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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단보도 이전 반대 수요시장 상인들] 노춘호 상인연합회 총무

    “왜 서울시가 횡단보도를 도둑질하려고 합니까.반드시 지킬 겁니다.” ‘수유시장 상인연합회’ 총무 노춘호(41)씨는 “요즘 횡단보도 이전 문제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노씨는 오는 7월 버스중앙차로제가 실시돼 시장 앞에 있는 횡단보도가 없어지면 16년 동안 운영해온 속옷가게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씨는 서울시가 상인과 시장을 자주 찾는 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횡단보도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그는 “횡단보도는 우리 생존권과 직결된다.”면서 “300여명의 상인이 모두 떠나야 할 판에 25년이나 된 횡단보도를 갑자기 없앤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노씨가 수유시장에 정착한 것은 지난 88년.결혼을 한 뒤 작은아버지가 하던 가게를 물려받았다.몇 년 동안은 장사가 잘 됐지만 지난 94년 큰 위기를 맞았다.노씨는 “건물 주인이 갑자기 건물을 팔면서 나가라고 해 이사비용도 못 받고 쫓겨났다.”면서 “기왕 하던 일이라 돈을 빌려서 다시 가게를 구해 장사를 계속했다.”고 말했다.겨우 이자를 갚으면서 빠듯하게 생계를 유지하던 중 IMF한파가 들이닥쳤다.그는 “매출이 갑자기 감소하는 바람에 돈을 빌려서 적자를 메우고 매월 수백만원씩 이자를 내는 악순환 끝에 이제 겨우 빚을 다 갚았는데 이번에는 횡단보도 이전이라니….”라며 허탈해했다. 그는 횡단보도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다고 한다.그는 “초등학교 6학년 큰딸,4학년 작은딸,1학년 막내아들을 이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키워왔다.”면서 “이곳을 떠나면 어디 가서 자리를 잡고 단골들을 다시 끌어들여 아이들을 먹여 살리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씨는 “일단 서울시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만일 횡단보도를 이전한다고 결정하면 텐트라도 치고 결사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
  • [김영희 이혼클리닉] ‘전처 딸 결혼식 참석’ 아내가 반대해요

    재혼한 남자입니다.현재 아내와 마음이 맞아서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그러나 요즘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의 결혼 문제로 많이 다툽니다.재혼한 아내는 질투가 심한 편이라 결혼식장에서 제가 전 부인과 나란히 앉은 모습을 죽어도 볼 수 없다고 합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최성수 최성수씨,초혼보다 몇곱절 어려운 게 재혼이라고 합니다.재혼은 초혼과 달리 상처받은 사람끼리의 결합이기 때문에 상대가 살아온 지난날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마음의 상처를 감싸안으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젊은 사람들처럼 사랑에 들뜬 열정만으로 맺어질 수 없는 것이 재혼이지요.과거가 있는 사람들이 만났기에 더욱 신뢰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사랑만 갖고 시작한다면 ‘모래 위에 쌓은 성’같이 언젠가는 무너지고 맙니다. 제 여고동창 중 재혼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사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당시 친구 나이가 39살이었는데,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혼을 했습니다.재혼한 남편에게는 아이가 넷이나 있었고 남편은 국제선 조종사였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생까지 올망졸망한 의붓자식 넷을,제가 낳은 친자식보다 더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감탄했습니다. 친구들과 잠시 만날 일이 있어도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면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갔습니다.집안 일을 맡아 해주는 아주머니가 있어서 조금 늦게 가도 아이들에게 큰 지장없겠다 싶은데도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내가 없으면 밥도 먹지 않고 기다리니 가봐야겠다.다음 모임은 우리집에서 하자.내가 한턱 낼게.그때 실컷 놀자.정말 미안해.”하곤 자리를 떴습니다.방학 때가 되면 아이들을 생모에게 며칠씩 보내곤 했는데 갈 때마다 선물을 꼭꼭 챙겨 보냈습니다. 20여년이 넘은 지금 결혼한 두 딸이 가끔씩 저를 찾아오는데 “저희도 애 낳고 살아 보니 어머니 힘드셨던 걸 이제야 알 것 같아요.배 아파 낳은 자식도 아닌 4남매를 친자식 이상으로 키워주신 그 은혜는 갚아도,갚아도 모자랄 것 같아요.사춘기 때 막내가 어머니 속을 무척 많이 썩여드렸는데도 항상 감싸주시고 아버지 몰래 혼자 우시는 것을 많이 봤어요.”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그 친구는 지금 미국 LA 산타모니카에 있는 막내아들 집에서 남편과 함께 아주 행복한 노후를 살고 있는데 남편과 의붓 자식에 대한 이해와 배려,인내와 사랑이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성수씨,딸이 곧 결혼하는데 당신과 전 부인이 나란히 부모석에 앉아 식을 치르는 것을 재혼한 부인이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한다니 난감한 일이네요.아버지가 딸 결혼식에 갈 수도,안 갈 수도 없는 딱한 처지여서 제게 ‘솔로몬의 지혜’로 해결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어 왔는데,솔로몬의 지혜는 상식 속에 있습니다. 재혼한 아내가 반대한다고 결혼식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딸에게 두 번씩이나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전 부인과 어떤 이유로 이혼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부모의 이혼으로 그동안 딸이 받았을 고통을 헤아린다면,이제 성인이 되어 인생을 새 출발하려는 딸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게 아버지의 도리일 것 같습니다. 부부는 갈라서면 남이 되지만 핏줄로 맺어진 자식은 남이 될 수 없지요.부모와 자식은 천륜으로 맺어졌기 때문입니다.헤어진 부인과 나란히 앉아 결혼식을 치를 두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남편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부인이 질투가 많은 편이라지만 딸이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없지요.부인도 자식을 낳아 본 어머니라면 남편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할 것입니다.사랑은 소유나 집착을 해서는 안 되고 진실된 마음으로 뿌리를 내려야만 오래갑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전처 딸 결혼식 참석’ 아내가 반대해요

