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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지구’ 정상회의… 기후변화 대응 기금 조성 촉구

    ‘하나의 지구’ 정상회의… 기후변화 대응 기금 조성 촉구

    에마뉘엘 마크롱(앞줄 가운데)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하나의 지구’ 정상회의에서 주요 정상급 인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세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기금 조성을 촉구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앞줄 왼쪽부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아미나 모하메드 유엔 사무차장, 마크롱 대통령, 김용 세계은행 총재,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 뉴욕 AP 연합뉴스
  • 트럼프 유엔총회서 자화자찬… 각국 정상들 ‘키득키득’ 비웃음

    트럼프 유엔총회서 자화자찬… 각국 정상들 ‘키득키득’ 비웃음

    웃음소리에 연설 중단… “예상 못한 반응” ‘먼로 독트린’ 언급하며 美우선주의 강조 마크롱 “민족주의는 항상 패배로 이어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에서 미주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배제한 19세기 ‘먼로 독트린’까지 원용하며 미국 우선주의와 반(反)세계화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각국 정상 등 참석자들의 비웃음만 사며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4분 50초에 걸친 기조 연설을 통해 “우리가 지난 1년간 얼마나 엄청난 성과를 거뒀는지 설명하려고 여러분 앞에 섰다”며 “취임한 지 2년도 채 안 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어느 행정부보다도 많은 성과를 이뤄 냈다”고 강조했다. 순간 각국 정상들 사이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잠깐 연설을 멈췄다. 그리고는 눈살을 약간 치켜올린 뒤 “사실이다”고 반박했다. 청중의 웃음소리가 커지자 그는 멋쩍게 웃으며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괜찮다”며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좋다”고 자부심 가득한 설명을 이어 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표현을 직접 쓰진 않았지만 줄곧 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은 미국인들이 다스린다. 우리는 세계화(글로벌리즘)라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애국주의를 환영한다”면서 “과거 (제임스) 먼로 대통령(1817~1825년 재임)은 다른 국가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 열강보다 약소국이던 1823년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반대하고자 내세운 ‘먼로 독트린’까지 끌어다 사용한 셈이다. 이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등을 통해 전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오나 미국이 초강대국인 현 상황에는 걸맞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분야와 관련해 “미국은 더는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합류한 뒤 미국에서 3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와 6만여개의 공장이 사라졌다. 중국의 시장 왜곡을 용납할 수 없다”며 무역전쟁에서의 임전무퇴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까지 해외 원조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기부자이지만, 정작 우리에게 주는 나라들은 드물다”며 “해외 원조 제도를 손질하기 위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날 5번째 연사로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이후 9번째 연사로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자주의의 가치가 훼손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말아 달라. 민족주의는 항상 패배로 이어진다”며 우회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구직 실패 20대 “정원사 자리 찾기 어렵다” 마크롱 “업종 바꾸면 식당 등 일자리 많아”

    [월드 Zoom in] 구직 실패 20대 “정원사 자리 찾기 어렵다” 마크롱 “업종 바꾸면 식당 등 일자리 많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구직에 실패한 청년에게 “직장을 못 구하면 업종을 바꾸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마크롱 정부가 최근 ‘부자들의 대통령’이란 꼬리표를 떼고자 80억 유로(약 10조 4800억원) 상당의 빈곤 퇴치 계획을 내놓았지만 지지율이 20%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특유의 ‘불통’ 리더십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 개방 행사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정원사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는 25세 청년이 “이력서를 보냈지만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일할 의지와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가 있다. 내가 가는 호텔, 카페, 레스토랑, 건설현장 어디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AFP통신 등이 16일 전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프랑스 국민의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8.9%로 독일(3.5%), 영국(4.0%), 네덜란드(3.9%)보다 높고,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 공교롭게도 마크롱의 발언은 지난 13일 정부가 4년간 80억 유로를 들여 빈곤지역 아동에 대한 급식을 확대하고 청년층 직업 교육을 늘리는 사회안전망 확충 계획을 내놓은 직후 불거져 정책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프랑스 RTL 라디오, 르피가로 등이 16일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19%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득표율(66%)의 3분의1 이하다. 지난해 5월 서른아홉 살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프랑스병’을 치료하겠다며 200억 유로에 달하는 세금 감면, 복지 축소 및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업과 부자들에게만 이익일 뿐이라는 비판을 끝없이 받았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이 과단성 있게 노동시장 구조개편 법안을 통과시키자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올해 초 50%대 수준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측근의 시민 폭행 스캔들, 탈(脫)원전 정책 후퇴에 따른 환경 장관 사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오만한 언행 등 제왕 같은 모습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을 ‘게으름뱅이’로 부르거나 노조 시위대에 “새 일자리를 찾지 않고 혼란만 부추긴다”는 식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럽의회 “구글·페북 등 뉴스·음원 사용, 사용료 지불해야”

    유럽의회는 12일(현지시간)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관련 플랫폼 기업을 겨냥해 저작권법안 초안을 채택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이 뉴스 기사나 디지털 음원 등 콘텐츠를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럽의회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본회의에 상정된 저작권법안을 찬성 438표, 반대 226표, 기권 39표로 가결해 인터넷 공룡이 아닌 작가, 음반업자, 언론사, 예술가 등 콘텐츠 제공자의 손을 들어 줬다. 유럽의회는 이 초안을 토대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EU 회원국들과 본격적인 협상을 추진하는 등 최종 입법화 절차를 밟게 된다. 초안에는 언론사들이 제작한 뉴스 콘텐츠를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웹사이트에 올리면 언론사는 이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용자들이 저작권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올리지 못하도록 제재 책임을 유튜브, 페이스북 등 기업에 부여했다. 저작권 위반 콘텐츠가 올라온 경우 자동적으로 삭제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저작권 개혁에 대해 “유럽을 위한 위대한 조치”라며 반겼다. 반면 필립 신들러 구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이번 표결 결과와 관련해 “그것은 창조자, 기업가, 혁신가 모두에게 나쁘다”고 비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또 극우당 약진… 스웨덴도 삼킨 ‘反난민 쓰나미’

