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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남북 교류] 文·安 모두 대북제재 - 대화 병행… 남북 정상회담엔 ‘온도 차’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남북 교류] 文·安 모두 대북제재 - 대화 병행… 남북 정상회담엔 ‘온도 차’

    남북회담, 文 조건부 - 安 탄력조정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文·安 “섣부르게 재개할 수 없다”5·9 대선에 출마한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의 대북 정책 공약은 어떻게 다를까. 우선 남북 관계에서 현재의 대북 제재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할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범진보 진영에 속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 대화를 모색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교류 및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반면 범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현재는 제재를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계속한다면 제재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통일이라는 미래를 생각하면 남북 관계도 동시에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제재냐 협력이냐 같은 양자택일은 옳지 않다”면서 “지금은 호되게 야단칠 때”라고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이와 반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도 민족화해 개혁개방,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비핵화 진전에 따라 평화 관리 차원에서 문화·학술·종교·체육 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신중하게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남북 관계는 궁극적으로 대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제재·압박보다는 온건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결을 달리했다. 대선 후보들은 현재의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대화보다는 제재에 더 방점을 찍는 것은 국제사회 주도의 대북 제재 분위기가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2321호로 인해 사실상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류가 막힌 것에 따른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돼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섣부르게 남북 대화나 교류 협력을 추진할 경우 우리 내부의 ‘남남 갈등’을 촉발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정 동력을 상실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대통령 당선 이후 ‘남북 정상회담 가능 여부’에 대해서 문 후보는 북핵 문제를 위해서라면 ‘조건부 가능’ 입장이다. 홍 후보는 형식적인 정상회담은 ‘불가’ 입장이다. 안 후보는 “정상회담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 민주당 예비후보 시절 ‘방미보다는 방북이 먼저’라는 입장에서 후퇴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걸림돌만 제거된다면 김정은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안 후보는 정상회담을 앞세우기보다 국제사회의 보조에 맞춰 탄력적으로 남북 관계를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정치적 효과만을 두고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재발 방지에 대한 확약 없이는 섣부르게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안, 홍, 유 후보 모두 원론적으로는 같은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는 이산가족 상봉은 시급한 만큼 정부 출범 초기부터 조속하게 접근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을 패키지로 묶어 논의하자고 역제안할 경우 주고받는 식의 일괄 타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반대’하는 반면 심 후보는 모두가 ‘가능’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봉사 열기 넘치고 인문학 향기 흐르는 ‘지식복지 1등’ 관악

    [자치단체장 25시] 봉사 열기 넘치고 인문학 향기 흐르는 ‘지식복지 1등’ 관악

    “꿈은 가치지향적인 것이어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해지고 세상이 나아져야 진정한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관악구청장으로서의 나의 꿈은 3분의1 정도 이룬 것 같다.”유종필(60) 서울 관악구청장의 꿈은 관악구를 ‘지식복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지식복지란 밥과 빵을 제공하는 물질적 복지를 뛰어넘어 지식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고루 누리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론도 있다. 그는 2010년 7월 구청장이 된 뒤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운동’을 펼치며 관내에 도서관을 대거 조성했다. 관악의 작은 도서관 운동은 70개가 넘는 전국의 자치단체에서 속속 벤치마킹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도서관은 바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아무리 좋아도 특별한 경우 외에는 관악구민들이 이용하기 쉽지 않다. 관악구에서도 멀리 있는 도서관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을 흔히 이용한다.”관악구 도서관은 그가 민선 5기 구청장이 된 2010년 7월 당시 5개였다. 2017년 민선 6기인 3월 현재 43개로 9배 가까이로 늘었다. 소장한 책은 45만권. 구민 51만명 중 도서관 회원이 16만명을 넘는다. 도서관 건물을 지은 것은 하나도 없다. 구 청사, 동 주민센터, 체육센터, 폐컨테이너 등을 활용했다. 통합전산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원하는 도서관으로 책을 가져다주는 ‘지식 도시락 서비스’도 곁들이고 있다. 책을 마음 놓고 사 보기 어려운 서민과 그 자녀들에게 관악의 도서관 사업은 큰돈 안 들이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준 지식복지인 것이다. 유 구청장이 지식복지를 구체화한 도서관 조성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도서관 사업 아이디어는 그의 일생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전남 함평 산골 출신인 유 구청장은 시골에서 학교에 다니다 보니 책이 없어서 읽지 못했다. 책에 대해 쌓였던 욕심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한꺼번에 폭발했다. 동서양의 어지간한 고전은 그때 다 섭렵했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에도 도서관의 참고 열람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축적된 내면의 지식은 과시하려 하지 않아도 향기를 냈다.언론인을 거쳐 정당판에 들어선 그는 특유의 입담으로 2008년 7월까지 4년 3개월간 새천년민주당에서 대변인을 역임하며 숱한 어록을 남겼다. 정치 운은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총선에서 네 차례 낙천·낙선의 아픔을 겪은 끝에 2008년 9월 국회도서관장(차관급) 자리에 올랐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책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에서 ‘당시 국회도서관장이 된 것을 두고 세간에선 ‘한직’으로 갔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썼다.돌아가는 길에 꽃이 있는 것일까. 1년 반 동안 도서관장으로 일하면서 독도에 도서관 분관을 만드는 등 관련 사업을 펼치고, 도서관의 중요성을 언론에 설파했다. 세계 주요 도서관 50여곳을 심층 탐방한 책인 ‘세계 도서관 기행’도 펴냈다.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사업’ 성공에는 이때의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남들이 한직이라고 여기는 자리가 훗날 최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셈이다. 유 구청장은 ‘걸어서 10분 거리의 작은 도서관 운동’을 공약으로 내걸고 17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관악구에서 2010년 6월 구청장에 당선됐다. “당신의 자녀가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인문학 강좌를 듣는다면 그 자체로도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도를 높여 주지만, 이것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돈이 될 수 있어요.” 그는 2014년 민선 6기로 구청장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민선 5기 취임 후 집중한 도서관 조성 사업과 병행했던 인문학 사업에 더욱 속도를 냈다. ‘인문학이 밥 먹여 주느냐’고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과 인문학이 있다면 이제는 옛말이 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며 관련 프로그램을 구체화했다. 실제로 주 1회 이상 곳곳에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는 내용의 ‘에브리데이 인문학’ 프로그램은 3월 말 기준 총 1323회 열었다. 참여 인원이 9만 4000명을 넘었다. 인문학 발판을 다지고자 국내 최초로 독서동아리 등록제를 도입해 지원한 결과 2년 반 만인 3월 현재 동아리 수가 320개를 돌파했다. 영유아에게 책을 나눠주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는 북스타트 사업은 지난 7년 동안 영유아 1만 4000명이 참여하는 등 지역 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어르신들의 일생을 책으로 정리하는 어르신 자서전 만들기 사업은 최근까지 50권이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중고생이 학교 안 가는 날에 문화·예술·체육 특별활동을 시켜 주는 ‘175 교육사업’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11만 7311명이 참여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17개 대학과 펼치는 학·관 협력사업은 145개에 달한다. 돈은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도 무형의 지식을 구체적인 복지사업으로 구현했다. 덕분에 인기가 절정이다. 유 구청장이 선도한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좋은 이웃가게’다. 좋은 이웃가게란 자원봉사자들에게 본인 상점의 물품이나 서비스 할인 혜택을 주는 자원봉사자 할인가맹점을 말한다. 일반인이 자원봉사자에게 혜택을 주는 식으로 봉사자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관악은 생산 인프라가 미흡한 주거 중심 지역이지만 다른 곳에 비해 주민운동이 활발하다. 그 점에 착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15년 민선 6기 취임 1주년 당시 서울시 최초로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을 선포했다. 구가 1년에 36.5시간 이상 봉사를 한 주민에게 자원봉사증을 주고 실질적으로 보상한다. 우수자원봉사자는 좋은 이웃가게뿐 아니라 일부 공공시설에서도 최대 3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관내 좋은 이웃가게는 3월 현재 300개를 돌파했고, 봉사단체는 474개가 조직됐다. 구민 5명 중 1명이 자원봉사자다. 어느 자치구보다 자원봉사 열기가 뜨겁다는 설명이다. 2015년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과 대한민국 사회봉사 대상도 받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자원봉사 평생대학’을 열고 은퇴자들이 인생의 이모작을 자원봉사로 시작하도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식복지 도시 구축이 큰돈을 들이지 않고 혜택을 줬다면,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시설에는 통 큰 투자를 했다. 당장 지난 3월 말 준공한 관악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이 대표적이다. 관악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2만여명의 장애인이 있지만 변변한 장애인 재활시설이 없었다. 유 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이후 매해 평균 10억원씩 31억원의 출연금을 적립하고 복권기금 17억원, 서울시 보조금 15억원, 특별교부금 12억원을 유치하는 등 총 86억 5000만원을 조성해 복지관을 건립했다. 다른 자치구도 부러워한다. 지역 곳곳에 텃밭과 양봉장을 구축해 주민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도시농업도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별도의 전담팀까지 만든 반려동물 관련 행정은 다른 자치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구청장 3선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국회의원직에 대한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구청장은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며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자원봉사 도시 관악 등과 같이 다른 도시들을 선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재보궐 선거 후보 현수막 훼손…“딸이 안철수 좋아해 사진 보관하려고”

