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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추절 앞둔 중국, ‘전자 월병’ 뇌물 단속 혈안

    중추절 앞둔 중국, ‘전자 월병’ 뇌물 단속 혈안

    한국인이 한가위(중추절)에 송편을 먹듯 중국인은 월병(月餠)을 즐겨 먹습니다. 밀가루 안에 팥을 비롯한 각종 소를 넣어 둥근 달 모양으로 구워낸 이 쿠키의 역사는 은(殷)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은나라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에 ‘태사병’(太師餠)이란 떡이 언급됐기 때문이죠. 한나라 시절에는 호두 소를 주로 이용해 ‘호병’(胡餠)이라고 불렀습니다. 당나라 수도 장안에는 호병 가게가 즐비했다고 합니다. 달빛 아래서 당 현종과 호병을 먹던 양귀비가 “오랑캐가 떠오르는 호병보다 달이 연상되는 월병이 더 좋다”고 말해 월병이 됐다는 이야기도 내려옵니다. 중추절에 온 백성이 월병을 나눠 먹는 풍습은 주원장(朱元璋)이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명나라를 세우면서 시작됐습니다. 거사일을 음력 8월 15일로 정한 주원장은 거사일을 적은 비밀 쪽지를 월병 속에 넣어 한족들에게 돌렸고, 봉기에 성공했습니다. 명태조가 된 주원장은 중추절마다 월병을 먹으며 승리를 기념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개혁·개방 이후 월병은 뇌물의 아이콘으로 변질됐습니다. 비밀 쪽지를 넣었던 월병에 금과 은을 넣은 까닭에 금병(金餠), 은병(銀餠)이라는 말도 유행했습니다. 1만 위안(약 164만원) 이상의 호화 월병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집권하자마자 반부패 운동의 상징적 조치로 월병 뇌물 척결에 나섰습니다. 3년이 흐른 지금, 적어도 오프라인에서 고급 월병을 주고받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중추절을 앞두고 ‘전자 월병’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최근 1~2년 사이 모바일 결제가 현금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전자 월병 상품권’이나 ‘월병 훙빠오’(紅包·용돈)를 주고받는 새로운 풍속이 생겼는데, 이게 뇌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 월병 상품권은 액면가가 5000위안(약 820만원)이 넘는 것도 있습니다. 무기명이어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월병 훙빠오’는 위챗페이나 즈푸바오와 같은 모바일 페이로 전달되는데, 요즘은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재래시장에서도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화통신은 7일 “전자 월병도 뇌물”이라면서 “낙마한 ‘부패 호랑이’들이 부패의 길로 들어선 게 한 상자의 월병 때문이었음을 기억하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누구한테 전자 월병을 보내면 안 되느냐”, “금액 한도는 얼마냐”고 아우성입니다. 중국에도 ‘김영란 법’이 필요해 보입니다.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아이유 강하늘, 설원 위 눈꽃 로맨스 “자동 미소”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아이유 강하늘, 설원 위 눈꽃 로맨스 “자동 미소”

    ‘달의 연인’ 이지은(아이유)과 강하늘이 설원 위 눈꽃 로맨스를 펼친다. 이지은이 치마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눈밭 위를 거닐다 잠시 주춤하는 모습인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강하늘의 자동미소가 포착돼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 측은 오늘(6일) 밤 5회 방송에 앞서 8황자 왕욱(강하늘 분)과 해수(이지은 분)을 커플 스틸을 공개했다.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 소녀 해수로 들어간 현대 여인이 써 내려가는 사랑과 우정, 신의의 궁중 트렌디 로맨스. 앞선 방송을 통해 8황자 왕욱은 해수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그는 해수를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고, 이를 고백함과 동시에 고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이날 공개된 스틸에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단란하고 아름다운 왕욱과 해수의 아름다운 순간이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공개된 사진 속 두 사람은 하늘 위로 나리는 눈을 맞으며 수북이 쌓인 눈 밭을 걸어가고 있다. 해수는 치마를 잡고 왕욱의 발걸음을 뒤따라 걷고 있는데 잠시 발이 빠진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왕욱은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설원 위에 마주선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포착돼 시선을 강탈한다. 잠시 가는 발걸음을 멈춰 해수를 바라보는 왕욱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전보다 훨씬 편안한 모습으로 해수를 바라보며 마음을 드러내는 듯 해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공개된 사진은 해수로 인해 조금씩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왕욱과 왕욱에게 조그마한 선물로 감사함을 전하는 해수의 모습이 담겨있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이렇듯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며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한편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오늘(6일) 밤 10시 5회가 방송된다. 사진=SBS‘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가라테로 야생곰 눈 찔러 물리친 일본 남성

    가라테로 야생곰 눈 찔러 물리친 일본 남성

    가라테 고수인 남성이 야생곰을 맨손으로 물리친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1일 일본 군마 현 아가쓰마 군 나가노하라 정의 한 강가에서 낚시 중이던 63세 남성이 곰의 습격을 당했지만 가라테로 곰을 내쫓았다고 보도했다. 가라테(Karate)는 ‘공수도’라고도 불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무술로 손과 발을 이용해 상대를 타격하는 무술. 숲에서 나온 야생곰은 당시 낚시 중이던 남성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공격을 시도하지만 평소 가라테를 연마한 남성은 곰의 눈을 찔러 곰을 격퇴했다. 남성의 눈 찌르기 공격에 기세가 꺾인 곰은 상류 쪽으로 도망쳤다. 나가노하라 경찰 조사에 따르면 남성을 공격한 곰은 약 190cm의 반달곰으로 추정되며 곰의 습격으로 남성은 머리와 팔, 종아리 등에 물리거나 할큄을 당하는 경상을 입었다. 곰이 나타난 현장 주변의 밭에서는 곰에 의한 농작물의 피해가 잦았지만 이번처럼 곰의 공격을 받은 사람은 지난 몇 년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역의 대부분이 높이 500m 이상의 고지인 나가노하라 지역사회는 1일 마을 주변 길과 온천시설에 곰 출몰에 대한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고 2일 오전 포획용 우리를 설치했다. 사진·영상= ANNnewsCH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송강호 “혼돈의 시대 경계인 연기 무게감 달랐다”