    또 극우당 약진… 스웨덴도 삼킨 ‘反난민 쓰나미’

    39세 당대표 SD 3위… 캐스팅보트 잡아 獨·伊 이어 북유럽도 난민이 표심 갈라 내년 유럽의회 선거도 극우 돌풍 가시화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D)이 ‘난민 쓰나미’가 최대 쟁점이 된 스웨덴 총선에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약진하면서 정국의 ‘캐스팅보트’를 잡았다. 10일 BBC 등에 따르면 극우당인 SD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17.6%를 득표해 62석을 확보했다. 이는 2014년 총선 득표율인 12.9%를 5% 포인트 가까이 늘린 것이다. 2010년 5.7%의 득표율로 의회에 진입한 SD는 반이민 정서의 확산 속에서 2014년 총선에서는 의석을 두 배로 늘렸었다. 이번 선거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현 집권세력인 연립여당이나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연맹이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SD의 입장이 더 무게를 지니게 됐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립여당(사민당+녹색당+좌파당)은 40.6% 득표율로 144석을, 야권 4개 정당 연맹(보수당+자유당+중앙당+기독민주당)은 40.3%의 득표율로 143석을 각각 확보했다.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 이어 북유럽의 리더 격인 스웨덴에서도 반난민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이 선전하고 목소리를 높이게 됨에 따라 내년 5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돌풍 가능성이 더 가시화됐다. 유럽에 난민 쓰나미가 몰려온 2015년 이래 유럽 주요 국가에서 극우 정당이 기성 정당을 위협하는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펼쳐 왔던 스웨덴은 2015년 한 해에만 16만명 이상의 난민이 들어오면서 복지 수준 하락 및 재정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어 왔다. 임미 오케손(39) SD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여당은 복지보다 이민자를 우선했지만 우리는 복지에 우선순위를 둔다”며 표심을 흔들었다. SD는 북유럽 국가의 이민자만 수용하고,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경찰력을 강화해 범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선전해 왔다. 오케손 대표는 2010년 SD를 의회에 입성시킨 지 8년 만에 다시 제3당으로까지 끌어올려 스웨덴과 유럽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그는 2005년 26세에 SD 당대표로 선발돼 13년 동안 당을 이끌어 온 4선 의원이다. 신나치에 뿌리를 둔 SD를 신나치 세력과 단절시키면서 주류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스웨덴 민족주의자’로 자처하는 그는 이민, EU, 이슬람 등에 반대하며 “무슬림은 2차대전 이후 최대 위협”이라고 주장해 왔다. 유럽 의회에서 자유 진영을 이끌고 있는 전 벨기에 총리인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이 같은 선거 결과에 자극받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의 연합 등이 포함된 ‘반극우, 반민족주의, 친유럽 운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반면 마린 르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엽합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유럽의 민주주의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어떤 정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스웨덴 정국은 차기 정부 구성에 진통을 겪게 됐다. 연립여당과 야권연맹 모두 SD와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집권세력이 뒤바뀔 수도 있게 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스타’ 환경장관의 소신...佛 탈원전 정책 뒤집히자 사퇴

    ‘스타’ 환경장관의 소신...佛 탈원전 정책 뒤집히자 사퇴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니콜라 윌로(63) 프랑스 환경장관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다가 28일(현지시간)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내각에서 대중적 인지도 및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각료가 대통령에게 알리기도 전에 언론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월로 장관의 친환경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온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타격을 받게 됐다.윌로 장관은 이날 프랑스 공영 앵테르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갑자기 “나는 정부를 떠나기로 했다. 정부 내에서 환경 문제를 혼자 밀어붙이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에 결정을 내렸다”면서 “실망이 누적돼 이런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월로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발탁해 환경장관으로 입각하기 전에는 환경운동가이자 환경·생태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자, 방송 진행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이후 마크롱 대통령과 원전 정책 등에서 심각한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프랑스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재임 때인 지난 2015년 전력 생산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75%에서 2025년까지 5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런 일정을 당분간 미루기로 결정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원전 감축 일정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프랑스 정부는 지난 27일 수렵허 가증 발급에 필요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렵 금지 완화안을 발표했다. 채식주의자이자 동물권 옹호론자인 윌로는 마크롱 대통령이 농촌과 산간 지방 유권자를 의식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과 총리에게도 알리지 않고 사의 표명을 한 것은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그의 사퇴는 우리에게 타격”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마크롱 “다자주의 위기… 유럽 안보, 美에 맡길 수 없다”

    마크롱 “다자주의 위기… 유럽 안보, 美에 맡길 수 없다”

