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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청 냉각관계 ‘상갓집 해빙’?

    “이 장관은 나와 적이라고 하던데. 정말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옆자리에 앉은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농담을 건네자, 이 장관은 껄껄 웃으며 자양강장제를 내밀었다. 그러자 이 의원이 “역시 실세 장관은 좋은 걸 마시네.”라고 했고,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당·청 관계복원 전방위 노력할 듯 잠시 후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들어와 이 의원 맞은편에 앉았다. 이 의원은 “임 실장은 내 편이라던데….”라고 말했고, 또다시 웃음이 터졌다. 지난 14일 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여권의 실세들이 모두 모였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 부친상을 조문하기 위해서였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파문에 따른 ‘권력 투쟁설’이 불거진 뒤였지만 상갓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안상수+이재오 vs 이상득+임태희’ 막후 대립설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 거물 조문객들은 둘째 아들이 서울대 로스쿨에 부정입학했다는 민주당의 허위 폭로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한목소리로 걱정하며, 민주당을 성토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오후 4시쯤 미리 조문했다. 특히 이 장관은 “예비합격자 명단을 봤더니 안 대표 아들은 정당하게 합격했더라. 안 대표보다 아들이 더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 쪽에서 온 인사들은 “언론이 한번 나서서 정동기 후보보다 나은 사람을 찾아보라.”며 정 후보자 낙마에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상득 “정치관여 않는다지 않았느냐” 비록 당·청 간 여진은 남아 있겠지만, 이날 상갓집 분위기처럼 양측은 ‘관계 복원’을 위해 전방위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16일 “대통령이 이번 일로 화가 많이 나 있고, 앙금이 쉽게 가시지는 않겠지만, 당·청 간 불협화음은 정권재창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상득 의원은 “내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느냐. 내 나이 70이 넘었는데 그것 하나 못 지키겠느냐.”면서 “지금 이 나이에 권력을 누려 뭐하겠느냐. 목숨이 붙어 있는 것만도 다행이지.”라고 누차 강조했다. 소장파 초선 의원들은 이 의원의 말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신년 인터뷰]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신년 인터뷰]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남북관계 전문가로 손꼽히는 박재규(전 통일부 장관) 경남대학교 총장은 3일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핵화 선언’을 기다리기보다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을 설득함과 동시에,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남북관계 진전을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0년 가까이 학자 및 당국자로서 남북관계를 다뤄온 박 총장은 “평화통일이 될 때까지 남북은 서로 밀고 당기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지난해 멈췄다고 비관적일 필요는 없으며 다시 틔워 가는 지혜를 발휘, 올해 속력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서울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북핵 등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불안했다. 북한의 도발 배경과 지난해 남북관계를 평가한다면. -북한이 경제상황 악화, 북핵협상 정체, 남측과의 교류·협력 중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 등 어려운 국면에서 탈피하기 위해 남측과 미국을 압박, 대화 재개를 위해 도발한 것으로 본다. 연평도 포격 2주 전 미국 핵전문가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에게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도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핵문제를 이슈화해 협상 필요성 제기와 함께 경제 실리를 얻으려는 것이다. 지난해 남북관계는 지속되는 대립·대결구도 아래 진전보다 긴장 고조로 악화된 상황을 초래했다. →북한이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 농축, 경수로 건설 공개 등 핵개발 의도가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의 핵개발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은 김정일 스스로 ‘핵 없는 조선은 없다.’고 밝힌 것처럼 사회주의권 붕괴와 동독의 서독으로의 통합을 보면서 북한체제를 지키고 흡수통일을 막기 위해 핵개발을 시작했다.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가 수령님의 유훈’이라고 언급, 미국이 체제인정과 안전보장을 하고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한다면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우라늄 농축 카드를 꺼낸 것은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고강도의 압박 카드다. 이번에 공개한 원심분리기와 실험용 경수로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이미 확보한 플루토늄 핵무기를 기정사실화하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블러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이미 6자회담 재개, 핵사찰 허용 등의 의사를 밝혔고 신년사설에서 남북대화 추진을 강조했다. 북한의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표면적으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며 미국이 주장하는 회담 재개 전제조건에 일정 부분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불능화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사찰단을 불러 경수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이 핵의 평화적 이용권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비핵화의 진정성으로 인정하기 힘들다. 북한은 올해 후계 구축, 강성대국 진입을 위해 국내외 안정이 필요하다. 중·러가 남북관계 개선을 권고, 조만간 다양한 대화 제의를 해올 것이다. 그러나 남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또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벼랑끝 전술’로 나갈 수도 있다. →북핵 등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미 간 공조에 대해 평가하고,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심화에 따른 대중·대러 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미 공조는 효과적으로 잘 되고 있다고 본다.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 워싱턴을 겨냥한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바마 미 정부가 먼저 남북관계 개선 및 북한의 선 행동을 요구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한편으로 북·중·러 협력도 강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대결상황에서는 중국의 부상과 발언권 강화가 구조적으로 동북아에서 미·중 간 기싸움을 불가피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하는 중국의 대북 지원과 지지, 그리고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의 대북 개입은 한국이 한·중 관계와 한·러 관계에 외교력을 투자해도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감싸고 있다. 북·중 관계에 대해 전망해 달라. -북·중은 자국의 이익 추구를 위해 긴밀한 공조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자국의 발언권,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북한의 전략 가치를 중시하고 북한은 경제난 해결과 6자회담 재개, 국제사회의 제재 해소, 후계체제 조기 정착, 내부체제 결속 강화 등을 위해 중국의 후원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정치·군사분야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 교역을 넘은 투자로 더욱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한국과 미국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 등 대북정책이 ‘무대책의 기다림’이라는 비판도 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는 대북정책에 원칙을 갖고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지원 및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해 한계가 있다. 또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은 남북관계에 대립과 대결의 악순환을 가져와 긴장 고조를 지속시키고 있다. 한·미 동맹에 따라 군사안보는 강화됐으나, 남북 간 소통이 안 돼 화해·협력의 수준은 퇴보했다.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바람직한 남북관계, 대북정책에 대해 제언한다면. -김정일 위원장의 ‘비핵화 선언’을 기다리기보다는 6자회담을 통해 한·미가 중심이 돼 북한을 설득함과 동시에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남북 간 극단적인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핵문제 해결의 전기 마련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북 제재·봉쇄 일변도 정책은 한반도 안보와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고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시도가 없으면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며, 안보불안 지속이 불가피할 것이다. 대화와 제재의 적절한 배합과 전략적 운용을 통한 실천적 대북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은이 북한 후계자로 등장했다. 김정은 시대에 대한 전망은.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김정은 후계자 내정을 인정했지만 후계체제 구축이 정착하는 데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김정은 후계체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북핵, 만성적 경제난, 국내외의 지도자로서의 능력 인정, 후계자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한 권력기반 확충 등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급변사태와 붕괴,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가능성은 있나.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에 의한 붕괴 가능성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로 인한 정권교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9월 28일 북 노동당 대표자회에서도 보았듯이, 김정일 체제 강화를 통해 김정은 후계체제를 안정적으로 확립해 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체제결속과 함께 후계작업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북한체제 유지·결속에 어려움이 있어도 중국이 막후에서 지원·협력과 조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 관리를 하고 있어 체제붕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무리한 통일보다 평화통일을 위해 대화와 설득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경축사에서 통일세를 언급한 이후 통일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바람직한 통일 준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 -대통령의 통일세 언급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평화통일을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통일 이후 비용을 미리 준비하자는 제안 역시 미래를 대비해 필요한 기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독일도 통일 이후 동독 재건 비용으로 20년 동안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됐고 지금도 계속 투자되고 있다. 통일 이후 비용 마련 차원에서도 남북이 화해·협력을 지속해 북한경제를 회생시키고 북한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른바 선투자 개념으로 통일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재원 마련 방식은 세금 징수가 아니라 남북협력기금을 늘려 미리 적립하거나 국가예산에 포함시켜 일정 기간 적립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새해 남북관계를 위해 북한을 상대로 충고한다면.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인 ‘비핵화’와 함께 고깃국에 쌀밥, 기와집에 비단옷 등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 해결을 3대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제재 해제와 경제 발전을 위한 김정일 위원장의 결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박재규 前 장관은 누구 ●1944년 경남 마산생 ●1967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 졸업, 1969년 뉴욕시립대 대학원 졸업, 1974년 경희대 정치학 박사 ●1973~1986년 경남대 교수·극동문제연구소장 ●1986~1999년 경남대 총장 ●1999~2001년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2005~2009년 북한대학원대 총장 ●2006~2008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 ●2003~현재 경남대 총장 ●2009~현재 대통령자문 통일고문
  • 中대사관 ‘베이징 스쿨’ 관리 나섰나

