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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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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한류가 위험하다/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류가 위험하다/이종락 도쿄특파원

    얼마 전 한국 탤런트의 일본 팬클럽 회원 몇 명이 기자의 도쿄 사무실을 찾아왔다. 지난 2010년 도쿄에서 일본 팬클럽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는 팬클럽 간부들이다. 이들은 얼굴이 발갛게 상기돼 한국 언론이 영리만을 추구하는 일부 한국 연예인 매니저먼트의 행태를 비판해 주길 요청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랬다. 이 탤런트는 군인으로 복역하면서 전역을 며칠 앞두고 있었는데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가 CD와 DVD 세트를 만들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관련 자료를 내놓은 이들은 주일본 한국대사관에도 자신들의 뜻을 전하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매니지먼트 회사는 “소속 연예인이 군 전역 이전에 판매한 적이 없다.”며 “공식 회원 팬들도 아닌 사람들이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류 스타들을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5~10년 전에 일본에 근무하다가 다시 일본을 찾은 주재원들은 최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류 현상을 두고 ‘혁명적인 상황’이라고까지 한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관계에서 지금처럼 일본인이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음식에 흠뻑 빠진 적은 유사 이래 처음인 것 같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최근에 벌어지는 몇 가지 상황을 두고 한류가 일본 땅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한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근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서 한류 관련 물건을 파는 업주가 판매액 가운데 약 4000만엔(약 5억 5000만원)을 탈세한 혐의로 도쿄지검에 고발됐다. 일본에서 막걸리가 인기 있다 보니 한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막걸리들이 수입된다. 지난해 일본에 수출된 막걸리는 4842만 달러(약 540억원)로 전체 수출액 5276만 달러(약 594억원)의 92%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들 막걸리 중에는 통관 기간을 감안해 유통기한을 속이는 수법으로 상한 막걸리를 파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한국 음식에 신뢰를 보내기 시작한 일본인들이 이런 막걸리를 몇 번 마시게 되면 한국 음식 전체를 불신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보수성향의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최근 신오쿠보 거리의 무질서를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 음식점 부근의 보도에는 쓰레기봉투가 30~40개씩 쌓여 있다고 보도했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도 고성방가를 하는 등 매너가 나빠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소식도 전했다. 밤늦게 술에 취한 한국 남성에게 안긴 일본 여성들도 볼 수 있다며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동일본 대지진 1년 기획 기사를 취재하는 길에 미야기현에서 만난 중국기자는 한류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게 너무나 부럽다고 했다. 이 중국기자도 드라마 ‘아이리스’를 좋아해 촬영지인 아키타현 다자와 호수와 쓰루노유 온천을 가족들과 다녀왔다고 한다. 기자도 인사치레로 2~3년 뒤에는 중국 노래와 드라마도 일본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답례를 했다. 하지만 이 기자는 20~30년이 지나도 중국 대중문화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 문화의 힘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예상과 달리 한류의 부정적인 면들이 부각되면 팬들의 외면을 받는 홍콩 누아르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신오쿠보에서 한류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는 한류 열풍이 조만간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가게를 확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류로 해외로부터 벌어들인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입이 7억 9400만 달러(약 8900억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두려면 정부와 연예 관련 종사자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지금 한류는 재도약이냐 몰락이냐는 중대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jrlee@seoul.co.kr
  •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다?

    술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다?

    지난 1일 오후 10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 도로. 음주 단속 중인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니발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불법 유턴을 하더니 쏜살같이 달아났다. 경찰의 추격이 시작되자 급했던지 근처 한 빌딩 앞에 세워둔 차량 2대를 잇따라 들이받은 뒤 골목 어귀로 사라졌다. 차량 조회 결과, 차주는 인근 S아파트의 주민 손모(42·유통업)씨였다. 손씨는 2시간쯤 뒤 집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음주 측정 결과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3%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손씨는 뜻밖의 변명을 했다. 술은 마셨지만 사고 당시 음주량이 법적으로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손씨는 “골프연습장에서 막걸리 딱 한 잔 마셨는데 음주 단속을 해 겁이 나 도망쳤다.”면서 “집에 와 막걸리 한병과 맥주 한 캔을 더 마셨다.”고 진술했다. 손씨의 아내도 “남편이 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거들었다. 경찰은 그러나 부부가 처벌 수위를 낮추려고 입을 맞춰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꺼내드는 카드는 ‘위드마크(Widmark) 공식’. 자동차 사고 당시 음주 측정을 못한 경우 당사자의 체중 및 성별계수와 혈중 알코올 양 등으로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해 내는 방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드마크 결과에 따라 음주 단속 당시 음주를 했는지, 귀가 후 술을 더 마셨는지 등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속을 피해 달아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순순히 음주 사실을 시인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런 꼼수를 썼다가 자칫 공무집행방해, 범인 은닉 혐의 등으로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건 초기에 진실을 털어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일 손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일단 입건했다. 배경헌·이영준기자 baenim@seoul.co.kr
  • 롯데마트, 中企제품 中진출 지원

    롯데마트가 중소기업 제품의 중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롯데마트는 3∼4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선보이는 ‘한국상품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2~15일 베이징 지역 3개점에서, 4월 4∼17일 상하이 지역 5개점에서 국내 69개 중소기업의 177개 상품이 전시된다.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김과 유자차를 포함해 지앤피마케팅의 ‘글라스락’, 영덕주조의 ‘쌀 막걸리’, 원진상사의 ‘요술 수면바지’ 등 다양한 상품이 선보인다. 또 친환경 옥수수 성분으로 만든 에코매스코리아의 ‘옥수수 스마일 주걱’과 사탕수수 성분으로 만든 ‘에코 지퍼백’, 한미그린산업의 ‘온수매트’도 판매된다. 롯데마트는 거래 관계가 있는 협력사뿐 아니라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우수 중소기업으로까지 참가 문호를 개방했다. 롯데마트는 이번 상품전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상품은 현지 매장에 지속적으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11월 롯데마트 동반성장사이트와 중소기업유통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우수중소기업’ 참여 신청을 받고, 롯데마트 중국 상품기획자(MD)와 중소기업 유통센터 관계자가 참여하는 품평회를 거쳐 최종 참여 업체를 선정했다. 롯데마트는 수출입 통관 절차, 중국시장의 거래 관행과 현지 고객 수요 등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 및 지식 이전 등을 지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유통플러스]