    “극단주의 속 새로운 유럽 안보 기준 필요” 동맹 무시하는 트럼프에 강한 불만 표출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유럽의 독자적인 안보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대한 프랑스’를 천명한 만 40세(1977년 12월 21일생) 지도자의 패기로 동맹국들을 무시하는 미국 대신 핵보유국인 프랑스가 중심이 돼 유럽 안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으로 재외공관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유럽은 더이상 안보를 미국 군사력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극단주의와 민족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유럽 안보의 새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미국의 정책 탓에 다자주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을 통해 유럽에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를 구축해 온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특히 나토 내 유럽 동맹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의 4% 규모의 방위비 지출을 강요하며 무역전쟁까지 벌이는 미국에 대한 불신을 표출한 것이다. 마크롱 정부는 5년간 공공재정 600억 유로(약 77조 6900억원) 감축에 나선 와중에도 국방비만큼은 2025년까지 2950억 유로(약 382조원)를 투입하기로 해 ‘안보 홀로서기’에 적극적이다. 프랑스는 또 핵무기 현대화에 370억 유로(약 48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 28개국 가운데 영국 등을 제외한 25개국은 지난해 12월 유럽 각국의 무기 국방 체계를 일원화하고 장비·기술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안보국방협력체제(PESCO)를 창설했다. 이 체제의 궁극적 목표는 독자적인 EU군 창설이다. 한편 이날 루마니아를 방문한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미국의 적으로 묘사하고 나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유럽 국가들을 자극해 왔다”면서 “EU는 방위연합뿐 아니라 공동의 외교안보 정책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프랑스 환경장관 생방송 인터뷰 중 “정부에서 외톨이, 물러나겠다”

    프랑스 환경장관 생방송 인터뷰 중 “정부에서 외톨이, 물러나겠다”

    “정부에서 난 혼자인 것 같다. 지금 내 인생의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난 정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니콜라스 위로 프랑스 환경부 장관이 28일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 도중 사임하겠다고 밝혀 모든 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깜짝 놀라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TV 모험 프로그램의 진행자 출신이면서 환경운동가인 위로 장관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여러 환경적인 위협들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좌절돼 낙담했다는 것을 사임의 이유로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고립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즉석에서 결심해 아내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위로 장관은 또 마크롱 대통령이나 에두아르드 필리페 총리에게 자신의 결정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 그는 둘이 자신을 설득해 주저앉히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로 장관은 프랑스에서 유명한 인물이며 취재진은 그의 사임이 그렇잖아도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크 시라크,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들의 잇따른 입각 제의를 마다했던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벤야민 그리보 정부 대변인은 BFM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로 장관의 사임에 유감을 표하며 “첫 해 많은 성공을 거둔 이때 그가 물러나겠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사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물러났다. 그는 로비스트의 파워를 실감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미미한 조� 굘勇� 이뤄진 데 대해 좌절했다며 “이런 주제가 늘 우선권 리스트의 맨밑에 처박힌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자신의 사임이 일종의 경고음으로 들리길 희망한다며 “내 행동이 물러나는 행동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로 읽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학교 스마트폰 금지’ 국민청원/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학교 스마트폰 금지’ 국민청원/황수정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학부모라면 열 일 제쳐 두고 귀를 세울 해외 뉴스가 있다.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관련 정책이다. 이즈음은 프랑스로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프랑스 정부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학교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학교 스마트폰 금지 혁명’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황이다.한국에서 가장 고된 부모 노릇의 하나는 자녀의 스마트폰 관리다. 그런 측면에서 일관되게 단호한 프랑스의 학교 스마트폰 정책은 선망의 대상이다. 프랑스 정부가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한 것은 지난 2010년. 그것도 모자라 학교에서 15세 미만 학생의 스마트폰 등 인터넷과 연결된 전자기기 사용을 아예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 것이다. 알려졌듯 이 정책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강력한 대선 공약이다. 강단 있는 프랑스 교육부의 정책에 우리 학부모들이 정말 부럽긴 부러웠던 모양이다. 초·중·고교에서도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국민청원이 지난 21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랐다. 이 청원글은 학부모들의 온라인 사이트 곳곳으로 퍼날라질 만큼 공감을 얻고 있다. 학교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는 반대로 활성화 쪽으로 움직이는 학교 활동들이 많다. 초등학교에서는 알림장 내용을 스마트폰에 올리고, 중·고교에서는 수행평가의 세세한 지시 항목까지 교사가 반톡방에 게시한다. 행여라도 반톡방의 공지를 놓쳤다가는 꼼짝없이 성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니 어렵사리 불이 댕겨진 국민청원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궁금하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7월 말 기준)가 마침내 5000만명을 돌파했다. 통신업계와 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총인구수 5180만명에 사상 처음 가입자가 5000만명을 넘어 사실상 국민 1인당 1스마트폰 시대를 맞았다. 이런 통계치는 언제나 동전의 양면이다. 세 살배기 젖먹이도 스마트폰을 장난감으로 주무르는 현실이 갈수록 걱정스러운데, 통신업계의 걱정은 방향이 딴판이다. “가입자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니 시장이 포화 상태”라며 시장 침체 우려를 잊지 않는다. 프랑스처럼 우리 정부가 스마트폰을 산업이 아닌 교육의 가치로 저울질해 줄 날은 과연 올까.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인 우리는 거꾸로 ‘학내 휴대전화 전면 허용’이 여차하면 제도화할 기세다. 이런 현실에서 ‘학교 스마트폰 사용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은 어디까지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까. 이야말로 교육부가 공론화로 시민사회와 숙의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한다. sjh@seoul.co.kr
  • ‘평화전도사’ 코피 아난, 평화 속에 잠들다