    재혼한 남자입니다.현재 아내와 마음이 맞아서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그러나 요즘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의 결혼 문제로 많이 다툽니다.재혼한 아내는 질투가 심한 편이라 결혼식장에서 제가 전 부인과 나란히 앉은 모습을 죽어도 볼 수 없다고 합니다.어쩌면 좋을까요? 최성수 최성수씨,초혼보다 몇곱절 어려운 게 재혼이라고 합니다.재혼은 초혼과 달리 상처받은 사람끼리의 결합이기 때문에 상대가 살아온 지난날을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마음의 상처를 감싸안으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젊은 사람들처럼 사랑에 들뜬 열정만으로 맺어질 수 없는 것이 재혼이지요.과거가 있는 사람들이 만났기에 더욱 신뢰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사랑만 갖고 시작한다면 ‘모래 위에 쌓은 성’같이 언젠가는 무너지고 맙니다. 제 여고동창 중 재혼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사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당시 친구 나이가 39살이었는데,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혼을 했습니다.재혼한 남편에게는 아이가 넷이나 있었고 남편은 국제선 조종사였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초등학교 1학년에서 중학생까지 올망졸망한 의붓자식 넷을,제가 낳은 친자식보다 더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감탄했습니다. 친구들과 잠시 만날 일이 있어도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면 허겁지겁 집으로 달려갔습니다.집안 일을 맡아 해주는 아주머니가 있어서 조금 늦게 가도 아이들에게 큰 지장없겠다 싶은데도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내가 없으면 밥도 먹지 않고 기다리니 가봐야겠다.다음 모임은 우리집에서 하자.내가 한턱 낼게.그때 실컷 놀자.정말 미안해.”하곤 자리를 떴습니다.방학 때가 되면 아이들을 생모에게 며칠씩 보내곤 했는데 갈 때마다 선물을 꼭꼭 챙겨 보냈습니다. 20여년이 넘은 지금 결혼한 두 딸이 가끔씩 저를 찾아오는데 “저희도 애 낳고 살아 보니 어머니 힘드셨던 걸 이제야 알 것 같아요.배 아파 낳은 자식도 아닌 4남매를 친자식 이상으로 키워주신 그 은혜는 갚아도,갚아도 모자랄 것 같아요.사춘기 때 막내가 어머니 속을 무척 많이 썩여드렸는데도 항상 감싸주시고 아버지 몰래 혼자 우시는 것을 많이 봤어요.”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그 친구는 지금 미국 LA 산타모니카에 있는 막내아들 집에서 남편과 함께 아주 행복한 노후를 살고 있는데 남편과 의붓 자식에 대한 이해와 배려,인내와 사랑이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성수씨,딸이 곧 결혼하는데 당신과 전 부인이 나란히 부모석에 앉아 식을 치르는 것을 재혼한 부인이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다고 한다니 난감한 일이네요.아버지가 딸 결혼식에 갈 수도,안 갈 수도 없는 딱한 처지여서 제게 ‘솔로몬의 지혜’로 해결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어 왔는데,솔로몬의 지혜는 상식 속에 있습니다. 재혼한 아내가 반대한다고 결혼식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딸에게 두 번씩이나 큰 상처를 주게 됩니다.전 부인과 어떤 이유로 이혼을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부모의 이혼으로 그동안 딸이 받았을 고통을 헤아린다면,이제 성인이 되어 인생을 새 출발하려는 딸의 앞날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게 아버지의 도리일 것 같습니다. 부부는 갈라서면 남이 되지만 핏줄로 맺어진 자식은 남이 될 수 없지요.부모와 자식은 천륜으로 맺어졌기 때문입니다.헤어진 부인과 나란히 앉아 결혼식을 치를 두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남편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부인이 질투가 많은 편이라지만 딸이 질투의 대상이 될 수 없지요.부인도 자식을 낳아 본 어머니라면 남편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할 것입니다.사랑은 소유나 집착을 해서는 안 되고 진실된 마음으로 뿌리를 내려야만 오래갑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거액 현금인출 의심… 인질있는 집까지 확인 동행 은행원도 속았다

    4인조 혼성 강도가 대낮에 아파트에서 2시간40분 동안 일가족 등 6명을 인질로 붙잡고 예금통장을 빼앗아 거액을 인출해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났다.거액 현금 인출을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이 돈을 갖고 집까지 갔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16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모 아파트 2층 박모(66)씨 집에 30대 초반의 여성 1명과 남성 3명 등 흉기를 든 4인조 강도가 열린 현관문을 통해 들어가 박씨와 부인 봉모(68)씨,어머니 노모(90)씨,딸(36),손자(4),파출부 유모(66)씨 등 6명을 인질로 잡았다. 범인들은 청테이프로 박씨 등의 입을 막고 손을 묶은 뒤 집안을 뒤져 귀금속과 현금 70만원,4억 3000여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빼앗았다. 이어 낮 12시30분쯤 이들 가운데 2명은 인질을 감시하고 여성 공범이 낀 다른 2명은 승용차를 이용해 통장 개설 은행 모 지점으로 갔다. 이들은 은행에 가기 전 박씨를 위협해 은행 직원에게 3차례나 전화를 걸어 “딸과 사위를 보낼 테니 전액 현금으로 7000만원을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게 했다. 전화를 받은 은행 직원 명모(39)씨는 “전액 현금을 요구해 수상해서 박씨의 집까지 같이 갔지만,박씨가 부인이 모임에 나가 차 대접을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등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의심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시 박씨는 집에 있던 다른 공범 1명과 명씨를 맞았으며,그를 막내아들이라고 인사시켰다.명씨는 예금 지급명세서에 박씨의 사인을 받은 뒤 이들에게 현금을 건네고 3분 만에 은행으로 돌아갔고,범인들도 오후 1시10분쯤 현금과 훔친 물건을 가지고 유유히 달아났다.이들은 박씨에게 “바로 출국할 것이니 신고해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초 범인들이 일가족을 부엌 쪽의 식탁 밑에 모여 있게 했다가,네살배기 손자가 울자 딸과 손자는 할머니 방으로 옮겨 따로 감시했다.”면서 “은행직원이 도착하기 직전에는 모두 아들 방에 가두고 한명이 지켰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피해자들이 노인과 여자들이라 범인들이 흉기로 위협하자 전혀 반항하지 못했으며,별다른 상처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사용하던 박씨의 부인과 딸 소유 휴대전화의 통화 내역과 지문 등을 조사하고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힌 여성 공범의 몽타주를 작성,일선 경찰서에 배포키로 했다. 경찰은 또 영종도 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에 이들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출국 여부를 확인중이다. 경찰은 박씨가 최근 의류 사업을 정리하면서 거액을 예금했고 5일 전부터 집에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박씨의 진술에 따라 사정을 잘 아는 주변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고품질’ 드라마는 안뜬다?

    시청자·언론·평론가들이 모처럼 ‘삼위일체‘가 돼 재미와 감동을 주는 드라마다운 드라마라는 호평을 쏟아내는 작품이 있다.KBS 2TV의 수목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노희경 극본 ). ‘거짓말’,‘화려한 시절’ 등 일련의 문제작을 집필했던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감칠맛 나는 대사가 빛을 발하고,고두심·배종옥·주현 등 중견 연기자와 김흥수·한고은 등 젊은 연기자들의 완벽한 조화,담백하고 깔끔한 연출 등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하지만 평균 시청률은 고작 7%대.지난주 막을 내린 ‘천국의 계단’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천생연분’의 틈바구니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 이 드라마,도대체 왜 안 뜨는 걸까? ●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우선 ‘꽃보다…’에는 팬터지가 없다.꿈을 꿀 수 없을 정도로 현실감이 뛰어나다는 것이 오히려 흠.미천한 여주인공이 재벌 2세의 맹목적 사랑을 얻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잘 생긴 검사를 잡아 보란듯이 신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환상과 대리만족의 희열은 애초에 글렀다. 되레 현실의 모순들만 환기시켜 줄 뿐이다.딴살림 차린 남편 앞에서 바보같이 순종적인 엄마의 모습은 맞바람으로 ‘복수의 칼’을 빼든 요즘 여성 캐릭터와 달리 답답함을 준다.