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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잡는 ‘낮술’

    사람잡는 ‘낮술’

    #1지난해 12월20일 오후 5시쯤 부산시 연제구에 있는 ○○종합건설(주)이 시공하는 현장에서 미장 작업자가 오후 새참 시간에 막걸리를 마신 뒤 동료 인부들과 작업을 한 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계단으로 내려 가는 도중에 발을 헛디뎌 사망했다. #2경기도 화성군 동탄면에서는 지난 4월18일 철근 작업자가 점심때 소주 1병을 마신 뒤 작업에 나서 변을 당했다. 그는 작업반장의 귀가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하 1층 옹벽 배근 작업을 하다 오후 1시30분쯤 중심을 잃고 2.5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3경기도 용인시 구성면의 공사장에서 지난 6월 25일 오후 3시30분쯤 전기배관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2.8m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이 근로자는 새참시간에 소주 1병 정도를 마신 상태에서 사다리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직장인들의 술자리가 점점 잦아진다. 특히 점심시간 동료들과 나누는 3∼4잔의 반주가 그야말로 꿀 맛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직장인들의 이런 음주 습관은 사무직이나 현장 근로자 모두가 비슷하다. 문제는 출근 이후 작업장에서의 음주 습관이 각종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심각한 원인이 된다는데 있다. 직장인들의 점심때 반주로 인한 사고 통계는 아직 없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구조 출동을 한 시간대를 분석해 보면 그 심각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모두 10만 5382차례의 구조 출동을 했다. 시간대별로는 하루중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가 1만 2164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4시부터 6시까지로 1만 1609건이었다. 소방방재청 김종선 계장은 “점심 시간이나 새참시간을 이용한 반주가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급자의 묵인이 원인, 그래도 해고 사유는 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작업중 근로자의 음주에 상당히 관대한 편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외국에 비해 직장 상사나 동료와의 회식, 고객 접대(business)와 같은 차원에서 비자발적인 음주가 많고 횟수도 잦은 편이다. 또 동료 또는 상하간 격의를 빨리 없앤다는 이유로 폭음 분위기(폭탄주 등을 원샷으로 마시기)가 일반화되어 있다. 한국경제경영연구원은 최근 연구자료에서 이같은 현상이 “한국의 직장 관리자(상급자)들이 부하 직원의 감정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과도한 음주 행위를 하는 부하 직원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관대하기만 했던 직장내 음주문화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근로자의 음주 습관에 대한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적이 있어 주목된다. 노동위원회는 고속버스 운송사업에 종사하는 운전기사가 운행 전날 먹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출근, 승차전 자체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 농도 0.05%가 나왔다는 이유로 해고한 회사측의 결정을 정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동안 비슷한 사건에서 ‘해고 사유는 부당하다.’는 노동위원회의 판정 사례를 뒤집었다. 음주에 대한 회사의 관대함은 자칫 모든 직원들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하는 등 각종 안전사고를 당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전라도 지역의 건설업과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 700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산업재해에 관한 실태분석’을 실시한 결과 작업장에서 음주로 인해 재해를 경험한 사람이 33.1%에 이른다. 또 전체 응답자의 16.5%는 음주로 인해 불량품을 생산하는 등 작업 실패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음주로 인해 작업 과정에서의 실패 가능성보다 산업 재해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을 뜻한다. 작업장에서 얼마나 음주를 하는지 알기 위해 작업중 음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4%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72.6%가 작업중 음주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중 음주장소로는 식당이 47.5%로 가장 많았고 작업현장에서의 음주도 20.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중 음주를 하는 이유는 ‘피로를 잊기 위해서’가 52.4%로 가장 많았고 ‘스트레스 해소’ 20.8%,‘습관적으로’ 14.6% 순이었다.10명의 근로자 가운데 6명이 작업의 피로를 잊기 위해 작업장에서 음주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중앙병원 건강관리센터 서동식 소장은 “개인차가 있지만 낮술은 뇌졸중, 심장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면서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근로자, 납, 망간 등에 노출되는 근로자는 술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주 측정제도와 예방프로그램 갖춰야 산업현장의 음주 현상이 위험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의 알코올 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부족하거나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미국·프랑스 등 선진국처럼 직장에서의 음주로 인한 재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직장내 음주 테스트가 일반화되어야 한다. 특히 종업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이나 조선, 플랜트업 등 비교적 야외 작업이 많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는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조사 결과 제조업과 건설업의 38.2% 정도만이 음주와 관련된 규제 규정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자의 음주 예방을 돕는 프로그램(EAP)을 운영하는 곳도 제조업은 11.1%, 건설업은 15.5%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등록된 대기업들의 80% 이상이 음주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작업장내 알코올의 배포나 소비가 금지돼 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는 “소주 한잔이면 음주 운전으로 주의하면서도 정작 낮술에는 훨씬 더 위험한 작업에 나선다.”면서 “우리나라 직장에서 술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성이나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은 세계 1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고 심각성을 알렸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하루 1~2잔, 내성생겨 중독 위험” “농경문화의 산물인 반주는 잠시의 피로를 잊게 하지만 판단력과 행동을 굼뜨게 해 작업장 안전사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업의학전문의인 강성규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국장(의학박사)은 “새참때 반주를 곁들이는 오랜 풍습으로 근로자들은 요즘도 작업중 술을 마시는 것에 익숙하다.”면서 “육체 근로자나 사무직 근로자 모두가 반주로 인한 나른함으로 오후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반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반주는 판단력을 떨어지게 하고 반사신경을 무디게 해 외부의 위험에 쉽게 대처하지 못하도록 한다.”면서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건설현장이나 운전작업자, 정밀기계를 사용하는 작업자 등은 소량의 음주라도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학적으로 알코올은 체내에서 완전히 배설된 후에도 신체 행동기능은 24∼48시간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전날 밤 늦게까지 마신 술은 다음날 오전까지 체내에서 완전히 배출되지 않는다.“면서 “또다시 반주를 즐기는 것은 하루종일 음주 상태로 근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병원 정영철 교수는 “똑같은 양이라도 낮에 먹는 술은 뇌반응의 정도가 다르다.”면서 “낮술이 훨씬 민감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의학적인 연구결과가 밝혀진 것은 없지만 바이오리듬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양의 술이라도 개인의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취하는 정도가 달라지듯 낮술은 밤술에 비해 취하는 정도가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술에 대한 뇌 또는 신체 반응의 감수성이 높은 만큼 직장인들이 반주로 먹는 술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잔 먹는 반주라도 횟수가 거듭되면 내성이 생겨 양이 늘어나게 된다.”면서 반주의 중독성을 더욱 경계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 ‘뻔뻔 경영’ CEO

    지난 17일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보령제약의 한방화장품 ‘정안가인수’ 발매식. 판매를 책임진 이인영(53) 보령수앤수 대표는 은회색 양복에 자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제품의 은회색 뚜껑에 맞춰 양복을 입고, 병 색상과 같은 자주색 넥타이를 맸다.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윗도리를 벗자 흰색 와이셔츠의 옷깃과 소매에 황금빛으로 새긴 한자 ‘秀(수)’가 드러났다. 역시 제품에 맞춘 색깔이다. 이 대표는 “제품을 1주일만 바르면 저처럼 주름이 없어집니다.”라면서 고객들에게 얼굴을 내밀고 만져보게 했다.50대로 믿기지 않을 만큼 탄력있는 피부다. 이 대표의 너스레에 참석자 200여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히트 상품으로 만들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참석자들에게 기쁨을 주려는 이 대표의 작은 ‘개인기’이다. 이 대표의 ‘끼’는 또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조리용 칼슘 행사에선 요리사 복장을, 지난 4월 마스크팩 카테킨 발매 행사에선 얼굴에 마스크팩을 하고 나왔다. 그는 매주 수요일을 ‘뻔데이(fun-day)’로 정했다. 회사 이름에 ‘수’자가 두 번씩 들어가 수요일이 좋다는 게 정한 이유다. 이날은 이 대표가 전 직원들에게 서울 중구 주교동 방산시장 골목의 한 주점에서 막걸리와 도토리묵을 ‘쏘는’ 날이다. “펀(FUN)을 사투리로 발음하면 ‘뻔’이 됩니다. 다른 회사보다 갑절 더 유쾌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생각 때문에 ‘뻔뻔’경영이라고 부릅니다.” ‘뻔뻔한’ 최고경영자(CEO) 이 대표는 CEO를 최고 기쁨조(Chief Entertainment Officer)로 생각한다.1980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지 18년만에 보령산업 대표이사에 올랐다. 외환위기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1년만에 흑자로 되돌렸다. “직원들에게 일은 재미난 놀이로 생각하게 했지요.” 이런 마음가짐이 평사원에서 출발해 CEO에 오른 이 대표의 저력으로 읽혀진다. 지난해 1월 그가 사령탑에 앉은 보령수앤수는 지난해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출범 1년만의 성적표에 보령제약그룹이 놀랐다. 그의 ‘펀 경영’에는 순간의 웃음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건강과 행복의 근원은 바로 웃음입니다. 이웃과 고객 모두 웃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뻔뻔 경영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스마일 연습’ 대신 연극 대본을 쥐고 있다.24일 대학시절 그가 만든 연극동아리의 100회 기념공연으로 출연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판매뿐 아니라 고객 상담과 불만을 직접 받아 처리하는 현장 경영도 하고 있다.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CEO이지만 그는 여전히 객석보다는 ‘무대’ 체질이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길섶에서] 김장의 행복/김문 인물전문기자