    송강호 “혼돈의 시대 경계인 연기 무게감 달랐다”

    中 로케이션 첫날 임시정부 청사 찾아“누 되지 않겠다” 대표 방명록에 처음엔 겁나“부끄럽지 않은 결과물 나온 것 같아 뿌듯”항일·친일 오간 조선인 日경찰의 고뇌 초점“매번 한계를 넘는 배우” 찬사에 손사래“진심 다한 연기 조금이라도 전하려 노력”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로케이션 첫날. 배우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너나 할 것 없이 각개전투식으로 임시정부 청사에 다녀왔다. 주연인 송강호(49)는 친구인 최재원 대표(워너브라더스코리아), 후배 연기자 엄태구와 함께했다. 3층짜리 단독건물. 좁디 좁은 이곳에서 나라의 독립을 꿈꾸던 분들의 모습이 떠올라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최 대표가 방명록에 대표로 적었다. “어깨너머로 보니 ‘여러분께 누가 되지 않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적는 거예요. 처음엔 겁이 덜컥 났어요.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적을 만큼 우리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나 스스로 자신은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죠.” ●누구나 밀정 될 수 있던 시대… 이분법적 접근 지양 새달 7일 ‘밀정’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송강호는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밀정’은 1920년대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이 경성으로 잠입해 조선총독부 등 일제 거점을 파괴하려는 과정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독립 투사들과 일제 앞잡이들이 물고 물리는 다툼을 벌인다. 송강호가 연기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은 그런데,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누구나 밀정이 될 수 있었던 시대의 아픔을 상징한다. 적 아니면 아군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으로는 설명이 쉽지 않은 캐릭터다. 송강호는 “그 시대를 살아가려면 모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 쫓으며 서스펜스를 주지는 않는다. 항일과 친일을 오가야 했던 개인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관객들은 그저 송강호의 어깨에 올라 시대의 줄타기에 흔들흔들 몸을 맡기게 된다. 송강호로서는 ‘YMCA야구단’(200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이어 세 번째 맞닥뜨린 일제강점기. “혼란과 혼돈의 시대죠. 좌절의 시간이기도 하고요. 그런 시대를 연기한다는 자체가 마음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다른 작품과는 달라요. 결코 가볍지 않은 시대가 주는 무게감과 경외감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부족해도 도전해 보고 싶은 건 어떤 배우라도 똑같을 거예요. 세 작품 중 이번 작품이 그 시대를 가장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이정출이 서대문형무소를 나서다 여성 의열단원 염계순(한지민)의 시신을 목도하는 장면을 꼽았다. “부끄럽게도, 촬영하면서 서대문형무소를 처음 가 봤어요. 매우 추운 날이라 발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는데 그보다 세 배, 네 배, 열 배나 춥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수없이 많다고 생각하니 정말 울컥했습니다. 감독님이 촬영 며칠 전 카메라가 염계순의 시신 전체가 아니라 손만 잡을 거라고,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컷이 될 거라고 귀띔했어요. 그 작고 힘없고 가냘픈 손조차 우리 민족은 지켜주지 못했다, 그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가장 아픈 메시지라고 제 스스로 해석했죠. 노골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회화적으로 연출되어 더 멋지고 좋았던 장면 같아요.” ●숨진 ‘女의열단의 손’ 아픈 메시지 담은 가장 멋진 장면 과거와 달리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 영화의 성장에서 원인을 찾기도 했다. “아무래도 산업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대를 제대로 복원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없지 않았다고 봐요. 세트와 의상에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죠. 이야기에 한계도 있다 보니 지엽적인 걸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는 상업적으로 더 과감하게 투자하고 시도해 볼 만큼 한국 영화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해서 보다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요.” 매번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라는 찬사가 쏟아지지만 늘 한계를 느낀다며 손사래 치는 송강호다. “배우에겐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배우도 사람인데 어떻게 한계를 뛰어넘겠어요. 각각의 작품이 원하는 인물과 감정을,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게 정답이 아닌가 싶어요. 그 진심이 조금이라도 통했을 때 격려 차원에서 한계를 뛰어넘었다고들 하죠. 능력의 한도 내에서 최대한 가깝게 캐릭터에 접근하느냐,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나태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배우가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시대가 주는 무게감 남달라… 서대문형무소 촬영때는 울컥 ”

