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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아파트 매매가 3주째 보합세

    전국 아파트 매매가 3주째 보합세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째 움직이지 않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로 인해 투자 수요가 위축돼서다. 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보합세(0.0%)를 기록했다. 서울은 전주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권이 보합으로 전환됐다. 금천구는 접근성이 개선되며 수요가 늘어 상승폭이 커졌다. 강북권은 마포·종로 등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 전세가격(0.01%)은 전주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과 경기는 상승세를 유지했고 인천은 전주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서울(0.01%)은 강북권은 오름세를 이어 갔으나 강남권이 보합으로 돌아섰다. 강남권의 경우 강동·서초구의 하락폭이 축소됐다. 양천구는 방학 이사 수요가 줄고 오래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상승세가 중단됐다.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오늘의 옹기:이현배 전통 옹기의 용처와 제작 방식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대적 변용을 고민해 온 이현배 선생이 지난 26년간 펼친 다양한 실험의 결과물을 보여 준다. 2월 26일까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 (02)598-6247. ●홍범 개인전 ‘오래된 외면’이라는 주제로 유년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집을 기억하는 방법과 표현하는 관점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보여 준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공간에 새롭게 적용되고 변용되는 과정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2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동호로 파라다이스 ZIP. (02)2278-9856. 대중음악 ●곽푸른하늘 2집 ‘어제의 소설’ 발매 기념 공연 2015년 ‘슈퍼스타K 시즌 7’에 참가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싱어송라이터 곽푸른하늘이 시티알사운드에 둥지를 틀고 새 앨범을 낸 뒤 팬들 앞에 서는 첫 단독 무대다. 강한 개성과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최고은과 김사월이 특별 게스트다.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 2만 8000원. (02)325-1969. ●9와 숫자들 새 앨범 ‘수렴과 발산’ 발매 기념 투어 아름다운 노랫말과 따뜻한 선율로 음악팬들과 평단을 사로잡아 온 모던록 밴드가 2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하고 두 달간 진행된 투어를 마무리하는 무대.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사연을 담은 ‘앨리스의 섬’이 일품이다. 14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무브홀. 4만 9000원. www.muvhall.co.kr 연극·뮤지컬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2015년 초연 당시 ‘동양의 햄릿’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 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이 원작으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 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았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임홍식이 맡았던 공손저구 역의 빈자리는 정진각이 채운다. 18일~2월 12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뮤지컬 미드나잇 아제르바이잔의 대표 극작가 엘친의 희곡 ‘시티즌스 오브 헬’이 영국의 작사·작곡가 로런스 마크 위스와 극작가 티머시 냅맨을 만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12월 마지막날 자정 직전 새해를 기다리던 부부에게 낯선 손님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2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4만~6만원. 1588-5212. 국악·클래식 ●소리꾼 김용우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 ‘노들강변’ 쇼케이스 김용우의 새 앨범은 국악과 재즈를 결합한 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들강변’, ‘천안삼거리’, ‘사발가’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민요 등을 재즈로 편곡해 국악기 없이 피아노, 트럼펫, 색소폰, 드럼 연주 등에 얹었다. 15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 3만 3000원. (02)3143-7709.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1: 린 하렐과 함께하는 슈베르트 현악 오중주 미국 출신의 전설적인 첼로 연주자 린 하렐이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들과 함께 꾸미는 실대악 무대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 4번과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를 접할 수 있다. 15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1만~5만원. 1588-1210.
  • 후배 위한 작은 무대 관객 위한 진짜 음악 작지만 큰 울림 되다

    후배 위한 작은 무대 관객 위한 진짜 음악 작지만 큰 울림 되다

    “음악 하는 후배들에게 열심히 연습하고 실력을 키워 무대에 올라서 감성을 공유하며 사람들을 위로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려는 후배들이 설 무대가 많이 없어졌더라고요. 그런 무대를,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죠.” ‘한국 블루스의 산실’인 신촌블루스의 선장 엄인호(65). 신촌블루스 결성 30주년이었던 지난해는 다사다난했다. 기념 앨범도 내고, 공연도 성대하게 치렀다. 연말은 오랜 동료인 최이철, 김목경과 함께한 공연으로 장식했다. 나이를 감안하면 조금 쉬어 가는 연초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벌써 다시 무대에 올라갈 채비다. 동료, 후배들과 함께하는 ‘잔다리쇼’를 통해서다. 오는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디딤홀에서 열린다. 30여년 전 신촌에서 이정선, 고(故) 김현식, 한영애 등과 잼 공연을 하며 의기투합한 결과물이 신촌블루스이자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이어 오게 한 원동력이었다. 잔다리쇼는 후배들에게도 그러한 디딤돌을 하나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홍대 앞 서교동의 옛 이름이 잔다리예요. 작은 다리라는 뜻이죠. 이번 무대가 음악 선후배 동료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름을 지었죠. 저 스스로도 더 많이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음악적 고집이 커 문 닫고 사는 에고이스트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잔다리쇼는 엄인호가 후배 블루스맨 김마스타와 함께 고정 멤버로 무대를 떠받치고, 매주 게스트를 초청해 잼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연 취지에 공감한 이정선, 김동환, 김광석(기타리스트), 강허달림 그리고 현재 신촌블루스 보컬인 강성희·제니스·김상우 등이 일찌감치 게스트를 예약해 놓은 상태다. 일차적으로 2월까지 일정이 잡혀 있다. 엄인호는 잔다리쇼를 관객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공연으로 꾸리겠다고 했다. 요즘 우리 블루스 신이 자기만의 개성을 살리려고 하기보다는 기교에 집착하고, 유행을 좇고 외국곡을 맹신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외국의 유명 블루스를 연주하면 멋있고 폼도 나요. 일부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렵게 느껴요. 벽을 만드는 거죠. 그러다 보니 관객과 멀어지고 우리 음악의 맥이 끊겨요. 블루스는 어렵거나 고급스러운 음악이 아니에요. 친근한 음악이죠. 우리나라에도 좋은 곡이 무궁무진한데 굳이 외국곡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김마스타가 한마디 거들고 나선다. “식당에 빗대면 음식에는 신경 안 쓰고 서비스에만 신경쓰는 경우가 있는 게 사실이죠. 잔다리쇼는 우리 대중음악의 고전을 재해석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 그 사람’, ‘진고개 신사’, ‘개여울’ 등을 신촌블루스라는 필터를 통해 들려주는 거죠. 형이 잔다리쇼를 한다고 했을 때 음악 선후배들이 교류하는 포장마차를 차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형이 주방에 들어갔으니 맛있는 안주가 나오지 않을까요.” 수십년간 현역으로 앞장서서 야전을 누비던 엄인호. 올해부터는 뒤에서 후배들을 지원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웃었다. “음악을 하는 우리들이야 가던 길이니까 멈추지 말고 힘내서 꿋꿋하게 계속 걸어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바람이 있다면 진짜 문화를 생각하는 정책이 뒷받침됐으면 하는 거죠. 요즘은 의지를 꺾어 버리는 일이 자주 생기잖아요. (블랙리스트 대신) 화이트리스트 같은 게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요. 정부도, 제작자도, 매스미디어도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보니 호주머니 비어 가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서민의 겨울 보양식 ‘닭곰탕’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서민의 겨울 보양식 ‘닭곰탕’

    따끈한 닭곰탕은 삼복더위에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더욱 잘 어울리는 보양식이다. 닭곰탕은 소고기 곰탕에 비해 값도 저렴하고, 집에서도 요리하기가 비교적 손쉬운 가정 메뉴다. 그 옛날 어머니들이 손맛을 자랑하며 식구들에게 특별식으로 내어놓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레시피도 그리 복잡하지 않아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초보 주부나 모처럼 나서서 솜씨를 발휘하려는 아빠들의 실전메뉴로도 추천할 만하다. 먼저 생닭을 손질해서 삶은 후 물을 한 번 버려 기름기를 덜어낸다. 삶은 닭과 함께 파, 양파, 생강, 마늘 등을 넣고 잘 삶은 뒤 닭을 국물에서 건져 내어 잘게 찢어 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한다. 닭 국물에 다시 닭살을 넣고 부추 등을 더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입맛대로 매콤한 다대기나 파, 후추 등 양념을 더해서 즐기면 된다. 닭곰탕은 여느 음식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대중식당 메뉴다. 1990년대 초 식당에서 2000원 했는데 지금도 6000~7000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어떤 탕 종류에도 지지 않는 맛을 자랑하는 닭곰탕을 내어놓는 집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닭곰탕 하면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곳이 있었는데, 1980년대 이름을 날리던 서울 중구청 인근 광희동에 있었던 ‘버드나무집’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알았었고, 젊은 시절에 꽤나 다녔던 추억의 집인데 아쉽게도 오래전에 없어졌다. 물론 지금도 주변 곳곳에 닭곰탕의 맛과 역사를 이어오는 명가들이 적지 않다. 남대문시장 갈치골목 초입에는 55년 된 원조 닭곰탕 전문 식당 ‘닭진미’가 있다. 옛날 ‘강원집’에서 이름을 바꿨다. 복잡한 시장통에 자리잡은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가게다. 주문을 하면 양푼냄비에 닭다리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탕과 김치, 깍두기, 마늘이 나온다. 국물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고기를 찍어 먹는 양념장과의 궁합도 최고다. 시장상인과 고객들이 찾는 쉼터다. 마포 대흥동에는 ‘마포닭곰탕’이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기사식당이다. 원래 안주인이 시작했는데, 바깥주인도 외환위기 이후 모범택시를 그만두고 본격 영업에 나섰다. 프랜차이즈로 시작했지만 곧바로 독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맑은 국물에 닭고기를 푸짐하게 넣어 든든한 한 끼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다대기를 넣어 매콤하게 먹는 것도 별미다. 오래전부터 영업해 온 가게 건물이 헐리는 바람에 이곳으로 옮겼다. 기사식당이라는 이름대로 술은 팔지 않는다. 반입도 물론 못한다. 을지로 3~4가 사이 인현상가 앞에 자리잡은 ‘황평집’은 가게 모습대로 50년 역사를 자랑한다. 원래 주인부부가 황해도, 평안도 출신이어서 황평집이란 상호로 30년 가까이 경영하다 은퇴했고, 지금 주인이 이어받은 지도 20년이 됐다 한다. 담백한 국물, 쫄깃한 닭고기, 닭 껍질이 조화를 이룬다. 매콤한 닭 무침도 인기 있는 메뉴다. 점심때는 많이 기다려야 한다. 이 집에서 200m 떨어진 같은 인현동 골목 안쪽에는 ‘호반집’이 있다. 20여년을 해 온 전 주인으로부터 수년 전에 이어받아 총 30년 가까이 됐다. 커다란 대접에 깔끔한 국물과 닭고기를 듬뿍 넣어 준다. 쫄깃한 닭 껍질은 씹는 맛이 있다. 부추, 마늘, 다대기로 국물 맛을 내면 좋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그런지 손님이 줄었다는 주인들의 걱정이 많이 들린다. 푹 끓여 삶는 닭곰탕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말이다. 아무쪼록 닭요리의 진미를 이어온 많은 가게들이 힘을 내도록 성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의 테마를 닭곰탕으로 선택해서 소개한다.
  • 마포 서강도서관, 시로 듣는 ‘밥 딜런의 음악’

    지난해 깜짝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주목받았던 미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76)을 배우는 수업이 서울 마포의 도서관에서 열린다. 마포구는 오는 19일 오후 7시 구립서강도서관에서 ‘시로 듣는 밥 딜런’ 강연을 2시간 동안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 행사는 서강도서관이 정기적으로 여는 ‘도서관 초대석’의 하나이다. 이번 강연은 책 ‘음유 시인 밥 딜런’의 저자 손광수 박사가 한다. 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밥 딜런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연에서는 밥 딜런이 걸어온 음악의 길을 되짚어보고, 대중음악의 역사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본다. 또 대표곡 ‘블로잉 인 더 윈드’,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등을 감상하며 가사가 지닌 시적인 힘을 확인한다. 마포구민은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으며 서강도서관 홈페이지(sglib.mapo.go.kr)나 전화(02-3141-7053)로 신청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선착순 40명이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지역 도서관의 역할이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쌓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올해 마포중앙도서관이 개관되면 지역 청소년과 구민들의 문화 욕구를 더 충실히 충족시켜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원순, 신년인사회 투어… 새누리 소속 5개 구는 불참

