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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中, 평범한 버핏 주니어에 빠지다

    ‘버핏 주니어의 평범한 매력이 중국을 적셨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81)의 막내아들이자 음악가인 피터 버핏(53)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 ‘스타’로 떠올랐다. 아버지가 ‘돈 버는 법’을 설파해 중국인에게 추앙받았다면 아들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의 투자 DNA는 조금도 물려받지 못한 듯한 이 ‘괴짜’ 미국인에게 대륙은 왜 열광하는가. 한 자녀 정책과 무한경쟁의 그림자에 드리운 중국 젊은이의 가슴을 피터가 적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터가 중국인의 사랑을 얻은 것은 올해 초 그의 책이 출간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 책 ‘네가 만든 인생: 성취의 길을 찾아’를 지난 3월 ‘너 자신이 하라’(做?自己)라는 이름으로 중국 서점가에 내놓았다. 앞서 출간한 미국과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에 선뵌 지 6개월 만인 지난 8월 32만권이 팔렸다. 인구 13억명의 중국에서도 대단한 판매량이라고 포천지는 11일 전했다. 작곡가이기도 한 피터는 지난 봄여름 중국의 4개 도시를 돌며 ‘음악과 대화가 있는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자신의 뉴에이지 음악을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로 연주하며 인생에 대해 얘기했다. 최근에는 중국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베이징에서 야외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피터 스스로도 “콘서트라기보다는 마치 대선 유세 같았다. 가는 곳마다 기자들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그가 책과 공연을 통해 대륙에 전달한 메시지는 간단하다. “자신의 뜻대로 살아라.”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잇거나 부의 세습을 탐하는 대신 가장 사랑하는 음악을 선택했기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피터는 “아버지나 나나 똑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던 그는 “1학년 때 배운 것이라고는 과목명 뒤에 ‘-학(ology)’이라고 쓰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만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고 음악을 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피터는 “어머니가 ‘너는 말을 배우기 전에 노래했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아버지 버핏은 ‘제멋대로’ 살아가는 자식을 물질 대신 마음으로 응원했다. 피터 스스로도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지원받는 일을 꺼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젊은이들이 ‘세대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탓에 피터의 삶의 방식에 환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청년 엘리트들은 좋은 대학에 가려고 하루 14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리고 대학에서는 더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홀로 부모를 모셔야 하는 등 경제적 중압감도 상당하다. 포천은 “갑부 워런 버핏에게 주목하는 것이 중국의 현재를 말해 준다면, (가치를 지향하는) 피터에게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청나라 볼모 8년… 소현·효종 형제와 그들 부부의 불운했던 삶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7일만에 폐위 단경왕후… 50년 넘도록 중종만을 그리며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조선 최초 세자 이방석은 여색에 빠지고 세자빈은 불륜을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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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절실”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절실”

    “고백하건대 올봄부터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습니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9일 이같이 되뇌었다. ‘주민 곁으로 다가서는 구청장이 되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정신없이 1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맹세는 가을이 돼서야 지키게 됐다. 9월을 맞아 두달 동안 14개 동을 돌며 ‘일일 동장’을 맡기로 하고 지난 15일 전농1동을 찾았다.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넘어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거리 청소로 하루를 열었다. 주민 및 동 직원들 50여명과 골목골목 쓰레기를 줍고, 물청소를 하자니 사람들이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유 구청장은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듯한 주민들의 진정성 담긴 격려에 없던 힘도 생겨났다.”면서 “정말 몸을 낮추니까 그들의 소박한 꿈이 보였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일상을 보며 오히려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라며 웃었다. ●거리청소·민원도우미 등 나서 오전 9시 콩나물해장국으로 허기를 달랜 그는 어깨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민원안내 도우미로 변신했다. 소소한 민원이 넘쳐났다. 그는 “공무원 입장에선 별것 아닌 일도 당사자에겐 절박하게 사무친다.”며 친절 서비스를 몸소 보였다. 환자복을 입은 50대 여성은 “이사 가기 위해 재활용품 수거 딱지를 붙여야 하는데 병원비를 대느라 돈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다른 민원인은 재개발구역으로 묶여 4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데 조합측의 수수방관에 답답하다고 가슴을 쳤다. 노래교실 회원들은 1만원씩 내는 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아우성쳤다. 유 구청장은 그럴 때마다 침착하게 알아보겠다며 설득시켰다. 그는 점심 뒤 피곤이 몰려왔던지 동장실로 올라오자마자 의자에 앉은 채 새우잠에 빠졌다. 사실 아침부터 컨디션이 별로였다. 감기 탓에 내내 코를 훌쩍거렸다. 이 때문에 동 직원들은 늦더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감기 탓만은 아니었다. 넉넉잖은 젊은날을 떠올려서인지 절약습관이 몸에 배어 웬만해선 한여름에도 집무실에서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작은 일도 당사자는 절박해” 오후 일정도 빡빡하게 돌아갔다. 1시 30분쯤 전농1동 관내 화목경로당을 방문해서는 “아버지·어머니 세대가 보릿고개를 잘 넘겨준 덕분에 후대들이 좋은 시절을 맞았다.”며 손을 잡았다. 이어 “노년의 풍족한 삶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만큼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며 “복지 패러다임을 놓고 보수와 진보 간에 충돌도 많지만, 서민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노인들은 “10년 전 노인정 80곳에 에어컨을 보내주고 최근엔 건물에 비가 새는 것도 고치고 도배해주는 등 경로당에 많이 투자해줘 힘난다.”면서 “이제 새장가·시집만 보내주면 바랄 게 없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유 구청장은 곧장 구립 전일청소년독서실로 이동해 시설을 점검하고 청량정보고교 건강매점 개점식에 참석해 막내아들뻘의 학생들과 격의없이 얘기를 나눴다. 지칠 법도 한 오후 5시가 돼서도 “오늘 쏟아진 민원을 정리하고 조치해야 할 것 같다.”며 동주민센터로 발길을 되돌렸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무려 118세’ 비공인 최고령 베트남 할머니

