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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메트로 임직원 수십명 은성PSD서 상품권 수수 정황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수사에 나선 경찰이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이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이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용역업체 간의 유착 관계와 특혜 의혹을 집중 수사하는 가운데 뇌물 수수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1일 서울시의회 우형찬(더불어민주 양천3) 의원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맡은 은성PSD로부터 백화점상품권을 받아 사용한 혐의로 서울메트로 관계자 30여명을 최근 소환조사했다. 이번에 경찰에 소환된 이들의 직급은 1급부터 9급까지로 매우 다양했으며, 이들은 영업처나 전자사업소 등 스크린도어 관리나 발주·계약 등 은성PSD와 관련된 업무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계약을 맺은 2012년 이후 자사 직원에게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는 명목으로 약 10억원 가량의 백화점 상품권을 회삿돈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직원 수당이라는 은성PSD의 당초 목적과 달리 상품권들은 서울메트로 직원들에게 대거 살포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은 은성PSD가 서울메트로에 뇌물조로 상품권을 무차별적으로 뿌렸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규모를 확인중이다. 이번에 소환 조사를 받은 서울메트로 직원들은 은성PSD에서 받은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현금영수증 발급을 받아 경찰에 꼬리를 밟혔다. 이들이 받은 상품권 액면가는 50만원에서 10만·20만원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현금영수증 같은 증거를 남기지 않고 상품권을 사용한 이들이 더 많았을 가능성이 있어, 은성PSD가 서울메트로 측에 제공한 상품권 액수와 범위는 현재 확인된 것보다 훨씬 클 개연성이 높다. 조사를 받은 서울메트로 직원들 상당수는 은성PSD로부터 상품권을 받아서 사용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상품권을 받은 서울메트로 직원들을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수사를 통해 이들 가운데 뇌물 수수 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입건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와 또 다른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업체인 유진메트로컴과의 계약에서 각각 200여억원의 손해를 본 것과 관련,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에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계약을 11차례나 변경해 92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더 지급하고, 은성PSD 이전 계약업체보다 4배 더 많은 사업비를 지급한 정황을 확보한 바 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당신이 지옥에 있다면/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당신이 지옥에 있다면/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신문을 펴기가 무서울 정도로 테러와 경제 위기로 세계가 위태로워지는 요즘 각종 사건에 러시아가 제법 많이 등장한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자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은 유럽연합(EU)이 약화되면 그 반대 세력인 러시아의 푸틴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터키의 쿠데타가 진압되는 과정에서 러시아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음이 밝혀지면서 두 나라의 밀월관계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여년간 유라시아의 패권을 두고 러시아와 겨루던 터키가 친러로 기운다면 유라시아에 대한 서방의 영향력은 극도로 약화될 수 있다. 여기에 미 대선에 등장한 트럼프마저 러시아의 푸틴을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이 모든 사건들의 주인공인 러시아는 정작 올해 초까지도 곧 망할 나라처럼 보도됐다. 석유값의 폭락으로 석유에 의존하던 러시아 경제는 극도로 악화됐고 EU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더해지면서 루블화는 순식간에 3배 이상 폭등했었다. 그리고 푸틴의 정적이었던 넴초프가 암살되는 등 러시아 정치도 혼란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서방의 우려와 달리 정작 러시아는 오히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얼마 전 소련의 붕괴라는 지옥 같은 상황을 이겨 낸 러시아 국민의 의연한 모습에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추운 시베리아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시절 나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 참담했던 러시아의 혼란을 목도했다. 평생을 사회주의라는 틀에서만 살아왔던 러시아 사람들은 눈뜨고 러시아의 자본이 마피아와 소수의 자본가들에게 지배되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생필품이 부족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면서 결혼과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했고, 인재들의 해외 유출로 러시아의 국력은 심각하게 추락했다. 이런 혼란을 겪으면서도 러시아는 자포자기 대신 미래를 위한 전략 수립에 골몰했었다. 국가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러시아과학원은 90년대 중반 예산이 대부분 삭감되면서 큰 곤란에 처했다. 그러자 각 연구소의 소장들이 모여서 배고픔의 괴로움은 잠시지만 젊은 학자가 사라지는 것은 과학의 멸종을 의미한다며 뜻을 모았다. 그리고 젊은 학자들을 위한 연구비를 만들어 필사적으로 학문의 맥을 잇고자 했다. 그 결과 당시 젊은 대학원생들은 지금 40대 중반의 중진이 돼서 러시아 과학의 세대를 잇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러시아가 흔들리지 않는 데에는 이러한 러시아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다. 얼마 전 영화 ‘내부자’에 나와서 유명해진 ‘지옥에 있다면 계속 전진하라’라는 금언이 있다. 이 어구는 2차대전 당시 히틀러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윈스턴 처칠의 담화로 잘못 알려졌는데, 원래는 아일랜드의 속담이다. 만약 당신이 지옥 길에 들었다면 악마에게 덜미를 붙잡혀 지옥으로 끌려가기 전에 우왕좌왕하지 말고 정신 차리고 도망치라는 뜻이다. 2~3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지옥의 조선(헬조선)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옥 길에 들어섰을 뿐 아직 지옥에 빠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90년대의 러시아나 지금의 시리아 같은 나라쯤 돼야 지옥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헬조선이라고 탄식하기보다는 우리의 미래와 후속 세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불평은 언제라도 할 수 있지만 미래를 향한 대안은 시기를 놓치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0~20년 후 현재의 자포자기한 상태의 젊은 세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사회의 중진이 된다면 우리의 지옥은 그때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세계 각국이 모두 지옥 길로 접어드는 즈음에 우리가 지옥을 빠져나올 수 있다면 우리에게 그것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며, 그 길은 전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있음을 기억하자. 위대한 사람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이겨 내기 때문에 위대해지는 것이다. 멀리 러시아가 아니라 한국전쟁 후 한국을 보아도 그렇다. 전후 한국의 엄청난 교육열은 궁극적으로는 젊은 세대를 위한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 그리고 그 수혜를 받은 우리 기성세대들도 젊은 세대들을 대책 없이 ‘헬조선’으로 내보내기 전에 그들을 위한 미래 전략과 투자를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 [주말 영화]

