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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달을 보고 짖을 것인가

    시경(詩經)에서 말하기를 “처음에는 좋게 시작을 하지 않는 일이 없는데,그 끝맺음을 잘하는 경우는 아주 적다”라고하였다 (詩經 大雅 湯).송(宋)나라 사마광이 지은 역사서 자치통감에서도 전국시대를 서술하면서 “무릇 백성(국민)이란오래 기다리던 개혁이 어렵사리 시작됐을 때,장래를 함께염려하기보다는 정치(개혁)를 주도하는 사람에 대하여 그 과부족을 탓하며 비방하기 일쑤”라고 적고 있다.심지어 만고의 성인이라 일컬어지는 공자가 노(魯)나라 재상이 되어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리고자 대대적으로 국정을 쇄신할 때도백성들은 “사슴가죽 옷과 긴 두루마기를 걸친 저 화상(공자)을 던져버려 죄될 것이 없다”라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해댔다. 우리는 한때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던 국가부도 상태를 겪은 바 있다.오랜 세월 인권이 짓밟히고 언로가 꽉 막혀 민생이 신음하며 산 때도 있었다.그래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국정쇄신과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모두들 언제 그랬느냐는 듯,깡그리 그 원인과 동기를 잊어버리고,개혁에 따르는 각종 불평과 불만들을 마구 쏟아 내고 있다. 자기 이익과 기득권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미칠 것 같으면기를 쓰고 거품을 내며 반대하고 나선다.혈세를 횡령하고 국세를 감추려 하는 일을 두고 속보이는 성명전과 공세적 보도가 난무하는 나라는 아마도 우리뿐일 것이다.그 도가 지나쳐이젠 무엇이나 부정부터 하고 보는 사고와 언행이 판치고있다.이래도 잘못됐다,저래도 잘못됐다,아예 시작부터 잘못됐고 끝도 잘못일 것이라는 부정적 판단 일색이다. “전쟁과 같은 막가파식” 정쟁 역시 심상히 보아 넘길 상황이 아니다.다음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여전히 똑같은 성향의 정쟁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그 과정에서 나라경제는 또다시 파탄이 나고,나라 법도(法度) 역시 무너지는 공동붕괴 현상이 고질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쯤해서 우리 정치 사회구조의 저변에서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크게 불어나는 이른바 ‘개혁반대 세력’의 실체와그 전후 좌우 상하를 냉철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50여년,아니 그 이전부터 누려온 기득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반개혁 수구세력과 특정지역·특정계층의 조직적인 집단 히스테리 현상이다. 그들은 애당초 이 정권의 탄생을 거부해 왔고 그로 인해 지금 이 순간도 참을 수 없는 상실감과 굴욕감에 사로잡혀 사사건건 반대 입장에서 각을 세운다. 둘째 그룹은 새 정부가 들어 선 후 IMF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밀려난 선의의 피해자들이다.동네개들이 둥근 달을 보고도 마구 짖어 대듯,이들은 지난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탓하기보다는 현정권의 개혁 드라이브에서그 이유를 찾는다. 이들의 숫자가 나날이 늘어난다는 데 심각성이 크다. 셋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민주·민권·민생 정부의 탄생과지역차별 및 사람 차별의 해소를 갈구해 마지 않던 과거의소외계층과 피해국민 가운데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후 실망하고 돌아선 그룹이 늘어난다는 사실이다.대망의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단숨에 그들의 숙원이 이루어지고 남북통일이곧 성취되며 지역차별도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고 굳게 믿어온 이들에게 아직 이상은멀고 혁명은 미완이다.이에 대한실망감은 배신감으로 변하고 마침내 증오와 분노로 변한다. 이들 세 갈래의 불평·불만·분노 세력들이 수구 기득권 성향의 매스미디어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만날 경우 한데 어울려 큰 ‘저항의 강물’을 이루고 막말과 막무가내의 일대경연장을 연출해낸다.이를 두고 일부 정치권은 주류(mainstream)세력이 마침내 현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해낼 것이라고 공공연히 기대를 표시한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이천수백년 전 춘추전국시대 시경(詩經)의 참 뜻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처음은 좋은데 왜 끝맺음이 나쁜가! 개혁을 시작하자마자 왜 시비와 비방이 더강도 높게 다가서는가.그러함에도 인류 발달사에서 진보와혁신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은,그때마다 대다수 민초들이목전의 이익만 탐하는 수구세력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후세대를 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할 외롭고 의로운 개혁의 길에 동참하는 이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김 성 훈 중앙대교수·전 농림부장관
  • [네티즌 이슈] 정치인 꿔주기