    박원순, 신년인사회 투어… 새누리 소속 5개 구는 불참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7 자치구 신년인사회’ 참석 투어에 나섰다. 박 시장은 4일 성동구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13일까지 서울 자치구 20곳을 직접 돌며 각 자치구 주민들과 만난다. 박 시장은 이날 성동구청에서 열린 성동구 신년인사회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 홍익표·지상욱 국회의원을 비롯해 700여명의 구민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이어 용산아트홀 대극장으로 이동해 성장현 용산구청장, 진영 국회의원, 구민 1000여명과 함께 용산구 신년인사회를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낡은 질서를 허물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고 솜씨 있는 유능한 혁신가와 시민권력의 협력이 필요하다.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이어 5일에는 강동, 6일 동작·영등포·금천, 9일 성북·종로·은평, 10일 구로·양천·관악, 11일 서대문·광진·동대문, 12일 강서·마포, 13일 강북·노원·도봉구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한다. 25개 자치구 중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5개 구(강남·서초·송파·중구·중랑)의 신년 행사에 박 시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서울시 측은 “구청들이 신년인사회를 하면서 서울시장을 초청하는데, 5개 구로부터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측은 “오세훈 시장이나, 이명박 시장도 신년회에 오지 않았다”며 박 시장의 행보가 유난하다는 반응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에도 이 5개 구의 신년인사회 초청을 받지 못했다. 한편 강남구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3층 오디토리움에서 구민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신년사에서 “영동대로 현대차 부지에 569m 높이의 건물과 그 안에 세계 최고 높이의 538m 전망대를 갖추게 될 현대차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가 예정대로 6월 중에 착공되고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경찰 “‘SNL코리아’ 이세영 성희롱 혐의 없어…각하 의견”

    경찰 “‘SNL코리아’ 이세영 성희롱 혐의 없어…각하 의견”

    서울 마포경찰서는 남자 아이돌그룹 B1A4 등을 성희롱한 혐의로 고발당한 개그우먼 이세영(27)씨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tvN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을 조사한 결과 이씨의 성희롱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특별한 혐의가 나타나지 않아 그를 별도 조사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1A4, 인피니트, 블락비 멤버들은 이씨가 자신들의 신체를 만진 건 아니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앞서 ‘SNL코리아’가 공개한 ‘B1A4 캐스팅 비화’ 영상에는 이씨 등 ‘SNL코리아’ 여성 멤버들이 호스트로 초청돼 인사하는 B1A4를 반기며 달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한 멤버에게 달려들었던 이씨는 그의 주요 신체 부위를 더듬는 것처럼 보였고, 다른 B1A4 멤버들이 자신의 주요 부위를 가리는 장면이 있었다. 성희롱 논란이 일자 이씨는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 등을 올려 정식으로 사과했다. 프로그램 제작진도 두 차례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B1A4 팬이 국민신문고에 이씨를 성추행 혐의로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한국 영화의 거목 유현목(1925~2009) 감독의 특별전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 감독은 데뷔작 ‘교차로’(1956)부터 유작 ‘말미잘’(1994)까지 약 40년 동안 극영화 43편, 실험영화 및 기록영화 3편 등 모두 46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이 중 전후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시대상을 담은 ‘오발탄’(1961)은 한국 영화와 관련된 각종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실향민이자 개신교도였던 유 감독은 개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적 현실, 그로 인한 실존적 고뇌 등을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리얼리즘 작가이면서도 표현 양식 측면에서는 실험성이 강해 영화를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인 박근자씨가 지난해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위탁한 유품들을 통해 유 감독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훑어볼 수 있다. 각종 영상물과 수상 트로피, 메모가 빼곡한 시나리오와 콘티 등 수백점에 달하는 자료와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 스틸 사진 및 포스터 등이 실존(분단), 구원, 실험의 세 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전시된다. 유 감독의 작품들을 다시 감상하는 기회도 곁들여진다.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엿새 동안 ‘사회 묘파의 리얼리스트: 유현목 감독 특별전’이라는 이름으로 ‘오발탄’과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양식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춘몽’(1965), 한국 문예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김약국의 딸들’(1963), 민족 분단의 비애를 그린 ‘장마’(1979) 등 13편이 상영된다. 전시와 영화 관람 모두 무료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02)3153-2053.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알짜 체험 프로그램 찾아 알찬 겨울방학 보내볼까

    알짜 체험 프로그램 찾아 알찬 겨울방학 보내볼까

    생태·공예·조경·예절교육 등 어린이가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대부분 무료·홈피서 신청 가능 신나는 겨울방학 따뜻한 집안에서 TV 보고 컴퓨터 게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어떨까. 상쾌한 겨울 공기를 쐬며,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고 뛰어다녀 보자. 서울 시내 6개 공원에서 39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기다리고 있다. 6곳은 ▲월드컵공원 ▲길동생태공원 ▲보라매공원 ▲서울숲공원 ▲남산공원 ▲독립공원으로 오는 2월 말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는 10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겨울철 자연생태가 궁금하다면 ‘초등교육 과정과 연계한 요일별 생태교육 4종’ 프로그램이 좋다. 이 외에도 3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오메기떡 만들기, 석고방향제, 비누꽃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인 강동구 ‘길동생태공원’은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11가지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요가족나들이’는 24절기를 주제로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한다. 이 밖에도 직접 동식물을 관찰하고 배우는 ‘생태체험’부터 짚과 흙,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이용해 ‘미술공예 작품을 만드는 체험’까지 경험할 수 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커뮤니티센터’에서도 8가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어린이 조경학교’는 어린이가 직접 공원을 기획·설계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원에서 나온 목재, 솔방울, 볏짚 등을 이용해 장식용품과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자연물을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 프로그램도 추천한다. ‘서울숲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겨울 생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서울숲 곳곳을 누비며 곤충, 사슴, 새, 겨울식물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서울숲 겨울탐험대’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겨울아 숲에서 같이 놀자’와 나무들의 겨울 속 자연의 신비를 찾아보는 ‘겨울나무 이야기’ 등이 있다. ‘남산공원 호현당’에서는 훈장님에게 전통인사법과 설날 세배하는 방법 등의 전통 예절을 배우는 ‘나는 예의바른 어린이’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이 옛 서당교육을 체험하는 ‘호현당 서당체험’도 남산공원에서 진행한다. 또한 한자교육프로그램 ‘아동놀이한자’, ‘이달의 한자’도 빼먹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다.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는 1월 중 매주 수요일에 봄기운을 미리 느낄 수 있도록 수국화분, 벚꽃장식물을 만드는 손놀이 공방을 운영한다. 참가 예약은 ‘서울의 산과 공원’,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한다. 참가비는 대부분 무료인데, 최대 1만원인 곳도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문화” “교육”… 삶의 질에 방점 찍은 구청장들

    “문화” “교육”… 삶의 질에 방점 찍은 구청장들

    ‘문화와 교육, 일자리, 청년 잡고 대형 사업 마무리한다.’ 민선 6기 서울 구청장들이 2017년 한 해 정책목표로 내세운 키워드다. 서울신문은 1월 1일 25개 서울 자치구청장이 낸 신년사를 워드클라우드 기법으로 분석했다. 신년사에 언급된 단어 수를 세어 자주 언급될수록 눈에 띄게 표현하는 시각화 방식이다. 신년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문화’(89번 등장)였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구민의 바람에 따라 구청장들은 올해도 맞춤형 정책을 여럿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신년사를 통해 “동작만의 수변문화관광벨트를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작구는 한강을 낀 자치구 중 유일하게 수변공원이 없다. 이 때문에 노량진·흑석 한강변을 따라 ‘용양봉저정 역사공원’과 ‘효사정 문학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진달래 도시농업 체험장과 우이동 가족캠핑장을 조속히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교육(65번)과 보육(30번·어린이집 포함)도 신년사에서 강조된 단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올해 모두 19개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 짓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도 중곡1동, 능동, 구의1동에 구립 어린이집 3곳을 새로 짓기로 했다. 또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올해 상반기 중 서울과학관과 노원우주학교를 문 열어 교육특구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콘텐츠 중에서 특히 도서관(11번)이 주목받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오는 10월 교육 백년대계의 주춧돌이 될 마포중앙도서관 및 청소년교육센터가 문 연다”며 기뻐했다. 지하2층·지상4층 총면적 2만 229㎡(약 6119평) 규모로 장서 30만여권과 좌석 683석을 갖춘 대형 도서관이다. 서초구도 방배1동, 양재1동에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송파는 책박물관 건립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 올해 경제위기를 우려해 일자리(33번)와 경제(32번)도 여러 번 언급됐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신년사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역점 추진해 온 ‘경제삼각벨트사업’(중랑코엑스·면목패션특정개발진흥지구·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업난 등으로 고생하는 청년(26번)을 돕기 위한 노력도 구체화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한양대 캠퍼스와 살곶이 체육공원에 청년 푸드트럭을 들이고 뚝도시장에 청년상인 점포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고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청년금융부채클리닉’을 운영해 재무컨설팅뿐 아니라 주거와 교육, 의료와 일자리까지 통합 지원하기로 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난해 발표한 ‘행복일자리 100만개+α 창출’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의 구직 고민을 덜겠다”고 말했다. 구청장들은 공약했던 굵직한 개발 사업을 마무리(5회)할 계획도 밝혔다. 노원은 2단계 구간 공사 중인 경춘선 숲길 조성사업을 빠른 시간 내 완공하기로 했고 서초는 양재천 종합정비사업 2단계에 9억원을 투입해 하천관리 사무소 설치, 자전거 도로 등을 중점 보완하기로 했다. 내년은 민선 7기 선거를 앞둔 터라 민선 6기 구청장들은 올해 자신들의 공약사업을 거의 마무리 지어야 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겨울아 공원에서 놀자”, 서울시 39가지 방학 프로그램 마련

    “겨울아 공원에서 놀자”, 서울시 39가지 방학 프로그램 마련

    신나는 겨울방학 따뜻한 집안에서 TV보고 컴퓨터 게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어떨까. 상쾌한 겨울 공기를 쐬며,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고 뛰어다녀보자. 서울시 6개 공원에서 39개의 프로그램을 마련,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주요 공원 6곳에서 생태체험, 예절교육, 공예교실 등 39가지의 흥미로운 겨울 프로그램을 마련해 2월 말까지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6곳의 공원은 월드컵공원, 길동생태공원, 보라매공원, 서울숲공원, 남산공원, 독립공원이다.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는 10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을 공원사랑방과 공원여가센터에서 운영한다. 겨울철 자연생태가 궁금하다면 ‘초등교육 과정과 연계한 요일별 생태교육 4종’ 프로그램이 좋다. 곤충들의 겨울나기, 겨울눈 관찰, 화석 만들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공원여가센터에서 마련한 프로그램들은 ‘만들기’에 초점을 맞췄다. 3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오메기떡 만들기, 석고방향제, 비누꽃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인 강동구 ‘길동생태공원’은 다양한 자연놀이 체험을 통해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11가지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요가족나들이’는 24절기를 주제로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한다. 생태해설가와 공원을 산책하며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각각의 절기에 맞는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를 통해 자연의 변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생태해설가와 공원을 탐방하며 직접 동식물을 관찰하고 배우는 ‘생태체험’부터 짚과 흙, 나뭇가지 등 자연물을 이용해 ‘미술공예 작품을 만드는 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동작구 ‘보라매공원 커뮤니티센터’에서도 8가지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어린이 조경학교’는 어린이가 직접 공원을 기획해보고 자기만의 공원을 설계해보는 프로그램이다. 공원에서 나온 목재, 솔방울, 볏집 등을 이용해 장식용품과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자연물을 이용한 공예품 만들기’도 추천한다. ‘꿀벌비누만들기’, ‘새끼꼬기와 사리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경험하면 좋다. ‘서울숲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겨울 생태 프로그램과 겨울 속 따스한 봄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3일부터 19일까지 서울숲 곳곳을 누비며 곤충, 사슴, 새, 겨울식물 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서울숲 겨울탐험대’가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가족과 함께 다양한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겨울아 숲에서 같이 놀자’와 나무들의 겨울나기 전략과 겨울 속 자연의 신비를 찾아보는 ‘겨울나무 이야기’ 등이 있다. ‘남산공원 호현당’에서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훈장님에게 전통인사법과 설날 세배하는 방법 등의 전통 예절을 배우는 ‘나는 예의 바른 어린이’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유아들이 도포를 갖춰 입고 옛 서당교육을 체험하는 ‘호현당 서당체험’도 남산공원에서 진행한다. 또한 어린이와 가족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한자교육프로그램 ‘아동놀이한자’, ‘이달의 한자’도 빼먹을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다.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는 1월 중 매주 수요일에 봄기운을 미리 느낄 수 있도록 수국화분, 벚꽃장식물을 만드는 손놀이 공방을 운영한다. 참가예약은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parks)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yeyak.seoul.go.kr)를 통해 가능하다. 참가비는 무료에서 1인당 3000원이 대부분이며, 최대 1만원까지다. 프로그램은 참가인원이 정해져 있어 미리 마감될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오늘만 같지 않기를 - 조현주

