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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날 안방극장 ‘애니 잔치’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애니메이션 잔치가 벌어진다.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인 애니맥스와 챔프, 투니버스 등이 안방극장 어린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4시간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맥스는 3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특집 편성했다. 오전 9시에는 황폐해진 미케나 마을을 구하기 위해 지우와 피카츄 일행이 다모스 일행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포켓몬스터 DP 극장판’이 방송되며, 낮 12시에는 제멋대로인 다섯 명의 트라이브 용사들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 베르크로부터 지구를 구해낸다는 ‘기가 트라이브’가 예정돼 있다. 오후 1시에는 ‘오! 나의 여신님 극장판’이 그 뒤를 잇는다. 챔프도 어린이날 특집 프로그램 ‘도라에몽 극장판 : 진구의 태양왕전설’을 오전 9시와 오후 8시에 방송한다. ‘도라에몽’은 고대 태양의 나라로 시간여행을 떠난 진구와 도라에몽의 모험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모티프로 한 참신한 소재가 돋보인다. 투니버스는 어린이날이 속해 있는 주를 아예 어린이날 특집 애니메이션으로 ‘도배’(?)할 예정. 3일부터 7일까지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준비돼 있다. 3일 ‘개구리중사 케로로 극장판:케로로vs케로로 천공대결전’을 시작으로, 4일 ‘포켓몬 DP 극장판:쉐이미’가 오전 9시부터 11시 방송된다. 5일 당일 같은 시간엔 지난해 개봉해 국내 관객 65만명을 돌파한 흥행작 ‘명탐정 코난 극장판:칠흑의 추적자’가 TV최초로 방송되며 6일에는 ‘포켓몬DP 극장판:다크라이’, 7일에는 ‘개구리 중사 케로로 극장판:심해의 프린세스’가 방송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명탐정 코난 시리즈’가 준비돼 있다. 3일부터 차례로 ‘명탐정 코난 극장판:베이커가의 망령’, ‘명탐정 코난 극장판:14번째 표적’, ‘명탐정 코난 극장판: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명탐정 코난 극장판 : 시한장치의 마천루’, ‘명탐정 코난 극장판 : 세기말의 마술사’가 어린이들에게 스릴 넘치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최근 투니버스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5편의 TV판 애니메이션을 엄선했다. 3일 ‘메탈베이블레이드2’를 시작으로 ‘썬더일레븐2’, ‘짱구는 못말려 최신판’, ‘개구리 중사 케로로 6’, ‘명탐정 코난 7’이 계속 이어진다. 스카이라이프의 TV 영화관 ‘스카이초이스’도 3일부터 7일까지 ‘앨빈과 수퍼밴드 2’를 비롯해 ‘공주와 개구리’, ‘괴물들이 사는 나라’, ‘도라에몽 공룡 대탐험 & 우주표류기’를 반복 상영할 예정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제중원’ 한혜진, 수준급 영어실력 선보여

    ‘제중원’ 한혜진, 수준급 영어실력 선보여

    SBS 드라마 ‘제중원’의 석란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한혜진이 뛰어난 영어실력을 선보여 관심을 받고 있다. 한혜진은 지난 20일 방송된 ‘제중원’ 32회분에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과 대면하는 장면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냈다. 마크 트웨인은 극중 종군기자로 조선을 방문하게 된다. 극중 석란은 아버지가 국제 무역상인이라 어린 시절부터 서양문물을 접해왔다. 한혜진은 이런 석란 역을 맡아 제중원 원장인 알렌의 통역을 도우며 영어대사도 거뜬히 소화해 내고 있다. 한혜진은 외국인 연기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영어가 유창하다.”, “얼굴이 예쁜 것은 물론, 연기도 잘 하고 영어실력도 뛰어나다.”며 한혜진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작심삼일 100번만 결심한다면…

    새해가 밝아 열흘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희망찬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지만 대부분 작심삼일이다. 무사히 작심삼일을 지났다 해도 유혹은 계속된다. 이쯤 되면 희망찬 새해 계획이 족쇄가 되어 마음의 짐만 더할 뿐이다. 계획을 못 지켜도 스트레스요, 지키자고 해도 스트레스다. 특히 새해 건강계획을 세운 많은 사람들은 건강계획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부담스럽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이나 운동으로 인한 부상뿐 아니라 계획을 지키지 못한 자책과 각종 욕구를 참아야 하는 스트레스까지, 계획을 세운 순간부터 우리는 족쇄를 차고 살게 된다. 대부분의 계획, 특히 건강계획은 짧은 기간의 변화만으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 오히려 꾸준한 노력으로 습관화했을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 이런 생활습관은 큰 다짐을 하지 않아도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체중 조절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면 위암 예방에 좋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 속에서 활동량을 늘리고, 쾌활한 생활태도를 가지면 체중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물론 이런 습관도 성과에만 집착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끔 지키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계속 하는 것이다. 금연도 그렇다. 몇 년을 금연했다가 다시 흡연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한 번의 흡연이 곧 금연의 실패는 아니다. 미국의 문호 마크 트웨인은 “금연만큼 쉬운 일은 없다. 나는 금연을 백 번도 넘게 해봤다.”고 말했다. 새해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났다면 다시 시도하면 된다. 결심이 삼일은 간다면 삼일씩 100번만 결심하자. 계획을 세우되 지키려고 너무 집착하지도 말고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도 말자. 계획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 거창한 계획이 목표 그 자체는 아니다. 금기창 연세대의대 방사선종양학과
  • 어니스트 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 등 20세기 문인 20명…걸작 탄생시킨 그들의 집