총각 영민의 사랑을 받는 이혼녀 미옥은 영민의 가족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난 뒤 “내가 대단하지.”라는 울음 섞인 자조를 토해내고,여대생을 좋아하는 전과자 재수에게 돌아오는 것은 “넌 대학생도 아니고 돈도 없어.집안도 별로고 인물도 안 좋아.그런데 쟤가 뭐하러 널 좋아하냐?”라는 냉소 뿐이다. 김종식 KBS 드라마 제작국장은 “시청률보다는 진실된 드라마를 추구한다.”며 “공영방송 KBS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그러나 굳이 TV를 켜지 않아도 접할 수 있는 신물나도록 낯익은 진실에서 시청자들은 구질구질한 현실만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는 그간 재벌,불륜,복수,삼각관계 등 온갖 자극적 양념을 뿌려온 방송사의 책임도 크다.‘꽃보다…’의 시청률 저조의 외적요인으로 경쟁 드라마의 선정성을 꼽은 한 관계자는 “사회도 어려운데 드라마가 너무 무겁고 어둡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빈약한 볼거리 서민 드라마 ‘꽃보다…’에는 화려한 의상,미끈한 외제차 등 눈요깃거리가 없다는 점에서 볼 때 시청률 공식에서 한참 비켜서 있는 드라마다.스토리가 황당하거나 허술하다는 비판도 이른바 신세대 ‘몸짱·얼짱’스타가 뜨면 다 용서되는 게 현실.‘천국의 계단’이 과분한 인기를 누렸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권상우라는 ‘흥행수표’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제작진은 ‘천국의 계단’ 종영으로 당초 목표 시청률(15%)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그러나 SBS가 이번 주부터 내보낸 ‘햇빛 쏟아지다’ 역시 송혜교·류승범·조현재라는 스타시스템을 가동,‘꽃보다…’가 선발 주자로서의 이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욕할 인간이 없군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드라마 속의 극명한 선악갈등은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어느 드라마나 착하고 예쁜 주인공을 못살게 구는 밉살맞은 캐릭터들이 상존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거나 마음속으로 돌을 던지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러나 ‘꽃보다…’를 보다 보면 누구 하나를 꼬집어 욕할 수 없다.처자식 버린 아버지가 몸아픈 젊은 부인에게 쏟는 애틋한 마음을 보면 한편으론 측은함을 느끼게 된다.사고뭉치 막내아들도 엄마에게는 더 없이 싹싹한 효자라 미워할 수만도 없고,미옥을 거절하는 영민 가족들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다.한마디로 이 드라마에는 ‘욕먹어도 싼’ 인물이 없다. 이렇게 모호한 선악개념은 가뜩이나 복잡한 머리를 더욱 싸매게 만든다.사는 것이 고달프고 스트레스 강도가 심해질수록 그저 때리고 부수는 액션 영화만을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꽃보다…’와 같은 `고품질’ 드라마가 외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서울탱고-59년 왕십리

    ‘호랑나비’ 가수 김흥국(45)씨가 어릴 적 짝사랑했던 여자를 찾아 50리 길을 걸어걸어 숨어들곤 했던 곳.어머니 혼자 구멍가게를 하는 집안 살림살이가 어려워 50리를 떠나와서도 판자촌을 덮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 짓던 곳 왕십리….‘왕십리 밤거리에 구슬프게 비가 내리면/눈물을 삼키려 술을 마신다.’로 시작하는 ‘59년 왕십리’ 노랫말 속에는 이런 사연이 숨어 있다. 너나 없이 가난했지만,지지리도 못살았던 서울 가난뱅이들의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구절마다 배였다. ●첫눈에 어찌나 예뻐 보였던지… “허허,툭하면 번동 집에서 왕십리까지 찾아갔지 뭡니까!” 장난이 심해 ‘사고뭉치’로 불리던 구멍가게 막내아들 흥국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70년 어느 날 급우가 집으로 놀러오면서 데리고 온 여자친구를 보고 한눈에 반해 버린다.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지,몇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개성은 강하지만 잘 생긴 얼굴은 아닌 흥국은 그 소녀로부터 눈길을 끌기에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다. “비록 짝사랑이었지만,아니 짝사랑이기 때문이었겠지만 한눈에 반한 그 애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어요.” 조선시대 서예가 김정희 선생과 이름이 똑같아 지금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짝사랑 소녀가 사는 곳이 하필이면 끝에서 끝인 행당동이었던 게 탈이었다.더구나 당시만 해도 변두리 중 변두리여서 어린 흥국은 여름엔 더위에 짓눌리고,겨울엔 얼어붙은 손을 호호 불며 꼬불꼬불 굽은 길 20여㎞를 걸어가야만 했다.가사에 이어지는 ‘옛 사랑을 마신다.’는 표현이 와닿는 대목이다.먹고 살 만큼 됐을 때 고향이 생각나듯,고교 졸업 이듬해인 79년 8월 어린시절을 더듬어 왕십리를 다시 찾아갔지만 소녀의 흔적은 세월에 묻혀 사라지고 없었다.‘(소주잔과 함께) 옛 사랑을 마신다.’라는 노랫말엔 생각만 해도 애간장 녹아나게 만드는 옛 얼굴을 떠올리며 맛본 그리움과 아쉬움이 서렸다. ●‘먹자촌’으로 탈바꿈한 왕십리 ‘정 주던 사람 모두 떠났고/서울하늘 아래 나 홀로/아아 깊어가는 가을 밤만이 왕십리를 달래주네.’ ‘호랑나비’가 뜨고 난 뒤,돼지띠 동갑인 작곡가 이혜민씨가 뜸금없는 제의를 해왔다.김씨는 월드컵 유치 뒤 축구 홍보에 나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흥국아,왕십리는 우리에게 고향이나 다름없지 않냐? ‘왕십리’ 노래를 네가 불러줬으면 좋겠는데….” 이씨는 “이제 조금은 살 만하게 됐다고 생각하니 옛 기억이 어슴푸레하게나마 되살아나 왕십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면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선술집 앞으로 쏟아지는 빗줄기 속 왕십리의 밤 하늘이 너무 구슬퍼 곡을 짓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듯한데도 1959년생 돼지띠를 가리키는 59년이란 말을 제목에 넣은 것도 가슴 뻐근해질 만큼 쓰린 회색빛 추억을 지닌 두 사람의 ‘의기투합’ 때문이다. 지금은 언제 이곳이 판자촌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고 시청 등 주요 지점으로 이어지는 버스가 쉴새 없이 다닌다.‘상왕십리’라는 새 지명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신도심이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
  • ‘인생 2막’ 꿈꾸던 노부부 참변

    세 아들을 모두 분가시킨 뒤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으로 재취업,‘인생 2막’을 꿈꾸던 60대 부부가 14일 새벽 출근길 교통사고로 한날 한시에 숨졌다. 서울 서초동에서 빌딩 경비원과 환경미화원으로 각각 일하던 정모(64)씨와 부인 박모(61)씨는 1년전부터 나란히 출퇴근을 하며 애틋한 ‘부부애’를 자랑하다 변을 당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30년 동안 건축현장에서 미장공으로 일해온 정씨와 맏아들(45)에게 운영하던 식당을 물려준 박씨는 3년전 막내아들(35)까지 분가시킨 뒤 재취업했다.공사장에서 오른손을 다친 뒤 한동안 집에서 지냈던 정씨는 ‘놀고 있으면 병이 난다.’며 빌딩 경비원으로 일하다 1년전 부인이 일하던 인근 건물의 경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부부는 ‘일할 힘이 있는데 아들들에게 짐이 될 수 없다.’며 저임금의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고 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정씨의 맏아들은 “두 분은 결혼생활 46년 동안 여행 한 번 가지 못한 채 평생 자식들 뒷바라지로 고생만 했다.”고 오열했다. 정씨 부부는 이날 오전 5시10분쯤 서울관악구 봉천10동 복개사거리 7차선 도로에서 맞은편 버스를 타기 위해 무단횡단을 하다 정모(27)씨가 몰던 1t트럭에 치여 변을 당했다.정씨 부부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지 1시간20여분 만에 나란히 숨을 거뒀다. 트럭운전사 정씨는 “늦잠을 자 서둘러 가락동 시장으로 야채를 사러 가다 두 노인이 도로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해 사고를 냈다.”고 말했다.경찰은 운전사 정씨에 대해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내 성격은 하얀 도화지 모든 색깔 담을수 있죠”/제2전성기 맞은 ‘만능 엔터테이너’ 한성주