    *정치개혁 원년으로 삼자. 2001년 벽두부터 우리 정치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쓰라리고 답답한심정 가눌 길 없다.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이전투구가 계속되고 있기때문이다.이렇게 된 데에는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을 지키기 위한 방탄국회,툭하면 지역감정 선동에 나서는 장외집회 등 구태의 정치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의 상당수 의원이 과거 안기부 자금으로 선거를치렀다는 검찰 발표가 잇따라 전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특히 불리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든 것을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젠 수용하기 힘들다. 물론 최근 민주당 의원 3명이 탈당,자민련으로 입당해 자민련의 원내교섭 단체 구성을 시도한 이른바 ‘당적 이동’ 파문이 정국 급랭의 계기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선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는 거대야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불가피한 카드를 꺼냈다고 할 수 있다.자민련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으로 원내에서 힘을 얻고 DJP공조 회복을 통해보다생산적인 정치활동에 나서고자 했을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의상황은 여권은 여권대로,야당은 야당대로 자기 논리만 너무 내세우는모습이다. 어쨌든 새해 정국은 내년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정치일정을 의식한여·야의 불꽃튀는 정쟁으로 가파른 벼랑으로 내몰릴 것 같다.더욱심각한 문제는 정치권의 정쟁이 정치권에서 그치지 않고 경제,사회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주고 급기야 서민들에게 한층 심한 희생을 강요하는 정치 망국의 행태가 심해지는 점이다. 집권당은 모든 사안에 당당하고 투명하게 대처해야 한다.야당이 반발한다고 해서 진상파악과 사법처리를 또 흐지부지하면 검찰도,국회도 욕만 더 얻어먹을 뿐이다.이번 기회에 확실히 구태 정치의 청산을목표로 한다면 집권층의 흠집이나 손해도 각오해야 한다.국민은 소모적인 정쟁은 싫어하지만 정치개혁은 환영한다.안기부 자금까지 썼으면서도 반성 없는 정치지도자들은 퇴출 1호라고 하겠다. 불발로 끝난 영수회담을 다시 시도하는 등 여·야간 상생정치도 모색해야겠지만 국민에게 참된 정치개혁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보여주는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명기·더럽지 편집장 poli@therob.co.kr. *교섭단체 요건 완화하라. 정초부터 우리 국민은 유례없는 코미디 정치를 보고 있다.민주당이자민련에 3명의 의원을 꿔준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자민련 한 의원이이를 거부하여 교섭단체 등록이 어렵게 되자 해당 의원을 제명한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다.코미디의 주역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막무가내식 반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을 하지만 이는 말이 안된다. 먼저 이번 ‘의원 꿔주기’는 교섭단체를 미끼로 특정당을 자기편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무릇 정당이란 자신의 정책과 이념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그러나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되면 1년에 30여억원을 나라에서 더 지원받고,연구인력도 더 배정받으며,국회에서 협상의 입지가 훨씬 커지게 된다.이렇게 좋은 일을 해주는데 과연 자민련이 어떻게 민주당의 뜻을 거역할 수 있을 것인가. 또 한나라당 핑계를 대는 것은 ‘상대방이 잘못을 저지르니 나도 잘못을 저지르겠다’는 태도이다.국민은안중에도 없는 것이다.총선 민의가 어느 당에도 과반수를 주지 않고 자민련에 캐스팅보트의 임무를준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의원을 꿔주면서까지 자민련을 민주당에 복속시키려는 것인가.그냥 자민련을 그대로 두는 게 그 말에부합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번 사태는 기성 정치권 모두가 비판받아야 한다.정당이 어떤 정치행위를 할 때는 과연 이것이 정치개혁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그러나 과연 세 당이 교섭단체 문제에 관해그렇게 접근했는가.민주당과 자민련은 국민 설득 과정은 배제한 채일방적인 처리를 하려고 했다.한나라당은 교섭단체 문제에 관해 무조건적 반대로 일관하다 결국 뒤통수를 맞았다. 자기가 검찰총장 탄핵하자고 할 때는 법대로 하자더니 유독 교섭단체만은 논의조차 안 된다니 어불성설이다.자민련은 1년 내내 교섭단체 문제에만 목을 매다가 지금은 국민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정치개혁에 나설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명예총재가 골프장으로 출근한다고 비판받는 마당에 과연 국민이 자민련 교섭단체등록을 지지해주었겠는가. 교섭단체에 지나치게 많은 특권이 주어진다는 점,그리고 신생소수이념정책정당들이 성장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옳다.선진외국도 대부분 교섭단체 요건이 아예 없거나,15석 미만이다.이런 정치개혁 내용을 국민에게 설득할 생각은하지 않고,당리당략으로만 일관하는 민주당의 ‘의원 꿔주기’와 이와 관련한 한나라당 자민련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김종철·민주노동당 부대변인jcpreety@nownuri.net
  • ‘민원공화국’ 대한민국

    올초부터 지난 8월까지 정부의 민원 처리 건수는 총 1억6,40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국민 1인당 평균 4.1건이어서 ‘민원 지향적’인 국민성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접수된 민원 1억6,400만건 가운데 확인증명교부가 1억3,100만건으로 가장 많았다.이어 신고 등록(2,300만건),인·허가(374만건),시험검사(64만건)등의 순으로 집계됐다.종전에 상위를 달리던 인·허가 부분은 규제개혁작업으로 많이 줄고 인터넷 민원접수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관심을 끈다. 총 민원건수 가운데 20인 이상이 함께 낸 ‘다수인(多數人) 민원’도 9,417건에 이른다.유형별로 보면 건설교통 60.1%(5,669건),환경공해 7.9%(752건),농림산림 5.2%(493건),노동임금 4.7%(452건)으로 집계됐다.다수인 민원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면 집단행동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정부에서 가장 신경쓰는 민원이다. 다수인 민원중 처리되지 못한 3,080건 가운데 법제도상 수용곤란(34.3%)과 민원인 과도요구(21.2%)가 절반이 넘어 ‘막무가내형’ 민원도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민원이 많은 부처는 국세청(611만건),노동부(514만건),관세청(485만건),법무부(268만건),정보통신부(134만건)의 순으로 나타났다.자치단체로는 서울시(3,495건)가 가장 많고 그 다음 경기도(1,965건),부산시(1,098건),경북도(917건),경남도(857건)의 순이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민원줄이기’를 위한 민원행정 서비스 혁신방안도 내놓았다.우선 민원조정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건교부,노동부등 5개 중앙기관에 민원조정위를 설치하고,조정위에 민간인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민원의 ‘사전 예방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민원 감축 실적을부처별 기관평가 결과에 반영하기로 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울보 선생님(소중애 지음,하현이 그림,한국어린이교육원 펴냄)

    초등학교 1학년 울보 학생과 눈물 많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린 창작동화. 현서는 입학식에 늦게 도착하자 울음을 터뜨린다.여자 선생님이 말려도 막무가내다.그러다가 선생님이 어쩔줄 몰라하며 따라서 눈물을 흘리자 깜짝 놀라 뚝 그쳤다.그 뒤로도 현서가 울거나 말썽을 피울 때마다 선생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소풍날 가짜 뱀을 보고 우는 선생님에게 은효가 참다못해 한마디한다.“어른이 돼서도 울보,그게 뭐예요? 선생님이 자꾸 우니깐 챙피해요.다시는 울지 마세요”라고.현서의 눈에도 그 모습이 좋아 보일 리가 없었다. 다음날 아빠 회사 야유회에서 2인3각 달리기를 하다 넘어져도 현서는울지 않았다.“ 너 넘어졌는데도 안 울다니 신통하다” “울면 안되죠.어렸을 때 울보는 커서도 울보가 되는데”현직 교사인 저자 자신도 울보 선생님이었다가 울보 학생의 우는 모습이 밉상인 것을 보고 우는 버릇을 고쳤단다.6,500원김주혁기자
  • [발언대] 2002년 월드컵 우리나라 홍보 기회로 삼자