    어니스트 헤밍웨이·버지니아 울프 등 20세기 문인 20명…걸작 탄생시킨 그들의 집

    미국 최남단섬 키웨스트에 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집은 옛 모습을 많이 잃었다. 그래도 여전히 ‘파파 헤밍웨이’의 자취를 찾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영국의 여류작가 비타 색빌웨스트를 유명하게 한 ‘가족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집은 작가 자신의 거처였다. 색빌웨스트가 직접 가꾼 영국 캔트 지방의 시싱허스트 성 정원은 지금까지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통한다. 스위스 몬타뇰라 언덕에 놓인 카사 카무치는 헤르만 헤세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태어난 곳이다. 요즘은 부동산 투기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 중이지만.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안고 있다. 때로는 쉼터가 되지만,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의 원인을 제공한다. 안정인 동시에 외로움이다. 창작의 바탕이 되면서, 그것 자체가 작품의 소재로도 쓰인다. ●집은 창작공간 이상 또 하나의 작품 “그들은 그곳에서 살고, 창조하고, 고통받았다. 스스로 택한 고독과 글을 써야만 한다는 긴박감이 언제나 그곳에 도사리고 있었고 그들은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들은 글쓰기의 열정으로 집을 채웠고, 바로 그만큼 집을 사랑했다.” 프랑스 출신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프란체스카 프레몰리 드룰레는 작가의 작업실을 이렇게 표현한다. ‘명작의 산실’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예술적 여정만큼이나 상징적인 하나의 작품이었다고. 작가의 세계에서 ‘집’이 가지는 의미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 저자는 20세기 대표 작가 20인의 집을 찾아 그곳의 이야기를 ‘작가의 집’(윌북 펴냄)에 풀어냈다. ‘작가의 집’을 찾는 여정은 스위스 루가노 호수의 한 언덕에 있는 카사 카무치에서 시작한다. 고달픈 여행자이자 외로운 작가 헤세가 1919년부터 머문 곳이다. ‘클라인과 바그너’,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 ‘싯다르타’ 등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이 큰 방은 거의 비어 있었다. 타일 바닥에 의자 몇 개와 해체된 그랜드 피아노 부품들이 널려 있을 뿐. 두 개의 문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발코니 쪽으로 시선을 유도했다.” 헤세는 ‘클링소어의 마지막 여름’에 이곳의 매력을 녹여내기도 했다. ●작품에서 자신의 집 묘사하기도 ‘무기여 잘있거라’ 구상으로 가득차 있던 헤밍웨이는 글쓰기에 전념할 곳을 찾아 헤매던 중 미국 최남단섬 키웨스트의 느슨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야자수로 둘러싸인 호젓한 작업실에서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오후의 죽음’ 등을 써냈다. 색빌웨스트의 시싱허스트 성은 작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 장소일지 모른다.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 촛불을 켜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성의 탑 꼭대기 방, 잘 정돈된 정원…. 집 가꾸기에 심취한 색빌웨스트는 소설, 시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도 그의 작품으로 남겨 여전히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부유한 색빌웨스트가 ‘귀족적 취미’로 시싱허스트 성을 꾸몄다면, 그와 깊은 친분을 나누던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작품으로 몽크스 하우스를 조성해 갔다. 울프는 영국 서식스주 로드멜 끝자락에 있는 몽크스 하우스를 처음 본 순간을 두고, “내 평생을 통틀어 그토록 강렬한 감정에 사로잡혔던 5분은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색빌웨스트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울프는 ‘일반독자’와 ‘댈러웨이 부인’의 인세로 수세식 화장실 두 칸을, ‘올랜도’가 인기를 끌면서 침실이 딸린 별관을 만들었다. ‘파도’를 출간한 뒤에는 몽크스 하우스에 전기를 들였다. ●집 찾는 여정 테마여행하듯 즐거워 본격적으로 집필 작업에 몰두하기로 한 마크 트웨인은 유명 건축가 에드워드 터커먼 포터에게 의뢰해 미국 코네티컷 하트포드에 안식처를 지었다. 완공된 집은 당시 지역신문에 “주 전체를 통틀어, 아니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괴상한 건축물”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트웨인에게는 최고의 공간이었다. 어린 시절 미시시피강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집에서 ‘톰 소여의 모험’을 썼고, 연이어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미시시피강의 생활’을 냈다. 말년에 투자 실패로 이 집을 떠난 뒤 다시 집을 찾아간 그는 “그 집은 우리를 볼 줄 아는 눈과 마음과 혼이 있었다. 그 집은 우리의 일부였고 우리는 집의 신뢰를 얻어 은총과 축복의 평화 속에 살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북유럽부터 미국 남부까지, 저자를 따라 작가의 집을 엿보는 여정은 마치 테마여행을 하는 듯 즐겁다. 사진작가 에리카 레너드가 찍은 매혹적인 사진들이 더해져 작가의 일상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광장] ‘네이밍 정치’ 더 이상 약발 없다/김종면 편집위원

    [서울광장] ‘네이밍 정치’ 더 이상 약발 없다/김종면 편집위원

    얼마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막장’이라는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을 언론사에 보내 관심을 모았다.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지하에서 에너지 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현장이자 진지한 삶의 터전이 막장인데, 폭력·불륜 같은 나쁜 뜻으로 쓰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세(警世)의 말은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소리일 뿐, 실체를 왜곡하는 ‘부정적인 이름 붙이기’는 그치지 않고 있다. 그 압권이 민주당이 최근 네티즌을 상대로 벌인 이른바 ‘MB정권 2기 내각 네이밍(이름짓기) 공모’다. 상금까지 내건 이 정치 잔혹굿에 200여명의 네티즌이 응모해 고만고만한 이름을 내놓았다고 한다. 무대포 내각, 양치기 정권, 일기예보 정권, 형님 내각, 후진 내각…. 거기에는 물론 막장 내각이라는 말도 들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1야당이 왜 이런 저열한 정치쇼를 연출할까. 별명을 붙이려면 평소에 국민과 소통하고 민심을 살펴가며 해야지 무슨 장한 일이라고 네티즌에게 돈 주고 이름을 사나. 온라인 민심을 가져다 쓰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것을 그릇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만인의’ 인터넷 공론장을 유린하면 반드시 부메랑의 화살을 맞는다. 공모까지 했지만 ‘고소영’ ‘강부자’ 같은 자극적인 상품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빨리 ‘당선작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뭔가 생산적인 정칫감을 찾아야 한다. 되잖은 말장난으로 쓸데없는 정쟁거리를 만들면 정말 웃음가마리가 될 것이다. 정치가 공공재(公共財)인 한, 누구도 그 발치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 정치의 몰골이 아무리 망측하고 그 음색이 혼탁해도 그것을 보고 들을 수밖에 없다. 매스컴 용어로 말하면 ‘사로잡힌 수용자’다. 그러니 무분별한 네이밍 정치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문제는 정치 네이밍이 끊임없이 상대를 꼬집고 비틀고 생채기 내는 부정적인 주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촌철살인의 풍자와는 이미 거리가 멀다. 정치에서도 마케팅은 필요하다. 정치 허무를 부추기는 세태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치에서의 마케팅, 특히 상대에게 치명적인 불도장이 될 수 있는 네이밍 마케팅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자학과 편견을 강화하는 섬뜩한 방자의 도구로 쓰인다면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다. 요즘 외국 언론의 한국 때리기가 가관이다. 한국 경제에 독설을 퍼부은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10일자에 또 “국회 난투극을 막으려면 TV카메라를 멀리 치워야 한다.”는 비아냥조 기사를 실어 부아를 돋게 만들었다. 내 걱정을 남이 대신해 주는 우스운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의 그릇이 커져야 한다. 남에게 ‘주홍글자’를 덧씌워 덕을 보려는 것은 소인배의 좁쌀정치요, 남을 못살게 굴고 스스로를 학대하는 새도매저키즘(sadomasochism) 정치다.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은 부끄러움이 필요한 유일한 동물”이라고 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 떠오른다. ‘나쁜’ 이름을 공모한 민주당뿐 아니라 정치종사자 일반에 좀 더 부끄러움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시절이 수상할수록 부정이 아니라 긍정,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영혼을 좀먹는 ‘이름장사’는 더 이상 안 된다. 정명(正名)! 바른 이름 붙여주기 운동이라도 벌여야겠다.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 세계를 움직인 왼손잡이 29人

