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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가 된 베이루트…건물 잔해서 24시간 기적 생존한 소녀

    폐허가 된 베이루트…건물 잔해서 24시간 기적 생존한 소녀

    대형 폭발사고로 최소 13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된 베이루트에서 어린 소녀 한 명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구조 작업이 한창이 베이루트에서 건물 잔해에 깔려 24시간을 버틴 소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인 사하르 후세인 가다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수색 작업 도중 발견된 소녀의 영상을 공유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생존자를 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구조대는 잔해 사이 좁은 공간에 끼어 겨우 머리만 내민 어린 소녀 한 명을 발견했다.소녀는 구조대 불빛을 보자마자 ‘이것 좀 치워주세요’라고 말하듯 자신을 깔고 있는 잔해더미를 손으로 툭툭 쳤다. 가다르는 소녀가 폭발 현장에서 밤새도록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을지 모르겠다며 신의 가호를 빌었다. 일단 소녀가 발견된 지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구조 작업 완료 소식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다.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최소 13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국제 사회는 애도와 구호의 손길을 내밀었다. 프랑스는 군용기와 수색 요원을 지원하는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레바논을 방문하기로 했다. 독일도 구조팀을 파견했으며, 영국도 우리 돈 약 78억 원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러시아도 사고 수습 지원을 위해 구조 및 의료인력 150여 명을 파견했다.다행히 사고 10시간 만에 전해진 구조 소식에 실종자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폐허가 된 아파트에서 잔해에 깔려있던 남성 한 명이 사고 10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전했다. 극적으로 구조된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자 주민들은 ‘그가 살아있다!’라며 일제히 환호했다. 폭발 현장과 불과 1㎞ 떨어진 병원에서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신생아 3명을 지켜낸 간호사가 구조 의지를 북돋웠다. CNN은 간호사 4명 등 모두 6명이 사망한 산부인과에서 간호사가 신생아 3명을 한꺼번에 끌어안아 살렸다고 전했다. 간호사는 폭발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품 안에 아기들이 있었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하지만 인명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135명, 부상자는 5000여 명이다. 부상자 중 위독한 환자도 많은 상황이다. 일간 르몽드는 폭발 지점에서 반경 500m 이내에 약 9000명이 있었다면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히로시마 원폭 같았다”… 생지옥이 된 ‘중동의 파리’

    “히로시마 원폭 같았다”… 생지옥이 된 ‘중동의 파리’