    그랬다.변신을 꾀한 게 아니었다.기존의 지적인 이미지도,최근 오락 프로에서 보여준 조금은 ‘망가지는’ 모습도 모두 그녀였다. “백지 도화지와 같은 ‘무색’이에요.갖가지 색깔을 모두 담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그녀는 자신의 성격을 색깔로 비유했다.장난기 있는 말투에 솔직함과 소탈함이 느껴졌다. ‘도대체 왜 변한거야?’곱지 않은 시선을 씻어버리니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미스코리아 출신 전아나운서 한성주(30)를 만났다.참 오랜만의 인터뷰라고 했다.지난 99년 모 재벌 회장 막내아들과 결혼한 뒤 불과 5개월 만에 이혼하는 아픔을 겪은 그녀.3년여 만에 다시 나타나 라디오 DJ와 각종 쇼·오락 프로그램의 패널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섹시 댄스가수요? 절대 아닙니다.” 한성주는 최근 화제에 오른 ‘댄스가수 데뷔설’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은 봤어요.어이가 없었죠.한번만이라도 제게 물어보고 기사를 썼더라면 그런 오해는 없었을 텐데….” 그녀는 “네살 때부터 무용을 배워 춤엔 자신이 있었고 몇몇 프로그램에서 그 실력을 공개했는데,그게 오해를 산 것 같다.”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에겐 다른 욕심이 있다.“기회가 주어지면 제 이름을 내 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싶어요.토크쇼도 좋고 라디오 프로도 좋아요.저만의 색깔을 펼쳐보이고 싶거든요.” 그녀는 드라마와 영화,광고쪽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화장품·전자회사 등 이미 3편의 CF섭외가 들어온 상태이며,봄철 방송 개편과 함께 드라마 출연은 물론 스크린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고 매니저가 귀띔했다. ●“이젠 믿음과 신뢰를 나눌 수 있는 남자 만나고 싶어요. 원하는 남성상을 물었다.“다시 남자를 만난다면 굳이 말을 안해도 서로 믿음과 신뢰를 주고 노력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내내 털털한 말투를 보인 그녀가 수줍게 미소지었다. 이혼 후 쉬는 동안 학업에만 몰두했다고 했다.“아픔을 잊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고여있는 물’이 되고 싶지 않았죠.평소 좋아했던 국제관계학을 마음껏 공부하니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모교인 고려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하와이대 동서문화연구소에서 공부하다 최근에는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고현정’이라는 이름 석자를 언급하자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서로 만난 적도 없고 결혼한 과정도 다른데 왜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모르겠어요.들러리가 된 것 같아 억울하지만,‘후발주자’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죠.”호탕하게 웃어 넘긴다. 학교를 다니듯 평생 어딘가에 적을 두며 살고 싶다는 그녀.그 곳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영표기자 tomcat@
  • 자식에 버림받고… 우울증… 황혼자살 하루8명꼴 살기 힘겨운 고령화사회

    8년 전부터 당뇨 합병증에 시달려온 최모(64)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25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2동 D아파트 15층에서 투신,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잦은 병치레로 심신이 지친 최씨는 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최씨는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최씨는 지난해 11월 따로 사는 막내아들(24)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비를 보태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하고 크게 상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1세 이상 노인 자살 해마다 급증 이처럼 병고와 처지를 비관해 60대 이상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늘고 있다.지난달 31일에는 김모(80)씨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 안방에서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아내가 담도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은 뒤 충격을 이기지 못한 것.그런가 하면 경북 고령에 살고 있는 박모(90)씨는 아내와 사별한뒤 우울증에 시달리다 지난달 17일 상경,소공동 롯데백화점 11층 화장실에서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여 목숨을 끊었다. 경찰청이 분석한 ‘연령별 자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61세 이상 노인 17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하루에 노인 8.2명이 자살하는 셈이다.이 기간 전체 자살자 6005명 가운데 노인 자살자는 28.9%를 차지했다.60대 이상의 황혼 자살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경찰청이 해마다 발간하는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98년 자살한 사람은 모두 1만2458명.자살자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2002년 1만3055명으로 늘었다.4년 사이에 6%가 증가했다.그러나 61세 이상 노인 자살자는 98년 2142명에서 2002년 3195명으로 무려 49%나 증가했다. 전체 자살인구 중 61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98년 17.2%,99년 19.4%,2000년 19.8%로 늘었고,2001년에는 24.6%로 급증했다.자살의 주 원인으로는 병고와 처지비관이 꼽히고 있다.2002년 자살한 노인 3195명 중 40.0%인 1278명이 병고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었다.노인 38.3%는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선택했다. ●사회적 소외감이 노인 자살 불러 전문가들은 “충동적인 청소년의 자살에 비해 노인들은 우울증의 영향으로 자살하는 경향이 많다.”면서 “가족이 관심을 기울이면 사전에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입을 모았다. 연세로뎀정신과 이윤철 전문의는 “사회적으로 위축된 노인이 가정에서도 소외감을 느끼면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총신대 기독교윤리학과 이상원 교수는 “젊은층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인들은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처럼 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이 정년에 관계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국가가 나서 노인을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소속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연 김효섭기자 anne02@
  • 부고/김상겸 前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 스포츠 발전에 공헌한 전 고려대 명예교수 김상겸(金相謙) 박사가 3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70세.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로 ‘체육사상사’ 등의 저서를 남긴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수중협회 및 대한스키협회 회장,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유족으로는 병호(성우 오토모티브 상무)씨 등 1남3녀가 있다.빈소는 서울아산병원,발인 6일 오전 8시.(02)3010-2270.
