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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옐친을 지지해야하나」/불 몽드리알 국제문제연소장(해외논단)

    ◎주가노프 승리땐 냉전회귀 가능/공산당 제집권 서방국가 큰 부담/「러」부채 400억불 상환도 불투명 티에리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문제연구소(IFRI)소장은 최근 「왜 옐친을 지지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르 피가로지에 기고했다.다음은 이 기고문 내용이다. 러시아의 대통령선거가 5주일 남았지만 뚜렷한 것은 거의 없다.단 한가지 서방국가들이 옐친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일본은 매우 외교적인 수사로 예친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선진7개국(G7) 정상들은 실제로 지난달 19,20일 이틀동안 모스크바에서 열린 원자력안전회담에서 러시아가 주요 선진국들과 자리를 함께 하도록 배려했다.이렇게 과시함으로써 체첸문제에 대한 내부적인 이의나 항의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3월말 러시아에 3년동안 1백2억달러를 대출해 주기로 했다.이는 지난 95년 멕시코에 대한 긴급원조자금을 빼면 전례가 없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구 소련의 4백억달러에 달하는 대외부채 거의 전부에 대한 재분할지불을 얻어냈다.또 2020년까지 기간을 늘려 상환해도 된다는 약속도 받아냈다.러시아의 대외부채는 이미 지난 93년과 95년 두번에 걸쳐 재분할지불키로 했으며 이번에 또 다시 재분할지불에 합의한 것이다. 우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해외 불법예치금이 정확하게 4백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어떤 의미로는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마피아들에게 돈을 댄다고 말할수도 있다. 옐친을 지지하는 가장큰 이유는 그대로 놔두면 공산당의 게나디 주가노프를 고무시킬수 있다는 공포에서 비롯된다.물론 체코를 제외한 동유럽에는 공산당이 그대로 있거나 재집권을 하고 있다.하지만 서방의 러시아전문가들은 주가노프의 승리는 완전히 또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러시아 공산당 총서기는 대외용의 자제된 발언과 민족주의자들을 향한 교리라는 2중적인 발언을 해왔으며 그의 교리는 서방국가 지도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혀 왔다.열렬한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주의자들은 현실정치에 굴복해 옐친이텔레비전 통제를 통해 상대방을 쳐부수려한 방법을 애써 무시하는체 했다. 갖가지 방해공작에도 불구,6월16일 선거에서 주가노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서방의 민주주의자들은 주저없이 그 선거 결과에 승복할 것이다.사실 옐친과 프리마코프 외무장관의 정책이 서방국가의 이익에 특별히 만족스럽지는 않다.며칠전 러시아정부는 보스니아의 전범에 대해 스스럼없이 고도의 차별성을 부여했다.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이란과의 핵협력을 강화했다. 옐친은 지난달 24일부터 2박3일동안 중국을 방문하면서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려 했다.그러나 옐친은 강택민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21세기를 향한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지었으며 러시아는 이미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바 있다. 반면 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 했다.이런 모든 사실들이 양국관계가 평온하리라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두나라는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어떻든 러시아의 현대통령은 국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점점 더 서방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국내여론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러시아에 관용을 덜 베풀수록 문제는 어려워지지 않을까. 옐친이나 대부분의 그의 정적들은 어려움에 직면해 자신들이 구 소련 체제이후의 희생양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그리고 불행히도 그렇게 될 위험성은 우리의 머리를 항상 떠나지 않고 있다.때문에 새로운 낙원이 될 곳에 돈을 쏟아붇는다.여전히 혼동스러운 상황이 분명해질 때까지 냉전시대로 되돌아가지 않는 측과 손잡고 구 소련이 만든 재정적인 구멍들을 계속해서 막지 않으면 안된다.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도와야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정리=박정현 파리특파원〉
  • 러시아 민주화 성급한 기대말아야(해외사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민주화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할 때가 됐다. 미의회 회계국은 최근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2억1천2백만 달러를 지원했으나 그 결과는 부분적으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80쪽에 달하는 이 조사보고서는 「조사대상 8개지역 가운데 3개지역의 프로젝트만이 법·제도·정치적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러시아 민주화 과정에서의 장애물을 감안할 때 60%의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는 기대이상의 결과라고 본다. 파탄된 경제,득실거리는 마피아등의 문제가 있는데다 민주주의 전통이 없는 러시아에서 정당발전이나 법의 지배를 훌륭히 창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4년이라는 세월이 모든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민주발전을 이룩하는데 충분하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12월 의회선거에서 미국후원하의 정치훈련을 받은 의원들이 몸담은 개혁정당의 약세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그러나 지난 4년동안의 러시아정치를 개관할때 선거가 행해졌다는 사실자체가 민주선택당이나 야블로코 블럭이 지지를 얻어낸 유권자의 수를 재는 것보다 의미있을지 모른다.러시아에서 살아본 사람이라면 이렇게 거대한 나라의 정치·사회메커니즘을 변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미의회 회계국은 러시아를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나라로 생각한데다 하룻밤 동안에 소비에트의 족쇄를 풀고 서방국과 같은 완전한 민주주의국가로 돌아설수 있다고 보았으나 이는 큰 오류다.워싱턴쪽에서는 착각에 빠진건지도 모른다.원조 프로그램들은 러시아의 독특한 역사와 전통·문화등을 잘 알고 추진됐다고는 할수 없다.러시아의 전통·역사등이 서방의 생활양식으로 빨리 전환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미국은 물론 러시아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기여했다는 칭찬을 받을만하다.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기대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 정치폭력배 옥중 조종이라니(사설)

    복역중인 폭력배가 교도소안에 앉아 그들의 조직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한다.두목없이도 조직이 와해되지 않고 세를 확장시켜가도록 원격조종해온 것이다.마피아같은 외국 폭력조직이 하는 수법을 그대로 흉내낸 것같다.못된 짓은 골고루 빨리도 도입하여 써먹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그 주인공 폭력우두머리가 김태촌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입맛쓰게 한다.우리가 다 알듯 그는 이 땅에서 정치폭력이 발호할때 전성기를 누리던 폭력주역이다.이른바 「각목소동」으로 유명한 당시의 야당 전당대회사건을 주도했으며 이후에도 정치현장에서 폭력 유혈극이 벌어질때마다 그의 조직이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조직관리를 위해 주민증을 위조한 하수인을 원격조종으로 부려왔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일 수도 있다.아직도 어떤 비호세력이 그의 배후를 지원해주는 것은 아닌지 의심나게 한다.불법이 심은 뿌리는 깊고 질겨서 쉽게 뿌리뽑히지 않는다. 그가 조직관리를 위한 지원세력으로 정치인의 힘을 빌리려는 기도를 포기하지 않았다는사실이 그걸 증명하기도 한다.이미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거점확보를 위한 진출을 시도했다는 것도 그런 일환일 것이다.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세력에는 폭력도,범죄도 있게 마련이므로 폭력세력이 완벽하게 근절되는 사회를 바랄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정치가 이런 불법폭력집단을 사육하던 시대가 있었다.혹시라도 일부 정치인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가 이런 독버섯의 기생을 허락할 것이라는 착각을 유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그나마 불법 신분증으로 연락 척후노릇을 하던 「대리폭력배」가 검거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법의 교화를 받고 정상시민으로 회귀하도록 기대한 범법자가 그안에서 오히려 범죄를 관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 기회에 감시와 관리 소홀의 결과는 아닌지 면밀하게 짚어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 1995년 지구촌/보스니아내전 종식·중동평화 “최대축복”