    12년 전 여자 핸드볼팀의 불꽃 투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EBS1 일요일 밤 11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던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실화를 임순례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문소리, 김정은이 대표팀을 이끈 노장 선수를 열연했다. 당시 대표팀은 역대 대표팀 중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전력 보강을 위해 서른이 훌쩍 넘은 아줌마 노장까지 호출해야 했다. 결승은 기대도 안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우려와 예상을 뒤엎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세계 최강 덴마크에 맞서 연장에, 재연장, 그리고 승부 던지기까지 128분간 투혼을 발휘했다.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 경기는 아테네 최고 명승부로 꼽혔다. 6일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개막했다. 우리의 여자 핸드볼 대표팀도 브라질로 향했다. 아테네의 감동 실화를 연출했던 오영란, 우선희 선수도 함께다. 2008년 작. ■언터처블(EBS1 토요일 밤 11시 45분) 금주법이 시행되던 193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당대의 대표적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를 법정에 세우기 위한 수사관들의 집념을 그린 작품이다. 이때 만들어진 경찰 특수조직 ‘언터처블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모태가 됐다. ‘드레스 투 킬’, ‘스카페이스’, ‘미션 임파서블’ 등을 만든 브라이언 드팔마가 연출했다. 케빈 코스트너, 숀 코너리, 앤디 가르시아 등이 특수수사관으로 나온다. 정치권, 경찰과의 유착으로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던 알 카포네는 로버트 드니로가 메소드 연기로 열연했다. 1987년 작.
  • “터키 수준 떨어져 못받아!” 오스트리아, EU가입 불허 촉구

     그동안 종교와 문화 수준의 차이를 들어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반대해온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 최근 터키의 쿠데타 진압과 민주주의 훼손 논란을 계기로 기다렸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리스티안 케른 오스트리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쿠데타 시도 이후 반대 세력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는 터키와의 가입협상을 중단하라고 EU에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케른 총리는 “가입협상이 이제 허구에 불과하다는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며 “터키의 민주주의 수준은 EU 가입 기준을 충족하기에 한참 부족하다”고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에 전했다. 아울러 그는 “터키 경제 수준도 EU 평균과 EU 가입 조건에 모자란다”며 “터키가 EU 단일시장 일원이 되면 유럽에서 경제 대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신 “터키 경제가 유럽 기준에 근접하도록 EU가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내달 16일 열리는 유럽이사회(EU 정상 협의체) 회의에서 터키의 EU 가입 관련 논의를 시작하고 싶다”고 케른 총리는 제안했다.  EU 가입은 터키의 숙원사업이다. 터키는 2002년 의회에서 사형제 폐지 등 EU가 제시한 가입협상 개시 조건을 충족하고자 개혁법안을 통과시켜 2004년 12월 EU 정회원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EU는 2005년 터키와 가입협상에 들어갔으나 키프로스 영토 분쟁과 독일,프랑스 등의 반대로 협상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쿠데타 진압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민이 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형제를 부활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혀 파문이 일었다. 쿠데타 시도 이후 터키와 유럽의 갈등이 고조하면서 지난 3월 터키와 EU가 체결한 난민송환협정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유럽이사회 사무총장은 “터키가 쿠데타 배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조치할 필요성을 이해하지만,법적인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비판한 것에 대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반응도 터키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탈리아 라이TV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당국이 (3남) 빌랄에 대해 수사를 계속 진행하면 양국 관계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면서 “이탈리아는 마피아 문제에나 집중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 나라에서는 판사가 법과 헌법에 따라서 판단하지 터키대통령을 따르지 않는다”고 비꼬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직원 1인당 ISA 200개 할당… 어쩌겠어요, 내 돈 채워야지”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직원 1인당 ISA 200개 할당… 어쩌겠어요, 내 돈 채워야지”

    은행 대면거래 10%대 뿐인데도 툭하면 “영업시간 늘려라” 관치 “지구상에 오후 4시에 문을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 (이는) 다른 나라의 금융회사들이 근로자들 일하는 시간에 맞춰 영업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10월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은행권을 향해 날린 ‘쓴소리’다. 직장인 등 은행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 금융 소비자를 위한 발언이었지만 은행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 발언이었다”고 성토한다. 지지부진한 금융개혁의 책임을 금융 노동자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금융노조 측은 “은행 문이 닫혀도 그 안에서 일하는 금융 노동자들은 그때부터 잔무 정리, 비대면 영업활동 등으로 밤 10시, 11시까지 일한다”면서 “노동자와 사용자,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가 금융개혁의 1순위 과제로 꼽는 것은 관치금융 근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났으나 지금도 오후 4시 이후 또는 주말에 문을 여는 은행 ‘탄력점포’는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탄력점포는 올 3월 말 기준 547개(무인자동화기기 제외)다. 관공서 소재 점포가 454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33개,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 41개, 환전센터 19개 등이다. 지난해 10월 말 536곳에서 11곳(2%) 늘어났을 뿐이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연장영업 주문은 시대착오적인 관치금융”이라고 말한다. 은행 직원을 통해 입출금 또는 자금이체 거래를 하는 대면거래가 10%대에 불과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모바일뱅크가 화두가 된 마당에 연장영업은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이 대면 결제에서 PC나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결제로 결제방식을 전환하는 환경에서 은행이 해야 할 일은 그에 필요한 기술적 발전을 도모하고 적합한 투자를 실행해 새로운 금융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한목소리다. 관치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할당’ 논란이다. 정부가 야심 차게 올해 도입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대표적이다. 금융 당국 수장들이 직접 ISA에 가입하는 등 적극 독려한 통에 일부 은행과 증권사들은 할당량을 채우라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한 은행 여신 담당 직원은 “사원 1인당 7월까지 ISA 평균 200개 안팎, 주당 10여개를 받아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자기 돈 내고 실적을 채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제출한 ‘증권사 임직원의 자사 ISA 가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ISA 상품을 판매하는 19개 증권사 임직원 3만 70명 가운데 자사 상품에 가입한 직원은 6월 10일 기준으로 74.5%인 2만 2418명이다. 이를 직원들의 자발적인 투자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증권사 직원들이 계좌 유치 실적 경쟁을 하면서 일단 자신부터 ISA 계좌를 텄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직원은 “회사에서 내려온 ISA 유치 이벤트 할당을 채워야 해서 나부터 가입했다”며 “다른 금융사 직원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사에 영화 ‘오빠생각’ 티켓을 강매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금융위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조직적 차원의 강매나 할당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금융사의 얘기는 다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로 임명된 임시완씨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금융위 측에서 (영화 표를 좀 사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걸어왔고 이를 직원 복지 차원에서 나눠줬다”고 전했다. 최근 출시된 연 6∼10%대 은행권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 대출’의 홍보비 분담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일었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당국은 단순히 상품 판매 등 이런 문제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저성장 기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구조조정 이후는 어떤 산업이 재편될지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변화가 감지되기도 한다.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사장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장에 취임했다. 사상 최초로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가 모두 민간으로 채워진 것이다. 그간 금융협회장은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이 싹쓸이하면서 ‘낙하산 놀이터’라는 오명을 써 왔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사태와 대우조선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전문성 있는 인사가 걸맞은 자리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그나마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늘의 눈] ‘개돼지’와 공복의 감수성/유대근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개돼지’와 공복의 감수성/유대근 사회2부 기자