    ‘무려 118세’ 비공인 최고령 베트남 할머니

    아시아권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기네스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할머니 윈 찌 추우가 최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비공인 세계 최고령자로 소개됐다. 할머니의 생일은 5월 4일, 1893년생이다. 만으로 올해 118세를 넘겼다. 할머니는 이미 베트남 기네스의 공인을 받아 월드 기네스 등재의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베트남 기네스는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할머니를 베트남 최고령자로 공인했다.”며 10월 중 월드 기네스 등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69세 된 막내아들과 호치민에 살고 있는 할머니의 장수비결은 마음의 건강. 할머니는 “특별한 비결은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남을 사랑하며 돕고,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하루 두 번 식사를 한다. 정원에서 키운 채소를 요리해 밥과 함께 하루 두 번 상을 차린다. 화학조미료가 든 음식은 먹지 않는다. 현지 언론은 “할머니가 베트남 독립전쟁 때 땅굴을 파고, 독립군에게 음식을 전달한 일을 기억하는 등 베트남 현대사의 산증인”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현재 기네스가 공인한 세계 최고령자는 미국의 베시 쿠퍼 할머니(115세)다. 그보다 48일 일찍 태어난 브라질의 할머니 마리아 고메스 발렌틴이 지난 6월 숨을 거두면서 베시 쿠퍼는 세계 최고령자 기네스 타이틀을 승계했다. 사진=에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리비아 협상 결렬… 새 협상 재개

    카다피 세력의 마지막 저항지에 대한 공세를 앞두고 4일(현지시간) 리비아 반군과 카다피군 간의 협상이 일단 결렬되면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리폴리 남동쪽 150㎞ 지점인 바니왈리드와 카다피 고향 시르테 등 카다피 세력의 거점을 포위한 반군의 총공세가 임박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5일 리비아 반군과 카다피군 사이에 새로운 협상이 재개되면서 평화적인 결말에 대한 희망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반군이 바니왈리드 중심지에서 7㎞까지 밀고 들어갔으나 카다피군이 그곳에 방어선을 구축하는 대신 다소 물러난 채 새로 시작된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선 협상에서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대변인 무사 이브라힘이 반군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바니왈리드에는 카다피와 그 가족들이 머물고 있었으며, 현재는 사디와 무타심 등 아들 두 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카다피의 맹렬한 충성 세력 100여명이 도시에서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니왈리드 주변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한 반군은 본격적인 공세에 앞서 이 지역 주민들이 카다피 세력에 맞서 봉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바니왈리드 내부에서 반카다피 주민과 카다피 세력 간에 이미 충돌이 발생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무사 대변인은 바니왈리드에 있는 부족 지도자들의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항복 협상은 유혈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부족 지도자들의 중재로 진행됐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은 NTC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망설이 나돈 카다피의 막내아들 카미스가 트리폴리 근처에서 실제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리비아 평화 정착 과정에 반군에 밀려난 카다피 세력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타지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종·종족 세력들도 당연히 국민 화해 과정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버지처럼 고국에 공헌하는 한국인 되고 싶어”