    평직원서 최고수장 오른 입지전적 인물 유엔 개혁 등 업적…2001년 노벨평화상 文대통령 “고단한 길 걸었던 친구 잃다” 전세계 추모 물결…트럼프는 아직 침묵 “그가 태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겼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80)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코피 아난 재단은 트위터에 “그는 고통이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 주었다”고 그의 죽음을 기렸다. 아난 전 총장은 유엔 사상 처음으로 평직원으로 시작해 최고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며 아프리카 출신 첫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유엔 회의실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그는 2003년 “나는 근본적으로 아프리카인이라고 느낀다. 내 뿌리는 아프리카”라고 말했다. 1938년 영국 식민지였던 가나 쿠마시에서 태어난 아난 전 총장은 콰메 은크루마과학기술대 재학 중 미국에 유학했다. 미네소타주 매칼레스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4세 때인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기획예산 책임자 등 요직을 거쳐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이 됐고, 1997년 7대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유엔 입성 35년 만에, 평직원으론 처음이다. 그는 유엔 개혁과 에이즈(AIDS) 확산 방지, 세계 빈곤 퇴치, 지역분쟁 중재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직 사무총장으로 이 상을 받은 것도 그가 처음이다. 2002년 사무총장 재선에 성공했고 2006년 42년간의 유엔 생활을 마감하고 제네바 인근 한적한 마을에서 살며 세계 원로정치인의 비영리단체 엘더스 회원으로 활동했다. 1998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과 유엔사찰단 문제와 관련해 직접 협상을 하면서 그와 악수를 한 게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양심과 도덕적 중재자로서 유엔과 자신을 내던졌고, PKO가 지킬 평화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 ‘인도주의적 개입’을 통해 유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다. 1998년 서울평화상을 받은 그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공개 지지했다. 북한 방문을 희망했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그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세계인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며 대한민국 국민의 슬픈 마음을 함께 전한다”며 “우리는 평화를 위해 고단한 길을 걸었던 친구를 잃었다”고 추모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는 (세상을) 선으로 이끄는 힘이었고, 나는 그를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도 “유엔의 원칙과 이상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비전과 용기는 늘 존경받고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의 헌신은 말할 필요도 없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차분하고 단호한 접근법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기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글로벌 문제의 공동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그의 목소리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이후 10개에 가까운 ‘폭풍 트윗’을 올리긴 했지만 정적들이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을 뿐 아난 전 총장을 애도하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판 ‘유스퀘이크’는 꿈인가/김성곤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옥스퍼드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유스퀘이크’(Youthquake)를 선정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해 지진을 일으키듯 변화를 이끌어 내면서 옥스퍼드가 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이다. 지난해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41)과 같은 해 6월 아일랜드 총리가 된 리오 버라드커(40), 30대 초반에 오스트리아 총리가 된 제바스티안 쿠르츠(32) 등이 주인공이다.8개월여가 지난 2018년 여름 우리는 유스퀘이크가 아닌 ‘올드퀘이크’(Oldquake)를 목도하고 있다. 묘하게도 여야 주요 정당의 지도부 개편 시점이 8월을 전후해 몰려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표 임기가 다 됐고, 야당은 사상 유례없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6·13 지방선거’로 인해 지도부가 와해됐기 때문이다. 더 묘한 것은 대부분 새로운 얼굴은 안 보이고 ‘올드맨’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민주당부터 보자. 친노 좌장으로 불린 지 15년쯤 된 이해찬 전 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친문재인)을 관통하는 인물이다. 마음은 청춘이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는 자신만 한 적임자가 없다”고 하지만, 곳곳에서 “언제적 이해찬이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맞상대인 김진표(71) 후보도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지냈다. 송영길(55) 후보가 상대적으로 젊다며 세대교체를 외치는 판이다. 민주평화당은 2007년 17대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정동영(65) 의원이 당대표가 됐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71) 후보가 출마했다. 손 후보는 이미 2010년 정동영·정세균과 겨뤄 거대 민주당 당대표까지 역임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노무현 정부 때 부총리를 역임한 김병준(64) 전 국민대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당분간 이들이 우리 정치를 이끌어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시계를 10년 전쯤으로 되돌린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출범을 전후해 ‘3김 시대’가 저물고, 우리 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권위주의와 엘리트주의가 퇴색하고, 붉은악마에서 시작된 새로운 거리문화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로 이어지고, 온라인이 등장하면서 이른바 ‘빠’들이 생겨났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대표적이다. 이 촛불은 국정농단 사태 때 다시 살아나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금세 전쟁이라도 날 것 같던 남북은 1년에 세 번이나 정상회담을 하는 세상이 됐다. 여야 영수회담보다 오히려 쉬워 보인다. 직선제를 얻어 낸 ‘87체제’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무수히 많은 운동권 출신이 정치판에 수혈됐다. ‘386’(1990년대 기준 3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 ‘486’(1990년대 기준 4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으로 60년대생)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금 정치판의 주류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올드맨들의 귀환을 보고 있다. 386, 486은 다 어디로 갔는가. 386, 486은 많은데 리더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들의 역량이 모자라기 때문인가. 혹자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전임 대통령의 추천이나 탄핵 등 정치 격변기에 쉽게 정치에 입문해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혹평한다. 여성 문제 등 모럴해저드를 탓하는 이들도 있다. 타당한 면이 없지 않다. 여야 불문하고 줄 잘 서서 국회의원 배지 단 의원이 한둘인가. 그러나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47) 총리도 부친이 총리만 17년을 역임한 정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그것 때문에 총리가 된 것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도 정치 명문 그랑제콜을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프랑스 국민이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그의 담대함과 파격 등 그의 능력 때문이었다. 정치 신인의 진입이 어려운 공직선거법 등 제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선거 관련 법은 현역에게 유리하게 고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이유가 될 수 없다. 문제는 도전 정신이다. 나라마다 현실은 다르지만 뉴리더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누구를 따라하기보다는 자기 목소리를 냈다. 누가 친문인지를 따지고, 친박·비박을 가리는 틀 안에 머물러 있으면 국회의원을 한 번쯤 더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미래는 없다. 지금 올드맨으로 지칭되는 사람들도 한때는 권력을 향해 반기를 들었고, 맞아 죽을 각오하고 바른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다. “가신이 사라지니 줄서는 똘마니만 남았다”는 원로 정치인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때다. sunggone@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쉽고 값싼 ‘살인 드론’… 전 세계로 공포 배달