    中대사관 ‘베이징 스쿨’ 관리 나섰나

    주한 중국대사관 측이 최근 연말을 맞아 한국 외교통상부 내 중국라인들을 그룹별로 초청해 성대한 만찬을 연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특히 현재 직접적으로 중국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당국자들뿐 아니라 과거 중국 관련 업무에 종사했거나 중국에서 연수한 인연이 있는 당국자들까지 빠짐없이 만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급성장하는 국력을 기반으로 한국 내 친중(親中)라인 내지, ‘베이징 스쿨’ 관리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대사관 측은 이달 중순 외교부 동북아시아국 소속 당국자 20여명을 서울 시내 모 식당으로 초대해 송년회를 겸한 만찬을 가졌다. 대사관 측은 또 비슷한 시기 다른 국·실에 근무하는 중국통(通) 간부와 직원들을 소그룹으로 나눠 서울 강남 등지에서 별도로 만찬을 베풀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아주 성대한 만찬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어느 나라 대사관이나 연말이 되면 주재국 외교부 당국자들을 초청해 송년회를 여는 게 관행”이라며 “그런 만찬은 예년에도 가져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나 대사관은 주재국 외교부에 민원을 부탁해야 하는 ‘을(乙)’의 처지이기 때문에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식사를 대접하는 게 다반사라는 얘기다. 관계자는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도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을 초청해 송년회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관련 업무를 맡지 않고 있는 당국자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다른 국·실에서도 중국대사관 측의 초청을 받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떤 범위까지 초대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중국대사관 측이 ‘각개격파식 만찬 세례’를 퍼부은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이에 따른 한국의 군사훈련으로 한·중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중국대사관 측이 막후에서 대대적인 만찬을 제공한 점이 주목된다.”고 했다. 한편에선 다른 나라 외교관들이 중국 측의 이 같은 ‘물량공세’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는 얘기도 들린다. 소식통은 “일본대사관도 과거에는 푸짐한 만찬을 베풀었는데, 요즘은 규모가 작아졌다.”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대사관 판공비가 인색하기 때문에 중국처럼 통 크게 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0년 관행 깬 中외교… 왜

    20년 관행 깬 中외교… 왜

    중국 외교부의 ‘관례’가 20년 만에 깨졌다. 중국 외교부의 수장인 외교부장이 해가 바뀌면 아프리카를 가장 먼저 찾는 관행이 내년에는 불가능하게 됐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새해 벽두인 3일부터 7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둔 사전조율 성격이다. 양 부장은 지난 2007년 취임 후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새해 첫 닭이 울자마자 아프리카로 달려가는 ‘전통’은 1991년 당시 첸지천(錢其琛) 부장이 만들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서방의 중국 고립정책이 강화되자 ‘탈출구’로 아프리카를 택하면서부터다. 첸 부장은 1991년 에티오피아 등 4개국, 1992년 세네갈 등 6개국을 방문했다. 이후 외교부장이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관례가 생겨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전통’을 깬 양 부장의 미국행은 그런 점에서 베이징 외교가에 적지 않은 놀라움을 안겨줬다. 양 부장이 아프리카가 아닌 미국을 새해 첫 방문지로 택한 것은 후 주석의 방미 및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중국과 후 주석 입장에서 얼마나 중 요한지 방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구미’에 맞는 여러 가지 조치들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에서 “중국이 북한을 상대로 막후에서 모종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안화 환율 역시 지속적으로 절상되고 있다. 중국외환교역센터가 29일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1달러당 6.6247위안. 지난 21일 이후 외환시장이 열린 7일 연속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 외환 당국은 핫머니 유입 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후 주석 방미 전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도적으로 방치, 중·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 ‘예봉’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오릭스의 외국인선수 영입 이승엽에 변수?

    오릭스의 외국인선수 영입 이승엽에 변수?