    ‘사망자: 김○○(만 19세·은성 PSD 소속), 사고 일시 : 5월 28일 오후 5시 57분, 개요 : 김○○이 서울 구의역 2호선 9-4번 스크린도어 정비 중 진입한 열차에 치여 사망.’ 짐작건대 이처럼 건조한 투로 쓰였을 초동 수사 보고서만 살펴보면 ‘구의역 사고’는 사회부 사건기자가 크게 주목할 내용이 아니었다. 언론사가 특정 사안을 뉴스로 다룰지 판단하는 가치 척도, 즉 ‘뉴스밸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한국 사회에서 매일 대략 80명(2014년 기준)이 산업현장 등에서 사고로 숨진다. ‘구의역 사고’는 인명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았고 사고 상황이 이례적인 것도 아니었다. 사건을 키운 건 대중 감수성을 뒤흔든 몇 가지 열쇳말이었다.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뜯지도 못한 찌그러진 사발면, 고교를 막 졸업한 19살 비정규직 정비공, 144만 6000원인 쥐꼬리 월급, 언제 잘릴지 몰라 쉬는 날 또래 정비공과 피켓 시위를 했다는 증언 등. “아들에게 ‘책임을 가지고 상사 말을 잘 들으라’고 얘기했던 게 후회스럽다”던 김군 어머니의 절절한 고백도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성난 여론에 떠밀린 뒤에야 언론과 정치권, 서울시가 사건을 꼼꼼히 들여다봤고 ‘메피아’(메트로+마피아·서울메트로 출신으로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전적자) 등 구조적 문제를 밝혀냈다. 연민, 공감, 그리고 감수성. 최근 국내외에서 여론 주목도가 높았던 사건을 살펴보면 현시대 대중이 이 가치들에 얼마나 민감히 반응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인적관계망(SNS)을 통해 일상과 감정을 쉽게 공유하게 되면서 공감 능력은 인간 관계의 필수 요소가 됐다.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 사건은 “일상적 폭력에 노출된 이 땅에서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느낀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샀고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세상살이가 점점 퍽퍽해지면서 역설적으로 공감과 감수성이 더 중요해졌지만 우리 사회를 디자인하는 고위 공직자 의식은 시대 흐름을 좇지 못하는 듯하다. 언론과의 식사 자리에서 민중을 ‘개돼지’에 비유했던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구의역에서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내놨다는 답은 소름 끼치도록 상징적이다.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고위 공직자 대부분이 나 기획관 수준의 저급한 감수성을 가졌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다만, 그들의 공감 능력이 특별히 뛰어날 것 같지는 않다. 한 인간의 인격과 감수성은 살며 만나고 겪은 경험의 합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그렇게 유추해 볼 만하다. 자신이 만드는 정책의 수요자, 이 가운데 어려움 겪는 소외 계층과 수시로 만나 진솔하게 대화하는 고위 공직자가 얼마나 될지, 취재 현장에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회의적이다. ‘공복’(公僕). 공직자는 시민을 주인 삼는 심부름꾼 혹은 ‘종’이라는 뜻이다. 이 표현이 그저 입에 발린 게 아니라면 고위직 공무원일수록 가장 밑바닥의 정책 수요자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공감 능력의 회복이야말로 공직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테다. dynamic@seoul.co.kr
  • 메트로, 퇴직자 상가 특혜로 122억 손실

    메트로, 퇴직자 상가 특혜로 122억 손실

    남는 공간 43명에게 상가로 임대 일반상가 임대료 10%로 제공도 임대료 인상률 48%→9% 변경 서울메트로가 퇴직자들에게 역내 상가를 임대하며 각종 특혜를 제공해 120억원대 손실을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메트로가 역내 유휴공간을 상가로 조성한 뒤 희망퇴직자에게 싼값에 임대하면서 12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았다고 7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수사하던 경찰이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의혹까지 확대 수사하다가 드러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서울메트로는 2002년 4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역내 유휴부지 120곳을 상가로 조성해 희망퇴직자 43명에게 임대했다. ‘5년 계약·임차권 양도 불가’가 조건인 일반상가와 달리 퇴직자 상가는 15년 장기 임대에 임차권 양도도 가능하게 했다. 임대료는 일반상가의 10~30% 수준으로 책정했다. 일반상가는 3년마다 재입찰을 하기 때문에 15년간 장기 임대를 준 퇴직자 상가는 3년마다 감정평가를 통해 임대료만 조정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는 2011년부터는 임대료 인상안도 임의로 설정해 21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1년에는 감정평가를 토대로 하면 임대료를 48% 인상해야 하지만 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해 9%만 올렸다. 해당 법이 2002년 11월 1일 이후 맺은 계약에만 적용됨에도 앞서 계약한 퇴직자 상가에 적용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2011년 당시 인상률 일괄 적용을 결정한 전현직 서울메트로 관계자 4~5명을 수사 중이며, 임대료 인상률 변경을 배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시, 서남환경 임용 등 감사…하수업체 ‘관피아’ 척결 시동