    “시대가 주는 무게감 남달라… 서대문형무소 촬영때는 울컥 ”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은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로케이션 첫날. 배우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너나 할 것 없이 각개전투식으로 임시정부 청사에 다녀왔다. 주연인 송강호(49)는 친구인 최재원 대표(워너브라더스코리아), 후배 연기자 엄태구와 함께했다. 3층짜리 단독건물. 좁디 좁은 이곳에서 나라의 독립을 꿈꾸던 분들의 모습이 떠올라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최 대표가 방명록에 대표로 적었다. “어깨너머로 보니 ‘여러분께 누가 되지 않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고 적는 거예요. 처음엔 겁이 덜컥 났어요.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적을 만큼 우리 스스로 마음의 준비가 됐는지, 나 스스로 자신은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죠.”  새달 7일 ‘밀정’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송강호는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밀정’은 1920년대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이 경성으로 잠입해 조선총독부 등 일제 거점을 파괴하려는 과정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독립 투사들과 일제 앞잡이들이 물고 물리는 다툼을 벌인다. 송강호가 연기한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은 그런데,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누구나 밀정이 될 수 있었던 시대의 아픔을 상징한다. 적 아니면 아군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으로는 설명이 쉽지 않은 캐릭터다. 송강호는 “그 시대를 살아가려면 모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는 누가 밀정인지 쫓으며 서스펜스를 주지는 않는다. 항일과 친일을 오가야 했던 개인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관객들은 그저 송강호의 어깨에 올라 시대의 줄타기에 흔들흔들 몸을 맡기게 된다. 송강호로서는 ‘YMCA야구단’(200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 이어 세 번째 맞닥뜨린 일제강점기.  “혼란과 혼돈의 시대죠. 좌절의 시간이기도 하고요. 그런 시대를 연기한다는 자체가 마음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이 다른 작품과는 달라요. 결코 가볍지 않은 시대가 주는 무게감과 경외감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부족해도 도전해 보고 싶은 건 어떤 배우라도 똑같을 거예요. 세 작품 중 이번 작품이 그 시대를 가장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이정출이 서대문형무소를 나서다 여성 의열단원 염계순(한지민)의 시신을 목도하는 장면을 꼽았다. “부끄럽게도, 촬영하면서 서대문형무소를 처음 가 봤어요. 매우 추운 날이라 발가락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는데 그보다 세 배, 네 배, 열 배나 춥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수없이 많다고 생각하니 정말 울컥했습니다. 감독님이 촬영 며칠 전 카메라가 염계순의 시신 전체가 아니라 손만 잡을 거라고,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컷이 될 거라고 귀띔했어요. 그 작고 힘없고 가냘픈 손조차 우리 민족은 지켜주지 못했다, 그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가장 아픈 메시지라고 제 스스로 해석했죠. 노골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회화적으로 연출되어 더 멋지고 좋았던 장면 같아요.”  과거와 달리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 영화의 성장에서 원인을 찾기도 했다. “아무래도 산업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시대를 제대로 복원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없지 않았다고 봐요. 세트와 의상에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죠. 이야기에 한계도 있다 보니 지엽적인 걸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는 상업적으로 더 과감하게 투자하고 시도해 볼 만큼 한국 영화가 질적·양적으로 성장해서 보다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요.”  매번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라는 찬사가 쏟아지지만 늘 한계를 느낀다며 손사래 치는 송강호다. “배우에겐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배우도 사람인데 어떻게 한계를 뛰어넘겠어요. 각각의 작품이 원하는 인물과 감정을,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게 정답이 아닌가 싶어요. 그 진심이 조금이라도 통했을 때 격려 차원에서 한계를 뛰어넘었다고들 하죠. 능력의 한도 내에서 얼마나 최대한 가깝게 캐릭터에 접근하느냐,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나태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배우가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바람과 정치/임창용 논설위원

    바람(風)은 형체가 없다. 언제 어디서 불지, 어느 쪽을 향할지, 얼마나 셀지 가늠하기 어렵다. 때론 태풍과 폭풍의 형태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다가도 부드러운 훈풍으로 바뀌어 추위를 녹여준다. 이런 변화무쌍한 특성 때문인지 바람은 시나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정치 거물들이 위기를 맞거나 중요한 길목에 설 때 자주 인용하는 문구에 나오기도 한다. 미당 서정주의 시 ‘자화상’에는 가장 중요한 시어(詩語)로 바람이 등장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것 팔할(八割)이 바람이다’는 구절이 있다. 미당은 이 시에서 봉건적 인간관계가 한 인간에게 강요한 굴욕적 삶과 그것에 맞서는 의지를 표현한다. 저항시인 김수영의 시 ‘풀’에 나오는 바람은 1970년대 초 군부독재 체제에서 기댈 곳 없는 민초(풀)를 짓밟은 가해자를 상징한다.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풀이)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에서 보듯 시인은 민중의 아픔과 고통을 표현하면서 민초에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조지훈의 시 ‘낙화’(花)는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시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003년 “꽃잎이 진다고 해서 바람을 탓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돼 구치소 수감 전 기자들 앞에서다.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란 낙화의 첫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사법처리를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비쳤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영화 대사에 나오는 바람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다. 자신을 향한 타 후보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란 ‘최종병기 활’의 대사를 소개했다. 안 전 대표는 어려운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지난 4월 국민의당 대표로서 출마한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모두 낙선할 경우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로선 바람을 극복한 셈이 됐다. 얼마 전 취임한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가 새로운 의미의 ‘바람론’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우병우 수석 의혹’과 관련해 비박계 의원들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자 자신의 역할을 바람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벼와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와 비로만 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을 한다”고 했다. 앞서 바람이 ‘시련’이나 ‘장애물’, ‘탄압’ 같은 부정적 의미로 쓰인 반면 이 대표의 바람론은 보이지 않는 바람의 특성을 긍정적 의미로 차용한 것이다. 이 대표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보이는’ 효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자치광장] 삶과 마주한 도서관 만들기/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자치광장] 삶과 마주한 도서관 만들기/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서울 양천구에는 1년 전까지만 해도 골칫덩어리 공간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옆 막다른 골목을 차지하고 있던 고물상이다. 생긴 지 20년이 넘다 보니 소음과 분진이 심한 데다 초등학교 옆이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오랜 고심과 소통의 결과로 지난해 말 여기에 조그마한 도서관이 들어섰다. 흰색 컨테이너 두 개를 붙여 만든 ‘공감쉼터 북카페’다. 이 작은 도서관에 종종 들르는데, 엄마와 아이들이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항상 볼 수 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성인은 100명 중 65명에 불과하다. 35명은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셈인데, ‘시간 부족’과 ‘독서습관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국민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바쁜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 태만이다. 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70%가 지난해 공공도서관을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다니 말이다. 찾을 의지가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 중 도서관을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는 빌 게이츠가 부러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양천구는 2014년부터 1동 1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상과 가까운 곳에 도서관을 만들고, 각각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밤에 북적이는 갈산도서관은 천문학 특성화 도서관이다. 매주 열리는 별자리 수업 덕에 주민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도서관을 찾고, 1박2일 천문학 가족캠프는 광(光)클릭 없이는 참여할 수 없을 만큼 인기다. 서울시 최초 음악 특성화 도서관인 신월디지털도서관은 흔히 보기 어려운 레코드판의 지직거림을 아름답게 들려주는 곳이다. 또 지난 4월 문을 연 영어 특성화 도서관에선 지역 청소년들이 유창한 발음으로 어린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마루’ 열람실도 어린 자녀와 엄마들이 자주 찾는다. 편안함과 재미로 무장한 마을 도서관들이 지역 주민의 삶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에 나오는 문구다. 사람이 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그보다 몇 배는 더 어마어마한 일이 될 수 있다. 한 사람의 성장은 그 사회를 바꾸는 커다란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모두를 성장시키는 마을 도서관은 실로 어마어마한 정책이다.
  • 끝에서 두번째 사랑 지진희, 김현주 커피차 인증샷 “애인이 응원합니다”

