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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속 일본말 걷어내자

    “다데기, 단도리, 삐까삐까….” 국가보훈처가 광복 60주년을 맞아 지난달부터 일제잔재 뿌리뽑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미니홈피(www.cyworld.nate.com/lovelovekorea)에 올라와 있는 일본말을 정리해 10일 자료로 내놓았다. 평소 우리 생활에 뿌리 깊게 녹아 있어 본인도 모르고 부지불식간에 사용하는 표현 등이 대부분이다. 네티즌들은 근절해야 할 일본말로 ‘만땅’,‘이빠이’(가득),‘다스’(연필 12개 묶음),‘기스’(상처나 흠집),‘땡깡’(투정),‘까치’(담배 한 개비), 다데기(다진 양념),‘곤색’(청색),‘사라’(접시)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오케바리’(좋다),‘삐까삐까’(번쩍번쩍하다),‘싹쓸이’(모조리 쓸어가다),‘싸바싸바’(편법으로 넘기다),‘쿠사리’(꾸중),‘무대포’(막무가내) 등도 가급적 사용하지 말아야 할 단어로 선정됐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인 ‘원조교재’‘과로사’‘이지메’를 비롯해 일본을 거쳐온 외래어인 ‘장껜뽀’,‘단스’,‘우동’(중국어),‘카스테라’,‘뎀뿌라’,‘메리야스’(스페인어),‘뺑끼’(네덜란드어),‘쓰봉’,‘부라자’(프랑스어),‘코펠’(독일어) 등도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판소리+웃찾사=??

    전통 판소리와 그렇지 않은 창작 판소리 즉 딴소리가 어우러지는 청소년 국악 프로그램이 최근 인기몰이중다. 이 공연은 여름 방학을 맞아 서울시 중구의 새로운 문화 공간 ‘충무아트홀’에서 마련한 국악체험 공연 ‘우리 소리여행 2’. 우선 판소리를 듣기전 ‘판소리가 뭐꼬’라는 시간을 통해 간단한 국악 상식과 판소리에 관한 쉬운 강의가 진행된다. 또 ‘독도는 우리 땅’은 웃찾사 버전으로, 첫째마당은 ‘깐따삐아 논평’, 둘째마당은 ‘그때그때달라요’, 셋째마당은 ‘막무가내 보이즈’다. 이어 ‘꾀쟁이 하인’ 코너는 우리나라 전래 민담을 소재로 만든 판소리다. 꾀많은 하인 막동이가 그의 주인 김진사의 과거 보러가는 한양길에 동행해 심술쟁이 김진사를 골탕 먹이는 내용.21일까지, 매일 오후 5시(월요일제외) 충무아트홀 소극장.(02)1588-7890.
  • [4일 TV 하이라이트]

    ●교육이 미래다(EBS 오후 11시40분)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주말농장 바람과 토요휴무제 시작으로 자연체험교실과 생태교실이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머리만 크는 아이가 아니라 정서를 담는 마음도 함께 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연체험 보다 생태와 자연이 실질적인 ‘교육’과 어우러져야 효과적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1시25분) 도쿄 소고백화점의 김치 매장은 비싼 김치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김치의 10% 정도가 한국김치로, 공급되는 양은 적지만 최저 열흘 이상 발효해서 만들어 미용과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무치’에 길들여진 일본인들도 한국김치에 열광하고 있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MBC 오후 9시55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근영이 내민 ‘이별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을 안 재민은 기가 막혀 한다. 재민은 근영을 만나 온갖 감언이설로 계약을 파기하려 하지만 근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스튜디오에서 재민과 말다툼을 벌이던 근영은 카메라 렌즈를 깨뜨리게 되고…. ●유쾌한 두뇌검색(SBS 오후 7시5분) 이경규 정미선 김진 김영철 김기수 사강 랙키가 태국 푸껫에서 아이큐 왕을 뽑는 유쾌한 퀴즈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출연자들과 맞닥뜨린 호랑이, 코로 그림을 그리는 코끼리, 엽기적인 코끼리 축구, 시원한 수영장에서 펼치는 두뇌게임,50m 번지점프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TV소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정님은 영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동안의 일들을 모두 털어놓지만, 영실은 정님이 어떤 말을 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정님은 그런 영실에게 서로가 친자매라는 사실을 어렵게 고백하려고 하지만 영실은 “아무말도 듣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라.”고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른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미르와 가온은 아라가 완전한 암흑전사가 되기 전에 마법전사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아라의 기억이 저장된 마법볼을 마법 브로치에 넣기로 한다. 아라가 미르와 가온을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블랙홀에 일부러 빠진 미르와 가온, 마패는 음침한 공간에서 아라와 맞닥뜨리는데….
  • [깔깔깔]

    ●이름 한 아주머니가 막무가내로 우는 아이를 업고 중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우리 수민이 착하지. 수민아 조금만 더 참자! 어이구 우리 수민이 착하다. 수민아, 조금만 더 참아라.” 이 모습을 본 지나가던 할머니가 우는 아이에게 말했다. “수민이 이놈, 그만 울지 못해! 엄마가 힘들게 업고 가는데 울긴 왜 울어. 계속 울면 수민이 이놈 할머니가 혼낸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할머니께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수민인 제 이름인데요.”●사이즈 한 남자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의 생일 선물로 팬티 세트를 사주기로 마음을 먹고 백화점에 갔다. “아가씨, 부인용 팬티 주세요.” “사이즈가 어떻게 되죠?” “사이즈라…, 그건 잘 모르겠고 하여튼 24인치 텔레비전 앞을 지나갈 때면 화면이 하나도 안보이는데….”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바람난 아내, 단발 자청해놓고 뉘우치는 남편을 고소

    못믿을 것은 여자의 마음-자신의 죄를 뉘우쳐 머리를 잘라 달랬다가 정작 남자가 머리칼을 잘라주니까 폭행·학대 등 죄목으로 고소를 했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宋모(25)씨는 6개월동안 ´바´에 나가는 柳모양(20)과 동거해 왔는데... 柳양의 남녀관계가 하도 험악해서 몇차례 타일렀으나 막무가내. 마침내 여관에서 딴 남자와 동침 중인 柳모양을 목격하게 되자 柳양은 눈물을 흘리며 "머리칼을 잘라달라"며 참회했다는 것. 그래서 머리칼을 잘라주었더니 柳양으로부터 폭행·학대등의 죄목으로 고소를 당했다.선데이 서울 1969년 12월 14일자
  • 한국기업 부도덕행위 ‘눈총’

    해외에서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일부 한국 기업의 부도덕한 상행위를 코트라(KOTRA) 코펜하겐무역관은 29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눈길을 끈다. 수출대금을 받은 후 납품 기한을 지키지 않는 ‘약속어김형’이 가장 먼저 꼽혔다. 덴마크의 ‘디브아르 테크 에이에스’(DVR Tech A/S)사는 한국의 H사에 3만 5000달러 상당의 TFT-LCD 모니터를 주문하고 대금을 지불했으나 제품이 4개월 늦게 도착해 납품 기회를 놓쳤다. 대금을 받은 후 주문량이 적으니 더 많은 물량을 주문하지 않으면 제품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우기는 ‘막무가내형’도 있다.덴마크 ‘빌바빌리오넨’사는 한국의 S사로부터 1만 2000달러어치의 자동차용 CD플레이어를 수입하기 위해 대금을 결제했으나 S사는 1만 9000달러어치를 추가주문할 것을 요구, 결국 7000달러를 추가입금한 뒤 제품을 받았다. 이밖에 하자가 있는 제품을 보내놓고 해결하지 않는 ‘나몰라라형’, 독점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토사구팽형’, 수출대금을 받아놓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먹고튀는형’ 등도 소개됐다. 코펜하겐 무역관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덴마크 수출은 6억 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0.9%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일부 업체들의 부도덕한 상행위가 한국 이미지와 수출 증가세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상반기 결산-취재 뒷이야기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상반기 결산-취재 뒷이야기

