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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그들의 천국/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그들의 천국/미술평론가

    로코코 회화의 대표작인 ‘그네’는 호색한으로 악명 높았던 한 프랑스 남작의 주문으로 그려졌다. 관객은 귀족의 정원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연애 놀음에 참여하게 된다. 볼이 발그레한 젊은 여성이 그네를 타고 있다. 겹겹이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드레스가 한 송이 꽃처럼 보인다. 왼쪽 아래 장미 덤불에서는 한 청년이 깜짝 놀란 얼굴로 여성의 치마 속을 바라보고 있다. 조그마한 발에서 벗겨져 날아오르는 슬리퍼는 왼쪽 큐피드상으로 시선을 인도한다. 큐피드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하고 있다. 누구에게? 큐피드의 시선을 따라가면 개가 있다. 막 짖으려는 개 뒤쪽 그늘에는 여자의 남편이 그넷줄을 잡고 있다. 남작은 이 남자를 주교로 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화가는 비교적 온건하게(!) 늙은 남편으로 설정했다. 그는 앞쪽에 있는 젊은이를 미처 보지 못한 상태다. 로코코는 18세기 후반 프랑스 귀족들이 애호한 예술 사조다. 로코코 회화는 도덕에 신경 쓰지 않는다. 남녀 사이에는 유혹적인 몸짓이 오가고 화면은 에로틱한 상징으로 가득하다. 분홍, 하늘색, 민트그린 같은 파스텔색이 화사하게 소용돌이치고 땀 흘려 일한 적 없는 귀족들은 젊음의 유희와 쾌락을 예찬할 뿐이다. 이 작은 그림은 아주 가까이서 보아야 한다. 남작은 이것을 내실에 걸어 놓고 친한 사람에게만 보여 주었을 것이다. 이 그림은 돈과 권력, 섹스가 지배하는 공간을 묘사한다. 늙은 남편은 돈과 권력으로 젊은 여인을 사고 여성은 젊음과 미모로 남자들을 지배한다. 젊은 아내는 늙은 남편에게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그의 돈과 권력은 그넷줄이라는 형태로 그녀를 묶어 놓고 있다. 19세기 중산층은 이 그림을 경박하고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회화사에서 추방했으나 이 그림은 오늘날 다양한 패러디로, 패션에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되돌아왔다. 오늘날의 세계는 그것을 어떻게 얻었는지는 캐묻지 않고 돈과 권력, 미모를 무조건 찬양한다는 점에서 18세기 귀족 사회와 닮아 있다. 세상 모르고 권력과 쾌락으로 내달리던 귀족 사회는 프랑스대혁명의 단두대에서 끝났다. 지금의 이 세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제조업 살리려면 산업단지부터 ‘번듯한 일터’로 업그레이드해야”[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그를 만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우주선 발사 한 달을 앞두고 돌연 우주인이 바뀐다고 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였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이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서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웠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이라…. 건너뛴 세월이 궁금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만남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수위원 인터뷰 금지령이 풀리면서 마주 앉게 된 그는 그러나 더이상 우주인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 뿌리산업의 부흥과 글로벌 제조 플랫폼을 꿈꾸는 창업주였다. 고산(46) 에이팀벤처스 대표 이야기다. 에이팀벤처스는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처럼 연결 플랫폼 회사다.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기능의 제품을 올리면 제조업체들이 각자 견적서를 내는 방식이다. 고객은 공장 없이도 제품 확보가 가능하고, 제조업체는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외국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를 받쳐 주는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미국의 프로토랩스나 일본 캐디 등이 활발하게 시장을 늘려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만 강조한다. 그런데 후방인 뿌리산업 없이는 전방도 없다. 금형을 비롯해 국내 6대 뿌리산업 시장 규모만 140조원이다. 이 시장을 더 키우려면 우리도 뿌리산업에 혁신기술을 결합해 공장 생태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인수위(경제2분과)에서 목소리를 내지 그랬나. “(웃으며) 안 했겠나.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사양산업 취급한다. 제조업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게 산업단지다. 그런데 요즘 산단마다 구인난으로 비명이다. 임금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아나.” -글쎄.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서 그렇다. ‘나, 여기 다닌다’ 하고 주위에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네 산단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시초인 울산산단이 1962년 만들어졌다. 60년 돼 노후화, 공동화가 심각하다. 예전엔 입지가 중요해 특정 산업 중심으로 산단을 꾸렸지만 지금은 물류가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젠 산단을 주거까지 연결시켜 번듯한 일터, 쾌적한 삶터로 바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넣었으니 (인수위원) 소임은 한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심 서운하지 않았나. “전혀. 인수위 들어갈 때부터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가 조건이었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인수위 합류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어 눈 딱 감고 두 달 시간을 뺐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는 직접 해결해 주겠다고 했는데. “기업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얘기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인수위 때) 가까이서 보니 윤 대통령은 학습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맨 먼저 어떤 모래주머니를 떼줬으면 싶나. “규제에 접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부터 바뀌었으면 싶다. 복수의결권(대주주가 지분율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만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막판에 국회에서 틀었다.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규제는 풀어 주고 오남용 방지장치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예 막아버린다. 새 사업이 나타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빨리빨리 규제를 바꿔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여기서만 놀아’ 이게 너무 강하다.” 이쯤에서 우주인 얘기를 슬쩍 꺼내 보았다. 마침 순수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16일 재발사를 시도한다. 그는 2006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서른 살 때 3만 6206대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예비후보 이소연씨와 함께 2년 동안 우주인 훈련을 받던 어느 날, ‘우주선 조종법’ 등 러시아가 금지한 책자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돌연 ‘우주인’에서 ‘우주인 후보’로 강등됐다. 우주인은 이씨로 바뀌었다. 우주로 날아가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봐도 그게 우주인을 교체할 정도의 규정 위반인가 싶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당시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주인으로 훈련받으러 간 것이지,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인생에 우주인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 “한때 그런 적도 있었다. 솔직히 우주인에서 탈락했을 때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괜찮냐’고 했다. 자꾸 그러니까 ‘아, 이게 엄청나게 안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히려 많이 힘들었다.” 우주인 탈락이 “엄청난 충격은 아니었다”는 고백에서 서울대 시험을 두 번 친 이력이 떠올랐다. 그는 서울 한영외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은 이과(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갔다.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 수학과를 갔다. -평범한 청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말 뭣하지만 삶을 좀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 때도 그렇고, 결국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잡초 같은 근성이 좀 있다.” -외고 다닐 때 돈이 없어 셔틀버스를 못 탔다는 게 사실인가. “어머니가 미용실을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이듬해에 제대로 공부하려면 강남 8학군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로 이사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기도 광명이다.) 외고가 교재비며 셔틀버스비며 부대비용이 좀 들어간다. 차마 셔틀비까지 달라는 말을 (엄마한테) 못 하겠더라.”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수업을 듣기 전에 우연히 ‘10년 안에 10억명을 바꿔 놓을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유학 갈 때까지만 해도 우주인 경험도 있고 해서 과학기술이나 관련 정책을 공부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10년 뒤 미래’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캄캄한 방 안에서는 한 발짝도 못 움직이지만 1m만 빛이 보여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로 1m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보여 줄 뭔가가 필요하겠다 싶어 귀국해 카이스트에 계시던 안철수 교수님을 찾아갔다.” -왜 그분이었나.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퇴짜를 놓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직접 창업컨설팅에 뛰어들었고(그는 2011년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됐다. 그 인연이 인수위까지 이어졌고….” 우주인 훈련과 창업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우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창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주인 훈련은 앞이 안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우주도, 창업도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은 힘들지 않아요.” 집에 생활비는 갖다 주느냐는 또 한 번의 우문에 “다행히 작년에 투자를 받아 굶기지는 않는다”고 눙친다. 예전엔 권투를, 지금은 수영을 새벽마다 한다는 그는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면 긍정 에너지도 함께 올라온다”면서 “어떤 때는 긍정 상태를 만들기 위해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누리호 발사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 에이팀벤처스는 고산 대표가 미국 하버드대학원을 ‘중도 작파’하고 돌아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3D(3차원) 프린터 등을 만들다가 지난해 고객사와 제조사를 연결해 주는 ‘카파’(CAPA)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 곳곳에 ‘말할까 말까 할 때가 완솔(완전히 솔직)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에서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창업은 곧 종교”라는 고 대표는 “스스로 사업성과 미래를 믿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과 고객, 투자자를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선거 달인은 없다” 퇴임 앞둔 이시종 충북지사 자서전 출간

