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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금도 늦지 않았다/김민숙 소설가

    뉴스에서 이라크 소식이 빠지는 날이 없다.또 차량 자살 폭탄 사건으로 무고한 시민 10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단다.그런 와중에 잠시 화면에 나타난 필리핀 외무장관의 조기 철군 발표에 시선이 쏠렸다. “필리핀군은 이미 이라크에서 철수 중이다….이에 따라 이라크 주둔군 51명 중 현재 43명만이 남아 있다.” 바로 며칠 전까지도 조기 철군할 수 없다고 버티던 필리핀이 자국민을 납치한 무장세력의 요구를 수용하고 미국의 철군철회 압력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인질로 잡힌 트럭운전사의 생사는 아직 알 수 없다지만 그는 아마 살아있을 것이다.그렇게 믿고 싶다.물론 필리핀이 단 한명의 인질을 위해 그랬다고 보지는 않는다.이라크에서 일하는 4100명 필리핀 민간인들의 안전을 고려했을 것이다.안경을 낀 델리아 알버트 외무장관의 굳은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미국의 가장 강력한 우방으로 우리와 나란히 꼽히는 필리핀이 미국을 외면하고 돌아서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 미국 상임 정보위원회가 과장된 정보를 근거로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결론을 내리고,CIA국장이 사임했다.그런데 곧 영국의 버틀러 위원회 보고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이라크는 전쟁 이전에 배치 가능한 화학 생물 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이를 사용할 계획도 없었다는 것이다.블레어가 주장한 “심각하고 현존하는 위협”은 어디에도 없었고,동네 깡패처럼 거품 물며 부르짖던 부시의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사라진 건 테러가 아니라 사람의 목숨뿐이었다. 이 침공의 들러리였던 블레어는 정보를 잘못 사용한 것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지만,부시는 아직도 ‘결과적으로 잘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전쟁 없이는 유지가 안 되는 미국경제 때문인지,석유자원을 확보해서 잘한 전쟁인지는 몰라도 이쯤 되면 내가 미국인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 뿐이다. 우리 국민들 중에는 싫어도 파병을 해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우방을 내세우고 혈맹을 내세운다.좀더 냉정하게 판단한다며 국익을 내세운다.물론 6·25 때 진 빚이 있다.그 실속이 어떻든 빚은 빚이다.그 시절 유솜(USOM·미 대외원조처)의 악수하는 마크가 그려진 밀가루 포대와 옥수수 떡을 기억한다.미국이 정말 인심 좋은 키다리 아저씨라고 생각했다. 세월이 가면서 그 인심이 때로 야속하기도 했고,혼자서 배신감에 젖기도 했다.그래도 미국이 지금처럼 품위를 잃고 막무가내로 군 적은 없었다.미국의 대통령 하나가 잘못 뽑히니 세상이 온통 아수라다. 우리가 미국에 빚이 있다면 부시가 아니라 미국민에게 갚아야 한다.미국민의 절반도 이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더구나 부시는 이제 곧 무대에서 사라져야 할 골목대장에 불과하다. 스페인이 이미 빠져나갔고,필리핀이 빠져나갔다.터키도 마찬가지다.이제 우리 차례다.김선일씨의 주검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도 시작부터 잘못된 이 전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국익 같은 건 이럴 때 챙길 것이 아니다.무슨 이익을 얼마나 얻는지 모르지만 사람 생명을 죽이면서 얻는 이익을 어디다 쓰겠는가.경제가 어려워도 그 정도로 배곯지는 않는다. 우리의 파병이 순전히 이라크의 재건을 돕는 거라고는 우리도 저들도 믿지 않는다.받는 당사자가 싫다는데 왜 굳이 목숨까지 위협 받으며 주겠다는 건가.파병은 전쟁광 부시의 체면 세우기에 도움을 줄 뿐이다.이제 전쟁을 멈추는 일에 우리가 나서자.아직도 늦지 않았다. 김민숙 소설가˝
  • [삶과 경영 이야기] (17) 패션·아트 접목 원조 천호균 쌈지사장

    헝클어진 노랑 머리에 청홍의 꽃무늬가 새겨진 알록달록 캐주얼 남방.얼굴에는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신문에 나올 사진 때문에 오늘은 얌전하게 입은 겁니다.”기자의 호기심을 읽었는지 쌈지 천호균(千浩均·55) 사장은 묻지도 않은 대답을 첫머리에 던졌다.2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그의 웃음소리는 미래공간처럼 꾸며진 사장실을 쉬지 않고 울려댔다.‘패션’과 ‘아트’를 접목시킨 원조로 통하는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아트’는 우리말로 예술이나 미술쯤으로 번역될 수 있겠지만 그가 생각하는 건 더 큰 개념인 것 같아 그대로 살렸다.) -1978년 시작한 대기업에서의 첫 직장생활.남들은 보수 괜찮고 안정적이라며 부러워했지만 입사 때부터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외차관과 기술제휴 담당이란 업무는 도통 처음부터 나와 어울릴 수 없는 일들이었다.나는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발로 일하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일들은 나를 계속 책상머리에 붙들어 앉혔다.게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내가 제출한 기획안이 회사에서 통과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입사 4년만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회사를 나왔다. -경기중학교 시절 나는 전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던 악동이었다.수업시간에 낄낄대기,똥침 놓기,뒤에서 갑자기 의자빼기에 마치 의무감 같은 것마저 느끼던 때.당연히 공부는 뒷전이었다.결국 집안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경기고등학교에 떨어졌다.하지만 자존심은 누구 못지 않았다.다른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그 학교 교복 입기가 너무나 창피해 하굣길에 사복으로 갈아입고 다니다가 결국 재수를 선택했다.이듬해 경기고 배지를 달았지만 습관을 못버리고 다시 다른 일에 빠졌다.이번에는 주먹질이었다.교내에서 내 주먹은 최고였다.그때 말로 교내를 ‘평정’했다.오죽하면 고2 때 권투코치가 “공부도 별로니까 권투선수나 하라.”고 했을까. -성균관대 영문과에 입학한 뒤에도 공부보다는 사업에 관심을 더 쏟았다.기원(棋院)을 차렸는데 복덕방처럼 바둑만 두는 곳이 아니라 바둑을 주제로 한 카페처럼 꾸몄다.그러나 장사가 잘되자 앞의 가게에서 무허가 기원이라고 고발을 해버려 문을 닫고 말았다.대학 앞에서 카페를 할 때도 그랬다.지금의 홍대 앞 카페처럼 클럽식으로 꾸몄다.누추하고 허름한 분위기로 70년대의 획일적인 화려함과 차별화를 꾀했다. -81년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가죽수입업을 하던 친구가 사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실패원인는 너무나 단순했다.가죽을 수입하기 전에 국내 수요자들의 의견을 물었어야 했는데 친구는 막무가내로 수입부터 해놓고서 국내 수요자들을 쫓아다니고 있었다.친구회사를 인수해 3년 만에 돈을 엄청 벌었다.그러나 수익성을 발견한 큰 회사들이 앞다퉈 이쪽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의 자금력은 도저히 당해낼 수는 없다.이 사업은 이걸로 접고 가죽 가공제품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당시 핸드백은 패션제품이 아니라 가방과 같은 실용품이었다.모양도 똑같이 직사각형으로 표준화돼 있었다.“여성들의 몸과 옷에 맞는 핸드백을 만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하고 ‘데코’라는 상표를 붙여 시장에 선보였다.‘핸드백을 입자.’는 게 컨셉트였다.남들은 영문과 나와서 어떻게 디자인을 하느냐고 했지만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샘솟았다.특히 우리 핸드백은 백화점 등 대중매장에서는 외면받고 루비나 등 당시 유명 패션디자이너들이 더 좋아했다.어느 날 백화점 행사에 20개 패션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는데 한 곳이 펑크를 내 우리 회사가 대신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그날 우리회사가 판 것이 다른 19개 업체가 판 것보다 더 많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남과 다른 생각,다른 행동을 많이 했다.남들의 생각을 대신 해보는 게 취미였다.그래서 얻은 별명이 ‘탐정’이었다.9형제 중 8번째로 태어나 눈치코치 보는 게 생존도구가 된 때문이었을까.강원도에서 상경한 아버지는 동대문에서 신발 도매상을 했다.자녀 9명의 양육은 아버지에게 큰 짐이었다.아침 5시에 광화문 집에서 동대문 가게까지 걸어서 출근했다.차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술·담배를 전혀 안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나는 가게에서 장사하는 걸 좋아했다.특히 문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살 것인가 알아 맞히는 게 취미였고,상당한 적중률을 보였다.지금으로 말하면 소비자 심리예측인데,일찌감치 훈련을 했던 셈이다. -데코 핸드백은 기대 이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것도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다.핸드백만이 아닌 구두,모자,선글라스 등 다양한 패션상품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했다.그래서 92년 탄생한 게 토털 액세서리 브랜드 ‘쌈지’였다.쌈지(작은 주머니)를 통해 ‘작다’와 ‘싸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화적인 느낌들을 담고 싶었다.처음에는 일본 브랜드라는 오해도 많았다.쌈지는 놈,아이삭,진리,딸기 등 우리회사의 순한글 브랜드의 출발점이 됐다. -쌈지의 브랜드 전략은 ‘아트’로 설정했다.아트와의 동맹이 절실했다.그때까지 아트하는 사람들과 전혀 일면식이 없던 나는 그들과 본격적으로 친구되기에 들어갔다.매장에서 판화작품과 음악CD를 함께 팔았다.큰 돈을 들여 서울 강남의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국내 첫 ‘아트쇼’를 열기도 했다.무용,그림,보디페인팅,설치미술 등이 종합연극처럼 펼쳐지는 공연으로 일반 패션쇼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또 ‘쌈지 스페이스’라는 작업실을 만들어 아트하는 사람들에게 1년에 10명씩 공간을 빌려 줬다.불과 5년 만에 50명이 우리의 인맥에 들어왔다.그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우리 회사에서 디자이너와 직원들을 상대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비티’(창의성)를 강의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나온 에너지는 곧바로 쌈지 등 제품디자인에 반영됐고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내년 봄 서울 인사동에서 오픈하는 건평 1000평 정도의 상가 ‘쌈지길’(가칭)은 아트와 패션의 복합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이미 ‘숨’‘팔자’‘손’ 등 그 안에 입점할 한글 가게이름을 25개 등록했다. -쌈지는 최근 경기도 파주에 ‘딸기가 좋아’라는 문화 테마파크를 열었다.그 안에 세운 건물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초청작으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나는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지어달라고 구체적인 주문을 한 적이 없다.건축가들이 쌈지가 그동안 같이 해온 작가들의 작품과 건축주의 철학을 자유롭게 해석해 걸작을 만든 것이었다.이른바 ‘쌈지컬처’란 게 이런 것이 아닌가 한다.가장 기분 좋을 때는 “저거 쌈지스타일이야.”라는 말을 듣을 때다.어딘지 괴팍하거나 뭔가 잘못된 것 같을 때 쓰는 말이다.내가 가장 주목해온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 우리의 최대 수출 브랜드 ‘딸기’다.딸기는 열살 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다.심술 궂고 욕심 많고 안 예쁘고 엉뚱하고 어른들한테 매일 혼나지만 의리 있고 심지가 분명한 아이다.예쁜 여자,잘 생긴 남자,공부 잘 하는 사람에만 우리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인성에 대한 강조점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한 우리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딸기는 현재 타이완 등지로 문구,팬시,잡화 등으로 수출이 많이 되고 있다. -내 차림새에 대해 한마디씩 던지는 사람이 많다.과거 회사가 작을 때에는 무시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매출이 좀 느니까 개성으로 인정해 주는 씁쓸한 경험도 했다.나의 차림새는 일종의 시위(示威)다.편안함과 자연스러움,자유로움을 내부직원과 외부사람들에게 몸으로 보여 주려는 것이다.나는 현역으로 만기제대했지만 우리나라 군대문화를 혐오한다.군대문화의 부작용이 획일성이다.3년간 모두 똑같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니 사람들이 똑같아진다. -기업경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데 너무 문화쪽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너무 미래형이라는 것이다.솔직히 단기적으로 손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하지만 단순한 패션회사가 아니라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가들과 함께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가는 것,이것이야말로 쌈지의 자산이다.물론 이것은 아트를 영원한 테마로 하자는 고객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천호균 사장은 쌈지 천호균 사장은 1980년대 서울 명동거리를 휩쓴 ‘거지백’의 창시자다.‘핸드백을 입자.’라는 개념으로 시작한 거지백은 당시 젊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고 어깨에 메어 봤을 공전의 히트작이었다. 천 사장은 젊고 가난한 예술인들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로 남아있다.예술이 패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2002년 말 시작된 경기침체로 지금은 다소 고전하고 있는 편.그러나 패션몰 등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게 천 사장의 복안이다.지난해 매출 1364억원에 5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당기순익은 적자가 났다.▲97년 한국섬유대상(패션경영부문) ▲99년 월간미술대상 대상(쌈지아트프로젝트),한경마케팅대회 디자인상,문화예술지원기업대상 수상. ˝
  • 서울광장 잔디 “나 좀 살려줘”