    검은 연기 이웃나라 시리아까지 퍼져240㎞ 떨어진 지역서도 폭발음 들려前 CIA요원 “군사용 폭발물 터진 듯”시민·軍 실종자들 찾아 밤새 구조작업프랑스·카타르 등 각국서 의료진 파견4일(현지시간) 오후 6시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폭발음과 함께 지축을 흔드는 강한 진동이 발생했다. 일부 시민은 지진이 났다고 생각해 반사적으로 바닥에 웅크린 뒤 다음 진동을 기다리던 찰나 훨씬 더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주변 건물들이 순식간에 붕괴됐다. 쾌적하고 자유스러운 분위기로 한때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베이루트가 생지옥으로 급변하는 순간이었다.이날 폭발은 레바논에서 약 240㎞ 떨어진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강력했다. 폭발 현장에서 7.3㎞ 떨어진 주레바논 한국대사관의 건물 유리 2장이 파손됐다. 도시 상공에는 원자폭탄이 터진 것을 연상하게 하는 거대한 버섯구름이 형성됐고, 인접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진 검은 연기는 사고 다음날 오전까지도 잡히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BBC에 “거대한 폭발음에 몇 초간 청력을 잃을 정도였다. 주변의 건물과 자동차, 상점이 모두 파괴됐다”고 전했다. 베이루트 시장은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폭발 같았다.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참담함을 전했다. 당국은 추가 피해를 우려해 이 지역 일대를 봉쇄하고 밤새 수색과 구조작업을 진행했지만 재앙급 참사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시 전체가 붕괴된 거나 마찬가지여서 구조 작업도 위험한 상황이다. 시민과 군이 100명 이상인 실종자를 찾아 밤새 건물 잔해를 치우면서 구조작업을 벌였다. 생존자 발견 소식에 들것과 산소통이 화급하게 운반되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군과 경찰이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가운데 폭발에 실종된 가족을 찾겠다고 건물에 들어가려는 이들도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확인된 사망자는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코로나19로 고군분투 중이던 베이루트 시내 병원엔 밤새 부상자가 몰려들어 아비규환의 상황을 연출했다. 사방이 피투성이가 된 현장에서 이송된 부상자들로 응급실이 가득 찼고, 의료진은 복도나 주차장에서까지 환자들을 치료해야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실종자를 찾고, 헌혈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국영라디오는 실종자·부상자 명단을 밤새 불렀다.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장기간 적재된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을 참사 원인으로 지목하며 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무함마드 파미 내무장관은 예비 조사를 근거로 “2014년 화물선에서 압수해 부두 창고에 보관 중이던 2750t 상당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바논에서 수년간 활동한 로버트 베어 전 미중앙정보국(CIA) 요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후 발생한 주황색 화염구는 분명 군사용 폭발물”이라며 항구에 무기 은닉처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레바논에서 폭발 공격 테러가 최근 15년간 13건이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역시 외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탄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어 전 요원은 “이번 폭발은 거의 사고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대형 참사로 국가부채와 높은 실업률 등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레바논의 위기는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에서는 이미 경제위기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수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었다. 특히 AP는 레바논에 수입된 곡물 85%가 저장돼 있던 사일로(곡식 저장소)가 이번 폭발로 파괴됐다며 곡물 대부분을 수입하는 레바논이 식량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국제사회는 애도를 표하며 긴급구호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한 데 이어 레바논을 방문한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지원을 승인했고, 이웃 카타르와 쿠웨이트, 요르단 등도 응급의료진 지원을 약속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 韓 등 7개국 핵심 장치 조립 시작됐다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 韓 등 7개국 핵심 장치 조립 시작됐다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땅 위의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본격적인 장치 조립이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핵융합연구소는 28일 오전(현지시간) ITER이 건설되고 있는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장치 조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ITER 유치국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미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영상 및 서면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전 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인공태양은 거의 무한정 생산이 가능한 꿈의 에너지”라면서 “세계가 지혜를 모으면 인공태양이 인류의 미래를 밝게 비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밤하늘의 별은 핵융합으로 빛난다. 지구를 지키는 길을 응원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핵융합 발전을 위한 연료는 바닷물과 리튬에서 얻을 수 있다.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원자력발전처럼 대형 사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파인애플 크기의 연료에서 석탄 1만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ITER은 이처럼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핵융합에너지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7개국이 공동 개발·건설·운영하는 세계 최대 핵융합실험로다. 10년간의 설계 과정을 거친 뒤 2007년부터 건설이 시작된 ITER은 2025년 조립을 마치고 2040년까지 핵융합발전 가능성을 실험하게 된다. 이번 장치 조립은 그동안 7개 회원국이 각자 개발, 제작한 핵심 품목들을 조립해야 하는 최종 단계다. 다만 엄청난 크기와 무게를 가진 품목들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조립, 설치해야 하는 최고 난도의 기술적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1억도에 이르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생성하고 ITER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공용기와 초고온 플라스마, 영하 269도에서 작동되는 초전도 자석 사이의 열 이동을 차단해 주는 열차폐체를 개발, 제작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진설명]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에마뉘…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가운데)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지도자들이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어진 EU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합의하는 내용의 문서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EU에서 열린 첫 대면 회담이었다. 브뤼셀 AFP 연합뉴스
  • EU 정상들, 90시간 협상 끝에 코로나 극복 1030조원 지원 합의

    EU 정상들, 90시간 협상 끝에 코로나 극복 1030조원 지원 합의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은 대륙 경제를 되살리는 데 7500억 유로(약 1030조원)를 쏟아 붓기로 합의했다. 27개 회원국이 나흘의 마라톤 협상 끝에 21일(이하 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3900억 유로(약 534조원)의 보조금에 3600억 유로(약 493조원)의 저금리 대출금을 묶은 획기적인 경기 부양 패키지에 합의했다. 보조금은 갚을 의무가 없는 자금이다. 정상들은 지난 17일 아침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90시간 이상 협상을 벌여 지난 2000년 프랑스 니스에서 닷새 동안 정상들의 협상을 벌인 이후 두 번째로 긴 협상을 벌였다. 다만 곧바로 실행되지 않고 회원국 간 기술적 조율을 거쳐 유럽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실행된다. 지난 5월 경제회복기금 초안을 처음 제시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된다. 메르켈 총리는 “매우 안도했다”며 “EU가 마주한 최대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묘사했으며, 소피 윌메스 벨기에 총리도 “EU가 미래에 이렇게 투자한 적은 없었다”고 감회를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해냈다! 유럽이 하나로 뭉쳤다”고 반겼다. 그는 그 뒤 기자회견에서도 “유럽이 ‘행동하는 힘’이라는 명확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유럽의 여정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수혜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는 향후 EU로부터 820억 유로(약 112조원)의 보조금과 170억 유로(약 173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금을 지원 받을 예정이다. 경제회복기금 및 2021~2027년 EU 장기 예산안에 대한 협상의 최대 쟁점은 네덜란드를 ㅣ비롯해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이른바 ‘검소한 4개국’에 핀란드까지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나라들에 5000억 유로를 보조금으로 제공한다는 제안에 반대하는 바람에 교착됐다. 마르크 뤼트 네덜란드 총리가 이끈 이들 나라는 처음부터 3750억 유로를 상한으로 정한 데다 더 이상 추가 요구를 봉쇄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4000억 유로 이하를 제시했다. 한때 마크롱 대통령은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검소한 4개국’이 유럽의 계획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일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 등이 북유럽 국가들의 입장을 반영, 보조금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낮은 3900억 유로로 제시해 합의를 도출했다. 검소한 나라들은 EU 회계 기여분에 대한 리베이트를 챙김으로써 실리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과정의 다른 쟁점은 법치를 존중하는 정부에 연계해 어떻게 지출금을 분배하느냐였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민주주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 나라들의 분담금을 보류하는 정책을 취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압박했다. 유럽 이사회(EC)는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7500억 유로를 차입해 국제 지원금을 배분할 것이다. 이런 지출 계획을 회원국 정부가 거부할 여지가 있다. 한편 EU는 앞으로 7년 동안 1조 1000억 유로의 예산을 책정하기로 합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프랑스 낭트 대성당에 방화 추정 화재 “노트르담 만큼은 아냐”