    [글로벌 인사이트] 쉽고 값싼 ‘살인 드론’… 전 세계로 공포 배달

    값싸고 치명적인 ‘살인 드론’이 몰려온다. 드론은 인간 조종사가 기체에 탑승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전파로 조종하는 무인 항공기를 통칭한다. 미국 공군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무인정찰기 겸 공격기 프레데터(MQ1)가 모두 드론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군이 파키스탄, 예멘 등지에 실전 배치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전투용 드론이 1000회의 암살 작전을 수행해 300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원거리 조작으로 공격자 신원 알기 어려워 최근 레저 또는 상품 배달 등 업무용으로 각광받는 소형항공기 역시 드론이다. 이들 개인·사업용 드론은 휴대 가능한 수준의 크기에 3~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제4형 복합 폭발물질’(C4)이 부착된 드론 2대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드론으로 국가원수를 암살하려 한 역사상 첫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마두로 대통령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한다. 사건의 진위와 별개로 인간을 공격하는 ‘살인 드론’의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다. 드론은 재래식 무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대체로 살상 능력은 떨어지지만 상황에 따라 더 유용하다. 원거리에서 조작해 공격자의 신원을 은폐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드론을 활용한 요인 암살, 군사적 요충지 공격 등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전략·전술이 등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드론의 특징을 언급하면서 “드론은 가난한 자들의 첨단 무기”라고 평가했다. 또 “드론은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충격을 전달하면서도 공격자를 희생시키지 않는다. 드론 테러는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은 드론을 십분 활용했다. IS는 2016년 10월 이라크에서 처음으로 드론 테러를 자행했다. 이후 시리아 등지에 드론을 집중 배치해 공중을 배회하게 하는 식으로 공포감을 조성했다. 최근 지리적 거점을 잃고 지도부가 궤멸되면서 IS는 그 세력이 상당히 약화됐다. 이와 관련, 미 육군사관학교 대테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IS가 드론을 사용한 방식이 다른 테러리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을 것”이라면서 “다른 테러 집단에서도 드론 테러를 시도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온라인서 개조법 배워 수류탄 달면 테러 가능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주말판 선데이익스프레스는 “드론 테러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마두로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에 쓰인 것과 같은 살인 드론을 만들려면 5000파운드(약 720만원)와 폭발물만 있으면 된다”고 평가했다. 인디펜던트는 “위협을 현실화하는 것은 능력과 의도다. 능력은 온라인에서 쉽게 살 수 있다”면서 “범행에 사용한 중국 드론 제조사 DJI의 M600 모델은 사진 촬영 전문 드론이지만 약간의 개조만으로 치명적인 폭발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M600은 약 시속 65㎞로 이동 가능하며 5㎞ 밖에서도 무선 조종이 가능하다. 단번에 드론 수백대를 띄울 수 있는 전술적 측면도 위협적이다. 현존 최다 드론 공중 동시 비행 기록은 1218대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 개막식 드론쇼에서 인텔사의 드론 ‘슈팅스타’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해 오륜기를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한 명의 조종사가 컴퓨터로 1000대가 넘는 드론을 조작했다. 이외에도 2016년 독일에서 600대가 동시 비행한 기록 등이 있다. 마두로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세력이 2대의 드론을 썼기에 망정이지 폭탄을 장착한 드론 100대를 투입했다면 마두로 대통령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것이다.●백악관·日총리관저 등 드론에 무방비 노출도 마두로 대통령 암살 시도 이전에도 드론 관련 사건 사고는 심심찮게 발생했다. 2015년 1월에는 고장 난 드론이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잔디밭에 추락했다. 테러와는 무관한 상황이었지만 대통령 경호에 구멍이 뚫린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같은 해 4월 일본에서는 정부의 핵 정책에 반대하는 한 남성이 후쿠시마 원전 지역의 방사능 모래를 드론에 담아 총리관저에 떨어뜨렸다. 지난 4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왕궁 근처를 비행하던 드론을 보안군이 격추했다. 환경시민단체 그린피스는 지난달 프랑스 원자력 방어의 취약성을 보여 주겠다면서 슈퍼맨 모양의 드론을 원전 외벽에 충돌시켰다. 지난 6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남부 지중해 연안 봄레미모사의 브레강송 요새 인근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접근해 비상이 걸렸었다. 드론은 별장 앞바다에 빠졌다. 이 드론이 추락한 것인지 마크롱 대통령 경호실이 격추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연방항공국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개인용 드론은 2014년 50만대에서 지난해 300만대로 폭증했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최근 WP 기고에서 “미국은 점차 커지는 드론의 위협에 대처할 준비가 안 됐다”면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다”고 토로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의 분석가 콜린 클라크는 “세계 각국의 규제가 드론의 확산 및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서 “이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교란 주파수를 발사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드론건’을 생산하는 호주 업체 드론실드의 최고경영자(CEO) 올레그 보르닉은 “현재 2차원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모든 자산은 공중 공격에 대비한 3차원 보호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0.5㎏짜리 저가 드론에 수류탄 하나만 장착하면 그게 바로 살인 드론”이라고 선데이익스프레스에 말했다. 미국의 유명 민간 정보기업 스트래포의 분석가 스콧 스튜어트는 “드론의 공격은 심리적 측면에서 물리적 피해를 훨씬 능가할 수 있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이 드론으로 대량학살을 저지를 수는 없지만 대중을 두려움에 떨게 할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사모펀드 KKR 산하의 지정학적 전략기관 KKR 글로벌 인스티튜트의 반스 세르추크 상무이사는 “현대 방공망은 비행기와 미사일에 대응해 제작됐다. 소형 드론은 작고 비행고도가 낮으며 느리다. 이를 막을 방공 체계는 아직 없다”고 평가했다. ●드론 등록·전파 방해 등 규제로는 안심 못 해 각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 WP에 따르면 각국은 대개 400~500피트(154m)의 높이 제한, 인구 밀집 지역 또는 공항·군사시설 등 주변에서의 비행 금지, 드론 등록 및 면허 발급 등의 규제안을 내놨다. 미 정부는 주요 인사가 참석한 공식 행사장 주변에 전파를 쏴 드론의 공격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정부의 전파 장치는 테러범이 전화기 등을 이용해 원격으로 드론을 폭파시키는 것도 방해한다. ABC뉴스는 “전파 방해 등의 방법이 100%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무선 및 GPS 신호가 아니라 카메라 인식 및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목표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또한 해변, 쇼핑몰, 스포츠 경기장에 모인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공격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제 아내는 일본인, 아니 중국인입니다” 헌트 英 외무장관의 말실수