    서울신문이 올해 연중기획으로 1월10일 시작한 ‘2005 재계인맥·혼맥 대탐구’가 연재 5개월을 넘기며 ‘4대 그룹’을 소화했습니다.23회 동안 소개된 원고지는 1200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그동안 해당 기업은 물론 구청으로, 오너일가 주변으로 뛰어다니며 취재에 열을 올렸던 기자들이 방담을 통해 중간 점검을 했습니다. ●수십년만의 ‘진실´ 재벌들의 인맥과 혼맥은 그동안 신문 시리즈 기사나 책으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만, 의외로 잘못 알려졌던 ‘팩트’가 적지 않았습니다. 재계 총수를 3명이나 배출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경남 진주의 지수초등학교에 대한 오해가 대표적입니다. 지금까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효성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 지수초등학교 1회 졸업생으로 알려졌지만 조 회장은 이 학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910년생인 이 회장은 서당을 다니다 1922년 3월 지수보통학교 3학년에 편입했습니다.1907년생인 구 회장 역시 서당을 다니다 1921년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했기 때문에 둘은 같은 학년이었던 셈입니다. 구 회장은 실제 이 회장과 한때 같은 반에서 책상을 나란히 맞대고 공부하던 사이라고 회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해 9월 서울의 수송보통학교로 전학했고 구 회장도 1924년 상경, 중앙고보를 다녔기 때문에 같이 지수초등학교를 졸업한 것도 아닙니다. 1906년생으로 이 회장의 형인 병각씨와 동갑인 조 회장은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 1922년 상경, 중동학교를 다녔습니다. 조 회장은 이듬해 협성실업학교로 옮기는 바람에 1923년 중동학교로 옮긴 이 회장과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구 회장의 자서전에도 조 회장과 축구로 교우를 쌓았지만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언제부터인지 선대 회장과 이병철 회장, 구인회 회장이 지수보통학교 동기동창으로 소개됐지만 조 회장은 지수보통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서 “처음에 어떤 신문사의 기자가 잘못 쓰는 바람에 계속 세 사람이 동문이라고 나와 그 때마다 기사를 고쳐달라고 요구했지만 요즘은 아예 포기한 상태”라고 털어놨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학교를 졸업하지는 않았지만 사돈관계(이 회장·구 회장)와 동업(이 회장·조 회장)으로 이어진 것을 보면 남다른 교분이 있었던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출신학교는 물론 이름까지 잘못돼 현대그룹의 경우, 대학 재학 시절 빼어난 미모로 캠퍼스가 떠들썩했다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며느리 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굳혀져 있었지만 확인 결과 숙명여대 졸업생이었습니다. 이화여대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던 맏며느리 고 이양자(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씨도 수도여대를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인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부인도 그동안 조향아씨로 알려졌지만 사실 조경아씨였습니다. 누군가 한자를 잘못 읽어 빚어진 오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인을 두고 말이 엇갈렸던 정몽우 회장의 ‘우울증’에 대해서도 현대가측으로부터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고등학교때 머리를 다친 후유증이 우울증으로 번졌다는 관측이 파다했지만 사실 무근이었습니다.‘교통사고다.’ ‘지병이다.’ 등으로 설이 분분했던 정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 신영씨의 사인도 독일유학중에 얻었던 ‘병’이 악화됐던 것으로 유가족으로부터 직접 확인했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적어도 ‘순간적인 결심’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혈압에 좋다며 집에 와서 순두부를 즐겨 찾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바로 다음날에 중요한 약속을 잡아놓았던 사실이 드러났으니까요. 모 그룹 오너의 경우, 학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학 중 결혼한 탓에 학교 규칙상 더 이상 대학을 다니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너 일가의 딸이나 며느리 가운데는 이화여대 재학중에 결혼한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이대의 과거 학칙때문에 대부분 졸업을 못했더군요. 또 아들과 며느리들이 어머니를 회사뿐 아니라 집에서도 어머니라 하지 않고, 회사 직함으로 불렀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낸 사실입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의 차남 예선군의 이름 유래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는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친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혀왔습니다. 본지가 이번에 ‘정설처럼 굳어진 오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재벌 총수나 2·3세와 직접 인터뷰를 했고 자서전 등 방대한 과거자료를 일일이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몇십년전에 모 기자가 잘못 쓴 내용을 후배기자들이 그대로 인용하면서 오보가 사실로 굳어졌다.”며 인터뷰를 자청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룹 홍보실도 비상 민감한 가족사를 다루다 보니 취재는 물론 사진을 구하는 일이 보통 어렵지 않았습니다. 서울신문의 기획 의도와 배경을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안 된다는 오너가의 답변은 ‘내가 싫다는데 너희가 왜 쓰느냐.’는 사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지만 사생활을 들춰내자는 것도 아니고, 망신을 주자는 것도 아닌 한국 재벌가의 혼맥과 인맥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서울신문의 의도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모 그룹의 홍보임원은 ‘오너’로부터 “내 사진이 실리면 목내놓을 각오를 하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요. 실제 이 오너의 사진은 언론에 공개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사진을 구해 내보냈지만 천만다행으로 그 홍보임원을 서울신문이 ‘책임’질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당시로서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모 그룹은 기사 게재 3일전까지 “무조건 빼라.”는 오너의 지시로 홍보실뿐 아니라 회장실에도 비상이 걸렸었습니다. 그룹 회장이 미국에 있는 모친을 이해시키기 위해 수시로 전화 설득에 나섰지만 돌아온 답은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홍보실 임원은 “내 목은 서울신문에 달려 있다.”며 통사정을 했습니다. 또 다른 그룹은 비서실이나 홍보실에서 오너 일가의 사진을 확보해 두지 않아 회장의 자택을 ‘습격’해야 했습니다. 회장 집무실부터 자료실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사진이 나오지 않자 운전기사에게 부탁, 자택에 걸려 있는 액자사진을 다시 찍는 ‘작전’을 감행한 것이지요. 모 그룹을 취재할 때는 오너가 직접 본사 임원에게 전화해 “우리는 빠지면 안되겠느냐.”고 부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파헤쳐 문제가 될 만한 것도 없는데 오너가 무조건 버티기로 나오니 아래 직원들은 당연히 누구 하나 취재에 협조해주지 않더군요. 가족 사진은 그만두고라도 얼굴 사진을 내주는 것조차 꺼리다가 경영에서 물러난 1세 경영인의 허락을 받아 겨우 가족 사진을 싣기도 했습니다. 모 그룹은 가족사진이 나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사진설명에서 누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말아달라고 ‘읍소’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지, 주간지 등에서 결혼 소식을 집중 추적하고 있는 회장의 ‘고명딸’ 얼굴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밖에 서울신문에 소개된 사진중에는 오너일가나 그룹을 통하지 않고 본지 기자가 과거 취재과정에서 찍어뒀던 사진도 있었고 각사 ‘사사(社史)’를 일일이 뒤져 찾아낸 것도 있습니다. ●“아가, 니 사진은 왜 빠졌냐?” 가족사가 속속들이 공개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던 오너들도 일단 기사가 나가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가(家) 첫 회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일가’편이 나간지 며칠이 지난 어느날 자필로 직접 ‘사후 교정’을 본 3월14일자 서울신문을 편집국으로 보내주는 특유의 세심함을 보여줬습니다. 예컨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성이(남편은 선두훈 대전 선병원 이사장)씨의 맏딸 이름이 ‘선가령’이 아닌 ‘선아영’, 정 회장의 둘째딸 명이(남편은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씨의 자녀 명단에 정유진양과 정준군이 누락된 점 등입니다. 또 가계도에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손자인 창덕군이 빠진 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몽필씨의 맏딸 은희씨가 미국에 머물지 않고 귀국한 지 오래됐다는 점 등도 바로잡아줬습니다. 이는 일가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이지요. 가문에 대한 현 회장의 관심과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해줬습니다. 한솔그룹 조동길 회장은 지난 2월27일 ‘한솔그룹편’의 서울신문 대장(신문 발행전의 인쇄용지)이 나오자 직원을 보내 ‘사전 교정’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 날이 일요일인데도 직원을 통해 장충동 자택으로 대장을 가져오도록 해서 여조카의 이름을 바로잡기도 했지요. 그 조카는 얼마전에 개명을 했다고 합니다. 조 회장이 교정을 본 대장에는 연필로 줄을 그어가며 읽은 흔적이 선명했습니다. 본지 시리즈의 첫 회를 장식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을 통해 본지를 통째로 한남동 자택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도 구조본 팀장회의 석상에서 본인과 관련된 아주 ‘사소한’ 부분이 잘못 소개됐다고 언급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LS그룹 구자홍 회장은 LG그룹 첫 회에서 자신의 ‘연애결혼’이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소개되자 ‘반대’까지는 아니라며 미국 유학시절 부인과의 ‘러브스토리’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구 회장의 아버지인 LS전선 구태회 명예회장은 ‘LS그룹편’에 막내 며느리 사진만 빠져 있자 “왜 막내만 빠졌냐.”며 경위를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모 그룹 홍보실은 신문 가판이 나온 뒤 미국에 있는 오너에 바로 전달하기 위해 서울신문을 항공 특급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당사자도 착각한 사실 독자가 알려줘 독자들의 관심도 대단했습니다. 중간에 이번 시리즈를 접한 독자들이 첫 회는 언제 나갔는지,1회부터 연재분을 모두 구할 수 없는지 집요하게 물어오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언제 책으로 출판되는지 물어오는 ‘성급한’ 독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출판사들도 이미 소개된 그룹만이라도 모아서 책을 내자고 제안해 왔습니다. 오너 일가들도 착각한 사진 속의 장소를 독자들이 바로잡아준 일도 있었습니다. 현대그룹편을 소개하면서 현정은 회장이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과 아들과 딸들, 이렇게 온 가족이 호주 시드니로 휴가를 떠난 사진을 실었었는데 기사가 나간 뒤 사진속의 배경이 ‘캐나다 밴쿠버 같다.’는 독자들의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현 회장측에 확인한 결과 호주가 맞다는 답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밴쿠버라는 독자들의 의견이 이후로도 끊이지 않아 재차 확인한 결과 사진 속의 장소는 밴쿠버가 맞았습니다. 현 회장측은 “고 정몽헌 회장이 사진찍기를 워낙 싫어해 몇년전 휴가가 가장 최근의 가족사진이다 보니 착각한 것 같다.”고 해명해왔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오너일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내용은 가족들의 ‘이혼·재혼’이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 탤런트 고현정씨처럼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은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사실만이라도 막으려고 필사적이었습니다. 아예 “이 부문만 빼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쓰도록 하겠다.”는 협상(?)도 들어왔습니다. 모 그룹 회장은 아내가 사고사를 당해 재혼했는데 그 사실을 막무가내로 빼 달라는 것이었지요. 결국 “독자들이 볼 때 나이 차이가 워낙 커 ‘세컨드’로 오해할 수도 있으니 밝혀줘야 한다.”고 설득하자 아무 말을 못하더군요. 또 다른 그룹 회장 동생도 부인이 지병으로 사망한 뒤 재혼을 했는데 그룹측에서는 한사코 부인의 나이를 빼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났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 오너 부인이 사망한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전 부인 사진이 그대로 나갈 뻔했습니다. 재혼 사실이 알려지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면 현재 부인이 ‘기절초풍’할 노릇이었지요. 모 그룹 회장의 할머니를 둘러싸고도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이 그룹 회장의 친 할머니는 오래전에 사망했는데 워낙 옛날 분이라 이름도 정확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가계도’에는 재혼한 할머니 이름으로 나가야 했는데 그룹측에서는 아예 할머니쪽은 소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그룹 회장의 아버지 입장에서는 ‘친어머니’가 아닌지라 불편했던 것이지요.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의 딸 가운데 한명은 이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취재과정에서 전 남편과 다시 결합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끼리끼리’는 있어도 정략은 없었다?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는 재벌과 권력층의 혼사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실제 40대 이상 오너 일가들은 청와대, 국회의원, 장관 등 ‘권문세가’를 시가나 처가로 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세로 내려올수록 ‘정략결혼’의 흔적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재벌들이 더 이상 권력에 기대어 ‘혜택’을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2·3세들은 유학시절에 만나 연애결혼한 사례도 적지 않았고 유력한 집안이라고 해도 주로 재계쪽에 집중됐습니다. 또 사돈이라고 해서 사업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삼성과 LG,LG와 두산처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직접 만나본 2·3세들의 공통된 느낌은 1세들과 달리 어려움없이 자란 때문인지 무척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너무 솔직해서 못다 쓴 얘기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좀 더 흐르면 얘기할 날이 오겠지요. 물론 오너일가의 작은 부분이 소개된다고 해서 그룹 임원의 ‘목’이 왔다갔다할 정도로 오너들이 ‘황제’처럼 군림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때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지면을 빌려 ‘목을 내놓고’ 취재에 협조해 준 각 그룹 홍보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여풍당당 홀로 길을 떠나 볼까?