  • “지옥에서 천국…”가족들 악몽의 하룻밤/“대원들 노력에 국민 무관심” 네티즌 애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남극 세종기지 파견대원 3명의 가족은 9일 악몽의 하룻밤을 보낸 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이들은 이날 오전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던 구조 소식에 “꼭 살아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며 비로소 안심했다.안타깝게 숨진 전재규 연구원에 대해서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돼 애도의 글이 이어졌다.또 전씨의 빈소가 마련된 한국해양연구소 대강당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20분쯤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한 시간이 1년처럼 느껴져” 부대장 강천윤(39)씨의 아내 노난숙(37·경기 의왕시)씨는 외아들 동우(9·초등학교 3년)군과 함께 생사가 불투명한 남편 걱정에 끼니도 거른 채 밤을 새웠다.이날 오전 8시30분쯤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소측에서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들은 노씨는 동우군을 부둥켜안고 안도의 눈물을 삼켰다.노씨는 “남편의 생사를 몰랐던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15시간 동안 한 시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지에서 견뎌줘 고맙다.” 연구원김정한(27)씨의 어머니 장영애(65)씨는 전날 경북 김천의 집에서 밤새 소식을 기다리다 ‘날씨가 좋지 않아 구조대를 보낼 수 없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막내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다 자리에 몸져 누웠다.그러나 이날 오전 김씨의 구조 소식을 듣는 순간 온가족이 기쁨의 울음을 터뜨리며 서로 얼싸안았다.기계설비 담당 최남열(37)씨의 경기 성남 집도 한바탕 술렁거렸다.부인 김성옥(35)씨는 “곧 구조될 줄 알았는데 시간이 흘러도 소식이 없어 초조하게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구조된 정웅식(29) 연구원의 어머니는 “숨진 전재규 연구원이 남극으로 떠나기 전날 밤 집에 와 아들과 같이 잤는데 아들은 살았지만 아들 같던 재규가 죽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숨진 대원 추모 이어져 전씨의 사망 소식에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추모 카페(cafe.daum.net/sejongjaegu)를 개설,명복을 빌었다.ID ‘좋은사람’은 “대원들이 과학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에 비해 국민의 관심은 너무 모자랐다.”고 안타까워했다.남극 세종과학기지 홈페이지(sejong.kordi.re.kr) 게시판에는 전씨를 애도하고 다른 대원의 생환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글이 200여건이나 올랐다. 이영표 유영규 이유종기자 tomcat@
  • “진정한 사랑의 의미 보여줄것”KBS2 새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KBS2는 새해 1월1일부터 30부작 수·목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극본 노희경,연출 김철규)를 방송한다.‘로즈마리’ 후속으로 ‘거짓말’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로 마니아 팬을 확보한 노희경이 극본을 맡았다. 제작진은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 가족을 충실히 지키는 어머니와 그 자식들이 일구어 가는 사랑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진정성’을 환기시키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주장이다. 평생 한량으로 살면서 딴집 살림에 자식까지 낳은 아버지 김두칠(주현)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참는 게 미덕”이라며 가족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어머니 이영자(고두심).그런 어머니에게 삼남매는 크고 작은 문제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혼한 큰딸 미옥(배종옥)은 어머니에게 “차라리 이혼하고 재혼하라.”고 종용하고,창업투자회사 캐피털리스트인 둘째딸 미수(한고은)는 오빠를 죽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다.사고뭉치 막내아들 재수(김흥수)도 이런저런 말썽만 부리고 다닌다.그러던 어느날 영자는 마침내 정신을 놓아버린다. 노 작가는 “가족은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면서 “때로는 방호벽이고,때로는 장애물인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상처받고 위로받으며 사는 우리네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자신의 사랑 때문에 외면했던 부모,먹고 사는 문제로 잊고 지내던 형제들 등 욕심 때문에 가려졌던 작고 소소한 행복들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꽃보다…’는 새해 첫날 오후 9시50분 1,2회를 연속 방영하고 3회부터 매주 수·목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
  • 국내 최고령 女 보디빌더 김정원/“건강한 아름다움이 최고의 여성미”

    혼기를 앞둔 큰딸과 갓 입대한 막내아들을 둔 아줌마의 몸매를 떠올리는 것은 ‘발칙’한 것일까. 볼록 나온 아랫배와 펑퍼짐한 몸집,여기에다 밉지 않을 만큼의 뻔뻔스러움까지 더해진 모습이 흔하지만 김정원(사진·47)씨는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아줌마 보디빌더’다. 자세를 취할 때마다 불끈 솟아오르는 이두근과 삼각근,역삼각형을 이루는 균형잡힌 상체,그리고 깊게 팬 분할선….산봉우리처럼 늘어선 근육들이 튀어나올 듯 더욱 선명한 몸매는 잘 다듬어진 남자 선수에 크게 다르지 않다.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건강미를 입가에 머금은 미소로 마무리하는 그녀. ●마흔 나이에 ‘늦깎이' 입문 김정원씨가 보디빌딩에 뛰어든 것은 맏딸이 고교에 입학한 마흔살 때.고교시절부터 시달린 저혈압이 결혼을 전후해 더욱 심해졌고,첫 출산 이후로는 어지럼증 때문에 아침에 제대로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 의사의 권유로 조심스레 운동을 시작,7∼8년 동안 에어로빅에 매달린 뒤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김씨는 내친 김에 바벨과 덤벨을 들기로 했다.체육관 관장의 권유도 있었지만 몸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키워보려는 욕심이 이미 한껏 부풀어 있었던 것.“운동을 하다보니 내 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더군요.가만히 있으면 더 아픈 체질이란 걸 그때 알게 됐죠.” 대한보디빌딩협회의 코치아카데미에서 3개월간의 이론·실기 교육을 끝낸 그는 보디빌딩 전문 체육관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40여명의 손아래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홍일점으로 운동하는 것이 처음엔 쑥스럽기도 하고 주위의 곁눈질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크런치(복근운동), 덤벨 플라이(대흉근운동), 덤벨 컬(이두박근운동) 등을 거침없이 해가며 하루 4시간씩 땀을 흘렸다. “처음엔 ‘겁나는 여자’,‘힘 좋은 여자’로만 통하다가 지금은 ‘큰 누나’로 통해요.잔소리를 많이 한 탓인가 봐요.사실 후배들 몸 근육을 살펴보기만 해도 전날 술을 먹었는지,요즘 운동에 게으름을 피웠는지 금세 알 수 있거든요.” 마흔 나이에 ‘늦깎이’로 보디빌딩에 입문한 김씨는 이듬해인 1997년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 첫 출전,은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99년 싱가포르대회와 2000년 서울대회에서 각각 3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 카자흐스탄대회에서도 2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으로 30명 남짓한 한국 여자보디빌딩 선수들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섭생에 민감하다보니 식구들과 마음놓고 식탁에 마주 앉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특히 시즌 때에는 닭가슴살 한 조각,보충제 몇 포가 돌아앉아 먹는 한 끼의 전부.게다가 지난 카자흐스탄 대회에 출전하느라 군에 입대한 막내아들을 못 본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훈련소에서 부쳐온 옷가지를 받아 들고는 죄스러운 마음에 밤새 울기도 했다.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출전 꿈 보디빌딩에 대한 그의 욕심은 한결같다.이제까지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체형과 근력은 외국선수들에게 달리지만 열정과 자신감만은 차고 넘친다. “건강한 아름다움이 이 시대 최고의 여성미”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는 “덤벨과 바벨만 있으면 얼마든지 신체를 강하고 예쁘게 가꿀 수 있다.”고 보디빌딩 예찬론을 편다.또 “그러나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 습관을 생활 속에 녹여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바벨 원판을 갈아 끼우다 손을 다친 것만 수 백번.하지만 흉터투성이로 남은 그의 양손은 그가 받은 메달보다 오히려 빛나 보였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당구테이블 인생의 축소판입니다”/‘1만점 기록 보유’ 당구명인 양귀문씨