    “선거 달인은 없다” 퇴임 앞둔 이시종 충북지사 자서전 출간

    ‘충주시장 3선, 국회의원 2선, 충북지사 3선’ 8전8승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이달 말 퇴임하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자서전을 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오는 18일 오후 2시 CJB미디어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책 제목은 ‘8전8승 이시종의 비결’이다. 362페이지 분량인 이 책에는 임명직 23년, 선출직 27년 등 이 지사의 공직 50년 경험이 담겨있다. 그는 자서전에서 지독한 가난 때문에 참외 장수, 지게꾼, 광부를 전전하고, 사범학교에 진학해 ‘국민학교’(초등학교) 교사를 꿈꾸던 촌놈이 충북지사가 된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술했다.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 시절 민선 지방자치제도를 직접 설계한 뒤 지방자치를 실험해 보기 위해 1995년 6월 충주시장 선거에 뛰어든 일화도 소개했다. ‘강호축’ 국가계획 반영, 방사광가속기 유치, 해양박물관 건립, 기업 투자유치 올인 정책, 무예마스터십 창건 등 과감히 밀어붙였던 도정의 뒷얘기들도 전했다. 출마한 8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체득한 필승비결도 공개했다. ‘쌀 한 톨 담는 심정으로 표를 구하라’, ‘진실이 최대의 무기다’ , ‘일로써 승부하라’, ‘중도를 잡아라’ 등이 그가 제시한 승리지침이다. 그는 선거의 달인은 없다며 최선이 달인이라고 강조했다. 채문영 충북지사 정책보좌관은 “지방자치 현장의 기록을 남기기위해 바쁜 일정속에서도 이 지사가 직접 글을 써 왔다”며 “이 책은 출판사와 서점을 통해 판매되고, 수익금 일부는 지역인재양성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 열리는 이 지사 퇴임식은 도청 대회의실에서 공무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된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청주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임명직으로 영월군수,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충주시장, 내무부 지방자치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선거직으로 민선 1∼3기 충주시장, 17∼18대 국회의원(충주), 민선 5∼7기 충북지사를 지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위원장인 이 지사는 퇴임 후에도 이 직책은 유지한다. 충북지사 임기를 마치면 서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거주할 예정이다. 자서전을 통해 그는 “퇴임 후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주변 분들을 돌아보면서 자유를 찾아 훨훨 날고 싶다”고 밝혔다.
  • 고산 “우주인 훈련보다 창업이 훨씬 더 어려웠어요”

    고산 “우주인 훈련보다 창업이 훨씬 더 어려웠어요”