    호주는 올림픽을 통해 수준높은 질서의식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로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얼마후 우리나라도 ‘2002 월드컵’을 통해88올림픽에 이어 다시한번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세계인들은 월드컵을 관전하러 우리나라로 오게 되며 우리나라의 여러 곳을 관광하게될 것이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니다.우리나라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올림픽 못지 않은 계기가 된다.그렇기 때문에 월드컵행사를 잘치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나라의 홍보이다. 우리의 좋은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심어주어 또 다시 우리나라를 찾게 해야 한다.그리고 그 일은 월드컵조직위원회만의 몫이 아니다.우리 모두의 일이다. 얼마전 TV에서 일본의 교통사고 기록판과 우리나라 교통사고 기록판을 비교한 공익광고를 본 기억이 난다.그 광고를 보면 우리의 교통질서의식이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물론교통질서 뿐만이 아니다.총제적으로 질서의식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유명 문화유적지 또는 관광지는 대부분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있는 등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쓰레기종량제가 시작된지 언제인데 아직까지도 양심을 길거리에 버리는 이들이 많다.경기가 끝난 운동장에는 쓰레기들이 흩날린다.차들은 빨간불·파란불을 잘 지키지 않고 마구 달리고,도로든 인도든 가리지 않고 주차한다.사람들도 무단횡단을 하기 일쑤이다.이런 무질서는 저변에 ‘배째라’ 식의 막무가내 의식을 깔고 있다.‘내 멋대로인데 뭘’ 하는 의식 말이다.어찌 보면 의료계의 극한투쟁도 이런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을 것이다.또 정유회사가 높은 값에 수입한 기름을 싸게 해외에 팔아넘기는 것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이런 불공정·무대책 심보 때문에 서민의 삶은 힘들어진다.또 대외적으로는 이런일 하나하나가 우리의 얼굴을 그리게 된다. 이 얼굴을 하루빨리 고치지 못하면 2002 월드컵은 단순한 운동경기로 끝날 수밖에 없다.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가 하나씩 뜯어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 우리나라를 온 세계에 아름다운 나라로 알려야 한다.작은질서의 실천은 세계인들로 하여금 우리나라를 다시 찾도록 만들 것이고 그 때에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라는 사후평가를 내릴 수 있다. 문창범[서울 종로구 창신1동]
  • [사설] 국감 구태 못 바꾸나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16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진행중에 있다.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정감사 실상이 언론에 공개돼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16대 국회에서는 국정감사가 한단계 발전해서 정책국감이 될 것으로 기대했음에도,여전히 정치공방과 무성의한 질의 답변,그리고 한건주의식 폭로로 흐르는 등 구태가여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여야 의원들이 국감장을 정치공방을 위한 무대로 착각하고 있는 점이다.야당의원들은 막무가내로 정부에 대해 흠집을 내는 데 급급하고 있는가 하면,여당의원들 또한 무조건 정부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국민들로서는 270여명의 의원들이여야로 나뉘어져 정치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더구나 ‘한빛은행 대출외압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 마당이다.여야가 첨예한 정치공방을 벌인 끝에 진상규명은커녕 국정조사나 국정감사 자체가 파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당 의원들끼리도 질의사항을 내부적으로 조율하지 않아 중복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보도에 따르면,시민단체가 국감현장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주어진 질의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중복질의를 한다는 것이다.같은 사안은 공동으로 질의할수도 있고,내부 협의를 거쳐 국감대상 기관에 따라 ‘대표 질의자’를 정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국감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또한 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함에 있어 질의의 ‘양(量)’보다는 질의의 ‘질(質)’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국회법 개정에 따라 16대 국회는 상임위 상시 가동과 국감의 질의응답 의 ‘일문·일답’방식이 원칙으로 돼있다.다만 위원회의 의결에따라 ‘일괄질의’‘일괄답변’이 가능한데,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일괄질의 일괄답변을 선호하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19일 건교위의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국감의 경우,의원 25명이 13시간에 걸쳐 질문을 하고 공사 사장은 40분 답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앞으로는상임위를 상시 가동함으로써 그때 그때 문제점을 파악하고 국정감사에 앞서 미리 질의와 응답을 주고 받음으로써,국감에서는 누락된 사항과 답변이 미진한 부문에 한해 일문,일답을 통해 국감의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그렇게 해서 국감은 현장 점검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질의를 할 때는 열을 올리다가 다른 의원이 질의할 때는 자리를 비우거나 자리에 남아 있어도 TV카메라의 향방에 따라 몸가짐을 달리하는 국감현장의 구태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 올 國監 민생국회 실종사태 우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16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정책국감을 바라는국민 기대와는 달리 막무가내식 정치공방과 무성의한 문답,한건주의식 폭로 위주로 흐르는 등 구태(舊態)가 재연되고 있다. 이같은 초반 국감 추세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한빛은행 불법대출 외압의혹 국정조사나 선거비용 실사개입 관련 국감 과정에서도 여야간첨예한 신경전으로 파행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대북 관련 사안과 경제 문제 등 어느 때보다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자칫 민생국회가 실종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의목소리가 높다. 국회 행정자치위는 지난 20일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과 중앙선관위를상대로 감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전날 경기도경 감사과정에서 빚어진 편파인사 논란이 여야 의원간 감정대립으로 이어지면서 오후 늦게야 가까스로 국감이 정상화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여야 의원간 비난성명과 고성을 주고 받는 등 신경전을 벌이느라 중앙선관위 감사는 업무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채 흐지부지 끝났다. 같은 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정보통신부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안병엽(安炳燁)장관을 상대로 마치 청문회를 벌이듯 도·감청 관련 중복질문을 쏟아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건설교통위의 19∼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국감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과시성’ 질문으로 정작 답변시간은 줄어드는 등 비효율적 감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여야 지도부가 대거 몰린 국방위에서는 의원들이 일찍 자리를 뜨거나 늦게 출석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여야는 소속 의원들에게 국정감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당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사설] 경찰도 교사도 달라져야

    시위 도중 연행된 교사들에 대한 경찰의 알몸 수색 논란과 관련,경찰청이 “앞으로 유치장에 입감되는 현행범 중 흉악범과 파렴치범이아닌 경우 금속 탐지기 등을 이용해 간이 신체검사만 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경찰청은 물의를 일으킨 중부경찰서장에 대해 서면 경고조치와 함께 관련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규정대로 교사들에게 가운을입히고 알몸 수색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징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늦은 감은 있지만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우리는 경찰 당국의 이 조치가 전교조의 주장을 거의 수용한 것으로 보고 이번 논란은 이쯤에서 종결되었으면 한다.아울러 이런 부류의 후진국형 인권 침해 논란의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과 교사 양측에 몇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경찰 당국이 관련자 문책과 제도 개선 등 사후 조치를 취했음에도불구하고 우리는 이것이 근본 해결책으로는 미흡하다고 본다.이번 파문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일선 경찰의 오랜 관행에서 비롯됐다고보기 때문이다.피의자 신체검사는 그 취지가 위해 방지 등 피의자 보호에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따라서 설사 흉악범이나 파렴치범이라하더라도 상대가 그 취지를 이해하고 흔쾌하게 응하지는 못할망정 모욕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관행이다.사실이 아니기를바라지만 만의 하나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아직도 시위대 하면 불순분자라는 생각과 마구 다뤄도 된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 건 아닌지,만일 그렇다면 민주경찰로서의 자격 미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과거흔히 볼 수 있었던 몸 싸움 등 흥분의 여진이 남아 경찰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그것도 하루속히 근절해야 할 악습이다. 우리는 이번 파문을 지켜 보면서 교사들도 재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지금의 전교조는 과거와 달리 법으로 그 존재를 인정받고, 장관을 상대로 단체협약을 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조직이다. 따라서 그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입장에서 싸우던과거와 같은 투쟁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과거처럼 공권력을 부당한 권력의 하수인으로만 보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또 막무가내로 주소,성명도 밝히지 않고 묵비권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교사 신분에 걸맞은 방식일까. 만의 하나 공권력에 타격을 입힘으로써 좀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사건을 확대하려 했다면 결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이제 경찰도 교사도 모두 달라져야 한다.
  • [김삼웅 칼럼] 무익한 명분론과 오기싸움