    >>등장인물 노대복 69세, 마을버스기사 양옥화 67세, 노대복의 아내 노운수 45세, 노대복·양옥화의 아들, 택시기사 노만석 22세, 노운수의 아들, 퀵서비스맨 때어느 가을 토요일 저녁 장소한눈에도 오래되고 허름해 보이는 집의 거실이다. 거실 벽은 얇은 나무합판으로 둘러쳐져 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거나 나무합판이 삐져나온 곳이 보인다. 가구나 테이블, 가전제품, 주방의 싱크대 등에도 오랫동안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대 뒤쪽은 주방이다. 싱크대와 냉장고 등이 있고, 냉장고 앞에 식탁으로 사용하는 원목 탁자가 있다. 주방 오른쪽으로는 미닫이문이 있고, 이 문을 나가 좁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현관문이 나온다(객석에서 현관문은 보이지 않는다). 미닫이문 오른쪽 벽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은 노만석의 방이다. 주방 왼쪽으로는 뒷마당으로 바로 연결되는, 스테인리스로 된 문이 있다. 뒷마당에는 양옥화가 가꾸는 텃밭이 있다. 파나 고추 같은 것들을 키운다. 바로 옆에 방문이 있고(노운수의 방), 그 옆에 또 하나의 문이 있다. 이곳은 욕실 겸 화장실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방문이 있다(노대복, 양옥화의 방). 방문이 마치 이 집 인테리어의 전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외의 특별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한 액자조차 벽에 걸려 있지 않다. 무대 앞쪽에는 온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패브릭 소파가 객석을 향해 디귿자로 배치되어 있고 담요 같은 것들이 걸쳐져 있다. 왼쪽 소파에는 마른 빨랫감들이 아무렇게 놓여 있다.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꽃병이 있다. 테이블은 나무의 밑동을 잘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역시 오래돼 보인다. 무대 밝아지면 대복,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주방을 어슬렁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다. 잠시 후 뭘 찾는지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 기억이 났는지 서랍장을 뒤져 손톱깎이를 찾아 소파 쪽으로 온다. 소파 끝에 엉덩이를 걸치고 테이블 위에 발을 올려놓는다. 자신의 발을 불만스러운 듯 이리저리 살피는 대복. 한참을 들여다보다 깎기 시작한다. 통증이 있는지 간간이 허리를 펴고 심호흡을 한다. 동작을 반복하다 신경질이 나는지 손톱깎이를 옆 소파에 던져 버린다. 대복 빌어먹을! 발가락을 뽑아내든가 해야지. 소파에 드러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손톱깎이를 찾는다. 다시 발톱을 깎기 시작하는 대복. 곧바로 미닫이문이 열리고 휘파람을 불며 운수 등장한다. 무스로 정돈한 올백 머리, 알이 큰 선글라스를 쓰고, 동선운수라고 쓰인 택시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다. 거울을 보며 한껏 폼을 잡는 운수. 그런 모습을 한심한 듯 쳐다보는 대복. 잠시 후 둘의 눈이 마주친다. 과장되게 인사를 건네는 운수. 운수 그간 옥체 건강하셨습니까? 대복 누구? 운수 저는 그러니까, 아들입니다. 대복 그런 이름은 내 머릿속엔 없는데. 여긴 어떻게? 분명 문을 걸어 잠갔는데. 운수 수척해 보이십니다, 아버님. 들어가서 쉬시지요. (혼잣말처럼, 하지만 대복에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큰일이야, 빨리 기억이 돌아와야 할 텐데. 대복 뽑아낼 게 있는데 뽑아낼 수가 없네요. 어째야 합니까, 하나님. 운수 하나님은 바쁘셔서 그런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대복 쑤욱, 하고 뽑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세상에 있는 건 다 있을 만한 이유가 있어섭니다. 마음에 평안을 찾으시지요. 대복 실수를 하셨습니다. 아주 큰 실수를 하셨어요, 하나님. (발톱에 통증을 느끼는지 인상을 찡그린다) 운수 병원엘 가세요. 왜 가만히 두고 병을 키워요? 대복 내 병을 키우는 건 네놈이다,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또, 또 그러신다. 혈압도 높은 양반이. 대복 어디 가서 뭘 했기에 이제야 기어들어오는 거냐? 운수 뭘 하긴요, 일했죠. 대복 네놈이 야간조인 건 너만 모르고 우리 가족이 다 알아. 운수 일 끝나고 피곤해서 그냥 회사 근처에서 잤습니다. 대복 걸어서 이십 분이면 오는 너의 회사 말이냐? 운수 밤새 운전만 하면 다리가 부어요. 천근만근입니다. 대복 그래, 알지 알아. 나도 사십 년을 운전만 해서 발톱이 이 모양이지. 보이냐? (발을 들어 운수 쪽으로 내민다) 얼빠진 놈.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리려고. 운수 그만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오십이에요. 대복 아유, 그러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겨우 칠십밖에 처먹지 않아서. 운수 먹을 만큼 먹었다는 거죠. 대복 어디서 같잖게 나이 타령이야? 운수 조심하세요. 곧 터집니다, 제 인생에 잭팟이. 뒷일, 감당할 수 있으시겠어요? 대복 감당 못해도 좋으니 제발 좀 터져다오 그놈의 잭팟. 운수 두고 보세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는다) 대복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다 발톱을 깎기 시작한다) 어디 이름 모를 강에 가서 돌 껴안고 뛰어들든가 해야지. 운수 (소파에 앉으며) 그 의사 새끼 그거 돌팔이였나봐요. 수술한 지 얼마 됐다고 또 그래요? 대복 내성발톱이란 게 원래 그렇다. 운수 원래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대복 내 자식도 내 맘처럼 안 되는데, 뭔들 되겠냐? 운수 이 자식새끼는 자나깨나 아버님, 어머님 생각뿐입니다. 대복 자나깨나 노름 생각뿐이겠지. 운수 노름이라뇨. 친, 목, 도, 모. 남들이 오해하겠어요. 대복 그래. 하룻밤에 몇 백만 원이 오가는 친목도모. 운수 전 아니에요. 그런 돈도 없고. 대복 얼마나 다행이냐, 네놈이 개털인 게. 운수 총알만 있으면. (대복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농담이에요, 농담. 대복 네 엄마 한 번 더 쓰러지면 네 귓구멍에 총알을 박아주마. 운수 말씀 한번 살벌하십니다. 대복 이 집의 절반이 아직도 은행 거라는 것도 잊지 않았겠지, 응? 내가 평생을 일해 장만한 이 집 말이야,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51-23번지! 운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느낌이 와요. 운의 바람이 저한테 불어오고 있다고요. 대복 여기 죄 많은 노름꾼 하나가 정신 못 차리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회개할 수 있게 정수리에 번개라도 내리쳐 주세요. 운수 요즘엔 말이죠, 상대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가 보여요. 대복 세 치 혀로 거짓을 일삼는 죄인입니다. 지옥의 문을 잠깐 열었다 닫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그 틈으로 살짝 밀어 넣고 싶습니다만. 운수 진짜라고요. 앉아서 딱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저놈이 지금 땡을 쥐고 있구나, 삼팔따라지를 쥐고 구라를 치고 있구나, 하는 게 보입니다. 대복 그거 정말 놀라운 일이구나. 어찌나 놀라운지 전혀 믿기지가 않아. 운수 열에 여덟은 정확하게 맞힙니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겁니다, 그간의 세월 동안 쌓인 경험과 그리고. 대복 돈과 빚이. 운수 네, 그렇죠. 정말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터집니다, 빰빠라밤~. 대복 내 속이나 터지게 하지 마라. (사이) 그런데. 운수 네, 존경하는 아버님. 대복 상대 패가 보이는데 왜 돈을 못 따는 거냐? 운수 중요한 지적이십니다. 대복 이유가 뭐냐? 운수 제 패가 그놈들 패보다 낮아서죠. 대복 아! 그렇구나. 그렇지, 그래. 그걸 몰랐네. 내가 몰랐어. (사이) 어떤 패를 들었는지는 보이는데, 그 패를 이길 수 없는 개패만 들어온다 이거지. 그렇지? 운수 환장할 일이죠. 한 끗으로 밟히고 족보로 밟히고 땡으로도 밟히고. 대복 그러니까, 재수가 없는 놈이구나 너는. 운수 기다리세요. 아스팔트는 깔렸습니다.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대복 노름꾼에 거짓말쟁이에 재수까지 없는 아이입니다. 하나님 곁에 자리가 남아 있나요? 운수 정말, 미치겠다니까요. 대복 정신 빠진 놈. 발톱을 정리하고 대복이 뒷마당으로 나가자 운수는 피곤한지 소파에 깊이 몸을 묻는다. 잠시 후 안방 문을 열고 옥화 등장. 손에 쥔 기저귀를 주방 쪽에 있는 휴지통에 버린 후 소파 쪽으로 와 잠든 운수를 본다. 옆 소파에 걸쳐진 담요를 들어 운수의 몸에 덮어주는 옥화. 뒷마당에서 들어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대복, 가만히 서 있다가 안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소파에 앉아 이불을 개기 시작한다. 운수 (깜짝 놀라 일어나며 잠꼬대한다) 야 이 개새끼야, 이 씨벌놈아. 내 돈이야.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씩씩댄다. 뜨악해하는 옥화와 눈이 마주치자 태연한 척한다) 언제 나오셨어요? 옥화 미칠 거면 저 산골 오지 같은 데 가서 미쳐다오. 내가 못 찾아갈 곳에. 운수 며칠 만에 본 아들이 조금은 반갑지 않으세요? 옥화 그럴 리가. 전~혀 반갑지가 않단다. 운수 마음에도 없는 말 하십니다 또. 옥화 네가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운수 별일 없었어요? 옥화 없었다. 운수 정말요? 옥화 어제도 없었고 오늘도 없었고, 내일도 없을 거다. 하긴, 그런 게 너한테 뭐 중요하겠니. 한 달에 반을 밖에서 자는 애가. 운수 저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겠어요. 옥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날 도와주는 거다. 운수 그럴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손가락만 빨고 집안에 처박혀 있을까요? (사이) 빌어먹을. (일어난다) 옥화 혹시, 여자 생겼냐? 운수 무슨 소리에요? 옥화 정희 엄마가 봤다더라, 네가 어제 젊은 여자랑 시장 입구 족발집에 있는 걸. 운수 (다시 자리에 앉는다) 아, 그분. 평생을 남 얘기로 입을 털어오신 분이죠. 옥화 그래도 없는 얘긴 안 턴다. 누군데? 운수 아무 사이 아니에요. 옥화 말해봐. 어떤 사람인데? 운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옥화 너 갔다 온 거 알아? 운수 나 참. 그냥 아는 다방 여자애예요. 옥화 다방? 운수 (실망한 듯 보이는 옥화를 보며) 대체 뭘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저한테 무슨 기대 같은 걸 갖고 계세요? 옥화 그런 거 없다. (사이) 좀 제대로 된 여잘 만나면 세상이 무너지냐? 운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옥화 알아서 하기는. 알아서 해서 이 모양 이 꼴이지. 운수 어머니!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잠시 후 아기 울음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온다. 울음소리 점점 커진다. 운수 저거 아직도 안 갖다 버렸어요? 옥화 말 좀 예쁘게 해라. 저거라니. 운수 만석인 어디 갔어요? 옥화 씻는다. 운수 이 자식은 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옥화 이따 데려다주기로 했다더라. 운수 그래요?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되겠냐? 운수 누구요? 옥화 우리! 운수 정신 나간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만석인 절대 안 된다는데, 네가 얘기 좀 잘 해봐. 운수 나도 싫어요. 그리고 그게 그럴 수가 없어요. 대복 (목소리) 여보, 이리 좀 들어와 봐. 옥화, 뭔가 더 이야기를 하려다 말고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소파에 기대서 거실을 둘러보는 운수. 욕실 문이 열리고, 바지와 러닝만 입은 만석이 머리를 털며 등장. 운수 여, 아들. (모른 체하는 만석을 향해) 인사 좀 하지. 만석 오셨어요. 운수 그래. (방으로 곧장 들어가려는 만석을 멈춰 세우며) 아들아. 이리 좀 앉아봐라. 만석 바쁩니다. 운수 나도 바빠. 딱 일 분만 얘기하자. 만석 (앉으며) 왜요? 운수 (무심하게) 너, 뭐하는 놈이야? 만석 뭐가요? 운수 (주방 쪽에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저거 말이야. 만석 저게 뭐예요? 운수 저거 말이야, 저거. 벌써 며칠째야? 열흘 정도 되지 않았냐? 만석 (알아차리고) 일주일밖에 안 됐어요. 운수 밖에는 뭐가 밖에야? 그 일주일 새에 저 방 안에 뭐가 채워졌는지 모르냐? 젖병에 딸랑이에 인형에. 그것만으로도 한 살림이다. 만석 오늘 데리고 갈 겁니다. 담당자 만나기로 했어요. 운수 그런 건 바로바로 처리했어야지. 만석 제가 알아서 합니다. 운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우리의 문제라고. 네가 저걸 이 집 안에 들여놓았던 순간부터 말이야, 우리 가족은 모두 공범이 된 거라고. 만석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담당공무원과도 이미 다 얘기가 됐거든요. 운수 공무원? 이 자식 순진하게. 걔네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누가 알아? 다짐을 받아 놔야지 서면으로다. 만석 믿을 만한 사람들이에요. 애 있는 동안 매일 찾아와서 체크하고. 운수 (말 자르며) 확실하게 하란 말이다. (사이) 여자는? 연락은 됐고? 만석 아뇨. 전화기가 계속 꺼져 있어요. 운수 처음 몇 번은 받았잖아. 만석 받았죠. 운수 뭐라고 그랬댔지? 그 남자 애가 확실하니까 잘 키우든, 아님 고아원에 버리든 알아서 하라고? 만석 그랬죠. 운수 망통 같은 년. 애가 무슨 쓰레기야? (사이) 남자는? 만석 여전히 연락 두절. 출입국 기록을 보면 필리핀 쪽으로 간 것 같다던데. 운수 하긴 나라도 웬 여자가 네 애 낳았으니까 네가 알아서 키워 했으면 외국으로 떴을 거다. 만석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니까 곧 해결되겠죠. 운수 뭐, 하든 말든. 아무튼 요즘 젊은 것들은 이해를 못 하겠어. 대체 어떤 강심장이면 애를 박스에 담아서 퀵으로 보낼 수 있나? 대단해, 대단해. 졸라게 놀라워. 안 그러냐? 만석 전 별로. 어렸을 때부터 하도 놀라운 일을 많이 겪어서. 본인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운수 넌 누굴 닮아서 그렇게 비아냥이 수준급이냐? (말이 없는 만석을 향해) 됐고. 정말 네 애 아니지? 마지막 기회다. 지금 말하면 다 용서해주마. 