    프랑스 낭트 대성당에 방화 추정 화재 “노트르담 만큼은 아냐”

    프랑스 북서부 낭트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성당에 18일(이하 현지시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쯤 대성당에 화재가 일어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관 100명이 현장에 출동했는데 소방당국은 2시간쯤 뒤 “불길이 잡혔다”고 밝혔다. 현지 텔레비전 방송이 생중계할 정도로 이번 화재는 커다란 우려를 낳았는데 지난해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과 같은 막대한 피해를 남기진 않고 대성당 안 그랜드 오르간이 불타고, 정문 쪽 스텐인드 글라스 창문이 완전히 부서지는 등 미미한 피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화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검찰은 이번 화재가 대성당 안 세 곳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했으며, 범죄 행위로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19일 르완다 난민 출신으로 성당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남성이 방화와 책임이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구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그가 방화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화재 발생 당시 행적에 관해 맞지 않는 진술들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대성당 앞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로이터 통신에 “건물 내부에서 큰 불길이 타올랐다”면서 “매우 충격적이고 슬프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고딕 양식의 소중한 건물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소방관들을 응원한다”고 적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이전에 낭트 시민들에 연대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이날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낭트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대성당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폭격으로 일부가 파괴됐고, 1972년 발생한 화재로 지붕이 완전히 소실됐다. 오래 된 목조 지붕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대체하는 데 13년이 소요됐다. 2015년 낭트에 있는 19세기 성 도나티엔 예배당 일부도 대화재로 파괴됐다. 앞서 지난해 4월 15일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18세기에 복원한 첨탑이 무너지고 12세기에 세워진 지붕의 목조 구조물이 대부분 붕괴하는 큰 피해를 봤는데 최근에 첨탑을 18세기 복원했을 때의 모습대로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영웅’ 의료진에 프랑스는 역대급 급여 인상 vs 일본은 삭감

    ‘코로나 영웅’ 의료진에 프랑스는 역대급 급여 인상 vs 일본은 삭감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운 ‘영웅’인 의료진들의 급여를 올리기 위해 80억 유로, 한화로 약 11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와 보건의료 노조는 지난 7주간의 협상 끝에 80억 유로의 지원금을 의료 종사자 급여 인상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의료 종사자 150만 명을 기준으로 월평균 183유로(한화 약 26만 원)의 임금 인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의료보건 종사자들은 그동안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의사가 아닌 종사자들의 처우가 형편없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영국 BBC에 따르면 프랑스 간호사의 초임은 평균 월 1500유로(약 204만 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시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정당한 처우를 요구하는 의료 종사자들의 항의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가 끝나는 대로 적절한 보상을 약속한 바 있다. 프랑스 당국이 ‘(의료 시스템을 위한)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파격적인 합의안에 서명한 반면, 일본 주요 의료기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운 간호사들의 급여를 삭감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NHK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주요 의료기관의 3분의 1 이상이 간호사 등의 여름 보너스를 지난해보다 줄이거나 아예 없애기로 했다. 일본의료노동조합연합회가 가입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올여름 간호사 등의 보너스 규모를 조사한 결과 전체 338개 의료기관의 34%에 해당하는 115개 기관에서 지난해보다 액수를 삭감하거나 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K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진료 등을 꺼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의료기관 경영이 악화된 것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목숨 걸고 코로나19 환자를 보살펴 온 의료 종사자들의 불만은 치솟을 대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국가공무원과 국회의원의 여름 보너스는 한푼도 줄지 않고 지급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 752명으로 세계 18위다. 사망자는 3만 4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12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2만 2904명, 누적 사망자는 996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프랑스 간호사·조무사 임금 인상에 쓰라고 정부가 11조원 지원

