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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③반발하는 어민들

    [어촌은 지금 구조조정중] ③반발하는 어민들

    어민들은 고테구리 어업이 불법이지만 수십년 넘게 생계를 유지해온 생업인데 정부가 전업 등에 필요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단속만 해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어민들은 전업을 하거나 자구책으로 영어조합설립과 수산양식장 조성, 조업구역 확대, 어업허가권 변경 등 정부 지원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지역 어민들은 수자원 보호를 위해 고테구리업을 포기하고 전업을 고려하고 있으나 해안쓰레기 수거와 같은 생계지원 사업이 극히 형식적이고, 전업자금 지원 역시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국어민총연합 전 회장 정남준(69 부산 서구 암남동)씨는 “부산은 주로 통발업 허가를 갖고 있는데 이 방법으로는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며 “부산앞바다 실정에 맞는 연승업으로 허가를 바꿔줄 것”을 주문했다. 경남 통영지역 어민들은 영어조합 법인을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사천지역 어민들은 수산양식장 및 어장 피해의 주범으로 떠오른 불가사리 퇴치를 위한 퇴비공장과 대형양식장 면허를 각각 희망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비의 일부를 자신들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 지역 어민들은 어선과 어구에 대해서만 보상키로 한 정부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해오다 최근에는 감척 배에 대해 시가수준으로의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또 ▲새우조망허가 및 조업구역 확대▲인공어초 사후관리사업 용역을 영어조합법인에 발주▲현재 10t 미만인 낚시어선을 20t 미만으로 상향 조정해줄 것과 실뱀장어 안강망어업을 끌망어업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어민 총연합회 여수지구회 이영춘(51·여수시 돌산읍 우두리)회장은 “소형기선저인망 어선을 갖고 있는 어민들은 위판실적이 없어 일반감척 보상기준처럼 3년치 어업손실을 받을 수 없다.”며 “감척 대상 어선에 대해 시가대로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800여척의 소형기선저인망이 있는 전남 여수지역은 관광낚시어선, 체험관광단지 개발, 수산물 가공공장 유치, 관광숙박시설 확대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정부의 차별화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다대어민회 박상규(55)회장은 “고테구리가 불법어업이지만 어민들은 정부의 묵인아래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배를 뺏는 것처럼 정리해서는 안 된다.”며 “어민들이 전업을 준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뒤틀린 ‘활어회 문화’ 불법어로 부채질 전남 여수시내 어느 횟집과 식당에서도 세코시(뼈코시)가 나온다. 세코시는 아직 덜 자란 어른 손바닥만한 도다리·노래미·광어·돔·농어·숭어 등을 뼈째로 썬 것. 된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진하게 배어나와 술 안주로 그만이다. 활어회보다 값이 싸고 “믿고 자연산을 먹는다.”며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다. 일부 양식장에서 빠져 나온 돌돔이나 도다리 새끼도 있지만 세코시 재료는 자연산으로 보면 맞다. 여수시청 앞 횟집의 남자 주인은 “요즘 고테구리 단속으로 수족관에 고기가 없을 정도여서 값이 큰폭으로 올랐다.”며 “하지만 우리 집은 자연산 아니면 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집에서는 도다리 세코시를 1인분에 3만원 받다가 물량이 달리는 바람에 얼마 전부터 4만원으로 33%나 올렸다. 자연산 치어를 선호하는 뒤틀린 활어회 문화가 귀중한 어족자원의 남획을 부추기고 있다. 수요만 있다면 공급은 물불을 안 가리기 마련. 산란기인 금어기에 연안으로 모여드는 어린 고기는 표적 대상이다. 소형기선저인망뿐 아니라 연안에서 조업이 금지된 대형기선저인망과 트롤어선 등도 가세해 1㎝ 이하 치어까지 모조리 쓸어담고 있다. 이들과 연계해 ‘자연산’ 치어만을 전문으로 식당이나 횟집, 회센터에 공급하는 중간상들은 점조직으로 활동한다. 고테구리로 모아 온 치어 운반선을 인적이 뜸한 곳에 대고 활어차로 옮긴다. 좀 크다 싶으면 횟집으로 넘기고 더 작은 것은 양식장으로 넘기기 때문에 이문이 쏠쏠한 편이다. 이런 까닭에 살벌한 단속에도 “돈이 된다.”며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린다. 적발된 어선의 절반 가까이가 소형기선저인망이다. 목포해경 직원은 “지난해 뜰망으로 치어만을 잡은 어부를 잡아 여죄를 추궁했더니 100번 이상 조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고테구리 조업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무전기 이용은 기본이고 바람 부는 밤에 어로작업을 하는 것이 철칙이다. 특히 도피로 확보와 판매망 점조직은 안전판 역할을 한다. 잡혀서 벌금을 무느니 그물을 끊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고 새 그물을 사는 게 오히려 더 싸다는 얘기다. 전남도청 단속직원은 “지난해 말 여수와 고흥반도 사이에서 고테구리 배를 적발했다.”며 “그러나 바람이 세고 날이 어두워 단속선에서 보트를 내려 쫓아가니 양식장 사이로 달아나 버렸다.”고 털어놨다. 수백만원 벌금을 물게 된 김모(56)씨는 “고테구리로 잡은 고기를 트럭으로 옮겨 싣다가 대기중이던 해경에 적발됐다.”며 자신의 재수없음을 탓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육지에서 적발하는 경우는 십중팔구 어민들이 신고한 덕분”이라고 어민들의 신고를 당부한다. 안강망 선장 김모(50대 초반)씨는 “조업을 마치고 들어오는데 완도 청산도 근방에서 고테구리 배들이 단속망을 피하면서 조업하는 무전 내용을 여러번 엿들었다.”고 귀띔했다. 여수시내 몇몇 횟집 주인들은 “병어나 삼치·농어·돔 등은 냉동했다가 회로 치거나 이를 냉장고에서 숙성하면 육질이 쫄깃쫄깃해진다.”며 “선어회가 활어회보다는 깊은 맛이 더 난다.”고 강조했다. 생선회의 원조격인 일본에서도 활어보다는 선어회를 즐긴다고 하는데 우리들만 유달리 활어회를 고집하고 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정영훈 해양부 어업지도과장 해양수산부 정영훈 어업지도과장은 소형기선저인망어선(일명 고테구리) 정리특별법 시행과 관련,“어장을 보호하고 영세어민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지원금 수준 등은 전문가·어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별법이 제정된 배경은. -고테구리 어업은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배를 사들여 정리하려는 것이다. 고테구리 어업을 금지한 수산업법에 따라 단속하다 보니 영세어민들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반발도 컸다. 이에 따라 특별법을 통해 정부 예산으로 어민들의 배를 사들이고 이들의 어업활동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어민들은 보상가가 낮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 보완할 점은 없는가. -처음에는 배만 감정가만큼 보상하려고 했지만 입법과정에서 어민들의 의견을 반영, 어업허가 폐지에 따른 지원금을 최고 2000만원까지 더 주게 된 것이다.5t짜리 배의 경우 배 감정가 2000만원에 지원금 2000만원까지 최고 4000만원을 받는다. 배를 정부에 팔지 않고 보유하면서 합법어업으로 전업할 경우 5000만원까지 융자해준다. 또 고테구리 어업을 못하게 된 어민들이 해안 쓰레기수거사업에 참여하면 1인당 하루 3만원씩 준다. 특별법에 따른 보상금은 전문가와 어민 대다수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예산이 없어 5년간 연차 정리할 경우 완전 근절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나. -5년 한시법이지만 올 4월부터 1년간 신청을 받기 때문에 1년내 대부분 정리가 될 것이다. 폐기처리 등 사후관리를 위해 5년이란 시한을 둔 것이다. 올해는 기존 예산 전용을 통해 집행하고 내년에는 국회에서 새 예산안에 반영할 것이기 때문에 예산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지자체와의 예산 분담비율 문제는 현재 협의 중으로, 사업 수행을 위해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고테구리어업 소굴’ 오명 듣던 부산 다대포 얼마전까지만 해도 불법어로인 고테구리어업의 소굴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포 연안. 지난해 8월 정부의 소형기선저인망(고테구리)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 이후 된서리를 맞았다. 전성기(?)였던 지난 1995,96년도에는 고테구리 어업에 종사하던 배만 무려 400여척에 달했을 정도로 다대포는 불법어업의 전진기지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부산 미식가들에게는 ‘자연산 활어를 맛보려면 다대포로 가라.’ 는 말이 돌 정도로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귀한 자연산 고기가 넘쳐나는 등 불법어획물이 판을 쳤다. 횟집들도 ‘자연산 전문 취급’이라는 글귀를 내걸고 손님을 끌어왔다. 특히 겨울철이면 불법으로 잡은 ‘돌가자미회’맛을 보기 위해 먼 외지에서도 손님이 끊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로 경기가 나빠지고 단속이 강화되자 고테구리업도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성기때의 4분의 1수준인 99척이 남아 있으나 이중 일부만 허가를 받은 자망업을 할 뿐 거의 다 배를 매달아 놓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어민 오학갑(47·부산 사하구 다대동)씨는 “바다에 고기가 나지 않아 정상적인 조업으로는 고기가 안 잡힌다.”며 “기름값과 인건비 빼고 나면 적자.”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어민들 대부분은 이곳보다 다소 사정이 나은 포항, 울산 등 외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주인 잃은 텅빈 배들만이 정리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횟집들도 덩달아 타격을 입고 있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업소가 여러곳 생겨나는 등 지역 경제도 꽁꽁 얼어붙었다. 양식활어는 집 가까운 횟집에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어 구태여 멀리 다대포까지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 S횟집 주인 김모(48)씨는 “경기불황 등 여파도 크지만 자연산 횟감의 공급 감소로 인해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도봉구 지하차도 인근 주민 ‘공공의 적’인가