    “마냥 나가라고만 하지 말고 법적 근거를 대라는 사람도 있어요.들쥐가 다녀 위험하다고 해도 막무가내죠.” 지난 28일 오후 10시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2명의 시청 청원경찰이 야간 교통정리 때나 쓰는 손전등을 들고 잔디밭을 누볐다. 이들은 광장 잔디밭에 들어간 50여명의 시민들을 내보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일주일 가운데 월요일만은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금지하는 날로 정해놓았는 데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청경 2명으로 ‘잔디족’들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였다. “월요일엔 출입할 수 없다.”는 청경들의 말에 한 쌍의 중년 남녀는 “우리는 한글을 모른다.”며 웃었다.“영문 안내문은 안 보이느냐.”고 하자 그 때서야 일어났다.하지만 그 사이 유모차를 끌거나,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찾아온 조깅족 등 시민들의 잔디밭 밟기는 이어졌다.더러는 드러누워 캔맥주를 들이켜기도 했다. 특히 당초 지난 5월 개장할 당시 우려됐던 문제점들이 빗나간 시민의식을 그대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나서는 데다 잔디밭 둘레에 세운 표지판 때문에 낯부끄러워서라도 못 들어가는 낮 시간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게 청경들의 얘기다. 시청 청경들은 2인 1조로 2시간씩 돌아가며 서울광장과 그 주변을 24시간 순찰하고 있다.시민들이 많이 찾는 휴일의 경우엔 스트레스가 더하다.음식물을 들거나 하이힐을 신고 잔디밭에 들어가는 등 잔디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청경 A씨는 “젊은이들의 지나친 애정표현으로 오히려 우리가 민망할 경우도 잦다.”면서 “그런데 노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왜 말리지 않느냐고 따지는 등 애로가 적잖다.”고 시민들에게 협조를 당부했다.낮에는 비둘기들이 먹이를 보고 잔디밭에 내려앉는 것과 마찬가지로 밤엔 들쥐도 돌아다닌다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최임광 총무과장은 “도시계획상 용도가 ‘광장’인데 ‘공원’으로 혼동하는 시민 때문에 관리가 쉽잖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이경형칼럼] ‘수석 당원’의 지도력

    집권 2기에 들어간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겉으로만 보면 이번 개각 파행은 고건 국무총리의 각료 제청 거부로 대통령이 구상한 장관 경질 계획이 한달여 뒤로 미뤄진 ‘개각 불발’현상에 불과하다.그러나 한꺼풀 더 들여다 보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관계 정립이라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개재돼 있다. 이번 사안은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친정(親政)체제로 끌고 갈 것인가,아니면 일정한 거리를 두어 당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당정분리방식으로 운영해 나가느냐의 기본 방향과 관련된 문제다.입으로는 당정 분리를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당의 친정 체제를 도모하는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와 여당 관계에 관해 정책 협의는 긴밀히 하되 집권당은 당대로 독자성을 갖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도 앞으로 공천이나 당직 인사에는 일절 간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집권당의 홀로서기를 북돋워주었다.대통령의 당내 지위도 과거처럼 ‘총재’가 아니라 ‘수석 당원’으로 입당했다.노 대통령이 매월 납부할 200만원의 당비 수준에 비추어 보면,의전적 지위는 당의장이나 원내 대표급에 해당된다.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 원칙 천명에도 불구하고,대권예비주자들을 조기 관리하는 등 당을 친정체제로 끌고 가려한 이유는 무엇일까.십중팔구 대통령 직계나 참모들이 국정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당을 초기에 장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언했고,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다.당내 예비주자들을 방임하면 파벌이 조기에 형성되는 것은 물론 과열 경쟁이 불 보듯하므로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옳다고 본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정동영 전 당의장,김근태 전 원내 대표 등을 내각의 일원으로 편입시켜 ‘행정 수업’을 하도록 하고 동시에 그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왕 당정분리 원칙을 선언한 터에 굳이 지금부터 ‘예비주자군’을 조기 관리할 필요성이 과연 절실했는지 의문이다.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지금 노 대통령의 국정 추진력은 매우 막강해졌다.당내 어느 누구도 감히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위치에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럴 필요성도 없을 것이다.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통치 양태에 익숙해온 대통령 주변의 인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그동안 한국 정치 문화는 권위주위 리더십에 젖어왔다.대통령이 으레 여당 총재를 겸하는 당의 친정체제 운영방식은 역대 집권당 관리의 전범처럼 여겨져 왔다.대통령이 제왕적 총재로서 여당을 운영한 것은 군사정권 시대나 민주화 정권 시대나 오십보백보였다.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줄곧 권위주의 통치의 수직적 리더십을 지양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평적 네트워크 리더십을 강조해왔다.대화와 토론을 거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합리적인 리더십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대선 예비주자 관리용 개각의 공회전 과정을 돌아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개각을 구상하면서 총리의 제청 절차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려 했고,여대야소 국회라고 해서 새 총리의 인준을 쉽게 생각하는 오만도 읽혀진다. 대통령은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집권당을 얼마든지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할 수 있다.그러나 그 방법은 당내 인물들을 평준화하는 데 있지 않고,비록 ‘수석 당원’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으로서 지도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Doctor & Disease] 대전 을지대학병원 하권익 원장