    실용성 없는 명분론으로 국익을 크게 해친 대표적 사례는 1876년 2월 강화도에서 일본과 맺은 한·일수호조규 또는 병자수호조약으로불리는 강화도조약의 체결과정을 들 수 있다. 일본은 저들이 도발한운양호사건을 트집잡아 조선에 군함과 함께 전권대사를 보내 협상을강요했다. 일본에서는 근황(勤皇)론자인 구로다 기요타카(黑田淸隆)가,조선에서는 판중추부사 신헌(申櫶)이 각각 전권대사로 협상에 나섰다. 신헌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대표들은 함포의 위협과 근대적 국제조약체결의 지식이 없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지나치게 명분론에집착하여 국익을 저버리고 국권을 빼앗기게 되는 첫발을 내디뎠다. 구로다는 부산과 인천·원산항의 개항을 비롯하여 개항장 안의 조계(租界)설정,영사재판권 인정 등의 조항이 명시된 12개항을 요구한 대신에 신헌은 조약문의 내용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조선국황제’ 앞에 대(大)자를 추가하여 ‘대조선국황제’를 고집,이를 관철시켰다. ‘조계설정’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히 살피지 않고 일본의 ‘대일본국천황’이란 호칭에 우리도 질 수 없다는 명분론에서이를 고집하다가 개문납적(開門納賊) 즉,‘문을 열어서 도적을 맞아들이’는 우를 범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실익이 없는 알량한 명분주의는 지금도 별로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얼어죽어도 겻불은 안쬐고 굶어죽어도 빌어먹지 않는다는 결기가 선비의 덕목일지는 몰라도 정치인이나 공인의 행위가치일 때는 사회에큰 손상을 끼치게 된다. 그것도 민주주의 시대에. 여야 명분론과 의사들의 오기싸움 이번만은 달라지기를 기대했지만 한달이 넘도록 국회를 공전시켜온여야의 대치나 석달이 넘도록 국민건강을 팽개친 의사들의 집단 폐·파업이 타협을 어렵게 만든 것은 무익한 명분론과 오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집단을 막론하고 지켜야 할 명의(名義)나 도리가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제 구실을 못하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명분론은 다분히 성리학적인 공허한 명분주의에 집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양반이라는 명분 때문에 가족이 굶어도 노동하지 않고,선비라는 명분을이유로 놀고 먹는 구실을 찾는다. 실용을 천시하고 협상론을 죄악시하면서 흑백론에 집착한다. 그래야 선명성이 드러난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그것도의정을 책임진 여야나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는 의사들이 상대의 굴복을 전제로 벌이는 대결과 오기싸움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되기어렵다. 지금 국회는 촌각을 다투는 법안이 쌓여 있다.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고 각종 개혁을 뒷받침할 정부가 제출한 36건의 구조개혁법안을 비롯,수재민을 돕는 법안 등 각종 민생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하마터면 ‘불법군대’가 될 뻔한 동티모르 주둔군 연장문제는 여권 단독처리로 그나마 급한 불은 껐지만 나머지 법안들은 여전히 낮잠만자고 있다. 그 판에 경제가 거덜나고 민생이 도탄에 빠지게 된다. 의사들의 막무가내식 명분론과 오기도 고약하기로는 정치권에 못지않다. 국가공권력의 치욕적인 굴복을 요구하는 강경노선은 그들이 내건 각종 명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 더욱이 여야나 의사들이 내세우는 명분이 그나마포장용이고 실제는 정국주도권이거나 잇속챙기기에 있음을 상기할때 저들의 오만과 독선에 국민의 분노와 증오심만 가중된다. 정치인들과 의사들은 민심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보리와 귀리도구분할 줄 모르는 숙맥주의,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고집하는 위압주의,소경의 코끼리 평가와 같은 편견주의,제 눈의 들보는 보지 않고상대의 눈에 티만 찾는 도그마를 버리라는 말이다. 무엇을 거두려 하는가 가을이 깊어간다. 폭우와 태풍이 휩쓸고 간 들녘에도 벼가 무르익고 과일이 살쪄간다. 농부들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정치인과 의사들은 이 가을에 무엇을 거두려 하는가. 국가를 위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고 선서한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면서 제발 본령(本領)으로 돌아오라. 당신들의 알량한 명분주의와 오기싸움으로 우리사회와 국민을 더이상 멍들고 병들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김삼웅 주필
  • 2차 적십자회담 “서두르자” “좀 늦추자” 남북 이틀째 줄다리기

    금강산 2차 남북적십자회담이 예상보다 난항을 겪고 있다. 회담 둘째날인 21일 양측은 전체회담 대신 실무대표 접촉과 수석대표간 단독접촉을 거듭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협상에 진통 오후 2시부터 50여분간 진행된 남측 박기륜 수석대표와 북측 최승철 단장의 단독접촉 때는 회담장 밖으로 고성이 흘러나오는 등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양측은 추가 교환방문과 생사확인,서신교환 등에 관한 큰 틀의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시기를 놓고 팽팽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우리측은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추진하자는 입장인 반면,북측은 전산망 미비 등을 이유로 시기를 늦추자는 자세를 고수하고있다. 20일 저녁 만찬에서 북측 관계자는 “남측이 컴퓨터 1,000대만 주면생사확인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 예상보다 전산화가 열악한 상황임을 내비쳤다.이에 따라 향후 이산가족 생사확인 속도가우리 기대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추가 교환방문 우리측은 이산가족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추위가 오기 전인 10월과 11월 중순에 2차례 방문단을 교환하자는 입장이다.반면 북측은 생사확인 등 방문단 선정작업을 하려면 시간이 많이 든다며 한달정도 늦은 11월과 12월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한쪽 사정이 부득이한 경우 막무가내로 행사를 추진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측 복안대로 10월 중순 2차 교환방문이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우리측은 이달 안에 9만5,000여명 이산가족명단을 한꺼번에 전달,생사확인을 연내에 마무리하자는 입장이다.북측은 그러나 이달부터 생사확인을 시작하긴 하되,일정 규모에 한해시범적으로 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북측 전산망이 실제로 미비한 경우 이 역시 우리측 기대대로 추진되긴힘들어 보인다.서신교환의 경우 우리측은 8·15교환방문단 등 생사가확인된 일부 이산가족부터 이달 중에 실시하자는 안을 내놓고 있다. 북측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면회소 설치 우리측은 판문점에 설치,10월 중 업무를 개시하자는입장이다.반면 북측은 장소는 금강산에,설치 시기도 추가 교환방문이후로 늦추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대한포럼] 유택(幽宅) 스스로 정하기