    가정용 캡슐커피 시스템 ‘타시모’ 동서식품이 가정용 캡슐커피 시스템 ‘타시모’를 출시했다. 머신과 전용 캡슐 ‘티 디스크’로 구성됐다. 캡슐의 바코드에는 종류별로 최적화된 물의 양, 추출시간, 온도가 입력돼 있어 전문점 수준의 맛을 제공한다.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마키아토 등 커피는 물론 핫초코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국순당 ‘우리술상’ 10호 홍대점 문열어 국순당이 운영하는 소형 전통주점 ‘우리술상’ 10호점인 ‘홍대점’이 2일 문을 연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홍대 인근에 자리했으며 앞으로 우리술상 중심매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국생을 비롯한 생막걸리와 이화주, 석탄향, 송절주 등 다양한 우리 술과 복원주가 5000~6000원대 저렴한 안주와 함께 제공된다. 신세계百,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매장 오픈 어그 오스트레일리아 단독 매장이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신관 3층에 문을 열었다. 양털 부츠의 높은 인기로 인해 기존 매장이 겨울철 한정 운영되던 것과 달리 사계절 상시 매장으로 운영된다. 웨지힐, 클로그, 샌들, 스니커즈 등 신발과 양가죽으로 만든 가방, 의류, 액세서리 등 봄·여름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시세이도 ‘아넷사 BB크림’ 출시 한국 시세이도는 자사의 베스트셀러 자외선차단제 ‘아넷사’의 BB크림을 출시했다. ‘아넷사 페이스 선스크린 BB’(SPF 50+/ PA+++)는 피부색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방수 기능으로 땀과 피지에도 메이크업을 지켜준다. 화사함을 주는 ‘라이트’와 건강함을 주는 ‘내추럴’ 등 두 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30g, 4만 5000원. 비비안 와이어 압박 던 ‘프리볼륨’ 선봬 비비안이 와이어의 압박감을 덜어낸 ‘프리볼륨’(Free Volume) 브래지어를 새로 내놨다. 이 제품은 와이어를 브래지어컵의 바깥 쪽에 넣어 와이어가 가슴에 주는 압박감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 땀 흡수와 배출이 빠른 기능성 소재를 안감으로 사용해 쾌적함을 높였다. 사이즈별에 따른 맞춤형 볼륨패드는 착용 시 몸매 곡선을 살려준다. 6만 9000원.
  • 롯데 신동빈 회장, 협력업체 방문

    롯데 신동빈 회장, 협력업체 방문

    23일 롯데그룹 신동빈(오른쪽 두 번째) 회장이 충북 진천에 있는 막걸리 제조업체인 서울장수 공장을 방문해 유재찬(왼쪽 두 번째) 사장으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장수는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 협력 업체로 지난 한 해 일본에 막걸리 3600만캔(350㎖ 기준)을 수출했다. 롯데그룹 제공
  • ‘함양 산양삼’ 명품화 선언

    경남 함양군은 다음 달 3일 서울 인사동 광장에서 ‘제2회 함양 세계 산삼데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산삼데이는 지리산과 남덕유산 일대 함양 지역 산양삼 재배 농가 등이 함양에서 재배·생산되는 산양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함양을 세계건강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산삼’과 숫자상으로 가장 어울리는 ‘3월 3일’을 산삼데이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해 3월 3일 서울 청계천광장에서 선포식과 함께 첫 행사를 했다. 올해 행사에는 박남근 산삼데이 집행위원장과 최완식 함양군수, 산양삼 재배 농가 등이 참석해 인사동 광장을 찾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산삼데이를 홍보한다. 함양 산양삼 전시, 홍보와 산삼 막걸리·산삼주·산삼음료 시음회 등 다양한 건강 축제도 열린다. 함양군은 전체 면적의 78%가 산지로, 지리산과 남덕유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 15개가 70㎞에 걸쳐 이어져 있다. 모든 지역이 게르마늄 토양이어서 산삼이 자라는 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지역 특성을 활용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양삼 재배를 시작했다. 그동안 2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450여 농가가 650㏊에 5100만 그루의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다. 군은 중앙대 및 한국국제대학에서 산양삼 전문가 양성을 위한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전국 최초로 산양삼 생산이력제를 실시하는 등 명품 산양삼 생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하반기부터 수출할 예정이다. 함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논·밭 함께 쓰는 전천후 영농 이뤄야”

    “논·밭 함께 쓰는 전천후 영농 이뤄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농촌경제연구원 한 곳에 보리밭이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동필(57) 원장이 잔디를 걷고 심은 보리다. 급격한 도시화에 길들여지면서 행여 식량의 소중함을 잊을까 보리를 심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막걸리와 전통주 발전을 막던 유통·생산·포장 규제를 풀어 막걸리 열풍의 산파역을 한 ‘혁신 전도사’로 유명하다. 그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식량자급률이 26.5%밖에 안 되는데, 식량이 무기화되는 시대가 오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식량 보급처, 농민의 삶터, 도시민의 쉼터라는 농촌의 원래 모습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인 쌀 생산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다. 낮은 식량자급률이 와닿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농촌의 생산기반을 새롭게 정비할 때가 왔다.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하니 농사를 포기해 유휴지가 너무 많다. 무엇보다 배수시설 때문에 논은 논대로, 밭은 밭대로만 쓰고 있다. 배수시설만 잘 갖춰도 논과 밭을 함께 써서 전천후 영농을 할 수 있고 농가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일본은 이미 논밭 전환이 가능하도록 정리를 마쳤다. →농촌 체질을 개선시켜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식량 보급처이자 삶의 터전으로서 농촌의 소중함을 잊고 있다. 요즘에는 일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농지전용 금지, 식품위생과 안전성 강화, 품질인증 체계 강화 등 3가지가 특히 그렇다. 농촌의 본래 기능을 회복시키면서, 농촌은 도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체질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귀농·귀촌, 식품산업의 발전과 유통 활성화,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완화 등이 될 수 있다. 아직도 지역 농산물과 식품 유통을 저해하는 규제가 많다. 예를 들면 막걸리 병은 2ℓ 이상을 쓸 수 없다. 지역 전통을 살린 나무통에 담거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게 케그에 담글 수 없다(수입맥주는 5ℓ 이상 생맥주를 차가운 상태로 휴대할 수 있게 케그라는 특수통에 담아 유통시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 뼝대(수직바위 절벽)트레킹