    “아버지처럼 고국에 공헌하는 한국인 되고 싶어”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런 아버지의 유언은 어머니와 형을 통해 선우광협(45)씨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중국에서 태어나 두살이 되기 전에 아버지를 잃었고, 중국 학교와 회사를 다니면서도 마음 속에는 늘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중국에서 누리는 안정적인 삶과 한국에서 새로 꾸려가야 할 삶을 두고 끝없는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선우씨는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진짜 한국인이 되기로 하고 이를 실행했다. ●두살이 되기전에 부친 돌아가셔 11일 국적 증서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선우씨는 들떠 있었다. 그는 일제 강점기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에서 조선민족혁명당에 입당해 충칭(重慶) 남안구 구당부 조직부장으로 활동했던 독립유공자 선우완(1924~68) 선생의 막내 아들이다. 선우완 선생은 한국 광복군 제1지구대에서 항일운동에 몸담았으며, 지난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날 법무부에서 국적 증서를 받은 독립유공자 후손 13명 중 직계 아들은 선우씨가 유일하다. 선우씨의 딸 민(6)양과 함께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선우씨는 중국 선양에서 제법 잘나가는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에서 근무하다 2004년 화장품 회사 ‘F2F’를 차렸고, 현재는 직원 120명을 거느린 견실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 화장품 원자재를 수입, 중국에서 재가공해 출시하고 있다. 형과 누나도 중국 고위직 공무원과 교사로 안정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뒤 가족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한국 국적 취득 문제였다. 한국인으로 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 삶의 기반이 없는 현실이 문제였다. 게다가 선우씨의 아들(16)과 딸은 한국말을 못한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도 한국인으로 살고 싶다는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가족회의를 정말 많이 했어요. 아내의 걱정이 컸지만 결국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제 마음을 받아줬죠.” 중국에서 어렵게 일궈 놓은 안락한 삶을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인이 되고 싶은 이유는 뭘까. 선우씨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버지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잖아요. 아버지의 뿌리인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한시도 제 머리를 떠난 적이 없어요. 저도 아버지처럼 한국에 공헌하는 한국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형과 누나, 아내와 아들도 조만간 귀화를 신청할 계획이다. 해방 후 고향인 평북 태천군으로 돌아갔던 선우완 선생은 좌우 대립에 실망해 다시 중국으로 건너간 뒤 문화대혁명 와중에 옥고를 치르다 병을 얻어 1968년 작고했다. 일곱 식구는 하루 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렸고, 어머니가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렸다. 4남매가 장성해 자리를 잡았지만 항상 마음 한쪽이 허전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참담한 가난을 이겨냈지만 고국에 대한 미련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독립유공자 후손 13명 특별귀화 오랜만에 고국을 찾은 선우씨는 요즘 귀국 준비에 바쁘다. 딸이 다닐 학교도 알아봤고, 다음주에는 아들과 고국 곳곳을 여행할 계획이다. “화장품 브랜드를 한국에서도 론칭할 계획입니다. 중국과 한국을 잇는 무역 외교사절이 되고 싶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대회의실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독립유공자 후손 선우씨 등 13명에게 특별귀화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국적증서 수여식은 2006년 이후 6번째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박범신 “난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

    박범신 “난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

    “작가가 늙고 안 늙고는 서사 구조가 아니라 문장의 날에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고 원한 것이 아니기에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39번째 장편소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문예중앙 펴냄)를 내놓은 작가 박범신(65)은 ‘영원한 청년 작가’임을 강조했다. 다음 달 말에 막내아들이 결혼하고, 대학 교수직도 정년을 맞아 인생의 역할 3분의2가 끝난다고 말하는 작가의 모습이 허허로웠다. 미국 시인의 시구에서 제목을 따온 ‘나의 손은’에는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대해 강력히 발언하고 싶다는 작가의 주제 의식이 담겼다. 소설이 발화된 계기는 한 재벌 회장이 사람을 패고 돈을 준 사건이었다. 작가는 “실내 야구장처럼 돈만 내면 사람을 팰 수 있는 세상 구조가 굉장히 나를 괴롭혔다.”고 말했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방화범으로 몰려 4년간 갇혔던 교도소에서 출옥하고 노숙자로 10여년을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온다. 개를 잡는 일을 했던 아버지와 살았던 무허가 판자촌 자리에는 원룸빌딩 ‘샹그리라’가 들어서 있다. 우연히 집주인 이사장에게 관리인으로 고용된 ‘나’는 잔혹한 자본주의의 표본과 같은 이사장의 잔인성을 볼 때마다 손바닥에 생겨난 말굽이 단단해진다. ‘나’는 폭력의 화신인 말굽이 날뛸 때마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또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보고서로 읽힐 수도 있는 ‘나의 손은’은 여러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시골 마을에서 악의 화신이 각종 이권을 누리며 군림한다는 설정은 만화 ‘이끼’와 비슷하고, 사이비종교에 대한 묘사에서는 소설 ‘1Q84’가 생각난다. 주인공 ‘나’의 개장수 아버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의 등장인물 같기도 하다. 작가는 어디선가 본 듯한 대중적인 이야기라는 의견에 “문장이 함유한 다양한 중층 이미지가 있기에 똑같은 이야기를 써도 똑같은 평가가 나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 역시 ‘촐라체’처럼 인터넷에 연재됐다. 작가는 컴퓨터로 6개월간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손바닥에 말굽과 같은 굳은살이 생기는 느낌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60대 작가인 황석영, 최인호에 이어 박범신의 신작까지 가세하면서 한국 문학계는 최근 남성 독자의 유입으로 활기를 얻고 있다. 특히 박범신의 ‘나의 손은’은 25년간 문학 청년을 지도한 작가의 흡입력 있는 문장과 섬뜩한 하드 고어 영화 같은 분위기 등으로 ‘읽을 만한 소설이 없다’는 갈증에 시달렸던 남성 독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하다. 게다가 악의 화신 이사장에게 바쳐진 아기보살이 ‘소녀시대’ 춤을 추는 장면의 묘사는 노래 가사처럼 반짝반짝 눈이 부시다. 작가는 그 비결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제자들과 노래방에 가는데 모두 연예인처럼 춤을 춘다. 춤 동작에 대한 묘사를 해오라고 했더니 문학도답게 잘 해오더라.”고 털어놓았다. 1973년 등단해서 39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최근 1년 반 동안 ‘은교’ ‘비즈니스’ 등 세 권의 장편소설을 내는 무서운 생산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양으로는 도스토옙스키만큼 못 썼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술을 먹어도 심심하고, 일을 해도 심심하다. 글을 쓸 때만 완벽한 구원의 느낌을 받는다.”는 박범신은 뭘 쓸지 모르겠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름이 지나면 고향인 충남 강경에 거처를 마련해 내려갈 계획이라는 작가는 “강력한 표창을 든 청년 작가로 진군해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10년간 열심히 써보려고 한다는 박범신이 있기에 한국 문학은 더 흥미진진할 것 같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결혼식만큼 성대한 ‘이혼식’ 연 中여성