    도봉구 지하차도 인근 주민 ‘공공의 적’인가

    “우리 아파트 앞으로는 절대 지하차도를 개설할 수 없습니다.” 서울 도봉구(구청장 최선길)가 창4동 181번지와 창5동 224번지를 잇는 지하차도 조성공사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파행적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난 25일 오후 2시 창4동 현대 4차 아이파크 앞 공원에서 열린 설명회는 새로 조성되는 지하차도에 대한 필요성과 공사기간 중 발생될 통행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찾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내집 앞엔 길도 내지마라? 시비 158억원을 지원받아 새로 만드는 지하차도는 폭 20∼25m, 연장 352m의 왕복 2차선으로 건설되며 올 상반기 중 착공돼 오는 2006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지하차도는 경원선 철도가 지나는 부분을 지하로 횡단, 도봉로와 마들길을 잇는 왕복 4차선 도로와 바로 연결된다. 구는 도로가 만들어지면 2000년 이후 대형 아파트단지가 많이 들어선 창4·5동 지역을 비롯, 방학사거리와 방학지하차도 일대의 상습교통정체를 해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지하차도가 만들어지면 방학로는 물론 도봉로와 마들길의 흐름도 좋아지며 의정부 등 경기 북부지역과도 쉽게 오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행 불편·사고 위험등 내세워 ‘막무가내’ 하지만 공사구간 인근 창4동 현대 2∼4차 아파트 주민들은 공사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A씨는 “지금은 대형 국책사업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못하는 세상”이라며 “주민들이 불필요하게 생각하는 공사니 설명회조차 필요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구청 관계자 및 창4·5동 구의원, 시공회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흥분된 반응을 보이면서 행사진행을 원천봉쇄했다. 구청측은 공사 기간 중 등하굣길 안전시설 확충 및 아파트 진입로 확장 등을 도면과 자료를 제시하며 설명했고 시공회사측은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을 최소화하겠으며 직원들을 동원해 통행로를 이용하는 주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주민들은 막무가내였다. ●일각선 “구청장 집 편익위한 공사” 일부 주민들은 “이번 공사가 구청장과 구청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북한산 아이파크’의 편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공사”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민들은 중재에 나선 창5동 목충균 의원의 발언을 고성을 지르며 막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인근에 있는 재활용센터를 이전하고 철길 방음벽을 터널 형태로 만들어달라는 등 공사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재활용센터 이전등 무관한 요구도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지하차도 건설은 지난 98년 현대아파트 단지에 대한 사업승인과 동시에 난 것이므로 구청장이 사는 아파트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이번 공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데다 공공성과 적절성이 부족해 무조건적으로 들어줄 수도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대주민들은 공사가 진행되면 가처분신청을 해서라도 막을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같은 행태가 무조건적인 지역이기주의로 비쳐질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구청측은 앞으로 이같은 설명회를 몇 차례 더 열어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글 이병숙 시민기자 dulmaru@hanmail.net
  •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에 바람이 거세다. 횅한 활주로에 간간이 보이는 군용 비행기들이 예상치못한 기상여건(?)때문에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적정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조종사들의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공해 주장에 높은 고도에서 급히 활주로로 내려앉는 곡예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비행매뉴얼대로 낮은 고도를 유지했다간 곧바로 민원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마저 사치다. 아예 비행장 존폐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군은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비행장의 존치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할자치단체를 포함한 주변세력은 공항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호시탐탐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공항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인근 부동산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투기없는 최전방 군용비행장 서울시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공항은 면적이 135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전방 공항.1972년 조성돼 2년뒤인 1974년 여의도비행장이 옮겨왔다. 당시는 전투비행대대가 상주했지만 지난 90년대 수서비리 이후 인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제기돼 전투기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서울공항의 수난은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유사시 휴전선 최전방 비행장으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종 군사물자 수송업무도 맡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외국 귀빈들이 심심치않게 서울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 가족들의 애절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난 시대 서울공항의 수난은 인근 지역에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제한과 소음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다. 주로 성남시 구시가지(수정·중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시위대는 서울공항을 위한 철저한 고도제한으로 30여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며 군의 입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해발 73.04m 높이의 지역에서는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만 건축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포함한 성남구도심 건축물 대부분이 4∼5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개별적 항의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질의서 발송, 거리 서명운동 및 범시민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성남시 등 유관기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결과로 개정안이 지난 2002년 2월 국회 국방위에 상정된 뒤 같은해 8월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덕분에 고도제한을 받던 도시계획구역의 경우 높이 12m에서 45m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당시 군은 고도제한 완화조치로 비행기 이착륙시 건축물들이 만일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30여건에 달하는 소송이 제기돼 계류중에 있는 등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공항 떠나라.” 서울공항 이전논의는 고도제한 완화조치 이후부터 있었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가 펄쩍 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어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당시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서울공항을 택지로 개발하자고 고건 총리에게 제안했다. 골자는 서울공항을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이전이란 말이 나오자 관할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2002년말 시(이대엽 현 시장)는 2억 1080여만원을 들여 공항이전을 염두에 둔 용역을 발주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용역최종보고서(460쪽 분량)가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시는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실제로는 공항 이전보다는 타목적으로의 활용에 무게를 뒀다. 어쨌든 시는 지난해 8월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공항이전을 전제로 성급히 서울공항 터를 업무·금융·유통 및 광역생활 중심단지로 바꾸어 버렸다. 땅값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경기도도 지난해말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을 통해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완성했다. 이들 말대로라면 서울공항은 이미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여기다 지난 3월 11일 김한길의원의 ‘이전검토’ 발언은 충격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신촌동, 고등동 등 공항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루종일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후 김의원의 해명 뒤에도 투기세력의 요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할 말 있다.” 군은 수년 동안 이전에 반대하며 나름대로의 존치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고 있다. 첫째 유사시 최전방 비행장으로의 임무수행이다. 휴전선에서 가장 가깝다는 얘기다. 유사시 중부권과 중부이남에 배치된 전투기를 전진배치하고 지상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항공지원은 물론, 공중통제임무도 맡게 된다. 서울이 불과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공항의 존치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서울공항 이전에 따른 ‘도미노효과’에 대한 우려다.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똑같이 이전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기지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또 서울공항을 잃으면 수도권내에서는 비싼 땅값과 주민반대로 대체부지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여기다 군의 순수한 의도도 덧붙인다. 공군은 서울공항의 존치가 국토를 지켜낸다는 목적 외 아무것도 없다며, 막무가내식 이전요구가 군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꾼들 세상… 그린벨트 한평 1000만원 이전논란속에 전국의 투기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린벨트 한평이 1000만원을 넘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이마저도 공항만 이전하면 ‘따따블’이라니 로또가 따로없다. 서울공항 인근 고등동과 심곡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는 1년여전만 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속에서도 평당 400만∼500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전바람을 타고 평당가격이 최고 15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소위 비싸다는 분당 중심지역 상가용지와 맞먹을 정도다. 그나마 매물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사도 이전만 하면 대박이라는 소문이 퍼져 내로라하는 투기꾼들이 종일 기웃거린다. 잡초가 무성한 전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경조차 힘들다. 특히 공항과 연결되는 23번 국도변 전답은 평당 400만원 이상 호가한다. 게다가 그린벨트 내 임야도 이제는 평당 40만∼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고등동 K중개업소 김모(44)씨는 “지난해 혹시하다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예전가격으로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다.”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공항 수난일지 ●1999년 8월:‘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결성 ●2000년 3월:인천공항 개항앞두고 서울공항 기능 김포공항 이전방안 대두 ●2002년 8월:고도제한 완화를 담은 ‘군용항공기지법의 개정안’ 국회통과 ●2003년 2월: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용역결과 토대로 이전요구 ●2003년 10월:열린우리당 정세균의원 서울공항 택지개발 제안 ●2004년 8월:공항이전을 전제로 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 마련 ●2004년 12월: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출 ●2004년 12월:경기도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대도시권 성장관리안’ 확정 ●2005년 3월: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검토 발언 ■ 서울공항 활용 용역 결과는 “김포보다 여건 좋아 민항기 취항 바람직” 성남시가 의뢰한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는 민항기 취항이라는 서울공항의 새로운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김두만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최종연구보고서는 서울공항이 주변도시에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공항을 김포공항과 비교했을 때 지리적으로 수도권 동남부에 인접해 공항주변의 우세한 교통망을 이용, 공항접근이 용이하며 기상조건도 타 공항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수는 남한 총인구의 18%가량으로, 무역중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을 포함한 수도권 위성 신도시의 경제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 항공교통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도읍지로서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관광을 통한 항공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요인이 충분하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인근 전철 등 주변 교통망의 개통으로 공항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항공수요는 고속전철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0년에는 142만여명,2020년에는 25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입출항 절차와 항행안전시설, 활주로 등에 대해서도 민간항공기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민간항공기 취항시 소음영향분석 결과도 피해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피해지역 확대를 우려해 시설물의 설치제한과 용도제한 등을 고려, 주변지역 토지이용의 효율적인 제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공항에 활주로 길이 및 경제성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취항항공기는 50석급 터보프롭으로 제한했고 여객터미널의 규모도 상설화하고 있다. 민항기 취항으로 성남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0년 5611억원,2020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연구보고서 어디에도 이전하라는 말이 없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설] 3대 입법 한나라당 변화 반갑다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반갑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등 3대 쟁점법안을 다음달 임시국회에 상정해 심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확정키로 했다고 한다.17대 국회 개원 이후 계속 걸림돌이 되어왔던 쟁점법안들을 이제는 매듭지을 때가 됐다. 물론 쟁점법안들에 대해서는 여야간 이견뿐 아니라 당내 이견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마냥 싸우고 미룬다면 국회와 정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음달 임시국회는 변화된 여야구도 속에서 열리게 된다. 잇단 의원직 상실 판결로 여대야소가 무너지고 여소야대의 판도가 형성됐다. 또 4월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앞두고 있어 여야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행여 선거를 겨냥한 힘겨루기나 법안협상 과정에서 충돌이 생긴다면 쟁점법안의 처리전망도 밝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야가 과거처럼 막무가내식으로 싸우고 팽개친다면 선거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쟁점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다루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여소야대에 고무된 전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대든, 야대든 간에 당당하게 협상에 임하고 합의처리가 안 된다면 각자 대안을 놓고 표결처리하는 것이 가장 민주적인 해결방법이다. 한나라당은 행정도시특별법 처리과정에서도 갈팡질팡한 바 있다. 반대쪽도, 찬성쪽도 한나라당을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다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국회에는 쟁점법안뿐 아니라 독도 등 외교문제, 비정규직 관련법안 등 민생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국정의 절반을 책임진 제1야당의 변화가 말뿐이 아니기를 바란다.
  • [Doctor & Disease] 미즈유외과 유수영 박사