    이승엽의 오릭스 버팔로스 구단의 오프시즌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시즌 단숨에 우승까지 넘보는 오릭스는 최고 155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외국인 투수 알프레드 피가로, 그리고 내야수 마이크 해스먼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력보다 투수력이 약해 마운드 보강에 중점을 둘것으로 예상됐던 오릭스가 헤스먼을 노리는 것은 다소 뜻밖의 일이다. 헤스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미국대표로 출전해 한기주(KIA)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려 국내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선수. 포지션은 1루와 3루 모두 가능하다. 이승엽 입장에선 헤스먼의 존재가 껄끄러운게 사실이다. 만약 헤스먼의 오릭스 입단이 확정된다면 기존의 3루수인 아롬 발디리스, 그리고 1루수 이승엽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여기에다 소프트뱅크 이적이 확실시 됐던 알렉스 카브레라의 거취문제가 불투명해지고 있어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다. 일본은 1군 엔트리에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둘수 있다. 하지만 어느 한쪽(투수 또는 타자)으로만 모든 엔트리를 채울수 없기에 최소 한명의 투수는 1군 엔트리에 포함돼야 한다. 즉 카브레라까지 남는다면 이 4명의 외국인 타자들중 한명은 1군에 포함시킬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오릭스 구단에서 보여준 이승엽에 대한 기대치와 한국시장에 오릭스의 모기업을 홍보하겠다는 의지로 봤을때 기회의 우선권은 이승엽이 유리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이승엽의 부활여부와는 상관이 없다. 오릭스가 이승엽에게 원하는 것은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달라는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으로서는 내년시즌 초반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규시즌 개막후 일정기간동안은 이승엽에게 먼저 기회가 갈것으로 보여 이 기간동안의 활약여부가 앞으로 이승엽의 입지를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릭스 구단은 국내 야구팬들에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팀이다. 일본내에서도 인기가 없는 대표적인 팀이 바로 오릭스다. 이것은 같은 오사카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절대인기의 한신 타이거즈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몇년간 스타플레이어라고 할만한 선수의 출현이 없었던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오히려 일본토종 선수들보다 터피 로즈나 알렉스 카브레라와 같은 외국인 홈런타자들의 인지도 더 높았을 정도다. 그러나 한가지 주목해야할 부분이 있다. 다름아닌 최근 몇년간 오릭스가 보여준 독특한 외국인 선수의 활용법이다. 오릭스 구단은 외국인 선수에게 이끌려 가지 않는 팀이다. 무슨 말이냐면 싼값에 데려와서 써먹다가 몸값이 높아지려 하면 선수가 원하는 조건을 무조건 수용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승엽에겐 먼 훗날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이것 역시 참고사항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오릭스가 외국인 선수를 다루는 스타일 메이저리그의 위대한 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전 시애틀)와 같은 동향출신인 터피 로즈는 지난해까지 오릭스에서 활약하다 시즌 후 방출됐다. 킨테츠 시절인 2001년에 55홈런을 쳐내며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로즈는 2005년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후 일년동안 일본을 떠나있다 2007년 오릭스에 입단했다. 당시 로즈가 받은 연봉은 4,800만엔. 잠시 일본을 떠났던 로즈지만 이후 화끈한 홈런포 등을 앞세워 팀의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지난해 로즈의 연봉은 3억2천만엔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로즈는 시즌 후 오릭스에서 퇴단된다. 로즈는 3억5천만엔을 요구했지만 구단에서 받아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상등의 이유로 84경기 밖에 뛰지 못한 것도 원인중 하나지만 올해로 만 42살이 되는 그의 나이를 감안할때 싼값에 데려와 써먹을만큼 써먹었다는 판단에서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의도된 선수 키우기였는지는 몰라도 로즈가 떠난후 올해 오릭스는 외야수 T-오카다가 제대로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팀의 주포로 자리잡았다. 아직 거취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알렉스 카브레라도 터피 로즈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브레라는 세이부 라이온스 시절인 2002년 55홈런을 기록하며 역시 이부문 일본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타자다. 세이부 시절인 2007년 카브레라는 무려 6억엔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시즌을 끝으로 세이부에서 방출된 카브레라는 이듬해 오릭스로 이적하면서 겨우(?) 2억5천만엔의 헐값에 계약을 했다. 물론 카브레라는 오릭스에 입단할 당시 불거진 약물문제로 인해 계약상 손해를 본 케이스지만 올해 그는 2억7천만엔의 연봉을 받으며 꺼져가는 불씨를 이어오고 있는중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후 카브레라는 2년계약에 연봉 3억6천만엔을 요구하다 오릭스로부터 방출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소프트뱅크와의 이적협상이 여의치 않는 걸로 알려지면서 다시 오릭스와 계약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 스스로 몸값을 낮추지 않으면 오릭스 잔류가 힘들다는게 일본언론들의 중론이다. 아롬 발디리스는 지난해까지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다 올해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타자다. 한신에서 성적부진으로 방출된 발디리스의 올 시즌 연봉은 겨우 3천150만엔. 2009년 타율 .103로 최악의 외국인 선수중 한명이었지만 올해는 타율 .301 홈런 14개를 쏘아올리며 전형적인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라는걸 확인시켰다. 오릭스에 와서 꽃을 피운 케이스라고도 볼수 있는데 단 1년만에 상전벽해와 같은 발디리스의 이러한 변화는 실로 놀라운 일이다. 어쩌면 발디리스의 예가 이승엽으로서는 내년시즌 재기를 꿈꾸는데 있어 희망이 될수 있다. 이렇듯 오릭스는 다른팀에서 방출됐거나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를 저렴한 금액으로 영입했다가 몸값이 치솟으면 계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재계약에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몸값이 싼 선수를 영입해 활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것과는 별도의 의미가 있다. 아직 확정된것은 없지만 내년시즌 국내 중계권 문제가 해결되면 오릭스가 이승엽에게 지불한 몸값은 오히려 남는 장사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美·中, 서해훈련 사전조정 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현재 실시 중인 서해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막후 의견교환을 통해 크게 3가지 사항에 합의했다고 장성민 전 민주당 의원이 주장했다. ‘세계와 동북아 포럼’ 대표이기도 한 장 전 의원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로부터 입수한 정보”라면서 그 내용을 소개했다. 장 전 의원에 따르면, ①미국은 서해 훈련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수용해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충남 태안반도 이북으로 올라가지 않고 ②대신 중국은 훈련 기간 중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석유 파이프를 차단하는 한편 ③미·중 양국은 서해 훈련이 끝난 뒤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는 등 대화국면 전환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포토]한미연합훈련은 끝났지만 여전히 긴장감 고조 장 전 의원은 “미군이 연평도 인근까지 올라가서 강력한 대북 무력시위를 했으면 하는 한국민의 바람과 달리 미 항모가 태안반도 이남에서 훈련을 하는 것은 이런 내막 때문”이라면서 “지난 천안함 사건 때에 비해 이번엔 중국의 반발이 약한 것도 미·중간 사전 교감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훈련 기간 중 중국은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 3개 중 1개를 차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우라늄 농축 의혹을 받아온 북한이 제네바 합의 파기를 선언하자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단둥(丹東)에서 신의주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3일간 잠근 전례가 있다. 그러나 미·중이 6자회담 재개를 추진키로 했다는 ③번 합의사항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류와 상반되는 것이다. 지난 28일 중국은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한·미·일 등은 즉각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장 전 의원은 “한반도에 무력충돌 가능성이 위험수준에 다다랐다고 미·중 양국이 판단, 위기 관리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공감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약탈’ 마추픽추 유물, 100년 만에 고향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마추픽추 유물이 내년 7월 마추픽추 발견 100주년을 앞두고 1세기 만에 페루로 돌아간다. 미 예일대학이 보관하고 있는 마추픽추 유물을 전량 페루에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예일대학으로부터 2011년에 마추픽추 유물을 모두 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일대가 보관 중인 마추픽추 유물은 4만6000점에 이른다. 반환되는 유물은 예일대학이 페루 쿠스코 지방의 산안토니오 대학에 전달된다. 페루 정부는 특별예산을 편성, 마추픽추 유물 전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마추픽추 유물은 1912-1916년 대거 미국으로 건너갔다. 예일대는 연구를 이유로 유물을 대여 형식으로 빌려갔다. 대여계약 기간은 18개월이었지만 대학은 100년째 반환하지 않고 있었다. 페루 정부는 2007년 예일대에 유물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대학은 “잉카문명 유물을 소장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알란 가르시아 정부는 예일대를 상대로 커네티컷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페루 국민들은 예일대의 행위를 문화재 약탈로 규정하면서 반환을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다. 페루 정부는 시위를 막후에 전폭 지원했다.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은 “유물을 모두 반환키로 한 예일대학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마추픽추 유물에 대한 예일대학의 그간 연구실적을 (무시하지 않고) 인정하겠다.”고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남북 물밑행보 가속화… 해빙 돌파구 찾나