    젊은 여성들이 혼자 훌쩍 떠난다. 낯선 이국땅으로 지도 한 장에 수트케이스 하나 끌고 간다. 불과 1∼2년 사이에 부쩍 많아진 여행 풍속도다. 혼자 갔다온 이들은 말한다. 여행의 참맛을 느꼈노라고. 색다른 재미가 쏠쏠하다고. 여성들이 혼자 여행을 가는 이유도 갖가지다. 친구들과의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여행 동반자와 사소한 말다툼이 싫어서…. 나홀로 여행은 더 이상 한낮의 꿈이 아니다. 올 여름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여성들이여, 떠나라.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는 최근 일본과 홍콩을 갔다온 김지은·정지수씨의 과감한 나홀로 여행 도전기를 싣는다. 2003년 3월 실습과 동시에 취직을 했다. 그동안 비용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 여행은 남의 일로 치부해 왔다. 내 주변 사람들이 여름휴가나 해외여행을 갈 때면 그저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을 뿐. 그러기를 2년이 훌쩍 지났다. 업무상 알게 된 홍콩, 이국적이면서도 동질감이 느껴지는 홍콩, 사진으로 본 현란한 거리 조명이 나를 부르는 듯했다. 내겐 꿈의 여행지로 다가왔다. 지난 4월30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책상에 앉았다.‘이렇게 꿈만 꾸다가는 여행은 평생 단 한번도 못할 거야.’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곧바로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알아보자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할인티켓이 나와 있었다. 망설임도 없이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드디어 ‘사고’를 친 것이다.5월13일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사는 데까지는 단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고는 호텔 예약 완료. 무엇에 홀렸는지 그냥 밀어붙였다. 나 혼자 여행을 결정한 이유는 스케줄을 맞출 친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또 혼자만의 자유도 만끽하고 싶었다. 또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욕구도 적잖았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화장실 사용과 같은 사소한 일로 친구와 신경전을 벌였던 적도 있었다. 서로 보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것으로 인한 말다툼도 있었다. 누구에게도, 그 어떤 것에도 구속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 나홀로 여행의 가장 큰 이유다. 회사에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니 “왜 혼자가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청승맞다.”,“혼자 가면 심심할 텐데….”,“쇼핑하러 가요?”,“5일씩이나 뭐해요?”…. 시샘어린 동료들의 질문이었다. 5월13일 드디어 출발. 홍콩에 도착하는 순간 조금 두려웠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 맞는 해외여행이었기에…. 하지만 입국 심사통로의 책상에는 한국말로 된 홍콩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안내 표지들이 잘 되어 있어 첫 방문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배려가 고마웠다. 여행 첫날밤, 투숙한 셰라톤홍콩의 스카이 라운지로 올라갔다. 칵테일 한잔을 마시면서 그 유명하다는 홍콩 야경을 감상하려고. 내가 굉장히 멋져보인다는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그런데 잡념을 떨치려 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아졌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메모지를 꺼내 엄마에게 편지를 썼다.“나중에 꼭 같이 오고 싶다고….” 5월이 여행하기 좋은 날이라고 하지만 홍콩의 날씨는 거의 살인적이었다.‘끈적끈적’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렸다. 평소 아무리 운동을 해도 땀을 흘리지 않는 체질인데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흘렀다. 소매 없는 옷을 준비한 것이 그래도 다행이었다. 빅토리아 피크·소호 등 홍콩의 관광명소를 둘러봤다.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전철도 노선이 복잡하지 않고 택시 요금은 우리보다 비싸지 않았다. 친구를 만나 저녁 먹고 수다 떤 하루를 제외하고는 내내 혼자였다. 자고 싶으면 자고, 가고 싶으면 가고, 자유가 넘치는 시간, 휴식을 만끽했다. 혼자 여행에서 불편한 점. 디카를 완벽하게 충전했지만 혼자 사진 찍는 게 한계가 있었다. 셀카라고 찍어봤지만 내 얼굴은 대문짝만하게 나오고 배경은 보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하기엔 너무 쑥스럽고, 사진 찍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하나. 정말 맛있는 음식을 그냥 두고 지나칠 때 혼자 온 게 후회스러웠다. 아무리 내가 얼굴이 두껍다고 해도 혼자 그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연인이랑 올 수 있다면 더 좋겠지?  혼자 여행을 하면 생각이 넓어지는 듯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까지 미치는 것 같았다. 가장 큰 소득은 미지의 세계에서 생긴 두려움을 이겨낸 자신감 아닐까 생각한다. ●홍콩 여행을 하기 전에… 여행 가이드 책자:사지 않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해도 충분하다. 현지에 도착하면 여행 가이드 책자와 지도가 곳곳에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날씨:습도가 높고 더운 열기가 우리나라 열대야는 저리가라다. 휴대용 선풍기를 가지고 가도 좋으며,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을 택할 것. 그러나 실내는 에어컨이 엄청 세게 나오므로 위에 걸칠 수 있는 옷 하나 정도는 준비하는 센스를 갖출 것! 정지수(26·웨스틴조선호텔 마케팅 담당) ■ 길치女, 도쿄거리 접수하다 모든 길은 통한다. 서울에서도 길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악명높은 ‘길치’인 내가 혼자여행을 떠난다? 지도 한장 달랑 들고.‘농담하냐?’‘국제미아 나오는군.’‘다시 만날 수 있을까?’ 주위 사람들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5월 초 그냥 일본을 가기로 맘먹었다. 휴식과 재충전의 5월 황금연휴, 친구들은 이미 수첩에 스케줄이 꽉 찼다. 몇몇은 도쿄를 몇차례 갔다온 터여서 같이 가려는 자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발동이 걸리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막무가내. 저렴한 가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에어텔 예약을 마쳤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귀차니스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정보도 모으고…. 일단 서점에서 ‘아이 러브 도쿄’라는 가이드북을 샀다. 이 책에는 테마별, 하루씩 여정을 소개해 놓아 관심있는 코스를 선택해 따라다니기만 해도 좋았다. 또한 중간에 길을 잃었는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리스트이자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여행의 주 목적지 중 한 곳은 지브리 스튜디오. 미리 입장권을 사야 하는 인기있는 장소였다. 일본도 연휴 기간이라 도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매진된 상태였고 친구들이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정문을 넘을 순 없었다. 좌절에 빠진 나를 위로해준다고 친구들은 ‘짝퉁 지브리’라고 놀리며 들르는 장난감 가게마다 셔터를 눌러줬다. 또 야경으로 유명한 오다이바로 갔다. 오다이바까지 운행하는 유리카모메(모노레일)를 타고가면서 빌딩 사이의 일몰이 서울과는 또 다른 향수를 자아낸다. 단, 맨 뒤 차량을 타야 한다. 이틀째는 혼자서 움직여봤다. 전철타는 법 등을 알려주면서 친구는 못내 불안한지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준다. 하지만 신주쿠에서 이미 ‘호텔 찾아 삼만리’를 찍었으므로 배짱도 두둑해졌다. 도쿄의 전철역은 어찌나 출입구가 많은지 친구가 알려준 대로 나온 것 같은데 있어야 할 광고 간판이 보이지 않았을 때의 낭패감이란…. 몇군데 더 들락거리다가 포기하고 전단지를 돌리던 여자에게 더듬거리며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혼자 여행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건물 경비원 아저씨에게 손짓 발짓을 하니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살았다. 다음날부터는 전철역 개찰구의 할아버지, 아저씨들에게 지도를 들고 다니며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남자는 말을 듣지 않고, 여자들은 지도를 읽지 못한다.’고 했던가? 그럼 지도를 대신 읽어줄 사람을 찾으면 된다. 공항, 전철, 도쿄 거리로 이어지는 질문은 이젠 머뭇거림도 없었다. 어차피 언어란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일 따름. 굳이 완벽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었다. 키워드만 알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 살인적인 물가의 도쿄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서 현지인들도 큰 마음을 먹어야 탈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뻔한 여행객은 튼튼한 다리가 무기다. 가이드 북과 지도를 펼쳐 들고 일정에 따라 걸어다녔다. 특히 에도성에 갔을 때는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성벽을 따라 하루종일 걸었다. 비까지 맞아 생쥐 꼴을 하고 친구를 만났더니 불쌍해 보였던지 양말도 사주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찬코’라는 음식도 소개해 주었다.3박4일간 열심히 걸었던 여파로 서울에 돌아와 한방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다. 여전히 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길치이지만 도쿄의 거리를 혼자 찾아 다녔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친구들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지구는 둥글고, 모든 길은 통하는 것 아닌가? 혼자 떠나는 여행은 꼼꼼한 사전 준비가 없으면 넘치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거나 엉뚱한 곳에서 시간 낭비하기 일쑤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결정하고 계획하게 되므로 살아있는 지식을 챙기게 되고 현지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느끼는 교감도 무시할 수 없는 재미다. 김지은(34·JW메리어트서울 마케팅 실장)
  • 원작만화 느낌 그대로… 브루스 윌리스 ‘복수의 화신’ 役

