서 왜 새누리당 과반을 만들었느냐”고 치받는 식이다. 이를 지켜본 국민은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경제 이슈로는 새누리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대리 논쟁이라도 했다. 한국적 양적완화론과 경제민주화의 실효성을 놓고. 한데 안보 이슈는 줄곧 뒷전으로 밀려났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고, 심지어 김정은 참관하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까지 하는데도 대권 주자들은 표밭에 머리를 묻기만 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북풍이 불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나 남의 나라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한·일 안보 무임승차론과 핵무장 용인론으로 대선 레이스를 달군 데 비춰 보면 기이한 현상이다. 선거전에서 네거티브나 선심 공세에 흔들린 개별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을 게다. 하지만 총합으로서 국민의 선택은 이번에도 현명했다고 봐야 한다. 다만 대권 주자들에 대한 판단만은 유보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 표 구걸식 선거전을 펴느라 검증 무대에 설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마침 대한민국은 경제와 안보에서 동시에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예고한 4차 산업혁명은 성장과 분배의 융합이란 고난도의 과제를 던진다. 북한 외화벌이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은 ‘김씨 조선’의 불길한 운명을 암시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통일 방정식을 요구한다. 애초에 국민의 간절한 바람도 상대 당이나 대권 라이벌에 대한 ‘디스’가 아니라 집권 청사진을 스스로 펼쳐 보이라는 것이었을 듯싶다. 까닭에 김 대표든, 문, 안 전·현 대표든 뉴욕양키스의 레전드 요기 베라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한. 이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을지 모를 반기문·박원순·손학규 등 잠룡들도 마찬가지다. 언감생심 대권을 꿈꾼다면 총선 성적표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함께 이제부터 국민이 바라는 시대정신에 제대로 응답하란 뜻이다.
  • 아이 잃어버려도 실시간 추적 가능… 막 오른 ‘초연결 시대’

    아이 잃어버려도 실시간 추적 가능… 막 오른 ‘초연결 시대’

    “하이 유플, 불 켜.” 말 한마디에 거실 탁자에 놓여 있던 원통 모양의 사물인터넷(IoT) 허브에 불빛이 깜빡거리더니, 거실과 침실에 불이 들어오고 TV와 가습기가 저절로 켜진다. 외출하면서 켜 놓고 온 전기장판은 스마트폰 앱으로 전원을 끌 수 있고, 집을 며칠간 비울 때도 스마트폰으로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밖에서 누군가가 창문을 열자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리고 스마트폰에는 경보 메시지가 전송된다. 최근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에 국내 최초의 ‘IoT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시공 단계에서부터 LG유플러스가 참여해, 홈IoT 기기들이 기본 탑재된 오피스텔이다. 홈IoT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건설사들과 협력하는 가운데, 공동주택에 이통사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탑재돼 입주자들을 만나는 첫 번째 사례다.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는 출시 반년 만인 최근 가입자 25만명을 돌파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IoT 스위치와 열림감지센서, 가스록, 플러그, 에너지미터 등 홈IoT 제품들을 개별로 가입해야 했지만,도이제는 오피스텔에 입주하기만 하면 이들 서비스를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류창수 LG유플러스 홈IoT 담당 상무는 “입주자들이 홈IoT 서비스의 편리함을 경험함으로써 홈IoT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은 더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스마트폰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전기기는 이미 가정에 하나둘 자리잡기 시작했고, 산업현장에는 IoT가 접목된 융합산업이 움트고 있다. 국내 가전과 통신 등 IT업계가 주도하는 가운데 생활과 산업의 각 영역에 IoT가 파고들며, 일상생활에서 공공 서비스, 산업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초연결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글로벌 가전업계의 경쟁의 축은 개별 기기의 성능에서 IoT를 통한 ‘연결’로 옮겨 왔다.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시장을 무대로 IoT 가전과 솔루션, 플랫폼에 걸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국의 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하고, 함께 개발한 IoT 허브를 TV와 냉장고에 탑재하며 기존 가전을 스마트홈 허브로 ‘격상’시켰다. LG전자는 일반 가전에 부착하기만 하면 스마트 가전으로 탈바꿈시키는 원형의 센서인 ‘스마트싱큐 센서’와 이를 제어하는 ‘스마트싱큐 허브’를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16에서 공개했다. 홈IoT는 가전업계는 물론 국내 통신업계에서도 주목하는 ‘블루오션’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저마다 홈IoT 플랫폼을 내놓고 가전업계와 보안, 건설업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경쟁적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가전제품은 물론 CCTV, 헬스케어, 반려동물 웨어러블 등 올해에만 200여종에 달하는 제품들이 쏟아지며 올해가 홈IoT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산업현장과 공공서비스에도 IoT에 기반한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통신 3사는 올해 사물인터넷의 ‘틈새’ 기술인 ‘소물인터넷’의 전국망을 구축, 작은 센서와 모듈로 구현 가능한 IoT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원에서의 미아방지 팔찌, 공공 자전거의 도난방지 시스템, 혈액 운반 시 위치와 온도변화 추적 시스템 등 공공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예정돼 있다. IoT를 활용한 공정 제어와 산업재해 방지 솔루션, 보안 등은 전통적인 제조 공장을 ‘스마트’하게 바꿔 놓고 있다. 