    끝에서 두번째 사랑 지진희, 김현주 커피차 인증샷 “애인이 응원합니다”

    ‘판타스틱’ 촬영에 한창인 김현주가 ‘끝에서 두번째 사랑’ 지진희로부터 커피차를 선물 받았다. ‘청춘시대’후속으로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판타스틱’(연출 조남국, 극본 이성은, 제작 에이스토리) 측은 27일 지진희의 커피차 선물을 환한 꽃미소로 인증한 김현주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월 종영한 SBS‘애인있어요’에서 절절하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현주와 지진희는 종영 후에도 훈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주와 지진희는 ‘애인있어요’를 통해 ‘넘사벽’ 연기는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케미를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커플이다. 현재 두 사람은 JTBC‘판타스틱’과 SBS‘끝에서 두 번째 사랑’ 촬영에 한창인 상황. 이에 김현주가 지난 10일 지진희의 ‘끝에서 두 번째 사랑’촬영 현장에 먼저 커피차를 선물했고, 지진희도 이에 화답하고자 26일 ‘판타스틱’ 촬영 현장으로 응원의 커피차를 선물해 무더위 속에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주와 스태프들의 기운을 북돋았다. 공개된 사진에서 김현주와 지진희는 커피차 앞에서 인증샷으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지진희는 음료를 들고 엄지까지 척 내밀고 있고, 김현주는 커피를 볼에 댄 채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중이다. 서로를 응원하는 문구도 센스가 넘친다. 김현주는 커피차 현수막에‘지진희의 애인들’‘배우 지진희 애인이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를 넣어 남다른 센스를 드러내며 지진희의 사기를 높여줬다. 지진희는 역시‘진희 오빠가 현주에게. 더위 먹지 말고 시원하게 한 잔 어때?’라는 다정다감한 메시지를 보내며 여심을 설레게 했다. 김현주는 지진희가 선물한 커피차 앞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상큼한 미소로 화답해 보는 이들까지 훈훈하게 만들었다. 한편 ‘판타스틱’은 이판사판‘오늘만 사는’멘탈甲 드라마 작가 이소혜(김현주 분)와‘똘끼충만’발연기 장인 톱스타 류해성(주상욱 분)의 짜릿한‘기한 한정 연애담’을 그린 예측불가 로맨틱 코미디로, 아름다운 오늘을 만끽하며 사는 게 얼마나 판타스틱한 일인지를 두 사람의 짧고 짜릿한 로맨스를 통해 유쾌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청춘시대’후속으로 오는 9월 2일 저녁 8시 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평범한 삶을 원하는 5급 공무원 고상식(지진희 분), 특별한 삶을 꿈꾸는 드라마 PD 강민주(김희애 분)의 이야기를 통해 40대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매주 토,일요일 밤 9시55분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중국군 부참모장 부대순시 중 부패 혐의 체포

    중국군 부참모장 부대순시 중 부패 혐의 체포

     중국군 부참모장인 왕젠핑(62) 상장(대장 격)이 부패 혐의로 공식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왕 부참모장이 지난 25일 오후 청두에서 군부대 시찰에 나서는 동안 군 검찰에 체포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왕 부총참모장의 부인과 전현직 비서들도 같은 시간 베이징에서 체포됐다.  현재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의 부참모장인 왕 상장은 이로써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들어 시작된 반부패 개혁으로 낙마한 최고위급 현역장성이 됐다.  그는 신중국 건립 이래 최대 비리 사범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그간 군내에서는 왕 부참모장과 쉬야오위안 군사과학원 정치위원(상장)이 사정권에 들어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왕, 쉬 상장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함께 무장경찰 사령탑에 있으면서 당시 ‘공안황제’ 저우융캉의 지휘를 받았다. 지난해 초엔 왕 부총참모장이 비리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바 있다.  왕, 쉬 상장은 지난 2014년 12월 단행된 군 간부 인사 때 무장경찰부대 사령관과 무장경찰부대 정치위원에서 각각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군사과학원 정치위원으로 발령났다.  당시 아무런 계급 승진 없이 이뤄졌던 이들의 인사이동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다.  소식통은 “왕 상장과 쉬 상장의 권력기반이었던 무장경찰에서 이들을 떼어내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들은 이미 저우융캉의 공범으로 분류돼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왕 상장에 앞서 중국군 공군 서기 겸 정치위원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을 지낸 톈슈쓰(66) 상장도 최근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낙마하는 등 군에 대한 사정 드라이브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톈 상장 역시 ‘중국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궈보슝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해피투게더3 딘딘, 방송 직후 지드래곤에 공식 사과 “불편하게 해서 죄송”