    ◎옴교 독가스 살포·불 연쇄폭탄테러로 “홍역”/각국의 부패권력자 「사정칼날」에 걸려 수난/일·사할린 대지진 등 천재지변 잦고 에볼라 등 전염병 창궐 인류 최악의 비극이라 할 2차대전이 끝나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 유엔이 창설된지 50년이 된 95년.이같은 의미를 되새기기라도 하듯 지구촌은 평화를 향한 두가지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오랜 분쟁의 대명사 중동에서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기 시작했고 2차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비극이라는 보스니아 내전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냉전종식 이후 불거지고 있는 민족간·종교간 갈등의 대표적 전형이라 할 보스니아내전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2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채 3년반만에 분쟁 종식의 돌파구를 찾았다.또 이츠하크 라빈 전총리가 암살되는 희생을 치르기는 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이 이행에 들어섬으로써 베들레헴이 팔레스타인에 넘겨지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해묵은 분쟁이 하나둘씩 타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이와 함께 요르단과오만 등 주변 아랍국들과 이스라엘간의 분위기도 과거의 적대일변도에서 벗어나 공존을 모색하는 동반자의 길로 접어드는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북아일랜드에서의 해묵은 분쟁 역시 95년 한해를 통해 해결의 발판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등 95년 한해 동안 지구상의 해묵은 많은 분쟁들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 인류는 평화진전을 위해 많은 것을 기록할 수 있었다. ○르완다 난민 대학살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인류의 역사가 늘 그래왔듯이 95년도 전쟁과 평화가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보스니아와 체첸에서의 끝없는 유혈분쟁 소식이 1년 내내 끊이지 않았다.르완다에선 정부군이 난민수용소를 공격,2천여명을 사살하는 학살극이 빚어졌다.또 중국이 핵실험을 실시한데 이어 프랑스마저 일련의 핵실험을 재개,타히티에서 반프랑스 유혈폭동이 며칠째 계속되는 등 핵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계속됐다. 95년에는 또 일본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사건,미국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연방정부청사 폭탄테러와 프랑스에서의 연쇄 폭탄테러등 테러가 유난히 극성을 부려 사람들의 마음에서 불안이 사라지지 않게 했다.게다가 5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일본 고베에서의 대지진과 2천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할린 네프테고르스크에서의 지진,유럽지역을 휩쓴 폭우과 폭설 등 천재지변마저 잦아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졸이게 했다.그런가 하면 에볼라 바이러스,살 파먹는 괴질 등 낯선 전염병들은 물론 콜레라같은 오랜 전염병들이 다시 창궐해 인류를 긴장시켰다. ○핵문제로 긴장 계속 새해 벽두(2일)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구에서의 유태인 정착촌 확대를 선언,평화에의 희망에 불을 지폈던 라빈 전이스라엘총리는 중동평화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극우 유태주의자의 총탄에 쓰러짐으로써 세계인들에게 아픔을 주었다.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도 이디오피아를 방문하던 중 무장괴한들로부터 암살 기도를 받아 황급히 이집트로 되돌아갔고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아대통령 역시 간신히 암살을 모면하는 등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암살 기도도 끊이지 않았다. 한편 95년 1월1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예고된 세계의 경제대전은 미·일 자동차분쟁을 둘러싸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는 이제 치열한 경쟁과 경제전쟁의 시대로 바뀌었음을 실감나게 했다.WTO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WTO 제소라는 위협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제몫 챙기기에 열중했고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많은 나라들은 제몫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게 됐다. 경제적 측면에선 95년 일본 엔화의 초강세와 달러화의 약세가 가져온 파장이 1년 내내 계속됐다.한때 1달러당 80엔대 선까지 올라가는 등 끝이 없어 보이던 엔화의 강세는 현재 1달러당 1백엔을 조금 넘는 선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는 세계경제의 불발탄과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엔화강세 달러약세 95년 세계경제의 또다른 뚜렷한 추세는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했다는 점이다.아직 완전한 실현을 이루기까지는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유럽 7개국간 국경통제를 해제하는 쉥겐조약이 발효되고 마드리드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단일통화의 이름이 유로로 결정되는 등 유럽통합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이에 맞서 아세안의 지역경제화,남미 등지에서의 지역경제화 등이 활발히 거론되고 그 실현을 위한 발걸음을 착실히 내디딘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사회주의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러시아와 폴란드 등 몇몇 과거 공산주의 나라들은 이같은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서 개혁의 성과가 미미한데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그래도 옛날이 좋았다』는 과거로의 회귀와 연결되면서 다시 공산당이 득세하는 풍조를 나타냈다.폴란드의 민주화를 이끈 영웅 레흐 바웬사 대통령은 공산당의 거센 바람에 밀려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예프스키에게 대통령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고 러시아에서는 주가노프의 공산당이 제1당으로 부상,좌경화의 바람을 더욱 거세게 했다. ○러·파 공산당 득세 95년 한국이 두 전직대통령의 비리 처단과 과거청산 문제로 떠들썩했던 것처럼 지구촌 곳곳에서도 부패한 권력자들이 법망의 그물에 걸려 수난을 당했다.이탈리아에서는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이탈리아총리가 마피아와 연루된 혐의로 법정에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외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 등 3명의 전직총리가 법정에 서게 됐다.한때 멕시코 경제개혁을 이끌어 칭송받았던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멕시코대통령은 자신과 가족들의 폭넓은 비리가 파헤쳐지면서 부인과 자녀들을 데리고 미국으로의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중국에선 최대의 부정·부패사건이라고 일컬어지는 왕보삼 전북경 부시장의 자살사건으로 대대적인 반부패 숙정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빌리 클라스 나토 사무총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사임 압력을 받아오다 끝내 불명예퇴진하기도 했다. 한편 과거 군사독재 시절 수많은 실종자들을 낳는 등 어두운 기억의 상처 속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국가들에서는 참다운 과거청산 없이는 올바른 미래를 건설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군사독재 시절의 어두운 과거를 씻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됐다.이같은 부패단절과 과거청산의 움직임은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못하도록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류를 위한 밝은 조짐으로 중동과 보스니아에서의 평화 회복 움직임 못지 않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일본(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과 미국(오클라호마 연방정부청사 폭파 사건)에서 벌어진 두가지 테러사건은 또다른 측면에서 인류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정치와 경제 두측면에서 모두 풍요로움을 자랑하는 두나라에서 발생한 테러는 일본의 경우 신흥종교의 위험성을,미국의 경우 무정부적 극우주의자들의 위험성을 일깨우면서 현대의 물질문명 속에서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못하면 어떤 위험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지에 대해 경각심을 부르게 한 사건이었다. 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으로 야기된 미·중국,중·대만간의 갈등은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위협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동북아 정세에 긴장을 높여주었다.여기에 중국에 대한 반환이 1년 앞으로 다가옴으로써 야기되고 있는 홍콩의 불안,홍수피해에 따른 기근으로 식량폭동설까지 나도는 북한의 상황 악화 등이 겹쳐 동북아 정세는 극도로 혼미해졌다. 보스니아와 중동에서의 평화는 결국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내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미대통령이 업적을 쌓기 위해 적극 매달렸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그러나 95년에 이룩한 몇가지 평화진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저마다 자신의 몫만을 늘리기 위해 열심일 뿐 진실로 평화만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같다.정신적 지주를 잃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의 참담한 예를 보면 인류는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도 한발한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도 한다. 96년 한해는 오직 평화와 축복만으로 가득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보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지…
  • 러시아 총선 투표 순조/소붕괴이후 두번째

    ◎추코트카 시발로 25시간동안 계속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17일 새벽 4시(한국시간)) 극동지역 추코트카에서 시작된 러시아 총선은 18일 새벽 5시 러시아 최서단의 칼리닌그라드까지 25시간 동안 계속됐다. 옛 소련 붕괴이후 두번째인 이번 총선은 개혁정책의 지지부진과 생활고 가중에 따른 불만 증가로 공산당이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어느 당도확실한 우위를 점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내년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의 향방을 가늠하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선거 결과는 18일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두 11개 시간대를 갖고 있는 러시아에서 이날 투표는 각 지역시간대의 상오8시에 맞춰 서쪽방향으로 옮겨가며 진행됐는데 극동지역에선 투표소가 문을 열자마자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일찌감치 주권을 행사,투표가 신속히 진행됐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의 대부분은 노년층으로 이들은 옛 소련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향수를 표명하며 공산당에 표를 찍은 사실을 주저하지 않고 공개한반면 청년층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선거결과는 18일 하오쯤 대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중앙선관위측은 이날 하오 『하오2시 현재 가장 먼저 투표가 진행된 추코트카주가 30∼35%의 투표율울,모스크바지역이 20∼30%의 투표율을 각각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이 투표율은 지난 93년 첫민주적 투표 때의 같은 시각 투표율보다 평균 8∼10% 정도 높은 것이어서 개혁정당들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모스크바 제75선거구」 르포/유권자들 “후보 모르고 찍었다”/“오스트리아인도 선거참관” 공정성 자랑/“3명중 2명은 공산당 지지” 젊은층 우려 투표가 시작된지 두시간 남짓 흐른 17일 상오 10시.(현지시간) 모스크바시 중앙구역 제75 선거구가 들어선 투베르스코예 공업특수학교 건물 주위.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투표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2층 건물의 이 학교 주위엔 러시아 내무부소속 무장경찰들이 2∼3명씩 짝을 지어 검문을 강화하고 있었다.이들은 혹 있을지 모를 테러에 대비하는 듯 가끔 주위를 지나는 차량들을 세워 차량 안팎을 뒤지기도 했다. 영하 14도의 차가운 겨울날씨 탓인지 유권자들의 모습은 아직 한산하다.이른 시각 투표를 마친 사람은 이 시각 현재 88명.75선거구의 전체유권자 2천2백46명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투표율이다.그러나 줄지어선 사람들은 조금씩 불어나고 있다. 1층 중앙복도.중앙홀을 중심으로 사각으로 테이블이 마련된 투표장에는 지역선관위 관계자와 정당 참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만이 북적거리고 있다.얼핏보기에 투표장에는 유권자명부확인 담당자만 10여명이 넘는다.이들은 주로 30∼50대 여성들로 구성돼 유권자 성의 첫 글자(알파벳)를 따라 배치돼 있다.기표소는 복도 한쪽벽을 베니어판으로 가려 만들었다.취재기자를 의식한 듯 한 선관위 관계자는 『이곳 투표소에는 오스트리아에서 온 국제참관인도 있다』고 공정성을 자랑한다.기표소를 출입하는 쪽은 흰 천으로 드나들기 쉽게 막아놓았다. 75선거구에 출마한 지역구 의원 후보자는 모두 18명.때문에 투표하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이 어떤 후보가 어떤 정당 소속인지도 모른 채 투표를 끝내는 모습이다.공산당측 선거참관인이라고 밝힌 그리빅 니코바 알레비나씨(50·여)는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후보의 이름이나 특성을 거의 모르고 나오는 것같다』면서 43개 정당이 난립한 이번 총선을 꼬집었다.그녀는 『우리집은 아버지 때부터 공산당원이며 당연히 공산당을 지지한다』며 공산당의 부동표를 뽐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몇사람을 불러세웠다.알렉세이 시고틴씨(33·개인출판사경영)는 『가이다르의 「민주선택당」 후보를 찍었다』면서 『경제안정이 시작됐으므로 이같은 방식으로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며 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그는 『공산당의 확고한 부동표가 문제다.투표양상은 3명중 두명이 공산당을,다른 한명이 개혁당쪽을 찍는 것같다』며 공산당의 활약을 우려했다.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누가 이길 것같으냐는 질문에 『후보가 많아 모르겠다』면서 『야블로크블럭의 야블린스키 당수가 젊고 똑똑하고 잘생겨서 이 정당을 찍었다』며 활짝 웃는다. 칠순쯤 돼보이는 한 노파를 인터뷰하려다그냥 지나쳤다. 그녀는 『나는 전생애를 통해 공산당원이다. 당연히 공산당을 지지한다』고 말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러 촐선 이모저모/선관위,냉장고 등 경품 내걸고 투표 독려/공산당당원 “서방측은 나를 두려워 말라” ○…흰눈이 내린 모스크바에선 유행성 독감에도 불구,유권자들이 투표장을 향해 몰려들고 있고 극동지역에선 투표시작 10시간만에 투표율이 유효선거투표율인 25%를 넘어서는등 러시아 전역에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또 태평양 연안지역에서는 투표시작 6시간만에 35.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이타르 타스통신이 보도. ○…열악한 통신사정으로 투표율 집계가 늦어져 정확한 투표율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처럼 투표율이 대체적으로 높은 것으로 전해지자 개혁진영에서는 좋은 징조라고 희색이 만연한 모습.개혁진영에서는 연금생활자 등 개혁의 부진에 따른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노년층이 높은 투표성향을 보이는데 반해 개혁진영을 밀어줄 젊은 층은 날씨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선거직전까지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자는 캠페인을 벌여왔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투표를 마친 유권자의 대부분은 노년층으로 이들은 옛 소련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향수를 표명하며 공산당에 표를 찍은 사실을 주저하지 않고 공개.올해 63세의 한 할머니는 『마피아가 등장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등 현실이 혼돈에 가깝기 때문에 공산당에 표를 찍었다.과거 공산당은 무엇이나 해주었지만 지금 정부는 해주는게 아무 것도 없다』면서 옛 소련시대가 훨씬 더 좋았다는 의견을 피력.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계층별로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차별화가 뚜렷해진 양상.노년층이 대부분 공산당을 지지한데 반해 장년층에서는 민족주의 계열 정당을,청년층은 대체로 개혁진영의 정당을 지지했으며 가난한 층에서는 공산당이나 민족주의 계열에 대한 지지가 비슷하게 나뉜 반면 신흥기업가 등 부유층에서는 한결같이 개혁진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공산당의 제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서방세계에대해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촉구. 그는 투표를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가장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어떻게 나를 두려워할 수있는 가』라고 반문. 반면 개혁주의자 지도자인 이고르 가이다르는 『이번 총선에서 공산당의 승리는혼란과 경제개혁조치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 그는 그러나 전체주의 통치는 절대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 ○…러시아선관위는 몇몇 지역에서 맥주,진공청소기,냉장고등 경품을 내거는가 하면 또다른 지역에선 투표소에 간단한 음식을 뷔페식으로 준비해 놓는 등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러시아 공영TV가 보도.
  • 제이슨 리 일대기 영화·드라마로