대학과 도시에서 IoT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대구시는 지난달 ‘IoT 시범도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 전역에 IoT 인프라를 구축해 벤처기업들의 IoT 기술 개발을 돕고, 에너지 효율화와 ICT 기반 의료기술 확충 등 도시의 제반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사물인터넷의 확산은 외부 혁신에 의한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산업·융합에서 길을 찾다] 미용실 예약·편의점 상품 배달까지… 삼성·카카오 등 30여종 ‘페이 전쟁’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국내에서 핀테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2014년 등장하기 시작한 모바일 간편 결제는 출시 2년차를 맞아 비교적 빠르게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O2O(온·오프라인 연계)와 쇼핑 등 각종 모바일 비즈니스와 맞물리면서 올해가 모바일 간편 결제의 대중화 원년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년만에 급성장… “올 대중화의 원년” 모바일 간편 결제는 올해 출시될 서비스까지 총 30여종이 시장에서 격돌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털(네이버·카카오), 이동통신사(SK텔레콤·LG유플러스), 게임사(NHN엔터테인먼트), 신세계와 롯데 등의 유통업계도 뛰어들었다. LG전자도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G페이’를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과열 경쟁 양상으로 치닫는 듯 보였지만 우려와 달리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간편 결제는 시장 자체가 좁은 게 아니라 아직 이용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면서 “사용처를 늘리고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이용자들에게 편리성을 알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단말기 경쟁서 서비스로 이동 ‘모바일 온리(only)’ 시대에 간편 결제 서비스는 모바일 비즈니스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상품 검색과 구매, 생활서비스 이용 등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모바일로 연결되면서 상거래의 마지막 단계인 ‘결제’는 모바일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인터넷업계, 유통업계까지 선점 경쟁에 나서는 이유다. 삼성과 LG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의 돌파구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축이 단말기의 사양에서 주변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콘텐츠 등으로 옮겨 가면서 간편 결제는 스마트폰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간편 결제를 기반으로 O2O서비스와 플랫폼 등 모바일 비즈니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쇼핑 플랫폼인 ‘쇼핑윈도’에 네이버페이를 연동해 상품 검색부터 구매와 결제까지 한 번에 완성되는 쇼핑 서비스를 구축했다. 카카오는 고급택시와 대리운전, 미용실 예약 등 O2O 서비스와 공과금 납부 등에 카카오페이를 접목할 예정이다. 세뱃돈 전달(SSG페이), 학원 수강료 납부(페이코), 음식 선주문(시럽페이), 편의점 상품 배달(페이나우) 등 간편 결제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가 쏟아지며 이용자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페이 기반으로 IT업계 체질 개선 모바일 간편 결제는 IT업계의 체질 개편까지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다. SK플래닛은 ‘시럽페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SK텔레콤은 ‘T페이’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해 미래 성장 동력인 ‘3대 플랫폼’ 사업 중 하나인 ‘생활 가치 플랫폼’을 강화할 계획이다. 게임사인 NHN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 예매 사이트와 웹툰 플랫폼, 음원 사이트 등에 ‘페이코’를 연동하며 종합 모바일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모바일 쇼핑 시장의 확대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開花)하는 시기”라면서 “서비스 업체의 수수료 수익은 제한적이지만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O2O서비스와의 시너지를 늘려 나가면서 본격적으로 이용자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출연연들 “여성 인력 유출 막아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임모(31)씨는 지난 1월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자동으로 육아휴직까지 갈 수 있게 됐다. 연구원이 지난해 7월부터 정부출연연구소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임씨는 출산휴가가 끝나더라도 눈치보지 않고 육아휴직까지 쓸 수 있게 됐다. 갑작스러운 육아 문제로 16년이나 쉬었던 류모(47)씨는 2012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여성과학기술인 연구·개발(R&D) 경력복귀 지원사업’을 통해 전 직장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재취업했다. 