    ●우리나라 스포츠 의학의 산 증인 “붐은 좋은데,너무 터무니없이,무턱대고들 운동을 합니다.좋자는 운동인데,정확하게 해서 효과도 높이고 부상도 없도록 해야죠.” 대전 을지대학병원장 하권익(64) 박사.우리에게는 2·3대 삼성서울병원장이나 대한스포츠의학회 인정의 제1호로 국내외 정형외과와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활약해 온 경력 말고도 대한체육회나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위원회 등 일선에서 소위 엘리트 스포츠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보살펴 온 이력이 더 친근한 우리나라 스포츠의학의 산 증인.그와 스포츠 손상(운동 부상)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그는 ‘인체의 경고신호’를 먼저 거론했다. “무슨 운동을 하던 그 운동에서 비롯된 신호를 잘 알아야 합니다.인체는 정직해 기능 이상이나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반드시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거든요.” 그가 말하는 인체의 경고 신호는 △어지럽다 △가슴에 통증이나 답답함이 느껴지고,비정상적으로 숨이 차다 △운동중 특정 부위에 3분 이상 통증이 오거나,이런 통증이 3일 이상 계속된다 △맥박이 평소보다 분당 10회 이상 빠르다 등이다.“이런 신호가 감지되면 운동을 멈추고 상태를 살피거나,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가벼운 부상도 무시했다간 큰코 스포츠 손상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운동으로 생긴 모든 부상을 말하는데,만성과 급성으로 크게 나눈다.만성은 특정 부위가 과사용 등으로 말썽을 일으킨 경우이고,급성은 운동중 갑자기 발생한 부상이다.만성은 고무줄처럼 사용할수록 탄력을 잃어 마침내 복원력을 잃는 경우로,이를 과사용증후군이라고 부른다.뼈는 물론 관절,연골,인대,힘줄 심지어 심장에도 문제가 나타나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는 증상들로,대부분 자신의 신체 능력이나 준비상태를 무시한 욕심에서 비롯된다. 부상의 빈도와 추세는 어떤가. -스포츠 손상이 놀랄 만큼 늘었다.주로 청·장년층 부상이 많은데,스키 등 특정 운동의 경우 80년대와 비교하면 20배 이상 늘었다.특히 안전장치와 지도관리 부실에서 오는 어린이 부상도 많은데,성장판을 다칠 경우 평생 고생을 하므로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연령대별로 보면 노령층의 경우는 노화에 따른 내과적 부상이 많은 반면 젊은층 부상은 잘못된 운동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막무가내식 운동의 결과다.예컨대 평지를 걸어야 할 사람이 등산이나 계단타기를 하고,수영도 자유형,배영을 할 사람이 평영을 해서 생긴 것이다. ●운동중 휘파람 불 수 있으면 안전 추세는 그렇더라도 부상 빈도가 많다는 것은 심각한 현상 아닌가.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의 한계를 넘는 운동을 한다.마라톤대회를 보라.거기 출전한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부적격자들이다.이게 대부분 부상으로 이어져 결국엔 운동을 포기해야 한다.실제로 운동 목적의 조깅으로 시작했다가 기록 달리기인 러닝을 하는 사람이 많다.사소한 부상을 심각하게 키워 병원을 찾는 것도 문제다. 별도의 운동처방 없이 자신에게 적당한 운동량을 가늠할 수는 없는가. -전문가의 운동처방이 가장 과학적이다.그럴 여건이 안된다면,‘휘스퍼 사인’을 활용하면 된다.운동 중 입술로 휘파람을 불 수 있거나,옆사람과 간단한 대회가 가능하면 일단 안전한 상태라고 본다.그게 안되면 운동을 멈추거나 즉시 강도를 낮춰야 한다. 이 기회에 우리 국민들의 잘못된 운동 습관을 짚어 달라. -꼭 말하고 싶었던 점이다.먼저,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싶다.운동은 효과도 좋지만 안전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장비와 적정한 종목,적당한 강도 선택 및 준비운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유행 따라 운동하려는 사람도 많은데,자기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자기 운동이든,가족운동이든 알맞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무지한 운동도 문제다.주변에 ‘통증은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딱하다.통증은 이상 신호인데 이걸 운동의 필요성으로 인식하면 어떻게 되나.워밍업이나 스트레칭을 적당히 하지 않는 것도 고질이다. ●옆사람과 경쟁… 부상으로의 지름길 그는 헬스클럽에서 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예로 들었다.“옆사람이 무거운 걸 들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자신도 무게를 늘리는데 이게 부상의 지름길입니다.자신에게 적당한 운동은 같은 동작을 30회 반복할 수 있는 무게를 고르는 겁니다.이걸 기준으로 무게를 조절하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골프대미지도 그래요.많은 사람들이 ‘통증은 운동으로 풀어야 한다.’며 운동을 계속합니다.이래선 몸이 제대로 작동을 못하지 않겠어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어지간한 부상은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도 하는데. -그게 문제다.급성 손상도 눈에 보여야 병원을 찾는다.특히 과사용 증후군에서 이런 경향이 심한데,전문 운동선수까지도 부상을 참고 견디다 선수 생명이 끝날 상황이 돼서 병원을 찾는다.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은 곤란하다. ●“좋은 운동, 잘 해야지요” 그는 지금 국내외 프로야구계에서 활약하는 이승엽,박찬호,장종훈 선수를 직접 수술한 경력도 갖고 있다.“그 선수들이 당시 조그만 이상 신호를 무시했다면 지금처럼 대선수가 됐겠습니까? 좋은 운동,잘 해야지요.” 그런 부상 공포에서 벗어나려면. -자기 운동을 골라 서두르지 말고 잘 익히는 게 중요하다.정확하게 익히면 거의 부상이 없다.특히 운동량은 일주일에 10% 이상 올리지 않아야 하며,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는 건강검진을 받아 그동안 변한 자기 몸의 특성을 운동에 반영해야 한다. ●정부 산하 스포츠건강위쯤 하나 있어야 이미 모든 국민에게 운동이 일상화된 지금도 정부 산하에 스포츠건강위원회 하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한 그는 거듭 이렇게 강조하며 말을 맺었다.“모든 스포츠 손상은 ‘처음엔 속삭임으로 오지만 나중에는 파열음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하권익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 ▲경희대 인제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외래교수 ▲대한스포츠임상의학회 1·2대 회장▲태릉선수촌 의무위원 ▲서울올림픽 의무 전문위원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장·대한정형외과학회장·대한슬관절학회장 ▲삼성서울병원 2·3대 병원장 ▲아시아스포츠의학연맹 수석부회장 ▲제5차 아시아스포츠의학연맹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현 을지의대 의무부총장 겸 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 [세상에 이런일이]엄지 스토킹

    ‘제발 내 사랑을 받아줘,받아줘,받아줘….’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옛 여자친구에게 6개월 동안 수백건의 ‘구애’(求愛) 문자메시지를 보낸 대학생이 결국 경찰에 붙잡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대학생 박모(26)씨가 A(27·여)씨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것은 2002년 7월.자신을 모 사립대 치대생이라고 속여 A씨에게 접근,두달 동안 박씨는 A씨와 사귀었지만 거짓말이 들통난 뒤 말다툼이 잦아져 헤어지고 말았다. A씨를 잊지 못한 박씨는 헤어진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9월 A씨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A씨는 박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어떻게 해서라도 A씨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박씨는 A씨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번만 만나달라.만나주면 뭐든지 다 해주겠다.”는 호소로 시작했지만 A씨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자 홧김에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까지 보냈다.박씨가 지난달 중순까지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무려 800여건.어떤 날은 하루에 202건을 보내기도 했다. 박씨의 ‘문자메시지 폭탄’에 지친 A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기도 했지만 박씨는 끝까지 A씨의 바뀐 번호를 알아내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결혼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면 박씨는 “이혼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막무가내였다. A씨는 결국 박씨를 경찰에 신고했고,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3일 박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박씨는 경찰에서 “그저 A씨가 보고싶어서 연락을 했는데 A씨가 거부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형사처벌되는 줄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수시 1학기 “신중하게 선택하라”