    며칠전 작고한 SK케미칼 최윤원(崔胤源)회장의 유해를 화장하기로유가족이 결정했다고 한다.이태 전 최회장의 숙부인 고 최종현(崔鍾賢) SK그룹회장 부부가 유언에 따라 같은 길을 걸었고,일족은 아니지만 손길승(孫吉丞) 현회장도 지난해 화장으로 모친을 장례지냈다.SK그룹 오너일가는 조만간 ‘가족 납골묘지’를 조성해 고인들을 한자리에 모시기로 했다. 최회장 일가의 이같은 결정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우리 사회의 정서상 ‘화장(火葬)’을 택하기도,분묘를 포기하기도 아직은 쉽지 않은까닭이다.추석을 열흘 가까이 앞둔 지난 일요일 벌초와 성묘에 나선차량 행렬은 전국적으로 큰 교통체증을 불러왔다.교통당국이 혼잡을예고했지만 사람들은 ‘막무가내로’예정된 고생길에 올랐다.오는 추석연휴에도 이같은 현상은 되풀이될 것이다. 벌초와 성묘는 조상을 모신 분묘가 존재하기에 가능하다.또 막상 성묘를 해 보면 효심(孝心)이 되살아나고 피붙이간의 정이 도타워지는것이 사실이다.이같은 미풍양속을 배척할 이유는 없다.문제는 전국토에서 분묘가 차지하는 면적이 우리사회가 감당할 만한 수준을 이미넘어섰다는 데 있다.해마다 늘어나는 묘지 면적이 여의도의 1.2배인9㎢나 돼 올해 안에 전국의 묘지 수가 2,000만기에 이르고 그 총면적은 국토의 5.2%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이 정도면 묘지문제는이제 사회 전체가 떠안은 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요 몇년새 화장에 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화장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점은 아주 바람직하다.1970년에는 7%에 불과하더니 98년에 27.7%,지난해에는 31%를 기록했다.특히 부산에서는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고 서울에서도 올들어 7월말까지 화장률이 51.9%나 됐다. 문제는 ‘화장률 증가’가 ‘묘지면적 감소’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데 있다. 화장을 했으되 여전히 봉분한 묘지에 묻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는 체면치레 탓도 있겠으나,기본적으로는 부모를 직접뵙는 공간인 무덤을 잃어버린다는 정서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효과를 얻으려면 다른 방식으로나마 그 ‘허전함’을 채워줘야 한다.그 대안이 납골당·가족묘 등이다.최근 문을 연납골당들은 대학도서관·예술공연장 같은 외관과 분위기로 유족의 슬픔과 상실감을 달래준다고 한다.6평 무덤에 화장한 유골을 최대 24위까지 한데 매장하는 ‘한국형 가족묘’도 주목받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다양한 장묘(葬墓)방식을 갖게 됐고 그 선택은 각자가 할 수 있다.전통적인 방식대로 봉분 안에 몸을 눕히든지,육신을재로 바꿔 납골당 또는 가족묘에서 거(居)하든지, 아니면 바람을 타고 자유로이 노닐든지 어느 것이든 스스로 정할 일이다.자식에게 맡겨도 되지 않느냐는 태도는 사실 무책임하다.자식이란 효심과 집안의전통, 제 체면,주위의 눈총 때문에 으레 남들 하듯 매장을 택하기 마련이다. 지난 97년 세상을 떠난 중국의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생전에가족에게 “내 뼛가루를 집뜰 과일나무 아래 뿌려달라”고 부탁했다한다.그러나 “그 나무에 달린 과일을 아무도 먹지 않을 것”이라는반대에 부딪쳐 화장한 그의 유해는 결국 바다에 잠들었다.덩샤오핑의꿈은 아름다웠다. 그는 자연으로 완전 회귀하기를 원했고 그 장소로집뜰을 지목했다.비록 소원대로 되지는 않았지만,좁은 분묘 속을 벗어난 그의 육신은 파도를 타고 바람을 넘나들면서 사랑하는 국토와‘인민’과 늘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집을 꿈꾼다.한때 유행한 대중가요 가사인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말이다.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승을 하직하고 나서의 집도 스스로 준비하자.덩샤오핑처럼 온 세상을 집 삼지는 못할지언정 후손들이 살아야 할 땅덩어리를 그나마 자게 차지하는 것이 각자의 도리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의료계 15일부터 전국적 폐업 돌입

    의대교수들이 5일부터 외래진료에서 철수한 데다 의료계가 15일부터다시 전국적인 폐업에 돌입하기로 해 추석연휴 이후 동네의원과 종합병원의 진료가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진보적인 의사단체들은 의료계의 막무가내식 투쟁방식과 국민의 건강보다는 의사들의 권리만을내세운 의료개혁 요구안을 비난하는 등 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의대교수들의 외래진료 철수 첫날인 이날 전국 주요 대학병원들은전임의나 전공의 등 자원봉사자체제로 운영해 외래진료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지난 4일 밤 중앙위원회를열어 오는 15일까지 ‘정부의 납득할만한 대안 제시’가 없을 경우재폐업에 돌입하기로 했다.이와 관련,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보건의료제도는 반드시 개혁돼야 하지만폐업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의사들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국민건강에 해를 끼치는 폐업을 조속히 종결할 것을 촉구했다. 김동연,김성완씨 등 희망연대소속 ‘밝은 누가를 위한 의사들의 모임’ 회원 17명은 7일까지 전공의와 의사,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이메일(nettlet@lycos.co.kr)을 통해 폐업철회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
  • [대한시론] 아버지가 무너지고 있다