류씨는 복귀 후 1년 만에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주 저자로 논문을 싣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들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여성 연구원은 임신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게 당연시되는 풍토 탓에 경력 단절이 심했지만 최근엔 여성 인력 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실력 있는 여성 연구원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가 발간한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공공연구기관의 정규직 여성 연구원 비율은 2012년 13.4%, 2013년 14.7%, 2014년 15.0%로 해마다 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들이 유능한 여성 연구원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여성 연구원이 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대한민국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을 수상한 한국화학연구원은 이달 중 연구원 안에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출연연구소 중 유일하게 출산장려금제도가 있다.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300만원을 준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모성보호실을 말끔하게 고쳤고, 임산부 주차구역도 새로 만들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출연연구소별로 지원을 하고 있다”며 “국내 25만 4000여명의 경력 단절 여성 과학기술인이 일터로 복귀하면 우리나라 과학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와우! 과학] 자기장으로 행복감 느끼게 만들어

    [와우! 과학] 자기장으로 행복감 느끼게 만들어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 회로를 제어해 ‘행복한 마음’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이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너무 작아 감지할 수 없는 힘으로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해 쥐의 행동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예를 들어 맛있는 먹이를 먹었던 경험 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감지할 수 없는 힘은 바로 ‘자기장’인데, 연구진은 이 특정 자기장을 만들어내 그 속에 있는 쥐가 과거의 행복한 경험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통해 외부에서 쥐의 행동을 제어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알리 귈레르 버지니아대 생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자기장을 사용해 신경계를 제어한 최초의 실증 실험”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많은 과학자가 뇌의 특정 회로를 제어하려고 노력해왔다. 그중에는 광신호를 사용하는 것이나 약물을 사용하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돼온 방법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광신호의 경우 뇌의 깊숙한 곳까지 광신호를 비추는 것이 매우 어려워 유용성이 낮다. 또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의 경우, 뇌 깊숙이 도달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회로 바깥으로까지 효과가 퍼져나가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뇌를 제어하는 방법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귈레르 연구원은 논문에서 “자기장을 이용한 방법이라면 순식간에 목표로 한 특정 회로만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 회로를 통해 몸에 신호를 보내기 위한 전하를 구축하는 열쇠가 되는 ‘이온 통로’(세포막에 존재하면서 세포의 안과 밖으로 이온을 통과시키는 막 단백질)를 이용한 실험이 진행됐다. 또한 연구진은 물리적 압력에 반응을 나타내는 이온 통로 단백질인 ‘TRPV4’의 유전자와 철을 저장하는 단백질인 페리틴의 유전자를 융합시키는 유전자 수술을 통해 융합 단백질 ‘마그네토’(Magneto)를 만들어냈다. 이 마그네토 단백질은 자기장과 세포가 반응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실제로 자기장을 가까이하면 이 단백질이 흔들리듯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이온 통로를 열고 이를 통해 세포 안으로 이온이 유입된 뒤 전기적 변화가 일어나서 뇌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연구진은 뇌 발달 연구에 주로 쓰이는 모델 생물인 제브라피시에도 마그네토를 주입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자기장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 변화가 관찰됐다. 이어 연구진은 마그네토를 몸에 지닌 쥐를 사용한 실험에서 자기장으로 활성화된 마그네토가 동물의 보상과 동기부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반응 세포가 활성화한 것에서 쥐를 행복한 기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뇌의 기능이나 기능 이상 등의 연구에 관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으며, 뇌 손상 등에 관한 새로운 치료 법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최신호(3월7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버지니아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3조 투자할 때 한국은 1000억뿐…AI 잡아야 ‘성장 패권’ 쥔다

    美 3조 투자할 때 한국은 1000억뿐…AI 잡아야 ‘성장 패권’ 쥔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우리 기업의 미래 동력으로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이 각광받고 있다. 1956년 창시돼 60년간 인간 지성의 한계를 시험해온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과 융합 시너지가 큰 분야로 주목된다.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재, 에너지 등 하드웨어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인공지능을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공지능은 2번의 빙하기를 거쳤다. 한상기 세종대 교수가 쓴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후반 인공지능 개발이 번번이 실패해 연구 지원이 대폭 축소됐다. 2000년 들어 인간의 두뇌를 흉내 낸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 러닝 또는 딥 러닝 방식이 성과를 거두면서 인공지능 분야에 3번째 기회의 문이 열렸다. 