    강원도 정선 연포마을 뼝대(수직바위 절벽)트레킹

    지방도를 버리고 물레재 산길로 접어듭니다. 딱 차 한 대 지나갈 좁은 길입니다. 구불구불 재를 넘어가면 풍경은 돌변합니다. 동강이 뱀처럼 흘러가고, 바위산들이 예리한 칼로 싹둑 잘린 듯 100m 안팎의 수직 단면을 드러낸 채 강안을 두르고 있습니다. 강원 정선의 덕천리 계곡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수직 바위 절벽을 ‘뼝대’라 부르지요. 그 뼝대의 끝자락을 따라 걷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습니다. 이를 일러 ‘뼝대 트레킹’이라 합니다. ‘하룻밤 세 번 달 뜨는 마을’ 연포마을에서 출발해 칠족령을 거쳐 제장마을까지 갑니다. 그 길에 뼝대와 동강, 그리고 물돌이 마을들이 빚어내는 풍경이 줄곧 따라오지요. 정선의 지세를 한마디로 표현해 보자. 길게 생각할 것 없다. 딱 ‘첩첩첩 산산산’이다. 허나 동양화에서 보듯 마루금 좁힌 산자락들이 부드러운 곡선 그리며 흘러내리는 장면을 연상하지는 말길 바란다. 정선의 산들은 불퉁스럽다. 느닷없이 곧추서고, 두부 자르듯 깎아지른다. 폭도 좁다. 앞산과 뒷산의 봉우리 사이로 빨랫줄을 걸 수 있는 곳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데 그게 매력적이다. 고분고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높은 산들처럼 위압적이거나 으르딱딱대지도 않는다. 불퉁한 외모와 달리 은근하게 곁을 내어준다.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을 터. 내용이야 쉬 짐작된다. 험한 고갯길을 울며 넘어 부임한 이 고을 원님들이 임기 마치고 떠날 땐 가기 싫어 눈물 훔쳤다는 얘기. 산이 날카로운데 그 사이를 흐르는 강물이 유순할 리 없다. 곧장 가면 몇 발짝 안될 거리를 굳이 산허리를 파고들며 구비구비 돌고 돈다. 뱀을 닮았다는 ‘사행천’(蛇行川)이다. 그 물줄기들이 모여 조양강이 되고 다시 동강으로 이름을 바꾼 뒤 한강으로 흘러간다. 이리 꺾이고, 저리 휘어지며 아라리 가락 같은 멋들어진 굴곡을 펼쳐내던 동강은 군데군데 빼어난 풍경들을 매달아 놓았다. 물돌이동 마을과 뼝대다. 뼝대는 강물의 공격으로 바위산이 깎여 나간 흔적이고 물돌이는 깎여 나간 돌과 흙이 강물에 실려가 쌓인 땅이다. 셋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두메산골에 기막힌 풍경을 펼쳐놓고 있다. ●영화 ‘선생 김봉두’의 배경인 연포분교도 뼝대 트레킹은 연포마을과 제장마을 사이에서 이뤄진다. 거리는 4㎞쯤 된다. 예전엔 풍경 빼어난 제장마을에서 출발해 칠족령과 하늘벽 구름다리를 거쳐 연포마을로 가는 코스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제장마을에서 오르는 길이 워낙 된비알이어서 요즘엔 오르기 쉬운 연포마을을 들머리 삼는 게 일반적이다. 연포마을은 ‘하룻밤 세 번 달 뜨는 마을’이라 불린다. 거기엔 까닭이 있다. 마을 초입에 들면 범상치 않은 봉우리 세 개가 앞을 막아선다. 주민들은 이를 ‘칼병(봉의 사투리)·둥글병·큰병’이라 부른다. 달이 세 번 뜨는 건 이 세 봉우리 때문이다. 휘영청 뜬 달이 봉우리 뒤에 숨었다 나오기를 반복한다고 해서 그리 표현했던 것. 세 봉우리 바로 앞은 이향복(84) 할머니 집이다. 이 할머니는 동강을 오가던 뗏목꾼을 상대로 주막집을 운영했던 이 시대 ‘마지막 주모’다. 이 할머니는 이 집에서만 66년을 살았다고 했다. 주막집을 운영한 시간은 28년쯤. 18세 꽃다운 나이에 두메산골로 들어온 뒤 곧바로 주막집을 열었으니 젊은 시절을 내내 주모 노릇하며 보낸 셈이다. 그러다 산간마을에 철로가 놓이고, 뗏목배가 사라지면서 이 할머니도 자연스레 주막을 접게 됐다. 대문 없는 작은 집의 뜨락에 드니 봉우리 세 개가 눈에 찬다. 작은 시골집이 담아 두기엔 벅찬 풍경이다. 아주 오래전 풍경도 자연스레 겹친다. 동강의 수량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이른 아침 아우라지를 출발한 뗏목배가 연포마을에 닿는 건 대략 저녁 무렵이었다. 긴 여로에 뗏목꾼들의 갈증과 허기가 대단했을 터. 필경 뗏목꾼들도 이 뜨락에 앉아 국밥을 안주 삼아 막걸리 꽤나 들이켰을 게다. 이 할머니 집과 맞붙은 건물은 예미초등학교 연포분교다. 영화 ‘선생 김봉두’(2003년) 촬영지다. ‘봉투’ 좋아하던 김 선생(차승원)이 시골학교로 좌천되면서 벌어진 일을 그린 영화로, 이 할머니도 영화에 출연한 덕에 두툼한 ‘봉투’를 챙겼다고. 학교는 1999년 폐교됐다. 30년 동안 배출한 졸업생은 모두 169명. 1년 평균 6명이 채 못 됐다. 그만큼 오지라는 얘기다. 강물은 막힘 없이 흐르지만 사람의 길은 곧 끝이 난다. ●투명 유리로 된 구름다리 서면 다리가 후들 연포분교에서 뒤편 산길로 접어들면 뼝대 트레킹 들머리다. 뼝대는 ‘하늘 벽’이라고도 불린다. 강변에서 보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높지거니 솟았다. 그 벼랑 끝은 아찔할 만큼 위험해 보인다. 그런데 그곳을 트레킹한다니, 누구라도 지레 겁먹을 만하다. 트레킹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다. 하지만 뼝대의 가장자리에 서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언컨대 “고소공포증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고 할 사람도 다리가 후들거릴 게다. 들머리에서 10분 남짓 오르면 뼝대 정상 능선이 시작된다. 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 사이로 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숲이 무성한 여름이었다면 못 보고 지나쳤을 풍경이다. 이 길의 명물은 ‘하늘벽 구름다리’다. 지난 2009년 말 완공됐다. 길이 13m, 폭은 1.8m에 불과하지만, 다리 아래는 105m 천길 단애다. 다리 가운데에 두께 3.6㎝의 강화유리를 깔아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게 했다. 그 위에 선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여기서 30여분 더 능선을 타면 칠족령 전망대다. ‘옻 칠’(漆)자와 ‘발 족’(足)자를 써서 칠족령이다. 서덕웅 문화관광해설사는 “옛날 옻칠을 하던 선비 집 개가 발에 옻칠갑을 하고 도망갔는데 발자국을 따라 가 보니 금강산 못지않은 동강의 물굽이 풍경이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칠족령은 자체가 뼝대의 벼랑마루다. 그 끝자락에 전망대를 세웠다. 동강의 물굽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특급 전망 포인트다. 왼쪽에서 흘러온 동강이 뼝대에 부딪혀 휘돌아가고, 다시 오른쪽 뼝대에 막혀 꺾이는데 정말 장관이다. 글 사진 정선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5번 국도 단양·영월 방면→동막교차로→38번 국도 영월 방면→예미교차로 좌회전→연포마을이 가장 빠르다. 하지만 겨울엔 산이 험해 4륜구동에 월동장구를 갖춘 지프차가 아니라면 이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영동고속도로→새말 나들목→국도42호선→심순녀 안흥찐빵→평창→미탄→광하리→연포마을 순으로 가는 게 가장 무난하다. 연포마을과 제장마을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차를 가져갔다면 연포마을에 두고 칠족령까지만 다녀오길 권한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560-2365. 맛집: 동광식당은 콧등치기 국수(5000원)로 입소문 난 집. 콧등치기 국수는 연한 된장 국물에 굵은 메밀국수를 넣어 끓여낸 음식으로, 국수 가닥이 콧등을 친다 해서 이름지어 졌다. 황기를 섞어 맛을 낸 황기족발(2만 7000~3만원)도 별미다. 563-3100. 잘 곳: 연포마을 아래 거북이마을에 민박집이 있다. 4만원부터. 민물고기 매운탕도 판다. 3만~4만원. 379-0888.
  • 와인의 부활