    남북 물밑행보 가속화… 해빙 돌파구 찾나

    지난 주말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열린 남북 민화협 관계자들의 비밀 접촉에서 북측이 대북 지원 및 남북 정상회담 개최 추진 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를 맡고 있는 김덕룡 남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면서 연말을 앞두고 남북 간 물밑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비밀회동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남북 간 관련 접촉은 없었다며 정상회담 추진은 때가 아니라고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북측이 최근 적십자회담·군사회담에 이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까지 제안하는 등 대남 대화 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남북 민화협 간 접촉이 이뤄지면서 남북관계가 돌파구를 마련,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최근 남북 간 대화 분위기는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적십자회담 등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형성됐다. 천안함 사태 및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등에 대한 북측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정치권 등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찾자는 의견도 제기되기 시작했다. 정상회담이 추진되면 막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적십자회담·군사회담 등 실무회담이 이뤄지고 있는데 정상회담은 이런 것으로부터 조성되기 힘들다. 큰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 대북 소식통은 “정보당국 등 고위급에서 최근에도 직간접적으로 대북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빠지기 전인 내년 여름까지 정상회담을 개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늦어도 연말부터는 준비해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추진이 무르익을 때까지 남북 간 기싸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북측이 적십자회담을 통해 쌀 50만t, 비료 30만t 등 대규모 지원을 요청하고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요구하면서도 천안함 사태 등에 대한 입장을 고수할 경우 우리 측도 정상회담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17일 “금강산관광 재개 관련 회담을 하려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에 대한 동결·몰수 조치부터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을 보냈다. 남북관계의 향방은 오는 25일 예정된 적십자회담에서 대북 지원 및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에 대한 협의 결과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MB, 스스럼없는 ‘스킨십 외교’

    12일 아침 8시 20분쯤 G20 서울 정상회의 회담장인 강남 코엑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입장할 차례가 되자 다른 정상들이 들어올 때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문앞까지 마중을 나갔다. ●印尼대통령에겐 손잡고 첫인사 인도네시아 화산 폭발 피해 복구 때문에 전날 밤 늦게 도착한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첫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였다. 이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위로의 말을 건넨 뒤 진심을 전달하려는 듯 ‘애인처럼’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국제외교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강한 친밀감을 한국적으로 표현한 셈인데 유도요노 대통령도 흡족한 표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도 특유의 ‘스킨십 외교’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웬만큼 친한 정상들과는 ‘포옹’이 기본이었다. 아직까지는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도 강하게 포옹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할 때는 양 손을 내밀며 환영했고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와 사진촬영할 때는 두 사람의 가운데 서서 양쪽으로 어깨동무를 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정상들과 평소 돈독한 인간관계로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에 무난한 회의 진행을 하며 막후 조정이 가능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폐회 선언에 앞선 마무리 발언에서 “회의를 빠르게 진행했다. 몇분이 양보해 주니까 G20 전체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이런 정신이 향후 G20 운영에도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양보 정신’을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과 평소 친분 유지 당초 실무진이 써준 원고에는 들어 있지 않던 내용이다. 이 대통령이 평소 정상들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쌓아왔기 때문에 회의 때 서로 발언하려는 것을 조정하고, 민감한 문제에 반박하며 갈등을 빚는 일을 유연하게 피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수·김상연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위기 넘어 다함께 성장할 ‘서울선언’ 기대한다