    늦가을 바람이 제법 쌀쌀한 지난 주말 저녁. 친하게 지내는 50대 초반의 선배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야, 뭐하냐? 내가 말야, 지금 김장하고 있거든.”“아니 형님, 살림 다 망치는 거 아녜요?”“야, 작품이여, 작품. 겉절이가 기가 막혀. 막걸리 한잔 어때?”어찌 거절하랴. 잘 익은 홍시 한 상자 들고 반신반의하면서 갔다. 선배는 비닐장갑을 끼고 열심히 양념을 버무리고 있었다.“처남이 배추를 보내줬어. 이거 먹어봐.” 선배는 막걸리 한사발을 쭉 들이키더니 일장 연설을 하며 연방 막걸리와 겉절이를 권한다. 부엌살림은 아랑곳없던 깐깐한 모습은 간 데 없고 마냥 어린애처럼 보였다. 선배 집에서 김장을 담근 지는 오래 됐다. 형수가 몸이 불편해 그냥저냥 지내온 것이다. 선배는 곁에 앉은 형수를 보며 “야, 우리 집사람 얼굴 봐, 오늘처럼 예쁜 거 처음 봤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겉절이가 매워서인가, 코 끝이 찡해온다. 이래저래 막걸리에 흠뻑 취한 날이었다. 김문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혈액순환 증진을 비롯해 피로회복에 좋으며, 피부건강에도 좋은 온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는 이색 온천들이 늘어나면서 온천문화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작은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각질을 뜯어먹는 온천탕부터 먹는 쌀을 녹인 미감수탕까지 다양하고 색다른 온천의 세계로 빠져본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우리나라에 보통 신생아의 2배인 6㎏으로 태어난 초우량 아기가 있는지 없는지, 물 속에서 볼 수 있는 TV가 있는지 없는지, 밥 한끼에 15원인 메뉴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또 한 주간 인터넷을 후끈 달군 사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네티즌이 가장 많이 검색한 그 사진의 뒷이야기를 확인해 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화장실을 가지 않는 아들, 다섯 살배기 우진이. 화장실을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엄마. 이 모자간의 전쟁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빈 음료수 병을 전용 화장실 삼아 소변을 해결해야 하는 우진이. 그러나 우진이가 유치원 화장실은 간다. 우진이가 화장실을 회피하는 이유와 해결책을 알아본다.   ●있을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동규는 영조와의 통화가 잘 안되자 영조 사무실로 전화를 걸고,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는다. 영조는 잔금문제로 찾아온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를 만나고, 회장이 잔금을 처리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환을 만난 유진은 정화에게서 영조의 과거에 대해 들은 얘기가 있느냐고 물어본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편을 내놓으라고 찾아 온 남편의 애인.“내가 당신한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가 이 남자랑 살아보게 하는 거야. 어디 한 번 잘 살아봐.”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편을 내놓은 여자. 그렇게 조강지처를 버리고 바람난 여자와 결혼한 남자. 그러나 얼마 안가 그 여자와 또다시 이혼할 위기에 놓이는데….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동국은 윤후의 비서로 다시 일을 시작한 국화에게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못을 박는다. 비닐하우스에 새참을 내갔던 윤정은 막걸리에 취해 난리를 부린다. 국화가 비서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명혜는 동국에게 화를 낸다. 하지만 동국은 윤후가 공과 사를 구분할 것이라 말하며 무시한다.
  • “11월11일 오늘은 길의 날 두발로 우리땅을 걸어요”

    “현대인들에게 길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하기 위해 길 문화축제를 마련했습니다.” 10일부터 12일까지 전북 전주에서 ‘제1회 길 문화축제’를 열고 있는 (사)우리땅 걷기 신정일(53·문화사학자) 이사장은 10일 “이번 축제를 통해 11월11일을 ‘길의 날’로 정한 것을 널리 알리고, 우리 강토의 옛길과 역사, 풍습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1월11일은 젊은이들이 길다란 과자를 주고 받는 ‘빼빼로 데이’이지만, 이 단체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날을 과자 대신 두발로 ‘우리땅을 걷자.’는 뜻에서 ‘길의 날’로 정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이날을 전후해 길 문화축제를 열기로 했다. 신 이사장은 “전주시 일원에서 개최될 이번 행사는 옛길 보전을 위한 세미나를 시작으로 11일에는 개회식과 함께 비빔밥 나눠먹기 행사, 길거리 원혼굿, 솟대와 장승만들기 등에 이어 12일 보부상 재현, 전통떡 잔치, 막걸리 축제와 전통 대동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앞서 서울신문의 옛길 ‘영남대로’ 연재를 계기로 역사 속의 길을 정부가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길 박물관 건립과 삼남대로(서울∼전남 해남) 등 조선시대 9대로가 문화재로 지정돼 복원·보존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가 깃든 길들이 마구잡이식 개발 등으로 파괴·훼손돼가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란다. 신 이사장은 “로마와 일본 등 외국의 옛길이 오랜 세월을 두고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프랑스 국경에서 스페인의 야곱이 잠든 산타아고 성당에 이르는 800㎞의 길에 순례자의 발길이 이어진다.”면서 “우리도 옛길을 복원해 보행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5월 우리땅 걷기를 통해 국토사랑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우리땅 걷기운동 모임’ 결성을 주도했으며, 현재 전국에 30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전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늦가을 산사에서 보낸 편지