    람세스 2세와 알렉산더 대왕, 율리우스 카이사르, 잔 다르크, 나폴레옹, 빌 클린턴…. 세계 인구의 90%에 가까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오른손잡이들을 제치고 세계 역사를 쥐락펴락한 위대한 왼손잡이들이다. 미국 작가이자 사회평론가인 에드 라이트가 쓴 ‘왼손이 만든 역사’(송설희·송남주 옮김, 말글빛냄 펴냄)는 이집트의 람세스 2세부터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세계 역사를 바꾼 왼손잡이 29명의 삶을 재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이 왼손잡이들의 공통적 성격과 개인적 성격 등을 조목조목 살핀다. 책에 따르면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문제 해결능력이 뛰어나다. 직관력과 남들과 잘 화합하는 감정이입 능력이 탁월하며,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수평사고 능력과 실험정신도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람세스 2세는 역사상 최초의 평화조약을 맺는 등 수평사고 능력과 실험정신, 알렉산더대왕은 전투현장에서의 직관력, 나폴레옹은 직관력과 수평사고 능력, 빌 클린턴은 수평사고 능력, 실험정신이 남들보다 뛰어나다. 독학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뤄냈다는 점도 왼손잡이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마크 트웨인, 찰리 채플린, 헨리 포드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책보다 경험을 통한 학습에서 큰 영향을 받아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물론 왼손잡이들이 화를 잘 내는 등 좋은 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다 친구를 창으로 찔러 죽인 알렉산더대왕부터 심판에게 욕을 해대는 ‘테니스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에 이르기까지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는 기질이 쉽게 발견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대목에서마저 “그들의 삶에서 마주치는 차별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지나치게 ‘왼손잡이 친화적’이란 인상을 줘 아쉬움을 남긴다.2만 45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밤의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밤의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우리의 일부다. 어떤 이에게는 불안과 고독의 시간이다. 또 어떤 이에게는 노동에서 해방된 자유의 시간이자 관능적 쾌락과 여흥의 시간이다. 하루의 걱정을 밀쳐둘 수 있는 시간이며, 보이지 않는 위험이 도사리는 미개척지인지도 모른다. 이건 ‘밤’이다. 캐나다의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인 크리스토프 듀드니의 밤에 관한 단상이다. 그가 쓴 ‘밤으로의 여행’(연진희·채세진 옮김, 예원미디어 펴냄)은 드물게 만나는 ‘밤의 인류문화사’이다. 인류역사를 통해 문학으로, 그림으로 끝없이 노래됐으면서도 밤 그 자체에 의미를 둔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낮의 그림자, 낮과 낮 사이에 끼인 어둠의 시간. 하루 24시간의 중심축을 떠받치며 엄존함에도 밤은 개념적 적자(嫡子)로 대접받지 못했다. ●밤의 기원에 대한 신화·과학적 정의도 밤의 모든 것을 파악한 백과전서를 선언한 책은, 그 언어적 유래로 운을 떼는 치밀함을 보인다. 숱한 단어들이 변천의 역사를 겪어왔어도 영어의 ‘night’만큼은 모양을 바꾼 적 없는 은근한 세를 부려왔다. 밤을 여성으로 인격화하며 찬미한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밤의 기원에 대한 신화·과학적 정의가 빠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낮을 준비하는 관념적 인식의 대상이던 밤이, 신비함으로 무장한 상상과 창조의 시간으로 실체적 가치를 얻어가는 과정에는 정보가 풍성하다. 밤의 시간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다양한 주제의 지적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일몰에서부터 다음날 일출까지 밤의 12시간을 한 시간 단위로 쪼개 모두 12개의 주제가 다른 장(章)으로 책을 꾸몄다. 예컨대 고즈넉이 아름다운 ‘밤의 자연’을 짚는 3장에서는 19세기 미국의 박물학자이자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전면에 등장시킨다. 저 유명한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 홀로 지내며 소로가 밤낚시를 즐겼던 여름밤 풍경은 그대로 밤의 찬사이다. 소로가 저서 ‘월든’에 쓴 그림같은 기록의 일부가 인용됐다. ●순서없이 펼쳐 읽어도 무리없어 낭만적 고찰에만 그치지 않는다. 밤을 “광학적 사막”(빛이 사하라의 물만큼이나 희소한 공간)이라 규정하고, 밤 사냥에서 최고의 입지를 얻는 야행성 동물들에게는 어둠이 오히려 빛이 되는 역설을 일깨운다. 야간투시경을 가진 연쇄살인범이 활약하는 영화 ‘양들의 침묵’, 안구가 유난히 발달해 먹이를 보려면 머리를 돌려야 하는 안경원숭이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지식정보들이 종횡무진 지면을 활강한다. 순서없이 마음 가는 대로 펼쳐 읽어도 무리없는 건 그 덕분이다. 천문학·일몰·북극광·오로라 등 자연현상, 생물학, 생리학, 병리학, 의학, 예술, 과학기술, 신화, 어원학 등 다방면에서 밤의 지표들을 뒤져냈다. 우주가 캄캄한 이유에서부터 부엉이와 박쥐가 어둠 속에서 먹이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 저녁 노을의 녹색섬광과 청색섬광의 정체, 도시의 야광이 암에 영향을 미칠지의 여부, 심지어는 코르티잔 나이트클럽 풍속에까지 관심의 촉수가 닿았다. ●잠과 꿈, 해몽과 불면증 이야기도 밤과 필연적 관계를 나눈 잠과 꿈, 해몽과 불면증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다. 마을 주민이 통째로 불면증을 앓는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간의 고독’, 프로이트와 융의 학설을 인용하거나 때로는 저자가 수면연구소를 직접 찾아가 현장성을 부각시켰다. 고질적 불면증 환자였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비롯해 마르셀 프루스트, 샬롯 브론테, 버지니아 울프, 마크 트웨인 등 자신들의 복잡한 내면을 작품에 투영시킨 ‘올빼미 작가족’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글감이다. 저자의 광범한 지적 스펙트럼에 힘입어 밤은 복권돼 간다.500쪽이나 되는 긴 ‘탐구서’를 쉼없이 채워낸 작가의 오지랖과 재담이 무엇보다 놀랍다. 뒤집어, 방대한 지식정보들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한 글쓰기에서 깊이읽기의 아쉬움을 느낄 독자도 있을 듯하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48인 인생행로 바꾼 명저들

    레이프 에스퀴스는 24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빈민가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호바트 불르바 초등학교는 90%가 극빈층이었고, 영어가 모국어인 아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전원이 무료급식으로 아침과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교사가 되기 전 레이프가 가장 좋아한 책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다. 인종차별과 폭력, 위선으로 가득찬 사회를 따돌리듯 달아나며 펼치는 여정이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교사가 된 그에게 허크는 정답이 되지 못했다. 허크식 해법은 교실에서 절대로 달아나서는 안 되는 그에게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아내가 권하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펼쳐들었다. 이미 몇 차례 읽었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쓴 흑인 남자를 통해 정의를 되찾는 스토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변호사 애티커스는 사건을 수임하고 아이들이 “이길 것 같아요?”라고 묻자 조용하게 “아니….”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애티커스는 떠나지 않고 법정으로 걸어들어가 투쟁한다. 책을 읽던 레이프는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에게는 교실이 바로 법정이었다. 좋은 교사란 포기하지 않는 교사라는 것이다. 그는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아이들이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잭 캔필드, 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리더스북 펴냄)에 실려있는 이야기이다. 레이프가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은 한국의 평범한 교사들과 다르지 않다. ‘내 인생…’의 집필에 참여한 48명은 나름대로 미국에서는 배우·작가·변호사·경영자·환경운동가·방송인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게다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좋은 책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감동을 주지 못할 수도 있듯이,‘앵무새 죽이기’ 같은 책들이 누구나 꼭 읽어야 하는 명저라고 강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존재는 책이 아니라 독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일러준다. 스스로 깨닫고 실행하는 것만이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1만 3000원.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MFS호주여자오픈] “저 남자근육 없거든요” ‘성벽’ 넘어간 女골퍼