    “이혼했으니 축하해주세요.” 결혼식은 많은 이들의 축복 속에서 열리지만 이혼은 당사자 간에만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이 고정관념을 바꾼 중국 중년여성이 나타났다. 중국 산시성에 사는 주부 위 안리(57)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외도한 남편과 드디어 이혼하게 된 걸 축하해 달라.”며 하객 수십 명을 초대했다. 이혼 도장을 찍은 지 1년 됐다는 그녀는 결혼식만큼 성대한 이른바 ‘이혼식’을 홀로 거행해 눈길을 끌었다. 5년의 열애 끝에 부부가 된 그녀와 남편은 지난해 6월 27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다. 이혼의 원인은 남편의 외도. 수년 전부터 불륜을 저질러온 남편과 다시 화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관계는 되돌릴 수 없었다. 이혼 뒤에도 둘은 막내아들의 초등학교 진학문제로 한 지붕 아래 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그녀는 남편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찢어버린 뒤 한국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어항에 결혼반지를 빼서 던지기도 했다. 위 안리는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가족, 친지, 친구들로 이뤄진 하객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녀는 “이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고 이제는 남편과의 힘들었던 삶을 끝낸다는 의미로 이런 행사를 열었다.”면서 “홀로 설 수 있도록 많은 축하를 해 달라.”고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한·미·중 차기정권 최대부담 될 것”

    “한·미·중 차기정권 최대부담 될 것”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차기 미국 대통령 임기 중 사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북한의 불안정이 한국, 미국, 중국에 최대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발간한 ‘아시아의 새로운 냉전’ 보고서에서 “내년에 등장할 한·미·중의 새 지도자들이 맞을 최대 위기는 북한의 불안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김 위원장의 사망과 권력승계 실패가 유발할 수도 있고,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 도발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차 교수는 “이런 위기를 피하는 열쇠는 한·미·중 3국이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핵실험,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하는 중국의 태도로 미뤄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1992년 한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남북한과 등거리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북한과는 오랜 공산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 한국과는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김 위원장이 막내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일본과 동맹관계를 맺을 ‘통일한국’이 중국으로서는 이롭지 않고, 경제를 위해 당분간 안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김 위원장이 차기 미국 대통령 임기 중 사망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면서 “그의 사망은 최대의 비상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소극적”이라면서 “중국이 한반도에서 입지를 확보하길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한국, 미국과 공조하는 게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페일린, 다운증후군 아들 관련 이메일 공개

    페일린, 다운증후군 아들 관련 이메일 공개

    “그 아이는 상상 이상의 기쁨과 사랑을 줄 것이다.” 미국의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세라 페일린(47)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다운증후군에 걸린 막내아들 트리그(3)가 태어나기 2주 전 쓴 감동적 이메일이 13일 공개됐다. 지난 10일 공개된 페일린의 개인 이메일 2만 5000여 페이지 중 일부로 편지 속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곧 태어날 아들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가 담겼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페일린은 트리그가 태어나기 2주 전인 2008년 4월 ‘하늘에 있는 트리그의 창조주’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상상해 편지를 써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트리그의 엄마와 아빠는 의사로부터 이 아이가 그들이 상상했던 것, 또는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도전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이 아이는 네가 인생에서 사물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정말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또 너의 세계를 넓혀 주고 네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게 해 줄 것이다.”라고 적었다. 페일린은 또 “트리그는 염색체 한 개가 더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점이 없다.”면서 “다운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은 어려움이 있지만 네가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기쁨과 사랑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편지의 전문이 공개됨으로써 ‘트리그가 실제로는 페일린의 미혼 딸 브리스톨의 아이’라는 루머는 거짓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페일린이 이 편지와 함께 공개한 이메일 중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하기 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의 연설을 “대단하다.”고 칭찬한 부분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페일린이 극우 보수파로 구분되지만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이념적인 면모를 다소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항일투사 후손들 고통 뼛속까지 이해되죠”