    늦가을 산사에서 보낸 편지

    남쪽 지리산이 온통 붉게 물들고 있다.9월 말부터 반도 허리의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의 오색 물결이 백두대간의 봉우리를 징검다리 삼아 지리산까지 내려섰다. 성삼재와 정령치 등 높은 고갯마루를 건넌 단풍은 골 깊고 물 맑은 계곡까지 찾아왔다. 알다시피 지리산의 수많은 계곡에는 천년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다. 오색의 파스텔 톤으로 색칠한 산사의 가을을 보고 있노라면 속세의 때에 찌든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깊은 계곡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산사의 모습에 눈이 시원해지고, 댕그렁 댕그렁 청아하게 울려대는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가슴까지 맑게 흐르는 옥수(玉水) 한 모금에 마음의 때가 씻겨나간다. 자, 깊어가는 이 가을에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지리산의 산사로 훌쩍 떠나보자. 그리고 보고픈 사람에게 편지 한 장을 써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형,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아마 형에게 대학 2학년 때 편지를 써보고 첨이네. 가끔 메일이나 전화로 이야기하다 이렇게 펜을 드니 좀 어색하다. 참, 형이 그렇게 칭찬하던 가을 지리산에 다녀왔어. 생각나? 최루탄 가스로 매콤한 잔디밭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야, 가을 지리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이야기 하지마.”라고 크게 외쳤던 것 말이야. 그래서 지리산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단풍도 보고 천년이 넘는 사찰을 돌아보았지. 너무 좋았어…. # 어머니의 가슴 같은 실상사 지리산 서쪽의 뱀사골 끝자락에 연꽃 모양의 산세가 둘러싸고 있고, 그 연꽃의 밥 즉 ‘연밥’에 해당되는 소중한 자리에 실상사(實相寺)가 위치해 있어. 한국 선문의 발상지인 실상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 증각대사 홍척(洪陟)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져.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이 이곳 ‘실상산문’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선풍(禪風)의 발상지이기도 해. 형, 근데 참 재미난 사찰이야. 이렇게 유서 깊고 오래된 절이 울창한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 한가운데 있어. 일주문도 없고 잘 꾸며져 돌담에 마치 오래된 한옥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너무 편안해져. 천왕문을 지나자 사찰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아담한 목조 건물이 몇 개, 빨간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에 외갓집에 온 듯 너무 마음이 푸근해져. 실상사에는 백장암과 서진암, 약수암 등의 암자가 여럿 있고 신라시대의 많은 문화유산들이 있어. 수철화상 능가보월탑(보물33호), 수철화상능가 보월탑비(보물34호), 석등(보물35호), 부도(보물36호), 삼층쌍탑(보물37호) 등 보물이 즐비해. 무심히 바라보면 사방이 터져있는 들판 한가운데에 멋쩍은 듯 엉거주춤 서 있어 볼품없지만 마음을 열고 다가서면 수 많은 국보와 보물뿐 아니라 지친 우리 마음을 감싸주는 어머니 가슴 같은 곳이야. # 불타버린 뱀사골과 피아골 정말 지리산의 날씨는 ‘여인의 마음’과 같다고 한 말이 실감나더라. 가을 햇살이 아름답던 날씨가 갑자기 흐리더니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 그래서 더 좋았어. 부슬부슬 비 내리는 사찰의 처마 밑에 잠시 걸터앉아 한적한 경내에 울려 퍼지는 풍경의 아름다운 소리, 그 여운이 가슴 속에서 잔잔히 울려…. 차를 몰고 861번 도로로 노고단을 향해 가는 길은 정말 예술이야. 구불구불 위험하긴 하지만 지리산 봉우리를 타고 넘는 하얀 구름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 근데 좀 아쉽게도 올해는 가을 가뭄이 심해서인지 단풍이 좀 별로야. 노고단쪽은 이미 단풍이 들었는데 예년보다 덜하고 7부 능선 아래는 아직 단풍이 내려오지 않았더라고. 아마 형이 이 편지를 받는 주말쯤이 절정에 달할 것 같아. 수려한 단풍으로 유명한 남원 뱀사골로 들어서니 형의 이야기가 허풍이 아님이 실감나더라. 계곡 들머리의 수려한 바위들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와. 또 맑고 깨끗한 소·담을 물들인 붉은 물결에 지리산의 속살을 느꼈어. 이무기가 용이 됐다는 ‘탁용소’,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았다는 ‘뱀소’, 소금장수가 물에 빠져 이름이 붙은 ‘간장소’, 정진스님이 산신제를 올렸다는 ‘제승대’ 등 이번 주에 가려면 꼭 뱀사골로 가, 알았지? 참, 4일 뱀사골에서 단풍제례가 열려 볼거리를 더한대. 구름 낀 노고단을 넘어 구례 피아골로 향했어. 피아골은 예년에 비해 단풍이 좀 늦데. 아마 11월 초·중순이 절정일 것 같대. 그래서 연곡사에 들렀어. # 가을 길의 저 끝에 19번 국도에서 빠져 양편으로 황홀한 모습의 단풍나무 길을 달렸어. 아직 절정을 맞지 않았지만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길가에 진하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이 서로의 모습을 뽐내는 여인의 자태처럼 농염한 모습이야. 연곡사는 신라 진흥왕 6년(545년)에 연기대사가 창건한 고찰인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어. 그 후 수 차례 증건과 소실을 되풀이하다 지금은 작은 법당이 초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야. 연곡사에 가면 꼭 보아야 할 두가지가 고려시대에 만든 ‘동부도’와 ‘북부도’란 석탑이야. 자세하게 봐. 그 단단한 재질인 화강암을 한땀 한땀 정으로 쪼아서 그린 운룡과 사자, 사천왕 등 그림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야. 아마 로마에 있는 라오콘 상이나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그 이상이야. # 반달곰이 살고 있는 천년 고찰 형, 지리산 반달곰이 살고 있는 문수사라고 들어봤어? 나도 신기해서 안내판을 보고 핸들을 꺾어 들어갔어. 세상에 굽이굽이 험한 산길을 한 30분을 달렸나.1단을 놓고도 힘겹게 오른 산의 끝자락에 문수사가 있더라. 무려 해발 700m야.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런 사찰이야. 백제 성왕 25년(547년) 연기조사께서 창건했고 원효, 의상 대사를 비롯해 윤필, 서산, 소요, 부유, 사명대사 등 우리나라의 고승들이 수행 정진한 제일의 문수도량이래. 임진왜란 때 일부가 파괴됐고 6·25때 전소되었다가 1980년대에 새로 지어졌대. 3층 법당 대웅전(목탑)이 멋져. 또 문수사에 정말 반달곰이 있어. 비록 철창에 갇혀있지만 시커먼 곰의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진 하얀 V자가 예쁘더라. 원래 4마리였는데 두 마리는 방사를 하고 이젠 두 마리만 남았대. 이밖에 신라 진흥왕 5년(544년)에 지은 화엄사, 녹차의 시배지로 유명한 쌍계사, 작고 아담한 천은사 등도 가을에 꼭 한번 들러보면 좋은 절이야. 어때, 형. 지리산에 가본 지 오래지. 아이들과 형수님 손잡고 이번 주에 지리산의 고즈넉한 산사에 꼭 한번 다녀와. 마음이 넉넉해질 거야. # 단풍 구경도 식후경이래 참, 내가 맛있는 식당 몇 개 소개할게.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 거 알지. 광한루옆 옛 육남시장터 천변에 있는 새집(063-625-2443)과 부산집(063-632-7823)이 유명해.6000~7000원선이야. 가족들과 좀 근사한데서 먹고 싶으면 남원 시내 청월장(063-633-7533)의 한정식 한번 먹어봐. 도미회, 대하, 육회, 삼합과 각종 나물 등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나와.1인분에 3만원인데 아이들이 어리니까 형수랑 2인분이면 충분히 먹을 거야. 또 뱀사골에는 그때 그 식당(063-625-3329)을 비롯해 산채백반집이 많아.15∼16가지나 되는 산나물이 푸짐해.7000원이야. 구례쪽에서는 화엄사 가는 길의 그 옛날 산채식당(061-782-4439)과 지리산식당(061-782-4054)이 유명해. 고기가 생각나면 이시돌(061-782-4015)의 한방 갈비도 강력추천해. 담백한 육질과 깔끔한 밑반찬에 정신을 못 차린다니까.
  • [29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지속적인 해외 원조에도 불구하고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 볼리비아. 정부와 세계은행이 경제를 살리고 빈곤층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 그 전략은 포괄적 개발을 위한 기본 틀 즉,CDF. 정부는 이 개발 모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민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 바로보기(EBS 오후 8시)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앉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국내외의 언론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과연 반 총장이 앞으로 북핵문제 등의 중요한 사안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은 물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을지 박흥순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본다. ●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2집 앨범을 발표하며 팬들에게 돌아온 그룹 파란의 리더 라이언. 그가 코미디계의 대부이자 성대모사의 달인인 남보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파란과 같이 출연한 남보원은 성대모사의 대가. 이승만 전 대통령, 가수 루이 암스트롱 등 유명 인사들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한다. ●환상의 커플(MBC 오후 9시40분) 추수를 끝낸 덕구네는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 파티를 한다. 입에 안 맞는 건 못 마신다던 안나는 마실수록 당긴다며 막걸리를 거푸 들이켠다. 철수에게 예전의 사이가 어땠는지 기억이 없어 모르겠다고 말하는 안나. 그러면서 지금은 자신이 좋아서 데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안다고 말한다. ●가치대발견 보물찾기(KBS2 오전 9시45분) 자연의 울림이 좋아 10년 동안 동굴 음악회를 열어왔다는 현행복 교수. 실내 음악홀과 동굴에서 악기를 연주하면 어느 정도의 소리 차이가 날까? 1년에 단 한번만 열리는 동굴음악회의 입장료는 과연 얼마일까? 설렁탕의 현재 가격은 보통 5500원 정도. 그렇다면 이전의 가격은 얼마였을까? ●일요다큐 산(KBS1 밤 12시) 눈이 막 녹기 시작하는 7월의 스팬틱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죽음의 지대다. 벼랑 끝에 눈과 얼음이 얼어붙어 생긴 불안정한 커니스(눈처마)지형. 거대한 눈사태는 한 순간 모든 것을 휩쓸어 가버리기도 한다.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C1,C2로 향하는 대원들을 험하게 가로막는데….
  • [누드 브리핑] 중랑구 간 오 시장 ‘강동호’ 만난 뒤 연거푸 “강동구민 여러분” 해프닝