    나야 강남에 가야 할 일이 흔한 것도 아니고 백화점 갈 일도 없지만요즘처럼 험한 세상 살아가자면 가끔 강남에 있는 N-아무개라는 백화점이 생각날 때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의 소유자는 김 아무개라는 분이었는데 최근의 신문을 보니 백화점이 부도가 났고 그 회장도 구속됐다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지면서 더 생각이 난다. 내가 일면식도 없는 그 분을 못 잊는 이유인즉 이러하다. 요즘같은 온라인 전자시대에 그 김회장이라는 분은 회사가 망할 때까지 현찰을 봉투에 넣어 봉급을 주었다고 한다. 은행이 불평하고 직원들이 불평했지만 회장은 막무가내였다.봉급을현금으로 주는 이유인즉,봉급이란 가장이 현찰로 받아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을 앞에 앉혀놓고 “이것이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다”하고 내놓으면서 아내와 자식들에게 나눠줄 때 가장의 권위가 서는것이지,봉급이 통째로 온라인으로 아내의 통장으로 들어가고 아침마다 용돈을 타 쓰니 아내와 자식들 앞에 가장으로서 권위가 떨어지고결과적으로 사회가 이토록 어른이 없는사회로 타락했다는 것이다. 그같은 그의 전근대적인 경영방식 때문에 회사가 망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 뜻만은 가상해서 나는 가끔 그 분을 회상한다. 아버지의 권위가 실추된 것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IMF이후 남자들의 어깨가 더욱 움츠러들어 보인다. 이제 우리 가정에는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졌으며,시건방진 서구문물이 들어온 후 꼴같잖은 남녀평등은 부부무별(夫婦無別)의 사회를 만들었다. 연속극에 나오는 여자들은 딱 부러지게 남편들에게 반말이고,남편이아내에게 ”야! 너!”하는 것도 다반사가 됐다.우리는 으레 그러려니 생각하며 TV앞에서 시시덕거리지만,그게 상것들이나 하는 짓이지 어디 어른 모시고 사는 양가댁에서 생각할 수나 있는 일인가? 뿐만 아니라 여자도 돈 좀 만지게 되니까 남편을 우습게 알아,생계가 걱정이 되어 이혼을 못하던 것은 옛날 얘기요,걸핏하면 “당신 없이도 살 수 있다”고 기고만장하다. 직장에 나가면 비정한 생존경쟁과 비인격적인 상사 밑에서 남자들의모습은 무척이나 왜소해지고 움츠러들어 있다. 새벽에 나가 자정에 돌아오니 부모 자식간에 마주앉아 오순도순 얘기할 기회는커녕 눈 한번 맞춰 볼 기회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어른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이러한 환경에서자란 요즘 아이들이 교수의 머리채를 붙잡고 차 안 비켜 주었다고 뺨을 때리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자식 키우는 일은 뜻대로 안된다는 푸념을 우리는 흔히 듣는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오늘날 이 사회가 이토록 어지러워진것은 나와 내 자식들을 포함해서 일차적으로 아버지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진 탓이다. 학교를 탓할 것도 없고 사회 풍조를 비난할 것도 없다. 집안에서 보고 배운 것이라고는 부부간의 천박한 언행,의롭지 못한돈벌이와 그 씀씀이,그리고 사랑보다는 증오뿐이라면 그 자녀들이 사회에 나와서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아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한국인에게 아버지는 축소된 신(miniaturized God)이며 신은 확대된아버지(magnified father)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무너지는 모습은 우상이 무너지는 것과 꼭같은 충격과 좌절을 준다.그러니 지금 이 사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정치안정,경제발전,노사문제,통일논의보다 먼저 잃어버린 아버지의 권위를 찾고 어른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부모를 통해 세상을 알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그런데 그 근원이 이미 나약해지고,부패하고,움츠러들어 있다면 이사회의 모든 것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세상의 아버지들이여,어깨를 펴자.그리고 자식과 아내 앞에한 아버지로서,한 남편으로서 떳떳이,그리고 당당하게 서자. ◆ 건국대 대학원장·정치학 신복룡
  • [사설] 어느나라 의사들인가

    마침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의사들의 막무가내식 재폐업 강행에 분노한 시민·종교단체들이 연대해 ‘국민건강권 수호와 의료계집단폐업 철회를 위한 범국민대책회의’를 구성해 불법 폐업 저지를위한 항의시위,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범국민적인 규탄운동을 벌이기로했다.또 정부는 12일 이한동(李漢東)총리의 담화를 통해 의사들의 진료현장 복귀를 강력히 촉구했다.이 총리는“의료계 재폐업이 계속 될경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가까운 경고를 했다.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의료계는 심각히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지난주 이미 경고했던 우리로서는 폐업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도대체 당신들은 어느 나라 의사들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전쟁중 적군에게도 인술을 베푸는 것이 의사이거늘 죽어가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안타까운 호소를 뿌리치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는 명분의 폐업을 어찌 계속할 수 있는가.더욱이 정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데 따른 저항을 감수하면서내놓은 의보수가 대폭 인상 등의 대책마저 거부하고 ‘전국의사대회’를 열어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법질서를 무시하는태도는 의사들이 국민과 국가를 아예 능멸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오죽하면 시민들이 의료계의 집단폐업을 “국민을상대로 한 집단인질극이자 테러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겠는가.병원을 떠난 의사들은 당장 진료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집단폐업은 더이상 명분이 없다.어느 이익집단도 폐업을 통해 의료계가 얻은 만큼 실리를 쟁취해 낸 적이 없다.그럼에도 계속 폐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사항인 의약분업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밖에 안된다.이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보건의료발전 특별위원회’도 구성됐다.아직 미진한 것이 있다면 그 안에서 해결해 나가면 된다.우리 의료체계의 근본구조를 다시 설계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이 위원회의 절반 가까운 10명이 의료계 인사들로 구성됐으므로 위원회를 통한 제도적 해결이 가능하다.오랫동안 누적된 의료계의 문제를 집단폐업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통해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은 무리다.다행히 그동안 내부혼선을 빚어왔던 의료계가 ‘비상공동대표 소위원회’를 구성했으니 당국과 성의있는 대화를 갖기 바란다. 당국은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되 ‘우는 아이 젖주기 식’에서 벗어나 원칙에 입각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야당 일각에서 ‘대통령사과’ 등을 거론하며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곤란하다.의약분업을 정착시키기 위해 의·약 당사자는 물론이고 정부와 국민모두 힘을 합해야 할 때이다.
  • [쟁점] 농산물 통상정책

    ‘저자세 외교인가,국제규범 수용인가.’최근 중국과의 마늘분쟁 사례와 쇠고기의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도입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농산물수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통상정책에 대한 입장을 들어본다. ■사전 예방이 더 중요. 한국은 무역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하였으며,무역의존도가 국내총생산(GDP)의 60%가 넘는 통상국가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상정책이 ‘개방된 통상국가’를 지향한다는 것은 우리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당연한 방향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국제경제체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국제규범에맞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를 유지한 채 무임승차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교역상대국은 우리나라가 발전단계에 상응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국제사회의 기대는 우리의 대외적인 신인도로 구체화된다. 국제규범에 맞지 않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우리의 대외적 신인도를 저해시키고 대외무역과 투자유치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국제규범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제도나 대외통상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수 있는 조치를 도입하는 경우,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제도나 조치가 국제규범과 합치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주요교역국과의 통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신중히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통상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 대외신인도만 보자는 것은 아니다. 일부 국내산업의 이해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소비자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이익과 우리경제 전체의 전반적인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담당자는 물론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책임을 맡은 공무원에게무엇보다도 균형감각이 요구되는 이유이다.통상담당자에게는 특정 국내산업의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국내외적으로 국익이 장기적으로 어디에있는지를 살피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때때로 통상담당자들이 국내산업의 성장을 무시한다거나 외국과의 분쟁을 피하려고만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통상담당자는 외국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다만,우리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결국 우리의 대외적 국익이 손상되는 상황은 최대한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예방적 통상외교이다.통상분쟁은 사후적 해결보다 사전방지가 더 중요하다.전쟁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예방외교가 국제사회의 중요한 명제가 되듯통상에서도 예방외교는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통상정책은 우리의 제도를 국제규범에 맞게 선진화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민경제의 이익증대를 꾀하는 동시에 대외신인도를 제고해 나가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국제화시대에 합당한 ‘열린 국익’을 확보할 수 있을것이다. 이태호 외교부 세계무역기구과장. ■분쟁 피하지 마라. 국제통상 무대에서 통상교섭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사전에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피하는 것이고,두번째는 통상현안이발생했을 때 협상을 통해 국익을 지키는 것이다. 세번째 역할은 상대국 시장의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통상분쟁이 일상사가 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시대하에서 이 세가지는모두가 중요하나 각국이 처한 통상환경에 따라 우선 순위는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통상대표부(USTR)는 상대국의 무역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있다. 우리의 경우 공산품과는 달리 농산품은 상대국의 시장개방 압력을 막아나가는 방어적 개념이 더욱 중요하다.통상담당자들은 본능적으로 통상분쟁을 피하고 싶어한다.그러나 통상교섭의 역할이 분쟁을 피하는 것이라면,통상 전문조직의 존재의미는 줄어들 것이다. 통상 전문조직은 통상분쟁의 현장에서 보다 전문화된 지식과 세련되고 효과적인 협상기술로 국익을 지킬 때 그 존재의미가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막무가내식 중국의 보복조치를 당하여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적법한 절차에따라 기왕에 우리 정부가 취한 긴급 관세부과를 비판하는 것이야말로 협상담당기관의 두번째 역할을 간과한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쇠고기의 음식점 원산지표시제를 둘러싸고 관계당국이 보여준 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정부의 최종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에 통상관련부서가 예단을 내리고 그것을 언론을 통하여 표출하는 태도는 책임있는정부 당국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정부 입장이 결정될 때까지 관련부서는 비밀을 지켜야 한다.특히 쇠고기 음식점에서의 원산표시제와 같이 논쟁이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만약,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도가 WTO에서 논쟁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우리는 이 제도가 둔갑판매를 막고 소비자의 상품 선택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반면 상대국은 위장된 수입억제 수단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미 한국의 통상책임자가 스스로 이를 인정한 바 있지 않느냐고 공격해 올 것이다. 우리의 통상전문가들은 대문 밖의 상황만 살피는 편향된 통상교섭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통상분쟁의 현장에서 나라의 안팎을 동시에 보는 균형된시각을 가지고 상대국의 무리한 요구를 능숙하고 세련된 자세로 물리치고 역공세도 취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것이 통상마찰을 피하려는 노력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를 바란다. 하석원 국제변호사-법무법인 김신유
  •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최우수선수 정선민