    해피투게더3 딘딘, 방송 직후 지드래곤에 공식 사과 “불편하게 해서 죄송”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힙합 뮤지션 딘딘이 화제다. 딘딘은 25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의 ‘히트다 히트’ 특집에 백지영, 이지혜, 크러쉬, 로꼬와 출연해 거침없는 속사포 입담으로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예능 강세다. 입담이 정말 좋다”라는 박명수의 칭찬을 한 몸에 받으며 첫 등장부터 주목을 받은 딘딘은 이날 ‘흥미딘딘’한 그만의 논리로 어느덧 모두를 설득시키고 빠져들게 만들며 신흥 프로 입담러다운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힙합계 정보통, 딘스패치라는 닉네임으로 불릴 만큼 어마어마한 정보량에 치밀한 분석까지 더한 딘딘의 특유의 솔직 당당한 예능적 화법은 국민 MC 유재석마저 놀라게 했고 방송 내내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하며 미워할 수 없는 꿀잼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금수저’라는 이미지에 대한 오해와 달리 “이제는 내 체크카드를 쓰고 어머니께 용돈도 드리고 있다”라고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 가 하면, 웃음을 주고 장난스런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디에 있든 내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진지한 모습도 드러내며 반전 매력을 더했다. 또 방송 말미 지드래곤의 무대와 춤, 손인사 제스처 등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며 웃음바다를 만든 딘딘은 ”지디 SNS에 내 영상이 올라오는 게 꿈이다“, ”형과 인사 한 번 하고 싶다“라고 직접 영상 편지까지 남기며 그를 향한 순수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모습에 시청자들은 실제 지드래곤의 인스타그램을 도배하며 ‘딘딘 영상 청원’을 요청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해피투게더3 방송 직후 딘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용이형 저 때문에 죄송해요... 불편하게 해서 죄송해요... 정말 사랑해요…”라고 공식 사과글을 남기며 또한번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KBS 2TV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 딘딘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믿음 엔진’을 가동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우리 사회를 ‘불신사회’로 진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신뢰가 사라졌다고 아우성이다. ‘열아홉살 김군’의 황당한 지하철 사고, 돈푼깨나 있다는 이들의 상식을 뒤엎는 갑질 행태 같은 불신을 잉태한 예측 불허의 사건·사고들이 하루가 멀게 터져 나온다. 암투가 난무하는 법조 비리 커넥션은 아예 신뢰의 싹마저 잘라 버릴 태세다.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 사회에 정말 믿을 만한 구석이 없어져 버렸나? 누가 우리 사회의 신뢰를 좀먹고 있는 거지? 사람은 기본적으로 믿음 엔진이 작동되도록 진화한 동물이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사학자 마이클 셔머의 설명이다. 비유가 재밌다. 만약 당신이 아프리카 평원을 걷는데 숲에서 바스락 소리가 난다면? 소리의 주인공은 그냥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숨은 맹수가 낸 소리라면? 설사 바람이 낸 소리라 해도 맹수로 믿고 대처하는 게 목숨을 오래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셔머는 맹수를 바람으로 잘못 인지해 입는 손해보다 바람을 맹수로 인지해 입는 손해가 훨씬 적을 경우 일정한 패턴이 발생하고, 인간은 모든 패턴을 사실로 믿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셔머의 이론을 뒤집어 적용하면 우리 사회의 불신 현상은 누군가를 믿지 않아 보는 손해가 믿음으로써 입는 손해보다 적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역설적이게도 누군가를 믿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증거’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회적 증거는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대 교수가 차용한 사회심리학 용어다. ‘사회적 증거의 법칙’에 따르면 사람들은 무언가 믿거나 행동할 때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고 비슷한 예가 많으면 그대로 따라 한다. 이 법칙의 효과는 강력하다. 영국 국세청이 세금 독촉장 첫 줄에 “영국인 90%가 세금을 냈습니다”란 문구를 삽입했더니 전년도보다 연체된 세금 56억 파운드(약 8조원)를 더 걷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음식점 앞에 선 사람들의 줄이 길수록 더 맛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구 내용의 사실 여부, 음식 맛과는 별개로 사람들은 이 같은 사회적 증거를 토대로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 엔진을 고장 낸 ‘사회적 증거’는 무엇일까. 누가 증거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불신과 증오는 우리 사회를 무너뜨린다”며 긍정의 정신을 되살릴 것을 촉구했다. 지당하다. 팽배한 불신은 사회 활력을 죽이는 독약과 다름없다. 그런데 신뢰를 막아선 사회적 증거들이 즐비한데 어떻게 살리지? 이미 꺼진 믿음 엔진을 어떻게 재가동할 수 있지? 뜨겁게 달궈진 ‘우병우 수석 의혹’부터 보자. 청와대의 주장대로 ‘부패 기득권과 좌파 세력의 공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이미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 수석을 불신하게 하는 사회적 증거일 수 있다. 윤창중 전 대변인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참모들을 청와대가 감쌌다가 결국 내보낸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인사청문회에 섰다가 낙마한 수많은 후보자를 청와대와 정부가 처음에 어떻게 감싸려 했는지 되돌아보라. 이런 사회적 증거들을 모두 무시하고 그냥 믿으라고?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복지부동을 욕하지만, 그들도 할 말은 있다. 지금까지 소신을 고집해 성공한 공무원이 얼마나 되는데?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 정권에 밉보여 보따리를 싼 공직자가 어디 한둘이냐고? 요즘 장관들과 정치인들에겐 법치나 명분, 소신보다 계파와 자리 보전이 우선인 듯싶다. 입으론 언제나 국민을 앞세우면서 손과 발은 보스 받들기에 여념이 없다. 그게 그들이 터득한 생존의 법칙이고 패턴이다.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한 고위 공무원의 ‘어록’을 금과옥조로 믿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 우리 사회에서 소신을 지키는 것은 숲에 숨은 맹수가 낸 소리를 바람 소리로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고 이들은 믿는 것 같다. 차디차게 식은 믿음 엔진을 몇 마디 구호로 살릴 순 없다. 증거 없이 믿으라고 외치는 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다. 불신할 수밖에 없게 한 사회적 증거들 대신 믿을 수밖에 없게 하는 긍정의 증거를 보여 줘야 한다. 이런 증거들이 쌓여야 믿음 엔진도 서서히 되살아날 것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구호가 아닌 긍정의 증거 쌓기다. sdragon@seoul.co.kr
  • 호남 간 이정현 “지역 숙원사업 예산 확보하겠다”