    [Doctor & Disease] 미즈유외과 유수영 박사

    “유방은 생명의 젖줄이자 여성성의 상징입니다. 그런 유방 잘 지켜야지요. 이렇게 말해야 할 만큼 요즘 유방질환이 심각하거든요.” 연세대가 배출한 여성 외과의사 1호로 의료계에서 ‘유방 박사’로 불리는 미즈유외과 유수영(54) 박사. 그는 ‘유방의 위기’라는 경고가 결코 구두선이 아니라며 이렇게 강조했다.“여성암 가운데 유방암의 유병률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92년 11.5%,97년 14.1%,2002년 16.8% 등으로 해마다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걸 방치해서는 안되죠.” ●유방암 발병률 해마다 20%씩 늘어 ▶유방질환이란 어떤 병증이며, 대표적인 질환은 무엇인가. -유방의 정상 조직을 침범하거나 조직변형으로 발생하는 병변, 다시 말해 유방에 생기는 모든 이상 징후를 유방질환이라고 말한다. 대표적 질환으로는 양성 및 악성 종양과 섬유낭성 질환, 염증성 질환과 지방괴사, 함몰유두, 부유방과 부유두 등을 들 수 있다. 양성 종양은 섬유선종과 유두종, 엽상종양, 지방종을, 악성 종양은 암을 비롯해 악성 엽상종양, 육종 등을 말한다. 섬유낭성 질환은 노화에 따른 변화인 비증식성과 상피 증식을 수반하는 증식성이 있는데, 특히 비정형 증식성은 암의 전 단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각 질환의 특성, 특히 증상의 특이성을 설명해 달라. -유방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유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유방통,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과 유방 피부의 변화 등이다.10∼40대 젊은 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섬유선종은 무통성 멍울,30대 후반에서 폐경기에 주로 나타나는 섬유낭성 질환은 통증성 멍울이 특징이다. 암은 초경이 이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또 불임치료나 갱년기 호르몬 치료를 받는 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량 및 노출 기간과 관계가 있다. 가족력도 작용하며 비만인 사람이 확실히 발병 빈도가 높다.30∼40대에 잦은 염증성 질환은 수유시나 당뇨병, 함몰 유두에서 잘 나타난다. 유방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이게 걱정이다. 암을 예로 들면 매년 20%씩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발병 연령도 젊어지고 있다. 다른 양성 질환도 마찬가지다. 건강검진의 일상화도 이유겠지만 갈수록 호르몬 노출량이 느는 등 외부 요인도 많다. ●건강보조식품이 유방질환 주요원인 ▶이런 추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빨라진 초경과 비만,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 출산 및 모유수유 기피, 지나친 건강보조식품 이용 등을 들 수 있다. 역으로 이런 점을 개선하면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유 박사는 이런 추세 변화의 배경에 건강보조식품이 있다고 지적했다.“그게 말처럼 건강 보조만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고 암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게 문제입니다. 거기에 포함된 호르몬이 암 등 유방질환의 중요한 발병원이 되므로 뭐든 먹으면 좋다는 ‘막무가내식’ 건강식품 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진단 방법도 소개해 달라. -촉진과 초음파·조직검사만으로도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판정은 초음파검사 등 영상검사를 근거로 1∼5카테고리로 나누는데,1∼2단계는 암이 아닌 양성질환,4∼5단계는 암일 가능성이 큰 단계이고 3단계는 추가검사가 필요한 단계로 보면 된다. 유방질환 자가검진은 유효한가. -자가검진으로 멍울을 발견해 우리 병원을 찾은 987명 중 76.3%인 753명에게서 병변이 나타났으며, 이 중 조직 및 세포검사를 시행한 525명을 질환별로 보면 섬유선종 및 기타 양성 종양 46.9%, 섬유낭성 질환 39.3%, 유방암 9.7%, 염증성 종양 6.1% 등이었다. ●섬유선종은 ‘맘모톰’으로 흉터없이 제거 ▶치료는 어떻게 하나. -질환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형태나 크기가 변하는 섬유선종이나 섬유낭성 질환 등은 들어내는 게 좋은데, 이 경우 맘모톰이라는 첨단 기기로 흉터없이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다. 재발이 잦은 염증성 질환도 약물 반응이 미흡하면 종괴를 제거하는 것이 편하다. 알다시피 암은 수술과 약물 및 방사선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세브란스 교수로 재직하면서 1만건 이상의 수술 경험을 축적한 유 박사는 유방질환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지금의 왜곡된 진료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유방에 문제가 생기면 엉뚱한 병원이나 대학병원부터 찾습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거나 불편과 비용 손실은 물론 의료불신까지 낳습니다. 유방질환을 전문 외과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건 의료계의 상식입니다.” 유방질환도 조기발견이 중요할 텐데…. -우리 병원의 경우 전체 유방질환자의 1.9%,20∼30대의 19.6%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유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병기별 5년 생존율도 0기와 1기는 각각 100%와 92%인데 비해 3기와 4기가 되면 각각 54%와 23%로 낮아진다. 또 0∼1기는 80∼90%가 유방을 보존할 수 있지만 4기가 되면 100% 유방을 제거해야 한다. 유방암도 조기발견이 곧 새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유방질환이 갖는 사회적 의미도 클 텐데…. -유방암의 경우 40대 이전의 발생률이 전체의 60%나 돼 다른 암보다 발병시기가 훨씬 빠르다. 다시 말해 사회적, 가정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 발병한다는 건데, 이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의 붕괴 등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 ‘유방질환 전도사’를 자임하며 인터넷(www.msyoo.com)을 통해 전국의 환자들과 나누는 대화를 중요한 일과로 여긴다는 유 박사는 정책상의 문제도 짚었다.“외과 등 질환 중심의 진료 분야에 대한 보험수가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젊은 의학도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그 때문에 병원에서는 검진만 선호해 치료는 뒷전입니다. 이러고도 우리 의학이 발전하리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지요.” ■ 유수영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연세대의대 및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대한외과학회·대한유방암학회·대한미용외과학회 정회원▲국제외과학회 정회원▲여성외과전문의협회 회장▲미국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MD엠더슨 암센터·알버트 아인슈타인병원 연수▲영국 앨더헤이병원 연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실험쇼 진짜?진짜!(MBC 오전 9시55분) 남자들은 텔레비전을 볼 때 귀머거리가 된다. 비밀은 바로 뇌구조의 남녀차에 있다.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잘 발달되어 있어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여자와 달리 남자는 한 가지 일에 깊이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실험쇼가 전격 검증에 나섰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1시25분) 급속한 경제성장을 해온 중국은 세계 환경오염의 주범이자 피해자다. 중국 정부는 양쯔강 중류에 댐을 건설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출 예정인데, 댐 건설지 주변 6억명이 넘는 주민들은 전기공급뿐 아니라 환경파괴라는 선물까지 받게 된다. 과연 해결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청소년 원탁토론(EBS 오후 6시10분) 지난해 2월 교육인적자원부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야간 자율학습 실시 방침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과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야간 자율학습은 여전히 잔존해 있다. 야간 자율학습의 선택권, 학습 환경과 효과 등 청소년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이야기해본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6시) 박준규 전진 홍경민 정만호 신정환 타블로 온주완 재우 황보 이지현 윤은혜 유니 최여진 혜령 강호동 공형진 등 16명의 멤버들이 엑스맨 찾기에 나선다.MC유의 무반주 한 평 테크노, 효자보이·전진의 카사노바 사랑댄스, 막무가내 보이즈의 특별공연 등이 펼쳐진다. ●비타민(KBS2 오후 10시5분)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빠져드는 음주병 알코올 중독에 대해 알아본다. 잦은 술자리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음주. 잦은 음주로 알코올을 해독하는 간은 점점 더 망가져 가고 있다. 그래서 나타나는 병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오늘의 위대한 밥상은 무엇일까?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자그마한 크기에 태극기가 새겨져 있는 종. 완벽한 형태가 지금이라도 은은한 소리를 낼 듯 한데 과연 이 종은 언제, 어디에서 사용됐던 것일까? 조선시대 선비들의 곁에서 문방사우와 함께 사용된 연적. 사각형 연적부터 복숭아 모양의 연적까지. 이들 도자기 4점 중에서 진짜를 찾는다.
  • [지역플러스] 인천 영종·용유도 포장마차 철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4일 오전 6시부터 영종·용유도 해변 일대 불법 포장마차에 대한 강제 철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전체 포장마차 210여개 동 가운데 160여개 동이 사전에 자진철거를 하거나 철거에 동의, 철거반원들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제청은 이날 철거작업에 용역업체 직원 300명과 굴착기 2대를 동원, 거잠포선착장 주변 무허가 포장마차에 대한 철거를 시작으로 6일까지 3일 동안 해변에 위치한 불법 포장마차들을 완전 철거할 계획이다. 철거 과정에서 일부 노점상들이 “사전에 자진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막무가내식으로 철거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으나 큰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제청은 이 지역 일대 무허가 포장마차를 모두 철거한 뒤 용유도 덕교동 일대 1200평에 65개 포장마차로 구성된 ‘미관형 포장마차촌’을 조성, 추첨을 통해 입주게 할 방침이다.
  • 롯데백화점 옆 노점상 어찌하오리까