    ‘따∼악,휘리릭∼’ 큐를 떠난 흰 공이 경쾌한 파열음을 내며 빨간공에 부딪치는가 싶더니 마치 끈으로 잡아당기듯 이내 반원을 그리며 녹색테이블 구석의 또다른 빨간공을 향해 휘어진다.물 흐르듯 춤추는 큐를 따라 3개의 당구공은 레일을 따라 구르기도 하고,때론 큐를 기어오르기도 하면서 온갖 기하학적인 모양을 그려낸다.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 조끼,백발을 깔끔하게 빗어 넘긴 노신사는 마음씨 넉넉한 여느 집 큰아버지 같은 모습이지만 금테안경 너머로 공의 한 점을 꿰뚫어보는 눈매에서는 매서움이 묻어난다. 대한당구연맹의 수석부회장 양귀문(67)씨.그는 자신의 공식 직함보다는 ‘당구 명인’으로 더 유명하다.국내 최고의 당구(4구) 점수인 ‘명예 2만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한번에 1만점을 쳐내 기네스북까지 오른,말 그대로 ‘당구 귀신’이다. ●목포 만석꾼 양아들의 ‘당구병’ 양씨는 서울 중학동의 내로라하는 부잣집 외아들로 자랐다.목포 만석꾼 출신의 아버지 정모씨 슬하에서 유복한 소년 시절을 보낸 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수재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남모르는 아픔도 컸다.자신의 생부가 따로 있었던 것. 본래 정씨 주치의의 셋째아들인 그는 갓난아기 때 강보에 싸인 채 만석꾼 집의 양아들로 들어갔다.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아들이 없던 정씨가 주치의의 막내아들을 양자로 낙점했고,아들만 셋을 둔 그의 생부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씨 성으로 자란 그가 다시 자신의 성을 찾게 된 것은 17년 뒤.생부가 사망한 뒤 부산 피란 시절 둘째형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끈질기게 양아버지인 정씨를 설득해 양씨 성을 되찾았다. 양씨의 당구 인생을 열어준 사람 또한 다름아닌 양아버지.대학에 입학한 뒤 취미로 잡은 큐로 인해 ‘당구병’이 도진 그가 밤늦도록 공과 씨름한 뒤 집 안으로 월담하다 장독을 깬 것만 수차례.이후 선뜻 집 안에 당구테이블을 들여놓으며 “당구를 얼마나 치기에 그렇게 빠졌느냐.”고 미소짓던 양아버지의 눈매를 그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일본 최고수의 제자로 양씨의 당구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귀화 일본인 윤춘식(일본명 다카키 쇼지)씨.14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33세에 당구공 하나로 전 일본을 제패한 윤씨는 지난 1971년 양귀문에게 일본 당구유학을 권한다.당시 영화제작 등 사업에 분주하던 양씨는 모든 것을 접고 ‘최고봉’에 오르겠노라며 대한해협을 건넜다. “두달 동안은 당구공 구경도 못했어요.하루에 꼬박 두 시간씩 큐를 밀어치는 연습만 했지요.오른팔에 근육이 뭉칠 무렵,그제서야 공을 놓아주더라고요.” 하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더욱 혹독한 훈련 뿐. “세리(빨간공 두 개의 간격을 일정하게 모아놓은 상태에서 쿠션 레일을 따라 이동시키는 기술) 훈련을 하루에 열 바퀴씩 시키더군요.한 바퀴 점수가 2000점이니 열 바퀴면 2만점인데 꼬박 두시간 반을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쳐내야 했지요.” 1년여의 유학을 마친 양씨는 8·15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침침한 백열등과 자욱한 담배연기로 상징되는 한국의 당구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사업도 뿌리친 채 당구에 매달렸다.국내외 대회에서 60여차례 우승을 휩쓸었고,당구 보급을 위해 개최한 세미나만 1700여차례나 된다. 지난 84년 한큐 1만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그는 2000년 5월 1대 조동성(사망)씨에 이어 2대 ‘당구 명인’으로 추대됐다. ●당구가 주는 절대교훈 ‘겸손함' 양씨의 당구 철학은 의외로 싱겁다.‘가장 쉬운 공을 가장 어렵게 쳐라.’는 것과 ‘강해져야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것. 양씨는 “당구 테이블은 인생의 축소판이지요.큐 하나로 온갖 모양을 다 그려내면서도 고통은 고통대로,희열은 희열대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당구입니다.무엇보다도 가장 쉬운 상황을 가장 어려운 듯 완벽하게 풀어나가는 겸손함이 당구가 주는 절대 교훈이지요.” 양씨는 또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나폴레옹,그리고 미국의 조지 워싱턴 등 세계를 다스린 제왕과 지도자들도 모두 당구를 즐겼다.”면서 “절대적인 권력과 강인함을 갖추었으면서도 완급과 강약을 아우르는 통치력을 그 안에서 배웠을 것”이라고 확신애 찬 듯 강조했다. 양씨의 당구에 대한 정열은 ‘이순’을 훌쩍 넘어 ‘마음이 가는 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종심(70살)’을 바라보면서도 끝이 없다.서울 서초동의 한국당구아카데미에서 매주 강의 중인 양씨는 지난달부터 인터넷 강좌까지 개설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큐 하나로 ‘종심’을 향한 불꽃을 태우고 있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드리미 통신

    루마니아 선수단 서포터스에 감동 ●28일 두류수영장에서는 루마니아 선수단 6명이 관중석으로 직접 올라와 서포터스의 응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예선 도중 서포터스 40여명이 국기를 흔들며 환호를 보낸 데 감동한 루마니아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까지 이들을 찾아왔고,서포터스들도 “위 러브 유.”라고 외치며 화답했다.이들은 양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김치’나 ‘치즈’ 대신 ‘어머니’라고 외치며 사진을 함께 찍었다. 프랑스 선수 메달 잃어버려 ●프랑스 여자 선수가 메달을 잃어버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태권도 여자 63㎏급 동메달을 딴 궐라디스 에팡위는 경기를 마친 뒤 셔틀버스 대신 택시를 타고 가다 메달을 잃어버린 것.프랑스 선수단은 지난 25일 조직위에 “메달을 재지급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측의 “개인적인 실수로 인해 생긴 일이라 어쩔 수 없다.”는 방침에 발만 동동 굴렀다. 부부 육상 국제심판 눈길 ●육상에서 김영수(50·대구제일고 교사) 이인숙(50·성산중 교사) 부부가 국제심판으로 활동해 눈길을 끌었다.김씨는 400m 경기에서 스타터(Starter)로,이씨는 입상자들의 도핑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다.이들 부부는 지난 1971년 고교 2년 때 한·일교환육상경기에 대구 단거리대표로 선발되면서 처음 만나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오련씨 아들경기 보러 대구 방문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3)씨가 막내아들 조성모(고려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28일 두류수영장을 찾았다.조성모는 이날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3위에 그쳤지만 조씨는 “모레 열리는 1500m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오늘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가볍게 했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지난 21일 대구에 내려온 조씨는 매일 수영장을 찾아 훈련과 경기를 빼놓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3부 경찰과 시민 (5)일그러진 경찰문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까.또 경찰의 업무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관 1인당 치안담당인구수’는 527명으로 10년전인 92년 512명보다 늘어났다.그러나 같은 시기 사건 증가 수를 감안하면 1인당 실제 업무처리 건수는 엄청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고소·고발·탄원 등 민원처리 건수는 92년 45만 6758건에서 지난해 103만 98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살인·강도·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도 26만 6728건에서 47만 5369건으로 크게 늘었다.이처럼 구조적으로 ‘혹사’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경찰의 사기가 저하되고 치안서비스의 질이 나아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권위주의와 불친절 지난 2001년 국정홍보처의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에서 드러난 시민의 경찰에 대한 평가는 참담한 지경이다.20세 이상 전국 150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31.1%로 최하위권이었다.신뢰도 10.5%를 기록한 국회보다는나은 편이었지만 우체국·소방서 등 다른 공공기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였다.경찰개혁을 외치고 나온 지가 이미 10년이 넘었지만 경찰은 여전히 시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11일 “경찰 내부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권위주의와 국민을 상대로 한 불친절 등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는 경찰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전반에 깔려 있는 구조적인 모순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치안연구소가 지난 2000년 펴낸 ‘경찰 민원인 만족도 향상 방안’에서 연구자들은 고소·고발을 경험한 40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를 토대로 인적서비스에 대한 주요 불만 사항으로 ‘위압적인 분위기’와 ‘거친 말투’를 꼽았다. 역사적 전통에서 경찰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찾는 시각도 있다.계명대 경찰학부 최응렬 교수는 “기존의 관존민비(官尊民卑)사상의 토대 위에 일제 식민지시대,이승만 정권,군사정권시대로 이어지는 동안 경찰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힘을 행사하는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부정한 권력과 정권에 시녀노릇을 하던 경찰 이미지는 국민들에게 치유되기 힘든 원죄와도 같다.”고 말했다. ●인사적체에 사기 꺾인 경찰 32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정년을 1년 남긴 서울 영등포경찰서 보안과 소속 A(56)경사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퇴직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서른살 첫째아들과 두살 아래 막내아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히 내 아들에게는 경찰 일을 시키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30년 경찰 생활에 보람도 있었지만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박봉에 진급마저 어려운 이 일을 대물림시키고 싶지는 않다.”