    G20 정상회의가 오늘과 내일 서울에서 열린다. G20 정상회의가 신흥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G20 정상회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모임인 G7(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회원국에서만 열렸다. 내년의 정상회의도 프랑스에서 열린다. 이런 점에서 신흥국 중에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의미는 작지 않다. 6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면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에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G20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열리게 됐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비롯한 신흥국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G7만으로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G20은 현재 세계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최상위 국제회의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서울회의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서울회의의 주요 의제는 환율갈등 조정, 글로벌 불균형 해소,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의제는 환율전쟁이라는 말까지 있는 환율갈등을 원만히 조정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회의의 성패는 환율에 관한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정도다. 세계의 이목이 서울회의에 쏠리고 있는 게 당연하다. 환율갈등 조정·보호무역 배격 실질성과 나와야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환율문제에 상당부분 공감대가 이뤄졌으나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부양을 위해 6000억 달러를 시중에 풀기로 하는 양적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은 양적 완화 조치로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자국통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중국 위안화 저평가를 문제 삼은 미국이 공격 받는 상황이 됐다.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는 신흥국도 많다. 환율문제 갈등을 조정하려면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오늘 열리는 한·미, 한·중, 한·독 정상회담을 통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보호무역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는 목소리도 나와야 한다. 종전의 G20 정상회의와는 달리 이번에 처음으로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보호무역을 배격하는 내용의 사전보고서가 채택됐지만 정상회의에서도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2년 전 전 세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에서는 금융시장 안정조치와 확장적 재정정책의 국제공조가 이뤄지면서 세계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서 점차 벗어남에 따라 자국 이기주의로 가려는 기류가 역력해지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만 집착하거나 보호무역에 눈을 돌리는 순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각국은 전 세계가 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국·개도국 가교역할로 국제적 위상 높여야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해결은 물론 세계경제의 동반성장 달성을 위해 막전·막후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의제로 정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개도국 지원 어젠다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과 최빈국에서 어엿한 신흥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살려 비회원 개도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우리나라만큼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도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하기에는 제격이다. 중재와 조정을 통해 위상을 높이는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의장국으로서의 조정역할을 충실히 해 이번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야 한다. 서울 정상회의가 금융위기 이후의 위기 극복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나라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는 등 국격(國格)은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글로벌 균형 성장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이 나와 서울회의가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 [G20 정상회의 D-2] 청사초롱서 서울선언문까지… 100여 스태프 1년 ‘구슬땀’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를 사흘 앞둔 8일 G20 준비위원회 직원들은 막바지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어느 사무실을 가봐도 참가국 실무진들과 영어로 오가는 통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고 회의실마다 머리를 맞댄 채 열띤 논의가 한창이다. 만추의 인왕산이 보이는 삼청동 28-1 한국금융연수원의 별관, 3층짜리 회색건물에 자리잡은 G20 준비위가 ‘법률적 근거’를 부여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9일이다. 같은 달 23일 현판식을 내걸고 ‘서울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라는 지상명령을 위해 숨가쁜 세월을 달려왔다. 100여명의 스태프들 가운데 70여명이 각 부처에서 파견된 인원이고 나머지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을 기원하는 ‘청사초롱’ 문양의 로고 선정부터 두 차례의 G20재무장관회의는 물론 현재 서울선언문 조율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며 ‘마라톤 준비’를 해 온 것이다. 회의가 다가오면서 대부분 스태프들은 행사장인 코엑스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부만 삼청동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준비위원회는 크게 세개 부서로 나뉜다. 의제를 총괄하는 기획조정단, 회의장을 마련하고 정상들이 묵을 숙소 등을 준비하는 행사기획단, 언론 홍보를 맡는 홍보기획단이다. 기획조정단은 정상회의 직전까지 막후에서 회원국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셰르파(교섭대표)인 이창용 단장을 주축으로 최희남 의제총괄국장, 김용범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 권해룡 무역국제협력국장이 서울 정상회의에서 다룰 모든 의제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의제 선정부터 논의, 합의문 도출까지 한시도 긴장감을 풀 수가 없다. 이해 관계 자체가 복잡하고 돌발변수들도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환율 문제는 한 고비 넘길 만하면 다른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는 형국이라 서울회의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게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행사기획단은 이시형 단장을 중심으로 방한하는 정상과 정상 부인이 머물 숙소는 물론 회의장 조성, 정상들에게 줄 선물에 이르기까지 행사 전반을 책임진다. 행사기획단은 지난달부터 삼청동 베이스캠프에서 벗어나 정상회의가 열리는 강남 코엑스로 자리를 옮겨 준비작업 중이다. 홍보기획단은 김희범 단장을 중심으로 대내외 언론 홍보를 맡는다. 국제 여론도 G20 정상회의의 주요 고려 요소인 이상 홍보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서울 회의 때 준비위에 등록된 기자 수만 4000여명이며 이 중 외국 기자들이 1700여명이나 된다. 이에 따라 홍보기획단은 내외신 대변인을 따로 두고 있다. 내신을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 김윤경 대변인은 “불과 한달 전까지 G20 서울회의가 국내외 이슈에 묻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며 “오죽했으면 사공일 위원장이 연예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에 나가서 직접 홍보할 생각을 했겠느냐”고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오진암/김성호 논설위원