미국과 유럽, 일본이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R&D)을 앞서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의 75% 수준에 그치고 기술 격차는 2년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부와 민간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3년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미국 정부는 10년간 30억 달러(약 3조 6000억원)를 뇌 연구 및 인공지능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인터넷을 개발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데이터 처리 칩셋 뉴로모픽 칩을 IBM과 공동 개발했다. 유럽연합(EU)은 10년간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를 투입해 25개국 135개 기관이 참여하는 휴먼브레인 프로젝트(HBP)에 착수했다. 일본은 2021년 도쿄대 입학시험 통과를 목표로 인공지능 로봇 ‘도로보쿤’을 개발 중이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 기업은 인공지능 기술 전쟁을 주도하기 위해 핵심 인력 확보와 관련 벤처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인공지능 분야의 3대 석학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 브레인 프로젝트를 추진해 유튜브 동영상 1000만개에서 74.8%의 정확도로 고양이를 분류한 인공지능 기술을 깜짝 발표했다. 2013년 AI 전문가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를 영입한 구글은 영국의 스타트업 ‘딥마인드’와 이미지로 외국어 표지판을 인식해 번역해주는 기술을 가진 ‘월드렌즈’를 인수했다. IBM은 슈퍼컴퓨터 왓슨의 진화에 공을 들였다.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유명 TV프로그램 제퍼디 퀴즈쇼에 나와 인간 챔피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IBM은 왓슨에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여러 병원에서 암환자를 진단, 치료하는 의사 보조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스마트폰 개인비서 ‘시리’를 선보인 애플은 인공지능을 차세대 핵심기술로 보고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웰’, 지능형 개인비서 앱 개발업체 ‘큐’ 등을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AI 3대 석학 얀 르쿤 뉴욕대 교수를 지난 2013년 영입해 40명 규모의 인공지능랩(연구소)을 맡겼다. 중국의 대형 포털 바이두는 2014년 구글의 AI 연구를 이끌던 앤드루 응 교수를 영입하고 5년간 3억 달러를 투입해 실리콘밸리와 베이징에 각각 인공지능 연구소를 지었다. 바이두가 개발한 음성인식 기술인 딥스피치는 주변소음이나 사투리에 관계없이 음성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해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연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가깝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자통신연구원, 포스텍, 카이스트 등 26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엑소브레인 프로젝트’에 10년간 107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연구가 정부 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슈퍼컴퓨터, 인지컴퓨팅 분야는 소외되고 시청각 인지기술에만 연구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관심이 인공지능 활성화를 좌우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2012년 딥러닝 연구와 활용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카카오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비서 에고 메이트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인공지능 연구팀을 막 꾸린 참이다. 루닛, 디오텍, 마인즈랩 등의 벤처기업은 의료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불안은 영혼도 잠식?… 유일호 “경제는 심리” 위기설에 일침

    불안은 영혼도 잠식?… 유일호 “경제는 심리” 위기설에 일침

    3월 글로벌 경제 위기설이 다시 나올 정도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짙게 깔린 먹구름을 젖히고 반등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줄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모든 나라가 불안 요인에 흔들리고 있다. 소비 등 내수 중심의 양호한 성장세로 돌아선 미국 말고는 유로존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기준금리 인하, 마이너스 금리 등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살려 보고자 하지만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 역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수출에 이어 지난해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소비마저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향후 내수 회복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마저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주요 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100.0)보다 하락한 98.0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가계의 지갑을 꽉 닫았던 지난해 6월과 똑같다. 