    그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우주선 발사 한 달을 앞두고 돌연 우주인이 바뀐다고 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였다.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그 이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명단에서 발견했을 때, 아는 사람도 아닌데 반가웠다. ‘비운의 우주인’에서 ‘새 정부 인수위원’이라…. 건너뛴 세월이 궁금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만남까지는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인수위원 인터뷰 금지령이 풀리면서 마주앉게 된 그는 그러나 더 이상 우주인 후보가 아니었다. 한국 뿌리산업의 부흥과 글로벌 제조 플랫폼을 꿈꾸는 창업주였다. 고산(46) 에이팀벤처스 대표 이야기다. 1980년대 유명 외화시리즈 ‘A특공대’를 보고 자란 세대라, 스타트업 특공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 이름을 ‘에이팀’(A team)으로 지었다고 한다. 네이버, 배달의민족처럼 에이팀벤처스도 연결 플랫폼 회사다. 고객이 원하는 모양과 기능의 제품을 올리면 제조업체들이 각자 견적서를 내는 방식이다. 고객은 공장 없이도 제품 확보가 가능하고, 제조업체는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배민이 서비스업 플랫폼이라면 에이팀은 제조업 플랫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외국에서는 ‘공장 없는 제조’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이를 받쳐주는 플랫폼 경쟁도 시작됐다. 미국의 프로토랩스나 일본 캐디 등이 활발하게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하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만 강조한다. 그런데 후방인 뿌리산업 없이는 전방도 없다. 금형을 비롯해 국내 6대 뿌리산업 시장 규모만 140조원이다. 이 시장을 더 키우려면 우리도 뿌리산업에 혁신기술을 결합해 공장 생태계를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인수위(경제2분과)에서 목소리를 내지 그랬나. “(웃으며) 안 했겠나.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이 중요하다고 입으로는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사양산업 취급한다. 제조업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게 산업단지다. 그런데 요즘 산단마다 구인난으로 비명이다. 임금이 적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아나.” -글쎄. “번듯한 직장이 아니어서 그렇다. ‘나, 여기 다닌다’ 하고 주위에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주말이면 가족과도 놀러갈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네 산단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시초인 울산산단이 1962년 만들어졌다. 60년 돼 노후화, 공동화가 심각하다. 예전엔 입지가 중요해 특정 산업 중심으로 산단을 꾸렸지만 지금은 물류가 발달해 그럴 필요가 없다. 이젠 산단을 주거까지 연결시켜 번듯한 일터, 쾌적한 삶터로 바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넣었으니 (인수위원) 소임은 한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하마평에도 올랐는데 발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내심 서운하지 않았나. “전혀. 인수위 들어갈 때부터 ‘어떤 자리도 맡지 않겠다’가 조건이었다. 기업을 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인수위 합류는 매우 부담스러웠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 싶어 눈 딱 감고 두 달 시간을 뺐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잡하고 어려운 규제는 직접 해결해주겠다고 했는데. “기업인으로서 정말 반가운 얘기다. 규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인수위 때) 가까이서 지켜보니 윤 대통령은 학습속도가 정말 빠르더라.” -맨먼저 어떤 모래주머니를 떼줬으면 싶나. “특정 규제보다는 규제에 접근하는 정부와 국회의 태도부터 바뀌었으면 싶다. 복수의결권(대주주가 지분율 이상으로 의결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만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필수다. 그런데 대기업이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막판에 국회에서 틀었다. 필요성을 인정했으면 규제는 풀어주고 오남용 방지장치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예 막아버린다. 솔직히 규제는 혁파 대상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새 사업이 나타나거나 환경이 바뀌면 거기에 맞게 빨리빨리 규제를 바꿔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기서만 놀아’ 이게 너무 강하다. ‘타다’나 ‘로톡’도 그래서 갈등을 빚는 거다.”이쯤에서 우주인 얘기를 슬쩍 꺼내보았다. 마침 순수 한국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가 16일 재발사를 시도한다. 그는 2006년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서른 살 때 3만 6206대 1의 경쟁을 뚫고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예비후보 이소연씨와 함께 2년 동안 우주인 훈련을 받던 어느날, ‘우주선 조종법’ 등 러시아가 금지한 책자를 봤다는 등의 이유로 돌연 ‘우주인’에서 ‘우주인 후보’로 강등됐다. 우주인은 이씨로 바뀌었다. 우주로 날아가기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 돌이켜 봐도 그게 우주인을 교체할 정도의 규정 위반인가 싶다. 사람들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당시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우주인으로 훈련받으러 간 것이지, 우주관광객으로 러시아에 간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인생에 우주인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게 싫을 수도 있겠다. “한때 그런 적도 있었다. 솔직히 우주인에서 탈락했을 때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괜찮냐’고 했다. 자꾸 그러니까 ‘아, 이게 엄청나게 안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히려 많이 힘들었다.” 우주인 탈락이 “엄청난 충격은 아니었다”는 고백에서 서울대 시험을 두 번 친 이력이 떠올랐다. 그는 서울 한영외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 그런데 대학은 이과(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갔다. 1년도 안 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서울대 수학과를 갔다. -평범한 청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말 뭣하지만 삶을 좀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서울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한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고 내가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우주인 때도 그렇고, 결국은 살아남아야 하지 않나. 잡초같은 근성이 좀 있다.” -외고 다닐 때 돈이 없어 셔틀버스를 못 탔다는 것은 사실인가. “어머니가 미용실을 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이듬 해에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강남 8학군으로 가야 한다며 서울로 이사했다.(그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기 광명이다.) 외고가 교재비며 셔틀버스비며 부대비용이 좀 들어간다. 차마 셔틀비까지 달라는 말을 (엄마한테) 못하겠더라.”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수업을 듣기 전에 우연히 ‘10년 안에 10억명을 바꿔놓을 프로젝트’에 참가한 게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유학갈 때까지만 해도 우주인 경험도 있고 해서 과학기술이나 관련 정책을 공부해야겠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10년 뒤 펼쳐질 미래’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캄캄한 방 안에서는 무서워 한 발짝도 못움직이지만 1m만 빛이 보여도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그 프로젝트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로 1m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미래를 보여주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뭔가가 필요하겠다 싶어 귀국해 카이스트에 계시던 안철수 교수님을 찾아갔다.” -왜 그 분이었나. “한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완곡하게 퇴짜를 놓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가 직접 창업컨설팅에 뛰어들었고(그는 2011년 비영리법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했다.) 급기야 창업까지 하게 됐다. 그 인연이 인수위까지 이어졌고…” 우주인 훈련과 창업 중에 뭐가 더 힘드냐는 우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창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우주인 훈련은 앞이 안 보이진 않잖아요. 그런데 우주도, 창업도 도전이라는 점에서는 서로 통합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은 힘들지 않아요.” 집에 생활비는 갖다주느냐는 또 한 번의 우문에 “다행히 작년에 큰 돈을 투자받아 처자식 굶기지는 않는다”고 눙친다. 예전엔 권투를, 지금은 수영을 새벽마다 한다는 그는 “운동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면 긍정 에너지도 함께 올라온다”면서 “어떤 때는 긍정 상태를 만들기 위해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누리호 재발사가 꼭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에이팀벤처스는… 고산 대표가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중도 작파’하고 돌아와 2013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3D(3차원) 프린터 등을 직접 만들다가 지난해 고객사와 제조사를 연결해주는 ‘카파’(CAPA)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변신했다. 사무실 곳곳에 ‘말할까 말까 할 때가 완솔(완전히 솔직)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직원끼리는 직급 대신 별칭을 부른다. 고 대표의 별칭은 코난이다.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리느냐, ‘명탐정 코난’을 떠올리느냐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도 세대가 갈린다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에서 지난해 5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사기가 한껏 올라 있다. “창업은 곧 종교”라는 고 대표는 “스스로 사업성과 회사의 미래를 믿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과 고객, 투자자를 설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김혜경, 3달만에 공개활동…이재명과 꽃바구니 들고 미소

    김혜경, 3달만에 공개활동…이재명과 꽃바구니 들고 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 김혜경씨가 3달여만에 공개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혜경씨는 지난 11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 간담회에 남편과 함께 참석, 축하의 꽃바구니를 받는 한편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와 기념촬영 등을 하면서 남편의 지역구 활동을 도왔다. 이러한 사실은 석정규 인천광역시 의원(민주당)이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과 김혜경씨 모습을 올린뒤 알려졌다. 김혜경씨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 9일 경기 성남 분당구 수내동 초림초등학교에서 대선 투표를 한 이후 3달 이틀만이다. 김씨는 남편이 출마한 보궐선거 투표 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석정규 시의원이 “인천 계양구 발전과 변화를 위해 이재명 계양을 지역 위윈장님과 지역구 간담회~”라며 올린 사진 속 김혜경씨는 연한 베이지색 원피스 차림에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날 김혜경씨는 계양구 호남향우회 이름으로 된 ‘‘모두 환영합니다’ 꽃바구니를 남편과 함께 들고 있었으며 석 의원과 나란히 웃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이 사진을 본 이 의원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회원들은 “잘 버텨 달라”, “두분 모습 보기 좋다”, “혜경님 얼굴이 너무 안 됐다”는 등의 지지 댓글을 달았다. 김혜경씨가 두문불출한 것은 대선 종반전이던 지난 2월초 불거진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도지사 비서에게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 때문이다. 당시 경기도청 비서실 별정직 7급 공무원 A씨는 자신의 상급자인 5급 배모씨의 지시에 따라 법인카드로 소고기, 초밥 등을 구입해 김혜경씨 집으로 배달하는 한편 목욕용품까지 챙겼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김혜경씨는 2월 9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공개활동을 전면 중단, 여야 대선후보가 부인들의 지원없이 선거를 치르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경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혐의, 업무상 배임혐의 등과 관련해 지난달 중순 카드 사용처로 추정되는 식당 등 129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아빠 찬스만 남은 이 풍진 세상/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아빠 찬스만 남은 이 풍진 세상/서강대 교수(매체경영)