    와인의 부활

    편의점에서 막걸리 열풍에 눌렸던 와인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2009년부터 신장률이 하락하던 와인 판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보광훼미리마트의 와인 판매 신장률은 2009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31%였다가 하반기에는 12%로 떨어졌고, 2010년 상반기와 하반기는 각각 8%와 3%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 상반기에는 2.3%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매출이 10% 증가했고 훼미리마트 측은 이를 수요가 다시 느는 신호로 파악하고 있다. 와인 판매는 특히 지방에서 활기를 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매출을 보면 전북이 작년 동기 대비 73.2%나 늘어 가장 높았고 제주와 광주, 울산, 충북이 각각 51.9%, 49.9%, 47.3%,37.9%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10%대에 그쳤다. 보광훼미리마트 구매담당자는 “와인은 비싸면 좋다는 사치성 소비재로 인식돼 성장세가 주춤했었으나 최근 1만∼2만원대의 저가 와인이 많이 출시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여수엑스포 D-100] 서울서 3시간 거리 ‘바다 도시’… 국제 해양·관광수도로 뜬다

    [여수엑스포 D-100] 서울서 3시간 거리 ‘바다 도시’… 국제 해양·관광수도로 뜬다

    2012 여수엑스포 개막이 2일 기준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지구촌 3대 축제의 하나다. 여수엑스포는 보고 즐기는 단순한 축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지구 환경문제를 테마로 공생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여수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엑스포 주제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선정한 것은 이 같은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바다의 도시’ 여수에서 열릴 엑스포 준비상황과 엑스포 개최 기대효과 등을 짚어본다. 여수 엑스포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여수신항 일대에서 93일간 개최된다. 2조 1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참가국 유치도 당초 목표했던 100개국을 넘어서 106개국으로 늘었다. 국제기구로는 국제연합(UN)·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9개 국제기구가 참가하고 10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이 예상된다. 12조 2000억원의 전국적 생산유발 효과와 7만 9000명 고용 등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2005년 유치에 나섰다가 중국 상하이에 패해 2007년 재도전에서 성공한 여수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2020년 인구 40만의 국제 해양·관광·레저 수도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박람회장 건설은 현재 92%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3월까지 모든 공사를 끝낸다. 주제관, 한국관, 국제관, 해양생물관(아쿠아리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국제기구·NGO관, 기업관, 지자체관 등의 전시관이 들어선다. 또 세계가 주목하는 3대 랜드마크인 스카이타워, 빅오,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와 엑스포타운, 특급엠블호텔 등 대부분의 시설들이 3월에 준공될 전망이다. ●문화·예술공연과 다채로운 이벤트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완주~순천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10월 전라선 KTX가 개통되는 등 수도권에서 여수로 3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져 오는 길도 빨라졌다. 여수엑스포역(구 여수역)은 박람회장 입구와 연결되며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에서 2시간 57분 만에 박람회장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박람회 전까지 여수~광양 간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목포~광양 고속도로,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 등의 신설로 모든 방향에서의 교통접근이 원활해진다. 항공편도 여수~중국 전세기 운항(3개사), 여수~김포·제주 등 국내선 증편과 대형기종 운항으로 무안·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외국 관람객도 공항버스를 이용해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박람회 기간 중 박람회장 주변에서는 쉴 새 없이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가 열린다. 관람객들은 93일 동안 400개 프로그램, 총 8000회 이상 펼쳐지는 문화공연과 이벤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박람회 핵심공간인 빅오를 주무대로 하는 화려한 뉴 미디어쇼와 여수세계박람회에서만 볼 수 있는 스펙터클한 해상쇼,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K팝 공연과 해외 빅스타 초청공연,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상공연 페스티벌 등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대형이벤트가 펼쳐진다. 박람회에 참여하는 세계 100여개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특색 있는 자국의 문화공연, 각 지자체들의 대표 문화공연, 국내 유수 문화단체 공연,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마당 공연,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없애줄 신나는 거리공연 등 다양한 공연과 문화예술 이벤트들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국제적인 교류와 축제의 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속, 창작, 기획, 시민공연 등 여수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과 이벤트도 빠트릴 수 없다. 