최근 10년 새 최저치인 2012년 1월의 97.0과 비슷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은 최근 경제지표에 비해 가계의 불안심리가 과도하며 이로 인해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고 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냉정한 현실인식이 중요하나, 경제는 심리인 만큼 과도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경제지표를 들여다보면 자동차를 제외한 1월의 소매판매 증가세, 2월의 물량기준 수출의 증가 등 어려운 가운데 긍정적 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3.1%인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유지할 방침이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성장률이 더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부 전망치는 정책상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하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심리 악화를 막아내더라도 ‘수출·소비 감소→재고 증가→가동률 감소→투자 감소→고용 악화→소득 감소→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막을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가계의 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와 하락하기 시작한 아파트값, 끊임없이 오르는 전셋값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대출 담보가치는 떨어지고 소비 여력은 더 줄기 때문이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대출 규제를 푸는 것은 그야말로 ‘약탈적 대출’을 방조하는 것”이라면서 “가계는 이미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고 있고 정부는 가계부채가 사회문제로 전이될 때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3%대 성장은 이미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정부는 적극적인 정책, 즉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저소득층 중심의 재정정책, 실업 방지를 전제로 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이슈&이슈] 대구시 부지 비용 2000억 부담 덜어… 창조경제·문화 복합타운 ‘청사진’

    [이슈&이슈] 대구시 부지 비용 2000억 부담 덜어… 창조경제·문화 복합타운 ‘청사진’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통과…활용 방안 3차 연구용역 진행 안동시로 경북도청이 이전 하면서 옛 부지 개발이 탄력을 받는다.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도청 이전 부지는 14만 2000㎡에 이른다. 지난달 20일 경북도청과 경북교육청 등이 안동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이 일대는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그동안 국회에 제출된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대구시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지난 3일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대구시가 주도하는 ‘부지 활용’의 길이 열렸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7월 의원 발의한 지 7개월여 만에,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한 지 3개월여 만에 통과된 것이다. 기존 법은 도청 이전에 따른 옛 도청사와 부지를 국가가 매입하도록 했으나 활용 주체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다. 소유권은 국가가 가지고 있고, 활용 주체는 그 소재지를 담당하는 지자체로 이원화돼 있었다. 대구시가 이 터를 활용하려면 경북도가 국가에 팔고 받은 만큼의 돈을 다시 국가에 주고 사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비용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개정 법안은 도 청사와 부지 매입은 국가가 하고 활용은 관할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양여 또는 대부받아 개발할 수 있게 규정했다. 정부는 부지 활용에 따른 운영비 등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담당 지자체는 지역 실정에 맞는 활용 계획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대구시는 도청 이전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이미 2차례 연구용역을 했다. 2011년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에서는 세 가지 안이 제시됐다. 국립인류학박물관 유치, 산업기술문화공간 조성, 국립자연사박물관 등 국립문화공간 조성 등 지식산업과 문화산업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1만 4000명의 인구 유입이 예상되고, 35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안은 대구시청 등 행정타운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지지를 얻지 못했다. 2차 용역은 2014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다. 용역 결과는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창의인재양성, 주력산업 R&BD 연구 지원, ICT 융합 문화산업 육성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인근에 조성되고 있는 삼성창조경제단지와 기능이 중복돼 수정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3차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연구용역을 수행한다. 대구시는 경북도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반영한 창조경제·문화 복합타운을 조성한다는 별도의 구상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시민원탁회의와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용역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청 이전 부지 활용을 위한 후속 조치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경북, 대전, 충남 등과 함께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7년 정부 예산에 경북도청 이전 부지 매입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이런 장기적인 활용 대책과는 별도로 대구시는 단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난 2일 발표했다. 