    “항일투사 후손들 고통 뼛속까지 이해되죠”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이자 ‘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외손자, 배우 송일국. 그가 안중근 부자(父子)의 인생사를 다룬 연극 ‘나는 너다’로 앙코르 무대에 다시 섰다. 그는 이 작품에서 안중근 의사와 그의 막내아들 준생 역을 맡았다. 1인 2역이다. 지난해 첫 연극 경험 이후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는 송일국을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그는 상당히 유쾌한 사람이었다. 기자를 보자마자 최근 출연한 KBS 드라마 ‘강력반’을 찍으며 겪은 일화를 풀어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강력반 형사 박세혁으로 출연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며칠 함께 근무를 섰어요. 체험 차원이었지요. 그런데 어떤 기자 가 저를 봤나봐요. 후다닥 뛰어오더니 문을 쾅 하고 열더라고요. 저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특종을 잡았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경찰에게 ‘송일국, 무슨 사고 치고 왔느냐’라고 묻는 겁니다. 드라마 촬영차 왔다는 걸 알고 무척 아쉬워하던 기자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하하.” ●같은 독립운동가 자손으로 공감 아이처럼 깔깔 웃다가 막상 작품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내 표정이 근엄해졌다. 그는 안중근 의사보다 아들 준생을 연기할 때 뼛속까지 더 이해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립운동가는 훗날 세상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후손들의 아픔과 고통은 잘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후손의 처지라 그런가보다고 했더니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다. “생각해 보세요. 제 외증조할아버지와 외증조할머니는 (충남) 홍성에서 99칸짜리 궁궐 같은 집에 서 사셨던 분이세요. 그러다 독립을 위해 전 재산을 팔고 학교를 세우셨죠. 나머지 가족들은 호사를 누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너무 가난해진 거예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는 외할아버지 김두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오죽하면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 안 하셨겠어요(하하). 단 한번도 생활비를 주신 적이 없대요. 어머니는 너무 고생을 해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눈물 한 방울 안 나셨대요. 장례식날 영구차가 (경기) 의정부를 지날 즈음, 보육원 아이들이 조그만 소반에 제물을 담아 기다리고 있더래요. 외할아버지가 독립연금을 가치 있게 써야 한다며 보육원에 맡긴 사실을 처음 아셨답니다. 보육원 원장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하는데 그 아이들이 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처음으로 목 놓아 우셨다고 하더라고요.” 송일국은 “자신도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나름대로 고통을 겪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 압구정동에서도 가장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살 만큼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어머니(김을동)가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일을 시작하면서 자비를 털어넣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나중에는 월세집에서 살았는데 월세를 못 내 보증금까지 다 날리고 거의 쫓겨나기 직전이었어요. 너무 신기한 게 그때 제가 드라마 ‘주몽’에 투입됐고, 시청률이 50%를 넘어서면서 대박이 났죠. CF를 6~7개 찍게 되면서 어머니 빚을 다 갚았어요.” 항일투사의 후손으로서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 조상의 덕을 받아 지금은 잘살고 있는 듯하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연극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기뻤고, 특히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힘을 기를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연극무대서 기본부터 다시 시작 “드라마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를 찍을 때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들을 불러 모아 작업했어요. 솔직히 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보일까를 연구했죠. 8개월 동안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주로 보이는 것에만 치중했어요. 당시 연기력 논란을 겪고 나서 기본으로 돌아가야겠구나 느꼈고, 연극을 하면서 배우로서 정말 많이 배우고 깨우쳤습니다.” 많은 관객이 무대를 찾을 때 보람을 느끼지만 특히 일본 팬들이 연극을 보고 나서 반응을 보일 때 뿌듯하단다. “초연 당시 한 일본인 관객이 일본에 있는 안중근 의사 사당 사진과 가는 길목 표지판까지 전부 일일이 찍어 선물해 주셨어요. ‘나는 너다’ 연극 포스터를 사당에 놓고 온 것까지 인증샷을 찍으셨는데 그 사진첩을 받았을 때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이 작품을 선택하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이뤄진 날도 일본팬 10여명이 객석에서 열띤 응원을 보냈다. 이날 공연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콜’이었음에도 말이다. 기획사 측은 “일본 팬들의 단체 구매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다음 달 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2만~6만원. (02)580-13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여성 107명과 결혼한 ‘나이지리아 87세 남성’

    107명과 결혼해서 자녀 185명을 둔 나이지리아 80대 남성이 미국 일간 LA타임스에 소개됐다. 부인 4명까지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이슬람 율법보다도 훨씬 더 많은 부인을 가진 이유에 대해 남성은 ‘신의 계시’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비다에 사는 이슬람 주술치료사 벨로 마사바(87)는 침실 89개의 거대한 저택에 살고 있지만 늘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현재 마사바는 부인 86명과 자녀 133명 등으로 이뤄진 거대한 가족을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바는 107명 부인 가운데 12명과 이혼했고 9명과는 사별했다. 현재 64세의 최고령 부인과 19세의 최연소 부인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지난달 태어난 185번째 막내아들도 그의 집에서 자라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인원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지만 싸우는 일이 거의 없이 화목하게 지낸다.”고 마사바는 전했다. 1970년 대 어느 날 ‘영적인 경험’을 통해서 많은 부인을 맞기로 했다는 마사바는 “처음부터 많은 부인을 두려고 작심했던 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신의 계시로 이처럼 많은 여성들과 결혼을 했고,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며 은퇴의 뜻을 밝혔다. 2008년 9월 마사바는 ‘너무 많은 아내를 둔 죄‘로 샤리아법률에 따라서 체포돼 옥고를 치른 적도 있다. 감옥 앞에서 50 여명의 부인들이 남편을 풀어달라고 시위를 벌이고 “자유의지로 결혼을 했다.”는 부인들의 일관된 주장에 결국 당국은 그를 풀어줘야 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서는 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마사바가 영적인 치료능력을 맹신해 아픈 자녀들을 병원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있으며 그간 아이들 50여 명이 성장하던 중 사망한 것을 두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LA타임스에서 마사바는 “신은 나에게 수많은 여성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줬다.”면서 “내가 그들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그들이 내 곁에 남아 있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카다피 막내아들 나토 공습 사망”