    롯데백화점 옆 노점상 어찌하오리까

    대한민국 수도 서울, 그것도 문화 1번지인 소공동에 천막촌이 등장했다. 롯데백화점 옆 17층짜리 명품관의 준공허가 조건인 보도블록 공사를 앞두고 있지만 노점상들은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막무가내다. 롯데백화점은 속앓이를 하고 있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중구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뒷짐을 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쯤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 신축공사 현장 앞에서 일본 관광객과 흥정을 벌이던 오해진(71·실내화 노점상)씨는 “가판대를 규격화하는 등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백화점 이미지에 금이 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하겠다.”면서 “70년대부터 이곳에서 벌어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등 삶의 터전인데 장사를 못하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한숨을 지었다. 명품관이 들어서는 공사장 앞 75m 구간에는 오씨를 포함해 완구를 판매하는 이순녀(72·여)씨 등 모두 12명이 장사를 하고 있다. 롯데측은 “이 구간에는 당초 노점이 없었으며, 공사기간 동안 우후죽순으로 노점이 들어섰다.”고 반박했다. 당초 롯데백화점은 지난 25일까지 명품관 앞 보도블록 보수공사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관 ‘애비뉴엘’의 이미지에 걸맞게 바닥을 대리석으로 장식할 예정이다. 롯데가 바닥 공사에 들어가려 하자 노점상들은 “20년 넘게 장사를 해왔는데,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고 무조건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강제로 쫓아낸다면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9일부터 확성기 차량을 도로에 세워놓고 농성으로 맞서고 있다. 한 상인은 “우리가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피해를 주지도 않는데 무작정 나가라는 건 죽으라는 얘기와 같다.”면서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하면 자리를 비켜주겠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일단 공사를 하도록 만들어 줘야지 일반기업이 약속을 할 수도 없는 영업권보장을 요구하는 식의 생떼쓰기는 안된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농성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달 18일로 예정된 개관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막연하게 기다려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도 공사를 못해 명품관 준공이 미뤄진다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해당 주무관청인 중구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담당자는 “하나같이 생계형 노점상이라는 점에서 단속이 쉽지는 않다.”고 난처해했다. 중구청은 아직 정확한 날짜는 잡지 않았지만 ‘구청, 상인, 롯데’ 등 3자의 만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가 옛 은행건물을 사들여 오픈하는 명품관, 애비뉴엘(Avenuel)은 ‘애비뉴 오브 라이프(Avenue of life)’와 ‘애비뉴 오브 럭셔리(Avenue of luxury)’의 개념을 합성한 것으로 지상 10층까지는 영업장, 그 위로 17층까지는 오피스텔인 주상복합건물이다.7∼8층에는 극장 5개관이 들어선다. 이 중 한 곳은 명품관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금 그곳은] 역사의 현장 궁정동 안가

    [지금 그곳은] 역사의 현장 궁정동 안가

    “어디 가십니까.”“무궁화동산이요. 못 가는 곳인가요?”“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근데 왜 가시는데요?”“공원 가는데도 이유가 있어야 됩니까?”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 입구 바리케이드 옆에 서 있던 전경이 무궁화동산을 향하는 택시를 막무가내로 세웠다. 행선지를 밝혀도 두 눈은 여전히 경계심으로 가득했다. 전경들의 무전기도 낯선 이의 출몰에 쉴새없이 울렸다. 무궁화동산은 궁정동 안가(안전가옥) 자리에 들어선 ‘시민공원’. 그러나 그곳을 향한 길은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멀었다. 무궁화동산은 1993년 7월에 문을 열었다.3700여평의 아담한 크기다. 공원보다는 쉼터에 가깝다. 청와대를 정면으로 봤을 때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행정동으로는 청운동에, 법정동으로는 궁정동에 속해 있다. 남쪽으로는 경복궁과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배경이 된 효자동, 그리고 정부종합청사와 서울시경찰청이 있다. 무궁화동산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곳. 박 전 대통령은 79년 10월 26일 밤 일본 가요 엔카를 들으며 시바스리갈을 들이켜다 심복인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을 맞았다.‘경제개발의 선도자’이자 ‘독재자’인 박 전 대통령이 죽던 날을 그린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개봉되면서 다시 여론의 수면위로 떠올랐다. 무궁화동산은 청와대 쪽으로는 정문, 자하문 쪽으로는 후문이 나 있다. 가운데에는 중앙광장, 광장 북서쪽으로 관리사무소가 있다. 광장의 서쪽과 동쪽에는 각각 휴게소가 자리잡고 있다. 광장을 둘러싸고 작은 산책로와 큰 산책로 두 개가 나 있다. 원래 3채의 2층짜리 안가가 있었다. 현재 관리사무소와 휴게소 자리가 그곳이다. 박 대통령은 정문으로 들어와 ‘볼일’을 마친 뒤 가운데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후문으로 나갔다고 한다. ●“역사적 유물로 남겨뒀어야” 무궁화동산에는 365일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국내외 관광객들은 17만 300여명에 이른다. 지난달엔 1만 600여명이 찾았다. 효자동과 충신동, 신교동 등 주변 주민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안가를 공원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렸다. 역사적인 공간으로 남겨놨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곳에 산 지 23년째 되는 조연홍(54·여·청운동)씨도 “안가는 역사의 현장에 산다는 주민들의 일종의 자존심이었다.”면서 “지금까지 잘 보존됐더라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박정희 정권의 공과를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역사학습장이 됐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무궁화동산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안가의 공원화는 YS 정권의 홍보용 이벤트로 진행돼 당시 모습을 전하는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글 사진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광장] 좋은도시, 공무원이 중심 잡아야/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좋은도시, 공무원이 중심 잡아야/이상일 논설위원

    도시계획사를 보면 기막힌 일화가 적지 않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12월 초 불쑥 서울 능동의 서울골프장을 이전하라고 지시했다. 지금의 어린이 대공원 자리다. 또 9개월 전 박 대통령은 관악골프장을 다른 데로 옮기라고 말했다. 나중에 서울대 캠퍼스가 들어간 곳이다. 각각 사단법인과 개인기업체 소유의 이들 골프장은 최고통치권자의 말 한마디로 다른 기관에 매각되거나 정부에 수용됐다. 도시계획의 큰 그림이 있어서도 아니고 골프장 이전 배경 설명도 없었다. 그저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체질 때문이려니 추측만 난무했다. 10년 후인 1980년 5공의 막강한 통치자 전두환 대통령은 국전을 둘러보다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현대미술관을 빠른 시일 안에 건립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문공부장관은 부랴부랴 과천을 지목하고 서울시장과 줄다리기 끝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역임한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자신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 10여명 중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에 가 본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반수 정도는 과천에 미술관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손 교수는 “한국인이 미술작품을 자주 대하지 않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과천에 미술관 입지를 결정한 대통령 전두환, 문공부장관 이진희와 서울특별시장 김성배 등”이라고 지적했다.(‘서울도시계획이야기’) 한 원로 건축가는 과거 모 국회의장으로부터 의장 공관의 설계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호화롭게 지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정치인의 무식에 혀를 찼다. 정치인과 행정가들이 도시계획을 뭉개고 공공시설을 멋대로 짓고 도시를 주먹구구로 만드는 것은 옛일이 됐다. 그러면 지금은 도시와 건물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가. 서울신문이 최근까지 3개월간 연재한 ‘좋은 도시 만들기’ 캠페인 특집기사를 준비하면서 도시를 살펴보니 여전히 한심한 구석이 적지 않다. 지난해 문을 연 안양시 석수도서관과 새로 지은 지방 문예회관들 대다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건립, 과연 시민을 위한 시설인지 의아하게 한다. 경기도 어느 군 청사가 호화롭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런 공공건물은 전국에 널려 있다. 도시 미관에 관계없이 초고층 건물 짓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건설회사들이 햇빛도 안 드는 집을 짓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판교신도시, 행정수도와 기업도시 등 요즘처럼 ‘도시’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 때도 드물다. 그런데도 조성의 타당성과 투기만 쟁점이 될 뿐 도시를 어떻게 계획하고 건물을 지을 것인가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최근 초고층 아파트 건축에서 보듯 도시 스카이라인 정책도 갈팡질팡한다. 아름답고 쾌적한 도시는 관광수입의 자원이며 시민의 문화와 복지 수준을 높인다. 선진국에선 지도층이 도시와 건축의 심미안을 갖고 계획적인 도시개발을 지지해 준다. 고위 정치인의 전횡이 줄어든 지금도 한국에서 난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도시정책이 흔들리는 본질적인 이유는 바로 공무원들이 중심을 못잡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을 제대로 공부한 공무원도 태부족이고 그마저 순환보직으로 전문성도 낮다. 이른바 ‘공공건축가(퍼블릭 아키텍트)’는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에서 80명도 채 안되는 실정이다. . ‘작은 정부’의 깃발 아래 공무원 머릿수 줄이기가 능사가 아니다. 공공성이 강한 도시계획 분야의 용역을 선진국과 달리 민간 회사에 넘기면서도 제대로 용역결과를 관리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도시계획직 공무원을 대폭 충원하고 그들의 사기를 높여 주며 소신있게 일하도록 밀어 줘야 한다. 이권에 눈이 벌건, 무식한 정치인과 이해집단들이 입을 다물어야 비로소 좋은 도시 만들기가 시작될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꿩회·꿩파전·꿩산적…꿩따리 샤바라