주변 상권이 침체됐고, 우범지대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오는 8월까지 총 37억원을 들여 이곳에 시청 별관 이전을 완료한다. 이전 대상은 경제부시장 집무실을 비롯해 현재 동화빌딩, 호수빌딩 등에 흩어져 있는 창조경제본부, 미래산업추진본부, 녹색환경국 등 경제부서와 건설교통국, 도시재창조국, 공무원교육원 등 2본부 4국 1원이다. 근무 인원은 시 전체 직원의 46%인 739명이다. 이전이 완료된 경북교육청 건물에는 글로벌헬스케어센터, 스마트드론기술센터, 3D프린터종합지원센터 등 국책사업 관련 연구기관 3곳을 배치한다. 또 지난 1일부터 청사경비, 청소 등을 민간 전문기간에 위탁해 이전 터를 관리하고 있다. 홍성주 대구시 정책기획관은 “오는 5월까지 시설물 안전점검과 사무실 정비공사를 마무리하고 6월까지 경제부서 이전을 완료할 방침”이라며 “공무원교육원 이전은 오는 8월께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별관 이전과 함께 옛 경북도청 주변 상권 침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도 실시한다. 우선 산하 부서 및 공사·공단 등 직원들이 회식 등을 옛 도청 주변 식당에서 할 수 있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식당에 대해서는 부가세, 종합소득세 등 납부기한을 유예할 계획이다. 식품진흥기금 및 경영안정자금 융자 지원, 불법 주정차 단속 유예 등에도 나선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청 별관 이전에 따른 민원인과 직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셔틀버스 운행, 화상회의 일상화, 원스톱 민원 처리 등을 추진하겠다”며 “도청이전특별법과 연계한 이전 터 활용 방안 마련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도청 이전 부지 활용 방안은 4·13총선 이슈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구인 ‘대구 북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후보는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ICT 산업공간 조성 공약은 공통이다. 새누리당 권은희(56·현 의원)·양명모(56·전 대구시의원)·이명규(60·전 북구청장)·정태옥(54·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예비후보와 무소속 최석민(55·회사원) 예비후보는 대구시청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하춘수(62·전 대구은행장) 예비후보는 ‘금융전문가’라는 자신의 특색을 살려 첨단산업과 금융이 연계된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벤처기업과 벤처투자자문회사 등이 함께 입주하는 선진국형 창조밸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법원·검찰청 유치’ 등이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멍게로 시린 이 치료한다

    멍게로 시린 이 치료한다

    “구강·해수 환경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 멍게 추출물 ‘갈산’ 이용 실험 성공 생산비 적고 안전성 우수… 상용화 기대 “입속(구강) 환경과 해수의 환경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멍게와 시린 이를 연결했죠.” 멍게 추출물을 이용한 시린 이 치료제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황동수(38) 포스텍 환경공학부·융합생명공학부교수팀이 주인공이다. 황 교수는 전상호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 교수팀, 안진수 서울대 치과 생체재료과학교실 교수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멍게의 상처 회복 원리를 활용해 시린 이 치료제를 개발했다. 황 교수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섬유복합 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기술개발’ 연구사업에 참여하면서 미생물이 서식하는 등 사람의 입속 환경과 해수 환경이 비슷하다는 점에 집중했다. 특히 멍게가 염분과 조류에 둘러싸인 거친 바닷속에서도 몇 시간 안에 상처를 회복하는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 멍게 혈액 속에 들어 있는 갈산이라는 접착물질이 물속에서도 상처 난 조직을 잘 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갈산을 이용해서 물속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접착제를 고민하던 연구가 확장돼 시린 이 치료제까지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갈산은 멍게뿐 아니라 나무껍질, 와인, 녹차 등에도 들어 있어 상용화했을 때 생산 단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갈산과 철을 결합한 치료제를 치아에 실험한 결과 5분 만에 코팅 효과가 나타났다. 치료제가 시린 이 통증을 유발하는 상아 세관을 덮어 신경 자극을 막는 것이다. 게다가 타액의 칼슘 성분과 결합해 골(骨) 성분을 생성, 손상된 치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치아 복원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린 이 관련 시장은 연간 710억원 규모로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시린 이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황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시린 이 치료제는 치아 변색에 대한 우려도 없을뿐더러 인체 안전성이 기존 제품보다 우수하다”면서 “연구를 더 할 수 있도록 관심 있는 회사의 투자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도요타의 새 도전/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도요타의 새 도전/박홍기 논설위원