    할리우드 터줏대감 브루스 윌리스와 로버트 로드리게스감독. 머릿속에서 대번 이미지의 틀이 그려지는 액션 히어로와, 스크린에서 무슨 일을 낼지 도무지 감잡기 힘든 ‘악동’ 감독. 아무래도 부조화한 만남 같은데, 이들이 작당하고 일을 냈다.30일 개봉하는 ‘씬 시티’(Sin City)에서 두 사람은 부조화의 편견을 뚫고 빚어내는 화음이 어떤 맛인지를 여보란듯 펼쳐보인다. ‘씬 시티’의 원작은 ‘그래픽 소설’이라 불리는 코믹스(만화) 장르를 개척한 프랭크 밀러의 동명만화.‘데어 데블’(2003년)의 원작을 맡기도 했던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목에서 풍기듯 영화는 누아르를 연상시킬 만큼 어둡고 장렬한 액션 시퀀스가 인상적인 스릴러물. 범죄와 음모, 관능이 득시글거리는 도시 뒷골목을 누비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은 누아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다크 히어로’(어둠의 영웅)의 이미지를 뒤집어썼다. 그 자신 만화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던 감독은 원작의 상상력을 최대한 다치게 하지 않고 스크린에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원작의 마니아층을 만족시키려면 강도높은 자극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까. 흑백에 포인트 컬러를 넣는 방식의 독특한 화면부터 유별난 액션을 예고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번에도 오랜 ‘전공’인 형사 역이다. 은퇴를 하루 앞둔 나이 예순의 형사 하티건.11세 소녀를 인질범에게서 구출하는 마지막 임무를 혼자 수행하다 오히려 누명을 쓰고 수감된다. 소녀의 유괴범 로크는 다름아닌 막강파워로 도시를 주무르는 상원의원의 아들이었던 것. 브루스 윌리스를 SF애니메이션 속 영웅처럼 변신시킨 화면은 디스토피아적 음울한 화면에 쉼없이 인물 만화경을 풀어낸다. 별볼일 없는 자신을 하룻밤 따뜻이 품어준 여인 골디(제이미 킹)가 살해당하자 막무가내로 복수에 나서는 뒷골목의 ‘주먹’ 마브(미키 루크). 타락한 전직 형사로 양아치들을 몰고다니며 웨이트리스 애인 셜리(브리트니 머피)에게 주먹질이나 일삼는 재키 보이(베네치오 델 토로), 비열한 재키에게 총을 겨누는 셜리의 새 애인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언). 줄줄이 나열되는 캐릭터들을 직렬 혹은 병렬로 정리하는 데 헷갈릴 관객도 있을 듯싶다. 복잡하게 사건들을 꼬아놓고 수수께끼를 풀어보라며 키득키득 장난을 거는 로드리게스 감독 스타일이 드러나는 설정이다. 딱히 기둥줄거리가 없어 보이는데, 복잡다단한 인물구도를 갖춘 영화가 요령껏 굴러가는 품새가 신통하다. 누명을 쓰고 8년을 감옥에서 썩고나온 하티건의 장렬한 복수와 어느새 19세가 된 낸시(제시카 알바)와의 사랑, 골디를 죽인 살인마 케빈(엘리야 우드)을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마브의 이야기는 묘하게 순애보의 낭만까지 뿜어낸다. ‘씬 시티’의 액션이 만화적 상상력의 결정체인 흔적은 이뿐이 아니다. 음모에 뒤덮인 창녀촌을 지키는 여전사같은 여인 게일(로자리오 도슨)이 있는가 하면, 사무라이 여전사(데본 아오키)가 ‘킬빌’의 우마 서먼과 닮은꼴로 귀신처럼 칼을 놀려댄다(실제로 ‘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을 도왔다.). 아이디어가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백화점식 스토리 나열로 끊임없이 감각을 자극할 뿐,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한 두름에 꿰는 드라마의 힘은 아무래도 약하다. 요란한 시각장치가 아니었다면 관객들을 흥분시킬 대목이 과연 얼마나 됐을까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만화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감쪽같이 가면을 쓰고 나온 듯한 스타들의 변신은 빼놓을 수 없는 감상포인트. 뽀빠이와 헐크를 뒤섞어 고대전사의 이미지를 덧칠한 듯한 미키 루크, 표정없는 사이코 살인마가 된 엘리야 우드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이야깃감’이다.18세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의도in] 김용갑의원 反共 소신?