    “1년여 쉬는 동안 이를 악물고 복귀를 꿈꿔 왔어요” 27일 끝난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신세계의 정선민(26·185㎝)은 우승이 확정된 뒤 뜨거운 눈물을 뿌렸다.우승의 감격과 함께재기에 성공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정선민은 트리플 더블을 3차례(플레이오프 포함)나 작성하는 등 여름리그초반부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해 일찌감치 MVP를 예고했다.특히 정규리그에서10㎝ 이상 큰 중국 용병에게 밀릴 것이라는 리바운드에서 평균 10.6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뽐내며 1위를 차지했다.득점에서도 한경기 평균 24.5점을넣으며 2위에 올랐고 어시스트는 3위(평균 6.3개). 정선민에게 올 여름리그는 ‘제2의 출발’이나 다름 없다.지난해 3월 겨울리그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면서 MVP를 거머쥐었지만 5월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일본)에서 무릎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날 위기까지 몰렸다.잇단 수술의고통을 이겨낸 끝에 마침내 이번 여름리그 복귀한 것. 리그가 시작되자 그동안 뛰지 못한 한풀이라도 하듯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무리하지 말라”는 코칭스태프의 충고가 있었지만 막무가내였다.신들린 듯한 플레이로 그동안 넘지 못할 벽처럼 여겨진 정은순(삼성)을 제치고 최고의 센터로 우뚝 섰다. 정선민은 “부상이 개인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며 “쉬는 동안 남자경기를 보면서 여자도 남자 못지않은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남동생 정훈종(205㎝)과 함께 ‘농구남매’로도 널리알려져 있다. [박준석기자]
  • 인터뷰/ MBC ‘新귀공자’ 용남役 김승우

    서글서글한 눈매에 웃는 표정이 일품인 영화배우 김승우.그가 2년만에 TV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MBC 수목드라마 ‘新귀공자’의 남자 주인공이다. 이번 출연은 이창순PD 때문이다.김승우는 이PD가 연출한 ‘신데델라’ ‘추억’ 등에 출연했다.‘신귀공자’는 이PD가 기획한 작품.“서로에 대한 신뢰예요.이감독님은 억지요구를 안해요.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아니까 작품 처음 시작했을 때 제작진과 서먹서먹한 감정도 없죠.그게 큰 장점이예요” 김승우는 이번 드라마 내용을 듣자마자 “어른들의 동화”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그러나 대본은 동화보다는 만화에 가까왔다.다소 껄끄럽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맡은 용남 역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가 연기하는 용남은 세상에 두려울 것 없는,배짱 두둑한 생수배달원.자신을 막무가내로 결혼시키려는 아버지 뜻에 맞춰 수진(최지우)이 만들어낸 가짜 애인이지만 어느틈엔가 두 사람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촬영현장의분위기를 띄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그는 파트너인 최지우를 끔찍히 아낀다.촬영이 끝나면 늘 옆에서 이것저것을 챙겨준다.김승우의 이런 자상한 모습에최지우는 “너무 편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이)미연이가 TV를 보더니 (최)지우가 예쁘다면서 잘 해주래요.그래야 연기를 잘한다고.촬영 끝나는 8월말까지만 잘해줄 거예요” 김승우에게는 아내인 영화배우 이미연을 빼놓을 수 없다.김승우와 이미연은 연예계에서 가급적 함께 작업하지 않는 부부로 유명하다.그러다 보니 별거설,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한다.“우리라고 돈 욕심이 없겠어요.하지만 둘다연기자의 이미지로만 남고 싶어요.김승우하면 이미연,이미연하면 김승우를떠올리는 건 연기가 본업인 우리로서는 원치 않는 거예요” 지난 95년 결혼한 두 사람은 그동안 ‘한 사람이 일을 하면 다른 사람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원칙을 갖고 있었다.그러나 최근 이미연은 영화‘물고기자리’,김승우는 ‘신귀공자’ 촬영으로 얼굴을 마주친 날이 며칠안된다.“그동안 기댈 곳이 있었는데 그게 없다는 것이 너무 사람을 지치게하더라구요.앞으로는 촬영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할거예요” 김승우의 소망은 캐릭터가 강한 악역을 한번 해보는 것.그리고 언젠가는 이미연·김승우 공동주연의 영화나 드라마를 한 작품 정도 하고 싶어 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인터뷰/ 朴勝雄 서울 중랑구의회의장