    “카다피 막내아들 나토 공습 사망”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막내 아들인 사이프 알아랍 카다피(29)와 10살 안팎의 손자 3명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리비아 정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토요일인 30일 밤 트리폴리에 있는 사이르 알아랍의 집에 나토군이 미사일 공습을 가했다.”고 밝히고 “마침 같이 집에 있던 카다피 원수 부부는 화를 면했지만 사이프 알아랍과 손자들은 숨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적어도 세 발의 미사일이 사이프 알아랍의 집에 떨어졌고, 카다피의 친척 등이 공습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숨진 카다피의 막내 아들은 독일에서 공부한 학생이며, 권력 구조에서 그리 많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나토군의 공습이) 시민 보호와는 무관하다는 점이 명백해졌고, 지금 이곳에는 정글의 법칙만이 있을 뿐”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나토는 성명을 통해 카다피 아들과 손자들의 사망을 보도를 통해 접했다면서 분쟁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에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나토는 리비아 시민들을 위협하는 바브알아지지야 인근의 지휘통제실을 공습하긴 했지만, 카다피나 그 가족 등 어느 개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카다피의 목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영국과 프랑스 주도의 공습이 유엔이 승인한 ‘시민보호를 위한 군사작전’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비난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다피 아들 일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트리폴리 일대에서는 카다피 지지 세력들이 허공에 총을 쏘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반군 거점인 벵가지에서는 이를 축하하며 총기를 발사하거나 차량 경적을 울려 댔다. 카다피 국가원수는 막내 아들이 공습으로 숨지기 몇 시간 전에 TV 생방송을 통해 “평화를 향한 문은 열려 있다.”며 정전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토는 카다피가 이전에도 몇 차례 정전을 발표하고도 민간인을 공격했을 뿐 아니라 이날도 미스라타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면서 “카다피 정권은 정전협상을 말하기 전에 먼저 민간인에 대한 모든 공격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 끝에 선 노인들 ⑦고독속에 사는 농어촌 어르신