    “안상수 인천시장은 차라리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조선노동당에 입당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 반공에 관한한 ‘순도 100’의 소신을 밝히며 논란을 일으켜온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그의 ‘설탄(舌彈)’이 이번엔 최근 북한을 방문해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추진과 체육시설 지원 등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북한측에 ‘약속’하고 돌아온 안상수 인천시장을 표적으로 삼았다. 김 의원은 7일 성명서를 내고 “퍼주기로 유명한 DJ정권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막무가내식 대북지원 약속을 남발했다.”고 질타한 뒤 안 시장이 ‘박근혜 대표가 마음에 안든다.’고 한 북한 당국자의 평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자기가 속한 당 대표에 대해 북한 대변인 수준의 막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제정신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안 시장과 같은 해괴망측한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공천 심사에 ‘정신 감정’까지 포함할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풍성주택 고담일 회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풍성주택 고담일 회장

    “주택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환경과 더불어 사는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겠습니다.” 최근 수도권에서 100% 분양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풍성주택 고담일(67) 회장은 “포근하고 편안한 고향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아파트사업을 펼칠 것”이라면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제2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 지어온 아파트로는 미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면서 “집은 가족들의 공동생활 터전이요, 편안한 휴식 공간이기에 쾌적하고 짜임새 있게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신미주(新美住)’브랜드로 잇따라 100% 분양 신화를 이끌어가는 풍성주택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대기업이 짓는 아파트도 아니고, 텔레비전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하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는 더더욱 아니라서 분양 성공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풍성주택 아파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보면 그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신용으로 집을 짓는다 고담일 회장은 덩치를 키우기 위해 사업을 무리하게 펼치지 않는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는 “욕심을 냈다면 아마 큰 재벌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20여년 동안 은행 융자 연장 한번 받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은행빚이 없는 회사다. 주위에서 사업확장 권유와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입주자에게 내건 약속은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지킨다. 외환위기를 맞아 고 회장도 자금난에 빠졌지만 계약대로 말끔하게 공사를 끝냈다. 분양 당시 약속은 사운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신용을 쌓고 분수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던 그도 대기업 위주의 금융 관행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때가 많았다. 은행이 작은 회사라고 무조건 돈줄을 죌 때는 원망도 많이 했다. 사업장을 담보로 제공했음에도 돈을 빌려주지 않자 은행장을 찾아가 다투기도 했다. ●돈 되는 땅을 사둬라 아파트사업의 성공 열쇠는 빼어난 입지를 고르는 일이다. 아무리 설계가 뛰어나고 분양가가 싸더라도 변두리나 접근이 어려운 곳은 분양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고 회장이 고른 땅을 가보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입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20년 동안 땅을 보고 다녔으니 이제는 ‘고수’가 됐다. 그는 땅을 살 때 맨 먼저 분양성을 따진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지도 살핀다. 쾌적한 환경을 보장할 수 없는 땅은 아예 쳐다 보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업장이 경부고속도로 동탄 오산리 아파트 현장. 경부고속도로 기흥과 오산 인터체인지 중간 서쪽에 있다. 고 회장은 직감적으로 동탄 신도시와 가까워 신도시 후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고속도로에서 환히 보이는 곳이므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신미주 아파트 브랜드를 알리는데 이보다 좋은 땅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들을 잠재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홍보 효과 또한 만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억원의 광고비를 쏟아부은 것보다 효과가 더 컸다. 인근 동탄 신도시에서 대기업들과 맞붙어 결코 뒤지지 않았던 것도 오산리 현장에 나부낀 신미주 아파트 브랜드 홍보효과가 크게 보탬이 됐다. 택지지구 땅이 아니고는 자체사업 부지를 마련하는데만 2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땅을 살 때 한꺼번에 사들여야지, 시간을 끌다 보면 같은 지역 땅이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만약 건설업체가 땅을 사들인다는 소문이 나면 지주들이 막무가내식의 버티기 작전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풍성주택은 주택사업의 원자재인 땅을 사는데 있어 모두가 전문가이다. ●차별화된 설계가 대박신화 불러 왔다 땅을 사고 나면 자체 직원들로 구성된 1차 설계팀이 부산해진다. 상품을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고민하는 동시에 유행하는 아파트 모델을 정리하고 다른 업체 모델하우스에 나가 ‘커닝’도 한다. 설계 방향이 서면 설계사무소와 함께 본격적인 상품 만들기에 나선다. 회사와 설계사무소의 아이디어를 종합, 교감을 구한 뒤 최종 평면을 결정한다. 고 회장은 “아파트 평면 설계는 소비자 욕구와 편리함을 우선해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해 완성된 설계를 뜯어 고친 것이 수십 번은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설계비를 아끼지 않는 회사로 잘 알려졌다. 지난 3월 동탄신도시에 분양한 풍성 신미주아파트는 생활하기 편리하고 짜임새 있는 공간 구조로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홀딱 반하게 했다. 인테리어도 최고 수준급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여러 곳의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기 때문에 금방 인테리어 차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소문이 퍼져 이제는 동종 업체에서 인테리어 설계를 베껴 가기도 한다고 고 회장은 자랑한다. ●친환경 아파트로 승부건다 요즘은 소비자들의 아파트 선택 결정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건강이다. 풍성주택이 앞으로 짓는 모든 사업에 ‘웰빙 아파트’를 접목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동탄 신미주아파트의 경우 단지 앞 중앙공원 조망권을 최대한 살렸다. 전방 500m까지 센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자동차가 없도록 설계했다. 대신 그 자리를 공원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보했다. 단지 녹지율이 무려 52.7%에 이른다.1층은 필로티와 개인정원이 조성된다. 동(棟)간 거리가 최대 68m에 이른다. 빼곡한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실내는 더욱 꼼꼼하게 설계한다. 층고를 기존 아파트보다 10∼58㎝ 높여 쾌적성을 살리고, 새 집 증후군을 없애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자재를 사용한다. 습기를 빨아들이는 제오라이트 자연석 시공, 유해가스를 실외로 배출하는 인공지능 공기정화시스템 설치 등 웰빙아파트 기능을 살리도록 배려했다. 결국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청약·계약 100%를 기록했다. ●현장을 지켜라 동탄신도시 아파트 분양 현장.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뒤섞여 아파트를 분양하는 자리였다. 마치 아파트 전시장과 흡사했다. 이 가운데 풍성주택 모델하우스도 끼여 있었다. 브랜드가 잘 알려진 대기업 모델하우스와 나란히 설치됐다. 그동안 여러 현장에서 아파트를 분양, 성공했지만 이번은 사정이 달랐다.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이 판교 신도시를 노리고 청약을 꺼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사실 몇몇 대기업조차 분양을 미룰 정도로 ‘시계’는 흐렸다. 하지만 풍성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장을 고 회장이 직접 지휘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주부들을 안내하고 평면을 설명했다. 모델하우스에서 소비자들에게 자사 아파트를 설명하는 그의 모습이 세련됨이나 유창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진실이 배어 있었다.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안전을 살피는 일이 그에게는 일상 생활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고 회장은 누구 전남 신안군 도초면 섬동네에서 태어나 20년 동안 주택건설 한 우물만 파온 주택전문업체 최고경영자.67세. 욕심을 내지 않는 사업가로 유명하다. 정작 자신은 20년이 넘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 관악산 아래 단독주택에서 산다. 쥐들이 달음박질하면서 돌아다닐 정도로 낡은 집이다. 얼마전 수리했다. 이사를 못하는 이유는 살고 있는 집이 정이 들기도 했지만 워낙 등산을 좋아해 산 아래에 그대로 눌러 살고 있다. 하루 2시간씩 꼭 등산을 한다. 목사를 꿈꾸고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을 정도로 신앙심이 돈독하다.‘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도를 밟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누구와 대화하든지 겸손 그 자체다. 고 회장의 속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그가 줏대없다고 흉을 보기도 하지만 사실은 외유내강형이다. 지난해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을 맡은 뒤 주택산업 발전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6000여 회원사를 아우르며 이끌고 있다. 고영성 사장이 아들이다.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 수업을 쌓은 뒤 고 회장의 사업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며느리는 디자인을 전공한 재원. 이 회사 설계·디자인팀에서 아파트 상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 풍성주택은 어떤 기업 지난 1986년에 세워진 주택전문업체. 첫 사업으로 경기도 군포에서 90가구를 지어 팔았다. 처음에는 설움도 많았다. 중소업체들에 주택사업 면허를 내주지 않아 대기업 면허를 빌려 사업을 했다.87년 중소업체들에게도 아파트 시공권이 주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지금까지 공급한 아파트가 8000가구에 이른다. 주택산업이 호황일 때도, 다른 업체들이 발빠른 투자로 회사를 키울 때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지난해만 3000여가구를 분양했다. 연간 매출액은 1500억∼2000억원정도다. 사업장은 서울·수원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새로 개발한 ‘신미주’아파트 브랜드도 점차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버무리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푸아그라는 캐비아, 송로버섯과 함께 서양 3대 진미로 꼽힌다. 거위에게 억지로 옥수수를 먹여 비대하게 키운 간 요리로만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지만, 일단 한점 먹고 나면 미식가를 열광시킨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빵에 바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특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시작된 요리라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간사한 혀가 문제다. ‘내셔널 트레져’는 ‘인디아나 존스’와 ‘다빈치 코드’를 버무린 듯한 이야기에 미국역사 세우기라는 노력을 더했다. 짧은 역사를 보완하기 위해 프리메이슨과 중세의 템플기사단을 교묘하게 엮고 미국 독립선언서를 수천년의 보물들과 동격의 가치로 취급한다. 이런 속내를 알게 되면 어느새 불편한 심기가 든다. 그러나 중세의 역사와 음모론이 어우러진 보물 사냥꾼의 모험활극으로만 본다면 오락영화로서 나무랄 데가 없다. 불편하고 비싼 재료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성찬이 따로 없다. 막무가내의 여형사가 고등학교에 학생으로 잠입하는 ‘잠복근무’는 푸아그라처럼 고급 재료는 아니지만,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나름의 깊은 맛을 내는 경우다. 노주현, 오광록, 김상호, 김갑수 등의 조연진이 안정감 있는 호흡으로 균형을 잡고, 김선아와 공유는 기존 코믹연기 이상의 개성으로 어필한다. ●내셔널 트레져 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는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템플기사단과 프리메이슨의 관련성을 기본으로 미국 독립선언문 뒤에 보물 지도가 그려져 있다는 기막힌 발상을 해낸다. 중세와 18세기를 넘나들고 현대 미국의 역사 기념관들과 월스트리트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거대한 미로까지 아우른다. 블록버스터라는 직함이 어울리는 사운드와 화질은 DVD의 매력을 한껏 발휘한다. 지하 미로에서 나무다리가 무너지고 비밀의 문이 열리는 장면 등 에너지가 넘치는 입체적인 사운드와 화질이다. 부가영상은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감상할 수 있다. ●잠복근무 ‘김선아표 코미디’라는 말대로 김선아 코믹 연기의 정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영화에서 질리게 반복한 조직 폭력배, 형사, 학원 폭력의 문제를 재탕하고 있지만, 그간 발견하기 어려웠던 여성 캐릭터의 액션 주인공화를 확실히 이루어냈다는 면에서 신선하다. 더불어 이야기의 방향을 로맨스와 가족 문제까지 확대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작과정과 배우, 스태프의 인터뷰를 유기적으로 구성한 ‘메이킹 다큐’는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팁’이다. 영화에 대한 보충설명을 해 주는 ‘삭제장면과 NG장면’에선 김선와와 공유, 남상미의 묘한 삼각관계도 확인할 수 있다. mlue@naver.com
  • [그 영화 어때?]칸 초청받은 홍상수의 ‘극장전’