    케이블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느라 잠을 설쳤다. 영화가 주는 감동이 컸지만, 최루탄과 돌멩이 던지기가 전부였던 신산했던 이십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클래식 무비, ‘러브 스토리’다. 내 선배 세대들이 열광했던 연애영화. 하버드대 캠퍼스와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가 배경이다. 젊은 아내를 떠나보낸 올리버가 눈 덮인 공원 스케이트장을 내려다보며 독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물다섯에 죽은 한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름답고 총명했으며, 모차르트와 바흐ㆍ비틀스를 사랑했고 그리고 저를 사랑했습니다.” 도입 부분의 이 대사 덕분에 당시 라디오 리퀘스트 시간은 비틀스로 가득 찼고, 바흐와 모차르트 음반도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OST는 그날 이후 광고방송의 배경음악으로 곧잘 등장했다. 워낙 자주 등장해 누구나 알 정도다. 에릭 시걸 원작.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가 남녀 주인공이다. 주인공 올리버는 엄청난 집안 아들로 하버드대 법대생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청년은 가난한 빵집 홀아버지 딸인 제니를 사랑하게 된다. 부자 부모의 완강한 반대 속에 이들은 자기들만의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다. 가난했지만 행복했고, 올리버는 마침내 졸업 후 변호사가 된다. 그러나 행복은 아주 잠깐, 제니는 백혈병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상당히 신파적인 영화다. 하지만 당시 가난했던 한국인들에게 순수한 사랑의 위대함을 호소하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에는 센트럴파크, 뉴욕 업스테이트, 유서 깊은 하버드대 건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영화는 1970, 80년대 이 땅의 청년들에게 이국적인 환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시절 나도 영화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뉴욕을 가 보리라. 그래서 센트럴파크에 가서 폼도 한번 잡아 보고 하버드에 가서 기를 좀 받아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이 영화가 한국인들에게 준 메시지는 또 있다. 계급차, 빈부 격차를 뛰어넘는 사랑의 위대함이다. 주인공인 올리버의 경우 명예와 부를 몽땅 지닌 명문가 아들이지만 극중에서 아빠 찬스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반항아로 등장한다. 자신이 공부하는 하버드대 도서관도 자신의 집안이 세웠고, 영화에서 보여 주는 저택의 크기는 자동차로도 한참 달려야 할 정도로 거대했다. 그런 그가 스스로 부모 찬스를 거부하고 고학으로 공부해 어렵게 직장을 구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대리만족하며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얘기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자수성가 인생(개룡남)들은 이제 과거형이 됐다. 오랫동안 꿈을 그린 자, 마침내 그 꿈의 주인공이 된다는 앙드레 말로의 금언을 기성세대는 철석같이 믿고 살아 왔다. 그러나 지금의 MZ세대는 더이상 이런 유의 말들을 믿지 않는다. 멀리는 조국, 가까이는 지난달 낙마한 장관 후보자 정호영, 김인철 들이 살아온 역사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는 부모 찬스는 보통 한국인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 게다가 온갖 황당한 언설로 합리화하기에 급급했던 그들의 저열한 모습에 분노하게 된다.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지 않은 나라가 끝나는 이 시점에 다시 등장한 아빠 찬스에 망연자실의 심정이다. ‘개룡남’의 꿈은 한국 사회에서 이제 사라졌다. KDI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 이상 자녀와 빈곤층 자녀는 유치원 때 벌써 삶의 행로가 벌어지기 시작해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아 오르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는 보통 한국인의 꿈이다. 꿈을 꿀 수 없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용이 되기를 포기해야 하는 가재와 붕어들의 근원적인 슬픔은 유월의 화려한 신록으로도 위무하기 어렵다.
  • “한국 자폭했다” 해수부 ‘동해→일본해’ 오기, 결국 일본 웃음거리 전락…수습마저 땜질식

    “한국 자폭했다” 해수부 ‘동해→일본해’ 오기, 결국 일본 웃음거리 전락…수습마저 땜질식

    일본 누리꾼들이 ‘한국이 자폭(自爆)했다’고 비웃고 있다. 8일 익사이트재팬과 와우코리아 등 현지 인터넷 매체가 한국 해양수산부의 ‘일본해’ 오표기 사실을 다룬 이후 나온 반응이다. 해수부는 6일 ‘해양보호생물 알락꼬리마도요, 서해 갯벌에서 시베리아로 이동 첫 확인’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가 서해 갯벌에서부터 3523㎞ 떨어진 러시아 캄차카 반도까지 이동하는 걸 관측했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해수부가 해당 자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잘못 표기했다는 점이었다.해수부는 보도자료에 알락꼬리마도요의 이동 경로를 붉은색 선으로 표시한 사진을 첨부했는데, 하필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잘못 표기한 지도를 가져다 썼다. 해양영토를 수호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해서는 안 될 실수였다. 논란이 일자 해수부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실수를 인정하고 자료를 재배포했다. 하지만 수습마저도 ‘땜질식’이었다. 해수부는 최초 배포 자료에서 일본해 표기만 지우고 재배포했다. 일본해 오표기를 동해로 정정(잘못을 고쳐서 바로잡음)하는 것이 아니라, 표기 자체를 아예 삭제하는 것으로 실수를 무마한 것이다. 지도 속 텅 빈 바다는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게 되어 버렸다.일본에서는 조롱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한국이 자폭했다. 해수부가 보도자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난리가 났단다. 심지어 병기(倂記)조차 하지 않았다니 박장대소할 일이다”라고 비웃었다. 다른 누리꾼은 “한국 해수부가 깜빡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버렸다”면서 “한국인들은 일본해로 표기하면 자국 바다가 일본 바다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제 그 바다는 누구 바다가 되는 것이냐”라고 빈정거렸다. “내친김에 동해는 거짓이라고 발표하라”고 야유를 보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일본해 표기에 빌미를 제공한 꼴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정말 많은 누리꾼들이 제보했다”면서 “해수부가 실수를 인정하고 자료를 재배포했지만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담당 공무원의 실수 정도로만 여길 문제가 아니라, 각 정부기관 및 산하기관의 동해 표기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해외 사이트의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바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해 표기부터 바꾸는 캠페인도 함께 펼쳐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김굉필의 뒤만 좇아도…/이동구 편집국 에디터