    “오늘 죽지 못하니까 그냥 사는 겁니다. 내일 안 죽으면 또 그냥 사는 것이고….” 전남 순천시 서면 판교리에 사는 김점례(오른쪽·83) 할머니는 20여년 전 회갑에 남편을 잃고 22년째 농촌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별다른 희망이 없어 보이는 얼굴에, 말하는 것도 귀찮게 여겼다. 할머니에게는 아들 4명과 딸이 2명이나 있지만, 서울과 수원 등지로 떠나고, 순천 시내에 사는 막내아들이 간혹 잠깐씩 들르곤 한다. 하지만 막내아들 내외도 직장 일로 자주 찾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김 할머니의 하루는 익숙한 외로움 속에서 지루하게 연명하는 수준이다. 17년 전 5일장에 나갔다가 버스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쳤다. 농촌에서 살다 보니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상태가 돼 버렸다. 이제는 한쪽 귀까지 들리지 않아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것도 수월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집에 텃밭이 있어서 전에는 채소와 나물 등을 가꿔 시장에 내다 팔아 용돈을 벌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져 그마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루 앞 소 축사는 무너진 채 폐목들이 쌓여 있기만 하다. 정부로부터 매월 받는 기초노령연금 8만 4000원이 할머니 수입의 전부이다. 하지만 전기세와 전화세 등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한다. 지난겨울에도 비싼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잠잘 때에만 잠시 전기장판을 이용해 잠시 냉기를 피했다. 그래서 낮에는 따뜻하게 난방이 되는 노인당에 가지만 오후 5시가 넘어 집에 돌아와서는 TV를 켜고 보는 둥 마는 둥하면서 방안에서 새우잠을 잔다. 농어촌 오지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이 아파서 읍내 등에 있는 병원에 갈 때 차를 갈아타는 것이다. 김 할머니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동안 옆집에 산다는 박덕림(왼쪽·81) 할머니가 묵은 김치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혼자 산다는 박 할머니도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몸이 아파서 며칠 누워 지내다 오랜만에 나왔다는 박 할머니가 김 할머니의 유일한 벗이다. 두 할머니에게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대답은 한결같이 “아무도 없다. 손자나 자식들도 자주 봐야 정이 드는데 거의 얼굴을 못 보니까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고 쓸쓸하게 말했다. 두 할머니들은 노인당에서도 ‘왕따’가 있어서 자주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 자식들이 가끔씩 노인당을 들러서 다른 노인들에게 간식거리라도 가져다 주는 노인은 대접을 괜찮게 받지만, 이런 사정이 안 되는 노인은 눈치가 보여서 같이 어울리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노인돌보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은 유일한 버팀목이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자치단체의 말벗도우미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농촌 27개 마을의 노인 35명을 관리하고 있는 사단법인 ‘희망세상’ 소속 돌보미 남순애(58)씨는 “명절이면 시내에 있는 경로당은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오지 노인들은 이런 혜택도 받지 못해 참혹할 만치 외로움을 안고 산다.”고 말했다. 남씨는 “돌보미들이 약간의 돈을 모아서 반찬거리를 사다 주는 경우가 있다.”며 “노인들이 무엇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방법을 몰라서 매일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70억분의 1’ 지구상 유일한 ‘특이 염색체’ 소년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특이 염색체를 가진 소년이 등장했다. 확률로 따지면 70억분의 1 염색체를 가진 이 소년에게 하루하루가 기적과 같다. 영국 워릭셔 주에 사는 알피 클램프(2)는 사랑스러운 미소와 애교로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막내아들이다. 여느 소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알피는 매우 희귀한 유전병 탓에 ‘70억분의 1’ 소년이라는 별명이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알피는 7번째 염색체에 ‘추가적인 가닥’(extra strand of DNA)이 있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다. 역대 의학계에도 단 한 차례도 보고된 바 없기 때문에 치료방법이나 증상에 대해서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알피는 호흡 및 신진대사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으며, 발육에도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눈이 멀어서 앞을 보지 못하며 근육이 워낙 약해서 18개월이 지났을 때야 겨우 몸을 세워 앉을 수 있었다. 신문에 따르면 알피는 생후 6주 만에 호흡 장애로 의식을 잃은 뒤 지금까지 상당시간을 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특히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자주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겼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년의 부모는 “알피와 맞는 하루가 기적과 같은 행복”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리처드 알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특이 염색체를 가진 아들이 이렇게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라면서 “아들이 건강해지면 분명 다른 사람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twitter.com/newsluv) 
  • 주말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OBS 토요일 밤 11시 20분) 강남의 최고급 호텔 1207호에서 칼에 9군데나 찔려 발견된 카피라이터 정유정. 휘발유 통을 들고 현장에서 바로 검거된 의문의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왼쪽). 증거 확보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수사팀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이들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이는 무리가 있다. 그들은 바로 방송국 PD와 스태프들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로 ‘범죄 없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살인사건 수사가 공중파를 타고 생중계되려는 상황. 이름하여 특집 생방송 ‘정유정 살해사건,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다. CCTV로 연결된 현장 수사본부에서는 검사와 용의자 간의 불꽃 튀는 수사가 벌어진다. 동물적 감각을 지닌 검사 최연기(차승원·오른쪽)와 샤프하지만 내성적인 용의자 김영훈. 전 국민의 유례없는 참여와 관심 속에 1박 2일간의 버라이어티한 수사극은 활기차게 진행된다. 그러나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점점 미약해지고 수사는 미궁속으로 빠지고 만다. ●명화극장 허트 로커(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폭발물 제거반’이라는 특수 임무를 띠고 이라크에 파병된 샌본 병장과 엘드리지 상사는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톰슨 팀장을 잃는다. 두 병사는 죽은 톰슨을 대신해 제임스라는 새 팀장을 맞이한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제임스는 폭발물 제거 현장에서 독단적이고 무리한 행동을 일삼으며 본인뿐 아니라 팀원들까지 위험에 빠트린다. 늘 팽팽한 긴장과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샌본과 엘드리지는 새 팀장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갈등이 깊어진다. 하지만 사막 한복판에서 교전을 벌이면서 제임스와 신뢰를 쌓는다. 그러던 중 그린 존 내에서 유조 탱크 폭발 사고가 나자 폭탄물 제거반은 현장 조사를 나가게 된다. ●오발탄(EBS 일요일 밤 11시) 가난한 집안의 가장 철호는 정신착란증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고 산다. 그의 아내는 만삭의 몸으로 생활고에 찌들려 살고, 남동생 영호는 한국전쟁으로 부상을 입고 제대한 청년으로 상이군인들과 어울려 다니며 울분을 어쩌지 못하고 폭발 일보 직전이다. 그의 여동생은 콜걸이며, 막내아들은 빈곤을 견디지 못해 신문팔이로 나선다. 철호는 만성 치통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치과에 갈 수 없는 비참한 상황이다. 견디다 못한 동생 영호는 마침내 권총을 마련해 은행을 털 결심을 한다. 병상에 누워 있는 노모는 제트기의 폭음 환청에 시달릴 때마다 벌떡 일어나서 ‘가자, 가자’ 하며 외친다. 아내는 출산 일이 되어 병원에 갔으나 난산 끝에 절명하고 마는데….
  • 빵집 찾은 주민에게도 소총난사