    ‘여자골퍼는 태어날 때부터 여자일 필요가 없다?’ 성전환 여성 골퍼 미안 배거(41·덴마크)가 1일 호주 로열시드니골프장에서 막을 올리는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개막전 MFS호주여자오픈에 또 출전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올해 LET 투어 풀시드를 획득, 다시 생애 첫 우승에 나선 것.LET에 공식 등록된 골퍼 가운데 사상 최초의 성전환 선수다. 미여자프로골프협회(LPGA)는 아직 성전환 여성골퍼에게 출전권을 주지 않고 있다. 배거는 8살때 골프채를 잡았고,14세 때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으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2년 골프채를 놓고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1995년 성전환 수술로 여자로 재탄생했다.1998년 골프채를 다시 잡은 그는 이듬해와 2001·02년 각각 호주 아마추어챔피언에 올라 1년 뒤 프로에 입문했다. 호주 이외의 지역에선 최근까지 성전환 선수의 대회 출전은 불가능했다. 미국골프협회는 1987년 성전환 수술로 여자가 된 샤롯 우드가 US여자시니어아마추어선수권에 출전,3위를 차지한 데 이어 US미드아마추어선수권에서도 4강에 오르자 부랴부랴 ‘여자 선수는 태어날 때부터 여자여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고,LPGA도 같은 규정을 만들었다. 2004년 여자로 7년째 생활하던 미국의 다니엘르 스워프(당시 41세)는 출생증명서에 남자로 기록돼 있다는 이유로 포트웨인시 여자골프대회에 출전을 금지당했다. 그러나 호주여자골프협회가 98년 ‘여성으로 태어난 사람’으로 제한했던 규정을 삭제함에 따라 배거는 2004년 호주여자오픈에 공식 출전했다. 배거는 “(성전환)수술을 받아 체내 호르몬의 변화로 근육이 약화되는 등 남성의 특성을 상실하게 됐다.”면서 “내 드라이버샷의 비거리는 보통 여자들처럼 210m에 불과하고, 따라서 나에겐 남자의 이점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LPGA와 LET에도 프로 도전 기회를 청했다. 결국 같은해 LET가 출전을 허용,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LET 투어에 입성한 배거는 이듬해 야심차게 프로무대를 두드렸지만 13개 대회 중 2차례만 예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8개 대회 중 2차례나 ‘톱10’에 입상했다. 일취월장한 배거는 결국 올시즌 풀시드로 또 대회에 나서게 됐다.176㎝의 키에 푸른 눈을 가진 그의 취미는 롤러블레이드와 요리. 그는 “제발 골프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주변의 끊임없는 호기심을 거부한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04년대회(아테네)부터 법적으로 새로운 성을 얻은 뒤 최소 2년간 호르몬 치료를 받은 선수에 대해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자들 몰락 ‘지나친 자기애’탓?

    왕년의 세계 헤비급 챔프 조지 포먼(65). 그는 젊었을 때 번 500만달러를 날린 뒤 45세에 아들뻘인 마이클 무어러와 링에 마주서야 했다.“먹여살려야 할 식구들 생각에 미칠 정도로 불안”해서 막판 반전을 위해 링에 오른 것이었다.17일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역시 헤비급 챔프였던 마이크 타이슨, 팝스타 마이클 잭슨, 미국의 국민작가 마크 트웨인, 대통령까지 지낸 토머스 제퍼슨과 율리시즈 그랜트 등이 비참한 인생의 쓴맛을 맛보았다. 평생 교활한 사기꾼·발명가들의 ‘밥’이었던 트웨인은 신형 타자기에 오늘날 돈으로 40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쫄딱 망하고 순회강연으로 입에 풀칠을 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잭슨은 애지중지하던 비틀스 가사집을 담보로 잡히고 은행에서 2억 7000만달러(약 2565억원)를 대출받아 벗어났다. 한때 주먹 한방에 3000만달러까지 받았던 타이슨도 2004년 파산 신청을 할 때 빚만 2700만달러, 세금 체납액은 1300만달러였다. 한달에 40만달러나 펑펑 쓴 낭비벽 탓이었다. 평생 두들겨 맞으며 번 4억달러를 연기처럼 날린 것이다.부자들이 하루 아침에 빈털터리가 되는 이유는 지나친 자기애(自己愛) 탓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시어도어 아론슨은 “부자들은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 때문에 말도 안되는 투자를 결심하곤 한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책꽂이]