    [누드 브리핑] 중랑구 간 오 시장 ‘강동호’ 만난 뒤 연거푸 “강동구민 여러분” 해프닝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에서 일어나는 작은 이야기들이 ‘누드브리핑’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단체장들의 해프닝, 말실수,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시청과 구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누드브리핑의 소재입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100층,140층,150층,? 서울 중구가 추진하고 있는 초고층 빌딩인 ‘금융·관광 센터’(가칭)의 층수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층수가 계속 높아지는 원인은 정동일 구청장의 의욕(?)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100층을 짓겠다.’고 공약했으나 취임후 태스크포스(TF)팀인 ‘강한중구연구추진단’ 등을 통해 검토·분석한 결과,140층으로 40층을 높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18일 초고층 건물 관련 전문가인 고려대 건축과 여영호 교수의 중간 용역 보고를 받은 뒤 ‘10층’을 더 올려 150층이 됐습니다. 정 구청장이 계속 층수를 높이는 것은 용산 국제업무단지(100층), 상암 DMC내 랜드마크 빌딩(110층),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 현대차 그룹이 뚝섬에 짓는 자동차테마파크(110층) 등을 고려한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원려’라는 지적입니다. ●“내사랑 막걸리” 김현풍 강북구청장의 막걸리 사랑이 유별나다고 합니다.‘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까지 결성할 정도인데요. 자타가 공인하는 막걸리 애호가인 그는 다른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양주라면 질색을 하는데, 양주를 먹다가 혼이 난 구청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하네요. 유별난 사랑만큼 마시는 방법도 독특합니다. 김 구청장은 막걸리에 요구르트와 식초를 섞어 마십니다. 막걸리의 단점인 트림과 숙취를 해소하기 위한 그만의 제조법인데요. 구청에서는 ‘김현풍표 막걸리’로 불립니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정말 트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중랑구에서 “강동구민 여러분” 얼마전 중랑구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설을 하다 구민들에게 연거푸 ‘강동구민’이라고 말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중랑문화체육관 개관식에서 문병권 구청장은 “오세훈 시장이 중랑구 지원에 힘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말끝마다 오 시장에 대한 우렁찬 박수를 부탁하자, 오 시장은 그때마다 일어나 500여명의 참석 구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단상에 선 오 시장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데 열심히 하는 중랑구 지원을 저버리기 힘들 것”이라는 말을 꺼내자 구민들이 또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이어 오 시장은 행사에 참석한 서울시와 한나라당 내빈들을 소개했는데, 마지막으로 강동호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장을 소개한 뒤 그만 혀가 꼬이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오 시장은 본격적인 연설을 하면서 ‘강동구를 위해’‘강동구민은 행복한 구민’으로 중랑구를 강동구라고 연거푸 말했습니다. 최항도 서울시 대변인이 급히 단상에 올라가 귀엣말을 하자, 오 시장은 “죄송합니다. 강동호란 이름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깜빡 실수를 했습니다.”며 양해를 구했습니다. 또다시 함성과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고요. 시청팀 hyun68@seoul.co.kr
  • [Local] 전주시, 최고 막걸리꾼 선발대회

    전북 전주시가 전국 최고의 ‘술꾼’을 뽑는다. 전주시는 오는 11월16∼19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김장축제 때 한옥마을 민속마당에서 ‘전국 막걸리 주량대회’와 ‘막걸리 빨리 마시기’ 대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전국 막걸리 주량대회는 1분 내에 막걸리를 제일 많이 마시는 전국 최고의 술꾼을 뽑는 대회다. 참가 자격은 만 20세 이상이며 행사 시작 1시간 전(오후 3시)부터 선착순 50명을 모집한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안내소(063-284-1126).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주말이면 가벼운 배낭에 단풍을 만나러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바다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정상에서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막걸리와 맛난 밥이다.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한두 번은 실망을 하고 나온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전국의 단풍으로 유명한 산 아래 맛집을 찾아나섰다. 붉은 단풍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들이켜는 시원한 막걸리, 오색나물에 보리밥을 썩썩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등 별미와 함께하는 가을산행과 특별한 맛을 느껴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스텔로 칠한 듯한 오대산 강원도 토박이들이 제일로 치는 단풍이 바로 오대산이다. 붉은 단풍뿐 아니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여러 색들의 은은하고 소박한 어울림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대산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수십 군데가 모여 있다. 그중에서 오대산식당(사진(1)·033-332-6888)이 원조격이다. 주인 이문화(72)할아버지가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신선초, 참두릅, 참나물, 나물취 등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20여 가지 나온다. 거기에 더덕, 버섯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다. 나물들은 제철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나물을 말려서 보관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제 맛을 쉽게 잃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염장’이야. 생나물로 보관을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거야. 많이 먹어. 다 오대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자연산 나물이야.”라는 이문화 할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정갈하고 깔끔한 밥을 먹었다. 특히 곰취장아찌의 맛과 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1인분에 1만 3000원. # 불타는 듯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나 있다. 이런 지리산 화엄사 자락에 있는 이시돌(사진(2)·061-782-4015)의 맛있는 한방갈비가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방목한 한우고기를 와인과 매실 진액에 8시간을 재운 뒤 십전대보탕에 기초한 13가지 한약재로 숙성시킨 갈비다. 달콤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어울림이 가히 ‘예술’이다. 구례의 한우 생산 농가에서 직접 선별해서 고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갈 때는 꼭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인분에 3만 5000원. 또 김장아찌, 머위, 돌나물 등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나오는 재첩국(6000원)이나 산채정식(1만원)도 별미다.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한 주인 염대수씨가 별채에 내셔널지오그라피에서 확보한 구한말의 희귀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미난 식당이다. # 만산홍엽의 속리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정이품송이 버티고 있는 속리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중부권 산의 대표주자이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명한 경희식당(사진(3)·043-543-3736)은 박정희,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씩 거쳐 간 식당으로 100여가지 넘는 음식들을 제철에 맞게 꾸며내고 있다. 2인 기준 5만원,2인 이상 2만 3000원으로 좀 부담이 되지만 속리산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식당임은 틀림없다. 커다란 교자상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이 가득하다. 각종 나물들은 기본이고 굴전, 소라, 생선뿐 아니라 불고기까지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남도의 한정식보단 차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특히 집장(충청도식 된장)의 구수한 맛에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 단풍과 억새의 치악산 가을 산행의 맛은 단풍과 억새이다. 동시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 바로 치악산이다. 구룡사쪽의 단풍과 고둔치 고개의 억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땀을 흠뻑 흘리고 향로봉에 올랐다면 가슴까지 시원한 돌모루 산장(사진(4)·033-731-5310)의 막국수를 권한다. 꿩으로 육수를 내서인지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수 또한 시원해서 산행을 마치고 먹기에 좋다. 쫄깃한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있는 막국수는 비록 볼품은 없지만 어른,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새콤달콤한 육수와 원주 메밀로 만든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다.4000원. 또한 고기로 만든 만두(5000원)를 곁들이면 좋다. # 가장 편하게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덕유산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30분에 오를 수 있어 가족 단풍 나들이로 아주 제격이다.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명가(사진(5)·063-322-0909)의 흑돼지구이는 돼지고기를 한차원 높인 맛이다. 진안의 명물인 까만 돼지고기만을 써서 쫄깃함이 살아 있다. 또한 아주 두툼하게 썬 흑돼지를 야외에서 특수 제작한 참나무 화덕에 애벌로 구워 내놓는데 은은한 참나무 향에 배어서 ‘햄’을 먹는 기분이다(9000원). 꼬막, 버섯,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도 명가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 2년 묵은 김치와 흑돼지의 살코기로 끓인 김치 전골(7000원)도 시원하다. # 수도권 단풍의 명소, 가평 명지산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험한 계곡과 산들이 둘러싸인 곳으로 수도권 단풍 나들이로 최고 지역이다. 명지산, 인연산, 운악산 등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가평에 들렀다면 산수녹원(사진(6)·031-582-6475)의 그윽한 청국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28년째 청국장을 가평의 콩으로 띄우고 있는 지영옥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뚝배기에 두부 몇 점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을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옛날 어머니의 집에서 만들어주신 바로 그 맛이다.5000원 # 계곡 단풍의 참맛 소백산 희방사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소백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소백산 단풍 구경을 마치고는 단양읍에 있는 장다리식당(043-423-3960)의 마늘돌솥밥정식(1~2만원)을 추천한다.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마늘을 넣고 바로 지은 돌솥밥도 일품이고 갖가지 밑반찬에 막걸리 한잔이 잘 어울린다. 싱싱한 생굴, 도토리묵, 고소한 감자버벅, 고등어, 고소한 돼지수육은 물론 감자떡, 쑥버벅, 고추장떡 등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뭐래도 다양한 마늘 반찬. 식초에 절인 쪽마늘, 새콤한 고추장 마늘무침, 마늘쫑 무침 등 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한 한우비빔육회(2만 5000원)도 추천한다. # 천년 고찰을 두개나 품고 있는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에 품고 있는 전남 조계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푹신한 육산(흙산)이라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천년 고찰의 여유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조계산의 7부 능선인 해발 600m의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보리밥(사진(7)·061-754-3756)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간판은 식당이라고 걸려있지만 변변한 식탁 하나 없다.7∼8명이 올라 갈 수 있는 평상에 10개가 있다. 손님들은 등산화를 풀고 평상에 걸터앉아 커다란 쟁반에 내 온 음식을 먹는다. 상추, 무청, 돈나물, 미나리, 깨잎, 고추 등과 구수한 된장국이 나온다.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데 그 맛은 참 별나다. 파란 하늘을 지붕 삼아, 붉게 물든 단풍과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먹는 웰빙 음식이다. 게다가 주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를 한잔 걸칠라 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보리밥, 동동주 5000씩. # 파란 바다가 보이는 천관산 파란 하늘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쪽빛 남해 바다가 흘린 땀뿐 아니라 가슴에 남아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산, 넘실대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산, 바로 전남 장흥의 천관산이다. 물론 전남 장흥은 먹거리가 풍성하지만 바다하우스(사진(8)·061-862-1021)의 바지락회를 권하고 싶다. 전어, 농어, 하모(갯장어) 등 제철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 모두가 맛나지만 쫄깃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4인기준 3만원)가 압권이다. 막걸리로 담근 자연 식초와 고추장에 살이 통통한 바지락의 속살 무침은 산행의 수고를 한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에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이 치기 시작했다. 정상인 천제단은 물론이고 입구까지 수놓고 있는 단풍은 전국의 어느 산 못지않다. 태백은 한우로 유명하다. 비록 사육하는 수가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타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맛은 예술이다. 태백 시내에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많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 태성실비식당(사진(9)·033-552-5287)의 고기는 특별하다. 마블링(고기에 포함된 하얀 지방)이 적은 빨간 살이 특징이지만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집이니 꼭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종해 전남 보성군수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종해 전남 보성군수