    “주민과 함께 하는 살아있는 의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서울 중랑구의회 후반기를 이끌 신임 박승웅(朴勝雄·57) 의장은 “주민들이 의회를 찾아다니며 자신이 뽑은 의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활동을 열심히 하는지 등을 지켜봐야 구의회가 살아난다”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주민들이 의정활동을 잘 살피지 않고 ‘하는 일이 없다’고 질타하거나 불가능한 민원을 막무가내로 들이밀 때가 가장 안타깝다는 신임 박 의장은 “의원들의 화합을 통해 생산적인 의회,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초대부터 내리 3선을 해 최다선의원이기도 한 박 의장은 소속 의원들이 충분히 개성을 살리되 그런 가운데서도 합일과 조화를 찾도록 조정자 역할을충실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자신의 방앗간 배달일을 스스럼없이 하는 박 의장은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마을을 살피는 변함없는 성실함과 소탈함 때문에 주민과 동료의원들로부터 ‘일꾼’으로 통한다. 박 의장은 과거와는 달리 최근들어 의원들이 젊어지는 등 기초의회도 변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런 추세라면 머잖아 주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의회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박 의장은 “초심을 지켜 전임자와 주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하겠다”고 다짐했다.부인 이영자(李榮者·57)씨와의 사이에 2남2녀가 있으며 고등학교때 선수로 뛰었을만큼 야구를 좋아한다. 심재억기자
  • [사설] 權五乙의원의 막말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의원의 지난 13일 ‘청와대 친북세력’ 발언 파문은 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이다.친북이냐고 몰아붙이는 것 자체가,마치 반북을강요라도 하는 듯한 매카시즘의 산물이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이는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공영을 이뤄나가자는 6·15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기본틀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과 다름 없다.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시각에서도 친북과 반북을 따지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민족공영으로 수렴됐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반목과 대결의 구도를 하루빨리 청산하고 화해와 협력의 기운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마당이다.권의원의 발언은 이같은 시대정신과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다. 이번 사태는 북한의 방송들이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총재를 극렬하게 비난한 데서 비롯됐다.이총재가 지난 6일 국회 본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핵과미사일 문제를 거론하며 상호주의원칙 적용을 촉구한것을 겨냥했다고 보인다.북한방송들이 욕설까지 곁들여 이총재에게 적대감을 나타낸 것은 분명히잘못됐다.막무가내식 비판은 자칫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했어야 했다.한나라당이 불쾌감을 표시하며 강력히 비난하는 것도 이해된다.여기에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이 양비론적 시각에서 “이총재도 신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는 소식에 몹시 흥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가 언제부터 친북세력이었냐” “무엇이 두렵고무슨 약점이 잡혀 눈치를 보는가”라는 권의원의 막말은 지나쳤다.북한 방송이 이총재를 비난한 것이 청와대의 저자세 때문이라는 식의 해석은 억지다. 과거의 ‘색깔론’ 시비를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평양방문)2박3일 동안 만리장성을 쌓았느냐”는 발언은 정치인으로서의 금도(襟度)를 저버린 것이다. 다행히 사태는 남궁 수석이 유감을 표명하고 권의원이 사과함으로써 진정국면을 맞았다.민주당의 서영훈(徐英勳)대표는 14일 북한방송의 보도내용에 대해 별도로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권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국론분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이번 사태가남북의 화해·협력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정상회담의 성과를 차질 없이 구체화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정치권의 초당적 협조와 치밀하고도 신중한 대처가절실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남북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 [대한광장] 합리적으로 비판하라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의약분업이라는 것은 약품의 오·남용으로 약에 대해 내성이 생기고 그래서 정작 그 약이 필요할 때 약이 듣지를 않아서 사소한 병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약 먹는 것을 신중하게 하도록하자는 것이다.오·남용으로 인해 내성이 생기고 정작 필요할 때 약발이 듣지 않기로는 아이들에 대한 꾸지람도 마찬가지다.꾸지람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더 심하게 꾸지람을 해도 효과가 전같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이 부모말을건성으로 듣게 된다.꾸지람이라는 약이 갖는 효과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정말 필요할 때 적절한 정도로만 사용해야 꾸지람의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어른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비판이라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아주 중요하고도 소중한 약이다.우리는 이 비판이라는 약으로 군사독재를 무너뜨리는 신기한 효험을 보았다.그래서인지 요즘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비판이라는 약쓰기를 즐겨서 비판과잉의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그런데 대상이 부적절하고 쟁점도 명확하지 않은 무분별한 비판이 난무하고반개혁의 내용에 비판이라는 당의정만 입힌 사이비 비판이 계속되면,비판에 대한 내성과 저항감이생겨서 정작 비판해야 할 때 약발이 듣지 않게 되는 심각한 사태가 올 수도있다. 비판은 민주주의의 초보단계일 뿐이다.개혁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활발한 비판이 필요하지만,개혁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참여와 책임’이 더욱중요한 민주시민의 미덕이 된다.개혁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만들어가는 것이므로 막연한 비판보다는 생산적인 토론이 필요한 것이다. 비판은 개혁에 대한 저항세력에 집중되어야 한다. 며칠전 경찰이 롯데호텔 노조의 농성을 진압하였을 때 대부분의 언론과 지식인들은 정부가 집단폐업하던 의사들에게는 쩔쩔 매면서 약자인 노동자들에게는 강경책을 썼다면서 ‘적당히 무른 곳을 찾아 강하게 나오는’ 정부를비판하였는데,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잡힌 상황에서 폐업이 장기화될 수 있는강경책이 능사였겠는가 하는 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이 비판은 고스란히 언론과 지식인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언론과 지식인들자신이 사회개혁에 저항하는 수구 기득권세력에 대해서는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그들을 잘못 건드렸다가 인격적인 융단공격을받고 왕따가 될 것을 두려워해서인지 무딘 펜 끝으로 눈치를 보다가, 그나마개혁을 해보겠다고 나서는 정부나 시민·사회단체는 직접 이해관계 당사자가아니어서 비판을 하더라도 그악스럽게 달려들지는 않을 것이고 반대공격을당하더라도 탄압받는 폼을 연출할 수 있다고 여겨서인지 개혁정책의 문제점을 침소봉대하여 비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개혁세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비겁자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비판은 그 자체로 좋은 것만도 또 나쁜 것만도 아니다.결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숙되었는가를 가늠하는 것은 ‘분별력’의 수준이다.의사들이 저수가에 대해서 항의하고 진료권을 확보하겠다고 2∼3차례 휴업하는정도는 인정하지만,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무기한 집단폐업을 하거나 고의로의약분업을 지연하는 것에 대해서는 용납하지 않는 것,외설영화를 만드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지만,그와 동시에 음란물이 청소년에게 접근할 수없는 단호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것이 분별력이다.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남에게만 요구하는 무책임한 비판,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목표도 없고 주장의 일관성도 없는 비합리적인 비판,앞뒤 따져보지않고 대안제시도 없이 큰소리만 치는 막무가내식 비판,그저 센세이션만을 목적으로 하는 선정적인 비판,사실은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면서 그럴 듯하게포장해서 폼잡는 사이비 비판을 부지런히 가려내서 치워내야만,우리는 사회개혁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비판의 효험을 지켜낼수 있을 것이다.분별력을 향상시키려는 치열한 노력 없이는 상식이 통하는 합리적인 사회에서편안하게 사는 행복을 결코 얻을 수 없다. 朴 珠 賢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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