    ◎30∼40년대 미 암흑가 주름잡은 한국인/드림서치,김기팔씨 원작소설 토대로 제작/제이슨 리역에 최민수·박중훈 물망/고석만 PD 연출… 내년 12월 개봉 알 카포네의 중간보스로 미국 마피아계를 주름잡은 한국인,당대 최고의 여배우 에바 가드너·그레이스 켈리와의 염문을 뿌렸던 풍운아…. 1930∼40년대 미국 시카고와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암흑가의 황제로 군림한 전설적인 이민2세 한국인 「제이슨 리」(한국명 이장손)의 일대기가 영화와 32부작 드라마로 동시 제작된다. 제목은 「거인의 전설」(가칭). 묻혀져 있던 「제이슨 리」라는 인물의 행적을 발굴,72년 동아방송 라디오 연속극으로 발표한 방송작가 고 김기팔씨의 소설이 토대다.제작은 지난 8월 김기팔씨의 유족으로부터 「제이슨 리」와 관련된 영상 출판 미디어제작물에 관한 모든 판권을 구입한 영화·드라마 기획제작사 「드림서치」(대표 황정욱)와 80년대 김기팔씨와 단짝을 이뤄 「땅」등 화제작을 내놓았던 고석만 PD가 맡는다. 특히 해외시장 판매를 목표로 「터미널 포스」등 영화를만든 미국 독립영화사 「인터라이트 픽처스」(대표 최대휘)와 합작,미국·유럽쪽의 배급까지 확대한다는 계획.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극본집필중에 있으며 96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개봉할 계획이다. 제작비는 약 1천만달러(80억원).국내최초로 동일 스태프와 세트,배우를 놓고 파나비전 카메라를 사용해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 제작하는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방식을 채택한다.또 오는 2월 열릴 AFM(아메리카 필름 마켓)에서 프리세일즈에 나서 미국·한국시장을 제외한 모든 판권을 판매,제작비를 충당한다고 밝혔다. 미국 올 로케이션 제작으로 해외시장에 맞는 캐스팅을 하고 있는 드림서치측은 현재 제이슨 리 역에 최민수·박중훈,알카포네역에 로버트 드니로,제이슨 리의 심복부하역에 「중경삼림」으로 잘 알려진 일본계 미국 배우 금성무,이탈리아 보디가드역에 「레옹」의 장 르노를 교섭중에 있다고 밝혔다.이중 장 르노와 금성무는 개런티 등 계약서명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고석만 감독은 『김기팔 선생 생전에 「제이슨리」를 작품화 하자는 얘기를 나눠왔었다』면서 『단순한 암흑가 「주먹」의 이야기가 아닌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한국남아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의욕을 밝혔다.고씨는 드라마의 경우 영화출시에 3∼6개월뒤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하고 방영방송사는 SBS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KBS측도 「제이슨 리」의 드라마화를 밝혀온 상태.작가 이환경씨가 작품을 쓸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드림서치측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못박고 『유족들에게 소설을 기반으로 저작권을 모두 사들인 만큼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총기 분해… 다리미 등에 감춰와/다양해지는 암거래 실태

    ◎「러」 선원 윤활유통에 넣어 팔다 적발/국내선 살상가능 총포 무허 제작도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국제 총기밀거래 시장의 새로운 무대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안전기획부의 자료에 따르면 총기의 밀반입 적발은 지난달말 현재 모두 63정에 이르고 있지만 통관절차의 간소화 조치로 음성적으로 국내로 들어와 거래되는 총기류는 이와 비교될 수 없는 엄청난 수준인 것으로 관계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국내에 등록된 57만7천여정의 총기류 외에 10만여정이 밀거래에 의해 불법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간이 사용하는 총포 가운데 상당수가 조준경이나 소음기를 부착하고 총열을 개조해 살인에 악용될 소지가 높아 사회불안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인천의 모 기계제작소의 유모씨(45) 등은 살인이 가능한 수십여종의 총포를 무허가로 제작해 팔다가 적발됐다.총포상 정모씨는 소음기 3백개를 불법제작했으나 날개돋친듯 팔리자 3천여개를 추가로 제작하다 적발됐다. 폭력조직 등과 연계된 밀반입도 다양한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다.진공청소기나 VTR의 테이프 투입구에 권총을 넣어 오다 적발된 경우가 많다.아예 분해해 국제 우편물을 이용해 들여오려는 경우도 있다.심지어 찬송가 케이스에 가스총을 넣어오거나 커피병이나 폐타이어 조각속에 숨기기도 한다.지난 9월 러시아 화물선원 「페드코프」는 윤활유통에 권총과 실탄을 넣어 구매자를 물색하다 붙잡히기도 했다. 여행용 가방 등에 은닉하거나 방아틀 뭉치에 동전을 붙여 장난감으로 위장하는 등 완전분해하기도 한다.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X­선에 투시되지 않는 플라스틱 권총이나 라이터형으로 개조한 것이 등장한 만큼 이들도 곧 국내로 들어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법무기의 밀거래는 북한 등 주변국의 영향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은 동구권 붕괴와 비동맹국에 대한 수출부진으로 무기수출이 지난 91년의 4억1천만달러에서 지난 해엔 4천만달러 수준으로 격감했음에도 동남아의 국제 테러조직과 5억달러어치의 무기거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북한은 부여 간첩 김동식이소지했던 만년필형 독총이나 수중기관총 등 첨단·고성능 무기를 밀수하고 있으며 이를 대남공작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국가 통제기능이 약화된 러시아의 마피아,중국의 타라이어드,일본의 야쿠자 등 범죄집단의 무장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최근 국내 무기밀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화학도시 앙가르스크(시베리아 대탐방:51)