    지루한 일상의 탈출을 희망하기 때문일까. 현실과 꿈의 경계를 뭉개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꿈의 공장’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그 욕망이야 말할 것도 없이 더욱 강렬할 것이고.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극장전’(제작 전원사)은 꿈에서 미처 덜 빠져나왔을 때처럼 나른한 미소를 흘리게 만드는 드라마다. 홍 감독의 작품 목록 가운데서도 유쾌지수가 유난히 돋보이는 편안한 작품이라고 장담해도 될 듯싶다. 1,2부에 다르게 붙여진 두가지 한자 제목은 영화가 관객들과 어떤 메시지로 소통하고 싶어하는지를 재치있게 보여준다.1부 ‘극장전(傳)’은 말뜻 그대로 영화 이야기. 수능시험을 마치고 거리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19세 고교생 상원(이기우)이 우연히 중학교 때의 첫사랑 영실(엄지원)을 만나면서 돌발적인 로맨스 드라마를 빚어나간다. 영화의 기조는 내내 경쾌하다. 재회한 첫날 여관에 함께 들어간 남녀는 수면제를 사모아 동반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긴장은커녕 청춘 특유의 즉흥성과 유약함에 스크린은 번번이 즐겁게 이완된다. 감독은 영화에 ‘형식의 묘미’를 부여했다. 돌발사고처럼 하룻밤 섹스를 했을 뿐 모든 것이 미완으로 마침표를 찍는 영실과 상원의 짧은 만남인 1부는, 알고본즉 감독 지망생인 동수(김상경)가 극중에서 보고나온 영화 이야기. 두 10대의 이야기가 ‘영화 속 영화’였다는 사실에 관객들은 뜻밖에 반전의 묘미까지 맛본다. 감독의 이런 능청스러운 재치 덕분에 관객들은 2부 ‘극장전(前)’을 좀더 쫀쫀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된다.10년째 감독 데뷔를 준비해온 동수는 선배가 만든 단편영화를 보고 나오다 영화 속 여배우 최영실(엄지원)을 우연히 만난다. 째째하고 엉뚱하되 아직 철부지 소년 티를 벗지 못한 캐릭터의 동수는 막무가내로 영실의 꽁무니를 쫓아다닌다. 30대 남자주인공으로 바뀐 2부는 그대로 1부의 ‘복기’다. 영실을 따라다니다 ‘사고처럼’ 여관방을 찾게 되는 수순까지 동수의 하루는 그가 본 영화속 이야기와 닮았다. 동수의 꿈이 극장앞을 나서면서 현실로 ‘형질변경’하는 과정에도 소소하고도 유쾌한 파장이 계속된다. 일상에 카메라를 디밀어온 감독은 이번 영화를 좀더 사유화했다는 인상이 짙다. 감독을 꿈꾸는 동수의 소시민적이면서도 순수를 잃지 않은 면모, 영화속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동수의 하루 등은 홍 감독 자신의 ‘생활 속 발견’이 아닐까 싶다. 탐미적 영상, 신경 곤두설 극적 내러티브가 있을 리 없는 ‘홍상수표 영화’에는 그럼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세상이 다 알 만한 익숙한 골목과 동네병원 간판을 클로즈업하고,‘88라이트’‘말보로 레드’ 등 담배이름까지 시시콜콜 언급하게 한 감독의 의도가 관객에게 온전히 먹혀들었다. 영화가 생활 속에 함께 들어와 있다는 구체적 동질감에 관객은 자발적으로 화면에 꽁꽁 묶이는 셈이다. 엄지원이 1인2역 했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5·18이 ‘경축’할 일이냐” “기념위 요청… 사과하라”

    5·18 기념탑 문구로 서울시와 열린우리당이 한바탕 설전을 펼쳤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이 지난 13일 “서울역에 세워진 5·18 기념탑에 ‘경축’이란 문구가 들어 있다.”며 서울시를 비난한 것이 발단. 서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서울시의 광주항쟁 ‘경축’은 얼마 전 이명박 서울시장의 5·18 영정 앞 파안대소와 함께 시장과 그 수하들의 천박한 역사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분노하는 국민과 광주영령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경축’ 문구를 둘러싼 논란이 일자 한상석 5·18 민중항쟁 25주년 서울기념행사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는 행사위원회와 서울지방보훈청의 요청대로 ‘경축’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직접 해명했다. 그는 나아가 “이제 5·18 기념탑에도 ‘경축’이라고 쓸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이런 한 위원장의 해명에도 열린우리당이 홈페이지에 서 부대변인의 논평을 그대로 두자 김병일 대변인 명의로 맞비난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성명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의 ‘군대 동원’ 발언으로 큰 사고를 친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이 5·18 기념탑에 ‘경축’이라는 문구가 왜 들어갔는지 시에 확인도 하지 않고 막무가내 식의 논평을 내는 등 또다시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5·18 묘지를 방문하고 기념으로 심은 나무의 표지석이 잇따라 파손돼 관계자들이 복구에 나섰다. 15일 오후 2시쯤 이회창 전 총재의 기념식수 밑에 있는 표지석이 받침석에서 떨어져 나가 있는 것을 관리소 직원이 발견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기념식수 표지석도 잔디에 눕혀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세웠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오늘의 눈] 머쓱해진 교육당국/이효용 사회부 기자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에 반발하는 고1들의 촛불집회가 열린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 학생들을 돌려보내려고 현장에 나온 760여명의 교사·장학사들은 전날까지의 강경한 ‘원천봉쇄’ 방침과 달리 오가는 학생들을 지켜볼 뿐이었다.1만명 집결설까지 나돌던 집회가 400명 참가에 그치자 ‘강력저지’의 각오를 다졌던 교육당국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며칠간 교육당국은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였다. 집회 계획이 알려진 3일부터 날마다 대책회의를 열더니 급기야 일부 인터넷카페가 학생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IP추적을 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수사할 근거가 없다는 경찰의 판단에 교육부는 머쓱해하며 하루만에 수사 의뢰를 포기했다.6일 오전까지만 해도 “학교장이 허가하지 않은 집회는 불법이며 교칙에 따라 처리한다.”고 으름장을 놓던 교육청은 반발 여론이 높아지자 이례적으로 해명자료까지 내면서 “처벌방침은 정한 바 없다.”고 철회했다. 고교생 집회라는 초유의 사태에 지레 겁을 먹고 경찰수사 의뢰에 처벌이라는 손쉬운 대증요법을 쓰려다가 슬그머니 발을 뺀 셈이다. 교육당국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집회 현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학생지도를 나온 한 교사는 “학생으로 보인다고 해서 주민증을 내보이라고 할 수도 없고….”라며 답답해했다. 교육청이 내린 지도요령 지침대로 “안녕하십니까?어떻게 오시게 됐습니까?”라고 ‘친밀하게’ 접근하는 웃지못할 광경도 있었다. 고1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오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충분한 설명없이 막무가내로 집회를 막으려는데 급급한 교육당국의 대응만으로 이들이 교실에서 겪는 혼란이 수그러들지 의문이 들었다. 이효용 사회부 기자 utility@seoul.co.kr
  • [사설] 막무가내식 내신 때리기 자제해야