    프랑스 간호사·조무사 임금 인상에 쓰라고 정부가 11조원 지원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며 ‘영웅’으로 불려 온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부문 종사자들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 80억 유로(약 11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종사자들에게 월 평균 183 유로(약 25만원)의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대우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와 보건의료 노조는 지난 7주 동안의 기나긴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이번 역사적 합의로 80억 유로를 보건의료 종사자 급여 인상에 사용하게 됐다면서 종사자를 150만명으로 계산하면 월 평균 183 유로의 임금이 인상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급여표 역시 개정될 예정이다. 급여 인상 패키지의 대다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사가 아닌 공중보건 종사자들의 처우와 병원 및 의료시설 개선에 쓰이고 4억 5000만 유로는 공공부문에서만 일하는 의료진 처우 개선에 쓰인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병원을 방문했다가 처우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에 코로나19 위기가 종료되면 병원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함께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한때 매우 선진적인 공공의료체계를 자랑했던 프랑스는 그동안 꾸준히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최근 십수년 사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낮은 임금과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프랑스 간호사의 초임은 평균 월 1500유로(약 204만원)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많은 응급병동은 열악한 시설과 낮은 임금, 재원 부족 등을 이유로 몇 개월 동안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부러워할 만한 파격적인 정부 지원을 얻어내고도 응급병동 파업을 주도한 세력은 이번 합의안이 충분치 않다며 14일 파리에서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바스티유 해방 기념일이다. 이날 간호사들과 의사들, 그리고 보건 종사자 1400명이 코로나19로 규모를 많이 축소하는 기념행사에 특별 손님으로 초대 받아 콩코르드 광장에서 대혁명 기념 퍼레이드를 지켜볼 예정이기도 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파리 노트르담 첨탑 원형 복원, 마크롱이 결정

    [임병선의 시시콜콜] 파리 노트르담 첨탑 원형 복원, 마크롱이 결정

     지난해 4월 화재로 무너져내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은 프랑스의 자존심과 국격이 와르르 실추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복구하는 데 쓰라고 화재 후 이틀 만에 9억 유로(약 1조 2160억원)의 성금이 답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1859년 노트르담의 보수 공사를 맡았던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 뒤크가 세운 높이 96m의 고딕 양식 첨탑을 원형대로 복원할지, 아니면 새롭게 현대적인 양식으로 세울지를 놓고 상당한 논쟁이 벌어졌다. 2013년부터 노트르담 총괄건축가로 일해온 필리프 빌뇌브는 원형 복원을, 재건자문위원장인 예비역 육군 대장 장루이 조르줄랭 등은 현대적 양식으로 탑을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지난해 11월 국가건축문화재위원회(CNPA) 회의 도중 조르줄랭은 빌뇌브를 향해 “입 닥쳐”라고 막말을 한 것이 세상에 알려질 정도였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복구 공사는 지난달 초 광장을 재개방하면서 재개됐다. 이렇게 되자 시간이 촉박해졌다. 2024 파리올림픽을 치르기 전 복원을 마무리하려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CNPA 회의를 열어 네 시간에 걸쳐 정계와 문화재 전문가, 재건공사 책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빌뇌브가 첨탑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겠다고 보고한 내용을 곧바로 승인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프랑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난해 4월 15일 저녁 발생한 화재로 18세기에 복원한 첨탑이 무너지고 12세기에 세워진 지붕의 목조 구조물 대부분이 불길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내렸다.  사실 마크롱 대통령 스스로도 화재 직후 공개 석상에서 붕괴한 첨탑을 현대적 건축 양식으로 재건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현대적인 제스처”라도 있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조르줄랭을 재건 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한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첨탑을 현대적인 양식으로 재창조하기로 하면 설계 공모와 당선작 결정, 기존 설계의 변경 작업 등 재건의 모든 과정에 시간이 훨씬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제 설계사무소들은 군침을 잔뜩 흘렸다. 지붕 위에 수영장을 짓자는 설계안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고 대형 공원과 온실을 설치하자는 설계안 등 가톨릭 상징을 훼손해 새로운 논란으로 밤을 새울 여지도 있었다.  엘리제궁은 “대통령은 공사가 늦어지거나 더 복잡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면서 “상황을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루 3만명이 찾는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이곳은 1163년 건축을 시작한 후 성가대석과 네이브(身廊, 성당에서 중앙 회랑에 해당하는 중심부의 가장 넓은 공간)는 1240년 완공됐고, 100여년에 걸쳐 현관(포치), 예배당 등이 건축됐다. 프랑스 혁명 때 크게 파손돼 서쪽 정면 ‘그랜드 갤러리’의 28개 조상과 3개 출입문 측벽에 서 있는 조상 등을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길이 130m, 폭 48m, 천장 높이 35m의 대건축물로 4각형 쌍탑과 쌍탑의 선을 따라 정면을 세 부분으로 나눈 버팀벽의 수직선과, ‘그랜드 갤러리’의 수평선이 ‘장미의 창‘을 중심으로 비할 데 없는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04년 나폴레옹 대관식, 1948년 파리 해방 기념식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무대였으며,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꼽추’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거리두기 인사’ 메르켈·마크롱… “EU, 코로나 기금 조속 합의를”