    한국 정치의 음습한 과거사엔 흔히 안가(安家)와 요정이 들춰진다. 안가가 1960∼70년대 군사정권 시절 은밀한 모임이 열리던 군부·권위주의의 공간이라면 요정은 70∼80년대 정치인, 고위관리, 기업인들의 회동이 이어진 막후정치의 산실. 말이 좋아 안가, 요리집이지 야합·공작의 현장이자 검은 거래의 중심이었다. 정치와 생활상의 변화로 사라져 갔지만 여전히 폐쇄적 뒷거래의 상징이다. 군사정권 시절 청와대 인근엔 12곳의 안가가 있었다. 군사정권 이후 대체처로 각광받은 요정도 수십 곳이 활황을 누렸다. 그중에서도 세상에 회자된 요정이라면 단연 오진암, 삼청각, 대원각(현 길상사) 등이 꼽힌다. 이른바 ‘밤의 정치’의 대표 무대. 걸어 들어오는 사람은 있어도 소형 차를 타고 오는 사람은 없다던 문턱 높은 음식점에서 콧대 높은 여종업원들의 시중을 받기란 서민들에겐 턱도 없었을 터. 그 문턱 높은 요정들이 이젠 복합문화공간(삼청각)이며 수행공간(길상사)으로 바뀐 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니 세상은 많이 변했다. 밀실의 안가를 대체한 요정정치의 효시격 공간은 오진암이라 한다. 마당에 멋진 오동나무가 있다 해서 반세기 전 고급 한정식집을 연 주인이 이름을 지었다는 ‘서울시 등록 1호식당’. 요정정치의 산실이라지만 예부터 유명한 문화공간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말기 당대의 화가였던 이병직이 살던 집이요, 경기민요의 대가 안비취가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후진을 키운 현장이다. 세상에 휩쓸려 변해 갔지만 그 터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고급 요정으로 명성을 떨치던 오진암의 거취가 화제다. 오진암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관광호텔을 짓겠다던 부동산개발사가 서울시의 이전·복원 요청을 받아들였단다. 오진암 본채며 행랑채, 정원 모습을 그대로 살려 옮긴다니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은 피한 셈이다.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북의 박성철 제2부수상이 만나 7·4남북공동성명을 논의했다는 역사적 현장.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거물 인사들의 단골요정에서 허름한 밥집으로 전락해 지난해엔 성매매 알선의 추태까지 전했던 오진암의 유전이 예사롭지 않다. 오진암이 문화재로서의 보존가치가 없다던 서울시가 오진암 이전·복원을 결정한 이유로 역사성을 들었다고 한다. 남아 있는 유·무형의 잔재는 고귀하기만 한 것일까. 사라지는 모든 것이 아름답진 않겠다. 이왕 역사성을 들춰 복원할 거라면 겉모습만 말고 그 안의 숨결도 숨김없이 살리는 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천신일 회장은 누구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이자 현 정권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1982년에 세운 세중여행사를 모태로 세중정보기술, 세중컨설팅, 세중엔지니어링 등 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세중나모 등 7개사 거느려 천 회장과 이 대통령은 학창 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다. 고려대 61학번 동기이며,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를 함께 한 ‘6·3 동지’로 끈끈한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 회장은 2007년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고려대 교우회장이 된 뒤 이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물밑에서 도왔다. ●다시 기소되면 실형 가능성 천 회장은 현 정권에서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P사 회장 인사 개입의혹과 함께 C&그룹의 로비 명단에 포함됐다는 의혹도 받고있다. 실제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천 회장이 이 사건으로 다시 기소되면 실형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부고] 키르치네르 前 아르헨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숨졌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보도했다. 60세. 언론은 의료진의 말을 인용, 남부 엘 칼라파테 시에 머물던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심장발작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으나 별세했다고 전했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남편으로 막후 실권자로 통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대신해 내년 10월 말 대선 출마 가능성이 유력시되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요미우리 ‘똥 구실’도 못한 선수는 이승엽?

    요미우리 ‘똥 구실’도 못한 선수는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시즌이 종료되면 감독과 선수들이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을 찾아간다. 이것은 일종의 보고형식의 행사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 혼자서 회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시리즈 우승이란 선물 보따리가 있어 선수단 전원(외국인 선수 제외)이 참가했는데 그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25일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와타나베 회장은 ‘작년에 활약한 선수가 금년에 모두 부진했다. 4년 계약으로 큰돈을 지불하고 똥구실도 못한 선수도 있다.’ 라며 이승엽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죽은 망자에 대한 예의도 사라져 버린 일본이라고는 하지만 지나친 발언이 아닐수 없다. 올해 4년연속 센트럴리그 우승에 실패한 요미우리는 결코 이승엽 때문에 실패했던 시즌이 아니다. 1군에서 써보지도 않고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이승엽이 어떻게 팀 성적과 연관이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엄청난 액수의 4년계약에 따른 본전생각이 날법도 하지만 그것은 요미우리 구단이 이승엽을 원해서 맺은 계약이다. 올 시즌 이승엽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면 이해는 하겠지만 큰 돈을 지불한것을 놓고 이승엽을 질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올해 요미우리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투수력이 철저하게 망가졌기 때문이다. 우츠미 테츠야(11승 8패)를 제외하곤 믿을만한 선발 투수들이 없었고 전반기까지 다승왕 페이스였던 토노 순의 후반기 침체는 팀 성적의 바로미터였다. 지난해 니혼햄에서 데려온 후지이 슈고(7승 3패)는 미국진출로 생긴 타카하시 히사노리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였지만 역시 제몫을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5승으로 다승 2위를 기록했던 딕키 곤잘레스는 올 시즌 리그 최다패(5승 13패)와 함께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마무리 투수 마크 크룬은 중요한 경기때마다 화끈한 불쇼로 덕아웃을 훈훈하게 했으며, 세스 그레이싱어는 부상과 재활로 인해 올 시즌 후반기에 겨우 합류했었다. 어떻게 보면 그레이싱어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팔꿈치 재활에 매달려야했다. 하지만 팀 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1군으로 올려 오히려 부상을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 어차피 쓸모가 없어지면 다른 선수로 교체하면 된다는 식의 출전감행이 선수 개인에게는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한것이다. 이것은 하라 감독의 조급함이 낳은 명백한 실수다. 또한 좌완 야마구치 테츠야를 선발로 전환시킨 것도 하라 감독의 판단미스다. 결국 시즌중 불펜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 역시 하라 감독의 오판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덧붙여 ‘점박이 투수’ 니시무라 켄타로의 선발전환 역시 실패로 끝났다. 선발투수의 빈곤으로 인해 급기야 7월에 아사이 히데키를 라쿠텐에서 데려왔지만 요미우리는 7월 이후에 더욱 무너졌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이승엽의 부진은 인정할만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이해할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카메이 요시유키는 이승엽만큼이나 올 시즌 부진했다. 하지만 2군 성적을 놓고 보면 .324의 이승엽이 카메이(.298)보다 좋은데 1군 엔트리 등록,말소가 있을때마다 하라 감독의 선택은 카메이였다. 이승엽이 8월 한때 10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하고 있을때조차 1군에서 부르지 않았을 정도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에 감각이 좋을때 써먹지 않으면 부침이 있을수 밖에 없다. 카메이는 한신과의 퍼스트 스테이지 두경기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결국 팀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이것은 형평성 차원을 떠나 처음부터 이승엽을 배제한 기용이었고 올 시즌 요미우리가 리그 3위에 그친 것을 이승엽으로 변명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2010년 요미우리는 완벽한 전력을 갖춘 팀이 아니었다. 전력약화가 우려됐던 투수쪽을 보강해야 했음에도 오프시즌동안 아무런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했었다. 여기에다가 기존에 믿었던 투수들의 난조까지 겹치는 바람에 설상가상이 됐다. 지난해 요미우리의 팀 평균자책점은 겨우 2.98에 불과했다. 2점대의 팀 평균자책점은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수치다. 하지만 올 시즌엔 3.89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점 가까이 치솟았다. 이러한 기록은 올해 요미우리의 성적부진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대변해 주는 수치다. 결국 올 시즌 요미우리의 실패 원인은 이미 시즌 전부터 문제시됐던 팀의 부족분을 채우지 못한 하라 타츠노리 감독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부진했기에 쓰지도 않았으면서 이승엽을 걸고 넘어가는 모양새는 변명거리에 불과하다. 문제는 투수진에게 있었는데 시즌 후 1군 타격코치인 시노즈카 카즈노리의 옷을 벗긴 것도 이해할수 없는 책임전가다. 와타나베 회장은 2007년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 오자와의 밀실야합을 주도한 인물이다. 일본정계의 막후실력자로 ‘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데 구역질 나는 그의 행보답게 생각하는 것 역시 대변스럽기 그지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데스크 시각]태광 母子와 정치/최용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태광 母子와 정치/최용규 사회부장