    ■ 춘천꿩농장서 꿩먹고 알먹고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겨울 전통 먹을거리가 꿩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덫을 놓고 불린 콩을 뿌려 꿩사냥을 했다. 이렇게 잡은 꿩으로 냉면과 만두 등 갖가지 별미도 만들어 먹었다. 꿩은 그 자태가 아름다운 만큼이나 맛도 일품이다. 담백하면서도 감칠 맛이 돈다. 육질은 부드러우면서 쫀득한 탄력이 있다. 꿩은 가슴살로 배·오이 등을 채 썰어 넣고 참기름을 조금 넣어 육회로도 먹었다. 쫄깃한 맛에서 ‘꿩 대신 닭’이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 느껴진다. 옛날에 주로 혼례, 제사, 감사의 표시로 꿩이 쓰였다.‘있는 집’에선 치적제일(雉炙第一)이라 하여 제사에 빠지지 않았다. 정월 대보름엔 꿩알을 복란(福卵)이라며 귀하게 여겨 찾기도 했다. 나라님도 꿩의 맛을 즐겼다. 오죽하면 조선시대까지 매를 길러 꿩을 잡는 관청을 뒀겠는가. 조현진 봉래정 조리사는 “꿩은 겨울철 궁중의 보양식”이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다이어트나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이런 꿩 맛보기가 요즘엔 쉬워졌다. 꿩을 사육하는 까닭이다. 꿩은 사육된다고는 하지만 닭이나 오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야성이 강하다. 소리에 민감하고 경계심이 무척 높다. 반면 병해에 강해 웬만한 조류독감에도 끄떡없다. 꿩 사육 농장인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의 춘천꿩농장을 찾았다. 사방에 눈이 쌓이고 얼어붙은 산간마을의 겨울,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칼처럼 매섭다. 하지만 농장의 꿩들은 추위를 잊은 듯 재빠르고 활기찼다. 사육장 안으로 발자국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들어섰지만 수백 수천마리의 꿩이 한꺼번에 푸드득거리며 날아올랐다. 먼지와 깃털, 정면으로 돌진하는 꿩 때문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였다. 주인 동영삼(50)씨는 “막무가내로 사육장에 들어서면 꿩이 정면으로 달려들어 발톱에 할퀴거나 다친다.”고 주의를 줬다.“닭은 먹이를 주면 달려들어 먹지만 꿩은 경계심을 품고 접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꿩은 모두 부리가 몽땅하게 짧았다. 꿩은 성질이 거칠어 서로 싸우는 경우가 많아 생후 20∼30일 사이에 부리를 절단한 까닭이다.15년째 꿩을 기르는 그는 “꿩을 수십대째 순치시켜며 길들이려고 했지만 여전히 실패”라며 “닭이나 오리는 꿩과 비교하면 너무나 순해 ‘온실 속의 화초’”라고 말했다. 그는 꿩이 인삼밭을 찾으면 쑥대밭으로 만드는 걸 보고 꿩을 건강하게 기르기 위해 인삼과 목초액을 먹였다. 항생제는 전혀 먹이지 않는다. 꿩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동씨 부인 정향순씨는 “꿩의 요리법은 닭과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없어 훨씬 더 담백하다.”며 “꿩의 감칠 맛을 살리려면 파·마늘 등 강한 향신료를 많이 넣지 않는 요리법이 좋다.”고 말했다. 꿩고기로 육수를 우려낼 땐 꿩 한 마리에 물((8ℓ), 생무(400g), 양파(200g), 마늘(3쪽)만 넣고 30여분간 푹 끓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육수는 식혔다가 냉면을 말거나 다른 음식을 만들 때 넣고, 살은 소금에 찍어 먹거나 칼국수·만두 등을 끓일 때 넣으면 된다. 그는 꿩에 인삼·대추 등을 넣고 삼계탕처럼 끓여 먹으면 겨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닭백숙처럼 통마늘·대파 흰 부분을 넣고 닭보다 더 오래 익혀 먹는 꿩백숙도 좋단다. 정씨는 배추·무·호박·숙주나물·부추 등을 꿩고기와 다져 넣은 꿩만두도 빚어 판다. 꿩만두 1봉지(100알)에 3만원, 냉동 꿩고기(장끼·1㎏)는 2만원에 택배도 한다. 식당 메뉴는 꿩냉면(5000원), 꿩백숙, 육회(이상 2만 5000원), 꿩샤부샤부(3만 5000원·4인분) 등이 개발되어 있다. 문의(033)262-5335. ■ “겨울에 먹어야 제맛” 수컷 장끼의 자태는 고혹적이다. 목에는 흰 링을 찬 듯 하얀 목털을 둘렀다. 우리나라의 꿩에만 흰 테가 있다. 이 때문에 우리 꿩이 전세계 50여종의 꿩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흰 테 위쪽은 녹색을 띤 푸른 빛이 나고, 아래쪽는 붉은 색이 감도는 보랏빛과 황색이다. 밤색 광택이 있는 청동색 몸에 흑색에서 황색까지의 갈색 빛깔로 얼룩져 있다. 긴 꼬리 깃은 짙은 밤색에 검은 마디가 있다. 예로부터 모자 등에 장식으로 많이 달았다. 암컷인 까투리는 꼬리가 짧으며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꿩 대신 닭’,‘꿩 구워 먹은 소식(소식이 없음)’,‘꿩 잡아 먹은 자리(흔적이 없음)’,‘꿩 먹고 알 먹고’ 같은 우리 속담도 꿩의 맛과 관련이 있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은 “봄 산란기를 앞두고 겨울은 꿩이 가장 맛있을 때”라며 “꿩고기는 몸에 좋은 오메가3지방산을 갖고 있으며, 소화흡수가 잘 되며 기력을 돋운다.”고 말했다. 춘천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새’맛찾아 전문점으로 서울 김포공항 옆 메이필드호텔의 한정식당에선 2월 말까지 겨울 특선 궁중보양식으로 꿩요리(5만 5000원)를 내놓고 있다(02-6090-5800). 꿩요리 특선 메뉴로는 꿩육회와 꿩완자전골·꿩만둣국·꿩산적(꼬치) 등이 코스로 나온다. 꿩완자전골은 야채와 꿩살로 완자를 빚어 육수에 끓이는 것으로, 여러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깊고도 시원한 맛을 낸다. 옛날 궁중에선 이를 봉오리탕으로 불렀다. 봉래정의 단아한 전통한옥에서 겨울 궁중음식 꿩을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 한양대학교에서 성동교를 건너 화양로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꿩 전문 음식점이다(02-468-0110). 12년 전에 문을 연 이 집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는 꿩 한마리(3만 9000원·4인분). 꿩파전·꿩육회·꿩샤부샤부와 꿩만두, 꿩탕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금수강산의 꿩샤브샤브는 꿩 뼈를 우려낸 육수에 꿩앞가슴살을 얇게 저며 넣은 것이다. 여기에다 배추·호박·감자·쑥삭·버섯류 등 7∼8종의 야채가 풍성해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감칠 맛이 깊다. 강화도에서 기른 꿩을 가져와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잡아준다. 도심과 강남에서 별미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꿩을 제대로 먹으려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 전국 제일의 꿩요리집이란 자부심이 가득한 식당이다(043-846-1757). 메뉴는 한 가지. 꿩 한마리(5만원)를 주문하면 꿩회·꿩생채·꿩산적(꼬치)·꿩불고기·꿩만두·꿩수제비매운탕이 차례로 나온다. 어른 두세 명이 푸근하게 먹을 수 있다. 꿩회는 꿩고기를 양념에 무치지 않고 생선회처럼 내고, 꿩생채는 꿩을 야채와 양념에 버무려 내온다. 안주인 박명자(56)씨는 꿩요리로 향토음식 기능보유자로 선정됐다. 한번 맛본 사람은 다시 찾는다. 위치는 충북 충주시 상모면 안보리, 수안보온천에서 월악산국립공원 미륵사지쪽으로 2.5㎞쯤 가야 한다. 의왕의 청계사로 가는 코스 중간에 있는 꿩고기 전문점. 꿩고기 칼국수와 꿩고기 꿩만둣국 각 5000원(031-426-2494). 얼큰해 닭도리탕과 비슷한 꿩탕(4만 5000원)과 담백한 꿩샤부샤부(5만원)는 꿩 한 마리로 푸짐하다. 모두 4인기준. 새로 지은 건물이 깨끗하다. 목장을 하던 주인 박종인씨가 25년 전에 황소 한 마리와 바꿔 심었다는 등나무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변화를 준다. 대중교통 편이 불편한 곳이라 차편을 항시 대기시켜놓고 인덕원 전철역까지 교통편의를 제공해준다. 경기도 용인시 용인문예회관 근처의 금촌집은 꿩탕을 내놓는다(031-335-3808). 얼큰한 국물 맛이 꿩고기 속에 잘 배어든 꿩탕(한 마리 3만 5000원)은 이 집의 별미다. 봄철에는 국물 안에 넣은 달래향이 향긋하게 풍기며 입맛을 자극하다. 꿩구이(9000원·1인분)는 부드럽고 담백한 육질이 좋다. 뼈가 억세지만 뼈를 발라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고기와 양파, 대파, 양송이버섯 등을 같이 굽는 냄새가 향긋하다. 이외에도 메추리구이·토끼탕과 토끼구이 등 다소 야성적인 메뉴를 내놓는다. 꿩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이 냉면이다. 꿩과 김칫국의 조화로운 맛이 그만이다. 꿩 가슴살이나 날개살, 다리살을 발라내 국물에 띄우고, 뼈는 고아 육수를 내 김칫국이나 동치미국에 섞어 냉면국물을 만든다. 서울 강동구 고덕사거리 E마트를 끼고 우회전하는 평안도 오부자집(429-2515)에선 꿩냉면과 꿩만두를 낸다. 꿩육수를 진하게 맛보려면 3∼4명의 한 가족이 우선 꿩만두전골(1만 3000원·1인분)을 한 냄비 주문해 먹은 다음 꿩냉면(6000원)으로 시원하게 입가심하면 평안도 겨울 별미의 맛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두천의 터미널근처의 평남면옥(031-865-2413)도 꿩냉면(6000원)으로 이름이 높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TV, 책을 말하다(KBS1 오후 10시) 칠순을 넘긴 작가 박완서가 들려주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 ‘그 남자네 집’. 출판계에 유령처럼 떠도는 ‘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무려 11만부가 넘게 팔리면서 우리 문단의 큰 나무 박완서의 존재를 새삼 실감케 했다. 작가 박완서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5분) 천명훈이 ‘단무지 아카데미’코너에 진로상담 교사로 출연해 ‘부담미소’와 웃찾사의 유명한 유행어를 구사한다. 이탈리아 교통경찰의 동작을 보고 바꾼 리마리오 춤의 동작 설명과 깜짝 마술도 볼거리. 막무가내 보이즈가 새롭게 선보이는 코믹 동요 ‘내동생’도 선보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5분) 연예인 X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사생활 침해에 대해 토론한다. 해당 연예인 50여명은 문건을 만든 광고기획사와 리서치 회사를 처벌해 달라며 검찰에 고소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테러의 심각성을 두고 토론한다. ●생방송 60분 부모-자녀와 함께 하는 행복한 책읽기(EBS 오전 10시) 논술을 위해서는 고전읽기가 필수 항목이며, 현실적인 시사 쟁점 정리도 빼놓을 수 없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 좋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고민하고 사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그래서 궁극적으로 논술에도 도움이 될 책들을 알아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소개팅 남자가 마음에 든 혜선, 하지만 남자의 행동으로는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다. 혜선이와 소개팅 남자를 사이에 둔 논씨네 아이들의 열띤 토론이 시작된다. 정린은 진구를 멋진 남자라고 평하고, 승기는 폭탄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승기,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승급평가에 비행 전술시험까지 겹친 부부. 모처럼 시간을 낸 두 사람은 집에서 함께 시험공부를 한다. 비행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학술시험. 두 사람은 나란히 부대에서 시험을 치른다. 새해를 맞아 바쁜 와중에도 두 부부는 선물을 준비해 전남 영광으로 부모님을 찾아뵌다.
  • 성매매범 누명 벗었지만 보상은 못받아