    [서울광장] 김굉필의 뒤만 좇아도…/이동구 편집국 에디터

    교수 사회를 지켜보기가 착잡하다. 어쩌다 교육부 장관직을 수행할 만한 인물 찾기가 이렇게 어려운 지경이 됐는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재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후보자에 앞서 지명됐던 김인철 전 후보자는 배우자와 자녀의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 교비 횡령,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만약 박 후보자마저 낙마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2명의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도 임명에 실패하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지난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교수 출신의 장관 후보들이 왜 이리 각종 의혹에 휩싸이는 것인지. 애초부터 후보자 선정이 잘못된 것인지, 교수 사회의 도덕성과 자질 문제가 도를 넘고 있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비록 20여년 전의 일이라고 하나 모른 채 넘길 사안은 아니다. 면허 취소 기준보다 무려 2.5배나 높은 수준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데다 벌금형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자청해 선고 유예를 받았다. 말 못할 사연이나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면 속 시원히 밝히고 이해를 구할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0~2007년 동일한 논문이나 보고서를 여러 학술대회나 학회지에 중복 게재하는 방식으로 연구 성과를 부풀리고, 논문을 표절한 의혹도 있다. 이런 의혹들은 하루라도 빨리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려 후보자가 소명하고 잘잘못을 가려야 할 일이지만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여야 힘겨루기로 이뤄지지 않아 의혹만 부풀려지고 있다. 교육계 수장은 학문적 업적과 함께 행정능력과 교육철학 등을 겸비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교육부 장관이 몇이나 됐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각종 의혹이 불거진 장관 후보자들과 인맥으로 장관 자리에 이름 한번 올리고 적당히 떠나는 정치인들만 수두룩했다. 대학 교정에 아직 총장이나 교수에 대한 권위와 명예가 남아 있는지조차 궁금해진다. 유교 사회에서 동방오현(東方五賢)으로 추앙받는 인물 중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은 퇴계 이황이 “조선시대 처사의 전범을 보여 준 인물”이라며 존경했다. 이유는 성인의 도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김굉필은 나이 30세가 되도록 오직 ‘소학’에만 몰두해 ‘소학동자’라 불린다. 소학이란 일상생활 속에서 유교적 윤리도덕을 실천할 것을 강조한 책이다. 나라를 다스리고 학문적 깊이를 더해 가는 심오한 학문을 추구했다기보다 행실을 더 중요시한 삶이었던 것이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우리 국민의 정서에는 여전히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불행히도 최근 몇 년 새 드러난 대학 내 각종 비위와 교수들의 부적절한 행위들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떨어뜨리고 교육계에 대한 불신감을 깊게 했다. 특히 대학이 도덕 불감증에 만연돼 있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대학교수와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사례를 비롯해 연구비 횡령, 제자 인건비 착복, 제자 성희롱과 인격 모독, 논문 표절 등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현재도 법정 다툼이 진행중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부정 의혹을 둘러싼 정경심 교수의 행위 등에 국민들은 허탈해한다. 대학 교정에서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이 먼저 무너져 내린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교수 사회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인사 검증에 오른 인사들은 어찌 부적절한 삶의 흔적이 그리 많은 걸까. 그렇다고 세계적인 논문이나 학문적 성과를 내놓은 인물들도 아닌데…. 후보자 선정의 문제점도 있겠지만 교수·학생을 비롯해 대학 교정이 도덕성과 인성 교육에 소홀했던 탓이 더 큰 게 아닌가. 교수 사회를 비롯한 교육계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 유인태 “이재명, 전당대회 본인 위해 안 나오는 게…팬덤에 끌려다니면 망해”

    유인태 “이재명, 전당대회 본인 위해 안 나오는 게…팬덤에 끌려다니면 망해”

    야권 원로인사 유인태 전 의원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본인을 위해서는 안 나오는 게 좋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대선이 5년 남았으니 당분간 길게 내다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6·1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이 고문이 출마한 것을 두고 “둘이 대충 얘기가 돼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짰다고 봐야될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하다못해 서울에서 구청장 한두 개라도 더 건질 수도 있는데 나쁜 영향을 줬다는 건 송 후보 성젹표가 말해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보잖냐”라며 “여러 가지로 지금은 조금 쉴 때”라고 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이 원해서 출마한 것인데 책임론을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는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하냐”며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팬덤에 대해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 미국으로 떠난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방선거를 뛴 후보들에게 상당히 서운함을 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알던 사람, 캠프에서 뛴 사람들의 지역에만 가서 조금 지원하고 대부분 안 했던 것에 많이들 서운해하더라”라며 “이왕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좀 도와달라고 하는데 시원시원하게 지원하지, 있으면서 그런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 최재성 “이재명 100% 당대표 출마, 당선 가장 유력”

    최재성 “이재명 100% 당대표 출마, 당선 가장 유력”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저는 100% 출마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 전 수석은 지난 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이재명 의원이 계양에 출마한 건 당 대표의 길을 이미 선택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최 전 수석은 “이재명 후보가 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뚜껑을 따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출마한다, 그리고 (당선 가능성도) 가장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진행자가 “지금도 극한 대립, 갈등, 문자폭탄이 날아다니는데 그 이후 봉합 갈등이 잘 돼서 통합이 이루어질까”라고 묻자 최 전 수석은 “지금 그런 충돌이 위아래로,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있기에 비대위에서 냉정하게 룰 문제, 시기문제부터 잘 검토하고 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당대회 이후 ‘친이재명’과 ‘반이재명’의 갈등을 막으려면 적어도 이번 만큼은 전당대회 룰과 시기를 손대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의원의 과대대표(대의원 1표가 당원의 60표) 개선, 전당대회 시기 조절 등에 나설 경우 전당대회서 패배한 쪽에 시비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전 수석은 “룰이나 시기 문제를 바위처럼 놓고 미동도 하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러야지 조금이라도 이동이 되면 바로 이해충돌 문제로 넘어 가 위아래 할 것 없이 거대하게 충돌하게 돼있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라며 “따라서 비대위가 용기 있게 냉정하게, 온몸으로라도 화살 맞을 생각을 하고 전당대회 관리를 해야 된다”고 주문했다.
  • 우주 히어로로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 에번스 “책임감 큰 버즈, 저랑 비슷하죠”