    태광산업 이선애(82) 상무. 태광그룹을 취재하던 2006년 2월, 칼바람 속에 서울 장충동 언덕길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여느 재벌가와 마찬가지로 안방마님을 직접 만나 볼 수는 없었지만 손에 쥔 그녀의 컬러사진에는 도도함과 강렬함이 물씬 묻어났다. 팔순을 넘긴 그녀가 장충동 2층 양옥집을 지키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기택이라는 야당 거물 정치인 동생을 둔 덕에 군사정권 시절 호되게 당했다. 틈만 나면 세무조사가 나왔고, 남편 이임용 전 태광 회장은 죽기 전까지 정치 알레르기를 보였다. 문 밖에서건 문 안에서건 자식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기업은 정치와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또 가르쳤다. ‘찍히면 죽는다.’는 본능적 위기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태광이 은행 돈을 거의 안 쓰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이선애나 이임용인들 태광을 재계 서열 상위에 올려놓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은행에서 돈을 왕창 얻어 기업을 키웠다가 느닷없이 회수라도 하는 날에는 어떠했을까. 엄혹했던 시절, 이임용·이선애 부부는 이런 상황을 꿰뚫고 있었다. 태광이 ‘베일에 싸인 오너’ ‘은둔의 기업’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런 태광이 또 한번 세찬 풍파를 만났다. 자칫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형국이다. 풍전등화 속에 태광의 대모(大母) 이선애 상무가 버티고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인 이 상무는 말이 상무이지, 이 회장 위세를 능가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태광의 연원을 보면 이선애가 태광의 막후 실력자이자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태광의 모체는 1954년 부산 문현동에 세워진 태광산업사이다. 이임용과 중매결혼한 이선애는 부산에서 소규모 직물공장에 손을 댔고, 기업이 커지면서 남편 이임용을 합류시켰다. 일본 유학생 출신인 이임용은 이 전까지만 해도 면사무소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이임용과 오늘의 태광을 일군 창업동지 이기화 전 태광그룹 회장 역시 이선애의 남동생이다. 또 이기택이 있다. 정치의 단맛보다는 쓴맛을 본 이임용과 이선애다. 정치의 정자(字)도 꺼내지 말라는 이들 부부의 철학은 태광의 기업철학이 됐다. 하지만 태광의 탈(脫)정치 전통은 아들 대(代)에 와서 허물어진다. 형의 사망으로 경영권을 쥔 이호진 회장이 섬유기업 태광을 금융과 방송기업으로 재편하면서 금기시했던 정치영역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1조원이 넘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무기로 정·관계 로비를 통해 기업 확장을 꾀한 의혹을 사고 있다. 정치 쪽으로 눈도 돌리지 말라는 선대의 기업철학이 자식 대에 와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면서 무너졌다. 처음엔 이호진 회장도 부친의 경영스타일을 따라했다. 언론은 물론 전경련에조차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청바지 차림으로 현장에 등장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소탈한 경영행보를 보였다. 예술에도 조예가 깊어 최고경영자(CEO)가 안 됐으면 예술가가 됐을 것이라는 말도 전해진다. 경영권을 둘러싼 어머니 이선애 상무와의 갈등이 파국을 낳았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으나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 현재로서는 검찰의 수사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전방위 수사라는 게 맞다. 그렇지만 세법 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단순히 오너가의 지분 편법 증여 차원은 아닌 것 같다. 만약 이 것이 사실이라면 세법이 아닌 다른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불법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혐의가 그중 하나다. 태광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치가 기업경영에 개입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태광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무조사는 막아냈지만 심장을 파고드는 검찰의 칼끝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ykchoi@seoul.co.kr
  • ‘환율평화’…G20 서울합의 추진