만석 대체 몇 번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운수 근데 너도 생각을 해봐. 퀵으로 물건을 받았어. 물건을 받았는데 수취인이 없어. 수취인도 없고 돈도 착불이라 못 받고. 다시 연락을 하니까 전화기가 꺼져 있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져왔는데, 짜잔. 램프의 요정처럼 아이가 튀어나왔네? 너라면 이게 이해가 가냐? 만석 이해가 안 가면 이해를 하지 마세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운수 네가 이 애빌 가다마사, 띄엄띄엄 보는, 아주 건방진 경향이 있는데. 만석 (말 자르며) 됐어요. 내 애 아니고, 오늘 데려다줄 거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러니 더는 아무 말 마세요. 운수 (곰곰이 생각하다) 그런데 말이야. 이런 경우엔, 뭔가 보상금 같은 거 안 주냐? 일주일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했는데. 만석 안 줍니다. 버려진 애 돌봐주고 무슨 돈을 바래요? 양심도 없어요? 운수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양심이 무슨 소용이라고. 그러다 손가락 빨고 사는 거야. 손해만 보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거고. 만석 우리 집도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죠. 누구 덕분에. 운수 (기분 나빠하지 않고 반색하며) 그러니까, 뭔가 탈출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총알 좀 있냐? 이번에야말로 빚에서 좀 벗어나보게. 만석 (어이없어하며) 없어요. 운수 갚는다, 갚아. 이번에 한꺼번에 갚는다. 얼마지 이제까지 빌린 게? 한 백만 원 되냐? 만석 이백십팔만 사천오백 원이요! 운수 거짓말하지 말고. 만석 이자 빼고 원금만! 운수 그렇게 많았냐? 사천오백원은 뭐야? 대복 지난주에 가져간 담뱃값이요. 운수 아, 그래, 백 원짜리랑 십 원짜리 말이지. 집 앞 편의점 알바애가 실실 쪼개더라. 십 원이 남네요, 하면서. 그 뒤로 내가 거길 못 가요. 만석 능력 없으면 끊으세요. 운수 담배까지 못 피우면 이 엿 같은 세상을 어떻게 견디겠냐? 만석 그래서, 얼마요? 운수, 비굴하게 웃으며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인다. 만석,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석 여기요. 운수 (지폐를 보며) 뭐냐 이게? 만석 담배 네 갑은 살 수 있을 겁니다. 운수 (손가락 두 개를 힘차게 펴며) 이 두 개를 말한 거지, (손가락을 굽혀서 내보이며) 이 두 개가 아니라. 만석 없어요. 운수 그러지 말고. 이번 주말 지나면 바로 준다니까, 진짜로. 만석 없습니다. (사이) 다음주 할머니 병원 가는 거 알고 있죠? 운수 벌써 한 달이 지났냐? 만석 이번엔 몇 십만 원이라도 좀 내세요. 할아버지도 나도 이제 돈 나올 데가 없어요. 목구멍까지 찼다고요. 운수 알았어, 알았어. (혼잣말처럼) 그러니까 내가 신약으로 하자니까. 만석 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운수 네 할머니이기 전에 내 엄마야. 어디서 돼먹지 않은 소리야? 만석 똑바로 하시라고요, 그러니까.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이게 다예요. 운수 필요 없어, 새끼야. 보자 보자 하니까 지 애비를 허수아비 짚단으로 알아. 싸가지 없는 새끼.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잠시 후 다시 나와 지폐를 챙기고 욕실로 향한다) 두고 봐,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네놈 얼굴에 뿌려줄 테니까. 만석 이백이십오만 사천오백 원입니다. 운수, 가만히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가 문을 세차게 닫는다. 멍하니 지갑을 들여다보는 만석. 한숨을 쉬다 옆에 놓여 있는 빨랫감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잠시 후 빈 분유통을 들고 나오는 옥화. 분유통을 싱크대에 넣은 후 소파로 와 앉는다. 옥화 저녁은 어떡할래? 만석 바로 나가봐야 해요. 옥화 뭐가 급하다고 밥도 걸러. 찌개 끓여 놓은 거 데우면 되니까 한술 뜨고 가. 만석 담당 직원이 곧 전화할 거예요. 준비하고 있다 바로 나가야 해요. 옥화 그 사람은 주말에도 일한다니? 만석 그 사람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겠죠. 옥화 여기 있는다고 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야박하게. 전화해서 월요일에 데리러 오라 그래라. 만석 이미 끝난 일이에요. 더이상은 안 돼요. 아까 얘기드렸잖아요. 옥화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애를 데려가면 재울 데는 있대? 분유는 탈 줄 알고? 이제야 겨우 적응 좀 했는데, 또 이렇게 다른 데로 보내면 애가 놀라. 월요일에 오라 그래. 만석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에요. 버려진 애들 보살피는 거. 옥화 버려지다니. 만석 빨리 가야 적응을 하죠. 여기서 계속 살 수 없잖아요? 옥화 왜 못 살아? 그냥 살면 되지. 아버지가 아무 얘기 안 하던? 만석 (얼버무리며) 별말 없었는데요. 옥화 하여튼 도움이 안 돼요. (사이) 한 번 더 생각해봐라. 만석 뭘요? 옥화 우리가 키우는 거 말이다. 만석 (단호하게) 그건 안 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옥화 네가 말한 그 절차라는 것만 해결하면 키울 수 있는 거잖냐. 만석 그냥 들은 걸 얘기한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사실 알고 싶지도 않고요. 옥화 그 애 얼굴을 봐서 알잖니? 큰 눈망울, 둥근 콧잔등에 숱도 무성하고. 사랑받으며 크면 이쁘게 자랄 거야. 천벌받아, 그런 애 버리면. 만석 천벌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어요. 애가 어떻게 되든 말든 버리고 도망간 사람들이죠. 옥화 이 할미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싶다. 만석 자식을 버리는 게 이해가 가요 할머닌? 그래요? 옥화 (당황하며) 그건 아니다만. 그래도 이게 다 인연 아니겠나 싶고. 만석 여긴 그냥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에요. 길어지면 불행한 인연이 될 뿐이죠. 옥화 애 생각을 해봐라. 어디 멀리 외국에 보내져서 소젖 짜고 양털이나 벗겨내게 할 셈이냐? 만석 누가 그래요? 옥화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어. 티비에서 다 봤다. 만석 팔려 가는 게 아니에요, 입양이죠. 외국 가서 더 잘 먹고 좋은 교육받고 더 사랑받고 클 거예요. 그리고 아무려면 어때요. 내 아이도 아닌데. 옥화 우리 손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졌을까. 민달팽이 집이 없다고, 불쌍하다고 울던 우리 착한 손자는 어디 갔을까. 응? (사이, 달래듯) 그러지 말자. 어디 보내지 말고 우리가 키우자. 만석 우리 형편을 좀 생각하세요. 옥화 입 하나 는다고 당장 내일 굶어 죽는다니? 제 먹을 건 타고나는 거야. 만석 다 있는 사람들 이야기에요. 옥화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만석 무슨 생각이요? 옥화 그 절차라는 거, 내가 하면 되지. 만석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옥화 왜 말이 안 돼? 만석 할머니는 안 돼요. 옥화 내가 왜 안 돼? 만석 암 환자가 무슨 애를 키워요? 옥화 (당황하며) 그게 무슨. 암 환잔 애를 못 키운다니? 만석 입양도 못 할 거예요. 옥화 이 집에 나 혼자뿐이냐? 너도 있고, 운수도 있고, 네 할아버지도 있고. 만석 전 빼주세요. 도와 드리지 않을 거니까. 옥화 그래, 그럼 넌 빠지고. 나랑 네 애비랑, 아니 네 할아버지랑 키우지 뭐. 만석 맘대로 하세요. 근데 애는 오늘 데리고 갈 거예요.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얘긴 끝났습니다. 옥화 안 된다. 그렇게 안 둘 거야, 이 할미가. 만석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하셔야 해요. (방으로 향한다) 옥화 (혼잣말처럼) 커갈수록 지 애비를 닮아가는 건지. 만석, 옥화의 말을 듣고 잠시 멈춰 서 있다가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 옥화, 멍하니 앉아 있다. 잠시 후 대복 안방에서 나온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있다. 욕실 문을 열고 깜짝 놀라는 대복. 대복 아이고 깜짝이야. 뭔 짓이냐, 이 망할 자식아! 운수 (목소리만) 뭐가요? 대복 왜 그러고 섰냐고? 운수 (목소리만) 하루에 삼사 분씩 이렇게 물구나무를 서줘야 뇌경색에 안 걸린답니다. 대복 옷이나 처입고 해라. 운수 (목소리만) 아버지, 여긴 욕실이라고요. 신경질적으로 문을 닫는 대복. 주방으로 가 대충 손을 닦고 거실 쪽으로 나와 소파에 앉는다. 대복 애새끼가 갈수록 이상해져. (사이, 혼자 웃으며) 아, 고놈, 참 여자애라서 그런지 애교가 장난이 아니네. 눈웃음치는 게 어찌나 이쁜지. 안 그래? (옥화가 반응이 없자) 뭐해? 옥화 응? 왜요 왜? 대복 어따 정신을 팔고 있어? 옥화 뭐라고 했어요? 대복 밥 먹자고. 옥화 아, 그래요, 그래야죠. 대복 (일어서는 옥화를 말리며) 이 사람이 나사가 빠졌나. 있어 그냥. 저녁은 무슨. 연씨네 상갓집 가기로 했잖아. 옥화 어디요? 아, 그랬죠, 상갓집. 대복 약 때문에 그래? (문득 생각난 듯) 아, 애는 만석이가 보나? 옥화 (힘없이) 조금 있다 데려다주기로 했대요. 대복 (실망한 듯,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래. 오늘? 뭔 사람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나. 옥화 만석일 잘못 키웠나 봐요. 대복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옥화 엄마 없는 손자새끼, 기 안 죽이고 번듯하게 키우려고 어르고 달래고 오냐오냐 키웠더니 어른 되더니 인정머리도 없고, 고집불통에, 저밖에 모르고. 대복 헛소리하지 마. 만석이만 한 놈이 요즘 세상에 어디 있다고. 내가 살면서 유일한 자랑거리가 있으면 만석이 놈이 내 손자라는 거야. 옥화 나도 그런 줄 알았죠. 대복 맘고생을 하면서 커서 그런지 어린놈이 어둔 구석이 있긴 하지만. 옥화 친구도 하나 없는 거 아니겠죠? 대복 헛소리 지껄일 거면 가서 옷이나 챙겨 입고 나와. 옥화 정말 우리가 키우면 안 될까요? 대복 누굴? 옥화 저 애요. 대복 어허, 이 사람. 물이나 줘. 옥화 왜요? 불가능한 일도 아니잖아요. 대복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무책임한 일이지. 옥화 (물을 가지러 가며) 풍족하게 키우진 못해도 부족하게 안 키우면 되잖아요. 딴 집에 가서 어떻게 클지 누가 알아요.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데. 대복 당신이 신경쓸 일 아니야 그건. 옥화 그럼 난 뭘 할까요? 왜요? 당신도 암 환자가 뭔 소릴 하나 싶은 거예요? 대복 이 사람, 할 게 왜 없어? 옥화 뭐요? 대복 (무심하게) 잘 보내줘야지. 둘 다 잠시 말이 없다. 잠시 후 물을 떠서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옥화. 대복, 마신다. 대복 (곧바로 잔을 내려놓으며) 찬물 없어? 옥화 따뜻한 거 드세요. 대복 사십 년 동안 내가 따뜻하게 마시는 거 봤어? 옥화 배 아프다면서요. 대복 그런 적 없는데. 옥화 지난밤에도 배 붙잡고 끙끙댄 거 다 알아요. 대복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돼. 살던 대로 살아야지. 옥화 살던 대로 살아서 이 모양 이 꼴이잖아요. 대복 우리 꼴이 어때서? 이만하면 잘살았지. (냉장고 냉동칸에서 얼음을 꺼내 컵에 담아 휘젓는다) 옥화 거기 찬장 위에 좀 봐요. 대복 왜? 옥화 만석이가 무슨 비타민인가 사왔다고 하루에 하나씩 먹으라고 했어요. 대복 (찬장을 뒤적여 약통을 꺼내 읽는다) 아쿠알렌? 이게 뭔데? 옥화 몰라요, 몸에 좋대요. 대복 당신이나 먹어. 옥화 드세요. 대복 아, 안 먹어. 내가 평생 약이란 걸 먹고 살았던가. 당신이나 꼬박꼬박 챙겨 먹어, 까먹지 말고. (약통을 다시 찬장에 넣는다) 옥화 난 다른 약 못 먹어요. 의사가 그랬어요, 치료하는 동안 다른 약은 먹지도 말라고. 대복 (찬장 문을 닫으며) 아, 몰라. 그럼 낫고 나서 먹든가. (그냥 물만 마신다) 옥화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좀 해봐요. 따뜻한 물도 싫다, 약도 싫다, 그놈의 고집은. 대복 칠십 년을 이렇게 살았어. (소파 테이블로 잔을 가져온다) 옥화 앞으로 반백년은 더 살 텐데, 지금부터라도 건강 챙겨야죠. 대복 시답지 않은 소리. 오늘내일하는데 새삼스럽게 뭔 건강 타령이야. 요즘엔 아주 귀가 따가워, 하도 몸 여기저기가 곡소리를 내서. 운전도 그만해야 할까봐.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어. 이젠 내가 겁이 나. 차 몰고 가다 승객들 얼굴을 보면 이 사람들, 다 내 저승길에 데려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요즘엔 정말이지 제발 곱게만 죽었으면 하는 게. (시무룩해하는 옥화를 보며) 괜찮겠어? 상갓집엔 나 혼자 가도 돼. 옥화 아니에요, 같이 가요. 연씨네가 남도 아니고. 대복 인생 참 허무하지. 그 양반이 그렇게 갈 줄 누가 알았어? 옥화 그러게요. 그렇게 시간 아깝다고, 바쁘게 살아야 한다더니 정말 바쁘게 가버렸네요. 대복 그러니까, 뭐든 적당히 하며 살아야 해. (사이) 몸은 어때? 옥화 그냥 그래요. 대복 그냥 그렇다고? 옥화 그냥 그렇다고요. 대복 그냥 그런 게 어떻다는 거야?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옥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아요. 대복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다) 그러니까 그게 뭔 말이야? 옥화 아휴, 그냥 그런 줄 알아요. 대복 (멋쩍은 듯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자꾸, 화가 늘어. 옥화 피곤해요. 좀 누워 있다 나올게요. 대복 전기장판 켜놨어. 옥화 벌써 무슨 전기장판을 켜요, 돈 아깝게. 대복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자면서 오들오들 떠는 거 보기 싫어. 이불도 깔아놨으니까 가서 누워 있어. 옥화 (문득 생각난 듯) 애들 밥을 차려줘야 하는데. 대복 내가 차려줄 테니까 들어가. 옥화 당신이 무슨. 대복 어허, 들어가. 나도 다 할 줄 알아. 옥화 (머뭇거리다) 그럼, 좀만 누울게요. 대복 들어가, 들어가. 옥화 방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대복. 천천히 거울 앞으로 걸어간다. 양복 안주머니에서 넥타이를 꺼내 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잘되지 않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욕실 문을 나와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운수. 대복이 포기하고 소파로 걸어 나오자 헛기침을 하며 소파로 다가오는 운수. 