영당풍어굿, 현천소동패 놀이, 여수 강강술래, 거문도뱃노래, 여수상문살 물리기 굿, 전라좌도 여수삼동매구 등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 공연이 선보인다. 진남경기장에서 선보이게 될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쇼와 돌산 진모지구에서 열릴 서커스 공연은 문화예술 행사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볼거리·먹거리로 엑스포를 풍성하게 박람회 구경과 함께 여수 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여수시가 자랑하는 여수10경이 있다. ①이순신장군의 얼이 살아 숨쉬는 국내 최대 단층 목조건물 진남관 ②붉게 피는 동백꽃과 수목 기암 절경 여수의 대표 관광지 오동도 ③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로 전국 최고의 일출명소 향일암 ④황홀한 빛 환상의 야경이 바다와 어울리는 해양관광의 거점 돌산대교 ⑤남해안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 등대 ⑥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백도 ⑦1억년 전 공룡의 숨결이 느껴지는 생태학습장 사도 ⑧국내 3대 진달래 군락지 영취산 ⑨웅장함과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여수국가산업단지 ⑩해넘이를 배경으로 갯벌과 왜가리의 조화가 장관인 여자만 갯벌 등이다. 여수의 먹거리도 있다. ①막걸리 식초를 사용한 별미 중 별미 서대회 ②여수의 간장게장 맛이 일품인 게장백반 ③남해안의 싱싱한 해산물 한정식 ④여수의 겨울 비타민 굴구이 ⑤피부미용과 노화방지 효과가 탁월한 장어구이·장어탕 ⑥굴비보다 값을 더 매긴다는 금풍쉥이구이 등이 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햅쌀 막걸리 인기몰이

    막걸리의 인기로 지난해 햅쌀 막걸리가 전년보다 30% 이상 팔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연말까지 진행된 ‘햅쌀 막걸리 전국 동시 판촉전’ 결과 2011년산 햅쌀 막걸리가 269만병 팔렸다고 30일 밝혔다. 전년보다 31% 늘어난 규모다. 햅쌀 막걸리 동시 판촉전은 막걸리 제조 업체와 중간 유통업체, 판매 업체들이 매년 10월 마지막 목요일인 막걸리의 날에 햅쌀 막걸리를 일제히 출시해 판매하는 행사다. 판촉전 기간 동안 전국 51개 양조장의 75개 제품이 40여개 백화점과 300여개 대형 할인점 등 2만개 유통매장에서 팔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판촉전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가 자체적으로 출시한 막걸리 판매를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햅쌀 막걸리 판매량은 약 300만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日産수입 ‘깐깐’ 對日수출 ‘날개’

    방사능 오염으로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일본 농산물 수입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쿠시마현 등 인근 13개 도·현(지방자치단체)에서 생산된 농수산물 중 일본 정부가 출하제한조치를 취한 품목에 대해서는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도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출하된 품목들은 방사능 검사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 내 검역소에서 정밀 검사를 통해 방사능 오염 여부를 다시 가려낸다. 이곳 이외 지역에서는 산지증명서를 제출토록 해 방사능 오염 우려 지역이 아닌 곳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임을 입증해야 한국으로 수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방사능 검사를 통해 농수산물의 오염 정도를 측정한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가 현재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해 규제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며 이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식품의 일본 수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농수산식품 수출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0년보다 26.1% 증가한 23억 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맥주와 막걸리, 과자류 등 가공식품이 10억 4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6% 증가한 것을 비롯해 수산물(9억 9350만 달러, 15.6% ), 채소류(1억 130만달러, 13.3%), 김치(8680만 달러, 4.9%), 과실류(2580만 달러, 30.3%), 육류(1220만 달러, 67.8%) 등이 급신장했다. 김진영 농산물유통공사 일본 본부장은 “일본은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제1 수출국”이라며 “일본인들이 한국 농수산물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지금 품질 개량, 상품 포장, 안전성 관리, 유통망 등에서 고급화 전략을 펴야 농수산물 수출 100억 달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국산 농산품 쾌거 2제] 막걸리, 사케에 또 압승

    [국산 농산품 쾌거 2제] 막걸리, 사케에 또 압승

    한·일 간 전통주 경쟁에서 ‘막걸리’가 2년 연속 압승을 거뒀다. 26일 관세청의 ‘막걸리 수출 및 사케 수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5276만 달러(4만 3100t)로 사상 처음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10년(1910만 달러)에 비해 2.76배 증가했고 5년 전인 2007년(290만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막걸리 수출은 일본이 92%(4842만 달러)를 차지했는데 전년 대비(1558만 달러) 3.1배 늘었다. 지난해 사케 수입액은 1526만 달러(일본산 1435만 달러)로 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6년 이후 사케 수입액 증가율이 47~64%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이다. 작년에 일본으로 수출한 막걸리 수출액이 사케 수입액의 3배를 넘었다. 물량으로는 사케 수입량(3555t)이 막걸리 수출량의 8%에 불과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K팝 이어 식문화에도 한류 열풍