    ‘거시기 축제로 초대합니다.’ 전남 보성에서는 3가지를 내놓고 자랑한다. 녹차와 보성소리(판소리), 벌교 참꼬막이다. 낙엽이 뒹구는 요즘, 이들 향과 멋 그리고 맛이 나그네 발길을 이끈다. 정종해 보성군수는 18일 “판소리 고장인 보성의 녹차밭에서 우리가락을 들으며 귀를 씻어낸 뒤 속살이 꽉 찬 참꼬막을 먹으면 남도여행의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보성소리는 서편제와 동편제를 아우르는 보성만의 독특한 창법으로, 조상현·성창순·성우향 명창이 보성소리꾼”이라고 자랑했다. 이번 서편제 보성소리축제(21∼22일)는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놓고 내로라하는 전국의 신인들이 기량을 겨룬다. 정 군수는 “요즘 벌교앞 여자만의 찰진 갯벌에서 나는 쫄깃하고 짭조름한 꼬막 맛이 일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꼬막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온 궁중 진상품이었다. 다음달 3∼5일 소설 ‘태백산맥’의 현장인 벌교읍에서 참꼬막 축제가 이어진다. 그는 “축제 현장에서는 꼬막과 파전, 막걸리를 공짜로 제공하고 관광객들은 꼬막을 삶아서 까먹기, 요리하기, 녹차 마시기 등도 참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다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씨가 설명하는 태백산맥 가족탐방도 눈길을 끈다. 정 군수는 “청정해역인 대포리 갯벌에서는 어촌계끼리 ‘꼬막 널배타기 경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좋은 사진거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만은 찰진 진흙농도가 화장품 크림보다 더 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곳 736㏊에서는 해마다 꼬막 6500여t을 캐내 200억원의 소득을 올린다.㎏에 3000원,1상자(10㎏)에 3만원이다. 정 군수는 “참꼬막은 영양가 풍부한 갯벌에서 자라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슘 등이 많아서 노약자나 산모에게 아주 좋은 건강식품”이라고 권했다. 보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열린세상] 광주·부산 비엔날레 또 다른 모방 경쟁인가/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경기도 북부에 ‘이동막걸리’와 함께 ‘이동갈빗집’으로도 이름난 곳이 있다 하여 찾아간 적이 있다. 그런데 수도 없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갈빗집 간판들을 보고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원조갈빗집’,‘원조의 원조갈빗집’ 등등 무슨 무슨 ‘원조집’이라고 주장하는 간판들이 손님을 호객하는 작태를 보노라면 씁쓸한 기분에 그 먼 곳까지 찾아간 것을 후회하게 된다. 또한 수도권 남쪽 외곽에 위치한 곤지암에서는 소머리국밥을 가지고 집집마다 ‘원조’ 논쟁을 벌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서로 자신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이상한 모습은 참으로 꼴불견스럽다. 이웃끼리 장사를 하면서 상호 간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상도덕조차 그렇게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한편 ‘집단 배반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아 더없이 우울해진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한 집이 갈비든 소머리국밥이든 별난 맛으로 유명해지면 그 옆자리에 비슷한 ‘종목’을 가진 음식점이 줄줄이 개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집에서 노하우를 습득한 사람이 자신이 일하던 ‘본가’ 인근에 음식점을 차리면서 상호나 영업 간판도 ‘본가’와 유사하게 내걸고 ‘본가’의 단골손님까지 넘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러니 밝은 대낮에 볼썽사나운 ‘배신자들의 집단’을 대해야 하는 손님들은 얼마나 역겨울까. 유럽에서 생활할 때 필자는 동료들이 대학병원에서 소정의 과정을 마친 후 독립하여 개원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다. 하지만 누구도 자기가 몸담았던 곳에서 반경 5㎞ 내에다 병원을 개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10년,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몸담았던 곳을 나와서는 바로 길 건너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앞에 둥지를 마련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부산과 광주의 ‘문화 행사’ 하면 이제 국제적으로 확고한 위상과 그에 걸맞은 명성을 얻은 부산영화제와 광주현대미술비엔날레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런데 요즈음은 광주현대미술비엔날레와 부산미술비엔날레가 동시에 개최되고 있다. 더군다나 미술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건만 두 도시가 표방하는 주제 또한 같은 현대 추상미술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광주비엔날레는 6회에 걸쳐 개최된 지난 12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 왔고, 지금은 동양권에서 내로라하는 현대 추상미술 분야의 ‘국제 잔치’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부산 미술계가 불쑥 끼어든 셈이니 마치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갈빗집과 소머리국밥집이 절로 연상된다. 더욱이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라면 적어도 서로 다른 해에 개최하는 게 최소한의 상식이며 도리건만 그 시기마저도 같은 계절에,10일간의 시차를 두고 열리니 그 속내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실로 ‘미천한 자들의 자본주의(poor people´s capitalism)의 표본이 아닌가 싶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300㎞ 거리 안에서 동일한 테마로 국제 규모의 문화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예는 볼 수 없다. 국내의 이러한 작태를 두고 해외 미술 문화계는 틀림없이 비신사적, 비문화적 발상의 산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예술의 본질은 단순히 보고 듣는 데 있지 않다. 작가 개개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그런 가운데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기쁨을 찾는 것이다. 예술의 본질이 이러하건대 부산미술비엔날레 행사를 기획한 사람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따라 하기’를 부산 문화계가 앞장서서 답습하고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심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성낙 가천의과학대 총장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논·밭 관광상품으로 겹풍년 들었네