    우주 히어로로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 에번스 “책임감 큰 버즈, 저랑 비슷하죠”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에번스가 이번엔 우주 히어로로 변신한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우주비행사 버즈의 목소리를 연기한 그는 7일 한국 언론과 화상으로 만나 “어린 시절 큰 부분을 차지한 ‘토이 스토리‘의 스핀오프 작품에서 연기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버즈 라이트이어’는 픽사 스튜디오의 스물여섯 번째 작품으로, ‘토이 스토리‘의 장난감 캐릭터 버즈의 기원을 담은 영화다. ‘토이 스토리’에서 버즈는 인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토대로 만들어진 장난감인데 이번 작품은 이를 소재로 미지의 행성에 고립된 인류를 탈출시키기 위해 막중한 임무를 맡은 버즈와 정예부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에번스는 “캡틴 아메리카와 버즈는 시간을 벗어나 여행한다는 점,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가졌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소개하며 “주위를 배려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무게에 짓눌린 것 같기도 한데, 나도 그런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하면 여러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목소리만 드러난다고 해 많이 긴장됐다”면서도 “스토리텔링 하면 픽사다. 새로운 애니메이션 시대를 연 픽사의 작품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토르’ 시리즈 연출을 맡은 감독이자 ‘조조래빗‘에서 연기를 하기도 한 타이카 와이티티는 정예부대원 모의 목소리를 맡았다. 그는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면서 “모는 22살 때의 나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인생에 방향은 없는데 아이디어는 많고, 전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건 없다”며 “이 영화는 이런 개성이 하나로 모이면서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버즈 캐릭터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크 스카이워커를 모티브로 했으며, 영화 역시 ‘에이리언’ 등의 고전과 비슷한 점이 있다. 이에 대해 앵거스 매클레인 감독은 “‘스타워즈’ 같은 영화들을 기념하고 찬사를 보내는 작품이지만, 오마주보다는 그 정신을 계승하는 영화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이나 내러티브의 힘이 좋은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 경남 고성군의회 ‘여풍‘...당선인 11명 가운데 6명 여성

    경남 고성군의회 ‘여풍‘...당선인 11명 가운데 6명 여성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 고성군의원 선거에서 여성 당선인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경남 18개 시·군 의회에서 여성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남 고성군의회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고성군의원 11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다. 여성 당선인 6명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 3명, 더불어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이다. 4명은 선출직이고 2명은 비례대표다.특히 4명을 뽑는 가 선거구(고성읍·대가면)에서는 남성후보 6명 등 모두 9명이 출마한 가운데 국민의힘 김향숙(61), 민주당 김원순(55), 무소속 이쌍자(54) 당선인 등 여성 후보 3명이 득표율 1∼3위를 차지해 모두 당선됐다. 김향순·김원순 당선인은 제7대 고성군의회 비례대표를 거쳐 이번 8대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쌍자 당선인은 2014년 비례대표에 이어 7·8대 무소속으로 3선 의원이 됐다.3명을 뽑는 다 선거구(영오면·개천면·구만면·회화면·마암면·동해면·거류면)에서는 국민의힘 최두임(66) 당선인이 남성후보 후보 3명과 함께 출마해 당선됐다.비례대표로 국민의힘 허옥희(63), 민주당 이정숙(55) 후보 등 여성 2명이 입성했다.고성군 의회는 여성 의원이 과반을 차지함에 따라 민선 8기가 추진하는 지역 현안에 여성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선에 성공한 이쌍자 당선인은 “정치분야에 여성이 가진 능력에 비해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고성군 의회에 여성 의원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여성들의 능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동료 여성 의원과 함께 군민 생활에 세심한 부분까지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 KISDI, 국제전기통신연합 세계전기통신개발총회 참석, 글로벌 정보격차해소 논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권호열·KISDI)은 6월 6일~16일 동안 르완다 키갈리에서 개최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세계전기통신개발총회(WTDC*-22)에 ITU-D 부문회원으로서 주도적으로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 우리나라는 과기정통부 김성규 국제협력국장을 수석대표로 해서 KISDI의 고상원 본부장(현 ITU-D SG1 부의장)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산학연 전문가가 참가했다.세계전기통신개발총회(WTDC-22)은 ITU의 전기통신개발분야(ITU-D)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ITU-D의 선언문과 실천계획 채택을 통하여 향후 4년간의 정책․전략 방향 결정, 다음 회기 산하 연구반(Study Group) 및 전기통신개발자문반(TDAG) 의장단 선출, 정보통신 발전 및 정보격차 해소에 대한 결의 및 권고 제․개정 등의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또한 본 연구원의 전선민 부연구위원이 ITU-D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WTDC-22의 본회의작업반(WGPL)의 의장으로 선출되었으며, 회의의 원활한 진행과 합의 도출에 있어서 리더쉽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WTDC-22과 연계해 6월 2일~4일 동안 키갈리에서 하이브리드로 개최된 ‘세대를 연결하는 글로벌 청년정상회의(Generation Connect Global Youth Summit)’은 청년이 지향하는 디지털 미래와 청년의 의미있는 참여에 관한 행동촉구(Call to Action)을 채택했다.한편 올해 9월에 개최될 전권회의에서 이루어질 ITU 고위직 선거에 사무총장 후보로 출마한 이재섭 現 ITU-T 사무국장의 선거활동 지원을 위하여 만찬 개최 및 참가한 국가들의 수석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 지원 활동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 “회당 식수 300톤”…싸이 흠뻑쇼, 역대급 가뭄에 네티즌 ‘와글와글’

    “회당 식수 300톤”…싸이 흠뻑쇼, 역대급 가뭄에 네티즌 ‘와글와글’