    ◎러 최대정유공단… 연1천7백만t 처리/일본 주문따라 가공석유 극동으로 수출/석유값 비싸 운송차량 강탈 잇따라 골치/“비밀샌다” 판매루트 함구… 취재 진통 겪어 시베리아 중부 앙가르강 상류에 유일한 신도시가 있다.앙가르스크시다.시베리아 중북부로 가는 뱃길 출발항이기도 한 이곳은 인구 3만명의 작고 아담한 곳이다.이 도시가 러시아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54년.이곳에 「앙가르스크 정유공장」이 들어서면서 부터다.원유가 나지않는 곳에 정유공장이 생겨난 것은 이웃 체렘호보시의 석탄 때문이다.체렘호보는 물론 시베리아 최대의 탄광도시 가운데 하나.원유의 절대생산량이 모자라던 옛소련은 바로 이곳에서 석탄을 이용,원유를 뽑아냈다. 그로부터 6년후.독일에서 개발한 정유기계가 도입되기 시작했다.이 기계들은 러시아의 원유가공 신기술과 쉽게 결합됐고 곧 벤젠·솔벤트·폴리에틸린 등 2백여가지의 각종 석유화학제품들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화학콤비나트를 형성했다.연간 1천7백만t을 가공·정제하는 러시아 최대의 정유공장이이 콤비나트다.러시아내 2천5백여개업체에서 원자재를 들여와 각종 화학완제품을 생산,국내 7천여개 업체에 내다 판다.이들 제품가운데 일부는 북한을 비롯,일본 중국 오스트리아등 17개국으로 수출된다. ○독일서 정유기계 도입 콤비나트의 규모는 앙가르스크 시 전체의 면적을 거의 차지할만큼 크다.도시인구의 절반이상(2만3천명)은 콤비나트의 종업원이다.때문에 이르쿠츠크주 주민들은 이 도시를 아예 「화학도시」로 부른다. 이곳 콤비나트가 최근들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한 것은 93년 가을이다. 이른바 「석유강탈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부터다.문제는 강탈사건의 주 범인이 일부 주당국이라는 사실이다.당시 「앙가르스크 화학콤비나트」는 일본측의 주문을 받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극동쪽으로 가공한 석유를 실어내고 있었다.이때 에너지난을 겪던 이웃 치타주의 주지사가 「특별명령」을 내렸다.치타역에 머물러 있던 이들 화물차의 이동을 막고 석유를 빼내라는 것이다.이 명령에 따라 치타주의 경찰은 무장한채로 석유기술자들을 모아 정거중이던 화차를 수색했고 싣고 있던 석유를 몽땅 역근처로 빼내 다른 여러 공장으로 옮겼다. 당시 러시아는 석유파동등 혼란한 경제상황이 계속되던 때었다.특히 이 사건은 범죄집단이 아닌 주정부에 의해 일어남으로써 러시아 안팎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치타주정부가 「석유강탈」에 나선 것은 원유배분을 통제하던 연방정부의 손길이 사라지고 대신 시장경제의 원리가 원유시장을 지배하면서 부터다.때문에 원유가 많이 나는 지방정부는 현금을 받고서야 다른 주에 석유를 공급했고 원유가 나오지 않는 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엄청난 내부관세를 물며 석유를 들여왔다. 유사한 사건은 러시아내 다른 지역에서도 빈발했다.이같은 사건이 자주 일어나자 「앙가르스크 화학콤비나트」는 수출화물의 운송경비대책마련에 들어갔다.이전에 없던 운송경비팀이 생겨났고 콤비나트 경비들은 모두 20∼30대의 무장한 젊은 경비인력으로 대체됐다.러시아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듯 이전에만해도 경비원들은 모두 60∼70대였다.철도나 배를 이용,화학제품을 실어나를 때는 반드시 경호팀을 동반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무장 운송경비팀 생겨 더욱이 앙가르스크 지역은 동부와 서부쪽의 내륙 해운수송로의 센터로 서쪽으로는 예니세이강과,동쪽으로는 레나강으로 연결되는 곳이다.해상수송량이 그만큼 많고 따라서 이들 화물수송에도 경비예산이 그만큼 많이 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같은 「배경」때문에 취재팀도 콤비나트를 취재하는데 애를 먹었다.취재원들이 취재에 잘 응해주지 않았고 이에 응한 관계자라 하더라도 「어떤 제품」이 「어느쪽」으로 잘 팔리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거의 답을 주지 않았다.모두들 『그것은 비밀』이라는 식이었다.콤비나트 관계자들은 언론에 공개될 경우 「판매루트」가 공개될 것이고 「판매루트」가 공개되면 마피아집단(주정부든 범죄집단이든)들이 값나가는 제품들을 「강탈」한다고 확신하는 것이었다. ○시설낡아 생산성 악화 「앙가르스크 오일화학공장」의 아나톨리 바비코브 제1부사장은 『현재 생산되는 2백30여가지의 화학제품들은 내수보다는 수출이 가격이 좋다』면서도 『문제는 수출화물의 관리·운송문제』라고 강조했다.그는 『좀 수그러들긴 했지만 마피아들의 화물강탈을 막기 위해 운송비의 지출이 과거보다 2∼3배 늘어났다』면서 『내수에는 자금회수가,수출에는 운송의 문제가 있어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며 판매의 어려움을 실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또 하나의 어려움이 콤비나트에 새로생겼다.60년전 설치된 대부분의 생산기반 시설이 노후화,생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이의 해결에 미국과 터키계의 은행이 최근 발벗고 나섰다.일단 투자만 하면 거액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콤비나트 관계자들의 얘기다.하지만 이들 은행도 재건축비용 정도인 4억7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을 뿐 생산시설의 대체에는 돈을 대지않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콤비나트의 출구를 찾는데 무려 20여분이 지났다.간신히 출구를 찾아 앙가르스크시내를 거쳐 이르쿠츠크시와의 경계지역에 이르렀을 때다.이동식 주유소가 눈길을 끌었다.8t정도의 유류보조탱크를 붙인 트럭을 뒤로 해 차량을 끌고 온 많은 운전자가 1백m이상 줄지어서 있었다.취재진이 한 운전자에게 물었다.『기름이 모자라 이곳 교외지역까지 옵니까』『아닙니다.바로 옆 이르쿠츠크시보다 앙가르스크의 기름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앙가르스크시의「원유정제」는 어쨌든 주민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었다.
  • 러,부패관료와의 전쟁 선포/공무원범죄 특별전담반 무기한 운영

    ◎경찰·내무관리 수뢰·예산전용 조사 초점/“「썩은 손」 너무 많아 정화에 한계” 예측도 옐친정부가 마침내 「관료들의 부패와의 전쟁」에 나섰다.알렉세이 쿨리코프 러시아 내무장관은 최근 그동안 「부패의 온상」으로 여겨져왔던 내무부 주요 경찰간부들을 해임시키면서 재임기간 동안의 최대현안이라며 「관료부패」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작전명은 「치스티예 루키(깨끗한손)」.작전기간은 무기한이며 공무원범죄에 대한 특별전담반도 편성됐다. 이번 「전쟁」은 러시아연방내 전 고급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옐친정부는 이전에도 떠들썩한 범죄가 있을 때마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해오긴 했다.그러나 그때마다 용두사미로 끝나기 일쑤였다.이번 작전이 과거의 것과 다른 점은 시작부터 내무부내 장성급 고급경찰간부를 해임시키는 등 「내부부패 척결」을 선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의 기폭제는 러시아 대외경제협회회장인 니콜라이 코스튜치코프(27)가 92년부터 3년 동안 정부예산 40억루블(약 8억원)을 빼돌린 사건.그는 체첸지역에서 거둬들인 국고수입을 수입원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경찰전담반이 이 사건을 조사하자 「뜻밖의」인물들이 터져나왔다.국회의원,유명조직범죄의 두목급에서부터 외국은행 등 10여개의 국내및 외국 유수기업,고위직 경찰간부 등이 이 사건에 연루됐음이 드러났다.그러나 전임 빅토르 예린 내무장관은 『내무부 관련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정보보고를 받고 사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반면 올해 배턴을 이어받은 쿨리코프 신임장관은 장관 임명과 동시에 특별수사명령을 내렸고 마침내 수사초점은 내무부 관료들에게 모아졌다.대외경제협회회장을 도와주고 4만달러의 사례비를 챙긴 랴보프 기금국장과 캐딜락승용차를 선물받은 악사코프 모스크바경찰부국장이 주요 타깃이 됐다.이들은 이전에도 마피아 등과의 결탁 혐의로 경찰특수대의 수사를 받아왔고 특수대는 두번씩이나 이들의 해임을 건의했으나 최고위층이 이들을 싸고돌아 무위로 그친 바 있다.신임장관의 명령으로 이들이 해임됐고 내무부측은 이들의 제소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가통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대형경제사범 9천5백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천2백건이 업무상횡령사건.또 횡령사건 가운데 국민의 혈세를 상대로 한 공무원 범죄는 15%인 6백30건에 이르고 있다.이들 공무원이 착복한 금액은 최근 9개월 동안 무려 1조5천억루블(약 3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경찰조직이 자신의 상부조직을 파헤친 「혁명적」 사건이라는 지적이다.따라서 고위관료·경찰정화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 러시아언론들의 전반적인 분석이기도 하다.하지만 러시아의 「치스티예 루키」에 대한 전망은 이른 것같다.부패고리를 단절하기에는 너무 많은 관리들이 부패돼 있다는 것이다.
  • 세계중심국 위상을 찾는다 전문가 정담(서울신문 50돌 특집)