    ‘거리두기 인사’ 메르켈·마크롱… “EU, 코로나 기금 조속 합의를”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근교 그란제의 메제베르크성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로 거리를 둔 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은 앞서 유럽연합(EU)에 제안했던 5000억 유로(약 673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대해 이 자리에서 EU 회원국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그란제 EPA 연합뉴스
  • “트럼프, 김정은에 끊임없이 자기 자랑… 메르켈은 ‘바보’라 불러”

    “트럼프, 김정은에 끊임없이 자기 자랑… 메르켈은 ‘바보’라 불러”

    CNN 12명 전직 정보관료 인용 보도“트럼프 국익과 자신의 사익 혼동해”김정은·빈살만에 자신의 재산 등 자랑러 푸틴에겐 인정 구걸하며 압도당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 간 전화통화를 이용해 국익보다 재선 등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CNN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에게 자신의 재산, 천재성, 업적 등을 끊임없이 자랑했다고 전했다. CNN은 이날 12명 이상의 전직 고위급 정보 당국자들의 발언을 익명으로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독재적인 왕실 후계자 모하메드 빈 살만, 북한 독재자 김정은 등에게 자신의 재산, 천재성, 대통령으로서 위대한 업적, 전임 대통령들과 차별성 등을 끊임없이 자랑했다”고 보도했다. 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여성 국가원수와 전화할 때 악랄하게 공격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한 말 중 일부는 믿을 수 없다”며 메르켈 총리를 ‘바보’(stupid)라고 불렀을 뿐 아니라 러시아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다는 비난도 했다고 전했다. 독일은 해당 전화에 대해 비밀 유지를 위한 특별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당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나눈 대화에서도 브렉시트, 이민문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에 대한 접근법을 거론하며 ‘멍청이’(fool)라고 공격했다. 당국자들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발언에 메르켈 총리는 침착하고 태연했지만 메이 총리는 불안해하고 긴장했다고 묘사했다. 당국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푸틴을 체스 그랜드마스터로, 트럼프를 체스 초심자로 비유하고 “푸틴이 그저 압도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분을 갖고 2003년 모스크바에서 열었던 미스유니버스에 대해 얘기하고, 미국 경제에 대한 업적을 말하며 푸틴 대통령의 감탄과 인정을 구걸했다고 전직 당국자들은 전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전화 통화 내용에 정통한 2명의 고위 관료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불과 4%인 러시아를 미국과 동등하게 격상시켰다. 쇠퇴하는 강대국 러시아에게 (공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힘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푸틴 대통령과 함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전화 역시 특히 준비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고 CNN은 전했다. 둘은 어떤 땐 1주일에 2번씩 통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당했다고 전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후변화 및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등을 설득하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자주하길 원했지만 실패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 수백통의 극비 전화통화에서 심각한 논의에 대해 너무 일관되게 준비가 안 돼 있었고 푸틴이나 에르도안 등 강한 성향의 지도자들과 대화할 때 자주 과소평가됐다”며 “또 미국의 주요 지도자들에게 너무나 심한 언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찬가지로 전직 당국자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국익과 지속적으로 혼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볼턴은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소위 ‘요리’할 수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가 러시아의 속국인 줄 아는 외교 문외한이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허수아비 취급을 받았다”, “바이올린처럼 연주 당했다”는 표현도 썼다. 특히 볼턴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뿐 아니라 김 위원장, 시 주석에게도 공격당했다”며 해당 정상들이 트럼프를 독대하기를 원했는데 이유는 “곁에 보좌관만 없으면 아첨하고 쉽게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투표율 40% 역대 최저… 우파 투표 포기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피용 佛 전 총리, 부인 보좌관 채용해 세비 11억 축내 실형