    가수 싸이가 코로나19로 멈췄던 여름 콘서트 ‘싸이 흠뻑쇼 2022’를 3년여만에 개최하는 가운데, 과도한 물 사용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싸이는 지난 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2’의 공연 개최 소식을 알렸다. 이번 공연은 2019년 여름에 열린 ‘싸이 흠뻑쇼 2019’ 이후 3년 만이다. ‘흠뻑쇼’는 물에 흠뻑 젖은 상태로 무더위를 날린다는 컨셉의 싸이 대표 콘서트다. 하지만 올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싸이 ‘흠뻑쇼’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콘서트 회당 300톤 정도의 식수를 사용한다”는 싸이의 발언이 재조명되면서다. 앞서 싸이는 지난달 4일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흠뻑쇼’에 사용하는 물에 대해 “다 마실 수 있는 물을 쓴다. 식용 물을 사는 것”이라며 “물값이 진짜 많이 든다. 콘서트 회당 300톤 정도 든다”고 밝혀 놀라움은 안겼다. 싸이는 이어 “경기장 수도와 살수차까지 동원한다. 경기장에서 하면 경기장에 수도가 있는데 런웨이 밑 수조에도 물을 담아 놓는다”며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그러나 지난 겨울부터 평년보다 눈, 비가 적게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이 가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지난달 강수량은 평년의 6%에 그쳐 농축산물 물가에 비상이 걸렸고, ‘상징적 조처’로 기우제를 지낸 지역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서는 ‘흠뻑쇼’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설전이 뜨겁다. 트위터에는 “싸이 진짜 멋있어질 수 있는 법은 흠뻑쇼에 이용예정이던 물들을 농업용수로 기부하고 본인의 에너지만으로 콘서트하기”, “외국도 물 때문에 가정집 잔디 물주는거 규제하는 마당에 문제되는 거 맞다”, “전국이 역대급 가뭄인데 한쪽은 워터밤축제” 등의 글이 올라오며 싸이의 흠뻑쇼를 지적했다. 반면 “3년동안 힘들었던 공연인들도 직업인이다”, “그럴거면 워터파크부터 보이콧해야하는거 아닌가”, “이런거 하나하나 다 문제삼으면 할 수 있는게 없다” 등의 댓글을 달며 싸이 흠뻑쇼를 지지하는 댓글들도 많았다.
  • ‘서오남’ 비판에 뒤늦게 여성 기용

    ‘서오남’ 비판에 뒤늦게 여성 기용

    역대 모든 대통령이 인사에 관한 한 논란을 피해 가지 못한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도 논란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인위적 안배’보다는 ‘능력’에 기반한 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그대로 실천했다. 어느 정도 비판은 감수하면서 성과로 보여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지역·학력·성별 안배에 치중하지 않다 보니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인사라는 특징이 나타났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다 보니 최측근인 49세의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에 전격 기용하는 등 검찰 출신 측근이 잇따라 광범위하게 중용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18명의 장관(및 후보자) 등 1기 내각 19명의 평균연령은 60.5세이며, 서울대 출신이 11명(57.9%)이다. 출생지는 서울 5명(26.3%), 영남 6명(31.6%)이며, 호남은 2명(10.5%)이다. 대선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전문가 그룹이 대통령실·내각에 다수 진출하긴 했지만 대광초·충암고·서울대로 이어지는 대통령 동문과 검찰 출신 지인들이 핵심에 포진했다. 검찰 출신은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에만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등 6명, 장차관급 8명이 임명됐고,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도 검찰 출신이 중용됐다. 차기 금융감독원장 자리에도 검찰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다 보니 자신이 능력을 검증한 검찰 출신 지인들을 기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법조 분야가 아닌 자리에까지 검찰 출신을 기용하자 야당에서는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각에 남자만 있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이후 여성들을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잇따라 발탁했다. 이에 따라 내각의 여성 비율은 문재인 정부 1기 때와 같은 수준인 28%로 올라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한 참모로부터 ‘여성의 인사 불이익’ 취지의 발언을 들은 일화를 소개하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능력 위주의 인사에서 어느 정도는 안배를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책임총리제를 공약했지만 한 총리가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했던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여당 반대로 결국 낙마한 일도 있었다.
  • 檢 출신 선호에 ‘검찰공화국’ 반발 불러

    檢 출신 선호에 ‘검찰공화국’ 반발 불러

    역대 모든 대통령이 인사에 관한 한 논란을 피해 가지 못한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도 논란을 불렀다. 윤 대통령은 ‘인위적 안배’보다는 ‘능력’에 기반한 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그대로 실천했다. 어느 정도 비판은 감수하면서 성과로 보여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지역·학력·성별 안배에 치중하지 않다 보니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인사라는 특징이 나타났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다 보니 최측근인 49세의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에 전격 기용하는 등 검찰 출신 측근이 잇따라 광범위하게 중용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18명의 장관(및 후보자) 등 1기 내각 19명의 평균연령은 60.5세이며, 서울대 출신이 11명(57.9%)이다. 출생지는 서울 5명(26.3%), 영남 6명(31.6%)이며, 호남은 2명(10.5%)이다. 대선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신 전문가 그룹이 대통령실·내각에 다수 진출하긴 했지만 대광초·충암고·서울대로 이어지는 대통령 동문과 검찰 출신 지인들이 핵심에 포진했다. 검찰 출신은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에만 복두규 인사기획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등 6명, 장차관급 8명이 임명됐고,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도 검찰 출신이 중용됐다. 차기 금융감독원장 자리에도 검찰 출신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다 보니 자신이 능력을 검증한 검찰 출신 지인들을 기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법조 분야가 아닌 자리에까지 검찰 출신을 기용하자 야당에서는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각에 남자만 있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이후 여성들을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잇따라 발탁했다. 이에 따라 내각의 여성 비율은 문재인 정부 1기 때와 같은 수준인 28%로 올라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한 참모로부터 ‘여성의 인사 불이익’ 취지의 발언을 들은 일화를 소개하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능력 위주의 인사에서 어느 정도는 안배를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책임총리제를 공약했지만 한 총리가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했던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여당 반대로 결국 낙마한 일도 있었다.
  • 장가현 딸, 악플러에 일침 “우리 엄마 한 점 부끄러움 없어”

    장가현 딸, 악플러에 일침 “우리 엄마 한 점 부끄러움 없어”

    배우 장가현의 딸이 엄마에게 ‘악플’을 쓴 누리꾼에게 직접 댓글로 반박했다. 장가현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 아래에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를 통해 장가현의 사연을 알게 된 많은 누리꾼들의 격려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한 누리꾼은 “유튜브에서는 난리도 아니던데, 부끄럽게는 살지 맙시다”라는 댓글을 썼다. 이에 장가현은 “부끄럽지 않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믿음직한 엄마로 제 부모형제에게는 자랑스러운 가족으로, 전 남편에게만 제가 매정합니다”라고 답을 달았다. 이어 “그리고 또 다른 분들께도 어쩌면 매정해질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그렇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해당 누리꾼의 글에 여러 누리꾼이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 가운데, 장가현의 딸인 예은 양 역시 엄마를 향한 비난의 댓글에 일침을 가했다. 예은 양은 “20년을 함께 살아온 장가현 딸로서 저희 엄마는 한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짧은 영상을 보고 어찌 그 사람을 판단하시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로 이렇게 글 남기시는 행동이 나중에 부끄러워 지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엄마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오셨는지 내려놓고 사셨는지 아직 어린 저도 스스로 느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정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장가현은 현재 전 남편 015B 객원 멤버 조성민과 함께 ‘우리 이혼했어요2’에 출연 중이다. 지난 3일 ‘우리 이혼했어요2’에서는 시어머니를 20년간 모셨던 장가현이 그동안 숨겨왔던 울분을 토로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장가현은 “당신 우리 엄마랑 20년 살 수 있어? 우리 엄마랑 1년 사는 동안 당신 우리 엄마한테 어떻게 했냐!”라며 절규했다. 또한 “엄마 좀 제발 책임지라고 얘기했는데, 그거 하나를 못 해서, 아주버님도 당신도 다 똑같아, 어떻게 어머니를 나한테만 갖다 놓고!”라며 목놓아 울었다.
  • ‘뷔 열애설‧지디 결별설’ 홍역 치른 제니 “이런 티타임 간절했어”