    K팝 이어 식문화에도 한류 열풍

    요즘 싱가포르에서 가장 뜨는 명소 중의 하나는 래플스시티에 있는 국내 한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비비고’ 매장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이 들러 식사를 한 뒤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치렀다. 식당에 대한 그의 짧은 트위트가 현지인은 물론 언론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켰다. 한류스타들의 식당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비비고’ 사례에서 보듯 한국 배우와 가수가 중심이 된 한류 열풍이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비비고는 현재 중국, 미국에도 진출해 있는데 올 상반기 유럽에도 첫 매장을 낼 계획이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 보듯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서 K팝과 더불어 한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1호점 후보지는 영국 런던. 푸드빌 관계자는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있어 낯선 식문화에 대한 장벽이 높지 않은 런던을 유럽 공략의 전초 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총 73개 점포를 운영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 문을 연 난징 1호점에 하루 방문자 수가 1000명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충칭, 다롄 지역의 출점도 탄력을 받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 ‘베이커리 한류 열풍’을 일으킨 건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먼저다. 베트남은 프랑스 문화의 영향으로 빵이 주식이라 베이커리 문화가 우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까다로운 시장. 뚜레쥬르는 빵맛도 빵맛이지만 오토바이·자전거 발레 파킹(대리주차), 친절한 고객 응대 등 현지에서 낯선 서비스 문화를 도입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현재 14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연 평균 매출이 72% 성장하며 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인도네시아에 1, 2호점을 차례로 열면서 동남아 상권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 식품의 수출에도 날개가 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CJ 비비고 오이시이 캔 막걸리’가 일본의 현지 유통망을 뚫어내 일본의 막걸리 열풍이 거품이 아님을 보여줬다. 11개 편의점 브랜드 중 10곳에 입점했고, 주요 대형마트와 슈퍼 체인점 입점률도 70%에 달한다. 오뚜기 기스면도 한류스타 박유천을 모델로 기용해 ‘한류상품’으로 인식되며 지난해 12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뉴질랜드, 중국, 러시아, 타이완, 필리핀 등에 수출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최민식 SBS ‘힐링캠프’ 출연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7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다. 최민식은 절친한 학교 선배인 이경규와 “대학 시절을 추억하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면서 대학 모교 극장과 30년 전 두 사람이 자주 가던 단골 막걸리집에서 녹화를 진행했다. 촬영 내내 선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막강 예능감까지 과시했다는 후문. 웃음과 눈물이 함께했던 최민식의 배우 인생과 작품 속 비하인드 스토리는 오는 30일 방영된다.
  • “한식·여행 묶어 한류의 자산 늘리자”

    “한식·여행 묶어 한류의 자산 늘리자”

    “한식과 여행을 한데 묶어 한류의 자산을 한국 전역으로 확대시켜 봅시다.” 중화권에서 한식 열풍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홍콩의 미식가 차이란(蔡瀾·71)과 한국관광공사 이참(58) 사장.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특별한 두 남자는 지난 10일 저녁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삼계탕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주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류 발전 방안이다. ●영광·남해·통영 등 맛집 탐방 집중논의 한국은 2010년부터 홍콩과 마카오를 빼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외국 관광지가 됐다. 한국을 찾은 중국 방문객은 2008년 100만명을 돌파한 뒤 3년 만에 배가 넘는 222만명으로 급증했다 2006년부터 홍콩지역 한국 관광 서포터스 자문위원을 맡아온 차이는 본인이 제작·진행하는 미식(맛 기행) 프로그램(홍콩 ATV)의 한국 특집 촬영차 지난 4일부터 8박9일간 전국을 돌며 식도락 여행을 하고 있다. 이 사장과는 첫 대면인 데다 서로 쓰는 언어도 다르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두 사람은 저녁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영광 남해 통영 등 지역의 맛집 탐방과 여행을 묶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차이는 “지금까지는 주로 식당을 중심으로 한국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한국의 아름다움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상품과 엮어서 한국의 맛과 멋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운을 뗐다. 해안열차를 타고 남도한정식을 맛보러 가거나, 영광굴비 제조장과 포천 막걸리 박물관도 카메라에 담았다. A화장품 연구소, S한복디자이너샵, L헤어디자이너샵 등도 한국의 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중국인의 이목을 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氣·興·情 담은 상품 개발 고심” 이 사장은 “한국은 일본보다 관광 인프라 면에서 더 노력해야 하지만 관광객 유치로만 보면 3년 전부터 일본을 앞섰다.”면서 “기(氣)·흥(興)·정(情)으로 압축되는 한국인의 에너지를 담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고심중이다.”고 받았다. 차이는 일본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던 1960년대부터 100번 이상 한국을 오가며 구석구석 다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차이는 이 사장에 대해 “홍콩에서는 귀화 외국인을 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개방성과 대담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16일 나올 예정인 칼럼(빈과일보)에도 이 사장을 주제로 한국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팔로어만 220만여명인 차이는 홍콩의 식신(食神)으로 불리는 미식가로 중화권의 미식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글 사진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편제의 소리꾼부터 작가·장관의 삶까지