    구의역 사망 사고 대책으로 관피아 척결에 나선 서울시가 1일 ‘하피아’(하수업체+마피아) 논란을 낳은 서남환경을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남물재생센터를 관리하는 서남환경 직원 176명 가운데 공무원 출신은 94명이었으며 현재는 48명이다. 시는 법적인 이윤인 위탁관리비를 지난해 586억원 지급했으며 대표이사 2800만원, 임원 5명 1300만~2000만원의 성과급은 서남환경 임금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인건비는 85억원이다. 1997년 공공기관 위탁운영 권고 방침에 따라 설립된 하수정화업체 서남환경은 2001년 이후 서울시와 6차례 재계약을 맺었다. 서남환경은 하수를 무단 방류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이는 호우로 용량 초과 물량이 들어오면 소독을 거쳐 방류하는 ‘바이패스’란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는 서남환경의 무단 방류와 전직 공무원을 임용하는 하피아 관련 사안을 감사 결과와 경찰 수사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정비, 선로 출입 않고 가능해진다

    2018년까지 전 노선 288개역 장애율 낮은 레이저센서 설치 지하철 1~9호선의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승강장 안에서 정비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된다. 19살 정비공이 문 안에 들어가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시청에서 구의역 사고 후속 대책 2차 시민보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018년까지 서울 1~9호선 전체 역 스크린도어에 레이저센서를 도입한다. 레이저센서를 설치하면 스크린도어가 고장 났을 때 선로에 들어가지 않고 정비할 수 있고 장애율도 낮다. 시는 올해 말까지 60억원을 투입해 2호선 역 등 53개 역 스크린도어에 레이저센서를 설치하고 이후 235억원을 들여 나머지 235개 역을 손본다. 또, 오는 29일까지 서울 지하철 모든 역 스크린도어 상태를 전수조사해 고장·장애 원인을 파악한다. 시는 지하철 탑승객들이 비상상황 때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스크린도어 형태도 손본다. 현재 고정식인 문을 상시 개폐할 수 있는 비상문으로 바꾸기로 하고 2021년까지 1~8호선 전체 역사에 순차적으로 스크린도어의 광고판 철거 및 고정문 교체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비판 대상이 됐던 ‘메피아’(메트로+마피아·서울메트로 출신으로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전적자) 처리 방안은 오는 9월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시는 민간업체에 위탁했던 안전 업무를 직영으로 돌리면서 전적자는 재고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은 기존 계약상 복직이 보장돼 있어 법적 논란이 있다. 서울시는 전적자 근무실적 등을 종합해 개인별 조치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는 전적자의 법적 문제에 대응해 법률검토전담반을 꾸렸다. 시는 산하기관이 외주사업으로 돌린 안전 업무 중 위험도가 높은 전용도로 도로전광표지 정비보수와 지역응급의료센터 의료구급차 운영 등 3개 사업을 내년 이후 직영화하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시 290억 들여 스크린도어 센서 전면 교체…구의역 사고 후속 대책 발표

    서울시 290억 들여 스크린도어 센서 전면 교체…구의역 사고 후속 대책 발표

    지하철 1~9호선의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승강장 안에서 정비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된다. 19살 정비공이 문 안에 들어가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구의역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시청에서 구의역 사고 후속 대책 2차 시민보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018년까지 서울 1~9호선 전체 역 스크린도어에 레이저센서를 도입한다. 레이저센서를 설치하면 스크린도어가 고장 났을 때 선로에 들어가지 않고 정비할 수 있고 장애율도 낮다. 시는 올해 말까지 60억원을 투입해 2호선 역 등 53개 역 스크린도어에 레이저센서를 설치하고 이후 235억원을 들여 나머지 235개 역을 손본다. 또, 오는 29일까지 서울 지하철 모든 역 스크린도어 상태를 전수조사해 고장·장애 원인을 파악한다. 시는 지하철 탑승객들이 비상상황 때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스크린도어 형태도 손본다. 현재 고정식인 문을 상시 개폐할 수 있는 비상문으로 바꾸기로 하고 2021년까지 1~8호선 전체 역사에 순차적으로 스크린도어의 광고판 철거 및 고정문 교체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비판 대상이 됐던 ‘메피아’(메트로+마피아·서울메트로 출신으로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전적자) 처리 방안은 오는 9월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시는 민간업체에 위탁했던 안전 업무를 직영으로 돌리면서 전적자는 재고용해주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은 기존 계약상 복직이 보장돼 있어 법적 논란이 있다. 서울시는 전적자 근무실적 등을 종합해 개인별 조치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는 전적자의 법적 문제에 대응해 법률검토전담반을 꾸렸다. 시는 산하기관이 외주사업을 돌린 안전 업무 중 위험도가 높은 전용도로 도로전광표지 정비보수와 지역응급의료센터 의료구급차 운영 등 3개 사업을 내년 이후 직영화하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퇴직자 85%가 대기업·로펌에 간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가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에 재취업하는 부작용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공피아’(공정위 마피아)란 말이 따로 있겠나. 공정위 고위직의 대기업 재취업이 갈수록 더 공고해지고 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그렇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는데도 퇴직자들의 대기업·로펌행이 기승을 부린다는 조사 결과는 난감할 정도다. 최근 5년간 공정위 4급 이상 고위직 퇴직자 중 재취업자 85%가 대기업이나 로펌에 몸담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재취업자 20명 중 13명은 삼성카드,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등 대기업으로 옮겼다. 4명은 김앤장, 태평양, 광장, 바른 등 국내 최대 로펌에 합류했다. 대기업의 위법 행위를 감시하던 사람들이 퇴직한 뒤 안면을 싹 바꿔 기업의 방패막이로 둔갑한 셈이다. 대기업들이 ‘자문’, ‘고문’, ‘위원’ 같은 한가한 직함을 달아 주고도 그들에게 고액 연봉을 안기는 셈법은 빤하다. 공정위 전관들이 친정에 입김을 발휘해 주면 어마어마한 과징금 감면 혜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뭉칫돈이 걸린 대기업 과징금 소송을 도맡는 로펌 쪽에서도 공정위 전관들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근년 들어 공정위의 과징금 패소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패소해 기업에 되돌려 준 돈은 2012년 111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126억원으로 30배 가까이 뛰었다.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이런 현상이 공피아와 무관하다고는 누구도 보기 어렵다. 재취업한 전관들이 활약할 여지를 주려고 공정위가 알아서 거품 낀 과징금을 매긴다는 소문이 나돌 판이다. 법조계 전관예우가 고질이지만 공피아도 그 못지않게 심각하다. 가격 담합, 허위 광고 등 흔한 사례들에서 보듯 대기업 불공정 행위는 민간 소비자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면죄부를 챙겨 주는 뒷거래는 두고 볼 수 없는 사회악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구멍 난 제도가 공피아의 극성을 방관한다는 비판이 크다. 공직자윤리법이 고위직 공무원의 퇴직 후 재취업 범위를 제한한다지만 그래 봤자다. 공직자윤리위의 승인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한 예외 조항이 있는 한 눈 가리고 아웅일 수 있다. 예외 조항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 계속 들린다. 행정자치부는 말 많고 탈 많은 예외 조항을 손보겠다는 의지가 왜 없는지 궁금하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의심을 더 받아야 하겠나.
  • 伊 시칠리아 산불 마피아가 일으켰다?… “불붙인 고양이 풀어 방화”