    ◎선진한국 도약의 길 어디에/돈·지역할거 「정치틀」 탈피 무한협력의 신경영 힘쓸때/유세희 교수­정치 가족주의·잘못된 관행 고치고 전문성 갖춘 참신한 지도자 선택을/박수환 LG상사 사장­유망중기 육성이 곧 경쟁력 강화 비효율적 규제 과감히 철폐해야/강경식 민자당 의원­권력의 집중현상 완화 필요 획기적인 제도개혁 뒤따라야 21세 무한 국제경쟁시대에서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정치·경제·사회분야의 총체적 국가경쟁력이라고 할 것이다.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바뀌어야 할 제도와 관행,문화는 어떤 것이 있고 이를 어떤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지에 관해 정치·경제·학계 전문가들의 대담으로 풀어본다. ▲유세희 교수(한양대)=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세계에 진출해서 어깨를 겨루고 있는 반면 제일 낙후된 분야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비자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이런 정치를 갖고는 세계 일류국가는 커녕 선진국에도 낄 수 없다.무한경쟁시대,국경없는 전쟁에서는 부만 갖고 있다고 일류국가가될 수 없다.경쟁만 강조한다고 되지않는다.정치·경제·사회,특히 국민의 문화와 품성면에서 일류화가 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선도하고 제도를 이끌어가는 것은 역시 정치다.우리는 개인 보스 중심의 정당이어서 개인의 운명에 따라 정당의 운명이 좌우된다.통일을 위해서는 우선 남한 내에서라도 지역할거주의를 타파하고 개방적이고 서로를 관용하는 민주적 의식과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강경식 의원(민자당)=일등국가란 개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어쨌듯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런 국가란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이건 GNP로 얘기할게 아니다. 다리·건물이,대통령의 권위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나라가 아닌 나라가 돼야 한다.정치패거리에 들어있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우리 정치를 「4류」라고 평한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정치가 4류에 머무르는한 다른 분야도 하향평준화 될 수 밖에 없다.따라서 제일 뒤져 있는 정치를 끌어 올리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정치를 보면 리더(지도자)란 사람들이 지지자조차 못따라 잡는 상황이 많다. 세계가 모두 분권화됐는데 한 사람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한 정치는 없다.정당파괴·정치파괴가 일어나야 한다.민주주의는 참여,즉 상향을 의미 한다.그런데 되레 상명하복이 판을 치고 있다.공천권에 줄줄이 엮여 따라가는 형국이니 정치가 되겠나.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은 개인적 문제도 있지만 이런 정치구도 자체에서 배태된 측면도 크다.따라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분권화다.권력의 집중현상을 끊는 획기적인 제도개혁,틀의 교체 없이 사람만 바꾸는 세대교체로는 충분치 못하다.21세기 정치의 과제는 정치의 틀을 바꾸는데 있다.정치가 한 사람 중심으로 되니까 재벌도 한 사람 중심이 된다.다른 어느 나라에서 기업회장 한 사람이 거액의 비자금을 통치자금으로 바칠 수 있는 데가 있던가.제일 낙후된 정치부터 뚫어내야 한다. ▲박수환 LG상사 사장=세계 중심국가가 되려면 우선 국력이 커져야 한다.우리는 지난해 세계 12의 GDP에 올해 무역 규모는 2천6백억∼2천7백억달러라는 큰 나라이다.정치적으로는 과거의 정부주도형에서 민간주도형으로,사회적으로는 권력형사회에서 지식형사회로,세대상으로는 구세대에서 신세대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기업하는 사람으로서 경제를 좌우하는 정치가 경제의 위축을 주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경제를 자꾸 압착시키는 정경유착은 어떻게든 단절시켜야 한다.우리 정치체제에서 비자금이니 통치자금이니 하는 얘기는 선거풍토와 정치문화에서 나온다.이런 자금들은 결국 기업의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원인은 정부의 각종 인·허가 특혜에 있다.권력형사회에서 지식형사회로 옮아가는 과정에서 각종 인·허가는 아직도 정부에 묶여 있으니 기업은 정부의 인·허가에 돈이 묶이고 비용은 올라간다.부실한 공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국민경제로 볼때는 이건 일종의 착취다.이를 차단하기 위해 인·허가등 각종 규제를 정부가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강의원=이를 위한 정치풍토 개선은 지난해 선거법등 정치개혁 입법 마련,공직자 재산공개,금융실명제 등으로 기본적 여건이 조성됐다.그러나 아직 새로운 관행은 정착되지 못했다. ▲유교수=우리가 관행이란 이름아래 그동안 편의적으로 해온 것들을 법과 제도의 틀로 끌어들여 정비해야 한다.예를 들어 지방자치제가 본격화 됐지만 지방정부가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법적인 보완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하는게 급선무다.지금도 우리 정치인들은 적과 동지로 나뉘어 전투를 하고 있다.이래서는 민주주의가 없다.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그때 그때의 정치적 편의주의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사회학자 밴 필드가 지적한 「비도덕적 가족주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이탈리아 마피아 식의 가족이기주의,집단이기주의 아래서는 건전한 도덕적 가치기준이 지배할 수 없다. ▲강의원=외소내친 문화,지역주의도 그런 바탕에서 판을 치는 것이다. ▲유교수=대통령이 자기는 돈을 안받는다는 것만 강조할게 아니라 돈 없이도 정치할 수 있고 돈 없이도 기업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정치의 판을 바꾼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우리 국민들의 정치 이미지는 과거에 정치가 없을 때는 주로 투사형이었다.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지식과 품성을갖춘 사람들이 참신하고 높은 전문성을 갖고 경영의 시대를 이끌어야 한다.정치인들도 그런 경쟁에서 지지를 얻어야지 다른데서 지지를 얻으려 하니 지역감정과 인맥만 부추기게 된다. ▲강의원=남북문제만 해도 우리가 잘사니 도와주자는 것이어서는 안된다.온세계가 정보화사회에 들어가고 새질서 재편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장애를 쌓고 있는 2천2백만이 있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잠재력발전에 엄청난 장벽이다. ▲박사장=21세기에 중심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선 「국가경쟁력 강화」가 유일한 수단이다.기업과 정부,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의 총체적인 역량을 결집,한 단계 높아진 경쟁력이 있어야 세계 경제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국가경쟁력의 강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상품을 만들어 직접 세계시장에서 선진상품들과 경쟁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정부도 세계화·지방화 전략을 민간 주도정책으로 잡고 총체적인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의 발전전략과 운영의 틀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단적으로 비효율적인 제한 및 개입규제가 철폐되는 정책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그러나 WTO(세계무역기구) 라는 다자간 기구의 출범으로 정부의 규제·개입정책이 더 이상 설 땅이 없어진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다만 정부는 소득의 분배구조가 원활히 작동되도록 사회보장 제도에 관심을 갖고 총제적인 국가경쟁력을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기업은 경제외적인 것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고 오직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만 관심을 둬야 한다. ▲유교수=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각종 규제와 정부의 보호 정책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시대흐름이다.그러나 중소기업들의 도산 등 엄청난 피해에도 대비해야 한다.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부도를 내는 것이야 어쩔수 없지만 실력있는 중견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전망있는 중소기업을 키우는 것은 곧 국가경쟁력을 강화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서 중소기업을 돕는 전략으로 방향전환도 모색돼야 한다. ▲박사장=대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중소기업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중시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봐서도 우리경제에 심각한 문제이다.세계 경제의 상승기를 맞아 대기업들이 그 흐름을 타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했다.그러나 왜 중소기업이 불황에 처하고 있느냐의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강의원=앞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은 봐주는 식이 아닌 고통을 풀어줘야 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겠다.무슨 특별대책을 아무리 세워도 일과성에 그치고 만다.「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격언이 여기에도 적용된다.전쟁은 상대를 죽여야 이기는 「제로섬」게임이지만 경제전쟁은 모두가 이익을 봐야 승리하는 윈­윈(Win­Win)게임이다.무한 경쟁이자 무한 협력시대가 열린 셈이다.이러한 시대에 국가가 할 일은 과거처럼 목표를 정해 놓고 기업들을 선도하는 일이 아니다.국가단위에서 할 일은 기업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사회간접자본(SOC)의 확충과 교육·토지문제·금융규제 완화 등이다.규제 보다기업이 활발하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박사장=개방경제와 맞물려 우리의 경제 대외정책에도 변혁의 시기가 왔다.과거의 연장 선장에서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는 수입억제와 수출지원 전략이 21세기엔 더 이상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기업들도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과감히 해외시장에 뛰어들어 현지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해외진출과 관련,기업의 몇가지 전략이 우선돼야 하겠다.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토착화다.현지에서 인사이더(내부인)가 안되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이를 위해 현지인의 적극 활용이 필수적이다.지금까지 현지인들을 경영 보조 정도로만 여겼던 사고를 바꿔 간부사원으로 육성해야 한다.국내의 직원으로 생각해 훈련·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현지시장을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현지화와 관련,인재부족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이를 위해 각 중요지역 우수대학에 자금을 지원하는 스폰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현지의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포커스 에어리어(집중 투자지역)를 선정,효과적인 해외진출이 필요하다.좌충우돌식 진출은 힘의 분산을 가져와 선진국들의 거대기업들과의 싸움이 어렵다. 세번째로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인 정보망 구축으로 신속한 전략·전술을 수립하는 기동성이 필수적이다.지방화 시대를 맞아 기업의 지방화에 참여해야 한다.해외금융조달 문제도 집고 넘어야 할 분야이다. ▲강의원=우리 대기업들도 해외로 나가면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에 밀리고 있다.따라서 사고의 틀을 국내보단 세계로 확장해야 한다.중소기업을 도와야 하는 것은 그 방향이 중요하다.중소기업을 2중 3중으로 싸고 있는 규제를 훌훌 털어버리는 것,중소기업에 준 핸디캡을 없애는 것 이것부터 시작해야 중소기업을 진정으로 돕는 것이다.경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이제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특별대책을 하는 등의 지원은 사라져야 한다.경쟁구도 속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술지원 등 WTO가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박사장=사회응집력을 제고시키는 방안이 집중 모색돼야 한다.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각종 갈등구조이다.지역갈등과 노사갈등,대기업과 중소기업 갈등,지방과 중앙의 갈등 그 수도 헤아릴 수 없다.지난 지자제 선거 때 보았듯이 지역이기주의 등 갈등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기업도 이런 의미에서 본사를 지방에 옮기는 등 지방과의 친화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강의원=경제적 이기주의가 과거에 경제발전의 동기였지만 21세기에서는 이것이 전부가 될 수 없다.「너와 내가 다 같이 이익이 돼야한다」는 새로운 도덕성이 요구된다.환경 친화적인 상품이 소비자들을 파고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21세기엔 「자기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생활철학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며 「더불어 사는」 도덕관이 사회철학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유교수=60년대부터 우리의 고도성장기에 주입된 물질 만능주의,물질 제일주의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다.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름길도 가야한다는생각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막았다.선진사회는 물질보다 정신이 우위에 선 사회이다.혼자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사람은 스스로 도태되고,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인 셈이다.
  • 한국의 「검은 돈」 꼬집는 러 언론/류민 특파원(오늘의 눈)