    1993년은 한국 영화사에서 길이 기록될 한 해가 된다. 영화 ‘서편제’가 한국 영화사상 초유의 ‘100만 관객 돌파’라는 큰 사건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국 동시 개봉으로 상영 시스템이 바뀌어 1000만 관객 돌파의 기록도 세우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개봉관 한 곳에서 20만~30만명만 들어도 흥행성공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단성사에서 100만이라는 숫자는 대단한 일이었으며 특히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여서 충격은 컸다. 여기에는 소리꾼 역할로 등장하는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과 오정해라는 인물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당시 ‘서편제’를 각색하고 주연으로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됐다. 다음은 ‘서편제’와 관련, 김 전 장관이 들려주는 비화 한토막. ‘서편제’를 각색하는 과정에서 임권택 감독이 원작자 이청준씨와 식사 자리를 주선했다. 임 감독에게서 저자를 소개받은 이청준 선생은 “보잘것없는 작품을 각색하느라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라며 깎듯이 존대했다. 그러면서 “소설과 영화는 엄연히 다르니 김 선생이 하고 싶은 대로 각색하시오. 그 대신 우리 막걸리나 자주 마십시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김 전 장관은 최근 ‘꿈꾸는 광대’(유리창 펴냄)라는 제목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저자의 꿈과 삶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다. 막연히 문학가가 되고 싶었던 청소년 시절을 거쳐 서울사대에 입학한 후 운명처럼 찾아온 연극에 미치고 지리산 자락에서 들려오는 판소리의 울림을 따라 박초월 명창의 애제자가 되면서 소리꾼이 됐던 얘기 등을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다. 또한 1980년대 민중문화운동의 전위인 연극 연출가, 작가, 제작자, 배우로 활동하는 과정, 국립극장장과 문화부장관 재임 시의 영광과 고뇌 등도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김명곤에게 문화예술에 대한 식견이 천박하다는 지적을 받고도 그를 장관으로 기용한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인 이재오와의 애매한 인연 등도 읽을거리다. 1만 4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6)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6)30대 애주가의 죽음… 그리고 친구의 고백

    2000년 6월 6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성북구의 한 동네에서 고모(3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 발견된 시신 옆에는 먹다 남은 소주와 막걸리 병 등이 뒹굴고 있었다. 가족들은 평소 고씨가 술을 지나치게 좋아해 간경화를 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씨가 지병 악화로 숨졌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검안을 한 동네 의사는 타살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 몸에 흉터가 없었고, 현장에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할 만한 흉기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나 부산진경찰서에 한 남자가 “사람을 죽였다.”며 찾아왔다. 고씨와 알고 지내던 김모(43)씨였다. 그는 경찰에서 “술친구로 지내온 고씨가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화가 나 전선으로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그는 “흉터가 남지 않도록 목에 라면박스 조각을 대고 목을 졸랐다.”면서 “범행에 사용한 목장갑과 라면박스는 지문이 묻은 것 같아서 들고 나왔다.”고 실토했다. 결국 사건을 해결한 것은 탐문수사도, 과학수사도 아닌 범인에게 남아 있던 일말의 양심이었다. 고씨의 죽음처럼 살인사건이 자연사나 병사로 처리되는 일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극히 이례적일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고씨 사건의 경우 부검을 했다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설골이나 갑상연골의 골절 여부를 살펴보거나, 후두덮개나 성대문의 점상출혈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타살인지 자연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안과정에서 타살의 흔적이 없으니 굳이 부검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 판단은 철저히 비(非)전문가들에 의해 내려졌다. 되짚어볼 점은 그대로 묻힐 뻔한 고씨의 죽음이 우리나라의 허술한 검시(檢屍)제도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이다. 검시란 시체를 원형대로 검사하는 검안(檢眼)과 해부를 통해 사인을 규명하는 부검(剖檢) 두 가지를 의미한다. 검안은 부검의 전제 조건이다. 부검을 위해선 검안 소견이 필요하고, 또 부검을 할지 안 할지도 검안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변사사건의 처리과정을 보자. 경찰에 사망자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지구대 직원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서 본서에 보고한다. 출동한 형사(형사과나 강력반)들은 현장 상황과 최초 발견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다. 이때 검안을 맡는 것은 그 지역 개업의사인 공의(公醫)들이다. 현장에 나갈 때도 있지만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검안하는 일도 많다. 공의들은 현장 조사를 맡았던 형사의 의견을 참조해 시체검안서를 작성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변사사건 보고서가 만들어지면 이를 바탕으로 검사가 부검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를 결정한다. 대부분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되지만, 의대 법의학 교실이나 지역병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문제는 부검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에 법의학적 전문가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초기 현장에 나가는 형사와 마지막 부검 결정권을 쥔 검사는 아무리 베테랑일지라도 전문적인 법의학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시체검안서를 쓰는 의사가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의대에서 받는 법의학 교육은 불과 1학점짜리 교양과목 정도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성형외과를 찾아 심장질환을 묻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검시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전국적으로 부검할 수 있는 전문 검시 인력은 국과원과 대학을 통틀어도 40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부검 건수는 연간 4600건. 부검만 하더라도 손이 달리는 상황이다. 법의학계에서는 300명 정도의 검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근대적인 악법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우보증(隣友保證)제다. 예전에 의사가 드물던 시절, 동네 사람 몇몇이 보증을 서면 죽은 사람을 그냥 땅에 묻어도 좋다고 허가한 제도다. 이 제도 때문에 한 해 1만 7000명이 아무 확인절차 없이 사망처리된다. 이는 범죄에도 악용된다. 이웃의 보증만으로 자연사 처리될 뻔했던 2009년 4월 충남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검시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문제 제기만 벌써 16년째다. 웃지 못할 것은 검찰과 경찰의 힘겨루기이다. 개혁의 필요성은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운영은 반드시 우리 부처에서 해야 한다는 논리다. 난센스다. 땅에 묻히는 순간까지 죽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분명치 않은 이유로 억울한 죽음을 맞는 이도,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만 주검은 말을 하지 않는다. 시신 속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사회라면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즌 1’을 마치며…] 지난해 4월 16일부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타이틀로 과학수사 시리즈물을 연재해 왔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특집지면을 구성했던 12월 넷째주를 제외하고는 총 35회를 한 주도 빠짐없이 게재했습니다. 시리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전체 시리즈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만 4000만건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넷포털,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한 페이지뷰까지 포함하면 최근 일간지 연재물로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시리즈는 이번 36회를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칩니다. 좀 더 치밀한 구성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면 다시 ‘시즌2’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부족한 기사에 보여 주신 독자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유영규 드림 whoami@seoul.co.kr
  • 술 많이 마시는 男·과일 적게 먹는 女, 당뇨병 주의보