    고교 1학년 학생들이 겪고 있는 입시불안감과 관련하여 일부에서 막무가내식 내신 때리기가 행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우리는 고1 학생들의 혼란이 전적으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책임이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내신위주 입시 원칙만을 밝혔을 뿐 고1 학생들이 첫 중간고사에 들어갈 때까지 아무런 구체적 전형요강을 내놓지 않아 대입준비를 블라인드게임 상태로 만든 잘못이 분명 교육당국에 있다. 그러나 내신강화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부담경감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최선의 방안으로 채택한 개혁안이다. 도입 초기 드러난 문제점을 갖고 전체를 뒤엎자는 식의 주장은 옳지 않다.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 내신제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 오늘 저녁 서울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갖는다는데 주최측이 모두 어른들의 단체다. 자유청년연대라는 단체는 미발령교사 임용 특별법 철폐를 위한 촛불집회에 내신제 폐지 구호를 추가했다고 한다. 즉흥적, 편의적으로 고1 문제를 끌어들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쪽 집회는 자살학생추모제로 내신폐지 주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보수단체쪽 집회에 학생들이 몰릴까봐 집회를 취소할 수 없다니 이 또한 한심하다.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이념대리전을 하겠다는 꼴이니 이것이 어찌 어른들의 할 일인지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과중한 시험부담감과 교내경쟁 격화 등 내신위주 2008년 입시제도가 학교현장에서 드러내고 있는 부작용은 해결돼야 할 과제다. 그러나 내신제가 없으면 마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기라도 한 듯, 학생들을 자극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학교와 교사를 우습게 알고, 학원과외에 부모의 등골이 휘는 수능과 본고사 위주의 입시제도로 복귀하자는 주장이 아니라면 막무가내식 내신때리기는 자제해야 한다. 정말 학생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대학서열 완화와 학벌차별 등 구조적 문제해결에 나설 일이다.
  • [생각나눔] 입법 효율화 조직 비대화

    국회는 의원들의 원활한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이르면 9월 정기국회부터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입법조사처’(가칭)를 신설, 운영하기로 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신설은 국회의 입법기능 강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국회예산정책처 신설 때에 이어 국회 사무처 비대화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부터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올 4월 말까지 국회 입법지원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연구, 그 결과보고서를 5월 초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국회가 정쟁이 아닌 정책중심으로 입법기능을 강화하려면 미국의 의회조사국(CRS)과 같은 기구인 ‘입법조사처’를 신설해 국회의원을 전문적으로 보좌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국회조직법 개정 등을 속도감있게 진행시켜 9월 정기국회 때 출범시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입법조사처’의 조직은 차관급인 처장 1인을 포함해 100명 안팎으로 ‘국회예산정책처’와 비슷한 규모와 형태를 갖출 예정이다. 예산은 연간 90억원 규모로 이중 인건비를 50억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 인적 구성과 관련해 김 공보수석은 “현재 법제실과 국회 도서관의 법제 역량을 일부 수용하고, 외부 전문가를 충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처 비대화와 인사적체 해소용이라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김 공보수석은 “효율성을 따져야지 막무가내 비판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사무처 측은 “국회가 권위주의 시대의 ‘거수기’에서 벗어나 정책중심의 전문성있는 입법기구가 되기 위해서 입법조사처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의원들이 정치 후원금이 걷히지 않는 등으로 입법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미국의회의 4대 입법보조기관인 의회조사국, 의회예산처, 회계감사원, 기술평가원 중 하나. 미국의 법제·경제·교육·사회복지·외교국방 등의 분야에서 분석업무나 참고 자료를 제공한다. 의회조사국의 직원은 800여 명으로 변호사, 생물학자, 경제학자 등 다양한 전문지식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사선에서(KBS1 밤 12시20분)볼프강 페테슨 감독은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은 나쁘다는 연합군의 보편적인 시각을 깨고, 그들도 인간이라는 주장을 담은 ‘다스 보트’로 반향을 일으킨 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에 입성했다. 이후 ‘에어포스 원’,‘트로이’ 등 쟁쟁한 액션영화로 자리를 잡아 갔다. 여기에 연출과 감독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노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소름끼치는 존 말코비치의 연기가 더해져 앙상블을 이룬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이 감독,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세월의 무게가 부담스러운 주인공을 맡아 달리기조차 힘들어 하는 늙은 경호원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당시 63세였던 이스트우드는 건물 6층에 매달리는 스턴트까지 직접 해내기도 했다.1993년작.123분. 3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막지 못했던 경호원 프랭크(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현직 대통령 암살을 예고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프랭크는 대통령 경호를 자처하며 막무가내로 경호팀에 다시 합류하게 된다. 젊은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여성 경호원 릴리(르네 루소)와의 사이는 조금씩 발전해 나간다. 범인을 추척한 결과 그가 전직 CIA 요원인 미치(말코비치)라는 것이 밝혀지는데…. ●우리 아빠 야호(EBS 오후 1시40분) 가족 코미디의 대가 스티브 마틴의 연기가 풋풋한 영화.‘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를 열정적으로 연기했던 톰 헐스, 젊은 시절의 키아누 리브스와 리버 피닉스의 동생인 호아킨 피닉스의 어린 시절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1991년 ‘분노의 역류’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론 하워드 감독의 유머가 돋보이는 초창기 작품으로 1989년작.125분. 변호사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인 길 버크만(스티브 마틴)은 부인 캐런(다이안 위스트)과 함께 세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들 케빈(제이슨 피셔)의 학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달려간 길과 캐런은 아들을 특수학교에 보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는다. 이에 길은 케빈을 위해 리틀 야구단에서 코치를 맡는가 하면 아들 생일잔치에 카우보이 분장을 하고 나타나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등 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하지만 케빈은 점점 더 응석받이가 되어가고, 길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약속한 파트너 지위에 오르지 못하자 사표를 낸다. 캐런이 넷째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넷 째를 낳아야 할지 고민에 빠지는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결혼이야기] 이철(28·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 허정숙(27·덕산건설)

    [결혼이야기] 이철(28·서대문구 도시관리공단) 허정숙(27·덕산건설)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있습니다. 지난해 6월11일이었죠. 술 한잔 사달라는 학교 후배의 막무가내성 호소에 이끌려 술자리를 했습니다. 그 자리엔 녀석의 여자친구와 그 여성의 친구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모르는 사람도 있는 자리였구나.’라고 생각하며 애써 무심해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며 호응하는 배려를 갖춘 그녀는 자꾸만 눈길이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자리가 길어져 술이 좀 오른 우리는 함께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한 사람씩 잠에 빠졌는데 먼저 누운 세 명의 베개와 이불을 정성스레 챙기며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한 그녀를 보면서 ‘아 이 사람이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뒤에 알고 보니 그녀는 일하는 틈틈이 독거노인을 방문해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천사’였습니다. 우리 둘은 첫눈에 서로를 마음에 들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번 째 만남에서 대뜸 “결혼하자.”고 제안했습니다.“사귀자.”도 아니고 “결혼하자.”는 말에 그녀는 당황하며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2주 동안 만날 때마다 진지하게 설득하는 제 마음을 그녀는 결국 받아주었습니다. 다음달 3일 제 어머니와 그녀의 부모님이 만나는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우리의 결혼은 결정됐습니다. 경기 구리에서 직장을 다니는 그녀와 서울 홍제동에서 일하는 저이기 때문에 우리는 주말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남들 다하던 연애는 훌쩍 건너뛰고 바로 결혼으로 뛰어든 겁니다. 남들은 연애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해 갔지만 우리는 결혼 준비과정에 그 과정이 포함됐던 터라 적잖은 의견 차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서로가 없어서는 안될 사이라 그런 이견은 문제될 것이 없었지요. 우리는 지난달 19일 서로의 반쪽이 되었습니다. 요즘 생활은 행복 그 자체이지요. 몸이 조금이라도 아플라치면 그녀가 안절부절하며 걱정해 줍니다. 마치 또 다른 내가 나와 함께 사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한마디 하렵니다.“조금만 일찍 나타났더라면 돌아가신 아버님께 천사 같은 너를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네가 있어서, 또 나와 결혼해 줘서 너무 고마워.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살자.”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극장업계 성공한 CEO 고은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극장업계 성공한 CEO 고은아