    러시아 언론들이 17일에 이어 18일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기사를 주요기사로 다루고있다.거의 모든 일간지가 1면 주요기사나 국제면 톱기사로 취급하고있고 해설기사까지 곁들이고있다.그런데 행간을 읽으면 이들 주요신문들의 논점은 『러시아만 검은돈 천국인줄 알았더니 한국은 더하다』는 곳에 모아진다.어떤 신문은 「러시아는 아직 마피아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는 아니다.부패와의 전쟁에 고삐를 더욱 죄어나가자』라는 식의 분석도 내놓는다. 이곳 사람들이 노씨 사건을 접하며 느끼는 충격,실망감은 각별한데가 있는 것같다.그것은 그동안 한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기적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룩한 매우 「본받고 싶은 나라」였기 때문이다.자신들의 개발모델로까지 생각해온 이 이미지가 이번 사건으로 한꺼번에 뒤흔들리고 있는 것이다.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러시아와 인연이 있다.주인공 노씨는 91년 한국이 소련과 수교할 당시 대통령이었다.당시 양국의 수교는 냉전시대의 마감을 체감케한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했다.노씨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는 김대중국민회의 총재도 마찬가지다.김총재의 경우 92년 러시아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은이래 지금도 수시로 모스크바를 방문,강연도 하는 덕망있는 학자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있었다.그가 「나도 20억원을 받아썼다」고 밝혔을 때 러시아 언론들은 그를 부패정치인의 한통속으로 몰아붙였다.17일 한 일간신문은 그를 「낮엔 야당,밤엔 여당정치인」이라고 한 우리 언론보도를 그대로 인용했다. 뇌물을 주었다는 그룹총수들은 어떤가. 이곳의 유수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곳으로 꼽는 회사가 바로 모스크바에 진출한 「삼성」「대우」「현대」등 한국의 재벌기업군들이다.이 재벌회사의 총수들이 「검은돈」을 노씨에게 건네주었다며 검찰에 불려다니고 있는 것이다.기적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부러워해온 나라에서 그 기적을 주도했다는 당사자들이 정당한 기업경영이 아니라 검은 돈과 맞바꾼 특혜로 성장했다는 소식에 이들이 받는 충격은 적지않은 것같다.어떤 신문은 김대통령에 대해서도 『노씨로부터 받은 돈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한국의 좋은 이미지가 마치 사상누각처럼 일거에 무너져내린 것같아 그저 안타까울뿐이다.
  • 국가원수의 청렴성/프랑수아 좌이유(지구촌 칼럼)

    언제 어느 시대나 정치와 금전적 도덕성을 일치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권력에는 남용과 독직의 가능성이 많은 만큼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청렴함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사회에서 나타나는 일들을 보노라면 정치인들은 이런 자질을 점점더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한국의 노태우전대통령이 축재를 한것도 동떨어진 일이 아니다.세계 곳곳에서 언론은 연일 권력층의 금융사건과 권력남용,부정이득을 캐내고 있으며 게다가 살인사건도 일어나고 있다.이런 사건들은 정치및 경제계 지도자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들이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클라스 사무총장도 벨기에의 무기거래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총장직을 사임했다.또 이탈리아의 안드레오티 전총리도 마피아와 밀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과거 집권 기민당의 재정문제를 파헤치던 한기자의 살인사건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몇년전부터 부정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대도시의 시장들이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당했으며 사회당 집권시절 장관을 지낸 사업가 타피씨도 수십억 프랑을 가로챘다는 혐의이다.대기업의 회장들도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검은 돈을 주고 있으며 권력을 남용해 개인적인 부를 쌓기도 한다. 최근에는 알렝 쥐페총리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싼값으로 아파트 임대를 받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미국과 독일등에서도 그같은 예는 적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정계에 수많은 부정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며 다나카 전총리의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이다.그러나 이것뿐 아니다.중국에도 이런 일은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몇년전에는 부정부패 금지 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정계의 부정행위에 사법적으로 처리해야하는 이유는 많이 있다. 우선 한나라의 국내및 국제무역에서 경제적 역할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국가나 자치단체의 예산에 따른 국가의 부도 늘어나고 있다.다시말해서 그만큼 권력남용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예를들어 프랑스의 지역 기업들은 몇년전부터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공공자금과 접할수 있도록 했다. 또 정치비용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있다.미국식 나쁜 영향을 받아 민주주의는 점점더 정치적 구경거리로 변질되고 있다.따라서 정당들은 사상이나 이념 대신 더욱 많은 돈을 필요로 하게 됐다.예기치 않은 변화도 불가피하게 많아졌다. 언론매체들도 이런 일에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사건을 파헤치는 취재활동은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하지만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고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그러나 조치를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부정사건에 대해 더이상 정치적 논쟁을 해서는 안되고 민주주의 게임을 변질시키는 거래를 해서도 안된다. 프랑스 전직 국방장관의 경우에서 보듯 자신의 집 벽을 공짜로 지었기 때문에 그는 불안해했으며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지 않은 대통령과 총리도 마찬가지이다.이런 것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있는가. 그러나 한국의 경우 많은 부정사건이 다른 양상이다.한 개인의 축재가 수십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런 엄청난 사건이 어떻게 정치권 전체의 사건이 되지 않고 있을까.한국의 짧은 민주주의로는 그런 일은 지금처럼 정상적인 일이다.그러나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이런 일로 정치적 논란이 이는 것이 비정상적인 것일수 있다.민주주의는 서커스 게임이 아니다.
  • 비자금 공방 가열 “정국 대혼미”/민자­국민회의 정면충돌 안팎

    ◎정치 절충 일축… 고삐 안늦출것­민자/밀리면 벼랑 추락… 혹로전 “맞불”­국민회의 민자당과 국민회의가 정면충돌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비자금정국이 혼미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민자당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향해 칼을 뽑아들며 정치권의 숙정을 예고하고 있고 이에 맞서 국민회의는 일전불사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민자당◁ 강삼재 사무총장의 잇단 초강경발언으로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와의 「전면전」에 불이 붙은 상황이지만 종래와 달리 「치고 빠지기」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강총장도 김총재의 「4대 정치자금 수수의혹」과 함께 퇴진까지 요구한 11일의 대공세에 대해 『앞으로도 이같은 얘기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일과성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민자당에서는 검찰과는 별도로 김총재의 정치자금에 대한 구체적 제보들이 상당부분 축적돼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한 당직자는 『집권당 사무총장이 제1야당 총재의 정치자금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었느냐.역공당할 소지가 있는 사안을 총장이 나설때는 그만한 토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총장의 목동아파트에는 최근 『한솥밥을 먹어 놓고 이럴 수가 있느냐』 『검찰에서 귀하의 축재관련 비리를 조사하고 있다』는등 협박성·항의성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그러나 강총장은 『특정인을 겨냥해서가 아니다.잘못된 정치자금관행을 근절하지 않고는 정치가 살아날 수 없다.나는 이미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박범진 총재비서실장은 『이탈리아에서도 마피아와 결탁된 정치자금스캔들로 정치권이 완전히 물갈이된 바 있다』면서 『지금 노전대통령 비자금파문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노전대통령 한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을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누가 누구를 덮어주고 할 상황이 아님을 강조했다. 강총장은 『검찰수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고 국민여론도 근본적 수사를 요구하는 시점에서 여야간에 정치적 타협이 끼어들 틈은 없다』고 정치적 절충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국민회의◁ 민자당 강총장의 발언을 「김대중죽이기」의 서곡으로 인식,바짝 긴장하고 있다.특히 강총장이 정치자금수수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김총재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선 대목에는 청와대,즉 김영삼대통령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판단이다. 당운이 걸린 「승부처」가 목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판단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는 여권의 구상이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쉽사리 가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단순히 대선자금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방어적 몸짓인지,정치권 사정을 통한 정계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다만 구상이 어떻든간에 일단 여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같은 수위의 정면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자칫 정국안정을 내세워 타협하는 제스처를 보였다가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회의는 13일 「비자금의혹진상조사위」의 검토를 거쳐 조만간 강총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발,김총재의 정치자금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또 16일부터 시작될 지구당창당대회를 통해 폭로전의 맞불을 놓으며 대여공세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서유럽·남미 등 「부패와의 전쟁」 한창