    “수시 1학기에 도전할까,말까.” 다음달 3일부터 원서를 접수하는 2005학년도 수시 1학기 모집을 앞둔 모든 수험생들의 고민이다.합격만 한다면 남은 고3의 생활은 ‘꿈’속의 생활이 되기 때문에 욕심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하지만 고3 진학담당교사들은 ‘불합격했을 때’의 후유증을 고려,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만큼 담임교사와의 충분한 상담도 제안하고 있다.물론 무분별한 복수지원보다는 수험생 본인이 가고 싶은 대학 학과를 소신지원하는 편이 좋다는 게 한결같은 조언이다. ●수시 1학기 모집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첫 대입인 만큼 수험생들의 부담은 적지않다.수시 1학기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14개교 2462명이 늘어나 102개교에서 2만 2138명을 뽑는다.원서접수는 6월3일부터 16일 사이에 대학별로 받는다.전형 및 합격자 발표는 7월19일∼8월19일 사이에 이뤄진다. 수시 1학기는 대체로 고2까지의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2학년까지의 학생부 성적이 좋아야 한다.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을 수험생 본인의 성적과 비교,학생부 성적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지원하는 편이 좋다.특히 학업과 관련된 수상경력도 중요하다.전국 규모의 수학·과학·외국어·논술 등의 경시대회 입상자는 수시 1학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 또 학생부는 전과목 또는 일부과목을 석차와 평어(수·우·미·양·가) 반영으로 나눠진다.대부분의 대학들은 석차와 평어를 함께 활용하는데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학생부 반영이 어느 대학인지 찾는 것도 합격의 지름길이다. 연세대는 전과목 석차와 평어를 혼용해 쓴다.고려대는 일부 과목만 석차와 평어를 섞어 활용한다.나머지 대부분의 대학들은 국어·수학·사회·과학을 기본으로 1∼2과목을 넣고 빼는 식으로 석차와 평어를 사용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석차와 평어 가운데 어느 것이 유리한지,주요과목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따라 유리한 대학이 결정되는 만큼 대학별 전형요소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교 및 수험생들은 고민중 고교마다 중간고사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수시 1학기 모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학교들은 수시 1학기의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파악하는 한편 상담에 나서고 있다.나름대로 수시 1학기 ‘전략’도 짜고 있다. 서울의 경희여고는 고3 교사들끼리 입시자료 및 정보를 공유한다.수시 1학기는 진학의 기회이지만 실패할 경우,좌절과 아픔이 그만큼 크다는 점도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경희여고 이석호 3학년부장은 “해마다 학생 스스로 부정확한 자료에 근거,수시 1학기 대학을 선택해오면 정말 곤혹스럽다.”면서 “그러나 수시모집 인원이 많지 않다는 이유 등을 꼽아 학생들을 적극 설득,수시 2학기나 정시모집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학교측도 “오랫동안 경험을 축적한 담임교사만큼 학생들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수시 1학기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이 막무가내로 원서를 요구해오는 경우가 있지만 학생을 위해 욕심만 내면 안 된다고 특별히 당부한다.”고 밝혔다.실제 수시 1학기에 지원,논술과 면접 등에 매달리다가 실패하면 9월부터 시작되는 수시 2학기는 물론 정시모집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자칫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 K고 진학부장은 “학생들이 내신성적과 모의고사를 비교해서 소신껏 수시 1학기의 대학을 결정해 오면 지원서를 써준다.”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의 편중현상이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물론 터무니없는 지원을 생각하는 학생에게는 상담을 통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수시 2학기나 정시모집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복지부 감사관실 “전화가 무서워”

    보건복지부 감사관실 직원들이 ‘전화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토킹’성 전화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성 두 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서울에 사는 40대 여성 김모씨.하루에도 4∼5차례 감사관실로 전화를 한다.요즘 민원은 “동네싸움이 났는데 진단서가 너무 지나치게 나왔다.복지부가 현장조사를 해보라.”는 것.이미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건이라 복지부에서 특별히 할 일이 없다는 답변을 줬지만,“책임회피가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따지고 들어 직원들이 일을 못할 정도다. 한번 전화를 하면 기본이 30분이고,전화를 받은 직원의 이름까지 일일이 물어서 적기 때문에 ‘허투루’ 대할 수도 없다. 또 한명은 70대 할머니인 자칭 ‘따봉여사’.입에 담지 못할 상소리를 하고,여직원들이 받으면 더 심해진다.“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닌데도 돈을 타니 알아보라.”는 내용부터 동네 민원을 전부 챙기는 스타일이다.하루 5∼6통은 기본이고 심하면 1시간도 넘게 전화를 한다. 요령이 생긴 직원들은 요즘 웬만큼 시간이 지났다 싶으면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김성수기자 sskim@˝
  • 우리당 당선자 진보·보수 ‘백중’

    17대 국회 과반수를 점하게 된 열린우리당 의원들 개개인의 이념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52명의 의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나라의 근간을 좌우할 법안들을 열린우리당 혼자 힘으로 없애거나 새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8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이념성향을 본인이 아닌 당내 제3자의 평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게 나타났다.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신인이 상당수 진입하긴 했지만,전체적으로 보면 보수성향 당선자 규모가 진보성향 당선자 수에 밀리지 않았다. 이는 ‘왼쪽(진보)’이든 ‘오른쪽(보수)’이든 너무 급진적인 법안이나 의정활동은 당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좌절될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설사 관철되더라도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익명을 요구한 열린우리당 핵심및 중간 당직자 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정리한 평가를 종합한 결과,이념을 분석하기 힘든 24명을 제외한 12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9명이 중도보수 또는 보수적 이념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것으로 분류됐다. 경제관료와 지방자치단체 행정관료 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또 재계와 과학기술 전문가 그룹도 대부분 보수성향으로 평가됐다.한 당직자는 “사실 중도보수를 넘어 보수성향이 뚜렷한 인물들도 상당수 있지만,한나라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에 참여한 것 자체를 감안하면 전부 중도보수에 포함시켜도 무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진보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물은 128명 가운데 59명에 달했다.이중 28명은 보다 선명한 ‘진보’로,나머지 31명은 비교적 온건한 ‘중도진보’로 분류됐다. 진보에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반대해 단식농성을 벌였던 임종석 의원을 비롯,전대협 등 학생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다.중도진보에는 재야운동권 출신이면서도 상당기간 현실정치 역정을 거친 인물들이 대부분을 구성했다.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같은 성향 분류는 당선자들의 인생 궤적과 겉으로 드러난 활동을 토대로 추론한 것일 뿐,실제 이들이 의정단상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미지수다.또 이념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무(無)이념’에 가까운 당선자도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막상 민감한 법안 처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세가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은 진보성향 쪽에 있다.아무래도 이라크파병 반대나,국가보안법 개정·폐지 문제 등 각종 현안에서 응집력 있는 목소리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이들이 강력한 추동력을 무기로 여론몰이에 나설 경우 중도 위치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다수의 힘이 한쪽으로 확 쏠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는 점이 섣부른 예측을 불허하는 요인이다.실제 지난번 이라크 추가파병 표결 때 김근태 원내대표와 장영달 국방위원장 등 상당수 의원들이 개인소신(반대)에도 불구하고,찬성표를 던졌다.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때도 마찬가지다. 진보성향으로 분류된 모 의원은 이날 “만일 초선의원들이 천방지축 개인 목소리를 낸다면 내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군기를 잡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과반수 1당이 됐다고 야당과 여론을 설득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한다면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보수성향으로 분류된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막상 들어와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념적으로 다양하고 온건하다.”면서 “만일 당이 어느 한쪽으로 쏠린다면 내가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 결혼해요]이철희(32)·박가영(25)씨

    “여동생 셋 중 왜 하필 막내냐.부모님 설득할 자신 없으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줄 알았던 친구의 한마디는 다가올 시련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사실 저도 친구의 막내 동생과 연인 사이가 될 줄 몰랐습니다.친구 집을 오가며 봤던 친구의 막내 여동생 박가영(25·유치원 교사)씨.그녀는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저는 이미 그녀를 여자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사귀어 보지 않을래.오빠 친구와 동생이 아니라 남자대 여자로 말이야.”“오빠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그녀는 오빠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원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우리의 비밀 데이트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저는 그녀를 보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 집을 방문했습니다.친구 부모님은 저의 속마음도 모른 채 보기 드문 젊은 청년이라며 아들 같이 대해주었습니다.저 또한 열과 성을 다해 공경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첫번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가영씨의 오빠이자 제 친구인 그가 우리의 만남을 눈치챈 거죠.친구는 “부모님 아시기 전에 헤어지라.”며 냉정히 말했습니다.그러나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니 동생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있다.니가 좀 밀어주라.”며 거듭된 부탁과 온갖 협박(?)을 가했습니다.결국 저는 친구를 아군으로 만들며 결혼을 향한 1차 관문을 어렵게 통과했습니다.특히 친구는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마다 적절한 도움을 주며 지원을 하곤 했습니다.저 역시 동생을 곱게(?) 모시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켰습니다.이렇게 우리의 사랑은 점차 커져갔습니다.그러나 두번째 위기가 곧 찾아왔습니다.친구의 부모님이 아신 거죠.아버님은 “니가 그런 꿍꿍이속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며 다시는 발걸음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셨습니다.저의 예비 신부 가영씨는 부모님 뜻에 따라 그만 헤어지자는 말을 저에게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저는 친구 부모님에게 “부모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도리이겠지만 이것만은 도저히 인력으로 할 수 없습니다.”라며 막무가내로 매달렸습니다.친구도 옆에서 많이 도왔죠.결국 부모님도 승낙하시더군요. 저는 최근 가영씨에게 서울 63빌딩 스카이라운지에서 프러포즈를 했습니다.“가영아,너에게 한가지만 약속할게.네 곁에서 평생 사랑한다고.”주변에서는 한쌍의 부부 탄생을 축복하는 박수 소리로 요란했습니다.그리고 저는 봤습니다.감동하는 신부의 눈에서 한방울의 눈물을…. 저희는 다음달 24일 결혼합니다.힘든 연애 과정을 거친 만큼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역의 약수터 죽이는 난개발