    ‘환율평화’…G20 서울합의 추진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내달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최근 확대되고 있는 각국의 환율 갈등이 보호무역주의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서울 환율 합의’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정부는 G20 의장국 지위를 최대한 활용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으로 환율 갈등을 중재한다는 내부 원칙을 세우고 오는 22~23일 경주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통해 ‘환율 전쟁’의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1차 중재를 시도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1차 자율 중재가 실패할 경우 환율 갈등 당사국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의장국 직권의 ‘중재안’을 정상회의에서 제기, 서울 합의를 시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는 세계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데다 대다수 G20 정상회의 참가국들이 환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환율갈등이 자칫 1930년대의 무역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을 회의 참가국들이 적극 주문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쉽지 않지만 서울 정상회의에서 2003년의 ‘두바이 합의’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환율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막전, 막후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IMF와 세계은행도 주요국들의 외환시장 개입을 우려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지 환율갈등을 봉합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바이 G7합의는 2003년 9월 두바이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이뤄진 “환율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한 선언을 의미하며 이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합의로서 ‘미니 플라자 협정’으로 불린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08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첫 G20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주목을 받았던 스탠드 스틸(Standstill·추가적인 무역보호주의를 취하지 않는 것) 원칙을 재차 확인하는 선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1차적으로 G20 경주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물론 최근 환율 갈등을 노출하고 있는 일본과 브라질,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을 집중적으로 설득, 서울합의를 위한 중재안 도출을 시도할 방침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줄곧 요구해 온 미국 정부도 15일로 예정됐던 올 하반기 ‘환율정책 보고서’ 발표를 G20 정상회의 이후로 연기하는 등 환율 갈등의 확대를 자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각국이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출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서 환율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보호무역주의로 비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환율 갈등을 풀지 않으면 세계경제가 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G20 회의에서는 ‘환율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선언이나 그 이상의 문구에 합의하고 은밀한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일만·유영규·이경주기자 oilman@seoul.co.kr
  • “강경한 中외교는 내부 권력투쟁 탓”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위안화 절상에 대한 양보 없는 강수, 자국 민주화 인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격한 반응…. 최근 들어 거칠어진 중국의 국제적인 행보 뒤에는 정권 교체기에 대한 불안정한 상황이 깔려 있다고 영국의 저명한 국제문제 연구기관 채텀하우스의 중국 전문가 케리 브라운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14일(현지시간)자 인터넷판을 통해 지적했다. 브라운은 15일 중국 공산당 17기 5중전회에 맞춰 쓴 기고를 통해 “중국의 외교정책은 전문관료가 아니라 당 정치국, 특히 9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결정된다.”고 지적하고 “최근의 강경한 외교적 대응들도 정치국 상무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오는 2012년 구성될 중국의 제5세대 집단지도체제는 예전과 달리 막후에서 조정할 유력한 원로가 없는 데다, ‘중국 주식회사’의 등기 이사 격인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7명이 연령 제한으로 은퇴하기로 돼 있어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권력 암투 등으로 인한 정치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 같은 불안정성과 일당 지배체제로 인한 공개 경쟁의 배제 속에서 대외 강경 정책은 현 권력자들과 향후 대권 경쟁자들에게 대중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좋은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2012년 권력이양 때까지 중국의 더욱 공격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을 맞닥뜨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오자와 국회 증언대 서나

    일본 집권 여당의 막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이 결국 국회 증언대에 서는 처지가 될 위기에 놓였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간 나오토 총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심사회로부터 강제기소 처분을 받은 오자와 전 간사장을 중의원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하도록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이 조만간 오자와 전 간사장을 만나 당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오자와 전 간사장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간 총리는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국회 증언과 관련해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의 의향에 관계없이 당이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이나 의견 조정 없이 오자와 전 간사장을 국회 증언대에 세울 경우 오자와 그룹 의원들의 반발로 당이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오자와 전 간사장은 자신의 정치자금 문제를 둘러싼 검찰심사회의 강제기소 결의와 관련해 이르면 15일 국가를 상대로 무효 확인을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도쿄 제5검찰심사회는 지난 4일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전 비서들의 진술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고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가 충분치 않다면서 강제기소를 결의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유명환 전 장관 딸 특혜 사건의 여파로 ‘개혁의 칼날’ 앞에 선 외교통상부의 기류가 혼돈스럽다. 지난 8일 김성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강도 높은 개혁 구상을 둘러싸고 직원들 사이에 기대와 불만, 설렘과 냉소가 무질서하게 교차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구상은 한마디로 ‘철밥통’을 깨뜨리고 외교부를 무한경쟁 체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외교관의 꽃’인 재외공관 대사직을 외부(민간, 다른 정부부처)에 개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위직으로 갈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중견 간부 A씨는 “사시, 행시 출신과 달리 왜 외시 출신만 개방해야 하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기관 B씨는 “편안하게 누릴 것 다 누린 선배들이 여론에 영합하려고 후배들한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시, 행시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반면 고위 간부 C씨는 “대사는 다른 공직과 달리 해외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대한민국의 베스트(최고 인재)를 보내는 게 시대 흐름에 맞다.”고 했다. 고위 간부 D씨도 “외교부 출신은 아무래도 외국어 실력과 경험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개방을 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후배들이 패배주의를 버리고 당당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논란은 개방의 효율성 문제로 이어진다. 중견 간부 E씨는 “밑바닥에서부터 외교를 배우지 않은 비(非)외교관 출신은 막후교섭 노하우 등을 모르기 때문에 대사로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중견 간부 F씨도 “외교 전문(電文) 하나를 제대로 보는 데만도 10년이 걸린다.”면서 “미국 정도를 빼고 대다수 국가가 외교관 출신을 대사로 보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전문 외교 인력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대사가 전문지식이 없어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반면 고위 간부 G씨는 “대사가 외교 경험이 없으면 밑에서 잘 보좌하면 되는 것이지, 아예 안 된다고 선을 긋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핑계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비(非)인기 부서 직원들을 인기 부서로 안배하겠다는 김 장관의 구상에 대해서는 인기 부서와 비인기 부서 사이에 이견을 보였다. 비인기 부서의 중견 간부 H씨는 “실력 발휘도 하기 전에 입부할 때부터 학연과 배경에 따라 누구는 요직으로 가고 누구는 한직을 전전해야 한다.”면서 “장관의 생각에 일단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반면 인기 부서의 과장급 I씨는 “일반 기업에서도 몇번 일 시켜보면 그 사람 실력이 딱 나오지 않느냐.”면서 “능력을 불문하고 자리를 나눠 갖자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고위 간부 J씨는 “실력도 없는데 백(배경)이 좋다는 이유로 부하로 쓰면 그의 상급자가 업무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력 있는 사람을 부하로 끌어가려고 국·실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외교부 처음 들어왔을때 월급 너무 적어 놀라” 지나친 개혁에 따른 신분 불안이 외교관의 질을 떨어뜨릴지 모른다는 우려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중견 간부 K씨는 “외교부가 밉다고 외교관 신분을 불안하게 하면 인재들이 대우가 좋은 민간기업으로 몰리고 외교부에는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고위 간부 L씨도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최고 인재들이 외교관을 선호한다.”면서 “그들과 국익을 놓고 두뇌싸움을 해야 하는데 3류 인재만 몰린다면 결국은 국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3년차 외교관 M씨는 “입부했을 때 예상보다 월급이 너무 적어 놀랐다.”면서 “지금 연봉이 3000만원도 안 되는데, 대학동기들이 다른 직장에서 받는 것에 비해 적은 금액인 반면 업무량은 너무 많아 기회가 된다면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2년차 외교관 N씨는 “입부 당시 인사 파트에서 ‘여러분 중에는 대사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어렵게 외교관이 됐는데 장래 보장이 안 된다고 실망하는 동기들이 많았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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