    “흐드러지게 피어난 메밀꽃 구경오세요.”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학원농장’. 지난봄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렸던 이곳에는 청명한 가을 햇살 아래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백설을 흩뿌려놓은 듯 펼쳐진 18만 7000평의 메밀밭은 가산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7∼8월에 심은 메밀은 황토구릉을 따라 꽃망울을 터뜨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메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걷노라면 살랑거리는 메밀꽃 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메밀밭 가운데 아담한 주막은 길손을 유혹한다. 자리를 잡고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묵에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가을은 어느새 가슴속에 둥지를 튼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2006 경관농업 메밀꽃 잔치’에는 가을을 찾아온 관광객들로 줄을 잇고 있다.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에는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이 몰려 목가적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이곳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지난해 이 일대가 경관농업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 경관농업은 농민들이 일반 농사 대신 경관이 좋은 작물을 심어 길러 놓으면 정부가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농민들은 정부로부터 300평당 17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작물도 수확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특히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음식물과 특산품을 팔아 짭짤한 소득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8만여명이 메밀밭을 찾아 7억 5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전북지역에는 이같은 경관농업지역이 모두 네곳 98㏊나 된다. 전국 경관농업지역 470㏊의 21%에 이른다. 고창군 부안면 송현리 미당 시문학관 주변은 25농가가 2만 4000평의 농지에 들국화를 심었다. 이달 말쯤이면 노란 감국이 피어나 관광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5000평을 심었다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에는 2만평, 올해는 2만 4000평으로 참여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메밀밭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들국화 꽃가루, 국화차, 국화주, 토종두부, 복분자, 막걸리 등을 팔아 적잖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올해는 이달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열리는 들국화 축제에 7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무대인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혼불문학관 주변 3만 4000평과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석불산영상랜드 주변 3만 9000평에는 추수가 끝난 뒤 유채를 심을 계획이다. 이들 두 곳은 내년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뒤덮이게 된다. 농민들은 경관농업직불금을 받고 유채를 거름으로 사용, 고품질 쌀을 생산하게 된다. 전북도는 경관농업이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 자체사업으로 20㏊ 정도를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전북도 관계자는 “경관농업은 전원생활에 향수를 느끼는 도시민들과 농산물수입개방,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제도”라면서 “앞으로 도내 모든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창 들국화 경관농업지구 추진위원장 국지호(49)씨는 “경관농업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직불보조금이 평당 1000원은 돼야만 농가소득을 제대로 보전해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추석연휴 화재·산악사고 ‘방심’이 최대의 적

    [세이프 코리아] 추석연휴 화재·산악사고 ‘방심’이 최대의 적

    올해 추석은 주말 및 개천절과 겹치면서 길게는 9일 동안 연휴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는 쉽사리 사고로 연결되는 법. 명절의 단골 불청객인 화재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유난히 길어진 연휴에 산악사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등산객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9월17일부터 19일까지 추석 연휴 사흘동안 일어난 화재는 모두 231건이다.1명이 목숨을 잃고 11억 4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2004년 9월27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연휴에는 179건의 화재가 일어났다.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재산피해도 2억원이나 증가했다. ●화풀이 방화도 ‘약방의 감초´ 특히 전기로 말미암은 화재는 2004년 54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급증했다. 주택 화재도 전년보다 22건이 많은 70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구조 건수와 대상 인원도 2004년 738건 439명에서 지난해 978건 643명으로 크게 늘었다. 추석 연휴 화재는 명절 분위기에 안전 점검을 소홀히 하는 가정과 업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18일 오전 1시50분쯤 대전 중리동 Z게임방에서 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업주 황모(34)씨가 숨지고, 게임방 앞을 지나던 최모(42)씨 등 2명이 다쳤다. 가스 폭발의 여파로 게임방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 8대의 유리창 등도 파손됐다. 손님이 뜸한 시간이라 대형참사는 피했지만 평소처럼 가스 안전을 신경 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소외감이 더욱 커지는 명절에는 방화사건도 유난히 많다. 지난해 9월19일 오전 5시14분쯤 경기도 안양시 박달2동의 2층집 마당에 쌓여진 목재 더미에서 불이 났다. 누군가 폐지로 불을 붙인 뒤 달아난 것이다. 이어 150m 떨어진 상가 건물 뒷마당 쓰레기더미에서도 불길이 솟았다. 다행히 119소방대와 주민들이 재빨리 진화해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35분동안 박달2동에서만 방화로 추정되는 6건의 화재가 잇따랐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서민 경제가 특히 어려워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이후 명절 방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휴 긴 올해는 더욱 주의해야 산악 사고도 명절 사고의 새로운 유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차례를 지내고 단풍놀이나 등산을 위해 산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덩달아 사고 숫자도 늘었다. 2004년에 추석 연휴 기간동안 119에 신고된 산악사고는 29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4건으로 늘었다. 신고되지 않은 사고를 합치면 실제 사고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올해는 휴일이 길어진 만큼 산악 사고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사고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1844건이 발생해 56명이 사망했다.1996건이 일어나 71명이 목숨을 잃은 2004년보다는 조금 줄었다. 하지만 명절 음주문화에 따른 ‘비극’은 줄어들지 않는다. 지난해 9월19일 오전 6시쯤 제주시 아라1동 주공아파트 입구 6차선 도로에서 주민 고모(50)씨가 티뷰론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09%의 만취 상태였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3시50분쯤에는 경남 밀양시 가곡리 25호 국도에서 화물트럭과 일가족 4명이 타고 있던 마티즈 승용차가 정면 충돌했다. 다섯살짜리 장남만 살아남고, 부모와 남동생은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소방공무원 등 11만 7000여명이 특별경계 근무를 실시하고 구급대원과 구급차량을 기차역과 터미널 등에 전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명절에도 안전에 관한 한 긴장의 끈은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귀성길 안전운행 10계명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 귀성길의 교통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이 권하는 ‘추석길 안전운행 10계명’을 소개한다. 추석 명절의 장거리 여행에서 자동차 고장의 90%는 배터리와 타이어의 문제나 엔진 과열로 일어난다. 특히 배터리는 여름철 내내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힘이 떨어진 상태이다. 귀성길에 오르기 전 배터리 상단부의 표시경(인디케이터)을 반드시 확인해야 난감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푸른색이면 정상, 적색이면 점검, 투명하면 교환 대상이다. 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제조일자가 오래된 배터리나 타이어는 피로도가 높아 수명이 짧다. 교환할 때 반드시 제조일자를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와 엔진오일 상태 점검도 잊지 말자. 과속 차량은 위험할 뿐 아니라 ‘기름, 곧 돈 먹는 하마’다. 배기향 2000㏄ 미만은 시속 60㎞,2000㏄ 이상은 70㎞,3000㏄ 이상 대형차는 80㎞ 정도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자라도 5∼15%의 책임을 져야 한다. 운전자 자기신체사고 보험금도 5%나 깎인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은 면허정지,0.1% 이상은 면허취소다. 그러나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한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수치가 더 나온다. 막걸리 2잔, 소주·양주 3잔, 청주 4잔 이상이면 0.05%를 넘어간다. 음주 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졸음 운전이다. 전날 밤의 과로와 과음에 시달리다 10시간 가깝게 운전하는 것은 중노동이다. 졸음 운전을 피하기 위해 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르자. 자동차도 좋지 않은 기름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도로의 ‘떴다방’에서 파는 유사연료는 차를 망친다. 같은 이유로 터무니없이 기름값이 싼 주유소도 경계해야 한다. 유사연료는 정상적으로 연소되지 않아 자동차 출력과 엔진 내구성을 떨어뜨린다. 유사연료에 사용되는 톨루엔이 기체 상태로 환풍구 등으로 실내로 유입되면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명절 때 휴게소에서는 ‘선물 도둑’도 활개친다. 국산차는 1∼2분이면 ‘작업 끝’이다. 귀중품은 트렁크에 넣고 화장실은 가급적 가족들이 교대로 다녀오는 것이 현명하다. ‘정보 운전’은 ‘기술 운전’보다 빠르고 안전하다. 운전 실력만 믿고 무작정 출발했다가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낭패를 당하기보다는 출발 전과 주행 도중에 교통 정보 방송에 귀기울이면 큰 도움이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U-안심폰 서비스 아시나요 ‘고객맞춤,U-안심폰을 아십니까.’ 소방방재청이 추석을 맞아 귀성객에게 ‘U-안심폰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향에 살고 계신 부모님이 위급상황을 맞았을 때 필요한 ‘효도상품’이기 때문이다. ‘U-안심서비스’는 전화번호와 질병 내용 등 신상 정보를 미리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119구조대에 긴급후송 요청이 접수되면 응급 처치를 하거나 전문병원으로 후송해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는 서비스이다. 소방방재청은 현재 서울지역에서 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시스템이 갖춰지는 내년 하반기에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119구급대는 기존에도 응급환자 후송 요청이 접수되면 곧바로 출동해 후송했다. 하지만 ‘U-안심폰 서비스’에 가입하면 119구급대원과 병원이 환자의 신상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점이 다르다. 뇌혈관 질환자는 4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하면 소생률이 높다. 하지만 이 4분이 경과하면 뇌손상을 초래하는 초응급상황으로 치닫는다. 최근 10년 사이에 뇌질환에 따른 사망자(돌연사)는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2004년 통계청 조사 결과 연간 응급을 요하는 순환계 질환자는 5만8000명에 이른다. 미국은 환자 소생률이 20%에 이르지만, 한국은 2%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U-안심폰서비스는 현행 119 긴급구조 서비스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안전복지 서비스”라고 밝혔다. 신청은 소방방재청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ema.go.kr)와 서울소방방재본부(http:///re.seoul.go.kr)로 하면 된다. 현재 15만 1442명이 등록했다. 질병을 가진 사람이 6만 534명이다. 독거노인이 1만 9364명, 장애인도 1만 277명이 신청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전국적인 시행에 앞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광장·한강·남산골 도심 곳곳서 한가위 축제