    피용 佛 전 총리, 부인 보좌관 채용해 세비 11억 축내 실형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으나 보좌관 허위 채용 의혹으로 대권의 꿈을 접은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결국 실형을 선고 받았다. 프랑스 법원은 29일 83만 1400 유로(약 11억 26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피용 전 총리에게 징역 5년에 집행유예 3년을, 아내 페넬로페에게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주심 판사는 “그들이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많은 돈이 지급됐다. 피용 부인은 아무 쓸모도 없는 자리에 고용된 것이 인정된다”고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피용 전 총리가 정부에서 일할 때 하원의원직을 물려받아 그의 부인에게 계속해서 급여를 지급한 마크 줄랑 전 의원에게도 징역 3년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또 의회에 손실을 입힌 피용 전 총리가 40만 1000 유로(약 5억 4000만원)를, 페넬로페와 줄랑 전 의원이 각각 67만 9000 유로(약 9억 2000만원)를 각각 배상하도록 했다. 두 사람 모두 곧바로 항소해 피용 전 총리는 일단 구금을 모면했다. 이날 선고로 1958년 제5공화국 출범 이후 피용 전 총리는 정치권 인사로 실형을 언도 받은 최고위직 출신이 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하원의원이던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웨일스 출신 부인 페넬로페와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등록한 뒤 실제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세비로 봉급을 챙겨 준 혐의를 받았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가 2017년 1월 의혹을 처음 제기하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피용은 지지율이 급락했고, 그해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바로 이 스캔들로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이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이다. 피용을 지지했던 중도파 유권자들이 극우 후보 마린 르펜(현 국민연합 대표)을 피해 마크롱 진영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피용이 2016년 11월 공화당 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중도 우파의 거물 알랭 쥐페 전 총리를 누르고 후보로 확정됐을 때까지만 해도 그가 차기 대통령 ‘부동의 1순위’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총리 “국제적 연대와 협력, 코로나 극복 위한 최선의 길”

    정총리 “국제적 연대와 협력, 코로나 극복 위한 최선의 길”

    EU 주도 화상회의 참석 메르켈·마크롱 등 30개국 대표 자리“백신 개발 국제적 노력 동참”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총리는 27일 오후 10시부터 밤12시(한국시간)까지 화상으로 개최된 코로나19 대응 기금 조성 국제회의에 참여했다. 이번 회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보급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시민단체 ‘글로벌 시티즌’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약 30개국 정부 대표와 국제기구, 민간단체 등이 참여했다. 정 총리는 “한국도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마스크와 진단키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를 포함해 올해 1억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ACT 파트너 기관’에 5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CT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진단제품의 개발, 생산 및 공평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4월24일 WHO, 게이츠재단, 웰컴트러스트,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이 공동으로 출범한 기구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누가 처음 코로나 백신을 맞는가…전세계 백신 민족주의

    누가 처음 코로나 백신을 맞는가…전세계 백신 민족주의

    몇몇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최종 단계에 있는 가운데 누가 처음으로 백신을 맞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세계보건기구(WHO)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등은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 공중 보건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국가에서 자기네 나라가 처음 백신을 사용해야 한다며 제약 회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은 9월 중 영국에서 사용 가능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개발사와 협상을 통해 3000만개의 백신을 확보하고, 이어 7000만개의 백신을 받기로 했다. 미국 정부도 백신 개발 기금을 조성한 대가로 3억개의 백신을 받기로 했다. 이달 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백신 연맹을 결성하고 개발을 가속화했다. 이들 국가는 제약회사가 만든 모든 제품은 유럽연합(EU) 내에서 사용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브라질, 아랍 에미리트도 중국 회사에서 개발된 임상 시험 3단계의 백신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칸시노, 바이오로직스, 시노백 바이오테크, 중국생물기술유한공사 등 중국 제약사는 모두 중국 내 확진자 숫자가 너무 적어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국가를 찾아야만 한다. 빌앤멜린다 재단의 기여로 운영되고 있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책임자인 장리는 “코로나 백신의 개발, 제조, 조달 그리고 관리에 있어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소위 백신 민족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세계 각국이 모든 제약회사와 지금 상호 계약을 맺으려 든다면 저개발국가는 백신을 확보하지 못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은 이어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국가의 수요와 제조사의 생산 능력을 통합해서 백신 생산 및 분배 계획을 짜는 것이며 이는 상호 또는 단방향협력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백신은 노령층과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먼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 빌앤멜린다 재단 측의 생각이다. 리위눠 빌앤멜린다재단의 책임자는 “백신이 모든 사람에게 하루 만에 면역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통제 가능한 시간 안에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다시 열린 프랑스