욕실로 들어갈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운수 아, 개운하다. 대복 (시계를 보고, 운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제대로 씻기나 한 거냐? 운수 진정한 신사는 항상 한결같아야 합니다. 대복 네가 한결같이 얼간이긴 하지. 운수 또 그러신다. 하나뿐인 아들이 얼간이면 퍽도 좋으시겠네요. 대복 이럴 줄 알았다면 줄줄이 낳을 걸 그랬지. 운수 그러시지 그랬어요? 대복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그랬다. 네놈 하나 건사하기도 버거울 것 같아서. 운수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잖아요, 우리가? 대복 (놀란 얼굴로) 네놈 태어났을 때 우리 전 재산이 얼마였는 줄 아냐? 수중에 칠만 원이 있었다, 칠만 원! 자장면 한 그릇에 삼십 원이었는데, 그걸 못 사먹었다, 돈이 아까워서. 운수 귀에 인이 박이겠어요 그 얘긴. 대복 부탁이니 제발 그 쓸모없는 귀에 좀 박아 놔라. 어디 구멍이라도 뚫린 거냐? 왜 맨날 듣고 흘려, 흘리긴? 운수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사이) 어머닌요? 대복 방에 누워 있다. 운수 밥 먹고 바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어머니! 대복 네가 차려 먹어라. 운수 왜요? 대복 내 마누라가 네놈 종이냐? 앞으론 네가 차려 먹어. 운수 나 참, 계속하실 거예요? 그만하시죠. 대복 밥솥 안에 밥 있고, 냄비 안에 찌개 있다. 그 손 노름할 때만 쓰지 말고 이젠 네 엄마 좀 도와라. 운수 아니, 밥을 나만 먹어요? 숟가락 하나만 얹자는데, 그것도 못마땅하세요 이젠? 대복 (넥타이를 살피면서) 네 엄마랑 난 초상집 갈 거다. 운수 무슨 초상집을 하루건너 하루씩 가요? 대복 난들 아냐? 줄줄이 하나님 품으로 가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막아? 운수 또, 또 흥분하신다. 대복 봐라. 네 애비 꼴을 봐. 나도 곧 간다. 차에 치여 가고, 산책하다 심장마비 걸려 가고, 자다 가고, 내 친구들 다 그렇게 갔어. 나도 멀지 않았다. 운수 아버진 오래 사실 겁니다. 걱정 마세요. 대복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물어보자. 운수 묻지 마세요. 대복 너, 나 가고 네 엄마 가면 뭐하고 살래? 그냥 지금처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동네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면서 주인 없는 강아지마냥 떠돌면서 살고 싶냐? 운수 퍽도 좋겠습니다. 대복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벌써 오십이야. 운수 오십이 뭐 어때서요? 대복 뭔가 대단한 건 못 해냈어도 대단한 척은 해야 할 나이 아니냐. 내가 딱 네 나이 때 이 집을 샀다. 빚 하나 없이. 너도 기억하지? 운수 당연히 기억하죠. 제가 그때 결혼했잖아요. 대복 (당황하며) 그랬냐? 운수 말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물어볼까요?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복 (말 자르며) 묻지 마라. 운수 그 여잘 왜 그렇게 싫어하셨어요? 대복 그런 적 없다. 운수 나이가 너무 많아서? 근본도 알 수 없는 고아여서? 술집에서 니나노 하던 여자라서? 셋 중에 골라보세요. 아니면, 주관식으로 하셔도 되고요. (대답 없는 대복을 향해 채근하듯) 네, 네? 대복 이상한 아이였다. 음침하고 말도 없고 늘 남의 눈치만 살피고. 병 걸린 사람처럼. 운수 멀쩡할 리가 있습니까? 평생을 비바람 속에서 살아가보세요. 누구라도 이상해집니다. 하지만 절 사랑해줬습니다. 저도 사랑했고요. 대복 나는 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길 바랬다. 운수 거짓말 마세요. 아버진 그냥 그 여자가 싫었던 겁니다. 아님, 제가 싫었던 건가요? 대복 그 시절 우리 대 부모들은 다 그랬다. 어떤 부모라도 그랬을 거야. 우린 옛날 사람이다. 운수 심지어 만석일 낳고 나서도 변하지 않으셨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대복 그 애가 도망간 게 우리 탓이라는 거냐? 운수 (어이없어하며) 그럼, 누구 잘못일까요? 두 분 말고 그 여잘 싫어한 사람이 또 있었나요? 대복 그만하자. 이십 년도 지난 얘기. 운수 그러죠.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하지 마세요, 아버지도. 대복 (분노하며) 쓸데없는 얘기?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개차반처럼, 한량처럼, 동네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으면서 살겠다고? 운수 제 인생입니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써요. 대복 신경써라 써. 이 지옥불에 빠질 자식아. 이 동네에서 사십 년을 살았어. 모두가 우릴 안단 말이다. 운수 아버지를 아는 거죠. 어머니를 아는 거고. 대복 너는 뭐 어디서 날아 들어왔냐? 네가 우리 집안 골칫덩이인 것도 다 알아. 운수 그렇게 부끄러우시면 나가 드릴까요? 대복 안 되지, 안 돼. 그럴 수야 없지. 나가서 또 무슨 사골 치려고. 수작 부릴 생각 마라. 운수 아, 그렇죠. 이 집이 아직까지 반은 아버지 거죠? 대복 (정색하며) 더는 안 된다. 한 번 더 사고 치면 그땐 정말 너랑 나랑 갈라서는 거다. 운수 갈라서는 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라서. 대복 돈은 어떡할 거냐? 운수 무슨 돈이요? (황당해하는 대복을 향해) 갚을 테니 기다리세요. 대복 원금은 바라지도 않으니 은행이자라도 내놔라. 운수 갚습니다, 원금까지 다. 십 원짜리 하나 빼놓지 않을 테니까 두고 보세요. 대복 말했다. 이자. 운수 알았다고요. 갚는다고요. 이때 방문이 열리고 만석이 거실로 나온다. 외출복 차림이다. 운수 여, 아들아. 아버지 밥 좀 차려다오. 주방으로 향하는 만석. 밥을 차리려 하는 줄 알고 득의만만해하며 대복을 향해 웃음 짓는 운수. 만석이 박스를 살펴보고 소파 쪽으로 가져오자 실망한다. 운수 아드님? 제 말 귓구멍에 들리셨어요? 만석 차려 드세요. 바로 나가봐야 돼요. 운수 뭐 어려운 일이라고. 밥 푸고 찌개 데우고 반찬 꺼내놓으면 되지. 만석 그렇게 하시면 되겠네요. 운수 캬아, 아버지. 보셨죠. 제 아들이 저렇게 자기 소신이 있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대복 차려 먹어라 네가. 만석아, 이리 와서 이것 좀 봐라. 운수 아버지, 우리 집안에 언제부터 예의범절이란 단어가 사라진 거죠? 대복 넥타이를 못 매겠어. 만석, 대복 목에 건 채로 넥타이를 매보다가 안 되자 벗겨내 거울 앞으로 가져가 자기 목에 걸고 매듭을 맨다. 운수 하긴. 원래 대단한 집안은 아니죠 저희가. 족보도 없고. 대복 상놈의 집안이라서 미안하구나. 운수 상놈까지는 아니고. 농민이나 소작농, 그 정도 아니었을까요 우리 조상님들은. 대복 내 십이대손 할아버지께선 정오품 정량 별좌 교리셨다. 네놈의 십삼대손 할아버지 말이다. 운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대복 그럴 리가. 삼십 원짜리 자장면 얘기 다음으로 많이 해줬을 텐데. 만석 (넥타이를 대복의 목에 걸어주며) 잠깐 봐요. (정리를 해준다) 됐어요. 운수 아들아, 너는 이 얘기 들어봤냐? 우리 조상 중에 정오품 정, 뭐, 아무튼, 그런 분이 계셨다는데. 만석 근데 이거 너무 낡았어요. 대복 괜찮다. 아직 쓸 만해. 운수 아주 개가 짖는구나, 개가 짖어. 내 말은 다 씹어 드셔들. 만석 이거밖에 없어요? 여기 실밥도 다 터지고. 다른 거 하세요. 대복 괜찮다니까. 운수 손자분 말 들으세요. 온 동네가 영감님을 아신다면서요. 만석 제 거 있는데 가져올게요. 대복 (만류하며) 됐다. 상갓집에 요란하게 하고 가는 거 아냐. 이 정도가 딱 좋아. 만석 할머니랑 같이 가세요? 대복 그래. 저녁 같이 챙겨 먹어라. 만석 저도 바로 나가봐야 해요. 운수 차리고 가라. 네 아버진 배고프다. 대복 밥은 먹어야지. 운수 그래, 밥은 먹어야지. 만석 약속 있어요. 대복 그러냐? 제대로 된 거 먹고 다녀라. 운수 난 약속 없다. 밥 차려줘라. 만석 할머닌요? 대복 방에. 슬슬 깨워야겠다. 만석 제가 들어갈게요. 애도 데리고 나와야 하고. 운수 찌개 데우고 들어가라. 밥 퍼놓고 데리고 나와. 반찬도 꺼내고. 만석 그만 징징대세요. 운수 뭐, 징징? 오냐오냐하니까 이 새끼가 정말. 만석 이젠 제발 철 좀 드시죠. 운수 아유, 그래요. 철이 일찍 들어서 몸이 무거우시겠어요 우리 아드님은. 만석 가족은 안중에도 없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생을 하든 말든 그냥 아버지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죠? 운수 핏대 세우지 마라. 한 대 치겠다 그러다? 만석 할머니 치료비도 그렇고. 할아버지 발톱 수술 못 하는 거 돈 없어서인 거 알고나 있어요? 대출이자가 한 달에 얼만지나 알고 있냐고? 운수 다 아니까 침 튀기지 마라. 만석 아시면 아는 만큼 내놓으세요. 운수 퍽이나 많이 내놓나 보지? 오토바이 그거 타서 얼마나 버냐? 백? 이백? 만석 다른 사람한테 손 안 벌릴 정도는 버니까 걱정 마세요. 운수 아주 그거 돈 조금 빌려줬다고. 만석 모범을 좀 보이시라고요. 운수 왜? 내가 못 미덥냐? 너도 네 엄마처럼 도망갈래? 대복 (엄하게) 그 입 다물어라. 네 귀방맹이 날릴 힘은 나도 아직 있으니까. 운수 좋아요! 한번 해볼까요, 오늘? 삼대가 진하게 한번 엉켜볼까요? 만석 그만하죠. 운수 왜? 막상 하려니까 쫄려? 어이, 아들, 와 봐. 와보라고. 운수, 자리에서 일어나는 만석을 따라가며 뒤통수를 톡톡 친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뒤통수를 때리자 만석이 되돌아서 운수의 양손을 잡아챈다. 바닥에 떨어지는 지폐. 곧바로 만석의 멱살을 쥐는 운수. 운수의 팔목을 강하게 쥐는 만석. 대복, 테이블에 있는 컵을 그들을 향해 던진다. 대복 나가라. 내 집에서 당장 나가. 네놈들 둘 다 나가서 영원히 돌아오지 마. 적막이 흐르고, 잠시 후 옥화가 방문을 열고 등장한다. 차분한 옷차림, 손에 바구니를 들고 있다. 바구니 안엔 아이가 잠들어 있다. 운수와 만석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치는 옥화. 테이블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소파에 앉는다. 대복을 보고 이마를 찌푸리는 옥화. 옥화 아, 또 왜 그 넥타이를 했어요. 버렸어도 벌써 버렸어야 할 걸. 대복 이 사람 버리긴 왜 버려 이걸. 옥화 멀쩡한 넥타이를 두고 왜 자꾸 그것만. 대복 다 자기 몸에 맞는 게 있는 거야. 난 이게 편해. 옥화 그놈의 고집은.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만석 통화한다. 통화가 끝난 후 옥화에게 다가오는 만석. 옥화의 눈치를 보다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만석. 옥화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만석 가야 해요, 할머니. 옥화 알았어. 안 보내겠다는 게 아니야. 여기, 이것만 좀 하고. (바구니를 정리한다) 대복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거기, 거기. 바람 안 들어가게 잘 좀 욱여넣어 봐. 옥화 알겠어요, 있어 봐요. 대복 한 번 더 포대기에 싸야 하지 않겠어? 옥화 그럴까요? 바람이 차니까 아무래도. 만석 그 사람이 집 앞까지 차 가지고 오기로 했어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대복 그렇다는데? 옥화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 (계속한다) 운수 (상자를 발로 툭 차며) 야, 이것도 같이 가져가. 여기다 담아왔으니 여기에 담아가야지. 옥화 저 상잔 두고 가라. 저기에 또 이 애를 가둘 수는 없어. 그럴 순 없어. 만석 알겠어요 할머니. 그렇게 할게요. 대복 어이쿠. 깼는데? 여보, 깼어. 옥화 (바구니 안을 보며) 간다고 또 인사한다고 깬 거야, 기특하게? 그런 거야? 대복 우루루루루, 까꿍. 웃는다 웃어. 고놈 참. 옥화 한 번 더 해봐요. 대복 그럴까? 우루루루루, 까꿍! 옥화 (만석을 향해) 아가, 방에 파란색 가방 하나 있어. 그거 좀 갖고 나와. 대복 뭔데? 옥화 애한테 필요한 것 좀 쌌어요. 대복 딸랑이도 넣지 그랬어. 그거 좋아하던데. 옥화 넣었어요. 대복 잘했네. 운수 (빈정거리듯) 참, 재미나게 사십니다, 두 분. 알콩달콩, 보기 좋네요. 대복 아직도 안 나갔냐? 운수 나가야지요. 이 집에 제가 있을 곳이 없는데. 대복 밖엔 있고? 운수 글쎄요. 정말 이제부터라도 찾아볼까요? (바닥에 떨어진 돈을 줍는다.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만석과 눈이 마주치지만 서로 외면한다) 돈도 생겼겠다. 옥화 밥 한 숟갈 뜨고 가. 너 좋아하는 꽃게찌개 끓여놨어. 잠시 침묵. 운수 됐어요. 약속 있어요. 옥화 그럼 냉장고에 넣어 놓을 테니까 낼 아침에 들어와서 먹어. 운수 그냥 드세요. 얼마 된다고 그걸 남겨요. 갔다 올게요. (나간다) 옥화 (밖에서 들리게 큰소리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알았지? 알았지? 대복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만석에게)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만석 집 앞에 와 있대요. 대복 벌써? 만석 네. 옥화 (바구니를 들여다보며) 잘살아라. 사는 게 제 맘처럼 되는 것도 아니니까 부모 원망 말고 운명이려니, 팔자려니, 누구 탓할 것도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면 세월 가고 세월 가면 언제 이만큼 왔나 싶을 테니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 네 세상도 한세상, 내 세상도 한세상, 결국 한세상 사는 거니, 그러니까 너는 멀리멀리, (떨리는 목소리) 발길 닿는 데까지 멀리 가렴. 대복 (꽃병에서 꽃을 꺼내 바구니 옆에 감는다) 꽃바구니 타고. 옥화 그래, 꽃바구니 타고. 어디,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겠니? 대복 그래. 오늘만 같을라고. 전화벨이 울리지만 받지 않는 만석. 그런 만석을 가만히 올려다보는 옥화. 천천히 바구니를 내어준다. 만석 갔다 올게요. 늦을지도 몰라요. 먼저 주무세요. 대복 그래. 얘기 잘하고 와. 만석 네. 저 가요, 할머니. 반응 없는 옥화. 대복 손짓으로 만석을 보낸다. 만석 밖으로 나간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 밖으로 나가는 만석을 지켜보는 대복.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다. 그사이 옥화 역시 일어서 서성이다가 가운데 소파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대복 그 옆에 앉아 정면을 응시한다. 대복 갔네. 옥화 갔네요. 대복 그래. (사이) 어떡할까? 우리도 가야지? 옥화 가야죠. 대복 안 가면 안 되겠지? 옥화 안 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잖아요. 대복 그래. 가야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씨니까. 옥화 네. 대복 그럼 갈까? 옥화 그래요, 가요. 대복 그래. 가자구. 옥화 가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두 사람.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 “블랙과 스타는 한 몸”… 한석규 5년 만에 SBS 연기대상