    伊 시칠리아 산불 마피아가 일으켰다?… “불붙인 고양이 풀어 방화”

     이탈리아 마피아가 시칠리아 섬에 일부러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화 방법으로는 고양이 꼬리에 휘발유를 적신 헝겊을 묶은 뒤 불을 붙여 산에 풀어놓았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시칠리아 당국은 이번 화재가 마피아와 부동산 개발업자, 불만을 품은 전직 산림감시원들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시작된 화재는 시칠리아섬 주도 팔레르모를 비롯해 아그리젠토, 트리파니, 메시나 등 섬 주요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로사리오 크로세타 시칠리아 주지사는 “아직 증거는 없지만 이번 화재의 이면에는 범죄 관련 이익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이 같은 판단에는 마피아가 시칠리아 네브로디 국립공원 책임자인 기우세페 안도치를 암살하려고 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안도치는 공원 내 농민의 편에 서서 범죄 세력 척결에 앞장서온 반면, 마피아와 결탁한 개발업자들은 주택과 별장을 지으려고 대립해왔기 때문이다. 안도치는 이번 화재가 고의로 발생했다고 믿는다면서 “시칠리아 섬 전체가 우연히 동시에 불이 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화 기법의 하나는 고양이 꼬리에 휘발유를 적신 헝겊을 매달아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지는 마피아와 연루돼 해고된 산림감시원들이 이번 방화와 관련됐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칠리아에는 2만 3000명이 산림감시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편 팔레르모에서는 불이 주거 지역과 관광 지역으로 확산하며 주민들이 집과 학교, 호텔 등을 비운 채 대피하고 인근 도시를 잇는 주요 도로가 폐쇄됐다.  또 1만 50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기고 팔레르모 인근 몬레알레의 한 유아원에서는 원아 7명이 집단으로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최성광 인사처 과장에게 들어본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제’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최성광 인사처 과장에게 들어본 ‘퇴직 공직자 취업심사제’

    ‘직업 선택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다. 모든 국민에게 보장된 이 권리가 법률에 의해 제약을 받는 집단이 있다. 바로 법조계 외 퇴직 공직자다. 퇴직 후 재직 때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재취업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전직 관료 집단을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마피아에 빗대어 ‘관피아’라 부른다. 이른바 ‘관피아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공직자가 퇴직 전 5년간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한다. 전두환 군사정부 때인 1981년 ‘정의사회 구현’이란 슬로건 아래 제정된 이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층 강화된 것이다.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전직 관료를 매개로 이뤄지는 ‘민관 유착’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법 개정이 이뤄진 지난해 기준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율은 20.8%이지만 최근 불거진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사태에서 보듯 관피아는 여전하다. 최성광(57) 인사혁신처 취업심사과장에게 현행 취업심사제도의 한계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들어 봤다. 취업심사과의 업무는 크게 취업심사와 행위 제한으로 나뉩니다. 둘 다 민관 유착을 근절하기 위해 시행합니다. 취업심사는 4급 이상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을 하고자 할 때 공직자윤리법 17조 2항에서 규정한 해당 퇴직 공직자와 재취업하려는 기관 간 업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재취업 제한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물론 취업 제한 대상인 퇴직 공직자라도 국가 안보상의 이유나 공공 이익을 위해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취업을 승인해 주도록 하는 규정도 공직자윤리법에 담겼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 수단으로서 취업심사가 강조됐습니다. 취업 제한 대상 기관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은 물론 취업심사과 과장에도 종합화학회사인 OCI에서 29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제가 임용됐어요. 그래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여를 돌이켜 보면 민관 유착 등 잘못된 관행이 제도 하나를 바꾼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고개를 듭니다. 2014년부터 공직자윤리법을 엄격하게 적용했더니 연간 1건에 불과했던 행정소송이 2년간 8건으로 늘었죠. 재취업이 제한된 퇴직 공직자들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소송이었습니다. 이 중 4건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패소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민관 유착이 근절되고 있다면 다행인데,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현재까지 여론에 휩쓸려 애꿎은 취업심사만 강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정작 전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행위 제한은 느슨한 편입니다. 행위 제한 제도에는 퇴직 공직자가 재직 중 취급했던 업무를 재취업한 기관에서 취급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고 해임을 요구하는 ‘업무취급제한’, 1급 이상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한 기관에서 민관 유착 발생 여부를 검증하는 ‘업무내역심사’ 등이 포함됩니다. 미국, 일본 등은 취업심사 대신 행위 제한 제도를 강력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경우 퇴직 공직자의 연금 수급권을 아예 박탈합니다.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용역 계약에서 영구히 배제시킵니다. 우리나라와 가장 유사하게 취업심사, 행위 제한 제도를 모두 운영하는 프랑스도 재취업한 퇴직 공직자의 불법적인 처사를 적발했을 때는 연금 수급권을 박탈하고, 부당이익 전체를 환수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퇴직 공직자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제한 결정을 따르지 않았을 때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퇴직 공직자가 재취업한 기관에서 받는 연봉이 1억원 이상이라면 벌금이 2개월치 월급 정도인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도 자체가 내실화되지는 못했습니다. 민관 유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때마다 취업심사만 강화됐기 때문입니다. 재취업 자체를 막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항이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됐을 때 해당 행위에 대해 엄벌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를 통해 퇴직 공직자의 인식 자체가 변화해야만 민관에 얽매이지 않고, 훌륭한 인재가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마피아 정치’에 신물난 로마 2500년 만에 女시장 택했다