    법원은 청소년과 성매매를 했다는 누명을 쓰고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국가를 상대로 “검찰의 막무가내식 수사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23부(부장 김경종)는 5일 김모(49)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검찰 수사가 부족한 면은 있지만 합리성을 완전히 잃은 정도는 아니다.”며 원심대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은 김씨가 계속 범행을 부인해 더 자세한 수사가 필요했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수사를 소홀히 했다고 보이지만 수사기관의 판단이 합리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형사재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이 확정됐다고 해도 검사의 구속이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경험이나 논리상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만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덧붙였다.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2001년 7월 15살이던 황모양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다른 사람과 성매매를 하다 붙잡힌 황양의 휴대전화에서 김씨 명의의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김씨는 “휴대전화를 가족요금제로 가입해 명의만 내 것이고 아들이 사용한다.”고 항변했지만 황양은 “김씨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다. 기소된 김씨는 증거불충분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검찰의 항소도 기각돼 무죄가 확정됐다.1심에서 황양은 “검찰이 윽박질러 김씨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고 진술을 번복하면 김씨가 거짓말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낼 거라고 겁을 줬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확인 결과 황양의 친구가 황양의 휴대전화를 빌려 친구인 김씨의 아들에게 전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31일 개봉 ‘투 터프 가이즈’

    스페인판 ‘록스탁 앤드 투 스모킹 배럴즈’. 하지만 2%가 부족하다.31일 개봉하는 ‘투 터프 가이즈’(Two Tough Guys)는 한 사건을 두고 여러 인물들이 얽히면서 일이 복잡하게 꼬인다는 점에서는 ‘록스탁‘ 이후에 등장한 다양한 할리우드 코믹 액션의 품새를 빼다박았지만, 속도감이나 사건 해결의 폭발력은 한 수 아래다. 그래도 이야기의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편이다. 독창적이진 않지만 다양한 인물들이 충돌하며 빚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지 그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줄 만한 자본과 연출력이 한참 못 미친다는 인상을 준다. 약간 어설픈 할리우드의 아류 같은 느낌. 중년을 훌쩍 넘긴 삼류 킬러인 파코(안토니오 레시네스)는 로드리고에게 진 빚을 갚지 못해 말썽꾼인 그의 조카 알렉스(조르디 빌체스)를 떠맡게 된다. 그러던 파코에게 억만장자의 상속녀인 아라미스(로사 마리아 사르다)를 납치해달라는 사건이 들어오고, 알렉스가 술집에서 눈이 맞은 여종업원 타티아나(엘레나 아나야)를 막무가내로 데려오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셋이서 납치를 도모한다. 온갖 사고를 치는 알렉스 통에 간신히 납치에 성공하지만, 갈수록 일은 꼬인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하나 둘씩 드러나는 인간의 이중성은 이야기의 가지를 뻗는 토양이다. 바보 청년과 한물 간 킬러의 활약기도 나름대로 통쾌한 희열을 선사할 듯 싶다. 스페인의 새로운 별 후안 마르티네스 감독 연출.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성공시대] 트렌드 꿰뚫면 길이…

    시장은 항상 ‘싸고 질 좋은 제품’으로 쏠린다. 때문에 트렌드를 읽는 ‘감각’에 ‘서비스’,‘저렴한 가격’ 등 3박자가 갖춰지면 수요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늘어나기 마련이다. 달랑 장사 밑천 1000만원을 들고 아동복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어 월 매출 2500만원, 순이익 500만원을 올리는 ‘베리베리(www.iberryberry.com)’의 처녀 사장 이효선(27)씨는 기본에 바탕을 둔 ‘나홀로 인터넷 소매상’이다. ●자금 모자라 재고품으로 창업… 이젠 월 500만원 순익 “창업자금이 부족해서 처음에는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재고품을 취급했습니다. 대신 모델에게 의상을 입힌 뒤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띄웠죠. 전공이 의상학이어서인지 상하의 옷 배치가 남달리 좋아 보였나봐요.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프리랜서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녀는 일에 가위눌리듯 꽉 짜여진 직장생활을 피해 창업을 결심했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2002년 5월 답십리의 한 구석진 상가에 3평짜리 아동복 가게를 열었다. 페인트칠부터 모든 것을 직접하며 초기 투자비용을 줄였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 원단부터 납품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인터넷 쇼핑몰도 학원에서 6개월동안 웹디자인을 배운 뒤 30만원짜리 프로그램을 사서 직접 만들었어요.” 인터넷 쇼핑몰의 매상이 점차 오르기 시작하자 오프라인 가게는 온라인에서 생긴 재고 처리매장으로 용도를 바꿨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진열대에 올려 놓아 상호 보완작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실 창업은 우연한 계기에 시작했다. 잡지에 소개된 아동복 쇼핑몰을 보고 ‘이것이다’ 싶어서 가게를 열었고, 인터넷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감각’ 익히느라 1년간 ‘쩔쩔’ “의상 디자이너가 희망사항 현실을 고려해서 실제 가능한 일을 택했어요. 숱한 아동복 가운데 반응을 일으킬 제품을 찾아내는 ‘감각’을 가지는 일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동복에도 트렌드가 있다. 장사 초기에는 수입품이나 유명 브랜드의 짝퉁을 즐겨 팔았다. 최근에는 심플한 스타일의 아동복이 수요가 많다.“인터넷 쇼핑몰은 경쟁이 치열해서 신상품을 올리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영하면 이웃 인터넷 사이트에서 카피합니다.‘호피자켓’을 호프자켓으로 잘못 써서 사이트에 올렸더니 다른 사이트에서 모두 ‘호프자켓’으로 올렸더군요.” 베리베리는 가입회원이 25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안정기에 진입했지만 물건을 사려고 남대문시장에 처음 왔을 때는 숨이 턱턱 막혔다. 어떤 제품을 취급해야 할지 모르는 탓에 가게에 걸린 모든 아동복을 사야 할 것만 같았다.1년 정도 경험이 붙자 아동복의 추세를 읽는 ‘눈’이 생겼다. 또 경쟁사이트조차 살피지 않던 막무가내에서 벗어나 주요 거래처를 여럿 둘 정도로 바뀌었다. 판매 방식도 먼저 구매한 뒤 인터넷에 되파는 ‘선구매 후판매’에서 샘플을 전시한 뒤 주문을 받는 후구매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은 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창업 비용은 매장 설치비 300만원을 비롯해 물건값 400만원, 인터넷 검색 광고비 300만원 등 모두 1000만원이 들었다.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자” “옷장사는 계절을 탑니다. 봄, 가을에 비해 겨울과 여름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죠.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아동복은 특히 ‘입소문’이 중요해요. 유치원에서 한 아이가 좋은 옷을 입고 오면 학부모들의 경쟁심리에 무더기 구매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장사 노하우도 생겼다. 물건을 파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서비스’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채득했다. 하루 100통 이상의 전화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같은 친절 상담은 1만∼8만원선인 아동복을 한꺼번에 70만∼80만원까지 구매하도록 만든다. “반품 비율은 대체로 10%선인데 다량으로 사는 손님들은 특이하게 한 번도 교환한 적이 없어요. 옷 크기가 맞지 않으면 친지들에게 나눠준다고 하더군요. 옷 소매상에 불과하지만 장래에는 디자인숍을 여는 것이 꿈이에요.”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오늘의 눈] 경제회생 발목잡는 복지부동/강충식 공공정책부 기자

    최근 독자로부터 흐뭇한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복지부동(伏地不動) 공무원 처벌한다’는 서울신문 기사가 후련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 중년 독자의 전화를 받고서는 속이 뒤집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독자의 울화통 터지는 사연을 들어보자. 그는 자신이 소유한 상업지역 토지에 1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현행법에는 21층 이상일 경우에만 건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돼 있을 뿐 20층까지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12층 이상은 허가해 줄 수 없다며 막무가내였다. 그 건물이 들어서면 인근 주민들로부터 일조권과 조망권이 침해됐다고 민원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불허가 사유였다. 그 공무원은 “행정소송을 하면 우리가 지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기자는 그 독자에게 대뜸 “소송을 하지 그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듯 “장사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닌데 담당 공무원과 송사까지 해서 득될 것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12층 이하로 지으면 오히려 손해고,18층은 허가가 안 나 땅을 놀리고 있다면서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그 독자가 1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돈보따리가 풀리면서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지지 않았겠는가. 그런데도 감사원에 적발된 공무원의 복지부동 유형은 그야말로 가관이다.120억원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근거에 없는 서류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공무원이 경제회생에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발목만 잡고 있는 셈이다. 일선 공무원의 이같은 자세를 시정하지 않는 한 정부가 복안으로 삼고 있는 신뉴딜정책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10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은 “기업은 2류, 관료는 3류, 정치는 4류”라고 평가했다. 그가 지금 관료를 평가한다면 4류로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강충식 공공정책부 기자 chungsik@seoul.co.kr
  • 영화 ‘주먹이 운다’ 현장스케치