    “블랙과 스타는 한 몸”… 한석규 5년 만에 SBS 연기대상

    KBS 송중기·송혜교… MBC 이종석 배우 한석규(왼쪽·52)가 5년 만에 SBS 연기대상을 다시 품에 안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6 SAF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한석규는 현재 방송 중인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2011년 사극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으로 받은 지 5년 만이다. 정의롭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김사부 역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온 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에둘러 비판한 수상 소감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한석규는 “연기자는 하얀 도화지가 돼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냐”면서 “밤하늘에서도 암흑이 없다면 별이 빛날 수 없는 것처럼 어둠과 빛, 블랙과 스타는 어쩌면 한 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종사자들은 남들과 다른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다름을 위험하다는 마음(시선)으로 받아들이면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어우러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KBS 연기대상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같은 날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6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태양의 후예’의 두 주역(가운데), 송중기(31)와 송혜교(34)에게 돌아갔다. 매력 넘치는 유시진 대위로 아시아 팬들을 사로잡았던 송중기는 “군대에 있을 때 대본을 받았는데 갓 전역한 절 믿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무것도 없는 저를 멋지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송혜교는 “드라마는 정말 성공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저는 연기하면서 부족한 모습을 자주 보여 드려 부끄럽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MBC는 현실과 웹툰 속 세계를 넘나드는 활약상을 보인 ‘W’의 주인공, 강철 역의 이종석(오른쪽·27)에게 대상을 안겼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SBS 연기대상’ 한석규, 김사부다운 수상소감 “배우는 검은도화지”