    ‘서울에서 한가위 즐기자.’ 한가위 축제가 추석 보름달만큼이나 서울 곳곳에서 서울시와 자치구 주최로 풍성하게 열린다. 명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무료 민속공연과 전통 체험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가족·친지들과 함께 추석연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흥겨운 도심속 전통·민속공연 추석인 6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와 국악 명인들의 공연, 영화 ‘왕의 남자’로 널리 알려진 줄타기의 명인 권원태의 줄타기 공연 등이 펼쳐진다.5∼7일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전통타악, 동춘서커스, 경기민요, 퓨전국악공연, 판소리 등 공연마당과 추석차례상 차리기, 전통주 빚기, 송편빚기 등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청계광장에서는 6일 오후 6시30분 마당놀이 창극 ‘뺑파전’ 공연을 비롯해 수표교 다리밟기, 부채춤 등 민속공연과 비석치기, 널뛰기, 돈치기 등 놀이체험이 준비돼 있다. 운현궁에서는 5∼7일 세시풍속놀이와 도자체험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6일 마당극 ‘똥벼락’, 마당창국 ‘심청이는 외로워’를 관람할 수 있다.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와 잠실지구에서는 6∼8일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윷놀이, 굴렁쇠 등 5가지 민속놀이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행사가 열린다. 여의도 한강유람선에서는 한가위 민속퍼포먼스와 국악공연이, 잠실 한강유람선에서는 남미 전통악기인 팬플루트 연주가 울려퍼진다. ●자치구 행사 풍성 강동구는 4일 오후 3시 천호동공원에서 주민과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강동 한가위 어울마당’을 개최한다. 타악그룹 ‘광명’의 오프닝 공연과 경기 민요, 외국인 노래자랑, 가족 송편빚기 행사 등도 열린다. 구로구는 3일 고척근린공원에서 10개국이 참가하는 ‘미니월드컵 축구대회’와 ‘외국인과 함께하는 구민노래자랑’을 준비했다. 강북구는 3일 오전 10시 우이동 솔밭공원에서 ‘제10회 삼각산축제’를 개최한다. 단군제례와 전통문화공연, 단군과 고조선 역사배우기, 한지그림, 도자기체험, 태권무, 서도민요, 경기민요, 줄타기 공연도 볼 수 있다. 강남구는 4일 오후 1시부터 수서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학생 4∼5학년생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참그루 송편만들기·민속놀이’를 개최한다. 도봉구는 7일 오전 11시 시립창동운동장에서 ‘도봉가족 한가위 큰잔치’를 연다.‘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과 떡메치기, 투호, 고누, 윷놀이 등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볼거리·놀거리 풍성한 재래시장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 동네 재래시장에서는 ‘한가위 큰 장터’가 열린다.10∼30% 할인된 가격에 제수용품과 선물을 구입할 수 있고, 시장별로 풍성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종로구 통인동 통인시장에서는 4일 오후 1시 송편빚기대회가 열리며,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에서도 4일까지 풍물패 공연과 막걸리마시기 대회, 떡메치기 체험, 투호던지기 등이 열린다. 중구 남창동 삼익패션타운과 성동구 성수동 뚝도시장, 중랑구 면목동 동원골목시장에서도 풍물놀이와 사은품 증정 행사가 펼쳐진다.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에서는 3일 떡메치기가 열리며,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서는 4일까지 품바 공연이,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에서는 5일까지 세일행사와 풍물패 공연이 준비돼 있다. 동대문 일대 두타와 밀리오레, 청대문 등 20여개 도매상가에서는 10∼50% 할인행사가 실시된다.3∼4일 청계천 버들다리에서는 록밴드 페스티벌과 베스트 드레스쇼, 퓨전국악, 비보이 댄스 등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모험하는 젊음의 매력…영화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만날 때마다 새로운 사람은 설레임도 준다. 연기 잘하는 배우라면 기대감까지 얹혀진다. 배우 하정우(28)는 그런 존재다. ‘잠복근무’에서는 반전의 열쇠를 쥔 날카로운 형사로, 첫 주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선 한때 모범사병이었던 날건달이었다.‘시간’ 속에선 결코 쉽지 않은 사랑에 휩싸인 남자, 이번 ‘구미호 가족’(제작 MK픽처스)에서는 앞머리를 일자로 가지런히 자른 단순과격한 아들로 변신했다. 다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이지만 온몸에 잘 녹여냈다. “마틴 스콜세지나 팀 버튼 감독의 영화처럼, 색깔이 분명한 영화를 좋아해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죠.” 지금까지는 다소 무거운 역할이었지만, 가끔은 편한 이미지를 만들길 바랐다.1000년을 일주일 남긴 구미호들과 죄질 나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인간되기 소동을 다룬 ‘구미호 가족’은 그 바람과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엮였다. 우스꽝스러운 일자 앞머리와 퀭한 눈화장은 그가 스스로 만든 설정이었다.“늘 나 자신을 가리고 싶어하나 봐요. 진심을 숨기고 싶다는 것과는 달라요.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나 모험 같은거죠.” 후광, 혹은 멍에일 수 있는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기 위해, 또 혹독하게 거쳐온 지금까지의 과정이 그에게 이런 모험을 감행하도록 이끈 것일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김용건)를 비롯한 배우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배우 이외에 다른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한 수순처럼 연기공부를 했고 중앙대 연극과(97학번)에 입학했다. “솔직히 그때는 교만과 자만을 빼면 시체였어요. 연기 하나는 자신있었죠. 하지만 연기란 것은 알면 알수록 너무 어려워지고, 그 벽은 점점 높아지더라고요.” 좌절은 빨리 찾아왔다. 입학한 그 해,1학기를 마친 뒤 그만둘 생각에 도망가다시피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때 학교 선배를 우연히 맞딱뜨렸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밤새 막걸리를 마시며 설득하더라고요. 딱 연극 한 편만 끝내고 결정하라고요.” 연극 ‘라 스트라다’를 준비하면서 온갖 조롱을 당했다. 무대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바닥으로 떨어진 자신감은 ‘한번 해보자.’는 오기로 바뀌었다. 군대를 다녀온 뒤 졸업할 때까지 아예 학교에서 살다시피 하며 연기에 몰입했다.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물론 지금도 배우고 있고…. 그러면서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느낌이에요. 물론 여전히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고,‘나는 뼛속 깊이 배우다, 그렇게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곤 하지만요.” 최근 촬영을 끝낸 한·미합작영화 ‘네버 포에버’를 찍으면서 ‘연기는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단다.“연기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방의 애드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앞뒤가 흐트러져요. 상대의 시나리오를 더 자세히 보는 습관까지 생겼어요. 특히 이번 영화는 영어를 쓰기 때문에 오감을 모두 긴장시켜야 했죠.” 설득력 있고,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하정우. 아버지에게는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가진 그는, 다음엔 무엇을 얻고, 어떻게 변신해 나타날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와인 마시기 전 잔을 흔드는 이유