    경기도 용인시 수지지역의 유일한 휴식공간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토월약수터가 난개발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5일 용인시에 따르면 D개발은 수지읍 풍덕천1동 산24 토월약수터 주변 4만여평에 지하 2층,지상 6∼8층,42∼59평형 규모의 유료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신청,주민들이 허가 반려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는 당초 등산로 등을 보전하는 방법을 강구하라며 한 차례 신청을 반려했지만,시공사측은 지난 1월30일 부지 중 8500여평에 체육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의 건축허가신청서를 다시 접수했다.시는 그러나 ‘녹지를 보전해야 한다.’는 수지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알고 있지만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도시계획이 돼 있기 때문에 허가를 막무가내로 반려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혀 주민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약수터 인근을 포함,수지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최근에는 주민 7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시에 ‘개발반대’ 진정서를 냈다.토·일요일을 이용해 등산객들의 서명을 직접 받아 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토월녹지보존위원회장 박종민(70)씨는 “이름만 사회복지시설일 뿐 등산로를 깎아 만드는 고급빌라”라며 “시가 건축허가를 내 준다면 인구밀집지역의 ‘허파’를 잘라내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법으로 규정된 사항을 여론이나 주민의사에 밀려 처리하는 것은 어렵다.”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친 뒤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 가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운수 안 좋은 날

    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존중,친절,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천이다.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아침 신문을 뒤적이다가 원로배우 백성희의 사진이 크게 난 것을 보았다.표정은 기사에서 밝히고 있는 연세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젊고 품위 있고 당당해 보였지만 손은 보통의 할머니처럼 거칠고 늙어보였다.나는 그 사진으로 그의 전체를 본 것처럼 느꼈고 존경하는 마음과 친밀감으로 흐뭇해졌다.인상적인 손 때문이었을까,달포도 넘게 전에 전철 안에서 당한 일이 생각났다.너무 창피해서 내 자식들한테도 안 하고 묻어 두었던 얘기다. 노약자 석에 앉아 있는 내 옆자리에 어린이를 손잡고 탄 엄마가 앉았다.네댓살 가량 돼 보이는 귀여운 아이가 내 얼굴은 쳐다보지 않고 내 손만 유심히 바라보았다.그러다가 마침내 말을 걸어왔다.‘할머니 손엔 왜 이렇게 주름이 많아?’ 당돌한 질문이지만 귀엽기도 해서 성의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다.‘넌 내가 할머니인 걸 어떻게 알았어?’ ‘이렇게 주름이 많으니까.’ ‘그래 맞았어.오래 살면 남들이 할머니라는 걸 알아보라고 주름이 생긴 거야.아줌마나 언니들하고 헷갈리지 말라고.’ 아이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다음에는 손등에 푸르게 내비치는 힘줄에 대해서 물었다.‘이건 힘줄인데 네 몸에도 있지만 예쁜 살 속에 숨어서 안 보이는 거야.주사 맞을 때나 필요한 건데 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어하잖아.그래서 꼭꼭 숨어 있는데 늙으면 주사 맞을 일도 자주 생기고,주사 맞는 걸 좋아하니까 자꾸 겉으로 나오나봐.’ 말대꾸를 해주니까 아이는 계속해서 이것저것 묻고 또 물었다.나도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우리는 어느 틈에 서로 죽이 잘 맞는다는 걸 느끼고 재미있어하고 있었다. 그쯤 되자 아이는 나하고 충분히 친해졌다고 믿은 것 같다.다시 내 손에 관심을 보이더니 내가 끼고 있는 반지의 알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면서 이 반지 나 주면 안돼? 하고 물었다.나는 웃으면서 반지를 빼려고 했다.물론 반지를 그 아이에게 주려고 그런 건 아니다.그런 어리광을 부려도 될 만큼 그 반지는 아이 눈에도 만만해 보이는 반지였고,실제로도 비싼 반지가 아니지만 나에게는 추억이 깃든 소중한 건데 아무리 귀엽더라도 오다가다 만난 아이에게 빼주겠는가.나는 일단 아이 손가락에 끼어보게 할 작정이었다.끼어보면 보나마나 헐렁할 테고 그러면 이건 네 손가락에 안 맞으니까 네 것이 아니잖니? 하면서 도로 빼 가지면 알아들을 아이지 그래도 막무가내 떼를 쓸 아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서로 알아볼 만큼 우리는 친해져 있었다.또 그 반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지라는 걸 나는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 손녀도 어렸을 때 그 반지만 보면 할머니 그 반지 얼마짜리 뽑기에서 뽑았어?라고 물어보곤 했더랬다.그때만 해도 동네 문방구 앞에는 100원짜리나 500원짜리를 넣고 돌리면 내용물이 빙글빙글 돌다가 동그란 게 하나 굴러 떨어지는데,까보면 사탕이나 반지나 열쇠고리 같은 싸구려 장난감이 들어있곤 했다.그걸 뽑기라고 했다.그만큼 아이 눈에 만만해 보이는 반지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끼어보게 하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아이 엄마가 아이 팔을 거칠게 낚아채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정거장도 아닌데 출입문 쪽으로 아이를 끌고 가면서 중얼거렸다.보자보자 하니 나잇살이나 먹어가지고… 다음 말은 알아듣지 못했다.나잇살이나 처 먹어가지고였는지도 모르겠다.모욕감 때문에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전동차가 멎자 모자는 황급히 내렸다.아이가 나를 자꾸 돌아보았지만 나는 그 아이를 웃는 얼굴로 배웅할 수 없었다.그 역은 실은 내가 내릴 역이었지만 내리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뿐 아니라 식성,취미 등에도 U턴 현상 같은 게 일어나 옛날 것만 다 좋은 것 같고 마음이 통하는 것도 우리가 길러낸 30,40대보다는 어린이가 편하다.특히 오늘의 주역인 30,40대의 본데없음과 상상력 결핍은 우리가 저들을 어떻게 길렀기에 저 모양이 되었나,죄책감마저 들게 한다.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존중,친절,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천이다.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 운수 안 좋은 날

    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존중,친절,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천이다.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아침 신문을 뒤적이다가 원로배우 백성희의 사진이 크게 난 것을 보았다.표정은 기사에서 밝히고 있는 연세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젊고 품위 있고 당당해 보였지만 손은 보통의 할머니처럼 거칠고 늙어보였다.나는 그 사진으로 그의 전체를 본 것처럼 느꼈고 존경하는 마음과 친밀감으로 흐뭇해졌다.인상적인 손 때문이었을까,달포도 넘게 전에 전철 안에서 당한 일이 생각났다.너무 창피해서 내 자식들한테도 안 하고 묻어 두었던 얘기다. 노약자 석에 앉아 있는 내 옆자리에 어린이를 손잡고 탄 엄마가 앉았다.네댓살 가량 돼 보이는 귀여운 아이가 내 얼굴은 쳐다보지 않고 내 손만 유심히 바라보았다.그러다가 마침내 말을 걸어왔다.‘할머니 손엔 왜 이렇게 주름이 많아?’ 당돌한 질문이지만 귀엽기도 해서 성의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다.‘넌 내가 할머니인 걸 어떻게 알았어?’ ‘이렇게 주름이 많으니까.’ ‘그래 맞았어.오래 살면 남들이 할머니라는 걸 알아보라고 주름이 생긴 거야.아줌마나 언니들하고 헷갈리지 말라고.’ 아이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다음에는 손등에 푸르게 내비치는 힘줄에 대해서 물었다.‘이건 힘줄인데 네 몸에도 있지만 예쁜 살 속에 숨어서 안 보이는 거야.주사 맞을 때나 필요한 건데 아이들은 주사 맞기 싫어하잖아.그래서 꼭꼭 숨어 있는데 늙으면 주사 맞을 일도 자주 생기고,주사 맞는 걸 좋아하니까 자꾸 겉으로 나오나봐.’ 말대꾸를 해주니까 아이는 계속해서 이것저것 묻고 또 물었다.나도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대답했다.우리는 어느 틈에 서로 죽이 잘 맞는다는 걸 느끼고 재미있어하고 있었다. 그쯤 되자 아이는 나하고 충분히 친해졌다고 믿은 것 같다.다시 내 손에 관심을 보이더니 내가 끼고 있는 반지의 알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면서 이 반지 나 주면 안돼? 하고 물었다.나는 웃으면서 반지를 빼려고 했다.물론 반지를 그 아이에게 주려고 그런 건 아니다.그런 어리광을 부려도 될 만큼 그 반지는 아이 눈에도 만만해 보이는 반지였고,실제로도 비싼 반지가 아니지만 나에게는 추억이 깃든 소중한 건데 아무리 귀엽더라도 오다가다 만난 아이에게 빼주겠는가.나는 일단 아이 손가락에 끼어보게 할 작정이었다.끼어보면 보나마나 헐렁할 테고 그러면 이건 네 손가락에 안 맞으니까 네 것이 아니잖니? 하면서 도로 빼 가지면 알아들을 아이지 그래도 막무가내 떼를 쓸 아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서로 알아볼 만큼 우리는 친해져 있었다.또 그 반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지라는 걸 나는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 손녀도 어렸을 때 그 반지만 보면 할머니 그 반지 얼마짜리 뽑기에서 뽑았어?라고 물어보곤 했더랬다.그때만 해도 동네 문방구 앞에는 100원짜리나 500원짜리를 넣고 돌리면 내용물이 빙글빙글 돌다가 동그란 게 하나 굴러 떨어지는데,까보면 사탕이나 반지나 열쇠고리 같은 싸구려 장난감이 들어있곤 했다.그걸 뽑기라고 했다.그만큼 아이 눈에 만만해 보이는 반지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일단 끼어보게 하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겼다.아이 엄마가 아이 팔을 거칠게 낚아채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정거장도 아닌데 출입문 쪽으로 아이를 끌고 가면서 중얼거렸다.보자보자 하니 나잇살이나 먹어가지고… 다음 말은 알아듣지 못했다.나잇살이나 처 먹어가지고였는지도 모르겠다.모욕감 때문에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전동차가 멎자 모자는 황급히 내렸다.아이가 나를 자꾸 돌아보았지만 나는 그 아이를 웃는 얼굴로 배웅할 수 없었다.그 역은 실은 내가 내릴 역이었지만 내리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뿐 아니라 식성,취미 등에도 U턴 현상 같은 게 일어나 옛날 것만 다 좋은 것 같고 마음이 통하는 것도 우리가 길러낸 30,40대보다는 어린이가 편하다.특히 오늘의 주역인 30,40대의 본데없음과 상상력 결핍은 우리가 저들을 어떻게 길렀기에 저 모양이 되었나,죄책감마저 들게 한다.상상력은 남에 대한 배려,존중,친절,겸손 등 우리가 남에게 바라는 심성의 원천이다.그리하여 좋은 상상력은 길바닥의 걸인도 함부로 능멸할 수 없게 한다.
  • 새차 살때 입금은 회사계좌로…소보원 “피해 절반이 영업사원 횡령”