    재보궐 선거 후보 현수막 훼손…“딸이 안철수 좋아해 사진 보관하려고”

    4·12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자의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30대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A(32·여)씨를 이와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 55분쯤 부산 강서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 걸려있는 4·12 강서구의회 재선거 이소영 국민의당 후보의 선거 현수막을 가위로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현수막 속 이 후보가 안철수 대선 후보와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가위로 오려낸 뒤 다시 안 후보 사진만 잘라 집으로 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수막 주변 폐쇄회로 TV를 확인해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지적장애 2급으로 특수학교 교육을 받고 귀가하는 길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부모는 “딸이 안철수 씨를 좋아해 사진을 보관하려고 그랬다”면서 “선처를 바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NSC 2인자도 조만간 사임…커지는 맥매스터·쿠슈너 파워

    美NSC 2인자도 조만간 사임…커지는 맥매스터·쿠슈너 파워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2인자’인 캐슬린 맥팔런드 부보좌관이 조만간 NSC를 떠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외교안보 결정기관인 NSC 재정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 라인으로 분류됐던 맥팔런드가 NSC에서 물러나면서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의 장악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맥팔런드는 조만간 싱가포르 주재 대사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중국 등 아시아통으로 평가받는 맥팔런드는 NSC 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을 처음에 꺼렸지만 이후 싱가포르 대사직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팔런드는 최근까지 대북 정책 검토를 실무선에서 주도했던 만큼 그가 떠난 뒤 대북 정책 실무를 누가 맡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 소식통은 “맥팔런드 부보좌관이 NSC 차관급회의를 주도하며 부처별 대북 정책 의견을 취합해 밑그림을 그렸다”면서 “강경한 대북·대중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누가 후임으로 대북 정책을 맡더라도 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맥팔런드는 플린 전 보좌관이 발탁한 인사로 플린이 경질된 뒤 그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왔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최근까지도 그를 옹호했지만 결국 백악관 안팎의 퇴출 여론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맥팔런드의 자리를 누가 채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미·이집트 정상회담에 이어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디나 파월 NSC 전략 담당 부보좌관이 후임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부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부부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미 지난주 파월 부보좌관을 NSC 장관급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불에 그슬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공개

    불에 그슬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공개

    2년전 집 화재 때 아래쪽 훼손돼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54·경북 상주시)씨가 훼손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을 공개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에서 상주본 아랫부분은 안타깝게도 불에 그슬려 훼손된 상태다.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배씨는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춘 훈민정음 상주본을 사진으로 찍어 10일 공개했다. 배씨는 사진이 훈민정음 상주본의 중간 앞부분에 해당하고 대부분 합쳐 놓은 일체본이라고 설명했다. 불에 그슬린 상주본에 대해 배씨는 “2015년 3월 26일 집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을 때<서울신문 2015년 3월 27일자 12면>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배씨 주변 사람들은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던 중 배씨가 집 안으로 뛰어들어가 무언가를 찾아내 산으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후 배씨는 2015년 10월 “최근 상주본 보관 상태를 확인해 보니 썩어 가는 것 같다. 국가가 빨리 매입해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씨가 이번에 상주본을 공개한 가장 큰 이유는 문화재청의 상주본 1조원 감정서를 근거로 국회의원 후보자의 의무인 재산신고에 포함하려다 상주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로 무산<서울신문 3월 28일자 14면>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상주선관위는 “실물 보유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등록하면 허위 기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씨는 “실제 상주본을 갖고 있어서 재산신고를 하려 한 것”이라며 “공개해야 한다면 재선거에 출마한 지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2008년 훈민정음 상주본을 헌책방에서 훔친 혐의로 2011년 기소돼 징역형을 살다가 2014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재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배씨와의 협의에 나서겠다”며 “배씨가 책을 돌려주지 않으면 다음달 소송과 강제집행 등 법적 절차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서울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불에 탄 훈민정음 상주본 공개 논란

    불에 탄 훈민정음 상주본 공개 논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54·경북 상주시)씨가 훼손된 상주본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배씨는 2015년 10월에도 “최근 상주본 보관 상태를 확인해 보니 썩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국가가 빨리 매입해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4·12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배씨는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춘 훈민정음 상주본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배씨는 10일 사진 속 훈민정음 상주본이 전체 중간 앞부분에 해당하고 대부분 합쳐 놓은 일체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주본 아랫부분은 안타깝게도 불에 그슬려 다소 훼손됐다. 배씨는 “2015년 3월 26일 집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했을 때(서울신문 2015년 3월 27일자 12면 보도)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씨는 이어 “화재로 집에 보관하던 고서적 대부분이 다 타버렸는데, 상주본만 이 정도 피해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당시 배씨 주변 사람들은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던 중 배씨가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무언가를 찾아내 산으로 올라 갔다”고 전했다. 그가 그동안 공개 요구를 거부하다가 이번에 공개한 가장 큰 이유로는 문화재청의 상주본 1조원 감정서를 근거로 국회의원 후보자의 의무인 재산신고에 포함하려다 상주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로 무산(서울신문 3월 28일자 14면 보도)된 것을 들었다. 당시 상주선관위는 “실물 보유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등록하면 허위기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씨는 “실제 상주본을 갖고 있어서 재산신고를 하려 한 것”이라며 “공개해야 한다면 재선거에 출마한 지금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헌책방에서 훔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살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으며 2014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앞서 배씨는 “무죄를 선고받으면 상주본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판결 이후 입장을 바꿨다. 그는 “지금 문화재청이 갖고 있는 소유권이 법적으로 내 것으로 인정돼야 국가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상주본의 소유권 공방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2008년 7월 배씨가 “집을 수리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며 상주본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재청 등 전문가들이 감정한 결과 “상주본은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과 같은 판본으로 1조원의 가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놔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간송본에는 없는 훈민정음 창제 원리에 대한 주석이 당시 한글체로 수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잠시 뒤 상주지역 골동품상 조모(2012년 사망)씨가 “(배씨가)내 가게에서 30만원을 주고 고서 두 상자를 사면서 상주본을 함께 상자에 넣어 훔쳐간 것”이라며 배씨를 상대로 민사(물품인도 청구소송) 및 형사고소(절도 혐의)를 했다. 이후 4년여에 걸친 송사 끝에 조씨가 승소해 법적으로 상주본은 조씨 소유가 됐다. 결국 배씨는 절도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배씨가 상주본을 남몰래 숨겨 놓은 채 1년여 수감생활을 했고, 항소·상고심에서 무죄로 석방된 이후에도 상주본의 보존상태 등에 대해 외부에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주본의 해외 반출설과 매립설 등 소재를 둘러싼 소문만 무성해왔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중독된 사랑, 칼칼한 사랑, 풋풋한 사랑