    와인잔을 흔들면 잔 안쪽 벽에 얇고 투명한 액체 막이 생긴다. 마치 흐르는 눈물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인의 눈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와인을 잔 벽에 얇게 펴줌으로써 더 빨리 증발돼 향을 더 잘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코끝을 스치는 소슬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짙은 와인 향이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와인은 몇 년전만 해도 집에서 마시기엔 어딘가 불편하게 여겨졌지만, 요즘은 어떤 분위기에서도 부담 없이 즐기는 친숙한 문화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나오면서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와인 속에 담긴 과학적인 사실에 대해 살펴보자. 흔히 와인을 마시기에 앞서 향(香)부터 맡는다. 이 때 와인잔을 흔들어 와인이 잔 표면을 따라 몇 바퀴 돌도록 한 뒤 코를 들이밀고 짧게 숨을 들이켠다. 그 이유는 와인잔을 흔들면 잔 안쪽 벽에 얇고 투명한 액체 막이 생기기 때문이다. 마치 흐르는 눈물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인의 눈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은 와인의 알코올 농도가 짙을수록 잘 나타나는데, 와인이 잔 벽을 타고 흘러내릴 때 순간적으로 알코올이 먼저 증발해 표면장력이 커지게 된다. 같은 양의 물이라도 물 컵에 담긴 물보다 바닥에 쏟아진 물이 더 잘 증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공기와의 접촉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와인을 잔 벽에 얇게 펴줌으로써 더 빨리 증발돼 향을 더 잘 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와인을 담는 유리병의 모양도 과학적으로 설계돼 있다. 보르도 와인의 경우 숙성 과정에서 미세한 침전물이 많이 생기는데, 잔에 따를 때 이 침전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몸통에서 입구로 이어지는 각도가 급격하게 각이 져 꺾여 있다. 반면 포도껍질이 얇아 침전물이 많지 않은 부르고뉴 계열의 와인을 담는 병은 각도가 완만한 유선형의 모양을 지닌다. 그러면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생물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 전통의 막걸리를 생각하면 쉽다. 효모가 알코올 발효를 해놓은 ‘발효주’라는 얘기다. 즉, 포도주는 오크통에 담겨 수년간 숙성이 되는 동안 나무를 통해 산소가 제한적으로 공급되면서 미생물에 의한 다양한 발효산물이 천천히 생성된다. 와인의 색과 향을 결정짓는 요소는 뭘까. 투명한 화이트 와인과 붉은색의 레드 와인으로 구분되는 것은 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 성분과 관계가 있다. 색소가 붉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e)과 타닌(tannin)의 형태로 존재하는 폴리페놀 화합물은 포도 껍질에 함유돼 있다. 때문에 껍질을 깐 채 담근 화이트 와인은 색소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붉은색으로 변하지 않는다. 와인이 향을 띠는 이유는 속에 녹아 있는 여러 가지의 휘발성 화학 물질 때문이다. 알코올, 알데히드, 에스터, 케톤 등이 그 것이다. 그러면 와인, 특히 레드 와인을 마시면 노화방지나 심장병 예방 등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일까.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성분 때문일까? 이것도 앞서 언급한 폴리페놀 화합물 성분과 관계가 있다. 포도 껍질과 씨 등에 주로 들어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 성분은 체내에서 노화를 유발하는 활성 산소를 제거해 준다. 또 동맥혈관 내의 혈전을 없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프랑스인이 미국인보다 더 기름진 음식을 먹는데도 심장병과 암 발병률이 훨씬 낮다는 이른바 ‘프렌치 패러독스’의 해답이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최근 호서벤처전문대학원대학교 연구팀은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물질이 어떻게 질병을 예방하는지를 분자 차원에서 처음 규명해냈다. 연구팀은 “레드와인에 들어 있는 항산화(抗酸化) 물질인 폴리페놀 계열의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발생하는 세포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질병을 막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도 “레드와인에 많이 함유돼 있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화학 물질이 곰팡이의 일종인 효모의 수명을 70%까지 연장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전문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다. 한편 ‘소믈리에’라 불리는 와인 전문가들은 와인을 맛볼 때 대뇌의 한쪽 반구만을 사용하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양쪽 모두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로마 산타루치아연구소는 비슷한 나이의 와인 전문가 7명과 보통 사람 7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이미지 촬영장비를 이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소개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막걸리집에서 결혼식

    막걸리집에서 결혼식

    막걸리 집에서 백년해로를 맺은 부부 한쌍의 얘기. 며칠전 부산시 남포동 어느 막걸리「홀」에서는 신랑 고재윤군(23)과 신부 남경자양(23)의 결혼식이 거나하게(?) 베풀어졌다. 벽엔「메뉴」표 대신 태극기가 걸렸고 막걸리 탁자 앞엔 엄숙히 선 신랑·신부의 모습-. 신부는 분홍치마 저고리, 신랑은 평소의 양복 차림으로. 신부는 시종 부끄러운듯 눈을 아래로 깔고 있었고 신랑은『분에 넘친 결혼식 보다 낫지 않느냐』면서 싱글벙글했다. 원래 막걸리를 좋아했고 구수한 막걸리 맛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싶어 이곳을 예식장으로 택했다는게 신랑·신부의 말. 축하객들에게는 답례겸 피로연으로 막걸리「파티」가 베풀어졌고 이 날 든 결혼식 비용은 모두 1만2천원 쯤. 50초밖에 걸리지 않은 초(超)「미니」주례사도 이색적이었다. [선데이서울 70년 1월25일호 제3권 4호 통권 제 69호]
  •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서울 안국동 ‘별궁식당’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청국장’은 찌개뿐 아니라 가루, 알맹이, 강정 등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졌으며 삶은 콩을 갈아 국물을 내는 콩국수도 여름이면 빠질 수 없는 계절의 별미이며 영양식이다. 콩은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에서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 중에 하나이며 특히 여성 건강에 아주 중요한 식품이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는 유방암에 걸리게 한 쥐에게 콩을 먹이는 경우 유방암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유방암을 예방하는 식이요법으로 으뜸이다. 또한 콩 속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여 폐경기 이후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콩은 골다공증과 당뇨병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술과 담배의 독성을 해독하고 간기능을 개선시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어 남성에게도 좋은 건강식품이다. 필자 또한 집에서 밥을 먹을 때 빼놓지 않는 것이 청국장과 김치이다. 그외 제철 나물 음식과 쌈을 곁들인다. 이런 식단은 단백질과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하며 칼로리가 높지 않고 소화가 잘 되는 건강식이다. 엄마가 끓여주시는 청국장만 한 게 없겠지만, 그래도 구수한 청국장과 된장찌개가 그리울 때 찾게 되는 곳이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별궁식당이다. 안국동 좁은 골목에 위치하여 찾기 쉽지 않지만 한 번 맛을 보면 또 찾아가게 되는 집이다. 무주 구천동에서 자란 국산콩으로 직접 담그는 청국장은 보통 1주일치를 만들어 쓰며, 된장은 식당 안주인의 친정 어머니가 담그는 것을 쓴다고 한다. 된장 찌개나 청국장이나 고유의 장맛을 살리기 위해 부재료는 두부와 약간의 호박, 팽이 버섯 외에는 별로 들어가는 것이 없다. 하지만 담백하면서도 깊은 장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덕분에 집에서 먹는 음식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전통적인 ‘냄새 나는’ 청국장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약간 밋밋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집의 청국장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맛 때문에 청국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질 좋은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삶아 내 김치와 곁들이는 보쌈 또한 별미인데, 낙원상가의 막걸리 집에서 구해오는 ‘생막걸리’와 함께 곁들이면 안성맞춤이다. 청국장과 된장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고기를 먹은 후 식사와 함께 곁들이면 속이 편안해진다. 건강한 여성이 되고 싶다면 오늘부터 매 식사마다 두부,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생청국장을 빠뜨리지 않고 곁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별궁식당은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아름다운 가게 골목으로 직진 후 한의원에서 좌회전하면 보인다. 청국장, 된장찌개 6000원, 보쌈 1만 7000원이며 (02)736-2176. 여성전문병원‘한송이 W클리닉’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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