라는 것이 이유다.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A경사는 32년 경찰생활 동안 순경과 경장 등 두 단계 진급하는데 그쳤다.특별히 부정을 저질렀다든지 잘못을 해서도 아니다.경찰 인력구조 자체가 다른 행정 부처보다 승진이 어렵게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평생 경찰생활 해봐야 말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라는 얘기가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돌기도 한다.전체 경찰관 9만 1592명 가운데 경찰서장급인 총경 이상은 전체의 0.5%에 불과하다.반면 경사 이하가 86.2%에 이른다.하위직은 비정상적으로 많고 고위직은 적은 ‘에펠탑 구조’인 것이다. 일반 공무원과 경찰간 직급을 비교해 보면 5,6급에 해당하는 경정부터 경위의 비율이 13.3%이지만 일반 공무원은 35.8%를 차지한다. 또 경찰은 말단 순경에서 6급인 경감까지 진급하는데 24년이 소요되는 반면 일반 공무원은 평균 17년이 걸린다.경찰청 관계자는 “취약한 인력구조 때문에 실제 일선업무를 담당하는 조사·수사·형사 분야의 중간계층이 엷어지고,이 같은 현상이 경찰조직의 전반적인 사기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당정협의에서 경찰간부 확충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경찰직급별 인력구조 개선방안’에 대해 일선 경찰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고질적인 문제인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데다 경찰로서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조치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으로는 현재의 에펠탑식 인력구조를 ‘종형구조’로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경찰청 경찰혁신기획단 관계자는 “우리 경찰과 같은 인사적체를 겪었던 일본에서는 중간층을 두껍게 하는 ‘종형’으로 전환하면서 어려움을 해소했다.”면서 “하지만 인사는 경찰예산과 직결되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과도한 업무가 불친절로 이어져 경찰의 업무과다는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주요범죄발생추이,연도별 경찰관 수의 변화와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수의 변화,경찰의 각종 민원처리 현황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경찰관의 업무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민원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일선 경찰관들은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업무과다는 실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물론 경찰관 순직,공상자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지난 2001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여태수씨가일선 경찰관 3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4%인 208명이 ‘매우 많다.’또는 ‘많다.’고 응답했다.‘업무가 적다.’고 응답한 사람은 2.1%인 8명에 불과했다.43.5%인 166명은 ‘보통’이라고 답했다. 지난 1997년부터 2002년 말까지 6년간 순직 경찰은 292명,공상자는 4340명에 이른다.순직 원인으로는 과로가 60.9%로 가장 많았다.교통사고가 31.5%로 뒤를 이었다.공상의 원인으로는 업무중 안전사고가 32.4%,교통사고가 31.2% 등을 차지했다.지난해 순직한 경찰관 39명 가운데 27명이 과로 때문에 숨졌다. ‘업무가 지나치게 많다.’는 일선경찰관의 불만이 볼멘 소리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경찰청 관계자는 “업무과다로 인한 과로사나 공상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이지만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부처에 대한 업무협조 부담이 유달리 많은 것도 경찰관들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법무부 관련 벌과금 징수 및 재조사 업무,대용감호 운영업무,국방부 관련 향토예비군 무기 탄약관리.각종 경비동원 업무 등도 경찰의 몫이다. ●“경찰 문화 개선해야” 자성의 목소리 경찰학자들은 경찰조직에 대한 비판 이전에 경찰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특수성을 이해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한국경찰발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된 ‘경찰조직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경찰은 법집행에 있어 강제성을 띠는 조직이고 국가공권력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다른 행정조직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다시 말해 경찰 업무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단속 등 기본적으로 권력성과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여론의 태도는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도 이같은 조직문화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국민이 경찰에 원하는 것은 완벽한 수사가 아니라 성의 있는 자세라는 점을 경찰도 깨닫고 있다.”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동참을 유도,작은 변화라도 스스로 일궈낼 수 있느냐가 경찰 개혁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이유종 기자 whoami@
  • 70대교수 31층서 투신자살

    신병을 비관한 70대 문인이 31층 건물 옥상에서 투신 자살했다. 21일 오전 9시10분쯤 서울 종로구 관철동 삼일빌딩 정문 앞 계단에서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인 윤종혁(尹鍾爀·사진·73·금천구 독산동·홍익대 영문학과 명예교수)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 건물 주차관리인 임모(50)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임씨는 “빌딩 앞을 지나는데 어떤 사람이 안경 등이 널브러진 채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윤씨의 주머니에는 약 봉투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명의의 2002년도 회비 청구서,회비 15만원을 납부한 입금 영수증 등이 들어 있었다.윤씨는 이날 오전 7시55분쯤 “교회 조찬기도회가 있다.”며 막내아들(37)이 운전하는 승용차로 집을 나선 뒤 8시50분쯤 삼일빌딩 근처에서 하차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윤씨의 집 서재에서 “오랫동안 질병에 시달렸다.아내와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유서가 발견됐고,이 건물 31층 옥상 난간에 윤씨의 구둣발 흔적이 남아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윤씨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윤씨의 시신은 강남 삼성병원에 안치됐다.충북 청주가 고향인 윤씨는 57년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달하우지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을 거친뒤 70년부터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다.80년에는 영국 왕립예술협회 종신회원으로 뽑혔다.국제적인 문학가 단체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에서 활동해 왔으며,한국공간시인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시집 ‘산봉을 넘어서’,‘이름마저 버리고’ 등과 몇편의 수필·번역 작품을 남겼다. 구혜영 이세영기자 koohy@
  • 복지 40~80/ 노인들의 新사랑방 ‘인터넷 실버사이트’

    ‘인터넷 실버사이트’가 노년층의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다. 건강 상담과 병원예약,노인용품 판매,유·무료 양로 및 요양 시설 소개는 기본이고 보험가입,장례,가사대행 등 일상생활속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또 유언장 작성,회고록 집필,유산상속에 관한 법률상담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각종 인터넷 실버 사이트들도 성업중이다. 노인들의 말벗이 돼주는 실버시터가 등장했고 토론방이 개설된 일부 사이트에서는 이성 소개도 이뤄지고 있다.이들 사이트의 노인 참여도 및 활용도는 예상외로 높다는 설명이다. 청주대 평생교육원은 실버넷이라는 55세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개설했으며 숙명여대 등 각 대학 평생교육원의 경우 실버산업 강좌를 앞다퉈 개설하고 있다. ◆2002년 한국노인들의 자화상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동갑내기 부인과 함께 33평형 아파트에 사는 신모(63)씨는 “요즘 노인들은 이메일을 통해 서로 소식을 주고받는 등 정보화 수준이 생각보다 높다.”면서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뒤 소일거리가 없어 몇년동안 안방차지를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을 배우고나서부터는 하루하루가 보람차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직장에 다니는 막내아들과 함께 사는 이모(72)씨는 능숙한 일본어 구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각종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느라 시간이 부족한 멋쟁이 할아버지.이씨는 “주위사람들이 행여 ‘노인냄새’를 맡을까봐 신경이 쓰여 향수를 사용한 지 2년쯤 됐다.”면서 “하루 한번꼴로 노인대상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물건도 구입하고 채팅도 하지만 일반 사이트에 비해 좀 시시한 편”이라고 다소 불만스러워했다. 