    ◎세계 각국 「검은 돈」 스캔들로 “몸살”/부정축재 지도자들 실형·망명/좌·우 진영 거액들 줄줄이 법정위해­이태리/클린턴 「화이트 워터」로 구설수 올라­미국 세계 각국에서 정치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부패와의 전쟁」이 한창이다.특히 최근들어서는 후진국에서의 엄청난 부패스캔들이 비교적 잠잠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유럽과 같은 선진지역에서 크고 작은 스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로 대변되는 부패추방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좌·우파 정치세력의 거두들이 모두 철퇴를 맞고 있다.지난 9월 우파정치의 대명사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총리가 마피아조직과의 유착혐의로 법정에 선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20여년간 이탈리아 사회당을 이끌었던 베티노 크락시 전총리가 92년 총선 당시 유수 재벌인 페루치그룹으로부터 1백10억리라(약 55억원)를 수뢰한 혐의로 밀라노법정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아 마니 풀리테 이후 최대의 금융스캔들을 기록했다. 언론재벌출신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했다가 지난해 12월 연정붕괴로 집권 7개월만에 실각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도 자신 소유의 4개 기업이 세무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프랑스에서도 「검은 돈」이 문제가 되고 있다.최근 우파정당인 공화당(PR)의 불법정치자금 조성경위를 조사하던 한 검사가 PR당사에서 2백40만프랑(3억6천만원)의 뭉칫돈을 발견,재정담당자로부터 이 돈이 총리관저에 보관돼 있는 비자금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현정부에 와서도 알랭 쥐페 총리가 파리 부시장 재직시 아들에게 낮은 임대료로 시소유의 아파트를 빌려준 혐의로 상당한 곤욕을 치르다 검찰의 불기소결정으로 간신히 위기를 벗어났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사무총장인 빌리 클라스는 벨기에 경제장관 재직 당시인 지난 88년 2억2천5백만달러에 상당하는 헬기를 이탈리아의 군수회사로부터 도입하면서 1백60만달러의 뇌물을 받아 소속 정당인 플랑드르사회당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나토 사무총장직을 사임한 것은 물론벨기에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 부동산전문회사인 화이트워터사에 투자해 부당하게 재산증식을 한 「화이트 워터 스캔들」로 줄곧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으며 특히 상원 화이트워터 특위가 26일 클린턴 대통령측에 대해 49건의 문서를 제출토록 소환장을 발부하는 한편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에 대한 청문회 증인 출석문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남미도 정치지도자들의 부패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지역.비록 증거불충분으로 무죄선고를 받기는 했지만 콜로르 전 브라질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뇌물수수혐의로 법정에 선데 이어 비슷한 시기 페레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공금횡령혐의로 법정에 섰다. 또 최근 알베르토 다익 에콰도르 부통령이 45만달러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도피,현재 코스타리카에 망명중이며 콜롬비아의 삼페르 대통령은 마약조직으로부터 6백만달러를 받아 선거에 사용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 러 핵 물질 4.4t/93년 북서 구입기도/미지 보도

    【워싱턴=나윤도 특파원】 지난 93년 리투아니아에서 압수된 막대한 양의 핵관련물질 베릴륨의 최종수요자는 『코리아(북한을 지칭)였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가 최신호에서 중개거래상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리포트는 미CBS뉴스의 심층취재프로인 「60분」의 취재진과 공동으로 러시아의 마피아조직등이 관여된 핵물질 밀반출실태를 지난 5개월간 추적한 결과를 보도하면서 그같이 밝혔다.
  • 목재의 도시 브라츠크(시베리아 대탐방:43)

    ◎3백년 전통… 도시 전체가 “목재공단”/5백㏊ 콤비나트에 브리지크레인 150대 우뚝/30여년간 무작정 벌목으로 원목수급 어려움 앙가라강의 중심도시 브라츠크는 이르쿠츠크와 함께 지난 3백여년동안 목재로 번영한 도시다.도시전체가 거대한 목재 콤비나트다.브라츠크기차역인 파둔키에 파니기역에서,아니면 브라츠크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로 들어오는 동안 아스팔트 길옆은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숲으로 이어진다. 특히 베료사(자작나무)·사스나(소나무)가 외부인의 눈길을 잡는다.이들 나무는 수십m 높이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목재를 이용해 지은 오래된 주택들이 거무튀튀하게 시선에 들어온다.최근에 지은 목조주택에서 부터 지금도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수백년된 바로코 양식의 교회건물도 눈에 띈다.옛소련 군용화물트럭들도 모두들 벌목한 나무를 가득싣고 어디론가 사라진다.어떤 경우에는 나무의 길이 때문에 트레일러 2∼3대를 이어 달리는 차량도 많다. ○공단출입구만 4개소 인구 28만명(94년기준)의 이 아담한 도시의 「명물」은 단연 브라츠크 목재콤비나트다.앙가라강 중류 강기슭에 자리잡은 콤비나트의 면적은 공장관계자들도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한다.벌목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그만큼 콤비나트의 면적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족히 5백㏊는 넘을 거라는 얘기다.공장입구는 모두 네개.앙가라강의 배진입정문,종업원이 출퇴근하는 정문,대형트레일러가 드나드는 입구,목재운반용기차가 다니는 입구 등이 그것이다. 정문을 들어서면 높이가 수십m나 되는 대형 브리지크레인이 눈에 들어온다.목재를 싣거나 부리는 브리지크레인은 그 수가 1백50개나 된다.콤비나트로 원목이 들어오는 루트는 다시 세개가 있다.배로 실어오는 하상루트와 트럭으로 그리고 기차에 싣고오는 육로루트등이다.하상의 경우 멀리 5백∼8백㎞ 떨어진 앙가라강가에서 벌목한 목재들이다. 벌목은 주식회사 목재콤비나트가 땅주인(주로 국가)과 계약을 맺어 이뤄지는데 계약은 주로 연간단위로 이뤄진다.앙가라 강 기슭에서 벌목한 나무들은 벌목공들에 의해 강가에 던져진다.대기하고 있던 인부들은 떠 있는 원목을 대개1t단위로 강위에서 묶는다.1t단위의 원목은 수송선의 크기에 따라 다시 5∼20t정도만큼 함께 묶는다.이 작업이 끝나면 수송선들은 배에 싣지 않고 선미에 묶은 뒤 수백㎞를 항해해 콤비나트로 가져온다. ○앙가라강은 하치장 수일동안의 항해끝에 콤비나트에 도착한 수송선들은 콤비나트부두 근처에 원목을 이곳저곳에 부려놓는다.그러면 콤비나트에 소속된 자그마한 배들이 이들나무를 브리지크레인이 닿을만 한 곳에 밀어다 놓는다.브리지크레인이 배에 접근,묶어놓은 원목들을 들어올린다.들어올린 원목들은 공장들에 설치된 컨베이어를 따라 1차 원목 가공 공장안에 들어온다. 트럭으로 실어오는 원목들의 반입과정은 다소 다르다.대형트럭들이 운반해 온 원목들은 공장단위로 한곳에 쌓아둔다.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쌓였다 싶으면 곧 공장내부에 있던 트럭들이 이곳에 도착한다.대기해놓은 크레인이 목재를 트럭에 실어준다.20여분이 걸려 콤비나트안의 가공공장에 다다른다.가공공장 입구에 트럭이 도착하자 한 여직원이 나와 트럭에 실어놓은 목재의 부피·무게를 체크한다.무게는 전체무게에서 차량무게를 빼는 식으로 자동화 돼 있었다.트럭에 실린 원목들은 대형브리지크레인에 의해 컨베이어로 옮겨진뒤 컨베이어를 따라 공장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앙가라 강 기슭의 나무들은 특별한 가공절차가 없어도 수축되거나 늘어지거나 하는식의 변질이 되지않는다고 한다.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목들은 주택의 중요 외장부분이나 가구용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변질이 잘 안되는 것은 이 지역의 기후특성 때문이다.이곳에서 30년간 일을 해온 작업반장 바브로비치 예브게니 세묘노비치씨(55)는 『추울 때는 영하50도까지 내려가고 여름에는 영상 30도를 오르내리는 곳이 브라츠크』라면서『때문에 이곳에서 자라는 나무는 혹한과 혹서를 겪었으므로 튼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벌목장 점차 멀어져 그러나 『브라츠크에 목재가 흔하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고 예브게니씨는 주장한다.러시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나무를 심지는 않고 자르는데만 수십년동안을 허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말하자면 오랜기간 투자는 없이 소비에만 열중했다는 비판이다.때문에 벌목장은 브라츠크 이웃에서 인적이 없는 곳으로 자꾸만 멀어져 간다고 그는 설명했다.현재 브라츠크 목재콤비나트가 원목을 실어오는 곳은 브라츠크에서 심지어 1천㎞ 이상 떨어진 지역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우스치 일림스크,우스치 쿠트마을도 브라츠크에서 4백∼5백㎞ 떨어진,최근 개발되고 있는 벌목마을들이다.원목의 두께도 매년 조금씩 얇아지고 있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원목은 대개가 0.5∼1m 안팎짜리였다.벌목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콤비나트의 일거리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한 공장관계자는 『2년전까지만 해도 종업원이 1만8천여명이었으나 2년사이에 종업원 3천명이 해고됐다』고 귀띔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노동생산성을 올리려는 콤비나트의 자체노력이기도 하다.이 콤비나트는 모두 13개의 크고 작은 공장으로 구성돼 있다.목재와 직접관련이 있는 베니어판공장,셀룰로오스공장,종이공장,송진공장에서 부터 자체 화력발전소와 자체 자동차·기차회사도 거느리고 있는 주식회사다.화력발전소에서는 원목을 1차가공하고 남은 목재찌꺼기로 전력을 생산한다.2년전의 일이다.국영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이곳 예프투셴카사장이 모스크바지사에 내려와 활동하다 마피아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적이 있다.마피아들이 잘되는 기업들을 물색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역설적이긴 하지만 이곳 콤비나트가 그만큼 비전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 러 마피아,핵물질 4t 절취/스위스 중개상에 팔려다 적발