    ●양복 입은 원숭이(리처드 콘니프 지음, 이호준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동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정글 스토리.‘부자들의 역사’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원숭이와 침팬지를 비롯해 프레리 들쥐, 아마존의 피라니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들의 습성을 관찰, 직장인들의 생존 메커니즘을 밝힌다. 앙숙인 MS의 스티브 발머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가 극적으로 화해한 이유, 인텔의 앤디 그로브가 정적을 제거하는 장면 등을 생생히 보여준다.1만 5000원.●세상을 바꾼 최초들(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등 옮김, 하늘연못 펴냄) 포크의 탄생지는 터키. 복권은 15세기 베니스 상인들의 창안물. 타자기로 소설을 쓴 최초의 작가는 마크 트웨인. 인류 최초의 포스터 제작자는 15세기 교회의 성가대원. 백화점의 효시는 1837년 파리에서 문을 연 ‘르 프티 마틀로’. 인류가 만든 최초들에 관한 지식들을 골라 실었다.“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최고의 선물은 궁금증과 호기심”이라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을 실감케 하는 책.1만 7000원.●자클린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캐럴 이스턴 지음, 윤미경 옮김, 마티 펴냄) “이 소녀는 마치 남자 다섯이 하듯 연주한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도 그녀의 음을 다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지휘자 주빈 메타의 평을 들은 세계적인 여성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삶을 조명. 최고의 첼리스트로 손꼽히며 빛나는 연주자의 길을 걷던 자클린은 다발성경화증으로 첼로를 놓고 휠체어에서 지내야 하는 비운을 겪는다.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 남편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과의 이야기도 실렸다.1만 8000원.●로빈슨 크루소의 사치(박정자 지음, 기파랑 펴냄)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증여론’에서 인디언 축제 포틀라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물을 주고 환대를 베풀고 결국 미친 듯한 소비와 파괴행위로까지 이어지는 포틀라치. 모스는 이런 행태를 인디언 사회 특유의 관습이 아니라 모든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원리로 본다. 책은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을 그린다. 저자(상명대 교수)는 “현대는 물건의 소비뿐만 아니라 상징의 소비, 이미지의 소비, 기호의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라고 말한다.1만 2000원.●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우타 브란데스 지음, 김미숙 옮김, 시지락 펴냄) 책의 제목은 디자이너가 한갓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질적으로 더 나은 아름다운 세상(생활세계와 노동세계)을 만드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돼야 함을 암시하는 말.‘섹스 없이 디자인은 없다.’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 책은 왜곡된 성의식이 구체적 사물로 적나라하게 구현된 장신구 디자인과 향수 디자인을 비판적으로 살핀다.1만 2000원.
  • 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보르헤스 지음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눈먼 도서관장 호르헤의 모델인 ‘도서관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그는 조국 아르헨티나의 독재자 페론에 대해 작가연맹 대표로 반독재 선언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시립도서관 서기직에서 쫓겨난다. 그런 상황에서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그의 영미문학 강의는 지성에 굶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다. 나아가 미국 대학 순회강연을 통해 미국 청중까지 사로잡는다. 그의 독특한 시각과 다양한 독서편력이 청중을 열광케 한 것이다.‘보르헤스의 미국문학 강의’(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홍근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바로 그 강연의 결실이다. 질서정연한 유럽과 달리 중남미의 현실은 순진한 사실주의로는 잡아낼 수 없는 복잡한 미로와도 같다. 그래서인지 중남미에서는 유난히 환상문학이 발달했다. 중남미 작가들은 그들의 현실을 표현하는 방법을 미국문학에서 배웠다. 보르헤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을 읽고 중남미판 환상문학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보르헤스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문학의 변방에 머물고 있던 중남미문학은 20세기 들어 비로소 환상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계에 당당히 등장했다. 그 뿌리가 에드거 앨런 포다. 그런 점에서 보면 20세기 중남미 문학의 대표작가 보르헤스가 미국문학에 관심을 보인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미국 문학사를 정리한 책은 많다. 미국 문학사는 심리학, 사회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돼 왔다. 이 책에서는 미국문학의 미학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 만큼 “작품 자체의 매력”에 충실하다. 책은 17세기 미국문학의 기원이라 할 조너선 에드워즈와 필립 프리노의 청교도주의 정신, 에머슨과 소로로 대표되는 초월주의, 서부에서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작가 마크 트웨인과 잭 런던,19세기의 세 시인 시드니 라이어·존 그린리프 휘티어·에밀리 디킨슨 등 고전적인 작가들의 사상과 작품세계를 통해 미국문학의 정신을 살핀다. 184쪽에 불과한 얄팍한 분량이지만 이 책은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탐정소설, 공상과학소설(SF), 웨스턴(서부문학), 흑인문학, 아메리카 인디언 시 등 기존의 문학사 책에선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씨줄날줄] 유머와 독설 정치/진경호 논설위원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연단에 올라 한껏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곤 한마디 했다.“제게도 여러분 같은 빠순이들 많아요….” ‘?!…빠순이?’ 여고생들이 웅성거렸다.“그게 뭐야?”“술집아가씨 아냐?” 강당은 썰렁해졌고, 졸지에 ‘술집여자’가 돼버린 여고생들 앞에서 이 총재는 헛기침만 연발했다.2002년 스승의 날 서울 은평구의 한 여고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빠부대’를 잘못 일컬어-비서실장이던 C의원의 귀띔이었다-결국 설화(舌禍)가 되고 만 이 3년전 일화는 우리 정치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선을 앞두고 청중의 마음을 잡아끌기 위해 유머를 하기는 해야겠는데 제대로 된 유머를 해본 적이 없으니 이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맞고 말았던 것이다. 아쉽고 부럽지만 서구 정치사에는 품격있는 유머가 차고 넘친다. 못생긴 링컨은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는 야당의원의 비난에 “내가 두 얼굴을 가졌다면 왜 이런 얼굴로 나왔겠느냐.”고 되받아쳤고, 저격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간 레이건은 “제발 여러분 모두 공화당원이라고 말해 주시오.”라는 말로 둘러싼 의사들을 안심시켰다. 우리에게도 유머가 넘치는 정치인들이 없지는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머는 하도 많아 옮겨적기가 벅차고, 김상현 조홍규 전 의원 등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재담으로 지난 국회를 부드럽게 했다. 17대 들어 국회가 독설가들의 무대로 변한 듯하다. 걸쭉한 입담으로 경색정국을 풀어내는 정치인들은 사라지고, 유시민 전여옥 의원 등 저격수로 불리는 독설가들의 활극이 넘친다. 지난해 ‘차떼기당’ 발언의 주역 이해찬 국무총리 역시 올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어김없는 ‘소신발언’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총리는 훈계나 들으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참 별꼴을 다 본다.”는 등의 발언은 독설을 넘어 싸움 수준이다. 여야의 정체성 공방 또한 청와대 비서관의 말을 빌리자면 ‘저주의 굿판’이나 다름없다. 영국의 역사학자 폴 존슨은 ‘지도자의 다섯가지 덕목’의 하나로 유머를 꼽았고,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유머의 원천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라고 했다. 국민들의 고통과 슬픔을 보듬는, 따뜻한 유머의 정치가 그립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어린 시절, 만화책을 펼치려하면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하시던 부모님들, 좁디좁은 동네 만화방에 학생들이 없나 살펴보러 다니시던 선생님들. 중고등학생만 되도 만화를 보려고 하면,“애들이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만화는 어른들도 당당히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의 한 장르가 됐다. 그것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느끼고, 지식을 얻고 또 다른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어느 곳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용감하게 만화책을 손에 쥐는 모습들도 늘어가고 있다. 올 여름 한 번쯤은 만화를 즐기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떠한지. 신나는 여름에 휴가. 그렇지만 왠지 방에 틀어 박히고 싶은 그대를 위해 만화책을 골랐다. 잔뜩 빌려오거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구입해서 소장하는 것도 좋다. 어쨌든 한아름 안고 돌아와 만화 보따리를 풀어놓고,‘뒹굴뒹굴’ 삼매경에 파묻히는 것도 여름나기의 방법일 듯. 한 번쯤은 볼 만한 만화를 소개한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1) 작가로 고르기 ‘전작주의’를 내세워 특정 작가의 만화를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라사와 나오키는 이제 국내 만화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 일본에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작품을 내놓는 작가로 손꼽힌다. 폭넓은 배경지식에 매력있는 그림체가 돋보인다. 스포츠 명랑 만화 ‘야와라!’(학산·29권 완결)나 ‘해피!’(학산·23권 완결) 같은 작품도 유명하지만, 이후 ‘마스터 키튼’(대원·18권 완결)이나 ‘몬스터’(세주·18권 완결)도 깊이있는 내용으로 끊임없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SF물 ‘20세기 소년’(학산)이 18권까지 출간되고 있다. 모든 작품이 읽어볼 만하지만, 여름에는 고고학자이자 보험사 조사원의 모험담을 담은 ‘마스터 키튼’과 희대의 범죄자로 키워진 소년과 누명을 쓴 의사의 대결을 그린 ‘몬스터’를 추천한다. 탁월한 심리 묘사와 반전이 눈에 띄는 ‘몬스터’는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이보그짱G’나 ‘어둠의 인형사 사콘’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린 오바타 다케시는 ‘고스트 바둑왕’(서울·23권 완결)으로 한껏 인기몰이를 했다. 그의 최근작 ‘데스노트’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 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열혈 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사신 루크가 지구에 떨어뜨린 ‘살생부’를 우연히 얻게 된 뒤 범법자에 대해 단죄를 내리는 천재 소년 야가미 라이토와, 이를 막으려 하는 또 다른 천재 소년 L의 치밀한 두뇌 대결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 음악이 흐르는 만화 음악을 좋아한다면 ‘벡’(학산문화사)이나 ‘노다메 칸타빌레’(대원씨아이)를 권하고 싶다.‘벡’은 록을,‘노다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음악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을 그린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 사쿠이시 해럴드가 그리는 ‘벡’. 평범한 중학생 다나카 유키오는 어느날 별나게 생긴 ‘벡’이라는 강아지를 구해주게 되고, 그 인연으로 류스케를 만나게 된다. 뉴욕에서 온 류스케는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인물. 그를 통해 록에 대한 재능을 찾게 되는 유키오. 또 다른 멤버 타이라, 치바 등과 밴드를 만들고, 해체하며 다시 모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작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인디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내용을 담은 22권까지 발매됐다. ‘노다메’는 클래식을 배우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요즘 한국 안방 극장을 달구고 있는 ‘비틀린 테리우스’의 전형인 치아키가 남자 주인공. 또 어리벙벙하고, 만화 여주인공 사상 최고로 게으르고 더럽다(?)는 노다메가 상대역이다. 삼순이·삼식이과의 주인공들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열광한 팬이라면 한 번 펼쳐보자. 치아키는 유명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뒀다. 집안도 유복하고, 피아노에 바이올린까지 못하는 게 없는 천재. 지휘자를 꿈꾸는 치아키가 피아노에 대한 재능은 뛰어나지만,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노다메를 만나게 되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나간다.12권까지 나왔다. (3) 음식만화는 어때 드라마 ‘대장금’의 열풍은 아직도 동남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음식을 다룬 갖가지 만화도 인기를 끌었다. 정작 우리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신토불이’ 작품은 없을까?있다. 허영만의 ‘식객’(김영사)이다. 쌀에서부터 출발해 굴비, 전어, 전통 술, 매생이국, 과메기, 갓김치, 홍어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 문화를 총망라하며, 읽는 이의 침을 꼴딱꼴딱 삼키게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남녀 주인공은 ‘음식 협객’을 자처하며 팔도를 누비는 성찬과 음식 잡지사 여기자 진수. 이들 이름을 합치면 진수성찬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작가가 발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 취재한 소재들이 네모난 칸에 생생히 담겼다. 후기도 무척 재미있다. 음식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에 얽힌 가족 이야기까지 풀어내는 등 심금을 울리는 에피소드가 많다.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 소개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찾아가서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듯.9권 완간. (4) 더위엔 역시 호러물 어떤 작품을 소개해야 할지 고심이 되는 장르다. 혹자는 ‘공포신문’의 쓰노다 지로,‘무서운 책’의 우메즈 가즈오 등을 권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1999년부터 국내에 소개돼 호러 만화의 붐을 일으킨 이토 준지의 작품을 골랐다. 시공사에서 ‘이토 준지 공포 콜렉션’이라는 제목으로 17권을 출간한 바 있다. 이외에 영화로 만들어진 ‘소용돌이’나 ‘공포의 물고기’ ‘어둠의 목소리’ 등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20권을 훌쩍 뛰어 넘는다. 공포 컬렉션 가운데 살해당한 뒤 끊임없이 자신을 증식시키며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토미에 시리즈’와 엽기적인 장난으로 공포와 웃음을 전달하는 ‘소이치 시리즈’가 볼 만하다. 작가의 기괴한 상상력에다 초절정 엽기적인 그림은 독자들의 예측을 불허하며 혀를 내두르게 한다. 징그럽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으스스한 공포 심연으로 스멀스멀 빠져들게 한다. 토막 살인 등의 잔인한 장면이 끊이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어린이가 읽으면 좋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자. (5) 만화보며 미술공부 호소노 후지이코의 ‘갤러리 페이크’(서울문화사)는 일본에서 15년 가까이 연재되며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일찌감치 전문적인 직업에 대해 숱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일본 만화계에서도 독특한 소재를 택한 이 작품은 ‘악덕’ 미술상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일본 등 동양 미술은 물론이고, 서양 미술사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지식을 즐겁게 접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에 나오는 미술품 복원 과정이나, 그림을 둘러싼 뒷 얘기 등은 만화를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더해 준다. 주인공 후지타 레이지는 미술품 복원과 감정에 일가견이 있는 전직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큐레이터. 현재는 도쿄에서 ‘갤러리 페이크’라는 작은 화랑을 경영한다. 실제로는 장물을 거래하는 뒷골목 화랑이다. 얼핏 돈만 밝히고 삐딱한 성격을 가진 후지타 같지만 속내는 따뜻함으로 넘쳐난다. 조수 사라 핼리퍼와 함께 하는 미술품에 대한 모험 이야기는 26권까지 발매됐다. (6) 추리소설 모음집 ‘시원한 얼음물에 발 담그고, 수박 한 조각 먹으며 추리소설을 읽는다.’ 상상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추리소설의 계절이다. 아쉽게도 ‘다빈치 코드’를 능가할 만한 대형 베스트셀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읽는 맛이 색다른 추리소설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역사추리물로는 스페인 작가 훌리아 나바로의 ‘성 수의 결사단’(랜덤하우스중앙)과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황금가지)이 있다.‘성 수의 결사단’은 예수의 시신을 감싼 것으로 알려진 성 수의를 둘러싼 암투를 흥미진진하게 다뤘고,‘열녀문의 비밀’은 거짓 열녀 적발을 위해 시작된 수사에서 또다른 비밀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초기작 ‘디지털 포트리스’(대교베텔스만)도 눈길을 끈다. 국가 안보와 테러방지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을 감청하는 국가 기관과 이에 맞서는 프로그래머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볼 만하다. 이언 피어스의 ‘라파엘로의 유혹’은 사라진 라파엘로의 그림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미술추리소설이다. 그런가 하면 유명 작가들의 공포소설만을 모은 책이 나왔다.‘세계 호러단편 100선’(책세상)은 찰스 디킨스, 안톤 체호프, 마크 트웨인 등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호러 단편들을 묶었다. 라틴환상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공동집필한 추리소설 ‘이시드로 파로디의 여섯가지 사건’(북하우스)도 출간됐다. 설명이 필요없는 인기 추리작가 존 그리샴의 신작 ‘브로커’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꼽히는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환상소설도 빠질 수없다. 밀리언셀러 ‘드래곤 라자’의 저자인 이영도가 내놓은 ‘피를 마시는 새’(황금가지)가 대표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를 뒤흔든 선언’ 시리즈 4권 출간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읽지는 않는 책, 고전. 굳이 마크 트웨인의 익살이 아니더라도, 읽자고 결심해 책장 앞에만 서면 손이 잘 가지 않는 책이 고전이다. 당시에는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상식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충격이 가신 책은 따분한 ‘공자왈 맹자왈’에 그치기 쉽다. 이럴 때면 누군가 시간의 간극을 메워줄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줬으면 싶다. ●입체적 구성으로 이해 쉽게 도서출판 그린비에서 낸 ‘세계를 뒤흔든 선언’시리즈는 이런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데이비드 보일 지음, 유강은 옮김), 미국 ‘독립선언서’(스테파니 드라이버 지음, 안효상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앤드루 커크 지음, 유강은 옮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알렉스 맥길리브레이 지음, 이충호 옮김)을 각각 다루고 있다. 소로와 카슨의 책까지 ‘선언’에 포함된 것은 아무래도 정치적인 영향력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고전에 접근하도록 유도하는 책은 계속 나왔다. 책세상문고는 ‘고전의 세계’로 50여권을 이미 냈고, 살림출판사는 ‘e시대의 절대사상’을 타이틀로 50권의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선언시리즈에 눈길이 가는 것은 입체적인 구성 때문이다. 대개 고전 관련 서적은 ‘원문+해당 전공자의 풀이글’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분량도 많고 다소 전문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에 반해 선언시리즈는 본문을 과감하게 생략한 채 당시 배경과 그 이후의 파장·효과에 집중하고 있다.4권 모두 등장배경과 지은이, 선언 내용, 당대에 끼친 영향, 책이 남긴 유산, 여파, 연구자의 풀이글 순으로 일관되게 편집됐다. 부록으로 선언에 관련된 참고문헌 등이 실린 것은 물론이다. 여기다 각권 모두 170∼180쪽 정도의 문고판이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풀이글·자료사진도 충실 그렇다고 내용이 허투는 아니다. 프리랜서나 편집자, 작가가 간결하게 집필하고 충실한 자료 사진과 그림이 뒷받침하고 있다. 문고판치고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여기에다 그린비는 각권의 풀이글을 고병권, 안효상, 홍세화, 박용남 등 이름만 봐도 든든한 이들에게 맡겼다. 원문 자체가 워낙에 유명세를 치렀던 책이라 직접 읽어 보라는 것 외에는 따로 설명할 말이 없다.‘공산당선언’과 ‘독립선언서’의 웅장한 목소리에서 근대의 출현을,‘시민불복종’과 ‘침묵의 봄’의 조근조근한 어투에서는 근대의 성찰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다만 “세계를 뒤흔들었다.”는 말이 와닿지 않는다는 점은 못내 껄끄럽다.‘월드시리즈’가 세계선수권이 아니라 미국 국내 프로야구 리그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이 껄끄러움을 덜어내려면 우리도 이렇게 산뜻한 책을 얼른 내놓는 방법밖에 없다. 각권 99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국의 거짓말/제임스 로웬 지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란 E H 카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보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만일 과거의 사실 자체가 왜곡돼 있다면 과거라는 거울속에 비쳐지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 또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왜곡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역사왜곡이 한반도 주변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미국 버몬트대학에서 인종관계론을 가르쳤던 제임스 로웬은 자유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사회야말로 역사왜곡의 고수임을 최근 저작 ‘미국의 거짓말’(김한영 옮김, 갑인공방 펴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미국 전역의 역사적 현장들은 건망증을 앓고 있다고.20세기 초반 미국을 휩쓸었던 잔인한 린치와 인종폭동은 오늘날 그 현장에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며, 영웅들에게 누가 될 수 있는 인격상의 결점도 감쪽같이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념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에이브러햄 링컨?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아니다. 책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남북전쟁시 남부연합의 기병대장이자 KKK단의 창시자인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다. 저자는 미국 전역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는 100군데 이상의 사적지를 돌며 기념비와 동상, 박물관, 생가, 선박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의 과거사는 결코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되고 기념되고 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특히 인디언, 흑인, 여성,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역사는 물론 남북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신교도 앵글로색슨족으로 대표되는 백인 우월주의와 남성지배주의의 논리에 의해 역사를 왜곡하여 기록하고 있다. 아이다호주 앨모에 가면 대학살기념비가 있다.300여명의 백인들이 1861년 서부로 이동하던 중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다. 그러나 나중에 결코 그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졌음에도, 기념비는 여전히 역사적 장소로 부각돼 있으며, 관광객들이 몰린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과 계급 차별을 풍자한 문학대가임에도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니발에 가면 이같은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껍데기 기념물만 내세워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노예폭동의 현장에 가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고, 여성의 참정권과 인종 차별 폐지를 주장했던 헬렌 켈러 생가엔 그같은 사실은 없고 남부연합 깃발을 꽂아놓음으로써 오히려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책은 특히 부록을 통해 반드시 철거되어야 할 미국의 역사적 기념비 20개를 적시한다. 모자를 벗어 백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의 루이지애나 바통 루즈의 ‘착한 검둥이’ 동상,KKK단을 기리고 있는 애틀랜타의 스톤 마운틴 기념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루스벨트 동상 뒤에 서 있는 흑인들과 인디언 구조물 등이다. 상류계층의 심리적 우월감을 고취하고, 인권이나 정의의 관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을 좋고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하는 이 기념물들이, 바로 지금 미국이 기리고 있는 역사적 현실이라고 꼬집고 있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美대가 2인이 들려주는 문학이야기