    ‘SBS 연기대상’ 한석규, 김사부다운 수상소감 “배우는 검은도화지”

    배우 한석규가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김사부’다운 수상소감을 남겼다. 지난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6 SAF SBS 연기대상’에서 배우 한석규가 ‘낭만닥터 김사부’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한석규는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이후 5년 만에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무대에 오른 한석규는 “보통 신인 연기자들에게 여러 색깔을 입을 수 있는 연기자가 되라는 의미에서 ‘하얀 도화지가 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그런데 ‘검은 도화지’가 될수는 없는 것일까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밤하늘의 별을 상상해보라. 바탕이 어둠, 블랙, 암흑이 아니라면 별이 빛날 수 없을 것”이라며 “어쩌면 어둠과 빛, 블랙과 스타는 한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조금씩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2011년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 역을 맡았었는데, 세종대왕도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다르다는 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같이 어우러질수 있지만, 그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함께 어우러지는 좋은 사회, 좋은 국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을 전했다. 박근혜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의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한석규는 “제가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한 계기는 강은경 작가의 기획의도였다”며 이를 읊으면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시인 고은이 쓴 편지글 중에 있는 말이다. 이 시대에 죽어가는 소중한 가치들. 촌스럽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되어져가는, 그러나 실은 여전히 우리 모두 아련히 그리워하는 사람다운, 사람스러운 것에 대한 향수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⑦ 맥덕청년, 브루어(Brewer·맥주양조사)가 되다.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⑦ 맥덕청년, 브루어(Brewer·맥주양조사)가 되다.

    누벨바그 영화의 거장 프랑수와 트뤼포는 ‘영화광’이 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은 3단계로 나누었습니다. “1.같은 영화를 두번 본다. 2.영화에 대한 글을 쓴다. 3. 직접 영화를 만든다.”  트뤼포에 따르면 결국 ‘영화덕후’의 끝은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영화를 완성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맥주의 세계도 별반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우선 마트에서 맥주를 고를 때 맥주 병(캔)을 꼼꼼히 살피며 맥주 스타일을 따져보게 될겁니다. 기존 한국 맥주 시장을 장악했던 라거(Lager)맥주에서 벗어나 하루는 바이젠(밀맥주)도 마셔보고, 또 하루는 인디안페일에일(IPA)도 시도해볼테지요. 그렇게 맥주에 관심을 갖다보면 이제는 ‘마셔보지 못한 맥주’를 찾게 됩니다. 더 다양하고 희귀한 맥주를 취급하는 바틀 샵(Bottle shop)을 전전하며 새로 들어온 맥주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게 되죠. 여기까지 온 분들이라면 “직접 맥주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현재 전 세계 크래프트맥주 시장을 이끄는 미국의 명문 양조장 사람들도 처음에는 홈브루워(Homebrewer·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는 사람)였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말이죠. 여기 두 명의 청년이 있습니다. 모두 대학시절 맥주의 매력에 빠져, 맥주를 직접 만들다가 양조사의 길을 선택한, ‘진성덕후’들입니다. 2014년 4월 소규모양조장에 묶여있던 외부유통 규제가 풀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60여개의 소규모양조업체가 다양한 종류의 크래프트맥주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맥주 양조사’라는 직업에 대한 진입장벽도 허물어졌습니다. 대기업 주류업체만 맥주를 생산했던 과거에는 양조사가 되려면 대기업에 입사를 해야했습니다. 또 주로 대량생산방식으로 ‘라거’라는 한 가지 종류의 맥주만 만들어지다보니 양조사보다는 자본규모가 품질을 더 많이 좌우했죠. 그러나 크래프트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창의적이고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일 자체가 중요해졌습니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맥주 맛이 다르다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한겁니다. 크래프트맥주 시대, 인생을 맥주에 배팅한 청년 브루어들을 소개합니다. ●“맥주에 제가 상상했던 맛이 그대로 나오면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트레비어 황지윤 브루어 지난달 22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의 트레비어 양조장에서 만난 황지윤(27) 브루어는 작업복을 입고 무릎까지 오는 하얀색 고무 장화를 신은 채 양조장 안 여과조에서 맥아 찌꺼기를 치우고 있었습니다. 이날 트레비어 양조장에선 페일 에일(Plae ale) 스타일의 맥주를 빚고 있었는데, 오전에 맥아 분쇄·당화하는 작업을 끝내놓고 오후에는 맥아즙을 냉각시켜 발효조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맥아찌꺼기를 커다란 원통에 옮겨담으면서 황 브루어는 “사람들이 ‘브루어’라고 하면, 고상하게 레시피 구상하고, 시음이나 하는 멋진 직업이라고 상상하는데, 실상은 이렇게 몸으로 하는 일이 훨씬 많다”며 기자에게도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죠?”라고 웃으며 되물었습니다. 황 브루어의 하루는 꽉 차 있습니다. 8명의 직원이 있는 트레비어 양조장에서 맥주 만드는 작업에 관여하는 브루어는 황 브루어를 포함해 4명입니다. 양조작업은 보통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7시까지 계속되는데 작업 전후 재료 준비와 청소까지 모두 브루어들의 몫입니다. 일을 마치고 나면 양조장에 딸린 홈브루잉 전용실에서 새로운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여기서 만든 맥주 맛이 괜찮으면 양조장의 정식 맥주 라인업으로 고려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일과 휴식이 분리되지 않는 빡빡한 스케쥴이인데요. “힘들지 않냐”고 묻자 “매일매일이 바쁘고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덕후스러운 말을 하더군요. 황 브루어가 맥주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건 대학생이었던 3년 전 부터입니다. 취업이 잘 될 것 같아 전공으로 식품공학을 선택했다는 그는 원래 술을 좋아했지만, 딱히 맥주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우연히 펍에서 미국 밸라스트포인트 양조장의 스컬핀IPA를 마신 뒤 깜짝 놀랐습니다. 황 브루어는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하는 충격을 받았고 이후 다양한 맥주를 마시면서 맥주 세계에 눈을 뜨게 됐다”고 회상했습니다.  얼마 후, 황 브루어는 수업을 듣다가 과 실험실에서 혼자 홈브루잉을 하고 있던 과 선배 황찬우(29·트레비어 대리)씨를 만나게 됩니다. 맥주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던 둘은 즉시 같이 맥주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고, 전국 대학 최초로 ‘홈브루잉 동호회’까지 결성했습니다. 이 동호회 맥주는 학교 축제때 첫 선을 보였는데요. 축제 기간 내내 학우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와 인기를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황 브루어는 “내가 만든 맥주를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 기분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찬데, 이건 맥주를 직접 만든 사람들만이 알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전문 양조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나란히 트레비어에서 양조사로 일하고 있는 황지윤·황찬우 브루어는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도 맥주의 길을 함께 걷기로 했다”며 “크래프트맥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맥주를 만드는 것, 그러면서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 맥주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매일 붙어다니는데다 성까지 같아 자주 친형제로 오해받기도 한다는 이 ‘맥덕형제’가 앞으로 어떤 맥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됩니다. ●“맥주 발효때 기포가 부글거리는 것만 봐도 흥분됩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관열 브루어 “부모님이요? 지금도 탐탁지는 않아 하시죠” 식품공학을 전공한 황 브루어와는 달리 김관열 브루어(33)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공군 학사장교 제대 후 미래를 고민하고 있던 그는 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막연히 주류회사 취직을 꿈꿨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펍에서 마신 ‘인디카IPA’라는 맥주 한 잔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처음 IPA라는 크래프트맥주 스타일의 맥주를 맛보고 역시 충격을 받은 김 브루어는 경영학도 답게 크래프트맥주에 대한 시장성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혼자 책을 뒤지고,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크래프트맥주가 미국에서 대유행이라는 것을 알았고 우리나라에서도 곧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는 그는 이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포구 연남동의 한 크래프트맥주 전문 펍에서 매니저로 일하면서 맥주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김 브루어는 부산 최초의 크래프트맥주양조펍인 갈매기펍에서 본격적으로 양조사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그러나 김 브루어는 곧바로 체계적인 교육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합니다. 홈브루잉과 전문 양조 일은 기본 뼈대는 같지만 많은 양을 일정한 퀄리티로 생산해야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무척 달랐기 때문입니다. 갈매기펍에서 1년 양조 경력을 쌓은 김 브루어는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독일로 양조 유학을 떠났고 지난해 브루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브루어가 되었습니다.  김 브루어는 “홈브루잉을 즐겼던 ‘맥덕’시절과 비교하면 전문 양조사가 된 지금 맥주에 대한 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합니다. 김 브루어는 “홈브루잉을 할때는 취미니까 망치면 망치는대로 결과물을 즐겼지만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먹는 맥주를 만드는 지금은 일정한 퀄리티가 꾸준히 나와야되기 때문에 결과를 전혀 즐기지 못한다”며 “예전에는 어떤 레시피로 독창적인 맥주를 만들어볼까 고민했지만 지금은 어떻게하면 맥주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됐다”고 말합니다. 그의 양조 철학도 “여러번 만들어도 맛의 변화가 크지 않은 맥주, 쉽게 말해 잘 만든 맥주를 꾸준히 내는 것”입니다.  더 이상 맥주를 순수하게 즐길 수 없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맥주를 직업으로 삼은 일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습니다. 김 브루어는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대기업에 취직해 평범한 길을 간 친구들을 보면서 흔들릴 때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맥주를 만들때 발효 과정에서 보글보글 거리는 기포만 봐도 흥분이 될만큼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양조사가 된 것이 행복하다”고 웃었습니다. 이어 “양조작업부터 발효가 끝나기까지 보통 1~2달이 걸리는데, 이렇게 직접 만든 맥주가 세상에 나오면 꼭 내 새끼같다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손님들에게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직업의 매력인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브루어를 꿈꾸는 이들에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크래프트맥주 열풍이 불면서 현재 크래프트맥주 업계는 한국에서 가장 젋은 산업군 중 한 곳이 되었습니다. 자연히 브루어를 꿈꾸거나 크래프트맥주 쪽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현직 브루어들은 “너무 환상만 보지 말고, 경험을 충분히 하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한 후 업계 문을 두드려야한다”고 조언합니다.  김관열 브루어는 먼저 홈브루잉부터 시작해보기를 권합니다. 김 브루어는 “공방이나 집에서 홈브루잉을 해보면서 내가 양조사인지 사업가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는 맥주양조가 화학과 공학에 대한 상당한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등 이과적 특성이 강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식품공학을 전공한 황지윤·황찬우 브루어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한 것이 양조 작업을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이들은 “발효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기 때문에 양조 과정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수월했다”고 돌아봤습니다.   전문적인 양조교육을 받는다면 남들보다 한발 더 앞서갈 수 있습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태경 대표는 “브루어 직군은 따로 공고를 내는 것보다 지인 추천이나 소개로 채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업계 규모가 작기도 하고, 한국은 미국, 유럽처럼 양조 교육 저변이 넓지 않아 홈브루잉을 하던 ‘맥덕’들이 양조사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앞서 김관열 브루어가 지적했듯 홈브루잉과 전문 양조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습니다. 때문에 ‘맥덕’이 양조사로 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도 미국 UC데이비스나 독일 뮌헨대학교의 양조공학과처럼 양조학을 교육·연구하는 곳이 생겨야겠지만, 현재로써는 국내사설교육기관이나 해외 전문교육기관을 경험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전문적인 양조교육을 마쳤다면 더욱 경쟁력을 인정받을 것”라고 봤습니다. 직업으로서 현실적인 문제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브루어들은 “아무리 맥주에 대한 열정이 크다고 해도, 업계 전체가 업무 강도에 비해 대우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실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크래프트맥주 열풍이라고는 하지만 양조장 숫자 자체가 많지 않아 업장이 제한적이어서 좋은 브루어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맥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현재는 산업이 성장단계이기 때문에 고생 할 수 있지만 크래프트맥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양조사의 전문성이 인정을 받는다면 대우도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글·사진 울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홍보위원장 사퇴’ 손혜원 “처음 앞자리 앉았다”