    “제 아내는 일본인, 아니 중국인입니다” 헌트 英 외무장관의 말실수

    제러미 헌트 영국 신임 외무장관이 아내 국적을 일본이라고 밝혔다가 곧바로 중국으로 바로잡았다. 술에 취하거나 사석에서 그런 것도 아니고 중국 공식 방문 도중 두 나라 외교 수장끼리 회담을 시작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헌트 장관은 30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시작하기 전 어색한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아내 얘기를 꺼냈다. 그의 멘트는 정확히 이랬다. “또 우리 아내는 일본인입니다. 우리 아내는 중국인입니다. 미안합니다. 제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네요. 카메라 편집 좀 해주세요.” 당연히 좌중에는 웃음이 터졌고 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다. 그러나 당연히 비아냥이 쏟아졌다. 그의 아내 루시아 구오는 중국 시안 태생으로 영국 워익 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2008년 헌트 장관을 만나 결혼했고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헌트 장관은 그와 왕이 장관이 만찬 때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던 것을 착각했다고 해명한 뒤 자신은 “우리 아이들도 반은 중국인입니다. 아이들의 외조부모님도 여전히 시안에 살고 있고요, 해서 중국에 가족과 같은 강력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어떻게든 회담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애써 논란을 진화하려 했다. 영국 BBC는 그의 말실수가 논란이 되는 네 가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중국과 일본이 심각한 적대적 관계를 갖고 있는데 둘을 혼동한 것은 최악이라고 짚었다. 둘째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내 국적을 혼동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일본어를 할줄 알고 일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지만, 왕이 장관과 일본어로 만찬 때 대화한 것 때문에 잠깐 정신이 팔렸다지만 아내에 관한 일을 혼동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란 것이다. 큰 일 났다 싶었던지 헌트 장관도 트위터에 “신임 외무장관으로서 수칙 #1: 중국인과 일본어로 대화하다 나중에 영어로 대화할 때 중국인 아내에 대해 일본인이라고 했던 것에 반성. 결코 혼동하면 안된다! 오랫동안 힘들었던 ㅎ 여사에게 사과한다”라고 적었다.세 번째는 고정관념의 반영 아닌가 하는 것이다. 흔한 농으로 동아시아인들의 “얼굴은 다 그 얼굴”이라고 하는데 많은 동아시아인들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인종이란 민감한 주제를 너무 안이하게 다룬다고 불만을 늘어놓는다. 예를 들어 내가 완전 중국인인데 사람들이 나를 향해 “곤니치와”라고 외치고, 나의 영국계 일본인 친구는 낯선 이로부터 “니하오”란 인사를 받는 것이다. 많은 동아시아인들은 이런 실수가 최악은 아니지만 상당히 화가 나게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헌트의 말 실수는 어쩌면 세 치 혀를 잘못 눌린 것일 수 있지만 상당히 불행한 실수라고 말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그러면 헌트의 의도대로 왕이 장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겠냐는 점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중국 청중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만다린 연설을 했는데 반응은 엇갈렸다. 또 꼭 중국과 가족의 연이 있다는 것이 중국과의 관계를 좋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개리 로크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은신했을 때 오히려 중국 매체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통령 보좌관 스캔들’ 주인공은 혐의 부인…마크롱 “찻잔 속 태풍” 일축