    호남 간 이정현 “지역 숙원사업 예산 확보하겠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3일 “앞으로 호남의 사랑을 얻기 위한 무한대의 노력을 펼칠 것이며, 호남의 기존 정치 세력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호남권 3개 시·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호남에서 새누리당은 더이상 소외 세력이 아니다. 호남 발전의 한 축으로 분명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9 전당대회에서 보수여당 최초로 호남 출신 대표에 오른 그는 취임 후 처음 호남을 찾았다. 18대 국회 비례대표 시절부터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처해 온 이 대표는 새만금 개발에 대해 “호남 사람들 팔자를 고칠 수 있는 사업이자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업”이라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남의 ‘광양만권 활성화’ 문제를 거론한 뒤 “순환 철도 체계가 완성되면 그 자체만으로 어마어마한 발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광주를 향해서는 “광주형 일자리와 군 공항 이전을 적극 챙기겠다”고 각각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서울 동작구 중소기업연구원에서 개최된 소상공인연합회 간담회에서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대기업이 있다면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랜드와 CJ푸드빌,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한식뷔페가 급증하고 있어 이를 규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이 대표는 또 소상공인연합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적극적으로 예산 논거 자료를 만들어 제출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관련 정책·입법·예산 등을 뒷받침할 전담 특위를 당내에 구성하기로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김성주 ‘아이돌 요리왕’, “엑소+트와이스 참여..200대 1 경쟁률” [공식입장]

    김성주 ‘아이돌 요리왕’, “엑소+트와이스 참여..200대 1 경쟁률” [공식입장]

    김성주 ‘아이돌 요리왕’ MC발탁이 화제다. 이번 추석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의 명맥을 잇는 초대형 아이돌 프로그램이 찾아온다. MBC 추석특집 ‘아이돌 요리왕’은 대한민국의 쟁쟁한 아이돌 중 진정한 요리 1인자를 뽑는 초대형 요리 경연대회로, 현재 예선 응시자만 200명이 넘는 등 전무후무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쿡방계의 원조 김성주가 단독 MC를, 유럽을 호령하는 요리여제 김소희 셰프, 중식의 최고 권위자 이연복 셰프, 연예인 대표 셰프 홍석천이 심사위원을 맡아 보다 전문적이고 냉철한 기준으로 진정한 요리 1인자를 가려낼 예정. 초대형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할 아이돌은 단 8명. 현재까지 예선에 참여한 아이돌은 엑소, 방탄소년단, 비투비, 빅스, 트와이스, 러블리즈, NCT127 등 무려 50여 그룹, 200여 명으로 예선을 펼쳤다. 예선과 본선 그리고 결선을 거쳐 200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을 뚫고 ‘제 1대 아이돌 요리왕’의 타이틀을 차지할 진정한 ‘요리돌’은 과연 누구일까? 오는 9월 추석특집 MBC ‘아이돌 요리왕’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하이재킹’된 ‘최고 높이 범죄소굴’의 대변신 시작

    ‘하이재킹’된 ‘최고 높이 범죄소굴’의 대변신 시작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 있다면 어느 곳에서도 뚜렷이 잘 볼 수 있는 건물이 있다. 파리의 에펠탑, 서울의 63빌딩, 뉴욕의 옛 쌍둥이빌딩처럼 랜드마크 역할을 해오는 건물이다. 바로 54층, 173m 높이의 '폰테시티 타워'(이하 폰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NZ헤럴드는 요하네스버그 한복판에 우뚝 솟아있는 '폰테'의 드라마틱한 흥망성쇠를 소개했다. 1975년 '폰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남아공은 극단적인 인종차별과 분리 정책,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대적 배경 속에 '폰테'는 요하네스버그 국제지구 힐브로에 세워졌고, 소수의 백인 부유층 중에서도 최고의 부호들만 들어갈 수 있는, 모두가 선망하는 최고급 아파트로 자리매김됐다.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원통 모양에 가운데는 텅 비어 있는 형태다. 사우나, 자쿠지, 테라스 등을 집집마다 갖추고 어느 방향에서도 탁 트윈 전망을 확보했다. 하지만 '폰테' 입장에서 본다면 기가 막힐 저항의 기운이 몰아쳤다. 1980년대 즈음부터 힐브로 지구에 아프리카 전역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폰테'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덩달아 범죄조직들도 근처에 활동 근거지를 만들었다. 위협을 느낀 백인 입주민들은 계속 빠져나갔고, 아파트는 점점 비어가게 됐다. 이들의 저항을 진압하는 데 골머리를 앓던 남아공 정부는 이 지역의 전원을 차단하고 경찰력을 철수하고 말았다. 0.1%의 최상위층만 살 수 있는 선망의 건물이 '하이재킹된 빌딩'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리고 '폰테'에서는 마약과 살인, 강도, 매매춘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무법의 치안부재 공간이 됐다. '폰테'의 비어 있던 원통 안쪽에는 14층 높이까지 쓰레기 더미가 쌓이기도 했다. 쓰레기더미 안에서 시체를 발견하는 것 또한 별로 드문 일이 아니었다. 요하네스버그시 가이드 제임스 만군자는 "시민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너 공부 안하고, 엄마 말 안 들으면 폰테에서 살게 된다'는 뻔한 겁박을 하는 건물이 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폰테'에도 또다른 변화의 바람이 서서히 불기 시작했다. 1991년 남아공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가 공식적으로 철폐되며 인종차별과 관련된 각종 통제와 억압의 정책은 제도적으로 혁파된다. 그리고 1994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에 올라 그 정점을 찍게 된다. 물론 만델라에게도 '폰테' 문제를 당장 해결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예 건물 자체를 감옥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되기도 했다. 극적인 변화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였다. 관리회사를 바꾸고 어마어마한 높이의, 악취나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심 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요하네스버그 인근 마보넹지역의 사례를 참고했다. 버려진 빌딩으로 가득해 슬럼화됐던 마보넹은 2000년대 초반 도시재정비사업을 통해 카페, 패션숍, 갤러리 등으로 채워진 문화예술타운으로 변신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폰테'에서 살던 남아공 빈민들과 아프리카 불법이민자들이 쫓겨나야 하는 문제 등이 발생되기도 했다. 각종 국제상업자본들이 앞다퉈 몰려오는 전형적 현상 또한 나타났다. 도심재개발 관련 전문가인 에이단 모슬레슨(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즈랜드 대학) 교수는 "요하네스버그시의 문제는 단순히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문제로 단순히 보기에는 좀 복잡한 측면이 있다"면서 "자본의 요구에 의해 개발되는 부분도 있지만, 공간과 인종의 통합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폰테'의 범죄율은 10년 전보다 훨씬 떨어졌지만, 여전히 남아공에서는 높은 지역 중 하나다. 그럼에도 '폰테'는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가이드 제임스 만군자는 "폰테는 지금 입주민들로 가득 찼으며, 이사를 가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 선망의 아파트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금메달 박인비 상금 없지만…포상금은 얼마? ‘대박’