    [송박영신 10차 촛불집회] ‘홍보위원장 사퇴’ 손혜원 “처음 앞자리 앉았다”

    3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차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집회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다.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광화문에 있습니다!”라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몇 주만에 처음 앞자리에 앉았다”며 “열시에는 인사동으로 움직여 촛불홍보단 송년 거리모임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손 의원은 이날 “내일로 민주당 홍보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도 마음먹으면 여우도 사자도 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 싫어서 그렇게 살지 않았던 것뿐”이라며 “이제 교활하고 잔인해져야 할 때가 왔다. 다시 길을 나선다”며 이같이 밝혔다. 광고전문가인 손 의원은 지난해 6월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영입된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지난 4·13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홍보위원장 역할을 맡아 당 이미지 쇄신에 주력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C 연기대상’ 이상우, 김소연 향한 닭살애정 “소연씨가 대상 받았으면 좋겠다”

    ‘MBC 연기대상’ 이상우, 김소연 향한 닭살애정 “소연씨가 대상 받았으면 좋겠다”

    배우 이상우가 연인 김소연을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 이상우와 김소연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진행된 ‘2016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대상 후보에는 ‘가화만사성’ 김소연, ‘쇼핑왕루이’ 서인국, ‘결혼계약’ 유이, ‘결혼계약’ 이서진, ‘더블유’ 이종석, ‘옥중화’ 진세연, ‘더블유’ 한효주가 이름을 올렸다. 대상 수상에 앞서 후보들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소연은 “한 해 동안 사랑을 많이 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이상우는 “누가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에 “(김)소연 씨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혀 부러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가화만사성’을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이상우와 김소연은 ‘2016 MBC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MBC 연기대상’ 빛낸 드레스 열전… ‘한효주부터 유이까지’ 승자는 누구?

    ‘MBC 연기대상’ 빛낸 드레스 열전… ‘한효주부터 유이까지’ 승자는 누구?

    올해도 어김없이 여배우들의 드레스가 ‘MBC 연기대상’을 뜨겁게 달궜다. 2016 MBC 연기대상을 빛낸 최고의 드레스를 입은 스타는 누구일까. ‘2016 MBC 연기대상’이 30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가운데, 시상식에 앞서 배우들의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올 한 해 MBC드라마에서 열연한 수많은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여배우들은 우아함을 강조한 오프숄더 드레스부터 볼륨감 있는 몸매를 드러내는 브이라인 드레스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개성을 자랑했다. 배우 한효주는 하늘하늘한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깊게 파인 브이라인에 리본을 달아 포인트를 더했다. 특히 허리 아래로 미끄러지듯 퍼지는 실루엣은 한효주의 우아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진세연은 적나라한 노출이 아닌 화이트 반소매 드레스로 여성성을 강조했다. 화려한 꽃 자수에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하며 고급스러운 무드를 완벽하게 완성했다. 유이는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옆트임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특히 화이트 색상과 뒤태가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섹시미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외에도 조보아는 블랙 오프숄더로 깔끔한 인상을 줬고, 경수진은 과감한 레드의 오프숄더 드레스로 섹시함을 뽐냈다. 사진=더팩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MBC 연기대상’ 이종석, 생애 첫 대상… ‘더블유(W)’ 7관왕+최우수연기상 ‘겹경사’

    ‘MBC 연기대상’ 이종석, 생애 첫 대상… ‘더블유(W)’ 7관왕+최우수연기상 ‘겹경사’

    ‘MBC 연기대상’ 대상의 주인공은 배우 이종석이었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개최된 2016 MBC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W’의 이종석이 대상 수상자로 발표됐다. 2005년 모델로 데뷔한 이종석의 생애 첫 대상 수상이다. 이종석은 ‘W’에서 웹툰 주인공 강철 역을 맡아 현실과 웹툰의 경계를 오가는 냉철한 주인공을 연기하며 드라마 인기를 이끌었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이종석은 “제가 남들처럼 멋들어진 소감을 잘 못한다. 아무튼 감사드린다.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감사드린다. 팬들에게도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 사실 청심환을 두 개나 먹었는데 잠이 계속 오더라. 그런데 또 끝날 때가 되니 가슴이 뛰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드라마 ‘W’는 이날 올해의 드라마상과 작가상을 포함해 7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종석은 대상외에도 배우 한효주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과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사진=MBC ‘연기대상’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최순실 살던 ‘피엔폴루스’ 가장 비쌌다

    최순실 살던 ‘피엔폴루스’ 가장 비쌌다

    전국 주요 도시의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상가건물 가격도 9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최근 저금리 추세가 이어져 부동산 시장의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아파트와 달리 투기 관련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30일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및 5대 광역시(대전·광주·대구·부산·울산)의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의 새로운 기준시가(2017년 1월 1일 기준)를 고시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봤다. ●오피스텔 3.84%·상가 2.57% 상승 오피스텔은 전년 대비 평균 3.84%, 상가는 2.57% 상승했다. 오피스텔 기준시가는 2012년(7.45%) 이후 최대 상승폭이고, 상가는 2008년(8.0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번에 고시된 가격조사 기준일은 지난 9월 1일이고, 시가 반영률은 지난해와 같은 80%다. 국세청은 가장 비싼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의 순위도 공개했다. 가장 비싼 오피스텔은 ‘국정농단’의 주인공인 최순실(60)씨가 구속돼 서울구치소로 거처를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피엔폴루스로 나타났다. 단위면적(1㎡)당 517만 2000원이었다. 3.3㎡(1평)에 1706만 7600원인데,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이 공급면적의 절반이 약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평당 가격은 3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2007년 신세계건설에서 준공한 피엔폴루스는 지하 5층~지상 23층이고, 오피스텔은 50평대부터 117평까지 모두 92가구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김영재 의원과 함께 비선 의료 의혹에 휘말린 차병원 차움의원 등이 입점해 있고, 24시간 보안요원이 상주한다. 실제 임대가격은 전용면적이 27평인 55평형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00만~500만원, 전용 40평인 78평형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700만원 수준이고, 주로 전세나 매매 거래가 이뤄지는 전용 60평인 117평형의 전세가는 20억원, 매매가는 27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117평형으로 따져보면 1㎡당 실거래가는 690만원으로, 기준시가보다 30% 넘게 비싸다.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가장 많이 오른 도시는 부산이었다. 6.53%가 상승했다. 이어 서울 4.70%, 광주 3.38%, 경기 2.24% 순이었다. 반면 울산은 0%로 가격이 정체됐고 대전이 0.76%, 대구가 1.42% 오르는 데 그쳤다. 상가 가격도 부산이 5.76%가 올라 전국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광주 4.19%, 대구 4.14%, 서울 2.47%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의 상가 가격은 -1.43%로,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 이렇게 강세를 보인 이유는 아파트 시장에 적용되는 투기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풍선효과’를 누렸기 때문이다. 지역적 특성상 업무, 상업, 문화 시설 등이 도심에 집중돼 있다 보니 오피스텔의 수요가 많아 임대수익률이 높은 것도 이유다. 실제 부산역 근처인 동구 7.83%, 부산시청이 있는 연제구 6.23% 등으로 전국 평균 임대수익률 5%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제일 비싼 오피스텔은 1㎡당 기준시가 282만 3000원인 남구 대연동의 썬샤인7이었다. 상가는 남구 대연동의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 상가 301동으로 1㎡에 878만 2000원이었다. 주상복합 중에서는 광안리 해변과 가깝고, 광안대교가 보이는 수영구 광안동의 이린타워로 1㎡에 302만 4000원으로 조사됐다. ●청평화시장 건물 ㎡ 당 1678만원 부산이 많이 뛰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기준시가 상위 5곳은 모두 서울 강남·서초에 있었다. 피엔폴루스에 이어 서초구 서초동의 강남아르젠(1㎡당 510만 6000원), 강남구 신사동의 현대썬앤빌(469만 2000원),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453만 2000원),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지(G)동(416만 8000원) 순이었다. 상가가격 전국 상위 5곳은 모두 서울 청계천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청평화시장 건물이 ㎡당 1678만 1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종로구 동대문종합상가 D동(1502만 4000원), 중구 신평화패션타운(1490만 7000원), 제일평화시장상가 1동 775번지(1442만 7000원), 제일평화시장상가 1동 774번지(1412만 4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오피스텔과 상가 기준시가 상승에 따라 내년부터 상속 및 증여, 매매 시 내야 할 세금도 늘어나게 된다. 국세청이 고시한 기준시가는 양도·상속·증여세 과세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실지거래가액으로 과세되지만, 취득 당시 실지거래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환산취득가약으로 과세되고 이때 고시된 기준시가를 활용한다. 환산취득가액은 취득 당시 기준시가를 양도 당시 기준시가로 나눈 값에 양도 당시 실지거래가액을 곱한 값으로 계산된다. 상속(증여)세는 재산의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되지만, 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고시된 기준시가를 과세기준으로 한다. ●익명성 보장 등 범죄에 자주 이용 올해는 오피스텔이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에서 구설에도 유난히 많이 올랐다. 그 시작은 세간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단초로 지목되고 있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 로비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홍만표 변호사는 오피스텔 갑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 변호사는 경기 용인·평택과 충남 천안 등지의 오피스텔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의 한 건물 오피스텔 53실을 무더기로 매입했고, 그가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업체 A사 명의의 오피스텔까지 합하면 모두 123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최씨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텔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피스텔은 주택과 달리 월세 거래가 일반적이어서 1%대 저금리 시대에 5%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로 여겨져 왔다. 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면 소득세도 내지 않는다. 또 오피스텔은 업무와 주거 등 복합적 용도로 사용되고, 임차인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누가 드나드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또한 도심과의 접근성과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범죄에도 자주 이용된다.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료행위, 고액 비밀과외 등 다양한 유형의 범죄가 발생한다. 고독한 도시에 어울리는 공간인 셈이다. ●국내 첫 오피스텔은 마포 성지빌딩 ‘오피스’(office)와 ‘호텔’(hotel)의 합성어로 알고 있는 오피스텔은 전형적인 ‘콩글리시’다. 미국에서는 ‘스튜디오(studio) 아파트’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오피스텔은 1983년 서울 마포 재개발지구에 등장한 17층짜리 성지빌딩으로, 당시 4개 층이 오피스텔이었는데 입주자는 주로 오퍼상(무역대리업자)이 가장 많았고, 지방 본사의 서울연락소, 회계사무소, 설계사무소 등 1인 사업자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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