    ‘마피아 정치’에 신물난 로마 2500년 만에 女시장 택했다

    코미디언이 세운 신생정당 소속 교통·쓰레기 해결 ‘생활 공약’ 부패에 지친 유권자 사로잡아 일각 “17조원 부채 해법 못 내놔” 토리노·파리 등 유럽, 거센 女風 로마의 캄피돌리오 언덕에 있는 로마시청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 기원전 8세기에 형성된 로마는 도시의 형태를 갖춘 2500년 전부터 집정관과 황제, 교황을 비롯한 수많은 인물을 수장으로 맞았지만 여성을 수장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로마의 수장으로 37세의 젊은 여성 변호사인 비르지니아 라지 후보가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67.2%의 득표율로 집권당의 로베르토 자게티 후보를 2배 이상의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며 당선됐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2013년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원이 된 라지는 부패 척결, 공공교통 개선, 2024년 올림픽 유치 반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라지는 승리가 확정된 뒤 “기회의 평등이 여전히 환상으로 남아 있는 이 시기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로마시장에 당선됐다”면서 “모든 로마 사람의 시장이 돼서 20년간 낙후된 행정을 복원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제1야당인 오성운동(M5S) 소속인 그녀의 당선으로 100여년 만의 최연소 로마 시장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북부 공업도시 토리노에서도 오성운동의 키아라 아펜디노(31·여)가 54.6%의 지지를 얻어 시장에 당선됐다. 로마와 토리노 등 주요 도시의 시장에 신생 정당의 여성 후보가 당선된 것은 집권 여당에 대한 불만과 함께 정치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약진한 오성운동이 2018년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전국 정당으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오성운동은 2009년 신랄한 정치풍자 코미디로 인기를 얻은 베페 그릴로가 ‘정직’을 기치로 좌·우파라는 기존 정당 체계를 부정하며 만들었다. 물·교통·개발·인터넷 접근성·환경 등 5가지를 정당의 주요 관심사로 정했다. 대안 제시 없이 기성 정치 체제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거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적 공약을 제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로마와 토리노는 프랑스 파리, 독일 쾰른,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등과 같이 여성을 시장으로 둔 도시가 됐다. 여성이 주요 도시의 수장이 된 것은 깨끗한 정치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생활 밀착형 공약이 유권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대 여성에 불과한 라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들인 마테오를 좀더 좋은 육아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정치에 입문한 그녀는 ‘새 빗자루로 청소해야 로마가 깨끗해질 수 있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교통정체 해소, 쓰레기 문제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대중교통과 도로 보수, 쓰레기 수거 등 공공서비스가 무너져 로마의 도시 기능에 불만을 갖던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가 됐다. 여기에 2014년 말 불거진 마피아와 시청 공무원의 결탁 의혹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했다. 깨끗한 행정을 위한 마피아와의 전쟁도 그의 과제다. 다만 전문가들은 라지가 130억 유로(약 17조 1300억원)에 달하는 로마의 부채 문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또 마테오 렌치 총리가 추진해 온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도 엇박자가 나온다. 라지는 올림픽 유치는 급한 것이 아니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BBC 등은 라지의 당선으로 렌치 총리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베네수엘라 최대 암시장…40배 폭리에도 없어서 못 사

    베네수엘라 최대 암시장…40배 폭리에도 없어서 못 사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서민지역 페타레의 어귀에 있는 한 상점. 샴푸와 비누 등 목욕용품을 파는 매장에서 일하는 에이디스 알케르케(31)는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곤혹스럽다. "샴푸 있어요?" "비누는요?" "치약 팔아요?" 물건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팔 물건은 얼마 없어서다. 그저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그를 뒤로하고 매장을 나간 손님들은 거리에 늘어서 있는 노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노점은 정식 상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샴푸와 비누 등을 판다. 그런 노점을 향해 알케르케는 "이렇게 물건이 귀할 때 샴푸와 비누를 구하는 걸 보면 노점은 마피아조직이 분명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페타레 어귀에는 공급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생필품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다. 생필품 부족이 심화하면서 노점이 줄지어 있는 페타레 어귀는 "그래도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 카라카스 최대 암시장으로 커졌다. 암시장의 판매가격은 정상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마트나 상점보다 낮게는 1000%, 많게는 4000%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소비자가격이 36.92볼리바르인 샴푸의 경우 암시장에선 최소한 1500볼리바르를 주어야 구입할 수 있다. 공식 환율로 환산하면 1.5달러, 우리돈 1760원에 불과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선 최저임금(1만5051볼리바르)의 1/10에 달하는 돈이다. 하지만 최근엔 암시장마저 위기를 맞고 있다. 물건이 떨어지면서다. 수개월 전만 해도 구하지 못하는 게 없는 암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샴푸와 비누 등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극히 제한적이다. 2살 된 딸을 데리고 암시장을 찾은 마리아 도레이고는 "분유를 사야하는데 파는 곳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선 생필품 부족으로 상점약탈이 잇따르고 있다. 심각한 경제난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국부 생산의 96%를 차지는 석유산업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 경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사진=판칼리엔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메피아’ 182명 전원 퇴출… 정비 근로자 연봉 올린다