    ◎북한에도 팔았을 가능성 【뉴욕 로이터 연합】 러시아 마피아단은 러시아내 핵물질을 절취,해외의 테러분자나 핵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과 같은 국가에 매각할 수도 있음은 물론 이미 이같은 행각을 시도했었는지도 모른다고 미국의 두 언론기관이 5개월에 걸친 심층취재 끝에 14일 이같이 보도했다. CBS의 「추적 60분」과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는 러시아의 조직범죄단체가 지난 93년 핵탄두에 사용되는 금속인 베릴륨(Be) 4t을 러시아내의 한 시설에서 훔쳐 스위스의 한 익명 바이어에게 2천4백만 달러에 매각하려다 리투아니아 경찰에 발각되어 압수된 사건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양 언론매체는 당시 베릴륨과 9㎏에 달하는 고준위 세슘(Cs)을 러시아 조직범죄단체와 연계되어 있는 한 무역회사가 불법 매입했었다고 밝히면서 이들 핵물질은 모스크바소재 한 가라데 체육관 관장이 지급보증을 서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핵융합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위험천만한 물질인 세슘은 시가가 ㎏당 10만 달러에 달하는데 당시 압수됐던 세슘은 그후 행방이 묘연한채 아직 회수되지 않고 있다.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는 베릴륨을 매입하려던 스위스 바이어는 아마도 북한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했었는지도 모른다고 전하면서 당시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무기 개발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 연재물 「시베리아 대탐방」을 보고/이창재

    ◎엄청난 시장… 한·러 경협의 핵심/문화·경제 심층보도 시베리아 이해 큰 도움 80년대 말 오랫동안 단절되어 왔던 소련과의 문이 열리자 국내에서 소련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었다.공산주의의 종주국으로서의 소련,천연자원의 보고인 광활한 시베리아 대지는 많은 사람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양국간 왕래가 증대되면서 소련의 실상이 드러나고,또한 소연방이 와해되고 신생 러시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시행착오가 지속되면서,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점차 확대되었다.러시아의 경제하락,높은 인프레이션 및 마피아 등 온갖 부정적인 면이 언론매체를 통해 부각됨에 따라 경제협력의 대상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 및 이미지도 함께 저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와같은 어려움속에서도 한국과 러시아간의 경제협력은 꾸준히 증대하여 왔다. 86년 8천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소교역은 91년 12억달러에 달해 15배로 증가하였고,94년 한·러교역은 22억달러에 이르렀으며 금년들어 8월까지 양국간 교역액은 이미 20억 달러에 기록하고 있다. 사실 양국간 경제협력의 초기부터 양측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분야는 우리 기업의 러시아내 직접투자였다.러시아의 미개발된 풍부한 부존자원 및 거대한 시장을 감안할 때,우리 기업의 대 러시아 진출 전망은 매우 유망시되었기 때문이다.89년 진도가 모스크바에 진출한 이래 우리 기업의 대러투자는 계속 증가하고는 있지만,94년말 현재,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투자건수는 44건에 달하며 실제 투자액은 3천5백45만 달러에 이르고 있어,교역에 비해 우리의 대러투자는 아직까지 본격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 기업의 대러시아 진출 초기에는 모스크바가 주요 대상지역이었으나,점차 우리기업의 관심은 우랄산맥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듯 하다.흔히 우랄산맥 동쪽지역은 시베리아로 통칭되고 있으나,실제 이 지역은 서시베리아,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으로 구분되는데,우리 기업의 대러투자의 과반수가 우리와 가장 근접해 있는 극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넓게는 시베리아,좁게는 러시아 극동지역이부존자원의 보고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동시에 열악한 기후외에도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제도상의 미비,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간의 책임소재 불확실등 이들 지역의 개발을 위해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재해 있으며,특히 러시아의 부존자원을 외국인들이 헐값에 갖고 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대다수 러시아인의 의식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시베리아 및 극동지방의 자원개발 및 지역개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시각과 장기적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첫째,단기적 어려움을 직시하면서도 이 때문에 장기적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누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둘째,시베리아 개발은 지역의 방대함과 같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진출계획도 몇년 단위가 아닌 수십년 후를 내다보고 세워야 할 것이다.셋째,흔히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은 자원개발의 대상지역으로만 인식되고 있으나,풍부한 자원에서 나오는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상품시장으로서도 가능성이 있으며,특히 건설시장으로서의 중요성도 충분히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90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러시아 경제도 내년부터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물론 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6월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선거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92년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 경제개혁이 마침내 열매를 맺어 러시아 경제는 새로이 형성된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한·러 경협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에서의 자원개발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대러투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러경협이 그 잠재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측의 노력도 요구되며,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러시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하겠다.이러한 맥락에서 러시아내 우리의 최대 관심지역인 시베리아의 역사,문화,경제 및 사회를 폭넓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 서울신문의 장기 기획연재물 「시베리아 대탐방」은 한·러 경협의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기업의 진출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월드컵 유치” 국민적 성원을/배성국 체육부 차장(서울논단)

    『세계 스포츠계를 상대로 한 한국의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구평회 월드컵축구대회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한국대표단이 「2002년 월드컵 개최 신청서」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 제출한 뒤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지에 실린 특집기사 내용이다.텔레그라프지의 마이클 캘빈 특파원은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의 월드컵 개최 신청은 일본을 밀고 있는 아벨란제 FIFA회장뿐 아니라 국제스포츠의 재정및 정치구조에 대한 도전을 암시하고 있다』며 『21명의 FIFA 집행위원 가운데 개최지 투표때 한국에 찬성표를 던지는 위원은 국제스포츠의 민주화운동 지지자로 간주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지난달 28일 일본에 이어 다음날 한국이 유치신청서를 냄으로써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유치전 성격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개최지가 결정되는 내년 6월1일 FIFA 집행위원회때까지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을 건 총력전이 이어질 유치전은 한국의 「명분」과 일본의 「경제실리」가 맞부딪치게될 전망. 유치전에서 기선을 잡은 쪽은 일본이었다.일본은 지난 89년 유치의사를 표명하고 2년뒤 유치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93년엔 15개 유치도시를 확정하고 프로축구(J리그)를 출범시켰다.또 몇해 전부터는 미쓰비시 캐논 후지쓰 등 재벌기업을 스폰서로 내세워 FIFA 재정의 상당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FIFA의 마케팅사인 ISL 지분을 49%나 차지하는등 FIFA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오고 있다.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개최할 경우 1백94개국의 FIFA회원국을 한데 묶는 인테넷 통신망을 제공하고 각 경기장에 3차원의 영상시설을 도입해 컴퓨터에 의한 TV중계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다.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제대국」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 월드컵 개최권을 따겠다는 전략이다.이같은 일본의 구상은 아벨란제등 「FIFA 마피아」로 불리는 인사들에게 어느정도 먹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명분」과 「논리」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는 태세다. 90년 유치의사를 밝혔던 한국은 93년 11월 정부가 적극적인 유치를 결정하고 국회도 여야 만장일치로 이를 지원키로 결의,대회 유치를 국민적 사업으로 확산시켰다.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일본추월에 가속이 붙은 상태다. 한국은 일본이 앞선다고 주장하는 시설·조직에 대해 지난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이미 세계로부터 제반시설 및 운영능력을 검증받았음을 들어 일축하고 있다. 또 한국은 80년 모스크바올림픽과 84년 LA올림픽이 냉전 후유증으로 반쪽대회로 전락한데 반해 88서울올림픽은 1백60개국이 참가,「탈냉전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 힘을 싣고 있다.앞으로의 유치활동에서 세계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게 되면 남북화해의 전기와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어 축구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FIFA의 설립 취지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제 한국은 명문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축구협회,그리고 국민이 하나가 되어 축구사랑의 분위기를 창출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지난달 30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마라도나 공식복귀전에 앞서 아르헨티나의메넴대통령을 초청,월드컵유치의 외교를 벌였던 것과 같이 국가차원의 노력을 꾸준히 견지해 나가는 동시에 국내 정치의 활성화로 안정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간의 대화무드를 이끌어 부분적으로나마 남북 협조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큰 보탬이 될 듯 싶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의 바탕위에 축구협회와 축구인들은 내년에 열리는 프로리그가 활성화되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잦은 TV중계등 국민의 축구열기를 고취시킬 수 있도록 우선은 알찬 내용의 단기적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것만이 81년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올림픽을 서울로 유치한 바덴바덴의 대역전 드라마를 재연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 스포츠계의 「조용한 혁명」에 성공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또 아직도 재론의 불씨를 안고 있는 한일공동개최의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입장에 앉을 수 있는 길이다.
  • 안드레오티 전 이총리 마피아 연루 재판 시작

    【팔레르모(이탈리아) AP 로이터 연합】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이탈리아 총리(76)의 마피아 연루 혐의에 대한 재판이 26일 시칠리아섬의 팔레르모 법정에서 시작됐다. 80년대에 마피아 보스들을 재판하던 팔레르모의 우치아르도네 감옥의 법정에서 열린 첫번째 공판에서 재판부는 다음달 6일 심리를 재개키로 결정했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을 팔레르모에서 로마로 이송할 것을 요청했다. 전후 이탈리아 정치의 상징적 인물로 7번이나 총리를 역임한 안드레오티 전총리는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시칠리아 마피아의 정치적 대부로 활동하면서 팔레르모의 코사 노스트라 마피아 조직을 보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드레오티 총리가 마피아 조직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기민당을 지지해 주는 대가로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마피아 보스들을 보호해 주었으며 암묵적으로 수건의 살인을 묵인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 주변에는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이번 재판 취재를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보도진들로 북적거려 이번재판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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