    [公슐랭 가이드] 중독된 사랑, 칼칼한 사랑, 풋풋한 사랑

    구로구는 낙후된 공단지역이라는 오명을 극복하고 첨단 정보기술(IT) 산업단지로 우뚝 선 곳입니다. 구로구청 인근에는 구로구를 닮은 식당들이 많습니다. 오직 ‘맛’이라는 실력으로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지를 극복한 맛집들입니다.# 생선전문점 명가 구로구청 정문 건너편에 있는 ‘생선전문점 명가’는 2015년 5월 개업했습니다. 하지만 즐비한 형님 식당들을 제치고 요즘 구 직원들에게 가장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로변에 있지만 ‘나홀로 식당’이라 계속 주인이 바뀌던 곳인데 이제 예약 없이는 기다림에 지쳐 먹을 수도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번 맛보면 중독되는 명태조림은 안 매운맛, 중간 매운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 4단계로 나눠집니다.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알싸한 양념장과 함께 적당히 두툼하고 야들야들한 명태 특유의 살이 어우러져 최고의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곁들어져 나오는 콩나물을 양념과 함께 비벼 김에 싸 먹으면 같이 먹다가 한 명이 사라져도 모를 정도입니다. 양념장은 캡사이신을 쓰지 않고 청양고추만으로 맛을 냅니다. 센스 있는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맛을 더해 줍니다. 명태조림은 1인분에 9000원이며 2인 이상 주문 가능합니다. 대표 메뉴인 명태조림 외에도 고등어구이, 각종 매운탕도 맛볼 수 있습니다.# 전라도 매생이 칼국수 구로구청사거리에서 구로역 방향으로 180m 정도 가다 보면 테이블 8개의 조그마한 식당 ‘전라도 매생이 칼국수’가 있습니다. 이곳 또한 업종 변경이 심했던 곳인데 이제는 한참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강호’ 맛집으로 변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매생이 칼국수는 목 넘김이 부드러운 신선한 매생이, 쫄깃한 키조개 관자, 톡톡 터지는 오만둥이, 영양 만점인 황태와 다양한 채소가 어우러진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해산물의 풍미를 가득 담기 위해 매일 아침 3시간 동안 육수를 끓여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킵니다. 팥칼국수도 인기가 좋습니다. 팥을 갈지 않고 채에 걸러 껍질을 제거하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삶은 팥을 채에 거르면 양은 적게 나오지만 부드러운 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칼국수에 들어가는 생면은 통통하고 쫄깃해 씹는 맛을 더합니다. 직접 담은 생새우 젓갈과 알배기 쌈배추로 만든 겉절이도 사장님의 자랑거리입니다. 가격은 모두 7000원. 포장도 가능합니다.# 늘푸른채 샤브샤브 ‘늘푸른채 샤브샤브’는 구로구청 맞은편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먹자골목에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2층이라 고객들의 발길을 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은 2층으로 올라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만듭니다. ‘늘푸른채’의 강점은 가게 이름 그대로 주문과 동시에 준비해 주는 재료의 싱싱함에 있습니다. 사장님의 후한 마음은 먹는 이들을 배부르게 만듭니다. 전, 샐러드, 고구마 맛탕 등 다양한 밑반찬과 샤브샤브를 거쳐 칼국수와 죽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즐기다 보면 ‘그만 주세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적근대, 비타민, 배추, 치커리 등 10여 가지 채소와 멸치로 우린 육수는 영양과 맛을 동시에 충족시켜 줍니다. 신선초와 케일에 요구르트를 넣어 즉석에서 갈아 만든 디저트 녹즙의 상큼함은 애인의 달콤한 키스 같습니다. 사장님은 흔하게 샤브샤브를 먹는 순서와는 달리 고기를 먼저 먹은 후 그 육수에 채소를 넣어 특제 폰즈 소스에 찍어먹는 방법이 제일 맛있다고 권합니다. 구예니 명예기자 (구로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 정당 지지표 vs 현역 조직표, 보수표 분산… 안갯속 혼전