    장 콕토는 ‘영화란 영상으로 쓰는 문장’이라고 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영화는 사유한다, 고로 존재한다,’면서 시적(詩的) 구조론을 주창했다. 그렇다면, 배우란 무엇일까. 문득 생각해본다.‘문장’이요 ‘시구’가 아닐까. 추억의 영화를 얘기할 때 ‘맞아, 그 배우’하면서 대부분 주인공 배우를 먼저 떠올린다. 한 여인이 있다. 배우가 된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안했다. 청초한 여대생이었을 때, 미술대에서 공예가를 꿈꿨다. 어느날 한 조각가의 화실에서 친구들을 위해 우연히 모델을 했다. 며칠 후 낯선 사람들이 학교에 찾아왔다. 영화 한편 찍자고 했다. 거절했다. 막무가내였다. 결국 영화사 사무실까지 끌려갔다. 사진 한컷만 찍으면 된단다. 얼떨결에 응했다. 이후 인생의 방향이 확 달라졌다. 여대생 ‘이경희’에서 영화배우 ‘고은아’로 바뀌었다. ●은막 떠난지 26년… 97년부터 경영 대표작 ‘갯마을’로 잘 알려진 왕년의 스타 고은아(60)씨. 추억의 팬들에게는 고 육영수 여사와 닮은 ‘정숙한 여인’으로 인상깊다. 또 ‘관능미의 여인’‘과부’ 역을 자주 맡았다.1965년 1월 ‘난의 비가’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꼭 40년째가 되는 셈이다. 은막을 떠난 지는 26년 됐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 고씨를 얘기할 때 극장업계의 ‘성공한 CEO’로 꼽는다. 지난 1997년부터 서울극장과 합동영화사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서울극장은 지난해 말 11개의 개봉관을 갖춘 대형 멀티플렉스로 거듭 태어났다. 객석수만 해도 4600여석일 만큼 서울 4대문 안에서는 가장 큰 극장으로 변모했다. 또한 대구 중앙극장, 부산 대영극장, 대전 아카데미극장, 의정부극장 등 4곳의 지방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을 찾았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막 타는 순간 고씨의 남편인 곽정환 서울극장회장을 만났다. 고씨를 인터뷰하러 왔다고 했다. 그러자 “난 아니야, 고 사장이 일을 다해. 난 요즘 (뒤로)빠져 있어요.”라며 웃는다. 고씨의 집무실은 서울극장 5층에 자리해 있었다. 창너머 서울시내가 환히 보였다. 이에 고씨는 “서울은 많이 복잡한 것 같아요.”라고 특유의 정숙한 웃음을 짓는다. 요즘엔 서울신문을 열심히 본다고도 했다. 창가에 붙은 포스터 하나가 보였다. 제목은 ‘행복의 나눔’이었다. 고씨는 “원래는 ‘생명의 창고’였다. 쉽게 설명하면 아프리카와 방글라데시 등 세계 각국의 기아를 위한 봉사단체인데 2년 전에 대표를 맡았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얼굴 내미는 것을 싫어하지만 CBS에서 15년 동안 (기아 관련 방송)MC를 맡은 경력도 있고 또 주위의 간곡한 요청으로 ‘행복한 나눔’을 이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서울과 지방 등을 오가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는 젊은이들에게 극장문을 활짝 연다. 다름아닌 서울극장 2관(907석)에서 기독교 예배행사를 갖는 것. 지난 1월부터 시작했다. 대상은 서울극장을 찾는 사람들이다. 말이 예배이지 재즈음악과 가요 등을 곁들인 한마당 놀이나 다름없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고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으며 요즘에는 1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최근 영화출연제의 받기도 극장 운영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고씨는 “직원이 100여명에 이를 만큼 단일극장으로는 규모가 꽤 커졌다.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면서 하루에도 수십차례 극장 주변을 돌면서 관객들과 만난다고 했다. 원래 서울극장은 지금의 곽정환 회장이 지난 78년 세기극장을 인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고씨는 “과거의 영화는 하루에 몇커트를 찍었느냐 하는 열정을 자랑삼아 얘기했지만 지금은 영화산업의 규모 자체가 엄청나게 변했다.”면서 구멍가게 같은 사고에서 벗어나 첨단 과학으로 승부할 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97년 극장경영을 본격적으로 맡으면서 컴퓨터와 위기관리 등에 관한 책을 읽고 또 관련 강의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온갖 정보 속에서 세상 전체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또한 영화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본인 자신도 지금의 세상이 봄바람인지 여름바람인지 직접 쐬어 보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영화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봉영화를 대부분 보려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중간중간 토막을 내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달콤한 인생’을 두번 봤고,‘말아톤’을 보면서 내가 고정 관념속에 많이 갇혀 있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됐단다. 영화 출연 제의에 대해 그는 “최근에 모 영화사로 러브콜을 받았지만 아들(서울극장 기획실장)이 ‘엄마가 나오면 서울극장 간판에 얼굴을 어떻게 걸어놓겠느냐.’하는 말을 듣고 거절했다.”며 웃었다. ●가장기억에 남는 출연작 ‘갯마을’ 때마침 남편인 곽 회장이 들어오면서 인터뷰 내용을 엿듣고는 “이 사람의 인생코드는 독실한 신자이기 때문에 영화출연 같은 거 안할 걸요.”하면서 “기독교 방송을 15년이나 한 걸 보세요.”라고 거들었다. 또 “이 사람은 배우로 살려고 하지도 않았고 한때 배우로 분에 넘치는 인기도 얻었다.”고 부연했다. 고씨 역시 “사실 영화에 뿌리 내리는 작업을 못했다. 살아오는 동안 문화적 충돌로 번민도 많이 했다.”면서 “79년 영화계를 떠난 뒤 신앙에 빠져 살면서 ‘(하나님이)왜 영화를 시켰을까. 하는 질문을 자주 던졌다.”고 했다. “처음 데뷔작은 ‘난의 비가’였지요. 청순가련형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 역할이었어요. 당시 영화를 찍으면서도 ‘이번 딱 한번이다.’라고 몇번이나 다짐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물론 ‘갯마을’이지요.” 고씨는 영화출연을 거절하기 위해 영화사에 갔다가 후라이보이 곽규석씨가 권하는 바람에 인연이 됐다고 술회했다. 나중에 곽씨와는 CBS에서 10년 동안 방송을 함께 했다.‘고은아’라는 이름은 한운사씨가 ‘정말 고운 아이’라는 뜻에서 붙여줬다. 고씨는 영화보다 주로 TV드라마에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제2공화국’에서 육영수 여사역할에 이르기까지 출연작이 약 100여편에 이른다. “극장운영을 하면서 인생이란 운전자 마음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좌회전도 해야 하고 우회전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고갯마루 올라갈 때에는 다리가 안부러지지만 내리막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고씨는 어렸을 때부터 일기형식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단다. 이는 곧 인생을 살아가면서 귀중한 자료가 됐다. 고씨는 영화배우로 한창 인기를 끌던 20대에 곽 회장과 결혼했다.40년 가까이 결혼생활하면서 부부싸움을 얼마나 했느냐고 하자 곽 회장이 “아니 기운이 있을 때 부부싸움도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린 아직도 기운이 펄펄합니다.”면서 결혼해서 손해봤다는 생각을 안해봤다고 껄껄 웃는다. 고씨 역시 “둘이 오래 살다보니 성격도 비슷해졌다.”면서 사는 동안 소중한 사람으로 수첩에서 정리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과식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꼴로 골프라운딩을 하며 틈틈이 헬스를 이용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고씨는 일주일에 2∼3회정도 곽 회장과 같이 손을 잡고 출퇴근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6년 부산 출생 ▲64년 부산여고졸, 홍익대 미술대 공예과 입학 ▲65년 영화 ‘난의 비가’로 데뷔, 은아필름 창립 ▲67년 결혼 ▲80년∼95년 CBS방송 ‘새롭게 하소서’프로그램 진행 ▲97년∼현재 서울극장 대표이사 사장 ▲2003년∼현재 ‘행복의 나눔’ 대표. ▲상훈 72년 영화 ‘며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78년 영화 ‘과부’로 제17회 대종상 여우주연상.88년 제5회 문화예술상(방송부문-새롭게 하소서) ▲주요 작품 영화 ‘난의 비가’‘며느리’‘과부’‘갯마을’‘소복’‘물레방아’‘까치소리’‘여자의 얼굴’‘겨울새’‘상노’ 등. 드라마 ‘사모곡’‘추풍령’‘즐거운 우리집’‘은하의 계절’‘제2공화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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