    ‘대통령 보좌관 스캔들’ 주인공은 혐의 부인…마크롱 “찻잔 속 태풍” 일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을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뜨린 주인공인 알렉상드르 베날라(26) 전 대통령 보좌관이자 수행비서가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설 경호원 출신인 베날라는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에서 열린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 장비를 착용하고 젊은 시위자들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린 사실이 일간지 르몽드 보도로 알려져 해임됐다. 더구나 마크롱 정부가 이 사실을 알고도 정직 15일 처분만 내린 채 그를 검찰에 넘기지 않은 것은 사실상 은폐를 시도한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언론과 야권이 공세를 가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6일 이번 스캔들에 대해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하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베날라 전 보좌관은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행동은) 매우 격렬했고, 나는 충동적인 상태였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나는 폭력적이지 않다”면서 폭행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나는 양심에 따라 산다. 내가 한 행동과 하지 않은 행동이 무엇인지 안다”면서 “거짓을 말하는 이도 있고, 진실을 말하는 이도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을 ‘보스’라고 불렀던 베날라는 자신은 ‘문고리 권력’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 사설 경호원이었던 그는 엘리제궁 입성 후 경호실 소속이 아니면서도 사실상 경호실장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파장을 낳았다. 베날라는 이에 대해 “진심으로 그(마크롱 대통령)를 존경하는 관계였지 허물없는 관계는 아니었다”면서 “대통령은 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신뢰했다. 대통령이 이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대통령 측근이 법을 무시하고 권한을 마구 휘두른 사건으로 규정한 야당의 주장을 부정한 것이다. 야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직접 의회에서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25일 베날라와 동행해 2시간 정도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을 압수수색했다. 베날라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엘리제 궁에서 일하는 꿈을 꾸었고, 실제로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모로코 출신인 베날라의 모친은 1980년 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왔고 수학교사가 됐다. 베날라가 태어난 뒤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남편과 이혼했다. 베날라는 15세 때 당시 프랑스 내무장관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프랑스 대테러 경찰특수부대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르코지가 이를 받아들여 베날라는 사흘간 경찰특수부대에서 일하는 경험을 얻었고 그때 엘리제 궁에 방문한 뒤 반드시 이곳에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영화 ‘보디가드’와 ‘사선에서’를 수없이 되돌려보면서 경호원이 되겠다고 결심한 베날라는 이후 공안분야 관련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경찰 행세하며 시민폭행…권력에 취한 마크롱 수행비서

    노동절 집회 진압작전 참여 파문 확산 경호실·경찰 업무 막강 권한 행사한 듯 솜방망이 처벌 등 마크롱 정치적 위기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현직 보좌관(수행비서)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관 행세를 하며 시위 중이던 시민들을 폭행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20일 마크롱 대통령의 보좌관 알렉상드르 베날라(26)의 노동절 집회 시민 폭행 및 경찰관 사칭 의혹에 대해 국정 조사에 착수했고,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을 23일 국회 청문회에 소환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BBC, 워싱턴포스트 등은 22일 하원이 청문회에서 대통령 보좌관이 왜 경찰 헬멧을 쓰고 경찰관들과 함께 진압작전에 참여했고, 시위대를 과잉진압하고 폭행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엘리제 궁(대통령 궁)과 대통령의 측근인 콜롱 장관이 이를 알고도 경징계로 무마하려 했는지 여부도 규명하기로 했다. 베날라는 노동절 직후 내부적으로 문제가 불거지자 정직 15일의 가벼운 처분만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었다. 이 때문에 엘리제 궁과 내무부가 대통령의 측근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경찰은 사건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베날라를 구금했고, 엘리제 궁도 그를 파면했다. 야당들은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콜롱 내무장관이 대통령 측근의 권한 남용을 알고도 묵인했다면서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앞서 19일 일간 르몽드가 지난 5월 1일 노동절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을 베날라가 경찰 행세를 하며 폭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복 차림에 경찰 시위진압용 헬멧을 쓴 베날라는 경찰관들과 함께 집회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젊은 남성의 목을 잡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다른 한 여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 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 뒤 엘리제 궁에 보좌관으로 입성했다. 권력에 취한 젊은 보좌관이 법을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마크롱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마크롱은 의회와 시민사회를 무시하고 국가권력을 대통령에게로 지나치게 집중시킨다는 비판 속에 지지율이 30% 후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마크롱을 그림자처럼 수행해 왔던 베날라는 자신이 대통령의 측근임을 내세워 경호실과 경찰 등의 업무에 깊숙이 개입하며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르피가로는 “사람을 잘못 고른 마크롱이 수세에 몰렸다.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레지옹 도뇌르… 공항서 에스코트… “당신들은 영웅입니다”

    레지옹 도뇌르… 공항서 에스코트… “당신들은 영웅입니다”

    佛대표팀 전원에 국가 최고 훈장 수여 수십만명 운집… 전투기 9대 축하 비행 크로아티아팀 귀국에 55만명 환영“비브 라 프랑스, 비브 라 레퓌블리크(프랑스 만세, 공화국 만세).” 16일 프랑스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는 1.7㎞ 구간의 대로변을 가득 채운 수십만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러시아월드컵에서 20년 만의 우승을 일군 축구대표팀이 이날 에어프랑스 전세기편으로 금의환향했기 때문이다. 파리 시내는 화려한 축제 현장으로 변했다. 개선문에는 선수들의 행진을 맞아 초대형 삼색기가 내걸렸고, 프랑스 공군의 곡예비행편대 소속 전투기 9대가 청·백·적색의 프랑스 국기 색깔의 연기를 뿜으며 샹젤리제 상공을 수차례 저공비행했다. 개선 행진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우승컵을 안고 돌아온 대표팀을 열렬히 환호했다.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 앙투안 그리에즈만 등 선수들과 디디에 데샹 감독 등 코치진은 버스 위에 서서 시민들과 축제를 즐겼다. 주장인 위고 로리스 등 선수들은 우승컵을 번갈아 치켜들고 사인 볼과 수건을 던져 주며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이들이 입은 흰색 티셔츠에는 ‘월드컵 2회 우승’을 상징하는 파란색 별 2개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개최한 1998년 월드컵에 이어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이후 대표팀은 인근 엘리제궁으로 이동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프랑스 정부는 대표팀 전원에게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우승 선수단에게도 이 훈장을 수여했었다. 정부는 월드컵 우승을 기념해 파리 지하철 6개역 명칭을 당분간 주요 선수들의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 낸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도 이날 시민 55만명의 환영을 받으며 귀국했다. 크로아티아 공군은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모스크바를 출발해 자그레브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에스코트하며 최고의 예우를 했다. 대표팀은 지붕이 없는 버스를 타고 공항에서 수도 자그레브의 반옐라치치 광장까지 가면서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모드리치 안아주고, 마크롱엔 볼키스…크로아티아 대통령의 리더십