    정당 지지표 vs 현역 조직표, 보수표 분산… 안갯속 혼전

    이틀 앞둔 4·12 경기 하남, 포천시장 보궐선거가 주목받고 있다. 다음달 9일 조기 대선을 한 달도 안 남기고 치러져,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교범 전 시장이 범인도피교사 유죄 확정으로 치러지는 하남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오수봉(58)·자유한국당 윤재군(58)·국민의당 유형욱(56)·바른정당 윤완채(55) 후보 등 4명이 경쟁하고 있다. 오 후보는 특정 지역향우회와 이 전 시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정국 여파로 정당지지율 역시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당 윤 후보의 조직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2명 전원, 시의원 5명 중 4명이 같은 한국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유 후보 지지율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부패척결’을 슬로건으로 출마한 바른정당 윤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감을 어떻게 부각시키느냐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에서 보궐선거는 ‘조직력’과 ‘투표율’이 당락에 중요한 변수인 만큼 오 후보와 윤 후보가 양강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관측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가 당선돼 온 포천에서는 민주당 최호열(56)·한국당 김종천(54)·바른정당 정종근(57)·민중연합당 유병권(43)·무소속 박윤국(61) 후보 등 5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최 후보가 탄핵정국 여파와 보수표 분산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는데 이견이 없지만, 김 후보가 토박이를 비롯한 기존 보수세력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정 후보는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김영우 의원의 후광을 만족스럽게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박 후보의 추격이 주목된다. 과거 군의원과 도의원 선거는 물론 민선 군수와 민선시장 선거에서 3회 연속 당선됐을 만큼 인지도와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렇듯 대선판이 요동치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우열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보수표가 분산돼 포천에서 최 후보가 승리하면 보수 강세지역인 경기 북부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선전도 예상할 수 있다. 인구 유입이 급증하는 하남도 전임 시장의 ‘시장직 상실’에도 불구하고 오 후보가 한국당 윤 후보를 꺾으면 5·9 대선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재결합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저기 내 딸이…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저기 내 딸이…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허다윤양 어머니, 선체 보이자 “다윤이 찾아야 집 갈 수 있어요” “미수습자 모두 찾기를” 한마음 추모객도 “이제라도 인양 다행”“저기 내 딸이 오고 있어요,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 3주기(4월 16일)가 불과 1주일 남은 9일 오후 1시쯤, 육상으로 진입하던 세월호 선체 일부가 시야에 들어오자 미수습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마른 울음을 토했다. 그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다윤이를 한번만 안아보고 싶다”며 “다윤이를 찾아야 집에 갈 수 있다. 사람 찾는 일에 집중해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전남 목포신항으로 가는 길목인 목포대교에는 세월호 인양 성공을 염원하는 노란 현수막과 리본이 걸려 있었다. 신항 한쪽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천막 옆 칠판에는 ‘오늘 꼭 세월호, 엄마 아빠가 기다리는 땅으로’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길이 146m, 폭 23m의 거대한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말린호 선미 끝에서 부두에 들어서는 순간 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다시 오열하며 서로 껴안았다. 세월호를 들어 올린 모듈 트랜스포터(MT)의 마지막 바퀴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완전히 통과하기까지는 약 4시간이 걸렸다. 세월호를 실은 MT가 잠시 멈춰 섰을 때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오후 5시 30분. 세월호는 화이트말린호를 완전히 빠져나와 육지에 올랐다. 딸 진윤희(단원고)양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유가족 김순길씨는 “미수습자 찾는 일이 1순위”라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팀이 꾸려졌는데, 정부가 방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진실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미수습자 조은화(단원고)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마지막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현장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달라고도 했다. 그는 “국가는 마지막 한 명까지 책임져 달라”며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때문에 가슴 아픈 분들을 치유할 수 있게 9명 다 찾아달라. 저희를 집에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충돌설이나 과다적재설 등 의혹을 없애는 게 목적이 아니라 미수습자 9명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조사 방향을 정해놓지 말고 정밀하게 침몰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참사의 근본 발생 배경은 정부가 구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인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도 “우선 미수습자 9명을 찾고 그다음에는 조타실, 기관실, 화물칸, 블랙박스 등을 조사해, 침몰 원인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목포 신항 주변에는 많은 추모객이 모여 스마트폰으로 인양 과정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신항에서 만난 박설희(29)씨는 “세월호가 이제라도 인양돼 다행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더이상 숨기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규명해 뒤늦게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목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두관 “홍준표, 법 교묘히 이용…도민은 안중에도 없다”

    김두관 “홍준표, 법 교묘히 이용…도민은 안중에도 없다”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김포갑)은 도지사 보궐선거를 막으려고 9일 현재 경남도지사직을 유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향해 “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꼼수를 쓴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9일 4·12재보궐 함안군 ‘라’ 군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빈지태 후보 지원 유세를 하는 자리에서 “경남 도지사 보궐선거를 보이콧하고 있는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홍 지사가 오늘 밤 11시 58분께 사퇴를 하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설 수야 있겠지만 경남도정은 15개월 정도 공백이 생긴다. 홍 지사가 법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도민 참정권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지사가 서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학교 무상급식을 중단해 학생들 밥그릇을 뺏고 형편이 힘든 사람들이 가는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다”며 “홍 지사 머리 속에는 도민이 안중에 없고 도민들을 아랫 것들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후 2012년 18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그해 7월1일 지사 직을 사퇴했다. 홍준표 지사는 김 의원이 사퇴한 후 그해 치뤄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선 D-30] “불심으로! 대동단결!” 역대 이색 대선 후보들

    [대선 D-30] “불심으로! 대동단결!” 역대 이색 대선 후보들

    5월 9일 ‘장미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독주 속에 대중의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도 저마다의 목적으로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다가오는 대선을 맞아 그간 유권자에게 황당함 혹은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이색 대선 후보들을 알아봤다.●“불심으로! 대동단결!”…2002년 호국당 김길수 후보 기호 1번 이회창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후보의 대세론 속에 기호2번 노무현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양강 구도로 치러진 2002년 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을 끈 한 후보가 있었다. 기호 6번 호국당 김길수 후보. 30대 이상 세대라면 ‘김길수’라는 이름을 몰라도 그가 대선에 내건 구호는 기억할 것이다. “불심으로! 대동단결!” 이 구호는 이후 각종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되기도 했다.김 후보의 공식 직함은 ‘세계불교 법왕청 산하 법륜사 주지’이다. 과거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70년 육군 7사단에서 하사로 병역을 마치고, 1988년 필리핀 콘티넨탈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당시 김 후보는 출마의 변을 통해 “역대로 큰스님들은 국난 때 사회참여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주요 공약은 ▲조세정책 개정을 통한 ‘빈익빈 부익부’ 타파 ▲선 평화, 후 통일 대북정책 ▲한미주둔 지위협정(SOFA) 전면 개정 등이었다. 선거 결과 김 후보는 5만 1104표(0.2%)를 얻으며 6명의 후보 가운데 5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 “십자가의 사랑만이”…1997년 바른나라정치연합 김한식 후보 불교계의 대권 도전에 김길수 후보가 있었다면 기독교계에서는 1997년 제 15대 대선에 출마한 바른나라정치연합 김한수 후보가 기독교 정당의 대선 출마 시초로 꼽힌다.김 후보는 당시 한사랑선교회 대표 목사로, 광주숭일고 재학시절 6.3한일외교회담 반대 투쟁에 참가한 것이 문제가 돼 중퇴했고 서울대 재학시절에는 음대 학생회장과 서울대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내면서 유신반대투쟁을 벌였다. 주요 공약으로는 ▲남북한 공동 예배 추최 ▲예수님의 사랑으로 남북통일 ▲신앙과 정치활동의 접목 등이 있었다. 대선에서는 총 4만 8717표(0.18%)를 받으며 7명의 후보 중 공화당 허경영 후보를 누르고 6위에 올랐다. ● “신안 앞바다 보물로 국민 부자 만들겠다”…1971년 정의당 진복기 후보 시간을 더 거슬러 1970년대로 올라가면 더욱 황당한 대선 후보들이 등장한다. 그 가운데 회자되는 사람은 단연 “신안 앞바다 보물로 국민을 부자로 만들겠다”던 정의당 진복기 후보다.트레이드 마크인 ‘카이젤 수염’으로 당시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린 진 후보는 외모만큼이나 공약 또한 파격적이었다. ‘신안 보물 발굴’외에 그가 강조한 공약은 ‘북진 전쟁을 통한 통일’이었다. ● ‘남장여자’ 1992년 무소속 김옥선 후보 1992년 제 14대 대선에 출마, 8만 6292표(0.4%)로 낙선한 정치인 김옥선 후보. 당시를 기억하는 유권자에게 김 후보는 ‘남장여자’ 대선 후보라는 다소 황당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단순히 ‘괴짜’ 후보로 치부되기에는 국내 정치사에 던진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김 전 의원은 1967년 제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민당 후보로 출마, 재검표 끝에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유신 체제이던 1975년에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을 “딕테이터(dictator·독재자) 박”, 유신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고 비판했다가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김 전 의원의 ‘남장’은 대선에 출마하면서 더욱 주목받았지만, 그녀는 이미 1950년대부터 남장으로 살아왔다. 그녀는 과거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일제 징용으로 끌려가 죽은 오빠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 1남 3녀 중 막내인 내가 남장을 하게 됐다”면서 “어린 나이에 사회사업과 교육 사업에 뛰어들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 ‘나라를 지킨 철모’ 2007년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후보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등 유력 후보군 뒤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한 남자의 홍보용 포스터. 녹슬고 구멍 난 철모 뒤로 태극기 이미지가 걸려있다. 포스터 속 구호는 ‘지키자! 대한민국’. 당시 대선 후보 중 유일한 군 출신인 기호 9번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후보다.전 후보는 1967년 육군사관학교를 임관,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보병제9사단장과 학생중앙군사학교(ROTC 사령부) 학교장 등을 지냈다. 선거 결과 7161표(0.03%) 득표에 그치며 10명의 후보 중 최하위에 그쳤다. ●“내 눈을 바라봐!”…본좌 허경영의 등장 국회의원 300명 정신교육대 입소,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 유치, 산삼뉴딜 정책으로 100만 일자리 창출… 공약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한 남자. 사람들에게 ‘허본좌’로도 잘 알려진 민주공화당 허경영 전 총재다.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각종 황당한 공약과 ‘축지법’, ‘아이큐 450’ 등 괴짜로 주목 받은 허씨는 이미 1997년 제15대 대선도 황당한 공약으로 도전한 바 있다. 그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내세운 주요 공약으로는 1000여 개의 산삼재배단지를 만들어 100만 실업자는 고용하는 ‘산삼뉴딜정책’, 결혼 시 1억원 지급과 출산 시 3000만원 지원,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및 지자체의원 보수폐지 등이 있다. 허씨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된다면 “국회의원 300명을 국가지도자 정신교육대에 집어넣어버리겠다”며 또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는 2008년 12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고된 징역 1년 6월형이 확정되면서 출소 후 10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이번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앞서 허씨는 2007년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했으며,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책보좌역을 역임했다”고 주장했으나 모두 허위로 확인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두 갈래 호남·세 갈래 TK… ‘지역주의 몰표’ 깨진다