    ‘메피아’ 182명 전원 퇴출… 정비 근로자 연봉 올린다

    지하철 안전업무 모두 직영 일부 메피아들 소송 가능성 서울시가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전원을 퇴출하기로 했다. 또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와 전동차 경정비 등 서울 지하철 관련 7개 안전 분야를 모두 직영체제로 전환한다. 하지만 메피아들은 전 직장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보수와 정년 특혜를 담보받은 상황이라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 근절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발표를 구체화했다. 시가 직영 전환하는 안전분야는 서울메트로가 민간위탁 중인 ▲PSD(플랫폼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전동차 경정비 ▲차량기지 구내운전 ▲특수차(모터카 및 철도장비) 운영 ▲역사 운영 업무 등이다. 여기에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자회사인 ‘도시철도ENG’가 담당하는 ▲전동차 정비 ▲궤도보수 분야까지 포함됐다. 직영화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연봉은 10~21%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월 160만원(세전 기준)을 받아 논란이 일었던 김모(19)씨 같은 은성PSD 정비 근로자는 200여만원 수준의 월급을 받게 된다. 이번 서울시의 대책으로 재고용에서 배제된 전적자는 총 182명으로 60세 미만 직원이 73명, 60세 이상 직원이 10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0세 미만 직원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위탁업체로 간 뒤 퇴출당하는 상황이라 ‘이중 차별’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정년이 안 된 경우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시 복귀하려면 나갈 때 받은 명예퇴직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 이를 감수하고 돌아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9.5% 수익보장 등 유진메트로컴의 특혜도 바로잡는다. 시는 유진메트로컴의 과도한 특혜 등을 재구조화하고 24개 역사의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업무는 서울메트로가 직접 맡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하철 안전을 포함해 그동안 잘못된 우리 사회 구조 혁신의 계기로 삼아 사람 중심의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메피아 쫓는 경찰, 메트로-은성PSD 간 특혜의혹 판다

    메피아 쫓는 경찰, 메트로-은성PSD 간 특혜의혹 판다

    ‘메피아(메트로+마피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이 당시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용역 계약을 맺었던 서울메트로 및 은성PSD·유진메트로컴 실무자들을 17일부터 소환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압수물 1차 분석을 마쳤다”면서 “17일부터 서울메트로와 은성PSD, 유진메트로컴의 당시 계약, 회계 담당자 등을 소환해 현재까지 나온 의심 가는 부분들에 대한 진술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실무진 조사가 끝나는대로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 메트로가 은성PSD, 유진메트로컴과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혹은 설치 계약에서 각각 200여억원의 손해를 본것과 관련해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은성PSD는 2012∼2016년 서울메트로와 역사 1곳당 월 630만원가량을 받고 스크린도어를 유지보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은성PSD 전에 계약을 맺었던 업체는 1개 역사당 월 165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서울메트로는 과업 범위와 근무 인원이 늘어나 용역비를 더 많이 산정했다고 해명했는데 이에 대해 경찰은 “이전 업체 대표 진술에 따르면 계약서에 명시만 안 됐을 뿐 두 업체는 업무량이 비슷했고 투입인원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서울메트로가 퇴직자 전직을 유도하기 위해 용역비를 높게 책정했다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은성PSD가 서울메트로 자회사가 아니라 별도 법인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도 배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진메트로컴도 2004년 12개, 2006년 12개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서 대가로 22년 스크린도어 광고 독점권을 받았는데 이를 금액으로 계산해 비슷한 시기에 설치된 다른 역사와 비교해 보면 과다하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즉 다른 역사에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때 1개 역사당 평균 15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면 유진메트로컴이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역사에는 평균 25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현재 은성PSD 대표인 이재범씨의 부인이 은성PSD의 설립자고 이 대표가 대표 자리를 넘겨받고 며칠 후 서울메트로를 그만뒀으며 그 다음 날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계약을 맺은 점을 확인하고 이씨에게 특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가 이들 업체에 사업을 맡기는 과정에서 공개경쟁입찰 원칙 등 입찰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점을 두고도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배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한국 경제 근대화 과정에서의 ‘대동맥’ 역할을 해 왔다. 전쟁 직후 파괴된 산업시설의 복구와 전력, 석탄 등 기반산업의 시설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1960~70년대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맞춰 석탄 등 기초 에너지 산업과 철강, 조선 등 중화학공업에 자금을 융통해 줬다. ●1960~70년대 중화학공업 자금줄 하지만 시장경제가 정착돼 가면서 ‘산은 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때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국책은행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반론에 부딪혀 유야무야됐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의 1차 책임을 맡았지만 정리해야 할 기업에 돈을 쏟아부으며 연명시켜 ‘부실기업 하치장’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시장경제 정착되며 무용론 제기 결국 이명박(MB) 정부는 2008년 ‘산은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주역은 당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과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얻어갔다. 정책금융은 정책금융공사를 따로 떼내 맡기자는 구상이었다. 2009년 10월 산은에서 떨어져 나온 정책금융공사가 출범한 배경이다. MB 정부 실세였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1년 산은 회장으로 옮겨 가면서 산은 민영화는 더욱 속도를 냈다. ●외환위기때 부실기업 하치장 오명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이 된 이유다.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다시 원래대로 합쳐지면서 2015년 1월 통합 산은이 출범했다. 도돌이표에 따른 손실은 단순히 ‘5년’이라는 시간만은 아니었다. 전산망 구축, 인건비, 용역비, 지점 설립비 등으로 최소 2500억원이 날아갔다. 여기에는 산은이 관피아(관료+마피아),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명인 모프+마피아)의 ‘놀이터’가 된 탓도 크다. 개발시대 산은의 이면에는 관치금융과 정권의 입김이 늘 함께했다. ●DJ 정권 대북송금사건 연루 곤욕 지금까지 산은 총재를 거쳐간 사람은 30여명. 이 중 민간 출신은 손가락으로 꼽는다. 이러다 보니 정부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김대중 정권 시절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이다. 당시 산은 관계자들은 사법처리됐다. 산은의 굴곡진 역사 중 하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In&Out] GMO 완전 표시제와 안전한 학교급식/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