    지난해 말 K(서울 거주)씨는 새 차를 사면서 계약금 300만원을 영업사원 통장에 입금하고 차를 받았다.그러나 얼마 뒤 자동차 회사(본사)는 계약금이 10만원밖에 안 들어왔다며 290만원을 더 넣든지,아니면 차를 반납하라고 했다.영업사원과 통 연락이 안돼 속이 타던 K씨는 은행에서 받은 300만원 입금증을 회사측에 보여주었으나 회사 직원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며 막무가내로 나왔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15일까지 차량구입 계약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114건 접수됐다고 10일 밝혔다.영업사원이 차량대금이나 계약금 등을 가로채는 사례가 50건(43.8%)으로 가장 많았고 ▲취득세 등 차량 등록비용 횡령 31건(27.2%)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차량대금을 떼인 경우 22건(19.3%) ▲일시불로 자동차를 샀으나 할부로 구입한 것처럼 영업사원이 서류를 위조한 경우 11건(9.7%) 등이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아찔한 병원 응급실/전문의 없이 ‘알바’고용… 무면허 불법진료 성행

    검찰이 간호조무사 출신의 ‘가짜 의사’를 적발하고 가짜의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가운데 서울신문 취재팀이 응급실 실태를 긴급 점검했다.확인 결과 대다수 응급실은 전담 의사조차 없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법에는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전문의 2명 이상,일반병원의 응급실에 전담의 2명 이상이 근무하도록 돼 있으나 대부분 일반의사 1명만이 응급실을 지키고 있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5일 밤 사고로 오른손 검지 인대가 끊어진 최모(4·여)양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서울 영등포구 A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그러나 최양의 부모는 “전문의가 없어 수술할 수 없다.”는 병원측의 얘기를 듣고 다른 대형병원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그는 “간신히 수술을 받았지만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칫 어린 딸이 손가락을 영영 못쓸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간을 다투는 병원 응급실에 응급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전문의가 없어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대다수 병원에서는 전문의 대신‘알바(아르바이트) 의사’나 아예 의사면허조차 없는 ‘오더리(orderly)’가 응급환자의 치료를 맡고 있었다.‘오더리’는 원래 간호병이나 병원의 잡역부를 뜻하는 말로 정식 의료체계에는 없는 직급이지만 대부분 응급실에서 의사처럼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바 의사’에 대해 자격증 확인도 안해 이른바 ‘알바 의사’는 대부분 전공의 시험에 떨어지거나 개인병원을 하다 폐업한 의사들이 맡고 있다.이들도 의사이기는 하지만 응급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공부하지 않았고,인력마저 부족하기 때문에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서울 은평구 B병원은 내과 레지던트 과정을 중간에 그만둔 C씨가 일당 20만원을 받고 응급실에서 일한다.그는 “혼자서 몰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중환자가 4,5명만 와도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부분의 병원은 ‘알바 의사’를 고용하면서 의사면허가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는다.종로의 D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E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곳에서 일하게 됐는데 채용시 병원측이 간단한 면접만 봤을 뿐 의사자격증은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응급실 의사 빌리고 꿔주기 성행 응급실 구인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빌려오는’ 사례도 많다.지역응급센터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 F병원은 대학병원에서 ‘빌려온’ 레지던트 4명이 돌아가면서 근무한다.불법이지만 인력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병원측은 밝혔다.병원 관계자는 “전공의와 같은 수준의 돈을 줘도 응급실 전담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때문에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응급실 전담의사를 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경북 지역의 한 중형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 G씨는 “서울은 그나마 알바 의사라도 고용하지만 지방에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들이 잠깐씩 응급실을 봐주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오더리’가 의사 행세 일부 중소병원에서는 병원에서 잔일을 맡는 오더리가 의사를 대신해 응급실 진료를 맡는다.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강민규(34) 사무관은 “의료법상 봉합 시술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오더리 진료는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서울 강남구 H산부인과 병원의 간호사는 “중소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려는 의사가 없다보니 경험많은 오더리가 봉합이나 주사,관장 등 의사를 대신해 치료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인근 I병원의 간호과장(49)은 “작은 병원에서 오더리가 진료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제대로 단속하면 웬만한 병원은 다 걸릴 만큼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의료사고시민연합 강태언 사무국장은 “응급실에 가는 중환자는 초기 1시간 동안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응급전공의를 보유한 병원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지형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과장은 “95년부터 시행한 응급의학 전문의 제도가 기간이 얼마 안돼 아직 많은 전문의를 배출하지 못했다.”면서 “응급의료수가의 문제점이있는지 서울대에 용역을 줘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과장은 “앞으로 응급의료기금의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며 무면허 의료행위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본 뒤 철저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택동 안동환기자 taecks@ ■아르바이트 의사의 고백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형병원에서 이른바 ‘응급실 알바(아르바이트)’ 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경섭(35·가명)씨는 “의사들은 응급실에 근무하는 것을 ‘막장 간다.’고 표현할 만큼 기피하기 때문에 응급실에 전문의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지난해 전공의 시험에 떨어진 뒤 공부하면서 돈도 벌기 위해 이 병원 야간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응급실 실태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전공의가 없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만약 의료사고가 날 경우 병원측에서 절반은 의사에게 물어내라고 요구한다.”면서 “때문에 중형병원의 임시직 의사들은 병이 중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 치료를 포기하고 대형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김씨는 자신도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들어오면 심전도 검사만 해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대형병원으로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1,2분 차이로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는 응급실에 의사들이 근무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위험하고 돈 벌이도 안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의료사고의 부담이 큰 데다 야간에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나 막무가내로 수술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어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병원에 고용된 월급쟁이 의사들은 연봉이 2000만원도 안되고 사회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대부분 의사들이 개업할 수 있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려 하고,응급 전문의를 지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3)노모와 이별하는 농촌가장-아기 울음 끊긴 농촌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13일 새벽,대구의 한 재래시장.채소가게 한 모퉁이에 짐꾼 서너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옷도 제대로 입지 못해 무척 추워 보이는 40대 후반의 한 남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지난해 2월 인근 농촌에서 빚 때문에 이곳으로 피신해 온 김모(49)씨였다. “참,뭐라고 말할 수가 없죠.빚 때문에 가정이 산산조각났고,정든 고향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지요.돌아가신 어머니를 제 손으로 모시지도 못….” 김씨는 지난 2년여간의 처참했던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그의 짐꾼생활은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해 야반도주한 뒤부터 시작됐다. “하늘이 캄캄했어요.당장 먹고 잘 곳이 있어야 말이죠.막무가내로 시장을 찾았지요.” 김씨는 2∼3년전만 해도 부자는 아니었지만,어머니를 모시고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인건비를 줄이려고 농협에서 영농자금을 빌려 거액의 농기계도 구입했다.그러나 태풍으로 농사를 연거푸 망친 데다 빚보증 때문에 전 재산을 날렸다.아내와다툼이 잦아졌고,술로 날을 지샜다.그렇게 보낸 허송세월이 1년.아내와 이혼도 했다.결국 빚 독촉을 이기지 못해 남몰래 고향을 등졌다.자신의 빚 5000여만원 전액을 보증서 준 고향 친구들에게 떠넘긴 채.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할머니와 함께 살던 고등학생 딸은 가출했다.아들은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연락할 길이 없다.지난 여름에는 어머니가 숨졌으나,고향 사람들 뵐 면목이 없어 장례식에도 못갔다.“어느 날 한밤중에 어무이 산소를 찾아가 목놓아 울었어요.