    영화 ‘주먹이 운다’ 현장스케치

    한때 촉망받는 권투선수였으나 지금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인간 샌드백으로 연명하는 늙은 복서 태식(최민식). 패싸움으로 인생을 허비하다 소년원에서 권투를 배우며 난생 처음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청년 상환(류승범). 류승완 감독의 신작 ‘주먹이 운다’(제작 시오필름)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두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영화는 이들의 기막힌 사연을 교차편집으로 풀어낸 뒤 마지막 ‘신인왕전’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운명적 대결로 조우하게 만든다. 지난 9일 인천 시립전문대 체육관. 어른 키만한 높이의 링이 중앙에 놓여있고, 벽에는 ‘권투는 싸움이 아니다’‘고통은 나를 더욱 더 강하게 만든다’ 등의 표어가 큰 활자체로 붙어있다. 장식장에 진열된 트로피며, 각종 신문 스크랩까지 영락없는 소년원 권투부 풍경이다. 제작진이 법무부의 협조로 천안소년교도소를 방문한 뒤 실제 권투부 모습 그대로 제작한 세트다.‘길거리 복서’인 태식의 공간이 분당 서현역이라면,‘교도소 복서’ 상환의 주무대는 바로 이곳이다. 이날 촬영분은 상환이 권투부 주장이자 라이벌인 권록(김수현)을 상대로 연습하는 장면과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들은 상환이 특박을 따내기 위해 박사범(변희봉)에게 전국체전에 나가게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조르는 장면. 류승완 감독은 촬영과 동시에 현장편집으로 극의 전체 흐름을 체크하면서 장면 하나하나를 꼼꼼히 짚었다. 파란색 유니폼에 헤드기어를 쓴 류승범도 틈틈이 모니터앞으로 달려와 자신의 연기를 살폈다. 빨리 찍기로 소문난 류승완 감독답게 이날 촬영은 취재진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 현장공개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촬영이 없는 최민식까지 함께 자리해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했다. 그는 “사면초가에 몰린 사람이 고난과 역경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맘에 들었다. 뻔한 스토리지만 후끈 달아오르는 감동이 느껴지더라.”는 말로 작품을 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극중에서 최민식과 류승범은 딱 한번 만난다. 신인왕 결승전에서다. 인생을 건 최후의 승부인 만큼 양쪽 다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이다. 최민식은 “승범이가 무섭다. 결승전 장면을 어떻게 찍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면서 “결승 촬영이 1월인데 정초부터 두들겨맞게 생겼다.”면서 웃었다. 류승범도 이에 질세라 맞받는다.“훈련할 때 운동장을 10바퀴씩 돌았다. 그런데 스물다섯살인 내가 40대인 선배님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어느날 악착같이 쫓아가서 보니 죽을 힘을 다해 뛰시더라. 내가 아무리 젊고 열심히 해도 선배님의 그 열정은 못따라가겠구나 생각했다.” 류승완·승범 형제는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아라한 장풍대작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공동 작업. 혈육관계를 떠나 영화감독과 배우로서 서로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사이다. 류 감독은 “배우로서의 본능이 뛰어나다. 한 장면이 잘 풀리지 않으면 전체 맥을 짚어서 감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동생을 칭찬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예민하고, 잠이 많은 것은 단점”이라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류승범은 형에 대해 “예전에 비해 소리를 덜 지르고,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농담한 뒤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연기 연습을 한 덕에 현장에서 부딪힐 일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설을 덧붙였다. 따뜻한 카리스마의 최민식과 젊음의 패기로 똘똘 뭉친 류승범. 두 배우의 열연이 기대되는 영화 ‘주먹이 운다’는 현재 70%가량의 촬영을 마쳤고, 내년 4월1일 개봉할 예정이다. 인천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이정숙 지음