    [In&Out] GMO 완전 표시제와 안전한 학교급식/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국민연대 상임대표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불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계기로 증폭되고 있다. 지난 5월 21일 GMO 특허권의 90%를 가진 다국적 종자회사 ‘몬산토’ 반대 시민행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는데, 몬산토 코리아 앞에서는 ‘밥상 위의 옥시, GMO 반대’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GMO는 유전자 재조합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농·축·수산물을 재배·육성하고 이를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식용 GMO 수입 부문에서 세계 1위 국가다. 1인당 연간 평균 43㎏을 소비한다. 우리쌀 소비량 63㎏과 비교하면 엄청난 양이다. 이미 우리 밥상에는 콩, 유채(카놀라), 옥수수, 면화, 감자, 토마토 등 GMO가 범람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이 수입돼 소비되고 있는데도 우리가 구매하는 상품에서는 GMO 표시를 발견하기 어렵다. 제조·가공 후 유전자 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라고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 때문이다. GMO의 위해성은 여러 논문과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자살, 유방암, 대장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무정자증, 성조숙증 등과 GMO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남미 아이티도 GMO 원조를 거절한 바 있다. 지금 유럽연합에서는 유전자 변형 작물에 사용하는 ‘글리포세이트’란 제초제의 재승인 여부가 논란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몬산토 마피아’와 몬산토의 ‘장학생’들은 계속해서 GMO가 안전하다고 발표한다. 우리 정부는 GMO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오히려 유전자 변형 작물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어느 나라도 주식을 유전자 변형 작물로 개발하지 않는데, 현재 전북 청정지역에서 유전자 변형 쌀을 개발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GMO를 피할 수 없다면, 국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무엇이 GMO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예외 없이 GMO 원재료 표시를 하고, GMO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에는 무(無)유전자변형식품(GMOfree)이나 비(非)유전자변형식품(Non-GMO) 등의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4월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은 오히려 후퇴한 조치다. 예를 들어 GM 콩을 이용해 식용유를 만들어도 가공 과정에서 GMO DNA나 단백질이 파괴돼 남아 있지 않으면 GMO 원료를 사용했음을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GMO를 사용하지 않은 무유전자변형식품이나 비유전자변형식품은 ‘Non-GMO’ 표시를 하기 어렵다. 우발적으로 GMO가 섞일 수 있는 ‘비의도적 혼입치’가 0%는 돼야 이 표시를 할 수 있게 해서다. 전 세계적인 GMO 표시 기준 흐름에 역행하는 데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기준이다. 대만은 학교 위생법 개정을 통해 올 들어 학교 급식에 GMO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GMO가 포함된 가공식품을 뿌리 뽑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이들 급식에 GMO를 사용하는 것은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다. 과거 로마시대 상류층은 납이 든 근사한 잔에 따뜻한 포도주를 따라 먹는 것을 즐겼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점차 심각한 납 중독 피해가 나타났다. 혹자는 네로 황제의 횡포가 납 중독으로 인한 치매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먹을거리는 중요하다. 1996년부터 상용화된 GMO에 대한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GMO 완전표시제’와 ‘GMO 없는 학교급식’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 [열린세상] 구의역 사고가 남긴 사회적 숙제/이상일 언론인

    [열린세상] 구의역 사고가 남긴 사회적 숙제/이상일 언론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망한 김모(19)씨 사고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하며 대안 마련을 촉구한다. 김씨 사고 직후 시민들은 추모행진에서 ‘친구야, 너의 잘못이 아니야’란 손팻말을 영정처럼 들고 나왔다. 이런 문구는 보는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하면서 사회가 그를 죽음으로 내몬 공범이란 인식을 깔고 있다. 김씨 사고 후 원인과 처방은 봇물처럼 터져 나와 혼란스러울 정도다. ‘2인1조 근무’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결과라거나,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하청기업에 퇴직자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원청기업의 철밥통이 문제다, 서울메트로에 내려간 서울시장의 낙하산 인사가 문제다, 스크린도어 작업의 하청보다는 서울메트로 직영운영을 검토한다는 등…. 청년 한 명의 죽음을 둘러싸고 이렇게 다양하고 거센 사회적 논의가 제기된 것은 우리 사회가 적어도 개인의 삶과 죽음에 사회구조적인 인과관계가 작용했음을 본격 인식하게 된 계기다. 이는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발전과 도약으로 삼을 수 있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동시에 너무 사회적 논의가 넓어진 탓에 아무런 개선 없이 흐지부지될까 우려되기도 한다. 작년 8월 말에도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 직원이었던 조모씨(사고 당시 28살)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망했는데 아무런 실질적인 변화도 없이 또 김씨가 판박이 사고로 희생됐다. 따라서 같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제3, 제4의 김씨 사고가 빈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무엇부터 손을 대고 착수해야 할까. 특히 시민들은 사망한 김씨가 어린 나이에 기관사가 될 꿈을 키우며 컵라면을 먹으며 일했다는 대목에서 울컥한다. 시간제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은 심각할 정도로 열악하다. 8시간 혹은 9시간의 근무시간 중에는 점심을 먹을 시간이 따로 책정이 되지 않아 화장실에 가서 초코파이나 빵 한 조각으로 때운다고 한다(책 ‘이런 시급 6030원’에서). 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라는 요구가 기업에 주는 부담 때문에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 해도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인간적으로 최소한의 권리인, 점심을 챙겨 먹을 시간을 제공하는 일은 사회가 당장에라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특히 김씨 사망의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인 스크린도어 작업의 기본적인 매뉴얼인 ‘2인1조 근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지 문제다. 반면 생명이나 안전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의 압박적인 근무 분위기에 눈을 돌리면 문제를 쉽게 풀기 어려울 것이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면서 여유인력을 되도록 적게 운용하려는 것이 기업의 속성인 탓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김씨 사망이 시민들의 포스트잇 추모와 시위로 연결된 사회적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 김씨 등 비정규직의 대극점에서 전직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스크린도어 회사에서 진을 치고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긴 점에 시민들은 분노한 것이다. 같은 기업 안에서 쥐꼬리만 한 생계비 수준의 급여에 목숨을 건 청년들과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에 보장해주는 급여를 받는 계층이 공존한다는 현실이 기막힌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런 현실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건 때 ‘해피아’(해수부+마피아)란 신조어가 나온 이후 이번에 ‘메피아’란 말이 등장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피아’가 나온다면 다른 분야, 다른 구석에는 그런 문제가 없으리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노조가 퇴직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하청기업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제안을 하고 경영층이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사례는 다른 분야에서 또 없을까. 기득권층의 지나친 이익추구를 제어하는 시스템이 사회에 부족하다. 김씨 사망을 계기로 박 시장은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서울메트로 직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영합리화로 세부적인 업무를 분사화하거나 외주화하는 것은 경영의 기본 메뉴다. 외주 기업이 문제가 됐다고 그 대안이 직영일 수는 없다. 경영합리화에 끼어든 사익 추구를 막는 것이 해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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