    두 갈래 호남·세 갈래 TK… ‘지역주의 몰표’ 깨진다

    호남, 文·安 양분… TK, 文·安·洪 3파전 진보·보수후보 ‘전략투표’ 양상 변화 조짐대통령 선거 때마다 ‘극과 극’으로 나뉘었던 영·호남의 표심이 이번 5·9 대선을 앞두고 예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특정 후보 몰표’로 표출돼 온 고질적인 동서 지역주의가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깨질지 주목된다. 서울신문·YTN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호남의 민심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양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 구도에서 문 후보 53.1%, 안 후보 40.5%를 기록했다. 호남과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대구·경북(TK)의 민심은 문 후보와 안 후보, 그리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정확히 3등분됐다. 문 후보 25.2%, 안 후보 26.3%, 홍 후보 25.6%였다. 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민심이 둘로, TK의 민심이 셋으로 쪼개진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평가된다. 호남에선 진보 진영 후보에게, TK에선 보수 진영 후보에게 표가 집중되는 현상이 그동안 ‘전통’으로 굳어져 왔기 때문이다. 선거의 판세와 상관없이 일정하게 반복돼 온 두 지역의 이런 ‘몰표 현상’은 공고한 지역주의에 따른 ‘전략 투표’라는 이름으로 표현돼 왔다.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13·14·15대 대선에 출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각각 89.4%, 92.4%, 94.7%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에서 93.4%, 문 후보는 18대 대선에서 89.2%를 얻었다. 보수 진영의 후보들은 3~10%로 저조했다. TK 득표율은 정반대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3대 대선에서 68.5%, 김영삼 전 대통령은 14대 대선에서 62.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5·16대 대선에서 각각 67.3%, 75.6%를 얻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71.0%, 박근혜 전 대통령은 80.5%였다. 진보 진영 후보의 득표율은 극히 낮았다. 호남과 TK의 ‘표 결집’ 전통이 이번 대선에서 깨질지에 대해선 정치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홍 후보 측은 7일 “대선 당일 결국 호남 사람들은 문·안 후보 둘 중 한 명에게, TK 사람들은 문·안·홍 후보 셋 중 한 명에게 집중 투표하게 될 것”이라며 TK 민심이 반등하길 기대했다. 이와 동시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지역 대결 구도는 완화되고 세대 대결 구도가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라이스 前보좌관 ‘트럼프 불법사찰’ 의혹 확산

    라이스 前보좌관 ‘트럼프 불법사찰’ 의혹 확산

    前검사 “통화내용 도표제작 지시” 美상원 청문회 출석요구 검토 중 DNI·CIA 국장과 도청정보 공유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참모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캠프를 감시했다는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억지 주장’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불법 사찰을 지시한 당사자로 지목된 라이스 전 보좌관을 청문회에 출석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조지프 디제노바 전 연방검사는 “라이스 전 보좌관이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와 참모의 통화내용에 관한 상세한 도표를 만들 것을 정보기관에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청된 대화 내용을 보면 트럼프 측근과 그들이 대화한 누구도 불법적인 활동과는 연관성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전화통화에 등장한 사람의 신원이 노출된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폭스뉴스는 라이스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 전부터 정보기관이 외국인을 도청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트럼프 대선 캠프와 인수위 관계자의 이름을 정보보고서에 노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3일 전했다. 당시 노출된 트럼프 진영 관계자의 이름은 국방부 수뇌부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재임 시 일주일에 6일 동안 정보 브리핑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인을 도청하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수집된 미국 민간인의 신원은 ‘미국인 1’과 같이 익명으로 보고서에 올리는 것이 원칙이다. 이들의 신상정보를 노출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허용된다. 라이스의 ‘특별 지시’는 대선에 개입하고자 한 당시 정부 차원의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스 전 보좌관은 MSNBC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개인이나 트럼프타워에 대한 정보 수집이나 사찰은 없었다”면서 “사찰 주장은 오바마 행정부 관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수집된 정보를 활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라이스는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NSC 보좌관 스캔들로 수세에 몰렸던 보수파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벚꽃만 꽃이더냐