    1973년 제1차 오일쇼크가 일어났다. 1979년 다시 오일쇼크가 발생했다. 자동차 산업에 치명적이었다. 일요일이나 휴일의 경우 주유소에 휴업 조치가 내려졌다. 가솔린 가격도 2배 이상 뛰었다. 일찍이 자동차 배출가스에 따른 대기 오염과 교통사고 사망자의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터다. 1970년대 미국의 풍경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가 높은, 즉 적은 기름으로 먼 거리를 갈 수 있는 차량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일본 자동차는 오일쇼크 이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 친환경을 맞췄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질주는 괄목할 만했다. ‘환경 대응 없이는 미래도 없다.’ 도요타의 캐치프레이즈다. 도요타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다. 1997년 출시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자동차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가려서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를 대량 생산, 상용화를 가능케 했다. 획기적일 만큼 저렴한 연료비로 친환경차라는 찬사를 받았다. ‘꿈의 차’라는 별칭도 붙었다. 도요타는 2007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1200만대라는 대규모 리콜 사태가 터졌다. 가속 페달이 들러붙는 현상으로 급발진·급가속 문제가 생겼다. 창업주의 4세대인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미국에서 제기된 리콜 소송은 4년 뒤인 2011년 무죄 평결을 받았다. 원고 측이 전자시스템상의 결함을 입증하지 못한 이유에서다. 도요타는 급발진 사고와 관련된 나머지 소비자들에게 합의금으로 12억 달러를 줬다. 아키오 회장이 최근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해 “과거 1세기 동안 가솔린 엔진이 주류였지만 앞으로 100년은 친환경”이라고 내다봤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운전자에게 자유와 결정권을 주는 무엇”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해 사고를 막고 더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으로 한층 매력을 높인 자동차라는 취지다. 자율주행자동차를 포함해 전기차·수소차 등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의 연구개발에 연간 1조엔(약 10조 3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미래를 겨냥한 전방위적 투자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도요타의 선제적 대응이다. 도요타는 올해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 TRI(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투트)를 설립했다. 5년간 투자액이 10억 달러다. 스마트카인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술의 확보를 위해서다. 전초기지인 셈이다. 최고경영자로 로봇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질 플랫 전 MIT 교수를 영입했다. 미국 포드사와도 기술 협력을 맺었다. ‘할 수 없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해 보라.’ ‘개선은 영원히 한다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전통적인 도요타의 경영 방식이다. 도요타의 파격적인 도전은 한국 자동차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특별기고] “어떤 산업과도 융합 가능…드론 불법유통 막고 저변 넓혀야”/박관민 드론협회장

    [특별기고] “어떤 산업과도 융합 가능…드론 불법유통 막고 저변 넓혀야”/박관민 드론협회장

    무인기, 드론이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드론은 어떤 장비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어떠한 산업 분야와도 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 목적으로 처음 개발된 드론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분야였다. 대부분 감시·정찰용 대형 드론 위주로 발전했지만 최근 각종 산업 분야와 융합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영화 제작, 건설현장, 스포츠 등에서 드론의 활용은 보편화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도 드론을 위한 독립 전시공간을 마련할 정도로 드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뜨겁다. 격변하는 드론 생태계 속에서 우리나라는 드론 산업의 불모지에 가깝다. 현재 상업용 드론 생산업체 중 중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취미용 드론 시장의 주도권은 중국 업체가 쥐고 있다. DJI를 필두로 한 중국 드론 업체들은 시장성이 불확실한 시기부터 제조를 시작해 현재는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시장의 장벽이 형성된 것이다. 특수 드론과 군사용 드론은 미국이 독보적이다. 드론 산업 발전은 단순히 드론 기체의 발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산업 생태계가 동반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처럼 드론 산업의 파급 효과는 아주 크다. 세계적 드론 생태계를 누가 선도하느냐에 기업과 국가 산업의 미래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드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 저변 확대다. 우선 드론레이싱대회, 드론 사진전 및 영상전, 취미용 드론 비행을 위한 공간 확보 등으로 일반인의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군사용 드론 위주에서 민간, 상업용 드론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이는 시기에 기본적인 저변 확대가 이뤄져야 다양한 응용, 파생 분야가 발전할 수 있다. 드론 동아리 지원 및 경진대회 개최 등 드론 개발 인재 육성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드론의 불법 유통을 막아야 한다. 현재 국내 상업용 드론 시장에는 인증을 거치지 않은 불법 드론들이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있다. 드론의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방해 요소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앞으로 드론 활용에 필수적인 운영체제 및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 세계적으로 이미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해당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 과학인재 40만명 늘려… 1%급 과학자 300명 발굴

    과학인재 40만명 늘려… 1%급 과학자 300명 발굴