    고3 수험생인 민재는 턱없이 성적이 모자라지만 아버지는 막무가내로 항공대에 가라고 한다. 민재의 말은 듣지도 않고 점수가 안 되면 재수하라는 아버지. 평소엔 무관심한 아버지의 억지에 민재는 참다못해 가출을 감행한다. 성적이 상위권인 수진은 단지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서울에서 가장 먼 곳인 제주대 수의학과를 지망하고, 부모는 ‘무슨 기집애가‘라며 뜯어말린다. 영화 ‘발레교습소’ 속 풍경이다. 비단 영화뿐 아니라 우리사회는 부모·자식간에 벽이 유독 높다. 왜 가장 가까운 사이면서도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는 걸까. ●끙끙 앓아왔던 고민 속시원히 부모와 자녀간에 벽을 허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대화. 하지만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정한 상황에 닥치면 감정대로 툭 내뱉고 마는 것이 보통 사람의 모습이다. “대화란 체계적으로 방법을 배우고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대화전문가 이정숙씨는 ‘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나무생각 펴냄)에서 끙끙 앓아왔던 부모·자식의 고민을 속시원히 털어준다. 이 책의 특징은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한 기존의 책들과 달리, 부모와 자식이 동시에 읽을 수 있는 2권의 커플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 부모편과 자녀편 모두 풍부한 사례와 함께 상황별로 풀어내기 때문에, 실생활에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아들 둘을 훌륭히 키워낸 저자의 경험도 함께 녹아있어 초보 부모들의 길잡이 역할을 할 듯싶다. 예를 들어보자. 아이가 포르노사이트를 보는 걸 알았을 때 당장엔 화가 나겠지만 “나도 그 나이 때는 그랬지.”라며 자녀의 수치심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녀 역시 포르노를 보다가 들켜 부모가 극도의 흥분을 보인다면 겸허한 태도를 보여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한다. ●자녀공부도 닦달해선 안돼 자녀가 공부를 하지 않을 때도 닦달하거나 감시해서는 안된다. 자녀에게 재량권을 주고 “성적이 좀 내려갔다고 걱정할 시간에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겠니?”라며 어깨를 토닥여줄 수 있어야 한다. 자녀는 부모가 지겹도록 공부만 하라고 할 때 그 말이 듣기 싫다면 적극적으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 두 달만 공부하라는 말을 멈추면 성적을 몇 등 올리겠다는 제안을 하든가, 다른 길을 가고 싶다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한다. 그 밖에도 부모편에서는 ‘이성친구에 빠졌을 때’‘부모에게 대들 때’‘학원가기 싫어할 때’등, 자녀편에서는 ‘왕따당하고 있을 때’‘용돈 인상을 원할 때’‘관심이 지나칠 때’등 각각 30여가지의 상황별 대화법을 보여준다. 구체적인 대화의 내용이 각각 달라도 관통하는 주제는 “서로 다른 인격체임을 이해하라.”는 것. 부모편 9000원, 자녀편 8500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1980년대 말 노태우정권이 수도권 4대 신도시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성남에서 수원 가는 사이의 도로변에 있는 분당이라는 지명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치달리고 동쪽으로는 불곡산 산자락이 막아서서 남북으로만 협곡 비슷하게 길게 펼쳐진 보잘것없는 들판은, 그러나 신도시계획이 발표되면서 급기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거대한 아파트단지로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분당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서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다. 수도권 4대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이라기보다는 강남의 위성도시 비슷한 중산층 주거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주로 강남지역에 사는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너도나도 분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강남에 살던 이가 20평,30평대의 아파트를 팔아서 분당에 오면 40평이나 50평대의 아파트를 마련하고도 돈이 남아, 여분으로 중형 자가용에다가 골프 같은 레저용품까지 장만할 수 있었다. ●인구 40만 넘지만 자족도시로는 미흡 흔히 도시의 현상을 공부하는 이들은 위성도시가 그 어미도시로부터 단순하게 인구나 기능을 나누어 갖는 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충족되는 도시의 기능을 갖는 자족도시로 발전하려면 그 어미도시와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식이라면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를 이용하여 불과 10여분 만에 오고갈 수 있는 강남과 분당은 서로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셈이다. 실제의 거리가 그럴진대 그 어미와 자식 사이의 문화적 거리는 어떠하랴. 비록 잠은 분당에서 자지만 그밖에 먹고 마시고 입고 노는 일체의 문화행위는 강남과 한 치의 오차도 없으리만큼 분당은 강남의 판박이였다. 분당은 지역의 특성에 있어서도 일산이나 평촌같은 다른 신도시들과도 달리, 강남 이외에는 주변에 서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자연부락 따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고립된 공간 안에 갇힌 셈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험준한 불곡산 자락에 동서로 옥죄인 채 남북으로 뻗은 일종의 호로병 형상에 갇힌 분당은 애오라지 강남 한 곳으로만 숨통이 트여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분당 특유의 공간적 폐쇄성이 문화적 폐쇄성에도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실 분당은 행정적으로는 성남시의 일개 구에 불과하다. 그렇듯이 행정상으로는 분명히 성남이 분당의 어미도시이다. 분당은 서울방향 이외에도 용인이나 수원에서 분당을 관통하여 성남으로 빠지는 도로가 있지만, 분당사람들치고 행정상의 어미도시에 대한 문화적 취향 때문에 이 길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을 터이다. 도대체 성남은 어떻게 태어난 도시인가. 일찍이 1960년대 말 ‘불도저시장’이라고 불리던 김현옥 서울시장이 무허가 판잣집 18만 채 중에서 우선 미관상 가장 볼썽사납던 청계천 일대의 판잣집들을 막무가내로 헐어낸 다음 바로 그들을 몰아붙여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면서 만들어낸 도시가 아닌가. 분당 사람들로서는 그런 성남을 어미도시로서 인정하기가 어쩐지 껄끄러운 기분인 것이다. ●강남의 판박이… 고유 음식문화 없어 신도시로서 입주가 거의 완료된 분당은 자체만으로도 이제 인구 40만을 넘나드는 그야말로 큰 도시가 되어 있다. 그런 큰 도시가 자족도시로서의 문화나 사회적 기능이 전무하다면, 어쩔 수 없이 괴물스러울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런 괴물스러운 모습은 음식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인구 40만의 도시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이 살아있는 음식문화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새마을연수원 입구의 먹자골목, 야탑동 일대의 먹자골목, 서현동 삼성플라자 일대의 먹자골목, 정자동 일대의 먹자골목, 효자촌 일대의 먹자골목…. 어디를 둘러보아도 이것이다, 하고 내보일 만한 분당만의 특색 있는 음식은 보이지 않는다. 애오라지 보이는 것은 분당점이라는 분당만의 희한한 간판이다. 고마다래 분당점, 정성본샤브스끼 분당점, 하야미 분당점, 사누키보레 분당점, 미다래 분당점, 아이스배리 분당점, 무교서린낙지 분당점, 암사해물탕 분당점, 예닮골 분당점, 참치명가 분당점, 천하일품 분당점, 부뚜막왕뚜껑 분당점, 놀부보쌈 분당점, 명동칼국수 분당점, 동경샤브샤브 분당점, 만다린 분당점에서부터 이화주막 분당점, 사발에 술내리고 분당점, 밀밭 사이로 분당점을 거쳐 틈새라면이라는 분식집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이 어미도시에서 유명한 음식점들의 분당점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 이를테면 음식문화 또한 철저하게 강남이라는 어미도시를 향한 자식도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셈인 것이다. 분당점 일색의 자식도시 분당에서 당당하게 분당 본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격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자동에 있는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031-713-9777) 분당본점의 주인 되는 이는 신기종씨인데, 재미있는 것은 육남매라는 상호 그대로 신씨 일가의 6남매가 모두 돌솥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정자동 먹자골목 초창기에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걸고 식당을 시작한 6남매 중의 둘째 신기종씨를 비롯해서, 첫째 신기원(031-703-9467)씨가 서현동 분당중앙교회 옆에 1995년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셋째 신기현(031-262-0908)씨 역시 1995년에 분당 건너편에 있는 수지의 상현지구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넷째 신승희(031-707-7243)씨 역시 1995년에 야탑동 지하철 야탑역의 1번출구 관보빌딩 뒤에 있는 먹자골목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다섯째 신정희(031-718-9878)씨가 1997년에 수내동에 같은 상호로 식당을 내고, 여섯째 신기천(031-206-6090)씨가 약간 늦은 1998년에 그동안 다니던 LG산전을 그만 두면서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낸 식이다. ●육남매 모두 같은 상호로 전문점 운영 이들 신씨 일가가 모두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로 식당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맨 처음 정자동에 돌솥밥 전문점을 차린 둘째 신기종씨의 예상외의 성공이 디딤돌이 되었다. 신기종씨의 부인 최순애씨는 원래 전주출신으로 솜씨가 남달라서 일찍이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땄는데, 최순애씨의 솜씨에다가 전통 전주비빔밥의 특색을 살려낸 영양돌솥밥이 손님들의 입맛에 맞아 호황을 이루자, 이에 고무된 신기종씨가 형제들을 불러 분당 일대에 신씨 일가의 음식왕국을 이룩한 것이다.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의 주된 메뉴는 역시 7000원짜리 전주영양돌솥밥이다. 전북 장수에서 나는 곱돌 돌솥에 전북 부안에서 생산된 쌀과 완두콩, 검정콩, 은행, 고구마를 섞어 밥을 해낸 다음에 달걀노른자를 고명으로 얹어내는데, 여느 돌솥밥처럼 다른 비빔그릇에 밥을 퍼내 야채와 함께 비벼먹고 누룽지는 뜨거운 물을 부어놓았다가 식사를 끝낸 후에 입가심으로 개운하게 훌훌 먹는 식이다. 이 집에서 비빔용으로 나오는 야채로는 상추겉절이, 돈나물, 콩나물이 있는데, 이 중에서 상추겉절이가 양념장과 함께 결코 6남매 외의 다른 돌솥밥집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적당한 크기로 손으로 일일이 찢은 상추에 영양부추와 참나물을 넣고 새콤한 소스로 버무리는데, 이 상추겉절이를 돈나물과 콩나물을 넣어서 고명으로 얹은 달걀노른자에 스윽스윽 비벼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세 가지 야채의 향기가 오래 남는다. 만일 야채가 부족하다 싶으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무시래기무침, 취나물무침, 유채나물, 도라지, 연근, 느타리나물 등을 더 넣고 비벼도 좋다. 곁들여서 된장국과 조기구이도 나오는데 조기는 비록 씨알은 적지만 맛은 빼어나서 돌솥밥을 비벼먹는 틈틈이 입맛을 바꾸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도 전주영양돌솥밥에 불고기버섯전골을 곁들인 ‘육남매정식’(1만 2000원)이 있는데, 정다운 이와 더불어 식사와 술을 겸하는 데는 이것으로 넉넉할 터이다. 성남에서 분당으로 들어오는 야탑동 초입 여수동에 몇몇 갈매기살집들이 있다. 원래 분당이 생기기 전 광주군 돌마면에 속했던 여수동은 여수동이라는 마을 이름보다는 갈매기마을로 더욱 유명하여 자연부락 형태의 30여집이 모두 갈매기살 전문집을 할 정도였다. 이렇듯 여수동이 갈매기마을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마을에 있는 도축장 시설 때문이었다. 이 도축장에서 부위별로 육가공 되는 돼지고기 부속물 중에 전혀 돼지고기 같지 않게 맛이 뛰어난 갈매기살만 한 부위만을 메뉴로 하여 식당을 차린 것이 전국에서도 유명한 여수 갈매기마을로 발전한 것이었다. 그 후 분당이 개발되면서 여수동은 대부분 분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도축장은 물론 갈매기마을도 태반이 사라져버렸지만, 다행히 네댓 집이 남아 갈매기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30여곳 성업… 네댓집만 명맥 유지 ‘유명갈매기’(031-752-2393)는 여수동 갈매기마을의 원조답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터전에서 오로지 갈매기살 메뉴 하나만을 고집하며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유명갈매기는 주인이 셋인데, 서로 형제 사이로 맏형 김성웅씨를 위시해서 김선호, 김선이씨 세 형제가 오순도순 식당을 꾸려간다. 갈매기살은 손님 취향에 따라 생갈매기살과 양념갈매기살로 나누어져 값은 모두 1인분에 9000원으로 같은데, 맛은 맛대로 뛰어나지만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가 통째로 나오는 양 또한 푸짐하다. 숯불에 굽는 갈매기살은 유명갈매기에서 만들어낸 깻잎전병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깻잎 위에 얇게 저미듯 둥글게 썬 무를 얹어, 깻잎과 무를 한 켜씩 정성스럽게 쌓은 다음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것이 깻잎전병이다. 이 깻잎전병에 참기름을 묻힌 갈매기살을 얹고, 마늘과 고추를 된장에 찍고, 파무침으로 마무리한 다음에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가 가히 절묘하다. 이밖에도 달리 상추며 깻잎, 고구마, 당근, 순무 같은 여러 야채들이 넉넉하게 나오는데, 야채들은 겨울 한 철을 뺀 나머지 세 철에는 집 뒤의 드넓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것으로 내고 있다. 여기에 얼음을 동동 띄워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갈매기살과 술 몇 잔으로 배를 불리고 나오면 넓은 정원 가득히 매화나무, 살구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갖가지 유실수들이 제철마다 환하게 꽃을 매달고 있어 덤으로 꽃구경도 할 수 있다. ■“갈매기살은 가짜없다” 돼지고기의 횡격막에 붙은 갈매기살은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불과 300g에서 5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소부위다. 이를 아는 어떤 이들은 더러 갈매기살이 가짜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하는 모양이다.‘유명갈매기’의 사장 김선웅은 어렸을 때부터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그런 의심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그이의 말에 따르면 전국의 도축장 80여 곳에서 하루에 도축하는 돼지들의 마릿수가 적게 잡아 500마리에서 많게는 2000마리에 이르는데,1000마리를 평균으로 해도 8만마리라는 것이다. 이 8만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살은 합계가 모두 32t에 이르는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갈매기살을 다른 부위와 함께 팔뿐 갈매기살만을 전문으로 파는 집은 전국적으로 따져도 불과 몇 군데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물량이 얼마든지 남아돌아 갈매기살에 가짜를 쓸 이유가 없으니 안심하고 갈매기살의 쫀쫀하고 고소한 맛을 얼마든지 즐기라는 것이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각선미를 다지고 다리 근력을 키우기 위한 줄넘기. 가족이나 애인과 함께 즐기는 커플 줄넘기와 그룹 줄넘기를 배워본다. 부산의 요리전문가 문성희씨가 어느 날 모든 것을 접고 산 속으로 들어가 잊혀진 지 10년. 모처럼 하산한 그가 사람들은 진정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는가를 들려준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발효식품 김치는 2001년 코덱스(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국제 규격 인증을 받았다. 이탈리아의 피자나 파스타 종류가 한국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듯 이제는 김치도 세계의 식탁에 올라갈 준비가 되어있다. 세계로 나가는 김치의 현황을 살핀다. ●문화센터 (뮤지컬과 만나다)(EBS 오전 11시) 뮤지컬 마니아들이 몇 년새에 급격히 늘어났다. 뮤지컬에는 어떠한 매력이 있을까. 뮤지컬 동호회를 탐방, 이들이 말하는 뮤지컬 쉽게 즐기는 방법을 들어본다. 이어서 뮤지컬 평론가에게서 뮤지컬에 대한 기초지식을 듣고, 뮤지컬배우 강효성씨와 함께 뮤지컬에 입문하는 시간을 갖는다. ●휴먼다큐(구름속의 마을)(iTV 오후 10시) 중국 북부의 시골 마을 리젱에서 5년의 기간동안 카메라에 담은 보통 중국사람들의 이야기. 리젱 마을에서 살아가는 네 가족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들의 삶을 통해 중국인과 중국문화의 근본에 대해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천태산은 정부의 5개년 경제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시멘트공장 건설허가를 낙관하고 건설현장 직원들을 더욱 다그치며 일을 서두른다.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산을 파헤치는 것을 확인한 공무원이 노발대발 하는데 천태산은 막무가내로 그를 현장에서 몰아낸다. ●미안하다, 사랑한다(KBS2 오후 9시55분) 은채는 자신과 윤의 스캔들기사가 터지자 윤 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간다. 은채가 윤을 피해 아프리카로 떠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무혁은 은채를 찾아 헤맨다. 은채는 마지막으로 무혁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무혁은 은채에게 “내 곁에 있어 달라.”며 은채를 붙든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희수는 진국이 정애에게 준 금괴 때문에 또 오해를 살까봐 불안해 하고, 정애는 금괴를 돌려주고 희수를 분가시키자고 정식을 다그친다. 희수가 지혜의 급한 부탁으로 집을 비운 사이에 귀가해 진수가 홀로 잠든 모습을 본 덕배와 영실은 희수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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