    한눈 팔지 않고 문학하기가 곤고해져만 가는 시대. 작가적 신념을 웅변하는 책에는 그래서 더 눈길이 쏠리게 마련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대작가의 책이 나란히 서가에 꽂혔다.19세기 영미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마크 트웨인(1835∼1910)의 ‘마크 트웨인 자서전’(안기순 옮김, 고즈윈 펴냄)과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후보로 거론되는 여성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가의 신념’(찰스 네이더 엮음, 송경아 옮김, 북폴리오 펴냄)이다. 글쓰기를 열망하는 작가지망생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듯하다. ‘마크 트웨인 자서전’의 국내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웨인이 정식으로 자서전 집필을 시작한 것은 42세 되던 1877년. 하지만 “무덤에서라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며 사후 출간을 고집해 진솔한 작가적 면모가 더욱 빛을 발한 자서전이 됐다. 512쪽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트웨인의 자서전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시간흐름에 꿰맞춰 연대기적으로 쓰지 않고 그날그날 떠오르는 일화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한 덕분이다. 대표작 ‘톰 소여의 모험’을 집필할 때 아이디어가 고갈돼 원고를 접었다가 2년 뒤에야 다시 펜을 잡은 일화, 아내와 딸을 잃었던 아픔 등 작가적·인간적 면모가 두루 드러나 있다.“방황을 두려워한 적이 없다.”는 대작가의 일갈은 작가정신을 곧추 세우는 든든한 언표다.“이 자서전에서 나의 목적은 언제라도 원할 때 방황하고 준비되었을 때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라고 그는 적었다. 풍자와 유머감각이 쉼없이 이어지는 덕분에 책이 자서전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다. 군데군데 유년시절의 묘사는 ‘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다시 읽는 듯 향수를 불러일으킨다.2만 2000원. 트웨인의 자서전이 문학의 행로를 열어주는 나침반 같다면, 조이스 캐럴 오츠의 책은 오솔길까지 들여다보이는 지도다. 창작의 기술까지 세세히 귀띔해주는 일종의 ‘문학 교본서’인 셈. 작가로 성공하기 이전 어린 시절, 독서편력 등을 공개하면서 독자들의 귀를 열어놓는다. 여덟살 생일선물로 받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맨처음 문학적 감화를 받았던 기억에서 출발해 작가는 곧바로 ‘쓰기’의 각론을 제시해간다.“가슴 속에 있는 것을 써라. 결코 당신의 주제와 그에 대한 열정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금지된 열정은 글쓰기의 연료와 같다.”(35쪽) 이런 정의에 덧붙여 유진 오닐, 어네스트 헤밍웨이, 플래너리 오코너 등의 사례를 적시한다.“글쓰기라는 예술은 기술이며, 기술이 없다면 예술은 개인적인 것일 뿐”이라는 결론으로 폭넓은 독서와 언어조탁의 가치를 강조한다. 젊은 작가일수록 고전·현대 작품 모두를 광범위하게 읽어야 하는데, 이 기술의 역사 속에 푹 빠져보지 않으면 ‘창조적 열정의 95퍼센트가 열정뿐인 개인’ 즉 아마추어로 영영 남게 된다고 귀띔한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서양고전(김욱동 지음, 현암사 펴냄) 마크 트웨인이 “사람들이 칭찬을 늘어놓으면서도 막상 읽지 않은 책”이라고 정의한 고전 가운데서도 반드시 읽어야 할 36권을 간추렸다. 지은이는 문학비평가 김욱동 서강대 교수. 유명 고전들을 작품별로 정리하고 서양문학이론에서 나온 용어 해설을 덧붙였다.1만 5000원. ●이유(이채원 지음, 이가서 펴냄) 대필작가로 자폐아 아들을 혼자 키우는 이혼녀를 주인공으로 IMF사태 이후 등장한 신(新)빈곤층의 현실을 신랄하게 묘사한 세태소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 이채원의 첫 소설.9800원. ●聖 오마니!(김춘추 지음, 솔 펴냄) 백혈병의 권위자로 더 잘 알려진 김춘추(가톨릭의대 혈액학과 교수) 시인이 여섯번째 시집을 냈다.‘여성성’과 ‘모성’의 메시지가 관류하는 시집에는 담담하고 소박한 시어들로 가득하다.7000원. ●말벌공장(이언 뱅크스 지음, 김상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84년 발표 당시 ‘걸작’과 ‘쓰레기’라는 극단적인 평가로 문단을 들끓게 한 영국 작가 이언 뱅크스의 데뷔작. 성적 불구자라고 생각하는 16세 소년이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섬 안에서 벌이는 이야기로, 그로테스크한 유머가 독특한 글맛을 선사하는 고딕호러소설.8500원. ●파라오의 예언(전2권)(볼프강 홀바인·하이케 홀바인 지음, 박의춘 옮김, 이레 펴냄)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저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모험극. 소년왕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에 참여한 이들이 차례로 의문사한 미스터리에서 모티프를 얻었다.3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투탕카멘 직전의 파라오인 아멘호테프 4세 아크나톤의 저주에서 비밀의 실마리를 푸는데…. 각권 8000원.
  • [길섶에서] 웃음/손성진 논설위원