    벚꽃만 꽃이더냐

    봄꽃들이 한창이다. 매화, 벚꽃 등이 나라 안 여기저기서 흐드러지는 때다. 한데 이름값은 덜해도 곱기로는 뒤지지 않는 봄꽃들도 있다. 참꽃, 산벚꽃처럼 두메에 피어 이름조차 불러 주지 못했던 꽃들이다. 이 봄, 기억해 둘 만한 봄꽃 명소들을 모았다. 절정의 진달래●경남 창녕 화왕산 진달래 모가지 꺾어 봉오리째 떨어지는 꽃은 동백뿐만 아니다. 진달래도 그렇다. 절정에 이른 자태 그대로 낙화한다.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오기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이 모습 보며 시인은 읊조렸을 것이다. 나는 당신이 가도 울지 않을 것이라고. 심지어 당신 가는 길 위로 자신의 꽃술을 아낌없이 뿌려 주겠다고 말이다. 경남 창녕의 화왕산(757m)은 4월 중순이면 산 전체가 진달래의 영토로 변한다. 화왕산(火旺山)이 아니라 ‘화(花)왕산’으로 써야 옳을 지경이다. 화왕산은 품이 넓다. 진달래와 초원, 억새, 그리고 눈꽃이 계절을 따라 번갈아 흐드러진다. 기암절벽도 옹골차다. 이 특유의 산세 때문에 탐화객뿐 아니라 암릉 산행을 즐기는 이들도 곧잘 찾는다. 진달래 산행은 자하곡 매표소~정상~화왕산성 동문~배바위를 거쳐 원점 회귀하는 게 일반적이다. 거리는 7㎞ 남짓. 산행 시간은 4시간 안팎이다. 기왕 창녕까지 갔으니 ‘지구와 동년배’라는 우포늪까지 돌아보는 게 좋겠다. 천지에 복사꽃●경북 경산 반곡지 복사꽃 벚꽃이 지고 나면 복사꽃이 핀다. 유치환의 시처럼 ‘열여덟 아가씨의 풋마음 같은 새빨간 봉오리’가 인상적인 꽃이다. 복사꽃으로 가장 이름 난 곳은 경북 영덕이다. 지품면, 달산면 일대가 죄다 복사꽃밭이다. 한데 주변과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꼽자면 경북 경산의 반곡지가 단연 앞선다. 분홍빛 복사꽃과 신록으로 물든 왕버드나무가 무릉도원 같은 풍경을 펼쳐 낸다. 바람 없는 아침이면 그 자태가 물 위에 고스란히 반사된다.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반곡지가 속한 남산면 일대는 경산 최대의 복숭아 산지다. 봄이면 마을 초입의 밤별곡 고개 일대가 온통 연분홍 꽃구름으로 가득 찬다. 마을 뒤편 삼성산엔 트레킹 길도 조성돼 있다. 다만 이른 아침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통에 몹시 번잡하다. 차들이 엉키는 경우도 흔하다. 이 시간을 피해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계정숲이 있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등이 우거진 숲 그늘에서 산책하기 좋다. 불타는 참꽃숲●대구 비슬산 참꽃 군락지 ‘대구의 어머니 산’이라 불리는 비슬산(1084m)은 일년에 한 차례 꽃단장을 한다. 4월 하순이면 참꽃이 무리 지어 피어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참꽃은 진달래꽃을 이르는 이름이다. 먹지 못하는 ‘개꽃‘(철쭉)과 달리 먹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참꽃’이라 불린다. 참꽃 군락지는 대견사 위, 그러니까 해발 1000m에 달하는 고위평탄면에 99만㎡(약 30만평) 규모로 펼쳐져 있다. 참꽃들이 절정을 이룰 때면 산 전체가 붉은빛을 띨 만큼 거대한 규모다. 대견사는 개창 연대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찰이다. 일연 스님이 22년간 주지로 주석하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구상한 절집이기도 하다. 비슬산 역시 빼어난 산세로 사철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산이다. 특히 약 2㎞ 길이의 암괴류(천연기념물 435호)가 일품이다. 암괴류는 둥글거나 각진 바위 덩어리들이 아주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쌓인 것을 일컫는다. ‘반딧불이 전기차’를 타고 오르다 보면 확연히 굽어볼 수 있다. 깊은 산 꽃사태●충남 금산 보곡산골 산벚꽃 산벚꽃들은 개화 시기가 늦다. 길가의 벚꽃들이 질 무렵에야 꽃술을 연다. 충남 금산의 보곡산골이 널리 알려진 산벚꽃 명소다. 국내 최대 규모인 660만㎡(약 200만평)의 산지에 산벚나무들이 빼곡하다. 보곡산골은 합성어다. 금산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군북면 보광리와 상곡리, 산안리에서 한 글자씩 따 조합했다. 산골마을이다 보니 평균 기온도 타 지역보다 섭씨 4~5도 정도 낮다. 개화 시기 역시 반 박자 늦다. 다른 곳에서 낙화 소식이 들릴 때쯤 보곡산골에선 꽃사태가 펼쳐진다. 한꺼번에 피지도 않는다. 오늘은 여기서 피었다가 내일이면 저기서 진다. 그 덕에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세 마을 가운데 가장 이름이 알려진 곳은 산안리다. 마을을 휘휘 도는 임도를 따라 ‘산벚꽃길’을 조성해 뒀다. 거리는 9㎞쯤 된다. 천천히 돌아볼 경우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 중간중간 ‘보이네요 정자’ ‘산꽃세상 정자’ ‘봄처녀 정자’ 등 쉴 곳도 마련해 놓았다. 신선의 이팝꽃●이팝나무 두른 경남 밀양 위양못 봄이 여름으로 향할 무렵 이팝나무 꽃이 핀다. 대략 5월 중·하순 즈음이 절정이다. 이팝나무는 보통 가로수로 식재되거나, 산간 오지에 저 홀로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경남 밀양의 위양못에선 다르다. 고택 완재정과 어우러져 기막힌 절경을 펼쳐 낸다. 위양못은 둘레 166m에 불과한 자그마한 저수지다. 규모는 작아도 축조 시기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작은 연못 안에 5개의 섬과 휘휘 늘어진 버드나무 등이 어우러져 빼어난 풍경을 그려 낸다. 특히 바람이 없는 아침나절 잔잔한 물 위로 주변 풍경이 모두 담길 때면 신선의 세계를 엿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풍경의 화룡점정은 완재정이다. 못 가운데 섬에 세워진 정자다. 1900년에 안동 권씨 후손들이 지었다고 전한다. 완재정 풍광은 담장 옆에 선 이팝나무꽃이 흰쌀밥처럼 피어나는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다. 이 무렵 전국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기 시작한다. 연못 주변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동서평화고속화도로 성공은 인천공항 구간 포함에 달렸다”

    “동서평화고속화도로 성공은 인천공항 구간 포함에 달렸다”

    낙후지역 균형발전 차원서 필요… 대선후보에 건의안 전달하기로 강원 고성군민과 인천 강화군민의 숙원사업인 ‘동서평화 고속화도로’(고성~인천) 건설이 성공하려면 관련 구간에 인천국제공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역 시장·군수협의회는 4일 파주 캠프 그리브스에서 2017년 상반기 정기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건의안을 만들어 중앙정부와 5·9 조기 대선에 출마한 대통령 후보에게 각각 전달하기로 했다.동서평화고속화도로는 고성~강화 간 230km를 왕복 4차선으로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설 계획이다. 인천·경기와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의 핵심 숙원사업이다. 협의회는 2012년 7월 전문기관에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맡겨 개략적인 노선을 만든 뒤 정부에 추진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낮아 국가도로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이날 회의에서 “2015년 10월 협의회에서 기존 구간(고성~강화)을 연장해 강화~인천국제공항 구간을 포함해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으나, 국토교통부는 전기본계획조사 용역비 5억원 반영으로 정리했다”고 아쉬워했다. 조 군수는 “강화~옹진군 신도~인천국제공항 구간이 국도가 아닌 지방도 구간이라 제외한 것”이라며 “인천국제공항이 연결되지 않으면 경제성도 더 낮아지고 이용자들이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선 경기 연천군수도 “(전체 구간을 고속도로로 건설하면 사업비 과다 등의 부담이 있으니) 일부 국도를 개량해 쓰고, 옹진군 신도와 인천국제공항은 신규 고속도로로 연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영록 경기 김포시장은 “동서평화고속화도로는 경제성만 따져서 건설할 수 없다”며 “접경지역이 낙후돼 균형발전 차원에서 고속도로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각 정당 대선 공약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 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문순 강원 화천군수는 “동서평화 고속화도로 건설은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큰 현안”이라면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실무회의에서 먼저 꼼꼼하게 검토한 뒤 빠른 시일에 각 정당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조 옹진군수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정부가 500억원을 들여 옹진군에 47개소의 주민대피시설을 설치했으나 전기세 등 유지·관리비로 연간 6억원이나 소요된다”며 “옹진군의 열악한 재정형편을 감안해 정부에서 조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휴전선으로부터 20km 이상 벗어난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도 도서·벽지 근무 가점을 받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미수습자 가족 릴레이인터뷰 4] 세월호 미수습자 대표 은화 학생 부모 이금희·조남성 씨