    모드리치 안아주고, 마크롱엔 볼키스…크로아티아 대통령의 리더십

    인구 416만 명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여준 것은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만이 아니다. 선수들은 애국심과 투혼으로 똘똘 뭉쳐 매 경기에 임했고, 대통령은 패배한 선수들을 일일이 위로하고 상대까지 안아주며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패자의 품격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크로아티아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4로 져 준우승했다.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등을 내세워 프랑스를 위협했지만 전반 자책골과 핸드볼 파울에 따른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면서 후반 프랑스의 ‘젊은 피’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다.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50)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고개를 들지 못하는 주장 모드리치를 와락 안고 등을 토닥이고 손으로 뺨을 어루만졌다. 그렇게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끌어안으며 위로했다. 그는 시상식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여러분은 사자처럼 용감하게, 열정적으로 싸웠다. 새 역사를 썼다. 우리는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라며 선수들과 라커 룸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전쟁의 상처를 안고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1993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됐고,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크로아티아’라는 이름을 달았다. 이번 월드컵 대회 최고 선수로 선정돼 골든 볼을 받은 루카 모드리치도 어린 시절 전쟁을 피해 가족과 피한 생활을 했다. 알렉산더 세페란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인구 400만 명의 나라가 월드컵 결승까지 온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크로아티아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최연소 대통령이다. 2015년 대선에 출마해 50.74%의 득표율로 이보 요시포비치 전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외교관 출신으로 1990년대 정계에 뛰어든 이후 유럽통합 담당장관, 외무장관 등을 역임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는 상대팀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키스를 나누고, 음바페를 안아줬다. 마크롱 대통령과 콜린다 대통령의 동시 입맞춤을 받은 우승컵은 프랑스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1998년 이후 2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프랑스는 3800만 달러(약 43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게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푸틴 ‘차르’ 본색?...혼자만 우산쓰고 크로아 女대통령 비 맞게해 논란

    푸틴 ‘차르’ 본색?...혼자만 우산쓰고 크로아 女대통령 비 맞게해 논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상식에서 다른 정상들이 비를 맞는 가운데 홀로 우산을 써 ‘매너가 없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영국 더선 등이 보도했다.이날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를 4대2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이 시작되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쏟아지자 맨 먼저 푸틴 대통령에게 우산이 제공됐다. 엠마누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 골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50) 크로아티아 대통령, 지아니 인판티노(48)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등이 모두 비를 맞았다. 추후 이들에게도 우산이 제공됐지만 이들은 모두 비에 흠뻑 젖은 뒤였다. 더선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마크롱 대통령은 승리에 도취돼 흥분상태였고, 카타로비치 대통령은 아쉽지만 잘 싸운 선수들을 격려하느라 비를 맞아도 개의치 않았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여성인 키타로비치 대통령이 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격려했지만 시상식에 있는 주요 인사 중 푸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우산을 쓴 것은 ‘레이디 퍼스트’라는 불문율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네티즌들은 푸틴의 매너 없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여성을 먼저 챙기는 것이 동서고금의 에티켓이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매너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오늘 결승전의 MVP는 푸틴의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얼마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진로를 방해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모두 빗대 “푸트럼프(Putrump, 푸틴과 트럼프의 합성어)는 예의가 없다”는 트윗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포토] 프랑스-크로아티아, 우승의 순간 엇갈린 두 대통령의 표정

    [포토] 프랑스-크로아티아, 우승의 순간 엇갈린 두 대통령의 표정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오른쪽) 크로아티아 대통령이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결승전 난입한 페미니즘 록그룹…크로아티아 공격 흐름 끊겨

    결승전 난입한 페미니즘 록그룹…크로아티아 공격 흐름 끊겨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크로아티아 간 결승전에서 경기장에 난입한 현지 페미니즘 록그룹 소속 회원 4명이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들은 러시아의 유명 반체제 여성 펑크 록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소속 회원들로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월드컵 결승전 후반 7분 경찰 복장을 한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갑자기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에 2-1로 앞서는 상황에서 크로아티아 팀이 공격을 시도하던 중이었다. 심판은 즉각 경기를 중단시켰고 뒤따라온 안전요원들이 이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 가운데 1명은 끝까지 저항하며 버티다 안전요원들에 의해 들려 나갔다. 월드컵 경기 규정상 경기장에 난입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금지된 관계로 TV 중계 카메라는 상황이 발생한 즉시 각도를 바꿔 선수들을 향했다. 이 소동으로 약 1분간 경기가 중단됐고 한창 반격을 하고 있던 크로아티아 팀의 공격 흐름이 끊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콜린다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도 경기장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푸시 라이엇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날 자신들의 소행이 러시아 시인 드미트리 프리고프의 사망 11주기를 맞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범 석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발언 자유 보장, 시위 참가자 불법 체포 중단, 정치 경쟁 허용 등을 촉구하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푸시 라이엇 회원들은 지난 2012년 2월 크렘린궁 인근의 모스크바 정교회 성당에서 푸틴 당시 대통령 후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을 펼쳤다가 체포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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