    다시 열린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코로나19와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하루 뒤인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프랑스 남부 망통에 수많은 차량이 양국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체코 등 상당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이날 인접국에 이동 제한을 해제하고 지난 3월 중순부터 통제했던 국경을 다시 열었다. 망통 신화 연합뉴스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현재 잣대로 심판받는 위인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현재 잣대로 심판받는 위인들

    노예제도 상징적 인물들에 대한 비판 ‘美 건국 아버지’ 워싱턴 동상 훼손 번져 유럽서도 처칠·드골 동상 공격 잇따라 “과거 반성” “역사 왜곡” 팽팽히 맞서 신대륙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 이어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까지….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파장이 서구 제국주의 시대 인물들에 대한 힐난으로 이어지며 과거사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시위가 촉발된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제국주의 역사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관련 상징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거 인물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하는 게 정당한 것이냐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수난을 당했던 미국에서는 이제 나라를 세운 위인들까지 재평가 대상이 되고 있다. 시카고 언론들은 시카고 남부에 위치한 공원 워싱턴파크에 있는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동상이 낙서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상에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와 ‘아메리카’를 합성한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kkka), ‘노예 소유주’ 등의 낙서가 스프레이로 쓰여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소행임을 짐작하게 했다. CBS는 앞서 시카고 그랜트 공원 내 콜럼버스 동상도 낙서로 훼손되는 등 역사 속 위인들의 상징물이 잇달아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립선언문을 쓴 토머스 제퍼슨과 워싱턴의 동상 등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표적이 되자 학계 등에서는 우려가 나왔다. 시카고주립대 흑인역사학과 라이오넬 킴블 교수는 “역사를 파괴하기보다는 워싱턴의 생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토론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 “과거의 상징을 모두 파괴한다면 우리가 누구인지 이해할 수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역사 저술가이자 저명한 우파 언론인인 인드로 몬타넬리의 동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마제국사’ 등 명저로 유명한 몬타넬리는 1936년 파시스트 정권이 일으킨 에티오피아 2차 침공 때 현지의 12세 여자아이를 매수해 결혼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는 생전 인터뷰와 글에서 이 같은 행동이 당시 현지의 문화이자 관행이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몬타넬리에 대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함께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주말 사이 밀라노의 몬타넬리 동상이 붉은 페인트 범벅이 되고 ‘인종주의자’라는 낙서로 도배되는 ‘반달리즘’(문화유산 파괴행위)이 일어났다. 여기에 철거 주장까지 나오자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몬타넬리를 둘러싼 논란을 인정한다면서도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오점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삶은 여러 복잡한 맥락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동상을 철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럽의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들도 시위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국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 동상이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프랑스에서는 올해 타계 50주년을 맞은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흉상이 잇따라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프랑스 북부 소도시 오몽의 샤를 드골 광장에 있는 드골 흉상이 15일 주황색 페인트로 뒤덮였고, 흉상 거치대 뒤에는 ‘흑인 노예제 찬성자’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면서도 “역사에서 어떤 흔적이나 이름도 지우지 않겠다”며 동상 철거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 신경전”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 신경전”