    리비아의 유혈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서로의 진지를 지키려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카다피는 서부전선 수호를 위해 대규모 병력을 트리폴리로 소집했다. 아프리카 용병 및 민병대원 수천명을 23일(현지시간) 수도로 불러 모았고 막내아들 카미스가 이끄는 최정예 친위부대인 32여단에도 전투준비 지시를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전했다. 유령도시가 된 트리폴리의 시민들은 사실상 집단으로 가택연금된 상황에서 25일 결사항전을 각오했다. 한 시민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금요일 트리폴리에서 예정된 연대 집회의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가 광범위하게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리폴리에서는 용병들이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빵집 등을 찾은 시민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하는 등 살육전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리비아 군대는 24일 트리폴리 인근 도시 자위야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모여 있던 이슬람 사원을 대공미사일과 자동 화기로 공격해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카다피의 한 측근은 시위대에게 대학살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구가 된 동부 도시에서도 혼란이 계속됐다. 벵가지에 이어 리비아의 3대 도시인 미스라타마저 시위대의 손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카다피 정권의 학살에 대한 증언도 속속 공개됐다. 벵가지 시위 진압 현장에 있었다는 한 이집트인은 “주민들이 항복 의사로 두 손을 들고 다가가는 순간 진압군이 스프레이를 뿌리듯 총탄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AQIM)는 성명을 통해 반정부 시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중동 지역의 혼란을 틈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한편 카다피의 딸인 아이샤는 리비아 국적 항공기를 타고 몰타 국제공항으로 착륙하려다 관제탑의 불허로 귀항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이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수환 추기경 다큐 ‘바보야’ 4월 개봉

    김수환 추기경 다큐 ‘바보야’ 4월 개봉

    떠난 지 2년이 됐건만 그를 기리는 마음, 그가 남겨 놓은 사랑은 여전히 훈기를 잃지 않고 있다. 16일로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 꼬박 2년이 된다. 2주기를 맞아 김 추기경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바보야’가 제작되고 있다. 순교자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사제가 된 후 평생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살다 간 김 추기경의 삶과 영적 여정 등을 담은 ‘바보야’는 부활절 주간인 오는 4월 2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KBS미디어, 포춘미디어가 제작하고 강성옥씨가 감독을 맡았다. 김 추기경 관련 자료 영상과 선종 이후 국민적 추모 열기를 담은 영상을 바탕 삼아 90분 분량으로 제작된다. 제목 ‘바보야’는 김 추기경이 스스로를 ‘바보’라고 낮춰 불렀던 데에서 따온 제목이다. 지난해 2월 그의 뜻을 사회적으로 잇기 위해 만들어진 재단 ‘바보의 나눔’은 김 추기경의 ‘바보 자화상’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바보의 나눔 측은 “제작진이 영화 수익금 일부를 바보의 나눔에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40만명이 관람한 고(故)이태석 신부 다큐 ‘울지마 톤즈’만큼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 신청의 사회적 확산도 김 추기경이 남겨 준 고마운 유산이다. 각막 기증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하고 베푸는 삶을 살았던 김 추기경을 배우려는 장기기증 신청 움직임은 지난해 12만 4300여명이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명상을 예배에 접목… 超종교 활동 펼칠 것”

    “명상을 예배에 접목… 超종교 활동 펼칠 것”

    “새해 천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내 이연아 목사와 함께 1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선 문형진(32) 통일교 세계회장은 반듯한 얼굴로 두 손 모아 합장하며 인사를 건넸다. 180㎝가 훌쩍 넘는 훤칠한 키에 흰색 생활한복을 입고 나온 그는 금색 통일교 원리 마크가 있는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모습만큼이나 인사도 낯설다. ‘천복’(天福)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입으라는 통일교식 인사다. 문 회장은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막내아들이다. ●“한동안 삭발하고 한복 차림 고집해” 문 회장은 “한동안 머리를 삭발하고 한복 입고 다니면서 불교와 불교철학에 심취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통일교 내부에서 약간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분위기여서 머리를 기르는 대신 생활한복은 계속 고집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통일교는 더 이상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는 명칭을 내세우지 않는다. 지난해 2월부터 통일교라는 이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문 회장은 “우리야 떳떳하게 신앙활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이름 아래에서 숨는 것 아니냐는 외부의 시선도 있었고, 우리 스스로도 명확하게 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가톨릭, 불교 등을 섭렵한 뒤 하버드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유교, 도교 경전도 그의 주된 관심 대상이었다. 이러한 이력은 통일교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예배 시간마다 종교적 명상을 중요한 순서로 집어 넣고, 120경배를 올리며 자기 성찰의 몫을 키워 갔다. 예배당에 4대 성인의 초상을 내걸고 존경의 뜻을 표하는 한편 등록신자 중심의 외형 확장이 아닌, 매주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하는 ‘진성 신자’들로 재편했다. ●이웃 종교 존중… 외형 단순 확장 자제 문 회장은 “1970년대 1만 6000여명이었던 신도 수가 2005년 1만 1000여명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1만 9000여명으로 다시 늘어났다.”면서 “올해는 세계 4대 종교 지도자의 성지를 직접 방문해 흙을 가져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초(超)종교 활동을 펴나가겠다는 의지다. 다음달 3~9일에는 참평화통일 천복축제를 갖는다. 문 총재의 생일을 축하하고 유·무신론 논쟁 등을 전개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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