못난 자식이라 그 옆에 계신 아부지도 뵐 면목이 없었어요.”라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하루 수입 3만∼4만원으로 끼니를 때우며,쪽방에서 근근이 산다는 김씨는 “제발 고향 사람들에게 내 소식을 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한마을 46명중 44명 환갑넘어 농촌에서 희망과 미래를 뜻하는 갓난 아기 울음소리가 멎은 지 오래다.대신 상여꾼들의 구슬픈 소리는 더 높아만 간다. 농촌이 출산율 급감과 노령·사망률 증가로텅 비어가고 있다.적은 수나마 농촌을 지켜왔던 젊은이들도 폐농으로 정처없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농촌은 이제 풍전등화다. ●26년째 아기 없어 27세가 막둥이 2002년 말 기준 주민 평균연령이 44.8세로 전국 최고령 지자체인 경북 의성군의 구천면 청산2리는 아기울음 소리가 사라진 지 벌써 26년이 넘었다.이 마을 박종하(55)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태어난 막둥이가 올해로 27살이 됐다.”고 말했다. 군위군 산성면 무암리도 신생아 출생이 20여년 전의 까마득한 일이 됐다.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여명이 넘던 주민이 해마다 줄어 지금은 46명만 남았다.그것도 노인들밖에 없다.50대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60대 이상이다. 지난해 말 현재 인구 2만 9762명인 군위군의 주민 사망자 수는 연간 411명으로,출생 143명을 3배 가까이 웃돈다.이런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박영언 군수는 “계속되는 농촌 인구 감소로 지자체의 존립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농촌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축사·사육하던 소까지 경매 인구 감소에다 빚을 감당하지 못한 농촌 일꾼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 일용직 근로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그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극단의 야반도주를 택한다. 의성군 점곡면 김모(50)씨는 빚으로 2개월 전 자신의 축사와 먹이던 소들이 몽땅 경매처분되자 가족과 함께 마을을 몰래 빠져 나가 지금은 도망자 신세로 살고 있다. 김씨는 한때 알부자였다.1995년 축협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아 축사를 짓고 소도 들여왔다.빚을 추가로 내 소를 계속 불려 나갔다.소가 새끼를 낳으면서 금세 50여마리로 늘었다.남부러울 게 없었다.그러나 98년부터 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소값이 하루가 다르게 폭락했다.결국 6억원의 빚더미에 깔려 신음하다 보따리를 싸고 말았다.군위군 효령면 박모(34)씨도 2년전 어느날 갑자기 도시로 사라졌다.1000여평에서 오이 시설농사를 짓던 그는 면내 지인들의 대출보증을 섰다 전재산을 날렸다.보증서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야반도주해 버렸기 때문이다.자신의 빚 5000여만원에다 이들의 빚 1억여원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농사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된 그는 정든 땅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이런 이유로 지난 한해 동안 의성·군위·고령군에서만 고향을 등진 농민회원만도 20여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충남 청양군 비봉면 한모(48)씨도 쌀농사와 돼지 등을 기르며 진 빚 2억원이 부도로 이어지자 연대보증을 서 함께 망가진 장인을 남겨둔 채 사라졌다.‘농촌의 보루’라는 영농후계자들도 속속 농촌을 떠나고 있다.80년대 중반 농민후계자로 선정됐던 이모(44·군위군 군위읍)씨는 2년 전부터 농사를 포기했다.의성군 금성면 김모(50)씨도 마늘 등 복합영농을 하면서 진 빚으로 전재산을 날리고 대구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때 귀농인 다시 도시로 IMF사태 이후 농촌으로 몰려 들었던 도시 실직자들도 다시 농촌을 떠나고 있다.경북도에 따르면 97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도시근로자 1028가구가 농촌으로 돌아왔다.그러나 영농 경험부족에다 영농비 폭등,농산물 가격 하락 등 열악한 농촌환경을 극복하지 못한 이들이재이농 행렬을 이루고 있다. 4년 전 고향인 영양군 석보면으로 돌아와 부모와 함께 고추,배추,벼 등 복합영농을 하던 전모(47)씨는 지난해 가을 다시 대구로 돌아갔다.기상이변과 농산물값 하락으로 2년 연속 ‘쭉정이 농사’만 지었다.경북도 및 군 관계자들은 “도시 귀농인들이 정착에 실패,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촌을 떠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한 관계자는 “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는 농민들이 삶의 터전인 농촌에 머물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주고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취재팀 ■‘나홀로 농사' 팔순의 母情 “큰 아들이 도회지로 달아나다시피했지.제발 잘 살아 줬으면 해.여기 일은 하루빨리 잊고….”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사는 박분순(83) 할머니.돈 때문에 곁을 떠난 아들식구 생각에 자나깨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그래서 언제부턴가 늘 염주를 손에 들고 다닌다.노령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거의 매일 절에도 간다.아들(50)이 잘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빌고 또 빈다. 박 할머니의 기도생활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함께 살던 큰 아들 부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대구로 도망치듯 떠난 뒤부터다.애지중지하던 손자·손녀도 ‘할머니,할머니…’라고 울먹이며 따라갔다. 할머니는 농사짓는 것 밖에 모르던 아들에게 빚이 그렇게 많아진 게 못내 답답할 따름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농산물 개방이니,농가부채 탕감이니 하는 말은 잘 몰라.하지만 농사지으면 빚만 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늘 재롱을 피우던 손자·손녀들이 아른거리는지,할머니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할머니를 더 안타깝게 하는 건 연락이 뜸한 나머지 세 아들과 딸들.울산 사는 둘째 아들 내외도 지난 추석 때 잠깐 얼굴 본 게 마지막이다.구미에 사는 딸도 생활이 어려운지 좀처럼 기별이 오질 않는다.모두들 살기가 바빠 그런 줄 알지만,섭섭한 속마음은 헤아릴 수 없다. 할머니는 아들이 넷이나 돼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해 최소한의 생계비도 지원받지 못한다.살기가 고달플 땐 면사무소에 가서 기초생활수급자로지정해 달라고 떼도 써 보지만 ‘그저 알았다.’고 할 뿐 별 소식이 없다.매월 교통비로 나오는 8400원과 이웃들이 틈틈이 도와주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고 있다.손수 밥을 지어 먹는 일도 고달프기만 하다.병마와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신경통,고혈압,위장병….병이란 병은 다 달고 다닌다.그래서 요즘엔 자신이 어찌될까봐 늘 불안하다. “이웃들 보고 매일 아침 우리 집에 와서 내가 죽었는지,살았는지 봐 달라고 하지….” 할머니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최근 들어 부쩍 자식들보다 이웃들이 소중하다고 말한다.그래도 할머니는 큰 아들 내외,손자·손녀와 다시 오순도순 사는 게 소원이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하루빨리 농사꾼들이 잘 사는 세상이 돼 큰 아들이 돌아와 같이 사는 게 내 마지막 소원이야.” 특별취재팀
  • FTA 비준안 연기 파장/朴의장 “새달 경호권 발동 처리”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됐으나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 저지로 무산되면서 또다시 한달 후로 유보됐다. 본회의에 앞서 각 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논의했으나 열린우리당만 찬성을 정했을 뿐 야3당은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해 진통을 예고했다. 특히 열린우리당 의원 47명 전원과 한나라당 의원 8명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추진하자,농촌 의원들은 비밀투표를 하면 찬성할 의원이 늘 것으로 보고 더욱 반발했다.국회법상 일반안건이라도 재적의원 5분의1 이상의 요구나 국회의장 직권으로 무기명 투표에 부칠 수 있다. ●농촌 의원들 의장 단상 점거 이규택·박희태·김용균·권오을(한나라당),김효석·이정일(민주당) 의원 등 농촌 지역 의원 40여명은 안건 토론 단계부터 의장 단상으로 우르르 몰려가 진행을 막았다. 박 의장은 “이런다고 농촌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설득했지만 막무가내였다.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이 “대통령이 왔다고 다 통과시켜 주느냐.”고 거칠게 항의하자,박 의장은 “대통령과는 관계 없다.”고 해명했다. 박 의장은 또 의장석 앞에서 다른 당 의원끼리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다방에 가서 얘기하라.평소 때 이렇게 협력하지….”라며 눈총을 주었다.민주당 김옥두 의원에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라고 비꼬았다.그러자 같은 당 김효석 의원이 나와 “당시 대통령에게 큰일 날 것처럼 해서 사인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정일 의원은 윤영관 외교부장관에게 다가가 질타했으며,한나라당 임인배 의원도 농림부 관계자들을 향해 “똑바로 해.”라고 고함을 질렀다.반면 좌중에서는 “법대로 (표결)처리하자.”는 소리도 나왔다. 결국 박 의장은 찬성·반대 토론을 한 차례씩 들은 뒤 “다음달 9일에는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처리하겠다.”면서 “그때는 막지 말라.”고 해 농촌 의원들의 약속을 받아냈다.무기명 투표를 강행할 것이란 예측을 깬 것은 농촌 의원들이 지역구민을 위해 할 만큼 했다는 명분도 주면서 날치기 처리를 피한 의장 나름의 복안으로 해석됐다. ●야3당 당론 못 정해… 예고된 진통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초 찬반 당론을 정하기로 했지만 결국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자유투표에 맡겼다.농촌 의원 60여명이 오찬을 갖고 행동 지침을 마련하는 등 당내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규택 의원은 의총에서 ‘농민당 원내총무’라고 소개한 뒤 “공산품 무역으로 돈 몇 푼 더 벌자고 농업을 말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대통령이 협조를 요청했지만 일방적인 요청일 뿐 여전히 농민 대책이 미흡하다.”는 조순형 대표의 보고에 따라 찬성 당론은 정하지 못했다.유용태 원내대표는 “비밀투표는 비겁하다.”고 반대하면서도 표결은 의원 개개인 의사에 맡겼다.이정일 의원은 무기명 투표 서명자 55명에 대해 전국농민회의 낙선운동 대상자로 넣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의총에서 찬성 당론을 재확인하고 임종석 의원 등 초선들이 ‘총대’를 메고 본회의에서 찬성 토론을 벌이기로 했으나 정작 토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박정경기자 olive@
  • 주말매거진 We/뜨는 별-말죽거리 잔혹사 한가인