    2020년까지 국내 과학기술 인재가 40만명 늘어난 220만명으로 확대된다. 과학기술인연금이 사학연금의 90% 수준까지 높아지는 등 종사자에 대한 처우도 개선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7일 ‘제10차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개최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3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과 ‘제3차 연구성과 관리·활용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 인재 육성계획은 이공계 기피 현상을 누그러뜨리고 도전적 과제 해결에 나설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 180만명이었던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2020년까지 22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17년까지 세계 톱 1% 정상급 과학자도 300명 발굴할 계획이다. 과학기술 인재의 취업과 창업 역량도 강화된다. 구인과 구직자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일과 경험을 넓힐 수 있는 산업현장 실습 프로그램 시행대학도 지난해 13개에서 2020년 60개까지 늘리고 지역특화 산업학과 17개를 신설하고 창업 학위과정도 새롭게 운영한다. 이공계 대학의 교육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나 산업연계 교육 선도대학 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학제 간 융합전공 신설, 미래 난제 해결을 위한 도전적 연구,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육성 강화도 추진키로 했다. 해외 우수 연구자 유치를 위한 외국인의 기술 창업기반 확충과 외국인 유학생의 중소기업 인턴십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2014년 956개였던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2020년 2000개까지 늘려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경력 단절을 막는 데 활용키로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학기술인 재교육을 위해 과학기술인 경력개발센터를 설치한다”며 “미래 수학, 과학 교육 표준안도 개발해 초·중등 단계 때 받은 이공계 교육이 대학과 연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제3차 연구성과 관리·활용 기본계획은 연구성과가 기업체나 산업 현장에 이전돼 상용화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선 연구성과 확산을 위한 사업 예산이 전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14년 2.9%에서 2020년 4.5%까지 늘릴 계획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총 R&D 비용은 63조 7000억원으로 미국의 8분의1, 일본의 4분의1 수준이다. 기본계획은 또 정부출연구기관이 보유한 연구 장비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활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율을 80%까지 높이기로 했다. 공공 연구성과를 활용한 연구소 기업은 2014년 53개에서 2020년 15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고급 연구원의 연구역량 개발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특허기술을 국내에서 우선 사용하도록 한 국내 우선실시 제도나 공공 R&D 성과를 중소기업에 우선 이전하도록 한 제도를 활성화해 특허 및 기술의 해외 진출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대기업 신기술로 무장하라” “융합산업 막는 규제 풀어라”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새해 수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4일 고비용 저효율을 개선하는 혁신과 구조조정을 핵심 과제로 꼽으면서 중장기적 연구개발(R&D) 투자와 미국, 유럽 등 성장세를 보이는 선진국 수출 시장으로의 정보력과 수출선을 복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올해 수출 전망치가 5382억 달러로 전년보다 2.1%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제품, 석유화학, 섬유류 등의 수출 여건은 나아질 것으로 봤지만 가전, 반도체, 선박,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등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 속에 대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이 늘면서 과거처럼 수출이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대기업들은 신기술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뚫고 수출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수출 정보를 주며 무너진 수출선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획기적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허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위주 제조업에서 탈피해 금융, 진단분석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와 온라인을 활용한 교육·보험 판매 등 서비스업의 수출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의 국내 성형관광 등도 대표적 서비스업 수출산업으로 지목했다. 유럽연합이 관심을 갖고 있는 메르코수르(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신흥국과의 FTA와 정부조달협정, 다자간서비스협상(TISA) 등 복수국 간 자유협정도 계속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글로벌 공급 체인이 역내 무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남미 4개국 등 신흥국 및 일본과의 FTA를 확대하고 메가 FTA에 적극 참여하는 개방 지향적인 통상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맥박을 재는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등 전자·의료를 포함한 융합산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실질적 금융 지원을 통한 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신규 산업으로의 투자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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