    술을 많이 마시는 남자와 과일을 적게 먹는 여자는 당뇨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술은 나쁜 쪽으로, 과일은 좋은 쪽으로 혈당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결과다.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백경원 교수와 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 전기홍 교수팀은 2일 2007~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군이 아닌 30~59세 성인 4163명의 식이습관과 공복혈당 수준을 분석한 결과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을수록,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또 고학력일수록 저학력에 비해 공복혈당 수준이 낮았다. 공복혈당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식품으로는 남녀 모두 술이 꼽혔다. 남자는 소주·맥주·막걸리 등 술을 많이 마실수록 공복혈당이 높게 나타났다. 여자도 주류 섭취가 많을수록 공복혈당이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국수·라면 같은 전분류의 섭취가 많을수록 공복혈당이 높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비해 수박·딸기·포도·참외·사과·감 등 과일류를 많이 섭취하는 여성은 공복혈당 수준이 낮았다. 연구팀은 “원재료가 같더라도 식품의 조리법이나 개인의 건강 행태 등에 따라 질병과의 연관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하루 50.1㎖ 이상 알코올을 섭취한 사람은 비음주자와 비교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노화해 충분한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48배 높다거나 혈당지수(GI)가 높은 전분류 섭취가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대부분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식습관은 한번 체화되면 쉽게 고치기 어려운 데다 일생에 걸쳐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 주목받고 있다.”면서 “한국인의 식이 패턴과 질병의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파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목 졸려 살해된 시신, 고작 라면박스 때문에…

    목 졸려 살해된 시신, 고작 라면박스 때문에…

    지난해 4월 16일부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타이틀로 과학수사 시리즈물을 연재해 왔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특집지면을 구성했던 12월 넷째주를 제외하고는 총 35회를 한 주도 빠짐없이 게재했습니다. 시리즈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전체 시리즈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만 4000만건 이상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넷포털,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한 페이지뷰까지 포함하면 최근 일간지 연재물로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시리즈는 이번 36회를 마지막으로 ‘시즌1’을 마칩니다. 좀 더 치밀한 구성과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면 다시 ‘시즌2’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부족한 기사에 보여 주신 독자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에 감사 말씀 드립니다.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 유영규 드림 whoami@seoul.co.kr  2000년 6월 6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성북구의 한 동네에서 고모(3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 발견된 시신 옆에는 먹다 남은 소주와 막걸리 병 등이 뒹굴고 있었다. 가족들은 평소 고씨가 술을 지나치게 좋아해 간경화를 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고씨가 지병 악화로 숨졌다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검안을 한 동네 의사는 타살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 몸에 흉터가 없었고, 현장에 사람을 죽이는 데 사용할만한 흉기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나 부산진경찰서에 한 남자가 “사람를 죽였다.”며 찾아왔다. 고씨와 알고 지내던 김씨(43)였다. 그는 경찰에서 “술친구로 지내온 고씨가 일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화가 나 전선으로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다. 그는 “흉터가 남지 않도록 목에 라면박스 조각을 대고 목을 졸랐다.”면서 “범행에 사용한 목장갑과 라면박스는 지문이 묻은 것 같아서 들고 나왔다.”라고 실토했다.  결국 사건을 해결한 것은 탐문수사도, 과학수사도 아닌 범인에게 남아 있었던 일말의 양심이었다. 고씨의 죽음처럼 살인사건이 자연사나 병사로 처리되는 일은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야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고씨 사건의 경우 부검을 했다면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설골이나 갑상연골의 골절여부를 살펴보거나, 후두덮개나 성대문의 점상출혈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타살인지 자연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부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안과정에서 타살의 흔적이 없으니 굳이 부검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 판단은 철저히 비(非) 전문가들의 의해 내려졌다.  되짚어볼 점은 그대로 묻힐뻔한 고씨의 죽음이 우리나라의 허술한 검시(檢屍)제도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이다. 검시란 시체를 원형대로 검사하는 검안(檢眼)과 해부를 통해 사인을 규명하는 부검(剖檢) 두 가지를 의미한다. 검안은 부검의 전제 조건이다. 부검을 위해선 검안 소견이 필요하고, 또 부검을 할지 안 할지 여부도 검안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변사사건의 처리과정을 보자. 경찰에 사망자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지구대 직원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한 후 경찰서 본서에 보고한다. 출동한 형사(형사과나 강력반)들은 현장 상황과 최초 발견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다. 이때 검안을 맡는 것은 그 지역 개업의사인 공의(公醫)들이다.  현장에 나갈 때도 있지만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하고 검안을 하는 일도 많다. 공의들은 현장 조사를 맡았던 형사의 의견을 참조해 시체검안서를 작성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변사사건 보고서가 만들어지면 이를 바탕으로 검사가 부검이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 지를 결정한다. 대부분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되지만, 의대 법의학 교실이나 지역병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문제는 부검까지 가는 일련의 과정에 법의학적 전문가가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초기 현장에 나가는 형사와 마지막 부검 결정권을 쥔 검사는 아무리 베테랑일지라도 전문적인 법의학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시체검안서를 쓰는 의사가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의대에서 받는 법의학 교육은 불과 1학점짜리 교양과목 정도가 불가하다. 이쯤되면 성형외과를 찾아 심장질환을 묻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검시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또다른 문제다. 전국적으로 부검할 수 있는 전문 검시 인력은 국과원과 대학을 통틀어도 4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총 부검 건수는 연간 4600건. 부검만 하더라도 손이 달리는 상황이다. 법의학계에서는 300명 정도의 검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요원하기만하다.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근대적인 악법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인우보증(隣友保證) 제다. 예전에 의사가 드물던 시절, 동네 사람 몇몇이 보증을 서면 죽은 사람을 그냥 땅에 묻어도 좋다고 허가한 제도다. 이 제도 때문에 한해 1만 7000명이 아무 확인절차 없이 사망처리된다. 이는 범죄에도 악용된다. 이웃의 보증만으로 자연사 처리될 뻔했던 2009년 4월 충남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검시제도와 관련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문제 제기만 반복하기 벌써 16년째다. 웃지 못할 것은 검찰과 경찰의 힘겨루기이다. 개혁의 필요성은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운영은 반드시 우리 부처에서 해야 한다는 논리다. 난센스다.  땅에 묻히는 순간까지 죽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분명치 않은 이유로 억울한 죽음을 맞는 이도,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만 주검은 말을 하지 않는다. 시신 속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과 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사회라면 범죄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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