    [미수습자 가족 릴레이인터뷰 4] 세월호 미수습자 대표 은화 학생 부모 이금희·조남성 씨

    세월호 미수습자 안산 단원고 학생 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48)씨는 자주 목이 쉰다. 그는 미수습자 가족 대표로 고함을 칠 일이 많은 탓이다. 정부측과 세월호 관련자들에게 억울하고 분통함을 항상 호소하고 있었다.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이 없다. 딸 찾는 일 외에 삶의 의미를 잊었다. 핸드폰도 없다. 지난달 29일 팽목항에서 처음 만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위원들과 대화 도중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부숴졌다.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사항을 법 테두리에서 검토한다는데 너무 화가 나서였다. 순하고 평범한 엄마였지만 ‘싸움닭’이 됐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입장을 대변하는 탓이다. 이씨는 “국민의 세금으로 선체 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국민이 힘 내서 도와주라 하는데 법만 따져서 화났다”고 말했다. 그는 “차디찬 바다에 3년이나 있는 은화를 찾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다. 머리카락 한올 한올 모두 찾겠다. 아이가 마지막에 불렀을 ‘엄마’가 이렇게 힘 없이 주저앉지는 않겠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고혈압과 당료가 찾아와 약으로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을 앓는 아빠 조남성(54) 씨는 지난 1월 새벽 팽목항 숙소를 나서다가 머리가 핑 돌아 인근 줄에 부딪혀 나가 떨어졌다. 얼굴, 팔 등을 크게 다친 상처가 지금도 아물지 않았다.은화는 다정하고 속 깊은 딸이었다. 배려심도 깊은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한테 뽀뽀부터 했고, 문자나 카카오톡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보냈다. 수학을 좋아해 회계 담당 공무원을 꿈꿨다. 과외도 안했는데 전교 1등도 한 우등생이었다. 부모에게 항상 웃음 짓고 힘을 주는 행복한 딸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엔 비용이 32만 7000원이나 된다고 딸은 미안해 했다. 조 씨는 “제주도 여행길이 마지막일지 몰랐다”며 “살갑게 대하지 못하고 애정 표현에 서툴렀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참사 전날 저녁 가방을 싸는 은화에게 “뭐 이리 많이 챙겨. 돌아올 때 무겁겠다”고 했는데 짐 정리도 도와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3년 동안 딸을 찾지 못한 부모가 죄인” 이라며 울먹였다. 조씨는 “은화 오빠(23)가 사고 다음날부터 수색이 끝나는 11월 14일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는데 정부가 거짓말만 되풀이 되는 상황을 겪고나서는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있다”며 “인양 소식에도 전화 한 통 안할 정도로 사회를 믿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이런 큰 참사는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내가 겪고 있다”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을 강화해 안전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들을 옆에서 챙겨야 하는데 아예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생활한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걸 예전엔 몰랐다”고 한숨을 내쉰뒤 “실종자를 찾는 일은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일이고, 미수습자에게는 가족을 찾는 게 되고, 생존자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가 이 사회를 바꾸는 전환점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아이들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는 것 아니냐고 했다. 생명을 가장 중시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토록 원했던 선체 인양이 성공적으로 되고, 육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도록 힘을 보태준 국민에게 너무나 죄송스럽고 고맙다고 했다. “우리 은화가 살아있었으면 예쁜 대학생이 됐을텐데. 키는 163㎝ 정도 되니까 크고 얼굴 하얗고, 나 안 닮아서 뚱뚱하지도 않고.”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문-안 양자 가상대결에서 안철수가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또 나와

    문-안 양자 가상대결에서 안철수가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또 나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양자 가상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쿠키뉴스의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그러나 이 여론 조사는 응답률이 4.9%대로 현저히 낮아 또다른 논란이 예고된다고 뷰스앤 뉴스가 전했다. 쿠키뉴스가 의뢰한 조원씨앤아이는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만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8.1%가 안 전 대표를 꼽았고 43.7%는 문 후보를 꼽았다고 4일 밝혔다. 4.4%포인트(p) 차로 오차범위(±3.1%)를 넘은 수치다. 지지후보 없음은 6.7%였다. 지난 3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가 양자 대결에서 7.2%p차로 앞선 것과 비슷한 결과다.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의 지난 3월 2주·3주차 조사까지는 양자 가상대결에서 문 후보가 안 전 대표를 10%p 이상 앞섰었다. 그러나 4주차부터 그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 처음 역전된 것이다. 이번엔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에서 안철수 59.5% 대 문재인 25.7%였고, 부산·울산·경남에선 53.6% 대 40.8%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도 50대와 60대 이상에서 안 전 대표가 문 후보를 앞섰다. 보수 유권자가 안 전 대표 쪽으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외 다자·5자·4자 대결 등에서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주요 정당 주자들을 모두 넣고 조사한 결과 문재인 35.3% 안철수 21.6%, 홍준표 13.6% 유승민 3.2% 심상정 1.7% 손학규 1.4% 순이었다. 5자 가상대결에선 문재인 40.4%, 안철수 26.1%, 홍준표 16.1%, 유승민 4.9%, 심상정 4.0% 순이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사퇴를 가정한 4자 대결에선 문재인 41.5 안철수 29.3% 홍준표 18% 심상정 3.8% 순이었다. 어느 경우든 보수-중도 진영 후보 간 연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문 후보와 안 전 대표 간 격차는 10%p 이상으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1.7% 자유한국당 18.1% 국민의당 18.2% 바른정당 5.1% 정의당 6.3%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ARS 여론조사(유선45%+휴대전화 55% RDD 방식)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4.9%, 표본오차는 95%에 신뢰수준은 ±3.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쿠키뉴스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 무대 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2인… 오페라 팬은 4월이 즐겁다