    웃음에 얽힌 이야기 두가지.링컨은 유머를 즐기는 재담꾼이었다.대통령이 되기전 변호사로 일할 때 법정에만 가면 서기에게 우스운 얘기를 들려줬다.서기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번번이 폭소를 터뜨리자 판사가 법정모욕죄로 서기에게 벌금 5달러를 선고했다.그래 놓고는 서기를 불러 링컨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물어 듣고 판사 자신도 웃음보를 터뜨렸다고 한다. ‘톰 소여의 모험’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양복을 입기 싫어했다.어느 날 셔츠 바람으로 30분간 이웃집에 갔다 와 부인에게 야단을 맞자 트웨인은 타이와 메모를 보내 이웃을 웃겼다.“조금 전에 타이를 매지 않고 갔다고 호된 꾸지람을 들었기에 보내오니 한 30분 보시고 돌려주십시오.” 웃음은 병도 고친다.희귀병에 걸린 미국의 한 작가는 TV 코미디 프로를 보며 큰 소리로 웃는 치료법을 써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화요일은 화사하게 웃고,수요일은 수수하게 웃고 목요일은 목청껏 웃고…”출근길 지하철역에서 행인들에게 ‘1인 웃기기 캠페인’을 하는 한 아주머니를 보았다.하루에 한번쯤 억지로라도 소리 내 웃어보자.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책 / 시튼의 숲