지난해 한 인터넷사이트의 회원으로 등록한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에 사는강모(67·여)씨는 관절염으로 바깥 나들이가 다소 불편하지만 매일 단골사이트에 들러 새로 나온 용품이 있는지 살펴보고 국내외 노인관련 소식이나 회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강씨는 “주위 친구들 대부분이 일정 수준이상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갖고 있기 때문에 이들 실버사이트 이용률이 높다.”고 말했다. ◆실버산업과 시장규모 우리나라는 65세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다.실버산업은 주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면에서 여러가지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즉 단순히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신용과 신뢰를 통해 고령자들에게 안정감과 평안함을 제공하는 공익성과 수익성이 결부된 산업이다.또 중소기업에 적합하며 보건,의료 등 타제품과의 연계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 전체 시장규모에 대한 추산은 불가능한 실정이다.노인용품에 대한 정의나 산업분류가 없는 탓이다.다만 지난 96년 보장구 및 가정의료용기 시장의 매출액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장규모가 6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을 뿐이다.노인인구의 비율이 10%에 이르는 2005년부터 시장규모가 확대되기 시작,2010년이면 40조원을 상회하는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실버상품 대부분이 수입품이며 가격도 비싸 노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실버용품전문업체들도 국산품보다는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시장이 외국기업에 잠식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말한다. 한 실버 용품전문점 관계자는 “쇼핑몰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팔 만한 물건은 없는 실정”이라며 “노인용 미끄럼방지 양말 같은 사소한 물품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실버사이트별 콘텐츠 노년층을 겨냥한 실버사이트는 20여개가 있다.하지만 제대로 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사이트는 실버월드,유니실버,실버빌,굿실버,시니어마을,실버마을 등 몇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이밖에 대부분의 사이트는 자사 생산 노인용품이나 노인시설을 간접 광고하기 위해 편법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또 이름만 등록돼 있을 뿐 들어가보면 개설준비중이거나 엉뚱한 선전만 늘어놓은 사이트도 있다. 유니실버(www.unisilver.co.kr)의 경우 국내 실버산업관련 제1호 벤처기업을 표방한다.특히 몸이 불편해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간호와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 ‘너싱홈’개념을 처음 도입한 업체이다. 효도나라 실버월드(www.silverworld.co.kr)에는 대화방이 개설돼 있으며 실버전문가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회고록 집필대행서비스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 및 장애인 포털사이트로는 코지라이프(cozylife.co.kr)와 에이블데이터(www.abledata.co.kr)가 있다. 이밖에 엔조이그레이(www.enjoy gray.co.kr),실버스핸드(www.silver shand.co.kr),실버톡(www.silvertalk.co.kr),굿실버(www.goodsilver.net)는 노인용품 쇼핑몰을 중심으로 노년층의 기호를 맞추는 각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노인용품 어떤 것들이 있나 최근 서울 가양5종합사회복지관이 거동이 불편한 지역내 영세 독거노인들에게 ‘실버카’를 선물,호평을 받았다. 실버카는 가방이 달린 노인보행 보조기.키에 맞춰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브레이크와 장바구니로 이용할 수 있는 가방까지 달려있다.지팡이 대신 사용하면서 여러모로 편리한 실버용품이다.실버용품전문매장이나 인터넷 실버쇼핑몰에서는 이같은 다기능 실버카를 종류에 따라 28만∼38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실버용품도 첨단시대를 맞고 있다.특히 가족들의 손이 많이 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이 쏟아져 나와 전문매장을 채우고 있다. 국내 업체가 개발,세계100대 신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한 특허품 ‘골밀도전화기’(7만원)는 청신경에 이상이 있거나 난청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인들에겐 희소식이다.수화기를 얼굴 부위의 뼈에 대면 일반인과 마찬가지 수준의 깨끗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욕조에서 잘 미끄러지거나 일어나기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장,탈착 가능욕조 손잡이’(2만∼3만 5000원),양말 밑부분을 특수고무 처리해 미끄러지지 않는 ‘케어스탭 양말’(3켤레 2만 1000원),침대에서 손쉽게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침상용 손잡이 대변기’(2만 4000원)도 나와 있다.손잡이 대변기는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삶을 수 있도록 내열성이 뛰어나 위생적이다. 요실금 팬티보다 착용감이 좋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요실금 팬티’(180장에 5만 5000원),식사 때 음식을 흘리는 노인 환자의 손 흔들림을 방지하는 ‘식사도구 홀드’(2만 6000원),다양한 형태·재질의 ‘접이식 좌변기’(5만 4000∼9만 5000원),‘욕창방지용 쿠션’(1만 9000∼4만 7000원)도 새롭게 선보인 인기 노인용품이다. 이밖에 물 없이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노린스 샴푸’(3개 2만 7000원)와물 없이 목욕가능한 ‘노린스 바디바스’(3개 2만 7000원)제품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항해 때 사용하는 첨단용품으로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아동에게 편리하다.또 3단 접이식 ‘T자형 지팡이’(1만 9000원)와 침대에서 누운 채 진공공기주입기로 공기를 불어넣어 목욕을 할 수 있는 ‘이지배스’(48만원)도 나와 있다. 노주석기자
  • MJ 평창동자택 공개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이 집은 정 의원이 1995년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양옥으로 대지 271평,건평 175평에 방이 8개다.기준시가는 8억 5000만원이나 실거래가는 20억원 안팎.정 의원 내외의 침실과 4자녀의 방은 2층에 있으며,1층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손님방이 있다.가정부 1명,진돗개 2마리도 함께 산다. ‘ㄷ’자형의 구조를 한 건물과 정원은 서구적 외형과 고급스러운 마감재,동양의 고가구가 어우러져 있었으나 호화 장식품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정 의원은 강남구 신사동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배경과 관련,“어렸을 때 청운동에 살았는데 인왕산을 바라보면 ‘큰바위 얼굴’이 떠올라 좋았다.”면서 “신사동 집은 근처에 술집이 들어서 교육환경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을 빗댄 ‘허무개그’에 대해 “별로 재미가 없다.”면서도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나를 미워한 나머지 축구공이 되라고 주문을 걸어 축구공이 됐는데 공을 뻥 찼더니 청와대로 쑥 들어갔다.”는 시중유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막내아들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배경이 월드컵 예선통과를 기원한 때문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목사님이 예수님의 선물이란 뜻으로 지었다.”고 소개했다. 나온 음식은 새우튀김과 굴전,김밥,떡,갈비 등으로 부인 김영명(金寧明)씨와 친척들이 장만했다고 한다.김씨는 그림도 몇 점 그렸지만 걸어놓지는 않았다.경상도 억양의 김씨는 처음으로 여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본인은 어떤 퍼스트 레이디형이라고 생각하나. 학교는 힐러리 클린턴이 나온 미국 웨슬리대를 졸업했지만 로라 부시형이 온화하고 더 어울리는 것 같다.힐러리는 본래부터 공직에 취임하려 했고,나는 사회사업에 관심이 있어도 그 정도는 아니다. ◆신사동 집을 팔아 자선사업에 썼다던데. 영세민 지역의 한 노인복지시설에 기부했다.아는 분이 관장을 하고 계셔서 그렇게 됐다. ◆정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다고 했는데. 출마를 결정하기 전에 나름대로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결정한 만큼 함께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출마선언 이후 가슴 아팠던 일은. 사실이 아닌 일들을 들을 때 마음이 아프다.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정 의원이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들이 있다. ◆정 의원은 어떤 사람인가. 선이 굵은 편이다.그러면서도 남자가 모를 것 같은 일도 알고 섬세하다.가정에는 소홀한 면도 있지만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러 다니는 거니까 가족들이 이해하려고 한다. ◆부부싸움을 할 때 정 의원이 함부로 대하나. 서로 말을 안 할 때가 있다.싸웠을 때는 조금 거리와 시간을 두는 게 더 지혜로운 것 같다.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를 어떻게 보나. 굉장히 훌륭하신 분 같다.작년 크리스마스 때 정 의원 후원회 일로 식사를 한번 했는데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박정경기자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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