    금메달 박인비 상금 없지만…포상금은 얼마? ‘대박’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 이후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열린 골프 금메달은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돌아갔다. 21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받는 상금은 없지만 포상금은 어마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골프협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 포상금으로 3억원을 약속했다. 금메달 3억원, 은메달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이 포상금으로 걸려 있다. 박인비는 여기에 정부 포상금 6000만원을 받아 합계 3억6000만원이다. 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연금이 월 100만원씩 주어진다.이 연금은 일시불로 받을 경우 672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박인비가 이를 일시불로 받는 것을 택하면 리우올림픽 금메달로 한꺼번에 총 4억2720만원을 받게 된다. 박인비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메이저 대회인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상금 45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억2000만원)에 1억원 정도 모자라는 액수다. 박인비는 이번 금메달로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모두 달성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각종 광고 출연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후원사인 KB금융그룹에서도 보너스 등을 지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박인비는 공식 상금이 없는 올림픽 우승으로도 거액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영호 거쳐간 돈·사람 어마어마”… 김정은 통치자금 캔다

    北 비자금·유럽내 친북 정치인 파악 상납·청탁·유인납치 정보 쏟아질 것 미해결 사건 실마리 제공도 기대 ‘北 권력층 - 주민 분리’에도 보탬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실질적 일인자였던 태영호 공사가 귀순하면서 정부는 북한의 비자금을 밝히는 등 대북 전략에 상당한 도움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보 소식통은 19일 “태영호 공사가 영국만 10년을 비롯해 외교관 생활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다”면서 “그가 보고, 그를 거쳐간 사람과 돈, 정보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의 것만 가지고도 역추적을 통해 북한의 비자금, 유럽 내 친북 정치인들을 비롯해 북한 고위직들에 대한 상납, 청탁, 외국인 유인 납치 등 어마어마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당국은 우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통치 자금의 흐름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피해 음지에서 운영되고,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끝까지 추적해 환수 또는 동결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외교관을 빙자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첩보원들의 신상도 주요 관심사다. 북한 첩보원들이 가명 등 여러 안전장치를 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영국이 북한의 유럽 내 주요 거점이고 태 공사가 실질적인 ‘일인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간 미해결된 사건들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태 공사는 북한에서도 대표적인 엘리트코스를 거쳐 북한 내부의 고위층들과 깊은 교분을 나눴을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어 북한 내 ‘이너서클’들의 권력지도는 물론 장단점, 친소관계에 밝을 것이란 관측이다. 태 공사에게 얻은 정보를 통해 김정은과 일부 권력층을 제외한 간부 및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 전략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김정은과 북한 간부들과의 분리전략을 천명했었다. 한편 7월 중순쯤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태 공사는 영국에서 제3국을 거치지 않고 같은 달 말쯤 한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망명까지 약 한 달이 걸렸다는 관측도 있어 망명 과정이 7월 초에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태영호 거쳐간 돈·사람 어마어마”… 김정은 통치자금 캔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실질적 일인자였던 태영호 공사가 귀순하면서 정부는 북한의 비자금을 밝히는 등 대북 전략에 상당한 도움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정보 소식통은 19일 “태영호 공사가 영국만 10년을 비롯해 외교관 생활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냈다”면서 “그가 보고, 그를 거쳐간 사람과 돈, 정보가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의 것만 가지고도 역추적을 통해 북한의 비자금, 유럽 내 친북 정치인들을 비롯해 북한 고위직들에 대한 상납, 청탁, 외국인 유인 납치 등 어마어마한 정보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면서 “정부의 대북 전략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정부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통치 자금의 흐름이다. 김씨 일가의 비자금으로 분류되는 이런 돈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피해 음지에서 운영되고,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끝까지 추적해 환수 또는 동결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 또한 외교관을 빙자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첩보원들의 신상을 캐는 일이다. 물론 북한 첩보원들이 가명 등 여러 안전장치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이 북한의 유럽 내 주요 거점이고 태 공사가 실질적인 ‘일인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미해결 사건들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태 공사는 북한에서도 대표적인 엘리트코스를 거쳐 북한 내부의 고위층들과 깊은 교분을 나눴을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 내 ‘이너서클’들의 권력지도는 물론 장단점, 친소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보기관은 태 공사에게 얻은 정보를 통해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과 일부 권력층을 제외한 간부 및 주민을 분리하는 대북 전략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김정은과 북한 간부들과의 분리전략을 천명했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막국수, 향토 음식에서 국민메뉴로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막국수, 향토 음식에서 국민메뉴로