    ‘탐욕스럽고 가학적인 남편에게서 구출돼야 할 마음씨 따뜻한 공주’ ‘세상에 대해 별로 할 얘기 없어 보이는 무식하고 천박한 모델’ ‘남편의 대권 욕망 덕분에 신분이 급상승한 이민자’ ‘어쩌다 딱 들어맞는 시간에 딱 들어맞는 장소에 있어 행운을 거머쥔 미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멜라니아 여사의 전기 ‘그녀의 협상기술: 알려지지 않은 멜라니아 트럼프 이야기’를 펴낸 메어리 조던은 “단 하나도 맞는 게 없다”고 평했다. ‘협상의 달인’이라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만큼이나 멜라니아 여사 역시 주도면밀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퓰리처상을 받은 워싱턴소프트(WP) 기자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의 주변인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삶의 방식과 기질이 크게 다르지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지, 또 그 인격에 매우 비슷한 점이 있기에 결혼 생활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WP 등에 따르면 조던이 저술한 전기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자신의 과거를 꾸미고, 성취를 과장하는 데 유능할 뿐만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려는 추진력, 그리고 그걸 이뤄내는 협상력이 뛰어난 것으로 묘사된다. “대선 출마 권유나 부통령 추천도 멜라니아 작품”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들러리 역할에 불과하지 않다는 것은 여러 일화를 통해 나타난다. 특히 일각에서 멜라니아 여사를 트럼프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세간의 통념부터 깨지게 된다.조던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 고문이던 로저 스톤을 인용하며 그의 대선 출마를 부추긴 인물이 다름아닌 멜라니아 여사라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사람들의 동향을 본능적으로 매우 예민하게 간파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여론조사요원’으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의 이러한 직감을 존중하고 경청한다면서 마이크 펜스를 부통령으로 간택한 것도 멜라니아 여사라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펜스 부통령이 충성스러울 것이라고 평가하며 추천했는데,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일절 불화를 노출하고 있지 않다. “트럼프의 성추문을 무기로 재산분할 계약 재조정” 조던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음담패설과 성추문으로 낙마할 위기에 몰렸을 때 보인 멜라니아 여사의 결단력에도 주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음담패설 폭로 이후 멜라니아 여사를 대면하기를 두려워했는데, 정작 멜라니아 여사는 대중들이 자신을 측은하게 여긴다는 점에 오히려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는 먼저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용납 못할 발언’이라면서도 국민이 남편의 사과를 받아줄 것을 호소했다.멜라니아 여사의 호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극복하는 데 작지 않은 힘을 보탠 것으로 평가된다.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가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협상의 무기로 삼았다고 기술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가 2017년 1월 취임한 후 백악관에 들어갈 때 아들 배런의 학업 문제를 이유로 이사를 미룬 바 있다. 그러나 사실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별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부부 간 재산분할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낳은 아들 배런이 이방카 등 배다른 형제들에 밀리지 않도록 적절한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유산을 나눠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조던은 주장했다. “의붓딸 이방카와 방 청소 순서 놓고도 신경전” 트럼프 대통령의 셋째 부인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 이방카 트럼프와의 신경전도 흥미롭게 묘사돼 있다. 조던은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갈등의 골이 깊다면서, 트럼프 일가의 가정부들이 두 사람 간에 긴장감이 팽팽해 누구 방이 먼저 청소되느냐를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질 정도였다고 전기에서 털어놨다고 전했다.이방카 보좌관은 멜라니아 여사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롱하는 의미로 ‘초상화’라고 부른 적이 있으며, 멜라니아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을 ‘공주’라고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 문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 이처럼 대체로 외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멜라니아 여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놓고 반기를 든 적이 있었다. 바로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부모와 자식을 분리 감금하는 조치를 내렸을 때 멜라니아 여사는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한 것은 물론 사적으로도 며칠에 걸쳐 해당 결정을 철회하도록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도 철회 직후 “내 아내가 매우 확고한 생각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멜라니아 여사 본인이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1996년 방문비자로 미국에 온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 거부, 소셜미디어를 통한 인신공격, 강경한 이민통제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남편의 결정에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5개 국어 능통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일 것” 한편 멜라니아 여사는 영어, 슬로베니아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던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영어와 슬로베니아어가 유창한 것은 사실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얘기했을 때 멜라니아 여사는 잘 알아듣지 못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했을 때에도 통역을 이용했다는 게 그 근거다. 조던은 ‘5개 국어 능통설’에 대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던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여사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한편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은 이 책에 대해 “멜라니아 여사에 관한 거짓 정보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책”이라며 “픽션 장르에 해당한다”고 깎아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로나 첫 승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 약속

    “코로나 첫 승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 약속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처음 승리를 선언하면서 대외 의존 경제구조 개편을 약속했다. 파리는 15일부터 음식점과 술집 영업이 완전 재개되는 ‘녹색 지대’로 분류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그동안 파리의 음식점은 거리두기를 유지한 건물 바깥에서만 영업이 가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15일부터 우리는 우리가 극복한 위기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며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어 기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번째 대국민 연설에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이것은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졌다거나 우리의 경계 태세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경계 태세를 주문했다. 프랑스에서는 3월 1일 이후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2만 9000여명이 넘지만 최근 바이러스 감염자가 하루 25명 정도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럽 내의 이동 제한은 15일부터, 장거리 국제 여행 제한은 7월 1일부터 풀린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2일부터 고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다시 개교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을 수용한 요양원에 대해 가족 방문도 허용된다. 인도양 마다가스카르 서북쪽에 있는 마요트와 프랑스령 기니아 등 해외 영토를 제외한 대다수 제한이 풀리지만 대규모 집회는 여전히 제한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프랑스 경제가 11%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 성장에 우선 선위를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프랑스와 유럽이 주요 상품에 있어서 다른 대륙에 매우 의존적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하고 강한 경제 모델을 세우고, 더 일하고 더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경제 계획은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기업의 대출 지원을 위해 3000억 유로를 포함한 경기부양에 5000억 유로를 동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부채를 증액시키지만 세금 인상은 배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백인 경찰에 의한 사망 이후 불거진 시위와 관련해 인종차별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단호이 반대한다면서도 “프랑스는 공화국의 역사를 지우기 위해 식민지와 노예무역과 관련한 동상을 철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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