    주말매거진 We/뜨는 별-말죽거리 잔혹사 한가인

    한가인은 새해 들머리에 만나기엔 딱 맞춤인 스타다.그를 이루는 형식과 내용이 그대로 새로움의 표상같다.올해 스물두살의 ‘꽃띠’.2002년 TV 미니시리즈 ‘햇빛사냥’(KBS2)에 처음 얼굴을 내민 뒤 지난해 일일연속극 ‘노란 손수건’(KBS1)을 거쳤을 뿐인 짧은 이력.그렇건만 스크린 데뷔작으로 메이저 영화사 싸이더스의 새해 야심작 ‘말죽거리 잔혹사’(16일 개봉·유하 감독)의 여주인공을 턱하니 꿰찼다.게다가 호흡을 맞춘 상대역이 누군가.충무로 캐스팅 0순위인 권상우다.지난 연말엔 KBS연기대상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첫 영화라 많이 떨리겠다.극중 캐릭터를 귀띔해달라.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졌을 법한 첫사랑 소녀 역할이다.‘말죽거리 잔혹사’는 1970년대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한 남자의 성장통(痛)을 그리는 데 주력한 영화다.” 적극적인 캐릭터인가. 주인공인 상우오빠에게 첫사랑의 열병을 앓게 만드는 이웃학교 여고생이다.하지만 오히려 그의 친구를 막무가내로 쫓아다니는 대범형이다.고고장도 가고,좋아하는 남학생에게 서슴없이 키스도 하는…. 실제 학창시절과 시대가 동떨어져 고생깨나 했겠다. “난 2001학년도 고교졸업생이다.그런데 이상하게 정서는 70년대랑 더 잘 맞더라.(웃음)사실 19세의 감수성이 시대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대사를 구사하는 데는 애를 좀 먹었다.감탄사 하나를 뱉는데도 짧게 말꼬리를 올리는 요즘 발음법을 쓰지 말라고 감독이 주문했다.그런 게 힘들었다.” 유하 감독은 안목이 까다로운 편이다.캐스팅은 어떻게? “중학교때부터 별명이 올리비아 허시였다.시나리오상 여주인공이 올리비아 허시를 닮아야 했는데,모 주간지에서 내 별명을 보고 감독님이 무릎을 쳤던 모양이더라. 거의 운명이었던 것같다. 영화만 그런 게 아니라 연예계 데뷔도 운명적이었다던데. “그랬다.고교 졸업반이던 2001년 방송국 기자가 우리 학교,그것도 하필이면 우리반으로 인터뷰를 왔다.고교평준화의 문제점에 대한 짧은 인터뷰를 애들한테 등떼밀려 내가 했다.그날 KBS 9시 뉴스를 보고 기획사 곳곳에서 전화가 걸려왔다.정말,운명이었을까? 어려서부터 올리비아 허시를 닮았다고 칭찬을 들었으니 오랫동안 스타를 꿈꿨겠다. “모델해보라고 부추길 때마다 그건 내 일이 아니겠거니 생각했다.까딱 잘못 판단했다가 공부도 못하고 스타도 못되면 어떡하나,어린 마음에도 그게 두려웠다.” 똑 부러지는 성격같다.손예진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새침한 이미지 때문일까. “당찬 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하지만 새침데기하고는 거리가 한참 먼데….(옆에 앉은 매니저가 머슴애처럼 털털한 게 실제 가인이 성격이라고 말을 거든다.)” 영화가 ‘대박’나는 게 새해 가장 큰 꿈일 것이다. “물론.그리고 드라마 때문에 쉬었던 학교(경희대 호텔경영학부 2년)로 돌아갈 계획이다.” 평생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아직은 이런 인터뷰도 부끄럽다.CF 2편,드라마 2편,‘연예가 중계’ MC를 해봤을 뿐이다.좀더 겪어보고 답해야 할 것같다. 좋아하는 스타는. “심은하다.분위기 있는 외모에다 연기력까지 갖춘 여배우니까.내가 남자라면 막 쫓아다녔을 거다.” 가까이서 보니 자연미인같다. “데뷔 초엔 어디어딜 성형했다는 오해도 많이 샀다.맹세코 얼굴에 칼을 댄 적이 없다.생김새에 불만이 조금 있긴 하다.짧은 코,작은 입 뭐 이런….그래도 무지무지 행복하다.홈페이지에서 팬들이 ‘한가인=무공해’라고 인정해주고 있으니까!” 황수정기자 sjh@
  • 특임공관장도 ‘검증절차’/외교부, 영어시험등 거친뒤 내정

    외교통상부가 이른바 ‘대사고시’라는 영어시험까지 도입하며 재외공관장 적격심사를 강화한 가운데,특임공관장에 대해서도 검증절차 제도를 마련했다. 외교부는 최근 ‘대통령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특임공관장을 임명할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교부의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특임공관장 임명지침을 마련,노무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고 지난주 이뤄진 공관장 내정 인사에 이를 적용했다.외교부는 정부 인사추천위원회가 올린 국방부·산자부·국정원 등 3개 부처 출신 인사들을 대상으로 영어시험 등 나름의 검증 절차를 거친 뒤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 과거 대통령의 정치적 배려에 따라 아무런 제약없이 특임공관장에 임명돼온 관례가 깨진 것이다. 그러나 지침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이라는 단서가 붙고,객관적인 검증세칙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특임 3명 가운데 K씨의 경우,‘현지어로 주민과 소통 가능하다.’는 인사추천위의 추천서를 그대로 수용하는 선에서 머물렀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계가 있다.”면서“그러나 상층부의 막무가내식 밀어넣기 인사에 제동을 거는 최소한 거름장치는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129개 지역 공관장 가운데 특임 공관장은 10명이며,이번 인사로 12명이 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구태 못벗는 예산배정

    참여정부 들어 국회의 예산편성과 심사는 과거와 얼마나 차별성이 있을까? 새해 예산안 확정이 임박한 28일 대한매일이 예결위 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를 분석한 결과,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상임위에서 문제점을 지적당하고도 예산을 그대로 편성,결국엔 삭감당하는 정부의 ‘막무가내식’ 행태에서부터 총선을 의식한 의원들의 ‘끼워 넣기식’ 증액사례 등 구태는 여전했다. ●부패방지위와 부정방지위는 다르다? 국회 법사위는 감사원의 기본운영경비 45억여원 가운데 부정방지대책위 운영경비 2700만원을 삭감했다.예결위 종합심사에서 한 위원은 부정방지위의 운영경비 8600만원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지난해 1월 대통령직속의 독립 국가기관으로 발족한 부패방지위와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정방지대책위는 각종 부정부패 실태를 파악하고 그 해소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1993년 발족한 감사원장 자문기구다.국회는 지난해에도 부정방지위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감사원에 지적한 바 있다.법사위는 부정방지대책위 연구용역비와 부정부패 신고보상금 및 포상금(각 6000만원)도 부패방지위의 부정부패 신고보상금과 유사·중복지원이라는 이유로 삭감했다. ●도로개설은 총선용? 총선을 의식한 국회의원들의 예산불리기 행태도 여전했다. 건교부에서 일반국도 건설비로 편성한 예산은 1조 3458억여원.건교위원들은 여기에다 2600억원을 추가했다.여수∼영광 250억원,김천∼추풍령 107억원 등이다. 각 정당에서도 예산증액에 가세했다.포항∼울진 국도 4차로 확장공사비 532억원,담양∼순창간 국도 24호선 확장·포장비 15억원,여수∼남해간 한려대교 가설 설계비 10억원,금산 인삼전시관 우회도로 개설비 9억원 등 여야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수정의견을 내 사업비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버스전용도로 10억원? 정부가 예산을 아예 배정하지도 않았는데 상임위와 각 교섭단체가 추가한 예산도 대부분 총선을 의식한 예산이라는 지적이다.건교위와 각 교섭단체는 무안 인근의 남악 신도시에 버스전용도로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경비로 10억원을 똑같이 배정했다.항공협회가 주최하는 국제항공대회 개최경비 지원명목으로 2억원도 상임위에서 추가됐다.강원 인제군에 자동차 전용경주장 건립지원비 10억원은 교섭단체에서 끼워 넣었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의원간 밀실야합과 편법적인 예산증액을 방지하기 위해 각 교섭단체별로 예산안에 대한 의견을 문서로 내면 이를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참고하도록 했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심의방식 개선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말해 한계가 있음을 시인했다. 박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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