    막국수는 메밀이 많이 나는 강원도의 향토 음식이다. 원래는 메밀가루를 반죽하여 칼국수처럼 얇게 밀고 칼로 썰어 면을 만들어서 끓는 물에 삶은 후 식힌 다음 김치 국물에 말아 먹거나 매운 양념장에 비벼 먹었던 음식이다. 지금은 메밀가루에 밀가루나 전분 등을 섞어서 반죽한 후에 기계 국수틀에서 눌러 뽑아 사리를 만들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더 쫄깃한 면발을 즐길 수 있다. 면 위에 양념을 더하고 지역 특성에 따라 김치, 오이, 삶은 계란, 가자미, 명태, 닭고기, 김, 깨 등 다양한 고명을 얹는다. 국물은 동치미 국물 또는 소뼈, 멸치 등으로 고아낸 육수를 사용하거나 섞어 쓰기도 한다. 그대로 먹으면 비빔막국수, 육수를 부으면 물막국수가 된다. 막국수를 주 메뉴로 하면서 면을 만드는 국수틀이 있으면 대체로 기본에 충실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집이다. 그래도 굳이 더 맛을 따진다면 이름난 집들이 있다. 막국수 하면 춘천 막국수가 떠오를 정도로 막국수의 역사는 강원도 일대에서 시작되었다. ‘샘밭 막국수’는 춘천의 3대 막국수집으로 꼽히는 막국수계 원조 명가 중 하나로 3대가 46년째 이어 오고 있다. 메밀을 많이 쓰고 전분이 아닌 곡식을 섞어 메밀향이 좋다. 여기에 열무김치를 곁들이면 시원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사골을 우려내어 동치미 국물과 섞은 육수가 일품으로, 그 맛을 못 잊어 그쪽으로 갈 일이 있을 때는 조금 돌더라도 들렀던 집이다. 멀리서 오는 단골손님이라고 해서 기념으로 막국수 대접을 선물 받은 적도 있다. 서울에도 진출해서 서초동에 지인이 경영하는 ‘샘밭 막국수’가 등장했다. 춘천 막국수집의 할머니가 재료를 갖고 직접 다니면서 맛을 지도했다고 한다. 을지로4가역 좁은 골목 안쪽에 또 다른 막국수 명가 ‘춘천산골막국수’가 자리잡고 있다. 1952년 춘천에서 개업해서 서울로 이사 왔다. 전분을 섞어 면을 쫄깃하게 뽑아 낸다. 메밀 함량을 더 높이고 싶어도 식감을 즐기는 손님들이 꺼려해 예전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고명으로 얹어 주는 매콤한 닭무침은 막국수와 궁합이 잘 맞는다. 큰 주전자에 주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으면 제격이다. 막국수 외에도 미리 주문해야 하는 토종닭을 비롯해 감자전, 닭무침 등 메뉴가 다양해 싸고 맛있게 손님 접대를 할 수 있다. 단, 저녁때는 엄청 왁자지껄한 분위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서울 통인동 서촌에 ‘잘빠진메밀’이라는 자그마한 지하 막국수집이 등장해서 마니아들을 즐겁게 한다. 메밀, 물, 소금만 써서 젊은 주인(민성훈)이 직접 반죽하는 100% 메밀면을 쓴다. 메밀은 제분한 지 2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육수는 메밀, 채소, 사골을 각각 끓여 깊은 맛을 낸다. 비법은 강원도 양양의 유명한 막국수집에서 사장이 직접 배워 왔다고 한다. 이제 내공 있는 막국수집들이 동네마다 생겨나고 있다. 막국수의 고유한 풍미를 보여 주고 있는 서민 식당들이 전국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막국수는 강원도 향토 음식에서 한국인이 즐겨 찾는 대표 음식의 하나가 됐다.
  • “육상은 취미” 돼지농장 일꾼의 값진 메달

    24년 만에 미국에 메달 ‘선물’ 1분42초… 3년간 12초 줄여 돼지농장 일꾼이 올림픽 동메달을 땄다. 생애 처음 올림픽에 나선 클레이턴 머피(21·미국)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남자 800m 결선에서 ‘마사이 전사’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케냐·1분42초15)와 타우픽 마클루피(알제리·1분42초61)에 이어 1분42초93에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육상에서 금메달을 숱하게 따는 미국에 동메달 하나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조니 그레이가 동메달을 딴 뒤 이 종목 메달을 미국 선수가 가져간 것은 24년 만의 일이다. 그런데 머피의 직업이 돼지농장 일꾼이라고 야후 스포츠가 전해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머피는 오하이오주 뉴파리란 작은 마을에 살면서 가족이 운영하는 돼지농장에서 길러 낸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파는 일을 맡아 하고 있다. 약 200년 전 조성되기 시작해 1600명밖에 안되는 조그마한 마을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으니 한바탕 뒤집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 이 마을 출신으로 가장 이름을 날린 사람은 크리스마스 캐럴 ‘업 온 더 하우스탑’을 작곡한 벤저민 핸비(1833~1867)였는데 이제 머피가 대신하게 됐다. 아버지 마크는 최근 육상 잡지 ‘러너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돼지를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것을 좋아했다. 달리기 선수만큼이나 뛰어난 돼지 판매 전문가”라고 자랑했다. 육상이 취미에 가까웠던 머피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루디샤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던 TV 중계조차 보지 않았다고 한다. 고교 시절 그의 기록은 1분54초대였다. 하지만 머피는 3년 만에 올림픽 트랙에서 기록을 무려 12초나 단축해 냈다. 그는 경기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앞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얼마나 더 뛸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800m에서 1분40초대 기록을 내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파는 머피가 동메달을 따니 달리기만 하는 선수들은 꽤나 좌절할 수 있겠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형 M&A 관심… 하이투자는 아냐”

    “대형 M&A 관심… 하이투자는 아냐”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업계 14위의 자그마한 증권사지만 자체 역량 강화와 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우량증권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17일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업계 14위의 작은 증권사’라는 점을 네 차례나 언급하며 “한화그룹 위상에 걸맞은 증권사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그룹에서 가장 많은 인수·합병(M&A)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밝힌 여 대표는 M&A를 통한 외연 확장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다만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증권사의 인수·합병은 최근 사례(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 KB투자증권의 현대증권 인수)처럼 규모 100의 회사가 400인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그룹에서도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 대표는 지난 상반기 1894억원(세전 기준)에 달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우려를 씻는 데에도 주력했다. 그는 “ELS 운용 및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조직 정비, 전문 인력 확충, 시스템 보완 등 조치를 마쳤다”며 “지난 4월부터 손실이 축소됐고 6월에는 9개월 만에 운용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상반기에 자체 헤지(위험회피)형 ELS 발행 잔고를 1조 9000억원까지 급격히 늘린 뒤 해외시장 급변으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 여 대표는 투자은행(IB) 사업 강화, 헤지펀드와 대체투자로의 영역 확대, 리서치센터 역량 강화 등도 강조했다. 또 “오는 9월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오는 2000억원은 영업 경쟁력 강화에 투입해 회사의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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