    ‘뷔 열애설‧지디 결별설’ 홍역 치른 제니 “이런 티타임 간절했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근황을 전했다. 제니는 6일 인스타그램에 “이 티타임이 정말 간절했어”(Very much needed this tea time)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서 제니는 큼지막한 자몽편이 들어있는 자몽차를 마시고 있다. 자그마한 햇살이 얼굴에 떨어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니와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가 제주도에서 목격됐다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이에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지만 양측 소속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사설] 내분 상황 치닫는 민주, 이재명이 답해야

    [사설] 내분 상황 치닫는 민주, 이재명이 답해야

    지방선거에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일찌감치 총사퇴했다. 하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재명 의원은 아직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당의 패배에도 국회에 진출한 이 의원에게는 ‘자기는 살고 당은 죽었다’는 비판마저 나왔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은 내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극심한 분열상을 노정하고 있다. 그의 함구가 길어지면 더 큰 혼란이 빚어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민주당은 친(親)이재명계와 반(反)이재명계로 갈려 격론을 벌이고 있다. 반이계는 이 의원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한 달만에 다시 출마한 것 자체를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런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선다면 2년 뒤 총선에서는 더 큰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편다. 이런 반이계의 비판에 대해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이 가득하다”거나 “민주당 쇄신 의지가 아니라 계파의 이익이 먼저인 것 같다”는 친이계의 반론은 현저히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이 진영의 ‘사심’을 비난하면서도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전당대회 투표 비율 조정’을 거론하고 있으니 안쓰러운 일이다. 이 의원은 대선에서는 자신에게 표를 몰아줬던 민주당 지지자의 상당수가 지방선거에서는 왜 투표장에 가는 것조차 포기했는지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 내부의 비판이 어떻든 국민 여론이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책임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시 신임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뿐이다. 이 의원은 내일 국회의원 신분으로는 처음 국회에 등원한다. 그 이전에 선거 결과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기 바란다. 그렇게 ‘책임지는 정치’를 보여 줘야 미래도 열릴 것이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대문자 K 안의 수많은 소문자 k들/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대문자 K 안의 수많은 소문자 k들/정신과의사

    요새야 마트에만 가도 각양각색의 시판 만두를 종류별로 골라서 사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 만두는 의례히 집에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빚어 먹는 음식이었다. 이북에 뿌리를 둔 우리 가족에게 만두 빚기는 김장에 견줄 수 있는 겨울철 큰 행사였다. 한가득 빚은 만두를 냉동해 두고 겨우내 쪄서도 먹고 국에 넣어 먹기도 했다. 더 예전엔 만두소뿐 아니라 만두피까지 집에서 만들었다. 풍채 좋은 함경도 여성이던 외할머니는 밀가루를 치대고 방망이로 민 뒤 ‘주전자 뚜껑’으로 큼지막하게 찍은 만두피를 만들어 왕만두를 빚었다. 그런가 하면 개성에서 내려온 자그마한 몸매의 친할머니는 역시 자그마한 만두피로 작은 만두를 빚어 조랭이 떡만두국을 끓였다. 두 분 다 나이 들어 근력이 떨어진 뒤엔 별 수 없이 시판 만두피를 사다 썼는데, 둘 다 시판 만두피에 불만이 많았지만 그 방향은 정반대였다. 한쪽은 너무 작다고 타박, 한쪽은 너무 크다고 타박. 만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나는 외식 메뉴로 곧잘 만두를 고르는데, 가게 벽에 붙은 ‘이북식 왕만두’라는 메뉴를 볼 때마다 생각에 빠지곤 한다. 저 표현은 과연 맞는 표현일까, 틀린 표현일까. 어떤 이북은 큰 만두를 먹고 어떤 이북은 작은 만두를 먹는데. 경북 안동 출신인 친정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내와 안동국시집에 가면 사골 국물에 만 국수를 맛나게 먹던 아내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맛있네. 그런데 우리 엄마는 멸치 국물에 국수를 해 줬는데. 이건 다르네. ‘정통파’ 안동국시는 사골 국물에 만 것일까, 아니면 멸치 국물에 만 것일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안동의 어떤 집에선 사골 국물에, 다른 집에선 멸치 국물에 국수를 해 먹었을 것이다. 한 집에서도 때론 사골을, 때론 멸치를 썼을 것이고. 사람의 선호가 어떻게 늘 한 가지일까. 게다가 어려운 시절엔 국수를 먹을 때마다 사골 국물을 낼 여력 있는 집이 많지도 않았겠지. 그러다 누군가가 출시한 ‘사골 국물 안동국시’가 전국구적 유명세를 타며 타 지역 사람들은 안동국시 하면 으레 한 가지 국물만을 떠올리게 된 것은 아닐까. 이렇듯 한마디로 이북만두, 안동국시라지만 사실은 그 안에도 형편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전국적인 명성과 표준화된 레시피는 음식의 상품성을 높이지만, 본래의 다양함이 한 카테고리 안에 묶여 사장될 위험성 또한 가지고 있다. 이것이 비단 음식만의 일일까. ‘K-pop’이라 하면 이제 사람들은 으레 BTS나 블랙핑크를 떠올린다. 화려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미소년ㆍ미소녀들의 칼 군무. 하지만 ‘Korea’의 음악이 어디 그들뿐이랴. 구성진 남진, 수더분한 김광석, 삼단고음의 아이유, 이 모든 것이 ‘K’의 음악이고, 이런 작은 조각들인 ‘소문자 k-pop’들이 모여서 하나의 큰 ‘대문자 K-pop’을 이룬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하나하나가 다 개별적인 우주다. 어떤 사람을 출신지나 직업 같은 하나의 특징으로 거칠게 묶어 선입견을 통해 보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바른 이해는 어려워진다. 어떤 외모를 가졌고, 어떤 장애가 있거나 없고, 어떤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로 그 사람을 하나의 프레임에 넣는 일은 어리석다. 그런 것들은 그 사람을 구성하는 수많은 ‘소문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니까. 그 모든 것이 합쳐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서 특정한 한 사람이 된다. 작은 특성 하나로 그 사람의 전체가 판단돼선 안 된다. ‘대문자 I’의 나는 수많은 ‘소문자 i’의 내가 합쳐진 총체다. 그중 하나만 빠지더라도 나는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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