    국내 무대 서는 세계적 소프라노 2인… 오페라 팬은 4월이 즐겁다

    무티가 찜한 별 여지원의 매력늦깎이 스타덤 임세경의 파워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주목받는 우리 소프라노들이 나란히 국내 무대를 가져 눈길을 끈다.‘살아 있는 베르디’로 불리는 거장 리카르도 무티(76)가 발탁한 라이징 스타 여지원(37)이 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이어 열리는 ‘무티 베르디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국내 공연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이후 3년 만이자 생애 두 번째다. 그사이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무명에 다름없었던 여지원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2015년 8월 무티에게 발탁돼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축제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에르나니’의 주역으로 노래한 것. 한국 소프라노로는 처음이었다. 무대에서의 집중력과 해석력, 표현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티와의 인연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올여름에도 여지원은 무티가 지휘하는 ‘아이다’의 타이틀롤을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나눠 가지며 잘츠부르크 무대에 다시 설 예정이다. 무티의 이번 내한 공연에 동행한 여지원은 베르디 오페라 갈라로 꾸며지는 1부에 출연해 ‘맥베스’에서 두 곡, ‘에르나니’와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에서 각각 한 곡의 아리아를 들려준다. 2부는 오케스트라 콘서트다. 여지원은 3일 간담회에서 “해외에서는 낯선 동양 소프라노일 뿐이라 국내에서의 큰 관심이 놀랍고 신기하다”면서 “노래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이탈리아 유학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며 부족함을 하나하나 채워 나가다 보니 이렇게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됐다. 부족함을 채우는 과정이 즐거워 지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세계적 오페라 축제인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의 한국인 첫 주역에 빛나는 임세경(42)은 6~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의 ‘팔리아치& 외투’와 함께한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틱하고 풍부한 음색이 인상적인 그는 40대에 이르러 세계 오페라 극장을 휩쓸며 늦깎이 스타덤에 오른 소프라노다. 2015년 1월 ‘나비부인’의 주역을 맡아 꿈의 무대인 오스트리아 빈 국립극장 무대에 데뷔했고, 같은 해 8월 ‘아이다’의 주역으로 한국인 최초로 베로나 무대에 올라 세계 오페라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에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한 ‘토스카’를 통해 빈 국립극장 무대에 다시 섰다. 올해 여름에도 베로나에서 ‘아이다’와 ‘나비부인’의 주역으로 나설 예정이다. 사실주의(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히는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가 묶인 이번 공연에서는 상반된 성격과 비극적인 운명을 지닌 두 여주인공 넷다와 조르제타를 거푸 연기한다. 임세경은 6일과 8일 무대에서 사실주의 오페라 스페셜리스트로 통하는 테너 칼 태너와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 뒤 곧바로 미국, 이탈리아, 핀란드, 스페인, 독일, 일본 등 다시 세계무대로 나가는 임세경은 “국내 무대에는 해외보다 몇 배 더 부담을 가지고 선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춤까지 추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계 최대 벽화 완성 눈앞…서울광장 잔디밭 면적

    세계 최대 벽화 완성 눈앞…서울광장 잔디밭 면적

    남미 브라질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벽화가 탄생했다. 상파울로에서 최근 완성된 벽화는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벽화가 에도아르도 코브라의 작품. 거대한 도화지 역할을 한 초콜릿공장 벽의 높이는 30m, 길이는 200m에 이른다. 초대형 벽에 그려진 작품의 면적은 5742㎡(약 1737평), 세계 최대 규모다. 서울시청 앞 광장의 잔디밭 면적(6294㎡·1904평)과 비슷한, 어마어마한 크기다. 코브라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를 따는 청년을 그려냈다. 벽화 속 청년은 카카오를 잔뜩 실은 카누의 노를 젓고 있다. 카누가 초콜릿 강을 달리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엄밀하게 보면 작품은 아직 미완이다. 마지막 터치가 남아 있기 때문. 코브라는 "15일 정도면 작품이 완전히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워낙 대형 작품이다 보니 용품도 엄청난 양이 사용됐다. 코브라는 "(이미 엄청난 락카스프레이를 썼지만) 마지막 터치까지 감안하면 완성까지 최소한 락카스프레이 3200개 정도가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을 그리는 데 사용된 유성페이트는 아예 계산하지도 않았다. 초콜릿 카누는 완성되는대로 기네스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에서 기존의 세계 최대 작품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기네스에 오른 세계 최대 벽화는 리우올림픽 개막에 맞춰 2016년 코브라가 완성한 작품 '인종, 우리는 모두 하나'다. 당시 코브라는 세계평화와 화합을 염원하며 3000㎡ 규모의 작품 '인종, 우리는 모두 하나'를 그려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코브라는 "상파울로는 벽화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갈레리로 불린다"며 "세계 최대의 작품이 탄생하면서 그 명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관가 와글와글] 성의로 건넸는데… 청탁금지법 ‘희화화’, 징계할까 말까 기로에 선 ‘1만원의 人情’

    [관가 와글와글] 성의로 건넸는데… 청탁금지법 ‘희화화’, 징계할까 말까 기로에 선 ‘1만원의 人情’

    ‘1만원짜리 음료수 1상자’가 대구 공직사회를 들쑤시고 있다.청탁금지법 주무 부서인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에게 음료수 박스를 전달한 대구시 공무원 2명에게 법원이 지난달 10일 과태료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에 따라 공무원에게 과태료 처분을 한 첫 사례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구시는 해당 공무원 2명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 공직 내부에서는 ‘관례’ ‘인정’ ‘예의’ 등을 들어 법원 결정이 심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벌백계의 효과보다 청탁금지법이 희화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작은 이렇다. 지난해 10월 6일 대구시 사무관 A(5급)씨와 주무관 B(6급)씨는 한 시민이 대구시장을 상대로 접수한 행정심판 청구 건과 관련, 업무 협의를 위해 국민권익위를 방문했다. 이들은 권익위가 있는 건물 매점에서 신용카드로 음료수 1상자(1만 800원 상당)를 사 들고 갔다. 9월 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 발효 9일째 되던 날이었다. 당시 권익위 담당자는 “이런 걸 사오면 어떡하느냐”고 거절했지만, 대구시 공무원들은 기왕 산 음료수인 만큼 상자를 사무실에 두고 나왔다. 이에 권익위 직원은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했고, 법원까지 올라간 것이다. 대구지법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A씨 등에게 음료수값의 2배인 과태료 2만 2000원씩을 부과했다. 대구시 공무원 A씨 등은 이 결정을 수용했다. A씨 등은 “다른 뜻은 없었다. 통상 관례에 따라 조그마한 성의 표시로 음료수를 샀는데, 다시 음료수를 들고 나오는 게 쑥스러워 방문한 권익위 사무실 입구에 두고 나왔다”고 해명했다고 알려졌다. 법원의 결정에 대구시 공무원 김모(51·5급)씨는 “권익위와 법원의 고충·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고 인정상 두고 간 1만원짜리 음료수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법 취지를 오히려 ‘희화화’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윤모(32·8급)씨는 “남의 집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갈 수는 없지 않으냐. 예의상 들고 간 저가의 물품을 청탁금지법 저촉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법의 취지를 살리려면 지금과 같은 시행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모(42·7급·여)씨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우리 사회가 맑아지기를 기대한다. 또 법은 모두가 지켜야 하지만 단순한 인사치레라고 할 수 있는 행동을 한 사람을 벌하려고 청탁금지법을 만든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구시 직원 이모(45·6급·여)씨는 “우리 사회의 관습상 행해지는 것을 권익위에서 너무 외형적 기준으로 처리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도 “법을 위반했으니 법원의 결정은 당연하고 또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의 ‘과태료’ 선고에 따라 대구시는 자체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법에는 공무원이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 징계요구를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과태료 처분에 대한 통고가 오면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게 된다. 통상 이런 상황이면 경징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징계는 감봉과 견책이다. 그러나 시 인사위원회에서 사안을 감안해 경징계 때는 처벌하지 않는 사례도 아예 없지 않다. 대구시장 관련 민원을 잘 처리하려다 벌어진 일인 만큼 징계까지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징계 여부와 징계 수위도 관심사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합의한 것이고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반박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과태료 처분은 당연하다. 음료수 한 상자를 의례적으로 들고 가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는 우리의 문화·관습과 결별해야 한다. 그러려면 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처장은 또 “시민들도 생활 속에서 법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관행이고 별것 아니라고 묵인한다면 공직사회의 청탁 비리를 해소할 수 없다. 또 대구시 감사관실에서 공무원들에게 법 시행 전에 교육도 시켰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형식적인 교육 탓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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