    ‘동물기’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어니스트 톰슨 시튼.동물문학가이자 박물학자,화가,보이스카우트 창설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또한 인디언의 정치·문화적 권리를 지지하는 인권운동의 선두에 섰던 인물로도 유명하다.시튼은 매년 두 차례 야생으로의 여행을 떠나 야영지에서 각각 6개월씩 보내는 자연주의자의 삶을 실천했다.평생 수족 인디언에게서 받은 ‘검은 늑대’라는 이름과 ‘늑대 발자국’ 사인을 고집한 일화 역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야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사라져가는 인디언 문화와 자연주의를 접목한 그의 생태적 사고는 지금도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시튼의 숲(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송경원 옮김,하늘연못 펴냄)은 시튼이 평생 야생에서 보내며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생태기록이자 야영활동에 관한 보고서다.자신이 직접 그린 300여 점의 삽화를 곁들여 숲에서 길 찾는 법,수화로 의사소통하는 법 등 자연생활에 필요한 생존기술과 숲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등을 소개한다.저자에 따르면 숲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디언들처럼 “나는 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길을 잃어버린 것은 티피(teepee,인디언의 천막집)다.”라는 말을 명심하는 것이다.그리고 나서 높은 곳에 올라가 야영장 부근의 장소들을 찾아야 한다.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면 15m 간격으로 두 개의 모닥불을 피우고,총이 있으면 두 발을 쏜다.이것은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생가죽도 몇 시간 끓이면 영양가 높은 수프를 얻을 수 있다.많은 사람들이 먹거리가 끔찍하게 부족할 때 자신들의 장화를 끓였다.여기서 최후의 극단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나는 먼저 내 장화를 먹겠다.’라는 표현이 생겨났다.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실제로 이런 최후의 수단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시튼이 전한 인디언 정신과 야생 이야기들은 러디어드 키플링,시어도어 루스벨트,레프 톨스토이,마크 트웨인 등 작가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수많은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준 인디언 정신은 미국 보이스카우트의 기초가 됐다.저자는 인디언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에서 교훈을이끌어낸다.인디언들의 속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잠언시다.‘훔친 음식으로는 절대 배부를 수 없다.’‘가난한 사람이 열심히 말을 달린다.’‘게으른 사람은 불명예로 향한다.’‘자신의 화살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오마하족 속담이 그 두드러진 예다. 시튼은 인디언 신화를 창조한 ‘모히칸족의 최후’의 작가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예를 들어 백인들의 숲살이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19세기 초 미국 식민지시대 개척지 등을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긴 쿠퍼는 미개인들의 야생생활을 찬미하는 것에 그쳤을 뿐,그것을 지켜내는 데는 무력했다는 것이다.이 책은 인디언들의 자연친화적인 삶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우리를 대자연의 품 안으로 이끈다.에머슨이나 소로 같은 숲생활을 찬양한 다른 작가들의 글이 고답적인 데 비해 시튼의 글은 실용적인 면이 강해 한결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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